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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일·분단·군사독재의 역사적 기득권 체제 정리해야

    친일·분단·군사독재의 역사적 기득권 체제 정리해야

    2021년 새해가 시작됐다. 새해는 새로워야 참된 새해다. 희망을 주는 새해라면 더욱 좋고 함께하는 새해라면 더할 나위 없다. 불교 반야심경에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라는 주문이 있는데 고단한 현세를 넘어 미래의 피안에 도달하고픈 구도자의 염원이 잘 담겨 있다. 미래의 피안은 어디에 있을까? 아마도 미래는 각자의 가슴에 있는 것이겠지만 과거와 분리되고 과거의 뒷받침을 받지 않는 미래는 존재하기 어렵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시간적으로 연속선상에 있고 미래는 과거의 정직한 산물이기 때문이다. 별도의 조사를 해 보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바라는 미래는 민주주의, 경제발전, 평화와 통일의 세 가지로 요약되지 않을까 싶다. 말처럼 쉽지 않은 과제다.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도처에서 불평등의 쇠사슬에 묶여 있다고 말했다. 이 불평등을 제거하기 위해서 프랑스혁명이 필요했는데 프랑스만의 상황은 아닐 것이다. 루소 이후 300년을 넘겨 한반도의 남쪽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우리는 어떤 쇠사슬에 묶여 있을까? 과거의 기억 세 편을 되돌려 보자. ●아직 친일·분단·독재의 그늘 아래 있어 여러분은 친일파를 보았는가? 영화 ‘암살’이나 ‘밀정’에서 보았는지 모르겠다. 이완용이 나라 팔아먹던 광경을 보았는가? 망국의 아들딸들이 동남아로 태평양으로 끌려가 총알밥이 되고 성노예가 되는 광경을 보았는가? 그 친일파들이 해방 후 판검사, 경찰, 공무원, 재벌로 부활해 다시 떵떵거리던 목불인견을 보았는가? 해방된 나라에서 대표적 친일 경찰 노덕술이가 독립운동가들을 잡아다 능멸하는 광경을 보았는가? 우리의 일그러진 해방은 이미 끝나버린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진행되는 현실이어서 대한민국의 하늘은 여전히 친일의 그늘 아래 있다. 불평등하지 않은가? 여러분은 분단을 보았는가? 휴전선을 보면 분단이 보일 것이다. 그러나 분단은 휴전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 마음속에 굵은 철조망으로 존재한다. 해방정국에서 남북을 이간질해 적대시하면서 분단으로 몰아간 것은 친일파들 아니었던가? 분단은 한반도의 허리만 동강 낸 것이 아니라 우리들 사이까지 동강 내 버렸다. 분단에서 한국전쟁과 남북 적대가 시작됐고 그 후 우리는 75년 동안 완전하고 철저하게 분단의 노예로 살았다. 불평등하지 않은가? 한반도가 분단으로 불구인데 대한민국이 정상국가가 되겠는가? 하나 더. 여러분은 군사독재를 보았는가? 최근의 일이라 많이들 보았겠지만 실상은 잘 보이지 않는다. 탱크가 시내로 몰려오거나, 신문에 대규모 조직사건이 보도되거나,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포승줄에 굴비처럼 엮여 갈 때에야 빙산의 일각처럼 약간 보일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몽둥이가 횡행하는 개망나니 체제여서 민주주의는 개뿔 언론도, 정치도, 토론도 없는 거칠고 난폭한 시절이었고 저항 아니면 죽음이나 굴종뿐이었다. 얼마나 불평등한가? 다행히 군사독재는 끝났지만 그 흔적은 아직도 선연히 남아 있다. 친일독재, 세월이 지나도 죽지 않는 내성 강한 좀비 독재와 같다. 분단독재, 눈앞에서 엄연히 작동하는 강력한 현실 독재다. 군사독재, 30년 전에 죽었지만 그 후예들이 살아남아 독기를 내뿜는 그림자 독재다. 그러니 친일독재를 옛날이야기로 포장하거나 분단을 당연한 상태라고 강변하거나 군사독재를 지난 과거로 돌리는 행위는 현실을 은폐해 미래를 향한 전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다. 한반도와 대한민국의 미래는 친일독재, 분단독재, 군사독재를 말끔하게 정리할 때에야 비로소 열리는 문이고 그 길로 민주주의, 경제발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 전개될 것이다.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온갖 억압장치들을 해체해야 한다. 특히 모든 권력기관을 무장해제하고 일체의 특권을 폐지한 연후에 권력을 온전히 통째로 국민들에게 넘겨주어야 한다. 민주주의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국민이 권력의 주인이 되는 그런 체제이기 때문이다.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불평등 발전의 불가피성을 강변하는 기득권층의 주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반도에서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분단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세력과 결별해야 한다. ●역사적 기득권 체제가 특권·부패의 주범 문제는 친일과 분단과 군사독재가 하나의 체제로 결합돼 있다는 사실이다. 친일 기득권이 분단 기득권으로, 분단 기득권이 군사독재로 변모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이것을 역사적 기득권 체제의 형성이라고 부르자. 이 기득권 체제가 특권의 시작이고 부패의 원조이며 혼란의 주범이다. 독재와 부패와 기득권은 한 몸의 동일체이다. 이것을 해체하자는 것이 6월항쟁과 촛불혁명이었고 상당히 성공했지만 아직 완성되지는 못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추미애와 윤석열의 대립은 개인적 감정싸움이 아니라 기득권 체제의 해체를 둘러싼 대립인데 아무래도 명예혁명 같은 것이 한 번 더 필요할 것 같다. 그런데 때때로 상황은 거꾸로 가기도 한다. 기득권의 해체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고조되는 국면에서 독재니 전체주의니 히틀러니 하는 생뚱맞은 언어가 등장했다. 조폭집단에서 나쁜 놈에게 나쁜 놈이라고 말하면 매 맞고 끝나지만 전체주의에서는 그런 용어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 그러니 모든 국민이 독재와 전체주의라는 언어를 아무런 제약 없이 공공연하게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민주주의는 충분히 입증된다. 더구나 대통령을 빗대어 전체주의자라고 비판하는 기사를 보았다. 자기가 임명한 검찰총장에게 1년 내내 치이고 야당에 하루가 멀다 하고 공격받고 법원에서 연달아 무시당하는 대통령이 전체주의자라면 그것이 과연 칭찬인가 비판인가?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로 매도하고 간첩이라고 조롱해도 무관심한 나라다. 우리가 지금의 상태에 도달하는 데 75년의 세월이 걸렸다. 동학혁명과 일제하 독립운동부터 기산하면 150년이 넘는 인고의 세월이다. 정말 고난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 온 세월이다. 그 결과이겠지만 비교국가의 관점에서 2차 대전 이후의 제3세계 상황을 살펴보면 우리는 상당히 성공한 나라에 속한다.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매우 드문 경우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빛만큼이나 어둠도 짙다. 우리는 불행하게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고 유일하게 동족상잔의 3년 전쟁을 치른 나라이며 지금도 피붙이 동족과 대립하는 나라이다. 미개한 나라나 후진국도 이렇지는 않다. 바로 그 밑바탕에 친일, 분단, 군사독재가 자리잡고서 우리의 미래를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니 이 역사적 기득권 체제를 정리하는 것은 미래를 위한 운명적 과제다. ●민주주의·경제발전 위한 사회적 기반 구축 그렇다고 역사적 기득권 체제와 전면전을 벌이자는 말은 아니다. 좀비 친일독재는 국민 대다수가 증오하는 독재이므로 정부가 중심을 잡고 국민들의 상식에 맡겨도 된다. 군사독재의 흔적은 국정원을 개혁한 것처럼 검찰개혁과 사법개혁 등 권력기구 개혁으로도 충분하다. 분단은 상대방이 있는 문제여서 고려할 요소가 많지만 남북한 간에 평화를 확보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평화를 기반으로 상호이익을 교환하면 길이 열린다. 평화가 최고의 가치이고, 평화가 보장돼야 교류협력과 자유왕래가 가능해진다. 그 바탕 위에서 통일까지 이어지는 원대한 구상이 열리게 된다. 이 구상에 동의한다면 다음과 같은 선택을 권하고 싶다. 첫째, 역사적 기득권 체제를 구성하는 친일, 분단, 군사독재의 요소와 그 흔적들에 자발적인 반성과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자. 둘째, 정부와 국회를 포함해서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역사적 기득권 체제의 청산에 합의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자. 셋째, 해방 100년이 되는 2045년이 평화와 통일의 원년이 되도록,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사회적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모든 정당과 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국민정부를 구성하는 방안을 협의하자. 가능한 것부터 해도 좋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한 진지한 토론을 기대한다. 상지대 총장
  • 노인·한부모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노인·한부모 수급권자 가구에 대한 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된다. 보건복지부는 1촌 직계혈족(부모·자녀)이나 배우자 등 ‘부양할 수 있는 가족’이 있더라도 본인의 소득·재산만으로 기준을 충족한다면 기초생활보장제도 생계급여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급여를 받지 못하거나 부양의무자의 부양 능력이 없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신청을 주저했던 약 15만 7000가구가 새롭게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부양의무자 소득수준 등에 따라 일정액을 ‘부양비’로 제외한 생계급여를 받아야 했던 기존 수급자 3만 가구 역시 부양비가 없어지면서 추가 지원이 가능해진다. 부양의무자 기준이란 수급 대상자 본인뿐 아니라 1촌 직계혈족 가구의 소득·재산 수준도 함께 고려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격을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부양의무자에게 일정한 소득·재산이 있으면 수급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취지지만 실제로는 1촌 직계혈족과 수십년 동안 연락이 끊겼거나 사실상 관계가 단절됐다고 하더라도 수급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취약층을 복지 대상에서 배제하기 위한 독소조항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복지부는 다만 올해까지는 부양의무자의 연소득이 1억원 이상이거나 9억원이 넘는 부동산 재산을 가진 경우에는 현행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에 따라 신규 지원 대상이 된 가구는 주민등록상 주소지 소재의 주민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시·군·구청, 읍·면·동 주민센터 혹은 보건복지 상담센터(129)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설예승 복지부 기초생활보장과장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생계가 어려운데도 생계급여를 받지 못했던 이들을 추가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잘 몰라서 신청을 못 하는 사례가 없도록 시·군·구청과 읍·면·동 주민센터의 적극적인 홍보와 안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1합시다” TBS 캠페인 결국 중단…“與 나팔수” 사전선거운동 논란(종합)

    “#1합시다” TBS 캠페인 결국 중단…“與 나팔수” 사전선거운동 논란(종합)

    김어준, 주진우 등 영상서 “일(1)합시다”민트색 배경에 민주당, ‘기호1번’ 연상 지적 TBS 측 “단순 유튜브 구독 캠페인일뿐”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염두 논란 반박서울시장 주자들…“TBS, 노골적 與지지”국민의힘, 공직선거법 위반 TBS 檢 고발서울시 출연기관인 교통방송(TBS)이 유튜브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진행한 ‘#1합시다’ 캠페인이 올해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사전 선거운동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아들인다”며 캠페인을 중단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야권주자들은 이날 TBS을 맹비난했다. TBS는 4일 ‘#1합시다’ 캠페인 관련 논란에 대한 TBS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보궐선거를 앞두고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일부 지적을 받아들여 오늘자로 ‘+1합시다’ 캠페인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TBS는 지난해 11월 16일부터 공식 유튜브 채널 구독자 100만명 달성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 이름으로는 ‘#1합시다’와 ‘+1합시다’를 혼용했다. 해당 홍보 영상은 이은미, 주진우, 테이, 최일구, 김규리, 김어준 등 TBS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등장해 “일(1)해야죠”, “일(1)합시다” 등의 말과 함께 “TBS가 일할 수 있게 여러분이 일(1) 해달라”며 유튜브 구독을 촉구하는 모습을 담았다.“TBS 상징색 ‘민트’ 활용, 민주당 아냐” “목표기간내 구독자 달성 못해 기간 연장” 그러나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서 민트색으로 표기된 숫자 1이 더불어민주당의 파란색과 ‘기호 1번’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본래 계획했던 캠페인 기간을 넘어선 지금까지 홍보 영상을 활용하는 것이 올해 4월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다. TBS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캠페인을 할 이유가 없다”며 이런 의혹을 부인했다. 특정 정당의 색을 사용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TBS의 상징색인 민트색을 활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캠페인은 지난해 연내에 유튜브 구독자 100만명을 돌파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면서 “일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워크(Work)와 숫자 1이 동음이의어라는 점에서 착안한 캐치프레이즈”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캠페인은 지난해 12월 셋째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11월 말과 12월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으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기간을 연장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김근식 “국민 세금으로 노골적 여당나팔수 역할 자처, 지원금 전액 폐지” “김어준 편향 방송인 당연 퇴출”금태섭 “김어준, 서울시 재정 지원방송국서 공공재 전파 점유” 한편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야권주자들은 이날 TBS 캠페인의 ‘#1합시다’에 대해 숫자 1이 민주당의 ‘기호 1번’을 연상케 한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TBS 라디오 간판 프로그램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정치 편향성 논란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방송이 노골적으로 여당 나팔수 역할을 자처하고, 사전선거운동까지 서슴없이 자행하는 것”이라면서 “주저함 ‘일(1)도’ 없이 해체해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서울시가 TBS에 해마다 지원하는 지원금을 전액 폐지하고, 조직 개편을 하겠다고 공약하며 “김어준 같이 편향된 방송인은 당연히 퇴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태섭 전 의원은 “김어준씨가 개인적으로 어떤 주장을 하든 그것은 그의 자유다. 하지만 그는 서울시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방송국에서 전파라는 공공재를 점유하고 있다”면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시민들의 뜻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5일 TBS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대검에 고발할 예정이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브렉시트로 사라진 탐폰세…“생리는 사치가 아니다”

    브렉시트로 사라진 탐폰세…“생리는 사치가 아니다”

    ‘사치품’ 분류··· 위생용품 부가세 부과소녀 40% “생리대 살 돈 없어 휴지로”영국, EU 탈퇴로 ‘40년 숙원’ 풀어1월 1일부터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브렉시트가 발효되며 생리용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탐폰세’(Tampon Tax)가 폐지됐다. 처음 부가가치세를 매긴 1973년 이후 약 40년 만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CNN 등은 영국이 1일부터 생리용품에 대한 5%의 부가세를 폐지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여성단체는 오랜 기간 면도기 같은 남성용품에는 부가세를 매기지 않으면서 생리대, 탐폰 등을 사치품으로 분류해 세금을 매기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해 왔다. 원래 17.5%였던 세금은 노동당 의원 다운 프리마로 등의 탐폰세 인하 운동에 따라 2000년 5%까지 낮아졌다. 여기다 한국의 ‘깔창 생리대’처럼 생리용품을 살 돈이 없어 생리 기간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는 생리 빈곤 역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2014년 골드스미스대 학생이었던 라우라 코리튼 등은 ‘생리에 세금을 매기지 말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국제 청원 사이트에 탐폰세 폐지 청원을 올려 32만명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코리튼은 “생리를 터부시하는 인식 때문에 생리대 살 돈이 없는 여학생이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2018년 영국의 아동 권익 단체인 플랜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14~21세 여성 1004명 중 42%가 생리용품을 구매하지 못해 휴지 등을 사용한 적 있다고 밝혔다.이처럼 탐폰세 폐지는 영국 내 숙원 사업이었지만, 그간 EU에 묶여 자유롭지 못했다. EU는 유럽연합법에 따라 위생제품이라도 예외 없이 부가세를 매기도록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브렉시트 이후 이런 의무도 사라지게 됐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위생용품은 필수품이기 때문에 부가세를 부과하지 않는 게 옳다”며 “탐폰세 폐지 약속을 지키게 돼 자랑스럽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영국 스코틀랜드는 세계 최초로 탐폰과 패드를 포함한 생리 제품을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전향적인 결정을 내렸지만, 세계적으로 위생용품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나라는 캐나다, 인도, 호주, 미국 몇몇 주 등 소수에 불과하다. 독일은 지난해 여성 위생용품에 대한 세율을 사치품이 아닌 일용품으로 간주해 인하하기로 했다. 영국에서 탐폰세가 폐지되면 앞으로 20매 탐폰 기준으로 7펜스(약 105원), 12매 생리대는 5펜스(약 75원) 정도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미국, 중국 통신사에 이어 정유사도 뉴욕 증시에서 퇴출?

    미국, 중국 통신사에 이어 정유사도 뉴욕 증시에서 퇴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뉴욕증시)가 중국의 3대 통신기업 상장폐지 절차에 돌입하는 데에 이어 중국 3대 정유사도 퇴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국이 중국이동(移動·Chinamobile)·중국연통(聯通·Chinaunicom)·중국전신(電信·Chinatelecom) 등 중국의 3대 통신사에 이어 중국 3대 정유회사까지 뉴욕 증시에서 상장폐지시킬 가능성이 대두된 것이다.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경제정보 제공업체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헤닉 펑 애널리스트는 3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는 이미 중국해양석유(CNOOC), 중국천연가스공사(PetroChina) 중국석화(石化·Sinopec) 등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소유·통제하에 있다고 보고 있다”며 “에너지산업은 중국군에 있어 중요도가 높은 산업이기 때문에 뉴욕증시의 다음 타겟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 기반 투자은행 UOB 케이하이안의 스티븐 렁 홍콩본부 이사도 “미국 증시에서 더 많은 중국 기업이 상장폐지될 수 있고, 다음 타겟은 석유 대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는 앞서 지난 1일 중국이동과 중국연통, 중국전신 등 중국 3대 이동통신사에 대한 증시 퇴출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에 대해 오는 7일이나 11일에 뉴욕증시에서 주식 거래를 정지할 예정이다. 뉴욕증시는 “조만간 정확한 거래정지일을 지정할 것”이라며 “이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폐지 서류를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서명한 ‘중국인민해방군 연계기업 주식 투자 금지’ 행정명령에 따른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행정명령을 통해 미 국방부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한 모두 35개 기업을 미국인의 주식 투자 금지 명단에 올렸다. 중국 3대 통신기업을 비롯해 중국 해양석유, 중국천연가스공사, 중국석화도 이 명단에 포함돼 있다. 미 정부는 앞서 미국 개인·기관투자자 등에 ‘블랙리스트’ 기업 관련 투자를 청산하라고 알렸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말엔 행정명령 관련 세부 조치를 발표하고 투자 금지령이 미국 내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의 미 증시 퇴출은 해당 기업이나 시장 전반에 끼치는 충격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중국 기업들은 자금 조달을 위해 미국 자본시장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상하이?홍콩 증시가 커지면서 의존도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 상무부는 2일 성명을 통해 “중국은 미국이 중국 기업을 소위 ‘공산주의 중국 군사 기업들’ 명단에 넣어 국가 안보를 남용하는 행위를 반대한다”며 “중국은 중국 기업의 합법적 권리와 이익을 확고히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서울포토]국가수사본부 현판식

    [서울포토]국가수사본부 현판식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가수사본부 현판식에서 김창룡 경찰청장(왼쪽 세 번째)과 박정훈 국가경찰위원장(왼쪽 네 번째), 최승렬 국가수사본부장 직무대리(왼쪽) 등 참석자들이 국가수사본부 현판의 가림막을 벗겨낸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부터 경찰 조직이 국가·자치·수사 경찰로 분리되고, 검사 수사 지휘권 폐지로 인해 1차 수사종결권이 경찰에 생기면서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21. 1. 4 오장환 기자5zzang@seoul.co.kr
  • “경제 관련 3개법 감당하기 어려워…몇 가지 사항만이라도 보완 입법을”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경제단체 네 곳이 지난달 정기국회를 통과한 상법과 공정거래법, 노동조합법에 대한 보완 입법을 국회에 요청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이번에 통과된 경제 관련 법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측면이 크다”면서 “최소한 몇 가지 사항만이라도 가급적 이번 임시국회에서 보완입법으로 반영해달라”고 호소했다. 경제단체들은 감사위원 분리선임 제도를 신설한 개정 상법과 관련해 “올해 2∼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는 감사위원부터 규제 적용을 받게 돼 이를 준비하는 기업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사전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시행 시기를 1년 이상 유예해달라고 건의했다. 또 외부세력의 감사위원(이사) 후보 제안 등 주주제안에 대한 예측 가능성과 사전 대응력을 가질 수 있도록 상장회사의 소수주주권 행사에 따른 주식 보유 기간(현행 6개월)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내부거래규제 대상을 대폭 확대한 공정거래법에 대해서는 규제 대상에서 ‘계열회사가 단독으로 발행 주식 총수의 100분의50을 초과하는 주식을 소유한 국내 계열회사’는 제외해 달라고 했다. 이들은 “간접지분 규제(50% 초과지분을 보유한 다른 계열사 규제)까지 신설돼 기업의 분사, 인수·합병 등 경쟁력 제고 전략에 지장을 초래하고 기업 혁신과 가격·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계열사 간 협력관계를 저해한다”고 설명했다. 또 노조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직접적 형사처벌 규정 폐지, 파업 시 대체근로 일부 허용, 사업장 점거 전면 금지 등의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유일한 여자 연방 사형수에 美고법 “예정대로 12일 형 집행”

    유일한 여자 연방 사형수에 美고법 “예정대로 12일 형 집행”

    미국 연방 정부가 67년 만에 여자 사형수의 형을 집행하기로 한 것에 1심 법원이 제동을 걸었지만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새해 첫날(이하 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워싱턴 DC 관할인 컬럼비아특별구 연방고법은 현재 미국 연방정부의 사형 집행을 기다리는 유일한 여성 사형수 리사 몽고메리의 형 집행을 연기한 1심 명령은 무효라고 결정했다. 고법 재판부는 1심이 몽고메리의 사형 집행일 연기를 명령할 때 실수를 저질렀다고 결론내렸다. 앞서 워싱턴DC 연방지법의 랜돌프 모스 판사는 교정 당국이 그녀의 사형 집행일을 이달 12일로 잡은 것은 위법하다고 지난달 25일 결정했다. 몽고메리는 2004년 12월 미주리주에서 임신한 여성을 목졸라 살해한 뒤 탯줄을 끊고 태아를 끄집어내 납치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당초 지난달 8일 형이 집행될 예정이었지만 감형 청원을 추진하던 변호인 둘이 접견 과정에 코로나19에 걸린 뒤 청원을 제기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 법원의 형 집행 연기 판결을 받았다. 교정 당국은 그 뒤 사형 집행일을 1월 12일로 변경했지만, 모스 판사는 형 집행이 유예된 상태에서 집행일을 변경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이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다. 몽고메리의 변호인은 여전히 몽고메리가 어릴 적 구타 당해 머리가 온전치 못해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며 사형이 집행돼서는 안되며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방지법의 심리는 선거구 획정 사건 등 예외적인 사건을 제외하면 판사 한 명이 진행하는 반면 연방고법은 3명의 판사가 재판부를 구성해 결론을 내린다. 몽고메리의 형이 집행된다면 연방 차원의 여성 사형은 1953년 보니 헤디가 미주리주의 한 감옥 가스실에서처형된 이후 67년 만에 처음이다. AP는 “연방고법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유일한 여성 연방 사형수의 형이 집행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연방 정부의 사형을 폐지하고 주 정부도 사형을 중단할 것을 유도하겠다고 공약했다. AP는 바이든 당선인이 사형 제도에 반대한다고 말했지만, 오는 20일 취임 후 연방 정부의 사형 집행을 중단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트럼프 거부권 첫 무효로, 공화 주도 상원마저 국방수권법 재의결

    트럼프 거부권 첫 무효로, 공화 주도 상원마저 국방수권법 재의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행사한 법안 거부권이 의회에서 처음 무효가 됐다. 미국 상원은 새해 첫날(이하 현지시간) 본회의에서 주한미군을 줄이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찬성 81표에 반대 13표로 재의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지난달 28일 하원이 찬성 322표,반대 87표로 NDAA를 재의결해 무효로 한 데 이어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마저 이날 거부권을 무효로 만들어버렸다. 이에 따라 대선 결과를 의회에서 뒤집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타격을 입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양원의 재의결로 효력을 잃은 것은 처음이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로 하려면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이 법안은 7400억 달러(약 807조원) 규모의 국방·안보 관련 예산을 담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요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들어 지난달 23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앞서 지난달 하원(찬성 335표, 반대 78표)과 상원(찬성 84표, 반대 13표)은 각각 압도적 지지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안이 해외 주둔 미군을 미 본토로 데려오려는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어긋난다면서 아프가니스탄과 독일, 한국에서 군대를 철수할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국방수권법에는 주한미군 규모를 현재의 2만 8500명 이하로 줄이는 예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감축 계획을 발표한 독일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축소에도 제동을 거는 내용이 담겼다. 이 밖에 구글·트위터·페이스북 등의 대형 소셜미디어 기업이 이용자 콘텐츠에 법적 책임을 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통신품위법 230조 폐지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고,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 장군의 이름을 딴 미군기지 명칭을 바꾸는 내용이 포함된 것도 거부권 사유로 꼽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여덟 차례 거부권을 행사해 인정됐지만, 아홉 번째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화당의 제임스 인호프 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NDAA는 군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고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든다면서 상원이 다시 한번 초당적으로 투표해 기쁘다고 밝혔다. 상·하원이 초당적 공감대 속에 거부권을 무효로 만들어 임기가 3주도 남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AFP 통신은 “의회는 거부권을 무효로 하기 위한 압도적 표결로 트럼프 집권 말기에 굴욕적인 타격을 입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원이 거부권 무효 표결을 하면서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에 큰 패배를 안겼다”고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박기석의 국방수첩] 한미연합훈련 딜레마… 북한 달래기냐 전작권 전환이냐

    [박기석의 국방수첩] 한미연합훈련 딜레마… 북한 달래기냐 전작권 전환이냐

    정부가 오는 3월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의 개최 여부, 진행 방식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선 연합훈련을 개최할 필요가 있으나, 북한이 연합훈련을 빌미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에 연기 내지 축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군사령부, 주한미군사령부, 유엔군사령부 등은 코로나19 상황 등을 반영해 올해 연합훈련 방향 등을 긴밀히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양국은 대규모 연합훈련 시행에 대해 북한이 불만을 표시하며 반발해 온 것을 고려해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3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으며 양국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협상 동력을 되살리고 북한을 자극하지 않고자 한미 연합훈련을 개편했다.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연합지휘소연습인 키리졸브는 명칭을 19-1 동맹 연습으로 변경, 일정과 규모를 축소하고 실기동훈련인 독수리훈련은 폐지했다. 이에 따라 양국은 2019년 3월과 8월 19-1, 19-2 연습을 진행했으며,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 20-1 연습은 취소하고 8월 20-2 연습은 대폭 축소했다. 하지만 북한은 축소된 한미 연합훈련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으며 도발로 대응하기도 했다. 북한은 20-2 연습 하루 전인 지난해 8월 10일 신형 전술지대지미사일 두 발을 시험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9년 6월 북미 판문점 회동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지 않는 데 대해 직접적으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북한이 오는 3월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군사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특히 이달 말 출범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게 북한 문제를 환기시키고 자신의 협상력을 제고하고자 신형 무기를 시험 발사하고자 하는데, 그 핑계로 한미 연합훈련을 들먹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은 ‘아산 국제정세전망 2021년’ 보고서에서 “북한이 협상 주도권을 위해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1월과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는 3월 사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 등을 통해 긴장을 조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상황에 따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고각 발사까지 감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통일연구원도 지난달 ‘2021 한반도 연례 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북미 정상의 합의사항으로 간주하고 있어 강행시 북한도 핵·미사일 실험 중단 약속 이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할 명분을 갖게 된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북미·남북 대화를 재개하고자 연합훈련을 연기 내지 축소한다면 전작권 전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한미 양국은 2014년 전환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합의했다. 양국은 전환 조건을 평가하고자 한미 연합훈련을 통해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을 진행한다. 양국은 2019년 IOC 검증을 끝내고 지난해 FOC 검증을 마치려 했으나 3월 연합훈련은 취소, 8월 훈련은 대폭 축소하면서 올해로 미룬 상황이다. 국방부는 FOC 검증을 조기에 시행한다는 계획이지만, 올해 연합훈련도 연기 내지 축소된다면 내년 5월 문재인 정부 임기 내까지 전작권 전환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가 미국 측에 FOC 검증 평가만 하는 방식으로 연합훈련을 진행하자고 할 수 있으나, 미국이 전작권 조기 전환에 부정적이고 연합훈련을 통한 연합대비태세 점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정부의 제안을 수용할 지 미지수다. 또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점도 연합훈련 개최의 변수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올해 FOC 검증을 안 하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할 수 없으니 ‘로키’로 연합훈련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며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 당시 대폭 축소된 연합훈련을 복원하려 할 수 있으나,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고려해 훈련 축소를 고민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씨줄날줄] 부정채용 의혹/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부정채용 의혹/이동구 수석논설위원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며 “공정한 사회, 공정한 국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적폐청산’이라는 정치·사회적 화두는 각 분야의 불공정 사례들을 파헤치고 단죄했다. 특히 그해 하반기 불거진 2012~13년에 발생한 강원랜드의 직원채용 비리 의혹은 이듬해 국정감사로 이어졌다. 강원랜드는 입사시험과 면접 단계에서부터 간부직원과 외부 유력자 등의 입김이 작용된 대규모 채용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입사가 결정됐던 226명의 직원들이 대거 퇴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몇몇 공기업과 금융기관 등에서도 채용비리 사건과 의혹들이 잇따라 드러나 많은 시민이 분노했다. 공정사회를 열망하는 시민사회의 관심은 2019년 말 최고조에 이르렀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자녀입시 관련 의혹을 두고 우리 사회가 또다시 양분됐다. 검찰수사가 과잉이라며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는 쪽과, 공정성을 훼손한 입시부정을 단죄해야 한다는 쪽으로 나뉘어 대규모 집회로 대립했다. 최근 1심 판결에서 정 교수에 대한 각종 의혹이 사실로 인정돼 징역 4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됐지만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인재등용 방식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고려와 조선의 과거시험에도 부정이 없지 않았다. 조선왕조실록에는 각종 부정행위와 이를 걱정하는 임금과 신하의 대화, 처벌 내용 등이 기록돼 있다. 세종대왕은 권세 있는 사람의 부탁을 받아 부당하게 과거시험에 합격하는 사례들을 질책하기도 했다. 경국대전에는 ‘차술(借述ㆍ남의 글을 옮겨 적은 답안지)하거나 대술(代述ㆍ대리시험)하면 곤장 100대를 치고 과거시험 2회를 정지시켰다’는 기록도 있다. 하지만 부정행위는 끊이지 않았고 순조 이후에는 세도가에게 뇌물을 바치는 사람은 합격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탈락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결국 1894년 갑오개혁을 거치면서 과거제가 폐지됐지만 당시의 폐단들은 우리 사회에 숨어들어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듯하다. 은수미 성남시장이 성남시와 산하기관에 선거캠프 출신 인사들을 대거 부정채용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은 시장은 “직원 채용은 법적,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부인한다. 부정채용은 자녀 입시비리와 군입대 비리만큼이나 국민이 싫어하는 사안이다. 자치단체정부나 여권 인사들의 잇따른 불공정 행위들이 공정사회를 이루겠다는 문 대통령의 약속을 자주 흔들고 있다. 코로나19까지 기승을 부리니 2020년의 세밑은 을씨년스럽지만, 새해에는 반드시 쨍하고 달라지길. yidonggu@seoul.co.kr
  • [사설] 가톨릭 국가도 합법화한 낙태, 정부 입법 공백 해소해야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조항의 개정 작업이 결국 해를 넘겼다. 헌법재판소가 정한 시한인 2020년 12월 31일이 지나면서 낙태죄의 효력이 상실됐다. 헌재는 지난해 형법의 낙태죄 관련 조항이 위헌이라며 관련 법조항을 개정하라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국회는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법 개정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여야는 국민 삶의 구체적 여건을 개선하는 책무를 방기했다는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정치권의 무책임한 자세에 낙태 합법화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낙태죄가 효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처벌받는 일은 없겠지만 낙태와 같은 의료행위를 건강보험에 포함시키는 등의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낙태 합법화를 반대하는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은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전달한 의견서에서 “국회가 입법부의 역할을 다하지 않음으로써 공익을 저버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려를 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당초 정부안은 임신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고 24주까지는 유전적 질환, 성범죄, 사회·경제적 사유 등이 있을 때 제한적으로 허용하도록 해, 헌재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취지에서 크게 후퇴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물론 반대쪽에서는 “14주 이내 조건 없는 낙태 허용은 전면 낙태 허용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하지만 말이다.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는 쪽으로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가톨릭 국가인 아르헨티나조차 지난 연말 임신 초기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법안이 상원을 통과했다. 가톨릭의 원조인 이탈리아 이민자가 세운 아르헨티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국이다. 물론 캐나다처럼 낙태죄를 폐지한 뒤 별도의 형법규정 없이 자율규제로 넘어간 사례를 수용할 수도 있지만,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현재의 정부안을 넘어서는 개정법을 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낙태와 관련해 철저히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로 내몰려 있던 여성의 건강권을 되찾아 준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도 있다. 정치권은 여성계의 무분별한 낙태는 없다는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빠른 시간 내에 전향적 방향으로 형법을 개정하길 바란다.
  • [금요칼럼] 집현전의 반격/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금요칼럼] 집현전의 반격/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겸임교수

    세종처럼 여러 개혁을 구상하고 차근차근 실천에 옮긴 이는 역사에 드물었다. 처음에 집현전은 왕의 든든한 우군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집현전이 개혁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벌어졌다. 우리가 지나치기 쉬운 대목이었다. 문장가 서거정은 집현전의 성격 변화를 넌지시 암시했다. 그들이 상소를 올려 정치에 개입하는 전통은 이계전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선배들이 말렸으나 이계전은 듣지 않았다(필원잡기, 제1권). 그는 후배들과 함께 상소를 올려 조정을 공격했다. 세종 28년 6월 18일, 직제학 이계전은 오랜 세월에 걸쳐 완성한 ‘공법’(貢法ㆍ세제)에 대해 비판했다. 논점은 두 가지로, 첫째는 수확량에 따라 해마다 세금을 9등급으로 나눈 것(연분 9등)이 잘못이라는 점이었다. 흉년에도 농사가 잘된 논밭이 있기 마련인데 감면의 혜택을 보아 불합리하다고 했다. 둘째, 풍수해가 발생해도 이웃한 5결의 경작지가 모두 피해를 보아야 면세 또는 감세 대상이 되는 것도 문제점이라 했다. 일부만 온전해도 피해 지역이 혜택을 입지 못하므로 선의의 피해자가 많다는 지적이었다. 이처럼 공법이 불합리해서 백성의 한숨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계전은 공법이 민생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뼈아픈 지적에 세종은 마음이 아팠다. 왕은 이계전을 비롯해 몇 명의 측근을 내전으로 불러들여 토론을 시작했다. 우선 왕은 이계전이 공법의 취지를 모른 채 비판을 일삼은 것 같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집현전의 선비조차 내 뜻을 모르니, 다른 사람들은 언급해서 무엇하겠는가”라며, 왕은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고는 이 법이 제정된 동기와 과정을 설명했다. 끝으로, 왕은 공법을 시행한 지 10년쯤이나 됐는데 저항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을 우려했다. 토론에 나선 이계전은 꿋꿋하고 당당했다. 그는 경상도에서 전해온 현지 사정이라면서, 아무 소출도 없는 경작지에 세금이 부과돼 백성이 입은 피해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 경주 출신 한 관리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그 관리조차 작년에는 관청에서 구호 식량을 빌려 그것으로 세금을 낸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계전이 자신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입증하자 세종은 아연실색했다. 누구도 이계전이 제시한 증거를 부정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그러자 동석했던 집현전 응교 어효첨이 공법 비판의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공법을 좋아하는 이는 부자뿐이요, 싫어하는 사람은 가난한 농부들입니다.” 가난한 농부는 경작지도 척박해서 풍년이 들어도 그 수확량이 형편없는데, 공법은 부자의 세금만 깎아 주고 가난한 대다수 백성에게는 늘 희생을 요구하니 문제라는 식의 공격이었다. 대꾸할 말을 잃은 세종은 기존의 세법에 흠결이 많아서 공법을 제정했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왕이 곤경에 빠진 사실을 확인하자 어효첨은 공법을 즉각 폐지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을 서슴지 않았다. 한참 동안 세종은 침묵하고 있다가 결국 동조하고야 말았다. “공법도 내 마음에 흡족하지 않으니 재고하겠다.” 그날 밤, 세종은 집현전 학사들로부터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시행한 주요한 정책들에 관하여도 질책을 당했다. 해 질 무렵에 시작한 토론은 밤이 깊어서야 끝이 났다(당일의 실록). 집현전의 거센 공격으로 세종은 내상을 입은 것이 분명했다. 왕의 개혁 의지는 갈수록 약해졌고, 집현전은 국정의 비판자로 더욱 위세를 떨쳤다. 초기에는 집현전 학사 덕분에 왕이 여러 가지 개혁을 펼쳤으나, 이제 그들의 공격에 밀려 운신의 폭이 확 줄었다. 30년도 못 가서 방패가 창이 된 셈이었다. 어떤 제도든 순기능이 역기능으로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으니, 경계할 일이 아닌가.
  • 이젠 걱정마소… 새해엔 믿고 살아도 좋소

    이젠 걱정마소… 새해엔 믿고 살아도 좋소

    2021년 신축년(辛丑年)은 소띠 중에서도 흰 소띠 해다. 십간 중 여덟 번째인 신(辛)이 오방색으로는 흰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십이지의 두 번째 동물인 소(丑)는 힘이 세나 사납지 않고, 행동은 느리나 끈기와 성실함으로 힘든 일을 묵묵히 해내는 듬직한 존재로 여겨져 왔다. 농경문화에서 최고의 노동력과 재산가치를 인정받으며 가족의 일원을 뜻하는 ‘생구’(生口)로 불릴 만큼 인간과 가까웠던 소는 농업의 기계화로 인해 노동력의 가치를 상실했지만 낙농과 축산, 가죽 가공 등의 목적으로 대규모 사육되면서 여전히 인류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평균 수명 20~30년 … 힘세지만 유순해 권농의 상징 ‘소 없이는 농사 못 짓는다’는 속담에서 알 수 있듯 농경사회에서 농사의 주역은 단연 소였다. 좋은 일소를 고르고, 잘 키우는 일은 농사꾼의 제일 덕목이었다. 정연학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암소를 일소로 택했는데 수소에 비해 힘은 약하지만 주인 말에 순종하고, 지구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의 수명은 평균 20~30년으로, 두세 살 때부터 일을 부려 10년 정도 일소로 활용하는 게 보통이었다. 소를 자유자재로 조종하기 위해선 코뚜레가 필수였다. 황해도 안악 고분벽화(4세기), 평남 강서 약수리 고분벽화(5세기) 등에서도 코뚜레를 건 소가 발견됐다. 소의 노동력을 바탕으로 형성된 민속문화도 다양하다. 소가 없는 집에서 남의 소를 빌려 농사를 짓고, 그 대가로 소 주인 집의 일을 해 주는 ‘소 품앗이’, 소를 한 마리씩만 가지고 있는 두 집이 쟁기에 소 두 마리를 메우는 ‘겨리사촌’을 맺어 서로 대소사를 돕는 풍습이 대표적이다. 소는 풍년 의례와 권농을 상징하는 의식에서도 주인공으로 대접받았다. 조선시대 임금들이 지낸 선농제는 오곡의 신인 신농(神農)과 후직(后稷)에게 제사를 올리고 직접 쟁기질해 밭을 갈며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였는데,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신농은 머리는 소, 몸은 사람인 반인반수다. 선농단 앞에서 끓인 국인 선농탕이 와전돼 설렁탕이 됐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입춘을 전후해 흙과 나무로 만든 소 인형 토우(土牛)나 목우(木牛)를 세워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고 풍년을 점치기도 했다. ●70년대까지 농가 재산목록 1호… 2011년 우역 박멸 1960~1970년대까지 소는 농가의 재산목록 1호였다. 소를 팔아야 자식을 대학에 보낼 수 있었던 형편을 빗대 ‘우골탑’이란 신조어가 오랫동안 회자됐다. 정 연구관은 “대한제국 시기에 등장했던 소 보험도 한국인이 소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보여 주는 사례”라고 소개했다. 1897년 6월 대조선보험회사가 도입한 소 보험제도는 기르던 소가 죽거나 도둑맞을 경우 소값 일부를 물어 주는 것으로, 보험료는 소의 크기에 상관없이 마리당 1냥을 받고 보험금은 소의 등급에 따라 40~100냥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보험에 대해 잘 몰랐던 백성들은 우세(牛稅)가 생겨났다고 분개했고, 결국 소 보험 제도는 100여일 만에 폐지됐다. 사람과 소는 그 친밀한 관계만큼 질병의 전파와 치료에 있어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천명선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에 따르면 소의 전염병인 우역 바이러스는 18~20세기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대륙의 소를 전멸 위기로 몰고 간 최악의 질병이었다.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인류는 근대 수의학의 체계를 세웠고, 방역과 백신 개발에 힘써 2011년 지구상에서 우역을 박멸하는 데 성공했다. 기원전부터 인류를 괴롭혀 온 두창은 우두법의 개발로 극복할 수 있었고, 우결핵은 결핵 환자의 검사법을 적용해 빠른 진단이 가능해졌다.●‘쇠귀에 경 읽기’처럼 우직함과 우둔함 동시에 지녀 소와 관련한 속담과 격언에는 소의 특성과 장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쇠고집’, ‘쇠귀에 경 읽기’ 등은 소의 우직함을 나타내는 동시에 우둔함을 꼬집는 말이다. ‘소는 믿고 살아도 종은 믿고 못 산다’, ‘느릿느릿 걸어도 황소걸음’ 등은 충직하며 믿음직스럽고 알차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소는 하품밖에 버릴 게 없다’는 속담도 있다. 소의 몸에서 나오는 고기와 우유는 음식 재료로, 뿔과 가죽은 공예품과 일상용품으로 사용되는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인간을 위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어 주기 때문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오는 3월 1일까지 신축년 특별전 ‘우리 곁에 있소’를 연다. 전통문화 속 소의 모습과 일상에서 소의 쓰임을 소개하는 자리다. 지난달 23일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했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임시 휴관에 따라 당분간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십이지 가운데 소를 형상화한 불화(佛畵)인 십이지번(十二支幡) 축신(丑神), 소를 부리는 목동을 그린 풍속화 목우도(牧牛圖), 농기구인 멍에와 길마, 소의 뿔로 만든 공예품인 화각함과 화각실패 등 자료와 영상 80여점이 전시된다. 학술강연회 ‘심우: 소를 찾아서’도 박물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3월 1일까지 공개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낙태죄 전면 폐지하라”… 인권위, 국회의장에 의견서

    “낙태죄 전면 폐지하라”… 인권위, 국회의장에 의견서

    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의장에게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인권위는 “형벌로서 낙태죄는 낙태 감소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고 오히려 여성이 위험한 불법 낙태를 하면서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을 침해한다”며 “국가는 낙태한 여성을 형사 처벌하는 방식으로 낙태를 줄일 게 아니라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고 임신한 여성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조건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1월 국무회의에서 형법상 낙태죄를 유지하고 임신 14주 이후 낙태를 불법화하는 형법 및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켜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인권위는 같은 달 전원위원회를 열어 정부안에 대한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표명하기로 의결했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020년 말까지 형법을 개정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대체 입법을 놓고 대립이 첨예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낙태를 형사처벌하는 형법 조항은 31일 밤 12시 자동으로 효력을 상실한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낙태죄 폐지를 축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처벌의 시대는 끝났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모낙폐는 “보다 명확하게 권리를 보장하는 입법적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은 아쉽다”면서도 “처벌과 규제의 틀 안에서 안전한 임신중지에 대한 접근성과 성과 재생산 권리를 제약하고 있는 나라가 많은 현실에서 한국은 처벌 없이 새로운 진전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김어준 놓고…금태섭 “편향성 극렬” vs 우상호 “철학 분명한 언론인”

    김어준 놓고…금태섭 “편향성 극렬” vs 우상호 “철학 분명한 언론인”

    금태섭 “단순 객관성 중립성 문제 아냐” 우상호 “김어준 퇴출? 어안이 벙벙” 우 의원 딴지일보 게시판 방문해 안부 전해 내년 4월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방송인 김어준씨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편향성이 극렬하고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비판했는데,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사실관계에 기초한다는 철학이 분명한 방송인”이라며 김씨를 감쌌다. 31일 금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TBS 라디오 뉴스공장을 폐지하거나 진행자 김어준씨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며 김씨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시의 눈치를 보고 ‘용비어천가’ 부르면 그것이 더 큰 문제”라면서도 “하지만 김어준씨의 경우는 다르다”며 포문을 열었다. 금 전 의원은 “단순히 객관성이나 중립성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편향성이 극렬하고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너무나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금 전 의원은 “무엇보다 그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두려움을 떨치고 나선 미투 운동에 대해 초기부터 음모론을 제기해 피해자에게 고통을 줬다”며 “자신이 진행하던 다른 민영방송에서는 미투 폭로에 연루된 친분 있는 정치인을 옹호하다가 하차하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또 금 전 의원은 “조국 사태, 추미애 장관 아들 논란이 한참 일때는 이들의 편을 들어주는 실체가 불분명한 익명의 인물을 내세웠다”며 “이들의 주장은 검찰 수사, 법정에서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지만 김 씨는 단 한 번도 책임을 진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금 전 의원은 “여당 중진 의원들도 그 방송에 출연하려고 줄을 서서 그가 지휘하는 방향에 맞춰 앵무새 노릇을 한다”며 민주당을 직격했다. 금 전 의원은 “김 씨가 개인적으로 어떤 주장을 하든 그것은 그의 자유입니다 그가 책임을 지면 됩니다. 하지만 그는 서울시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방송국에서 전파라는 공공재를 점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 약속을 걸고 시민들의 뜻을 묻겠다”며 공약으로 내세울 것을 약속했다. 같은 날 금 전 의원의 글에 대해 우 의원은 “서울시장이 되려는 사람의 목표가 시민들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가 아니라, 고작 김어준 퇴출이었다니 어안이 벙벙하고 실망스럽다”고 질타했다. 우 의원은 “김어준의 성향과 스타일이 일반적 저널리스트와 다르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바 있다”며 “그는 성향은 드러내되 사실관계에 기초한다는 철학이 분명한 방송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 의원은 “나는 김어준보다 일부 종편방송 진행자 혹은 패널들이 훨씬 더 편파적이고 카더라식 주장에 치우쳐 있다고 본다”며 “금태섭 전 의원이 민주당 탈당 후 시장선거에 뛰어들지 않기를 바랐는데, 결국 안철수 후보에게 뒤통수 맞고 김어준에게 화풀이하는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고 역으로 공격했다. 한편 우 의원은 이날 딴지일보 게시판을 방문해 이용자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우 의원은 “딴게이 여러분에게 인사가 늦었지만 자주 여러분들과 생각을 소통하고 공유하면서, 여러분들의 말씀을 귀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인권위, 국회의장에 “낙태죄 전면 폐지하라” 의견 표명

    인권위, 국회의장에 “낙태죄 전면 폐지하라” 의견 표명

    국가인권위원회가 국회의장에게 형법 상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인권위는 31일 낙태죄를 전면 폐지해 비범죄화하라는 의견을 국회의장에게 전달하면서 결정문 전문을 공개했다. 국회에는 ▲임신 14주 이후 인공임신 중지 불법화 ▲청소년의 자기결정권 침해 ▲의사의 의료거부권 명시 등의 내용으로 논란이 된 정부 입법안이 계류중이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형벌로써 낙태죄는 낙태 감소라는 목적 달성은 어렵고 오히려 여성이 위험한 불법 낙태를 하면서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을 침해한다”며 “국가는 낙태한 여성을 형사 처벌하는 방식으로 낙태를 줄일 게 아니라 원치 않는 임신을 예방하고 임신한 여성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 조건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결정문에서 국제 사회의 낙태죄 비범죄화로 여성 인권이 신장된 흐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 등 각 조약 기구들은 낙태죄에 대한 비범죄화 입장을 명확히 밝히면서 낙태의 비범죄화는 여성의 자기결정권, 건강권, 평등권, 차별받지 않을 권리 및 존엄권 등 인권 향유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캐나다는 1980년대 낙태죄의 효력이 상실됐다. 캐나다 대법원에서 낙태죄 위헌 결정을 내린 이후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임신 주수 제한 및 사유 제한 등 어떤 제한도 두고 있지 않다. 캐나다에서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인공임신중절이 줄었고, 90% 이상이 임신 초기에 행해지고 있다. 임신 20주 이후 인공임신중절은 대부분 태아 기형 사유로 전체의 0.74%에 불과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한 ‘2018년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한국의 ‘추정 낙태율’은 15.8%에 이른다. 이는 낙태가 허용된 미국(2015년 11.8%), 독일(2015년 7.2%), 벨기에(2011년 9.3%)보다 높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연구단체인 구트마허연구소(Guttmacher Institute)가 2017년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낙태를 금지하거나 임산부의 생명이 위태로울 때만 허용하는 나라에서는 4건 중 1건만이 안전한 방법으로 이루어졌고, 낙태가 폭넓게 허용된 국가에서는 10건 중 9건이 안전하게 시행되었다. 25% 임산부만 안전한 제도와 90% 임산부가 안전한 제도 둘 가운데서 OECD 국가들이 택할 방법은 자명해보인다. 사실 국회가 이대로 후속 입법을 하지 않으면 캐나다의 사례처럼 낙태죄는 비범죄화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형법 제269조제1항의 자기낙태죄와 제270조 제1항 중 의사낙태죄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 결정은 위헌 결정에 따른 입법 공백을 우려해 위헌 시기를 뒤로 미루는 결정이다. 국회가 보완 입법을 미루면서 당장 내일(2021년 1월 1일)부터는 낙태죄를 수사기관에서 형사처벌할 수 없게 됐다. 헌재는 “임신한 여성의 안위가 태아의 안위와 깊은 관계가 있고, 태아의 생명 보호를 위해 임신한 여성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태아의 생명을 보호한다는 언명은 임신한 여성의 신체적·사회적 보호를 포함할 때 실질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원치 않은 임신을 예방하고 낙태를 감소시킬 수 있는 사회적·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는 등 사전적·사후적 조치를 종합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태아의 생명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수단”이라고 판시했다. 이에 따른 후속 조처로 정부는 형법에 낙태죄 규정을 존치하되 낙태 허용 요건을 둬 처벌 예외를 인정하는 입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정부안이 결국 법의 원 취지를 훼손할 것으로 본 것이다. 낙태죄 폐지 찬성과 반대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청원 모두 10만명의 동의를 받아 국회 소관 상임위로 넘어갔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낙태죄 폐지를 축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오늘은 대한민국에서 낙태죄가 유효한 마지막날이다”라며 “낙태죄가 사라진 2021년 1월 1일은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재생산권을 보장하면서도, 안전한 인공임신중지가 가능한 첫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금태섭 “서울시장 되면 김어준 문제 개선…너무나 큰 해악”

    금태섭 “서울시장 되면 김어준 문제 개선…너무나 큰 해악”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이 TBS라디오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편향성과 진행자 김어준씨의 자질을 문제 삼으며 이 문제 개선을 출마 공약으로 내세웠다. 서울시장이 되면 뉴스공장 폐지 또는 김어준씨 하차를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태섭 전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 ‘서울교통방송 뉴스공장 김어준의 문제’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TBS라디오 뉴스공장을 폐지하거나 진행자 김어준씨를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면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 금태섭 전 의원은 “원칙적으로 정치가 언론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의 재정적 지원에 크게 의존하는 방송에서도 서울시장에 비판적인 진행자나 출연자가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 눈치를 보고 ‘용비어천가’를 부르면 그것이 더 큰 문제”라고 전제했다. 그러나 “김어준씨의 경우는 다르다. 단순히 객관성이나 중립성 문제가 아니다. 편향성이 극렬하게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너무나 큰 해악을 끼치고 있다”면서 “특히 우리 사회에 힘든 처지에 있는 분들,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분들에게 큰 상처를 주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문제의 사례로 그는 김어준씨가 제기한 ‘미투 음모론’을 들었다. 금태섭 전 의원은 “그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두려움을 떨치고 나선 미투 운동에 초기부터 음모론을 제기해 피해자에게 고통을 줬다”고 지적했다. 김어준씨는 2018년 2월 유튜브 ‘다스뵈이다’에서 ‘미투 운동’이 진보 진영 인사들을 겨냥한 공작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당시 ‘미투 운동’에 대해 “공작의 사고방식으로 사안을 바라봐야 하는 뉴스”라면서 “(공작의 주체들이) ‘피해자들을 좀 준비시켜서 진보 매체에 등장시켜야 되겠다,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다’는 식으로 사고가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금태섭 전 의원은 “김어준씨는 자기 머릿속 음모론을 펼치는 데 그치지 않았다”면서 “조국 사태, 추미애 장관 아들 논란이 한창일 때 이들의 편을 들어주는, 실체가 불분명한 익명의 인물을 내세웠다”면서 “이들 주장은 검찰 수사와 법정에서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지만 김어준씨는 단 한 번도 책임을 진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심지어 법원 판결에 대해선 ‘기득권의 반격’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면서 “사회 통합은커녕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데 앞장섰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비판한) 이용수 할머니를 향해서는 ‘기자회견 문서도 직접 쓴 게 아닌 것이 명백해 보인다. 냄새가 난다’고 주장했고, 지난 봄 코로나19로 대구 시민들이 고통받고 있을 때 ‘코로나 사태는 대구 사태’라고 주장했다”며 김어준씨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어준씨의 공격 기준, 판단 기준은 단 하나뿐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 세력에 이익이 되느냐, 손해가 되느냐 여부다”라고 강조했다. 또 “정치 개입 문제도 심각하다”면서 “여당 편들고 야당 깎아내리는 단순한 편향성 문제가 아니다. 여당 중진 의원들도 그 방송에 출연하려고 줄을 서서 그가 지휘하는 방향에 맞춰 앵무새 노릇을 한다. 그의 눈에 들면 뜨고 눈에 나면 죽는 것이 현 여당의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금태섭 전 의원은 “김어준씨가 개인적으로 어떤 주장을 하든 그것은 그의 자유다. 그러나 그는 서울시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방송사에서 전파라는 공공재를 점유하고 있다”면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 약속을 걸고 시민들의 뜻을 묻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2020년 12월 31일, 낙태죄 최후의 날”…움직이지 않은 국회 덕?

    “2020년 12월 31일, 낙태죄 최후의 날”…움직이지 않은 국회 덕?

    2020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형법상 낙태죄가 폐지된다. 이처럼 낙태죄가 폐지될 수 있었던 것은 공교롭게도 입법기관인 국회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낙태죄 폐지를 하루 앞둔 31일 국회에서는 낙태죄 폐지를 축하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이날 ‘낙태죄 유효기간 만료 환영’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용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오늘은 낙태죄의 유효기간 마지막날인 2020년 12월 31일”이라며 “낙태죄 폐지는 수십년간 많은 여성들의 염원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 의원은 “2020년 12월 31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낙태죄가 사라진 2021년 1월 1일은 인공임신신중지가 가능한 첫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4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이에 형법 269조 ‘부녀가 약물 등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 새해부터 효력을 잃는다. 정부는 올해 10월 임신 14주까지만 임신중지를 허용하되 낙태죄는 유지하는 개정안을 발표했지만, 완전 폐지를 주장하는 여성계의 강한 반발을 받아 대체입법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해당 규정이 효력을 잃게되면 내년부터 낙태죄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용 의원이 낙태죄 폐지 환영 기자회견을 연 것도 이런 배경이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가만히 있는 바람에 소기의 성과를 이룬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러나 보완입법요구는 여전히 거세다. ‘낙태죄 폐지’ 찬성과 반대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모두 10만 명의 동의를 받아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로 넘어갔고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 등 시민단체의 보완입법 요구도 강하다. 용 의원은 “아직 ‘낙태죄’ 존속을 위해 발의된 정부 입법안은 계속 남아있다”며 “새로운 여가부 장관을 포함하여 원점 재논의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정부 발의안인 ‘낙태죄’ 관련 형법 개정안 모자보건법 개정안은 ▲임신 14주 이후 인공임신 중지 불법화 ▲청소년의 자기결정권 침해 ▲의사의 의료거부권 명시 등이 문제가 있는 조항으로 지적받고 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트럼프에 또 반기 든 ‘공화당 넘버1’

    트럼프에 또 반기 든 ‘공화당 넘버1’

    공화당 1인자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지원금 상향 요청을 또다시 거부했다. 반면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할 수 있는 표결 일정은 빠르게 잡았다. 지난 15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축하한 것을 시작으로 연이어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서 코로나19 국민 지원금을 1인당 600달러(약 65만원)에서 2000달러(약 217만원)로 높이는 법안에 대해 표결 일정을 잡지 않았다고 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지원금 상향은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뜻이 일치한 드문 경우로,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전날 해당 법안을 가결해 상원에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에 “600달러는 부족하니 최대한 빨리 2000달러로 상향하라”고 압박했다. 하지만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부정선거 의혹 조사, 이용자 콘텐츠에 대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면책특권(통신품위법 230조) 폐지 등과 지원금 상향 문제를 함께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에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지원금 상향을 좌초시키려는 냉소적인 전략”이라고 비난했다. 언뜻 보면 매코널 원내대표가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수용한 것 같지만, 민주당이 수용 불가능한 부정 선거 조사를 연계해 양당의 장기 대치를 노리고 있다는 의미다. CNN은 “이번 의회 회기는 다음달 5일까지로 시간도 매코널의 편”이라고 했다. 그간 공화당 주류는 재정 적자 증가를 이유로 지원금 상향에 반대해 왔다. 다만 패배하면 상원의 주도권까지 민주당에 내주는 조지아주 결선 투표가 다음달 5일에 있어, 지원금 상향에 대한 직접적 공격은 삼간 것으로 NBC방송은 해석했다. 반면 매코널 원내대표는 NDAA는 30일 표결하기로 했다. 앞서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한 데 이어 상원도 같은 결정을 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은 처음으로 효력을 잃게 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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