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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유통점/바겐세일 제한완화 진통(정책기류)

    ◎백화점·중기 등 반대… 소보원 폐지 주장/「할인특매」 용어사용은 엄격 규제될 듯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의 바겐세일(할인특매) 제한을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촉진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1회 15일 이내,연간 60일이내로 돼있는 할인특매 제한을 단번에 완전 폐지할 것인가,아니면 단계적으로 완화할 것인가에 대해 공정위 내외부를 막론하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백화점협회는 과열경쟁을 이유로,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과열경쟁에 따른 중소납품업체에 대한 변칙 가격인하 요구 우려를 이유로 모두 현행 제한이 유지되기를 바란다.소비자단체도 현행제도를 유지하면서 위반업체에 대한 처벌·감시를 강화하자는 입장이다.소비자보호원과 슈퍼체인협회는 경쟁촉진을 위해 할인특매 제한을 완전폐지 할 것을 주장한다.통상산업부는 일단 90일이나 1백20일 정도로 할인특매 기간을 완화한 뒤 추후 전면폐지하자는 단계폐지론을 내세우고 있다. 공정위도 최근 위원간담회에서 갑론을박을 벌였으나 결론을 못내린 채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개선방향의 초점은 할인율만을 앞세워 소비자를 현혹시키는 변칙 장기세일을 합법화시켜주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할인특매란 개념을 보다 엄격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현행 할인특매 고시는 사업자가 취급하는 상품에 대해 일정기간동안 특별히 가격을 할인해 판매하는 행위를 「할인특별판매」라고 정의,실시기간 등을 제한하고 있다. 반면 일정기간을 정하지 않고 인하한 가격으로 계속 판매하는 「가격인하판매」와 상설 또는 임시특설매장을 설치,판매시기가 지난 재고상품이나 하자가 있거나 열등한 상품을 판매하는 「염가판매」,폐업이나 점포이전에 따른 「점포정리판매」의 경우 바겐세일·대특매·특매할인·특가판매 등 할인특매로 오인시킬 우려가 있는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한이 없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재고관리비용 등을 절감하기 위해 이월상품을 제조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행위를 바겐세일이라고 하는 반면 우리나라의 바겐세일은 턱없이 높게 책정된 종전가격과 비교한 할인율만을 내세워 여전히 원가보다 비싸게 팔면서 소비자를 현혹시킨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당초 가격 자체를 적정이윤 이상으로 높이 책정한다면 높은 가격을 기준으로 30∼50% 할인판매 해도 싼 것이 아니고 진정한 의미의 세일이 아니라는 얘기다.중요한 것은 종전가격을 기준으로 한 할인율이 아니라 개별 상품의 절대가격이 다른 곳에 비해서 저렴하느냐의 여부라는 것이다. 공정위가 최근 직권조사한 화장품업계의 실제거래가격은 권장소비자가격의 평균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공정위는 화장품에 대한 권장소비자가격 표시의무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보건복지부에 관련법 개정을 요청할 방침이다.스포츠용품 업체들의 경우 연간 2백일 가까이 바겐세일을 실시해오다 최근 공정위에 적발돼 시정명령을 받았다. 이같이 연중 내내 세일을 통해 할인가격으로 판매한다면 정상판매가격은 애초부터 터무니 없이 높게 잘못 책정된 것이고,원가보다 높은 세일가격을 정상판매가격으로 간주해도 무방하지 않느냐는 것이다.제값받고 팔면서 단지 종전가격에 비해 수십% 할인판매하는 것처럼 「엉터리 비교」를 통해 바겐세일 운운하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이며,세일기간이 아닌 때에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만 바보가 된다는 것이다.이같은 잘못된 관행까지 합법화시켜주는 식으로 세일제한이 완화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앞으로 할인특매(바겐세일)란 용어를 함부로 쓰지 못하도록 엄격히 제한한다는 원칙아래 세부방안을 마련 중이다.예를 들면 할인특매의 정의를 이월상품이나 제조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경우로 한정하는 대신 나머지 경우는 일정기간 여부에 관계없이 할인특매란 용어를 쓰지않고 가격할인이란 용어를 쓰도록 하는 등의 방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내부방안이 마련되면 공청회를 거쳐 연내에 할인특매 고시를 개정,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결과는 나와봐야 알겠지만 아무튼 유통업체들이 앞으로 바겐세일이란 용어를 함부로 쓰기는 어려워질 것 같다.
  • 아·태시대 양국의 역할과 전망

    ◎비 「대통령 중임 제한 폐지론」 대두/아주지역 정치제도에 큰 변화 시사/민주화의 초기과정 단임제에 회의 일어/한·비 새로운 역사 전환기 협력 강화 절실 라모스 대통령이 세계의 힘의 중심이 아시아­태평양으로 옮겨오고 있으며 이런 새로운 역사의 전환기에 한·필리핀 양국의 협력강화가 긴요하다고 강조한 것은 우선 시기적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지금은 냉전체제의 종식으로 모든 힘의 중심이 동서 대결권에서 지역중심으로 재편되는 과도기이고 가까이는 아시아지역의 최대 협력기구인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각료회의(APEC)정상회담이 11월로 다가와있기 때문이다. 라모스 대통령은 21세기는 아·태국가들의 시대라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그리고 이 아·태시대에서 중심역할은 동남아국가연합인 ASEAN국가들이 담당하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었다.한국과 필리핀의 관계강화는 바로 동북아의 한 중심국가인 한국과 동남아의 관문격인 필리핀과의 협력이라는 면에서 지리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라모스 대통령이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성공을 위해 정책적 지원과 재정지원까지를 약속한 것도 적지않은 의미를 지닌다.현재 우리정부는 동남아국가들을 KEDO 회원국으로 동참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이런 시기에 필리핀정부가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주변의 다른 나라들의 태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필리핀주재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필리핀이 KEDO사무국에 제공할 재정지원은 약 15만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하고 『돈의 액수보다도 정치적 의미가 더 큰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라모스 대통령은 또한 『한국정부와 협의없이는 수교를 포함,북한과 어떤 접촉도 삼갈 것』이라고 강조해 앞으로 한반도문제에 있어서도 한국측과 공동보조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21세기 아·태지역의 공동과제로 라모스 대통령은 환경·교통문제와 환경개념에 입각한 개발정책 등과 함께 민주화를 내세우고 특히 11월 APEC정상회담 때 이를 주의제로 다룰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라모스 대통령은 민주화와 경제개발의 상관관계와 관련,『필리핀은 경제개발을 희생하면서도 민주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구했으며 이 신념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해 향후 이 지역의 발전모델과 관련,연구자들에게 적지않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또한 현재 필리핀 정가의 핫이슈로 등장한 대통령 중임제한 철폐를 둘러싼 개헌논쟁도 아시아지역의 바람직한 권력제도 정착과 관련해 적지않은 시사를 줄 것으로 보인다.이 개헌논란은 민주화초기과정에 도입한 대통령의 중임제한 조치를 계속 유지하는 게 과연 바람직한가라는 회의에서 제기된 것으로 이 지역의 많은 나라들이 그 결과를 주시할 것이기 때문이다.현재 필리핀 국민들 사이에는 경제발전과 정치적 안정을 이룩한 라모스대통령의 국정수행능력을 높이 평가,중임제한 철폐여론이 비등하고 있다.〈마닐라=이기동 특파원〉
  • 연내 가입위한 마지막 카드 제시/대 OECD 서면답변에 담긴 뜻

    ◎채권시장 개방 등 정부 기존입장 상당부분 후퇴/핫머니 유입 등 대비 파급영향 최소화노력 시급 정부가 목표대로 연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기 위한 마지막 카드를 내놓았다. 정부가 2일 OECD 산하 자본이동 및 국제투자위원회(CMIT/CIME)에 통보한 답변서의 내용은 그동안의 심사과정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해 정부 입장을 보류해 왔던 민감한 사안들이다.자유화 폭의 정도에 따라 우리경제에 미칠 파급효과가 가장 큰 분야들이다. 정부는 지난달 19일 OECD가 외국인 1인당 주식투자 한도 등 8개항에 걸쳐 추가 서면질의를 해왔을 당시 『더이상 내놓을 것이 없다고 하면 감정문제가 생기므로 답변서 내용은 구색을 갖추는 선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그러나 실제 답변서 내용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정부가 OECD에 가입하기 위해 그동안 취해왔던 입장에서 후퇴한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우선 국내기업의 해외 직접투자시 적용하고 있는 자기자금 조달 의무제를 오는 98년에 폐지키로 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을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해외직접 투자지침을 고쳐 이 제도를 도입할 당시 『산업의 공동화를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논리를 내세웠었다.기업이 해외에서 무분별하게 돈을 빌려 투자했다가 영업이 부실해질 경우 대외적으로는 국가채무가 되고 그 부담은 결국 국민에게 전가된다는 식으로 도입의 타당성을 갈파했었기 때문이다. 이 사안은 그동안 정부부처는 물론 OECD 회원국간에도 존폐여부에 대한 논란이 컸던 부문이다. 재경원 관계자는 『OECD 회원국 중에서도 미국과 영국 및 독일 등의 국가는 기업활동의 자유화를 내세워 폐지론을 강력히 펴왔다』며 『반면 일본 및 호주는 한국 재벌기업의 특수성을 감안,온건론을 취한 나라』라고 말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결국 시행 9개월만에 입장을 번복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내년부터 외국인 투자기업에 자본재 수입을 위해 모기업으로부터 5년 이상의 차관도입을 허용한 것은 차관도입이 아닌 직접투자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는 OECD의 논리에 밀려 취한 조치다. 또 오는 98년 중에 대기업이 발행하는 무보증 전환사채에 대해 외국인 직접투자를 허용한 것은 핫머니의 유입으로 자본시장을 교란할 우려를 낳게 한다.채권시장의 개방은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투자 리스크가 훨씬 적은데다 내외금리차 때문에 정부가 마지막 보루로 삼고 있는 부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외국인이 국내기업을 인수·합병할 때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일 경우 해당기업 이사회의 의결 이외에 정부의 허가를 받게 한 것은 국민경제에 끼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로 보인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OECD 가입을 위해 취한 조치들이 우리경제에 끼칠 파급효과가 최소화되도록 하기 위한 후속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오승호 기자〉
  • 「학습자 중심 교육」 정착을/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시론)

    작년 5월 「열린 교육사회,평생 학습사회」건설을 목표로 내세운 정부의 교육개혁 작업이 추진된지 1년이 넘었다.이에 부응하여 각 대학은 창의성과 자율성 및 다양성을 제고하고 학교중심의 공급자 중심체제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동참을 중시하는 수요자 중심체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교육을 충실히 하기 위해 강의평가제를 도입하고 연구년제 실시,연구비 지급 등을 통해 연구업적을 높이고 사회봉사를 권장하기 위해 학점제를 신설하는 등 변화와 개혁의 분위기가 널러 퍼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변화와 개혁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교육현장에서 실천화하려는 의지와 노력이 함께 어울려지지 않는다면 교육개혁의 실효성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최근 미국대학 졸업식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학습자 중심의 교육을 실천하는 현장을 보여주고 있었다. 졸업식은 한 과정을 끝내고 다른 과정을 시작하는 것을 알리는 의식이므로 축하하고 격려해 주는 자리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학 졸업식은 언제부터인지 졸업생 당사자들은 사진이나 찍고 대표만이 상을 받고,석·박사과정을 수료한 학생만이 학위수여를 받는 행사로 인식되어 졸업식 폐지론이 거론되기도 하는 형편이다. 우리나라 대학의 졸업식장 풍경을 상상하면서 식장에 들어선 나는 몇가지 면에서 우리사정과 크게 다른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우선 식장의 규모가 엄청나게 컸다.만명이상을 수용하는 농구경기장을 식장으로 꾸며 졸업을 축하하려는 가족,친지들을 전부 수용할 수 있었다.그 큰 경기장에 행사시각 한 시간 전부터 손님들이 질서정연하게 몰려들어 운동경기를 보러 온 관중의 열기 같은 것이 느껴졌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졸업식 순서가 학교중심이 아니고 학생과 학부형중심으로 정해져 있었다.졸업생들을 위한 특별강연을 위해 저명인사를 초빙하고 2000여명에 달하는 졸업생 전원이 한명씩 무대 앞으로 나가 총장과 단대학장과 악수를 나누고 졸업장을 받고 제자리로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었다.첫 학생부터 마지막 학생까지 모든 학생들을 똑같이 존중하고 축하해 주는 대우를 함으로써 졸업식이 수상자대표만을 위해들러리 서주는 것이 아니고 본인 자신을 위한 행사라는 것을 실감하도록 짜여져 있었다. 경기장 응원석에 앉은 학부모들은 자기 자녀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환호하며 박수를 치고 사진을 찍어주며 축제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2시간 가량 소요되는 긴 졸업식인데 별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진행되었다.식을 위해서 사람이 동원된 것이 아니고 사람을 위해 식이 거행된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학습자 중심의 교육」은 인간 중심의 배려하는 마음이 전제될 때 가능함을 시사해 주는 것이었다. 졸업식 행사장 입구에 있는 주차장에는 장애인만 주차하도록 특별히 마련해 놓은 것을 볼 수 있었다.환자용 의자에 앉은 장애인들이 많이 참석한 것을 보면서 주민들의 항의로 장애인 학교를 신축하거나 이전시키지 못하고 있고 헌인마을에 주민들의 양해로 장애인 학교 신축이 가능해졌다는 사실이 큰 뉴스거리가 되는 우리의 실정이 떠올려졌다. 일전에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주에 있는 가드너 웸 대학총장을 만나 학교의 특징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미국 전국에서 장애인 특수학교가 아닌 정상적인 대학 중에서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가장 잘 되어 있고 장애인 학생수가 가장 많은 학교로 명성이 있다고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그 총장에 의하면 장애인 학생들을 통해서 오히려 정상인 학생들이 배우고 느끼는 것이 너무 많아 다른 대학 학생들에 비해 이해심과 봉사정신,남을 사랑하게 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인성배양에 큰 도움이 되어 비용이 많이 들지만 특성화시키고 있다고 했다. 「사랑을 받은 자만이 사랑을 베풀 줄 안다」는 말이 있다.학교교육이 학생 한명,한명을 인간적으로 대접하고 존중하며 세심하게 보살피는 방향으로 실시될 때 남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열린 마음을 가진 「인간다운 인간」이 배출되고 교육개혁의 참된 목표가 달성되리라 여겨진다.
  • 올 연세등 3개대 직선제 폐지 계기로본 실태와 문제점(심층취재)

    ◎총장선거/정치판 보다 더 혼탁/경륜·철학은 뒷전… 중상모략·줄서기 경쟁/반대파 사사건건 꼬투리… 행정 마비 일쑤/외부인사 영입 길 아예 막혀… 학교발전 “뒷걸음” 한 때 대학 민주화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총장 직선제의 폐해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선거로 인한 폐단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줄서기,편가르기로 반목하고 중상,모략이 횡행한다.소송 사태도 잇따른다.때문에 적지 않은 대학들이 총장 직선제를 폐지했고 많은 대학들이 없앨 움직임이다.직선제 없이도 대학을 민주적으로 내실있게 꾸려가는 나라들은 많다.또 직선제를 도입했더라도 우리처럼 고약한 문제들은 나타나지 않는다.총장 직선제의 실태를 해부하고 모범적인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소개한다.〈편집자 주〉 직선제를 없애려는 움직임은 올들어 더욱 거세지고 있다.지난 3월 말 경남대 계명대 아주대 한남대 전주대 관동대 호남대 등 8개 지방 사립대의 총장들이 모여 직선제 폐지를 결의함으로써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후 연세대 국민대 계명대 등 3개대가 직선제를 없앴다.건국대 아주대 울산대 등은 사실상 지난 해 직선제를 폐기했다. 특히 연세대재단 이사회의 폐지결정이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고려대를 비롯한 상당수 대학들이 총장선출 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높은 학식과 고매한 인격의 대명사인 총장을 더 이상 선거로 뽑아서는 안되겠다는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 ○“폐지” 공감대 확산 지난 88년 목포대에서 첫 직선 총장이 탄생한 후 현재 전국 1백45개의 4년제 대학 중 26개 국·공립대 및 11개 교육대 모두와 1백8개 사립대학의 절반 가량이 직선제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 8년만인 지금,초기의 「장미빛 꿈」은 온데간데 없다. 대부분의 대학이 극심한 선거의 홍역을 앓고 있을 뿐이다.직선 총장들마저도 이 선출방식에 커다란 회의를 표한다. 강의와 연구에 몰두해야 할 교수들이 학연과 지연 등으로 얽히고 설킨다.로비도 치열하고 술과 골프 접대 등 향응은 기본이다. 교수사회의 위계질서가 무너진 지는 오래다.갓 임명된 전임강사도 총장후보 앞에서 다리를 꼬고 맞담배질을 한다.전에는상상도 못하던 일이다.이들도 1표를 가졌기 때문이다. 선거판의 중상모략과 투서는 썩은 정치판을 뺨친다.허무맹랑한 공약과 보직약속 남발도 빼놓을 수 없다. 선거가 끝나면 교수들의 편가르기가 더욱 깊어져 지지파는 무조건 총장을 따르고 반대파는 매사에 꼬투리를 잡아 총장을 공격한다. 학사행정은 마비되기 일쑤고 대학발전은 생각도 못한다.덕망있는 외부인사를 총장으로 영입하는 길은 아예 막혔다.표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다.훌륭한 자격을 갖췄음에도 혼탁한 선거양상이 싫어,끝내 출마를 고사하는 교수도 많다. ○위계질서 무너져 명문 사학인 Y대는 S총장과 반대파간의 알력으로 몇년째 홍역을 앓고 있다.반대파 교수들은 S총장의 2중국적을,S총장은 인격모독과 학교의 명예실추를 걸어 서로 맞고소했다.이 사건은 아직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S총장을 비난하는 진정서가 청와대와 교육부 등에 숱하게 쏟아졌다.총장을 비롯한 보직교수들은 이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대학발전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최근에는 상대 출신인 S총장이 경상대에만 신경을 쓴다며 각 단과대별로 『다음에는 우리도 총장후보를 내자』는 집단 이기주의까지 생겼다.수적으로 열세인 일부 단과대 교수들이 연합을 모색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국립 지방대인 K대와 사립 M대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총장 임기 4년이 맞고소,교수들의 농성 등으로 점철됐다.급기야 K대는 교육부의 감사를 받아 총장을 비롯한 1백70여명의 교수가 징계·경고·주의 처분을 받았다.소송의 몸살을 앓는 대학은 10군데가 훨씬 넘는다. 또다른 명문 사학인 K대는 H총장의 임기가 2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2년 후의 총장선거에 나설 예비후보 진영에서 정원조정을 포함한 학사행정 전반을 사사건건 물고 늘어져 정상적인 대학운영이 마비된 상태이다.H총장은 선거 후 화합차원에서 상대 후보진영의 교수를 주요 보직에 임명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지방 국립대인 C대는 L총장이 선거 때 공약으로 제시한 중간평가 때문에 홍역을 치르는 중이다.교수협의회는 중간평가를 거듭 요구하며 집단행동도 불사할 태세이다. 최근에는 학생들까지가세해 기성회 예·결산 전문위원회에 학생 참여 등을 요구하며 총장 불신임을 결의했다.총장실을 점거하고 농성도 했다. ○교수끼리 맞고소 지방의 사립 D대는 한 총장후보가 교수 자녀의 학자금을 대학졸업 때까지 전액 지원하겠다는 얼토당토않은 공약을 제시해 쓴 웃음을 자아냈다.B여대에서는 직원들에게도 투표권을 달라며 교직원 노동조합을 통해 쟁의발생을 신고하기도 했다. 서울의 K대는 재단과 사이가 좋지 않은 총장이 선출되자 재단의 전입금이 크게 삭감됐다.총장이 내세운 학교발전은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지방의 D대는 총장에 반대하는 교수들의 집단 수업거부와 점거농성으로 심각한 학내분규를 겪었고 결국 관선이사가 파견되는 「험한 꼴」을 당했다. 선거를 6개월 가량 남겨둔 국립 S대는 예상후보들이 벌써부터 치열한 사전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지난 총장선거에서는 한 후보의 부인이 총장후보 추천위원회 위원들에게 사과상자를 돌려 물의를 빚기도 했다. 후보를 판단하는 기준도 학교운영에 관한 경륜이나 철학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다.선거 때마다 전문 선거꾼으로 변신하는 일부 교수들의 행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한 교수는 『친목모임에 연고가 전혀없는 교수가 느닷없이 찾아와 인사를 하고 술대접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가장 적극적인 총장 직선제 폐지론자는 박재규 경남대 총장이다.지난 94년 직선제의 폐해도 처음으로 제기했다.박총장은 『몇몇 대학의 경우 일부 교수들이 운동권 학생을 부추겨 학교신문에 총장을 비난하는 글을 싣거나 집단행동까지도 사주한다』고 전했다. ○학생 집단행동 사주 구본호 울산대 총장은 『교수사회가 지나치게 정치화되는데다 인기에만 영합하는 총장을 양산,장기적인 발전계획보다는 급여 인상등 단세포적인 공약만 남발한다』고 걱정했다. 김종운 전 서울대총장도 『외부 인사라 하더라도 훌륭한 인물이면 총장으로 영입할 수 있도록 문호개방 차원에서 직선제는 재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한종태 기자〉 □외국에선 어떻게 선출하나 ◎미국/이사진이 주도… 인물 철저히 탐색·검증 미국의 아이비리그 사립명문대학들의 총장선출은 철저하게 소수 이사진의 주도하에 이뤄진다.대신 전세계에 걸친 광범위한 인물탐색과 여론조사를 거치며 거의 1년이 소요된다. 하버드대학의 경우 현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하는 대로 3백여년 전통의 「후임총장물색위」를 즉시 가동시킨다.하버드대의 모든 결정은 총장,감사,5인의 이사로 이뤄진 하버드법인(코포레이션) 소관인데 이 결정은 30명의 동창대표로 구성된 감독위원회의 추인을 얻어야 한다. 총장물색위는 이 법인 7명 및 감독위 3명등 10명으로 구성되는데 90년 5월 보크총장 후임을 고르기 위해 물색위는 하버드와 관련된 인사 25만8천명에게 마땅한 인물을 추천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고 3백명의 교수,학생들과 면담했다.배경조사등을 거쳐 10명 정도의 최종추천인물이 가려지자 물색위 위원들은 이들과 개별면담을 가진뒤 91년 3월말 이중 1명의 후보를 추천,법인과 전체 감독위의 승인을 거쳐 10개월만에 26번째의 루덴스타인 새 총장을 선임했다.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역시 총장이 사직하게 되면 총장직무대행 체제와 함께 후임물색위를 가동한다.물색위는 총장,이사,동창대표등으로 코포레이션을 구성하고 동창들에게 의견요청 서신을 띄운다.현 레빈 예일대총장,소번 컬럼비아총장 역시 이같은 방식으로 지난 93년4월과 93년 2월에 각각 최종 선임됐다. 이런 광범위한 인물탐색과 철저한 검증,훌륭한 인물을 뽑기위한 여러 단계의 절차들이 학연이나 혈연을 떠나 인물위주의 총장을 선출하고,대학은 물론 미국을 초일류국가로 만든 밑거름이 되게 했다.〈워싱턴=김재영 특파원〉 ◎영국/사전선거운동 없이 교수위원회서 뽑아 영국 최고의 명문인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대학의 경우 총장은 모든 교수들이 직접 뽑는 직선제에 의하지 않고 30여명의 교수들이 구성하는 위원회의 추천에 따라 선출된다.총장은 학식은 물론 폭넓은 경험과 행정력을 인정받는 인물이 되며 사전선거운동이나 조율없이 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총장의 임기는 4년이며 차기 총장은 2년전에 선출된다.취임하기 전 2년동안은 수습기간인 셈이어서 대학운영에 관한 업무를 익히게 된다. 한편 명예총장은 실권이 전혀 없으며 일반행정에 관여하지 않는다. 이들의 업무는 총장을 뽑을때 고작 위원회의 사회를 보는 일정도다. 명예총장은 왕실로부터 경등의 칭호나 작위를 받은 인사들이 주로 맡는다. 옥스퍼드의 현 명예총장인 젠킨스경은 70년대 노동당 당수를 지낸 정계의 거물이다.이처럼 명예총장직은 은퇴한 정치인이나 고위층 인사들이 평생업적을 인정받아 주어지는 말그대로의 명예스런 자리에 불과할 뿐이다. 졸업한 지 5년이 지난 동문들이 모여 모교의 상징적 인물을 명예총장으로 선출하고 있다. ◎불·일/사전조정 제도적 장치마련… 잡음 없어 프랑스의 국립대학과 일본의 대학총장은 직접선거방식에 의해 선출된다.프랑스 국립대학은 85개로 행정위·학술위·연구 및 대학생활위원회등 3개 위원회가 총장선출에 참여한다.각 위원회는 교수·학생·교직원등이 각각 일정비율로 참여하고 있어 대학에 소속된 모든 사람들이 총장선출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5년 임기의 총장을 선출할때는 행정위의 부위원장이 선거위원장을 맡는다.대학총장은 이들3개 위원회의 위원장을 겸하고 있어 권한은 막강하다. 일본의 경우 도쿄대학 총장은 2단계로 선출된다.우선 학부,연구소별로 선출된 대의원들이 후보자 5명을 추천한다.그다음 5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교수 전체회의가 직선으로 1명을 선출한다.이때 본인에게 수락여부를 확인,수락하면 총장으로 확정된다. 그러나 프랑스와 일본에서 총장선출을 둘러싸고 잡음이 일어나거나 사회적 물의를 빚는 경우는 거의 없다.그것은 사회적 관습이나 문화가 우리와는 달라 사전에 조정이 되도록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첫째 사전협의(네마와시)의 사회문화를 지적할 수 있다.일본의 대학에도 친소관계나 파벌등의 갈래가 존재한다.하지만 파벌 또는 그룹들이 사전협의등을 통해 후보 또는 당선자를 조정함으로써 정면대결의 굉음은 일어나지 않는다.도쿄대의 경우 파벌,그룹조차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로 도쿄대학 총장직은 관료 최고직위인 사무차관보다 높은 대우를 받지만 권한은 매우 제한적이다.총장이 예산과 인사권을 쥐고 막강한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단과대학(학부)과 전공별로 자치권이 강하기 때문이다. 셋째 총장은 보통 정년이 임박한 교수가 선출돼 4년 임기의 명예직 성격이 짙다.〈파리·도쿄=박정현·강석진 특파원〉
  • 연대 총장직선제 폐지 파문/이사회 결정에 교수평의회 반발

    ◎학내파벌 조성·인신공격 없게/직선제 단점 보완책 마련 시급 대학가에 총장 직선제 폐지를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달 9일 대구의 계명대 이사회가 총장 직선제 폐지를 선언,교수협의회와 마찰을 빚는 가운데 연세대에서도 같은 사태가 재연됐다. 연세대 이사회는 오는 7월 말 임기를 마치는 송재 총장의 후임을,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를 통해 뽑겠다고 지난 달 30일 의결했다.그러자 교수평의회는 4일 투표를 통해 2명의 총장후보를 오는 6월14일 예정대로 선출,이사회에 선임을 건의하겠다고 즉각 반발했다. 직선제 폐지문제는 지난 3월 말 경남대 등 8개 지방사립대의 총장들이 『정치선거를 지양하고 대학 구성원들의 역량을 연구와 교육에 결집하기 위해 총장선임의 권한을 이사회에 귀속시켜야 한다』고 결의하면서 불거졌다. 폐지론자들은 80년대 중반 민주화 바람을 타고 등장한 이 제도가 대학 민주화의 상징처럼 여겨지지만 이미 「시대적인 효용성」이 다했다고 지적한다.선거 때마다 교수들 사이에 파벌이 조성되고 인신공격이 난무하는가 하면 학연이나 지연에 따른 지지 등 추태가 반복되면서 오히려 대학발전의 걸림돌이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상임의장 김상곤) 등 교수단체들은 『직선제 폐지는 대학을 소수 이권집단의 사유물로 만들려는 발상』이라며 공동 대응을 선언했다.선거의 부작용은 과도기적 현상이며,이사회에 전권을 맡기면 사립대 재단의 횡포를 견제할 방법이 사라져 온갖 비리가 다시 기승을 부리게 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연세대와 계명대 사태의 추이가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연대 이사회가 내놓은 추천위는 교수 10명 외에 직원,동문,기성회,학생,사회유지 각 2명 등 각계 대표 20명으로 구성된다.이사회에 전권이 없는 셈이다.계명대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외국에서도 일반화된 총장선출 제도로 완전한 직선제도,이사회의 일방적인 선임도 아닌 절충안이다.연세대 교수평의회도 『이번 총장선거 이후에는 이사회에서 내놓은 방식을 포함해 개선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혀 타협의 의사를 비쳤다. 극한대립을 피하고 여러 구성원들이 지혜를 모아 직선제에서 드러난 단점을 보완하고 대학 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는 선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쪽으로 공감대가 형성되는 중이다.〈박용현 기자〉
  • 전국구,대표·전문성 살려야(사설)

    4·11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당의 전국구후보 공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정치자금이나 논공행상의 수단으로 악용되었던 과거를 청산하고 이번에는 대표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직능대표진출이 이루어지도록 각당이 전국구공천의 혁신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15대전국구는 국회의원정수의 15%인 45명으로 14대의 23%,62명에 비해 크게 숫자가 줄었다.또 의석수에 따라 배분하던 것을 득표수로 바꾸어 대표성의 왜곡을 바로 잡는등 문민시대의 정치개혁에 따라 상당한 제도개선이 이루어졌다.이제는 전국구본래의 취지를 살리는 운영의 개선을 실천할 차례다.유권자 사표를 방지하고 정당정치를 강화하며 지역구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전문인력과 직능대표의 정치참여를 이루는 전국구제도의 참뜻을 살려가야할 것이다. 14대까지도 전국구는 야당의 경우 최고 몇십억원까지 특별당비를 받는 등 그 액수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공공연한 매관매직으로 「돈(전)국구」라는 별칭을 얻었다.밀실에서 보스의 지명이나 계파간 나눠먹기를 통해 세력부식이나 지역공천조정에 악용하고 총선득표의 당리와 금권정치의 방편으로 변질되어 전국구폐지론까지 대두되었었다.그러한 잘못된 운영이 개혁의 시대에 되풀이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공천이 곧 당선을 의미하는 전국구의 공천은 각당이 우선 그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미리 밝히고 과정과 절차를 투명화해 검은 구석이 없도록 해야한다.인선은 사회분화의 추세에 맞는 이해조정과 정책개발을 소화할 직능대표와 전문가,그리고 조직과 자금이 취약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해야한다.보스의 가신이나 직업정치인은 의미가 없다. 각당은 총선 득표전략에 따라 이미지에 치중하는 인선을 할지 모르나 환자에게는 잘 생기고 말잘하는 의사보다 병 잘 고치는 의사가 긴요하듯이 실력있고 유능한 인재를 충원하기바란다.공천을 둘러싼 돈거래는 불법행위로 엄정한 처벌이 있어야할 것이다.
  • 세대교체 어떻게 될것인가(이동화 칼럼)

    「4·11」국회의원총선거는 21세기 한국정치를 여는 중대한 의미가 있는 국민적 행사다.빠른 시일 안에 통일과 세계일류국가로의 발돋움을 하려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면 무엇보다도 정치가 한차원 높아져야 한다.이것이 이 시대의 필연적 흐름이며 국민적 욕구라 할수 있다. 『정치가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선거 때마다 무성했고 국민적 호응도 높았으나 지역감정,정치자금의 편중,붕당정치,교묘한 기만등 현실정치의 후진성에 막혀 그 결과는 정치의 답보현상으로 이어져왔다. ○새정치 인적 변화로부터 그러나 시대정신은 표를 가진 국민들의 보다 깨어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정치를 위한 정치만을 추구하는 정치꾼,국민과 나라에 도움이 되지않는 정치인,자신의 이익을 앞세우는 구태를 도태시키고 각분야의 진정한 대표가 정치전면에 나서야 할 때가 된것이다. 정치의 변화는 우선 인적변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선거는 사람의 변동을 가져올 가장 좋은 기회다.이번 총선에서도 인적교체,특히 세대교체를 통해 수혈이상의 인적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우선 공천을 통한 세대교체의 모색이다.지금처럼 하향식 정당구조에서는 정치지도자들의 판단과 결단에 따라 상당부분 인위적 교체가 가능하다. 여당인 신한국당의 공천결과를 보면 세대교체에 대한 재미있는 현상을 읽을 수 있다.현역의원 1백62명중 약24%인 38명이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불출마선언을 했을 뿐 전국적으로 현역의원 재공천율이 과거 어느 때 보다 높았다.이는 국민의 전반적인 안정과 보수선호현상과 아울러 지역주의 정치행태가 낳은 기대치 이하의 결과라 하겠다. ○여당 수도권교체율 62% 그러나 수도권에는 96개 지역구중 59곳을 바꿔 무려 62%의 교체율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이곳에는 원외위원장이 많기도 했지만 세대교체를 바라는 의식있는 유권자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시대정신과 개혁적 이미지로 승부를 해보겠다는 여당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주요야당들도 수도권에는 보다 많은 신인들을 공천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신한국당과는 달리 이번 선거를 내년 대통령선거의 전초로 보는 주요야당세력의 공천은 세대교체라는 점에서 애매한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세대교체가 정치구호로 첫 등장한 것은 5·16혁명 이후 주체세력들이 정치참여를 위한 구호로 내걸고 외쳤을 때였다.박정희소장이 당시 44세,김종필씨가 35세였으니 그 이전까지의 정치주역이었던 이승만대통령(86)·윤보선대통령(64)·장면총리(62)등이 60대 이상이었으므로 이와 대비하여 젊은 세대로 교체가 되어야 한다는 캠페인이었다. ○35년이전과 이후의 JP 그 다음이 71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야당후보경쟁을 둘러싼 「40대 기수론」.당시 44세의 신민당 원내총무이던 김영삼씨가 먼저 제창하자 김대중(47)·이철승(49)씨가 호응한 세대교체 주장이었다.이 40대 기수론은 오늘날 25년간에 걸친 3김시대의 청산,지역할거구도의 타파와 연결되는 김대통령의 세대교체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5·16」혁명으로부터 35년이 지난 지금 그 주체였던 김종필씨가 당시의 세대교체대상들 보다 몇년이나 더 많은 70대에 접어들어 청산대상으로 공격을 받고 있음은 역사의 되풀이라 할수 있다.또 오랜 세월에 걸친 3김정치의 막바지에 1김이 나머지 2김을 대상으로 하는 세대교체론을 역설하는 것을 보면 역시 시대의 흐름과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이제 유권자들은 나름대로 세대교체 문제에 대한 정리를 해야 한다.국민들은 오랫동안 3김정치의 나쁜 점을 많이 보아왔다.자신이 잘하기 보다는 남을 깎아내리기에 정신이 없는 작태,­오죽하면 대변인제도 폐지론이 나올까­이로 빚어진 갈등과 불화,지역분할을 토대로 하향식의 독선적 정당운영과 붕당적 색채는 대표적인 것이다. 기득권유지에 급급한 정치인들의 행태­예를 들어 선거법을 현역의원들에게 절대유리하게 살짝 고쳐놓은 것이나,의원직을 유지하면서 그 혜택을 누리려고 활동과 공천신청은 다른 정당에 하면서 탈당조차 하지 않는 모습 등­당장 눈에 거슬리고 국민의 지탄을 받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다.이제는 3김등 정치지도자들에게 이의 시정을 적극 요구하고 표로 심판해야 한다.이것이 바로 이번 총선의 의미다.
  • 신춘문예(외언내언)

    신춘문예 작품을 공모하는 종합일간지의 사고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문단에 오르는 길은 여러갈래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신춘문예가 가장 권위있는 등용문. 신춘문예에 당선되기만 하면 눈부신 각광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데뷔한다.그래서 해마다 이맘때면 문인지망생들은 열병을 앓는다.잘 다니던 직장까지 그만두고 신춘문예에만 매달리는 사람들도 있다.신춘문예작품을 처음으로 공모한 것은 1925년 동아일보.이 신문의 주필겸 편집국장이었던 소설가 홍명희가 단편소설,신시,가극,동요,가정소설,동화등 6개 분야에 걸쳐 작품을 모집했는데 아동문학가 한정동·윤석중이 신춘문예 당선1호의 영예를 차지했다. 일제때는 박영준,김동리,김유정,서정주,황순원등이,해방후에는 약2천여명의 문인들이 신춘문예의 관문을 거쳐 문단에 데뷔했다.서울신문은 1950년부터 역량있는 문인들을 배출하기 시작했다.첫공모에서 소설의 김성한이 당선,오영수가 가작에 뽑힌것을 비롯,이제하,장윤우.임철우,김문환,조대현,손영목 등 각분야의 쟁쟁한 작가들이 서울신문 문맥을 잇고 있다. 신춘문예 당선작가중 크게 활약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당선작이 마지막 작품이 된채 사라져버린 사람들도 적지 않다.때문에 문단 일각에서는 「신춘문예폐지론」이 대두되고 있다.신춘문예가 공정성이 확보되기는 하지만 한두편의 작품으로 작가의 역량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 그 근거.일리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신춘문예옹호론」도 만만치 않다.이 제도가 폐지되면 선배문인들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될 경우 도제적인 정실이 개입될 우려가 있다는 것.따라서 신춘문예의 공과를 흑백논리로 따지기는 어려운 일.어쨌든 신춘문예가 존속하는 한 역량있는 신인작가들이 많이 배출되고 또 이들의 신선한 시각이 담긴 역작들이 쏟아져나와 문단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 “낭비·비효율 추방”/유엔기구 감원 바람

    ◎ILO 53세이상 자진퇴임 권고/일부 기구 통폐합·폐지론도 등장/국제도시 제네바 “수입감소” 고민 「국제기구의 도시」제네바가 불안에 떨고 있다. 유엔 창설 50주년을 맞아 유엔 산하기구들이 비대하고 운영이 비능률적이라는 지적으로 산하 기구 재정비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기구의 개혁은 인력과 예산 감축으로 요약된다.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노동기구(ILO)는 지난달부터 사무총장명의로 사무국 직원들에게 회람을 돌렸다.53세 이상의 원로 공무원들은 자진해서 떠나줄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다. ILO의 직원은 제네바에 1천5백여명에다 세계 곳곳에 파견돼 있는 직원들까지 합하면 2천5백여명.이가운데 2백명 이상의 공무원들을 감원할 것이라는 설이 벌써부터 ILO 주변에서는 파다하다.또한 정년퇴직으로 발생한 빈자리에 대한 신규채용이 동결됐음은 물론이다. 유엔 산하기구의 인력 감축움직임은 ILO같이 덩치가 큰 기구를 중심으로 이뤄진다.제네바 최대의 국제기구로 꼽히는 세계보건기구(WHO)는 본부의 1천2백명에다 파견직원을합해 5천여명.WHO도 신규직원 채용을 동결하고 인력감축 방안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거대기구뿐 아니라 기능이 중복된 기구끼리의 통폐합도 거론되고 있으며 일부 기구는 폐지론까지 나온다.안정된 신분보장에다 외교관에 준하는 특권을 보장받아 한때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던 국제기구공무원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는 것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들 국제기구 공무원들의 몸에 밴 관료주의에 대한 비난이 요즘들어 크게 늘고 있다.제네바의 외교관들은 유엔산하기구의 공무원들의 관료주의에 혀를 내두른다.전화를 하면 담당자는 자리에 없기 일쑤여서 제대로 일을 볼 수 없을 정도이고 걸핏하면 휴가를 떠나거나 아프다고 출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엔 기구에 근무하는 칼 파슈케씨는 『몇달동안 유엔에서 근무해본 결과 유엔은 낭비와 비효율성의 표본』이라고 결론지었다. 유엔의 예산은 인건비가 대부분으로 연간 1백5억달러(한화 7조8천억원)이다.그러나 유엔의 국제기구 개혁바람으로 국제기구의 도시인 제네바의 위상도 바뀌고 있다. 제네바의 인구 36만명 가운데 외국인은 38%를 차지하고 26개의 유엔 직속기구를 포함해 모두 46개의 국제기구들이 제네바에 몰려 있다.이에따라 국제회의도 연간 1만회나 제네바에 집중되고 있다. 국제기구 공무원들이나 국제회의 개최로 제네바가 벌어들이는 숙박 등의 수입은 엄청난 규모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국제기구의 인력감축은 제네바와 스위스의 수입감소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제네바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국제기구의 탈제네바 현상도 두드러진다.기후변화협약 사무국 유치전에서 독일에 패했고 유엔개발기구 산하의 자원봉사단 사무국은 내년6월 독일의 본으로 옮겨가게 돼있다.직원이 1천여명이나 되는 유엔의 한 경제기구 사무국 유치경합에서도 뉴욕에 패했다.냉전붕괴이후 신설되는 국제기구의 유치에서 제네바가 번번이 패하는 것은 냉전시대에는 영세중립국이라는 고립주의가 국제기구 유치의 장점으로 작용했지만 이제는 단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 대변인 폐지론(외언내언)

    『정치란 유혈없는 전쟁이며 전쟁은 유혈있는 정치』라는 모택동의 말은 정치가 갖는 투쟁과 통합의 두 얼굴 가운데서 권력투쟁의 측면을 가리키고 있다. 그래서 민주정치란 전투를 토론으로 바꾸고 총검을 대화로,주먹을 논의로 대치하여 폭력대신 투표로 판가름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그러므로 정치가 말의 전쟁으로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렇긴 하지만 우리의 경우 정당을 대표하는 공식대변인들이 말의 전사로 나서 벌이는 저질 말 싸움의 일상화는 이제 정치관객들에게 참기 어려운 고통거리다. 가령 그저께 가칭 새정치국민회의의 대변인이 낸 성명을 보면 민주당의 홍영기 공동대표를 가리켜 『나이드신 분답지 않은 한심한 처사』라고 인신공격한 대목이 있다.이 대변인은 그전에도 일찍이 여당총장을 가리켜 「백두흑심」,여당총무를 「조랑말총무」라고 불렀으니 그 정도는 오히려 점잖은 정도일지도 모르겠다.당시 민자당대변인이 『그의 논평은 마치 평양방송을 듣는 느낌』이라고 논평했었다. 그런가 하면 자민련창당과 더불어 인신공격 사수가 한사람 더 늘었다.자민련 대변인은 얼마전 민자당의 신임대표를 가리켜 『네개의 정권에서 핵심을 거친 기회주의자』라는 원색적인 공격을 퍼부으며 열흘동안에 걸쳐 민자당대표위원을 비난하는 논평만 13건을 내는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되었다. 매일같이 정당의 대변인들이 상대당 당직자들에게 상스러운 욕설을 하고 정당끼리 빈정거리는 말투로 싸움질을 벌이는 나라는 아마도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민자당의 박범진 전대변인이 작년 5월엔가 정치문화의 저질화를 막기 위해서도 정당의 대변인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한 주장을 심각히 검토할만한 때라는 느낌이다. 따지고 보면 긍정적인 대변인구실을 파괴하고 있는 것은 대변인들의 자질 때문이 아니라 저질말싸움의 하수인으로 만든 정당의 당수들한테 책임이 있을 것이다.백해무익한 대변인제도를 없애든지 저질공격을 못하게 하든지 정당 당수들이 분명한 선택을 내려야 할 것이다.
  • 지자체장 인기영합 말라(사설)

    민선단체장시대 출범이후 쓰레기와 불법주차단속 등 기초질서가 무너지고 그린벨트훼손 등 불법행위가 급증하고 있어 우려된다. 지자제의 참뜻은 기초적 민주주의를 통해 주민들의 복지와 편의를 증진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있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그러나 최근 전국 곳곳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기초질서 문란행위는 지자체의 느슨한 단속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시급히 시정되어야 할 대상이다. 지난 1월에 실시,정착단계에 들어선 쓰레기 종량제가 7월들어 단속소홀을 틈타 규격봉투 미사용,골목에 함부로 버리는 행위 등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한다.단속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서울시의 경우 7월 이후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건수는 4∼5월에 비해 25∼50%가량 줄었고 불법주차단속도 완화돼 하루 최고 1만5천건에서 3천여건으로 감소했다.말할것도 없이 민선 구청장들의 그릇된 인기영합 행정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일관되게 지켜온 그린벨트의 규제도 최근들어 수도권지역에서 불법건축물 증·개축,쓰레기 매립장 불법설치 등 훼손사례가 현저하게 늘어나고 있다.그동안 우리가 합의에 의해 공들여 쌓아올린 「공동의 이익」을 무너뜨릴 수 있어 걱정스럽다. 단체장들은 주민들의 표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선거기간중 주민들에게 많은 공약을 한 것은 사실이다.따라서 선거구민들을 위해 편의와 이익을 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그러나 그것이 인기에만 영합하려는 「잘못된 행정」으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그런 행정은 법과 질서를 뒤흔들어 혼란을 자초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지방의 어느 단체장은 「쓰레기 규격봉투 폐지론」을 편 일까지 있다.국가적인 중요정책목표가 단체장들의 일시적 인기공세에 밀리거나 훼손되어서야 되겠는가.단체장 취임이후 징후를 보이고 있는 지나친 「지역 이기주의」와 함께 앞으로 크게 경계해야 할 과제다.지역주민을 위해서는 「인기행정」이 아니라 「봉사행정」이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읍·면·동 폐지 검토안해”/김 내무차관

    김무성 내무부 차관은 27일 여당 일각에서 읍·면·동의 폐지론이 제기된데 대해 『내무부는 읍·면·동 폐지 등 행정계층의 구조 개편을 전혀 검토한 바 없으며 앞으로도 추진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차관은 또 『우리처럼 대의회 제도를 채택한 나라에서 지방의원들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경우는 없다』며 의정활동비 인상에도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 「옛 명동국립극장」 보존의 지혜/김종면 문화부 기자(오늘의눈)

    사명대사에게 왜장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가 여쭈되 『조선에 보물이 있읍니까』하니 스님이 『보물은 일본에 있을뿐 조선에는 없다』고 대답했다.가토가 다시 『그것이 무슨 뜻입니까』하고 묻자 『지금 조선에서는 당신의 목을 베면 천금의 상을 받게되니 당신의 머리가 곧 보물인 것이다』라는 스님의 호통이 터졌다.가토는 간담이 서늘했다.임진왜란때 얘기이다. 1952년말 한·일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져 도쿄의 미군당국은 중재를 해볼 양으로 이승만을 도쿄에 초대했다.당시 일본총리는 요시다 시게루(길전무)였다.먼저 미국대사 머피가 마련한 오찬에 노회한 요시다가 불참하는 결례를 저질렀다.다음날 미군사령관 초대만찬에서 두노인은 냉랭한 표정으로 만난다. 요시다가 묻고 노 대통령은 대답했다.『듣건대 산자수명한 한국엔 아직도 호랑이가 많다던데요』,『한국엔 이제 호랑이가 없소』,『그럴리가….예로부터 백두산호랑이가 유명하지 않습니까』,『당신들 일본인들이 마구 잡아 가죽까지 벗겨간 탓에 이제 호랑이는 씨가 말랐소』말속에 촌철살인의기(회)가 담겼지만 말하는 사람의 인격과 언어의 품위는 조금도 손상없이 오히려 돋보인다.말이란 이래야한다.사람의 말속에 온갖 것이 들어있고 모든 것이 드러난다. 돈봉투를 둘러싼 민주당 후보경선 진흙탕싸움,후보자질 시비,고발,투서에 야당당사에는 이상한 도둑이 들고….돈과 추태만이 아니다.정치판에 오가는 말들이 마냥 거칠다.깨끗한 선거는 돈안쓰는 선거로만 되지 않는다.반듯한 선거문화의 정착은 말의 순화,정제되고 절제된 말의 구사에서 비롯된다. 정치란 말로서 시작된다.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정치인의 출신,인품,학식과 덕망,교양,경륜,장래…그런 모든것이 드러나게 마련이다.말은 사람의 척도다.점잖은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을 대변하고 험하고 막된 말은 그 사람의 수준이 그 정도에 머무르고 있음을 보인다.또 함부로 하는 말은 그것이 조만간에 막가는 행동으로 현실화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우리 정치에서 이 「말의 폭력」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그래서 여당의 대변인이 정당대변인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대변인제 폐지를 주장하는 이상한 대변인이지만 그(박범진 민자당대변인)는 『대변인이 정당의 하수인으로 전락,흑색선전이나 인신공격으로 정치를 저질화시키고 있다』고 말한다.정당에 대변인을 두고 상대 당과 그 지도자들을 인신공격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는 것이다.야당 대변인이 걸핏하면 욕설에 가까운 논평이나 하고 상대당의 특정인을 겨냥해 「백두흑심」이니 「조랑말」이니 하는데 대한 투정일법도 하다.그러나 꼭 따지자면 지금까지 여당 대변인의 입심이나 논평내용도 더러 여간 아니었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피장파장인 셈이다. 민주당의 전남지사후보 경선에 나섰다 패배한 대학교수 김성훈씨의 체험담은 현실정치의 「잔혹상」을 실감케한다.한집안끼리였는데도 온갖 폭력적 언어와 음해·모함이 난무해 『지옥에 갔다온 기분』이라고 김씨는 실토했다.그는 『경선기간동안 나는 세상에서 가장 저질의 인간으로 전락됐다.일거수 일투족 말 한마디가 모두 전문 마타도어 제조자에 의해 왜곡됐고 인신공격성 발언으로 되돌아왔다.정책대결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그는 엊그제일을 회고했다. 수준 높은 정치마당에서의 말들은 세련된데다 품격과 여유가 있다.동료를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이는 것을 최대의 금기로 삼는 영국 하원에서 처칠수상이 다소 경망한 언사를 농했던 한 의원을 「거짓말쟁이」로 매도하려던 순간 얼른 말머리를 돌려 『언어상의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작자』라고 표현해 폭소속에서 위기를 넘긴다.역시 의회민주주의 정치의 본고장답다. 하품의 정치에선 막말만 나올 수밖에 없는가.아니면 저급의 말들뿐이니 그정도의 정치밖에 안되는가.민주주의란 자식농사와 같다고 했다.자식을 키우자면 말썽도 잦고 애태우는 일도 많다.그래도 자식은 키워야한다.민주주의를 하자면 말도 많고 왠지 부산하기 이를데 없다.그래도 민주주의는 해야한다. 깨끗한 선거,격조높은 정치문화의 정착을 위해선 정치에서 「말의 폭력」을 추방해야 한다.우선 대변인폐지론부터 검토해볼 일이다.그것이 쉽지않다면 대변인 자신들부터 말의 품위를 찾고 표현을 순화하며 특히 인신공격을 말아야한다.값싼 비유,원색적인 비방과 야유,비속어,냉소를 삼가고 보다 진지해야 한다.멋지고 유쾌하며 함축적인 어귀와 표현을 개발하면 더욱 좋다.
  • 박 민자대변인/“민주대변인 바꿔라” 포문

    ◎취임 1주맞아/“인신공격 남발… 평양방송 방불/4류정치 하수인… 없는게 낫다” 민자당의 박범진 대변인이 6일 「대변인폐지론」을 들고 나왔다.정당의 대변인이 정치발전에 도움은 커녕 해악이 되고 있으므로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는 이유에서다.이 폐지론은 「대변인 자폭론」이 아니라 민주당의 박지원 대변인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7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박범진 대변인은 이날 작심한 듯했다.먼저 『1년이 몇년은 된 것같다』고 소회의 일단을 피력한 그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인신공격,흑색선전,빈정거림 등으로 정치를 저질화시키는 하수인 구실을 하고 있다』며 박지원 대변인에 대해 직격탄을 퍼붓기 시작했다.『그의 논평은 마치 평양방송을 듣는 느낌』이라고까지 했다. 「백두흑심」 「조랑말총무」등 최근 박지원 대변인의 발언을 공격대상으로 삼았다.「백두흑심」은 머리가 흰 민자당 김덕용총장을,「조랑말 총무」는 제주도 출신인 현경대총무를 겨냥한 말이다. 민자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공포로출신의 직능단체를 구성하려는 데 대해 박지원 대변인이 『백골단·땃벌떼』라고 논평한 것도 박범진대변인을 발끈하게 했다.이에 박범진대변인은 『6·25 때 목숨을 걸었던 분들한테 정치깡패에게나 하는 말을 했다』며 즉각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우리 정치의 후진성도 짚었다.『매일같이 정당의 대변인이 상대당 당직자를 야비하게 인신공격하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이런 인신공격은 과거에도 없었다.정도를 걸은 대변인들은 정치적으로 대성했다』면서 김영삼 대통령·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등의 야당 대변인 경력을 들었다.최근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우리 정치는 4류』라고 지적한 것을 거론하며 『그런 비난을 받아도 싸다』고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박지원 대변인에게서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대변인이란 하수인을 시켜 인신공격을 하는 것은 정치인의 이중적 위선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김대중씨나 이기택 총재가 직접 나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언론보도에 대해서도 『그런 자세에 비판을 가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시했다.이 정도로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그는 『5공 때 한 토론회에서 박지원 대변인이 5공을 두둔하며 했던 발언내용을 담은 테이프를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성없다” 반격 이같은 얘기를 전해들은 박지원 대변인은 『별소리를 다 듣는다』고 무시하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그는 『오죽했으면 그런 논평을 했는지 그분의 심경을 이해할 수 있다』면서 『대변인 폐지 내지 교체론은 자기반성이 없는 말』이라고 반격했다.두 대변인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 이렇게 고쳐야 한다(지방행정 체계:6·끝)

    ◎“정보화­지방화시대… 행정단계 줄여야/여야의원의 처방/지역감정 청산위해 「도」 재획정 필요/전남·경남 일부묶는 안도 고려할만 최근 정계 일각에서 행정구역 개편문제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지난해 10월 정기국회에서 행정구역개편 문제를 제기했던 나로서는 이제와서 이 문제가 재론되는데 착잡한 느낌이다.그때 바로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이 문제를 정면돌파했더라면 매듭을 풀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기국회는 지방자치제 문제 같은 해야할 일은 뒷전으로 미루고 여야간에 해묵은 「12·12」사건의 사법처리 문제를 둘러싼 소모적인 경쟁으로 아까운 시일을 허비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 민자당의 당론은 4대 선거를 예정대로 치르면서 고칠 수 있는 부분은 우선 고치자는 쪽으로 정리됐다.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선택으로 이해된다.생활권과 행정구역이 다른 지역의 경계 재조정,특별시·광역시의 구의 준자치구화는 모두 일리있다. 우리 정치의 고질적 병폐이며 후손들에게 더이상 물려주어서는 안될 지역감정을 인위적으로라도 청산하기 위해 일부 지방의 경우 선거가 끝난뒤에라도 도의 경계를 다시 획정할 필요가 있다.전라남도의 동남부와 경상남도의 서남부 일부 지역을 묶어 새로운 도를 만든다든지 전남북과 경남북의 내륙지방을 묶는 것,그리고 경기도를 한강 이남과 이북으로 가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현행 3단계로 되어 있는 행정조직을 한 단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또 인구의 급격한 이동으로 인해 지방의 군은 인구 3만이 겨우 넘는데가 있는가 하면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인구 4만에 육박하는 동도 있는 형편이다.이런 불균형은 하루빨리 시정되어야 한다.발로 뛰면서 행정을 보던 시절의 행정구역을 전화와 자동차로 처리하는 지금의 상황에도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일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지자제 선거를 눈앞에 둔 이 시점에서 행정구역 개편문제가 제기되어 정가에 다소 혼란을 주고 있는듯 하나 이 문제는 국가의 백년대계에 관계되는 주요 사안이므로 정치권이 당리당략과 이해관계를 떠나 신중하고 진지하게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선거뒤 필요부분만 손질해야/「읍·면·동 폐지」 검토해 볼수도 민자당이 서울시 분할론,경기도 분할론,울산의 직할시 승격론,도 폐지론에 이어 자치구폐지론을 제기하며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4대지방선거를 4개월 앞두고 치고 빠지기 식으로 행정구역개편을 공론화하려는 것은 다음 두가지 점에서 반민주적이다. 첫째,민주적 절차에 어긋난다.주민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정구역개편은 지역주민의 의사를 우선적으로 수렴해 이뤄져야 한다.따라서 주민투표법을 먼저 제정한 뒤 그 절차에 따라 행정구역을 개편해야 한다.지금 단계에서 행정구역개편론의 초점은 주민투표절차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모아져야 한다. 둘째,물리적으로 6월 지방선거를 연기하지 않고는 행정구역개편이 불가능하다.행정구역개편을 4대지방선거 연기의 명분으로 삼는다는 것은 결국 민주화와 지방자치발전의 차원이 아니라 권력유지의 수단으로 삼는 것을 뜻한다.만일 수도권과 호남에서의 패배와 TK정서및 JP신당출현을 우려해 지방선거 연기를 꾀하는 것이라면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행정구역개편은 현재 국회내무위 법안소위에서 심의중인 주민투표법을 조속히 제정한 뒤 지방선거 이후에 필요한 지역에 한해 민주적이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해야 한다. 행정단계 개편은 자치계층과 행정계층의 일치,행정보조계층의 단순화 차원에서 읍면동을 민원출장소화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그것도 민원업무 간소화와 사무전산화를 먼저 이룬 뒤 시범지역을 선정해 추진하는 등 장기적으로 검토할 사항이라고 본다.반면 민자당의 한 의원이 제기한도 폐지론은 지금까지 어느 행정학자도 거론한 바 없는 것으로서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도 폐지론은 고려시대 이래의 역사성과 자주적 기반을 무너뜨릴 뿐만 아니라 지방화나 분권화에 역행하고 광역행정수행 애로,자치단체간 분쟁해결 곤란,중앙정부 부당간섭 등을 초래할 것이다.오히려 광역단체인 도에 보다 많은 권한을 부여해 통일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가장 지방적인 것이세계적 경쟁력을 갖는다는 평범한 진리에도 불구하고 지방화를 연기하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세계화추진기구는 있으면서 지방화추진기구는 없다.옥상옥의 정부기구인 총무처가 국가사무의 지방사무 이양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지방자치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범정부적인 지방화추진기구 설치가 시급하다. ◎전문가들의 대안/선거보장장치 마련… 의혹 해소부터/정치권 중·장기 협의기구 만들어야 지방행정의 개편 여부로 다시금 온 나라가 시끄럽다.이같은 혼돈을 수습하고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차분히 생각을 정돈하고 문제의 본질을 규명해 보아야 한다. 지방행정의 계층과 구역은 지방차치의 근본토대이다.현행 계층구조의 행정구역은 조선말기에서 일제 초기의 확정된 것으로 지금까지 큰 변화없이 골격이 유지되어 왔다.본질적으로 기존의 지방행정 수행체제는 국민생활의 편의를 도모하기 보다는 통치의 용의함이 중점을 두어 왔다고 볼 수 있다.그 결과 현행 체제는 중앙정부의 통솔의 원리를 기준으로 하여 다단계의 계층과 하향적인 구역으로 형성되어 있다. 이같은 지방행정체계는 주민의 생활권이 도시화와 교통·통신의 발달로 크게 변모했기 때문에 현실과 심한 불일치 현상이 유발됐다.다시 말해 지방행정과 주민생활이 서로 유리됨에 따라 시간적 물질적 낭비가 초래됐고 국가적으로도 경제·사회적 비용을 증대시켜 왔다. 지방차치의 육성이라는 관점에서 볼때 통치의 편이함에 주안을 두어 설정된 기존체제는 주민생활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정착의식이 희박해지고 참여기회 빈곤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특히 계층구조는 지나치게 다층화되어 있어 행정의 능룰성 내지는 생산성을 저하시켰고 경직된 행정구역은 동일한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심한 행·재정적 격차를 유발시켜 균형있는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 했다. 지금의 지방행정구역과 계층이 안고 있는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편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문제는 「개편시점이 적절한가?」라는 점이다.한마디로 지금 개편을 해도 문제화 되고 안해도 문제가 되는 딜레마에 봉착해 있다. 지방행정 계층구조나 행정구역의 개편은 대단히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로서 장기적인 안목과 함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실정이다.무엇보다 개편의 필연성을 의심받아서는 안될 것이다. 따라서 예정된 6월의 지방선거는 분명히 실시된다는 보장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의혹과 불심을 해소하고 아울러 여야가 함께 중·장기적 논의를 계속할수 있는 정치적 장치를 마련해 두는 것도 바람직 할 것이다. ◎손쉬운 사항은 선거전에 매듭/나머지 골격마련뒤 점진 처리 6월말로 잡혀있는 지방자치선거를 고려해 지방행정구역의 개편문제를 다루는 방법에는 세가지 접근방법을 생각해 볼 수있다. 그중 첫번째는 행정구역을 전면적으로 손질하는 것이다.물론 여기에는 자치선거를 연기하더라도 낡은 제도를 고쳐야 한다는 입장이다.다른 하나는 지방선거가 불과 3개월여 밖에 남아있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개편이 불가능하니 지방선거를 먼저 치른후 실시하자는 것이다. 이 두가지 입장에는 다 나름대로의일리는 있다.문제가 많은 지방행정구역을 그대로 둔다면 지방경쟁력강화에 한계가 있고 요즘 국정지표인 세계화와 걸맞는 명실상부한 지방화시대를 여는데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또 지방선거를 고려하면 국민에게 약속된 법적 사항을 헌휴지 조각으로 만든다는 것이 옳지 않기도 하다. 그러나 문제는 50여년간 손을 못댄 구식제도를 그대로 끌고 갈 수 없다는 점이다.이것은 중병이 있는 지 알고도 손을 안쓰고 그대로 봉합해 버리자는 논리와 같다고 비유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는 것인가.실현 가능하면서도 문제점을 바로 잡을 수 있는 방안으로 차제에 지방행정체계의 문제를 충분히 논의하고 국민에게 알려 개편사안을 우선 체계적으로 분류하자는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우선 선거전에 고칠 수 있는 사항은 고치고 시간이 다소 많이 걸리는 사안은 원칙적인 골격을 마련한 후 지방선거를 예정대로 실시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실천에 옮기자는 것이다.이 세번째 방안은 여당의 개혁의지와 행동을 수용하고 야당의 지방선거 예정대로 실시라는 입장을 충분히 살려줄 수 있다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의회정치는 모름지기 타협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을 볼모로 대립을 조장해서는 안된다.여당의 입장으로는 만족스럽지 못하나 우선 쉽게 개편할 수 있는 사항은 고치고 광범위한 국민적 합의가 요구되는 사항은 원칙적인 골격을 먼저 마련한후 단계적으로 바로 잡는 수순을 밟으라고 충고하고 싶다. 지방선거를 이유로 「봉합론」을 주장하는 야당도 지방행정체계의 문제점을 외면해서는 안된다.더구나 예정대로 지방선거가 실시된다면 지방행정체계의 손질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 국회 민주당 대표연설

    최근 김영삼 정권의 핵심부가 일으키고 있는 지자제 선거를 둘러싼 평지풍파는 우리 정치의 앞날에 큰 폭풍우를 예고하고 있습니다.지금은 4대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입니다.여당은 무엇을 하고 있다가 선거 목전에야 지자제의 본질을 송두리째 뒤엎는 법개정을 하자는 것입니까.어제 여당대표가 제의한 네가지 문제는 새로운 여야 협의가 필요없는 사항들입니다.국무총리는 국정보고에서 4대선거의 차질없는 시행을 언명했으나 민자당 핵심부는 선거연기를 공공연히 얘기하고 있으며 서울특별시의 분할론,시도폐지론,구청 준자치화,지자제선거의 정당배제론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많은 국민들은 민자당이 지자제선거의 불리함을 깨닫고 지자제를 연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강한 의혹을 갖고 있습니다.대통령이 국민앞에 자기의 분명한 의사를 밝힐 것을 요구합니다.여야가 만장일치로 합의,공포한 지자제가 한번 시행도 해보기 전에 자기에게 불리할 지 모른다는 우려만으로 짓밟힌다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만약 지자제를 연기하거나본질을 훼손시키려는 시도가 강행될 때 우리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정권퇴진운동으로까지 발전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엄숙히 경고해둡니다. 고질적인 공작정치를 뿌리뽑기 위해 국회조사권을 발동하고 경기도와 안기부 관련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청문회를 요구합니다.또 12·12군사반란자들을 기소하고 5·18민주시민 학살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그리고 명예회복 조치에 성의를 다해야 합니다. 현 정부의 정책중에서 가장 혼선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외교통일정책입니다.대북정책의 방향은 북한을 봉쇄함으로써 그들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질서있게 개혁할 수 있도록 퇴로를 터주는 정책이 되어야 합니다.통일안보 분야의 여러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정치의 결속된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정부가 제출한 한국은행법 개정안은 오히려 중앙은행의 독립성 보장을 후퇴시키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중앙은행 독립성을 강화해나가는 시대적인 추세와는 크게 역행하는 개악조치로서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남부지역의 가뭄에 대처하기 위해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대책기구를 구성,특별예산과 인력·장비를 긴급 지원하고 관련법을 개정,재해지역을 선포해야 합니다. 민주인사의 명예회복과 사면복권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국가보안법도 마땅히 폐지되어야 합니다.
  • 거론되는 개선방안을(지방행정 체계:2)

    ◎시·도 또는 읍·면·동 폐지… 2단계론 주류/특별·광역시의 구 「준자치단체화」안 대두/“전국을 시단위로 분할” 1단계화 주장도 미국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주(주)에 페이엣빌이라는 도시가 있다.이 도시는 특이하게도 인구산정방법이 두 가지다.그 하나는 순수한 자치구역 인구로 10만밖에 안된다.그러나 실제 도시생활권을 따지면 25만에 이른다. 인구 10만의 도시가 세월이 흐르면서 시경계선 밖으로 발전,두배이상 커진 것인데도 자치단체에서 처음 관할만을 인정해온 결과다.그러다 보니 새로 생긴 지역마다 나름대로 자치기관을 두어 같은 도시 안에 다섯개의 자치기관이 혼재하는 모순에 빠지고 말았다. 2백년전 프랑스의 정치학자 토크빌은 미국을 여행하면서 유명한 말을 남겼다.『미국은 지방정부의 나라』라는 것이다.지방자치의 선진국인 미국의 역사를 보면 한번 자치제도가 정착된 뒤에 그 행정구조나 구역을 변경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잘 알 수 있다.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나라 가운데 우리처럼 지방행정조직이 3단계 계층구조로 확고하게 세분된 나라는 없다. 미국에는 아예 계층구조가 존재하지 않는다.연방국가인 탓으로 주정부가 국방·외교·통상등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국가의 역할을 한다.이러한 주정부 밑에 시티·타운·빌리지·카운티등 다양한 형태의 지방자치단체가 있어 바로 주정부의 지휘·감독을 받는 단일체계를 이루고 있다. 영국은 런던을 뺀 전국토가 광역단체인 카운티와 기초단체인 디스트릭트로 구분되어 있다.2단계 계층구조인 셈이다. 독일도 크라이스(군)와 게마인데(시·읍·면)의 2단계 조직이다.일본은 중앙정부 밑에 도·도·부·현이 있고 그 아래 시·정·촌이 있을 뿐이다. 왜 우리만 시·도,시·군·구,읍·면·동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계층구조를 갖고 있는가.일제때 중앙정부의 명령을 빠르게 전달하고 주민을 통제하기 쉽게 기형적인 지방조직체계를 만들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지방조직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은 개편의 당위성에 동감한다.3단계 계층구조를 단순화시켜야 한다는 데 별로 이론이 없다.한 단계만 줄여도 연간 5조원의 행정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도 나왔다. 정부 차원에서도 정리된 지방조직개편안이 나온 적이 있다.지난 89년 대통령자문기구인 행정개혁위원회가 작성한 「행정개혁에 관한 건의」는 지방행정의 계층구조를 지금의 3단계에서 2단계로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밝혔다. 행정개혁위는 『계층구조의 중층화로 행정력의 낭비와 민원인의 불편을 초래하고,특별시와 직할시(광역시)의 자치구조에 문제가 있으며 기초단체로서 군의 규모가 너무 넓다』고 지적했다. 주요 사회단체 가운데서는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이 최근 개선방안을 제시했다.「경실련」안의 골자는 ▲자치구역과 생활권이 일치하지 않는 자치구역의 조정 ▲자치단위가 되기에는 문제가 있는 특별시·광역시의 구의 준자치단체화 ▲지방자치단체 내부행정조직의 통·폐합과 군살 빼기등이다. 관심의 초점은 역시 계층구조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갖가지 방법론이 나오고 있다. 민자당 안에서 지방조직개편의 필요성을 앞장서 주장하는 손학규의원은 「시·도 폐지론」을 들고 나온다.지역감정을 타파하고 지방행정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를 없애는 대신 시·군·구를 2∼3개씩 합쳐 전국을 60∼1백개의 새로운 행정조직으로 묶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별시·직할시를 4∼5개의 시로 분할하는 한편 전국을 시단위의 1단계 행정체계로 바꾸는 혁명적 방안도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시·도까지 손을 대는 안은 근본적 해결책은 되겠으나 실현에 어려움이 많다.도단위 지역구분에 익숙하고 향토의식이 강한 국민의 정서를 바꾸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읍·면·동을 없애자는 방안도 강력히 제기된다.김윤환정무1장관은 장기과제로 읍·면·동을 없애되 시·군을 좀더 세분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일부 야당의원및 상당수의 학자도 읍·면·동 폐지에 동조한다. 노정현 한국행정연구원장은 읍·면·동을 폐지,지방행정구조를 2단계로 축소하자고 일찍부터 주장해왔다.서경석 「경실련」부의장,조창현 한양대지방자치연구소장등은 『행정전산화가 이루어지면 읍·면·동은 자동적으로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읍·면·동을 폐지하면 산간오지에 사는 주민은 불편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시·도및 읍·면·동 폐지안은 모두 시·군·구제도의 변경과도 관계가 있다.시·도를 없앤다면 시·군·구가 넓어지고 읍·면·동이 사라지면 시·군·구가 분할될 수밖에 없다. 최근 지방조직개편의 공론화를 주도하고 있는 민자당의 김덕용사무총장은 뚜렷한 대안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그러나 「경실련」이 밝힌 「준자치구」안에 호감이 가는 눈치다.자치성이 약한 대도시의 구에 자치정부가 들어선다면 도시 전체기능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민자 지방행정개편 논의 “공식화”/「선거 예정대로」 전제 검토 추진/여,“당차원의 방안 모색”/야,“반대” 속 여론에 신경 지방행정조직 개편문제의 공론화가 가속되면서 여야간 대화의 물꼬가 터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자당은 김덕룡 사무총장이 여야 협상기구의 설치를 촉구한데 이어 당차원에서 종합방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야당은 『논의 자체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으나공론화의 흐름이 빨라지는 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듯 보이고 있다. ○…민자당은 18일 상오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지방선거 전에 어느 것을 고칠 수 있는지 정책위에서 안을 만들자』는 결론을 내렸다.전날까지 김총장을 제외한 주요 당직자들이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신중하자』고 했던 것에 비하면 커다란 변화다. 이날 회의에서 지방행정조직 개편문제를 당차원에서 검토하자는 의견은 김총장이 먼저 꺼냈다.그는 『어제 소장 의원들이 문제제기를 했으므로 당정책위에서 이를 공식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다』고 밝혔다. 김윤환 정무1장관은 『당정책위에서 검토하면 야당이 의심할 수 있으므로 신중 대처하자』고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그러나 조직개편이 공론화되고 있는 현상은 모두가 인정했다. 박범진 대변인은 『소장 의원들이 생각하는 방안을 정리해 제출하면 그를 토대로 검토해 나가자는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히고 『이 모든 작업은 지방선거를 예정대로 실시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것』이라고 발표했다. ○…김총장은 이날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방치한채 지방선거를 실시한다면 지역할거주의,지방정치만연,국가혼란 등의 부작용이 빚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지방조직개편을 포함한 포괄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총장은 『여야간에 합의만 된다면 지방선거 전에 할 수 있는 일은 해놓고 나머지는 선거후에 하는 것을 담보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의 발언은 지방조직 개편뿐 아니라 정당공천등 선거제도 전반을 폭넓게 재검토 해보자는 취지로 이해되고 있다. 김총장은 또 『국회는 모든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냐』고 밝혀 오는 20일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특위 등 여야 협의기구의 설치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강력히 시사했다. 김총장은 이날 낮 서울 등촌동 새마을연수원에서 열린 당무협의회회장 퇴소식에 참석해서도 비슷한 맥락의 말을 계속했다.그는 『시간이 없다고 불가능한 쪽으로만 얘기하지 말자.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고 말하고 『당리당략을 떠난다면 충분히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면서 필요하다면 여야간 고위정치회담도 가질 용의를 표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조직개편을 위한 여야 협상기구 설치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도 지방조직이 불합리 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는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한광옥최고위원은 『지방조직이 불합리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지금 손대자는 것은 선거를 연기하자는 얘기가 아니냐』고 비난했다.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여당의 끈질긴 공론화 시도에 「선거연기 음모」라는 논리만으로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실토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선거를 예정대로 치른다는 보장만 있으면 장기적으로 문제점을 손질하는 협상은 해도 될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소수에 그치고 있다.
  • 행정구역 개편/여 “원론적 공감”/야 “거론 이르다”

    ◎「공론화 제기」이후 정치권 반응/민주계 환영속 일부 “감표 요인” 불만/민자/“시기적으로 부적절” 여권의도 경계/민주 민자당의 김덕용 사무총장이 제기한 지방행정조직 개편문제가 정치권의 민감한 현안으로 떠올랐다.여권은 개편의 당위성에 대해 원론적으로는 계파의 구분 없이 대체로 공감하지만 『그렇지만 지금 이 시점에 개편이 가능하겠느냐』는데 생각이 미치면 서로 뚜렷하게 갈린다.반면 야권은 『오는 6월 지방자치선거를 연기하려는 음모』라고 비난하고 있다. ○…민자당은 15일 김총장이 지방행정체제 개편문제에 대해 또다시 『여야가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함에 따라 엇갈리고 있는 내부의견부터 먼저 조율해야 할 상황. 지난해 말 이 문제를 들고 나와 한차례 제동이 걸린 경험이 있는 민주계는 일단 행정체제 개편주장을 환영하는 분위기. 송천영 제1정책조정위원장은 『기차가 달려가는데 철로에 사람이 있으면 속도를 줄이고,필요하다면 기차를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적극론을 개진.행정체제의 개편이 시급하고 이를 위해서는지방자치선거의 연기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 정치학자 출신인 손학규 국제기구위원장은 당내 행정체제개편론에 이론적 기틀을 제공한 장본인.손의원은 지금 거론되는 개편안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시·도 폐지론을 주장하며 이번 논란 이전부터 언론매체등을 통해 이를 역설하고 있다. 반면 민정계는 회의적이다.이춘구 대표는 『일리는 있는 얘기』라면서도 실현가능성이 있겠느냐고 반문. 김윤환 정무1장관은 『이런 식의 논의 자체가 감표요인』이라고 불만스럽다는 반응.문제만 부풀려 놓고 개편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선거에서 부담만 안는다는 것. 강용식 총재비서실장도 『행정체제 개편문제가 곧 지방선거연기론으로 비쳐지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피력. ○…민주당은 무엇보다 김종필 의원의 신당출현등으로 민자당이 점차 불리한 국면에 처하자 이를 모면하기 위해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선거를 생략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배경에 깔려 있다고 주장. 15일 당무회의에서도 『행정구역 개편이 더이상 거론되는 것은 민자당의 음모일 수 밖에 없고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의견을 집약. 이기택 대표는 이날 아침 북아현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기적으로 아주 부적절하다』고 경계.이대표는 또 이같은 기조에 따라 박지원대변인에게도 강도 높은 비난 논평을 내도록 지시. 박 대변인은 『개혁을 하겠다며 촉망을 한몸에 받고 임명된 민자당 신임사무총장의 첫 업무가 반개혁적이고 반민주적인 지자제선거 연기음모라니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민자당의 김총장을 직접 겨냥. 이같은 반발의 뒤안에는 민주당이 호남과 수도권의 야당우세지역에서 이미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를 사실상 내정한 상태라는 현실적 측면이 자리잡고 있다는 관측이 유력.당내 일각에서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도 있다는 것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기초단위 선거직이 너무 많아 제대로 정착될 지 의문』이라면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부연. ○…청와대는 이날도 『예정된 지방자치선거는 법이 정한 대로 실시한다는 방침』이라고 거듭 강조.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언제 누가 지방자치선거를 연기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하고 『김덕용 총장이 순수한 개인적인 소견으로 얘기하는 모양인데 김 총장도 지방자치선거 연기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한 적이 없지 않느냐』고 반문. 모든 것을 정치적 음모나 공작적 차원에서 보려는 행태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지적. 「행정개편」 국회내무위 속기록/김내무/“내무부는 선거준비 열중”/“「예정대로 실시」 건의할 생각은”/질의/“지방선거 연기 검토한적 없다”/답변 15일 국회 내무위에서는 민자당의 김덕용 사무총장이 제기한 행정구역 개편문제에 대해 민주당측이 집요하게 추궁하면서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민주당의 정균환·김옥두·장영달·이장희 의원과 김용태 내무부장관이 주고받은 질의답변으로 이날 공방은 요약된다. ­지방선거 연기를 검토하고 있나. ▲절대로 없다. ­대통령의 분신으로 불리는 민자당 사무총장이 왜 그런 얘기를 했나.청와대와 사전협의가있었느냐. ▲나로서는 전혀 알 길이 없다. ­김총장의 행정구역 개편론을 어떻게 생각하나. ▲내무부로서는 여야 합의로 실시되는 지방자치선거를 위한 준비에만 열중할 뿐이다. ­대통령이 한번 더 『예정대로 실시하겠다』고 밝히도록 건의할 용의는. ▲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 때 천명한 방침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어제 청와대에서도 다시 확인해 주지 않았느냐. 민주당의원들이 비슷한 내용의 질문을 줄기차게 퍼붓자 민자당의 박희부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요청,이날 회의의 주의제인 가뭄대책으로 넘어가려 했으나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로 같은 내용의 질의답변이 다시 이어졌다. ­그런 발언때문에 혼란을 야기했다면 내무부가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 ▲김총장의 발언내용이 민자당의 공식결의라면 내무부와 협의가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그런 협의가 없었다.고위당직자회의에서도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고 있다.한 정치인이 말한 것일 뿐이다.따라서 내무부는 선거준비에만 충실하는 것이 옳은 태도다. ­다음주 국무회의에서도 정부의 변함없는 방침을 한번 더 밝히도록 총리에게 건의할 생각은. ▲필요하다면 해보겠다.그러나 특정 정치인의 발언을 정부가 나서 거듭 확인할 필요가 있나. ­특정 정치인이 아니라 집권당의 사무총장이기 때문이다.선관위가 지방자치선거 준비를 해 오다가 어느 때부터 중단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는데 선거연기와 연관된 움직임이 아니냐. ▲그렇지 않다.공명선거 정착과 선거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두가지 목표아래 선거에 임하고 있다.이를 위해 내무부의 명예를 걸 것이다. ­만일 그런 (선거연기)음모가 있다면 국민들의 거센 지탄을 받을 것이다.예정대로 실시되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 ▲잘 알겠다. 이처럼 공방이 쳇바퀴 돌듯 하자 박희부 의원이 또다시 나서 『장관이 선거연기는 절대로 없다고 하는데 자꾸 묻는 것은 없는 애기를 낳아달라는 것』이라고 반격했다.같은 민자당의 김길홍 의원도 논의 자체가 지방자치선거 연기문제로 변질됐다고 지적하면서 『행정구역 개편은 시기적으로 어려울 뿐이지 앞으로 해야 될 당위성은 있는 것』이라면서 선거가 끝난 뒤의 장기적인 대책을 물었다.
  • 지방행정조직/3단계서 2단계로 조정/여권의 「두갈래 개편론」 내용

    ◎「망국병」 지방 할거주의 조장 방지/도 폐지론/「거리개념」 해소… 업무 단순화 필연/읍·면·동 지방행정 조직의 개편론은 완전히 「꺼진 불」인가.여권은 이 문제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지방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방행정조직을 먼저 수술해야 하며 이를 하지 않고서는 지방자치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가 없다는 것이 여권의 판단이다.그러나 무턱대고 이 문제를 다시 들춰 내다가는 내년 지방자치 선거에 자신이 없어 피하려고 한다는 비난이 곳곳에서 쏟아질 판이다.절박할 만큼 필요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추진하기가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여권의 고민을 대변하듯 지방행정 개편론은 고개를 들다가 자취를 감추고,다시 고개를 들고하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지난번 두차례의 행정구역 개편 때 추가개편론이 제기되더니 이번에는 시·도,시·군·구,읍·면·동으로 되어 있는 3단계의 행정조직을 2단계로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물론 정부와 민자당은 「개인의 의견개진」 차원으로치부해 버리고 만다.지방선거를 예정대로 실시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그렇지만 치고 빠지는 식의 인상이 짙은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 제기된 행정계층의 축소주장은 도의 폐지와 읍·면·동의 폐지등 두가지 줄기이다.도의 폐지를 제기한 손학규의원은 크게 세가지 이유를 근거로 제시했다.첫째 도는 중앙집권제의 산물로 농경시대에는 중앙과 지방의 커뮤니케이션의 최대단위로 삼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의 지방자치시대에는 불필요한 조직이라는 것이다.둘째 기본생활에서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하부구조들을 묶고 있다는 주장이다.즉 광명시는 양주와 함께 경기도에 포함되어 있으나 산업·교통·수계등에 연관이 없으며 오히려 서울시의 구로 영등포나 인천과 같은 생활권이라는 해석이다.셋째 지방자치시대에는 도가 「망국병」인 지방할거주의를 부추길 뿐이라는 것이다. 읍·면·동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백남치의원은 고도의 산업화사회로 접어들었다는 현실상황,즉 「거리개념」이 축소됐다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읍·면·동이 맡고있는 호적·병사·민원업무는 이제 시·군·구로 넘겨도 아무런 지장이 없고 오히려 행정업무를 단순화 함으로써 주민편의의 극대화와 행정능률의 제고를 가져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행정개편론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여권의 인사는 그 수에서 결코 적다고만 볼 수가 없다.강인섭 박희부 반형식 황윤기 정주일 손학규 백남치의원등이다.최형우 내무부장관도 『행정개편을 마무리한 뒤 지방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얘기하고 있다.이들은 주로 민주계 인사들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민정계의 중진인 김윤환의원이 가세하면서 무게의 강도가 한결 높아지는 인상이다.김의원은 차제에 행정개편 뿐만 아니라 세제개혁,교육개혁등 완벽한 준비를 마친 뒤 지방자치에 들어가야만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다만 그러려면 지방선거의 연기가 불가피하고 여권이 이를 감행하기에는 부담이 워낙 커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여권은 이같은 고민을 털어버릴 수 있는 길이 국민 여론과 야당에 달려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여론과 야당이 먼저 공론화를 시켜주거나 적극 지지해준다면 지방행정조직의 개편이 가능하겠지만 이는 아직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이다.다만 김영삼 대통령이 정부조직의 대대적인 개편을 전격적으로 단행하는 새로운 변수가 떠오르면서 결코 「꺼진 불」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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