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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 남북화해시대- 국가보안법 어떻게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한 국가보안법의 개정·폐기에 대해 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폐지론자들은 현행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생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6·15 공동선언문’을 통해 합의한 통일,이산가족과 장기수 문제,경제협력 원칙 등을 이행하는데 국보법이 장애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吳昌翼·34) 사무국장은 “국보법이 반국가단체의수괴로 규정한 김정일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태극기와 인공기가 어우러진 모습이 언론에 연일 보도되는 상황에서 냉전시대의 산물을 유지하는 것은무의미하다”면서 “유엔인권위원회와 미국 등이 악법으로 규정한 국보법은남북 화해·협력 국면이라는 시대 상황에 맞춰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국보법이 국가안보를 위한 마지막 보루임을 강조하며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대남 적화통일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는 것은 그들의 전략·전술에 휘말리는 것”이라면서“일부 독소조항을 보완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전면 개폐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보법 개정은 시대적 추세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원위원장 임영화(林榮和) 변호사는 “대결구도의 이념적 체제를 전제로 한 국보법의 찬양고무죄,불고지죄 등 독소 조항부터 단계적으로 고쳐나가야 한다”면서 “그러나 국보법의 폐지는 최종적인상호 신뢰 완결에 필수적인 만큼 남북교류가 확대됨에 따라 결국 폐지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국보법 무엇이 문제인가. 인권단체들은 98년 12월1일 ‘국가보안법 장례식’을 대대적으로 거행했다. 당시 내세운 슬로건은 ‘국보법 50년이면 충분하다’였다.인권단체들은 당시“법제정 50주년을 맞은 국보법이 이제 더 이상 인권침해의 도구로 악용돼서는 안된다”며 개·폐를 강력히 주장했다. 인권단체들은 국보법 조항의 표현 양식이 추상적이고 애매하기때문에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되고 법집행기관이 자의적으로 해석해 오·남용을 불러왔다고 주장하고 있다.인권침해도 여기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이들이 꼽는 대표적인 독소조항은 7조(찬양·고무)와 10조(불고지).특히 반국가단체를 찬양·동조하는 행위를 처벌토록 한 7조는 98년 12월 유엔인권위로부터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항으로 지적받았다. 인권침해 논란도 7조에 집중됐다.반국가단체를 찬양·고무·동조하는 행위(1항)나 그런 혐의가 있는 표현물을 만들거나 배포하거나 갖고 있는 행위(5항) 등을 처벌토록 하고 있지만 이들 조항으로 기소된 공안사범의 실형선고율(10%)은 일반 형사범(30%)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무리한 법적용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간첩임을 알면서도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은 자를 처벌하도록 한 10조도 문제다.친족일 때에는 경감하도록 하고 있지만 단지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처벌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2조에 규정된 ‘반국가단체’의 개념에 대해 반론이 많다.‘정부를 참칭(僭稱)하거나 국가의변란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외의 결사 또는 단체’는북한을 ‘교류와 협력의 대상’으로 본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과 모순되고 법적 통일성도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권단체들은 역시 법적 통일성이 없는 8조(회합·통신),국보법위반사범의 구속기간을 일반 형사사범보다 연장할 수 있도록 한 19조(구속기간의 연장),보안사범 수사를 독려하는 21조(포상금 지급)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홍환기자 stinger@. *개정작업 어디까지.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은 80년대 중반 이후 시작됐다.‘통일운동’을 주도해온 재야·학생운동권은 국보법 철폐를 이슈로 삼았다. 하지만 북한의 ‘변화’가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보법 철폐 주장은 ‘외로운 메아리’일 뿐이었다. 그러다가 98년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야당 시절부터 국보법의 대체 입법을 주장해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등장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은 것이다. 해외의 ‘지원’도 잇따랐다.유엔인권위는 98년 12월 ‘국보법 7조(찬양·고무 등)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우리 정부에 권고했다. 정부 차원의 국보법 개정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7월부터다. 당시 미국을 순방 중이던 김대통령은 “현행법에 독소조항이 있는 만큼 대폭 개정하거나 독소조항이 없는 다른 법으로 대체하는 준비 작업을 추진하고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언급으로 힘을 얻은 여당은 곧바로 국보법 개·폐 논의에 들어가 당론을 확정했다. 반국가단체의 개념(2조)에서 ‘정부 참칭’문구를 삭제하고 7조를 개정하는한편 10조(불고지죄)는 폐지하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국민회의의 개정안에 소극적이어서 15대 국회에서는 처리되지 못했다. 박홍환기자. *시민단체들 시각. 보수 성향의 단체들은 국보법 철폐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한국자유총연맹 배성문(輩成文·42)교육부장은 “아직 자유로이 왕래가 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현실적으로 국군과 인민군이 적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상황에서 국보법을 철폐해서는 안된다”고 ‘상황논리’를 폈다. 하지만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국보법의 논리대로라면 김대중대통령은 반국가단체의 수괴와 회담을 하고 합의서에 서명했다는 모순에 빠진다는 지적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참여연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상대적으로 진보적 성향의 단체들은 ‘남북 공동선언과 모순 관계에 있는 국보법을 철폐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다.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이사 이석태(李錫兌·47) 변호사는 “국가보안법이 남북 화해와 협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최소한 북한을 반국가단체의 지위가 아닌 별개의 특수한 존재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이 변호사는 “국보법은 독재체제에서 민주 인사를 정치적으로 탄압하는 권력의 도구로 쓰여왔다”면서 “고무·찬양,잠입·탈출 등의 규정은 모호하고 추상적이어서 법이론적으로도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통일협회 차승렬(車承烈·31) 부장은 “북한을 국보법에서는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지만 남북교류협력법에서는 공존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면서 “특히 똑같은 말과 행동을 해도 대통령이 하면 남북교류와 평화통일을위한 통치행위가 되고 대학생이 하면 이적행위가 되는 것은 모순”이라고꼬집었다.그는 “국보법은 객관적인 행위에 대해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자의 신분에 따라 처벌 여부를 결정하는 셈”이라면서 “합리적이지 못한 전근대적인 법률”이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 박원순(朴元順·45) 상임고문은 “국보법은 남북관계가 진전될수록 점점 사문화될 것”이라면서 “당연히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 상속세 단계 폐지 美하원 법안 가결

    [워싱턴 연합] 미국 하원은 9일 빌 클린턴 대통령의 거부권 발동 위협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속세와 증여세를 오는 2010년까지 10년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상속.증여세 폐지법안은 이로써 상원으로 넘겨지게 됐으나 반론이 만만치않은데다 클린턴 대통령의 거부권을 뒤엎으려면 상하 양원 모두 3분의 2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나 전망이 그리 밝지 않아 입법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이 법안은 하원에서는 279대 136으로 통과됐으며 민주당 의원 65명이 공화당에 동조했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은 성명에서 재정적으로 무책임하다는 이유를 들어 “법안이 현재 형태로 송부된다면 주저하지 않고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경고했으나 데니스 헤스터트 하원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는 타협점을 모색하겠다고 다짐했다. 상속.증여세가 폐지되면 연간 500억달러의 세수 감소가 불가피해 사회보장제도 개혁과 노년층에 대한 처방약 보조가 어려워질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상속.증여세 폐지론자들은 이들 세목이 수고의 대가를 자녀에게 물려 주려는중소기업인과 농민에게 지나친 부담을 주는 ‘사망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은 단지 사망자의 2%에게만 부과되고 있을 뿐인 상속세가 완전 폐지된다면 대재산가들에게 망외의 이득을 안겨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법안 통과에 앞서 상속.증여세를 전반적으로 삭감하고 농민과 중소기업인 400만명을 과세 대상에서 제외시켜 앞으로 10년간 200억달러의 세금을 깎아 주는 대체 법안을 제시했다.
  • 美 뉴햄프셔주 사형제 첫 폐지

    대선을 앞둔 미정가에 사형폐지론이 또다른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이는뉴햄프셔주 상원에서 지난주 사형제도 폐지안을 통과시킨데 따른 것.1977년연방대법원이 사형제 부활을 허용한 이래 미국 주의회가 사형제도를 폐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진 샤힌 뉴햄프셔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되고 이를 무효화하려면 상원 재적인원 3분의2(16명) 이상의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폐지안의 즉각 입법화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사형반대론자들은 이번 조치를미국사회 사법제도에 혁명을 몰고올 상징적 전조로 받아들이고 있다. 손정숙기자 jssohn@
  • 민주 “한나라 공약 문제 많다”

    민주당이 31일 한나라당 공약에 대해 대대적인 반격을 시도했다.우선 한나라당을 ‘재벌 비호당’으로 규정했다.경제와 관련된 한나라당의 각종 공약은 개혁의 대상이 됐던 재벌의 주장과 일치한다고 몰아붙였다. 대표적인 것이 부채비율 200% 폐지론.‘모든 재벌기업에 획일적으로 강요하는 이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한나라당 주장을 겨냥했다. 민주당은 “재벌들의 부채를 다시 확대시키자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면서 “부채비율 200%는 환란의 원인이 된 재벌·대기업이 재무구조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선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지난해 기업들이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것도 부채비율 감축에 성공한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설비투자가 적어 고용유지 능력이 떨어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IMF가 재벌·대기업 중심의 과잉 중복투자에 의한 기업 수익성의 급격한 악화가중대한 원인임을 잊고 있다”고 반격했다. ‘재벌에 대한 은행·보험회사의 제한 없는 지분참여’에는 재벌이 금융권을 지배함으로써 마구잡이식 자본 흡수를통해 경제가 파탄지경에 몰렸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또한 ‘서민·중산층의 재산형성 지원을 위해 예금자 보호한도를 현행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늘리자’는 것은 특권층을 위한 제도라고 지적했다. 현재 전체 예금자 가운데 2,000만원 이상 예금자는 10%도 안되는 상황에서예금보호 한도를 상향조정하는 것은 특권층을 보호하자는 것이며 ‘20:80사회’를 조장하는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운기자 jj@
  • [새세기를 새롭게 비전’한국21’](10)피해많은 어음제도개선

    어음 폐지론이 제기되고 있다.상거래 결제수단으로서 어음의 역할을 부인할수는 없지만 중소기업의 자금난과 연쇄부도를 초래하는 등의 해악을 끼치고있는 것도 사실이다.경제 상황이 나쁠 때는 어음의 폐해는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어음제도의 폐단과 제도 개선 방향을 살펴본다. 우수 중소기업으로 지정됐던 전기관련 중소기업인 K기업의 A사장(44)은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닥친 직후 거래업체가 발행한 어음 3,000만원짜리를 받았다가 그 업체가 부도를 내는 바람에 연쇄부도를 맞고 말았다.회사를 국내 최고로 키우려던 그의 야망은 어음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어음 유통 실태=현재 국내 상업어음의 발행 규모는 1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어음 결제 비율은 경기 호전에 따라 다소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94년 56.6%였던 어음 결제 비율은 외환 위기가 닥쳤던 97년에는 59.5%로 늘었다가 지난해말에는 45.4%로 줄었다.그러나 “근본적인 원인은 외환 위기를겪으면서 어음에 대한 불신이 커져 어음 수수를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제품을 건네주고 어음을 받는 제조업체들이 현금을 손에 쥐기까지는 140일안팎이 소요된다.어음을 받는데 40일 가량 걸리고 만기일이 평균 100일 가량 된다.중기협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133일이나 걸렸다.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납품을 하고도 넉달 이상이나 기다려야 겨우 대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어음의 폐해=어음은 특히 경제사정이 어려울 때 연쇄부도를 몰고 온다.어음을 발행한 기업이 부도를 내면 어음이 휴지조각이 돼 거래 기업도 쓰러질수 밖에 없다.경영상태가 좋으면서도 어음이 못쓰게 돼 이른바 흑자부도를내는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어음을 받는 기업은 주로 중소기업이어서 경제의 기반을 흔들게 된다. 또 어음결제일이 장기화함으로써 어음은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심화시킨다.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횡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만기일전에 금융기관을 통한 할인은 가능하다.그러나 일정 비율의 할인 비용을 감수해야만 한다.그나마 할인은 쉽지가 않다.금융기관들은 할인을 해주며 대개 담보제공을 조건으로 내세운다. 대기업의 협력업체로 사실상 예속된 중소기업으로서는 어음 지급의 관행을거부하기 어렵다.국내 중소기업의 3분의 2는 대기업의 하도급 기업이다.납품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손해와 위험이 있더라도 울며 겨자먹기로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40대 대기업의 협력 중소기업에 대한 현금 결제 비율은 30% 이하로 조사됐다.나머지는 어음 또는 외상이다. ◆외국서는 어음결제를 줄인다=선진국은 어음거래가 점차 축소되거나 폐지되는 추세다.미국은 기업어음(CP)과 팩토링의 활성화로 어음거래 제도를 폐지했다.일본은 어음을 점차 줄여 69년 41%이던 현금결제 비중이 94년에는 61%로 증가했다.독일도 어음결제를 점차 줄여 10% 수준으로 낮추었다. ◆폐지 여론=지난해 11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2,0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1.2%가 폐지해야한다고 응답했다.다만 이가운데 56.1%는 즉시 폐지는 곤란하고 단계적으로 폐지해야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어음결제를 줄일 수 있는 대체방안을 마련한뒤 점진적으로 폐지하자는 의견이다.한은 관계자는 “대체 지급 결제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당장 폐지하는 것은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성진기자 sonsj@. *어음제도 정부 개선책 내용. 어음 제도를 당장 폐지하기는 어렵지만 정부는 어음결제 비율을 줄이는 대안을 마련,이르면 오는 4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대책의 골자는 구매자금대출제도와 세제 혜택이다. 구매자금대출제도는 한국은행의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납품업체가 납품한뒤 구매기업을 지급인으로 하는 환어음을 발행해 거래은행에 추심을 의뢰하면 구매기업은 환어음을 인수하고 구매대금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현금으로납품업체에 지급하는 방식이다.말하자면 구매기업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즉시 현금으로 결제하는 제도다. 납품업체가 져야했던 어음 할인에 따른 금융비용을 구매기업이 부담하게 된다.때문에 구매기업쪽에서는 이 제도를 회피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물품대금으로 어음 대신 현금을 많이 지급하는 기업은 법인세 및 소득세를 최고 10%까지 덜 내게 해줄 방침이다.세무조사 대상에서도 제외해 주기로 했다.그러나 어음을 부도내면 부도금액이 결제될 때까지 기간에 관계없이 금융기관거래를 못하게 된다. 현금 결제를 위해 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의 지급이자는 전액 손금으로 인정해 주는 방안도 마련했다.정부기관 입찰 때 우대해 주거나 불공정 하도급 행위를 해 적발됐을 때도 과징금을 적게 물리는 혜택도 부여할 계획이다. 다만 혜택은 중소기업만 받을 수 있다.이유는 은행은 구매자금을 대출할 때 신용위험 때문에 대기업들과 주로 상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은행이나 신용카드 회사에서는 구매대출제도와 유사한 구매카드제도를 시행중이다.이 제도는 구매기업이 일종의 신용카드로 물품대금을 결제하는 것이다.납품기업은 구매기업이 끊어준 전표를 은행에 제시하고 판매대금을 찾을 수 있다.구매기업은 은행이나 카드회사와 일정한 한도내에서 판매대금을 납품기업에 현금으로 지급토록하는 계약을 체결해야한다. 그러나 이 역시 구매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이 따른다.정부는 구매카드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에도 세제 혜택을 줘 이 제도를 확산시키기로 했다. 손성진기자. *어음 피해업체사장 인터뷰. “어음은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수단입니다.이게 얼마나 무서운 제도인지는 안당해본 사람은 모릅니다” 20여년간 골판지상자 제조업을 해온 (주)디케이박스 이대길(李大佶·67) 사장은 “어음제도가 존재하는 한 영세 사업주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사장 역시 23년간 사업을 해오는 동안 수도 없이 어음을 떼였다.국제통화기금(IMF)직후에는 S가구로부터 월 매출액과 맞먹는 9,400만원어치의 어음을 부도맞기도 했다. “어음이 왜 무서운 지 아십니까.(부도)맞는 순간 바로 두배로 뛰기 때문입니다.통상 어음을 받으면 그걸 다시 하청업체에 유통시키는데 받을 돈은 못받고,내가 발행한 어음은 고스란히 생돈 내서 물어줘야 하니까요” 그러다보니 연쇄부도의 악순환이 생길수 밖에 없다.이 사장은 어음이 저승사자보다 더 겁나는 것은 그래서라고 했다. “죽은 놈(어음) 붙잡고 피눈물도 무던히 뿌렸다”는 그는 지방공장도 처분하고 아내 패물도 내다팔았지만 아직도 어음빚이 4억원이나 된다고 털어놓았다.불량기업주가 어음을 고의 부도낼 때는 억장이 무너진다는 고백이다. 당시의 고통이 되살아난 듯 눈시울이 벌개지는 이 사장은 “정부가 이런 어음제도의 폐단을 구제한답시고 어음보험제도를 도입했지만 허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어음 발행 회사의 신용도를 보고 보험을 받아주기 때문이라는지적이다. “중소기업들이 어떻게 일일이 거래처의 신용도를 헤아려 우량어음만 받겠습니까.그걸 모르니까 보험에 드는 건데 조금 위험한 어음이다 싶으면 아예안받아줘요.차사고가 잦으면 자동차보험료가 할증되듯이 정 신용도가 떨어지면 보험료를 더 매기면 될 것 아닙니까” 지금처럼 어음보험을 운용해서는있으나마나라는 비판이다. “은행에서 어음할인은 또 잘해줍니까.업체별로 한도액을 정해놓고 그거 넘으면 절대 안해줘요.그러니 할인율이 20%가 넘는 사채시장을 무덤인 줄 알면서 제 발로 찾는거지요” 15년전부터 공청회마다 참여해 어음폐지론을 주창,‘어음 사장’으로 통하는 이 사장은 “세계에서 어음제도가 있는 나라는 일본,독일과 우리나라뿐”이라면서 대기업부터 20%씩 어음 발행율을 줄여나가면 5년안에 어음제도를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미현기자 hyun@. [기고] 洪淳英 중소기업협동 조합중앙회 상무. 최근 어음제도 폐지론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대기업의 비용전가식 어음결제가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가중시키고,신용도 없는 어음의 남발과 유통이 중소기업의 연쇄부도를 낳는 등 어음의 폐해가 크다는 여론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기업간 거래의 가장 주된 결제수단이 되고 있는 어음제도를 일시에 폐지한다면 급격한 상거래의 위축으로 오히려 경제적 혼란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특히 많은 중소기업들은 통화의 부족과 금융 선진화의 미흡으로생산에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조달할 수 없게 되어 도산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그렇다고 어음 규모에 상응하는 만큼 통화량을 늘릴 수도 없는 일이고,금융의 선진화를 하루 아침에 이룰 수도 없는 일이다. 어음제도는 인위적인 폐지보다 대체 결제수단을 마련하고 어음거래가 축소될 수 있는 시장여건을 조성하면서 점진적 소멸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지난해 말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단계적으로 소멸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56.1%로 즉시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 15.1%를 크게상회하였다. 어음의 소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들이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현금결제 능력을 제고하도록 하는 한편,금융개혁을 조속히 완료하여 선진국에서처럼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적기에 원활히 조달할 수 있는 금융시장여건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금년 중 시행할 예정인 구매자금융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동일인 여신한도의 예외적용,법인세·소득세 공제범위 및 규모의 확대 등 구매기업에 대한각종 인센티브를 확대해야 한다.반면,구매기업의 결제지연 및 과도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와 같은 행위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본다. 또 다른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구매전용카드제도는 평균 2.5%수준인 수수료를 획기적으로 인하해야 한다.불공정하도급거래에 대한 감시·감독 및 제재를 강화하는 한편,신용도 없는 어음의 남발을 방지하기 위해 당좌 개설 및 유지 요건을 강화하고 신용조사전문 기관을 설립하는 등의 조치도 필요하다.
  • KBS-1TV 드라마 ‘학교’ 확 바뀐다

    KBS-1TV의 인기 청소년 드라마 ‘학교’가 신입생을 받았다.학생 출연진을전원 교체해 신학기가 시작되는 다음달 5일(오후7시10분) 첫방송을 시작한다. 새 ‘학교’의 무대는 일산의 베벌리힐스라 불리는 고급 단독주택과 중산층이 사는 아파트단지,그리고 아직 개발이 덜 된 지역 등 여러 계층이 뒤섞인일산의 한 고등학교 2학년 5반이다.제작진은 고등학생들조차 계층별로 무리지어 다니는 현상을 집중 부각시킬 예정이다. 출연진은 거의 무명에 가까운 17∼25세 신인 연기자들이다.15명 전원을 오디션으로 뽑았는데 “‘학교’에 나오면 뜬다”라는 속설 덕에 상당한 로비가있었다는 후문이다.베벌리힐스의 부유층으로 박광현 조인성 오유나,지극히평범한 학생으로 이인혜 노성은 이대건 윤지헌,부화뇌동을 잘하는 ‘반(反)주인공 그룹’에 차시은 이은영,‘왕따’에는 이주랑 조다은 등이 나온다. 지난해 2월 미니시리즈로 시작한 ‘학교’는 장혁 배두나 안재모 박시은 등을 스타로 만들었다.10대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들의 호응까지 등에 업고 지난해 5월부터 주간극 ‘학교2’로 새출발,스타 김민희를 만들었다. 전편만한 속편은 없다고 ‘학교2’는 드라마로서 안정성은 누렸으나 10대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은 사그러들었다.여기에 소재고갈도 한몫해 한때 폐지론까지 나왔다.이 와중에 ‘학교’라는 원래 제목으로 돌아가고 출연진을 소폭교체하는 등 부침을 거듭, 지금까지 방송을 해오고 있다. 기획을 맡은 이녹영CP는 “이번에는 초기의 미니시리즈와 후속의 주간극 장점을 모두 살려 원조교제 왕따 등 사회적 이슈를 3∼4부의 연작으로 다루기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5일 첫 방송은 4부작으로 방송될 ‘다인이야기’. 시골의 대안학교에 다니던 유다인(이인혜)이 전학오면서 겪는 갈등을 통해‘학교 붕괴’를 그릴 예정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외언내언] 사형 폐지론

    여야 국회의원 91명이 사형을 없애고 무기징역을 법정 최고형으로 하자는사형폐지법안을 7일 국회에 제출했다.현재 106개 나라가 사형을 현실적으로폐지했으며 해마다 2,3개 나라가 사형을 폐지하는 추세로 “20세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세기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한국이)생명과 인권 존중의 새 문명을 지향하자”는 취지다.현재 전세계를 통틀어 사형제도를 존속시키고 있는 나라는 89개국이며,미국의 몇개 주를 제외하고는 아시아·중동·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등 군사독재국가나 저개발국들이 이에 속한다. 그러나 이 법안이 이번 회기안에 법제화 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여야 정책위의장들이 이 문제가 ‘매우 예민한 문제’임을 들어 광범한 여론수렴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동안 사형폐지 운동을 벌여온사회단체들은 사형제도가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낸 바 있다.헌법재판소는 96년 11월 다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내리면서 “사형선고에 신중을 기하고,평화롭고 안정된 사회가 실현됐을 때는 폐지해야 된다”고 판시했었다.그래서 필자는 헌재에 묻겠다.이미 사형제도를 폐지한 106개 나라들이 모두 ‘평화롭고 안정된 사회’라고 판단하는가.그런 사회는 역사적으로 없었고 앞으로도 없다. “사람은 하느님의 형상을 모형으로 창조됐기 때문에 사람이 사람을 죽일권리는 없다”는 특정 종교의 주장은 접어 두기로 하자.굳이 ‘사회계약론’을 들먹일 필요도 없이 “국민은 ‘자신의 생명을 죽이는 권한’까지 국가에 위임한 일이 없다”는 주장에 아무도 반론을 내세울 수 없을 것이다.사형제도 옹호론자들은 흔히 ‘막가파’같은 흉악범마저도 살려둬야 하느냐고 주장한다.사실 인간의 심저(心底)에는 보복감정이 있다.그러나 이성을 통해 그같은 보복감정을 제어하는 것이 문명이다.더구나 ‘흉악범을 가둬 놓고 국민의 세금으로 먹여 살려야 하느냐’는 ‘경제주의적 항의론’은 검토할 가치도없다.다음으로 지적할 것이 ‘사형이 과연 휴악범죄의 억제에 효과가 있느냐’는 점이다.그동안의 연구 결과는 억제효과가 없다는 것으로 나와 있다.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할 또 하나의 근거는 오판(誤判)의 가능성이다.사람이 하는 재판에 오판이 없을 수 없고 오판에 의해 일단 사형이 집행되고나면 회복할 길이 없다.마지막으로 지적할 것이 정치권력이 사형제도를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할 가능성이다.80년 전두환(全斗煥)신군부가 김대중(金大中)현 대통령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사실이 있지 않은가.사형제도는 폐지돼야 한다. 장윤환 논설고문
  • 드라마 ‘학교’ 폐교직전 기사회생

    ‘학교는 살아있다’KBS측의 폐지론에 네티즌들의 불가론이 팽팽히 맞서 화제를 뿌렸던 ‘학교’시리즈가 가을개편과 함께 채널을 옮겨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K-2TV 토요일 오후7시에서 24일부터 K-1TV 일요일 오후7시로 옮겨오면서 간판도 ‘학교2’를 내리고 처음 시작할 때의 ‘학교’로 되돌아간다. 기성세대의 외면 속에 가려져 왔던 고교 현장의 지각변동을 도발적으로 고발해온 ‘학교’시리즈는 ‘드라마는 백해무익하다’는 인식을 뒤흔들며 KBS사장조차 대표적인 공영프로로 손꼽을 정도의 성과를 거뒀다.결국 살아남긴 했지만 시청률 지상주의의 한국방송에서 속이 썩 편치만도 않다. 우선 제작진의 가장 큰 고충이자 이로 인해 ‘폐교’까지 검토했던 소재고갈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당초 한달정도 유예기간을 두고 배경과 학생들을 전원 물갈이하는 대규모 수술을 통해 소재의 폭을 넓히려고 했으나 형편상 PD와 작가,교사 역 몇몇만을 손질한채 기존 학교를 그대로 이어가야 하게 됐기 때문이다. 고영탁·이강현 PD가 기존 한준서PD의 바톤을 이어받는가운데 이창훈·양정아가 떠난 교탁에 의식 있는 괴짜선생 조재현과 함께 박주미가 투입될 전망. 학생 진용도 김래원이 빠지고 이요원이 투입되는 등 소폭 교체가 예상된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사이에도 배두나 최강희 장혁 고호경 등을 예비스타로 키워냈고 김지우·박찬홍 작가-PD 커플을 방송사 심장프로인 일일드라마 제작진으로 성장시켰으며 시청자들 사이에 매니아 군단을 만들어낸 학교시리즈.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미래를 키워가는 우리 학교의 현실과 흡사하다.화려한오락프로로 둘러싸인 일요일 밤 7시대에서 또다른 신화를 일궈내며 선전하길 기대해본다. 손정숙기자
  • MTV수요예술무대 한봉근PD“대중 외면하는 프로그램은…”

    “클래식은 클래식대로,재즈는 그 나름의 멋을,가요는 가요대로 즐길 수 있는 안목과 취향이 이 시간을 통해 길러졌으면 합니다.”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 1일.여의도 MBC사옥 9층의 사무실에서 만난 한봉근PD(41)는 6일 300회 기념방송을 내보내는 ‘수요예술무대’(밤11시50분)의존재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처음에는 ‘이상한 거 한다’는 눈총도 많이 받았고 폐지론이 고개를 들때마다 통음을 하곤 했습니다.”그러나 지난 92년 4월 ‘일요예술무대’로 첫방송을 내보낸 지 7년을 맞은지금, 영국의 까다롭기로 유명한 성악가 사라 브라이트먼과 미국음악을 가장많이 안다는 가수 이현우, 버클리음대에서 재즈를 전공한 피아니스트 김광민을 나란히 무대에 세워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프로그램으로 키워냈다.청탁이나 압력을 배제하고 라이브가 가능한 가수를 무대에 세운다는 고집을 지켜낸덕택이었다. “처음엔 클래식을 녹화중계했죠.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런 프로그램이오히려 대중을 클래식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고 생각되더군요.”그래서 택한 방법이 ‘대중속으로 들어가기’였다.한동안 재즈음악을 국내에정착시키는 메신저 구실도 도맡았다.그러나 대중이 정말 좋아하는 것과는 자꾸만 거리가 느껴졌다. 그래서 라이브가 가능한 대중가수들에게 판을 벌여주고 있다.제작비(회당 1,200만원)가 작아 한번 녹화때 2회분을 찍는 고육책도동원된다. 요즈음 이 프로의 빛깔이 너무 엷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는 “대중에게 사랑받지 않고서는 대중을 어떤 방향으로든 끌고갈 수 없다”며 “너무깊게 들어가면 마니아는 잡겠지만 더 많은 이들을 잃게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서울대 작곡과를 나와 음악PD의 길을 걷게된 동기를 물어보았다. “복학해보니 유재하(작고)가 있었다.그 친구랑 어울리며 음악에 관한 많은고민을 함께 했다.재하의 소장 음반을 들으면서 다양한 음악을 대중에게 올바르게 전달하는 일에 대한 사명감을 갖게 됐다.”그는 “음대를 졸업한 수많은 젊은이들이 클래식 음악인으로 성공하기에는너무 문이 좁다”면서 그럴 바에는 그 음악적 역량을 대중음악에 쏟아붓는길이열려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임병선기자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28.한승헌의 ‘어떤 弔辭’(하)

    200자 원고지 15매 분량의 이 글로 270여일간 갇힌 몸이 되었으니 어림잡아 원고지 1매가 18일간의 징역을 살린 셈이 된다.검찰의 공소장은 이 글을 “북괴 간첩 김규남을 애도함으로써 북괴의 선전활동에 동조하였다”는 것을범죄의 주요 요건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글 어디에도 김규남이란 이름이나 그를 상징할만한 단어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중정 취조 때부터 이 점을 강조하면서한변호사는 ‘어느 사형수’란 ‘당신’은 특정인물이 아닌 상징적 존재라고 밝혔으나 당시의 사법절차가 이를 수용할 분위기는 아니었다.변호인단은 “어느 사형수가 강도살인범인지 간첩범인인지 그밖에 무엇인지 전혀 표시되어 있지 않으며 그저 사형수와 사형제도에 대한 일반론을 전개하였다”고 변론하고 있다. 이 글 마지막 부분에는 “당신은 하나의 구체적 개인이라기 보다 권력과 법의 이름밑에 횡사한 추상적 인간의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란 구절이 있는데,이것은 바로 이 글의 주인공이 특정인이 아닌 문학에서 말하는 전형성을 지닌 인물임을 강력히 입증해 준다. 공소사실의 주축을 이루는 이른바 간첩옹호론의 논리는 너무나 설득력이 없었던지 제1심 판결문에서는 슬그머니 사라진 채 “북괴의 반공법과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에 동조하였다”는 것으로 둔갑하여 나타났는데 이것은 아예 공소장에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재판 도중 전혀 심문이나 추궁도 없었던 생뚱한 사실을 판결문에다 느닷없이 뒤집어 씌운 격이란 평을 받았다. 법정을 웃음바다로 몰아넣은 또 하나의 코미디는 이 글 맨 끝부분인 “이세상에서 좌절된 당신의 소망이 명부의 하늘 밑에서나마 이루어지기를 빕니다.한을 잠재우고 편히 쉬십시오”란 대목에서였다. 여느 필화와 마찬가지로 복역 중인 간첩,월남 전향자,대공 심리요원,공안 기관원 등이 검찰측 증인으로 나와 막무가내로 피의자를 ‘북괴 동조자’로 몰아가기 십상인데 바로 이 마지막 대목을 일러 가로대,저승에 가서라도 적화통일의 꿈을 이루기 바란다는 뜻으로 증언했겠다.그러자 한 재치있는 변호인이 “저승에도 남북이 분단되어 북쪽에는 공산당이 정권을 잡고있나요?”하고 되받은 것이다. 그 다음 문제된 구절은 “말하기 좋게 ‘조국’을 들먹이지만 바로 그 잘못 태어난 조국 때문에 어처구니 없이 죽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였다.“만일당신이 한국 아닌 다른 나라에 태어났더라면 최소한 오랏줄에 목을 매이는그런 최후는 면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란 대목과 함께 거론된이 구절에 대하여 검찰측은 체제 도전으로 몰아 갔으나 ‘어떤 조사’를 차분히 읽어가노라면 다음과 같은 내용과 만나게 되면서 전혀 다른 의미임을느끼게 된다. “후진국에 태어난 목숨이라고 해서 선진국 사람의 그것보다 가벼운 것도아니고 천한 것도 아닌데 실상은 엄청나게 다른 대접을 받는구나 싶습니다. 이 지구상에는 이미 사형을 폐지한 나라가 40여개국에 이르고 있습니다.아예 법률상으로 폐지한 나라가 있는가 하면,법에는 사형제도가 남아 있어도 사실상 사문화한 나라도 있습니다.혹은 사형을 선고는 하지만 실제로 사형집행을 하지 않는 나라까지 있습니다” 사형폐지론을 주장한 이 글은 그 이유로 가장 먼저 오판을거론하고 있다. “인간은 아무리 높은 지존의 자리에 있다 해도 전능일 수 없다는 것,심판하는 단상의 성직자도 하나의 불완전한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그러기에그들의 판단,그들의 권한으로도 뛰어 넘을 수 없는 한계가 엄연히 있다는 것”을 적시하며 사형제를 반대했다. 작고한 작가 안수길.유주현,문학평론가 이어령,시인 홍윤숙,수필가 박연구,강원룡목사,이우정 교수 등 당대의 석학들이 이 글의 무죄를 주장했으나 필화사건이 매양 그렇듯이 때가 되면 풀어준다는 법칙에서 이 사건도 예외가아니었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천주교 2000년 대희년맞이 세미나

    신부와 승려,목사 등 성직자들과 학자,법조인 등이 한자리에 모여 “인간존엄성을 위해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오후 2시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박석희) 주최의‘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2000년 대희년(大禧年)맞이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첫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한인섭 서울대 법학부 교수는 각종 사례와 범죄발생률 통계를 들어 사형 존치론의 허구성을 조목조목 비판한 뒤 “사형의 오판가능성,사건에 대한 법적 평가의 시기별 차이,사형 집행자의 인권침해 등을 감안할때 사형제도를 즉각적으로 폐지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아직은 사형폐지론이 대세를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사형제도의 전면 폐지 이전에라도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때까지 단계적으로 사형선고와 집행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법률상 사형규정을 고의살인을포함한 범죄에 국한할 것 ▲법원은 사형선고를 극히 신중하게 하는동시에사형을 선고하지 않음을 양형상의 기본원칙으로 삼을 것 ▲법무부장관은 사형집행에 서명하지 않고 집행을 유예함으로써 사형미집행의 관행을 쌓아갈것을 제안했다. 두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정우 신부(대구 효성가톨릭대)는 “아무리 잔인하게 다른 사람의 생명을 파괴했더라도 범죄는 결코 최종적이라거나 돌이킬 수없는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기에 인간은 살아있는 한 회개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신부는 “범죄자 역시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돌아오라는 부름을 듣고있는 피조물이며 하느님만이 홀로 심판할 권리를 갖고 있다”면서 “보복과복수,형벌과 처벌이 아니라 용서와 사랑을 통해 범죄자들에게 새롭게 시작할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그리스도인들의 의무”라고 역설했다.토론자로 참석한 자비사 박삼중 스님,기독교인권위원회 부위원장 문장식 목사,사형제도폐지운동협의회장 이상혁 변호사,새정치국민회의 인권위원회 부위원장 노인수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박찬운 변호사 등도 사형제도의 폐지를위해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박찬기자 parkchan@
  • 韓특보단장“5共세력도 필요하면…”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재특보단장이 구정권과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과 화해를 선언한 것과맥이 닿는 듯한 인상이다. 한특보단장은 21일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국민정치연구회’월례포럼에서 ‘정치개혁과 한국정치의 미래’란 주제로 강연을 했다.참석자들과 토론도 했다.그는 “전국정당화와 국민화합을 명분으로 5공세력과 연합하겠느냐”는 질문에 “때로는‘우회전술’도 필요하다”며 연대 의사를 내비쳤다. “‘정면돌파’가 좋지만 나라 일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언제나 우리를돕는 ‘우군’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논리다. 한특보단장은 “정치에서는 명분과 실리가 교차하며 양보와 변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보수정당인 한나라당에도 진보 인사가 들어가 있지 않느냐”고 되묻기도 했다.그는 또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을 ‘훌륭한대통령’이라고 말한데 대해 “전전대통령이 ‘전직이 현직을 도와주는 게도리’라고 말한 데 대한 화답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특보단장은‘젊은 피 수혈’과 관련,“50년만에 정권교체를 한 만큼 당이 노쇠했다”면서 “당이 모든 연령층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또 수혈은 당에 필요한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것이지 특정층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그는 “정치비용은 국민의 만족도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면서 무조건적인 지구당 폐지론에 반대입장을 밝혔다.아울러 정치권이 계속 정치개혁을 소홀히 한다면 시민단체가 압력을 넣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이뤄내야한다고 역설했다. 추승호 기자
  • 정부조직법 국회통과…공직사회 표정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의결로 대대적인 정부 직제개편과 인사이동,인원감축이 예상되고 있다.이에 따라 각 부처는 인사태풍에 대한 불안감으로 술렁거리기 시작했다.공무원들은 4일 삼삼오오 모여 조직개편 및 감축에 관심을 집중,‘업무공황’을 방불케했다. ●우리 국·과는? 국무총리 비서실은 총리공보비서관직(1급)이 신설돼 현재총 정원 70명인 직제가 차관급 1명,1급 3명,국장급 8명으로 80명 정도로 확대될 전망이다.국무조정실은 조직이 축소되지는 않고,다만 6,7급 등 하위직인원 일부가 정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2개국 10개과,9개공관 감축과 80명 구조조정 등을 요구한 행정자치부 안을 절대 수용할수 없다는 입장으로,대신 통상교섭본부 3개국 13개과를 2개국 10개과로 감축한다는 자체안을 마련해놓고 있다. 통일부는 1,2,3급 중 5명이 줄고 기능직 41명을 내보내야 한다. 재정경제부는 금융기관 인·허가권이 금융감독위원회로 이관되는 등 부처의 위상과 기능이 줄어든만큼 직제도 큰 폭으로 개편된다.대부분의 국이 과를하나씩 줄이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행정자치부는 중앙인사위원회의 신설로 유사 기능을 담당하는 인사국 조직의 재편이 불가피하다.인사국내 7개과가 5개과로 축소되며,이와는 별도로 1국 5개과 정도를 축소해야 한다.민방위재난통제본부 산하 민방위재난관리국과 방재국을,자치지원국의 자치운영과,지방재정세제국의 지역개발과 등의 통합이 예상된다. 노동부는 국장급 1∼2,과장급 3∼4자리등 전체적으로 300명 정도를 감축하라는 기획예산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본부에서는 고용보험심의관과 산하 기관인 중앙고용정보관리소의 폐지론이 나돌고 있다. 교육부는 현행 2실4국 체제 가운데 지난번 경영진단 결과,지방자치단체로의 기능 위임대상으로 지목된 학교정책실과 교육정보화국의 조직과 인원이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가정복지심의관과 사회복지심의관을 통폐합하고 보건자원관리국,기술협력관,비상계획관 등 3개 국이 없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또 보건증진국 소속인 질병관리과와 방역과의 기능이 국립보건원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 건설교통부는 4개정도의 국·심의관실과 5개의 과가 폐지될 것으로 알려졌다.건설지원실이 건설산업국이나 건설경제국으로 바뀌면서 건설안전심의관,건설경제심의관,건설기술심의관을 통·폐합하고 수송심의관과 물류심의관도 통합될 것으로 보인다. ●인사태풍과 ‘제2의 퇴출’ 새로운 중앙행정기관의 신설에 따라 관련 조직의 재편과 축소,폐지에 이어 곧바로 중·하위직 인사가 이어질 전망이다.이번 직제조정으로 6,800명의 추가 감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여기에다 지난해 1월 정부조직 개편당시 감축키로 한 8,500명을 더 하면 전체적으로 1만5,300여명의 공무원이 감축될 것이라는게 행자부측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명예퇴직등으로 초과현원에 대한 처리가 큰 어려움없이 이뤄졌으나 올해부터 단행되는 감원작업은 퇴출 대상자를 선별해 강제로 내쫓아야 할 형편이다. ●정책부재 우려 정부조직 개편의 지연으로 야기된 정책의 공백현상도 이번개정안처리 후유증으로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경제부의 경우 공공요금 조정을 올 하반기로 미룰 방침을 밝혔으며 건설교통부는 지난달말부터 그린벨트안에 있는 무허가주택의 신축을 허용하려던방침을 이달말로 연기했다. 부처종합
  • 재·보선 제도 개선-전문가 진단

    ‘재·보궐선거 이대로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3·30 재·보선 과정에서 나타난 혼탁에 대한 자성론의 단면이다.선거 관계자들은 과열·혼탁 양상이 위험수위라고 주장한다. 정치권은 물론 학계와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재·보선 폐지론’을 들고 나올 정도다.중앙당의 개입 자제를 촉구하고 선거사범 재판의 신속성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선거사범을 당선시킨 유권자와 정당에 대한 불이익을주자는 의견도 있다.일부에서는 제도개선보다는 선거풍토의 변화가 선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법학과 朴相基교수는 잔여임기와 관계없이 재·보선을 실시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과다한 정치비용과 전국규모로 치러지지 않는 상황에서 선거가 과열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어 혼탁·타락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朴교수는 극단적으로 “재·보선으로 이익을보는 사람은 당선자밖에 없다”며 폐지론을 거듭 강조했다.朴교수는 또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유권자와 소속정당에게도 책임이 있다”며지역주민과 소속정당도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국대 법학과 延基榮교수는 재·보선의 횟수를 줄이기 위해 현재 잔여임기 1년이 아닌 1년6개월이나 2년이 남았을때 선거를 치르는 방안을 제시했다. 延교수는 특히 “재·보선 실시 배경이 대다수 선거법위반에 있는 만큼 선거사범에 대해서는 피선거권 박탈 등 엄격하게 처리,재·보선 사유 자체를 아예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또 선거사범 재판의 신속성을 강조했다.정치적접근으로 몇년씩 끄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고려대 경영학과 李弼商교수는 “현정부가 정치개혁을 외쳤던 만큼 깨끗한선거를 기대했던 국민들은 혼탁선거에 깊은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며 정치권에 책임을 물었다.정치개혁이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도록 돈 안드는 선거풍토 마련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李교수는 “선거개혁은 최소한 돈과 선거가분리돼야 한다”며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 선거공영제는 물론 정당명부식비례대표제 등의 도입”을 제안했다. 중앙선관위 金弧烈선거관리관은 제도개선보다 정치권 변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그는 선거를 줄이는 것보다 과열·혼탁선거 풍토를 바로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그는 또 “지역선거에 국회의원을 비롯,400여명의 선거사무원이 정식등록,골목을 누비고 다니는 등 중앙당의 지나친 선거지원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정치개혁 시민연대 金石洙사무처장도 “일개 지역선거를 중간평가니 하면서 중앙당차원에서 치르는게 문제”라며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金사무처장은 우선 현역의원들을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또 보궐선거의 경우 잔여임기가 2년 미만일 때는 치르지 않는방안도 제시했다.
  • 海洋행정 이렇게 개편하자(上)-조직정비

    한·일 어업협정 재협상 과정을 보면 우리나라 해양수산행정의 난맥상이 한눈에 드러난다.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나 다름없다.앞으로 새로운 한·일,한·중 어업협상에 대비,해양수산부의 체제정비와 수산전문인력의 확보 등시급한 과제를 연재한다. 한·일 어업협정 실무협상 실패를 계기로 정부 조직개편과 맞물려 해양수산부의 존폐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폐지론자들은 해양부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점과,‘작은 정부 지향’이라는 관점에서 폐지하고 관련부처에 넘겨야 한다는 주장이다.해운항만청과 해양경찰청은 건설교통부로,수산은 농림부,환경오염은 환경부로 각각넘겨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존치론자들도 과감한 변신을 주문한다.경영진단을 한 가립회계법인의 金奎永회계사는 “21세기 해양국가의 역할을 감안해 존치가 바람직하다”면서도“조직 및 인력의 추가감축을 하는 동시에 주요 보직에 외부전문가를 과감히 영입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해양부가 존속한다 하더라도 대폭적인 기능의 재조정과조직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이 주축이 된 경영진단조정위원회(위원장 吳錫泓 서울대 행정대학원교수)는 지난 11일 해양부의 조직개편 방안에 대해 폐지 후 기능별로 다른 부처로 이관하는 것을 1안으로,현행 조직의 재조정을 2안으로 정부에 최종 건의했다. 아직 17일의 경제장관 간담회와 18일 당정협의 등의 절차가 남아 있어 해양부의 운명을 섣불리 점치기는 어렵다.지금까지는 ‘기능상 폐지가 마땅하나정치적 변수에 좌우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해양부의 문제점은 지난 2년여 동안 그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데서비롯되고 있다. 문민정부 당시 해양정책의 일원화와 전문성을 고려해 11개부처에 분산된 업무를 한데 모아 출범한 해양부는 지금까지 부처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우선 해운항만청과 수산청이라는 물리적 통합이 당초 기대한 화합적 결합으로 이어지지 못해 시너지효과를 낳는 데 실패했다.덩치는 커졌지만 공무원들은 직급 상향에 만족한 채 어민을 위한 정책개발과 예산확보,이익대변에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해양부가 출범 3년째를 맞는 초년 부처인데도 전문성과는무관한 정치인 출신의 장관을 기용,현실상황에 대처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해양부는 아직도 반성의 기미를 별로 보이지 않는 것 같다.‘그래도 부처가 됐으니 이만큼이나마 한 것’이라는 태도로 눈치만 살피는 형국이다. 결국 해양부의 기능 재조정은 철저한 자기반성을 전제로 해서만 가능하다는지적이다. 朴先和 psh@
  • 통장·이장 1회만 연임 가능/반장 보상금 年 5만원 지급 않기로

    ◎행자부,내년부터 자녀장학금 지급요건도 강화 내년부터 통장과 이장은 연임할 수 없고 자녀장학금 지급요건도 강화된다. 또 반장에게는 보상금이 나오지 않는다. 행정자치부는 10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통·이·반장 제도 운영개선 지침을 마련,곧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에 내려보내 내년부터 시행토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행자부는 당초 통·이·반장들이 선거운동에 관여하는 등 문제점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이 제도의 폐지여부를 검토했었다. 지침에 따르면 반장에게 일년에 5만원씩 지급되던 보상금은 내년부터 나오지 않게 된다.현재 이 돈은 설날과 추석 2차례에 걸쳐 나눠 물품이나 현금으로 지급됐다.그러나 통·이장에게는 다달이 기본수당 10만원 등 13만6,000원을 계속 지급키로 했다. 통·이장의 임기는 보통 2년으로서 현재 연임 제한이 없으나 앞으로는 2번 이상 연임할 수 없도록 했다.한사람이 장기간 재직하면서 주민여론을 왜곡할 가능성이 많고 민원에 개입될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67억원 규모의 자녀장학금 지급요건도 강화된다.그동안 통·이장의 중·고교생 자녀 가운데 전체 학년별 성적이 상위 15% 해당자에게만 공납금 전액이 지원됐으나 앞으로는 상위 성적 10% 이내의 학생에게만 주기로 했다. 현재 60세까지로 되어있는 통·이장 연령상한도 현실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아예 폐지키로했다.이 경우,통·이장은 민방위기본법상 65세까지만 할수 있는 지역민방위대장을 겸임하게 되어있어 연령상한제를 폐지하더라도 65세 이상은 할 수 없게된다. 행자부 관계자는 “통·이·반장들이 선거운동에 관여한다는 등의 이유로 정부출범 초기에 폐지론이 강하게 대두됐으나 주민등록 신고내용의 사실확인 여부 등 폐지에 따른 문제점이 적지않아 일부 운영상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선에서 이 제도를 그대로 두기로 했다”고 지침시달 배경을 밝혔다. 통장은 주민 가운데 시장·구청장이나 동장이 위촉하며 6만2,835명 규모이며 읍·면장이 임명하는 이장은 전국에 3만5,407명이 있다.반장은 반상회에서 주민이 선출하며 4만8,663명이 있다.
  • ‘경제청문회 목적’ 꼭 달성해야/朴相基 연세대 교수·법학(기고)

    여·야당은 金泳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하였다. 아직 일정과 증인채택 범위 등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으므로 실현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난관이 남아 있다. 그렇지만 국회가 갖고 있는 권한인 청문회를 국회의원들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자가당착이고 이를 무산시킬 명분도 없다. 또한 잘못된 정책결정으로 국가적 피해가 막대할 경우 이에 대한 원인분석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를 위해 국정조사권이 있는 것이고 그 한 방법으로 청문회제도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청문회개최보다 중요한 것은 청문회를 통해 설정한 목적을 달성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환란의 주역이나 정경유착의 장본인들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는 변명과 책임전가의 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럴 경우 청문회 폐지론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청문회의 성공 여부는 뚜렷한 목표설정과 국회의원들,특히 여당 국회의원들의 능력 및 자세에 달려 있다. 만일 청문회가 정책실패에 대한 원인규명이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모든 책임이 여당측으로 돌아갈 것이다. 과거 우리는 5공 시절의 주인공들을 불러 청문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문제도 많았다. 그러나 무한권력이 이 땅에 존재할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유익하였다. 이번의 청문회는 IMF구제금융 신청과정을 비롯하여 기아,종금사 인허가,한보문제 등에 대한 정책결정과정이 정경유착,대통령의 무능,정책결정권자들의 무책임이 결합된 것이라는 일반의 추정을 확인해보는 작업이어야 한다. 철저한 준비작업없는 청문회는 증인들에게 농락 당하기 십상이다. 전문적인 자료준비는 물론이고 청문회 진행상의 기법까지도 포함하는 준비작업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사회자나 질문자의 한마디 말까지도 중요하다. 또한 선거법위반 등 형사사건이 계류중인 의원을 위원회에서 제외시켜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만일 국회의원들이 ‘청문회 스타’가 되고자 한다면 감정 과잉보다는 품위와 수준,전문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텔레비전 화면은 이 모든 것을 평가하기에 충분히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 노벨경제학상 존폐 위기

    ◎작년 수상 숄스·머튼 ‘롱텀캐피털’ 파산 몰고가/“세계 경제 헤지펀드 난투장 만든 주범” 비판여론/주식시장 침체 유발… 상금 재원도 고갈시켜 노벨 경제학상이 존폐 위기에 몰렸다. 14일 올해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 스웨덴 한림원의 분위기는 여느 상발표때와 달리 무겁게 가라앉았다. 세계 경제학자들의 꿈,노벨 경제학상 권위가 크게 훼손당했다는 지적과 함께 상의 존재 이유를 묻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수상자인 미국의 로버트 머튼과 마이런 숄스 박사가 원인제공을 했다. 이들은 옵션가격 결정이론으로 노벨상을 받은 뒤 헤지펀드 운용 회사인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에 동업자로 참가,설립해 자신들의 이론을 실전에 적용했다. 초기에 거액을 벌어들이는 듯했으나 아시아, 러시아에서 투자 실패로 LTCM을 파산 상태로 만들었다. 이들의 이론이 잘못됐다는 점 때문만은 아니다. 폐지론자들은 노벨상을 탔다는 학자들이 세계 경제를 헤지펀드 난투장으로 만들어 놓은 주범들이라는 사실에 분노하고있다. 이들의이론을 추종한 숱한 헤지펀드 투기꾼들은 세계 금융시장을 붕괴지경으로 만들었다. 여기에다 세계 주식시장 침체를 유발,평화 의학 화학 물리 문학 등 5개 노벨상 상금 재원을 고갈시킨 미필적고의의 혐의까지 받고 있다. 정작 경제학상 상금은 스웨덴 중앙은행이 내고 있다. 한림원 내부에서조차 폐지론이 나온다. 노벨 경제학상은 다른 5개 부문의 상처럼 스웨덴 화학자 알프레드 노벨의 유지에 따라 만들어진 상이 아니다. 68년 스웨덴 중앙은행 300주년 기념으로 제정됐다. 노벨의 유지를 받든 순수한 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간혹 비난을 받긴 했으나 존폐위기까지 몰린 적은 없었다.
  • 포퓰리즘을 이기는 정치개혁/黃台淵 동국대 교수(서울광장)

    정치개혁이 현안으로 떠올랐다.그러나 이 정치개혁만큼 포퓰리즘에 시달리는 분야도 없고,또 규제가 애매하고 복잡한 분야도 없다.이로인해 포퓰리즘 여론에 묻혀 간과되는 대목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는 각 정당의 비례대표 의석이 지역별로 할당되기 때문에 지역주의를 완화시킬 수 있다.그러나 문제는 비례대표의석이 적으면 지역주의 완화 효과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비례대표의석을 전체 의석의 절반으로 늘리는 경우에만 소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것과 연계된 문제는 공천제도 개혁이다.현행 중앙당 공천제를 유지하면, 정당명부제 하에서 중앙당이 국회의석의 반수를 ‘임명’하는 시대착오가 나타난다.따라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과 동시에 공천제도는 반드시 민주화되고 정당구조는 분권화되어야 한다.지구당과 지역별 당지부에서 2배수 3배수를 중앙당에 올리고 중앙당이 최종 확정하는 상하향(上下向) 절충방안이 합리적일 것이다. 당연히 당의 지역지부는 강화되고 상설화되어야 한다.또 비례대표명부를 정할 때에는지부 대의원들이 출마자 명단을 보고 여러 출마자에게 기표하는 방식이 좋다.투표결과 표를 가장 많이 얻은 순서로 위로부터 지역할당 의석의 2배수 또는 3배수를 자르면 될 것이다. 포퓰리즘에 시달리는 대목은 지구당 존폐문제와 의석수 축소 문제다.개혁담당자들은 포퓰리즘적 지구당폐지론에 굴하지 않아야 한다.중앙당과 등치된 ‘지구당 없는’정당은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하에서 공중에 뜬 막강 권부(權府)로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차라리 지구당은 존치하되,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그 수를 반감시키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의석수를 줄이자는 성난 포퓰리즘에도 굴해선 안 될 것이다.한국의 국회의석은 15만명당 1석이다.이것은 영국(9만명),독일(13만명),프랑스(10만명),캐나다(10만명),오스트리아(4만명)등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적은 것이다.이런 지경이기 때문에 국회의석은 오히려 늘려야 한다. 또 국회의원 세비와 보좌진 지원도 선진국 의원들에 비해 턱없이 적다.앞으로 세비도 두배 늘려주고 전문 보좌진도 두배 늘려 주어야 마땅할 것이다.세금은 이런데 쓰려고 걷는 것이다.포퓰리즘적 정치불신에 오도되어 국회의원의 정치비용과 국회의석을 줄이라고 고함치는 것은 옳지 않다. 또 지역감정 조장을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있는 듯한 애매한 법관념이 나돌고 있다.그러나 이 죄로 기소하더라도 검찰은 법정에서 패할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선거기간에 지역감정 조장언동을 처벌하는 시한부 특별법이 필요하다.지역주의에 정면으로 대결하려면 특별법제정도 마땅한 것이다. 또 여론에 의하면,작년 11월에 개정된 새 정치자금법으로 대가성 없는 이른바 ‘떡값’도 처벌할 수 있다고들 한다.그러나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식으로 정치자금을 주거나 받는 행위””를 처벌하는 조항(30조1항)과 ‘후원회를 통한’100만원 이상의 익명 기부금 처벌 조항(2항)은 구멍이 나 있다. 첫째,이 법이 ‘정치자금’만 처벌하기 때문에 익명의 금품을 ‘정치자금’이 아니라 인도적인 ‘증여’라고 우기면 처벌할 수 없다.둘째,후원회를 통하지 않은 증여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따라서 대가성 없는 증여의 형태를 취하는 ‘떡값’은 아무리 액수가 많아도 처벌 대상이 아니다.이런 까닭에 익명으로 주고받는 100만원 이상의 증여금품을 정치자금으로 보는 포괄적 규정이 신설되어야만 저 악명높은 ‘떡값’도 처벌할 수 있다.이것이 빠지면 정치개혁 전체가 설득력을 잃을 것이다.
  • “한국영화 죽일 작정인가”/스크린쿼터제 폐지론 영화계 반발 확산

    ◎美 직배사 상영관 독점 불보듯/한덕수 통상본부장 사퇴 촉구 정부 일각에서 한국영화 스크린쿼터제(의무 상영일수)폐지론이 나온 데 대해 영화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영화인을 망라한 ‘스크린쿼터 사수 범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상오 광화문 정부청사 후문 광장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갖고 종로3가 피카디리극장 앞까지 가두행진을 벌이기로 했다. 또 김종필 국무총리를 방문,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의 교체를 공식 요구할 계획이다. 이에앞서 비대위는 27일 하오 기자회견에서 ‘스크린쿼터 폐지론’ ‘한국영화 죽이기’로 규정하고 규정짓고 집중 성토하고 한본부장의 공개사과 및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비대위’에는 한국영화인협회의 김지미 이사장,원로 영화감독 임권택씨,한국영화제작가협회 이태원 고문(태흥영화사 대표)등 3명이 공동위원장을 맡아 영화인의 결속을 과시했다. 이같은 파문은,한본부장이 지난 21일 신낙균 문화관광부 장관을 방문해 스크린쿼터제를 철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데서 비롯됐다.한본부장은 영화산업을 진흥하고 외국의 영화시장 개방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명분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본부장은 다음날에도 기자들과 만나 “연간 146일이나 한국영화를 의무상영토록해 오히려 영화산업의 기반이 흔들린다”면서 “차라리 외화를 상영해 영화진흥기금을 더 많이 걷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한본부장의 발언에는 미국측 입장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지난 21∼22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투자협정 실무협의에서 미국측은 스크린쿼터제가 ‘국산화’를 업계에 강요하는 것이라며 시정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한편 한본부장의 발언이 공개되자 영화계와 주무부서인 문화관광부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영화제작가협 이춘연 회장은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소기업대표자 오찬모임에서 “어떠한 반대급부를 주더라도 스크린쿼터제 폐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화관광부도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스크린쿼터제는 한국 영화산업 보호와 우리 문화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밝힌 뒤 스크린쿼터제는 우리뿐 아니라 프랑스 등 11개국에서 채택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태원 ‘비대위’ 공동위원장은 “지난달 ‘고질라’개봉 때도 보았듯이 할리우드영화 직배사들이 대작을 내세워 상영관을 독점하려 하면 극장주들은 따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그나마 스크린쿼터제마저 없애면 한국 영화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일반에게 공개조차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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