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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기세포 표면에 나노약물 결합한 폐암 치료 방법 개발

    줄기세포 표면에 나노약물 결합한 폐암 치료 방법 개발

    줄기세포를 유전자 조작 없이 폐암 치료에 활용하는 방법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 되었다. 한국연구재단은 강동우 (가천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골수 줄기세포의 표면에 나노항암약물을 결합하여 폐종양을 제거하는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줄기세포는 폐종양 부위를 추적해서 찾아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 점을 이용하여 그동안 줄기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하거나 내부에 항암제를 주입하여 암세포 치료제로 적용하려는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으나, 아직까지 승인된 치료제는 없다. 이는 유전자 조작으로 인하여 줄기세포가 또 다른 암을 유발할 위험성과 항암약물이 주입되었을 때 줄기세포의 암세포 추적 능력이 현저히 저하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줄기세포를 약물 전달체로 활용하되, 유전자를 조작하는 대신 나노항암약물을 줄기세포의 표면에 결합시켰다. 여러 줄기세포 중에서 골수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표면의 CD90 단백질에 나노항암제를 결합하였고, 이로서 줄기세포의 암 추적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항암효과를 극대화하였다. 개발된 줄기세포-나노약물 결합체는 정맥 투여 후 3일 내로 폐종양에 집중되고, 12시간 내에 암세포를 사멸하기 시작하였으며, 암세포 제거 후 줄기세포 또한 상호적으로 사멸되었다. 줄기세포 1개 당 폐암세포 3개 정도가 제거되었다. 인간폐암이 생성된 생쥐에 실험하였을 때에도 폐종양의 크기가 현저히 줄어들어 치료 효과를 입증하였다. 강동우 교수는 “줄기세포의 암추적 능력을 이용하면 기존 항암제에 비해 100배나 적은 약물만으로도 탁월한 폐종양 제거가 가능하며, 치료기간 동안 환자가 항암 부작용을 전혀 느끼지 못할 수준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며 “향후 이들 줄기세포 나노약물 코팅 기술을 이용하면 췌장암, 뇌암 등 다양한 난치성 종양치료의 임상적 성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의 5월호 표지 논문(frontispieces)으로 게재된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고 이근수 전 광주삼성병원장 유족, 화순전남대병원에 5000만원 기부

    고 이근수 전 광주삼성병원장 유족, 화순전남대병원에 5000만원 기부

    암투병중 세상을 떠난 의사의 뜻을 담아 유족들이 5000만원을 화순전남대병원에 기부해 훈훈함을 주고 있다. 전 광주삼성병원장이었던 고 이근수씨의 아들 기욱(조선대병원 영상의학과 전임의)씨는 지난 20일 화순전남대병원을 방문, 정신 원장에게 후원금 증서를 전달했다. 고인은 1980년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목포 성골롬반병원 외과장 등을 역임했다. 화순전남대병원에서 폐암 치료를 받았으며, 지난해 10월 타계했다. 슬하의 아들과 딸(우진)은 모두 조선대병원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이기욱 씨는 “선친의 후원 의향을 담아 기부하게 됐다”며 “암특화병원인 화순전남대병원의 진료·연구·교육 발전을 위해 유익하게 쓰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고인은 생전에 환자사랑을 앞장서서 실천했던 뜨거운 열정을 간직하신 분이었다”며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화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김한석 모친상 “2년 동안 폐암 투병 끝에 19일 별세”

    김한석 모친상 “2년 동안 폐암 투병 끝에 19일 별세”

    코미디언 김한석이 모친상을 당했다.20일 코미디언 김한석(47) 어머니 故 박태현 여사가 전날 밤 폐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향년 81세. 김한석은 이날 오전 슬픔 속에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을 맞고 있다. 김한석 측은 “어머니께서 2년 동안 투병 생활 끝에 세상을 떠나셨다”고 밝혔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2일 오전 7시에 엄수, 장지는 벽제장 천보묘원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한미약품 첫 신약 ‘올리타’ 쓸쓸한 퇴장

    한미약품이 표적 항암치료제 ‘올리타’(성분명 올무티닙)의 개발을 끝내 중단했다. 한때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부작용 없는 폐암치료제로 기대를 모았지만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기술이전을 해지한 데 이어 비슷한 치료제가 빠르게 시장을 선점해 투자 가치를 잃은 까닭이다. 한미약품은 올리타의 개발 및 판매 중단을 결정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향후 절차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13일 밝혔다. 단 현재 임상시험에 참여하거나 처방받아 복용 중인 환자들에게는 일정 기간 공급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올리타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해 허가받은 첫 신약으로,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 쓰이는 표적 항암치료제다. 기존 폐암 치료제 투약 과정에서 나타나는 내성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앞서 올리타는 2015년 7월 독일의 다국적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제약업계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어 중국 제약사 자이랩과 중국 시장의 독점적 권리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임상3상 시험을 전제로 27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올리타는 2016년 9월 베링거인겔하임이 한미약품에 개발 권리를 반환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경쟁약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에 비해 개발이 늦어져 시장성이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타그리소는 한미가 베링거인겔하임에 올리타를 기술 이전한 직후인 2015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베링거인겔하임으로서는 이미 경쟁 제품이 한발 먼저 허가를 받은 상황에서 거액의 투자금을 쏟아부을 명분이 사라진 셈이다. 여기에 임상2상 과정에서 환자가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베링거인겔하임의 권리 반환 늑장 공시 논란까지 불거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 자이랩사도 올리타에 대한 권리 반환을 결정했다. 그 사이 타그리소는 임상3상을 마치고 전 세계 40여개국에 출시되는 등 시장을 선점하고 나섰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게 되면서 결국 올리타는 쓸쓸히 퇴장하는 신세가 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잇따른 악제에 개발을 마치더라도 신약으로서의 가치가 적다고 판단했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20여개의 신약 개발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나를 노리는 ‘침묵의 살인자’ 라돈...저감 방법은?

    나를 노리는 ‘침묵의 살인자’ 라돈...저감 방법은?

    국내 전체 폐암 사망자 12.6%의 발병 원인이 실내 라돈(Radon)으로 밝혀지면서 자연방사성 물질인 라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9일 시사저널에 따르면 강철구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의 라돈 실태조사 자료 등을 토대로 낸 보고서에서 “주택 실내 라돈 농도 조사치와 연도별 폐암 사망률을 연관 분석해도 라돈 농도가 높은 곳이 폐암 사망률이 높다”며 이같이 전했다. 라돈은 암석·토양·건축자재 등에 존재하는 우라늄이 붕괴를 거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무색·무취·무미의 기체로 어디에나 존재하는 자연방사능 물질이며 특히 주택가에서 많이 발생한다. 라돈은 주로 건물 바닥이나 갈라진 틈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며 땅에 인접한 단독 주택에서 라돈 검출율이 높은 반면,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밀폐된 공간에서 고농도 라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폐암 등에 걸릴 수 있으며 수년 동안 노출되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20배에서 100배까지 증가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센터(IARC)는 라돈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흡연에 이은 2대 폐암발병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라돈은 흡연 다음으로 폐암을 일으키는 주원인이지만 무색·무취해 어디에 존재하는지 알 수 없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기 쉽다.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라돈은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또 아이들이 일과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도 많이 발생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라돈 수치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환기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난방 등의 이유로 환기를 자주 시키지 못할 경우 라돈 수치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하지만 봄철에 접어들었음에도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 영향 등으로 환기를 시키지 못해 줄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라돈 수치를 줄이는 공기 청정 식물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라돈을 줄이는 식물로는 공기 청정 기능을 갖춘 율마, 고무나무, 산세베리아, 관음죽, 아레카 야자, 행운목, 마지나타, 벤자민 등이 꼽히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법원 “존슨 앤 존슨사 베이비 파우더 암 유발” 320억 배상 판결

    美법원 “존슨 앤 존슨사 베이비 파우더 암 유발” 320억 배상 판결

    미국 법원이 존슨 앤 존슨사의 베이비 파우더 제품을 쓰다 암에 걸렸다고 주장한 남성에게 3000만달러(약 320억 7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6일(이하 현지시간) 미 CNN방송은 뉴저지주 미들식스 카운티 법원 배심원단은 스티븐 란조(46)가 존슨 앤 존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란조는 2016년 석면 노출로 인한 폐암의 일종인 중피종(Mesothelioma)진단을 받은 후, 존슨 앤 존슨사와 석면 공급업체 이메리스 탤크(Imerys Talc)를 고소했다. 그가 30년 이상 사용한 존슨사의 제품에 든 ‘활석분’(taclum powder)이 암을 유발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란조와 그의 아내 켄드라는 “존슨사의 제품들을 사용할 때마다 폐, 복부나 심장 외벽에 영향을 미치는 석면을 흡입해왔다”며 “회사는 자사 제품이 발암성 석면에 오염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소비자에게 아무런 주의를 주지 않았다”며 고 주장했다. 부부의 변호인측도 “회사는 1960년대 이후 건강상의 위험에 관한 정보가 알려지지 않게 했다”면서 ‘1969년 한 과학자가 회사의 활석분에 든 석면이 오염됐다’고 명확하게 언급한 내부 문서를 증거로 제시했다. 이에 배심원단은 란조에게 3000만 달러(약 320억 7000만원), 그의 아내에게 배우자친교상실(loss of consortium)에 근거해 700만 달러(약 74억 8000만원)를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배우자친교상실은 피고의 태만이나 고의로 배우자나 가족 일원이 피해, 사망에 이르렀을 때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영미법이다. 피해액의 70%를 책임져야 하는 존슨 앤 존슨 측은 “자사 제품에 석면이 들어있지 않고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며 “이번 배심원 판정에 실망했지만 사건이 완전히 마무리될때까지 지켜보겠다”고 답했다. 나머지 30%를 배상해야하는 공급업체도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활석은 마그네슘, 규소 및 산소로 주로 구성된 무기질을 말하며 석면 근처에서 채취되는 경우가 많다. 그 채굴 과정에서 교차 오염의 위험성이 발생하는데, 활석분의 암 유발 가능성은 1971년 난소 종양에서 활석 입자를 발견했다는 한 연구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이후 미국에서는 활석가루가 든 제품과 암 사이의 관련성을 주장하는 소송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지난해 8월 미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법원 배심원단은 중피종이 발병했다고 주장한 여성 에체베리아에게 4억 1700만 달러(약 4457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으나, 3개월 후 항소심에서 결국 존슨 앤 존슨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미국 암 협회(The American Cancer Society)는 “활석이 든 제품이 사람의 암 위험성을 실제 증가시키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으며, 미 국립 독성물질 국가관리 프로그램(The US National Toxicology Program)도 활석을 발암가능 물질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 사진=CNN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항암제 효과 큰 환자 예측해 표적 치료

    연세·서울대 팀 ‘네이처…’ 게재 앞으로 폐암을 비롯한 여러 암 환자 중 항암표적치료 시 우수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환자를 미리 예측해 효율적인 치료가 가능해졌다. 연세암병원 폐암센터 조병철 교수팀(종양내과)은 서울대 생명과학부 윤태영 교수팀,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임석아 교수팀과 함께 이 같은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 조직 내에서 추출한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측정해 폐암 표적항암제에 대한 반응성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기술 개발’이라는 공동연구 과제를 수행했다. 지금까지 항암표적치료 대상 환자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단백질 생산 DNA의 돌연변이 유무를 확인해야 했다. 성공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 방법에 의문을 제기한 연구팀은 암 조직 내에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된 단백질을 찾는 항암표적치료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암 조직에 DNA 돌연변이가 없어 과거에 치료 효율성이 낮다고 분류되던 환자 중에서도 우수 효과 환자로 재분류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연구팀은 동물을 이용한 임상시험뿐만 아니라 실제 암 환자 2명을 대상으로 시험해 해당 연구 결과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이번 기술을 통해 쌀 한 톨 크기의 암 조직에서 대규모 단백질 정보를 분석할 수 있게 됐다. 조 교수는 “7종의 유방암 세포주와 6종의 폐선암 세포주에서 단백질 상호작용을 분석한 결과 해당 단백질을 대상으로 하는 항암표적치료 효과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입증했다”면서 “새로운 진단 기술을 적용해 환자 분류가 가능해짐으로써 정밀의학에 근거한 항암표적치료제의 새로운 희망의 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의 논문은 국제전문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 최근호에 게재됐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20C 축구계 쥐락펴락한 ‘토털 사커 황제’

    20C 축구계 쥐락펴락한 ‘토털 사커 황제’

    마이 턴/요한 크루이프 지음/이성모 옮김/마티/328쪽/2만 2000원1964년 네덜란드 프로축구 아약스에서 데뷔해 1973년까지 소속팀을 8번의 리그 우승, 3번의 유러피언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 당시 세계 최고 이적료를 받고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팀을 옮겨 하위권에서 헤매던 팀을 단숨에 우승팀으로 끌어올렸다. 1971년, 1972년, 1974년 세 차례나 발롱도르상(올해의 유럽 축구 선수상)을 수상했다. 1985년 아약스에 이어 3년 뒤 바르셀로나 감독을 맡아 수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현역에서 물러난 뒤에는 크루이프재단을 설립해 체육 환경 개선에 힘썼다. 이 모두가 한 사람을 위한 설명이다. 네덜란드의 축구 황제 요한 크루이프가 바로 그다. 새책 ‘마이 턴’은 2016년 폐암으로 세상을 뜨기 전까지 20세기 세계 축구계를 쥐락펴락했던 크루이프의 자서전이다. 그는 자신의 삶은 “처음부터 축구였다”고 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아약스의 홈구장 바로 옆에 살았으니 그의 말대로 “축구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게다가 천부적인 재능까지 갖췄다. 그러니 승승장구는 당연했다. 선수로서의 기량만 놓고 보면 그가 펠레나 마라도나 등보다 앞선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지도자로서의 경력과 사상가로서 축구 역사에 미친 영향까지 함께 고려하면 그를 앞설 사람은 없다. 크루이프는 ‘축구를 바꾼 사람’이라는 상찬이 지나치지 않을 업적을 남겼다. 그가 1974년 월드컵 스웨덴전에서 선보인 ‘크루이프 턴’은 상대 수비수가 “(크루이프가) 사라졌다”고 표현할 정도로 전설적인 기술이 됐다. 아약스 선수 시절엔 토털 사커의 정수를 보여 줬다. 토털 사커는 선수 전원이 수비와 공격에 가담하는 전술이다. 개념은 단순해도 실전에 적용하려면 공간 활용과 조직력 등 복잡한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벌써 수십년 전 크루이프에 의해 완성된 전술인데도 현대 축구에서 여전히 강력하게 통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이 축구 전술은 크루이프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입을 모으는 건 이 때문이다. 경기장을 지배했던 그이지만 인생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1977년 집에 괴한이 침입해 가족을 잃을 뻔했고 그 때문에 이듬해 월드컵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 때 이른 은퇴 뒤 돼지 농장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재산을 날리기도 했다. 그는 이런 내용들을 투박하고 담담한 말투로 풀어 간다. 그는 자서전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한마디로 내 인생은 늘 더 잘하고 더 발전하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삶의 모든 일에 그런 마음으로 임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연세의료원 ‘꿈의 암 치료기’ 2022년 첫 가동

    연세의료원 ‘꿈의 암 치료기’ 2022년 첫 가동

    연세의료원이 2022년부터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 치료기’를 가동한다. 국내에서는 처음이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10기만 운영되는 최첨단 치료기다.연세의료원과 일본 도시바, DK메디칼솔루션은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누리 그랜드볼룸에서 중입자 치료기 계약 체결식을 가졌다. 중입자 치료기는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뒤편 주차장에 지하 5층, 지상 7층의 연면적 약 3만 5000㎡(약 1만평) 규모로 설치된다. 올해부터 건축을 시작해 2022년부터 국내 최초로 중입자 치료를 시작한다. 연간 1500명의 암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연세의료원은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위해 30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중입자 치료기는 탄소 이온을 거대한 입자 가속기에 주입해 암세포를 빛의 속도로 정밀 타격함으로써 사멸시키는 첨단 암 치료 장비다.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날카로운 명사수’라고 표현할 정도로 정확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높은 정확도뿐만 아니라 치료 기간을 대폭 줄이는 장점도 있다.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 치료는 평균 30회 치료를 받지만 중입자 치료는 12회만 받으면 된다. 초기 폐암은 1회, 간암은 2회, 전립선암이나 두경부암은 3주 이내에 치료가 끝난다. 5년 생존율이 다른 암보다 낮은 폐암과 간암, 췌장암은 물론 치료가 어려웠던 재발성 직장암, 골육종 등 난치암환자와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고령의 암환자에게 주로 사용한다.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발표에 따르면 수술이 가능한 췌장암 환자에게 수술 전 중입자 치료를 시행한 결과 5년 생존율이 20% 이하에서 53%까지 높아졌다. 수술이 불가능한 췌장암 환자는 항암제와 중입자 치료를 병행할 경우 2년 생존율이 10% 미만에서 66%까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그동안 암환자들은 일본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기 위해 체류비를 포함해 1억원의 막대한 비용을 썼다. 지난해 NIRS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은 환자는 26명이다. 국내에 장비를 도입하면 3000만~4000만원으로 비용이 줄어든다. 윤도흠 연세의료원장은 “중입자 치료기를 통해 환자 중심의 치료를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월드피플+] ‘슈퍼맨’의 아들, 사지마비 장애인 위해 날다

    [월드피플+] ‘슈퍼맨’의 아들, 사지마비 장애인 위해 날다

    팬들의 가슴 속에 '영원한 슈퍼맨'으로 기억되는 배우가 있다. 바로 영화 슈퍼맨 시리즈로 잘 알려진 미국의 영화배우 크리스토퍼 리브(1952~2004)다. 최근 리브의 친 아들인 윌(25)이 장문의 칼럼을 영국매체 데일리메일에 기고해 관심을 끌었다. 그가 장문의 글을 게재한 이유는 '영웅'을 추모하고 척수마비환자들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서다. 윌의 아버지 크리스토퍼는 슈퍼맨 시리즈로 전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지만 지난 1995년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는다. 낙마사고로 척추를 다쳐 사지가 마비된 것이다. 그가 영화를 넘어 진짜 '슈퍼맨'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후 보여준 의지와 행동 때문이다. 사지마비에도 그는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재활을 포기하지 않았고 사회적으로는 척추연구와 의료보호를 확대하는 운동을 펼쳤다.     또한 그는 '크리스토퍼 리브 마비 재단'을 설립해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위해 앞장섰다. 그러나 지난 2004년 10월 리브는 갑자기 찾아온 심장마비로 유명을 달리했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2년 후 찾아왔다. 사지마비된 남편을 9년 간이나 보살핀 부인 데이나 리브 역시 44세의 이른 나이에 폐암으로 숨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남편이 사망한 후 재단의 회장직을 맡아 고인의 유지를 이어왔다. 그리고 부인마저 세상을 떠나고 재단은 '크리스토퍼와 다나 리브 재단'이 됐으며 그 유지는 세 자녀가 받들고 있다. 이번에 글을 기고한 윌은 작고한 리브 부부의 막내아들로, 영화배우로 활동하면서 기금 마련 행사 등에 참여하고 있다. 윌은 "생전 부모님은 쉼없이 재단을 통해 척수마비환자를 위해 노력했다"면서 "관련 연구가 이제 어둠을 넘어 빛과 희망의 단계로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휠체어 없는 삶을 꿈꾸었던 아버지의 소망이 이제는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우리는 영웅이 필요하고 우리는 당신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9·11 참상 겪은 소방관 둘 암 투병하다 하루 간격으로 세상 등져

    9·11 참상 겪은 소방관 둘 암 투병하다 하루 간격으로 세상 등져

    17년 전 9·11 테러 참상을 경험한 전직 소방관 둘이 하루 간격으로 암 때문에 세상을 등졌다. 미국 뉴욕 맨해튼과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스탠튼 섬을 왕복하는 페리선 조종사였다가 소개 작업에 동원돼 수많은 인명을 구조하는 데 공을 세운 토머스 펠란이 45세 짧은 인생을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마쳤다. 다음날에는 그라운드 제로에서 9개월 동안 생존자 구조와 복구 작업에 투입됐던 키스 영이 53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고 영국 BBC가 24일 전했다. 뉴욕광역 정규소방관협회(UFANYC) 노동조합 집계에 따르면 두 고인은 9·11과 연관된 질병 때문에 세상을 떠난 172번째와 173번째 소방관이며 올해 들어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희생자다. 지난 10일에도 뉴욕 소방관 출신 폴 토카르스키가 이른바 ‘WTC 연관 질환’ 때문에 세상과 작별했다. 물론 이들 셋이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 17년이 흘렀지만 40만명 정도가 독성 물질에 노출되거나 심각한 부상,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어서다참사 당시 뉴욕시소방국(FDNY) 소속이 아니었던 펠란은 맨해튼으로 통하는 교통이 막힌 상황에 생존자들을 소개하고 참사 현장에 긴급 구호품을 실어나르는 막중한 역할을 했다. 단 아홉 시간에 50만명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었던 것은 펠란 등의 활약에 힘입었는데 지난해 영화로 큰 관심을 끌었던 2차 세계대전 때 덩케르크 철수 인원보다 훨씬 많은 숫자였다. 친구인 브라이언 랭은 “모두가 도망가려고 하던 때 토머스는 배를 제 위치에 대고 사람들을 도왔다. 그리고 대단하게도 자신의 활약에 대해 떠들지 않았다. 사람들은 결코 그가 해낸 일을 알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2003년 5월 페리 업무를 그만 두고 FDNY로 직장을 옮겨 소방정 조종을 해왔다. 최고의 마라톤 기록을 작성한 지 얼마 안된 두달 전 폐암 진단을 받았다. 영은 1998년 FDNY에 취직해 참사날 브루클린 미드우드에서 근무 중이었다. 참사 날에 세상을 떠난 소방관은 343명이었지만 그 뒤 그라운드 제로에서 구조작업을 진행한 어떤 인력도 숨지지 않다가 14개월 뒤 개리 셀레타니가 자살하면서 첫 참사 관련 희생자가 됐다.아내 베스가 47세 젊은 나이에 유방암으로 세상을 뜬 지 3년 뒤인 2015년 12월 암 발병 진단을 받고 골반의 커다란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은퇴했다. 딸 칼리는 페이스북에 “아빠는 열심히 싸우고 기적을 믿는 분이었다”며 “아빠를 묘사하기 위해 늘 쓰는 형용사가 있었는데 재미있고, 똑똑하며, 친절한 이었다. 믿기지 않을 만큼 인간적이었다”고 돌아봤다. 고인은 FDNY에 근무하면서도 빼어난 요리 실력으로 유명했고 조리학 학위도 받았다. 2003년 ‘소방서 셰프와 함께 요리를’이란 책도 냈고 요리 전문 텔레비전의 대회 우승을 두 차례나 차지했다. 질병통제센터(CDC)에 따르면 7만명에 조금 못 미치는 사람들이 9·11 긴급 구호 활동에 참여했는데 뉴욕시에 거주하는 1만 4300명 정도가 만성 감기, 천식, 암과 만성스트레스 등을 호소하며 의료적인 도움을 받았다. 2011년 1월 폐질환으로 숨진 경관의 이름을 따 자드로가법이 발효돼 9·11 생존자를 모니터링하고 치료하고 보상하는 기금이 조성돼 지금까지 33억달러를 건넸다. 한 통계에 따르면 참사 현장에 곧바로 투입된 6000명 정도가 암 진단을 받았고 수천명이 호흡이나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제라드 피츠제럴드 UFANYC 소방관 노조 위원장은 그라운드 제로에 투입됐던 1만명의 현역 소방관과 6000명의 은퇴 소방관 가운데 2000명 정도가 암으로 투병하고 있다고 전했다. 쌍둥이 건물의 두 번째가 붕괴된지 얼마 안돼 현장에 도착했다가 40시간을 더 머물렀던 피츠제럴드는 “우리는 9·11 이펙트의 살아있는 증거들이다. 우리는 독성 수프를 들이마셨다. 매순간 ‘다음은 내 차례인가, ‘내 몸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여러분이라면 이렇게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위암수술 표준화 기여’ 노성훈 연세암병원장 홍조근정훈장

    ‘위암수술 표준화 기여’ 노성훈 연세암병원장 홍조근정훈장

    보건복지부는 21일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제11회 암 예방의 날’ 기념식을 열고 노성훈 연세암병원장 등 암 관리 유공자 100명에 대한 시상식을 갖는다. 노 병원장은 위암 수술 발전과 표준화, 세계적 전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홍조근정훈장을 받는다.다년간의 폐암 진료와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폐암 검진 시범사업 설계와 운영과정에 자문해 온 이춘택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와 전국 암 집단발생 역학조사를 주도적으로 실시한 임정수 가천대 길병원 교수는 각각 근정포장을 받는다. 복지부는 앞서 올해부터 국가 대장암 검진에 소요되는 비용을 전액 건강보험에서 부담하는 내용의 암 검진 제도 개선 사항도 발표했다. 만 50세 이상 남녀가 대상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람이 좋다’ 신성일 엄앵란 딸 강수화 “결혼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람이 좋다’ 신성일 엄앵란 딸 강수화 “결혼하지 말았어야 했다”

    ‘사람이 좋다’ 신성일 편이 전파를 탔다.20일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서는 폐암 3기 판정을 받은 신성일과 아내 엄앵란, 딸 강수화의 일상이 그려졌다. 이날 신성일, 엄앵란 부부의 딸 강수화는 “(아버지가) 보디빌더도 나갔다. 삼각팬티 입고 몸을 만들어 마라톤도 했다”며 과거 신성일의 모습을 회상했다. 이어 “엄마가 만날 걱정했다. 운동하다 큰일 난다고. (아버지는) 옛날부터 영화배우는 살찌면 안 되고 몸을 가꿔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고 말했다. 엄앵란은 “(신성일이) 부지런한 것은 아무도 못 따라간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개 끌고 뒷동산 갔다가 음악 듣고, 그런 사람을 제가 어떻게 쫓아가나. 저는 좀 게으른 편이다. (신성일이) 좀 일찍 일어나라고 했다. 저희는 죽어도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강수화는 “엄마는 숨쉬기 운동만 한다. 두 분이 결혼하지 말았어야 할 스타였다. 각자 생활습관이 다르다. 각자 싱글 라이프를 즐기며 멋있게 살아야 했다”고 덧붙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신성일, 요양병원서 폐암 투병 중...엄앵란 병원비 부담

    신성일, 요양병원서 폐암 투병 중...엄앵란 병원비 부담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 배우 신성일이 출연한다.513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배우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신성일은 지난해 6월 폐암 3기 판정을 받으며 많은 대중에게 충격을 안겼다. 마라톤과 헬스 등 온갖 운동을 섭렵하고 술, 담배를 멀리했는데도 뜻하지 않게 찾아온 병으로 육체적, 심리적 충격을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현재 그는 5번의 항암치료와 25번의 방사선 치료를 받은 후 전남 광주인근의 한 요양병원에 머무르고 있다. 생존율이 20%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삶에 대한 강한 의지로 빠르게 호전되어가고 있는 중이다. 신성일은 1964년 세기의 커플로 불리며 배우 엄앵란과 결혼에 골인했다. 하지만 계속된 영화 제작 실패로 별거 아닌 별거를 시작하며 부부관계는 더욱 틀어지기만 했다. 특히 엄앵란은 신성일의 숱한 스캔들과 폭탄 발언으로 인해 한때 집 밖에 돌아다니지 못할 정도로 힘든 생활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대중의 비난에도 자신의 남편이었기에 결코 신성일을 포기할 수 없었다는 엄앵란은 신성일이 암 선고를 받던 날 말없이 병원비를 부담했다. 대한민국이 다 아는 별거부부인 신성일과 엄앵란은 평생의 동지로,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삶을 살고 있다. 신성일이 지내는 요양병원을 오랜만에 방문하게 된 막내딸 강수화는 투병 생활을 시작하며 조금씩 변해가는 아버지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신기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자신이 온다는 소식을 동네방네 자랑하는 아버지를 보며 새삼스레 신성일의 딸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점점 왜소해져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어린 시절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행동을 조금씩 받아들이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한다. 신성일의 이야기는 20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 공개된다. 사진=M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대호의 암 이야기]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장기 칩’

    [이대호의 암 이야기]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장기 칩’

    ‘장기 칩’은 최근 가장 각광받는 바이오 기술 중 하나다. 첩보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칩은 보통 전자회로가 놓여 있는 작은 기판을 말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전자회로 대신 살아 있는 세포들을 올려놓고 마치 인공장기처럼 만든 칩이 등장했다. 장기 칩은 특정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를 배양해 단순히 올려놓은 간단한 도구가 아니다. 해당 장기의 해부학적, 생리학적 특성을 흉내 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처음 만들어진 장기 칩은 ‘폐 칩’이다. 자랑스럽게도 한국인 과학자인 허동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주도해 개발한 것이다. 허 교수는 칩에 폐와 모세혈관 세포를 배양해 올려놓았다. 폐 세포에는 가느다란 진공펌프를 연결해 마치 폐가 숨쉬는 것처럼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도록 했다. 모세혈관 세포는 혈관과 비슷한 구조로 혈액이 통하도록 만들었다. 실제 폐처럼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고, 영양소를 공급하며 노폐물을 배출하도록 했다. 장기 칩은 어떻게 보면 매우 작은 인공장기라고 할 수 있다. 전자장치와 연결해 정밀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처음 폐 칩이 만들어진 이후 심장이나 망막 등 다양한 장기를 흉내 낸 장기 칩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장기 칩을 이용하면 미세 환경에서 세포의 작동기전이나 세포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상호작용을 연구할 수 있다. 만약 여러 장기 칩을 연결할 수 있다면 우리 몸 전체를 보다 가깝게 흉내 낼 수 있게 되고 장기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영향도 함께 연구할 수 있다. 정상적 장기뿐만 아니라 기능이 손상되거나 약화된 장기를 이용할 수 있고 ‘암(癌) 모형’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장기 칩은 신약 개발 방법으로도 매우 유용하다. 신약은 효과와 독성을 파악하기 위해 인간에게 쓰기 전 동물실험을 해야 한다. 그러나 인간 몸에서 효과가 있을지, 어떤 부작용이 나올지 예측하기에는 너무 불충분하다. 실제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있는 많은 약제들이 임상시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고 동물실험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많은 부작용이 임상시험에서 확인된다. 이런 점에서 인체를 가능한 한 가깝게 흉내 낸 장기 칩은 매우 유용하다. 또 시간이나 비용을 크게 줄일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동물실험에 따른 윤리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다. 최근 영국 과학자들은 ‘간 칩’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인간 간세포를 어떻게 감염시키는지, 면역 세포나 다른 세포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해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보고했다. 이런 장기 칩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르다. 지난해는 ‘장(腸) 칩’을 만들어 아스피린 등 다양한 약제 부작용을 예상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또 정상 세포가 아닌 암세포 칩을 이용한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이미 이전에 폐 칩을 성공적으로 만들었던 연구진이 이번에는 폐 선암 조직이 자라는 ‘폐암 칩’을 만들었다. 흥미롭게도 연구진은 폐 호흡이 암세포 성장과 전이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밝혔다. 이런 연구 결과는 장기 칩이 아니면 밝혀낼 수 없었을 내용이다. 장기 칩 기술은 아직은 초기 단계다. 그렇지만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많은 국내 과학자들이 장기 칩 연구를 이미 하고 있거나 새롭게 시작하고 있다. 장기 칩을 이용하면 앞으로 더욱 효과적인 신약 항암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적으로도 더 많은 관심과 지원,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 [자치광장] 왜 미세먼지에 맞서야 하는가/정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

    [자치광장] 왜 미세먼지에 맞서야 하는가/정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

    1군 발암물질인 미세먼지가 우리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홍윤철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2014년 서울에서만 1874명이 초미세먼지로 인해 사망했다. 이는 아시아 4개국 16개 도시 중 몽골 울란바토르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국내 초미세먼지로 인한 심혈관과 폐질환 사망자 수도 조사된 8개 도시 중 서울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사망 원인 1위인 암 중에서도 특히 사망률이 높은 것은 폐암이다. 세계적인 의학학술지 랜싯(Lancet) 보고서(2013년 8월)를 보면, 초미세먼지(PM2.5)가 5㎍/㎥ 높아질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18% 증가한다고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대기오염물질로 인한 조기사망률은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약 1만 7000명에 달한다. 이대로 간다면 우리나라는 2060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조기사망자가 연간 5만 2000명까지 늘어나 중국, 인도 다음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서울시가 고농도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규정하고, 서울형 비상저감 조치를 시행한 것은 시민들의 건강과 목숨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일각에선 미세먼지 절반 이상이 중국 등 국외에서 유입되는데 서울시만의 노력이 얼마나 효과가 있겠냐며 반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농도의 발암물질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뒷짐만 지고 있을 순 없다.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중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자동차로부터 나오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것이다. 서울시가 2016년 수행한 ‘초미세먼지배출원 인벤토리 구축 및 상세모니터링 연구’에 의하면 서울 지역 PM2.5에 대한 서울 지역 배출원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난방·발전이 39%로 가장 높고, 이동 오염원이 37%로 뒤를 잇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 부문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해 1월 23~25일 파리시 전역에 2005년 이전 등록된 경유 차량 운행을 제한한 결과 초미세먼지 농도가 15%, 질소산화물(NOx)은 20%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우리도 차량 2부제의 효과를 경험한 적이 있다. 2002년 월드컵 때 수도권에 강제 차량 2부제를 실시했을 때 교통량이 19.2% 줄며 미세먼지 농도가 21% 감축됐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매년 9월 중 하루를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고 대기 질 개선을 위해 서울 ‘차 없는 날’로 정하고, 시민들이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2016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을 달성하면 심혈관계와 호흡기계 질환과 관련해 3조 2744억원의 건강 편익이 발생한다. 미세먼지가 일상의 재난이 된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시민의 의식 전환과 참여다. 차량 2부제 등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동참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적인 결단이다.
  • 사형 집행 중 극적으로 살아난 사형수 결국 자연사

    사형 집행 중 극적으로 살아난 사형수 결국 자연사

    건강상태가 좋지않아 사형집행을 받지않게 해달라고 청원까지 했던 사형수가 결국 옥중에서 자연사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NBC뉴스 등 현지언론은 오하이오 주 루카스빌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알바 캠벨(69)이 이날 새벽 옥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캠벨은 감방에서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최종 사망판정을 받았다.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캠벨은 지난해 뉴스의 주요 인물로 떠올랐다. 지난해 10월 캠벨 측 변호인은 오하이오 주정부에 형 집행 정지를 청원했다. 그 내용은 사형수인 캠벨에게 자비를 베풀어 사형집행을 하지말고 남은 여생을 교도소에서 살게 해달라는 것이 골자다. 그 이유로 든 것이 심각한 캠벨의 건강상태. 당시 변호인 데이비드 스테빈스는 “캠벨은 천식과 폐기종이 심한 상태로 폐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면서 “보행기 없이 걷지 못하며 배변주머니를 차고 생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캠벨이 결손가정에서 태어나 어린시절 양부모에게 폭행 및 성적학대를 받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곧 정신적인 문제는 물론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건강이 매우 악화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사형을 받지 않고 여생을 보내게 해달라는 것이 캠벨의 요청인 셈이다. 그러나 청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교정 당국은 11월 캠벨의 사형 집행을 시도했으나 이번에는 황당한 이유로 연기됐다. 사형 집행요원들이 약물 주사를 위해 캠벨의 팔과 발목에서 정맥을 찾으려 했지만 실패했기 때문. 결과적으로 캠벨은 옥중에서 자연사하면서 자신이 원했던 죽음을 맞게된 셈이다.   한편 캠벨은 지난 1972년 클리브랜드의 한 술집에서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20년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이후에도 줄기차게 무장강도짓을 벌이며 경찰에 쫓기던 캠벨은 지난 1997년 18세 청년을 차에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지금까지 복역해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대호의 암 이야기] 혈액검사와 암 조기진단

    [이대호의 암 이야기] 혈액검사와 암 조기진단

    폐암이나 췌장암 환자는 위암이나 대장암 환자보다 일반적으로 수술 결과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 발견되기 때문이다. 일찍 발견하고 완전히 제거하면 폐암이나 췌장암도 위암, 대장암 못지않게 치료 결과가 매우 좋다. 위암이나 대장암, 자궁경부암은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조기진단이 가능하고 수술로 완전히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가 좋다. 아쉽게도 폐암, 췌장암 같은 예후가 좋지 않은 상당수 암에서는 이런 조기검진 프로그램이 없다. 많은 연구자들이 지난 수십년 동안 암을 초기에 찾으려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혈액검사를 통해 암을 초기에 발견하려는 시도가 그 대표적 예다. 혈액검사는 간단하게 반복적으로 시행할 수 있고, 신체 손상이 없기 때문에 특히 주목받았다. 암을 조기 진단하는 검사법은 우선 높은 ‘특이도’가 있어야 한다. 검사 결과가 암이 없다고 진단하면 실제로도 암이 없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암이 없는 환자에게 암이 있다고 잘못 진단하면 치료를 결정하기 위해 불필요한 검사를 해야 한다. 심지어는 큰 위험이 따르는 검사나 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다. 당사자와 가족들은 불필요한 경제적 부담, 겪지 말아야 할 심리적 부담을 겪어야 한다. 사회와 국가에도 여러 부담을 준다. 특이도에는 암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도 포함된다. 검사 결과가 단순히 암이 있다고만 알려준다면 큰 문제가 된다. 위암인지 간암인지 폐암인지 정확하게 알려줘야 적절한 진단과 치료로 이어진다. 즉 다음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면 조기진단을 할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또 조기진단을 위한 검사법은 경제적이어야 한다. 병을 빨리 찾아내기 위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검진해야 할 때 검사 비용이 비싸다면 나라가 감당하지 못한다. 여러 이유로 나라에서 지원할 수 없다면 각 개인이 부담할 수 있는 검사법이어야 한다. 암 조기진단은 가능하면 모든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 올해 초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캔서시크’라는 새로운 검사법이 발표됐다. 우리 몸에 손상을 주지 않는 혈액검사법으로 동시에 8개 암을 진단할 수 있다고 한다. 하나의 종양단백질 또는 하나의 종양돌연변이를 찾아 특정 암만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종양단백질과 종양유전자를 분석하는 다중분석법을 통해 흔한 여러 암을 초기에 찾는 검사법이다. 이 검사법을 시행한 결과 812명의 건강한 사람 중 7명이 암 양성 판정을 받았다. 1005명의 1~3기 암 환자에서도 평균 70% 정도 민감도를 보였다. 다만 난소암 환자는 98% 찾아냈지만 유방암 환자는 33%밖에 찾아내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기계학습이라는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종양 발생 위치, 즉 원발암 부위를 83%까지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1차 의료기관에서 일상적 혈액검사와 함께 사용할 수 있고 가격은 500달러 이하로 낮출 수 있도록 추가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혈액검사 같은 간단한 검사를 통해 암을 조기 발견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연구 결과를 완전히 믿을 수도, 믿을 필요도 없다. 결과는 여러 요소들과 함께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 최근 다양한 매체를 통해 비슷한 결과를 다루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결과의 신뢰성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다양한 우려들이 적절하게 해소됐는지, 아니면 최소한 그런 부분에 대한 언급이라도 있는지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 호텔 실수로 딸과 함께 있다 아동성애자로 몰린 아빠

    호텔 실수로 딸과 함께 있다 아동성애자로 몰린 아빠

    10대 딸과 함께 호텔을 찾은 40대 남성이 직원의 실수로 아동범죄자 취급을 받았다.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지난 8일 체셔주(州) 매클스필드 한 호텔에 딸과 함께 쓸 방을 예약한 칼 폴라드(46)가 경찰의 현장 급습으로 아동성애자 혐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남 웨일즈 출신의 폴라드는 딸 스테파니(14)와 함께 악성 폐암진단을 받은 어머니를 찾아뵈려 집 근처 트래블로지 호텔에 방을 예약했다. 그가 예약한 방은 호텔에 유일하게 남은 2인용 침대가 딸린 방이었다. 기차로 4시간이 걸려 도착한 폴라드는 접수대 직원에게 이상한 눈총을 받았지만 예사로 생각했다.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모를 어머니에게 딸을 데려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었다. 그는 짐을 풀러 방으로 올라갔고, 걸어서 20분 거리에 있는 어머니를 방문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약 10분 후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으며 문 밖에는 여자 경찰관 한 명이 서 있었다. 폴라드는 그 사이 아픈 어머니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는 너무도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호텔 직원이 미성년자인 딸을 피해자로 오인해 경찰에 연락한 것이었다. 경찰은 “당신이 미성년 여아들을 주선하는 아동성애자라는 신고를 받았다”며 부녀를 따로 심문했다. 그는 “친아버지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질문공세를 펼치며 사실을 증명해보라고 말했다. 아동성애자라는 말을 들어야 하다니 믿기지 않았다”면서 “내가 잡혀갈 것이라 생각한 딸은 무서워서 눈물을 흘렸다. 한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이에 트래블로지 호텔측 대변인은 “우리 직원들은 영국 아동학대방지학회(NSPCC)의 지침에 따라 훈련을 받는다. 지금까지 적극적인 조치로 청소년들을 위험에서 보호해왔다"면서 "그러나 이번은 우리의 잘못이었다. 실수에 대해 즉각 사과했고 환불해줬다”고 해명했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등 통증 무시하면 큰코다쳐요 다른 증상 동반 땐 정밀진단을

    등 통증 무시하면 큰코다쳐요 다른 증상 동반 땐 정밀진단을

    평소 생활하면서 등에 심한 통증을 느낄 때가 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지만 심각한 질환과 관련이 있을 때도 있다. 12일 윤경봉 세브란스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에게 등 통증 관련 질환에 대해 물었다.Q. 등 통증에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A. 등 통증은 주로 근골격계 질환과 관련돼 있지만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가장 주의해야 할 때가 내과 질환에 의한 등 통증이다. 심장, 폐, 식도 등 중요 장기에서 발생한 문제가 등 통증으로 나타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등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관상동맥질환, 암, 염증 등 빠른 치료가 필요한 급성 질환일 수도 있다. ●심장ㆍ폐 등 급성 내과질환도 원인 Q. 어떤 상황에서 검진을 받아야 하나. A. 대개 척추 부위에 통증이 있을 때는 근골격계 문제를 생각해 정밀검사를 하지 않고 경과를 관찰할 때가 많다. 그렇지만 과거에 암을 치료받았던 사람이나 최근에 척추에 심한 손상을 입은 적이 있는 사람, 몸의 면역 상태가 낮아진 사람, 통증과 열이 함께 나타나는 사람, 일반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고 통증이 심해지는 사람은 위험 징조로 보고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실제로 병원에 온 한 40대 여성 환자는 왼쪽 등이 쿡쿡 쑤시듯 아픈 증상이 시작돼 6개월 전쯤 컴퓨터단층촬영(CT),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래도 계속 등이 아프다고 해 척추 이상을 찾기 위해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했더니 폐암으로 추정되는 종양이 발견됐다. Q. 근골격계 질환 중 원인을 찾기 어려운 질환은. A. 10년 이상 등 통증에 시달리다 진료를 받으러 온 50대 남성 환자가 있었다. 내시경, MRI 등 수많은 정밀검사를 받았지만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다.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를 먹고 지압도 받았지만 효과는 잠시뿐이었다. 아프다고 하는 등뼈 부위의 3~4㎝ 왼쪽 옆을 누르면 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이곳은 척추뼈와 갈비뼈가 붙은 관절 부위다. 이 부위에 치료를 계속하고 운동요법을 시행한 끝에 통증이 사라졌다. MRI 검사에서 거의 이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통증 원인을 찾기가 어려운 부위 중 하나다. 목이나 허리보다 움직이는 범위가 제한돼 있어 상대적으로 손상받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기 쉽지만 원인에서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 된다. ●물집 없는 대상포진도 통증 유발 Q. 감염질환 중 관련된 것은 없나. A. 왼쪽 등에서 옆구리로 이어지는 부위에 손만 닿아도 깜짝 놀랄 만큼 심한 통증을 느끼는 40대 여성이 있었다. 화끈거림과 가끔 전기가 흐르듯 찌릿찌릿한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통증이 갑자기 생겼고 남의 살처럼 감각이 둔해진 것을 관찰하고 신경계에 생기는 대상포진에 의한 통증으로 추측하게 됐다. 드물게 물집이 없는 대상포진도 등 부위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Q. 등 통증 위험을 낮추려면. A. 감염질환과 암 발생 위험을 낮추려면 금연과 절주, 적절한 운동, 균형 잡힌 식사, 비만 예방 등 일반적인 건강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근골격계 이상으로 등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주로 몸을 앞으로 숙여 등이 동그랗게 굽은 자세를 취할 때가 많다. 자신의 체중과 비교해 15~20%를 넘는 무거운 배낭을 멜 때도 척추 통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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