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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삼 약침으로 말기암 치료”…산삼 넣지도 않은 한의사 징역형

    “산삼 약침으로 말기암 치료”…산삼 넣지도 않은 한의사 징역형

    약침으로 말기 암을 치료할 수 있다면서 대대적으로 선전한 산삼 성분조차 넣지 않고 고가의 진료비를 받아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의사가 1심에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창석 부장판사는 최근 사기·의료법 위반 및 교사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 A(54)씨에게 총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사기죄에 징역 1년, 의료법 위반과 교사 혐의에 각각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서울 강남의 한의원장인 A씨는 2012~2013년 환자 5명에게 자신의 병원에서 개발한 약침을 정맥에 주사하면 암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진료비로 총 1억 3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약침은 약제를 혈관에 투여해 주사하는 것으로, 사실상 정맥주사에 해당한다. A씨는 말기 간암·폐암·대장암 환자인 피해자들에게 “산삼 엑기스에서 추출한 진세노사이드 성분으로 제조한 약침을 정맥에 직접 투여하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등 효과가 탁월하다”, “약침 치료를 받고 종양이 줄어든 환자가 있다”며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이 한의원에서 만든 약침은 산삼이 아닌 저가의 산양삼을 원료로 한 것으로,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있지도 않았고 약효도 검증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그는 의사면허 없이 정맥주사인 약침을 환자들에게 투여하라고 간호사에게 지시한 혐의(의료법 위반 교사), 약침 효능을 허위 또는 과장해 홍보한 혐의(의료법 위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말기 암 환자 등 절박한 상황에 있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검증되거나 안전·유효성이 담보되지 않은 치료법으로 마치 치료 가능한 것처럼 속여 고액의 치료비를 받아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한의사에게 허용되지 않는 정맥주사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면서 한방치료의 특성을 내세우고 있고,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오랜 기간 피해자들과 원만한 화해에 이르지도 못했다”고 질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2019년, 코로나 증상 아이에게 홍역 판정”…재점화된 발원지 논란

    “2019년, 코로나 증상 아이에게 홍역 판정”…재점화된 발원지 논란

    “지난해 11월 이탈리아서 코로나19 발생”中 “우한, 가장 먼저 피해 입은 지역” 이탈리아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보고됐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10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의료과학부 건강학과 연구진의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4세 소년을 포함한 홍역 환자들의 혈액샘플을 분석한 결과, 밀라노 지역의 한 어린이가 지난해 12월 초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4세 아이가 코로나19 증상을 보였지만 당시 의료진은 아이에게 홍역 판정을 내렸다. 앞서 이탈리아 국립암연구소(INT)는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작년 9월부터 코로나19가 전파되고 있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탈리아 연구진은 “2019년 9월~2020년 3월 폐암 검진에 등록된 959명의 건강한 자원봉사자 중, 11.6%가 올해 2월 이전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며 “이탈리아에서는 2월부터 코로나19가 유행 해왔다”고 주장했다.이 같은 연구 결과에 현재 코로나19 발원지로 추정되고 있는 중국은 “후베이성 우한은 발원지가 아닌 코로나19에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은 지역”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코로나19 발원지에 대한 논쟁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이 코로나19 발원지라는 것은 많은 국가의 공통 입장이지만, 중국은 자국에서 첫 사례가 나오기 이전 세계 곳곳에 코로나19가 존재했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8일 코로나19 발생원을 조사 중인 WHO의 피터 벤 엠바렉 식품안전·인수공통전염병 전문가는 “중국 윈난성 박쥐 동굴이 첫 발원지”라며 “아직 코로나19가 어떻게 박쥐에서 인간에게로 전파됐고, 어떻게 우한 사람들에게 갔을까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식적으로 중국은 지난해 12월31일 코로나19 감염 사례를 처음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고, 이탈리아에서는 올 2월 밀라노 인근 마을에서 처음으로 바이러스 환자가 확인됐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폐암 투병’ 개그맨 김철민 “원자력병원서 요양병원으로 옮겨”

    ‘폐암 투병’ 개그맨 김철민 “원자력병원서 요양병원으로 옮겨”

    폐암 투병 중인 가수 겸 개그맨 김철민이 근황을 공개하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김철민은 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자력 병원에서 요양 병원으로 옮겼다”며 “하루하루가 선물”이라는 글과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김철민은 병원복을 입은 채 미소 짓고 있는 모습이다. 살이 많이 빠진 모습이지만 씩씩한 표정과 함께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지어보였다. 김철민은 지난해 8월 폐암 4기 판정을 받고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이용한 치료법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한동안 이를 진행했다. 이후 올해 9월 암이 다른 곳에 전이되고 간수치가 높아지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서 개 구충제 관련 치료를 중단했다. 김철민은 지난달 제주도 여행을 마쳤으며 항암치료를 다시 시작했음을 알리기도 했다. 김철민은 지난 1994년 MBC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MBC ‘개그야’, 영화 ‘청담보살’ 등에 출연하며 다방면에서 활동했고 모창가수 고(故) 너훈아(김갑순)의 친동생으로 이름을 알렸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우루과이 첫 좌파 대통령 바스케스 별세

    우루과이 첫 좌파 대통령 바스케스 별세

    우루과이 첫 좌파 대통령인 타바레 바스케스가 6일(현지시간) 폐암으로 별세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80세. 고인은 임기를 몇 개월 남기지 않은 지난해 8월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왔다. 암 전문의 출신으로 빈민가에서 의료활동을 했던 고인은 1989년 수도 몬테비데오의 시장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170년간 중도와 보수 진영이 번갈아 집권했던 우루과이에서 중도좌파연합 광역전선 소속으로 2004년 대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2005~2010년 첫 임기를 지낸 뒤 2015년 재집권해 지난 3월까지 두 번째 임기를 마쳤다. 우루과이 최초의 좌파 대통령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고인이었지만 생전 통치 스타일은 비교적 온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임 기간 동안 빈곤 퇴치를 위해 앞장섰고, 외교 분야에서는 당시 미 공화당 행정부와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특히 고인은 강도 높은 ‘담배와의 전쟁’을 벌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6년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공공장소 흡연을 금지하고, 담뱃세 인상과 경고 그림 부착 의무화 등도 도입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국가건강검진 내년 6월까지 연장

    Q. 내년 6월까지 국가건강검진 기간을 연장하나요. A. 예. 코로나19 생활수칙을 준수해 검진기관 이용을 자제한 국민들의 건강검진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직 검진을 안 받은 일반건강검진 및 암검진 대상자(사무직)는 연장을 원할 경우 내년 1월 1일 이후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나 해당 사업장에 검진 추가 등록을 해야 합니다. 다만 비사무직은 별도의 신청이 필요없습니다. Q. 다양한 국가건강검진이 있는 것 같던데. 어떤 게 있나요. A. 정부에서는 국민건강관리를 위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국가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생후 4~71개월 영유아는 ‘영·유아검진’, 만 20세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건강검진’, 만 40세부터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발생 빈도가 높은 위암·대장암·간암·유방암·폐암 같은 주요 ‘암검진’이 추가됩니다. Q. 검진을 안 받으면 의료서비스에 제한이 생기나요. A. 불이익은 없습니다. 하지만 국가 지원 제도 중 ‘암환자 의료비 지원사업’ 같은 경우 공단에서 실시하는 국가 암검진을 통해 확인된 신규 암환자(건강보험료 하위 50% 이하)를 대상으로 지원합니다. 따라서 국가암검진을 받지 않고 추후 암진단을 받게 되면 암환자 의료비 지원에서 제외될 수 있으니 유의하셔야 합니다.
  • [사이언스 브런치]유방암, 췌장암, 폐암 간 전이 쉽게 일어나는 이유 밝혀냈다

    [사이언스 브런치]유방암, 췌장암, 폐암 간 전이 쉽게 일어나는 이유 밝혀냈다

    국내 연구진이 사람의 간을 그대로 흉내낸 3D칩으로 암이 다른 조직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공동연구팀은 ‘3D 간 칩’(Liver-on-a-Chip)을 이용해 세포에서 나오는 나노소포체가 암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ACS 나노’ 표지논문으로 실렸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암도 이제는 관리 가능한 질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지만 암이 다른 조직으로 전이될 경우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어 많은 의과학자들이 암의 전이 원인을 찾아나서고 있다. 특히 암세포에서 나온 소포체가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가설이 유력하지만 복잡한 생체 내에서 이를 직접 검증하기란 쉽지 않은 문제이다. 소포체는 세포 활동 중에 발생하는 30~1000㎚(나노미터) 크기의 물질로 세포 신호전달은 물론 종양조직의 진행과 전이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한 관 안에서 액체 흐름을 조절하는 미세유체칩에 간을 구성하는 각종 세포를 배양한 3D 간 칩을 만들었다.연구팀은 간 전이가 잘 되는 유방암 조직을 이용해 실험한 결과 유방암 조직에서 나온 소포체는 간의 혈관벽을 더 끈적하게 만들어 암의 씨앗으로 불리는 혈액순환 종양세포가 혈관벽에 더 쉽게 달라붙게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간 전이가 쉽게 발생하는 췌장암 조직과 간 전이가 발생하지 않는 암, 건강한 사람의 소포체로 추가 실험을 한 결과 간 전이가 쉽게 발생하는 암들은 소포체의 종양성장인자 발현량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조윤경 UNIST 교수(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 그룹리더)는 “간은 전이암 발생빈도가 높고 전이암 발생시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라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간 전이빈도가 높은 췌장암, 대장암 등 전이과정을 명확하게 밝혀낼 수 있을 것”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한푼도 없는 폐농약용기 수거보상금... 농촌 환경 피해 유발

    한푼도 없는 폐농약용기 수거보상금... 농촌 환경 피해 유발

    “수거보상금이 일찍 떨어져 6개월을 이렇게 쌓아놓고만 있어요. 막대한 환경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매년 이런 생활이 되풀이 되고 있네요.” 전남 장흥군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68)씨의 마당 한켠에는 빈 농약병이 수북히 채워져있었다. 지난 7월부터 사용해온 빈 농약병들이다. 가끔씩 시내에 있는 손자들이 놀러 오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안하기만 한다. 비닐하우스에서 쓰고 난 농약병을 앞으로도 한달 더 이 장소에 적재해야만 한다. 너무 불편해 마을이나 밭 주변에 버리고 싶은 마음이 생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이같은 애로사항은 김씨만의 문제가 아닌 농촌 어디서나 쉽게 볼수 있는 모습이다. 한국환경공단은 매월 국비(30%), 지방비(30%), 한국작물보호협회(40%)의 예산으로 농민들이 사용한 플라스틱병과 봉지류 등 폐농약용기류를 수거하고 있다. 1㎏당 1600~3800원 기준으로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농가들은 큰 금액은 아니지만 농촌을 깨끗하게 보존할 수 있고, 마을 불우이웃돕기아 봉사활동 등에 보탤수 있어 차곡차곡 정리를 해둔다. 하지만 정부의 수거보상금이 현실에 맞지 않게 터무니 없이 적어 농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실례로 전남 22개 시·군을 관할하는 한국환경공단 호남권 환경본부는 지난 7월초 올 한해 보상비 8억 5000여만원이 바닥나 수거 반입을 중단했다. 6월이면 한해 예산이 다 떨어져 이후로는 방치하다시피 하고 있다. 영암군에 사는 박모(65)씨는 “농사철인 5~6월에는 한달에 30만원씩 받아 도움이 된다”면서도 “마을별로 한쪽에 보관하기도 하고, 가정집에서는 비닐이나 마대자루에 넣어 몇개월치 놔두기도 하는데 냄새가 심하고 잔존 농약이 땅속으로 스며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수십가지의 화학성분이 들어있는 농약은 독성 등 다이옥신을 함유해 폐암과 뇌암 등 각종 암과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농사철인 7~8월에 가장 많이 사용하면서 빈병이 무더기로 나오는데도 실상 농촌에서는 이때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영농이 끝나는 시기에 집중수거를 해야하는데도 해마다 이런 폐해가 되풀이 되고 있다. 이때문에 장마와 태풍시기에는 하천이나 바다로 유입돼 막대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바람에 날려 건강도 위협하고 귀찮다 보니 소각하거나 일반쓰레기처럼 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에대해 한국환경공단 호남권 환경본부 관계자는 “강원도는 보상비가 2월에 일찍 끝나고 대전은 7월까지 주는 등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며 “본사에 이런 상황을 자주 설명하고 있는데 독자적으로 예산을 결정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박명수에 진심으로 조언한 김철민 “네 몸을 사랑해라” [EN스타]

    박명수에 진심으로 조언한 김철민 “네 몸을 사랑해라” [EN스타]

    폐암 투병 중인 개그맨 김철민이 동료 박명수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3일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개뼈다귀’에서는 출연진들이 누군가의 ‘투 두 리스트(To do list, 해야 할 일 목록)’를 수행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목록에 나와 있는 ‘강원도 묵호항 가서 짠 기운 느껴 보기’를 체험하기 위해 동해시로 이동했고, 백사장에서 씨름을 벌이거나 바닷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등 여유를 즐겼다. ‘투 두 리스트’의 주인공은 개그맨 김철민이었다. 그는 영상편지를 통해 “1994년 MBC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개그맨 겸 가수 김철민이다. 저는 폐암을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이겨내는 말기암 환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철민은 “벼랑 끝에 있는 저한테는 오늘 하루가 선물”이라며 ‘투 두 리스트’는 “몸이 아프지 않다면 꼭 해보고 싶은 것들이다. 날 위한 여행이라고 하면 그 자체가 가식적으로 보일 수 있어서 더 자연스러운 여행이 되도록 신분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박명수와의 인연에 대해 “제가 쓰러졌을 때 가장 먼저 달려와 준 친구가 박명수였다. 1990년대 초 개그맨 지망생으로 만나, 저는 라면을 자주 사고 명수 집에 가면 어머니가 맛있는 김치찌개를 해 주셨다”고 말하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명수가 기억할지 모르지만, 만약 제가 낙엽처럼 떨어진다면 제가 가장 아끼는 기타를 명수한테 주기로 약속했다”고도 했다.이날 김철민은 박명수에게 진심을 담은 충고를 남겼다. 그는 “네가 그동안 정말 열심히 달려서 스타가 됐고, 가정을 이뤄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이 보기 좋은데 이제는 네 몸을 사랑해야 한다. 내가 못한 게 그거야”라고 당부했다. 먹먹함에 잠긴 박명수는 “우리가 형이 바라는 대로 하루를 보냈는지 모르겠다”며 “좀 더 오래 버텼으면 좋겠고, 꼭 완치가 돼서 여기 같이 오자고”라며 김철민의 영상편지에 답했다. 한편, 김철민은 지난해 폐암 4기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최근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분의 작은 기도와 응원, 다시 한번 감사하고 고맙다. 끝까지 버티겠다”며 병마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건보공단, 담배회사 상대 소송 패소...국내서 흡연자 승소 전무(종합)

    건보공단, 담배회사 상대 소송 패소...국내서 흡연자 승소 전무(종합)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내외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흡연으로 인한 손실을 배상하라며 낸 500억원대의 소송이 6년 만에 1심에서 패소했다. 공단이 항소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법적 다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흡연자 개인이나 집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벌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사례는 없다. 2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 홍기찬)은 건보공단이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건보공단은 2014년 4월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이들이 수입·제조·판매한 담배의 결함 등으로 담배 흡연자들에 부담한 보험급여(공단부담금) 533억여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 금액은 2003년~2013년간 흡연과 인과성이 큰 3개의 암(폐암 중 소세포암, 편평세포암, 후두암 중 편평세포암) 환자들 중, 20년간 하루 한 갑 이상 흡연했고 그 기간이 30년을 넘은 이들에 대해 건보공단이 진료비로 부담한 금액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가 요양기관에 보험급여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보험자의 의무를 이행하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보험급여 비용 지출로 인한 재산의 감소 또는 불이익은 원고가 감수하여야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담배 소비자는 안정감 등 니코틴의 약리효과를 의도해 흡연을 하는데 니코틴을 제거하면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없고, 중독되지 않을 정도의 적정 니코틴 수준을 설정하기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설계상 결함’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흡연의 지속 여부는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의 문제로 보이며, 금연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담배소비자들 사이에 널리 인식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의 질병이 특정 병인에 의해 발생하고 원인과 결과가 명확한 특이성 질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사건 대상자들이 흡연했다는 사실과 질병에 걸렸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해서 그 자체로 인과관계가 증명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흡연자 개인이나 집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승소한 사례는 없다. 대부분 흡연과 암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1999년 흡연자와 그 가족 등 30명이 KT&G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은 2014년 4월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이날 건보공단은 “(법원이) 담배 회사에 또 한 번의 면죄부를 줬다”면서 “판결문의 구체적인 내용을 앞으로 면밀히 분석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도 “대단히 충격적이고 안타까운 판결”이라면서 “항소 문제를 포함해서 담배의 피해를 밝혀나가고 인정받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속보]건강보험공단, 담배회사 상대 500억 소송 져

    [속보]건강보험공단, 담배회사 상대 500억 소송 져

    국민건강보험공단(공단)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낸 50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홍기찬)는 20일 공단이 케이티앤지(KT&G)와 한국필립모리스,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BAT)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번 1심 결론은 지난 2014년 4월 소가 제기된 지 약 6년 만에 나온 판결이다. 공단은 2014년 4월 담배회사 3곳을 상대로 “흡연으로 인해 추가 지급된 진료비를 배상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공단은 흡연과 질병의 인과관계를 분석한 빅데이터 자료를 토대로 담배로 인해 진료를 받은 사람(수진자)에게 지급한 급여를 담배회사가 물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흡연력이 20갑년 이상(20년 이상을 하루 한 갑씩 흡연)이고 흡연기간이 30년 이상인 환자의 공단부담 진료비 약 530억원을 요구했다. 반면 담배회사들은 담배의 유해성을 인정하면서도 흡연과 폐암의 개별적 인과관계는 인정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과 흡연에 따른 암 발생은 개인의 선택 문제이지 담배 제조·판매사의 책임은 없다는 입장을 내세워 맞섰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담뱃갑 경고그림 더 적나라하게… 이제 끊으세요

    담뱃갑 경고그림 더 적나라하게… 이제 끊으세요

    담뱃갑 경고그림이 내년부터 더 적나라하게 바뀐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12월 23일부터 적용할 ‘담뱃갑 포장지 경고그림 및 경고문구 표기 지침’을 배포한다고 18일 밝혔다. 새 지침은 담뱃갑 경고그림 12종 가운데 9종을 흡연 폐해를 더 명확하게 보여주는 그림으로 변경하도록 했다. 새로운 경고그림이 붙은 담배는 내년 1월 말 이후 시중에 유통될 예정이다. 바뀌는 9종은 폐암·구강암·심장질환·뇌졸중·간접흡연·임산부 흡연·조기 사망·치아 변색·액상형 전자담배 등이다. 후두암·성기능장애·궐련형 전자담배 등 3종은 효과성과 이해도가 높다는 것을 고려해 지금 사용하는 그림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전자담배를 액상형과 궐련형으로 구분하고 액상형 전자담배 가로형과 원기둥형, 궐련형 전자담배 세로형에 대한 경고 표기 방법도 신설했다. 또 담뱃갑의 좁은 면적을 반영해 ‘폐암 위험 최대 26배! 피우시겠습니까?’라는 문구를 ‘폐암 위험, 최대 26배!’로 줄이는 등 문구도 간결하게 바꿨다. 글씨 크기와 글자체도 시각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보완했다. 정부는 2016년 12월 23일 ‘경고그림 표시 제도’를 시행하면서 같은 그림을 계속 사용해 경고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2년마다 그림을 교체하기로 했다. 담배 제조·수입업자는 12월 23일부터 담배 제조장 혹은 보세구역에서 반출되는 담배에 새로운 경고 그림·문구를 표기해야 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코로나에 쏠림 방지”…올해 국가건강검진 내년 6월까지 연장

    “코로나에 쏠림 방지”…올해 국가건강검진 내년 6월까지 연장

    1년 주기 검진 대상자, 별도 신청 없이 6개월 연장 가능다음 검진은 2022년“원하면 2021년 검진 내년 하반기도 가능”“코로나에 한시적 조치,암 등 지병 있으면 올해 받길”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으로 인한 연말 검진기관 이용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올해 국가건강검진 기간을 내년 6월까지로 한시적으로 연장한다고 밝혔다. 연장 대상은 2020년도 일반건강검진 및 암 검진으로, 성별·연령별 검진이 포함된다. 정부는 암을 포함한 지병이 있는 경우 올해 안에 받을 것을 권고했다. 정부 “검진 예약 어려움 해소될 것”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8일 참고자료를 통해 “코로나19 생활수칙을 준수하면서 의료기관 이용을 자제하고 검진을 미뤄온 국민의 수검 기회를 보장하고자 국가건강검진 기간을 연장한다”면서 “이번 조치로 검진 예약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원활하게 검진을 진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다만 “이번 국가건강검진 기간 연장은 ‘코로나19 장기화’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한 한시적 조치”라면서 “암을 포함한 기저질환(지병)이 있는 경우 코로나19에 더 취약한 만큼 암 검진은 가급적 올해 안에 받아달라”고 권고했다. 사무직 근로자 등 2년 주기 검진 대상자(암 검진 포함)가 올해 검진을 받지 못해 검진 기간 연장을 원하는 경우라면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나 해당 사업장에 2021년 1월 1일 이후 건강검진 대상자 추가등록 신청을 하면 된다. 다음 검진은 2022년에 받게 된다. 1년 주기 검진 대상자인 비사무직 근로자의 경우 올해 검진을 받지 못하면 별도 신청 없이 내년 6월까지 받을 수 있다. 다음 검진은 2022년에 받을 수 있다. 만일 근로자가 원한다면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나 해당 사업장에 신청해 2021년도 검진을 내년 하반기에 받을 수도 있다. 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 등 암 검진도 공단 지사나 사업장에 추가 등록을 신청하면 내년 6월 내에 받을 수 있다.고용부, 근로자 요청·검진기관 사정시건강진단 과태료 부과 않기로 결정 고용노동부는 근로자가 요청하거나 검진기관의 사정으로 올해 일반건강진단을 내년 6월까지로 연장해 실시하는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상시 사용 근로자와 유해인자에 노출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 등에 대해 건강진단을 실시할 의무가 있고, 이를 위반하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정부 관계자는 “노동강도가 높거나 코로나19로 인한 과로 등으로 건강관리가 중요한 필수노동자에 대해 사업주는 가급적 건강진단을 올해 내 실시할 것을 권고하고 건강진단 결과 작업 전환, 직업병 확진 의뢰 안내 등 필요한 조치가 있는 경우 철저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건강검진 기간 연장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1577-1000),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1350)로 문의해도 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우울하다고, 기운없다고 단 것 즐기다간 암 걸린다

    [달콤한 사이언스] 우울하다고, 기운없다고 단 것 즐기다간 암 걸린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운이 없을 때는 달콤한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경우가 많다. 달콤한 음식이 잠시나마 기분을 전환시켜주고 기운을 북돋우기는 하지만 많이 먹을 경우는 이를 썩게 만들고 혈당을 오르게 만들어 당뇨의 위험이 높아진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단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암이 더 쉽게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의대 의과학과 연구팀은 과당이 억제된 유전자를 발현시켜 암의 발병과 전이를 촉발시킨다고 15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과당은 과일이나 꿀 등에도 포함돼 있으며 단맛을 내는 감미료로 사용된다. 설탕도 몸 속에서 과당으로 분해되는데 각종 인스턴트 식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과당 섭취도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과당의 과도한 섭취가 당뇨, 고혈압 같은 대사질환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유방암, 대장암, 폐암 같은 여러 암의 발병과 진행에 관련이 있다는 역학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그렇지만 과당이 암으로 연결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과당을 대사시키는 효소(KHK-C)와 과당을 대사시키지 않는 과당인산화효소(KHK-A)가 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유방암 세포를 이식한 뒤 15% 농도의 과당액을 섭취시키고 KHK-C, KHK-A 활성화 정도에 따른 암의 성장과 전이 경향을 관찰했다. 그 결과 KHK-C 효소가 많은 생쥐는 암의 발생이나 전이가 잘 일어나지 않았지만 KHK-A 효소가 많은 생쥐는 유방암 세포가 더 커지고 폐를 비롯한 다른 장기로도 쉽게 전이되는 것이 확인됐다. 박종완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식재료에 많이 이용되는 과당이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 뿐만 아니라 암 전이에도 관여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암환자가 영양보충을 위해 과당이 함유된 식단을 이용할 경우 어느 정도 과당섭취가 적당한지 파악하기 위해 추가연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데스크 시각] 인지부조화의 시대… 당신도 ‘개구충제’를 믿나요/정현용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인지부조화의 시대… 당신도 ‘개구충제’를 믿나요/정현용 온라인뉴스부장

    지난해 9월 개구충제 ‘펜벤다졸’ 열풍이 일었다. 미국에서 펜벤다졸을 먹고 말기암을 치유했다는 고백이 나온 게 시작이었다. 수백만명이 유튜브 영상에 열광했고, 열기는 곧바로 한국에 퍼졌다. 한국에서도 폐암으로 투병하던 한 개그맨이 나섰다. 그는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다면 한번 해 보겠다”고 했다. 이후 몸이 좋아졌다고 했고, 일부 환자와 언론이 이 소식을 열심히 퍼다 날랐다. 그러던 그가 정확히 1년 뒤 “개구충제 복용을 중단했다”고 했다. 오전과 오후, 하루에 2번씩 약을 먹어도 암세포는 급속히 퍼졌고 간 기능이 망가졌다. 복용 8개월 만에 약을 끊었다고 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약을 복용하지 않을 거다”라고 후회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우리 주변엔 아직도 그가 처음 했던 말만 믿고 개구충제를 끊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동물용 구충제와 사람이 먹는 구충제는 같은 계열 약이다. 인체용 구충제는 이미 학계에 ‘급성 간 손상’ 위험이 다수 보고돼 있다. 2008년부터 최근까지 논문으로 보고된 사례만 11건에 이른다. 단 1알을 먹고 간수치가 정상인의 3배로 높아진 사례도 있다. 암을 치료·예방할 목적으로 하루에 한두 알씩 털어넣으면 간독성은 훨씬 커진다. 필자는 지난해 이런 위험성을 보도했지만 “죽음을 앞두고 못 할 게 뭐냐”, “의지를 꺾지 마라”는 비판 댓글이 포털사이트마다 수백개씩 달렸다. 항암제를 투약하려면 간이 건강해야 하는데, 구충제 독성을 도무지 믿질 않았다. 명백하게 판단 착오란 사실이 밝혀져도 자기합리화에 빠지는 것을 ‘인지부조화’라고 한다.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자신의 잘못된 선택을 옹호한다. 사이비 종교 등에서 볼 수 있는 일이다. 많은 이들이 간독성이 두려우면서도 “병을 치료할 수 있는데 뭘 못 하겠어”라고 자기합리화했다. 포도를 따지 못한 이솝우화 속 여우는 “어차피 저 포도는 시어서 못 먹는 포도야”라고 중얼거린다. 우리 사회엔 자신의 생각만 밀어붙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나온 이런 주장들이 거대한 담론을 형성한다. 최근의 ‘독감 백신 사태’도 이런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일반 사망자 상당수가 ‘백신 접종 사망자’로 둔갑했다. 여론이 들끓었고, 사태 초기 정부는 갈팡질팡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 경찰은 아예 혼란을 부추겼다. 사인이 불명확한 사망자 대부분은 중년층과 고령자다. 그들 중 백신 접종자는 무수히 많다. 그런데도 마치 경쟁하듯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로 앞다퉈 공개했다. 며칠 뒤 잘못을 깨달은 보건 당국이 실시간 발표를 중단시켰지만, 늦은 감이 있었다. 당국은 “인과관계가 없다”고 강조했지만, 일부는 벌써 강력한 ‘인지부조화’의 기운에 휘둘렸다. 그들 중 상당수는 코로나19와 독감 동시 유행 위험을 아무리 강조해도 ‘백신의 위험성’을 들어 접종하지 않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개구충제 사태 때도 정부의 설득과 조치는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 사례를 들어 꾸준히 설득하고 제도적 대응을 해야 하는데 단순히 ‘개구충제는 간독성 위험이 있다’고 몇 차례 읊고 말았다. 이는 사람들 마음속에 강력한 ‘인지부조화의 방패’가 자라나게 만들었다. 3년 전 SNS에 ‘심장마비가 오면 온몸의 힘을 짜내 기침하라’는 가짜뉴스가 급속히 퍼졌다. 지금도 가끔씩 문자메시지로 온다. 알아서 판단하라고? 정부에 묻는다. 어떻게 할 것인가. junghy77@seoul.co.kr
  • ‘마지막 여행’ 다녀온 김철민 “다시 항암치료…끝까지 버티겠다”

    ‘마지막 여행’ 다녀온 김철민 “다시 항암치료…끝까지 버티겠다”

    폐암 투병 중인 개그맨 김철민이 근황을 공개했다. 김철민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5박 6일 제주도 여행을 마치고 무사히 양평 요양원에 도착했다”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기타를 연주하며 밝게 웃고 있는 김철민의 모습이 담겼다. 김철민은 “내일부터 항암치료에 들어간다. 온몸에 암이 심각하게 퍼져 있어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방 안에서 멀리 보이는 바다만 보다가 왔다”며 “걱정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 고맙고, 감사하다. 잊지 않겠다”고 적었다. 또 “저를 생각해 여러가지 민간요법이나 건강식품을 권하시는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만, 마음만 받겠다. 부탁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30일 김철민의 30년지기로 알려진 DJ 하심은 “엊그제 병원에서 (건강이) 안 좋다고 연락이 왔다고 들었다”며 “지금 간에도 확장이 됐고, 폐에도 그렇다고 한다. 김철민이 ‘마지막 여행을 가 마음을 정리하겠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철민은 지난해 8월 폐암 4기 판정을 받았으며 같은 해 11월 ‘개 구충제’ 펜벤다졸을 복용하며 통증이 크게 줄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영상으로 “미국에서 펜벤다졸 복용으로 3개월 만에 폐암이 완치 판정된 사례가 있었다. 그러나 펜벤다졸 복용 이후에도 암이 커졌고 경추에도 큰 수술을 할 정도로 전이됐다”고 밝혔다. 이후 간과 폐까지 상태가 악화됐고, 복용 중인 항암제에 내성이 생기는 등 입원 치료를 해야했지만 김철민이 꺼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치료를 통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은 것으로 보여 많은 이들이 김철민에 응원을 보내고 있다. 그는 지난 5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뇌 쪽은 아직 전이가 안 됐다. 오늘 항암 주사했고, 다음주부터 방사선 치료 들어간다”며 “여러분의 응원 감사하다. 끝까지 존버(버티는 것)하겠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삼바, 中 바이오벤처사와 세포주 위탁개발 계약

    삼바, 中 바이오벤처사와 세포주 위탁개발 계약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중국 바이오 벤처기업 진퀀텀과 비소세포성폐암·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GQ1003)의 세포주 위탁개발(CDO)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대만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사 아프리노이아와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번 진퀀텀과의 협업을 확정했고, 최근에는 중국 내 다수의 바이오벤처와 CDO 계약을 논의하며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바이오 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2578억 위안(약 44조원)이며 향후 연평균 14.4% 성장이 예상된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CDO를 위한 연구개발센터를 오픈해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선언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개 구충제까지 먹으며 싸웠지만…” 김철민, 제주도로 마지막 여행

    “개 구충제까지 먹으며 싸웠지만…” 김철민, 제주도로 마지막 여행

    제주도로 마지막 여행 떠난 김철민김철민 구충제 부작용 토로2008년부터 간손상 사례 학계 보고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인 개그맨 겸 가수 김철민이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근황이 전해졌다. 김철민은 1일 페이스북에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그는 제주도 여행 중이다. 암 말기 투병 중인 김철민은 최근 건강상태가 더 악화돼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해, 폐암 말기 판정…개 구충제 ‘펜벤다졸’ 복용 김철민은 최근 개 구충제로 알려진 펜벤다졸 복용을 중단했다. 현재 복용 중인 항암제가 내성이 생겨 다른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김철민의 30년 지기인 DJ하심은 “지금 김철민의 종양 수치가 3000이 넘어갔다고 들었다. 지금 간과 폐에도 전이가 됐다”며 “친구가 마지막 여행을 가겠다고, 마음을 정리하러 가야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철민의 별명을 불사조라고 내가 붙여줬다. 그냥 이겨내리라고 본다. 워낙 멘탈이 강했고 거리공연을 30년 넘게 한 친구다. 아마 하늘이 챙겨주시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는데 들어주시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철민은 지난달 2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구충제 복용 이후 건강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김철민은 “복용한 지 5개월쯤 되니까 간 수치가 다시 조금씩 올랐다. 그리고 간 세 군데에 암이 퍼져 있더라”며 “(구충제 복용이) 간에 무리를 준 거다.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현상도 있었지만 암을 죽이지는 못했다. 그래서 (복용을) 포기했다. 경추 5번 쪽에 암이 전이됐다. 다른 데도 암이 더 생겼다”고 자신의 몸상태를 설명했다. 이어 김철민은 “간 수치도 많이 오르고 암 종양 수치도 1650까지 올랐다. 거기(경추 5번)에 방사선 치료를 받았는데 (뼈가) 주저앉아서 인조 뼈를 집어넣었다. 지금은 목 보호대를 하고 있다”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모험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시 그런 입장으로 돌아간다면 (복용을) 안 할 거다. 암을 죽이지 못했다. 만약 우리 가족에게 그런 일이 있다면 나는 먹지 말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김철민을 비롯한 암 환자들에게 펜벤다졸로 암을 완치했다는 외국 사례들은 희망처럼 들렸고 이 때문에 펜벤다졸은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항암과 방사선치료, 통증을 완화하는 마약 패치가 받을 수 있는 치료의 전부인 말기 환자들은 같은 상황인 김철민이 직접 복용하고 전하는 구충제 효과에 주목했다. 김철민은 구충제 복용 초반 식욕이 좋아지고 노래하는 목소리도 돌아오고 간수치도 좋아졌다고 고백했다. 김철민은 오전에는 사람이 먹는 알벤다졸, 오후에는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하면서 용량을 늘렸다. 결과는 간에 큰 무리를 줬고 암도 죽이지 못했다.“사람 구충제도 안됩니다” 알벤다졸도 간에 위험 펜벤다졸과 알벤다졸은 같은 벤지미다졸 계열 약물로 두 약물 모두 학계에 급성 간손상 위험이 보고됐다. 증상이 없는데도 매년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기에 이 같은 연구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이성욱·백양현 동아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지난해 대한소화기학회지에 보고한 ‘알벤다졸의 예방적 투약에 의한 약물 유발 간손상 1예’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부터 최근까지 구충제 ‘알벤다졸’을 복용한 뒤 ‘급성 간손상’을 경험해 국내 학계에 보고된 사례가 11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종류의 구충제를 먹고 간손상 사례가 10건 넘게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연구팀은 실제로 구충제를 복용했다가 병원을 방문한 20대 여성 1명의 치료사례를 보고했다. 한편 1994년 MBC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철민은 대학로에서 30년간 거리공연을 어이가며 ‘대학로의 사나이’로 불린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코로나 바이러스 입자 하나로도...6시간 만에 폐 감염·사흘째부터 기능 상실

    코로나 바이러스 입자 하나로도...6시간 만에 폐 감염·사흘째부터 기능 상실

    국내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사람의 폐포를 만들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과정을 정확히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국립보건연구원 국립감염병연구소,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서울대병원, 벤처기업 지놈인사이트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공동연구팀은 3차원 미니 장기기술을 이용해 실험실에서 사람의 폐포 세포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하고 이를 활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의 폐 세포를 파괴하는 과정을 정밀하게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스템셀’에 실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운영하는 코로나19 감염자 현황에 따르면 26일 현재 확진자 수는 4300만 9311명으로 지난 18일 4000만 명을 넘어선지 열흘이 못 된 상황에서 300만 명의 환자가 더 늘었다. 미국의 총감염자 수는 863만 6165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일 미국에서는 하루에 8만 897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하루 최대 코로나19 환자 발생을 기록했다. 이 같은 가운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치료제나 예방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가 몸 속에 들어와서 어떤 과정으로 감염을 시키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과학자들이 정확한 코로나19 감염 메커니즘을 밝혀내고자 하지만 생쥐를 이용해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슥 감염이 쉽지 않고 실험실 수준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의 폐포 모델도 존재하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폐암과 같이 폐질환 관련 수술이나 검사시에 채취한 사람의 폐조직을 이용해 실험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장기간 안전한 3차원 폐세포 모델을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폐포 실험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6시간 내에 급속한 바이러스 증식이 발생해 세포 상태에서는 완벽하게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입자 하나가 세포 하나를 감염시키기에 충분한 만큼 급속한 바이러스 증식으로 몸 전체에 코로나19 바이러스 퍼져나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폐세포의 선천 면역반응이 활성화되는 것은 사흘 가량의 시간이 걸리는데 감염 이후 사흘이 지나면 세포 가운데 일부분은 고유의 기능을 급격히 상실되는 것이 관찰됐다.주영석 카이스트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3차원 인체 폐배양모델을 활용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포함한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연구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특히 동물이나 인체 다른 장기에서 만들어낸 세포 모델이 아니라 바이러스에 직접 공격을 받아 영향을 받는 사람의 폐세포를 직접 연구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메커니즘을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치료제 개발에도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무한탐구 즐긴 집념의 소년… 글로벌 삼성 ‘제2의 창업’ 이루다

    무한탐구 즐긴 집념의 소년… 글로벌 삼성 ‘제2의 창업’ 이루다

    국내 재계에서 가장 극적인 성공신화를 쓴 총수, 삼성을 글로벌 정보기술(IT) 최강자로 키워 낸 경영인, 무노조 경영을 견지한 자본가, 그리고 은둔의 황제. 이 같은 이름으로 수식돼 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위기의 순간마다 미래를 꿰뚫는 혁신의 리더십, 과감한 결단으로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키우며 우리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아버지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에게서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은 그는 수많은 기로에서 발휘한 승부사적 결단, 품질에 대한 집념으로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TV 등에서 글로벌 1위를 거머쥐며 삼성을 ‘제2의 창업’ 수준으로 발전시켰다.외로운 유년기 바쁜 부모님·日유학으로 외로움에 익숙 자동차·레슬링 등 ‘마니아적 기질’ 키워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호암(湖巖)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박두을씨 사이에서 3남 5녀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제일비료 회장을 지낸 맹희씨와 고인이 된 창희씨 등 두 명의 형이 있어 아들 중에서는 막내다. 여자 형제로는 인희(한솔그룹 고문), 숙희, 순희, 덕희씨 등 네 명의 누나가 있으며 여동생으로 신세계그룹 회장인 명희씨가 있다. 호암이 대구 서문시장 근처에서 청과·건어물 무역회사인 삼성상회를 경영하던 시절 사업으로 바쁜 부모를 대신해 경남 의령의 할머니댁에서 세 살 때까지 자랐다. 국내에서 초등학교를 다섯 차례 옮겨 다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진국을 배우라”는 아버지의 엄명에 따라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중학교 때 귀국해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다시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와세다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66년 동양방송에 이사로 입사해 법무·내무부 장관을 지낸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결혼했다. 결혼 후 삼성 비서실에서 2년간 근무하면서 삼성그룹의 큰 그림을 보게 된다.회장된 3남 두 형 제치고 46세에 삼성그룹 회장 취임 승부사적 결단·혁신으로 韓경제 신화 써 1966년. 이 회장의 둘째 형인 창희씨가 ‘한비 사건’(한국비료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구속되고, 맏형인 맹희씨도 밀수에 관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청와대 투서 사건 등 혼란이 이어진 가운데 호암은 1971년 막내아들 건희에게 삼성을 맡기기로 결단을 내린다. “장남 맹희는 경영에 뜻이 없고 차남 창희는 많은 기업을 하기 싫어한다. 3남 건희도 당초에는 사양했으나 마지막에는 역량은 부족하나 맡아 보겠다는 뜻을 가져다 주었다. 삼성그룹의 후계자는 건희로 정한 만큼 건희를 중심으로 삼성을 이끌어 갈 것이다.” 호암이 유언장에 남긴 말이다. 1987년 11월 19일 호암이 노환과 폐암의 합병증으로 78세의 일기로 별세하자 삼성그룹 사장단은 이건희 당시 부회장을 제2대 삼성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 그의 나이 46세 때의 일이다.어린 시절 환경이 자주 바뀌며 홀로 보내는 시간에 익숙했던 고인은 마니아적 성격으로 집중력이 강했는데 이런 기질로 자라난 집념은 세계 1위 삼성의 원동력이 됐을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취미와 관심사는 다방면에 뻗쳐 있었다. 일본 유학 시절 고인의 외로움을 달래 줬던 건 프로레슬링이었다. 와세다대 재학 시절 역도산을 직접 만날 만큼 레슬링에 몰두했던 그는 눈자위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그만둘 때까지 1년여 동안 레슬링을 하면서 치열한 목표 의식을 키웠다. 그의 레슬링 사랑은 1996년 대한레슬링협회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지내며 이어졌다. 일본 유학 3년간 1200편의 영화를 봤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각종 기계를 직접 분해, 조립하면서 작동 원리를 파악하는 것도 즐겼다. 이에 평생 즐겨 쓴 휘호가 ‘무한탐구’였다. 미국 유학 시절에는 1년 반 동안 차를 죄다 뜯어 보며 차를 6대나 바꾸기도 했다. 1987년 취임과 함께 그는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일성을 내놨고 그 약속을 지켰다. 흑백 TV가 삼성의 주력이던 1974년 호암이 반도체산업 진출을 선언하도록 설득하며 사업을 주도한 것도 그다. 당초 동물적인 사업감각의 소유자였던 호암도 아들이 반도체 얘기를 꺼내면 “이놈아, 그 돈이면 TV를 몇백만 대나 더 만들 수 있는데 그 쪼그만 것 만드는 데 쓰겠다는 거냐”며 답답해했다고 한다. 1970년대 미국 실리콘밸리를 누비면서 첨단 하이테크 산업만이 살길이라고 믿은 그는 뜻을 굽히지 않고 호암의 지원을 이끌어 내 오늘날의 삼성을 만든 것이다.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이 된 뒤에도 ‘2등 구제불능론’(2등은 현상 유지밖에 못 한다. 조금이라도 지면 완전히 진 것이다) 등 늘 위기론을 부각시키며 ‘초격차’를 위한 고삐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13년 사상 최대 실적에도 이듬해인 2014년 신년사에서 “다시 한번 바뀌어야 한다.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며 체질과 구조를 총체적으로 혁신하는 ‘마하경영’을 화두로 제시했다. 그의 마지막 신년사이기도 했다.어두운 유산 정관계 로비로 퇴진, 위기론 들고 복귀불법 승계 의혹, 삼성의 리스크로 남아 성공만큼 시련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검찰과 질긴 악연을 이어 가며 재임 기간 세 차례나 법정에 섰다. 1996년에는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았다. 공소시효 완료로 무혐의 결정이 났지만 2005년 안기부 엑스파일 사건 때도 검찰 수사를 받았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폭로는 삼성의 치부를 만천하에 드러냈다. 전직 법무팀장이던 김 변호사는 삼성 비자금 50여억원을 자신이 직접 관리해 왔다고 폭로했다.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방식과 정치인, 법조인에 대한 전방위적 로비 등이 공개되며 지탄을 받았다. 2008년 4월 22일 이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직을 내놓으며 경영에서 손을 뗐다. 이듬해 재판부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 발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고인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이어 2010년 3월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며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고인은 세상을 떠났지만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정관계 불법 로비, 불투명한 지배구조, 노조 설립 불허 등 그의 체제에서 이뤄진 삼성의 각종 문제들은 지금도 삼성과 재벌에 대한 불신을 만든 ‘어두운 유산’으로 남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위기마다 승부사로...‘세계의 삼성’ 일군 이건희

    위기마다 승부사로...‘세계의 삼성’ 일군 이건희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해야 한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13년 10월 신경영 20주년 만찬에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위기의 순간마다 미래를 꿰뚫는 통찰력, 과감한 결단으로 ‘한국의 삼성’을 ‘세계의 삼성’으로 키우며 한국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아버지인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에게서 혹독한 경영 수업을 받은 그는 수많은 기로에서 발휘한 승부사 기질, 품질에 대한 집념으로 메모리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TV 등 20종의 글로벌 1위 제품을 만들며 삼성을 ‘제2의 창업’ 수준으로 일궜다. 하지만 정경유착, 불투명한 지배구조, 부당 내부거래, 노조 설립 불허 등 각종 탈법·편법 행위로 재벌기업의 폐해를 총체적으로 드러내며 ‘독주하는 영향력’ 만큼 한국 사회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남겼다. 고인은 1942년 1월 9일 대구에서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박두을 여사 사이에서 8남매 중 일곱번째(3남 중 막내)로 태어났다. 호암이 대구 서문시장 근처에서 청과·건어물 무역회사인 삼성상회를 경영하던 시절 사업으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경남 의령의 할머니댁에서 세 살 때까지 자랐다. 국내에서 초등학교를 다섯 차례 옮겨 다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중학교 때 귀국해 서울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와세다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1966년 MBA과정 수료 후 동양방송에 이사로 입사해 법무·내무부 장관을 지낸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의 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결혼했다. 병역은 정신질환을 이유로 면제받았다.내성적이고 말수가 적었던 고인은 마니아적인 성격과 집중력이 강했다. 일본 유학 시절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았던 고인의 외로움을 달래줬던 건 프로레슬링이었다. 와세다 대학 재학 시절 역도산을 직접 만날 만큼 레슬링에 몰두했던 그는 눈자위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그만둘 때까지 1년여 동안 레슬링을 하면서 친구도 사귀고 치열한 목표 의식을 키웠다. 그의 레슬링 사랑은 1996년 대한레슬링협회 회장,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지내며 이어졌다. 일본 유학 시절 영화관에서 하루에 8편을 볼 만큼 영화도 좋아했다. 각종 기계를 직접 분해, 조립하면서 작동 원리를 파악하는 것도 즐겼다. 거짓말 안하고 배신할 줄 모르는 충직함 때문에 진돗개를 길러 197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견종종합전시회에 진돗개를 출전시키기도 했다. “장남 맹희는 경영에 뜻이 없고 차남 창희는 많은 기업을 하기 싫어한다. 3남 건희도 당초에는 사양했으나 마지막에는 역량은 부족하나 맡아보겠다는 뜻을 가져다 주었다. 삼성그룹의 후계자는 건희로 정한 만큼 건희를 중심으로 삼성을 이끌어갈 것이다.” 1971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전 회장이 유언장에 남긴 말이다. 1987년 11월 19일 호암이 노환과 폐암의 합병증으로 78세의 일기로 별세하자 삼성그룹 사장단은 이건희 부회장을 제2대 삼성그룹 회장으로 추대했다. 그의 나이 45세였다.우리나라를 지금의 ‘반도체 강국’으로 자리하는 데는 고인의 추진력이 큰 역할을 했다. 1974년 그가 파산 직전의 한국 반도체를 인수한다고 하자 회사 안팎에서는 “TV 하나도 제대로 못 만들면서 최첨단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 “미국, 일본보다 20~30년 뒤쳐졌는데 따라가기가 하겠느냐”며 반대하고 나섰다. 1982년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도 “반도체는 인구 1억, GNP 1만 달러, 내수판매 50% 이상이 가능한 국가에서 할 수 있는 산업으로 기술·인력 재원이 없는 우리에겐 불가능하다”고 평가했을 정도로 반도체 사업은 ‘공상’ 같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 회장은 “언제까지 그들의 기술 속국이어야 하겠느냐.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일, 삼성이 나서야 한다. 제 사재를 보태겠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거의 매주 일본으로 가서 반도체 기술자들을 만나고 엔지니어를 찾아 미국 실리콘밸리를 50여차례 드나들며 인력 확보에 나섰다. 1984년 세계 반도체 시장이 극심한 불황으로 위기를 맞고 삼성도 반도체 사업에서 1000억원 정도의 막대한 영업손실을 봤을 때도 고인은 “위기는 곧 기회”라며 오히려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며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을 만들었다.일각에서는 이 회장의 성공을 ‘운이 좋다’ ‘돈이 돈을 벌었다’고도 평가하기도 한다. 이에 이 회장은 1997년 10월 언론 기고를 통해 이렇게 대답한다. “사업에 성공한 사람을 놓고 간단히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평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사업을 해 본 사람은 운이 좋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성공을 하려면 그에 값하는 남다른 노력이 있어야 하고 수많은 고난을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체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재임기간 동안 3차례나 법정에 서야 했다. 1996년에는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사건으로 재판을 받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확정받았다. 공소시효 완료로 무혐의 결정을 받긴 했지만 2005년 안기부 엑스파일 사건 때도 이 회장은 검찰 수사를 받았다. 다시 2년 후 터진 2007년에는 김용철 변호사의 비자금 폭로는 삼성의 치부를 만천하에 드러냈다. 전직 법무팀장이던 김 변호사는 삼성그룹의 비자금 50여억원을 자신이 직접 관리해 왔다고 폭로했다.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방식과 전방위적 로비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2008년 4월 22일 이 회장은 대표이사 회장과 등기이사 직을 내놓으며 경영에서 손을 뗐다. 1년 후 재판부는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저가발행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했다. 이후 2010년 3월 이 회장은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이 무너지고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변을 내놓으며 경영 일선에 복귀해 조직 재정비, 삼성의 도약에 힘을 쏟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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