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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국제 프리미어 132편… 亞최고 재확인

    월드·국제 프리미어 132편… 亞최고 재확인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가 2일 막을 올렸다.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개막식에 이어 개막작인 타이완 영화 ‘군중낙원’(도제 니우 감독)의 상영을 시작으로 79개국에서 초청된 312편의 영화가 열흘 동안 영화의전당과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 7개 극장 33개 상영관에서 선보인다. 특히 문소리와 와타나베 겐이 진행을 맡은 개막식에는 중국 배우 탕웨이를 비롯해 정우성, 유지태, 조재현, 김희애, 엄정화, 구혜선 등 국내외 배우와 천커신(陳可辛) 감독 등 300여명의 영화인이 참석해 행사를 더욱 화려하게 빛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와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자국을 제외한 해외에서 처음 공개) 작품이 132편에 이르러 아시아 최대 규모, 최고 권위의 영화제로서 명성을 재확인시켰다. 폐막작으로는 홍콩 리포청 감독의 ‘갱스터의 월급날’이 선정됐다. 이 밖에 ‘갈라 프레젠테이션’, ‘아시아 영화의 창’, ‘뉴 커런츠’, ‘한국영화의 오늘’, ‘월드 시네마’ 등 여러 섹션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상영된다. 부산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빛 좋은 개살구’ 인천AG 1조대 빚잔치

    ‘빛 좋은 개살구’ 인천AG 1조대 빚잔치

    폐막을 이틀 앞둔 인천아시안게임이 적자를 기록할 게 확실시됨에 따라 대회가 끝난 뒤 후유증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 수입이 전체 투입비용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데다 대회 종료 뒤 인천시가 갚아야 할 부채 원금만 1조원이 넘기 때문이다. 1일 인천시와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가 발간한 보고회 자료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는 각종 경기장 건립·보수비 1조 7224억원과 운영비 4832억원 등 2조 2056억원이 소요됐다. 운영비는 정부 지원금 2007억원과 시 지원금 1282억원으로 나뉜다. 나머지 1543억원은 조직위가 각종 마케팅 비용으로 충당해야 한다. 현재로선 조직위가 계획한 수입을 모두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표적 수입인 입장권의 경우 조직위는 당초 판매액을 350억원으로 잡았으나 판매가 저조하자 280억원으로 목표를 낮췄다. 현재 250억원 정도의 입장권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수입 규모는 대회를 마친 뒤 밝혀진다. 인천아시안게임 중계료는 120억원으로 KBS가 48억원, MBC와 SBS가 36억원씩 분담했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된 시설비는 더 심각하다. 시는 전체 경기장 49곳 가운데 17곳을 신축하고 12곳을 보수했다. 대회 운영에 활용한 인접 도시 경기장, 훈련시설 등에도 돈을 들였다. 이를 위해 발행한 지방채 원금이 1조 2523억원이고, 이자까지 합치면 1조 7502억원에 달한다. 시는 내년부터 부채를 연차적으로 갚을 방침이다. 시가 작성한 ‘경기장 건설비 지방채 발행 및 상환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 673억원을 상환하기 시작해 2020년 157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하다가 2029년에야 모두 갚는 것으로 돼 있다. 앞으로 15년간 매년 1000억여원에 달하는 빚을 갚아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만성적인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인천시로선 힘든 과제가 될 전망이다. 대회 이후 경기장 유지·보수와 관리도 시의 재정에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를 위해 신설한 서구 연희동 주경기장과 종목별 경기장, 다목적 체육관 등 17곳의 관리를 위해서는 연간 수백억원이 들어간다. 조직위 관계자는 “국제대회는 수익사업이 아니라 각종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개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자는 어쩔 수 없다”면서 “부채 상환 방안은 시가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서울광장] 아시안게임 ‘지역 올림픽’에서 벗어나라/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아시안게임 ‘지역 올림픽’에서 벗어나라/서동철 논설위원

    인천 아시안게임을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보고 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같은 초대형 이벤트가 끊이지 않는 만큼 스포츠 행사를 보는 눈은 높아질 대로 높아졌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만 해도 ‘아시안게임쯤이야’하며 무관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은 아시안게임은 아시안게임 나름의 재미가 있다는 것을 느껴가고 있다. 오히려 아시안게임이 종반으로 치달아 오는 4일이면 막을 내린다는 사실이 섭섭할 지경이다. 그렇지만,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소소한 운영상의 실수가 구설에 오르기도 하고, 우리가 출전하는 몇몇 인기종목을 제외하면 많은 경기장은 텅텅 빌 만큼 눈길을 끌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대회 취지에 맞도록 범(凡)아시아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는지도 의문스럽다. 그런데 인천 대회를 지켜보면서 문제의 원인이 대한민국과 인천의 역량에 있다기보다 아시안게임 자체가 가진 정체성의 위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본적인 의문은 ‘아시안게임은 ‘올림픽의 아시아 지역 판인가’ 하는 것이다. 언론부터가 아시안게임을 서구 문화에 뿌리를 둔 올림픽의 아시아 지역대회쯤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성공적이었던 과거의 올림픽 대회를 기준으로 시설이나 운영이 이에 미치지 못하는 아시안게임은 모두 실패작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도 하게 된다. 이런 비판이 아시아지역의 스포츠 선진국이라는 한국·일본·중국·대만에서 유별나게 두드러지는 현상도 우연의 일치만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아시안게임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고 본다. 인천 아시안게임 종목에 지역 국가의 고유 스포츠가 다수 포함된 것도 정체성에 대한 깊은 고민의 결과였을 것이다. 이번 대회의 36개 종목 가운데는 올림픽 종목이 아닌 10개 종목이 있다. 야구와 소프트볼, 볼링, 크리켓, 카바디, 가라테, 세팍타크로, 스쿼시, 정구, 우슈가 그것이다. 이 가운데서도 아시아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종목이 우슈와 가라테 같은 격투기와 세팍타크로와 카바디 같은 지역 고유 스포츠다. 아시안게임을 ‘45억 아시아인의 축제’라고 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70억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어야 아시아인의 축제도 될 수 있다. 세계인의 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근거가 이들 아시안게임에만 있는 종목이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우슈와 가라테는 당연히 세부 종목과 메달을 크게 늘려야 한다. 아시안게임이 이 종목의 최고 권위 대회로 자리 잡았을 때 유럽과 미주, 아프리카에서도 달려온다. 태권도는 박진감 넘치는 겨루기 종목을 개발하고, 동작의 아름다움을 심사하는 공중격파도 신설할 수 있을 것이다. 인천 대회에는 아시안게임 역사상 가장 많은 45개국이 참가했다. 부탄, 캄보디아, 라오스, 레바논, 몰디브, 몽골, 미얀마, 네팔, 스리랑카, 동티모르 같은 작은 나라도 보인다. 동북아 국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준 차이가 현격한 축구와 야구 등 몇몇 구기 종목을 1, 2부로 구분하는 것은 어떤가. 2부에도 금·은·동메달을 수여하면 올림픽 정신에 충실한 것은 물론 소외감을 느끼는 나라도 줄어들 것이다. 각국의 알려지지 않은 고유 스포츠를 분야에 관계없이 선보이는 종목을 신설해 메달을 수여하는 방법도 있다. 소개된 스포츠는 널리 보급해 장기적으로 아시안게임 종목으로 발전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호화로운 아시안게임이 아닌 작은 아시안게임도 연구해야 한다. 아시아에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혼재해 있다. 아시안게임도 더 이상 경제력 있는 몇몇 나라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두세 개 나라가 힘을 합쳐 사이좋게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모습도 현실화됐으면 한다. 크고 깨끗한 경기장과 매끄러운 운영이 아니더라도 손뼉을 쳐줄 일이다. 아시안게임이 ‘지역 올림픽’의 개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다른 대륙에서도 4년을 기다려 찾아오는 아시아의 대표 문화 상품으로서의 잠재력도 충분하다.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는 이런 메시지가 울려 퍼졌으면 한다. dcsuh@seoul.co.kr
  • 장진 감독 “한류잔치 비판 동의 못해”

    장진 감독 “한류잔치 비판 동의 못해”

    인천 아시안게임 개·폐막식 총연출을 맡은 장진 감독이 개막식에 대한 비판적 평가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장진 감독은 30일 인천 연수구 대회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폐막식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개막식이 한류로 도배됐다는 일부 비판이 있지만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개·폐막식 총감독인 임권택 감독과 함께 한 이날 기자회견은 10월4일 폐막식을 주제로 열렸지만 막상 질문들은 지난 19일의 개막식에 집중됐다. 비체육인인 영화배우 이영애 씨의 성화 점화, 한류 스타 위주의 행사 내용 등으로 많은 논란이 빚어졌던 탓으로 풀이된다. 장진 감독은 “그날 문화공연 전체에 인천 시민 1500명 이상이 참여했고 고은 시인, 소프라노 조수미씨 등 많은 문화인이 나오셨다.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기사 한 줄 쓰지 않으면서 연예인이라고는 2명 밖에 나오지 않은 데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언론을 보면서 ‘클릭 수 늘릴 수 있는 것만 쓰는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성화 최종 점화자에 스포츠와 관계가 없는 영화배우 이영애 씨로 선정된 것에 대해서는 “(내가) 모든 캐스팅 과정에 관여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임권택 총감독은 “원래 계획은 이영애 씨와 함께 성화 최종 점화에 나선 어린이 두 명이 주목을 받도록 하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중계 연출팀과 소통이 부족했던 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진 감독은 “핑계 같지만 카메라 리허설을 한 번밖에 하지 못했다. 이런 큰 행사를 준비하면서 만드는 사람과 그걸 찍어서 내보내는 사람이 더 많은 시간 동안 의견 교환을 했더라면 조금 더 정교하게 그림을 잡아서 비체육인 성화 점화 논란을 조금 상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폐막식이 끝나고도 여러 말이 나오겠지만 그런 지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어떤 의도를 갖고 만들었다는 점에 주목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임권택 총감독은 개막식 이후 나온 비판들에 대해 “체육대회가 아니라 영화제를 한 것이냐는 호된 꾸중을 들었다”며 ”불편한 느낌이 들게 해 드려 저희도 아쉬워하고 있고 많이 부족했다”고 자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서울 부산, 그리고 인천아시안게임의 잔상/최병규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서울 부산, 그리고 인천아시안게임의 잔상/최병규 체육부장

    28년 전 이 즈음은 군사독재정권이 완전히 터를 잡고 어떻게 하면 토라진 민심을 달랠까 고민하던 때였다. 그들은 ‘국풍8X’ 따위의 급조된 가요제를 비롯한 정부 주도의 각종 캠퍼스 ‘딴따라’ 문화를 퍼뜨려 젊은 대학생들의 정신과 이념을 분산시켰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게 스포츠였다. 12·12 쿠데타로 정권을 움켜쥔 두 해 뒤 독일 바덴바덴에서 88서울올림픽을 유치에 성공한 전두환 정권은 예행연습이라는 핑계로 얼렁뚱땅 86서울아시안게임까지 성사시켜 ‘스포츠 공화국’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축구, 야구, 씨름을 비롯한 각종 프로 스포츠도 줄줄이 생겨났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보고 즐기는 운동이지만 그 탄생 배경에는 이처럼 독재정권을 향한 비난과 저항의 농도를 묽게 하는 데 우산과 방패 역할을 한 씁쓸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이 두 가지 ‘거국적’ 행사를 통틀어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건 딱 한 가지다. 88서울올림픽 주경기장으로 쓰였던 잠실종합운동장이 개장한 1984년 가을, 당시로는 상당한 액수였던 일당 3만원의 ‘알바비’를 받고 3000명의 연합합창단에 끼어 가수 패티 김 옆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렀다는, 알싸한 기억뿐이다. 서울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 끝난 14년 뒤 부산에서 아시안게임이 한 번 더 열렸지만, 사정은 서울과 부산의 거리만큼이나 많이 달라졌다. 정치적으로도 문민정부를 거쳐 또 한번 ‘국민의 정부’로 집권 세력이 바뀌었다. 북한은 단연 부산아시안게임의 꽃이었다. 다대포항에 닻을 내리고 쏟아져 나온 북한 미녀응원단은 대회 기간 내내 온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살벌한 독재가 사라진 지 10여년. 세 번째 문민정부를 준비하던 그 시절 부산에서 치러진 아시안게임은 온 국민의 통일 열망을 더욱 부채질하며 막을 내렸다. 다시 10년 남짓 뒤. 비슷한 간격으로 다른 곳에서 아시안게임이 또 열리고 있지만 들리는 소리가 심상찮다. 개막한 지 열 하루째, 폐막을 닷새 앞둔 29일에도 첫날부터 터져 나왔던 아우성이 좀처럼 끊이질 않는다. 개회식부터 밉상이다. 88서울올림픽에 대한 향수였을까. 느닷없는 굴렁쇠 소녀의 등장에다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고 집어든 역사의식 없는 프로그램, 여기에 뚱딴지 같은 한류스타의 성화 점화까지. 광저우대회처럼 돈만 펑펑 쓰는 대회는 지양하겠다던 대회조직위원회에 반응한 개회식 연출진의 사보타지는 아니었을까 하는 몹쓸 생각은 두고두고 인천아시안게임의 기억이 될 듯하다. 개회식 다음날 시간을 내 둘러본 메인프레스센터 주변은 다른 나라 대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허술함이 단박에 묻어났다.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문제다. 7년 동안 세 명의 인천시장이 바뀌었다고 해도, 아무리 국가적인 지원이 없는 대회라 해도 스캐너 사용법조차 모르는 검색 요원이 있을 수가 있을까. 조직위 한 관계자는 “중앙 부처에서 파견됐지만 계약직인 조직위와 인천시 파견 지방 공무원 간의 갈등이 출발 때부터 대회 운영의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대회가 끝나면 대회 유치부터 개회까지 국정조사권이라도 발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수십년 전 독재 치하에서도 문제없이 치러 냈던 아시안게임이라는 축제가 서슬 퍼런 단두대가 되지 않을까 두렵기까지 하다. cbk91065@seoul.co.kr
  • 열 아홉, 두근거리는 부산…새달 2~11일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열 아홉, 두근거리는 부산…새달 2~11일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훌쩍 자라 올해 열아홉 살이다. 십대의 풋풋함과 성년을 앞둔 의젓함이 공존하는 나이다.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성장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새달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 동안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에서 열린다. 개막작으로 타이완 도제 니우 감독의 ‘군중낙원’과 폐막작으로는 홍콩 리포청 감독의 ‘갱스터의 월급날’이 선정된 가운데 전 세계 79개국에서 온 314편의 영화가 관객들과 만날 채비를 마쳤다. 부산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만 98편이다. 특히 올해 BIFF는 잘 알려지지 않은 아시아권 작품이나 영화산업이 열악한 지역의 작가를 발굴하는 장으로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영화의 망망대해에서 행복한 고민에 빠질 영화팬들을 위해 영화제 프로그래머 5인이 콕 집은 올해 BIFF의 경향과 추천작을 소개한다. ① 필리핀, 이란, 태국 등은 전통적으로 독립영화가 강세다. 올해는 베트남, 이라크, 방글라데시 등 그동안 편수조차 미미하고,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아시아 국가의 독립영화까지 가세했다. 레바논도 올해 부산영화제 경쟁부문인 ‘뉴커런츠’에 처음으로 초청받았다. 잘랄의 이야기 가족, 혹은 주변으로부터 늘 버림받는 세 명의 잘랄 이야기를 통해 방글라데시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들추는 작품. 연출을 맡은 아부 샤헤드 이몬 감독은 방글라데시의 차세대 주자로 각광받고 있다. 태양의 기차역 미래의 작가로 주목받는 이란의 사만 살루르의 신작. 황량한 대지, 버려진 기차역을 배경으로 인간의 고독을 담아내는 작품으로 촬영이 압권이다. ② 올해 부산에서는 주류 상업영화에서 단편영화까지 다양한 형태의 인도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전통적인 영화 강국인 중국과 인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뛰어난 단편도 대거 소개된다. 터키 옆에 붙어 있는 작은 나라이면서 최근 세계 영화무대에서 주목받는 나라인 조지아의 여성 감독들을 조명하는 조지아 여성 감독 특별전도 주목할 만하다. 기게스의 반지 인간의 욕망을 상징하는 기게스의 반지를 통해 심화되고 있는 중국 사회의 빈부격차와 그 속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욕망을 반전을 통해 드러낸다. 푸송 바토:차가운 마음 과거 할리우드까지 진출했던 필리핀 국민 스타였지만, 이제는 그저 쓸쓸히 살아가는 중년 여성의 일상과 판타지를 기괴한 상상력으로 구성했다. 신부들 조지아 교도소에서는 남자 친구, 또는 아이 아빠를 면회하기 위해선 혼인신고서가 꼭 필요하다. 이 때문에 급하게 신고 절차를 마치고 면회하는 여성들의 이야기. 교도소 바깥에서 가정을 유지하고 아이를 키우고 살아야 하는 여성의 고난과 세세한 감정의 결을 잘 담아냈다. ③ 올해는 칸, 베니스, 베를린영화제에 소개된 후 바로 부산을 찾는 프랑스 거장과 중견 감독들의 신작이 많다. 영화계의 거장 장뤼크 고다르가 만든 3D 신작 ‘언어와의 작별’이나 지난 3월 작고한 알랭 레네 감독의 유작 ‘사랑은 마시고 노래하며’는 영화사적 의의가 큰 작품들로 아시아 최초로 부산에서 상영된다. 자비에 보부아, 로랑 캉테 등 유럽 중견 작가들의 신작도 만나 볼 수 있다. 생로랑 프랑스 중견 감독 베르트랑 보넬로의 최신작으로 전설적인 패션 디자이너인 이브 생로랑의 삶을 다룬 전기 영화. 젊음, 아름다움, 부를 모두 가졌지만 고립된 세계에서 미를 추구했던 생로랑의 삶은 보넬로의 탐미주의를 통해 아름답게 되살아난다. 카프카의 굴 프란츠 카프카의 미완 단편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신인 감독의 첫 장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훌륭한 구성과 영상미가 돋보인다. 특히 영화 주제와 직결되는 불안과 긴장을 끝까지 유지해 가는 힘이 있으며 시간이 흐를수록 황폐해지는 건물을 닮아 가는 인물을 잘 표현해 냈다. 황폐한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을 창의적으로 전달한다. ④ 올해 미국, 캐나다, 영국 작품은 저예산 독립영화부터 주류 상업영화까지 다양한 종류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 BIFF에서는 미래의 거장으로 성장할 신인 감독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그로브와 안나 교수와 여제자의 불륜을 그린 캐나다 작품. 오드리 헵번의 젊은 시절과 너무나도 흡사한 외모의 여주인공 소피 데스머레이의 연기가 돋보인다. 오드리 헵번을 사랑했던 많은 관객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법하다. 아빠의 육아 아내를 잃은 한 남자가 돌이 채 안 된 아기를 홀로 키우면서 고군분투하는 내용으로 예기치 않은 아기의 표정 연기가 압권이다. 잔잔한 감동까지 가미된 코미디물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을 만한 작품이다. 올해 플래시포워드 섹션 관객상 후보 중 하나다. ⑤ 올여름 한국 영화계 성적이 좋았던 만큼 기존의 흥행작은 물론 하반기 기대작 임권택 감독의 ‘화장’과 비정규직 문제를 다룬 영화 ‘카트’ 등이 선보인다. 올해 ‘한공주’, ‘족구왕’처럼 내년에 인기를 끌 만한 독립영화도 포진해 있다. 철원기행 평생 철원공고 교사로 재직한 아버지의 정년 퇴임을 맞아 온 가족이 철원에 모인다. 아버지는 갑자기 이혼 선언을 하고 분위기가 냉랭한데 때마침 눈이 오는 바람에 가족은 모두 철원에 갇힌다. 말로는 가족이지만 정작 서로에 대해 잘 모르는 이 시대의 쓸쓸한 가족상을 잘 그려 냈다. 그들이 죽었다 배우 출신 감독인 백재호의 자전적인 이야기. 단역배우 상석은 출연 섭외가 제대로 안 되자 친구들과 직접 영화를 만들지만 제작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어딘가 웃기면서도 슬픈 구석이 있는 영화로 가난하고 미래가 안 보이는 청춘의 단상을 잘 보여 준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배우 사인받고 싶다면 ‘GV’ 사수

    부산행 기차표도 준비됐다. 회사에는 휴가원도 이미 내놨다. 숙소 예약도 어렵사리 마쳤다. 그렇다고 부산까지 가서 영화만 보고 간다면 부산국제영화제의 깨알 같은 재미를 놓치게 된다. 힘겨운 예매 전쟁에서 설령 실패해도 낙심할 이유는 전혀 없다. 스타를 직접 만날 수도 있고, 쏠쏠한 기념품을 챙겨 갈 수도 있다. 핸드프린팅, 각종 야외 행사 등 숨은 이벤트도 즐비하다. 영화제 개막을 일주일도 남겨 놓지 않은 상황이지만 아직 관련 이벤트는 모두 확정되지 않았다. 영화제 홈페이지(www.biff.kr)를 잘 살펴야 한다. 일단 ‘GV’라고 표시된 영화는 한 번 더 눈여겨봐야 한다. 게스트 비짓(Guest Visit)의 약자다. 영화가 끝난 뒤 감독이나 주연배우가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준비돼 있음을 뜻한다. 유명 배우에게 사인까지 받는다면 금상첨화다. 특히 개·폐막식 때는 일찌감치 좋은 자리를 잡으면 텔레비전에서 보던 레드카펫 위 스타들을 눈앞에서 보는 행운도 잡는다. 영화제 기간 동안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는 책 속으로 들어간 영화, 책에서 튀어나와 만들어진 영화 등을 확인할 수 있는 ‘비프 북라운지’가 열린다. 저자 사인회도 있다. 또한 집행위 측의 북투필름(Book To Film) 선정작 10편도 비치돼 있다. 북투필름이란 원작 판권 거래를 원하는 출판사와 영화감독 및 프로듀서가 만나 콘텐츠의 영화화를 논의하고 거래하는 장이다.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소설, 만화, 웹툰, 아동문학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엄선됐다. 소설가 성석제의 ‘투명인간’과 공지영의 신작 ‘높고 푸른 사다리’, 웹툰 ‘클로저 이상용’, 김해원 작가의 청소년 소설 ‘오월의 달리기’ 등이다. 이와 함께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등을 통해 타고난 이야기꾼으로 평가받으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란의 아스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영화와 인생에 대한 얘기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시간도 준비됐다. 다음달 9일 오후 5시다. 미리 예매해야 한다. 또 6일에는 헝가리 출신의 세계적 거장 벨라 타르 감독과 함께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개도국에 ‘주민정보관리제도’ 전파한다

    정부가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개발도상국가에 ‘주민정보관리’ 제도를 전파한다. 안전행정부는 22일 미주개발은행(IDB),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공동으로 23일부터 사흘간 주민정보관리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구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되는 콘퍼런스에는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30여개국 장·차관 및 국장급 공무원 120여명과 관련 분야 전문가 등 모두 200여명이 참석한다. 행사 개최 비용은 개발은행이 부담하고, 한국은 체계적인 주민정보관리에 따른 행정 효율성과 공공서비스의 품질향상 사례를 참석자들과 공유하는 역할을 맡았다. 안행부 관계자는 콘퍼런스의 취지에 대해 “개도국들에 한국 정부의 주민정보 관리체계를 알려 체계적인 주민정보관리의 필요성을 전하고 주민정보관리 시스템 도입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참여하는 개도국들은 기본적인 주민통계 시스템 구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책 설계, 공공서비스 제공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다. 콘퍼런스에서는 이틀간 ‘주민정보 관리정책’, ‘주민정보관리를 통한 공공서비스 품질 향상’, ‘인구 통계관리를 위한 시민 등록의 중요성’, ‘사회거래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주민정보관리 시스템’ 등 8개의 주제별 사례 발표와 전문가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참석자들에게 서울교통정보센터와 여권 및 주민등록증을 제조하는 한국조폐공사 견학을 통해 한국의 우수한 전자정부 시스템을 알릴 방침이다. 콘퍼런스 논의 결과는 폐막일인 25일 ‘서울 선언’ 형식으로 발표된다. 정종섭 안행부 장관은 “행정서비스 제고와 국가 발전을 위한 주민정보관리가 중요하다”며 “개도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최경환 부총리, 기준금리 인하 시사

    최경환 부총리, 기준금리 인하 시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기대하는 발언을 했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지난 21일 호주 케언스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이후 시드니로 이동, 기자들과 만찬을 함께하며 전날 호텔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와인을 한 잔 했다고 소개했다. 최 부총리는 ‘이 총재에게 통화정책의 협조를 요청했느냐’는 질문에 “와인을 먹으면 다 하는 것 아니냐. 금리의 ‘금’자 얘기도 안 했지만 ‘척하면 척’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월 취임 이후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면서 재정·통화정책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최 부총리는 “이 총재가 (연세대) 선배지만 내가 보자고 했기 때문에 와인은 내가 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G20 회의에서 일본의 양적완화에 대한 우려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일본 측에) 일본의 프린팅 머신(지폐 출력기)이 너무 효율적이라고 농담을 했는데 그런 우려가 전달됐을 것”이라면서 “중국도 비슷한 우려를 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씨엔블루, 일본 정규 3집 ‘웨이브’ 발매 당일 오리콘 차트 1위

    씨엔블루, 일본 정규 3집 ‘웨이브’ 발매 당일 오리콘 차트 1위

    밴드 씨엔블루의 일본 세 번째 정규 앨범 ‘웨이브’(WAVE)가 발매와 함께 오리콘 데일리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정용화가 작사·작곡한 타이틀곡 ‘라디오’를 비롯해 자작곡 11곡이 수록된 앨범은 한정반, 통상반, 팬클럽 한정반 등 총 네 가지 버전으로 발매됐다. 타이틀곡은 ‘뮤직 런처’, ‘뮤직 비비’, ‘로케미츠 프라이데이’ 등 일본 인기 TV 프로그램들의 테마곡으로 선정되며 주목받기도 했다. 씨엔블루는 싸이와 함께 10월4일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무대에 선다. 이어 10월29일부터 12월4일까지 일본 아레나 투어 ‘웨이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천 ‘무늬만’ 차량 2부제… 예외 운행 허가증 남발

    아시안게임(9월 19일∼10월 4일) 성공 개최를 위해 차량 2부제를 계획했지만 예외차량 운행 허가증 남발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인천 지자체들에 따르면 이날부터 대회 폐막일까지 10인승 이하 비사업용 승용차(경차 포함)와 승합차를 대상으로 날짜에 따라 홀·짝수 차량의 운행만 허용한다. 운행 허가증을 부착한 사업자 차량, 유아 동승 차량, 장거리 출퇴근 차량 등은 제외된다. 2부제 위반 땐 과태료 5만원을 물린다. 그러나 심사 간소화로 사업자등록증 등 관련 서류가 부족하거나 발급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운행 허가증을 발급하는 사례가 잦다. 영세 사업자는 부가가치세 신고서, 장거리 출퇴근자는 재직확인서 등을 내야 하지만 상당수 지자체는 구두 설명만으로 운행 허가증을 내주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승용차로 한 시간 이내에 출퇴근하거나 출퇴근 목적으로 차량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허가증을 발급받기 일쑤다. 서구의 경우 등록차량 14만대 중 2만여대, 부평구에선 16만대 중 1만 5000여대가 허가증을 받았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차량 통제에 목적을 두지 않은 만큼 기준에 조금 못 미쳐도 대개 내준다”며 “워낙 신청자가 많아 꼼꼼하게 심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시민 박모(29·계양구 계산동)씨는 “이젠 운행 허가증을 받지 않은 사람이 오히려 이상하게 됐다”며 혀를 찼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인천아시안게임 입장 수입 부산대회의 2배 예상

    정부는 인천 아시안게임의 입장권 판매 부진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반박하면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보다 두 배 많은 판매를 기대했다. 정부 관계자는 11일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개막 전 입장료 수입이 2002년 부산 대회 때보다 2배 이상 많은 3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산 대회보다 훨씬 더 국제적인 관심이 집중되는 성공적 대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수 기준으로 전체 발매 입장권의 60% 이상을 예매로 소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판매액 기준으로 31.56%가 팔린 것으로 파악했다. 오는 19일 개회식 40.34%, 10월 4일 폐막식 11.04%, 일반 경기 38.9% 등이다. 2002년 부산 대회 때에는 모두 152억원어치의 입장권이 예매됐다. 당시 매수 기준으로는 전체 입장권 가운데 51%가량인 129만 6121장이 예매됐다. 이번 인천 대회에서는 총 329만 1667장의 입장권이 발매됐다. 액수로는 350억원어치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금의 입장권 판매 속도라면 성공적인 대회 개최가 예상된다”면서 “아시안게임 회원국 전체인 45개국이 모두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2년 부산 대회 때에는 43개국이 참가했다. 정부는 인천 대회를 위해 전체 사업비 2조 1175억원 가운데 33.6%에 해당하는 7123억원을 국민체육진흥기금 등을 통해 지원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영상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장관들에게 “이번 대회가 지역경제와 국가경제에 활력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개회식은 대통령을 비롯한 해외 정상 등이 많이 참석하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행사”라면서 “인천시와 정부 부처들이 협업을 통해 개회식에 대한 재점검과 별도의 대책을 세워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28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체육진흥과 공무원 복지를 위해 정부 및 공공기관이 53억원어치의 입장권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스웨덴 안데르손 감독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스웨덴 감독 로이 안데르손(71)의 초현실주의 코미디 영화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가 지난 6일(현지시간) 폐막한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의 영예를 안았다.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는 암울한 분위기가 맴도는 안데르손 감독의 코미디 ‘인간 3부작’의 마지막 편으로 과거 유령들이 여전히 맴도는 스웨덴의 현실이 반영된 영화다. 스웨덴 감독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안데르손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무척 자랑스럽다”면서 “이탈리아 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의 1948년작 영화 ‘자전거 도둑’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베니스영화제 2등상에 해당하는 은사자상(감독상)은 러시아 영화 ‘더 포스트맨스 화이트 나이츠’의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 감독에게 돌아갔다.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은 이탈리아 사베리오 코스탄초 감독의 ‘굶주린 마음’에서 부부 역을 연기한 떠오르는 할리우드 스타 애덤 드라이버와 이탈리아 여배우 알바 로르와처가 받았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가전, 사람을 읽고 혁신을 입다

    가전, 사람을 읽고 혁신을 입다

    10일(현지시간) 폐막하는 독일 국제가전박람회(IFA)는 전통적인 가전의 영역을 넘어 선 ‘기술의 용광로’였다. 지난 3~4년 동안 사물인터넷이나 스마트 가전 등이 언급되지 않은 경우는 없었지만 이번에는 이전과 달랐다. 디지털 가전을 대변하는 가전3.0시대에 이어 모든 사물과 기술이 뒤엉켜 하나로 연결된 가전 4.0시대가 열린 셈이다. 지난 5일 독일 베를린 박람회장에서 개막해 5일간의 전시를 마친 IFA는 스마트홈 서비스가 가전시장의 먹을거리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스마트홈은 집 안의 모든 가전기기를 스마트폰 하나로 자동 제어하는 가전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 플랫폼이다. 먼저 8700㎡가 넘는 단독 전시장으로 분위기를 압도했던 삼성전자는 스마트홈존을 중앙에 따로 마련했고, 관람객들이 직접 스마트홈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몄다. LG전자도 라인,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로 세탁기, 냉장고, 광파오븐, 로봇청소기 등을 움직여 볼 수 있게 했다. 이 밖에 밀레와 지멘스, 보슈, 중국 백색가전 1위 업체 하이얼도 스마트홈을 강조했다. 특히 밀레는 스마트홈 네트워크 플랫폼 키비콘(QIVICON) 기술을 도입해 가전제품 간 상호 연결과 호환성을 높인 ‘밀레 엣홈 네트워크’ 시스템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가전쇼의 하이라이트인 TV는 초고해상도(UHD) TV가 대세였다. 삼성전자는 전시장 입구를 65인치 커브드 UHD TV 26대로 만든 미구엘 슈발리에의 디지털 아트로 장식했고, 1억 2000만원짜리 105인치 커브드 UHD TV를 문앞에 전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LG전자의 경우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실속 있는 전시를 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LG전자는 매년 입구에 배치했던 3D TV를 과감하게 걷어 내고, 새롭게 출품한 울트라HD 올레드 TV 5대를 연결해 변화를 줬다. 한편 모바일은 ‘입는 기기’가 단연 화두였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4 시리즈와 더불어 스마트폰과 멀리 떨어져도 통화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여섯 번째 웨어러블 제품 ‘기어S’를 선보였고, LG전자도 이에 맞서 완전한 원형 디스플레이의 입는 시계 ‘기어S’를 내놨다. 삼성전자는 ‘시계이기 이전에 스마트 기기’라며 기능성에 무게를 뒀고, LG는 ‘스마트 기기보다는 ‘리얼 워치’(진짜 시계)라며 디자인을 강조했다. 두 제품은 모두 10월 출시 예정이다. 일단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진행된 선호도 조사에서는 G워치R이 기어S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홍상수 감독 수상 불발, 황금사자상은 스웨덴감독에게…수상이유는?

    홍상수 감독 수상 불발, 황금사자상은 스웨덴감독에게…수상이유는?

    ‘홍상수’ ‘홍상수 감독 수상 불발’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이 스웨덴 로이 안데르손 감독에게 돌아가면서 홍상수 감독의 수상은 아쉽게 불발됐다. 지난 6일 이탈리아 베니스 리도 섬에서 폐막식을 가진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최고 상인 황금사자상은 로이 안데르손 감독의 영화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가 수상했다. 영화 ‘비둘기 가지에 앉아 존재를 성찰하다’는 로이 안데르손 감독의 인간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으로 전쟁과 죽음 등으로 목숨을 잃은 유령이 맴도는 스웨덴에서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 성찰하고 비판하는 코미디 영화이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코믹하게 풀어낸 점에 심사위원들의 높은 평가가 주어졌다. 이날 영화제에 오리종티 장편 부문에 초청됐던 홍상수 감독의 영화 ‘자유의 언덕’은 아쉽게 수상에 실패했다. 영화 ‘자유의 언덕’은 일본인 모리가 한국을 방문해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홍상수 감독 수상 불발 소식에 네티즌들은 “홍상수 감독 수상 불발, 아쉽다”, “홍상수 감독 수상 불발, 초청된 것 자체만으로도 영광이다”, “홍상수 감독 수상 불발, 언젠가 홍상수 감독님도 상 받을 것 같음”, “홍상수 감독 수상 불발, 홍상수 감독님 앞으로도 좋은 영화 부탁드려요”, “홍상수 감독 수상 불발, 비둘기 저 영화 한 번 보고 싶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황금사자상 다음으로 높은 은사자상은 러시아의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 감독 ‘포스트맨즈 화이트 나이츠’가 수상했다. 사진=서울신문DB(‘홍상수’ ‘홍상수 감독 수상 불발’) 연예팀 mingk@seoul.co.kr
  • 佛, 지하 500m에 폐기물 보관… 100년 뒤 다시 영구처리

    佛, 지하 500m에 폐기물 보관… 100년 뒤 다시 영구처리

    지난달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서쪽으로 250㎞를 달려 도착한 뷰흐지역. 인구 100명의 한적한 전원도시 한쪽에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하고 오염된 물질인 사용후 핵연료를 100년 이상 보관할 지하 연구단지가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평야 한가운데 지하 500m 깊이에 마련된 연구시설에서는 프랑스 내 58개 원전에서 쏟아져 나오는 1만 2000t의 방사성 폐기물을 영구처리할 방법을 연구한다. 아직 방폐방 운영 회사인 안드라(ANDRA)의 연구시설이라는 이름이 붙지만 법령 정비만 거치면 오는 2025년부터는 사용후 핵연료를 땅속 깊이 묻는 사업을 시작한다. 프랑스는 이미 라아그와 마쿨, 카다라쉬 등 충분한 중간저장 시설이 존재하지만 한편에선 사용후 핵연료의 영구처분장을 만드는 준비에 분주하다. 단기적으로는 중간저장도 안전하다고는 여기지만 수천에서 수만년 이상 방사능을 품는 방사성폐기물을 장기간 보관하는 데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임시저장공간이 포화상태에 이르렀음에도 전혀 준비가 안 된 우리나라로는 부러울 따름이다. 지하 갱도를 연결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7분가량을 내려가자 지름 4.5m 너비의 미로 같은 터널이 눈앞에 펼쳐진다. 벽면은 모두 회색의 점토암이다. 석영을 포함한 이곳 뷰르의 점토암반층은 견고하고 안정된 지반을 이루고 있어 방사성물질을 꽁꽁 묶어둘 최적지로 꼽힌다. 점토 암반층은 만에 하나 균열이 생겨도 저절로 균열을 메우는 치유력을 갖고 있다. 게다가 이곳 점토암은 나노미터 수준의 촘촘한 구조 덕분에 지하수로 인한 방사능 확산도 없다는 게 연구시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갱도를 따라 12m 간격으로 손가락 크기만 한 센서들이 나란히 박혀 있다. 센서는 지하갱도를 연장하는 공사 중에 점토층이 물리적이나 화학적인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시시각각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한다. 지하갱도의 끝자락에 다다르자 마치 하수도관과 같은 원통모양의 스테인리스 튜브가 점토층 안에 박혀 있다. 저장용기로 밀폐한 고준위 폐기물을 스테인리스 튜브에, 이를 다시 점토층 안에 밀어 넣는 일종의 삼중 차폐막이다. 안내를 맡은 오드레 홍보담당은 “아직은 실험이 물리적인 안정성을 측정하는 단계여서 용기에는 실제 폐기물을 담아 놓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곳에 지하실험 시설을 만들게 된 것은 1991년 방사성 폐기물 심층처분 연구법이 제정된 데 따른 것이다. 프랑스는 고준위방사성 폐기물처리를 위해 3가지 방식을 고려했다. 500m 이상 지하에 폐기물을 묻는 ▲심지층 방식 ▲독성이 수만 년 동안 지속되는 핵물질의 분리 및 변환 ▲지표면 장기저장 등이었다. 하지만 심지층 처리 외에는 안전한 방법이 없다는 결론에 이르자 방사능 150m 두께의 점토암층이 형성된 뷰흐 지역에서 21년째 영구보존법을 연구 중이다. 오랜 연구는 그만큼 안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간저장 시설이 충분한데 왜 심지층 처리를 준비하느냐는 질문에 안드라 측의 대답은 명료했다. “현 세대가 만들어 놓은 위험부담을 후손들에게 넘기는 식의 처리는 옳지 않다. 또 현재까지 가장 안전하다고 여기는 방법은 심지층 처리라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뷰흐 시설도 잠정적인 조치일 뿐이다. 프랑스는 과학의 발달에 따라 보다 안전하고 확실한 해결책을 찾게 되면 100년 후 이 시설에 저장된 방폐물을 다시 꺼내 영구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법으로 정했다. 원전선진국인 프랑스가 한 발 앞서가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프랑스는 원자력 개발 초기부터 우라늄 자원 활용 가치를 높이고 고준위폐기물의 발생량을 줄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것이 핵연료를 재활용하는 재처리 기술이다. 파리 북동쪽으로 약 350㎞가량 떨어진 노르망디 해안가 라아그에는 전 세계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의 90%를 담당하는 국영 원자력 회사인 아레바(AREVA)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우라늄은 한 번 연료로 투입되면 보통 3~5년 정도를 쓰는데 석유나 석탄과 달리 수명이 다한 것이 아니다. 여전히 95%의 우라늄이 포함돼 있다. 플루토늄도 1% 정도, 나머지 4%가 이곳에서 최종폐기물로 분류하는 핵분열 물질이다. 각각의 물질을 분리한다면 천연 우라늄을 대신해 핵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 재활용만 잘한다면 같은 양의 핵연료로 지금보다 몇십 배 더 많은 전기를 얻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반면 폐기물의 양은 크게 줄어든다. 1960년대 부터 가동 중인 라아그 시설에선 연평균 1200t가량의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한다. 이 같은 사용후 핵연료 재활용을 통해 얻는 전기는 프랑스 전체 전력량에 10%에 달한다. 카롤린 주르댕 아레바 해외수주담당은 “우리가 재처리에 힘을 모으는 것은 단순히 천연 우라늄에 드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다”면서 “복잡하긴 해도 재처리를 통해 사용후 핵연료의 부피와 독성을 줄일 수 있어 결과적으로 최종 처리하는 폐기물의 양도 줄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쉽게도 재처리 방식은 국내 도입이 쉽지 않다. 우선 재처리를 통해 만든 핵연료는 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인 경수로나 중수로 원전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 없는 고속증식로 방식의 원전을 따로 지어야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미국의 승인이 없다면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를 할 수 없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재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1%의 플루토늄을 핵폭탄 제조 등에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갈 길이 바쁜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다. 뷰흐·라아그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씨줄날줄] 세월호 진혼곡/서동철 논설위원

    문화예술이 사회성을 갖는다는 의미가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거창한 논리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세상의 흐름과 동떨어진 문화예술을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세상의 기쁜 일은 함께 축하해 주고, 어려운 일은 같이 걱정하고 위안을 주는 정도라도 흡족하다. 문화예술이 사회성을 갖는다는 것은 문화예술의 본질에 충실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니 사회 변혁 운동 차원의 문화예술 활동을 비판할 수는 있겠지만, 문화예술이 사회성을 갖는 것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우리 문화예술이 최소한의 사회성이라도 갖고 있는지는 얼마간 의문도 없지 않았다. 서양음악계 전체가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적 추도 분위기를 나몰라라했던 것은 아니다. 적어도 합창만큼은 다양한 레퀴엠 연주로 희생자의 안식을 기원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진혼곡(鎭魂曲)으로 번역하는 레퀴엠은 죽은 이의 영혼을 위로하는 미사음악이다. 수원시립합창단은 지난 5월 29일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공연했다. 6월에는 전주시립합창단과 광주시립합창단이 각각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 부산시립합창단이 정기공연에서 ‘죽음’을 주제로 포레의 ‘레퀴엠’을 연주했다. 8월에는 유네스코 세계합창연맹(IFCM)의 ‘세계합창 심포지엄 및 축제’가 서울에서 열렸다. 여기서 연주된 미국 포크음악가 엘리자 길키슨의 ‘레퀴엠’은 23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3년의 인도양 지진해일의 희생자 추모곡이었다. 핀란드 작곡가 야코 맨티예르비의 ‘바다 비극의 노래’는 852명이 사망한 1994년 에스토니아호의 침몰사고 희생자를 기린 음악이다. 폐막공연은 ‘독일 레퀴엠’이었다. 모든 공연이 세월호 희생자 추모는 앞세웠지만, 참사 이후 기획한 것은 아니었다. 레퀴엠은 합창의 중요한 레퍼토리로 특별한 이슈가 없어도 자주 무대에 오른다. KBS교향악단의 지난 4월 25일 정기공연도 마찬가지였다. 지휘자 요엘 레비는 베르디의 ‘레퀴엠’을 연주하기에 앞서 “희생자들과 유가족에게 이 곡을 헌정한다”고 애도를 표시했지만, 이 공연도 세월호 참사 훨씬 이전에 계획된 것이었다. 추석 연휴 전날인 오는 5일에는 이화 필하모닉 정기연주회가 열린다. 베르디의 ‘레퀴엠’ 전곡을 연주하는 이 공연은 세월호 참사 이후 구상한 것이라고 한다. 지휘자 성기선은 연주회를 소개하는 어디에도 ‘세월호’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의미를 모르는 청중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이루어진 교향악단이다. 예술의 사회 참여, 대학의 사회 참여에 특별한 의식이나 용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서동철의 시시콜콜] ‘가톨릭 문화유산’이라는 개념

    [서동철의 시시콜콜] ‘가톨릭 문화유산’이라는 개념

    ‘불교 문화재’나 ‘불교 문화유산’이라는 표현은 익숙하지만 ‘가톨릭 문화재’나 ‘가톨릭 문화유산’은 왠지 입에 잘 붙지 않는다. 삼국시대에 정착한 불교와 비교해 아무래도 조선 후기에 시작된 가톨릭의 역사가 짧기 때문일 것이다. 신라가 이차돈의 순교 이후 곧바로 불교의 융성기를 맞았듯, 가톨릭도 짧지 않은 금압의 시대를 견뎌낸 이후 교세 확장은 눈부셨다. 그럴수록 가톨릭의 정신 유산은 매우 풍부함에도 문화재라고 부를 수 있는 물질 유산은 흔해 보이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공유해야 할 유산이라기보다 종교 내부의 유산으로 치부하는 분위기도 한몫했을 것이다.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된 가톨릭 성당은 모두 7곳에 이른다. 서울의 명동성당, 약현성당, 예수성심성당, 인천 답동성당, 대구 계산동성당, 전북의 전주 전동성당과 익산 나바위성당이 그것이다. 또 경기 안성 구포동성당 등이 시·도 기념물로, 충북 옥천성당 등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사적과 시·도 기념물,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가톨릭 성당 및 부속시설이 전국적으로 50곳을 넘으니 적은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번듯한 건축물이 아닌 가톨릭 유적은 상황이 다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16일 시복미사를 갖기 직전에 찾은 서소문 성지는 여전히 가톨릭 교인들만의 성지다. 이 같은 상황은 새남터 성지도 마찬가지다. 배교를 거부한 천주교도의 집단 처형지라는 사실만으로도 두 곳을 국가지정문화재로 보호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더구나 천주교 신자들만 처형한 것이 아니라 조선의 공식 사형장이었다는 역사적 의미도 크다. 교황이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집전한 충남 서산 해미읍성은 사적이기는 하지만, 1963년 지정 당시에는 국방유적으로서의 중요성만 부각됐을 뿐이다. 김대건 신부의 생가터로 역시 교황이 방문해 위상이 더욱 높아진 당진의 솔뫼성지도 아직은 충청남도 기념물일 뿐이다. 품위있게 단장하고 정성스럽게 보호한 문화유산은 당연히 가톨릭의 미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아가 이 시대의 미의식을 충실히 반영해 건축하고 제작한 성소(聖所)와 성물(聖物)은 오늘날 불교 문화유산이 그렇듯 미래 한국의 중요한 문화 자산으로 부각될 것이다. 이런 인식을 일깨웠다는 점에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뜻깊다. 중요한 가톨릭 문화유산만이라도 서둘러 국가지정문화재급으로 보호의 격(格)을 높여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교황 방한 이후 경쟁적으로 벌어지는 성지의 난개발을 막을 수 있다.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교황이 남긴 메시지, ’평화와 치유’

    교황이 남긴 메시지, ’평화와 치유’

    짧다면 짧은 4박 5일의 방한 기간이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 사회에 보여 준 말과 행동이 남긴 반향은 끝이 없다. 지난 14일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교황은 “한반도 평화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왔다”는 말을 시작으로 방한 내내 평화와 화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평소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 준 성품대로 수차례 세월호 유족과 장애인 등 우리 사회의 상처받고 소외된 이들을 만나 따뜻한 손길로 이들의 아픔을 어루만졌다. 아기들에게는 인자한 할아버지처럼 환하게 웃으며 입을 맞추고 축복을 빌어줬고, 급속한 성장으로 혼란을 겪는 젊은이들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가지라고 북돋워주면서 동시에 사회에 만연한 물질주의와 개인주의를 경계했다. ◇ “평화는 ‘정의의 결과’” 공식 방한 목적은 사목이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입국 순간부터 한반도의 평화를 언급하면서 아시아 첫 방문지이자 즉위 후 세 번째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를 분명히 했다. 교황은 방한 첫날 청와대에서 한 연설을 통해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며 “정의는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 협력을 통해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평화란 상호 비방과 무익한 비판이나 무력시위가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참을성 있게 들어주는 대화를 통해 이뤄질 수 있다는 확고부동한 믿음에 바탕을 둔다”며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한 면담에서는 “한반도는 점차 하나가 될 것이므로 이를 위해 기도하겠다”고도 했다. 교황은 15일 아시아청년대회에서 즉흥 연설을 통해 “한 가족이 둘로 나뉜 건 큰 고통이지만 한국은 하나라는 아름다운 희망이 있다”며 “그중 가장 큰 희망은 같은 언어를 쓰는 한 형제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떠나기 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한 교황은 남북한이 서로 진심 어린 대화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노력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교황은 미사 강론에서 “주님은 ‘형제가 죄를 지으면 일곱 번이나 용서해줘야 하냐’고 베드로가 묻자,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죄 지은 형제들을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고 조언했다. 방한 기간 교황의 평화를 향한 메시지는 한반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교황은 방한길에 중국 영공을 지나면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인에 대해 축복 메시지를 전한 데 이어 17일 아시아주교단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는 “아직 교황청과 완전한 관계를 맺지 않는 아시아 대륙의 몇몇 국가들이 모두의 이익을 위해 주저 없이 대화를 추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설에서 직접 국가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뿐 아니라 북한,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등 교황청과 관계를 맺지 않은 아시아 다른 국가를 포괄하며 아시아 지역의 평화를 기원한 것이다. ◇ 교황의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 프란치스코 교황은 100시간을 30분 단위로 쪼개 움직이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네 차례에 걸쳐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 이들의 아픔을 달래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방한 첫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마중나온 세월호 유가족 4명을 소개받고는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있다. 가슴이 아프다.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있다”며 이들의 아픔에 공감했다.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집전하러 대전월드컵경기장에 입장하다 세월호 유가족 30여명이 모인 곳을 지나자 차에서 내린 교황은 울먹이는 이들의 손을 잡아줬으며, 미사 전 제의실 앞에서도 생존학생 2명과 유가족 8명을 만나 이들의 얘기를 경청했다. 앞서 세월호 유가족 등으로 구성된 도보순례단이 전달한 ‘세월호 십자가’는 직접 로마에 가져가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날 미사 삼종기도에서는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이 국가적 대재난으로 인해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말했다. 당초 명단에는 없었지만 세월호 유가족의 요청을 받아들여 16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한국 천주교 순교자 124위의 시복식에 유가족 400여명이 함께 하기도 했다. 교황은 시복식 미사에 앞서 광화문 광장에서 카퍼레이드를 하다 세월호 유가족이 모인 곳에 다다르자 차에서 내려 이들에게 다가갔다. 이 역시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딸 김유민양을 잃고 34일째 단식 중인 김영오씨의 두 손을 따뜻하게 감싸 쥔 교황은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세월호를 절대 잊지 말아달라”는 김씨를 바라보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김씨가 건넨 노란 봉투에 담긴 편지를 직접 자신의 주머니에 넣기도 했다. 17일에는 세월호 사고로 숨진 안산 단원고 학생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에게 직접 세례를 줬다. 이씨의 세례명은 교황과 똑같은 프란치스코다. 교황은 세례식을 마친 뒤 배석한 수원교구 김건태 신부를 통해 가족의 시신을 찾지 못해 진도 팽목항에 머무는 세월호 실종자 가족에게 위로 편지와 묵주를 전달했다. 교황은 자필로 직접 서명한 한글 편지에서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10명의 실종자 이름도 한 명씩 모두 열거하고 이들이 부모와 가족 품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가 담긴 ‘노란 리본’은 세월호 유가족이 ‘노란 리본’을 전달한 순간부터 교황이 한국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내내 교황의 왼쪽 가슴에 달려 있었다. ◇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의 벗’ 인간적이고 따뜻한 모습은 방한 기간 내내 모두에게 감동을 선물했다. 낮고 겸손한 자세로 임하는 소탈한 모습은 사회의 구석구석을 환하게 비췄다. 첫날 성남 서울공항에서 교황을 맞이한 환영단이 세월호 사고 희생자 유가족과 새터민, 이주노동자, 장애인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받고 상처받은 ‘보통 사람들’로 꾸려진 것을 시작으로 교황의 소탈한 행보는 계속 됐다. 16일 충북 음성군 꽃동네를 방문한 교황은 장애인과 함께하는 50여 분의 시간 내내 의자에 앉지 않았다. 올해 78세로 고령인데다 빡빡한 일정 탓에 지칠 법한데도 전혀 피곤한 기색도 없었다. 대신 인자하고 따뜻한 눈길로 그 자리에 참석한 장애인 한명 한명을 바라봤다. 다소 서툴지만 성심을 다해 율동 공연을 준비한 장애 아동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워보이고 품 안에 꼭 껴안아줬고,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 모양을 그리는 이들에게는 같이 두 팔로 하트 모양을 그려 화답하기도 했다. 손가락을 빨고 있던 갓난아기의 입에는 한동안 자신의 손가락을 대신 물려 주고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교황의 모습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지체됐지만 교황은 아랑곳하지 않고 몸이 불편해 휠체어에 앉아있거나 침대에 누워 있는 장애인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일일이 어루만지고 축복을 빌어줬다. 아이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어김없이 드러났다. 교황은 카퍼레이드 도중 아이들만 보이면 차를 멈추게 한 뒤 아이의 얼굴을 쓰다듬거나 이마와 볼에 입을 맞추며 강복했다. 그러다 깜짝 놀라 울음을 터트리는 아이들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머금기도 했다. 교황의 경호원들은 본업인 경호보다 아이들을 발견해 재빨리 교황에게 데려오고 도로 부모에게 데려다 주는 ‘부업’을 하느라 바빴다. 교황은 방한 내내 교황의 상징인 금제 십자가 목걸이 대신 20년간 착용해 온 낡은 철제 십자가 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었다. 낡은 검은색 구두도 그대로였다. 이동 중에는 한손에 직접 자신의 검은색 가방을 들었다. 방탄 차량 대신 국산 소형차 ‘쏘울’을 의전 차량으로 택했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자 지붕이 없는 무개차(오픈카)를 이용했다. ◇ “젊은이여 깨어나라!”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의 주목적이었던 아시아청년대회에 두 차례 참석해 아시아청년들을 만났다. 평소 젊은이에 대한 관심이 많은 교황은 아시아청년대회 폐막미사에서 성경 시편 구절을 인용해 “잠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도 기뻐하거나, 춤추거나, 환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특히 청년대회 참석자들을 ‘사랑하는 젊은 친구 여러분’으로 부르며 젊은이들이 교회와 사회의 미래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그들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앞서 15일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아시아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연설문을 읽던 중 갑자기 말을 멈추고 영어로 “피곤하십니까”라고 물은 뒤 즉흥 연설을 통해 청년들의 고민에 답을 하기도 했다. 일반 신자와 젊은이들에게는 더없이 인자하고 자상한 할아버지의 모습이었지만 성직자들과의 만남에서는 원칙을 강조하는 엄격함과 근엄함도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 한국 수도자들과 만나 “부자로 살아가는 봉헌된 사람들(수도자)의 위선이 신자들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교회를 해친다”며 청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도 생활이 교회와 세상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또 17일 아시아 주교단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는 “공감하고 진지하게 수용하는 자세로, 상대방에게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열 수 없다면 진정한 대화란 있을 수 없다”면서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갈수록 극으로 치닫는 개인주의와 물질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교황은 방한 첫날 청와대 연설에서 “경제적 개념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으로 공동선과 진보, 발전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방한 후 처음으로 집전한 첫 대중미사에서는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빈다”며 인간 존엄성을 모독하는 문화를 경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원로들 “원자바오 일가 비리 조사 말라”

    최근 폐막한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 일가에 대한 비리 혐의 조사 중단이 결정됐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반체제 매체 명경(明鏡)이 18일 보도했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공산당 원로와 지도부가 여름휴가를 겸해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자리다. 명경은 “원로들은 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도하는 반부패 조사의 폭이 너무 커 당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며 “원자바오 등 전 상무위원 4인에 대한 비리 조사를 중단하기로 결의했다”고 전했다. 원자바오를 비롯해 허궈창(賀國强)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자칭린(賈慶林)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리창춘(李長春) 전 언론·선전 담당 상무위원 등이 조사 중단 대상자다. 명경은 관계자를 인용해 “원자바오 등 비리 조사설이 나오는 전직 지도부는 배우자, 자녀, 측근들 때문에 문제가 된 것으로, 본인이 부패를 일삼은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이같이 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사 중단설이 제기되는 것은 권력투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신호여서 아직 결과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른 중화권 매체인 둬웨이(多維)는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이런 결의가 이뤄진 바 없으며 시 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는 강화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 7월 저우융캉 조사 공개 이후 베이징 정가에서는 차기 ‘큰 호랑이’(부패 몸통)에 대한 추측이 끊이지 않고 있다. 원자바오는 2012년 뉴욕타임스가 27억 달러에 달하는 부정 축재 의혹을 제기한 뒤 각종 구설에 오르면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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