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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민들 “北보다 꽃게 흉년, 더 걱정…바다에 中어선 보이면 그나마 다행”

    어민들 “北보다 꽃게 흉년, 더 걱정…바다에 中어선 보이면 그나마 다행”

    서해5도 주민들 70년을 외풍에 시달려 “개성공단 폭파 얘기는 먼 얘기 아니겠나” 남북갈등 속 황금어장 中 어선이 싹쓸이 “中어선 한 척서 홍어만 10t 압수하기도” “평화·생계 위해 남북 공동어로구역 필요 中어선 남획 막고 어장 확대 효과도 있어” 인천에서 대청도로 가는 쾌속선을 탄 17일은 개성연락사무소 폭파 다음날이었다. 서해5도 중에서도 북한과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남북 긴장의 최전선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정작 대청도와 백령도는 외지인들의 이 같은 호기심을 철저히 ‘배신’했다. 대청도 어민들은 개성연락사무소보다는 꽃게 흉년과 중국어선 걱정이 더 많았다. 백령도에서 방문한 한 치킨집은 밀려드는 주문에 눈코 뜰 새 없었다. 불안에 떠는 건 십중팔구 외지인들이다. 기자와 동행한 이경주 인하대 평화와법센터 소장은 “외신에서 ‘서울이 불안하다’고 보도할 때마다 우리가 느끼는 황당함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얼핏 무심한 듯 둔감한 듯 보이는 건 주민들이 자포자기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들에게는 외지인들은 쉽게 느끼기 힘든 그들만의 위험수준 평가법이 있다. 허선규 인천해양도서연구소장은 “남북 간에 뭔가 큰일이 일어난다 싶을 때는 어김없이 중국어선이 사라진다”면서 “서해5도 주민들은 중국어선에 불만이 많으면서도 막상 중국어선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대청도에서 만난 김형도 옹진군의원은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색은 하지 않는다. 뭔가 오랫동안 접경지역에서 살아온 영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김영호 대청도 어촌계장은 “당장 꽃게잡이가 안 돼 빌어먹게 생겼는데 개성공단 (폭파) 얘기는 먼 얘기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서해5도 주민들은 지난 70년간 외풍에 시달렸다. 2007년 남북 간 10·4공동선언에서 서해 평화협력지대 구축에 합의하고, 2018년 4월 남북 정상 간 판문점선언에서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우자”고 했지만 훈풍보다는 삭풍이 더 많았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과 2012년 대선 당시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은 외풍에 시달리는 서해5도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연평도 포격은 백령도와 대청도에도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대청도 농여해변은 바위와 자갈만 남아 있었다. 대청도에서 문화해설사로 활동하는 김옥자씨는 “농여해변은 대청도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인데 해변에 군사시설 공사를 한 뒤로 모래가 다 쓸려나갔다”고 안타까워했다. 백령도는 산봉우리보다 높게 솟은 군사시설과 콘크리트로 섬을 둘러친 참호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민들에게 ‘안보’는 정확히 ‘생계’와 반비례 관계다. 특히 NLL과 중국어선 문제는 ‘평화가 곧 경제’임을 실감하게 한다. 남북이 긴장과 갈등 속에 시간만 보내는 사이 황금어장은 20여년 전부터 중국어선에 거덜 나고 있었다. 특히 4년째 꽃게가 제대로 안 잡히는 대청도 어민들은 “중국어선이 꽃게를 싹쓸이하고 갖가지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니 꽃게가 남아나겠느냐”고 호소했다. 박삼용 인천해경 대청파출소장은 “중국어선들이 한창 몰려올 때는 섬 하나가 바다를 떠다니는 것 같았다”면서 “중국어선 한 척에서 홍어만 10t을 압수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신현일 인천해경 백령파출소장은 “NLL 양쪽을 왔다 갔다 하며 남북의 단속을 모두 피해 다닌다”면서 “중국어선들을 눈앞에서 지켜봐야 하는 어민들로서는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평화와 생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법은 없을까. 일각에서는 남북 간 긴장 완화뿐 아니라 중국어선의 남획을 막을 수 있다는 차원에서 남북 공동어로구역을 고민하고 있다. 동행한 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홍해(요르단-이스라엘), 통킹만(베트남-중국) 등 국가 간 합의를 통해 평화수역을 만든 사례가 있다”면서 “지금 같은 때일수록 과감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태헌 백령도 선주협회장은 “백령도와 장산곶 사이에 남북 공동어로구역이 생기면 중국어선이 들어오는 길목을 막을 수 있다. 어장이 확대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청도 어민 역시 “(남북 간 긴장 탓에) 야간 조업을 못 하는 바람에 손해를 많이 본다”면서 “남북 간에 사이가 좋아지면 어장 확대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백령도에서 인천으로 돌아가기 전에 방문한 포구 두무진에서 겨우 16㎞ 떨어진 북한 땅 장산곶이 보인다. 70년을 안보에 포획된 이 섬이 평화를 위한 전진기지로 거듭날 수 있을까. 남북 판문점선언 자체가 2년 만에 폐기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흐르는 와중에 해경 관계자로부터 들은 “오늘도 중국어선이 보여서 다행”이라는 역설을 곱씹는다. 글 사진 대청도·백령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어민들 “꽃게 흉년·中어선 더 걱정”… ‘北 위협’ 불안 속 치킨집 문전성시

    어민들 “꽃게 흉년·中어선 더 걱정”… ‘北 위협’ 불안 속 치킨집 문전성시

    서해5도 주민들 70년을 외풍에 시달려 “개성공단 폭파 얘기는 먼 얘기 아니겠나” 남북갈등 속 황금어장 中 어선이 싹쓸이 “中어선 한 척서 홍어만 10t 압수하기도” “평화·생계 위해 남북 공동어로구역 필요 中어선 남획 막고 어장 확대 효과도 있어”인천에서 대청도로 가는 쾌속선을 탄 17일은 개성연락사무소 폭파 다음날이었다. 서해5도 중에서도 북한과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남북 긴장의 최전선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정작 대청도와 백령도는 외지인들의 이 같은 호기심을 철저히 ‘배신’했다. 대청도 어민들은 개성연락사무소보다는 꽃게 흉년과 중국어선 걱정이 더 많았다. 백령도에서 방문한 한 치킨집은 밀려드는 주문에 눈코 뜰 새 없었다. 불안에 떠는 건 십중팔구 외지인들이다. 기자와 동행한 이경주 인하대 평화와법센터 소장은 “외신에서 ‘서울이 불안하다’고 보도할 때마다 우리가 느끼는 황당함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얼핏 무심한 듯 둔감한 듯 보이는 건 주민들이 자포자기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들에게는 외지인들은 쉽게 느끼기 힘든 그들만의 위험수준 평가법이 있다. 허선규 인천해양도서연구소장은 “남북 간에 뭔가 큰일이 일어난다 싶을 때는 어김없이 중국어선이 사라진다”면서 “서해5도 주민들은 중국어선에 불만이 많으면서도 막상 중국어선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대청도에서 만난 김형도 옹진군의원은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색은 하지 않는다. 뭔가 오랫동안 접경지역에서 살아온 영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김영호 대청도 어촌계장은 “당장 꽃게잡이가 안 돼 빌어먹게 생겼는데 개성공단 (폭파) 얘기는 먼 얘기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서해5도 주민들은 지난 70년간 외풍에 시달렸다. 2007년 남북 간 10·4공동선언에서 서해 평화협력지대 구축에 합의하고, 2018년 4월 남북 정상 간 판문점선언에서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우자”고 했지만 훈풍보다는 삭풍이 더 많았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과 2012년 대선 당시 ‘북방한계선(NLL) 포기 논란’은 외풍에 시달리는 서해5도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연평도 포격은 백령도와 대청도에도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대청도 농여해변은 바위와 자갈만 남아 있었다. 대청도에서 문화해설사로 활동하는 김옥자씨는 “농여해변은 대청도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인데 해변에 군사시설 공사를 한 뒤로 모래가 다 쓸려나갔다”고 안타까워했다. 백령도는 산봉우리보다 높게 솟은 군사시설과 콘크리트로 섬을 둘러친 참호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민들에게 ‘안보’는 정확히 ’생계’와 반비례 관계다. 특히 NLL과 중국어선 문제는 ‘평화가 곧 경제’임을 실감하게 한다. 남북이 긴장과 갈등 속에 시간만 보내는 사이 황금어장은 20여년 전부터 중국어선에 거덜 나고 있었다. 특히 4년째 꽃게가 제대로 안 잡히는 대청도 어민들은 “중국어선이 꽃게를 싹쓸이하고 갖가지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니 꽃게가 남아나겠느냐”고 호소했다. 박삼용 인천해경 대청파출소장은 “중국어선들이 한창 몰려올 때는 섬 하나가 바다를 떠다니는 것 같았다”면서 “중국어선 한 척에서 홍어만 10t을 압수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신현일 인천해경 백령파출소장은 “NLL 양쪽을 왔다 갔다 하며 남북의 단속을 모두 피해 다닌다”면서 “중국어선들을 눈앞에서 지켜봐야 하는 어민들로서는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평화와 생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법은 없을까. 일각에서는 남북 간 긴장 완화뿐 아니라 중국어선의 남획을 막을 수 있다는 차원에서 남북 공동어로구역을 고민하고 있다. 동행한 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홍해(요르단-이스라엘), 통킹만(베트남-중국) 등 국가 간 합의를 통해 평화수역을 만든 사례가 있다”면서 “지금 같은 때일수록 과감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태헌 백령도 선주협회장은 “백령도와 장산곶 사이에 남북 공동어로구역이 생기면 중국어선이 들어오는 길목을 막을 수 있다. 어장이 확대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청도 어민 역시 “(남북 간 긴장 탓에) 야간 조업을 못 하는 바람에 손해를 많이 본다”면서 “남북 간에 사이가 좋아지면 어장 확대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백령도에서 인천으로 돌아가기 전에 방문한 포구 두무진에서 겨우 16㎞ 떨어진 북한 땅 장산곶이 보인다. 70년을 안보에 포획된 이 섬이 평화를 위한 전진기지로 거듭날 수 있을까. 남북 판문점선언 자체가 2년 만에 폐기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흐르는 와중에 해경 관계자로부터 들은 “오늘도 중국어선이 보여서 다행”이라는 역설을 곱씹는다. 글 사진 대청도·백령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물러선 환경부… ‘1+1 재포장 금지’ 6개월 유예

    물러선 환경부… ‘1+1 재포장 금지’ 6개월 유예

    여론·업계 논란 커지자 내년으로 연기 전문가 등 의견 수렴·적응 기간 두기로 업계 반발과 물품 기준 등을 둘러싼 논란 끝에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하려던 ‘재포장’ 금지가 6개월 미뤄지면서 해를 넘기게 됐다. 환경부는 재포장 금지 규정을 담은 ‘제품의 포장재질·포장 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을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하려던 계획을 유예하고 이해관계자·전문가와 재검토해 집행 기준인 세부지침을 보완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생활폐기물의 35%를 차지하는 포장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제품 유통과정에서 재포장을 금지하자는 게 당초 취지였다. 환경부는 제조·판매업자나 대형마트가 포장돼 출시된 제품을 다시 포장하지 못하도록 규제해 과대포장을 줄이자는 이 규정을 지난해 1월 입법예고한 뒤 10여 차례 업계와의 간담회를 거쳐 올해 1월 개정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재포장 금지와 묶음 할인은 관계가 없는데도 일부에서 이번 개정이 ‘묶음 할인’을 금지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환경부는 8~9월 두 달간 쟁점 사항들에 대해 제조사·유통사·시민사회·소비자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의견을 수렴키로 했다. 이후 10~12월 업계가 새 제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적응 기간을 부여하고 소비자 조사와 제조사·유통사 등 업계의 현장 적용을 평가, 보완해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5월 행정예고된 고시(안)에 대해 묶음 포장 할인을 규제한다는 오해와 비판이 제기됐다”면서 “제도의 조속한 안착과 실효성 제고를 위해 이해관계자를 이해시키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제조자, 유통자, 소비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규제의 세부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할인 판촉 행위나 가격 할인 행위 자체를 규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1+1’ 등 기획상품을 판촉하면서 해당 상품 전체를 비닐 등으로 다시 포장하는 등 불필요한 포장 행위만 금지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르포] 남북관계 악화 속 서해5도, 안보 넘어 평화를 꿈꾼다

    [르포] 남북관계 악화 속 서해5도, 안보 넘어 평화를 꿈꾼다

    인천에서 대청도로 가는 쾌속선을 탄 17일은 개성연락사무소 폭파 다음날이었다. 서해5도 중에서도 북한과 가장 가까이 붙어 있는 남북 긴장의 최전선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정작 대청도와 백령도는 외지인들의 값싼 호기심을 철저히 ‘배신’했다. 주민들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고기를 잡으러 다니고 식당은 정상영업이다. 백령도에서 방문한 한 치킨집은 밀려드는 배달 주문으로 눈코뜰새 없었다. 정작 불안에 떠는건 외지인들이었다. 이경주 인하대 ‘평화와 법 센터’ 소장은 “남북긴장이 높아질 때마다 외신에서 ‘서울이 불안하다’는 뉴스를 내보낼때 우리가 느끼는 황당함과 하나도 다를게 없는 모습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서해5도만의 위험 감지법...중국어선의 역설 당초 인하대 평화와 법 센터와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대청도·백령도를 방문하기로 한 건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서해5도를 평화의 바다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상상력을 모색해 보자는 취지였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남북간 긴장이 이렇게 높아질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방문 며칠 전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2010년 연평도 포격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일행 가운데 4명은 출발 하루전에 일정을 취소했다. 대청도와 백령도 어민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긴장 속 서해5도”에서 더 멀어졌다. 대청도 어민들이 계속 강조한건 4년째 꽃게가 제대로 안잡혀 힘들다, 어장확대가 필요하다, 중국어선 불법조업을 막아달라, 그리고 8월 시행을 앞둔 어선안전조업법에 대한 분노였다. 김영호 대청도 어촌계장은 “당장 꽃게잡이가 안되어 빌어먹게 생겼는데 개성공단 얘기는 먼 얘기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백령도 어민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얼핏 무심한듯 둔감한듯 보이는 건 주민들이 자포자기했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갖가지 전쟁위기와 불안 속에서도 묵묵히 버티며 살아온 주민들은 외지인들은 쉽게 느끼기 힘든 그들만의 위험수준 평가법이 있다. 허선규 인천해양도서연구소장은 “남북간에 뭔가 큰 일이 일어난다 싶을때는 어김없이 중국 어선이 사라진다”면서 “서해5도 주민들은 중국어선에 불만이 많으면서도 막상 중국어선이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에게 중국어선은 원흉인 동시에 경고등 구실도 하는 역설적인 존재인 셈이다. 대청도에서 만난 김형도 옹진군의원은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색은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접경지역에서 살아온 영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남편을 따라 대청도로 이사온지 22년차라는 류석자씨는 “서해5도 주민들은 총알받이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다”면서 “개성연락사무소 폭파 뉴스가 나오자 시아버지가 ‘애미야 언제 피난갈지 모르니까 밥 많이 해놔라’ 그러시더라”고 밝혔다. 서해5도 주민들은 지난 70년간 외풍에 시달렸다. 북쪽에서 불어오기도 하지만 서울과 인천시, 때론 옹진군에서 불어오는 일도 다반사다. 2007년 10·4공동선언이 서해 평화협력지대를 합의하고, 2018년 4월 판문점선언에서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지만 훈풍보단 삭풍이 더 많았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과 2012년 대선 당시 ‘NLL포기 논란’은 외풍에 시달리는 서해5도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연평도 포격은 백령도와 대청도에도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대청도 농여해변은 바위와 자갈만 남아있었다. 대청도에서 문화해설사로 활동하는 김옥자씨는 “농여해변은 우리 대청도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이었다”면서 “해변에 군사시설 공사를 하고 나서부터 그 많던 모래가 다 쓸려나갔다”고 안타까워했다. 백령도는 산봉우리보다 높게 솟은 군사시설과 콘크리트로 섬을 둘러친 참호가 눈살을 찌뿌리게 한다. 안보 불안은 곧 생계 걱정  주민들에게 ‘안보’란 정확히 ’생계’와 반비례 관계다. 안보가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면 당장 생업에 제약을 받는다. 특히 NLL과 중국어선 문제만큼 평화가 곧 경제라는 걸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도 없다. 남과 북이 긴장과 갈등 속에 시간만 보내는 사이 황금어장은 20여년 전부터 중국어선에 거덜 나고 있었다. 특히 4년째 꽃게가 제대로 안잡히는 대청도 어민들은 “중국어선이 꽃게 싹쓸이하고 갖가지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니 꽃게가 남아나겠느냐”고 호소했다.  박삼용 인천해경 대청파출소장은 “중국어선이 한창 몰려올 때는 섬 하나가 바다를 떠다니는 것 같았다”면서 “중국어선 한 척에서 홍어만 10톤을 압수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신현일 인천해경 백령파출소장은 “우리가 출동하면 NLL 북쪽으로, 북측에서 출동하면 NLL 남쪽으로 도망가기 때문에 단속 자체가 쉽지 않다”면서 “중국어선들을 눈앞에서 지켜봐야 하는 어민들로선 불만이 안 생길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평화와 생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법은 없을까. 일각에서는 남북 간 긴장 완화뿐 아니라 중국어선의 남획을 막을 수 있다는 차원에서 남북 공동어로구역을 고민하고 있다. 이석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홍해(요르단-이스라엘), 통킹만(베트남-중국), 북해(아일랜드-영국) 등 국가간 합의를 통해 평화수역을 만든 사례가 여럿 있다”면서 “지금 같은 때일수록 과감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태헌 백령도 선주협회장은 “백령도와 장산곶 사이에 남북공동어로구역이 생기면 중국어선이 들어오는 길목을 막을 수다. 현재 백령도 북쪽으로는 해안에서 800m 바깥으론 조업을 못하도록 돼 있는데 어장이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청도 어민 역시 “야간조업을 못하는 바람에 손해를 많이 본다”면서 “남북간에 사이가 좋아지면 어장확대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백령도에서 인천으로 가는 여객선을 타기 전에 짬을 내서 두무진을 방문했다.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이 곳에선 한반도에서 중국과 가장 가깝다는 장산곶이 보인다. 두무진에서 장산곶은 16㎞밖에 안된다. 그에 비해 대청도와 인천은 직선거리로 170㎞나 된다. 육지까지 거리만 놓고 보면 제주도나 울릉도보다도 더 멀다. 얄궂게도 인천시 옹진군에 속한 대청도와 30㎞밖에 안되는 북한땅은 황해남도 옹진군이다. 70년을 안보에 포획된 이 섬이 평화를 위한 전진기지로 거듭날 수 있을까. 판문점선언 자체가 2년만에 폐기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흐르는 와중에 해경 관계자한테서 들었던 “오늘도 중국 어선이 보여서 다행”이라는 역설을 곱씹는다. 대청도·백령도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볼턴, 회고록 폭탄 맞을 거야”

    “볼턴, 회고록 폭탄 맞을 거야”

    “안보 위협… 수익 몰수·처벌 가능성” 트럼프 “큰 대가 치를 것” 위협 트윗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법원의 판단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회고록 출간금지 압박을 일단 막아냈다. 그러나 법원은 그의 출간이 심각한 국가안보상의 우려를 제기한다고 지적해 기밀누설에 따른 수익 몰수와 함께 형사처벌에 직면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20일(현지시간)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 출간을 금지해 달라는 법무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램버스 판사는 23일 출간을 앞두고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회고록 수십만부가 퍼졌고, 언론사도 입수해 피해는 이미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시대에 이미 주요 언론사가 회고록의 핵심 내용을 보도한 상황에서 기밀누설로 인한 피해를 막아 달라며 법무부가 낸 출간금지 명령의 실익이 없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법원은 정치적 회고록의 전국적 몰수와 폐기를 명령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고록 출간을 둘러싼 법정 공방 1라운드에서는 볼턴이 승리했지만, 판사는 그의 회고록이 ‘정치적’이라고 단정했다. 램버스 판사는 볼턴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가지고 도박을 했으며, 국가를 위해에 노출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국가기밀이 책에 포함돼 있다면 회고록 출간에 따른 수익 몰수와 형사 처벌에 직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램버스 판사가 “볼턴이 잘못했다”고 결론지은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판결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볼턴은 치러야 할 큰 대가가 있는데도 법을 어겼다”면서 “그는 사람들한테 폭탄을 떨어뜨려 죽이는 걸 좋아한다. 이제 그에게 폭탄이 떨어질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트럼프, 文 판문점 동행 3차례 거절… 김정은도 원치 않았다”

    “트럼프, 文 판문점 동행 3차례 거절… 김정은도 원치 않았다”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 회동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을 원치 않았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에서 밝혔다. 21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 따르면 판문점 회동 당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은 문 대통령의 참석 요청을 세 차례나 거절했다. 당시 참석을 강력히 원했던 문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같이 가서 만나면 보기 좋을 것”이라고 돌발 발언을 했다. 이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문 대통령의 생각을 전날 밤에 타진했지만 북측이 거절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이 판문점 회동 때 근처에 없기를 희망했지만 본심과 다른 말을 하자 폼페이오 장관이 끼어들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한국 땅에 들어섰을 때 내가 없으면 적절하지 않게 보일 것”이라며 “김 위원장에게 인사하고 그를 트럼프 대통령에 넘겨준 뒤 떠나겠다”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러길 바라지만 북한 요청대로 할 수밖에 없다”고 에둘러 거절했다.“김정은, 남북 정상 핫라인 있는 곳에 간 적 없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대통령이 함께 비무장지대(DMZ)에 방문하는 건 처음”이라며 재차 설득했지만, 트럼프는 “이 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며 또 한번 거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를 서울에서 DMZ로 배웅하고 회담 후 오산공군기지에서 다시 만나도 된다”고 문 대통령에게 역제안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DMZ 내 관측 초소까지 동행한 다음 결정하자”고 답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판문점 자유의집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안내했고, 4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남북미 정상 간 3자 회동이 성사됐다. 아울러 문 대통령이 판문점 회동 전 오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이 김정은 위원장과 핫라인을 개설했지만 그것은 조선노동당 본부에 있고 김 위원장은 거기(남북 정상 핫라인)에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 핫라인은 2018년 3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특사단이 북한에 가서 합의했으며, 그해 4월 20일 개설됐다. “美 참모들, 판문점 회동 성사 트럼프 트윗보고 알아” 볼턴 전 보좌관은 또 앞서 문 대통령이 그해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판문점이나 미 해군 함정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그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처음 마주 앉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아이디어를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다음 정상회담은 실제 협정을 만들어 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끼를 물지 않고, ‘북한 핵무기를 제거하는 협정이 있은 후에 또 다른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회담 말미에 “내가 서울로 돌아가면 북측에 6월 12일과 7월 27일 사이에 3차 북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북측에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괜찮지만 사전에 협정이 있어야만 된다”고 답했다. 당시 청와대는 두 정상이 회담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의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지만,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계속된 정상회담 개최 설득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해 6월 한국 방문 당시 트위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판문점 회동을 깜짝 제안해 성사시켰다. 볼턴 전 보좌관은 자신과 믹 멀베이니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보고 알았다면서 “멀베이니 실장 대행도 나처럼 당혹스러워 보였다. 별것이 아니라고 본 트윗이 실제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에 속이 메스꺼웠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여기에 어떤 가치도 부과할 게 없다”고 봤다. “트럼프, 김정은에 영변핵 폐기 외 플러스 알파 간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당시 악화되던 한일 관계도 물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전했다. 한일 양국은 2018년 10월 대법원이 일본 기업에 강제징용 배상을 판결한 이후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따금 일본이 역사를 쟁점화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일 안보 협력을 의식한 듯 문 대통령에게 북한과 전쟁 시 일본의 참전을 허용할 것인지 두 차례 물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명확히 답하지 않은 채 “우리는 그 이슈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국과 일본은 하나가 돼 싸우겠지만 일본 자위대가 한국 영토에 들어오지 않는 한에서다”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약속한 ‘영변 핵시설 폐기’ 외에 플러스 알파를 간청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하노이 회담에서 합의에 근접했지만 김 위원장이 영변 외에 다른 것을 주려 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뭔가 더 추가로 내놓으라고 요청했지만 김 위원장은 거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비리를 폭로한 옛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의 청문회에 신경쓰느라 하노이 회담에 집중하지 못하고 결국 ‘노딜’을 이끌어냈다는 것도 볼턴 전 보좌관이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같은 기간 열린 코언의 청문회를 보느라 밤을 새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짜증이 난 상태였고 ‘스몰딜을 타결하는 것과 (협상장 밖으로) 걸어 나가는 것 중에서 어떤 게 (청문회 기사에 비해) 더 큰 기사가 될지’에 대해 궁금해했다. “트럼프가 北까지 바래다 주겠다 제안… 김정은이 거절” 트럼프 대통령은 보다 극적이라는 점, 그리고 다른 협상에서 지렛대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걸어 나가기로 결정했다. 또한 볼턴 전 보좌관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2018년 5월 김 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자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 너무 긴장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차에 놓고 내리는 실수를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부위원장과 북측에 줄 선물을 고르기 위해 고심했고 선물 박스에 주름이 있다는 이유로 백악관 직원들에게 “당신이 망치고 있다”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돈 맥간 당시 백악관 법률 고문은 볼턴 전 보좌관에게 와서 “명백히 대북 제재 위반”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김 위원장에게 “비행기로 북한까지 바래다주겠다”고 제안했지만 김 위원장이 웃으면서 “그럴 수 없다”고 말한 사실도 공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볼턴 회고록 출간 막지 못한다” 법원 판결에 트럼프가 올린 트윗

    “볼턴 회고록 출간 막지 못한다” 법원 판결에 트럼프가 올린 트윗

    “그는 사람들한테 폭탄을 떨어뜨려 죽이는 걸 좋아한다. 이제 그에게 폭탄이 떨어질 것이다.” 미국 법원이 20일(이하 현지시간)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 출간을 막으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제동을 걸었지만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어 수익 환수와 형사처벌 가능성을 인정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날린 트윗이다.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출간에 금지 명령을 내려달라는 법무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램버스 판사는 10쪽에 이르는 판결 이유 설명서를 통해 23일 출간 예정일을 앞두고 미국 전역을 비롯해 전 세계에 회고록 수십만부가 퍼졌고 언론사에도 다수 입수돼 피해는 이미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주요 언론사가 회고록의 핵심 내용을 보도한 상황에 기밀 누설로 인한 피해를 막아 달라며 법무부가 낸 금지 명령의 실익이 없으므로 “법원은 (회고록의) 전국적 몰수와 폐기를 명령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정 공방 1라운드에서는 볼턴 전 보좌관이 승리한 셈이다. 그러나 램버스 판사는 법무부 측의 주장을 토대로 회고록을 살펴본 결과 볼턴 전 보좌관이 누설 금지 의무를 위반해 기밀을 공개함으로써 국가안보를 위험에 처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백악관의 공식 승인을 받기 전에 출간을 강행하는 볼턴 전 보좌관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볼턴 전 보좌관이 회고록 출간에 따른 수익 몰수와 형사처벌에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가 요청한 금지 명령에 대해선 볼턴 전 보좌관의 손을 들어주지만 앞으로 진행될 법정 공방에서 볼턴 전 보좌관이 불리할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이다. 법무부는 지난 16일 회고록 출간을 미뤄달라는 민사소송을 냈고 다음날 주요 언론에 회고록의 핵심 내용이 일제히 보도되자 금지명령을 별도로 신청했다. 이날 결정은 금지 명령에 대한 것이라 민사소송은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으로 꼽히는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볼턴 전 보좌관을 상대로 기밀누설에 따른 형사처벌을 주도할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 볼턴 전 보좌관은 출간 지연을 노리는 듯한 백악관과 오랜 협의 끝에 기밀을 다 덜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으로부터 회고록에 기밀이 없다는 공식 증명서는 받지 못한 상태다. 그는 회고록 집필에 앞서 200만 달러(약 24억 1900만원)의 선인세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출판사는 미국 국내용으로만 20만부를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이번 법원 결정을 승리라고 주장하면서 볼턴 전 보좌관이 ‘폭탄’과 같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위터에 “책이 이미 나와 많은 사람과 언론에 새 나갔는데 존경받는 판사가 이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수익과 기밀 준수 위반에 대한 강력하고 힘 있는 결정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볼턴은 치러야 할 큰 대가가 있는데도 법을 어겼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볼턴 회고록에 남북미 진전 마뜩찮았던 일본의 ‘훼방 노력’도 소개

    볼턴 회고록에 남북미 진전 마뜩찮았던 일본의 ‘훼방 노력’도 소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일본의 대미 외교전이 일부 소개된 것으로 20일(현지시간) 파악됐다고 SBS가 단독 보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5월 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야치 쇼타로 당시 일본 국가안보국장을 각각 만난 바 있다. 정 실장은 4·27 남북정상회담의 논의를 미국과 공유하고 북미정상회담을 조율하기 위해 볼턴 전 보좌관을 만났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는 정 실장을 만난 뒤 야치 전 국장을 만났으며 일본이 당시 전체적 과정을 얼마나 긴밀하게 따라가고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적혀 있다. 또 “야치는 서울에서 나오는 행복감에 맞서고 싶어했고 우리가 북한의 전통적인 ‘행동 대 행동’ 접근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적었다. 단계별 제재 완화를 바라는 북한에 미국에 끌려 다니면 안된다고 방해 공작을 펴는 듯한 느낌마저 안긴다. 당시 볼턴 전 보좌관과 야치 전 국장의 회동을 전한 백악관 보도자료에는 북한 대량살상무기(WMD)의 완전하고 영구적 폐기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야치 전 국장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핵무기에 국한하지 않고 WMD로 넓혀 요구 조건을 높여야 한다고 미국을 설득했고, 강경파인 볼턴 전 보좌관도 이를 배려한 셈이다. 아베 일본 내각은 줄곧 북한의 핵무기 이외에도 생화학무기와 탄도미사일을 함께 폐기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북미정상회담 등 남북미간 평화외교가 숨가쁘게 진행될 당시 일본은 이 과정에 전반적으로 소외된 상황이었다. 회고록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고 말했다는 대목도 나오는데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지난해 2월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문 대통령이 직접 추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며 그럴 계획도 없어 보인다”고만 밝힌 일이 있다고 SBS는 전했다. 문 대통령의 노벨상 언급은 판문점에서의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던 중에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 볼턴 전 보좌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서로 “죽음에 가까운 경험”, “심장마비가 올 정도”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흉본 것은 이 통화 내용을 전해 듣고 난 뒤였다고 회고록에서 밝혔다. 수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ISIS) 선임연구원이 공개한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과판문점 3자회동에 대한 볼턴 회고록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문이 아니라 이런 취지로 썼다.)  <2년 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후일을 기약하며 헤어질 때 김 위원장이 유엔 제재 해제 가능성을 묻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 대해 열려 있고, 생각해보겠다”고 화답한다. 김 위원장은 낙관적 기대를 안고 싱가포르를 떠난다. 또 김 위원장이 한미훈련 축소나 폐지를 원한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한다. 이 결정은 백악관 비서실장과 국방장관을 비롯해 당시 회담장에 있던 그 누구도 몰랐다.  지난해 하노이 2차 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영변 외에 더 내놓으라고 간청했지만, 김 위원장이 거부한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옛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의 청문회를 보느라 밤을 지샌다.  판문점 남북미 회동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었고, 핵심 참모들은 트윗을 보고 안다. 전략적 고려 없는 즉흥적인 결정의 연속이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단독]‘휴먼시아 거지, 200충’…차별금지법 “경제적 차별도 막겠다”

    [단독]‘휴먼시아 거지, 200충’…차별금지법 “경제적 차별도 막겠다”

    경제적차별 막는 조항 새로 추가장 의원 19일 성안해 공동발의 요청차별구제방법도 명확히상대적으로 저렴한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휴거(휴먼시아+거지)’라고 놀림받고,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의 학생은 ‘기생수’로 불린다. 부모의 월수입에 따라 ‘200충’, ‘300충’으로 불리고 LH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엘사’라고 놀림받는다. 빈부격차가 극심해지면서 경제적 차이에 따라 생긴 혐오표현이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차별금지법으로 이와 같은 ‘경제적 차별’을 금지할 계획이다. 성별, 성적지향, 인종 등 전통적인 차별금지대상 범위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차별을 막겠다는 생각이다. 장 의원은 19일 차별금지법의 성안을 마치고 공동발의자를 구하고 있다. 19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법안 전문에 따르면 장 의원이 대표발의할 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 대상을 명확히 했을 뿐 아니라, 차별의 구제절차와 차별행위자에 대한 시정명령 방법까지 명확히 제시했다. 특히 20대 국회에서 발의 시도를 했던 심상정 의원 안에는 없었던 ‘경제적차별’까지 이번 장 의원안에는 포함됐다.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못했던 차별금지법 “성별, 장애,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인종, 국적, 피부색, 출신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및 가구의 형태와 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 경제적 상황, 고용형태, 병력 또는 건강상태, 유전 형질, 사회적신분” 21대 국회에서 발의될 예정인 차별금지법이 ‘금지’하고 있는 금지대상 차별의 범위다. 모든 형태의 차별에 반대한다. ‘차별금지법’을 한 줄로 표현하면 이렇다. 당연한 내용을 담았지만, 지금껏 차별금지법이 시도돼온 역사는 쉽지만은 않았다. 2007년 17대 국회에서 정부제출안으로 처음 입안된 이래 총 6개의 차별금지법안이 상임위에 올라왔다. 그러나 이중 4건은 임기만료로 폐기됐고, 19대 국회 민주당 김한길, 최원식 전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심지어 도중 철회됐다. 동성애를 옹호한다는 보수 기독교계의 반발 때문이었다. 이렇듯 당연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법안으로 꼽히는 차별금지법이 장혜영 의원의 대표발의로 21대 국회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남녀뿐 아니라 제3의 성까지 이번 차별금지법안은 제1장 총칙에서부터 ‘개념’을 명확히 했다. 해당 법안은 성별을 ‘여성, 남성, 그 외에 분류할 수 없는 성’으로 정의했다. 성별 정체성이 남성 혹은 여성으로 정해지지 않는 논 바이너리(Non-binary) 트랜스젠더 등 다양한 성소수자를 포용하겠다는 취지다. 해외에서도 공문서에 남성(M), 여성(F) 외에도 제3의 성(X)을 표기하도록 변화하는 추세다. 독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몰타, 미국(캘리포니아·뉴욕 등 일부 주) 등은 정부 공식 문서에 제3의 성을 표기하도록 한다. 성적지향은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등 감정적·호의적·성적으로 깊이 이끌릴 수 있고 친밀하고 성적인 관계를 맺거나 맺지 않을 수 있는 개인의 가능성’으로 정의했다. 모든 종류의 성적지향을 포용하려는 시도다. 성별정체성은 ‘자신의 성별에 관한 인식 혹은 표현을 말하며, 자신이 인지하는 성과 타인이 인지하는 성이 일치하거나 불일치하는 상황’으로 정의했다. 당사자 중심의 성별정체성을 채택한 정의다.차별구제방법도 명확히···구제절차 방해하면 징역 1년 차별금지법은 차별구제방법도 명시했다. 차별을 받은 피해자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 법안은 시정명령을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으면 ‘3000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인권위는 차별행위로 인정된 사건 중에서 피진정인이 위원회의결정에 불응하고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할 때 사건의 소송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차별행위가 악의적일 때는 별도의 배상금도 지급하도록 했다. 차별행위가 고의적이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이라면 통상적인 재산상 손해핵 외에 별도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법안은 손해핵의 2배 이상 5배 이하 배상금의 하한은 500만원 이상으로 정했다. 기업 등 사용자가 차별구제 절차를 방해했을 때 처벌 규정도 정했다.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구제절차를 사용자, 임용권자 등이 방해한다면 징역 1년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번 차별금지법에는 성적 굴욕감으로 인한 차별도 명시했다. 제3조 금지대상 차별의 범위 4항에 “상대방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그리고 그러한 성적 요구에 불응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 표시를 하는 행위”를 담았다. 직장내 성희롱만 처벌되는 현행법을 뛰어넘어 모든 종류의 성적 굴욕감을 막겠다는 취지의 조항이다. 이와 함께 성별 등을 이유로 임금과 금품 등을 차등 지급하는 행위 또한 금지됐다. 호봉산정을 하거나 연봉 책정 등 임금결정 기준을 적용할 때도 성별등을 이유로 차별해선 안 된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 이상 단지 성별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을 다르게 지급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커지는 차별금지법 요구···불교계는 오체투지까지 모든 종류의 차별을 금지하는 장 의원의 차별금지법은 1차 목표는 발의, 2차 목표는 본회의 통과다. 20대 국회에서는 발의조차 되지 못했지만, 21대 국회 들어 차별금지법에 대한 요구는 어느때보다도 높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지난 18일 차별금지법 조속 제정을 국회에 촉구하며 서울 여의도 국회 담장 주변을 오체투지(두 무릎과 두 팔, 머리 순서로 땅에 닿게 하는 불교식 절)로 도는 퍼포먼스를 했다. 주최 측 조계종 사회노동위 소속 승려들은 물론, 시민단체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활동가와 장 의원도 함께했다. 이번 오체투지는 조계종 사회노동위가 지난 1월부터 격주 목요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해오고 있는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기도의 일환이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도 지난 3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소 150명 이상의 의원들이 발의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 10명도 지난 10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들은 8분 46초간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의 상징인 한쪽 무릎 꿇기 퍼포먼스를 하고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차별금지법이 21대 국회에선 통과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박록삼의 시시콜콜] 트럼프vs볼턴 ‘개싸움’…널뛰기 무원칙 대북정책 민낯

    [박록삼의 시시콜콜] 트럼프vs볼턴 ‘개싸움’…널뛰기 무원칙 대북정책 민낯

    점입가경(漸入佳境)이고,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잇딴 폭로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거친 반박이 계속되고 있다. 세계 일극 초강대국을 자처하며 세계 지배질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 정부 최고위층 인사들의 품격이나 철학 같은 것은 눈을 씻고 찾아볼 수조차 없이 저열하다. 사탕 하나 더 차지하려는 유치원생들의 싸움이 이럴까 싶다. 그저 속속 드러나는 건 미국 정부가 내비쳤던 무원칙한 널뛰기 대북정책의 민낯이고, 그들의 유치한 권력 다툼에 놀아나며 위기로 내몰리는 한반도의 갸냘픈 운명이다. ●초강경 매파 볼턴과 트럼프의 1년 반 ‘티키타카’ 애초 시작은 트럼프 대통령부터였다. 첫 북미정상회담을 두 달 앞둔 2018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초강경 네오콘인 볼턴을 자신의 안보정책 총책임자인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했다. 대화가 아닌 대결을 염두에 둔 포석이었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의 만남이 어떻게 귀결될지 불길한 짐작을 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볼턴은 안보보좌관으로서 폭스뉴스, CNN 등과 인터뷰를 통한 첫 일성을 북한이 가장 꺼리는 ‘리비아 모델’로 시작했다. ‘선 비핵화, 후 보상’의 리비아 모델은 북측으로선 결코 받아들이지 못할 안이다. 또한 국가원수인 카다피의 사망까지 떠올리게 만들기에 꺼릴 수밖에 없다. 북측은 그를 가리켜 ‘사이비 우국지사’라며 극렬히 비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북의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볼턴과 자신의 의견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안팎의 비난에도 볼턴을 감쌌다.볼턴의 훼방과 악담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싱가포르에서 열린 6·12 북미정상회담은 세기의 만남이었다. 한반도 비핵화, 북미관계 정상화 약속, 한반도 평화체제, 미군 전쟁포로 유해방굴 및 송환 등을 약속하고 마쳤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음을 감안하면, 2차 정상회담을 기약하는 좋은 분위기였다. 볼턴 또한 정상회담에 배석했다. 정상회담 직후 볼턴의 뉴스 인터뷰에 따르면 심지어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이 정상 오찬 도중 “우리 북측의 강경파들에게 당신이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줄 필요 있다”면서 “함께 사진 찍자”고 제안할 정도로 화기애애했다. 미군 전쟁포로 유해를 송환하는 등 북측의 약속 이행이 있었고, 비핵화의 단계적 진전 차원에서 핵실험장 폐기, 미사일 발사장 해체 등 가시적인 조치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최소 4차례 이상 미국 실무협상 팀이 평양을 방문해 2차 정상회담을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를 향해 중국 대륙을 종단하며 66시간에 걸쳐 보여준 김정은 위원장의 ‘열차 로드쇼’는 서명 절차만 남은 북미관계의 새시대, 정상국가 북한의 출현에 대한 장밋빛 기대감의 예고편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합의가 예상됐던 ‘단계적 해법’이 아니라 북측에 ‘양자택일’을 요구했다. 결과는 ‘노딜’. 아무런 성과를 남지기 못한 채 북미관계는 파탄나고 말았다. 볼턴은 노딜 직후 “하노이 정상회담은 미국 이익의 보호 및 진전 측면에서 실패가 아닌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을 가리켜 종종 ‘전쟁광’(warmonger)이라고 부르곤 했지만 1년 반 동안 계속 볼턴을 껴안고 갔고, 지난해 9월에서야 그를 ‘해고’했다. 물론 볼턴은 ‘자진 사임’이라고 반박했다. ●남남 된 볼턴과 트럼프의 책임 떠넘기기 이전투구(泥田鬪狗) 몇 달 동안 벼르고 벼른 볼턴은 회고록 ‘일이 벌어지는 방’(원제:The Room Where It Happens)을 통해 신랄하고 원색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를 가리켜 “처음부터 비핵화 문제는 관심도 없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 회담조차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행사 정도로 생각했다”, “지난해 6월 판문점 회담에서도 사진을 찍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다”, “온통 재선승리에 관심이 있지만, 그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등으로 저격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18일(현지시간) 속사포처럼 트위터를 날리며 볼턴을 원색적 비난으로 반박했다. ‘미친(wacko) 볼턴’, ‘멍청하기 짝이 없는 주장’ 등으로 비난했고, 그는 “TV에 나와 리비아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했을 때 북미 관계는 끝난 것이었다”면서 “그때 그 자리에서 잘랐어야 했는데”라고도 말했다. 볼턴의 회고록은 23일 출간될 예정이다. 트럼프 정부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외교기밀을 담고 있다면서 출판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자 볼턴은 주요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회고록 주요 내용을 밝혔다. 딱히 진실이랄 것도 없고, 궁금할 것도 없다. 트럼프 때문이건, 볼턴 때문이건 간에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를 위한 미국의 외교정책에서 미국 정부가 얼마나 무원칙했고, 극단과 극단을 오가는 널뛰기 정책을 했음을 새삼스럽게 절감할 뿐이다. 또한 최근 북측이 미국과 남측 모두의 관계를 사실상 단절하겠다는 의지를 대단히 폭력적으로 드러낸 상황에서 미국의 입장 변화가 없이는 북미관계의 개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복원은 불가능에 가까움이 느껴진다. 과연 문재인 정부는 이른바 ‘동맹국가’ 미국을 믿고 한반도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으며, 이후 다시 안정적인 한반도 평화 정책을 수립해서 풀어갈 수 있을까. 박록삼 논설위원 youngtan@seoul.co.kr
  • 노동당 “미화원 100L 쓰레기봉투 들다 골병든다”...지자체 절반 여전히 사용

    노동당 “미화원 100L 쓰레기봉투 들다 골병든다”...지자체 절반 여전히 사용

    여전히 절반을 넘는 지자체가 환경미화원의 건강을 위협하는 100L 쓰레기봉투를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노동당과 노동연대상담소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보공개청구 결과를 발표했다. 노동당은 전국 17개 시도 240개 기초자치단체에 환경미화원 골병들게 하는 100리터 쓰레기 종량제 봉투 제작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전국 17개 시도 240개 기초자치단체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 결과 여전히 과반에 달하는(50.4%) 121개 지자체가 100리터 봉투 제작을 고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발표에 의하면 환경미화원 안전사고 재해자 15%가 차에 쓰레기를 올리다 부상을 당한다. 특히 과적한 경우 30~40kg에 육박하는 100L 쓰레기봉투는 환경미화원의 공공의 적이다. 이에 지난 2019년 4월, 환경부가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지침”을 통해 “사업장생활계 폐기물 수거용 종량제봉투는 일반 가정에서 배출하는 종량제봉투에 비해 무거워 환경미화원 수거작업이 곤란한 점을 감안하여 100L 봉투 제작을 금지”케 한 바 있다.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노동당은 무게 제한이나 일반용 종량제봉투에 제작 금지 지침만으로는 환경미화원 골병 들게 하는 100리터 종량제봉투 문제를 해소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에서 일반 종량제봉투까지 100리터 종량제봉투 제작의 중단 지침을 제정하고, 권고 수준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각 시도 지자체에 대한 실태조사 및 근절에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이어 노동당은 범시민운동으로 100리터 종량제봉투 이용하지 않기 운동 통해 환경미화원과 함께 하는 카드뉴스 발행 등 사회연대운동을 진행하고, 미반영 지자체에 대한 공개, 조례 개정 등 후속 대응을 진행할 것임을 기자회견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트럼프 “미친 볼턴의 ‘리비아 모델’에 김정은 분통”

    트럼프 “미친 볼턴의 ‘리비아 모델’에 김정은 분통”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최근 북한의 대남 적대행동에 대해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고록 출간을 앞둔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향해 “북미 관계를 후퇴시켰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올린 트윗을 통해 볼턴 전 보좌관이 ‘리비아 모델’을 고집하는 바람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분통을 터뜨렸으며 볼턴의 주장이 북미 관계를 망쳤다고 탓했다. “리비아 모델 언급해서 김정은 분통…그럴 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친 존 볼턴이 ‘디페이스 더 네이션(Deface the Nation)’에 나가 멍청하기 짝이 없게 ‘북한을 위해 리비아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을 때 다 망했다. 나와 잘 지내고 있었던 김정은은 그의 미사일처럼 분통을 터뜨렸고, 당연한 일이다”라고 적었다.이어 “그는 볼턴을 근처에 오는 걸 싫어했다. 볼턴의 멍청한 말 하나하나가 우리와 북한을 매우 형편없이 후퇴시켰고, 지금까지도 그렇다”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나는 (볼턴에게) 대체 무슨 생각이었냐고 물어봤고, 그는 답변도 없이 그저 사과만 했다. 초반의 일이었는데 그때 그를 해임했어야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디페이스 더 네이션’(국가 망치기)은 CBS방송의 일요 시사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국가 마주보기)에 부정적 접두사를 붙여 비하한 표현이다. 볼턴이 내세운 ‘리비아 모델’이란?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말 폭스뉴스 및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연달아 출연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리비아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볼턴 전 보좌관의 취임 후 첫 인터뷰였다.볼턴 전 보좌관이 언급한 ‘리비아 모델’은 미국이 리비아를 통치하던 무아마르 카다피와 협상 끝에 2003년 핵 무기 개발 계획 포기를 이끌어내고 대량살상무기도 폐기시켰다. 미국은 약속대로 경제 지원과 수교에 나섰지만 비핵화 이행이 끝나자 2011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대가 반군을 지원하며 카다피는 실각했다. 즉 북한에게 ‘리비아 모델’은 핵무기 포기의 대가로 경제 지원 약속을 받더라도 결국엔 정권이 무너지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북한은 리비아 모델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볼턴 전 보좌관을 당시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가 볼턴 비난하며 ‘연락사무소 폭파’ 언급 안 하는 이유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기본적으로 볼턴 전 보좌관을 비난하는 데 주력한 모양새다. 북한이 연일 대남 강경 행보를 이어가던 중 끝내 연락사무소를 공개적으로 폭파할 때까지도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던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 전 보좌관이 자신을 공격하자 반응을 보인 것이다.특히 북미 협상이 교착된 책임을 볼턴 전 보좌관에게 돌리고 김정은 위원장을 두둔하면서 오는 11월 대선 전 혹시 모를 북한의 대미 무력시위를 차단하고 상황을 관리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볼턴 전 보좌관을 해임했을 때도 볼턴 전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언급을 문제 삼으며 비난했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 출간을 앞두고 최근 연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외교를 비판하는 행보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질세라 볼턴과 그의 책에 대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는 물론 공식석상에서도 최근 북한의 대남 강경 행보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서류조작에 ‘일그러진’ 국내 1위 보톡스

    서류조작에 ‘일그러진’ 국내 1위 보톡스

    식약처 “원액 바꿔치기 안전성 우려 낮아” 메디톡스, 매출 40% 타격에 “행정 소송”국내 최초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보톡스)이자 판매 1위 제품인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이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받아 시장에서 퇴출됐다. 회사 연간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의 국내외 영업이 축소된 메디톡스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식약처는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3개 제품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확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2006년 허가 이후 14년 만이다. 식약처는 앞서 지난 4월 17일 메디톡신의 제조·판매·사용을 중지하고 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한 지 두 달 만에 결론을 내렸다. 취소 일자는 오는 25일이며 품목허가 취소 대상은 메디톡신주, 메디톡신주50단위, 메디톡신주150단위다. 식약처는 허가 취소된 메디톡신 3개 품목이 유통되지 않도록 회수·폐기토록 명령했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메디톡신 생산 과정에서 무허가 원액을 사용하고도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고 제품의 품질 등을 확인한 역가시험 결과가 기준을 벗어났을 때도 적합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했다고 밝혔다. 또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원액을 바꾸고 제품의 시험성적서 등을 조작해 식약처에 제출, 국가출하승인을 받는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식약처는 보툴리눔 제제에 대한 국내외 임상 논문 등을 볼 때 일정 기간 효과를 나타낸 후 체내에서 분해되므로 원액 바꿔치기 등에 따른 안전성 우려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품목허가 취소로 씁쓸한 최후를 맞으면서 향후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지난해 86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메디톡스 전체 매출(2059억원)의 42.1%를 차지했으나 이제는 제품 생산 자체가 막혀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도 불가능해졌다. 이날 메디톡스 주가는 전날보다 20.2% 떨어진 11만 9700원을 기록했다. 메디톡스는 일단 행정소송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허가 취소 집행정지 본안소송 및 가처분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공공비축·수출 재개 등으로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호전

    환경부는 18일 플라스틱 재생원료의 공공비축과 일부 수출 재개 등으로 페트(PET)와 폴리에틸렌(PE) 재활용 시장의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의 재활용시장 일일조사 결과에 따르면 섬유·투명용기 등으로 재활용되는 PET 재생원료는 5월 이후 유통 흐름이 개선돼 이달 2주간 판매량이 3월 수준인 7737t을 회복했다. 월말 환산시 1만 7826t으로 3월 물량(1만 7380t)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하수도관 등의 원료인 PE는 수출 확대로 판매량이 3월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판매단가도 1㎏당 737원으로 4월(699원)보다 소폭 상승했다. 다만 자동차 내장재 등으로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PP)과 폐의류 재활용시장은 자동차 등 연관산업과 연계돼 회복세가 더딘 것으로 파악됐다. 5월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3만 199대로 전년 동월(36만 6152대) 대비 36.9% 감소했다. 환경부는 지난 8일부터 PP 재생원료 공공비축(2220t)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후 수출 감소로 적체가 지속되는 폐의류는 수출업체에 대해 수출품 보관 비용을 일부 지원할 계획인 가운데 가정에서 배출량이 줄고 일부 수출이 재개되면서 상황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폐비닐은 선별장 보관량이 일주일 평균 1만 2000t 수준으로 유지 중이나 하절기 고형연료(SRF) 수요 감소가 예상된다. 또 지자체와 함께 공동주택 재활용폐기물 수거계약에 가격연동제 적용을 권고하고 있으며 관련 업계와 상생 협력을 확대한다. 지난 11일에는 회수·선별업계와 재활용업계 간 상생협의체 구성에 이어 19일에는 페트 재활용업계와 섬유업계 간 재생원료 사용 확대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 환경부는 업무협약으로 페트 재생원료의 사용이 매월 1000t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난민은 낯선 존재 아닌 우리 이웃’…인권단체 “난민 거부법 폐기하라”

    ‘난민은 낯선 존재 아닌 우리 이웃’…인권단체 “난민 거부법 폐기하라”

    오는 20일 세계 난민의 날, 시민단체 법 개정 촉구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앞두고 난민인권단체가 난민 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성명을 발표하고, 난민을 낯선 존재가 아닌 우리의 이웃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 시민단체 난민인권네트워크는 서울 마포구 인권재단사람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행 7주년을 앞두고 있는 난민법은 사실상 난민 거부 정책”이라면서 “21대 국회가 난민 인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오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이해 열렸다. 유엔은 인종이나 종교, 정치적 신념 등을 이유로 한 박해로 고국을 떠난 난민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6월 20일을 세계 난민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 4월까지 국내에서 난민 인정을 받은 외국인은 1052명이며, 난민 인정을 받지 못했으나 임시로 국내 거주를 허가받은 인도적 체류 허가자는 2294명이다. 시민단체 “난민들, 한국 땅조차 못 밟아”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난민법 시행이 7주년을 앞두고 있지만, 실질적인 난민정책의 부재로 많은 난민들이 한국 땅을 밟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공익법센터 어필의 이일 변호사는 “우리 정부의 난민 정책으로 어렵게 도착한 난민들이 강제로 송환되거나 장기간 구금을 견디지 못해 떠나가고 있다”면서 “난민 지위를 얻은 극소수도 정부의 무관심과 사회 차별, 빈곤 등을 이기지 못하고 사회 안전망 바깥에 방치됐다”고 지적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난민들을 향한 대중의 혐오도 커진 상황이다. 에티오피아 난민 인정자 A씨는 “난민들은 언어 장벽 등으로 정보에 접근하지 못해 혼란과 공포가 가중됐다”면서 “특히 경제가 위축되자 가장 먼저 일자리를 잃은 것 역시 불완전고용된 난민신청자와 여성 난민들이었다”고 발언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불안함과 경제적 고통이 심해졌지만, 우리가 한국에 함께 사는 생명공동체라는 것을 확인하면서 기뻤다. 우리의 고통도 한국 사회의 고통의 일부분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도 “난민 인권 해결방안 찾아야” 성명 한편 인권위“도 성명을 발표하며 “난민을 우리 이웃으로 받아들일 때”라고 강조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난민들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사이 우리의 이웃이 되어 있다”면서 “난민에 대한 우리의 시선이 ‘낯선 존재’에서 ‘이웃’으로 바뀔 때 난민 문제에 대한 해결점이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난민법에 따르면 난민 인정을 받은 외국인은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을 받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며 “국제 난민협약 이행과 국내 난민 인권 현안 해결을 위해 법적·제도적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국산 보톡스 ‘메디톡신’ 16년만 시장서 퇴출

    국산 보톡스 ‘메디톡신’ 16년만 시장서 퇴출

    국내 자체 개발 제품으로 처음 허가받은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이 시장에서 16년 만에 시장서 퇴출당했다. ‘메디톡신’은 2006년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다. 흔히 보톡스로도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주름 개선, 근육 위축 등 미용성형 시술에 사용하는 의약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8일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3개 제품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취소 일자는 오는 25일이다. 품목허가 취소 대상은 메디톡신주, 메디톡신주50단위, 메디톡신주150단위다. 세 개 제품의 안전성 위험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식약처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메디톡신 생산과정에서 무허가 원액을 사용하고도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또 제품의 품질 등을 확인한 역가시험 결과가 기준을 벗어났을 때도 적합한 것처럼 허위로 기재했다. 조작된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 국가출하승인을 받는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 메티톡스는 2012~2015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원액을 바꾸고 제품의 시험성적서 등을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서도 메디톡스가 무허가 원액을 사용한 제품 생산, 원액 및 역가 정보를 조작해 국가출하승인 취득하는 등의 혐의가 있다고 보고 공무집행방해 및 약사법 위반으로 기소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제조·품질 관리 서류를 허위로 조작해 약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메디톡신 3개 품목은 허가 취소, 또 다른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이노톡스’는 제조업무정지 3개월에 과징금 1억 7460만원을 처분했다. 이와 함께 메디톡스에 허가 취소된 메디톡신 3개 품목이 유통되지 않도록 회수·폐기토록 명령했다. 3개 제품을 보관 중인 병원에도 회수에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식약처는 이번 사건이 위해도가 낮은 의약품의 국가출하승인시 별도의 국가검정 없이 서류검토만으로 승인해주는 점을 악용한 조작으로 보고 있다. 서류 조작에 대한 처벌 역시 강화돼 허가·승인 신청 제한기간이 기존 1년에서 5년으로 확대되고, 징벌적 과징금 기준도 상향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확진자 동선 파악 헌신 박 반장, 공공 실내놀이터 조성 김 주무관

    확진자 동선 파악 헌신 박 반장, 공공 실내놀이터 조성 김 주무관

    서울 용산구가 상반기 적극행정 우수공무원으로 박성철(왼쪽·47) 역학조사반장, 김혜리(가운데·37)·유은지(오른쪽·32) 주무관을 선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박 반장은 지난 3월 보건의료과 역학조사관으로 임명된 후 확진자 동선과 접촉자 파악을 위해 밤낮없이 일했다. 폐쇄회로(CC)TV,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을 활용했고 자가격리 기간 자택을 벗어난 외국인 주민을 전국 최초로 경찰에 고발하는 등 적극행정을 펼쳤다. 김 주무관은 어르신청소년과 소속으로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조성 사업을 진행했다. 관련 조례 제정, 아동실태조사 연구용역, 시민참여 원탁토론회 등을 시행했다. 올해는 국제빌딩 주변 4구역 기부채납 시설을 활용한 공공형 실내놀이터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유 자원순환과 주무관은 폐비닐·폐페트병 목요 배출제, 공공청사 폐기물 제로화사업을 담당하며 구청사의 일반 쓰레기 배출량을 5% 줄였다. 공공청사에서도 같은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北 “문재인 철면피” 靑 “김여정 몰상식”… 강대강 대치

    北 “문재인 철면피” 靑 “김여정 몰상식”… 강대강 대치

    南 특사제의 공개 거절·文 조롱 메시지 개성에 軍 주둔 등 9·19 합의 파기 발표 靑 “무례함 감내 안 해” 첫 고강도 비판 남북 20년 전으로 퇴행, 냉각기 불가피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다음날인 17일 남측의 비공개 특사 제의를 공개 거절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메시지에 대해 “철면피”라고 비난했다. 북측이 당국자의 실명 담화에서 문 대통령을 거명하며 조롱한 것은 처음이다. 인민군 총참모부는 개성·금강산에 군부대 주둔 등 9·19 군사합의를 무력화하는 실행 계획을 공개했다. 청와대는 “김 부부장 담화는 몰상식한 행위”라며 “사리분별 못 하는 언행을 감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청와대가 북측 담화에 공식 반응하고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지난 4일 김 부부장의 대북 전단(삐라) 담화 이후 처음인 것은 물론 현 정부 들어서도 전례가 없다. 양측이 건들지 않던 지점까지 전선이 확장되면서 남북 관계는 2018년 ‘한반도의 봄’ 이전으로 퇴행했고, 상당 기간 ‘냉각기’가 불가피하게 됐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남조선이 특사 파견을 간청하는 서푼짜리 광대극을 연출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 특사를 보내고자 하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 한다면서 방문 시기는 가장 빠른 일자로 우리 측이 희망하는 일자를 존중할 것이라고 간청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부장은 뻔한 술수가 엿보이는 불순한 제의를 철저히 불허한다는 입장을 알렸다”고 했다. 김 부부장은 ‘철면피한 감언이설을 듣자니 역스럽다’는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6·15 메시지는) 자기 변명과 책임 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된 연설”이라고 직격했다. 이어 “사죄와 반성, 재발 방지에 대한 확고한 다짐이 있어야 마땅했으나 변명과 술수로만 일관했다”면서 “뿌리 깊은 사대주의 근성에 시달리며 오욕과 자멸로 줄달음치고 있는 비굴하고 굴종적인 상대와 북남 관계를 논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동시에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금강산관광지구와 개성공업지구에 연대급 부대 전개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부대 재주둔 ▲서해 포병부대 배치 및 포사격 훈련 부활 등을 밝혔다. 오전 6~7시쯤 북측의 동시다발적 ‘말폭탄’과 후속 조치가 쏟아지자 청와대는 오전 8시 30분부터 90분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외교·통일·국방장관과 국정원장, 합참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긴급 화상회의를 열었다. 윤도한 청와대 소통수석은 김 부부장 담화에 대해 “(문 대통령의 연설)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했다”면서 “남북 정상 간 쌓은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북측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대북 특사 파견을 비공개로 제의했던 것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며 “전례 없는 비상식적 행위이며 대북 특사 파견 제안의 취지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처사로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적 예의를 갖추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방부도 전동진(육군 소장) 합참 작전부장의 브리핑에서 “(북측이 9·19 합의 폐기를) 실제 행동에 옮길 경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일부 서호 차관은 “북측 발표는 2000년 6·15 남북공동성명 이전의 과거로 되돌리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민주당 찾은 민주노총…21대엔 與·노동계 ‘맑음?’

    민주당 찾은 민주노총…21대엔 與·노동계 ‘맑음?’

    민주노총, 김태년 찾아 전국민 고용보험 요구 김태년 “속도조절 필요하다” 이인영 “구의역재발방지법” 발의김명환 “해고금지 긴급재정명령 발동해야”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오랜만에 더불어민주당을 찾았다. 긴 시간 끝에 서로 얼굴을 마주한 여당과 민주노총이지만, 분위기가 따뜻하지만은 않았다.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해달라”는 김 위원장의 요구에 김 원내대표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며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17일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정부가 취약 노동자를 최우선 보호하기 위한 해고금지 긴급재정명령을 발동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취약 노동자를 최우선으로 보호하고 해고없는 위기극복 모델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김 원내대표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어 “특수고용, 간접고용 등 고용안전망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를 위한 생계소득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전국민 고용보험을 도입하고 문제되고 있는 특수노동자에 우선 적용하기 위해 입법화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전국민 고용보험은 장기추진 과제”라며 “자영업자가 아닌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고용보험은 큰 방향에서 가야하지만 제도라는 건 늘 재정이 뒷받침 돼야 한다. 현실적 여건에 따라 어려움이 있다면 속도조절 문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도 사회적 대타협을 위해서 필요한 얘기도 하지만 무엇을 내놓을지 고민해서 같이 만들어야 한다”며 “경제단체도 무엇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만 하지말고 무엇을 내놓을까 고민도 해야한다”고 비판했다. 가깝고도 먼 與·노동계 20대 국회에서 노동계와 민주당은 가까워질 것 같으면서도 가까워지지 못하는 애매한 관계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고 민주당이 제1당이 되면서 많은 것을 노동계에 약속했고, 노동계도 기대했지만 현실은 차가웠다. 노동계가 21대 177석으로 거대해진 민주당에 더 많은 것을 기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한 민주당도 20대 국회에서 특정 사건과 피해자로 인해 추진됐다 뜻을 이루지 못한 법을 21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하고, 당이 직접 사고재발방지를 위해 나서고 있다. 177석이 된 상태에서도 이를 추진하지 못한다면 이는 ‘실력’의 문제가 아닌 ‘의지’의 문제임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먼저 민주당 이인영 전 원내대표는 16일 생명안전업무 종사자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구의역 재발방지법’으로 이름 붙여졌다. 2016년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수리하던 19세 청년 전동차 치어 사망한 사건에 따른 것이다. 법안에는 공중의 생명·건강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생명안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함께 생명안전업무에는 기간제 근로자나 파견 근로자의 사용을 제한하도록 하는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발의됐다. 2018년 산업재해로 사망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도입을 강력히 주장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강은미 의원이 15일 발의됐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고 노회찬 전 의원이 발의했지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법안 발의를 제외하고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당 차원에서 지속되고 있다. 을지로위원회는 경비원 고 최희석씨 폭행사건과 관련해 문제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고 있다. 해당 문제는 을지로위원회 소속 초선 의원인 천준호 의원이 담당해 준비하고 있으며 23일 토론회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밑그림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금융위, 공매도 금지 증시부양효과 의견 수렴한다

    금융위, 공매도 금지 증시부양효과 의견 수렴한다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금지기간이 종료하는 오는 9월을 앞두고 공청회와 간담회 등을 통해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다. 지난 3월 15일부터 6개월간 실시되고 있는 공매도 금지 조치와 국내 주식시장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도 이 자리에서 발표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17일 “공매도 금지 시점이 9월이면 끝나니까 그 전에 다양하게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형식은 공청회 또는 간담회가 될 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오는 8월까지 두 차례 이상의 의견 수렴 자리를 통해서 공매도 금지 효과 및 공매도 제도 보완점 등에 대해 시장과 소통할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와 학계, 언론계 등 사회 각계 각층의 의견을 취합하기 위해 투자자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매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만과 오해가 많은 상황”이라며 “공매도 금지 효과 및 공매도 제도 평가와 관련해 시장과 소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한국거래소와 함께 ‘공매도의 시장 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방안’을 주제로 한 연구용역 결과도 이 자리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공매도 금지 조치가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의 빠른 반등세에 영향을 줬는지에 대한 내용 등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스피가 코로나19로 인한 하락폭을 회복하는데 공매도 금지 조치가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견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공매도 금지 조치가 주가 지수를 약 9% 높이는 효과를 냈다는 분석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인 공매도 제도를 폐지하거나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반면 공매도 금지 조치의 증시 부양 효과를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매도를 금지하는 나라는 거의 우리나라뿐인데 해외 주가도 똑같이 급반등했다”며 “차트를 놓고 보면 공매도 금지 국가와 허용 국가간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역전되는 구간들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최근 하반기 금융정책 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다행히 주식이 많이 올랐는데 주식이 오른 것이 공매도 금지에 의한 것인지 세계적으로 같이 오르면서 그런 건지는 냉철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매도 제도가 증시 거래량을 늘리면서 고평가된 종목의 거품을 빼는 등 자연스러운 통제장치 역할을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위는 시장 영향 분석을 통해 오늘 9월로 예정된 공매도 재개를 예정대로 실시할 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공매도 제도 개선책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불법적인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안을 다시 준비하고 있다. 2018년 공매도 규제 위반시 1년 이상의 형사처벌 및 부당이득의 1.5배까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이 발의됐지만 20대 국회에서 폐기된 바 있다. ‘업틱룰’ 규정을 손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틱룰이란 공매도 시 시장거래가격(직전 체결가격) 밑으로 호가를 낼 수 없도록 하는 규정으로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한 장치지만, 예외조항이 많고 실질적인 감시, 감독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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