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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농 부산물 안 태웠더니...’, 경기도 산불 발생·피해 면적 ‘뚝’

    ‘영농 부산물 안 태웠더니...’, 경기도 산불 발생·피해 면적 ‘뚝’

    경기도 2024년 봄철 산불조심기간(2.1~5.15) 전년 대비 39% ↓ 산불 발생 92건→56건, 피해 면적 97.36ha→18.14ha 영농부산물 수거·파쇄, 잦은 비로 산불 위험도 ↓경기도는 지난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2024년 봄철 산불조심기간’ 운영한 결과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산불 발생이 39% 줄었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봄철 경기 도내 발생한 산불은 총 56건, 피해 면적 18.14ha로 지난해 산불 발생건수 92건, 피해 면적 97.36ha에 비해 크게 줄었다. 발생 건당 산불 피해 면적이 전년도 1.06ha에서 올해 0.32ha로 70% 감소했다. 경기도는 올해 산불조심기간 33곳에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운영하며 시군 공조 체계 유지, 소방·경찰 등 관계기관 협업 등 산불재난에 대비했다. 특히, 영농폐기물 소각을 줄이기 위해 농업부서와 협력해 영농부산물 수거·파쇄사업에 집중했다. 또 G-버스 8,000대, 대형마트 59곳, 엘리베이터 2,000대에 ‘경기도 산불 예방 홍보 동영상’을 집중적으로 방영해 도민들에게 산불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펼쳤다. 석용환 경기도 산림녹지과장은 “산불 발생 건수와 피해 면적 감소는 봄철 잦은 강우로 산불 위험도가 낮아진 이유도 있었으나 경기도와 각 시군이 산불 예방 및 대응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며 “봄철 산불조심기간 협력해 준 관계기관과 예방에 적극 동참한 도민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 [사설] 일 안 한 21대 국회, 남은 시간 민생입법 매듭을

    [사설] 일 안 한 21대 국회, 남은 시간 민생입법 매듭을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8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 양곡관리법, 민주유공자법, 농수산물가격안정법, 전세사기특별법, 가맹사업법 등을 무더기로 상정해 강행 처리할 태세다. 이미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거나 재정 부담이 과도하게 소요되는 등 부작용이 많아 논란이 큰 법안들이다. 반면 정작 21대 국회에서 처리가 시급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안’(고준위특별법), 연금개혁안 등은 폐기 처분될 위기에 처했다. 어제 뒤늦게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연금개혁안에 대해 윤 대통령의 결단을 요구하며 영수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다고 운을 띄웠지만 정치공세적 성격이 짙어 보인다. 민주당이 28일 본회의 강행 처리를 시사한 양곡관리법은 쌀값이 폭락하면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공급 과잉으로 쌀값 폭락의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한 차례 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된 법안인데, 이번에 숫자만 바꿔 다시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다. 전세사기 피해자가 떼인 보증금을 정부가 먼저 돌려주자는 전세사기특별법은 최대 5조원가량(정부 추산)의 재정 부담과 함께 사인 간 거래에 국가가 개입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다치거나 숨진 이들을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는 내용의 민주유공자법 역시 심의 기준이 불명확해 사회적 논란을 빚은 부산 동의대 사건, 서울대 프락치 사건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논란이 많은 법안들을 쟁점 법안이라며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막판 떨이’로 밀어붙일 일인가. 이처럼 논란이 많은 법안 뒤로 정작 중요한 민생법안들은 방치돼 있다. 국회 연금개혁특위에 오른 개혁안을 28일 처리하지 않으면 국민 부담이 하루 1100억~1400억원씩 쌓인다고 한다. 여야가 보험료율을 현행 소득의 9%에서 13%로 올리는 데 합의하고도 고작 1%의 소득대체율(국민의힘 44%, 민주당 45%) 차이를 두고 이렇게 맞서 있으니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2030년부터 포화 상태가 되는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을 짓기 위한 고준위특별법도 여야가 10여 차례 논의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논의가 멈췄다. 여야는 21대 국회를 민생을 외면한 최악의 국회로 남길 생각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민생입법을 우선해 처리하겠다고 다짐해야 한다.
  • [이은경의 과학산책] 과학기술자료, 체계적 보존 해야

    [이은경의 과학산책] 과학기술자료, 체계적 보존 해야

    2024년은 한국 우주과학 기술이 한 단계 도약하는 해가 될 것이다. 한국판 나사(NASA), 우주항공청이 설립되기 때문이다. 1992년 첫 한국 위성 ‘우리별 1호’ 발사 성공 이후 2023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까지 지난 30여년간 우주항공 기술은 꾸준히 성장했다. 오는 27일 우주항공청이 문을 열면 우주과학 기술 개발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별 1호는 우주과학 기술의 첫 성과였다.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진들은 영국 서리대학의 위성개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별 1호를 개발할 수 있었다. 언론 보도와 당시 소장이었던 최순달 박사의 인터뷰 등을 통해 개발 과정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참여한 여러 연구원의 실제 경험, 학습 내용, 시행착오와 성과 등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아직 이루어지지 못했다. 우주과학 기술의 역사를 다루는 연구자가 거의 없고 관련 자료에 접근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국립과천과학관에 우리별 1호 과학기술자료의 디지털 아카이브가 구축됐다. 연구 과정에서 생산된 사진, 연구진의 메모, 영국 측과 주고받은 편지, 연구 일지 등 귀중한 자료가 포함됐다. 이 자료를 연구하면 보고서만으로는 알 수 없는 연구원들의 실제 활동과 연구 문화를 재구성하고 그 의의를 파악할 수 있다. 우리별 1호 디지털 아카이브의 의의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국가 연구개발 사업의 자료가 30여년 동안 잘 보관됐다. 드문 일이다. 자료를 중시한 최순달 소장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대부분 종결된 연구의 자료는 무관심 속에 소실되거나 창고에 쌓여 있다가 공간 부족, 이사, 연구진 변경 등의 이유로 폐기된다. 둘째, 여러 기관이 협력해 아카이브가 구축되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센터는 보존 중인 실물 자료를 기꺼이 대여해 줬다. 개관 때부터 과학기술 아카이브를 운영한 국립과천과학관은 대학원생과 함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실물 자료를 일일이 검토하고 디지털화와 목록 작업을 했다. 다른 예도 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국가 중요 과학기술자료 등록제에 따라 유물과 자료를 수집하고, 국립대구과학관은 지역의 과학기술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한 전시를 연다. 전북대에는 과학기술 인물 아카이브가 구축됐고,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과학기술 유공자지원센터는 과학기술 유공자들의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한국을 선진국으로 끌어올린 근현대 과학기술자료의 체계적 수집, 보존, 연구 기반이 취약하다. 단기적으로는 우리별 1호의 사례처럼 공공연구소와 대학 실험실의 자료를 수집하고 아카이브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지원 사업이 필요하다. 자료들이 흩어지면 다시 모으기 어렵다. 장기적으로는 과학기술자료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 보존, 연구하고 이미 구축된 여러 기관의 아카이브를 연계 운영하는 전담 기관 설립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자의 고군분투, 좌절과 성공, 사회적 기여를 제대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는 것은 그들의 자긍심을 살리고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 빠른 길이다. 이은경 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 K조선 13년 만에 슈퍼사이클… 장밋빛 전망 속 ‘춘투’는 걱정

    K조선 13년 만에 슈퍼사이클… 장밋빛 전망 속 ‘춘투’는 걱정

    13년 만에 1분기 동반 흑자를 기록한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가 ‘슈퍼사이클’에 접근하고 있다. 각 사는 급성장한 중국에 뺏긴 조선업 종합경쟁력 선두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대체연료 활용 등 기술력을 끌어올리며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조선사들 앞에는 호황 전환 뒤 이익 공유를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춘투’가 기다리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조선 3사의 영업이익은 HD한국조선해양 1602억원, 삼성중공업 779억원, 한화오션 529억원 등이다. 세 기업 모두 흑자를 낸 것은 2011년 이후 13년 만이다. 조선업계가 길었던 적자의 터널을 드디어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1분기에는 우리나라 조선사의 선박 수주액이 2021년 4분기 이후 3년 만에 중국을 앞지르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라크슨에 따르면 한국의 1분기 수주액은 136억 달러(약 18조 5000억원)로 중국(126억 달러)보다 10억 달러 많았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299억 달러)의 약 45.5%에 이르는 금액이다. 전망도 좋다. 클라크슨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조선소 선박생산량이 350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인도량은 7년 만에 분기 최고치인 1010만CGT에 도달했고 연간으로는 지난해보다 15% 증가한 4060만CGT를 생산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새로 건조하는 선박의 가격도 상승세다. 클라크슨 신조선가 지수는 지난달 183.9로 전년 동월(167.3)보다 약 10% 올랐다. 약 10년 동안의 침체기가 끝난 2021년 이후 신조선가 지수는 45% 상승했고 슈퍼사이클의 정점인 2008년 9월 최고치(191.6)보다 4%가 낮다. 원래 조선업의 슈퍼사이클은 세계 선사들의 선박 교체 주기가 도래하는 2030년 이후에 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해 유럽에서 시작된 해운 분야 탄소 배출 관련 환경규제를 신호탄으로 10년 가까이 앞당겨졌다. 클라크슨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조선소들이 새로 수주한 물량 가운데 40% 이상이 대체 연료 활용이 가능한 선박으로 분석됐다. 동시에 탄소 배출 저감 연료 운송을 위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수요도 늘었다. 초대형 유조선의 평균 가격은 1억 3050만 달러, LNG 운반선은 2억 6400만 달러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크기 대비 단가가 낮은 벌크선이나 컨테이너선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지만 LNG 운반선이나 수소 연료 생산을 위한 암모니아(VLA)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의 건조 기술은 한국이 앞서 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 ‘중국에 뒤처진 조선업 가치 사슬 종합경쟁력과 새로운 한국형 해양전략 방향’에서 중국이 한국을 제치고 조선업 종합 경쟁력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해양 굴기’를 앞세운 중국 조선사들의 생산력과 기술력이 한국 조선사의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 2월과 3월 세계 선박 수주 1위를 우리나라가 차지했지만 지난달에는 다시 중국이 선두로 올라섰다. 이런 가운데 조선 3사의 임금 단체협상이 차례로 시작된다. 가장 먼저 HD현대그룹의 조선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노조가 지난달 기본급 15만 9800원 정액 인상, 임금피크제 폐기, 성과급 산출기준 변경 등을 핵심으로 한 공동 요구안을 제시하며 춘투의 포문을 열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에서 한화그룹으로 인수된 한화오션 노사도 곧 협상을 시작한다. 현재는 노사가 지난해 이견을 보였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지급 방식을 놓고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또 지난해 7월 처음으로 현장 근로자 중심의 노조가 결성된 삼성중공업도 곧 협상에 들어간다. 다만 노조 가입 근로자 수가 유일 교섭단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기존 노사협의회에서 협상이 진행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 성장을 위한 회사의 투자와 노조의 이익 공유 요구가 균형을 찾지 못하고 조업 중단(파업) 등의 파행으로 치달을 경우 국내 업계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차기 유력 英 총리 키아 스타머는 ‘영국판 문재인’

    차기 유력 英 총리 키아 스타머는 ‘영국판 문재인’

    영국 차기 총선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노동당 당수 키아 스타머(61)는 글로벌 버거 체인점 맥도널드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당한 환경운동가를 대리해 승소를 이끌어 낸 사건으로 이름을 날린 인권변호사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은 집권 보수당에 최소 20%포인트 이상 격차로 앞서고 있다. 이 여론조사 결과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스타머는 오는 7월 4일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직에 오른다. 노동당 당내에서 그가 “정치적 카리스마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와 동시에 “조용하지만 좌파적 열정을 가진 개혁가”로 평가받고 있다. 5년 전 100년 만에 압도적으로 참패한 노동당 당수를 맡으며 혼돈에 빠진 당내 분열을 수습한 안정적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로 알려져있다. 22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영국 수도 런던에서 태어나 영국 남동부의 토리당 우세 지역 서리(Surrey)에 있는 공립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스타머는 자신의 가정 환경에 대해 “우리 아버지는 공구 제작자였고, 우리 집은 퍼블대시드세미(Pubble dashed semi : 영국 교외 중산층이 사는 일반적인 반단독 주택을 뜻하는 단어)에 살았다”고 소개했다. 스타머가 11살 때 그의 어머니는 희귀 자가면역 질환인 스틸병 진단을 받았고, 무뚝뚝한 성격을 가진 스타머의 아버지는 혼자서 생계를 꾸리며 어머니를 간병했다. 스타머는 2019년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평생을 거의 걷지 못했고… 사지를 잘라내야만 했다”고 회고했다. 폴리티코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경험은 스타머의 초기 법률가 경력에서 좌파적 열정을 설명하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영국 리즈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스타머는 1994년 악명 높은 법적 소송에서 맥도널드에 맞선 두 명의 그린피스 환경운동가 데이브 보리스와 헬렌 스틸을 변호한 것으로 유명하다. 맥도널드는 1987년 1월 영국 런던 북부에 사는 무일푼의 환경 운동가 2명이 영국 런던 스드랜드가 맥도널드 체인점에 ‘맥도널드는 무엇이 문제인가’라고 쓴 포스터를 붙여 자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했다. 이들은 맥도널드가 아동 착취, 동물 학대, 열대우림 파괴, 저임금 지급, 건강에 해로운 음식 판매 등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2005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인권재판소는 맥도널드와 두 환경운동가 간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고, 명예훼손 소송이 이들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하는 효과를 초래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고등법원에서 6만 파운드, 항소법원에서 4만 파운드로 감액된 손해배상금 규모도 이들의 언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영향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두 운동가는 영국고등법원에서 전단지에 쓴 일부 내용이 사실이라는 판결을 받아냈고,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기업 홍보 재앙”으로 평가됐다. 재판부는 맥도널드가 직원들에게 저임금을 지급하고, 식품에 사용되는 일부 동물에 대한 학대, 광고 캠페인에서 아동 착취에 책임이 있다고 고발한 이 전단지의 주장이 옳다고 판시했다. 그후 그는 논쟁의 여지가 있는 인권 소송을 전문으로 하며 항상 약자를 위해 싸웠다. 물론 보수당 지지자들은 그가 테러리스트를 변호했다고 힐난하며 그가 변호한 사건들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켄 맥도널드 영국 전 검찰국장(DPP)은 “그는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를 대변하기 위해 변호사 사무실을 차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2008년 스타머는 맥도널드의 뒤를 이어 5년 간 검찰국장 겸 검찰총장을 맡은 뒤 2015년 의원직에 당선됐다. ‘인권의 성전사’에서 ‘노동당 당수’로 변신했고, 지금은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 그 유산을 활용하고 있다. 2020년 4월 노동당 대표가 된 뒤 그의 개인 정치에서도 비슷한 변화를 감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2015년에 의회에 입성한 스타머는 이듬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를 돕는 ‘그림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비서관’이 됐다. 스타머는 코빈이 노동당원들에게 여전히 인기가 있는 동안 좌파 지도자를 공격하지 않기 위해 항상 조심했다. 그러나 스타머는 중도파 당원 지지를 잃을 것을 우려하며 코빈이 브렉시트를 뒤집을 수 있는 제2국민투표를 추진하는 데도 신중을 기하는 입장을 취했다. 2019년 12월, 거의 100년 만에 최악의 총선 참배로 제레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사임한 뒤에도 스타머는 당이 왼쪽으로 ‘과도하게’ 기울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진보적 성향이 강한 노동당 당원들은 그가 당 대표에 당선된 뒤 선거 기간 동안 당원들에게 약속한 ‘10대 공약’을 재빨리 폐기하면서 정확히 왼쪽에서 중도로 가려는 행보를 보여왔고 말했다. 그가 총리직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스타머는 당대표 출마 전 2년간 매주 월요일마다 신뢰할 수 있는 동료 보좌관들과 비밀리에 준비 모임을 가졌다. “스타머는 당을 ‘무자비하게’ 바꾸고 당내 반유대주의자를 몰아냈다”는 당원들의 ‘우클릭 행보’에 대한 비판을 인정한다. 한 익명의 노동당원은 “그는 본능적으로 노동당 유권자이지만, 노동당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타머는 당내 자신만의 파벌로 분류되는 의원이 없고, 자신의 강력한 참모인 ‘수 그레이’를 비롯한 주요 정치직에 공무원 출신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술집이나 찻집에서 고관대작들과 밀담을 나누는 것보다 노동당의 개방형 본부 사무실에서 공개적으로 일하거나 영국 런던 의회의 유명한 테라스 바에서 사교를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익명의 노동당 인사는 “그는 공사 구별이 애매해지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그의 친구들은 진짜 친구들이고, 함께 축구를 하는 사람들이지, 의회를 친구를 사귀는 사교 공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타머의 공개적 행보는 종종 무미건조할 정도로 체계적이기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연기를 세밀하게 분석하여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의 참모진들은 매주 수낵 총리와의 대결에 관한 질문에 대한 그의 언론 인터뷰 영상을 녹화해 모니터링하고 일시 정지하고 리플레이해 돌려보면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실리를 중시하는 그의 신중한 실용주의는 외교 정책에도 적용되는데, 좌파 성향의 전임 코빈 대표와 달리 스타머는 종종 정부 노선을 반영한다. 스타머는 EU와 더 긴밀한 관계를 원합니다. 그러나 그는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예멘과 이란 드론에 대한 공격을 지지했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혐오스럽다”고 비난했지만, 최근 그는 “오는 11월에 백악관에 누가 대통령으로 오든 노동당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머는 가자전쟁 이후 반유대주의에 대한 매파적 대외정책 기조로 인해 자신의 지지층에 문제를 일으켰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전력과 물을 공급을 제한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친팔레스타인 성향의 지지자들이 이탈하자 그는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고 지속 가능한 휴전을 촉구했다. 보좌관들은 이제 사석에서 보다 편안하고 인간적인 스타머의 모습을 대중에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주에 그는 노동당이 압승하며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취임한 1997년 총 선거를 연상시키는 공약 카드를 들고,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고 자신감 넘치는 화법을 선보이며 집권을 위한 ‘첫 걸음’을 시작했다. 하지만 정책과 관련해서는 아직 세부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가 출마 일성으로 내놓은 여섯 가지 공약은 ‘경제, 에너지, 국민건강서비스, 범죄, 평등한 기회’다. 최근 그는 연간 280억 파운드 상당의 공공자금을 투입해 탈탄소 전력망을 달성하겠다는 ‘녹색 투자’ 공약을 47억 파운드로 줄여 집권 시 관련 지출 계획을 거의 75%까지 삭감하기로 했다. 스타머는 이에 대해 “영국 내 단 500만 채의 주택의 단열 시스템이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노동당의 이전 야망은 향후 10년 간 1900만 가구의 단열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노동당은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에 대한 횡재세(부유세)를 더 늘려 재정을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영국 상원을 폐지하는 ‘개헌 공약’ 역시, 유예시켰고,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에게 세금을 매기는 ‘디지털서비스세’ 신설 추진안도 미국 정부에 제재를 받을 우려로 인해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영국의 높은 주거 임대료의 상한을 법으로 제한하기로 하는 임대차보호법 역시,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트랜스젠더가 법적으로 성별을 바꾸기 전 성별 위화감에 대한 의학적 진단을 받아야 하는 현재의 법적 요건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에 대한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노동당은 이같은 스타머의 우클릭 행보로 인해 노동자의 권리를 증진하기 위한 대담한 제안들이 노동당이 집권하기도 전부터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는 네 번의 선거에서 연속 패배한 당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우려다. 최근 경제 위기로 인해 노동당 정부가 보수당 유권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2010년 선거의 상처는 여전히 깊다. 스타머는 노동당 하에서 향후 세금 인상을 배제하지 않았고, 보수당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세금 인상이 없다면 재정 적자가 심각한 영국의 공공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심각하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분야에서 스타머의 지지자들은 그가 조용한 급진주의를 보여준다고 믿고 있다. 그는 그린벨트를 포함해 5년 동안 150만 채의 새 주택을 짓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는 부유한 유권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는 논쟁적인 부동산 정책이다. 2030년까지 영국의 전체 전력망을 탈탄소화하겠다는 공약은 너무 대담해서 달성하기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이제 영국 총리실 다우닝가를 거의 손에 넣을 수 있게 된 스타머는 한때 분열했던 당의 대다수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그는 전직 노동당 총리인 토니 블레어와 고든 브라운 두 전직 총리와도 사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제3의길’을 걷겠다고 선언한 블레어 전 총리는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 산업을 부흥시키는 방향을 제시했고, 브라운 전 총는 스타머에게 국민 복지 혜택에 더 관대하게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스타머에게서 원하는 대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머가 총리로 취임하면 그의 본색이 어디로 향할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부모님 집 공짜로 내놔요”…빈집 900만채에 ‘0엔 부동산’ 인기

    “부모님 집 공짜로 내놔요”…빈집 900만채에 ‘0엔 부동산’ 인기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부모님이 사는 집을 공짜로 내놓는 거래가 인기라고 일본 지역매체 테레비 니가타가 전했다. 지난 19일 테레비 니가타는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빈집을 어떻게든 처분하려는 집주인들의 이야기를 집중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일반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맡기면 중개 수수료도 안 나온다며 거절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많은 이가 빈집만 다루는 전문가들을 찾아나서고 있다. 지난해 10월 1일 기준 일본 전국에 빈집이 900만채에 달했다. 니가타현에는 15만 5700채의 빈 집이 있는데 이는 1998년 조사 당시 7만 6000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니가타현을 비롯해 일본 곳곳에서 빈집이 늘어나는 추세다. 집을 내놓는 이들은 부모에게 상속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시에 살고 있는데 부모님 집은 지방에 위치해 잘 팔리지도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세금이나 관리·보수 등 유지비는 매년 들어가 무상으로라도 양도받을 사람을 찾고 있다. 가지고 있어 드는 고정비용보다 차라리 없는 게 나아 빈집을 팔기 위한 매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일부 노년층은 자신이 살던 집을 자녀가 받으려 하지 않아 직접 내놓는 경우도 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매매 가격 0엔짜리 집만 전문으로 중개하는 회사도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모두의 0엔짜리 물건’은 일본 내 빈집이나 토지를 공짜로라도 매도하고 싶은 사람과 사고 싶은 사람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업체다. 2019년 설립된 이 회사는 현재까지 1100건의 매물을 소개했고 80%에 해당하는 880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회사를 설립한 나카무라 료 대표는 “2018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빈집을 상속받았다. 앞으로 살 일도 없을 것 같아 처분을 진행하려고 했는데 건물해체 비용, 폐기 비용, 토지 매각 예상 수입 등을 따지니 266만엔(약 2320만원)의 손실이 나더라. 나도 모르게 마이너스 자산을 상속받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당시 이 집에 가게를 차리고 싶다는 사람과 만나 토지와 건물을 모두 무상 양도했고, 이것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라고 밝혔다. 나카무라 대표는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게 중요하다. 아무것도 모르고 물려받으면 때가 너무 늦을지 모른다”고 조언했다.이웃나라 이야기지만 한국도 고령화의 가속화로 빈집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 한국부동산원의 1기(2018~2022년)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빈집은 9만 7867호에 달한다. 특히 시골집이 많은 남부 지역이 심한데 전북특별자치도가 2만 1899호로 전국의 22.38%나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경북이 10793호로 11.03%, 경남이 1만 613호로 10.84%, 전남이 1만 399호로 10.63%를 차지했다.
  • 박수빈 서울시의원, ‘지방세기본법 개정안’ 21대 국회 폐기 수순 유감 표명

    박수빈 서울시의원, ‘지방세기본법 개정안’ 21대 국회 폐기 수순 유감 표명

    박수빈 서울시의원(강북4, 행정자치위원회,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지방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결국 제21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제대로 된 논의조차 없었던 결과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2월, 제322회 서울시의회 임시회에서 재산세 공동과세분 중 특별시분 재산세액 비율을 현행 50%에서 60%로 상향해 자치구 간 재정 불균형을 완화하자는 내용의 ‘지방세기본법 개정 촉구 건의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29일 제21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박 의원은 “21대 국회 임기 내에 개정안이 통과되기를 바랐지만, 법안이 계류된 상태에서 끝내 논의조차 되지 않아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제22대 국회에서는 지방세법 개정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져 서울시민 모두가 공평한 복지와 행정서비스를 누릴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하고, 다시 한번 차기 국회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앞으로 서울시의원으로서 여야가 합심해 ▲재정균형발전 특별위원회 구성·운영 ▲재정균형 관련 토론회 개최 ▲재산세 공동과세 제도개선 연구 ▲市 조례 개정 등 다각적인 의정활동을 통해 자치구 간 재정 불균형 해소와 서울시 재정균형발전을 단계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AI 저작물에 ‘워터마크’ 연내 의무화

    AI 저작물에 ‘워터마크’ 연내 의무화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가짜 뉴스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AI 저작물에 워터마크(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이미지) 표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잊힐 권리 등 개인의 디지털 권리도 강화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새로운 디지털 질서 정립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윤석열 대통령의 ‘뉴욕 구상’ 이후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디지털 권리장전’을 수립했다. 이번 추진계획은 AI가 촉발한 문명사적 대전환에 대응하는 디지털 구상을 정책으로 구현하는 차원에서 20대 정책과제로 구체화했다. 국민 관심사나 파급력이 큰 8가지는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가장 눈에 띄는 추진과제는 딥페이크를 활용한 가짜 뉴스 대응이다. 정부는 AI 저작물에 워터마크 표시를 의무화하는 등 가짜 뉴스 생성·유통·확산 전주기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워터마크란 본래 문서·사진 등에 저작자 등을 밝히기 위해 흐릿하게 삽입된 이미지로 AI 워터마크는 해당 저작물이 AI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이용자가 알 수 있도록 여러가지 방식으로 표시된다. 이를 의무화하려면 법 제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인공지능산업 육성 및 신뢰 확보법’(AI 기본법)은 이달 말 21대 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22대 국회에서 AI 기본법 논의를 진전시켜 연내에 AI 워터마크 표시 의무화 등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피싱·디지털 성범죄 등 민생 사이버 범죄를 줄이고자 ‘사기방지법’ 제정 및 ‘성폭력방지법’ 개정도 추진한다. 데이터·AI 보안, 네트워크 보안, 디지털 취약점 대응, 신산업 융합보안 등 4대 핵심 보안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를 지난해보다 22.5% 늘려 올해 1141억원을 투입한다.
  • [사설] 채 상병 특검, 공수처 수사가 먼저다

    [사설] 채 상병 특검, 공수처 수사가 먼저다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에서 단독으로 강행 처리한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채 상병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거부권 행사를 전제로 “윤 대통령이 범인임을 자백한 것”이라는 극언과 함께 “범행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반발했다. 정치 공세 차원의 언동이라 해도 도를 한참 넘은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야권에선 탄핵 추진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21대 국회 폐회를 앞두고 고준위방폐장법 등 시급히 처리해야 할 민생 과제가 산적한 마당에 정국이 특검 공방에 빠져 허우적댈 일인지 개탄스럽다. 대통령실은 어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유로 삼권분립 정신에 맞지 않고 공수처가 수사 중인 사안이며, 야당 주도의 특검 임명 등은 수사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대통령실 언급이 아니더라도 이 사건은 지금 공수처와 경찰이 한창 관련자 소환 조사 등을 통해 본격 수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어제만 해도 공수처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과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을 차례로 불러 외압 의혹을 조사했다. 우리 사법이 특검 제도를 둔 이유는 검찰과 경찰 등의 수사가 미진해 실체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해소하자는 뜻이다. 이런 취지를 감안하면 대통령실의 거부권 행사는 불가피하다고 하겠다. 민주당은 “야당과 국민을 향한 전쟁 선포”(박찬대 원내대표)라 주장하지만 근거 박약의 공세일 뿐이다. 공수처만 해도 민주당이 검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지난 정부 때 국민의힘을 배제하고 국회에서 법안을 강행 처리하며 만든 수사기관 아닌가. 이런 기관도 믿지 못해 수사 도중 특검을 실시한다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딱한 노릇은 범야권이 대규모 장외집회에 나서는 한편 28일 재의결 추진, 22대 국회 1호 법안 추진 등 공세를 이어 갈 태세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인공지능(AI)기본법,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일명 구하라법(민법 개정안),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특별법,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관련법 등 여야의 의견차도 별로 없는 민생경제 법안들까지 통째로 무산될 상황이다. 특검법이 모든 정국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지 않도록 일반 법안 처리와 분리할 필요가 있다. 공수처는 엄정·신속한 수사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 양곡법·전세사기법 밀어붙이는 巨野… K칩스법은 폐기 위기

    양곡법·전세사기법 밀어붙이는 巨野… K칩스법은 폐기 위기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8일 21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뿐 아니라 국민의힘이 거세게 반대하는 양곡관리법 등을 통과시키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여야 대치가 심화하는 가운데 이른바 ‘K칩스법’ 등 각종 경제·민생 법안이 폐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1일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쌀값 안정과 농가소득 보존이 시급한 상황에서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 없이 민주당이 내놓는 대책에 그저 반대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을 민주당이 단독 통과시킬 경우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전날 밝힌 데 대한 비판이다. 양곡법 개정안은 쌀값이 폭락하거나 폭락이 우려될 때 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매입하는 내용이다. 농안법 개정안은 농산물값이 기준 미만으로 하락하면 정부가 그 차액을 생산자에게 지급하는 ‘가격 보장제’다. 박 원내대표는 “농민들의 생계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장관은 민심에 아랑곳하지 않고 폭주하는 대통령 비위를 맞추는 데 열중하고 있다”며 “묻지 마 거부권 행사에 민생이 발목 잡히는 것을 더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세사기 피해자를 ‘선(先)구제, 후(後)회수’하겠다는 내용의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도 통과시킬 방침이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전날 대구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의 주택 현장을 방문해 특별법 추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여야 간 극한 대치로 미래산업 기반 마련 등을 위한 주요 경제·민생 법안은 뒷전으로 밀리는 형국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 21대 국회에 계류된 법안은 1만 6387건이다. 반도체·이차전지 등 시설투자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조세특례제한법(K칩스법) 연장,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를 완화하는 유통산업발전법 등이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원자력발전의 연료로 사용된 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저장시설을 짓기 위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 백지화된다. 민주당 검찰개혁 태스크포스(TF)는 이날 국회에서 1차 회의를 열고 22대 국회 개원 즉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검찰개혁 입법을 당론으로 신속 추진해 올해 국정감사 전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 거부권 vs 탄핵론, ‘채상병 특검’ 충돌

    거부권 vs 탄핵론, ‘채상병 특검’ 충돌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야권이 단독으로 처리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동시에 여야가 합의한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8일 본회의를 개최해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에 나서고, 법안이 폐기되면 22대 국회에서 1호 법안으로 재발의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이 열 번째 거부권을 행사하자 야권은 탄핵 가능성을 내비쳤다.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국무회의를 거쳐 순직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했다”면서 “채 상병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전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건 여섯 번째로, 법안 건수로는 열 번째다. 정 실장은 재의요구권 행사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여야의 합의가 없다는 점,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 특검 임명권이 야당에 있다는 점이다. 정 실장은 “지난 25년간 13회에 걸친 특검법들은 모두 예외 없이 여야 합의에 따라 처리해 왔다”며 “단순한 여야 협치의 문제가 아니다.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지키기 위한 국회의 헌법적 관행을 야당이 일방 처리한 이번 특검법안은 여야가 수십년간 지켜 온 소중한 헌법 관행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실장은 “특검은 수사가 미진하거나 공정성 또는 객관성이 의심되는 경우에 한해 보충적, 예외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제도”라며 “채 상병 순직 사건은 현재 경찰과 공수처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여야 합의로 공수처장 임명에 동의하면서 한쪽에서는 공수처를 무력화시키는 특검법을 고집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야당이 고발한 사건의 수사 검사를 야당이 고르겠다는 것은 입맛에 맞는 결론이 날 때까지 수사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구조에서 이 법안에 따른 수사 결과를 공정하다고 믿을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거듭되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따른 국민의 비판 여론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리로서도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다”며 “여야가 합의해 신임 공수처장 임명에 동의했는데 최소한 공수처 수사는 기다려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은 탄핵 가능성을 거론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요구 규탄 야당·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에서 “날도 더운데 속에서 열불이 난다. 윤석열 정권이 끝내 국민과 맞서는 길을 선택했다”며 “윤 대통령이 범인이라고 스스로 자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라. 국가의 힘으로 억울한 대학생 박종철씨를 불러다 고문해 죽여 놓고도 ‘탁 치니 억 하고 죽더라’고 했던 것을 기억한다”면서 “국민의 분노와 역사의 심판 앞에 윤석열 정권은 파도 앞 돛단배 같은 신세”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는 민주당을 포함해 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등 야 6당이 참가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밤 국회 본관 앞에서 당원들과 난상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야권은 25일에도 서울 도심 대규모 장외 집회를 함께 개최하는 등 범야권 공동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22~23일 개최되는 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선 규탄 성명을 채택할 계획이다. 김용민 정책수석부대표는 “최근 한 여론조사(ARS 방식)에 따르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윤 대통령의 탄핵 필요성에 대해 응답자의 62.1%가 ‘탄핵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재표결의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296명)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2 이상인데 국민의힘에서 17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특검법이 재의결된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17표까지 이탈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안철수·김웅 의원에 이어 낙선한 유의동 의원이 ‘찬성’ 표결 입장을 추가로 밝혔다. 민주당은 특검법이 재표결에서 부결될 경우에는 22대 국회 개원 직후 1호 법안으로 특검법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22대 국회에서) 국민과 함께 채 상병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며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정치’를 옹호하고 나섰지만 국민 여론이 특검법 찬성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정치적 부담은 불가피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소야대 상황에서 야당이 일방 독주하고 입법 권한을 남용해 행정부 권한을 침해할 경우 최소한의 방어권이 재의요구권”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거부권이) 권력분립의 기반하에 견제와 균형을 위한 수단인 것”이라고 밝혔다.
  • 적폐 드러난 선관위… 정기 감사받고, 채용 외부심사 의무화해야[복마전 선관위]

    적폐 드러난 선관위… 정기 감사받고, 채용 외부심사 의무화해야[복마전 선관위]

    ‘아빠 찬스’(자녀 특혜 채용)와 ‘방만 운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선거관리위원회가 쇄신할 수 있을까. 선관위는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뿐 아니라 대한체육회장 선거나 공공단체, 농협·축협 등이 맡기는 의무·위탁 선거를 수행하고 있다. 내년부터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까지 맡는 등 업무가 광범위해지고 역할은 더 커진다. 적폐가 분출된 지금이 선관위를 뜯어고칠 적기라는 지적이 많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감시 사각지대에 놓였던 중앙 및 지방 선관위가 저지른 비리와 꼼수는 상상 이상이었다. 초고속 승진과 고위직 나눠 먹기가 만연했고, 가장 악질적인 불공정 행태인 ‘채용 비리’가 헌법기관인 선관위에서 버젓이 벌어졌다. 중대한 선거가 다가오면 직원들은 휴직원을 내기 바빴고 해외출장은 해외관광으로 변질됐다. 선관위 고위직들이 자기 자녀를 선관위로 내리꽂은 이유는 차고 넘쳤다. 독립기구라는 특성 때문에 외부 통제에선 비켜나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21일 “권력이 센 국회와 지방자치단체장들조차 무서워하는 게 선관위”라며 “언제든 감시받는 조직이라면 특혜 채용와 같은 비리가 쉽게 발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선관위는 특혜 채용에 한정해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면서 헌법재판소에 ‘감사원의 감사 대상인지 검토해 달라’는 취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권한과 관련해선 21대 국회에서도 법안 3건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된 공론화 없이 폐기를 앞두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선관위를 감사 대상으로 포함하거나 선관위에 내부 정기감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중앙선관위 내부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되살려야 ‘자정’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합의제 기구인 선관위는 위원 9명을 주축으로 공직선거 전반과 정당 및 정치자금 사무 등을 모두 관리한다. 그러나 상근하는 상임위원이 1명뿐이고 대법관이 통상 호선 절차를 밟아 맡는 위원장도 비상근으로 선관위 업무 전문성을 살리기 어려운 구조다. 한 선관위 5급 직원은 “중요 안건을 상임위원이 혼자 전결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위원 임용 전 당적 제한 규정이 없어 중립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기도 쉽다. 법관·헌법재판관과는 달리 ‘오늘은 정당인, 내일은 선관위원’이 가능한 셈이다. 장 교수는 “상임위원을 최소 3명으로 늘려 견제와 균형 기능을 강화하고, 선관위원 임용 조건 및 기한에 일정한 제한을 두고 객관성을 갖춰야 한다”고 짚었다. 채용 공정성을 되살리는 일도 시급하다. 선관위는 “중앙에서 경력채용을 관리하고 시험위원을 전원 외부 인사로 채우겠다”고 밝혔지만 신뢰 회복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선관위 관계자들은 “상호 업무에 배타적이라 인사 비리가 발생해도 알기 어렵다”거나 “내부 카르텔이 견고해 투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과도하고 불합리한 규제 중심의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관위의 몸값만 높여 주고 있다. 선거법은 온통 ‘~을 해선 안 된다’는 금지조항 일색이다. 선거운동의 모든 과정을 일일이 선관위에 보고하고 허락을 맡아야 하니 선관위의 ‘완장’이 갈수록 강력해지는 것이다. 송진미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법이 모호하면 선관위의 유권해석 권한이 커진다”고 말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정치학과 교수는 “선거위원회만을 운영하는 영국 등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 선거관리 기구는 행정 영역인 선거 과정까지 모두 담당해 비대화가 심각하다”면서 “복잡한 선거법을 단순화하고 선관위 권한을 축소해 컨트롤타워 역할만 하는 위원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경기도, 폐비닐·농약 용기 등 영농폐기물 5860t 수거···도민 2654명 참여

    경기도, 폐비닐·농약 용기 등 영농폐기물 5860t 수거···도민 2654명 참여

    경기도가 지난 2월 20일부터 4월 30일까지 영농폐기물 5860t을 수거했다. 21일 도에 따르면 집중 수거 기간 걷힌 영농폐기물은 농촌 폐비닐 5524t, 농약 용기 68t, 기타 268t 등이다. 주민자치회 등 모두 2654명이 참여했다. 도는 농촌 환경보호 및 농촌폐기물의 재활용을 통한 지속 가능한 농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매년 상·하반기로 나눠 영농폐기물 집중 수거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수거 보상 제도를 통해 폐비닐의 경우 이물질 함유량에 따라 1kg당 80~160원, 농약 용기는 병류 개당 100원, 봉지류는 개당 80원을 지급한다. 수거된 폐비닐, 농약 용기 등은 마을별 공동집하장에서 한국환경공단 수거사업소로 옮겨진 뒤 폐비닐은 재생 원료로 재활용하고 농약 용기는 재활용하거나 소각 처리됐다. 서진석 자원순환과장은 “도민과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로 높은 수거량을 달성할 수 있었다”라며 “지속적인 영농폐기물 수거로 농촌 환경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尹, 채 상병 특검법에 열번째 거부권 “헌법 관행 파괴”···野, 탄핵 가능성 꺼내

    尹, 채 상병 특검법에 열번째 거부권 “헌법 관행 파괴”···野, 탄핵 가능성 꺼내

    여야 합의 없고·수사 진행중이고·특검 임명권이 야당에 있는 점 이유로 들어오동운 공수처장 임명안도 재가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야권이 단독으로 처리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은 동시에 여야가 합의한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의 임명안을 재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본회의를 개최해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에 나서고, 법안이 폐기되면 22대 국회에서 1호 법안으로 재발의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이 열 번째 거부권을 행사하자 야권은 탄핵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국무회의를 거쳐 순직 해병대 특검법에 대해 국회에 재의를 요구했다”며 “고 최 상병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오전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건 여섯 번째로, 법안 건수로는 열 번째다. 정 실장은 재의요구권 행사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여야의 합의가 없다는 점,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 특검 임명권이 야당에 있는 점이다. 정 실장은 “지난 25년간 13회에 걸친 특검법들은 모두 예외 없이 여야 합의에 따라 처리해 왔다”며 “단순히 여야 협치의 문제가 아니다.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을 지키기 위한 국회의 헌법적 관행을 야당이 일방 처리한 이번 특검법안은 여야가 수십년간 지켜온 소중한 헌법 관행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 실장은 “특검은 수사가 미진하거나 공정성 또는 객관성이 의심되는 경우에 한해 보충적, 예외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제도”라며 “채 상병 순직 사건은 현재 경찰과 공수처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여야 합의로 공수처장 임명에 동의하면서 한쪽에서는 공수처를 무력화시키는 특검법을 고집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야당이 고발한 사건의 수사 검사를 야당이 고르겠다는 것은 입맛에 맞는 결론이 날 때까지 수사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구조에서 이 법안에 따른 수사 결과를 공정하다고 믿을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거듭되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따른 국민의 비판 여론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리로서도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다”며 “여야가 합의해 신임 공수처장 임명에 동의했는데, 최소한 공수처 수사는 기다려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재명 “윤 대통령 범인이라고 자백”국민의힘 안철수·김웅·유의동 ‘찬성’ 의사 민주당은 탄핵 가능성을 거론하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요구 규탄 야당·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에서 “날도 더운 데 속에서 열불도 난다. 윤석열 정권이 끝내 국민과 맞서는 길을 선택했다”며 “윤 대통령이 범인이라고 스스로 자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역사의 교훈을 잊지 말라. 국가의 힘으로 억울한 대학생 박종철 씨를 불러다 고문해서 죽여놓고도 ‘탁 치니 억 하고 죽더라’고 했던 것을 기억한다”면서 “국민의 분노와 역사의 심판 앞에 윤 정권은 파도 앞 돛단배 같은 신세”라고 경고했다.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외에도 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등 야 6당이 참석했다. 야권은 25일에도 서울 도심 대규모 장외 집회를 함께 개최하는 등 범야권 공동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22~23일 개최되는 민주당 당선인 워크숍에서 규탄 성명을 채택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김용민 정책수석부대표는 “최근 한 여론조사(ARS 방식)에 따르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윤 대통령의 탄핵 필요성에 대해 응답자 62.1%가 ‘탄핵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했다. 재표결의 가결 요건은 재적 의원(296명)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인데, 국민의힘에서 17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특검법이 재의결된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17표까지 이탈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안철수·김웅 의원에 이어 낙선한 유의동 의원이 ‘찬성’ 표결 입장을 추가로 밝혔다. 민주당은 특검법이 재표결에서 부결될 경우에는 22대 국회 개원 직후 1호 법안으로 특검법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에 “(22대 국회에서) 국민과 함께 채 상병 특검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며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정치’를 옹호하고 나섰지만 국민 여론이 특검법 찬성에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정치적 부담은 불가피하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대북송금 특검법, 대통령 측근 비리 의혹 특검법 등 여야 합의 없는 특검은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거부당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거부권이) 권력분립의 기반하에 견제와 균형을 위한 수단인 것”이라고 밝혔다.
  •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회, 더 많은 도민 혜택 위한 현실적인 입법활동 추진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회, 더 많은 도민 혜택 위한 현실적인 입법활동 추진

    제12대 경북도의회 농수산위원회(위원장 남영숙)가 현실적이고 세심한 입법 활동을 펼쳐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농어업 애로사항과 관광 산업 발전 등 농어업인 생활 향상 전반에 관한 적극적 조례 제정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박창욱 의원(봉화)은 자연재해로 피해를 본 농가에 대한 지원을 종합적으로 규정한 ‘경북도 재해피해농가 지원에 관한 조례’를 대표로 발의했다. 이 조례는 재해피해농가에 대한 지원을 조례로 규정한 전국 최초 사례로 기존 피해복구 지원 사업 등에 더해 농가에 대한 더욱 든든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경북도는 지난 10년간(2013년~2022년) 자연재해로 전국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지역으로, 지난해에는 냉해, 우박, 호우, 태풍에 따른 피해로 3만 1787ha가 피해를 보았으며, 피해복구 지원 예산으로 도비 168억원을 비롯한 총 1233억원을 집행했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냉해, 집중호우, 우박 등의 자연재해가 늘어나고 있고, 피해를 본 저품위 농산물은 긴급한 처리를 통해 피해규모를 조금이나마 줄여야 하지만, 영세농가에서 자체적으로 유통하기 어려워 다수가 폐기되고 있어서 피해 규모는 점점 커지는 데 반해 재해피해 농가에 대한 지원은 아직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경북도에서는 매년 5월과 11월 두 차례 농업재해대책을 수립해 농업재해대책상황실을 4개팀으로 구성 운영해 관계기관과 긴밀한 공조체계를 구축하고 재해발생 시 신속한 복구계획 수립 및 복구비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번 조례로 더욱 촘촘한 재해피해농가 지원계획 수립과 시행을 기대하고 있다. 최덕규 의원(경주2)이 대표발의한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는 2024년 8월 준공 예정인 ‘포항 영일만항 국제여객터미널의 확장 준공’에 앞서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크루즈산업의 체계적 육성을 통해 국제 크루즈 모항과 국내·외 관광객 유치 및 연관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올해 포항 영일만항의 국제여객터미널 확장 준공 등 기반시설이 확충되면 매년 4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경주시와 매년 수천만명이 찾는 일본 최대의 관광지인 교토시를 뱃길로 연결하는 ‘한·일 천년고도 경주~교토간 뱃길연결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어 한해 수천만 명의 관광객 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경북도는 포항시와 함께 영일만항 크루즈 유치사업 지원의 하나로 크루즈 용선비 지원과 크루즈 임시터미널 조성 등 국제크루즈 모항 유치를 통해 경북도의 내륙 관광명소와 크루즈 관광 프로그램을 연계함으로써 국내·외의 많은 관광객을 새롭게 유치할 수 있어 경북도의 관광산업과 지역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 12월에는 저출생극복을 위한 사업의 하나로 道가 추진 중인 ‘미혼남녀 만남 주선 패키지 사업’과 연계하여 5박 6일 일정으로 ‘크루즈 해양관광’을 제공할 계획으로 도내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노성환 의원(고령)이 대표발의 한 ‘경북도 가업승계 농업인 육성 지원 조례 전부개정조례’는 기존에 농업인과 어업인으로 분리되어 있던 유사 조례를 통합해 전부개정하고, ‘경북도 가업승계농어업인 지원에 관한 조례’로 제명을 변경했다. 또한 청년연령기준 상향 및 정년연장 등의 사회적 추세를 반영해, 기존 만 50세로 제한되어 있던 가업승계농어업인에 대한 연령기준을 삭제했다.기존 경북도 조례는 가업승계농어업인 기준을 만 50세 이하로 제한하고 있고, 경북도의 승계농어업인 지원사업 대상기준도 ‘만 50세 미만으로 3년 이상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자’로 규정하고 있어서, 그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대략 45세에는 농어업을 시작해야 하므로 승계농어업인 지원사업에서 중장년층이 배제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었다. 한편, 2022년 기준 농업경영주 평균연령은 68세이며, 귀농인 평균연령도 55세에 달했으며 65세 이상 농가 비율도 47%에 달할 정도이다.또한 평생직장의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고용 안정성이 낮아짐에 따라, 중장년층의 귀농귀어가 잇따르고 있으며, 은퇴 이후에도 가업을 승계해 농어업에 종사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 연령제한 규정을 정비한 이번 조례의 취지대로 농어촌 인구 유입 요인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남영숙 농수산위원장은 “제12대 도의회 농수산위원회는 우리 농어업인에게 꼭 필요한 의정활동을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농수산위원장으로서 소속 의원들의 적극적인 의정활동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앞으로도 농어업인의 권익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 천안·아산·당진 과수화상병 잇따라…발생 많았던 4년전 기상 조건과 비슷

    천안·아산·당진 과수화상병 잇따라…발생 많았던 4년전 기상 조건과 비슷

    긴급방제 등 차단 대응 “병원균 확산 환경” 1~4월 평년보다 기온 높고 강우량 많아 -자가 예찰·신속 신고 당부 과수 화상병이 충청권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과수 생육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는 과수 화상병 발생이 많았던 2020년 기상 조건과도 유사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충남농업기술원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충남 천안 배 과수원(0.5㏊)과 충북 충주 사과 과수원 1곳(0.4㏊)에서 올해 첫 과수 화상병 발생이 확인돼 긴급 방제를 진행했다. 과수 화상병은 발생 초기 반점이 잎 가장자리에서 잎맥을 따라 번지다가 흑색으로 변해 말라 죽고, 전염성이 강하지만 예방약과 치료제가 없어 병에 걸린 나무는 모두 폐기해야 한다. 화상병 발생농장은 20일 기준 충남 아산·당진, 충북 음성, 경기 화성·양평 등 10개 시·군에서 24곳으로 늘었다. 전체 21.2㏊ 규모다.충남에서는 천안 배 농장에 이어 아산 배 과수원(4.6㏊)과 당진 사과 과수원(0.16㏊)에서 잇따라 화상병 발생이 확인됐다. 이들 농가는 예찰 기간 의심 나무가 관찰돼 정밀진단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확진된 농가 2곳을 대상으로 감염 나무 제거 등 매몰 작업 중이며, 확산을 막기 위해 주변 100m 내 과수 농가에 생석회 보급과 정밀예찰 등 긴급조치 중이다. 충남에서는 지난 2015년 과수 화상병이 국내에 첫 발병 후 지난해 170개 농가, 83.7ha 피해로 해마다 규모가 증가 추세다. 올해는 1월부터 4월 20일까지 평년보다 기온은 2℃ 높고 강수량은 91.5㎜ 많아 과수 화상병 발생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이 충남농업기술원의 설명이다. 이는 국내 과수 화상병이 많았던 지난 2020년 기상 조건과 유사하다. 충남농업기술원 관계자는 “확산세를 막기 위해 이상증세가 있을 시 농가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정부, 채상병특검법 재의요구안 의결…尹대통령 거부권 수순

    정부, 채상병특검법 재의요구안 의결…尹대통령 거부권 수순

    정부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한 총리는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행정부는 입법부의 입법 권한을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이번 특검법안은 의결 과정이나 특별 검사의 추천 방식 등 내용적인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정 운영에 책임이 있는 정부로서 국회의 입법권이 우리 헌법이 정하는 기본 원칙에 반한다면 헌법이 부여하는 권한 내에서 의견을 개진할 책무가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특별검사는 헌법상 행정부의 권한인 수사권과 소추권을 입법부의 의사에 따라 특별 검사에 부여하는 제도라는 점에서 우리 헌정사에서 항상 여야 합의나 정부의 수용을 전제로 도입돼왔다”며 “그러나 이번 특검 법안은 절차적으로 야당 단독으로 강행 처리했고, 내용상으로 특별 검사 후보 추천권을 야당에 독점적으로 부여함으로써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하고 헌법상 삼권 분립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검찰의 추가 수사가 개시되기도 전에 특별 검사를 도입해 특별 검사 제도의 보충성·예외성 원칙에도 어긋난다”며 “수사 대상을 고발한 야당이 수사 기관·대상·범위를 스스로 정하도록 규정한 대목도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수사와 재판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현행 사법 시스템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편향적으로 임명된 특별 검사가 실시간으로 언론 브리핑을 할 수 있다는 점과 수사 대상에 비해 과도한 수사 인력이 편성되는 등 여러 측면에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고 역설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채 해병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는 일에 결코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채상병 특검법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국회를 통과해 7일 정부로 이송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의결된 재의요구안을 재가하면 채상병 특검법은 국회로 돌아가 재의결 절차를 밟게 된다.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시한은 22일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를 지켜본다고 밝혔고, 그동안 유관 부처의 검토 의견과 여론을 수렴했다. 현재로서는 윤 대통령이 이르면 이날 중 재의요구안을 재가하는 방안이 유력한 상황이다. 국민의힘도 전날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28일 본회의에서 재의결하고 부결돼 21대 국회에서 폐기되더라도 22대 국회 개원 즉시 1호 법안으로 재추진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12명의 당선인을 배출한 조국혁신당 역시 전날 채상병특검법 수용을 촉구한 바 있다.
  • [열린세상] 여야 협치,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처럼

    [열린세상] 여야 협치,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처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여소야대 정국이 지속되게 됐다. 우리 앞에 산적한 저출산, 연금과 노동개혁의 과제는 여야 협치 없이는 해결 불가능하다. 여야 모두 당면 과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겠지만 아직 합의된 정책은 없다. 안타깝게도 정쟁만 있다. 여야 협치의 대표적 사례로 영국 보수당이 노동당 정책을 수용한 버츠컬리즘과 반대로 노동당이 보수당 정책을 계승한 블레처리즘이 꼽힌다. 제2차 세계대전 ‘전후 합의’로 불리는 버츠컬리즘은 처칠 정부(1951~1955년)와 애틀리 정부(1945~1951년)에서 각각 재무장관을 지낸 래브 버틀러와 휴 게이츠컬에서 비롯됐다. 처칠 정부는 노동당 애틀리 정부의 복지국가와 국가계획경제 정책을 수용했다. 이런 배경에는 사회 안정과 사회 서비스를 강조하는 복지국가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공산주의 확산 방지를 위한 전후 정치경제적 상황이 있었다. 탄광, 가스, 철강, 전기, 통신 산업의 국유화는 물론 무상의료와 무상교육 등 포괄적 복지정책이 도입됐다. 모든 국민이 무료로 보건의료 서비스를 받는 국가보건서비스(NHS)법도 1948년 제정됐다. 포괄적 복지정책의 한계는 전후 10여년간의 경제 호황기를 지난 1960년대부터 표면화됐다. 재정지출이 더이상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 과도한 복지비용, 고물가와 고임금 해소를 위한 사회경제 개혁에 노력을 쏟았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으로 번번이 좌절했다. 심지어 노동조합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정부는 노동당이든 보수당이든 다음 선거에서 패배했다. 이 과정에서 고복지·고비용·저효율, 그리고 근로의욕 상실을 뜻하는 영국병은 심화됐다. 급기야 1976년 노동당 정부는 공적 지출 삭감을 조건으로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 지원까지 받았다. 버츠컬리즘은 1979년 보수당 대처 정부의 등장으로 막을 내렸다. 대처 정부는 포괄적 복지를 정부·사회·개인의 특성에 부합한 선택적 복지정책으로 전환해 시장경제에 대한 정부 개입 축소, 전후 국영화된 기업들의 민영화, 그리고 유연한 노동시장 정책을 폈다. 18년 동안의 노력으로 영국병은 치유되기 시작했다. 1997년 집권한 노동당의 블레어 정부는 대처리즘의 폐기보다는 계승·보완하는 실용주의적 노선을 채택했다. 과거 노동당의 포괄적 복지정책으로 회귀하지 않고 ‘일하는 복지’ 정책을 추진했다. 블레처리즘은 영국 총리였던 토니 블레어와 마거릿 대처의 이름을 합성한 데서 유래했다. 버츠컬리즘과 블레처리즘은 여야 합의로 그 시대의 당면 과제를 해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차이점도 명백하다. 정책의 지속가능성 여부다. 우리나라는 초저출산·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세금을 지불할 청년인구는 감소한 반면 의료서비스와 연금을 받는 고령인구는 증가해 왔다. 미래세대에 더 많은 세금 부담과 더 적은 사회보장 혜택이 주어지는 세대 간 불평등이 우려된다. “젊은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더 잘살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한다. 지속가능한 정책을 통한 세대 간 공정성 확보가 절실한 이유다. 또한 당장 생활고를 겪고 있는 빈곤 노인, 영세 자영업자, 취약계층 지원 방안 역시 마련해야 한다. 현재의 생활고로 인해 미래를 꿈꾸기조차 힘든 (특히 청년) 취약계층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미래세대에 경제적 부담을 넘기지 않으면서 빈곤·취약계층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하기에 여야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국내외 경제 환경과 재정 상태가 녹록하지 않다. 영국의 역사적 경험을 참조해 협치 방향을 설정하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치가 절실하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 서울 1000명 이상 축제 땐 ‘일회용품 금지’

    서울 1000명 이상 축제 땐 ‘일회용품 금지’

    오는 9월부터 서울시가 주최하는 1000명 이상 운집 축제에 일회용품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시는 장례식장에서도 일회용품이 아닌 다회용기 사용을 늘릴 계획이다. 시는 20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플라스틱 프리 서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회용품 줄이기에 적극 나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9월부터는 민간이 주최하는 행사를 제외하고 참여 예상인원 1000명 이상 되는 서울시 행사에서는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대부분의 시 행사가 여기에 포함된다. 행사 계획을 수립할 때 폐기물 감량 계획도 의무적으로 포함해야 한다. 이를 위해 9월 제도 시행에 앞서 행사 폐기물 감량 가이드라인도 만들어 배포할 예정이다. 일회용기 사용이 많은 장례식장과 스포츠 경기장의 다회용기 사용도 확대한다. 지난해 7월부터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는 서울의료원에 이어 올 상반기에는 시립동부병원이 다회용기 사용에 동참한다. 하반기에는 민간 병원인 삼성서울병원도 시와 협의를 거쳐 장례식장에 다회용기를 도입한다. 시는 지난 4월부터 잠실야구장에서도 식음료 업체 38곳에 다회용기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시는 이를 통해 이들 시설의 연간 폐기물 발생량을 약 8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민 시 자원회수시설추진단장은 “2022년 ‘제로웨이스트 서울’ 선언 후 지난 2년 동안 약 378t 규모의 일회용 플라스틱 2185만개를 줄여 약 1039t의 온실가스 저감 성과를 냈다”면서 “일상에서 시정 전반에까지 일회용품 줄이기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친러 여당 vs 친유럽 대통령… “조지아, 제2 우크라 되나” 우려

    친러 여당 vs 친유럽 대통령… “조지아, 제2 우크라 되나” 우려

    조지아의 집권당이 통과시킨 러시아식 언론·시민단체(NGO) 통제법(러시아법)을 두고 대규모 반대 시위가 벌어지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러시아와 밀착한 전 총리가 실세인 여당과, 야당·시민사회를 등에 업고 유럽연합(EU) 편으로 향하는 ‘친서방 대통령’ 간 불편한 동거가 러시아법을 기폭제로 충돌한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조지아가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은 살로메 주라비슈빌리(72) 조지아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법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러시아법은 그 본질과 정신이 비민주적이어서 폐기돼야 한다”며 “유럽으로 가려는 우리의 길에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법으로 통칭한 이 법은 ‘외국 대리인법’으로, 전체 예산 가운데 20% 이상을 외국에서 지원받는 언론과 NGO를 ‘외국 세력을 위해 일하는 기관’으로 간주해 ‘외국 대리인’으로 등록하게 하고 이를 어기면 벌금을 매기는 것이 골자다. 다수당인 조지아의꿈은 지난 14일 이 법을 밀어붙여 가결시켰다. 2022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600달러(약 894만원) 정도인 조지아에서는 외국에서 보조금이나 기획취재 자금 등을 지원받아 운영되는 언론사와 NGO가 다수다. 이들 기관은 대부분 서구식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를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BBC방송은 현지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친러 정권이 2012년 러시아가 제정한 법률을 그대로 베껴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인사나 단체를 탄압하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집권당의 ‘러시아 따라하기’ 행보에 제동을 건 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은 조지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태어나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2003년 친서방 성향 미하일 사카슈빌리 당시 조지아 대통령의 권유로 조지아 국적을 취득해 외무장관에 올랐다. 2018년에는 프랑스 국적을 포기하고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조지아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됐다. 당시 이미지 변신을 꾀하려던 조지아의꿈이 적극적으로 밀어준 덕분이다. 조지아는 여러 면에서 우크라이나와 판박이다. 러시아계가 다수인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가 독립을 선언하자 2008년 러시아군이 ‘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이 지역에 들어와 지금까지 주둔하고 있다. 2012년 조지아의꿈이 정당으로 등장한 것도 이런 상황이 바탕이 됐다. 이 정당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이는 억만장자 출신 비지나 이바니슈빌리(68) 전 총리로, 그의 사업 상당수가 러시아와 관련이 있다.주라비슈빌리 대통령이 러시아법에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조지아의꿈은 의회 의석 150석 중 90석을 장악해 언제고 재입법이 가능하다. 이 경우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EU 가입을 원하는 시민들이 더욱 강하게 반발할 수도 있다. BBC방송은 “조지아를 보며 우크라이나 사태와 데자뷔를 느낀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면서 “다수당이 서구식 민주주의 길에서 벗어나고, 시민들이 이에 반발해 시위가 커지면 러시아가 이 틈을 노려 군을 투입하는 시나리오가 떠오른다”고 전했다. 실제로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로 친러 세력과 친서방 세력 간 갈등이 극에 달했던 상황을 틈타 크림반도를 침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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