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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윤회 문건 중간 수사결과] “박지만에게 기업인 비리 첩보 등 꾸준히 전달”

    [정윤회 문건 중간 수사결과] “박지만에게 기업인 비리 첩보 등 꾸준히 전달”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이 박지만 EG 회장에게 비공식 보고를 꾸준히 해 온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조 전 비서관 등이 박 회장 주변 동향뿐만 아니라 기업인 비리 첩보를 담은 문건까지 박 회장에게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다. 5일 검찰에 따르면 박 경정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근무하던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대통령기록물 문건 17건을 박 회장 측근인 전모씨를 통해 박 회장에게 건넸다. 모두 직속상관이던 조 전 비서관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대부분 작성되자마자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른바 ‘정윤회 문건’도 지난해 1월 6일 작성 당일 전달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전달된 문건 가운데 ‘VIP 방중 관련 현지 인사 특이 동향 보고’에는 중국 현지 유력 인사 S씨의 집안 내력 및 중국 내 영향력 관련 내용과 함께 “S씨가 국내 기업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인척을 소개받아 대기업 M&A(인수·합병) 투자금을 모으려 한다”는 첩보가 담겼다. 다른 동향 문건에는 “K씨가 박지만, 정윤회 등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정윤회를 만나려면 현금으로 7억원 정도를 들고 가야 한다’고 했다”는 풍문이 담겼다. 여기에는 “정윤회가 박 회장을 수시로 욕하며 ‘2014년 초 비서실장을 물러나게끔 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대통령 또는 친·인척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공직자나 변호사에 대한 동향 보고나 200억원대 주식 횡령 피의자와 대통령 인척의 유착 의혹 문건도 전달됐다. 전북 지역 군부대 이전 사업과 관련해 대통령 인척이 유착됐다는 유언비어 및 청와대 조치 결과가 담긴 문건도 건네졌다. ‘EG 대주주(박지만) 주식 일부 매각에 따른 예상 동향’처럼 박 회장 사업에 대해 청와대가 파악한 정보가 역으로 흘러들어 가기도 했다. ‘최근 파견 경찰관 인사 관련 언론 동향’ 등 민정수석실 명의로 생산된 대통령기록물도 전달됐다. 대통령이나 박 회장과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는 기업인 비리 의혹 문건도 전달됐다. 유전개발업체 K사와 폐기물처리업체 I사 사주 등이 기업형 비리에 연루됐다는 첩보를 비롯해 공천 알선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의혹이 있다는 내용 등의 문건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내일의 거장… 불안의 치유

    내일의 거장… 불안의 치유

    부조리하고 불편한, 그리고 기이한 세상에서 젊은 작가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무슨 고민을 하며, 이를 어떤 방식으로 표현해 낼까.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전’, 금호미술관의 ‘영아티스트 2014’전,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후보작가전’ 등은 이런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는 전시회들이다. 엄격한 심사과정과 공모를 통해 선정된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 미술계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실험정신과 독창성이 돋보이는 신진작가 8명의 작품을 소개하는 ‘젊은 모색 2014’전을 열고 있다. 1981년 덕수궁미술관에서 ‘청년 작가’전으로 시작해 1990년부터 현재의 ‘젊은 모색’전으로 이름을 바꿔 2년마다 열리는 전시회다. 18회째를 맞아 회화, 한국화,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각 분야에서 8명이 최종 선정됐다. 미술관 측은 “20∼30대인 참여작가들은 회화,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여러 분야 작품에서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현실을 적절히 혼용해 우회적으로 현대사회 또는 일상, 인간의 존재론적 물음을 던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권용주는 싸구려 건축자재, 공사 폐기물 등 버려진 오브제를 이용해 하나의 거대한 인공폭포를 중앙홀에 설치했다. 김도희는 어린아이의 오줌 얼룩이 쌓인 장지를 이용해 우리 사회의 무능력과 무기력을 깨닫게 한다. 김웅용은 영화매체를 구성하는 오디오, 영상, 시간 등의 요소를 뒤섞어 인간의 이중성을 심리학적으로 접근했다. 김하영은 현대 과학기술이 현대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에 주목한다. 노상호는 리어카를 개조해 만든 ‘메르헨 마차’를 거리에 끌고나가 일상에서 이야기와 이미지를 수집했다. 구전으로 받은 이야기를 다시 먹지 드로잉, 페인팅, 퍼포먼스 등의 매체로 확장한다. 오민은 개인의 감정이 배제된 채 불편한 균형을 주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 작업을 통해 사회의 파워게임, 폭력, 통제를 다룬다. 윤향로는 현대를 살아가는 세대의 삶의 태도와 방식을 대변하는 대중문화에서 따온 이미지들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조송은 일상에서 만나는 이미지들을 이용해 인물과 사회에 만연한 이기심, 욕망, 질투, 상대적 우월감으로 얼룩진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 보인다. 전시는 3월29일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고자 2004년 시작된 금호미술관의 영아티스트 프로그램은 곽이브, 장종완, 황지윤 등 4명의 젊은 작가들을 각각의 개인전 형식으로 소개한다. 도시공간에 대한 진지한 관찰과 탐구를 바탕으로 한 곽이브의 설치작품,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작가의 독특한 사유를 조각으로 표현한 백승현의 설치작품, 자본과 권력의 뒤틀린 유토피아에 대한 은유적 표현을 담은 장종완의 페인팅과 영상작품, 동서양의 풍경화를 재해석한 황지윤의 페인팅작업이 전관에서 펼쳐진다. 전시는 25일까지. 2000년 에르메스 재단이 한국의 역량있고 창의적인 젊은작가 지원을 위해 제정한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의 15회 후보 작가 전시회에는 ‘슬기와 민’(최슬기+최성민), 여다함, 장민승 등 3팀이 최종 선정됐다. 그래픽 디자이너인 슬기와 민은 오늘날 예술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테크니컬 드로잉’ 으로 표현했다. 기술적 용도로 쓰이는 이미지의 세부를 흐릿하고 거대하게 확대한 프린트 작업으로 ‘무차원 세계의 원근법 회화’를 그들의 방식으로 시도했다. 조소를 전공한 뒤 음악 코디네이터, 가구디자이너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장민승은 ‘보이스리스’라는 제목으로 영상, 설치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접한 뒤에 느낀 무기력과 우울증에 대한 자기 치유적 과정으로 작업을 했다”고 소개했다. 여다함은 쓰레기통에 버려진 포장재 등 각각 다른 계기로 수집한 사물들을 한데 엮어 재구성한 실험작으로 현대사회에서 소비욕과 실존의 의미, 시대가 옳다고 믿는 진리의 오류 가능성 등을 이야기한다. 강남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리는 후보 작가 전시회는 2월15일까지. 시상식은 같은 달 13일 열린다. 광주시립미술관 서울갤러리(GMA)에서 열리는 ‘광주 영아티스트전’에는 백상옥(조각), 이조흠(영상, 뉴미디어), 이인성, 설박, 노여운(이상 회화), 윤종호(조각) 등 30대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전시는 2월 22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환경오염 고위험 시설, 환경책임보험 가입 의무

    2016년부터 환경오염 위험성이 높은 시설은 환경책임보험 가입이 의무화된다. 환경 피해 인과관계 입증을 위한 정보청구권이 신설되는 등 피해자 보호가 강화된다. 환경부는 31일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을 공포한다고 30일 밝혔다. 피해구제법에 따르면 환경오염 위험시설은 환경책임보험에 가입해 피해자가 신속하게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동차책임보험과 같은 효과로 사고 기업도 도산 위험 없이 지속적으로 경영이 가능하다. 의무가입 대상은 특정 대기·수질 배출시설과 지정폐기물 처리시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토양오염관리대상시설·해양시설 등이다. 다만 원인자 불명 등으로 보험을 통한 피해배상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국가가 피해자에게 구제급여를 지급하도록 하는 등 피해구제의 사각지대를 해소했다. 화재·폭발 등과 달리 오염물질이 장기간 누적돼 발생하는 만성적 피해에 대해서도 피해 입증이 쉽도록 인과관계 추정을 규정했다. 배상청구권 및 구상을 위해 기업에 정보를 요청하는 청구권과 열람권도 부여된다. 환경부는 산업계와 학계 등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통해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환경책임보험 상품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법은 공포 1년 후(환경책임보험은 공포 1년 6개월 후) 시행된다. 피해구제법은 2012년 9월 발생한 구미 불산 사고를 계기로 제정됐다. 당시 피해복구에 정부가 380억원을 투입했지만 사고 업체가 정상화되지 못하면서 구상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단두대’ 오른 경제규제 114건 대폭 손질

    “창의적 아이디어에 기반한 숙박·음식점업에 대한 벤처기업 인증 허용 및 창업자금 지원대상 확대”(내년 2월 및 6월 관련 시행령 등 개정 예정), “벤처기업의 정부 연구개발(R&D) 참여 시 부채비율 관련 요건 완화”(내년 1, 2월 관리규정 및 운영요령 개정 예정), “경제자유구역 내 공장을 설립할 경우 면적에 관계없이 환경영향평가 면제”(내년 3월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 개정 예정) 국무조정실이 대한상의, 중소기업중앙회 등 8개 경제단체로부터 지난달 접수한153건의 규제개선 과제 가운데 수용을 결정한 114건 중 일부다.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28일 8개 경제단체 부단체장들과 관계부처 차관 등이 참여한 ‘규제기요틴 민관합동 회의’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고 “법령개정 등 후속 절차를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수용한 규제 개선 내용에는 하루만 연체해도 1개월분의 연체금을 부과하던 4대 보험료 연체금 산정방식을 1일 단위로 연체일 수에 따라 물게 하는 내용 등이 들어 있다. 산업단지 내 공원면적이 1만㎡ 미만이면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할 수 없었으나 앞으로는 도시공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설치할 수 있게 한 것도 있다. 세척하지 않은 달걀도 이물질을 제거하면 등급 판정을 받아 유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나 건설현장 내 덤프트럭, 콘크리트믹서트럭에 대한 석유 이동판매를 허용키로 한 것 등은 영세 사업자의 편의를 위해서라고 정부 관계자는 밝혔다. 영세사업자 및 중소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부담금면제기준을 매출액 10억원 미만에서 3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매출액 100억원 미만은 70%를 감면토록 개선한 내용도 들어 있다. 114건의 개선 과제 가운데 감기약 등 안전상비의약품 판매 장소를 24시간 운영소매점 이외의 장소로 확대하는 내용을 비롯해 18건의 과제는 규제개혁신문고 등을 통해 개선 요구가 반복적으로 접수돼 왔지만 수용되지 않았던 고질적인 규제들이다. 국조실 관계자는 “18건은 불합리한 규제를 단기간에 대규모로 개선하는 규제개혁 방식인 ‘규제기요틴 방식’으로 처리됐다”고 전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사설] 사이버테러 대비태세 전면 재정비하라

    한국수력원자력의 국내 원전 관련 기밀자료가 어제 새벽 인터넷에 또 공개됐다. 정부와 수사 당국의 추적을 비웃기라도 하듯 지난 15일 이후 벌써 네 번째다. 그런가 하면 나라 밖에서는 미국 정부가 최근 일어난 영화제작사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하고, 상응한 보복을 가할 뜻임을 분명히 밝혔다. 내용과 주체에 있어서 두 사안이 서로 다르다지만 사이버 안보에 대한 우려와 경각심을 새삼 불러일으키는 일들인 것만은 분명하다 할 것이다. 먼저 국내 원전 해킹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 자신을 ‘하와이에 있는 원전반대그룹 회장 미핵’이라고 밝힌 인물은 21일 새벽 트위터를 통해 고리·월성 원전의 냉각 시스템 도면, 밸브 도면 등 내부 자료를 4개의 압축 파일에 담아 공개했다. 이 인물은 크리스마스까지 고리 1·3호기와 월성 2호기의 가동을 중단할 것과 유출된 자료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했다. 이에 응하지 않으면 “아직 공개하지 않은 자료 10여만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하겠다”는 협박도 곁들였다. 청와대나 정부청사처럼 ‘가급’ 국가 중요시설인 원전의 내부 자료가 정보의 바다에 둥둥 떠다닌 지 일주일이 돼 가건만 관계 당국의 대응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들 자료가 실제 해킹에 의해 유출된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밖으로 빼돌린 자료를 파일로 변환해 인터넷에 띄운 것인지조차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한수원은 상황이 처음 발생한 지난 9일 악성코드 메일을 확인하고도 인터넷 보안업체를 통해 백신을 확보하는 미온적 대처에 머물렀다.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건 기밀자료가 두 번째로 인터넷에 공개된 뒤인 18일이 돼서였다. 이때까지 포털 측에 문제가 된 인터넷 블로그 폐쇄 요청도 하지 않아 원전 관련 자료들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고 한다. 유출된 자료에 대해서도 신입 직원 교육용 자료일 뿐이며 기밀자료는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다는 등의 군색한 변명만 늘어놓는 등 사건을 축소하기에 급급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9~10월 한빛원전과 고리원전에 대한 산업통상자원부의 보안감사를 통해 이들 원전 관계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유출되고, 이를 이용해 방사성 폐기물 관리업체가 멋대로 반출 허가서를 작성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 사실이 확인됐건만 그 뒤로 대체 무슨 대책을 강구한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나라 밖에서는 김정은 북한 제1국방위원장 암살을 다룬 영화 ‘더 인터뷰’ 제작을 둘러싼 논란 속에 제작사인 소니를 해킹한 세력으로 미 연방수사국(FBI)이 북한을 지목하면서 미국과 북한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직접 북한에 대한 ‘비례적 보복’을 천명하면서 미·북 간 사이버전 발발 가능성까지 예견되는 상황이다. 북한이 자신들과 무관하다며 발뺌하고 있으나 미국이 실제 보복에 나선다면 북 또한 언제든 미국이나 우리를 상대로 사이버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일이다. 북의 사이버전 능력은 이미 미국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원전 자료마저 떠다니는 상황이라면 언제 어떤 사이버 공격에 우리 사회가 휘청거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정부는 즉각 사이버테러 대비태세를 재정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 [사설] 원전 해킹 여부 국가방위 차원서 대응하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보유하고 있는 고리·월성 원자력발전소의 부품 설계도와 주요기기 계통도 등이 대거 유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Who Am I’라는 아이디를 사용한 인터넷 블로그에 고리·월성 원전의 설계도, 계통도, 제어프로그램 해설서 등 원전 구조 및 가동과 직결된 핵심 자료들이 무더기로 게재된 것이다. 블로그에 실린 자료에는 이들 기밀 말고도 전·현직 한수원 직원 1만 799명의 이름과 사번·직급·입사날짜·퇴직날짜·이메일 주소·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도 다량으로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원전은 일말의 부주의한 사고로도 대규모 재앙을 낳을 수 있는 고위험 기간시설이다.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지하혁명조직 ‘RO’가 비밀회동에서 공격대상으로 거론한 데서 보듯 북한을 위시한 반국가세력의 최우선 공격목표가 돼 있는 게 현실이다. 2010년 이후 국내 원전에 대한 해킹 시도가 무려 1840여회에 이른다는 국정감사 자료도 공개된 바 있다. 지난달 초 한빛·고리 원전에 대한 정부의 보안감사에서는 원전 관제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한수원 직원 19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유출되고, 폐기물 업체 직원들이 멋대로 원전을 들락거린 사실이 드러나 국민들을 아연실색게 한 바도 있다. 한수원 측은 고리·월성 원전 유출 자료가 신입사원 교육용으로, 누군가가 인쇄된 교육용 자료를 들고 나가 인터넷에 띄운 듯하다고 밝혔다. 정부 합동조사에서도 아직 해킹에 의한 유출 가능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이번 기밀 유출의 파괴력을 떨어뜨린다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원전 전산망이 외부와 단절된 별도 내부 통신망으로 작동된다지만 한수원 직원 1만 여명의 개인정보가 통째로 유출된 만큼 언제든 한수원 서버를 통해 해당 원전 시스템에 침투, 테러를 가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문건을 인터넷에 올린 세력은 다음에는 원전 제어시스템을 파괴하겠다고 2차 공격을 예고해 놓은 상태다. 국가 방위 차원의 대응이 요구된다. 수사당국과 정보당국은 무엇보다 신속하게 자료 유출 세력을 색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이들 자료가 더 확산되는 일부터 막아야 한다. 해당 원전을 비롯해 한수원의 사이버 보안 체계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 아울러 ‘원전 마피아’에 대한 대규모 수사에 불만을 품은 세력의 범죄 가능성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 고준위 핵폐기물 어디에 10만년 동안 보관하나

    고준위 핵폐기물 어디에 10만년 동안 보관하나

    핵폐기물은 최소 10만년 동안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는 치명적인 독성물질이다. 2014년 현재 전 세계 31개국에 모두 25만~30만t의 핵폐기물이 있지만, 이것을 완전히 처분할 수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다. 19일 밤 11시 40분 KBS 1TV에서 방송되는 특집다큐멘터리 ‘사용후 핵연료 10만년 후’는 국내와 일본, 스웨덴, 독일, 미국 현지 취재를 통해 핵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한다. 국내 총 23기 원전에 임시저장돼 있는 1만 3906t의 고준위 사용후 핵연료는 어디에, 어떻게 처리할지 아직 부지 선정에 대한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해법을 찾기 위해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켰지만 1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수 있는 유일한 시설인 월성 원전은 현재 76%가 찼고, 4년 뒤엔 완전히 포화상태가 된다. 2016년 고리 원전을 시작으로 월성, 한빛, 한울 등 다른 원전들도 줄줄이 포화 상태에 이른다. 사용후 핵연료 관리 문제는 원전 선진국에서조차 난제다. 세계적으로 400기가 넘는 원전에서 매년 1만 2000t 이상의 사용 후 핵연료가 발생하는데 아직 고준위 폐기물 처분장을 운영하는 국가는 없다. 핀란드, 스웨덴만이 처분 시설 부지를 선정한 상태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2020년쯤 처분장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과 미국은 핵폐기물 처리장을 놓고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두 나라는 다양한 의견을 통합, 해법을 찾아 공론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핵폐기물 처리 문제를 먼저 풀어낸 스웨덴의 비결은 결국 안전에 대한 지역 주민의 신뢰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마포구 ‘재활용 정거장’ 일석이조

    마포구 ‘재활용 정거장’ 일석이조

    서울 마포구가 청소행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구는 지난 4월부터 추진한 주택가 재활용 정거장사업을 통해 이달까지 정거장 464개를 설치하고 자원관리사 245명을 고용했다고 17일 밝혔다. 단독주택 재활용품 처리 방식을 문전 배출에서 거점 분리배출로 바꾼 사업이다. 4월 성산1동을 시작으로 9월에는 8개동, 이달에는 16개 모든 동에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의 지속적인 참여로 쓰레기 발생량은 20% 줄고 재활용품 활용률은 40% 느는 등 사업의 조기 정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취약계층 주민을 자원관리사로 고용함으로써 일자리 창출 등 ‘일석이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구 관계자는 “내년에는 정거장 200개를 추가 설치해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는 한편 종량제 봉투 등 인센티브를 제공해 참여율을 더욱 높일 것”이라면서 “초등학생과 함께하는 재활용품 체험학습 등 신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는 지난 5월부터 음식물 쓰레기의 양에 따라 처리비를 부담하는 음식물류 폐기물 ‘개별계량방식(RFID) 종량기 및 대형 감량기 시범사업’에도 적극 나섰다. 음식물 쓰레기를 종량기에 버리면 환경공단에 가구별 배출 정보가 전송되고 본인이 버린 만큼 처리 비용을 부담하면 된다. 음식물 쓰레기 양에 상관없이 동일한 처리 비용을 부담하는 단지별 계량방식의 형평성을 개선한 것이다. 6개 공동주택 1878가구를 대상으로 28대를 설치, 운영해 현재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32t이나 감량했다. 이 외에도 폐현수막을 활용한 재활용사업, 폐스티로폼 처리 비용을 줄이는 스티로폼 압축기 도입, 주택가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반 운영, 헌옷 수거의 날 실시, 재활용 판매수익금 기부 등을 펼쳤다. 그 결과 올해 청소 관련 서울시 인센티브 평가 4개 분야에서 뽑혀 모두 7800만원의 인센티브를 확보했다. 수상 분야는 2014 재활용·청결 분야 대상, 주민참여형 깨끗한 서울가꾸기 평가 2년 연속 최우수구, 도로분진(물) 청소평가 우수구, 무단투기 단속평가 우수구 등이다. 박홍섭 구청장은 “구민들이 청소행정에 적극 협조하고 실천해 준 덕분에 높은 평가를 받았다”면서 “앞으로도 깨끗한 마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방사선 차단 콘크리트 나왔다

    방사선을 차단할 수 있는 콘크리트를 롯데건설이 특허 출원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매입말뚝의 지지력을 높이는 공법 개발에도 성공해 정부로부터 이달의 신기술로 선정됐다. 롯데건설은 16일 동양시멘트와 함께 방사선을 99% 이상 차단할 수 있는 두께 25㎝의 방사선 차폐 콘크리트를 개발해 지난 4일 특허 출원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제철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제강슬래그와 고밀도 폴리에틸렌을 콘크리트에 배합하는 기술로 방사선 차폐 효과가 뛰어나다. 산업부산물을 재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아직 기초 연구단계인 이 기술은 암센터와 같이 방사선 차단이 필요한 병원이나 방사능 폐기물 저장·운반 용기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12년 11월 연구를 시작해 2년 만에 개발에 성공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법에는 새로 개발한 콘트리트를 주택 건설분야에 적용할 수 없도록 돼 있어 시장에 적용하는 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이 파일웍스, 동부건설, 한신공영과 함께 개발한 ‘매입말뚝의 선단 지지력 증대 공법’(스마트 파일 공법)은 지난 9일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설 신기술 인정을 받고 ‘12월의 신기술’로 지정됐다. 이 공법은 고강도 압축 말뚝인 PHC파일의 선단에 파일 직경 0.8∼1.0배의 짧은 강관을 부착해 매입 말뚝의 선단 지지력을 높인 기술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열린세상] 일본의 원자력, 한국의 원자력/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일본의 원자력, 한국의 원자력/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본의 중의원 선거가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 압승으로 끝이 났다. 아베 총리의 선거 승리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단 1기도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원자력발전소 재가동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일본은 사상 유례없는 원전사고로 전력 생산의 약 90%를 석탄이나 석유 그리고 천연가스에 의존하는 바람에 올 한 해 통계로 약 35조원의 에너지 수입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에너지 수입량 증가로 국가 경제가 파탄 날 지경이다. 이산화탄소 감축의 교토의정서를 이끌어 낸 일본의 입장에서 볼 때 이산화탄소를 오히려 더 배출하는 국가가 됐으니 모순됨의 아픔이 클 것이다. 그래서 아베 총리는 국가경제를 되살리겠다는 승부수로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강행한 것이다. 자민당이 압승했기 때문에 원전 재가동은 속도가 붙을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은 나름대로 원자력 안전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안전 기준의 핵심은 원자로 자체의 안전과 쓰나미 대책이었다. 쓰나미로 밀려든 바닷물이 원자로를 덮쳐 냉각 기능이 마비되고 원자로가 녹아 내리는 대참사를 겪은 일본은 쓰나미 대책에 국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태평양 연안에 있는 동북전력의 오나가와 원자력발전소는 바닷가에 29m의 해안 방벽을 쌓을 정도로 안전 강화의 흔적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후지산이 흔들리고 태평양 앞바다에 활성단층이 지나고 있는 일본의 원자력은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자연재해 앞에 속수무책인 나라다. 얼마 전 온다케 화산이 분출해 이제는 화산재가 원자로를 덮치는 날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하나 더 추가되고 있다. 일본의 이런 형편에 비하면 한국의 원자력은 지질학적으로 다행스럽다. 일본이나 한국은 천연자원이 극도로 부족하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이 없으면 국민의 일상생활은 물론 값싼 전기를 공급할 수 없기 때문에 오늘날만큼의 경제발전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한강의 기적이라 일컬어지는 한국의 경제성장이 원자력 발전으로 풍부한 전기를 공급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부정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원전 가동의 안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대해 부정할 사람은 없다. 1년을 통틀어 체감하지 못하는 지진을 포함해 약 1만번의 지진이 발생하는 경제대국 일본이 원전 재가동을 강행해야만 하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음을 보면서 에너지 적자의 해소가 얼마나 다급한 국가 현안인지를 감지하게 된다. 두 차례의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55기의 원전을 건설하고 가동했던 일본 그리고 23기의 원전을 가동하는 한국 둘 다 원자력 강국이다. 두 나라는 원자로를 해외에 수출까지 하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일본의 원자력 사정은 후쿠시마 사태와 지진위험 등으로 미래가 밝지 않은 형국이라서 한국이 지혜를 잘 모으면 일본을 앞질러 원자로 수출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자연재해의 위험성이 높아 집안 사정이 좋지 않은 일본 원자력 산업이 해외에서 신망을 계속 이어 갈 수는 없다. 한국에 기회가 오는 것이고 원자력 산업을 수출 동력 산업으로 더욱더 육성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한국은 경주에 마련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의 가동에 들어가게 돼 원자력의 국제 공신력이 한층 더 높아지게 됐다. 현재 진행 중인 사용후핵연료 처리에 대한 공론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돼 국가의 의견이 모아지고 대외 공신력을 높이면 향후 추진될 원자로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국내에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지지를 받지 못하면 세계 곳곳을 뛰어다니며 원자로를 사 달라는 수출 상담을 할 수 없다. 이승만 전 대통령 때부터 원자력에 대한 눈을 뜨고 인재를 키우고 원자로를 건설하며 국산화에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아랍에미리트(UAE)에 4기의 원자로를 수출하고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수출 목표 대상국 중 하나다. 중동 국가들이 원자로를 건설하려 하는 것은 그들이 갖고 있는 석유 등의 천연자원이 고갈날 때를 대비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일본 국내에서 흔들리는 원자력 발전과 달리 한국은 국내에서부터 안전한 원전, 신뢰받는 원전, 국민의 지지를 받는 원자력 발전이 돼야 하겠다.
  • 내년 환경정책자금 사상 최대규모 지원

    내년 환경정책자금 사상 최대규모 지원

    내년에 지원되는 환경정책자금이 역대 최대 규모로 파악됐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14일 환경산업분야의 경영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15년 총 2226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올해 지원금 1825억원에 비해 21.9% 증가한 수치다. 사업별로는 재활용산업육성자금 1036억원을 비롯해 환경개선자금(620억원), 환경산업육성자금(455억원), 천연가스공급시설설치자금(84억원), 지방상수도개발자금(31억원) 등이다. 특히 재활용산업육성자금은 지난해 750억원에서 38.1%, 286억원 증가했다. 재활용산업 성장에 따라 현장의 자금 수요가 많다는 점이 반영됐다. 이에 따라 국내 재활용업체의 창업과 설비투자 확대 및 재활용산업 활성화, 폐기물 재활용 촉진이 기대된다. 환경개선자금은 내년에 시행될 예정인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에 대비해 유해화학물질취급시설 개선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천연가스공급시설설치자금과 지방상수도개발자금은 환경공단에서 이관돼 통합 운영한다. 환경산업기술원은 환경정책자금 융자신청 방식을 기존 상·하반기 2차례 접수에서 내년에는 분기별 접수로 전환해 수요자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단독] [커버스토리] 시장님, 지사님 위에 만사秘통, 만사不통

    [단독] [커버스토리] 시장님, 지사님 위에 만사秘통, 만사不통

    충남 천안시에는 직제에도 없는 ‘천안시 정무부시장’이 있다고 한다. 시 공무원들은 구본영 시장과 가까운 모 시의원에게 이런 별칭을 붙여 비아냥대고 있다. 이 시의원은 구 시장과 자유선진당 때부터 정치 행보를 같이했다. 이 외에도 천안시 안팎에는 실세들이 많다. 구 시장이 장기간 야인 시절을 보낼 때 정치적 관계로 맺어진 사람들과 선거 전후 구 시장 주변에서 자문 역할을 했던 교수단, 인수위원, 선거 공신, 지역 정치인 등이다. 구 시장 취임 이후 실세들이 판을 치자 천안시 공무원 노조가 시 공무원 8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까지 벌였다. 그 결과 4분의1이 넘는 직원이 실세들의 고압적이고 안하무인식 태도와 무리한 정보 공개 요구 등이 줄을 잇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일부 직원은 실세들의 ‘이권 개입’이나 ‘인사 청탁’마저 의심하고 걱정했다. 일부는 “천안에 정무부시장님(?)이 있다고 하는데, 제발 자중해 주세요”라고 조롱 섞인 글을 설문에 쓰기도 했다. 실세들의 횡포와 구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실무자들이 공들여 추진한 ‘프로젝트’를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고, 계획에도 없던 특정 사업을 만들어 내도록 해당 부서에 압력을 행사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말을 듣지 않으면 은밀히 ‘시장님 뜻’이라고 압력을 넣어 시 공무원들을 당혹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또 눈에 거슬리는 시 산하기관이나 보조단체 인사를 찍어내기 위해 갖은 음해설을 퍼트린다는 얘기도 나돈다. 천안시의 한 공무원은 “실세라는 이들이 ‘완장’을 찬 듯 시정을 쥐락펴락해 민선 6기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불신으로 바뀌고 있다”며 “수개월간 고민해 만든 사업이 외부인에 의해 순식간에 제지당하는데 일할 마음이 나겠느냐”고 되물었다. 제주도는 비선 라인 개입 논란으로 지난 7월 취임 이후 원 지사가 잇따라 인사에 실패했다. 이지훈 전 제주시장은 불법 건축 특혜 시비로 취임 1개월여 만에 낙마했고, 이기승 제주시장 내정자는 음주 사고 논란으로 취임도 못 해보고 자진 사퇴했다. 최근에는 김국주 감사위원장 후보가 제주도의회 인사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해 물러났다. 도의 한 공무원은 “고교 졸업 후 서울에서 내내 정치를 해 온 원 지사가 30년 만에 돌아와 고향 제주의 실정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지역 사정에 이리 어둡다 보니 특정 비선 라인에 의존해 인사 참사가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이를 부인했다. 송모 교수에 대해 원 지사는 “어떤 특정인에게 쏠려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의견을 구하고 토론하는 많은 분 중 한명인 것은 사실”이라고 자문그룹의 일원일 뿐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원 지사 부친이 다니는 교회에도 공무원들이 몰린다는 소문이 나도는 등 측근은 물론 혈육까지 실세처럼 등장하는 웃지 못할 소문까지 돌았다. 실제로 홍낙표 전 전북 무주군수의 부인 이모(60)씨는 군수 부인이란 지위를 이용해 비서실장 등을 통해 폐기물 처리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가 지난 10월 말 법정구속됐다. 대구시는 ‘대구판 문고리 3인방’에 대한 소문으로 뒤숭숭하다. 3인방은 권영진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공직으로 옮긴 강모 정책보좌관 등 3명을 가리킨다. 이들은 그동안 대구시 정책보좌관들이 보좌관 역할에 그쳤던 것과 달리 각종 부서의 정책 결정에 깊숙이 개입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은 시장에게 보고되는 병목을 지키고 있으며 부시장에게 보고해 결재된 것까지 되돌려 보낸다는 말이 돌았다. 이 때문에 권 시장에게 보고되지도 않는 정책이 수두룩하다는 것이다. 또 지난 9월 권 시장의 첫 인사에도 깊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권 시장은 “이들의 개입설은 어불성설이다. 지난번 인사 때도 내가 모든 것을 결정했다”고 소문을 부인했다. 배국환 인천시 정무부시장은 지난 7월 유정복 인천시장 취임 직후 정무부시장 내정설이 나돌았다.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지만 ‘설’이 사실로 바뀌면서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는 속담이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그는 유 시장 인수업무를 맡은 희망인천준비단 참여 인사다. 배 부시장은 지난 7월 30일 시청 직원 집인 남동구로 주소지를 옮겨 이미 내정돼 있었음을 방증했다. 배 부시장은 이 문제로 지난 5일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경제부시장 역할로 제한됐지만 전 부서까지 장악하면서 단숨에 실세로서의 정체를 드러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박현정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는 서울시 실세까지는 몰라도 ‘낙하산인사’ 의혹을 샀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출신으로 경력이 전무한데도 시 출연기관장으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개방형 공개 기관인 서울대공원의 안영노 원장도 동물원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인디밴드 ‘허벅지’의 보컬 출신이다. 청주시 정책보좌관 고모씨에 대한 소문도 파다하다. 시 인사 창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통합 청주시 출범 이후 단행된 첫 시청 인사에서도 이 같은 말들이 떠돌았다. 강원도에서는 인사 때마다 도지사를 움직이는 실세가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방선거 때 캠프에서 일했던 언론사 출신 모씨가 비서실 간부와 함께 실·국장급 인사에 관여한다는 소문이 퍼져 공무원들 사이에 줄 대기를 한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선거 때 자신을 도운 광주시체육회 상임부회장에 유재신 전 광주시의원을, 사무처장에 전 광주시생활체육회 사무처장 P씨를 최근 임명했다. 그러나 임기가 2년 남아 있는 현 박모 사무처장에 대한 면직 처분도 하지 않고 P씨를 임명해 P씨가 ‘숨은 실세’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윤 시장은 앞서 문화재단, 환경관리공단, 도시철도공사 등에도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측근 인사를 임명해 논란을 빚었다. 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른다. 제주도의 한 공무원은 “공직사회는 물론 도민들까지 ‘만사송통’이라고 쑤군대면서 개선을 바라는데 원 지사는 모르쇠”라며 혀를 찼다. 청주시의 한 사무관은 “정책을 챙겨야 할 정책보좌관실이 인사에 관여하는 것 같아 직원들 사이에 말들이 많다”면서 “일부 직원은 정책보좌관을 통해 시장에게 줄을 대려다 실패하자 정책보좌관을 욕하고 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판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공직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천안시의회는 구 시장이 정책보좌관 자리를 만들기 위해 조례안을 개정하려 하자 ‘측근은 안 된다’는 조건을 다는 등 단체장이 오히려 측근 영입에 앞장서 빈축을 사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최근 측근들에 대한 잡음이 잇따르자 대대적인 특보라인 손질에 나섰다. 이모 특보가 지방선거 이틀 전 5000만원의 후원금을 500만원씩 쪼개 낸 벤처기업을 확인 없이 도와 양해각서를 체결케 해 구설수에 오른 뒤의 일이다. 남 지사는 이 특보를 경질했고 다른 특보 3명이 낸 사표도 수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모 비서관은 도와 도교육청 등 3개 기관의 상생협약과 관련해 검토 소홀과 보고 누락 책임으로 사표를 내고, 경모 특보단장은 정무직 참모진의 좌장 역할을 못 했다는 이유로 연대책임을 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민은 “선거캠프 출신 특보와 비서관을 경질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지사 스스로 조직 내부의 경고 메시지에 귀 기울이며 깨끗하고 투명한 조직을 유지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사설] 경주 방폐장 가동 이후 풀어야 할 숙제 많다

    중·저준위 방사성 핵폐기물 처분 시설인 경주 방폐장이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내년부터는 가동에 들어간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그제 운영을 허가하면서다. 1986년 방폐장 사업이 시작된 이래 입지 주민의 반발에 부딪혀 아홉 번이나 부지를 옮긴 끝에 일단락된 낭보다. 이로써 원전마다 용량이 거의 포화 상태인 방사능 폐기물 임시 저장 문제 해결의 숨통은 트인 셈이다. 그러나 사용후 핵연료(고준위 폐기물) 저장 시설을 확보해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경주 방폐장 가동은 반길 일이다. 그간의 우여곡절을 되돌아보자. 국가적으로 필요한 사업이었지만 핵폐기물 처분 시설이 들어서는 곳의 주민들에게는 실상 이상의 혐오시설로 부풀려지는 측면도 있었다. 그런 허상이 안면도·굴업도·부안 등지에서 폭력 사태까지 빚었던 셈이다. 다만 방폐장이 천형(天刑)은 아니더라도 지역민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시설임은 분명하다. 까닭에 ‘님비 사업’을 떠안은 지역에 일정한 보상이 불가피할 것이다. 다음 세대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사업이라 하더라도 그렇다. 그런 점에서 주민 투표로 방폐장을 수용한 경주에 정부가 특별지원금 3000억원과 한수원 본사 이전으로 화답한 것은 합당한 조치일 게다. 이런 ‘경주 모델’을 잘 정착시켜야 한다. 지역 주민의 희생과 인센티브가 균형을 이루게 하자는 말이다. 경주시의 방폐물 반입 비용은 급증했는데 반입 지원 수수료는 동결돼 있어 갈등이 내연한다기에 하는 얘기다. 물가 상승과 연동해 수수료 산정 기준을 현실화하는 게 맞다. 국책 사업으로 혜택을 입는 국민과 유치 지역 간 ‘윈윈’을 지향하는 모델이 삐걱거린다면 곤란하다. 그래서야 무슨 수로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국책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겠는가. 원전 추가 건설 지역에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나 원자력병원 등을 입지시키는 등 경주 모델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방폐장 가동이 문제 해결의 완결판일 순 없다. 무엇보다 고준위 저장시설 건설이 과제다. 현재 원전 가동으로 생기는 폐연료봉을 원전 부지 내에 임시 저장하고 있다. 하지만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포화된다고 한다. 출범 후 1년이 넘도록 겉돈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대책을 서둘러야 할 이유다. 정부 또한 이를 발등의 불로 여겨야 한다. 지지부진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의 돌파구를 열기 바란다. 위험도가 높은 사용후 핵연료는 저장보다는 재처리가 경제적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이 나오기 때문에 미국이 핵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제동을 걸고 있는 게 문제다. 우리가 연구를 주도하는, 핵연료의 평화적 재활용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의 상용화에 미국이 적극성을 보이도록 설득하는 게 차선의 대안이다.
  • 28년 만에 경주 방폐장 내년 초 가동

    28년 만에 경주 방폐장 내년 초 가동

    경북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이 부지 선정 작업에 착수한 지 28년 만에 가동된다. 이로써 원자력발전소에 쌓여 있던 중저준위 폐기물 관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원안위 회의실에서 제32회 안전위원회를 열고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사용 전 검사 결과(안)’인 경주 방사성폐기장 운영 허가 승인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원안위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에 대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사용 전 검사를 실시한 결과 적합하다는 결론을 얻었다”면서 “원자력안전법령에 의해 경주 방폐장이 실제 운영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는 “추가 행정 절차 등을 감안하면 내년 초 운영이 가능하며 경주 지역에 대한 지원금 역시 운영을 시작하면 지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6월 완공된 경주 방폐장은 원자력발전소나 병원, 산업체 등에서 방사성물질을 다룰 때 사용한 장갑, 휴지, 마스크 등 비교적 방사능이 적은 중저준위 폐기물을 드럼통에 밀봉해 암반 동굴 속에 만든 콘크리트 구조물(사일로)에 영구 저장하는 시설이다. 2008년 8월 착공해 6년간의 공사를 끝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중저준위 방폐장이 없어 원전이나 원자력연구소 내에 있는 임시 보관소에 폐기물을 보관해 왔다. 원안위의 승인에 따라 전국 원전 임시 저장시설에 저장돼 있는 방폐물은 경주 방폐장으로 이동, 관리될 방침이다. 현재 원전별 폐기물 포화율은 한빛원전 96%, 한울원전 90%, 고리원전 83% 등이다. 경주시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주시 관계자는 “그동안 최종 승인이 나지 않아 방폐물을 임시 저장소에 보관하고 있었다”면서 “이번 승인으로 방폐물을 안전하게 관리할 기반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또 포화상태에 임박한 각 원전의 중저준위 폐기물 저장 용량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경주 지역 환경단체들은 행정적 필요에 의한 사용 승인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상홍 경주환경운동 연합사무국장은 “방폐장 부지의 활성단층과 지하수 누출 등 안전성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는데 최종 승인을 해 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그동안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앞으로 방폐장 인근 주민들을 비롯해 시민과 함께 철저한 감시를 통해 안전 문제를 짚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경주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광진에 ‘타요 청소차’

    광진에 ‘타요 청소차’

    서울 광진구가 전국 최초로 만화 캐릭터를 입힌 ‘타요 청소차’를 운영한다. 구는 8일 기존에 지저분하고 부정적인 청소차량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꼬마버스 타요’의 디자인을 청소차에 입혀 운행하기로 했다. 구 관계자는 “지난 8월 구 공용차량에 만화 디자인을 입혀 주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자는 제안이 나오면서 4개월가량 준비를 거쳤다”면서 “동화나라라는 우리 구의 브랜드하고도 잘 맞아 어린이는 물론 다른 주민들에게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일반 만화 캐릭터는 저작권 문제는 물론 디자인의 통일성 측면에서 서울시의 디자인과 어긋났다. 구는 이에 타요버스 캐릭터 저작권을 가진 시와 아이코닉스를 상대로 협의를 진행해 화물차 앞면만 타요 캐릭터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달 구는 대형 폐기물 수거차량 4대에 이 디자인을 적용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구 관계자는 “일단 시민들의 반응을 보고 점차 캐릭터 청소차량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동 구청장은 “직원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청소차량에 어린이 인기 캐릭터 디자인을 접목함으로써 주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청소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동화나라 광진구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동작 “25년간의 악취·소음 이젠 안녕”

    지난 25년간 악취와 소음으로 인근 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겨 줬던 관악클린센터가 2017년까지 완전 이전하기로 협의됐다. 서울 동작구는 지난 3일 동작구, 관악구, 보라매쓰레기집하장 이전촉구 주민대책위원회가 함께 ‘관악클린센터 이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해당 시설의 완전 이전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이 처음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관악구 봉천로 177에 위치한 관악클린센터는 동작구 시설인 보라매집하장과 서로 붙어 있다. 동작구는 생활 폐기물만 처리하지만, 관악구는 생활 폐기물뿐 아니라 음식물·재활용 쓰레기를 모두 처리해 악취와 소음이 발생한다. 문제는 관악클린센터가 서울시립지적장애인복지관 및 남부장애인 종합복지관 바로 인근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공원도 인접해 있다. 복지관을 이용하는 장애인을 비롯한 인근 주민들은 음식물·재활용 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나오는 악취와 소음 문제로 인한 고통을 호소해 왔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난 10월 22일 대책위가 구성됐다. 대책위는 지난달 20일 관악구청 앞에서 규탄대회를 실시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3일까지 관악클린센터 점거시위까지 진행했다. 이와 관련, 동작구는 지난해 12월부터 사태 해결을 위해 관악구에 시설개선과 이전을 협의해 왔다. 지난달 17일에는 서울시·관악구 관계자들과 함께 센터 문제 해결을 위한 회의를 하고, 관악구에 집하장 완전 이전을 요구해 협약을 이끌어냈다. 이번 협약서에는 ▲2017년까지 관악클린센터의 완전이전 상호 협의 ▲2016년 7월 1일부터 음식물쓰레기 반입 금지와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통행로 및 안전시설 설치 ▲매연저감장치 설치 ▲악취, 분진, 소음 등 저감 사업 실행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수입차 정비업체 3곳 중 1곳 환경법 위반

    수도권에 있는 수입차 정비업체 3곳 가운데 1곳이 환경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강유역환경청은 7일 지난 8월 20일부터 열흘 동안 수도권에 있는 수입차 정비업체 51곳을 대상으로 환경관리실태 특별점검을 벌여 20개 업체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한강청은 수입차 정비업체에서 운영하는 건조시설인 이동식 근적외선 열처리 장치가 차량 도장 이후 발생하는 미세먼지 등의 오염물질을 방지시설을 거치지 않고 배출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점검 결과 수입차 정비업체 51곳 가운데 20곳이 환경관련법 23건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허가 또는 미신고 배출시설 운영이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비정상 가동이 3건이었으며, 변경신고 미이행, 폐기물 보관 부적정 등의 관리기준 위반 사례도 적발됐다. 해당 사업장에 대해서는 사용중지(9건)와 과태료(6건), 경고(5건) 등의 조치를 내렸다. 18건에 대해서는 고발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이슈&이슈] ‘뜨거운 감자’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 주요 쟁점은

    [이슈&이슈] ‘뜨거운 감자’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 주요 쟁점은

    인천시 서구 백석동 수도권매립지 사용 기한 연장 문제가 풀기 어려운 복합 방정식처럼 돼 가고 있다. 인천시와 서울시가 대화를 위한 물꼬는 텄지만 변수가 많아 현재로서는 언제쯤 결말이 날지 점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럼에도 국가 이익과 정책적 효율성 등을 고려할 때 결국 수도권매립지 사용은 연장되지 않겠느냐는 희망 섞인 분석이 나온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어 2016년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도 환경부 장관과 수도권 3개 시장·도지사로 구성된 ‘4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함으로써 사용기간 연장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유 시장은 “선제적 조치로 매립지 소유권과 면허권 인천 이양,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인천시 이관, 매립지 주변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정책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 중 ‘선제적 조치’라는 말이 논란을 일으켰다. “선제적 조치가 받아들여질 경우 2016년 종료 문제를 다시 검토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는 보도진의 질문에 유 시장은 “매립지 사용 연장이나 종료를 떠나서 당연히 매립지 관리주체, 관리방식, 주변지역 대책과 같은 문제는 선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에둘러 표현했지만 ‘조건부 연장론’으로도 해석됐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도 유 시장이 선결 과제를 언급함으로써 사실상 매립지 사용을 연장할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유 시장이 2016년 매립지 사용을 종료한다는 원칙을 고수한 것은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다”면서 “매립면허권 이양, 매립지공사 이관 등을 제시하며 주민 시선을 밖으로 돌린 것 같고 4자 협의체는 매립지 사용 연장 논의를 위한 수순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경옥 ‘매립종료 인천시민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유 시장의 발표는 한마디로 면피용이자 쇼”라며 “매립지 종료를 말하면서 핵심 사안인 구체적인 대체매립지 조성 계획은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관계자는 “인천시 발표에는 연장의 여지가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환경부와 3개 시·도가 참여하는 협의체가 구성되면 연장 문제가 그 안에서 논의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매립지 연장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인천시와 인천시민에 사용기간 연장에 대해 전향적으로 접근해 줄 것을 기대했다. 인천시는 2016년 매립지 사용을 중단하면 2017년 이후에는 쓰레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문제에도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 유 시장은 매립지 종료 이후 사용할 대체매립지 후보지로 서구 오류동, 연수구 송도동 등 5곳을 발표했다. 그러나 대체매립지 조성에 최소 3년 이상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당장 착수한다 하더라도 대체매립지가 수도권매립지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는 시기는 이미 놓쳤다. 아울러 대체매립지 1순위 후보지인 오류동은 수도권매립지에 인접해 현 매립지 사용을 중단함으로써 거둘 수 있는 환경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인천시는 대체매립지 조성을 위한 예산도 아직 확보하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는 인천시가 제의한 4자 협의체를 즉각 받아들이겠다고 호응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유 시장의 발표가 있은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수도권매립지 소유권을 인천시에 이양하는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히고 매립지 사용 연장에 대한 합의를 호소했다. 박 시장은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수 있는 시설을 찾는 것이 몹시 어려운 상황”이라며 “매립지 소유권 이양, 주변 지역에 대한 실질적 지원 정책 등을 인천시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박 시장의 회견 내용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인천시와 인천시민의 입장에서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생각하겠다’고 언급한 서울시장의 책임과 진정성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와 환경부는 수도권매립지 지분의 71.3%와 28.7%를 각각 소유하고 있지만 매립승인권은 인천시가 갖고 있다. 이들은 수도권매립지의 현재 매립량이 총매립가능용량의 58%에 불과한 점을 들어 2044년까지 매립지 사용을 연장할 것을 인천시에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1996년 수도권매립지 조성을 위해 인천시가 공유수면 매립 실시계획 인가를 내줄 때 매립지 사용기한을 2016년으로 못 박았다. 당시 폐기물 반입량과 매립장 면적 등을 고려할 때 이때쯤이면 매립지가 포화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폐기물 재활용 활성화, 쓰레기종량제 시행, 소각 처리기술 발달 등으로 반입 폐기물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매립지 사용 가능 기간은 2044년으로 늘어났다. 인천시는 2016년 종료를, 환경부와 서울시·경기도는 2044년까지 연장 사용을 주장하는 이유다. 서울시와 인천시는 대화를 시작하는 데는 의기투합했지만 양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사안이어서 ‘대타협’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우선 1조 5000억원의 가치가 있는 서울시 지분을 인천시에 양도하는 데는 쉽지 않은 논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매립지 소유권 이양이 언급된 박 시장의 기자회견(4일) 전날까지 서울시 내부에서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렸지만 박 시장이 ‘대승적 결단’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도 기자회견에서 매립지 소유권 이양을 협의하겠다고 했지 단정적으로 말하지는 않았다. 인천시 역시 서울시가 매립지 소유권을 이양하는 등 성의 있는 ‘선제적 조치’가 이뤄진다면 매립지 사용기한 협의를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지 매립지 소유권이 이양된다고 해서 매립지 사용 연장에 동의하겠다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유 시장은 자신의 주요 공약인 수도권매립지 2016년 사용 종료 원칙을 스스로 파기하는 데 따른 시민여론 악화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인천시와 서울시 모두 부담을 최소화할 장치를 마련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4자 협의체가 가동된다 하더라도 밀고 당기는 과정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같은 사정 때문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진짜 돈(지폐) 태워 에너지 만드는 中발전소

    진짜 돈(지폐) 태워 에너지 만드는 中발전소

    중국인민은행이 진짜 ‘돈’을 태워 에너지를 생산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최초로 선정하고 첫 운영에 나섰다. 바이오매스 발전소는 작물과 나무, 농산품과 사료작물, 농작 폐기물과 찌꺼기, 폐기물과 부스러기, 수초, 동물의 배설물, 쓰레기 등에서 추출한 재생가능한 유기 물질을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곳이다. 다허망 등 현지 언론의 7일자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 정저우지점은 파손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지폐들을 재활용하기 위해 ‘지폐 다발’을 태워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를 선정했다. 최초로 선정된 바이오매스 발전소는 중국 허난성 뤄양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중국인민은행 측은 파손 지폐가 유출·사용되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발전소의 정확한 위치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인민은행 정저우지점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파손 지폐들이 이 은행 지점으로 모아지면 이를 분쇄기에 넣어 잘게 부순 뒤 발전소로 옮긴다. 발전소에 도착한 ‘지폐 가루’는 곧장 발전소 기기에 넣어지는데, 이 모든 과정은 인민은행에서 파견한 관계자가 모두 동영상으로 기록한다. 폐 지폐가 발전소에서 완전하게 활용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담은 이 동영상은 역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장기간 보존되며, 일련의 과정이 모두 끝나면 폐 지폐를 담았던 자루까지 모두 폐기처분한다. 중국의 화폐 단위는 지아오(角), 펀(分), 위안(元) 등으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동전과 지폐를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근래 들어 지폐 사용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 관계자는 “교통과 지리적 위치, 기업의 기술 수준 및 안전성 등의 요소를 고려해 지난 4월 발전소 한 곳을 선정했다. 다만 보안을 철저히 해야 하기 때문에 발전소 위치는 비밀에 부친 상태”라면서 “앞으로도 중국 전역에 폐 지폐를 에너지로 변환할 발전소를 비밀리에 설립할 것”이라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단독] 인천, 수도권매립지 연장 수순 밟나

    [단독] 인천, 수도권매립지 연장 수순 밟나

    유정복 인천시장이 3일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2016년에 종료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밝히면서도 인천시, 정부, 서울시, 경기도 간의 4자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것은 연장 문제를 공식 테이블에 올려놓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는 징후는 최근 여러 형태로 감지됐다. 유 시장은 수도권매립지 폐쇄, 연장 연부를 묻는 인천시의회 질의에 “정책적 측면과 주민 이해관계 등 여러 사항을 고려해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인천의 큰 발전을 위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답변했다. 다소 애매한 표현이지만 행간을 읽어 보면 매립지 연장 쪽으로 갈 수도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매립지 연장 불가는 유 시장의 주요 선거공약이다. 수도권매립지가 있는 인천 서구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도 ‘연장’ 쪽에 불을 지폈다. 인천시와 새누리당 인천시당 간 당정협의회에서 “수도권매립지 대체 부지를 마련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 단 하루를 연장하더라도 협상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 역시 규정대로 매립지가 2016년 폐쇄돼야 한다는 것을 수없이 강조해 왔다. 유 시장과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 전에 각각 비서실장을 지냈고, 6·4 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기에 코드가 맞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유 시장 인수위원회 격인 희망인천준비단 단장 출신인 최순자 인하대 교수가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인천헤리티지재단은 성명에서 “시는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을 수용하고 시민이 감시할 수 있는 투명하고 위생적인 관리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들이 수도권매립지 사용 연장으로 가는 수순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환경부와 서울시는 매립지 연장을 위한 ‘당근’으로 서울시가 갖고 있는 매립지 지분(71.3%)과 매립면허권을 인천시에 양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경우 인천시는 자체 매립지 개발이 가능해져 최대 수조원대의 개발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매립지 쓰레기 반입료 인상 방안도 제시했다. 현재 생활쓰레기 기준 반입량은 t당 2만 50원인데, 이를 3만원대까지 올린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한때 대체매립지를 모색했지만 님비현상 때문에 대체지를 조성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도권 유일의 폐기물 처리시설인 수도권매립지가 폐쇄되면 대안이 없다”면서 “다른 곳에 입지를 마련하려면 5년 이상 걸릴 뿐 아니라 막대한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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