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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두, 주름 개선에 효과가 있다”

    암을 억제한다고 알려진 대두(大豆).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메주콩으로 사용되는 이 콩에 포함된 ‘제니스테인’이란 성분이 피부의 주름 개선 등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2일(현지시간) ‘스위스코드’(Swisscode)란 스위스 화장품업체가 주름 개선 효능이 있는 ‘제니스테인’이 포함된 화장품을 온라인으로 출시한다고 보도하면서 이 성분의 효능을 소개했다. 천연 식물 호르몬인 제니스테인은 피부 탄력을 되찾는 데 필요한 단백질인 콜라겐의 생성을 촉진한다. 2011년 중년 여성 2000명(50~65세)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에서는 참가자 53%가 이 성분을 단 1개월만 사용한 것으로도 주름 개선에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이는 실험 전후 사진의 비교를 통해 이뤄졌으며, 당시 참가자들은 매일 두 차례 ‘눈가의 잔주름’에 제니스테인 2~3방울을 바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호르몬은 폐경기 여성에게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 시기에는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급격히 떨어져 피부의 콜라겐이나 탄력이 손실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니스테인 분자가 에스트로겐과 구조적으로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것을 발견하고 ‘호르몬 대체요법(HRT)’처럼 부작용이 없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제니스테인은 대두 이외에도 완두콩 등 콩류는 물론 이를 이용해 만든 간장이나 두부, 청국장 등을 통해서도 섭취할 수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인문학으로 들여다본 의학 치료법이 아닌 해법을 찾다

    인간의 몸을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과학이다. 의학도 그 하위 범주에 포함된다. 과학은 작용과 반작용, 그리고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게 구분된다. 한데 여러 변수로 인해 과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기도 한다. 폐경을 예로 들자. 오래전, 인간이 채 마흔을 살아내지 못했던 시절엔 폐경이라는 의학적 현상이 없었다. 요즘엔 다르다. 생식능력을 잃고도 훨씬 더 많은 나날들을 살아간다. 인간의 생물학적 존재 이유 가운데 하나인 종족 보존의 측면에서 보자면, 생식능력을 잃은 몸에 대한 가치평가가 잔인할 정도로 야박할 수밖에 없다. 그 탓에 많은 여성들이 상실감으로 인한 우울증 등 위기 상황과 맞닥뜨리기도 한다. 그래서 등장한 단어가 ‘완경’이다. 생식에 대한 임무를 완수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게 과학적 사고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완수’란 게 결과인지 아닌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과학이 이해하지 못하는 이런 부분을 설명하려는 시도가 바로 ‘인문의학’이다. 생로병사를 과학적 방법으로만 살피지 않고, 그를 다시 인문학의 가치와 규범에 비춰 보자는 생명 이해의 한 방법이다. 치과의사 출신의 강신익 인제대 인문의학연구소장이 펴낸 ‘불량 유전자는 왜 살아남았을까?’(페이퍼로드 펴냄)는 이처럼 의학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을 시도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가 논지를 펴기 위해 채택한 방법은 역사 속 의학적 사건들을 되짚어 보는 것. 과학이 가설을 세우고 그를 검증하는 과정을 중시한다면, 책은 새 가설과 그 가설을 세운 사람들이 겪었던 우여곡절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890년대 세균병인설을 반박하려 콜레라균을 들이킨 페텐코퍼, ‘손 씻기’의 중요성을 간파해 산모의 사망률을 낮춘 제멜바이스 등 의학사 속에 잠들어 있던 수많은 ‘스타’들을 불러내 새로운 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연구 성과의 진실성 여부와 별개로 생명 윤리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을 쏟아냈던 황우석 사태에 대해서도 비교적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불량 유전자’란 저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인 유전자’에 상대되는 개념이다. 이기적인 유전자는 목적을 중시한다. 유전자가 어떻게 사람의 몸을 도구 삼아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지가 관심이다. 반면 불량 유전자는 유전자가 사람에게 미친 결과를 중시한다. 유전자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건 세상을 사는 건 결국 사람이지 유전자는 아니라는 게 인식의 출발점이다. 저자는 “자연의학과 인문의학, 그리고 사회의학 등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될 때 우리 몸의 고통과 발병에 대한 진정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과학과 삶이 분리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골다공증, 골절될 정도면 이미…예방법은?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허리가 구부러지고 팔다리 등이 아프다고 하시거나 가볍게 넘어졌을 뿐인데 뼈가 부러지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가? 이는 뼈에 구멍이 많아지고 약해지는 골다공증이라는 질병 탓이다. 골다공증이란 골량이 현저히 감소해 뼈가 체중이나 기계적인 압력에 견디는 힘이 약해지고 실내에서 가볍게 넘어지는 것 등의 미약한 충격에도 골절이 생길 수 있는 질환을 말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 서부지부 이대일 원장의 도움말을 통해 이 같은 골다공증에 대해 알아본다. ▲골다공증, 왜 생기는가? 우리 몸의 뼈는 흡수되고 생성되는 재형성 과정을 반복한다. 골다공증은 궁극적으로 골형성과 흡수과정의 균형이 깨져서 생기는 것이다. 즉, 골흡수 속도가 너무 빨라지거나 생성속도가 느려져 흡수량을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하면 뼈가 점점 엉성해지고 얇아져서 약해지고 부러지기 쉽게 되는 것이다. 특히, 폐경기에는 뼈의 흡수 속도가 빨라지게 되는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골흡수를 막는 중요한 작용도 갖고 있다. 이 호르몬의 감소로 골흡수가 계속 진행되므로 뼈 손실이 일어나는 것이다. 나이에 따른 골손실은 매년 전체 골량의 약 1% 정도이지만 폐경기 초기에는 3~5%까지 골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 폐경 후 10년이 넘으면 골흡수 속도가 다시 감소해 연령증가에 따른 완만한 골량 감소를 나타내게 된다. 결국, 평생 여성은 최대 골량의 3분의 1가량, 남성은 4분의 1가량의 골 손실이 일어난다. 골다공증은 여성, 폐경기 이후, 동양인과 백인, 칼슘섭취량이 적은 경우, 체중이 미달이거나 운동부족인 경우, 술·커피·담배를 많이 하는 경우, 만성 간 및 신장질환 등 골대사에 영향을 주는 약물을 장기간 섭취한 경우, 부모나 형제 중에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등 이러한 요인들이 함께 존재하는 사람의 경우, 고령에서 골다공증이 쉽게 생긴다고 할 수 있다. ▲골다공증의 증상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점차로 등이나 허리에 둔한 동통 및 피로감이 있을 수 있고, 뼈가 더욱 약해지면 골절이 생길 수 있다. 일단 골절이 발생하면 이때는 이미 골량이 지나치게 감소한 상태로 치료가 힘들게 된다. 주로 골절이 일어나는 부위는 척추와 고관절 그리고 손목관절이다. 골절이 생기면 골절부위에 통증이 동반되며, 척추 골절 시는 등이 굽어지고, 키가 작아질 수 있다. 심한 경우 앞쪽 맨 아래 늑골과 골반이 서로 맞닿을 정도가 되며 복강 내의 면적이 감소하여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골절이 생기면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불구가 될 수도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사망하기도 한다. ▲골다공증의 예방 및 치료 성장기에 충분한 칼슘섭취와 활동량을 유지해 골량을 최대한으로 증가하도록 해야 한다. 일단 많은 골량이 형성되면 폐경 후 골량의 감소가 일어난다 하더라도 남아있는 골량이 충분해 골다공증의 정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골다공증의 위험인자가 되는 약물의 사용을 조심하고 골다공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들을 빨리 진단해 치료하도록 해야 한다. 가능한 한 과다한 알코올 섭취나 흡연을 피해야 하며 충분한 운동량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일단 폐경이 되면 위험인자가 많은 사람은 폐경 후 급속하게 일어나는 골량의 감소를 방지하기 위해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성호르몬제는 반드시 의사의 지시 하에 여성호르몬제 금기증이나 부작용 유무를 관찰하면서 복용해야 한다. 골다공증의 치료는 골형성을 증가시키거나 골흡수를 감소시키는 약물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골형성을 증가시키는 약물은 불소제와 부갑상선호르몬제가 있으나 현실적으로 사용이 어려운 상태이며 그 효과도 연구 중이다. 따라서 대부분 약물이 골흡수를 억제하는 약물이며 여성호르몬, 칼시토닌, 비스포스포네이트제재, 칼슘, 비타민D 등이 이에 속한다. 이들 약물의 사용으로 골량이 감소하는 속도가 현저히 억제되지만 실제로 만족할만하지는 못하다. 결국, 골절이 생길 정도로 심한 골다공증은 치료되기가 이미 늦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골다공증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설 선물 가이드] 천호식품

    [설 선물 가이드] 천호식품

    설을 맞아 아내에게 ‘건강’을 선물하면 어떨까. 건강기능식품 ‘황후백수오’는 출시되자마자 천호식품의 판매순위 3위에 오르며 백수오 열풍을 일으킨 제품이다. ‘황후백수오’는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갱년기 여성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백수오, 속단, 당귀의 복합추출물을 주원료로 했다. 백수오 등의 복합추출물은 갱년기 지수의 개별항목 12가지 중 10가지 상태를 개선시키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체실험 결과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개별 인정형 소재로 인정했으며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의 건강기능신소재(NDI)로도 등재됐다. ‘황후백수오’에는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이 일일 섭취량당 514㎎ 함유되어 있다. 또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알려진 대두이소플라본과 석류농축액, 라즈베리, 크랜베리 농축액을 더하여 새콤달콤 맛있게 섭취할 수 있다. 휴대성을 높인 포장으로 어디서나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갱년기 건강을 미리 관리하고 싶거나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갱년기, 폐경기 관리가 필요한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 1월 한 달 간 특별 이벤트로 2박스 구매 시 10%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가격은 9만 8000원으로 1박스에 80g팩 60개가 들어 있어 하루 2개 기준으로 한 달간 음용이 가능하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감귤, 폐경후 골다공증 예방에 효과

    감귤의 한 품종인 온주밀감을 잘 섭취한 여성은 폐경 후 골다공증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일본 농업·식품 산업기술 종합연구기구(농연기구) 과수연구소는 하마마츠시(市) 지역(옛 미카비 마을) 주민 457명(남 146명, 여 311명)을 대상으로 한 4년간 추적 조사에서 위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현지 하마마츠 의과대학과 공동으로 온주밀감(미카비 감귤) 생산이 풍성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영양 역학조사(미카비 마을 연구)를 200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들은 온주밀감에 다량 함유된 카로티노이드 색소의 하나인 β(베타)-크립톡산틴의 혈중 농도와 골다공증의 발병 위험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카로티노이드 색소는 과일과 채소에 포함된 항산화 물질 섭취 때문에 골밀도 저하의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 결과, 골다공증의 발병 위험은 혈중 β-크립톡산틴이 저농도인 그룹(귤을 매일 1개 먹거나 먹지 않는 사람들)을 1.0(62명 중 1명 발병)으로 한 경우, 고농도의 그룹(귤 매일 4개 정도 먹는 사람들)은 0.08(92명 중 9명 발병)로 나타났다. 또한 조사 시작뒤 새로운 골밀도 저하증이나 골다공증이 발병한 폐경후 여성은 조사 시작 시의 혈중 β-크립톡산틴 농도가 골밀도 저하증은 1.59μM(마이크로몰), 골다공증은 1.16μM로 건강한 사람(평균 1.94μM)보다 통계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6종의 카로티노이드 색소(리코펜, α(알파)-카로틴, β-카로틴, β-크립톡산틴, 루테인, 제아잔틴) 중, 골다공증의 발병 위험 감소와 유의한 관련이 인정되는 것은 β- 크립톡산틴 뿐이었다. 한편 남성과 폐경전 여성에게는 이러한 경향이 보이지 않았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2012 하반기 히트상품] 천호식품 ‘황후백수오’

    [2012 하반기 히트상품] 천호식품 ‘황후백수오’

    ‘황후백수오’는 백수오, 속단, 당귀의 복합추출물을 주원료로 한 건강기능식품이다.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갱년기 여성의 건강에 도움을 준다. 회사 측은 “제품에 함유된 복합추출물은 갱년기 지수(KI, 쿠퍼만 지수)의 개별항목 12가지 가운데 인체실험을 통해 10가지 항목의 상태를 개선해 줬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청(KFDA)이 개별 인정형 소재로 인정했으며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의 건강기능신소재(NDI)로 등재됐다.”고 설명했다. 제품에는 식물성 에스트로젠으로 알려진 대두이소플라본과 석류농축액, 라즈베리, 크랜베리 농축액도 들어 있어 새콤달콤한 맛을 낸다. 치어팩으로 포장돼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다. 이 제품은 ▲갱년기 건강을 미리 관리하고 싶거나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갱년기·폐경기 관리가 필요하거나 ▲원활한 신체의 생리조절이 필요한 여성에게 좋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 패전국 일본의 피해망상, 극우 망령을 낳다

    패전국 일본의 피해망상, 극우 망령을 낳다

    “패전 후 북한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대표적인 놀이 중에 ‘마담 다바이’와 ‘야미부네곳코’가 있다. 마담 다바이는 러시아어로 ‘부녀자를 내놓으라.’는 뜻으로 소련군이 일본인을 협박할 때 항상 내뱉던 말인데, 이것이 어느새 아이들의 놀이 소재가 됐다. 놀이 방식을 보면 사내아이들이 나무로 깎은 권총을 쥐고 ‘마담 다바이, 다바이.’라고 외치며 여자아이들을 쫓아가 둘러싸는 것이다. ‘야미부네곳코’는 일종의 촌극놀이로, 직역하면 도둑배놀이라는 뜻이다. 일본인이 몰래 배낭을 메고 도둑배에 올라타면, 이내 사이렌이 울리고 조선인 보안대원이 나타나 배를 둘러싸고 밀항자를 체포하는 모습을 흉내낸 놀이였다.” “남한의 일본인보다 불쌍한 북한의 일본인, 북한의 일본인 중에서도 제일 불쌍한 만주 피란민이라는 등식은 일본 귀환항에 도착하는 순간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단적인 예로 해외 일본인들은 점령군으로부터 ‘선량한 처자’를 지키기 위해 게이샤와 창기들로 위안대를 삼고자 했으나 본토에 도착한 순간 결국 모든 부녀자는 외지에서 왔다는 이유만으로 똑같은 취급을 받았다. 사춘기 소녀부터 폐경기의 부녀자까지 귀환항 트랩에 올라 부인과 검사대에 눕는 순간, 이들은 동포로부터 받는 멸시와 차별이 얼마나 깊은 상처로 자리잡는지 절감했다.” 이 문제는 곤혹스러운 점이 있다. 결국 지배, 억압, 통치, 전쟁은 그것으로 이득을 누리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행복한 기억일 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일본의 문제라면 달라진다. ‘일본인 역시 피해자’라고 하는 순간 ‘아니, 그놈들이 한 짓이 있는데 그까짓 몇 가지 예외적인 것 때문에 징징댄단 말인가?’라는 반론이 툭 튀어 나온다. ‘화냥년’을 떠올리게 하는 ‘히키아게샤’(引揚者·전후 일본으로 돌아온 귀환자)의 처지건만, 이런 고민에 대한 반론 역시 박근혜식 한마디면 끝이다. “위안부는요?” 이러니 2차대전 말 일본 국내외의 비참한 풍경을 묘사한 일본 애니메이션 ‘반딧물의 묘’, 미국 영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같은 작품들이 한국에선 친일이라 비판받고 개봉을 못하기도 한다. 만약 다른 시대, 다른 나라, 다른 전쟁 이야기였다면 어땠을까. 이미 1980년대부터 유통됐음에도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 와중에 이슈로 적극 부각된 ‘요코 이야기’도 매한가지다. 그래서 1945년 8·15 ‘패전’ 이후 일본으로 귀환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담은 ‘조선을 떠나며’(이연식 지음, 역사비평사 펴냄)도 ‘역사 논픽션’임을 내세워 1차적인 담담한 서술에 주안점을 뒀다. 패망의 설움(?) 속에서 살아 남아야 했던 그들의 상황과 기억을 고스란히 쫓아갔다. 세 가지 점이 흥미롭다. 첫째, 늘 성가신 일본 우경화에 대한 조금 다른 각도의 대응법이다. 한일관계사 전문가인 저자도 일본인의 책임을 캐묻는다. 자기들의 피해만 과대포장하고 평화주의 운운하는 것은 위선적이라는 얘기다. 이 부분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해방 당시 원산중학교 학생이었던 가사이 히사요시라는 사람이 남긴 회고록이다. 가사이는 이 책에다 자기가 살았던 원산의 지도를 그려 뒀는데, 일본인들이 살던 원산부는 건물의 모양, 위치, 골목 이름 등이 상세히 묘사되어 있지만 한국인들이 살던 원산리는 그냥 먼 풍경으로 지붕 몇 개 대충 그리다 말았다. 해방 이전 일본인에게 조선인은 있지만 없는 존재였다는 의미다. 요즘 유행어로 번역하자면 일본인의 심상지도 속에서 조선인은 서발턴(subaltern·하위주체)이었다. 그러니까 일본인의 고통은, 눈 깔고 굽신대며 소리없이 오가던 조선인들이 어느 순간부터 허리를 쭉 펴고 똑바로 쳐다보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던 때부터 시작됐다. 지배와 가해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지배와 가해로 인한 이득의 기반 위에 서 있던 일본인 개개인이 가진 기억은 어쩌면 이런 일정한 한계 속에 갇혀 있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충격적이었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분명 일본인의 피해와 한국인의 피해는 수준과 차원이 다른 문제지만, 그럼에도 일본의 우경화를 막기 위해 한국의 피해를 강조한 것 못지않게 일본인 너희 자신에게조차 결코 이로울 바가 없다는 것을 명백히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일본의 일자만 나와도 분개하는 한국인들이 흔히 내놓는 누구 피해가 더 큰가, 누구의 피해가 더 본질적인가라는 논점에 대한 비판으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조선인의 피해가 더 본질적이었다고 연신 강조해두는 저자가 마지막 장 제목을 ‘가해와 피해의 이분법을 넘어서’로 붙인 까닭이 여기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두번째는 지금 현재 일본 우익의 내면풍경이다. 2차대전 당시 미국과 소련의 국력 차이는 점령군으로서의 태도 또한 차이나게 만들었다. 부유했던 미국은 일본인들의 조용한 원상복귀만 추진했던 반면 후진국이었던 소련은 만주와 북한에 있는 일본인 고급 노동력과 산업시설을 활용할 욕심에 사로잡혔다. 지금도 시베리아에는 이들의 강제노역으로 지어진 시설물들이 있다. 이때 동원된 이들은 지금 일본 우익 세력의 할아버지뻘 되는데, 지금 일본 우익 세습 정치인에게 러시아, 공산주의, 북한이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는지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마지막으론 제국의 영광을 내걸었던 이들의 남루한 뒷모습이다. 이는 패전 직후 조선 내 일본사회 지도층의 구질구질한 행적에 대한 묘사에서 아낌없이 드러나 있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다. 저자는 책 후반부에 1962년 20만통의 항의 편지가 일본 총리실에 날아들면서 벌어지는, 해외 귀환자 배상문제를 둘러싼 일본 국내의 법적 논쟁을 다뤘다. 역시 국가와 민족의 이름을 강하게 내걸수록, 엉터리 사기극일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1만 48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쓸모없던 약 오히려 藥이 되다

    쓸모없던 약 오히려 藥이 되다

    1990년대 중반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 연구진은 절망에 빠져 있었다. 엄청난 시간과 돈을 쏟아부은 합성물질 ‘UK92480’이 임상실험에서 협심증 치료에 별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실데나필’을 주성분으로 한 UK92480 실험은 곧바로 종료됐다. 하지만 이 실험의 결말이 두고두고 회자될 최고의 해피엔딩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UK92480 임상실험에 참가한 지원자들 중 남자들은 이상한 경험을 공유하게 됐다. 투약 3일 뒤 하나같이 성기가 발기했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이언 오스테로는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수요일에 협심증 치료제를 먹은 사람이 토요일에 발기가 됐다는데 누가 약이 문제라고 생각했겠는가.”라며 “연구진이 예상했던 모든 종류의 부작용 리스트에도 없던 현상”이라고 털어놓았다. 같은 증상이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나자 화이자는 후속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로 1998년 등장한 것이 전 세계인의 성생활을 바꾼 파란약.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다. 비아그라는 지난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20억 달러어치 이상이 판매됐다. 가디언은 “오래된 약이나 실패한 약이 새로운 사용처를 찾아 거대한 시장을 형성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면서 “화이자의 또 다른 약인 ‘로게인’ 역시 비아그라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고 소개했다. 로게인은 고혈압 치료를 목표로 개발됐지만 환자들의 혈압을 낮추는 대신 머리카락을 나게 했다. 현재 로게인은 탈모치료제 시장의 최강자다. 처음부터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치료제를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은 위험하고도 지루한 여정이다.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하나의 타깃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서 평균적으로 10~15년의 기간 동안 13억 달러가 투입된다. 성공한 사례만 모았을 때의 계산인 만큼 사라진 돈과 시간은 짐작조차 불가능하다. 실패한 약의 재활용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부터다. 획기적인 신약이 한동안 개발되지 않자 대학 기반의 소규모 제약 벤처들이 이미 개발됐다가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폐기처분됐거나 오래된 약을 다시 살피기 시작했다. 이들이 주요 자료를 구한 존스홉킨스대 도서관의 경우 3500개의 약품 정보를 값싸게 제공하기도 했다. 이런 시도는 수많은 약들의 또 다른 얼굴을 찾아냈다.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개발했던 우울증 치료제 ‘심발타’는 현재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는 희귀질환 섬유근육통의 치료제로 쓰인다. 항바이러스제였던 ‘젬자’는 항암제로 폐암, 유방암, 췌장암, 자궁암 등 대부분의 암에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는 약이 됐다. 역시 릴리의 ‘에비스타’는 피임약으로 개발됐지만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 치료와 유방암 예방 효과가 뒤늦게 밝혀지면서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개발된 지 아주 오래된 약들도 재활용의 예외는 아니다. 바이엘이 1897년 개발한 ‘아스피린’은 진통제의 대명사지만 최근 들어서는 심장병 예방약으로 주목받는다. 또 부츠가 1960년대 처음으로 선보인 ‘이부프로펜’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였지만 파킨슨병 예방 효과도 인정받는다.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경영진이었던 파리드 칸 박사는 “효율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명된 약의 경우 특허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었고, 대부분의 약이 임상실험을 거쳐 최소한 인체에 안전하다는 것은 입증된 상태”라며 “개발 비용과 위험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칸 박사는 현재 1980년대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돼 1500만명 이상에게 투약됐던 화학물 ‘PK-048’을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는 “PK-048은 낮은 강도의 약으로 사용됐지만, 개발 단계에서 영장류 실험을 통해 뇌혈관류의 순환에 높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면서 “이는 PK-048을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칸 박사가 맨체스터대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실험은 PK-048이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추는데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가디언은 “2007년에서 2009년까지 미국에 출시된 약의 30%는 이미 존재했거나 오래된 약을 새로운 기능으로 전환한 것”이라면서 “모든 대형 제약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 버려둔 약을 다시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날씬해지려다 뼈에 구멍 ‘숭숭’

    날씬해지려다 뼈에 구멍 ‘숭숭’

    흔히 골다공증을 노인의 병으로 알지만 폐경 이후나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에게도 흔하다. 최근 들어 ‘원푸드 다이어트’ 등 적극적인 다이어트 탓에 저체중 여성이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골다공증이 젊은 여성들에게도 현실적인 위협이 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지표가 된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30세대로 불리는 젊은 여성층의 저체중 비율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대의 경우 1998년 12.4%이던 저체중 비율이 2010년에는 17.8%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의 저체중 비율도 4.1%에서 8.3%로 2배 이상 늘었다. 이처럼 젊은 여성층에서 저체중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무리한 다이어트가 주요 원인이다. ●저체중의 원인은 다이어트 무리한 다이어트는 건강에 해롭지만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골다공증이다. 저체중과 영양불균형이 골밀도를 떨어뜨리는 주요인이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로 영양 불균형 상태가 되면 체내 여성호르몬 분비량이 줄고, 이 때문에 칼슘 대사가 안 돼 골 질량과 골밀도가 감소하면서 골다공증으로 이어진다. 특히 한 가지 음식만을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는 칼슘 등 필수영양소의 결핍을 초래해 정상적인 노화보다 훨씬 빠르게 골다공증을 진행시킨다. 아직 30대인 할리우드 스타 기네스 펠트로가 단백질을 제한한 다이어트로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는 최근의 보도도 있었다. 전문의들은 “뼈에 물리적인 체중이 작용하면 인체는 골밀도를 높이려는 반응을 보이는데, 저체중 상태에서는 뼈에 자극이 주어지지 않는다.”면서 “여기에다 저체중으로 여성호르몬 분비량이 줄어드는 것도 골다공증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증상 없는 골다공증 골다공증은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돼 발견이 어렵다. 환자들 대부분이 골절 같은 심각한 손상을 입고 나서야 골다공증이 진행된 사실을 알아챈다. 골다공증은 골절뿐 아니라 퇴행성 척추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뼈 조직이 엉성해지면서 척추나 디스크의 퇴행성 변성이 빨라져 각종 척추질환의 원인이 되는데 이 경우 뼈가 약해 수술도 어렵고, 수술 예후도 좋지 않다. 전문의들은 “폐경기 여성은 물론 20∼30대라도 저체중이거나,골절 경험이 있는 사람, 가족 중 골다공증 환자가 있다면 예방적으로 뼈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칼슘과 비타민과 운동이 해법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칼슘’ ‘비타민 D’와 ‘적당한 운동’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한국인에게 권장되는 1일 칼슘 섭취량은 700㎎이지만 폐경기 여성이나 임산부는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이 필요하다. 칼슘은 우유·치즈·브로콜리·양배추 등에 많지만 식품으로 필요량을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개인적인 필요에 따라 칼슘 보충제를 따로 복용하는 것도 좋다. 특히 젊은 세대가 즐기는 카페인·탄산음료나 인스턴트음식, 인산염이 첨가된 가공식품 등이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다공증을 악화시킨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비타민 D는 체내에서 칼슘 흡수를 돕는 중요한 영양소로, 우유·연어·버섯류에 많으며, 15∼20분 정도의 일광욕으로도 보충된다. 운동은 걷기·물속에서 걷기·등산 등 체중이 실리는 종목을 택해 매주 3∼4회 정도 해주면 된다. 단, 골다공증이 진행 중이거나 허리디스크·척추관 협착증 등 척추질환을 가진 사람은 전문의와 상의해 따로 종목과 운동량을 정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골다공증의 급여 혜택이 늘어나 치료 부담도 크지 않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고도일병원 고도일 병원장
  • [Weekend inside-대한민국은 다이어트중] 음식 조절용 ‘위밴드 수술’… 피하지방층 ‘CO2 주입’도

    [Weekend inside-대한민국은 다이어트중] 음식 조절용 ‘위밴드 수술’… 피하지방층 ‘CO2 주입’도

    대한민국에서 ‘살’은 살 떨리는 화두다. 선사시대 때는 듬직한 도넛을 배에 두른 듯한 ‘빌렌도르프의 비너스’ 상이 미녀의 표상이었다지만 지금은 비만이 건강을 해치는 공적으로 지목받는다. 전 국민이 다이어트를 평생 숙제처럼 여기며 도전하는 사이 ‘살 빼주는 산업’은 불황을 잊은 대표 업종이 됐다. 1㎏이라도 더 빼보려는 다이어트족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다. 다이어트 공화국이 된 한국 사회의 천태만상을 들여다봤다. ●‘의술로 식욕 줄이기’ 속성 다이어트 늘어 젊은 샐러리맨들은 운동할 시간조차 부족한 까닭에 의술의 도움을 받아 속성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물론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른다. 직장인 최은진(31·여)씨는 석 달 전 병원에서 위밴드 수술을 받았다. 비용은 자그마치 700만원이나 들었다. 이 수술은 식도와 위가 이어지는 부위에 조절형 밴드를 넣어 음식물이 내려가는 길을 좁게 만드는 것인데 식욕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고도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최씨 역시 수술 석 달 만에 체중 감량 효과를 봤다. 최씨도 수술이 두려워 처음에는 용기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한·양약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다이어트를 했지만 80㎏대인 몸무게가 요지부동하면서 내년 5월 결혼을 앞두고 수술대에 오르기로 결심했다. “뚱뚱한 몸으로 웨딩드레스를 입을 순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직장인 박현정(32·여)씨는 다이어트에 꾸준히 투자하는 타입이다. 그런데 지난달 카드값을 보고는 흠칫 놀랐다. 월수입 200만원 중 110만원을 다이어트 비용으로 썼다. 우습게도 나머지 수입의 대부분은 음식값, 커피값 등 먹는 데 사용했다. 먹고 빼는 데 수입의 대부분을 갖다 바친 꼴이 됐다. 박씨는 지난 9월 한 비만클리닉을 찾아 배, 팔 등에 카복시 치료를 하고 지방분해 주사를 맞았다. 다이어트 약도 한 달 넘게 복용했다. 카복시는 피하지방층에 액화 이산화탄소 가스를 넣는 시술이다. 주입된 가스가 지방세포를 자극해 세포 속 지방산을 밖으로 밀어내면서 살이 빠지는 원리다. 카복시 치료 비용 등으로 80만원 가까이 지출한 박씨는 유명 한의원에서 30만원을 들여 다이어트 한약도 지었다. 젊은 여성 등 다이어트족의 눈물겨운 노력 덕에 웃을 수 있는 건 다이어트 업체들이다. 한약을 복용하며 체중 조절을 하려는 인구가 늘면서 일부 한의원들은 아예 ‘다이어트 전문’이라는 간판을 내걸었다. 전국 25개의 지점망을 가진 A 한의원의 경우 살 빼려는 고객을 겨낭하고 있다. 이 한의원 관계자는 “일반 진료도 보지만 매출의 90%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라고 귀띔했다. 한의원뿐만 아니다. 카복시·지방분해주사 시술 등으로 유명한 한 비만클리닉은 2003년 9월 개원 이래 지난달 말까지 9년간 240만 5585건의 비만 진료를 했다. 이 클리닉 관계자는 “여성 고객이 대부분”이라면서 “20대가 전체 고객의 40%, 30대가 30%, 40대가 20%, 50대가 10% 정도 비율”이라고 전했다. 유통업계도 절대 죽지 않는 다이어트 열풍에 편승해 배를 불린다. 롯데마트의 올해 레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초부터 레몬 디톡스(독소해독) 다이어트가 인기를 끌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의 재료로 활용되는 고춧가루도 전년보다 30%가량 잘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이어트 효자 상품인 메밀차와 마테차도 전년도에 비해 40%가량 매출이 늘었다. 다른 쇼핑몰도 사정이 비슷하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지난해 1~10월 대비 올해 같은 기간 다이어트 용품 매출이 60%나 증가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주목할 만한 점은 남성 고객을 대상으로 한 다이어트 보조식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60% 이상 증가한 것”이라고 전했다. ●“살 빼려는 여성 10명 중 6명은 정상체중” 다이어트를 강요받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다 보니 불법 의약품에 손을 대는 사람도 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해 다이어트 약을 불법 유통하다 적발된 건수는 2010년 32건에서 2011년 85건, 2012년 10월 기준 812건으로 3년 사이 25.4배나 증가했다. 대부분 태국에서 제조된 ‘얀희’라는 다이어트 약이다. 해당 약품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시부트라민이 검출됐다. 식욕 억제제인 시부트라민은 심장발작, 뇌졸중 등 부작용 위험이 있어 2010년부터 국내에서 사용이 금지됐다. 식약청 관계자는 “금지 성분의 약품을 판매하는 해외 사이트를 찾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보해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면서도 “사이트들이 주소를 바꿔 가며 영업해 다 막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퇴출된 다이어트 약품인 센노사이드 등은 동남아 등 일부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거래되고 있어 적은 양씩 국내로 들여오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불법 약품에 손을 대야 할 만큼 우리 사회에 절박하게 살을 빼야 하는 인구가 많은 걸까. 통계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남성의 36%가량이 비만이고 여성은 26%가 비만이다. 하지만 다이어트 시장의 ‘큰손’인 20대 여성의 경우 비만 유병률(전체인구 중 비만 인구 비율)이 12.1%, 30대 여성은 19%밖에 되지 않는다. 전 세대 중 비만 인구 비율이 가장 낮다. 국내 최대 비만클리닉인 365mc가 지난달 비만 진료차 클리닉을 찾은 여성 고객 24만 1000명을 분석한 결과 정상 체질량지수(BMI·체중/키)에 해당하는 여성 비율이 58%였다. 내방 고객 10명 중 6명 가까이가 비만이 아니라는 얘기다. BMI 18.5 이하인 저체중 여성 고객이 비만 진료를 받은 경우도 5% 있었다. BMI 지수가 20~24면 정상, 그 이하면 왜소형, 26.5 이상이면 비만이다. 운동이나 식습관 개선 없이 약품 등에 의존해 체중 감량에 나서다 보니 부작용이 속출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접수된 다이어트 식품 관련 소비자 상담은 모두 1000건이었다. 대부분 ‘짧은 기간에 원하는 만큼 살을 뺄 수 있도록 약속한다.’거나 ‘부작용 절대 없음’ 등의 문구에 현혹돼 상품을 샀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되레 부작용에 시달린다는 불만을 내놓는다. 대학생 송모(22·여)씨는 방문판매 영업사원이 “우리의 발효 식품을 먹으면서 수면요법을 병행하면 1주일에 7㎏ 감량을 보장하고 3개월이면 15㎏는 거뜬히 뺄 수 있다.”고 꾀어 180만원을 주고 제품을 구입했다. 하지만 효과가 없어 환불을 요구했지만, 판매 직원은 “복용 요령을 잘 따르지 않았다.”며 거부했다. 매우 흔한 사례다. ●무리한 식품 다이어트 부작용에 때늦은 후회도 다이어트 과정에서 오히려 건강을 잃는 경우도 많다. 강원 동해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이은진씨는 고3 때 찐 살을 빼기 위해 하루 세 끼 양파즙 3봉지와 사과 1개만 한 달 내내 먹었다. 165㎝에 58㎏였던 이씨는 3주 만에 10㎏ 이상을 감량했다. 하지만 이씨는 날씬한 몸을 얻는 대신 건강을 잃었다.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빠진 것은 물론 다이어트가 끝난 뒤에도 6개월째 생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씨는 “단기간에 급하게 살을 뺄 게 아니라 시간 여유를 갖고 운동과 식이요법을 병행하며 건강하게 살을 뺐어야 했는데 너무 후회된다.”면서 “조금 과장해 ‘죽느냐, 다이어트냐’의 선택 길목에서 나는 살기로 결심했다. 다이어트 부작용을 겪은 뒤 더이상 무리한 다이어트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병원을 찾은 여성은 지난 5년 6개월간 무려 93만명에 이른다. 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지난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2년 6월까지 과도한 다이어트의 부작용으로 인해 의료기관을 찾은 10~30대 후반 여성은 모두 93만 8000여명이며 진료비는 828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창 성장할 나이인 10대 여성의 경우 섭식장애로 병원을 찾은 인원이 2007년 537명에서 2011년 710명으로 32.2% 증가했고 다이어트로 인한 조기폐경은 50명에서 84명으로 68% 증가했다. 20대의 경우 지난 5년 6개월간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한 조기폐경으로 병원을 찾은 여성이 2488명에 달했다. 오상우 일산 동국대병원 교수(가정의학과)는 “2년 정도 체중을 유지해야 비만 치료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는데 보조식품 등에 의존해서는 이 같은 효과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굿모닝 닥터] ‘얼굴에 드는 단풍’ 혈관확장증

    단풍이 눈부신 가을이다. 만추의 유혹이 짙다 못해 농염하다. 그러나 이런 단풍과 달리 얼굴에 드는 단풍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얼굴의 혈관확장증이다. 혈관확장증 환자들은 사소한 감정의 변화나 약간의 온도차에도 얼굴이 금세 달아오르고, 한번 달아오르면 좀체 회복되지 않는다. 물론 건강상 큰 문제는 아니지만 당사자에게는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혈관확장증은 확장된 모세혈관의 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다. 즉 수축 기능을 상실한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될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런 기능상의 문제는 피부 신진대사를 위축시켜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늘 피부가 거칠고 푸석푸석한 것이 특징이다. 원인은 많다. 스테로이드연고 남용이나 자외선 노출에 따른 광노화, 여드름이나 알레르기 피부염 등 염증성 질환을 장기간 앓았을 때 주로 발생한다. 특히 선천적으로 피부가 희고 진피가 얇거나 폐경기 여성, 체질적으로 딸기코라는 주사증이 있는 사람에게 잘 생긴다. 문제는 수축 기능을 상실한 피부 혈관은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얼굴 혈관확장증은 주로 ‘시너지 레이저’로 치료하는데, 레이저로 확장된 노화혈관을 수축시키거나 아예 없앰으로써 새 혈관 생성을 유도하거나 혈관 주위에 열 자극을 가해 새로운 콜라겐 생성을 유도하는 치료 방식이다. 물론 혈관확장증도 예방이 중요하다. 실내외 온도차가 심한 환경을 피하고, 건조한 날에는 보습크림을 발라 주며, 자극적인 음식이나 카페인 음료, 술, 담배 등은 피하는 게 좋다. 간혹 혈관확장증을 치료한다며 생각 없이 스테로이드 성분의 제제를 바르기도 하는데 오래 사용하면 혈관확장증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이상준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원장
  • “레드와인 속 특정 성분, 여성에겐 효과 無”

    심장질환 발병위험을 낮추고 생명연장에 도움을 주는 등 레드와인의 효능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레드와인 속 특정 성분의 효능이 건강한 중년 여성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당뇨병이 없으며 폐경이 지난 건강한 여성 29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레드와인 속 화합물 중 하나이자 당 수치를 낮춰주고 혈액 내 지방을 해소해주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 남성보다 여성, 특히 중년 여성에게는 특별한 이로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참가자에게 레스베라트롤 보충제와 위약 중 한 개를 섭취하게 한 결과, 레스베라트롤이 비교적 건강한 중년여성에게서는 특별한 이로움이 없었다. 레드와인이 인체에 유익하다는 이전 연구결과는 당뇨병이나 비만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을 뿐, 이처럼 건강한 여성을 대상으로 실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이끈 사무엘 클레인 박사는 “레스베라트롤 자체가 건강한 여성에게 특별한 이로움이 없을 수는 있지만, 레드와인 속 다른 성분들이 심장병이나 당뇨병 위험을 낮출 수는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의 자매지인 ‘세포 대사(Cell Metabolism)지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현장 행정] 나누는 기업·함께 하는 공동체

    [현장 행정] 나누는 기업·함께 하는 공동체

    ■ 소외 노인 찾아 ‘풀뿌리 의료’ “몸 아픈 것만큼 서러운 게 없는데, 무료로 진료를 해준다니 얼마나 고마워~.” 24일 오전 10시가 되자 노원구청 2층 대강당에 어르신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동주민센터 등에서 추천받은 65세 이상 홀몸 노인 등 300명을 대상으로 한 ‘든든한 이웃기업 봉사단’의 무료진료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그곳에서는 의사 9명과 간호사 17명을 비롯해 자원봉사자 20여명이 진료와 상담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원자력병원,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을지병원, 강북자생한의원, 선한이웃병원 등 6개의 유명 의료기관 소속이라 노인들의 신뢰도 높았다. 노인들은 이비인후과, 비뇨기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안과, 산부인과, 한방, 고혈압, 당뇨 등 9개 과목을 두루 진료받고 있었다. 초음파기기를 통한 갑상선과 전립선 질환검진, 흉부 X레이 검진, 통증완화 물리치료, 녹내장과 백내장 검진, 폐경기 여성질환 등도 진료받았다. 진료는 오후 5시까지 계속됐다. 구가 지역 내 유수 의료기관과 함께 나눔문화 활동으로 가능했던 진료였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해 평소 충분한 의료혜택을 받지 못했던 어르신들도 이날만은 아무런 걱정 없이 갖가지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구는 이사업을 위해 지난해 8월 ‘금성관광’과 협약식을 맺은 것을 비롯해 지난 3월 롯데백화점 등 18개 기업으로 구성된 기업 봉사단과 자원봉사활동 협약식을 맺었다. 앞으로도 지역내 기업과 함께 봉사단을 꾸려 기업의 전문성과 재원을 자원봉사에 활용함으로써 수혜자 지원 확대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지역 일꾼 키우는 ‘마을 학교’ 매주 화요일 오후가 되면 도봉구 방학1동 주민자치센터 지하 1층 강당에선 국악을 배우는 어린이들의 소고(小鼓) 소리가 한가득 울려퍼진다. 지난 4월 처음 문을 연 뒤 6개월가량 연습하다 보니 최근에 구청에서 공연을 할 정도로 실력도 늘었다. 스무명 남짓 되는 어린이들에게 두시간씩 소고를 가르치는 유복식씨는 대학에서 배운 국악을 아이들에게 전수하는 게 즐겁기만 하다. 방학1동 마을학교가 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6개월이 됐다. 동네 어린이들을 공동 양육하는 마을공동체를 실현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한 마을학교는 한지공예, 풍선아트, 독서지도, 영어동화책 읽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원봉사자들의 도움만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역 고등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중학생들에게 매주 토요일 수학을 가르치는 것도 특이하다. 24일 정영범 방학1동 복지위원에 따르면 마을학교는 자원봉사자 39명이 초·중등학생 85명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마을학교는 도봉구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도봉 복지공동체 사업’ 중에서도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복지공동체 사업은 단순한 국가 위임사무나 불우이웃돕기 수준을 벗어나 새로운 지역일꾼을 형성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처음 생겼다. 현재 동네마다 구성한 복지위원회에 253명, 종교시설 등과 연계한 민간복지거점을 87곳 구성했다. 이동진 구청장은 “풀뿌리 지역일꾼을 육성하는 훈련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자금지원은 배제하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유방암학회 2012 백서…발병 추이 ‘완연한 서구형 패턴’으로 변화

    유방암학회 2012 백서…발병 추이 ‘완연한 서구형 패턴’으로 변화

    국내 유방암 발병 추이에 주목할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발생 환자수가 15년 사이에 4배로 급증한 가운데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40대 이하 젊은 여성에게 많았던 유방암이 이제는 폐경 후인 50~60대 여성에게서 더 빠르게 증가하는 등 완연히 서구형 발생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연간 유방암으로 진단되는 환자가 빠르면 올해 2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 섞인 분석도 제시됐다. ●30~40대 발병률 최대 3%P 줄어 한국유방암학회(회장 조세헌·이사장 박찬흔)가 ‘유방암 예방의 달’(10월)을 맞아 최근 펴낸 ‘2012 한국유방암 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유방암 진단 환자는 1996년 3801명에서 2010년 1만 6398명으로 15년 사이에 4배로 늘어났다. 인구 10만명당 신규 유방암 환자수로 봐도 1996년 16.7명이던 것이 2010년에는 67.2명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유방암 진단 환자가 연간 2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2008~2010년에 유방암 환자가 2500명가량 더 발생한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게 학회의 분석이다. 특히 주목되는 변화는 연령대별 유방암 증가율. 지금까지는 40대가 가장 높았으나 최근 들어 50~60대 증가율이 40대를 앞지른 것. 2006년의 경우 50대가 전체 환자 중 25.7%를 차지했으나 2010년에는 29.1%로 높아졌으며, 60대 비율도 13%에서 14%로 늘어났다. 인구 10만명당 신규 유방암 환자수도 1999년 대비 2009년에 60대가 2.3배, 50대가 1.9배 각각 늘었다. 특히 폐경후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만 보면 1996년 39.1%에서 2010년에는 48.7%로 10% 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이 기간 유방암 발병 중간 나이도 46세에서 49세로 늦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40대 환자의 발생률은 40%에서 37%로, 30대는 14.3%에서 12.7%로 감소했다. 박찬흔 이사장은 “이처럼 50대 이후 여성의 유방암이 증가하는 것은 베이비붐 세대인 50~60대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출산율과 모유수유율이 낮아진 점이 주요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비붐 세대… 낮은 출산율 등 원인 이처럼 유방암 환자가 급증하는 추세 속에서도 0~1기에 진단되는 조기발견율이 높아져 치료 효과를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10년에는 2~4기의 진행성 유방암 진단율이 처음으로 50% 미만인 47.5%로 집계되기도 했다. 1996년의 경우 진행성 유방암이 전체의 76.2%를 차지했다. 또 증상이 없지만 검진을 통해 찾아낸 유방암 환자 비율도 1996년 6.4%에서 2010년 32.7%로 5배 이상 높아졌다. 박 이사장은 “아직까지는 40대 이하의 젊은 유방암 환자가 여전히 많지만 50대 이상 연령대에서도 동반 증가하는 서구형 유방암 추세를 보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적어도 40대 이후에는 매년 1회 정기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노사연 “7년만에 출연 수락… 갱년기 여성들 고민 치유해주고 싶어요”

    노사연 “7년만에 출연 수락… 갱년기 여성들 고민 치유해주고 싶어요”

    신발을 벗은 오른발 엄지발가락은 시커멓게 타들어가 있었다. 꽉 눌려 피가 통하지 않은 지 꽤 된 듯했다. 하루 8시간씩 45일간 뮤지컬 연습에 매달려온 ‘독한’ 영광의 상처다. 홀로 관객과 호흡하던 콘서트 무대와 달리 뮤지컬은 확실히 ‘템포’가 달랐다. 박자를 놓치고 흐름에서 비켜나는 순간, 동료 배우와 관객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간다. 이런 생각에 정신이 아찔했다. 정신을 가다듬고 어금니를 앙다물었다. 좀처럼 외워지지 않던 대사 탓에 가슴속은 새까맣게 탔다. 지금 그의 대사 한 마디, 노래 한 자락에 객석의 40~60대 아주머니들은 자지러지게 웃는다. 나이를 잊은 율동에는 박수를 치며 환호한다. 가수 데뷔 35년 만에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 ‘꽃사슴’ 노사연(55)의 얘기다. ‘메노포즈’(Menopause). 여성의 폐경기를 뜻하는 이 뮤지컬에서 노씨는 전업주부 역할을 맡았다. 가족이 몰라주는 갱년기의 고통을 여자들끼리 공감하면서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 일종의 힐링극이다. 그는 “2005년 국내 초연 당시 출연제의가 왔는데 단박에 거절했다.”면서 “당시 40대인 내가 왜 갱년기 여성을 연기해야 하느냐란 불만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다시 제의가 왔을 때는 달랐다. “폐경기를 겪고 갱년기를 이겨내면서 심경에 변화가 왔다.”면서 “힘든 과정을 보낸 뒤 ‘아, 이제는 해도 되겠구나’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무대에 오르는 일보다 행복한 일이 없었는데 이번 만큼은 녹록지 않았다. 그는 “35년을 노래와 방송을 해 온 베테랑인데 뮤지컬 무대가 너무 생소했다. ‘생판 모르는 곳에서 사서 고생하는구나’란 생각에 설움이 복받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지난달 7일 첫 막이 오른 뒤 심경은 어떠했을까. 그는 “힘들었지만 기쁨은 두 배로 스스로에게 상을 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대사가 기억나지 않는다.”며 울던 그에게 아들과 남편은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뮤지컬은 솔로가수에게 팀워크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전환점이다. 노씨는 “이번에 맡은 전업주부 역할은 전문직 여성과 웰빙주부, 여배우 사이에서 망가지는 역이지만 중심을 잡아준다. 내가 망가질수록 관객들은 즐거워하더라.”고 말했다. 실제 핑크색 투피스에 진주목걸이를 하고 종횡무진 무대를 누빈 그의 대사는 대담했다. 백화점 속옷 코너에서 노란 속옷을 들고 “내가 이걸 입고 남편 앞에서 후~, 안 돼! 경찰에 신고할지도 몰라.”라고 말한 뒤 호피무늬 속옷을 보고는 “이걸 입고 후~, 안 돼! 총으로 쏴버릴지 몰라.”라고 말하는 식이다. 갱년기 안면 홍조로 괴로워하는 여성들에게 뜨거운 철판요리와 닭발을 외치기도 한다. 질펀한 농담도 자주 등장한다. 노씨가 “여러분 가수 노사연씨 부부 아시죠?”라며 포문을 연 뒤 “노사연 남편 이무송은 노사연을 보고 (부부관계를 갖기 전) ‘내 아내가 김태희다’라고 최면을 건다고 하더라.”고 말해 객석을 뒤집어 놓는다. 갑자기 남편의 반응이 궁금했다. “첫 공연때 객석에서 가슴이 떨려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고 하더라.”면서 “공연을 다시 보기로 했는데 마침 미국에서 시댁 식구들이 입국해 조만간 시아버지, 시어머니를 모시고 올텐데 극 중 농담 수위를 조절해야 할 것”이라며 웃음지었다. 메노포즈에는 1980년대를 함께 풍미했던 가수 이은하도 출연 중이다. 그는 “라이벌이라기 보다 좋은 언니, 동생”이라며 “(은하씨도) 어서 좋은 남자 만나 가정을 꾸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휜 다리 중년女 폐경 겹치면 관절염 더 악화

    휜 다리 중년女 폐경 겹치면 관절염 더 악화

    흔히 ‘오(O)자형 다리’나 ‘안짱다리’로 불리는 ‘휜 다리’는 서양인보다 동양인,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다. 좌식 생활, 가사 노동 등과 관련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좌식 생활은 무릎 안쪽에 많은 하중이 가해져 대퇴골과 경골(정강이뼈) 사이의 연골을 쉽게 닳게 하는데 50대를 넘긴 중년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에 함유된 단백질 구성 성분이 줄어 휜 다리 변화가 한층 뚜렷하다. 문제는 휜 다리를 방치할 경우 관절염은 물론 반월상연골판 파열 등의 문제까지 동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용곤 서울 연세사랑병원 원장은 “한번 손상된 연골은 스스로 재생되지 않으며 손상 범위가 계속 확대되기 때문에 무릎 안쪽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한다.”면서 “이 때문에 골반이 처지거나 척추가 굽어 어깨가 결리는 것은 물론 다리 변형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도 혹시?… 무릎 간격을 재보라 고용곤 원장팀이 최근 관절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41∼60세 여성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폐경이 무릎관절에 뚜렷하게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엑스레이의 일종인 ‘파노라마뷰’로 대퇴골과 경골 사이의 각도를 측정했더니 폐경 전 환자가 평균 5.8도였던 데 비해 폐경이 진행된 환자는 6.9도로 1.1도나 컸다. 폐경 후 여성이 폐경 전 여성에 비해 다리가 더 많이 휘었다는 뜻이다. 고 원장은 “똑바로 서서 양 무릎 사이의 벌어진 간격이 5㎝ 이상이면 ‘O자형 휜 다리’라고 판정한다.”면서 “이 상태에서는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만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손상된 연골 복원해야 휜 다리를 동반한 연골 손상의 특징은 한쪽만 비정상적으로 닳는다는 것이다. 소모성 조직인 연골은 충격을 받는 만큼 손상이 가속화된다. 고 원장은 “이런 경우 수술로 휜 다리의 각도를 교정한 뒤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를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전문의들은 연골이 손상된 환자의 연령대가 30∼50대로 비교적 젊을 경우 자가 조직으로 연골을 재생시키는 치료를 권장한다. 최근에 부각된 ‘자가 골수 줄기세포 연골재생술’이 이런 치료법의 일종이다. 자가 골수 줄기세포 치료는 자신의 골수 속 성체줄기세포로 연골을 재생시키는 방식이다. 따로 배양 과정을 거치지 않고 관절내시경으로도 시술이 가능해 치료 절차도 간편하다. ●조직재생술 후에는 뼈 정렬치료 이런 조직 재생 치료 후에는 어긋난 뼈를 정렬해줘야 한다. 다리가 휜 상태에서는 연골의 편측 마모가 심해 관절염을 다시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적용하는 치료술이 ‘근위경골절골술’이다. 무릎 관절을 수술하는 게 아니라 무릎 관절 안쪽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켜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수명을 연장하는 치료다. 이 수술법은 인공관절수술과 달리 자기 관절을 보존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무릎 운동에 불편이 없으며 격렬한 운동도 가능한 게 장점이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백화점에서 만난 중년여성 4인의 ‘절절한 수다’

    제목부터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 폐경기, 갱년기라는 의미의 뮤지컬 ‘메노포즈’는 중년 여성의 이야기일 것이라는 점을. 중년 여성 네 명이 한 백화점에서 만났다. 파격세일 코너에서 속옷 하나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고민을 하나하나 털어놓게 된다. 아내와 엄마로 살다가 자신의 이름을 잊어버린 여성, 사회적으로 성공했지만 남편과 딸을 떠나보낸 여성, 나이 드는 두려움에 몸부림치는 여성…. 40~50대 여성들은 처한 환경이 달라도 공유하는 고민이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발열·홍조가 생기고, 기억력은 떨어진다. 주변 애정은 줄어드는 대신 살은 점점 불어난다. 딸아이에게 이리저리 참견하면서도 내 엄마에게는 “괜한 걱정한다.”면서 투정이다. “어쩜 딱 내 얘기야.”라는 공감인지 객석에서도 연신 깔깔대는 웃음과 호응하는 박수가 터진다. 비지스의 ‘나이트 피버’(Night Fever)를 비슷한 어감으로 ‘앗 뜨거’라고 바꿔 노래하거나, 디즈니 영화 ‘라이온킹’의 수록곡을 남편에게 외면당하는 이야기로 풀어낸 ‘남편은 잠들었어’(My Husband Sleeps Tonight)로 개사하는 등 기발한 음악과 유쾌한 춤이 이어진다. 폐경기 여성을 응원하는 뮤지컬이지만 내 엄마와 아내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기에도 충분하다. 공연은 10월 28일까지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팝아트홀에서 열린다. 4만~8만원. (02)744-4334.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소비자 고발(KBS1 밤 7시 30분) 시중에 유통되는 캐러멜 색소는 4종류다. 그중 암모니아로 처리하는 2종류의 캐러멜 색소에서 발암성 의심 물질이 생성된다고 한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선 4배나 뛰는 원가 상승 요인 때문에 이에 대해 침묵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콜라를 분석해 캐러멜 색소 남용 실태를 진단해 본다. ●사랑아 사랑아(KBS2 오전 9시) 자신이 선물한 화분이 깨지자 울어버리는 승희(황선희)를 본 노경은 마음이 혼란스럽기만 하다. 윤식은 승아를 찾으러 서울 거리를 배회하다 그녀를 발견하게 된다. 한편 임신한 후로 방순은 금동이 돈을 벌어오지 않는다며 예민하게 굴기 시작하고 룸에 나가기 시작한 승아는 또다시 노경과 마주치게 된다. ●엄마는 마법사(MBC 오후 4시) 끊임없이 쏟아지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풀어주기 위해 재치 만점 사이언, 열혈 남아 아인스턴, 순수 미인 바이올리스, 탐구 왕자 탐탐이 함께한다. 과학의 신들이 전하는 쉽고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들. 과학 놀이와 체험 활동을 통해 일상생활 속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아이와 과학으로 친해질 기회를 가져본다. ●궁금한 이야기 Y(SBS 밤 8시 50분) 전북 익산의 한 동네가 발칵 뒤집혔다. 평화롭던 동네가 술렁이기 시작한 건 3년 전 한 지적장애 모녀가 나타난 뒤부터였다. 모녀가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12살 딸이 덜컥 임신을 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 2월 소녀는 또다시 아들을 낳았다. 첫째 아이를 출산한 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명의(EBS 밤 9시 50분) 일생을 살면서 임신과 출산, 폐경이라는 신체 변화를 겪어야 하는 여성. 그 변화가 가져오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배뇨 장애가 있다. 대다수 여성들이 배뇨 장애로 인해 고충을 겪고 있다는데,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 요실금이다. 요실금은 발병률이 대폭 증가해 여성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데…. ●청춘은 아름다워(OBS 밤 11시 5분) 올드하지만 가장 관심이 쏠리는 1980~1990년대의 향수를 스타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추억 여행을 떠나본다. MC 윤정수와 안선영의 진행으로 첫 번째 게스트 이재훈, 유채영과 함께 ‘쿨 명곡 베스트 5’ 토크 시간을 가져본다. 또 3040세대들이 공감할 수 있는 트렌드, 문화, 노래, 유행 등을 통해 특별한 추억 여행을 떠난다.
  • 시원한 갱도서 광부체험 어때요

    “시원한 갱도 체험으로 무더위를 한방에 날리세요.” 잃어버린 석탄의 추억을 찾아 떠나는 ‘사북석탄 문화제’가 3일부터 5일까지 강원 정선군 사북읍 뿌리관과 옛 동원탄좌 사북광업소 일대에서 열린다. ‘삶의 애환, 희망의 빛!’을 주제로 열리는 제18회 사북 석탄문화제는 탄광지역의 역사를 널리 알리는 희망의 축제로 치러진다. 첫날 산업전사 위령제를 비롯해 축제기간 내내 사북광업소 광장에서는 연탄 만들기, 갱목 자르기, 폐경석에 그림 그리기, 나무연탄 만들기, 광부와 추억의 사진 찍기, 연탄 빨리 나르기 등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특히 사북 석탄문화제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갱도 입갱 체험은 행사기간 내내 열린다. 광차를 타고 탄광 속으로 여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무더위가 없는 갱도 안에서 옛 광부들의 삶을 경험할 수 있어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이와 함께 모둠북 공연, 마당놀이, 가요, 정선아리랑, 평양예술단 등 풍성한 문화예술 행사가 메인 무대에 오른다. 이 밖에 추억의 탄광 사진전, 석탄유물 종합전시전 등 옛 탄광촌의 생활상을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행사장을 수놓는다. 사북석탄 문화제위원회 관계자는 “사북의 주민들이 폐광 이후 희망을 찾겠다는 탄광지역 주민들의 염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축제”라면서 “다양한 볼거리와 다채로운 체험행사가 마련된 만큼 많은 관광객이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철분 과도하게 섭취하면 골다공증·골절 위험 높다

    체내에 철분이 너무 많으면 오히려 골다공증과 골절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철분이 대사 및 간과 심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만 건강한 뼈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고정민 교수팀은 2007년부터 이 병원을 찾은 40세 이상 남성 789명 등 1729명을 대상으로 체내 저장철의 농도와 뼈 건강의 상관성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 결과, 저장철 농도가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연간 골밀도 저하 속도가 여성 34.1%, 남성 78.5%로 매우 빨랐다. 저장철의 적정 농도는 여성 10~290ng/㎖, 남성 20~320ng/㎖이지만 정상치는 개인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저장철 농도에 따라 1·4그룹으로 나눈 뒤 이를 성별에 따라 다시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의 경우 저장철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1그룹의 골소실율은 연간 -0.97%였지만, 저장철 농도가 높은 4그룹은 -1.301%로, 1그룹에 비해 골소실이 연간 34.1%가량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1그룹과 4그룹의 연간 골소실율이 각각 -0.205%, -0.366%로 4그룹이 1그룹에 비해 연간 78.5%가량 골소실이 더 빨랐다. 남성의 골소실율이 더 빠른 것은 남성의 연간 골소실율이 여성보다 훨씬 낮아 약간의 변화에도 더 큰 수치 변화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골대사 분야의 권위지인 ‘골·미네랄 연구’ 최신호와 네이처 자매지에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게재됐다. 특히 폐경 여성의 경우 4그룹의 척추골절 발생률이 1.1%에 그쳤지만 1그룹은 5.8%로, 1그룹에 비해 5배 이상 높았다. 연구팀은 “무분별한 건강보조식품과 철분의 과잉섭취가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만큼 건강기능식품은 전문의와 상의해 이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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