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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전남 담양 향교리와 아트센터 대담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전남 담양 향교리와 아트센터 대담

    그림의 ‘ㄱ’ 자도 몰랐던 할머니들 3년 만에 아티스트 변신… 집 문간·담벼락에 그린 타일 그림들 마을에 활기 불어넣어 2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전남 담양 향교리. 대담미술관 한편에 있는 체험관이 술렁인다. 테이블 앞에 둘러앉은 7인의 할머니가 저마다 사진첩을 꺼내 보여주며 할 말이 많다. “나 시집와서 얼마 안 돼 미장원 가서 머리하고 찍은 거야, 옷 좋은 놈 입고.” “이건 우리 집 장독대네, 대문이고.” “우리 아저씨하고 경포대 가서 찍은 거. 해변에서 술도 한잔씩 하고. 주름살이 한나도 없네. 하하.” “19살 때여. 머리에 내가 직접 후까시 넣고 찍은 거여. 얼굴 좀 봐. 팽팽하제.” “앵두나무 아래서 우리 동갑들이랑 찍은 겨. 한 마을 동갑 세 명이서 뭘 하든 몰려다녔제.” 사회를 보는 대담미술관 정춘희 대표가 한 분 말씀 좀 들어 주자고 해도 소용없다. 사진첩을 바라보는 할머니들의 얼굴은 이미 사오십년 전 ‘꽃순이’ 때로 돌아가 있다. 그래도 흘금흘금 서로의 사진을 바라보며 한마디씩 거든다. 한바탕 웃음꽃을 피운다. 오늘은 향교리 7인의 아티스트가 대담미술관에 모이는 날. 긴 겨울 잠시 움츠렸던 마음을 펴고 올해의 새로운 활동을 다짐해 본다. 대담미술관 정희남 관장이 마무리를 한다. “다음엔 타일 위에 오늘 사진으로 본 추억을 한번 그려 보도록 해요. 올해도 좋은 활동 부탁합니다.” 과거를 추억하며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좋다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향교리는 죽녹원과 전남도립대가 위치해 있으며 남쪽으로 관방천이 흐르는 작은 마을이다. 죽녹원이 인기를 끌면서 공휴일에는 전국에서 가장 붐비는 곳으로 꼽힌다. 대숲이 마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이곳은 옛날부터 대나무 공예품과 참빗을 만들던 공예마을이었다. 지금도 참빗 장인, 죽공예가 등이 모여 사는 진정한 예술인 마을이다. 거기에 2010년 대담미술관이 마을 한편에 들어서며 또 다른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광주교대 교수인 정희남 관장이 생활 속의 미술, 소통하는 미술을 모티브로 미술관을 지으며 동네 주민들과 소통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정 관장은 동네 어귀에 모여 시간을 보내던 마을 할머니들이 스스로 자기 얘기를 하게 하고, 붓을 쥐여 주며 화가가 되도록 했다. 그림의 ‘ㄱ’ 자도 모르던 할머니들은 이런저런 활동을 통해 3년여 만에 아티스트가 돼 마을을 꾸미고 전시회도 연다. 현재 7명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내가 그림이란 걸 그릴 줄 꿈이라도 꿨겠어?” 수줍은 고백에는 이제껏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만 하던 어머니들이 비로소 ‘나’를 찾았다는 자부심이 묻어 있다. “동네방네 미술관을 만들고 대담은 센터 역할만 하자는 것이 원래 취지였다”고 정 관장은 덧붙인다. 기성 작가들과 주민들이 참여해 대담 옆 골목 안쪽에 폐가를 개조해 사랑방과 전시실 역할을 하는 ‘예술가의 집’도 만들었다. 마을을 상징하는 대나무 공예와 참빗을 응용한 작품들, 그리고 향교리 할머니 아티스트들이 마을을 표현한 작품이 걸려 있다. 여름엔 작가 레지던시로도 활용된다. 정 관장은 “이제 시작이다. 담벼락까지 허물고 어우러지는 생활 속의 예술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교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할머니들이 자신의 집 문간과 담벼락에 그린 타일 그림들이다. 평생 남편 이름만 붙어 있던 문패 아래 꾹꾹 눌러쓴 자신의 이름과 그림이 들어 있는 타일 문패를 달았다. 타일에는 직접 그린 대나무 숲이 있고 자신의 얼굴이 담겨 있다. 색도 과감하고 표현도 거침없다. 하나하나 보고 있으면 이야기가 들려오는 듯하다. 타일이어서 보존 관리에 큰 힘이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여러 명의 작가가 마을 입구 벽면의 타일 위에 그린 마을 지도와 진시영 작가의 조명 설치미술이 옥상에 올려진 마을회관도 돌아볼 만하다. 대담미술관은 주민들과의 소통 프로젝트 외에 지역 작가들을 소개하는 역할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서울에서도 하지 못하는 좋은 전시를 기획해 주목받기도 했다. 전국의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선정됐을 만큼 현대적인 건물과 옛 건물이 조화를 이룬다. 큰 창으로 큰 은행나무가 서 있는 미술관 마당이 한눈에 들어오는 뮤지엄 카페는 젊은이들에게 더욱 사랑받는 공간이 됐다. 예술 스테이와 단체 교육, 체험 등을 위한 공간도 갖춘 전천후 문화 공간이다. 향교리의 영향 덕분일까. 죽녹원 안에도 이이남 아트센터가 문을 열어 한국화와 비디오아트를 접목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웃한 객사리에도 오래된 창고를 개조해 전시장과 카페를 만든 담빛예술창고가 최근 문을 열었다. 담양 전체가 예술 바람으로 술렁이고 있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백양사 IC에서 15번 국도 이용. 광주송정역까지 KTX로 이동한 후 담양행 버스나 시티투어를 이용해 둘러보는 방법도 있다. 대담미술관 담양읍 언골길 5-4(향교리 352-1) 오전 9시~오후 6시 오픈. 카페는 오전 10시~오후 11시. 연중 무휴. →함께 가 볼 곳:대숲의 정취를 느끼려면 죽녹원을 빼놓을 수 없다. 메타세쿼이아길도 향교리에서 가깝다. 담양의 진짜 예술의 역사를 느끼려면 가사문학을 꽃피운 소쇄원, 식영정, 면앙정 등을 함께 돌아보자. 문인들이 모여 시와 예술을 논하던 담양은 그 자체가 예술 고장의 원조다. 창평의 슬로시티는 나지막한 돌담길이 예쁘고 저렴한 가격에 숙박이 가능한 곳이 많아 들러볼 만 하다. →맛집:담양 하면 떡갈비와 돼지갈비 등을 빼놓을 수 없지만 무엇보다도 담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대통밥을 추천한다. 대나무 안에 밥을 짓고 각종 반찬이 한 상 차려진다. 떡갈비 등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한상근대통밥(382-1999)이 최초로 대통밥을 소개한 집으로 유명하다. 미술관 맞은편 관방천 넘어 국수거리는 가볍게 한 끼 해결하기에 좋다. 미술관 직원들이 추천하는 집은 미소댓잎국수(381-9789)다. 생면으로 만든 면발이 쫄깃하다.
  • [포토] 타이 콥 야구 카드, 美 폐가서 발견…수백만 달러 가치

    [포토] 타이 콥 야구 카드, 美 폐가서 발견…수백만 달러 가치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메이저리그의 전설인 타이 콥의 카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익명을 요구한 발견자는 고조부가 살았던 미국 남부 폐가에 있던 낡은 종이 가방에서 타이 콥 카드 7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카드 검정 결과 모두 진품이며 1909년에서 1911년 사이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AP=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폐가서 발견된 타이 콥 야구카드 가격은?

    美 폐가서 발견된 타이 콥 야구카드 가격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3일(한국 시각) “폐가의 버려질 뻔한 낡은 종이 상자 속에서 타이 콥 야구 카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타자인 타이 콥의 카드는 높은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발견자는 고조부가 살았던 미국 남부 폐가에 있던 낡은 종이 가방에서 타이 콥 카드 7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견된 카드가 수백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콥은 통산 타율 0.366·안타 4191개를 친 초창기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다. 23년 연속 타율 3할을 유지하며 통산 타율 1위에 올랐고, 1936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최초의 5인’으로 헌액됐다.  카드의 감정을 맡은 프로스포츠 검증협회(PSA)는 이번에 발견된 7장의 카드가 모두 진품이고, 1909년에서 1911년 사이 제작된 것으로 추정했다.   타이 콥 야구카드는 현재 15장밖에 발견되지 않았다.   때문에 “새로 발견된 7장의 가치가 수백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 올랜도 PSA 회장은 “극적이고 기적적인 발견”이라며 “이번과 같이 놀라운 발견은 다시 없을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발견된 타이콥 카드는 ‘T206’ 시리즈 가운데 하나다. 애초 야구카드는 미국 담배회사가 판매촉진을 위해 담뱃갑 속에 끼워 팔면서 발간됐다.  1909년부터 1911년부터 발간된 ‘T206’ 시리즈는 희소성 때문에 가치가 높다. 특히 콥의 야구카드는 찾기 어려운 카드다. 이는 담배를 싫어했던 콥이 담뱃갑에 자신의 카드가 포함돼 판매되자 담배회사에 발매 중단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조선 후기 왕실의 ‘60조 빚’ 결제권자 내시들만 알았다

    [단독] 조선 후기 왕실의 ‘60조 빚’ 결제권자 내시들만 알았다

    조영준 교수 10년간 연구 책 발간 조선 말기 왕실은 정부 재정의 20~30%를 차지하는 재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이 채무 불이행 상태인 ‘거대한 빚쟁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의 화폐가치로 환산해본다면 조선 왕실의 빚은 현 정부 재정 규모인 300조원의 최소 20%인 60조원 규모가 넘었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사실은 조영준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교수가 펴낸 ‘조선 후기 왕실재정과 서울상업’(소명출판)을 통해 조선 왕실의 내밀한 살림살이 연구 결과에서 밝혀졌다. ●조정 관료들도 정보조차 접근 못해 조 교수는 18세기 말부터 갑오개혁(1894년)을 거쳐 20세기 초까지 120년 동안 내수사와 궁방(왕실 조달기관) 중 수진궁 등 1사 7궁이 작성한 회계 지출 장부 초본(草本) 등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분석한 끝에 왕실 재정 규모를 유추해냈다. 이 회계 장부들은 서울대 규장각에 현존하고 있으며 옷감 한 필부터 팥 한 되까지 구체적으로 각 물품에 지출한 비용이 월별로 정리돼 있고, 어떤 용도로 썼는지도 기록돼 있는 등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에서는 알 수 없는 내용이다. 이번에 출간된 ‘조선 후기 왕실재정과 서울상업’에서 주목을 끄는 건 조선 왕실의 재정이 임시적이고 비공식적인 지출 영역이었으며 왕실 재정의 위기가 곧 조선이라는 국가 재정의 위기와 연계돼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지출과 운영 실무가 내시나 궁녀에 의해 이뤄져 조정 관료들은 빚에 대한 정보조차 접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 위기에 대한 왕실의 대처도 미온적이었다. 19세기 중엽 이후 왕실 창고의 재고는 줄어들었지만 왕실은 납품을 담당한 서울 시전 상인들에 대한 대금과 내수사와 궁방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에 대한 급료를 미지급하는 방식으로 왕실의 빚을 이들에게 전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1894~1895년 갑오~을미개혁 시기까지 왕실에 의해 누적된 부채는 일본이 제실(帝室) 재산을 정리하던 1908년까지도 청산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조 교수는 “시전 상인들이 일본에 호소해 왕실에 납품한 채권 원금의 30%를 애휼금으로 보전받았지만 당시 인플레이션이 막대한 상황에서 화폐 가치가 떨어졌다는 점에 비춰보면 애휼금 자체가 푼돈이나 다름없었다”고 설명했다. 조선 후기 왕실재정 연구는 10년이 걸렸다. 2006년 시작된 이 연구는 120년간 쌓인 방대한 왕실 회계자료를 엑셀 파일로 DB화했고 대략 50만행이 넘는 데이터와 당시 물가 등을 비교해 분석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재정 파탄에도 제사 등 왕실행사 유지 조 교수는 “근대화 사업을 위해 예산을 많이 쓴 것으로 알려진 고종의 경우에도 실제로 회계 장부를 보면 1895년 을미사변으로 숨진 명성황후에 대한 제사 등 왕실 행사인 의례와 접대, 의식주 소비에 많은 돈을 썼다”면서 “정부 재정이 파탄 난 상황에서 왕실이 지출을 줄여 모범을 보여야 하지만 오히려 빚을 내 기존 소비는 유지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단독] 조선 후기 왕실 ‘60조 빚더미’ 상인들에 대금 미지급 등 전가

    [단독] 조선 후기 왕실 ‘60조 빚더미’ 상인들에 대금 미지급 등 전가

    조영준 교수 10년간 연구 책 발간 조선 말기 왕실은 정부 재정의 20~30%를 차지하는 재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이 채무 불이행 상태인 ‘거대한 빚쟁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의 화폐가치로 환산해본다면 조선 왕실의 빚은 현 정부 재정 규모인 300조원의 최소 20%인 60조원 규모가 넘었을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사실은 조영준 한국학중앙연구원(한중연) 교수가 펴낸 ‘조선 후기 왕실재정과 서울상업’(소명출판)을 통해 조선 왕실의 내밀한 살림살이 연구 결과에서 밝혀졌다. ●조정 관료들도 정보조차 접근 못해 조 교수는 18세기 말부터 갑오개혁(1894년)을 거쳐 20세기 초까지 120년 동안 내수사와 궁방(왕실 조달기관) 중 수진궁 등 1사 7궁이 작성한 회계 지출 장부 초본(草本) 등을 데이터베이스(DB)화해 분석한 끝에 왕실 재정 규모를 유추해냈다. 이 회계 장부들은 서울대 규장각에 현존하고 있으며 옷감 한 필부터 팥 한 되까지 구체적으로 각 물품에 지출한 비용이 월별로 정리돼 있고, 어떤 용도로 썼는지도 기록돼 있는 등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에서는 알 수 없는 내용이다. 이번에 출간된 ‘조선 후기 왕실재정과 서울상업’에서 주목을 끄는 건 조선 왕실의 재정이 임시적이고 비공식적인 지출 영역이었으며 왕실 재정의 위기가 곧 조선이라는 국가 재정의 위기와 연계돼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지출과 운영 실무가 내시나 궁녀에 의해 이뤄져 조정 관료들은 빚에 대한 정보조차 접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 위기에 대한 왕실의 대처도 미온적이었다. 19세기 중엽 이후 왕실 창고의 재고는 줄어들었지만 왕실은 납품을 담당한 서울 시전 상인들에 대한 대금과 내수사와 궁방에서 일하는 임직원들에 대한 급료를 미지급하는 방식으로 왕실의 빚을 이들에게 전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1894~1895년 갑오~을미개혁 시기까지 왕실에 의해 누적된 부채는 일본이 제실(帝室) 재산을 정리하던 1908년까지도 청산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 조 교수는 “시전 상인들이 일본에 호소해 왕실에 납품한 채권 원금의 30%를 애휼금으로 보전받았지만 당시 인플레이션이 막대한 상황에서 화폐 가치가 떨어졌다는 점에 비춰보면 애휼금 자체가 푼돈이나 다름없었다”고 설명했다. 조선 후기 왕실재정 연구는 10년이 걸렸다. 2006년 시작된 이 연구는 120년간 쌓인 방대한 왕실 회계자료를 엑셀 파일로 DB화했고 대략 50만행이 넘는 데이터와 당시 물가 등을 비교해 분석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재정 파탄에도 제사 등 왕실행사 유지 조 교수는 “근대화 사업을 위해 예산을 많이 쓴 것으로 알려진 고종의 경우에도 실제로 회계 장부를 보면 1895년 을미사변으로 숨진 명성황후에 대한 제사 등 왕실 행사인 의례와 접대, 의식주 소비에 많은 돈을 썼다”면서 “정부 재정이 파탄 난 상황에서 왕실이 지출을 줄여 모범을 보여야 하지만 오히려 빚을 내 기존 소비는 유지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관료주의는 왜 독창적 사고 외면하나

    관료주의는 왜 독창적 사고 외면하나

    관료제 유토피아/데이비드 그레이버 지음/김영배 옮김/메디치미디어/360쪽/1만 9000원 #1. “난 2016년부터 주립대학교의 등록금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말합니다. ‘좋아요, 버니. 하지만 그 공짜 혜택에 대한 비용은 어디서 조달하죠?’ 난 그들에게 대답합니다. 월스트리트의 투기 행위에 대해 세금을 물릴 것이라고요.”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의 아이오와주 코커스 연설 중에서) #2. 제임스 갈브레이스 텍사스대 교수 등 170명의 미국 경제학자들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우리 경제학자들은 버니 샌더스 후보의 월스트리트 해체 공약이 ‘대마불사’(Too big to fail) 은행들이 불러올 또 다른 경제위기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샌더스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미국 월스트리트 개혁은 대선판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샌더스 상원의원의 꿈일 뿐 아니라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거침없이 얘기하는 정책으로 응원받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1999년 폐지된 금융 규제법인 ‘글래스-스티걸법’의 부활을 주장하며 사실상 월스트리트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는 미국의 중산층을 무너뜨린 주범으로 월스트리트의 대형 금융회사를 지목한다. 그럼에도 월스트리트는 미 정계를 움직이는 거대한 돈주머니로 선거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자유 시장을 모토로 한 월스트리트는 역설적으로 미국 관료주의와 밀월 관계를 가진 공범으로 꼽힌다. 이 책의 저자이자 인류학자인 데이비드 그레이버 런던정경대(LSE) 교수가 현대 사회에 착근된 ‘뿌리 깊은 관료화’ 현상에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자유주의는 그 태생부터 19세기 이후 우리 머릿속에 새겨진 일종의 환상 같다. 자유로운 시장이라는 개념이 역사적으로는 군부대의 이동이나 공물 절취, 전리품 처리 등을 위한 정부 정책의 부산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유로운 시장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 생긴 법원 서기 등 관청 공무원과 공증인, 경찰의 숫자가 끊임없이 늘어났으며 정부뿐 아니라 대기업, 금융기관, 학교 등 사회 모든 영역에서 프랑스 루이 14세의 절대왕정 때보다 ‘1000배’나 많은 서류 작업이 이뤄져야 할 정도로 세상은 지독하게 관료화됐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인류가 조직화되면서 출현한 관료주의로 인한 서류 작업량은 1970년대 이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자유주의가 심화될수록 나타나는 관료화의 역설인 셈이다. 관료주의는 스스로 몸집을 불리기 위해 살아가는 조직처럼 보인다. 이는 정부나 대학에서 나타나는 어처구니없는 현상인 ‘너무 많은 위원회들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위원회’ 창설 같은 것을 사례로 들 수 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관료제와 결합하면서 이윤의 형태로 ‘부’(富)를 뽑아내기 위해 온갖 종류의 규제들을 마구 생산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그렇다고 ‘규제 철폐’에 대해 호의적이지도 않다. 관료주의적 간섭을 덜어내고, 각종 규칙을 줄여주는 의미의 규제 철폐가 아니라 실제로는 기업이나 정부 정책자들이 ‘자기 입맛에 맞는 방식’으로 규제의 구조 자체를 유리하게 바꾸는 눈속임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저자의 관료주의에 대한 시각은 냉소적이다. 관료주의가 왜 독창적인 사고방식을 경계하고 외면하는지를 파헤치면서, 나아가 우리 스스로가 관료주의에 매료되고 동조하는 조력자가 됐다고 분석한다. 갈수록 몸집과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관료주의에 대한 저자의 대안은 무엇일까. 관료주의를 혁신할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우리들의 더 나은 상상력을 답으로 제시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동네 명물로 재탄생한 폐품

    동네 명물로 재탄생한 폐품

    ‘저기 걸려 있던 플래카드가 언덕길 쉼터의자가 됐네!’ 성북구 삼선동 주민센터와 한성대 학생들이 의기투합해 버려진 가구, 폐합판, 철 지난 플래카드를 지역의 명물로 바꾸고 있다. 한양도성, 서울의 산토리니로 불리는 장수마을, 낙산공원, 성북천 등 곳곳에 설치한 한성대 학생들의 재기발랄한 재활용 작품들은 주민에게 잠시 쉴 수 있는 여유와 환경보호의 의미까지 전하면서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삼선동 주민센터와 한성대는 지난해부터 폐가구를 활용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의자나 마을 명소 알림판을 설치했다. 삼선동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예정된 한양도성 등 풍부한 문화유산과 수려한 풍광으로 날로 방문객이 늘고 있다. 고즈넉한 도성길과 아기자기한 골목 곳곳에 설치된 한성대 학생들의 재기발랄한 재활용 작품들은 주민과 방문객에게 한 줄기 쉼을 선사한다. 삼선동 주민센터 측은 “고지대 주택골목, 언덕길 등이 많아 관람객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쉼터의자를 설치했는데 좋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디자인부터 설치 장소까지 주민과 학생들이 함께 고민해 더욱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삼선동 주민센터와 주민이 참여한 주민자치위원회와 한성대 디자인학부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한성대 제품디자인학과 수업과 연계하여 재활용품을 이용해 동네 명물을 만들었다. 김영배 구청장은 18일 “성북구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이라고 불릴 만큼 역사문화 자원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8개의 대학이 있는 인재의 도시”라며 “공무원과 대학이 협력해 도시에 독특한 개성을 불어 넣는 창의적 시도를 구 전체로 확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증시 휘청·화폐가치 쑥… 日·유럽 마이너스 금리의 역설

    증시 휘청·화폐가치 쑥… 日·유럽 마이너스 금리의 역설

    엔화가치는 되레 상승 ‘초강세’ “마이너스 금리, 毒 있는 비상약…세계경제 패닉으로 이끌어” 비판 유럽과 일본이 경기 부양을 위해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가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통상 금리를 내리면 시장에 돈이 풀려 자국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지만 일본과 유럽은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의 역설에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은행이 지난달 29일 사상 첫 마이너스 기준금리(-0.1%) 도입을 발표하자 닛케이225지수는 이틀에 걸쳐 4.1% 상승하며 화답했다. 엔·달러 환율은 120엔대로 오르며 연초부터 지속된 엔화 강세가 진정되는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이달 들어 상황이 돌변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우려와 달러 약세가 맞물리면서 기축통화 중 하나인 엔화의 가치가 다시 치솟았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 1일 120.99엔에서 11일 112.42엔으로 열흘 만에 7% 이상 하락했다. 닛케이225지수는 9~10일 7.7%나 폭락한 데 이어 12일에도 4.84%나 빠져 1만 5000선이 무너졌다. 전날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1%까지 금리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밝혔지만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마이너스 금리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은행 등 금융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일본 최대 금융그룹 미쓰비시 UFJ와 스미토모 미쓰이의 주가는 이달 25%나 빠졌고 신세이은행과 노무라홀딩스 등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시기가 좋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한쪽이 이득을 얻으면 다른 쪽은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라며 “위안화 약세가 지난해부터 지속된 상황에서 마이너스 금리라는 초강수를 뒀으나 밀려오는 엔화 절상 압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마이너스 금리는 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에게 독성이 있는 비상약을 쓰는 것과 같다”며 “지금 일본은 금융권 부실 위험이 있더라도 더 강력한 통화완화 정책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4년 6월부터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도입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12월 -0.2%에서 -0.3% 포인트로 0.1% 포인트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달러에 대한 유로화의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3.98% 상승했고 유럽 12개국 우량주로 구성된 유로스톡스50지수는 20% 가까이 빠졌다. 특히 독일 도이체방크, 프랑스 BNP파리바, 스위스 크레디트스위스 등 글로벌 은행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9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도이체방크는 내년 조건부 후순위 전환사채(이하 코코본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마저 나돌고 있다. 김정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이체방크가 2200억 유로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부도 위험은 낮지만 그간 양적완화로 부실해진 유로존 은행의 건전성이 부각되는 등 풍선효과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너스 금리가 은행 수익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도 “마이너스 금리가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이끌었다”고 비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핵심개혁과제 추진 성과] (하) 차세대 신산업 육성

    [핵심개혁과제 추진 성과] (하) 차세대 신산업 육성

    제조·유통과정에 ICT 접목 불량률 줄이고 납기 단축 효과 기업 만족도 높아 600곳 확대 우리나라 수출 경제가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 대기업 중심의 수출은 휴대전화, 자동차, 조선 등 특정 품목에 편중돼 전체 세계시장 변화에 재빨리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제조업 혁신3.0, 자유무역협정(FTA)을 활용한 무역 증대, 에너지 신산업 육성을 핵심 개혁 과제로 선정하고 산업 고도화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4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선진국들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조업의 중요성에 다시 주목하고 다양한 전략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셰일가스와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SW) 산업을 바탕으로 한 첨단 제조기술을 지원하고 독일은 민관 합동으로 사물인터넷 기반의 ‘인더스트리4.0’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역시 차세대 IT·신에너지·바이오·첨단 설비 제조 등 육성에 적극 나섰다. 제조업이 그 나라의 ‘경제 체력’을 튼튼하게 하기 때문이다. 제조업 혁신3.0 과제의 핵심은 스마트 공장의 확산이다. 스마트 공장이란 제조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기획 설계와 생산공정, 유통 공급망 관리 등에서 생산성, 품질, 고객 만족도를 동시에 향상시킨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이에 관한 각종 프로그램을 33차례 마련해 1400개 기업의 참여를 이끌었다. 이 가운데 스마트 공장 시범사업에 참여한 277개사의 경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 불량률 33% 감소, 원가 23% 절감, 납기 27% 단축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기업의 만족도는 81.3%에 이른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내년까지 대기업 등으로부터 300억원, 기술요원(멘토) 150여명을 지원받아 600개 이상의 중소기업을 스마트 공장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협상국 간의 관세 철폐가 요점인 FTA를 통한 무역 증대 효과는 그동안의 논란을 지우고 이미 검증을 마친 상태다. 정부는 최근 발효된 한·중 FTA를 통해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0.96%, 소비자 후생 146억 달러(약 17조 5000억원), 고용 5만 4000명의 증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정상회담을 통한 중소기업 수출의 활로 모색도 눈에 띈다. 지난해 10월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순방에 22개 대기업과 115개 중견·중소기업이 참여했는데, 이때 87개 기업이 2억 5000만 달러(약 3000억원) 상당의 수출 상담 효과를 봤다. 전남 진도 인근의 가사도는 독립형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이 적용된 국내 최초의 ‘에너지 자립 섬’이다. 163가구의 주민들이 일본 수출용 톳 등을 말리는 외딴섬이지만 태양광과 풍력 등 친환경·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전력의 생산과 저장, 소비를 80% 이상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 세계는 2020년 ‘신기후 체제’ 출범에 합의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로 했다. 화석연료인 석탄의 사용 비중이 39.2%인 우리나라도 이산화탄소(CO₂) 감축과 신재생 에너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불가피한 시점에 이르렀다. 정부는 2017년까지 추진되는 에너지 신산업 3개년 계획을 통해 수요 자원 거래시장,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서비스, 태양광 대여, 전기자동차 확대, 친환경 에너지타운 증설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120여곳에 ‘녹색 에너지 자립 섬’을 구축할 계획이다. 다만 이 모두가 즉각적인 경제 효과를 내지 못하는 산업구조인 점에 정부의 고민이 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세뱃돈’에 울고 웃고…韓·中 차이 보니

    [송혜민의 월드why] ‘세뱃돈’에 울고 웃고…韓·中 차이 보니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아이들에게는 맛있는 음식과 더불어 또 하나의 즐거움이 있으니, 바로 세뱃돈이다. 뿌리는 유사하지만 부르는 이름도, 형식도 그리고 평균적인 액수도 각기 다른 세뱃돈 문화의 과거와 현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세뱃돈은 중국서 유래?…한국의 세뱃돈 역사, 그리 길지 않아 세뱃돈 문화는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보편적이다. 중국은 송나라 때부터 정월 초하루, 즉 음력 1월 1일이 되면 결혼하지 않은 자녀에게 ‘나쁜 일을 물리치는 돈’ 이라는 의미로 덕담과 함께 붉은 봉투에 돈을 넣어줬다. 귀신이나 요괴 등이 어린아이를 해치려고 할 때 돈을 공물로 바쳐 위기를 넘기라는 데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를 압세전(壓歲錢·재앙을 막는 돈이라는 뜻), 현지어로는 ‘야수이첸’이라 부른다. 중국인이 세뱃돈을 건넬 때에는 반드시 악귀와 불운을 물리친다는 의미의 붉은색 봉투를 사용하는데, 이를 홍바오(紅包·붉은 주머니)라고 부른다. 홍바오는 설 뿐만 아니라 다른 명절이나 결혼, 출생, 환갑 등에서도 자주 사용된다. 지폐가 나오기 전에는 홍바오가 아닌 붉은색 끈에 엽전을 꿰어 줬다. 한국에 세뱃돈 문화가 전파된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세뱃돈의 역사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민속학자들은 1800년대 조선의 풍습을 모은 ‘동국세시기’에 세뱃돈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밝힌다. 설에 세배를 받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떡이나 과일 등을 내주었다는 기록은 있지만 정확히 돈을 건넸다는 기록은 찾아보기 어렵다. 때문에 학자들은 한국의 세뱃돈 문화가 1900년대에 들어 시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달라지는 세뱃돈 문화 과거 끈에 꿴 엽전이나 과일, 떡 등으로 받았던 세뱃돈은 지폐가 나오면서 현금으로 ‘지급되기’ 시작했고, 최근에 들어서는 다양한 금융 수단의 등장에 힘입어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세뱃돈 관련 금융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인 중국망의 보도에 따르면, 이제 갓 5살을 넘긴 야오링허우(10後·2010년 이후 출생자) 세대들은 야수이첸을 붉은색 봉투에 담긴 현금으로 받기 보다는 주식으로 받는 것이 대세다. 취학 전인 어린아이들에게는 당장 쓸 수 있는 현금보다는 시장이 상황을 장기적으로 보고 굴려야 하는 주식이 더 적격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야수이첸을 주식도 현금도 아닌 모바일로 ‘결제’하는 문화도 생겨나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올해 모바일 야수이첸 시장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100억 위안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뱃돈 시장’의 급변하는 기류는 한국도 만만치 않다. 세뱃돈을 각국 외화로 전할 수 있는 ‘외화세뱃돈세트’가 등장한 것은 물론이고, 자녀의 올바른 경제관념을 확립시킬 수 있다는 문구와 함께 세뱃돈으로 시작할 수 있는 각종 어린이금융상품 광고가 줄을 잇는다. 전문가들은 “자녀명의의 예금통장에 세뱃돈을 그저 예치해 두는 것만으로는 자녀에게 별다른 의미도 없고 도움도 되지 않는다”면서 증권사 CMA(종합자산관리계좌)와 (어린이용)적금·적립식펀드를 이용해 올바른 저축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액운을 물리치고 복과 건강을 받으라고 건네는 세뱃돈에 이리도 ‘엄중한’ 의미를 부여해야하나 싶기도 하지만, 요새 아이들이 원하는 혹은 실제로 받는 세뱃돈 액수를 보면 금융회사들이 욕심을 낼 만도 하다. ◆“베이징 어린이 세뱃돈 평균 89만원” 중국 신징바오(新京報)의 지난해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에 사는 10~13세 어린이 90명을 대상으로 세뱃돈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한 명당 평균 세뱃돈은 무려 4867위안(약 89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도인 2013년보다 5% 상승한 것이며, 올해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어린아이에게 고가의 세뱃돈을 주는 것이 도덕적으로 옳은지에 대해 고민할 법도 한데, 중국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세뱃돈이 고위 공직자들의 뇌물로 세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이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내놓자 자녀의 세뱃돈이 뇌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한 일부 공직자들은 자녀가 일가친척 외에 타인으로부터 세뱃돈 받는 것을 금지시킨다는 보도가 나왔을 정도다. 한국인의 경우, 지난해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3명을 상대로 실시한 ‘2015년 한국인의 설 풍경’ 설문에 따르면 초등학생에겐 1만원, 중학생에겐 3만원 정도의 세뱃돈이 가장 적절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건 어른들의 생각일 뿐이고, 실제 ‘수혜자’인 아이들의 생각은 다르다. 초등학교 6학년을 앞두고 있다는 한 네티즌이 포털사이트 질문란에 ‘내 나이면 보통 얼마 정도의 세뱃돈을 받는지 알고 싶다’는 질문을 올리자, 비슷한 또래라고 밝힌 네티즌은 “5~6학년이면 5~10만원이 일반적”이라고 답변을 달았다. 세뱃돈을 건네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온도차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세뱃돈에 얽힌 웃지 못 할 해프닝 2007년, 중국의 14세 소녀는 관영 CCTV에 '설에 받은 세뱃돈 2800위안을 돌려받기 위해 부모를 고소하려 한다'는 제보를 했다가 네티즌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았다. 2011년에는 세뱃돈 100위안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10대 아들과 아버지가 다툼을 벌이다 아버지가 사망하는 불행한 사건도 발생했다. 한국 포털사이트에는 이맘쯤이면 ‘세뱃돈 뺏기지 않는 방법’이란 제목의 질문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세뱃돈의 소유권과 액수를 둘러싸고 아이와 어른이 전쟁을 벌이기 보다는, 액운을 물리치고 부와 건강을 기원한다는 본래의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하겠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소로스 한마디에 위안화 철렁… 반격 나선 리커창

    소로스 한마디에 위안화 철렁… 반격 나선 리커창

    “중국 경제를 ‘공매도’하겠다고요?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투기 자본계의 ‘큰손’ 조지 소로스와 중국 금융시장 간 싸움에 리커창(李克强) 총리까지 나섰다. 2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 총리는 최근 상공인들과의 좌담회에서 “근래 들어 국제적으로 중국 경제를 ‘공매도’하겠다는 소리가 나온다. 심지어 중국 경제가 전 세계 경제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게 대체 어느 나라 논리인가”라고 말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낸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실제로 대금을 지불해 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이다. 리 총리의 이날 발언은 소로스를 겨냥한 것이다. 소로스는 지난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불가피하다. 중국의 성장 둔화가 전 세계에 문제를 안기고 있다. 아시아 국가 통화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나는 미국 국채를 샀다”고 말했다. 금융계는 이를 위안화와 홍콩달러에 대한 공격 신호로 해석했다. 리 총리는 소로스의 발언을 염두에 둔 듯 “중국은 이미 10조 달러대의 경제 대국으로, 현재의 국내총생산(GDP) 1% 증가는 5년 전의 1.5%, 10년 전의 2% 증가에 해당하는 규모”라면서 “중국 경제 발전은 합리적이고 안정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중국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이고 앞으로도 장기간 사회주의 초급단계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세계 시장에 혼란을 가져왔다는 주장은 고맙게도 중국을 너무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 26일 ‘중국을 향해 선전포고? “하하”’라는 제목의 사설로 소로스를 비판했다. 인민일보는 “아시아 통화 하락에 돈을 걸었다고 밝힌 소로스 때문에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아시아 각국 화폐가 심각한 공격에 직면했지만, 이런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화통신도 “공매도 투자자가 공황을 조장해 차익을 챙기려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18년 전 소로스의 공격으로 위안화와 홍콩달러가 거덜날 뻔했기 때문이다.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태국 밧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를 투매해 두 국가를 파산 상태로 몰아넣은 소로스는 홍콩시장까지 공격했다. 당시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위안화를 반드시 지키겠다”며 전쟁을 선포하면서 가까스로 통화를 지켜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일정한 리듬을 탄다”면서 “중국 경제가 당시보다 규모가 10배 커졌고 외환보유고도 20배나 늘어나 투기자본의 공격이 쉽진 않지만, 당시와 달리 성장둔화와 구조 개편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은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부산, 시스템 구축해 빈집 관리한다

    부산시는 최근 빈집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이 완료됨에 따라 본격적인 빈집관리 사업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빈집정보 시스템은 빈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를 공간자산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시는 올해 16억원을 들여 200여채의 폐가를 철거하고 이곳에 주차장, 쌈지공원, 주민 휴식공간 등으로 활용한다. 또 도심 빈집을 고쳐 주변 시세의 절반 가격에 임대하는 햇살둥지사업을 벌인다. 10억원을 들여 60가구 이상 공급한다. 1970년대 이후 철거와 이주로 생긴 산동네 등을 재개발하는 정책이주지 그린존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반여, 반송, 장림, 신평 등 18개 지구를 대상으로, 주차장 기능을 회복하고 지역 중심의 생활공동체를 형성하는 사업이다. 이밖에 부산시는 경찰청과 함께 빈집 밀집지역 4곳에 폐쇄회로(CC)TV 등 방범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을 벌여 범죄 예방 등 사회안전망 구축에 나선다. 부산시 관계자는 “도심 속 빈집들이 많이 생기면서 각종 범죄와 방화 등 사회문제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며 “빈집정보시스템을 활용해 폐가와 빈집이 없는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 만들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씨줄날줄] ‘악마의 배설물’의 경고/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악마의 배설물’의 경고/구본영 논설고문

    ‘나비효과’가 이런 건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며칠 전 60일간의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 중국의 경기 둔화로 가뜩이나 떨어진 국제 유가가 곤두박질칠 기미를 보이면서 지구 반대편 산유국 베네수엘라가 경제 파탄 위기에 내몰렸다. 석유 매장량 세계 1위인 베네수엘라는 재정 수입의 90% 이상을 원유 수출에 의존한다. 유가 하락세가 길게 이어지면서 국민들은 연 140%가 넘는 인플레이션으로 신음 중이다. ‘개도 안 물어 간다’는 말이 있지만, 베네수엘라 화폐가 그 짝이란다. 얼마 전 미국 뉴욕타임스는 베네수엘라의 한 시민을 납치한 무장 괴한들이 그의 은행 계좌의 막대한 볼리바르화(貨)엔 손도 안 대고 몇 푼 안 되는 달러만 노렸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의 살인적 인플레이션 강도를 말해 주는 삽화다. 이로 인해 요즘 베네수엘라 보통 시민들의 생활고가 말이 아닌 모양이다. 5인 가구 기준 식료품비가 최저임금의 6배를 넘어선 지 오래란다. 이쯤 되면 펑펑 쏟아지는 오일 달러를 주체하지 못하던 나라의 시민들이 이제 기본 생필품조차 제때에 구입하지 못하는 형편이 아닌가. 이는 전임 우고 차베스 정권이 극단적 국가사회주의 노선을 택했을 때부터 싹튼, 예고된 비극일 수도 있다. 1999년 권좌에 올라 2013년 사망할 때까지 그는 오일 달러를 공짜로 나눠 주는 인기 영합 정책으로 일관했다. 까닭에 재정에 의존하는 정부 부문은 비대해졌지만, 경쟁 원리가 작동하는 민간 부문은 시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대가는 혹독했다. 국민을 여름 한철 흥청망청 살다가 추운 겨울을 맞는, 우화 속 베짱이로 만든 결과가 경제 비상사태라면 말이다. 베네수엘라에서도 이런 위기를 내다본 선각자는 있었다. 1960년대 석유장관을 지낸 페레스 알폰소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1973년 1차 오일 쇼크로 베네수엘라의 재정 수입이 급등했을 때 “석유는 악마의 배설물”이라는 인상적 어록을 남겼다. “앞으로 석유 때문에 우리 국민이 파멸에 이르게 되는 걸 볼 수도 있다”는 경고와 함께. 고유가 시절 넘치는 달러를 대중의 비위를 맞추느라 낭비했던 생전의 차베스가 이를 귀담아들었어야 했다. 그 반만이라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투자했더라면 작금의 ‘석유의 저주’는 없었을 게다. 성남시가 올해부터 만 24세 청년 거주자들에게 연간 50만원을 주는 청년배당과 무상 교복, 산후 조리 등 3대 무상복지 정책을 시행한다고 한다. 재정이 감당할 수 없는, 인기 영합적 지출은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큰 후유증을 남기게 마련이라 적잖이 걱정이 앞선다. ‘자원 부국’인 베네수엘라 국민들조차도 오랜 ‘공짜 점심’을 즐긴 대가를 치르고 있지 않은가. 정치인들이 포퓰리즘 경쟁을 벌이는 동안 시장경제가 복수를 준비한다는 경구를 이번 총선 출마자들이 꼭 유념했으면 좋겠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국제 유가·증시 릴레이 추락… ‘역오일쇼크’에 국가부도 위기

    국제 유가·증시 릴레이 추락… ‘역오일쇼크’에 국가부도 위기

    아시아, 유럽, 미국, 중동 등 글로벌 경제 곳곳에서 주가 폭락과 유가 폭락, 화폐가치 하락 사태가 속출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원유가격 하락이 계속되면서 산유국들이 재정적으로 타격을 받자 각국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해 증시가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이를 원유가격 급등에서 비롯된 ‘오일쇼크’와 정반대의 개념이라며 ‘역오일쇼크’로 이름 붙이기도 했다. 이를 반영하듯 20일(현지시간) 하루에만 국제 유가가 7% 가까이 떨어지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6.7% 내린 배럴당 26.55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마감가격은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28% 하락한 수치로, 2008년 배럴당 150달러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5분의1 수준이다. 국제 유가가 이처럼 끝을 모르고 떨어지는 것은 공급과잉 및 글로벌 저성장 우려 때문이다. 특히 산유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이 급등하면서 국가부도 위기를 키우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CDS프리미엄은 20일 현재 6986.47bp(베이시스포인트·1bp=0.01%)로 연초 이후 2011.3bp 급등했다. 20일 만에 40% 이상 올라 사실상 국가부도 상태에 들어갔다. 사우디아라비아의 5년 만기 CDS프리미엄은 209.08bp로 6년 반 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초 이후 48.3bp(30%)나 올랐다. 석유에 의지해 체제를 안정시켜 온 중동 산유국 정권들은 저유가로 돈줄이 말라버리면서 체제 존립을 위협받을 정도로 흔들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유가 하락은 세계 증시에도 타격을 가했다. 미국의 CNBC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월드지수가 지난해 초보다 20% 이상 떨어져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주요 증시를 측정하는 이 지수는 전 고점보다 10% 이상 떨어지면 조정장,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에 들어선 것으로 본다. 증시별 낙폭을 보면 사우디아라비아 증시가 전 고점 대비 45% 떨어져 가장 심각했다. 그리스(44%)와 상하이(43%), 이집트(43%), 러시아(42%) 등도 40% 넘게 떨어졌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증시는 30%대 낙폭을 기록했다. 일본의 닛케이 225지수도 지난해 6월 이후 22%의 낙폭을 기록하며 약세장에 들어섰다. 21일 아시아 증시도 급락해 닛케이 225지수는 전날보다 2.43%, 상하이종합지수는 3.23%, 홍콩 항셍지수는 1.82% 각각 떨어졌다. 각국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통화긴축(미국)과 통화완화(EU, 일본 등)로 양분됐던 세계는 최근 경제위기로 통화완화 쪽으로 수렴하는 분위기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올해 계획한 대로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4차례 모두 인상할 가능성은 1%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21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가운데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ECB의 양적완화 효과가 제한적이지만 그럼에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양적완화를 확대하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에서도 금융시장 동요 진정을 위해 추가 양적완화나 2% 포인트 올리는 소비세 증세를 연기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마리아나 원정대] Night Life 사이판, 로맨틱, 성공적

    [마리아나 원정대] Night Life 사이판, 로맨틱, 성공적

    ●Night Life 글 정연주, 배주한, 임지원 사진 배주한 사이판, 로맨틱, 성공적 저녁이면 적도의 섬에도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분다. 작은 섬을 달구던 태양이 자취를 감추면 비로소 사이판의 뜨거운 나이트 라이프가 시작된다. 반짝반짝 켜지는 조명을 신호로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들이 삼삼오오 가라판 시내로 몰려든다. 마주치는 술잔에는 진한 추억이 녹아든다. 오늘을 즐길 준비가 끝났다면 물놀이의 피로는 시원한 맥주 한 잔에 씻어 보내자. 샌드 캐슬 매직 쇼Sand Castle Magic Show“We bring Las Vegas to you.” 홍보 문구대로 라스베이거스의 매직 쇼를 사이판에서 볼 수 있다. 2002년부터 사이판의 가장 화려한 엔터테인먼트로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마술쇼. 신비한 음악과 화려한 빛이 가득 찬 무대에 마술사와 두 명의 미녀가 등장하면서 마술은 시작된다.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기도 하고, 신체의 일부가 절단되었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는가 하면, 링과 카드와 지폐가 등장하는 고전적인 마술이 연이어 펼쳐진다. 텅 빈 무대에 갑자기 하얀 호랑이가 등장하는 장면은 쇼의 하이라이트. TV에서 보았을 법한 마술들이 실제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뿐 아니라 관객을 초대해 마술에 참여시키기도 하고, 풍선을 이용한 퍼포먼스로 어린이 관객을 즐겁게 하기도 한다. 마술만 있는 것도 아니다. 테마가 바뀔 때마다 미녀들의 아크로바틱한 공연으로 서커스적인 느낌도 가미되어 약 1시간 가량의 쇼타임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공연은 가라판의 중심에 위치한 하얏트 호텔의 샌드캐슬 쇼룸에서 월요일과 목요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 진행되며, 한국어를 포함한 4개 국어로 안내방송을 한다. 예약은 ‘샌드캐슬 사이판’ 홈페이지와 전화 팩스, 이메일 등으로 할 수 있다. 예약시 생일, 결혼기념일 등등의 정보를 미리 알려주면 공연장 모니터에 축하 멘트가 올라가는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며, 호텔 왕복 픽업 서비스가 포함된다. 디너쇼(식사 제공) 19:00~20:15, 칵테일쇼(음료 한 잔 제공) 19:00~20:15, 20:30~21:30 좌석에 따라 칵테일쇼 성인 $80, $94, $125 / 아동 $30, $35, $55. 디너쇼 성인 $94(3코스), $125(4코스), $185(4코스) / 아동 $35(3코스), $55(4코스), $80(4코스) 아동 요금은 별도 문의 www.saipan-sandcastle.com/kr 하얏트 호텔 1층 SAND CASTLE +1 671 649 7263 , 070 7838 0166 (한국에서) 북마리아나 유일의 카지노, 베스트 선샤인 라이브 사이판 최초의 럭셔리 카지노인 베스트 선샤인 라이브Best Sunshine Live가 최근 오픈했다. 사이판 시내 중심 가라판에 위치한 면세점 T 갤러리아에 들어선 베스트 선샤인 라이브는 총 45개의 게임 테이블과 106개의 최신 슬롯머신 등을 갖춘 사이판 최초의 카지노 업장이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타이세이, 블랙 잭, 바카라 등의 테이블 게임을 포함, 대형 모니터로 즐길 수 있는 룰렛, 아시아의 인기 게임인 파파파 등 다양한 슬롯 게임들도 갖추고 있다. T-Galleria, Beach Road, Garapan Saipan +1 670 237 9199 조니스 바 & 그릴Jony’s Bar & Grill연인과 소곤소곤 비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조니스 바 & 그릴을 추천한다. 다트, 당구, 게임기를 갖추고 있어 간단한 오락을 즐길 수 있으며 매주 금·토요일 저녁에는 로컬 밴드의 공연도 준비되어 있다. 무엇보다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활짝 오픈된 테라스석. 포근한 바람이 목덜미를 스치면 절로 미소가 피어오른다. 왠지 가슴이 뛰는 건 착각이 아니다. 10:00~02:00 주스, 소다, 와인, 샴페인, 위스키를 비롯한 각종 주류와 간단한 식사happy hour 16:00~19:00, 주류 $1 할인 | 무료 Wifi 가능 | 추천메뉴 original mojito +1 670 233 9019 갓파더스 바Godfather’s Bar시끌벅적한 현지의 밤 문화를 즐기고 싶다면 단연코 갓파더스 바에 가야 한다. 이곳에는 다양한 국적의 여행자가 모인다. 영화 <대부>의 얼굴이 프린트된 포스터부터 내부를 장식한 개성 넘치는 아이템들까지! 문을 들어서자마자 심상치 않은 활기가 전해진다. 커다란 앰프를 타고 흘러나오는 흥겨운 음악에 어느새 어깨를 들썩이게 될 것이다. 일요일 17:00~24:00, 월·화요일 16:00~24:00, 수·목·금요일 16:00~01:00, 토요일17:00~01:00 | 매일 밤 21:00~24:00 라이브 공연 맥주, 보드카, 데킬라, 진, 럼, 꼬냑, 위스키 등 다양한 주류와 간단한 식사 | 선불 계산 +1 670 233 2333 에디터 천소현·손고은 기자 취재 트래비 마리아나 원정대 취재협조 마리아나 관광청 www.mymarianas.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작년 훼손된 돈 3조원… 백두산 23번 쌓은 셈

    작년 훼손된 돈 3조원… 백두산 23번 쌓은 셈

    지난해 폐기된 손상 지폐는 모두 6억장으로 이를 쌓으면 백두산 높이의 2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폐기한 손상 화폐가 3조 3955억원으로 2014년(2조 9847억원)보다 13.8%(4108억원) 증가했다고 17일 밝혔다. 폐기된 손상 화폐 가운데 지폐가 3조 3939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는 5t 트럭 112대분으로 모두 연결할 경우 경부고속도로를 103회 왕복할 수 있는 물량이다. 손상화폐를 새 화폐로 바꾸는 데는 563억원의 비용이 들었다. 이 중 일반인이 한은에서 교환한 손상 화폐는 31억 4000만원으로 지폐의 경우 대부분 불에 타거나 습기, 장판 밑 눌림 등에 의해 손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원래 지폐 크기의 4분의3 이상이면 전액을, 5분의2 이상이면 반액을 교환해 준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최경환 “경제 바꾸러 정치판 돌아가요”

    최경환 “경제 바꾸러 정치판 돌아가요”

    최경환 부총리는 12일 “경제를 바꾸러 다시 정치판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정치권의 대응 능력 부재로 ‘잃어버린 20년’을 맞이한 일본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 부총리는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문제를 만들어 내기만 하는 우리 정치권의 고질적인 병폐가 계속되는 한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은 이제 불가능하다”면서 “저성장 고착화의 흐름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문제 해결 능력 복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빠르게 대책을 만들어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니 재임 기간 내내 속이 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노동개혁 등 4대 개혁은 개혁 자체도 지난한 과정이지만 그 체감 효과가 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과거 정부들이 욕먹기 싫거나 갈등이 두려워 중장기 과제로 미뤄 온 개혁 과제들을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은 하겠다며 당당히 해 왔다”고 자평했다. 담뱃값 인상, 종교인 과세 등 반발이 적지 않았던 정책을 추진했던 것을 말한다. 최 부총리는 “지난 1년 반 동안 순풍이라곤 받아 본 적 없이 사투를 벌인 항해였다”면서 “과거처럼 수출이 받쳐 줘 바람을 등지고 달릴 수 있었더라면 3% 후반대 성장도 가능했으리라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회고했다. 최 부총리는 또 “그럼에도 과거와 다른 ‘질적인 차별’을 만들어 냈고,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에 들어설 수 있었다”면서 “다만 제일 듣고 싶었던 ‘청년들이 취업 좀 되기 시작했다’는 말을 듣지 못하고 떠나게 돼 청년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40조 국책사업 ‘反부패 백신’ 처방

    240조 국책사업 ‘反부패 백신’ 처방

    평창동계올림픽과 방위사업 등 자칫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국책 사업에 부정부패를 사전에 차단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1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올해부터 16개 분야 240조원이 투자되는 국가정책 사업에 대해 정부의 새로운 부패 척결 방식인 ‘부패방지 4대 백신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4대 백신 프로젝트는 ▲대형 국책 사업에 대한 실시간 부패 감시 ▲대규모 자산운용기관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 ▲국고보조금 부정 수급 차단을 위한 상시적 정보 공유 및 연계 ▲내부 통제장치 강화 등 클린시스템 도입이다. 정부는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5조원 정도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국무조정실 대형 국책사업 관리팀은 재난안전통신망 사업(1조 7000억원)과 평창동계올림픽 준비(5조 1000억원), 과학벨트 조성(5조 7000억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비롯한 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12조 7000억원) 등 25조원 규모의 대형 국책 사업에 ‘실시간 부패감시’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했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국책 사업에서 사후에 부정비리가 적발되기 전에 국무조정실과는 별도로 소관 부처별 검증팀을 구성해 실시간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검증팀이란 감독관, 준법감시인, 감독기관 등을 말한다. 이에 필요한 유관 기관별 정보 공유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황 총리는 “과거부터 쌓여 온 각종 부정과 비리는 경제 회복에 큰 걸림돌이 돼 경제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며 “경제를 좀먹는 부정과 비리를 막고 공공기관의 잘못된 투자 관행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 조직 내부에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부패 방지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적폐가 잔뜩 쌓여 있는데 돈을 쏟아붓는다고 피와 살로 가겠는가”라며 “부패 요인을 선제적으로 감사, 경고하는 인프라를 구축해 예산 낭비와 비리 소지를 원천적으로 제거하고 대형 국책 사업을 비롯해 정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여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세상을 밝히는 사람들] 희귀병 신생아 구한 아이들의 돼지저금통

    [세상을 밝히는 사람들] 희귀병 신생아 구한 아이들의 돼지저금통

    2015년의 마지막 날. 태어난 지 4일밖에 안 된 아기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수술대에 누웠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안고 나온 선천성 횡격막 탈장 때문이다. 오른쪽 횡격막이 손상돼 아기의 간이 폐와 협착 상태에 있었다. 2시간 정도면 끝날 줄 알았던 수술은 4시간 넘게 이어졌다. 수술 과정에서 늑막이 손상돼 폐에서 공기가 누출됐던 것이다. 그러나 수술팀은 간과 폐를 분리하고 횡격막, 늑막의 손상된 부위를 정상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수술을 진행한 장은영 소아외과 교수는 “아기의 오른쪽 폐가 발달하지 못해 인공호흡기 치료를 하고 있으며 아직 안정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추가 수술이 필요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아기는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병원에서 몸무게 2.19㎏의 미숙아로 태어났다. 하지만 아기에겐 선천성 횡격막 탈장 증상이라는 희귀난치성 질환이 있었다. 횡격막이 손상돼 복부 내장이 가슴 쪽으로 밀려 올라가면서 폐를 압박해 정상적인 호흡을 방해하는 질환이다. 아기는 왼쪽 폐로만 겨우 숨을 쉬고 있었다. 1차 수술을 마쳤지만 아기의 엄마 A(24)씨는 240만원의 수술비 및 진료비를 낼 수 없는 처지다. 2012년부터 경기 지역의 한 공장에서 일해 온 A씨는 지난해 임신을 하게 됐고, 연말 아버지 없는 아이를 낳았다. 지금은 공장 일을 하지 못해 한 미혼모 보호시설에 머물고 있다. A씨의 어머니는 2012년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겼고, 아버지는 20년 전 교통사고로 지체장애 판정을 받아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연금 등으로 어렵게 생계를 잇고 있다. 딱한 형편인 A씨의 손을 잡아 준 것은 서울 성북구 광운초등학교 어린이들이었다. 이 학교 전교생 600여명은 지난달 22일 돼지저금통 등을 털어 마련한 300만원을 “희귀난치병 질환을 앓는 아기에게 써 달라”며 병원에 기증했다. 아이들은 지난해 학급회의를 통해 돈을 모으고 도움 대상을 선정했다. 소중한 미래가 있다는 점에서 아이들은 난치병 아이를 돕고 싶다고 했다. A씨의 아기를 돕기로 한 데 대해 박세준(12)군은 “작은 기부가 모여서 커지고,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아기가 점차 건강해져서 나중에는 운동장에서 같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러시아 무인 전투차량 공개…2017년 실전 투입

    러시아 무인 전투차량 공개…2017년 실전 투입

    21세기 현대전에서 무인기계(UAV)는 이미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필수적인 존재다. 더 나아가 최근 발전하는 IT 기술은 미래전에서 무인 선박이나 무인 전투차량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군사 선진국들은 이미 다양한 종류의 무인 군용차량이 개발 중인데, 이 분야에서는 다소 후발주자인 러시아가 무인 로봇 전투차량을 수년 내로 배치하겠다고 선언해 실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 러시아가 무인 전투 차량을 개발한 역사는 2차대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소련은 텔레탱크라는 원격 조종 탱크를 개발해 실전에 투입했으나 당시 기술 수준으로 원격조종이 어려워 좋은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심지어 전투 중 원격 신호가 끊어져 독일군에게 투항(?)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뒤에 따라오던 소련군 전차가 공격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이 무기는 금방 사라져 지금은 기억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 세월이 흘러 러시아는 BMP-3 보병 전투차량을 무인화한 무인 전투차량을 선보인 이후 우란(Uran) 시리즈 무인 차량을 개발해 이제 실전배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우란 - 9 (Uran - 9) 무인 전투차량은 러시아의 로스보로네스포트(Rosoboronexport)사가 개발한 것으로 30mm 2A72 기관포와 7.62mm 동축 기관총, 그리고 Ataka ATGM 미사일 등으로 무장해 테스트 중이다. 이 무인 전투차량은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무인 주행 기술 대신 원격 조종 방식으로 조작한다. 따라서 과거와 마찬가지로 신호가 끊어지면 전투 불능이 되거나 해킹되면 적에게 포획될 우려가 있으나 러시아군이 주로 투입할 목적인 대테러전이나 소규모 국지전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막강한 전자전 능력이 있는 적군이 아니기 때문이다. 러시아군은 이 로봇 장갑차가 비정규전을 벌이는 테러리스트나 게릴라전에서 효과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사람이 타지 않기 때문에 크기를 크게 줄여 게릴라들이 사용하는 소형 대전차 무기로 명중시키기도 쉽지 않고 급조 폭발물로 공격해서 파괴해도 인명 손상이 없다. 물론 안전한 차량에서 원격 조종하면 병사들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작전에 임할 수 있다. 크기를 줄여서 은폐가 쉬운 점도 시가전과 게릴라전에서 유리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더 흥미로운 것은 지원 전투차량을 무인화한 점이다. 우란 - 6 지뢰제거 차량은 개념적으로 가장 그럴듯한데, 위험한 지뢰제거 임무에 무인 차량을 투입하기 때문이다. 강력한 대전차 지뢰에 차량이 파손돼도 인명 손상이 없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사실 미국 역시 같은 형태의 원격 조종 지뢰제거 차량을 개발 중이다. 여기에 더해 이 회사는 화재 진압, 장애물 제거 무인 차량도 개발했는데, 이 역시 폭발성, 인화성이 있거나 독성이 있는 위험한 화재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러시아군은 2016년에 이 로봇 장갑차를 테스트하고 빠르면 2017년에서 2018년 사이 실전배치를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연 실전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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