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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넉살좋게 망가졌다…그래서 친숙해진 all New 유지태

    넉살좋게 망가졌다…그래서 친숙해진 all New 유지태

    “좀 더 진지한 작가 영화를 선호하고 영화라는 게 뭘까 고민하며 작품을 선택해 왔는데, 이제는 흥행 또한 중요한 요소이고 관객이 봐 주지 않는 상업 영화는 제 기능을 잃은 거라는 생각을 갖게 됐어요. 앞으론 관객들에게 더 친숙하게 가까이 다가가려고요.” 배우 겸 감독 유지태(40)는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9일 개봉하는 ‘스플릿’에서 자동차 사고로 모든 것을 잃은 천재 볼링 선수 철중을 연기한다. 지금껏 캐릭터 중에서 가장 헐렁하다. 시쳇말로 제대로 망가진다. 남루한 옷차림은 기본. 정리정돈은 그의 사전에 없는 단어다. 험상궂은 욕설도 입에 물고 산다. 김밥에 막걸리를 곁들이는 취향 또한 희한하다. 밑바닥을 전전하던 철중은 자폐 증세가 있는 영훈(이다윗)을 만나고, 우스꽝스러운 자세에도 볼링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치는 영훈을 내기볼링으로 끌어들인다. 대체로 폴 뉴먼 주연의 ‘허슬러’(1961), 더스틴 호프먼·톰 크루즈 주연의 ‘레인맨’(1988) 등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좀처럼 해 보지 않은 캐릭터인데 어색하지 않은 스타일을 찾으려고 노력했지요. 연기는 더 못되게 하고 싶었어요. 그런 캐릭터가 변했을 때 감정의 진폭이 더 클 거라 생각했거든요. 저도 그렇지만 관객들은 절제하는 연기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오락 영화니까 자유분방하고 넉살 좋은 연기가 유리하지 않을까 싶었죠. ‘킹핀’에서의 우디 해럴슨 연기를 많이 참고했어요.” 인기에 견줘 흥행작이 많지는 않다. ‘주유소 습격사건’(1999), ‘동감’(2000), ‘봄날은 간다’(2001)를 거쳐 ‘올드보이’(2003)에서 정점을 찍은 게 최고 326만명. 그즈음부터 될 것 같은 상업 영화보다 작품성 위주의 중·저예산 작품을 골라 왔다. 그런 그가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게 된 것은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2014)가 참담한 실패를 맛보면서다. 동료 배우 김효진과 결혼해 세 살 아들을 두고 있는 그에게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도 작용했냐고 물었더니 껄껄 웃는다. “가장의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 많이 해요. 일 년도 쉬지 않고 달리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꼭 그것 때문이라고 하면 어폐가 있어요. 궁극적으로 제가 하고 싶은 연기, 제가 만들고 싶은 영화를 계속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그는 직접 시나리오를 쓴 단편 세 편을 연출, 제작하며 시동을 걸다가 ‘마이 라띠마’(2012)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최근에도 2년간 공들여 ‘안따이’라는 시나리오를 탈고했다. 조선족 말로 아내라는 뜻이다. 멜로드라마에 가깝다고 한다. 그는 배우와 감독 사이에서 밸런스를 잡기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감독을 하더라도 배우로서 영향력이 있을 때가 유리하다는 생각이다. 연출에만 전념해 균형이 무너지는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 한다고. “배우 때는 감독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기 위해 100% 능력을 발휘하려고 해요. 감독 때는 배우들과 융화하려고 노력하죠. 에너지가 강한 배우들은 영감을 주거든요. 배우 덕택에 시나리오를 완전히 다시 쓰는 경우도 있어요. ‘마이 라띠마’가 그랬죠.” 작품에서 결이 느껴지는 감독이 되고 싶다는 그는 배우 겸 감독의 롤모델로 존 카사베츠와 기타노 다케시를 꼽았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꼽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다가왔다. “이스트우드는 대형 스튜디오 시스템에서 시작했지만 카사베츠 등은 저예산 독립 영화에서 출발했어요. 우리 영화 시장 규모와 비교해 보면 당연한 결론이죠.”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성미, 유방암 합병증으로 폐암 위기 ‘충격’

    이성미, 유방암 합병증으로 폐암 위기 ‘충격’

    이성미가 유방암 수술 후 폐암 위기에 걱정했다. 3일 오후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엄마가 뭐길래’에서는 코미디언 이성미의 건강 검진 결과가 공개됐다. 이날 이성미는 아들 은기와 병원을 찾았고, 의사는 이성미에 “평소에 특별히 불편하신 증상이 있냐”라고 물었다. 이에 이성미는 “똑바로 누우면 기침이 난다”라고 답했고, 의사는 “예전에 암 수술하시고 항암치료하신 다음에 폐 이상이 발견됐다. 그거 때문에 약을 드셨냐”라고 물었다. 이에 이성미는 “안 먹었다. 되도록 늦게 먹자고 하셨고, 먹으면 아프다고 하길래 내가 안 먹겠다고 했다”라며 “그런데 정확하게 이게 무슨 병이냐”라고 물었고, 의사는 “결핵과 비슷한 종류인데 조금 양상이 다른 균으로 나온다. 유방암 항암치료로 면역력이 떨어져 세균이 증식해 병이 커져있을 수 있다. 심각할 경우 폐 기능이 떨어져 위험할 수 있다”라고 전해 충격을 안겼다. 이어 의사는 “면역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방치한다면 폐가 망가진다. 결국에는 호흡 곤란이 와 위험한 상황이 온다”라고 덧붙였고, 은기는 제작진에 “사실 엄마가 아픈 곳이 많아 항상 엄마 걱정을 한다. 불안하다. ‘엄마가 없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동생들 앞에서 잘 안 우는데 눈물을 흘렸다”라고 털어놨다. 한편 의사는 검사를 마친 이성미에 “오른쪽 폐에 작을 알갱이들이 있다. 이런 것들이 이상 있었다고 확인됐던 소견들이다. 오른쪽에 보면 기관지들이 늘어난 소견도 세균에 의해서 변화가 생긴 걸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지금 당장 폐의 균이 더 진행되는 소견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약을 드시진 않아도 괜찮을 거 같다. 앞으로 2년 정도만 건강 관리를 잘 하시면 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다”라고 전해 안심케 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서울광장] 누란의 위기 한국, 길을 묻다/강동형 논설위원

    [서울광장] 누란의 위기 한국, 길을 묻다/강동형 논설위원

    1972년 6월 미국 워싱턴DC 워터게이트 복합센터. 이곳에 민주당 대통령 선거운동 본부인 전국위원회가 입주해 있었다. 워터게이트 복합센터 경비원들이 외부인이 침입한 흔적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5명의 용의자를 붙잡았다. 범인 중에는 닉슨 대통령 경호원 출신과 중앙정보국(CIA) 전직 직원도 있었다. 이들은 도청 장치를 소지하고 있었지만 단순 절도범으로 취급됐다. 닉슨 대통령 측은 이들과의 관련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 사건은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주지 못했고, 공화당 후보였던 닉슨 대통령은 민주당의 조지 맥거번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사건은 세인의 관심 속에서 사라졌다. 이후 워싱턴포스트 두 기자가 끈질긴 보도를 이어 가면서 닉슨 대통령 관련설이 제기됐다. 사건 발생 1년 후 관련자들은 기소됐고, 백악관은 법무부를 통해 경찰 수사에 압력을 넣으며 사실 은폐를 시도했다. 도청 장치를 설치한 범인들은 스스로 애국자요, 반공주의자를 자처하며 대통령 관련설을 부인했지만 닉슨 대통령은 탁핵 위기에 몰리고 1974년 8월 사임하게 된다. 그 유명한 ‘워터게이트 사건’의 줄거리다. 단순 절도 사건이 이렇게 된 것은 거짓말과 진실 은폐가 결정타였다. 이후 대통령과 관련된 추문과 대형 사건에 워터게이트의 ‘게이트’를 접미사처럼 사용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최순실 게이트’라고 부르는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최순실 게이트는 그동안 우리가 경험했던 대통령 친인척 관련 각종 게이트와 성격이 다르다. 자고 나면 터져 나오는 각종 의혹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하다. 동력을 상실한 청와대와 정부, 집권 여당은 말할 것도 없고 야당도 딱 부러지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책임총리제에 이어 거국중립내각 구성에 이르기까지 백가쟁명식 처방전이 나오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당리당략 아닌 게 없고, 올바른 길은 보이지 않는다. 총체적인 국가 위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한자리수까지 떨어졌다. 이 정도의 지지율로 국정 운영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가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실체적 진실을 가리는 것 못지않게 헌정 중단 사태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탄핵과 하야는 말은 쉽지만 우리가 취해야 할 선택지는 아니다. 문제는 쉬운 선택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순실 게이트의 해법이 어려운 것은 무엇보다 대통령의 귀책 사유가 큰 탓이다. 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대통령을 배제한 채 해결책을 모색하다 보니 중구난방일 수밖에 없고 문제 해결도 쉽지 않다. 최순실 게이트의 실체는 이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에서 확인됐다. 또한 대통령의 발언이 실체적 진실과도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안다. 여기에 의혹들을 덮기 위해 개헌 카드를 던졌다는 불순한 의도가 더해졌다. 거짓과 진실 은폐 시도는 워터게이트 사건과 그 맥을 같이한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청와대와 집권 여당은 진실만을 이야기해야 한다. 거짓과 은폐 시도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거국중립내각이 됐든, 책임총리가 됐든 이제 민심의 향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대통령과 관계된 모든 사람들은 진실을 은폐하려는 그 어떤 시도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만이 헌정 중단 사태 등 더 큰 불행을 막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다. 그럼 누가 길을 찾아야 하는가.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이 나서야 한다. 소통의 정치와 상생의 정치는 이제 야당의 몫이라 할 수 있다.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놓인 것은 불통 정치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야당 지도자를 포함한 정치 지도자들에게는 당리당략을 떠나 헌정 중단 사태를 막을 책무가 있다. 야 3당 원내대표가 만나 사건의 진실 규명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고 작명만 할 게 아니라 국정 운영을 정상화하는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야당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보여 줄 적기라 할 수 있다. 그래야만 수권 정당으로서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정권 창출만이 목적이 돼선 안 된다. 청와대나 여당도 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보인다는 교훈을 되새겨 보았으면 한다. yunbin@seoul.co.kr
  • 현장 가보고 짜는 예산안… 용산구청장의 우·문·현·답

    현장 가보고 짜는 예산안… 용산구청장의 우·문·현·답

    “여기서 어르신들이 합죽선(부채)이나 대나무 공예품을 만들어 외국인에게 팔면 좋지 않겠어요?”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공사장에서 성장현 용산구청장이 현장을 둘러보며 말했다. 내년 10월 ‘용산 전통공예문화 체험관’이 들어설 곳인데 체험관 건립은 한남동의 최대 현안이다. 한남동에서 대형 빵집인 ‘패션파이브’ 매장을 운영 중인 파리크라상이 건축비 51억원을 전액 부담해 민관협력으로 짓고 있다. 성 구청장은 터파기가 한창인 공사 현장을 구석구석 살핀 뒤 “정해진 공사기한에 급급해하지 말고 안전하고 실수 없이 일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구청장이 연말을 앞두고 지역 현장을 순회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지역 16개 동의 핵심 사업지나 민원 현장 등을 돌아보며 ‘구민과 함께하는 현장소통 토크’를 벌이는 중이다. 지난 21일 원효2동 간담회에서는 구민들이 “낡은 동청사를 새로 지어 달라”고 요청하자 성 구청장은 “현재 진행 중인 개발사업과 관련해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 주민들이 광장 설치를 요구해 온 6호선 효창공원앞역과 이촌1동 알뜰벼룩시장 등도 돌아보며 구민들의 의견을 직접 들었다. 공사 현장과 폐가, 경로당, 어린이집 등 현안과 민원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게 성 구청장의 의지다. 성 구청장이 10~11월 현장 순방에 나선 건 실용적 행보다. 구청장들은 보통 한 해 예산이 모두 정해진 1월 초 신년인사회를 겸해 각 동을 돌아본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 구민의 민원을 들어도 즉각 반영하기 어렵다. 성 구청장은 “현장소통은 예산안이 확정되기 전 돈이 꼭 필요한 곳이 없는지 살펴보고 즉각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주민을 만나러 지역에 가다 보면 하다못해 보도블록 상태까지도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현장소통 때는 동행하는 공무원 수를 대폭 줄이는 등 의전도 최소화했다. 구 관계자는 “신년인사회 때는 구의 국·과장과 담당자 등 모두 15명 이상이 구청장과 동행하지만, 이번에는 꼭 필요한 실무자 등 5명 안팎이 수행하고 있다”면서 “주민 민원은 검토해 즉각 반영하거나 실현할 수 없다면 민원인에게 이유 등을 꼭 알려 준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유희열의 스케치북’ 박효신 “야생화, 아무리 불러도 감정 무뎌지지 않아”

    ‘유희열의 스케치북’ 박효신 “야생화, 아무리 불러도 감정 무뎌지지 않아”

    ‘유희열의 스케치북’ 박효신이 자신의 히트곡 ‘야생화’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29일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한 가수 박효신은 MC 유희열과 ‘야생화’라는 곡을 부를 때 힘든 점에 대해 언급했다. 유희열은 “제 노래방 애창곡은 무조건 ‘야생화’다. 보통은 성대가 나간다고 하던데 저는 폐가 찢어지는 줄 알았다”라며 박효신에게 노래 부를 때 고음 때문에 힘들지 않냐고 질문했다. 이에 박효신은 “높아서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제 노래가 다 높아서 평소에 그런 (고음에 대한)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박효신은 “감정 때문에 힘들다. (노래를 많이 불러서) 감정이 무뎌질 때도 됐는데 지금도 (감정이) 훅 올라올 때가 있어서 그게 힘들다”고 덧붙였다. 답변을 들은 MC 유희열은 “그래서인지 박효신 씨의 곡 ‘야생화’는 불로초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2년이 지나도 사랑을 받고 있다”며 칭찬했다. 사진=방송화면 캡처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포스트 국감 ] 막바지 국감… 여야가 버리지 못한 ‘4대 고질병’

    [포스트 국감 ] 막바지 국감… 여야가 버리지 못한 ‘4대 고질병’

    막바지로 접어든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당초 기대와 달리 과거의 고질적 병폐가 되풀이됐다. 피감기관을 상대로 한 ‘자료 폭탄’ 요구, 무더기 증인 신청 후 언제 불렀느냐는 식의 ‘병풍 세우기’, 국정 현안과 무관한 지역구 관련 ‘민원 떼쓰기’, 국감 취지에서 벗어난 정치 공방 등은 여야가 버리지 못한 ‘4대 고질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생떼 민원’病 민경욱 의원 “왜 인천엔 KBS가 없는가” 어기구 의원 “당진에 석탄화력 안 된다” 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의혹을 파헤치는 데 집중됐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지역구를 가진 국회의원들은 짬짬이 지역 민원을 챙기는 데 공을 들였다. KBS 기자 출신인 새누리당 민경욱 의원은 지난 11일 KBS 국감 때 “인천 인구가 300만명이며 국내 세 번째 도시다. 그런데 인천에는 KBS 방송국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도시이자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이고 최근 태풍 피해를 입은 지역이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이유는 충분히 보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인천방송총국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민 의원의 지역구는 인천 연수을이다. 민 의원은 지난 6월 28~29일 미래창조과학부 등의 업무보고 때도 지역 민원을 주로 언급했다. 충남 당진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은 지난 10일과 14일 한국동서발전과 산업통상자원부 국감에서 “당진에 더이상 석탄화력발전소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 차례나 전남지사를 지낸 국민의당 박준영 의원은 지난 5일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두 번의 질의 모두 자신의 지역구(전남 영암·무안·신안) 현안인 호남고속철도 건설 지연 문제에 집중했다. 이날 국감은 기재부의 경제·재정정책이 주제였다. 박 의원은 지역 현안만 질의한 것을 의식한 듯 “최근에 너무 지역에서 이야기가 나와 여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경북 영천·청도가 지역구인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은 지난 6일 한국마사회 국감에서 렛츠런파크 영천(영천경마공원)의 개장 시기가 늦어지는 점을, 경기 수원이 지역구인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지난 11일 공군본부 국감에서 수원비행장 이전 문제를 강조했다. 또 지난 4일 농촌진흥청을 상대로 한 국감에서 전북 김제·부안이 지역구인 국민의당 김종회 의원은 호남미가 수도권의 경기미와 품질이 유사하지만 홍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파행 난무’病 갈등 단골 메뉴인 ‘증인 채택’ 놓고 격돌 국정 무관 ‘공방’ 벌이느라 시간만 낭비 여당의 불참으로 ‘반쪽’으로 시작된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행정부 견제’라는 당초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불필요한 파행을 거듭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야는 감사 도중 틈만 나면 옆길로 새 ‘국정’과 무관한 공방을 벌이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대상으로 한 지난 14일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는 고 백남기씨에 대한 추모 묵념 문제를 놓고 한때 파행이 빚어졌다. 양승조 위원장이 “사망 원인을 떠나 백 농민 사건은 우리 시대의 슬픔이자 아픔이니 30초간 다 같이 묵념하자”고 제안하자 여당 의원들은 강력히 항의한 뒤 퇴장했다. 여야 의원 간 ‘감정싸움’으로 국감이 일시 중단된 경우도 있었다. 지난 13일 진행된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이어 가자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초선이라 같은 말을 반복할 수는 있지만 이번 경우엔 과도하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분위기가 얼어붙자 홍영표 위원장은 “동료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은 삼가해 달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국감 파행의 원인이 되는 단골 메뉴로는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꼽힌다. 지난 7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선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의 증인 채택 문제를 놓고 여야가 격돌하면서 파행을 겪었다. 이에 따라 정작 피감기관인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감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상임위원장의 ‘중립성’ 문제가 국감 파행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빈번했다. 지난 13일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심재권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일 정부 간의 전면 재협상을 요구한다”고 주장하자 여당 의원들이 “편파적인 발언”이라고 항의하면서 국감이 일시 중단됐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병풍 증인’病 온종일 한마디도 못하고 ‘대기’만 하고 밤 10시에 “네” 한마디 대답 후 귀가도 지난 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립대, 국립대병원 국정감사. 허향진 제주대 총장이 성낙인 서울대 총장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옆에 나란히 자리했다. 그러나 이날은 농민 백남기씨의 사인에 대한 쟁점이 불거져 일반 증인으로 참석한 백선하 서울대병원 과장과 이윤성 서울대 교수 등 서울대 측에 질의가 집중됐다. 허 총장은 밤 10시가 다 되어 딱 한 차례 답변자로 지목됐고,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의 질의에 “네, 네, 네”만 반복하다 “알겠습니다” 하고 모든 답변을 마쳤다. 34초 동안이었다. 뒷자리에 앉아 있던 한국방송통신대, 경상대 총장을 비롯한 8명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자리만 지키다 돌아왔다. 밤 11시 31분까지 이어진 국감을 마친 뒤 피감기관 직원들은 서로 “늦게까지 기다리느라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인사를 주고받으며 국회를 떠났다. 이번 국정감사의 대상 기관은 총 691개 기관이었다. 상임위별로 출석이 요구된 기관 증인만 200~300명 수준이었다. 20일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19대 국회 첫해였던 2012년에는 총 3699명의 증인이 채택됐다. 이후 매년 증가해 19대 국회 마지막 국감인 지난해엔 4175명이 출석 요구를 받았다. 20대 국회 첫 국감인 올해도 4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증인들 가운데 발언 기회가 주어지는 경우는 주로 기관장 등 극소수일 뿐이다. 각 기관의 국장급 이상 직원이 대거 참석하지만 대부분은 ‘병풍’이나 다름없다. 특히 같은 날 동시 피감기관이 많을 경우에는 기관장조차 입도 못 떼고 돌아오기도 한다. 하루에 10개 이상의 기관이 동시에 국감을 치른 것은 총 18일이었다. 피감기관이 116곳으로 가장 많은 교문위의 경우 지난 10일 24개, 11일 25개 기관을 동시에 감사했다. 10일 교문위의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24개 기관에 대한 국감에서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 언론중재위원장 등 5명은 온종일 앉아만 있다가 돌아가야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자료 갑질’病 국회의원실은 ‘갑’… 피감기관은 ‘을’ 서식도 제각각… 해마다 행정력 낭비 국정감사 기간 동안 국회의원실은 ‘갑’이 되고 피감기관은 ‘을’이 된다. 의원실 보좌진은 의원 명의와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워 이른바 ‘자료 갑질’을 한다. 이번 국감에선 한 의원실의 보좌관이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임금을 제대로 주지 못한 업체를 상대로 ‘보복성’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가 돈이 입금되자 취소하는 일이 있었다. 새누리당 소속 한 의원의 보좌관은 피감기관의 자료 제출이 부실하자 “이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하다”며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또 피감기관의 국감 자료 제출 건수는 1000여건을 훌쩍 넘는다. 이 때문에 의원의 과도한 자료 제출 요구로 기관의 업무가 마비되는 건 예삿일이 돼 버렸다. 게다가 의원들이 요구하는 자료의 서식도 제각각이다 보니 행정력 낭비는 매년 되풀이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의원들이 요구하는 자료 중에 감사의 목적에서 벗어나 의원의 존재감 발휘를 위한 ‘흠집 내기용’이 많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은 위원회가 감사 관련 서류 제출을 요구하려면 재적위원 3분의1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지만 이 또한 지켜지지 않고 있다. 피감기관의 ‘성의 없는’ 자료 제출도 문제다. 지난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선동 의원은 국무조정실에 국정과제관리시스템 운영 현황 등 8개 항목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3일 뒤 제출받은 답변서에는 7줄의 무성의한 답변만 담겨 있었다. 국무조정실은 ‘시스템 구축 현황’ 자료 요구에 “2013년에 구축해 운영 중”, ‘소통의 창’ 개요 자료 요구에 “2013년부터 온라인 게시판 형식으로 소통의 창 운영 중”이라는 답변만 적었다. ‘의견 제시 현황’ 자료 요구에는 “애로 사항 등을 공유한다”는 답변이 전부였다. 이 밖에 의원들의 자료 압박에도 끝까지 내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한 공공기관도 적지 않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與 “무법 일벌백계” 野 “사드 탓 소극적”… 靑 “유감스러운 일”

    지난 7일 해양경찰 고속단정이 서해에서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의 공격으로 침몰한 사건에 대해 정치권은 10일 한목소리로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특히 야권은 사건 발생 31시간 만에 언론에 공개되는 등 은폐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진상조사 및 책임자 문책은 물론 정부의 미온적 대응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반발과 맞물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무법자들에 대해 해경만 ‘무기사용 자제’ 원칙을 지켜야 하는지, 국가 공권력이 무력화한 건 아닌지 근본적 의문이 든다”며 “서해 5도 전담 해양경비안전서 신설과 장비 보강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원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관용을 보일 때가 지났다”며 “폭력 사태를 일으킨 중국 어선과 승선자들에 대한 수배와 검거 등 일벌백계를 통해 어민 보호는 물론 국민적 분노를 풀어 주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안전과 국격을 지키는 시작은 은폐가 아니라 잘못된 책임에 대한 규명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책임자들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함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국제법상 해적에 가까운 행위는 무력을 동원해 진압할 수 있다. 군과 해경이 공동작전을 펴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번 사건으로 ‘확인침몰’이라는 단어가 생겼다. 대한민국 공권력을 우습게 본다는 뜻”이라며 “엄중 항의하겠다는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아예 해당 선박과 선원들을 넘겨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배숙 비대위원은 “사드 배치 발표로 외교갈등을 우려해 소극 대응을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히고 “외교부 등 관련 부처에서 항의와 함께 유감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로켓발사장 도발 징후… “美대선 한 달 전후 시도 가능성”

    CSIS “北도발, 美선거 근접 경향” 10일 북한 노동당 창간일에다 미국 대통령선거 기간과 맞물려 북한의 심상찮은 움직임이 또 감지됐다. 미국의 한 국제문제 연구소는 미 대선일인 다음달 8일을 전후로 한 달 사이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 로켓발사장을 지난 1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발사대 옆의 지지용 철탑 옆에 운반용 상자로 보이는 물체가 나타났고, 연료와 산화제 보관용 건물 옆에서는 차량들이 포착됐다”며 동창리에서의 새로운 활동을 8일(현지시간) 전했다. 로켓엔진 시험장 부근에서는 건물 옆에 궤도를 따라 옮길 수 있는 은폐용 대형 구조물이 시험용 엔진을 설치하는 건물과 붙어 있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이에 따라 엔진 시험장에서 모종의 활동이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38노스는 설명했다. 로켓 발사대 주변에도 철저하게 은폐가 이뤄져 있고, 이로 인해 발사를 앞둔 장거리로켓이 발사대나 조립용 건물로 옮겨졌는지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38노스는 덧붙였다. 북한 노동신문은 앞서 “10대 우주국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광활한 우주 정복의 활로를 더욱 힘차게 열어나갈 것이라고 확언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에 대해 북한이 장거리로켓 발사를 새로운 도발 수단으로 쓸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실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와 관련,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날 북한전문 웹사이트 ‘분단을 넘어’를 통해 북한 김정은 정권 들어 이뤄진 도발과 미국에서 치러진 각종 선거와의 시차가 평균 4주로, 김정일·김일성 정권보다 미 선거일에 근접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CSIS는 김정은 국방위원장 때에는 북한의 도발과 미 선거와의 시차가 평균 6주였고, 김일성 집권 기간에는 평균 13주였다고 설명하면서, 북한이 도발에 나서는 다른 원인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이런 계산 결과만으로 예상할 때 이달 첫째 주부터 미국에서 대선이 끝나고 정부 인수인계가 본격화되는 오는 12월 첫째 주 사이에 북한이 물리적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CSIS는 특히 이 기간이 북한의 노동당 창건일과 맞물리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최측근인 김원수 유엔 사무차장 겸 고위군축대표는 지난 7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동북아평화협력포럼에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했을 때의 선택지 제공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新전원일기] 세종실록 속 ‘곡성 울금’ 참맛 알린 38세 농사꾼… 수억 매출 ‘곡성 희망가’

    [新전원일기] 세종실록 속 ‘곡성 울금’ 참맛 알린 38세 농사꾼… 수억 매출 ‘곡성 희망가’

    #왕실 공납품으로도 알려진 곡성의 ‘울금’ 영화에서 익히 보았던 도로를 따라 달린다. 울창한 숲이 좌우로 펼쳐져 있고 저 멀리로 품 넓은 섬진강이 보인다. 굽이가 많아 다소 위험하게 느껴지는 것만이 영화의 서늘함을 떠오르게 할 뿐 눈도 마음도 밝아지는 기분이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내린다. 서울에서는 마음만 가을이었는데, 이곳에서는 곳곳이 가을이다. 사람보다는 자연이 계절을 더 충실히 살아낸다. 당연한데 자주 잊는다. 자주 잊어서, 사람이 많은 도시에는 계절이 더디 오고 빨리 가버리는 것 같다. 도시를 놓고 자연으로 간 사람에게는 계절도 정직하게 오고 갈까. 이런저런 생각에 골몰하고 있자니 어느새 곡성이다. 2012년 귀농한 노병철(38)씨의 첫인상은 젊고 활기찬 최고경영자(CEO) 그대로였다. 흰 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맵시 있게 차려입은 그와 어정쩡하게 인사를 나눴다. 순간 커다란 밀짚모자를 눌러 쓰고 허름한 작업복을 걸친 사람들에게만 눈길을 준 게 무색해졌다. 이 또한 선입견이었으리라.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울금뿐만이 아니라 그가 그런 복장을 하고 나타난 것이 쉽게 이해되었다. 울금은 기원전부터 기록되어 있을 만큼 연원이 오래된 작물이다. 생강과의 식물로 중국 남부와 인도, 일본의 오키나와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자생하거나 재배되며 우리나라의 중남부 지역에서도 재배된다. 맛은 맵고 쓰며 찬 성질을 지녔는데, 혈행을 활성화시키고 위산 분비를 조절한다. 간 기능 향상, 생리통과 생리불순 완화, 담낭과 결석 치료, 항염과 항암, 노화 예방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항암과 관련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5000여개의 논문이 쏟아질 정도로 관심이 높다. 뿐만 아니라 울금은 염료와 식품 착색제로도 손색이 없다. ‘세종실록’에 따르면 곡성과 순천, 구례에서 생산된 울금은 왕실에 공납할 정도로 상품 가치가 높았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울금 생산량이 가장 많은 곳은 진도로, 재배 면적도 곡성의 5배가 넘는다. 당연히 그 명성도 진도 울금이 가장 높다. 노 대표는 예부터 내려오는 곡성 울금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고심했고, 자연농법을 이용해 진도 울금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해 곡성 울금의 기반을 다져 나갔다. 연원도 오래고, 왕실에 공납할 정도의 특산물이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울금’이라는 이름이 생소하다면 카레의 원료인 강황을 떠올려도 좋을 것이다. 강황은 뿌리줄기에 달리는데 비해 울금은 덩이뿌리에 달리는 게 다를 뿐으로, 카레의 노란색이 울금의 주성분인 ‘커큐민’ 때문이다. #우연이 운명을 만들기까지 노 대표는 귀농인 중에서도 젊은 축에 속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귀농을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 2009년 당시 정보통신을 전공하고 고시 공부를 하던 그에게 어머니의 교통사고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서둘러 귀향해 척추 부상으로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의 간호를 떠맡았다. 시험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와 마음이 조급했지만 병상에 누워서도 농사를 걱정하는 어머니를 보고 있자니 농사를 외면하기도 어려웠다. 어머니가 완쾌된다 해도 울금 농사를 짓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결국 그는 고시 공부를 포기하고 귀농을 결심했고,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울금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울금 농사는 무엇보다 토질이 중요하다. 물이 잘 빠지는 마사질 황토흙이 생육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데, 토질만 맞으면 키가 2m까지 자랄 정도로 생장이 빠르다. 노 대표는 울금의 키가 커야 알도 실해진다고 말한다. 물론 무조건 크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울금의 키가 크고 줄기가 튼실해야 풍작을 기대할 수 있다. 울금의 키가 한 뼘씩 자랄 때마다 그의 행복감도 한 뼘씩 커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울금에는 특유의 향 때문인지 해충이 꼬이지 않는다. 당연히 살충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고 그런 만큼 농사를 짓기가 수월하다. 그런 울금을 가리켜 그는 ‘착한 애’라고 표현한다. 착한 애라서 무엇보다 좋은 점은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이라 말하는 그의 얼굴에 착한 미소가 번진다. 울금은 연작이 가능하다. 그러나 2회 이상 연작을 할 경우 울금 성분이 떨어지고 수확량이 감소한다. 뿌리 작물이라 지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문이다. 그는 지력 회복을 위해 땅을 옮겨 다니며 농사를 짓는다. 농사를 하면서도 유목 생활을 피할 수 없는 셈이다. 옮겨 다니며 농사를 지으려면 땅이 많이 필요할 텐데 그에 필요한 비용은 어떻게 감당하는지 궁금해졌다. “정부에서 좋은 조건으로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땅을 구매하거나 임대할 때 큰 부담은 없는 편이에요. 처음에는 멋모르고 무조건 땅을 구매했는데 이제는 임대를 주로 합니다. 그 편이 더 수월하고 경제적으로도 비용 부담이 주니까요.” 땅을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는 한 번 수확을 끝낸 땅에는 콩이나 옥수수를 심어 지력을 회복할 시간을 준다. 발효 퇴비와 자체 개발한 친환경 영양제로 거름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것만으로도 울금 농사에 적합한 토양을 만드는 데 무리가 없다. 정작 농사를 짓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저장이다. 울금은 9~10월에 꽃을 피우고 알을 맺는다. 수확은 11월에 하는데 열대작물이라 겨울나기가 쉽지 않다. 아무 생각 없이 저장고에 보관했다가 모두 상해 낭패를 본 적도 있다. 시행착오 끝에 생각해낸 것이 토굴 저장이다. 토굴 자체가 갖고 있는 지열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데다 수분이 휘발되지 않아 울금 보관에는 최적의 장소라 할 수 있다. 큰 키와 넓은 잎으로 빼곡한 울금밭을 보고 있자니 거인 나라에 불시착한 난쟁이가 된 듯하다. ‘나’라는 존재가 하릴없이 느껴지면서 자연이라는, 신비로 가득 찬 세계에 불현듯 경외감이 드는 것이다. 살아내기 위해 치러야 하는 치열한 경쟁과 희생들이 사실은 불필요한 아등바등함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흔한 비유로 성냥갑같이 비좁은 공간에서 어깨를 부딪치며 살아가는 일이 결국 우리에게 남길 것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생각들이 꽉 들어찬 머리 위로 한 줄기 바람이 불어왔다. 울금잎이 서서히 움직이며 스스슥, 느린 소리를 냈다. #가공에 성공해 울금 대중화에 이르기까지 “어려서부터 농사짓는 걸 보고 자라서 농사가 아주 낯설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작정하고 뛰어드니 어려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군요. 젊은 나이에 시작한 것이니만큼 포부도 크게 가졌는데, 젊은 패기로만 감당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았어요. 일손이 달려서 파종기나 수확기에는 멀리까지 가서 인력을 구해 와야 했고, 기계를 사용해야 하니 자본도 필요했어요. 무엇보다 판매가 쉽지 않은 게 문제였어요.” 노 대표는 유통 경로와 더불어 울금의 소비층을 확대할 방법에 대해 고심했다. 마케팅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울금의 쓴맛이 대중화를 어렵게 했다. 쓴맛을 줄이고 울금의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능성을 높여야 했다. 그는 울금을 발효시키면 커큐민의 흡수율이 높아지고 쓴맛도 완화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해 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그리고 흑마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옥수수 전분이나 감자 전분 등을 함께 넣었다가 산폐가 발생하기도 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액체가 돼버리기도 했어요. 이것저것 시도하고 실패한 끝에 결국 성공했을 때는 눈물이 다 나더라구요.” 울금과 설탕, 파파야 효소를 적정 비율로 섞어 발효 기계에 넣고 60도 고온에서 한 달간 숙성시키면 흑울금을 얻을 수 있다. 흑울금은 울금의 쓰고 매운 맛과 특유의 향을 완화시켜 먹기에 좋을뿐더러 가공하기 전보다 영양 성분도 더 풍부하다. 흑울금으로 특허를 내고 본격적인 가공에 돌입했다. 가공한 농산물은 부가가치가 매우 높아진다. 울금 역시 가공품 가격이 생물 가격의 10배를 웃돌 정도다. 가공품은 저장도 수월하므로 생물을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한 셈이다. 그는 현재 1만평 정도의 토지에서 60t가량의 울금을 수확한다. 귀농한 2012년 당시만 해도 매출액이 제로에 가까웠으나 2015년에는 2억 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급성장세에 있다. 그러나 그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품목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뿌리 깊은 약초’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블로치 유한회사’를 법인화한 것은 그가 지닌 포부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농부와 CEO, 1인 2역을 소화하고 있는 그의 흰 셔츠 위로 햇살이 넘실거린다. 그리고 괴기스럽고 비밀로 가득 찬 곡성이 아닌, 희망과 생기로 넘치는 곡성에 그 어느 때보다 명랑한 가을이 당도했다. 여름이 시작될 무렵 한 편의 영화가 문화예술계를 달궜다. “절대 현혹되지 마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사람들은 무엇에 현혹이라도 된 듯 영화 곳곳에 숨어 있는 ‘메타포’(은유)의 퍼즐을 맞추느라 골몰했다. 영화적 기법이나 스토리 전개 방식에 대한 새로움을 상찬하는가 하면 한국 사회에 만연한 음모론에 대입시켜 영화를 해석하기도 했다. 영화 ‘곡성’에 이렇듯 활기찬 해석들이 가해진 것은 현실의 시공간을 배경으로 했으되 현실을 넘어서거나 현실에는 없는, 합리적인 설명이나 논증이 불가능한 ‘진실’을 다루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전반을 지배하던 낯설고 음산한 공포감도 한몫했겠고 말이다. 마을을 덮친 연쇄적인 죽음과 공포감을 배가시킨 이면에는 ‘곡성’의 자연 풍광이 자리하고 있었으리라 짐작한다. 스크린을 가득 채운 자연의 색조가 너무 아름다워 곡성의 비극이 더 선연하고 생생하게 느껴졌다. 나무로 우거진 습지며, 굽이진 도로 저편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산의 굴곡이며, 섬진강의 푸른 물줄기며, 하다못해 쓰러진 지붕과 낡은 기둥과 흙먼지로 가득한 폐가마저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실에는 없을 것 같은, 그래서 더 가보고 싶은, 내 눈과 발로 곳곳을 확인하고 싶다는 열망이 영화를 보는 내내 차올랐다. 그 마음이 희미해지는 동안 가을이 시작되었고 ‘울금’이라는 낯선 식물에 대해 전해 들었다. 그리고 우연인지 운명인지, 울금 재배지 중 한곳이 ‘곡성’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 글쓴이 소설가 진연주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방’(房)으로 등단. 2015년 ㈜문학동네에서 장편소설 ‘코케인’ 출간.
  • [사설] 체육회 이끌 수장, 깨끗하고 개혁적인 인물이어야

    제40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내일 실시된다. 이번 선거는 그동안 엘리트 체육을 관장해 온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을 담당한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한 이후 첫 수장을 뽑는 선거여서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다. ‘체육 대통령’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낸 후보자는 장정수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위원, 장호성 단국대 총장, 전병관 경희대 교수, 이기흥 전 대한수영연맹회장, 이에리사 전 국회의원 등 모두 5명이다.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절대 강자가 없다 보니 선거 결과 예측이 어렵다고 한다. 기존에는 50여명의 대의원 투표로 회장을 선출하던 단출한 선거 방식에서 올해는 체육단체 임원과 선수, 지도자, 동호인 등 1400여명으로 대폭 늘어난 선거인단제도로 바뀐 것도 안갯속 선거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선거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체육계에서는 장 총장과 이 전 의원의 양강 구도 속에 이 전 회장과 전 교수의 추격 양상으로 전망한다. 이번 회장 선거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통합 과정에서 쌓인 단체 간의 불신과 반목 해소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등의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화합의 리더십과 체육 행정에 능한 적임자를 뽑아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부 후보자들이 정치권에 줄을 대는 구태를 보이면서 선거가 자칫 정치판 선거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런 면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번 선거 관리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맡겨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가 되도록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체육계는 잊을 만하면 비리가 터지는 바람에 비리 복마전으로 불린다. 대표선수 부정 선발, 심판의 편파 판정, 입시 비리 등 온갖 부정과 비리가 판쳤다.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 세계에서 언제부터인지 돈이나 권력에 좌지우지되면서 망가졌다. 오죽하면 정부가 스포츠계의 4대 악을 뿌리 뽑겠다며 나서야 했겠는가. 체육계의 비리가 고질적인 병폐가 된 것은 스포츠 정신을 망각한 몇몇 체육협회의 임원진에게도 큰 책임이 있다. 이들은 단체에 오랫동안 몸담으면서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고 조직을 사유화하며 부패를 키웠다. 그렇기에 신임 회장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는 체육계의 비리 척결과 쇄신이다. 이를 위해 신임 회장 스스로 깨끗하고 개혁적인 인물이어야 한다. 체육단체를 비리로 얼룩지게 해 구렁텅이에 빠지게 한 비리 전력자가 연간 4000억원의 예산과 600만명의 거대 조직을 주무르게 할 수는 없다.
  • [커버스토리] 더 편리한 스마트 머니인가 보이지 않는 전자족쇄인가

    [커버스토리] 더 편리한 스마트 머니인가 보이지 않는 전자족쇄인가

    2018년 어느 날. 서강대에 다니는 김서울 학생이 등굣길에 학교 앞 서점에 들렀다. 전공수업에 필요한 책을 집어 든 김씨는 계산대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디지털 가상화폐인 ‘서강코인’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동했다. 잔액 3만원이라는 글씨가 스마트폰 화면에 뜨자 책값 1만 6000원을 입력하고 휴대전화로 서점 계산대에 있는 서강코인 QR코드를 스캔했다. 화면에 서점이 인식되자 그는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결제 버튼을 눌렀다. 점심시간이 됐다. 돈가스를 먹으러 학생식당으로 향했다. 이날은 마침 얼마 전 학과 행사 진행요원으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일당’이 들어오는 날이었다. 밥을 먹던 김씨가 진동이 울리던 스마트폰을 확인하니 서강코인으로 11만 4000원이 입금돼 있었다. 점심값 8000원을 서강코인으로 결제하자 학과 동기들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알림이 떴다. 가을학기 동기 엠티를 가기 위해 회비를 걷는다는 내용이었다. 공지창에는 과대표의 코인지갑 주소가 적혀 있었다. 김씨는 서강코인 앱에 과대표의 지갑 주소를 입력한 뒤 엠티비 1만원을 송금했다. ‘비트코인’을 계기로 널리 알려진 디지털 가상화폐를 도입하기로 한 서강대의 미래 모습이다. 한데 이런 모습은 비단 서강대 학생만의 것이 아닐 듯하다. 이미 우리 주변 곳곳에 디지털 가상화폐가 자리를 잡아 나가기 시작했다. 서울시만 해도 현행 전통시장 온라인상품권을 조만간 디지털 가상화폐로 교체할 방침이다. ‘화폐 없는 사회’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그런 사회로 가는 과도기는 분명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상화폐는 일단 두 얼굴로 다가오고 있다. 지갑이 가벼워지고, 돈 흐름의 분석이 가능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개인의 소비 형태까지 일일이 알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통제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서강대 서강코인, 스마트폰 앱 통해 돈 충전·송금 서강대는 지난 8월 스타트업 ‘더루프’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화폐 플랫폼 ‘서강코인’을 학내에서 테스트했다. 서강코인을 이용하면 학생과 교직원이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을 통해 돈을 충전하거나 송금을 받을 수 있다. 현금과 서강코인의 교환 비율은 1대1이었고, 교내 몇 개 업체에서 실험했다. 이 테스트에 참여했던 직원들은 학내에서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편리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업의 자문을 맡은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내년 1월부터 교내에서 시범 도입하는 것이 목표”라며 “장기적으로 협력 학교인 연세대, 고려대, 숭실대, 성신여대 등도 연계해 추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루프 관계자는 “아직은 테스트 상태라 QR코드를 읽어서 계산하지만 향후에는 바코드 등 다양한 형태의 결제가 가능하도록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에스코인, 온누리 상품권을 디지털화 서울시도 지난 6월 ‘4대 핀테크 시범사업’ 중 하나로 ‘에스코인’(S-coin)을 선정했다. 에스코인은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을 디지털화한 가상화폐다. 서울시는 온누리 상품권으로 지급하던 공무원의 복지 포인트 일부를 에스코인으로 대체해 주고, 장기적으로 전통시장 외에 소상공인 상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처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년 1분기에 사업자 공모를 시작할 것”이라며 “에스코인이 도입되면 시장 상인들은 상품권을 현금으로 다시 교환하기 위해 은행을 방문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분실·도난의 위험이 사라지고 종이 상품권과 달리 여러 상점에서 소액 결제가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의 시초는 ‘비트코인’이다. 블록(block)은 한 번의 거래기록을 말한다. 따라서 블록체인(block chain)은 휴대전화에 저장되는 거래기록들, 즉 공공거래장부다. 예전에는 내가 타인에게 돈을 보내려면 신뢰도가 높은 금융기관이 거래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았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금융기관의 역할을 공공거래장부가 대신한다. 쉽게 말해 거래가 잘못됐다면 양자가 장부의 거래기록을 토대로 바로잡으면 된다. 따라서 화폐의 발행자나 관리자가 필요 없다. 비트코인의 경우 수학문제를 풀면 화폐의 양이 늘어난다. 에스코인의 경우 초기에는 서울시가 온누리 상품권을 에스코인으로 변환해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후에 전통시장 상품권의 인기가 떨어져 1만원짜리를 9000원의 현금으로 사고팔든, 상품권의 양이 늘고 줄든 서울시가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중앙 서버가 모든 돈의 움직임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킹에 대해 저항력이 높다. 이군희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상화폐는 기존의 중앙집중 관리형이 아닌 분권형 네트워크 시스템이기 때문에 모든 사용자의 거래 장부를 동시에 조작하지 않는 이상 위조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강대·서울시의 가상화폐는 그 기반이 블록체인이라는 점에서 비트코인과 같지만, 사용자나 사용처에 대해 일정한 제한을 만들 수 있는 ‘특수목적형 화폐’라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서강대 관계자는 “학생이나 교직원이 서강코인을 특정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다는 것은 학교가 장학금이나 직원의 복지포인트 등을 지급하는 단계에서 이미 사용처를 어느 선까지 지정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장학금으로 지급된 서강코인은 서점 등 학업 관련 용도로만 사용하도록 설정하는 식이다. 서울시 관계자도 “기존의 종이 상품권은 사용량만 추적할 수 있지, 실제 어디서 어떻게 사용됐는지 정밀한 분석을 할 수 없었다”며 “가상화폐의 경우 소비 패턴에 대한 빅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심층 분석과 데이터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 등을 수립하는 데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패턴 심층분석 가능… ‘빅브러더’ 우려 이렇게 사용 목적에 부합하도록 설계한 가상화폐를 전문가들은 ‘스마트 머니’라고 부른다. 인호 고려대 정보통신대학 컴퓨터학과 교수는 “가상화폐의 등장으로 쓰임새에 맞게 돈의 기능을 설계하고 배포하는 ‘프로그래머블 머니’(programmable money)의 활용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언제 어디서나 널리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배포 이후 조절이 어려운 기존 화폐의 특징을 바꾸었다는 점에서 ‘돈의 진화’라고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김용진 교수는 “서강코인과 같은 지역공동체 화폐는 지역 안의 업체에서 소비를 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가능케 한다”며 “예전에는 쿠폰이나 할인 등을 통해 돈을 쓰도록 유도했지만 앞으로는 화폐 자체의 용도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유인책들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설계와 추적이 가능한 통화가 ‘빅브러더’(정보의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관리 권력)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매정보가 빅데이터로 저장되면 소비 행동 하나하나가 감시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서강대 재학생 박모(23)씨는 “아무리 학교에서 목적을 갖고 지급하는 돈이라 해도 사용처까지 제한하는 건 학생 개인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며 “학생의 입장에서는 학교 내에서는 현금을 가상화폐로 변화해서 쓰고 밖에서는 현금을 쓰는 식이기 때문에 복잡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성준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개인정보보호 문제는 기술적 결함이 아니라 정책적 선택의 문제”라며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공개되는 정보의 범위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성 수준을 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군희 교수는 “중앙 통제가 없는 가상화폐의 특성상 감시문제보다도 오히려 지나치게 익명성이 보장돼 테러자금 등 범죄에 악용될 위험이 더 크다”며 “최근 해커들이 해킹한 정보를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게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가벼워진 지갑… “경제 활성화” vs “과도한 통제” 그럼에도 가상화폐 상용화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서강대 관계자는 “서강코인 사업을 정식으로 시행하려면 대학을 금융기관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대부업 등록과 은행업 등록 모두 조건 충족이 어려워 우선 시범사업 형태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널리 쓰일지, 즉 상용화 여부도 아직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노상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블록체인이 성공하려면 우선 결제에 필요한 앱 등 인프라를 이용자들에게 보급해야 하는데, 현재의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거나 과거에 할 수 없었던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등의 충분한 유인 동기를 제공할지 미지수”라며 “아직은 디지털 가상화폐 시대에 진입하기 위한 실험을 한다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다리 사이로 본 세상… 배기가스 조작 폭스바겐… 기발의 끝판왕

    다리 사이로 본 세상… 배기가스 조작 폭스바겐… 기발의 끝판왕

    엄청나게 어렵고 심오한 헛소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떤 성향일까. 다리 사이로 고개를 숙여 보는 세상은 실제 현실과 어떻게 달라 보일까. ●수상자엔 441원… 상금도 ‘기발’ 22일 오후 6시(현지시간) 미국 하버드대 샌더스극장에서 ‘제26회 이그노벨상’ 시상식이 열렸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법한 궁금증들에 대해 놀랍고 신기한 답을 내놓은 연구자들을 선정해 주는 상이다. 수상자들에게는 10조 짐바브웨 달러(미화 40센트, 약 441원)의 상금을 준다. 짐바브웨는 경제개혁 실패로 화폐가치가 추락하고 물가상승률이 2억 3100만%로 치솟아 100조 달러 지폐를 발행한 적이 있다. ‘기발함’을 상징하는 상금인 셈이다. 올해는 노벨상 6개 분야인 의학, 물리학, 화학, 문학, 평화, 경제학에다 생식, 심리학, 생물학, 인식 분야를 더해 모두 10개 분야의 수상자를 선정, 발표했다. 올해 가장 처음 발표된 이그노벨상 분야는 생식상으로 생쥐에게 바지를 입힌 뒤 바지 옷감이 생식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한 이집트 비뇨기과 의사인 고 아흐메드 샤피크 박사에게 돌아갔다. 샤피크 박사는 생쥐에게 폴리에스테르 100%, 폴리에스테르와 울이 50%씩 섞인 것, 100% 울과 면으로 만든 바지를 입힌 뒤 생식능력을 검사했다. 그 결과 폴리에스테르 같은 합성섬유가 섞인 바지가 생식능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캐나다 워털루대 고든 페니쿡 박사와 동료들은 지난해 11월 경영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저지먼트 앤드 디시전 메이킹’에 ‘심오해 보이는 헛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인지능력이 부족하고 자기반성 성향이 약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심오한 헛소리 좋아할수록 인지능력 부족 인지학상은 고개를 숙여 다리 사이로 뒤를 봤을 때 사물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해 연구한 일본 리쓰메이칸대 히가시야마 아쓰키 교수와 오사카대 아다치 고헤이 교수에게 돌아갔다. 두 사람은 고개 숙여 뒤를 보게 되면 거리를 실제보다 짧게 느끼고 사물의 크기는 더 크게 보인다는 연구결과를 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비전 리서치’에 발표했다. 한편 지난해 배기가스 조작 파문을 일으킨 독일의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을 ‘화학적으로 과다하게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전기기계공학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개발했다’며 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저감장치로 배기가스를 줄이는 대신 기기와 숫자를 조작해 유해가스를 저감시킨 것처럼 보이게 한 것을 비꼰 것이다. 노벨상을 패러디한 이그노벨상은 1991년부터 매년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직전인 9월 2~3주 목요일에 하버드대 샌더스극장에서 시상식을 개최하는데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이 참석해 수상작 심사와 시상을 맡는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구르미 그린 달빛 김유정, 박보검 수신호 고백에 남장 벗다 “여신 자태”

    구르미 그린 달빛 김유정, 박보검 수신호 고백에 남장 벗다 “여신 자태”

    ‘구르미 그린 달빛’ 세자 박보검이 이름을 부르자, 사내로 살아왔던 김유정이 여인이 됐다. “라온아” 세 글자만으로도 설렘이 폭발한 엔딩에 시청률은 21.3%(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자체 최고 기록 경신이다. 지난 19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연출 김성윤, 백상훈, 극본 김민정, 임예진, 제작 구르미그린달빛 문전사, KBS미디어)에서는 제 존재 자체가 폐를 끼칠까 봐 이영(박보검)의 진심 어린 애정 표현에도 피하고, 망설이던 홍라온(김유정)이 마침내 마음의 문을 열고 그의 앞에 완전한 여인으로 나타났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여인으로 대할 것”이라는 영의 고백이 뭉클했지만, “있어선 안 될 곳에서,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질렀다”는 생각에 “더 이상 폐가 되지 않도록 방도를 찾을 것”이라며 자리를 떠난 라온. 굳이 험한 일을 도맡아가며 동궁전 밖으로 내돌았지만, 영은 “내관이 아닌 네 모습 그대로, 한걸음 다가와주길 바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냐”며 진심을 전했다. 그럼에도 라온은 “저와 함께하시면 한시도 편할 날이 없으실 것”이라며 영을 걱정했고, “너와 함께 있지 않은 나는 편할 것 같으냐?”라고 묻는 그의 말에 애써 담담히 “출궁시켜 주신다면, 그 은혜 잊지 않고 잘 살겠습니다”고 답했다. 출궁까지 언급하며 제 곁을 떠나려는 라온의 강수에 영은 “틈만 보이면 도망갈 궁리부터 한다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끝까지 모른 척 했을 것”이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하지만 영이 그리 쉽게 마음을 접을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뎌줄 수 없겠느냐. 다른 곳이 아니라, 여기, 내 옆에서”라며 불안한 라온의 마음을 견고히 붙들었고, 그녀가 영은 옹주(허정은)에게 알려준 수신호로 ‘내가 너를 좋아한다. 많이 연모한다. 그러니 제발 떠나지 말고 내 곁에 있어라’고 고백했다. 사내인 영을 많이 좋아하지만, 세자인 그를 생각하면 다가설 수 없고, 기억이 나는 순간부터 여자로 살아본 적이 없었기에 하루에도 수십 번 혼란스러웠던 라온. 그런 자신을 알고 단단히 잡아주는 영의 마음에 라온 역시 용기를 냈고, 직접 여인의 옷을 입고 그의 앞에 나타나 해맑은 미소로 모든 답을 대신했다. 여인인 라온을 보며 놀라움과 미소로 가득 찬 영의 얼굴. 영은 “너를 뭐라 부르면 좋겠느냐”고 물었고 “홍라온입니다”는 답에 다정히 “라온아”라고 불렀다. 사랑하는 사내에게서 처음 듣는 진짜 이름에 라온은 눈시울을 붉혔다. 홍경래의 여식(라온)을 찾으려는 궐 안팎의 움직임과 영의 국혼을 준비하려는 왕(김승수). 그렇게 주위를 도사리는 위험과 난관에도 사내와 여인으로 마주하게 된 영과 라온. 더욱 단단해진 이들의 궁중 로맨스는 어떻게 될까. ‘구르미 그린 달빛’ 10회는 오늘(20일) 밤 10시 방송된다. 사진 = ‘구르미 그린 달빛’ 방송 화면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꼬깃한 1위안 짜리 모아 집 사러 온 중국 노부부

    꼬깃한 1위안 짜리 모아 집 사러 온 중국 노부부

    최근 중국의 한 노부부가 1위안(한화 168원) 짜리 잔돈을 가득 실은 꾸러미들을 짊어지고 집을 사러 와 화제다. 중국청년망(中国青年网)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중국 허난(河南)성 난양(南阳)의 한 노부부는 주택구매 계약금이라며 잔돈 꾸러미를 책상 위에 올려 놓았다. 꾸러미를 열어 본 부동산개발상 직원들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꾸러미 안에는 1위안과 5위안 짜리 지폐가 가득했기 때문이다. 1위안은 보통 동전으로 거래가 되지만, 노부부는 모든 1위안을 지폐로 가져왔으니 돈다발의 규모가 상당했던 것. 게다가 지폐는 잘 펴지지도 않을 정도로 꼬깃꼬깃 접힌 상태였다. 하지만 돈은 돈이니 안받을 수도 없는 노릇인지라, 부동산 직원 여러 명은 로비 바닥에 돈다발을 풀고 분류작업에 돌입했다. 순식간에 부동산 판매처 로비 바닥은 온통 돈다발로 뒤덮였고, 직원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접힌 돈을 일일이 펴가며 분류했다. 경비원들은 주변에 서서 보초를 섰다. 직원들은 반나절이 걸려 계약금에 해당하는 총 3만 위안(한화 505만원)의 돈을 확인했다. 노부부는 평소 장사를 하면서 잔돈을 모아오던 터에 집값이 나날이 오르는 것을 보고, 마음이 조급해져 집을 사기로 나선 것이다. 부동산 판매직원은 3만 위안 상당의 잔돈들을 세느라 오랜 시간 고생했지만,“노부부의 형편이 딱해 보인다”며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상부에 할인신청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사진=중국청년망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新국토기행] 섬진강 기찻길 따라…곡성에서 추억을 달리다

    [新국토기행] 섬진강 기찻길 따라…곡성에서 추억을 달리다

    전남 곡성은 심청의 고향으로 유명한 곳이다. 심청이 실존인물이고 곡성이 고향이라는 학설이 제기됐고 순천시 송광사에서 보관하고 있는 관음사 사적은 1700여년 전 곡성이 심청의 고향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 같은 연유로 섬진강의 맑은 물줄기를 타고 흐르는 효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전남도의 동북부에 위치한 곡성군은 전북 남원시와 순창군, 전남 구례군·순천시와 화순군·담양군과 접하고 있다. 섬진강 기차마을을 따라 레일바이크와 증기기관차가 운행돼 옛 향수와 추억이 살아 숨쉬고 있는 곳이다. 인구 3만여명으로 전남 22개 시·군 중 두 번째로 적은 지역이지만 스릴러 영화 ‘곡성’이 관객 680만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하면서 주 무대였던 곡성군도 인기몰이를 하면서 지금은 관광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매년 5~6월에는 1004장미공원에서 열리는 세계장미축제를 보러 온 관광객들로 북적거리고 9월에는 수천만송이의 화려한 장미가 피어 봄과 가을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섬진강과 보성강이 합류하는 오곡면의 압록유원지에는 여름철 하루 1만여명의 피서객이 모여든다. 1950년 남원에서 침입하려는 공산군을 맞아 경찰병력이 태안사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여 48명이 순직해 이 전투를 기리는 충혼탑이 태안사 경내에 세워져 있고 오곡면에는 1951년 9월 1500여명의 공비에 맞서 싸운 희생자를 추모하는 충혼탑이 건립돼 호국의 고장으로 불린다. 죽곡면에 위치한 ‘강빛마을’은 전국 전원마을 중 최대 규모의 유럽풍 전원주택 100여채가 들어서 있는 등 청정한 자연환경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서울에서 KTX로 2시간이면 도착해 수도권 등지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볼거리] ‘칙칙폭폭’ 기적소리가 울리는 섬진강 기차마을은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1999년 전라선 직선화로 폐선이 된 철로와 역사를 철도청으로부터 매입해 2005년 3월 섬진강 기차마을로 문을 열었다. 증기기관 열차는 기차마을에서 가정역까지 13.1㎞를 섬진강을 따라 힘차게 달린다. ‘구역사’는 1930년대 표준형 역사 건물로 원형이 잘 보존돼 근대문화 유산으로 등록되는 등 예스러운 풍경을 안겨 주고 있다. 기차를 타고 섬진강 물결과 계절 따라 변하는 넉넉하고 풍성한 들녘을 바라보며 새소리와 바람소리, 물소리를 들으면서 자연과 하나됨을 느낄 수 있다. 기차마을에는 1960~1970년대를 보여 주는 추억의 거리 영화 세트장도 있다. 백구두와 하얀 양복을 입고 한껏 멋을 부린 신사들이 드나들던 추억의 영화관, 라디오에서 구수한 음악이 흘러나오던 전파상 등 옛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등 증기기관차와 관련된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아이스케키 등의 촬영장으로 고스란히 남아 각광을 받고 있다. 세트장 내에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켤 수 있는 주막과 옛 노래가 흘러나오는 음악다방, 붕어빵, 뻥튀기, 엿장수 엿 치는 소리 등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상가를 조성했다. ●향수 자극하는 기차 마을·레일바이크 자연을 벗 삼아 철로 위를 달리는 레일바이크도 인기 장소다.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5.1㎞를 포근하게 감싸는 능선과 은은하게 흐르는 섬진강을 따라 이동한다. 사랑하는 가족, 연인, 친구들이 정답게 한마음으로 페달을 밟으면서 서로의 숨결을 느끼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섬진강은 고려 말 우왕 때 왜구들이 섬진강 하구를 침범하니 수만 마리의 두꺼비가 나루터에 나타나 큰 소리로 울부짖는 바람에 왜구들이 놀라 도망갔다 해서 두꺼비 ‘섬’자와 나루‘진’자를 써서 섬진강이라 불리고 있다. 구름과 바람, 섬진강의 물결을 오감으로 누리는 행복을 맛볼 수 있다. ●장미 품에서 심청축제… 효 정신 새겨 기차마을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인 4만㎡에 유럽 지역 최신 장미 1004종을 심어 아름답게 장식한 꽃밭이 있다. 이곳에서는 수천만 송이의 가을 장미향 속에서 4일 동안 특별한 축제가 개최된다. 오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열리는 ‘제16회 곡성심청축제’다.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될 만큼 깨끗한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곡성섬진강기차마을에서 ‘효와 함께 열어가는 행복한 세상’이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지난 5월 장미축제 때 23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다녀갔고 영화 ‘곡성’의 영향으로 부쩍 높아진 위상에 걸맞은 곡성만의 심청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축제 개막일인 30일에는 심청을 주제로 하는 ‘심청황후마마 행렬’도 선보여 방문객들은 가을 장미 향기가 가득한 장미공원을 거닐며 ‘소설 속의 심청’이 아닌 ‘실존 인물 심청’을 만나며 효와 가족 간의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효와 함께 열어가는 행복한 세상’이라는 주제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개막식과 각종 공연, 공양미 삼백석 모으기, 심청가 부르기 대회 등과 다양한 관광객 체험 프로그램 등이 있다. 잔디광장에서는 가족단위 관광객을 위한 미션 임파서블, 전통 민속놀이, 아나바다 바자회 등이 열리고 치치뿌뿌 놀이터에서는 심청마당극 공연과 기차추억여행관, 음악분수도 볼 수 있다. 올해는 특별히 전남도 주관으로 제42회 전남민속예술축제도 10월 1~3일 곡성문화체육관에서 개최돼 농악, 민요, 민속놀이 등 민속예술 경연을 접할 수 있다. ●야생동식물 번식하는 섬진강 침실습지 곡성군 고달면 일원 150만㎡에는 자연형 하천습지로 우수한 자연경관과 생물다양성이 높은 섬진강 침실습지가 있다. 섬진강 중·상류에 위치해 있어 섬진강 제방 옆을 따라 도보와 차량으로 움직일 수 있다.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세월교를 건너는 즐거움도 있다. 생물다양성이 높은 습지생태계로 보존 가치가 높은 5㎞ 구간의 하천습지다. 감입곡류구간이 발달되어 있고 하천의 폭이 상대적으로 넓어지며 유속이 감소하는 구간에 위치한 대규모 하천습지다. 수달과 흰꼬리수리, 삵, 남생이, 큰말똥가리 등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고 638종의 다양한 생물종 서식이 확인되고 있는 곳이다. 또 습지식물 46종이 있고 꼬마물떼새·검은등할미새·깝작도요 등 다양한 야생조류가 번식하고 있다. 군은 이곳을 국가가 지정하는 습지보호지역으로 추진 중이다. 섬진강 기차마을 1㎞ 주변에 전통시장과 기차마을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관광코스다. 동국문헌비교에 처음으로 나타나는 곡성장은 가장 늦게까지 조선조 엽전이 통용됐다. 일제강점기 이후 새 화폐가 나왔지만 곡성장에서는 전라선이 개통될 때까지 10년 넘게 엽전이 화폐 구실을 했던 곳이다. 이곳이 다른 지역 5일장보다 특별한 이유는 온갖 채소와 약초, 감, 버섯이 많고 특히 상추 중 으뜸으로 곡성에서만 맛볼 수 있는 채소인 곡성 담배상추가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인삼보다 더 좋은 자연산 버섯 능어리와 송이, 추어탕에 들어가는 산초는 곡성장의 명품이다. 시골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시장에는 대장간, 튀밥,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산 콩으로 만든 손두부, 온갖 나물이 지천에 널려 있다. 장날이면 돼지 내장을 넣고 오래 끊여 낸 일명 ‘똥 국’이 이방인들의 코끝을 사로잡는다. 연간 100만명인 섬진강 기차마을 관광객을 위해 마련된 친환경 농산물과 임산물을 취급하는 직판장이 있다. 60~70세인 할머니들의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전해오는 인심은 오래도록 인정 많은 고향의 푸근함을 느끼게 한다. 곡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거리] 섬진강에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산품이 적지 않다. 참게, 은어, 재첩 등이 그것이다. 이들 모두 물이 맑고 깨끗한 곳에서만 사는 것으로 섬진강이 아직 건강함을 입증해 준다. 참게탕은 40여년 곡성군 압록 일대의 매운탕집에서 개발해 퍼져나갔다. 겨울과 봄에는 시래기를, 여름과 가을에는 우거지를 넣고 들깨를 갈아 넣은 뒤 된장을 풀어 국물을 낸다. 곡성에서는 산초나무 열매 껍질을 살짝 넣어 향이 좋다. 방안에는 참게 특유의 단내가 가득하고 입안에는 침이 괸다. 등껍질만 떼어내고 몸통부터 다리까지 아작아작 씹는 맛이 그만이고, 국물은 적당히 걸쭉하고 시원하다. 헤슬헤슬해진 시래기가 참게 국물과 어울려 혀에 착착 달라붙는다. ●섬진강 참게로 끓인 매운탕·수제비 곡성에서 17번 국도를 따라 압록을 거쳐 구례까지 이어진 섬진강 줄기는 경치 좋기로 유명한 길이다. 그 길가에 섬진강과 보성강이 합류하는 압록유원지가 있다. 그곳에 삶의 터전을 삼고 참게, 다슬기, 잡어 등을 잡아 전문으로 향토음식을 대대로 이어 오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압록유원지에 자리잡고 있는 식당 하한산장(아버지), 나루터(아들), 창솔가든(딸)이 있다. 이 세 곳이 미식가들의 입맛을 돋구는 참게수제비의 전문음식점이다. 참게를 껍질까지 2시간 이상 끓여서 전통 참게수제비를 조리하는 곳으로 입소문을 타고 먼 지역에서도 찾을 정도로 별미 음식이다. ●대통령상 빛나는 최고 품질의 멜론 ‘2015 농식품 파워브랜드’ 대통령상에 빛나는 곡성멜론은 명실공히 전국 최고의 농산물 브랜드로 꼽힌다. 곡성멜론은 300여 농가 180㏊에서 연간 5400t(생산액 183억원)이 생산되고 있다. 시설하우스 벼 윤작과 토양소독 등 흙 살리기 사업이 전국 최고의 멜론을 생산하게 된 밑거름이 됐다. 멜론 생산자단체 스스로의 규정으로 2~3종의 고품질 품종만을 지정해 재배토록 하고 있으며 당도를 측정해 수확 시기를 결정하는 등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일교차가 커 향이 뛰어난 멜론을 생산하기에 알맞은 곡성의 기후특성도 한몫하고 있다. ●초가을 은어철… 굽는 냄새 십리 밖으로 해마다 여름과 초가을이면 은어가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오는데 마을 근처 사내들은 이때를 기다려 그물을 들고 강으로 나간다. 지금은 은어의 수가 많이 줄어 꾐낚시(살아 있는 은어를 미끼로 다른 은어를 낚는 방법)로 겨우 한 마리씩 잡지만, 섬진강이 온통 은빛으로 물들 만큼 은어가 많던 옛날에는 그물로 뜨거나 대나무 작대기로 그냥 때려서 잡았다고 한다. 은어는 아주 깨끗한 물에서만 살기 때문에 기생충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었고, 바위틈의 이끼만 먹기 때문에 살점에서 은은한 수박향이 났다. 은어구이는 은어의 배를 갈라 내장을 빼내고 다진 마늘, 청양고추, 생강, 후추, 깨 등으로 소스를 만들어 채워 넣은 뒤 구워내면 향긋한 냄새가 십리 밖까지 퍼져 나갈 정도다. ●향 깊은 능이버섯, 어디 넣어도 진하네 섬진강의 습기와 높은 기온 차로 곡성의 능이버섯은 그 향이 깊다. 인공재배가 되지 않고 참나무 밑에 군락을 이룬다. 능이버섯은 모든 환경이 잘 조화되어야 서식하는 것으로 자연이 허락해야 맛볼 수 있는 버섯이다. 능이버섯은 잡목과 활엽수림, 특히 참나무가 많은 곳에 낙엽과 마사토가 일정 비율로 섞인 곳에서 잘 자라며 곡성의 능이버섯은 유독 향이 진하다.능이버섯 삼겹살 구이, 능이버섯전, 능이버섯초무침, 능이버섯전골, 능이버섯 닭곰탕, 능이버섯 잡채, 능이버섯두루치기 등을 요리로 해먹는다. ●관광버스 세우는 참숯 구이 돼지고기 석곡에는 직화구이의 향이 배어 있는 토종돼지고기 석쇠구이로 명성이 있다. 호남고속도로가 생기기 전만 해도 광주여객버스 50대, 트럭 200여대가 머물면서 운전기사와 승객들이 반드시 들러가다시피 해 하루 800상의 돼지고기백반을 팔았을 정도로 최고의 별미로 이름을 날렸다.연탄불 또는 참숯에 직화로 구워 내는 양념 석쇠구이는 부드러운 육질에다 입맛을 당기는 훈제 향이 확 풍긴다. 고추장과 매실, 꿀 등의 양념을 사용해 누린내가 제거되고 맛이 깔끔하다. 곡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서울시의회 박중화의원 “지하철 전동문 노선별 개폐시간 달라 사고 위험”

    서울시의회 박중화의원 “지하철 전동문 노선별 개폐시간 달라 사고 위험”

    서울시의회 박중화 의원(새누리당, 성동1)은 제269회 임시회 서울메트로 업무보고 중 전동문도어와 스크린도어 간 개폐시간 의 격차 (각 지하철 노선별마다 전동차도어와 스크린도어의 열림)로 사고의 위험이 존재하고 또한 실질적인 사고가 발생되고 있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중화 의원에 따르면 “지상장치, 차상장치는 차량분야에 설치하는 이분화로 설명되는데 서울메트로의 운전방식이 ATO 전환 지연이 사고발생가능성의 원인이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ATO : 스크린도어(PSD)가 전동차도어의 개폐를 인식하지 않고 ATO 신호 시스템으로부터 개폐 명령을 수신해 안전문을 개폐하는 방식이며, 스크린도어(PSD)와 전동차도어 개폐가 거의 동시에 작동하거나 빠를 수 있음. 또한, 박 의원은 “호선별 안전문 제어방식의 차이와 문제점을 설명하고 기관사의 수동조작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사고가 날 수도 있음은 당연하다” 라며 대책은 무엇인지 캐물었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의 스크린도어의 고장횟수는 한 달 평균 390건이 넘으며 그 가운데 절반이 닫힘 불량 문제였다고 또 지적했으며 도시철도공사 또한 그런 사고와 무관하지 않음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해 서울지하철 1~9호선에서 일어난 스크린도어 고장은 8,227건, 장애 건수는 이보다 많은 3만1,765건으로 이러한 건 중 많은 비중은 ‘센서 오작동’ 이라며 이는 서울시의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전동차도어와 스크린도어간의 격차가 존재할 시에 일어날 문제점은 승객이 타거나 내릴 때 실수로 발이나 물건 등이 끼었을 때 사고발생의 위험성이 항상 존재한다” 고 말했다. 박중화 의원은 “안전은 그에 합당한 인력과 비용이 적정하게 투입되어야 하는 것이며, 매일 수백만명이 이용하는 수도권 지하철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적정한 비용과 인력이 투입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서울시는 서울 지하철의 효율화만을 추구한 나머지 시민과 직원의 사망사고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서울시는 이번 기회를 통해 서울메트로 등 서울시 지하철 전동차 운영방식에 대한 예산을 확대하고 시민들을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폐가가 문화시설로… 종로 ‘상촌재’ 상량식

    폐가가 문화시설로… 종로 ‘상촌재’ 상량식

    버려진 한옥이 서울 세종마을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시설로 되살아난다. 서울 종로구는 6일 경복궁 서쪽 세종마을에서 상량식을 열고 ‘상촌재’(上村齋) 조성의 뜻을 알렸다. 상촌재는 세종마을에 장기간 방치됐던 폐가로 지난해 9월에 착공해 올 12월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한다. 19세기 말 전통한옥 방식으로 조성 중인 상촌재에는 도심지 개발과 상업화로 점점 사라져 가는 전통한옥을 보존하려는 종로구의 의지가 담겼다. 상촌재는 지상 1층 전체 면적 138㎡ 규모로 안채, 사랑채, 별채의 3개 동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세종대왕 탄생지인 세종마을의 정체성을 살려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온돌문화를 재현하는 전통문화시설로 활용된다. 서까래 등 주요 목재는 강원 강릉의 육송을 썼다. 육송은 한국 토종 소나무를 말한다. 상량식은 집을 지을 때 기둥을 세우고 보를 얹은 다음 마룻대를 올리는 의식으로 한옥을 지을 때 하는 제례 행사다. 상량문은 김영종 구청장이 직접 작성했다. 상촌재란 이름은 경복궁 서쪽 지역의 옛 명칭인 ‘상촌’을 살린 것이다. 상촌재의 안채는 인문학 강좌·한글서당 등 교육 장소로, 사랑채는 온돌 체험 장소로 사용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상촌재가 완공되면 세종마을을 찾는 많은 관광객이 한옥의 아름다움과 우리 온돌문화의 우수성을 경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버려진 한옥을 한국 토종 소나무로 재건해 ‘상촌재(上村齋)’ 조성하는 종로구

    버려진 한옥을 한국 토종 소나무로 재건해 ‘상촌재(上村齋)’ 조성하는 종로구

    버려진 한옥이 서울 세종마을을 대표하는 전통문화시설로 되살아난다. 서울 종로구는 6일 경복궁 서쪽 세종마을에서 상량식을 열고, ‘상촌재(上村齋)’ 조성의 뜻을 알렸다. 상촌재는 세종마을에 장기간 방치됐던 폐가로 지난해 9월에 착공해 올 12월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한다. 19세기 말 전통한옥 방식으로 조성 중인 상촌재에는 도심지 개발과 상업화로 점점 사라져가는 전통한옥을 보존하려는 종로구의 의지가 담겼다. 상촌재는 지상 1층 전체면적 138㎡ 규모로 안채, 사랑채, 별채의 3개 동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세종대왕 탄신지인 세종마을의 정체성을 살려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온돌문화를 재현하는 전통문화시설로 활용된다. 서까래 등 주요 목재는 강원 강릉의 육송을 썼다. 육송은 한국 토종 소나무를 말한다. 상량식은 집을 지을 때 기둥을 세우고 보를 얹은 다음 마룻대를 올리는 의식으로 한옥을 지을 때 하는 재례행사다. 전통건축물의 골조가 거의 완성된 단계에서 건물의 가장 윗부분에 있는 종도리에 공사와 관련된 기록과 축원문을 적은 상량문을 올린다. 상량문은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직접 작성했다. 상촌재가 들어서는 옥인동은 경복궁 서쪽에 위치해 조선시대 중인들이 모여 살았던 지역으로 지난 2010년 한옥밀집지역으로 지정됐다. 세종대왕이 탄생한 곳으로 세종마을로 불린다. 특히 주민들이 북촌에 대비한 서촌이란 명칭이 역사적 근거도 없고 이미지도 좋지 않다며 직접 붙인 이름이다. 상촌재란 집의 이름은 경복궁 서쪽지역의 옛 명칭인 ‘상촌’을 살린 것이다. 상촌재의 안채는 인문학 강좌·한글서당 등 교육장소로, 사랑채는 온돌체험 장소로 사용될 예정이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상촌재가 완공되면 세종마을을 찾는 많은 관광객이 한옥의 아름다움과 우리 온돌문화의 우수성을 경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꽃놀이패’ 이재진, 빨래판 복근 자랑 ‘팀복도 같은 옷 다른 느낌’

    ‘꽃놀이패’ 이재진, 빨래판 복근 자랑 ‘팀복도 같은 옷 다른 느낌’

    ‘꽃놀이패’ 이재진이 상남자 매력을 뽐냈다. 5일 방송된 SBS 새 예능프로그램 ‘꽃놀이패’에서는 첫 여행지 남해에 도착한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조세호, 유병재, 이재진의 ‘흙길’을 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재진은 폐가에서 옷을 갈아입던 중 빨래판 같은 복근을 자랑했다. 또 이재진은 흙길 팀복으로 갈아입었지만 혼자만 우월한 패션을 자랑했고, 같은 옷 다른 느낌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세 사람은 인증샷을 남기기로 했고, 휴대전화에서 이재진의 얼굴만 인식하자 “저만 인식하네요. 사람 얼굴로?”라고 지적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SBS ‘꽃놀이패’는 2박3일의 여행 동안 생방송 투표를 통해 연예인 6명의 운명을 시청자가 직접 선택하는 신개념 여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오늘의 눈] 뒤틀린 체육계가 만든 ‘몰카’ 괴물/심현희 체육부 기자

    [오늘의 눈] 뒤틀린 체육계가 만든 ‘몰카’ 괴물/심현희 체육부 기자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관련해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대회가 끝난 직후 벌어졌다. 지난달 26일 런던에 이어 리우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수영선수 A가 런던대회 수영 국가대표 출신 B와 함께 2013년 진천선수촌의 동료 여자 선수 탈의실에 몰래카메라(몰카)를 설치해 훔쳐본 혐의로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특히 B는 고등학생 때인 2009년에도 학교 수영장 여자 탈의실에 ‘몰카’를 설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놀라운 것은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연맹 관계자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묵인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지난달 31일 안종택 감독은 선수단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사건에 연루된 선수들도 혐의가 입증되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징역 5년 이하, 벌금 1000만원 이하’에 해당하는 사법 처리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누구도 하지 못하고 있다. 오랜 기간 우리 체육계에 곪아 있던 병폐가 이번 사건을 통해 선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첫 번째 병폐는 엘리트체육 시스템에서 비롯된 성적지상주의다. 몰카의 피해자들인 여자 선수들은 “피해 사실을 인지한 뒤에도 3개월 이상 대표팀의 묵인 아래 가해자와 함께 훈련을 받아야 했고, 매우 고통스러웠다”고 주장했다. 상식대로라면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이 지난 4월 열렸으니 사전에 정보를 입수한 지도자 및 연맹은 A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시켜야 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성범죄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한곳에서 훈련시키는 비인간적인 행위를 감행하면서까지 A의 리우행을 밀어붙였다. 올림픽 직전 팀 분위기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올림픽을 잘 치르는 것이 이 모든 일을 무마할 만큼 중요하다는 이들의 그릇된 인식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체육계의 고질인 ‘제 식구 감싸기’도 한몫을 했다. 사실 수영계 몰카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고등학생 수구선수 3명은 여자 탈의실에서 몰카를 찍다 적발돼 연맹으로부터 영구 제명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6개월 뒤 이들은 어떤 연유에서인지 선수 자격을 다시 회복했다. 실제로 체육계에서는 선수뿐만 아니라 각종 연맹에서 비리를 저질러 적발된 책임자들이 1~2년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복귀하는 일이 매우 잦다. 인맥이나 파벌이 최고의 가치임을 보고 자라온 A와 B는 이번 일을 저지르면서도 무거운 죄책감이나 선수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몰카가 범죄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자행한 선수 개인의 책임은 두말할 필요 없이 크다. 그러나 뒤틀린 체육계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이와 비슷한 일은 앞으로 계속 쏟아질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일벌백계’로 무너진 체육계의 질서를 바로잡고, 생활·유소년 중심의 시스템으로 엘리트체육 시스템을 지배하는 성적지상주의를 타파할 때다.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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