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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동맹 확인 했지만 한반도 비핵화 빠졌다

    한미동맹 확인 했지만 한반도 비핵화 빠졌다

    성명에 ‘北비핵화·中견제’ 안 넣어 文정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감안美 “도전과제 극복하자” 수위 조절 韓, 미중 갈등 속 중재자 역할 부담‘바이든 시대’의 한미·북미 관계는 물론 동북아 정세의 바로미터로 여겨진 11년 만의 미 국무·국방부 장관 동반 방한에서 미측은 대중 강경발언을 쏟아내면서도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미 양측은 “외교안보정책의 근간, 세계사적으로 유례없는 동맹 성공의 모범”(문재인 대통령), “한미 동맹만큼 중요한 관계는 없다”(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며 동맹의 의미를 강조했고, 바이든 행정부가 재검토 중인 대북 정책에 대한 ‘긴밀한 소통’과 ‘완전한 조율’을 다짐했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 북핵 해법을 둘러싼 이견을 조율하느라 청와대가 애를 먹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찌감치 한미 동맹의 공고한 기반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하지만 미국이 표면적으론 양자택일을 압박하지 않았다고는 해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에 집중하고 있는 문 대통령으로선 이전보다 고차방정식 양상을 띤 미중 갈등 속에 국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난제를 떠안게 됐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8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약속을 일관되게 어겼음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며 “중국의 공격적 행동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 안보, 번영에 어떤 어려움을 낳고 있는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맹 간 공통된 접근법을 취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 중국의 반민주주의적 행동에 대항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전날 홍콩과 대만, 신장·티베트, 남중국해 등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들을 나열한 데 이어 거듭 ‘중국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 첫 미중 고위급 회담을 앞둔 포석으로 읽힌다.다만 미측은 오후에 청와대에서 50분간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는 “중국과는 적대적, 협력적, 경쟁적 관계라는 복잡성이 있다”면서 “한국과 긴밀히 협의해 도전과제를 극복해 나가고자 한다”고 수위를 조절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측은 한중 관계가 복잡한 측면이 있다는 걸 이해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미일 2+2 공동성명과 달리 한미 2+2 공동성명에는 중국에 대한 직접적 견제 문구도 없었다. 남북관계 복원의 ‘열쇠’를 쥔 동시에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중국을 둔 한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 협의체로 평가받는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구상과 관련, 2+2 회의와 청와대 접견에서 논의가 없었던 점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미측은 북핵 문제와 관련, 중국 역할론을 부각시켰다. 블링컨 장관은 2+2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활용해 북한이 비핵화로 나올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 결의에 따라 모든 제재를 완전히 이행할 책임이 중국에도 있다”면서 “‘할 몫을 다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2+2 공동성명에는 ‘북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라는 표현이 들어가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은 빠졌다. 전날 회담 자료에서 한국 외교부는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진전을 가져오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고 했었다.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모든 문제들이 완전히 조율된 대북전략하에 다뤄져야 한다는 표현에 함축된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면서 “미국과 긴밀한 공조·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측도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열린 자세로 한국과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 동력을 만드는 계기가 됐고, 북핵 문제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며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남북 관계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순환 관계임을 공감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싱가포르 북미 합의 계승 여부와 관련, 블링컨 장관은 KBS 인터뷰에서 “한국 파트너들에게 그들의 관점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매우 주의 깊게 들었다”고 답했다. 공동성명에는 전날 블링컨 장관이 작심 비판한 북한 인권 문제도 포함되지 않았는데, 미측도 이 부분을 넣자고 요구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도 “북한 인권문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인터뷰에서 “북한 인권은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심각한 인권 상황 중 하나”라며 인권 이슈를 묻어 두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처럼 한층 복잡해진 동북아 정세 속에 청와대의 고민도 커질 전망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인터뷰에서 “미중 중 하나를 택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미중이 그런 요구를 해 온 적도 없다”고 밝힌 데서도 복잡한 속내가 읽혀진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한미가 이견이 있음이 확인됐다”면서도 “공동성명에는 매끄럽게 포장함으로써 향후 이견을 좁힐 수 있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공동성명과 양국 외교장관의 발언 간 차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미동맹 확인 했지만 한반도 비핵화 빠졌다

    한미동맹 확인 했지만 한반도 비핵화 빠졌다

    성명에 ‘北비핵화·中견제’ 안 넣어 文정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감안美 “도전과제 극복하자” 수위 조절 韓, 미중 갈등 속 중재자 역할 부담‘바이든 시대’의 한미·북미 관계는 물론 동북아 정세의 바로미터로 여겨진 11년 만의 미 국무·국방부 장관 동반 방한에서 미측은 대중 강경발언을 쏟아내면서도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미 양측은 “외교안보정책의 근간, 세계사적으로 유례없는 동맹 성공의 모범”(문재인 대통령), “한미 동맹만큼 중요한 관계는 없다”(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며 동맹의 의미를 강조했고, 바이든 행정부가 재검토 중인 대북 정책에 대한 ‘긴밀한 소통’과 ‘완전한 조율’을 다짐했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 북핵 해법을 둘러싼 이견을 조율하느라 청와대가 애를 먹었던 점을 감안하면, 일찌감치 한미 동맹의 공고한 기반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하지만 미국이 표면적으론 양자택일을 압박하지 않았다고는 해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에 집중하고 있는 문 대통령으로선 이전보다 고차방정식 양상을 띤 미중 갈등 속에 국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난제를 떠안게 됐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18일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약속을 일관되게 어겼음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며 “중국의 공격적 행동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 안보, 번영에 어떤 어려움을 낳고 있는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맹 간 공통된 접근법을 취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 중국의 반민주주의적 행동에 대항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전날 홍콩과 대만, 신장·티베트, 남중국해 등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들을 나열한 데 이어 거듭 ‘중국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바이든 행정부 들어 첫 미중 고위급 회담을 앞둔 포석으로 읽힌다.다만 미측은 오후에 청와대에서 50분간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는 “중국과는 적대적, 협력적, 경쟁적 관계라는 복잡성이 있다”면서 “한국과 긴밀히 협의해 도전과제를 극복해 나가고자 한다”고 수위를 조절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측은 한중 관계가 복잡한 측면이 있다는 걸 이해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미일 2+2 공동성명과 달리 한미 2+2 공동성명에는 중국에 대한 직접적 견제 문구도 없었다. 남북관계 복원의 ‘열쇠’를 쥔 동시에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중국을 둔 한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주도의 중국 견제 협의체로 평가받는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구상과 관련, 2+2 회의와 청와대 접견에서 논의가 없었던 점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미측은 북핵 문제와 관련, 중국 역할론을 부각시켰다. 블링컨 장관은 2+2 공동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활용해 북한이 비핵화로 나올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 결의에 따라 모든 제재를 완전히 이행할 책임이 중국에도 있다”면서 “‘할 몫을 다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2+2 공동성명에는 ‘북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라는 표현이 들어가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은 빠졌다. 전날 회담 자료에서 한국 외교부는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진전을 가져오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고 했었다.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모든 문제들이 완전히 조율된 대북전략하에 다뤄져야 한다는 표현에 함축된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현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면서 “미국과 긴밀한 공조·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측도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열린 자세로 한국과 긴밀히 소통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 동력을 만드는 계기가 됐고, 북핵 문제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며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남북 관계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선순환 관계임을 공감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싱가포르 북미 합의 계승 여부와 관련, 블링컨 장관은 KBS 인터뷰에서 “한국 파트너들에게 그들의 관점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매우 주의 깊게 들었다”고 답했다. 공동성명에는 전날 블링컨 장관이 작심 비판한 북한 인권 문제도 포함되지 않았는데, 미측도 이 부분을 넣자고 요구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도 “북한 인권문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블링컨 장관은 인터뷰에서 “북한 인권은 우리가 알고 있는 가장 심각한 인권 상황 중 하나”라며 인권 이슈를 묻어 두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처럼 한층 복잡해진 동북아 정세 속에 청와대의 고민도 커질 전망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인터뷰에서 “미중 중 하나를 택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미중이 그런 요구를 해 온 적도 없다”고 밝힌 데서도 복잡한 속내가 읽혀진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한미가 이견이 있음이 확인됐다”면서도 “공동성명에는 매끄럽게 포장함으로써 향후 이견을 좁힐 수 있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공동성명과 양국 외교장관의 발언 간 차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유럽의약품청 “AZ 백신 안전하고 효과적” 이탈리아·프랑스·독일 곧바로 접종 재개

    유럽의약품청 “AZ 백신 안전하고 효과적” 이탈리아·프랑스·독일 곧바로 접종 재개

    유럽의약품청(EMA)이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도 있다”고 최종 결론을 내리자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이 곧바로 19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접종을 재개한다. 스페인은 오는 24일부터 재개한다. 반면 스웨덴은 며칠만 더 상황을 보고 재개를 결정하기로 했다. EMA 안전성위원회는 18일 임시 회의를 열어 이 백신을 맞은 일부에게서 혈전이 생성됐다는 보고와 관련해 수집된 정보에 대한 결론을 내린 뒤 이 백신을 접종했을 때의 이익이 부작용 위험성보다 크다고 밝혔다. EMA는 유럽연합(EU) 내 의약품 및 백신의 평가, 승인 등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접종을 재개하는냐 여부는 각국 보건당국이 재량껏 결정한다. 에머 쿡 EMA 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위원회는 분명한 과학적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위원회는 이 백신이 혈전의 전체적인 위험 증가와 관련돼 있지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다만 쿡 위원장은 매우 드문 특정 종류의 혈전과 이 백신의 “관련성을 명확하게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히고, 환자와 의료계 종사자들이 알 수 있도록 백신 정보에 이들 사례와 관련한 설명을 추가하는 것을 권고했다. EMA는 이 백신이 혈소판감소증과 관련된 혈전의 매우 드문 사례들과 관련됐을 수도 있다면서 뇌정맥 혈전증, 파종성 혈관 내 응고를 언급했다. 물론 백신과의 인과 관계는 증명되지 않았지만, 극히 작더라도 가능성이 있고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쿡 청장은 영국과 유럽경제지역(EEA)에서 이 백신을 맞은 2000만명가량 가운데 이처럼 드문 사례는 25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9명이 숨졌다고 설명했다. 사례 대다수는 55세 이하 여성이었다. EMA는 이 백신의 승인 전후 연구, 접종 과정에서 이들 지역에서 이 백신을 맞은 사람들 가운데 혈전이 보고된 사례는 469건으로, 일반 인구 가운데 예상되는 수보다 적었다고 밝혔다. EMA는 또 이 백신의 특정 제조 단위나 특정 제조 장소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는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쿡 청장은 각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재개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들이 있다”고 밝히며 “우리는 이런 백신들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또 “나라면 내일 백신을 맞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유럽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일부에게서 혈전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나온 뒤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13개 EU 국가들이 잇따라 예방 차원에서 특정 제조 단위나 전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전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의 이익이 위험성보다 크다며 접종을 계속할 것을 권고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염 추기경, 미얀마 유학생과 ‘세 손가락’…종교계 민주화 지지 연대 확산

    염 추기경, 미얀마 유학생과 ‘세 손가락’…종교계 민주화 지지 연대 확산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18일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미얀마 유학생들을 만나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세 손가락’ 경례를 함께했다. 종교계를 중심으로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맞서 거리 항쟁을 벌이는 미얀마 국민에 지지와 연대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염 추기경은 이날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장 집무실을 찾은 미얀마 유학생 4명과 1시간가량 면담하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미얀마 유학생들은 염 추기경에게 미얀마 군부 폭력으로 현지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미얀마 출신 유학생 한수민(23) 씨는 “언론에 나온 것보다 현지 상황은 더 심각하다”며 “3일 전부터 인터넷도 차단되고 계엄령 이후로 사망자를 다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양곤 시내 6개 지역에 계엄령이 선포된 이후로 집 밖에만 나가도 총살을 당하는 상황이다. 미얀마 사람들은 민주화 운동을 이번에 꼭 성공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고 시위에 나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온 서뚜카오(27)씨는 “학생들 대부분이 납치를 당하고, 4000여 명이 실종된 상태”라며 “멀쩡한 상태로 납치된 학생들이 군부의 폭행으로 사망해 시신으로 돌아온다”고 호소했다. 이에 염 추기경은 “미얀마 양곤 대교구장 찰스 마웅 보 추기경께 서한과 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통한 지원금을 보냈고 한국 주교단도 미얀마와의 연대를 밝히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 가족으로 마음을 모아 미얀마가 민주주의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구체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며 기도로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종교 지도자들의 모임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이날 성명서를 내 “민주적 절차에 따른 선거 결과를 무시하는 군부는 군사 반란세력이며 미얀마 민중을 통치할 권한이나 군사행동을 할 어떠한 명분도 없다”며 “미얀마 민중 항쟁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종교인평화회의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이 대표회장을 맡고 있다. 공동회장으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 유교 손진우 성균관장, 천도교 송범두 교령, 천주교 김희중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범창 회장이 있다. 국내 최대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도 별도 성명을 통해 “한국교회는 대한민국에서 민주주의가 실현되기까지 투쟁하며 공공의 안전을 도모하고 생명을 보호하는 일에 앞장서 왔다”며 “현재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상황에 대해 깊은 연민으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41년 만의 사과와 용서, 우리와 미얀마에 던진 교훈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41년 만의 사과와 용서, 우리와 미얀마에 던진 교훈

    “죄송합니다.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드려 죄송하다. 저의 사과가 또 다른 아픔을 줄 것 같아 망설였다.”(A씨) “정말 저는 이제 죽은 동생을 다시 만났다, 이런 마음으로 용서를 하고 싶다. 동생도 이제 (하늘에서) 편히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의 아픔을 다 잊어버리고 떳떳하게 마음 편히 살아달라.”(고 박병현씨의 형 박종수씨) 지난 16일 국립 5·18 민주묘지 접견실에 들어선 A씨가 41년 전 광주에서 자신의 총격으로 숨진 고(故) 박병현(당시 24) 씨의 유가족을 만나 사죄의 눈물을 흘리고 박씨의 형 박종수(73)씨와 얼싸안으며 오열하는 모습을 18일 종일 되풀이 봤다. 역사적 장면이다. 5·18 총격 가해자가 잘못을 고백하며 유가족에게 직접 사과하고 묘역을 유족과 함께 참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사에서도 이런 장면은 흔치 않다. 지금 미얀마 군부의 무차별 총격에 수많은 이들이 스러지고 있지만 이들 군경이 A씨처럼 무릎 꿇고 사죄하고 유족들이 용서하려면 또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러야 하는가 묻게 된다. 그의 용기도 대단하다. 그가 방아쇠를 당기게 만든 이들이 여전히 살아있을지 모른다. 배신자라는 옛 동료들의 시선도 의식될 것이다. 잠시 개인적인 얘기를 하자면 고교 2학년 때 광주를 경험한 기자가 대학에 진학했더니 광주에 공수부대원으로 투입됐던 형님 둘이 뒤늦게 입학해 함께 수업을 듣게 됐다. 한 형은 늘 조용했는데 다른 형은 “광주 빨갱이 새끼들 다 죽이지 못한 게 한”이라고 말하곤 했다. 광주 출신보다 더 피가 끓던 학과 선배들과 그 형은 주먹다짐도 서슴지 않았다. 광주가 고향인 아이들은 무서워 숨을 죽여야 했다. 벌써 40년 전 일이다. 회사에 들어오니 한 선배가 자신도 하필 그 때 광주 상무대에 있어 계엄군으로 투입됐다고 조심스럽게 고백하며 허공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고 얘기하는 것이었다. 고백하는 용기를 낸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민간인을 학살한 자란 오명을 얻을 수도 있는 일이다. 실제로 5·18 민간인 학살 사건 중 대표적인 주남마을 버스 총격 사건과 관련됐던 공수부대원 출신 최영신 씨는 양심 고백 후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A씨는 1980년 5월 광주민주화항쟁 당시 7공수여단 33대대 8지역대 소속으로 광주에 투입됐다. 그해 5월 23일 광주 밖으로 빠져나가는 사람을 차단하라는 명령을 받고 민간인을 향해 총을 쐈다. 그 바람에 농사 일을 도우러 보성 고향집으로 향하던 박씨가 변을 당했다. 박씨 주검은 저수지 인근에 암매장됐다. 같은 달 31일 7공수여단이 철수했고 열흘 뒤 시신은 가족들에게 발견됐다. 이후 선산에 안장됐다가 1990년 광주 망월묘역으로 이장됐고, 1997년 다시 국립5·18민주묘지로 옮겨졌다. A씨는 2000년대 이미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고백을 한 적이 있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최용주 조사1과장이 7공수여단의 행적을 추적하다 A씨가 총격을 가했다고 털어놓은 사실을 알게 됐다. 최근 A씨를 만나 보니 아귀가 맞아떨어졌다. A씨는 사과를 하겠다고 결심했지만 유가족들이 사죄를 받아 줄지, 잊고 있던 아픈 기억을 꺼내게 해 또다시 상처 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했지만 용기를 내 이날 함께 박씨의 묘에 무릎 꿇어 절하며 사죄하게 됐다.사죄와 용서는 그것만으로도 값지지만, 5·18이란 불행한 과거를 치유하는 시작점이 된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또 다른 공수부대원, 계엄군의 고백과 증언, 사죄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를 낳는다. 실제로 조사위는 조사 활동 과정에 A씨와 비슷한 사례를 두 건 확인했다는 후문이다. 해서 앞으로는 계엄군과 피해자나 유족이 동의하면 조사위가 적극적으로 만남을 주선하겠다고 했다. 어렵사리 용기를 내준 가해자들의 트라우마 치료를 지원하는 등 어려움을 나눠 짊어지겠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계엄군 병사들이 고백하고 증언해주면 여전히 미완인 5·18 진실의 퍼즐 조각을 맞출 수 있다. A씨는 박씨에게 방아쇠를 당겼을 때 “주변에 총기나 위협이 될만한 물건이 없었다. 대원들에게 저항하거나 폭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고 단순히 겁을 먹고 도망가던 상황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시위대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자위권’을 발동한 것이란 신군부 주장이 허구임이 드러난 셈이다. 발포 명령자를 규명하고 행방불명자, 암매장지를 찾는 데도 계엄군의 용기 있는 고백이 절실하다. 나아가 지금 미얀마 국민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이들은 반드시 깨달아야 할 일이 있다. 그 죗값의 무게에 짓눌려 평생을 살아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 군부 지도자들은 전두환(90) 일당이 부당하게 확보한 권력으로 한때 떵떵거리며 살았지만 다수의 민간인을 희생시킨 죗값을 돌려받아 지금도 역사의 심판에 짓눌려 살아간다는 점을 깨달았으면 한다. A씨와 박씨 유족이 사과하고 용서한 날, 광주고법 형사1부(이승철·신용호·김진환 고법판사)는 5·18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전두환 씨가 항소심을 앞두고 낸 관할 이전 신청을 기각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곳이 광주 시내이고, 증인 대다수가 광주나 인근에 거주해 실체적 진실 발견과 효율적인 재판 진행을 위해 광주지법에서 재판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한 “신청인 주장처럼 호남 일부 정치인, 시민단체 등의 반발과 부정적인 지역 정서가 존재한다고 해서 재판부가 공정한 재판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판의 진행과 결론에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전씨는 역사적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뻔뻔하게 굴다 지리멸렬 살아가고 있다. 우리 사회의 민주 발전에 광주의 희생이 값진 원동력이 됐다는 점을 처절히 깨달아야 한다. 이제라도 계엄군으로서 과오를 저지른 이들이 진정 참회하고 무등산 자락보다 너른 광주 시민들의 용서를 받길 바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중국 때리면서도 북핵 해결 영향력 인정한 미국

    중국 때리면서도 북핵 해결 영향력 인정한 미국

    미 국무장관 “중국이 약속 일관되게 어겨”미중 고위급 회담 앞두고 연일 강경 발언북핵 해결 관련해선 “중국이 할 몫 다해야”공동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빠져전문가 “한미, 북핵·탄도미사일 위협 인식”미중 간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연일 중국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북핵 해결에 있어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훼손하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인 동시에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촉구의 메시지가 동시에 담겼다는 분석이다. 블링컨 장관은 1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직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약속을 일관되게 어겼음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며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이 인도·태평양 지역 안전에 어떤 어려움을 낳고 있는지 논의했다”고 말했다. 전날 블링컨 장관이 한미 외교장관 회담 모두발언에서 홍콩 자치권, 대만 민주주의, 신장·티베트 인권, 남중국해 영유권을 일일이 나열하며 중국의 인권법 위반을 강조한 데 이어 하루 만에 생중계되는 회견 현장에서 ‘중국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도 이 부분을 짚고 넘어가겠다는 조 바이든 정부의 의도가 엿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런 시기일수록 중국의 반민주주의적 행동에 대항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이는 첫 순방지로 택한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의 힘을 모아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 역할론을 부각시켰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모든 경제적 관계가 중국을 통해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중국이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활용해 북한이 비핵화로 나올 수 있게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할 책임이 중국에도 있다”면서 “중국에 대해 할 몫을 다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한과 밀거래를 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이자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할 경우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이날 2+2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서는 2018년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용어가 빠졌다. 전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 직후 외교부가 내놓은 자료에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진전을 가져오기 위한 양국간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협의했다”고 나와 있는데 정작 양국 간 합의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에는 이 부분이 담기지 않은 것이다. 이를 놓고 한미 간 이견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외교부 당국자는 “준비 기간이 짧아 간략한 버전의 공동성명을 만드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블링컨·오스틴 장관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한미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빈틈없는 공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동성명에 들어간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라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미 간 대북전략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양국이 위협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조성렬 위원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당면한 위협을 감소하는 쪽으로 대북 전략의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성명에 전날 블링컨 장관이 작심 비판한 북한 인권 문제는 포함되지 않았는데, 미측도 이 부분을 넣자고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일 2+2 회의에서 채택한 공동성명과 달리 중국에 대한 직접적인 견제 문구도 없었다.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불안정하게 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며 에둘러 중국을 암시했을 뿐이다.예상됐던 대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도 공동성명에 포함됐다. 한국의 신남방정책과의 연계 협력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기 위한 한미 간 협력을 지속한다는 내용도 성명에 담겼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의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가 참여한 4개국 협의체) 가입 제안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블링컨 장관은 쿼드에서 다루는 여러 현안에 대해 “한국과도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한국의 협조를 간접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한미가 중국과 북한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음이 확인됐다”면서도 “그럼에도 공동성명에는 이견을 드러내지 않고 외교적으로 매끄럽게 포장함으로써 향후 국장급 협의체를 통해 이견을 좁히고 협력할 수 있도록 했다”고 평가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미국 국무·국방장관의 아시아 순방은 중국 견제를 위해 정치적 연대를 강화하려는 목적임이 분명해졌다”며 “한미 공동성명과 양국 외교장관의 발언 간 차이를 한미가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北 아킬레스건 ‘인권’ 들이민 美… 예외 없는 외교 원칙

    北 아킬레스건 ‘인권’ 들이민 美… 예외 없는 외교 원칙

    미 국무부 “북한의 인권 보호 및 증진에 전념중”中·미얀마·홍콩처럼 北에도 인권원칙 적용하는 듯北美 관료들 연일 공방 거듭하며 기싸움 본격화 방한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이)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자국민) 인권 유린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미 국무부도 “북한의 인권 보호 및 증진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가장 꺼려하는 인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미국의 외교적 원칙이 ‘인권’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읽힌다. 민주주의 기치를 앞세워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전략에 예외는 없었던 셈이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한미 외교장관 회담 결과를 알리는 국무부 보도자료에서 “북한은 국제적 평화·안보, 비확산체제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인권 문제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은 북한 정치범수용소 문제, 강제노역과 강제낙태 등 인권문제 제기에 대해 강하게 반발해 왔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는 북미 협상에서 인권은 후순위로 다뤄질 것으로 여겨졌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최근 미국은 미얀마 사태, 홍콩 민주화 운동,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 탄압 등 인권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미 의회도 지난달 바이든의 외교에 인권이 원칙이 돼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한 바 있다.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경제적인 영향력이 커진 중국을 고립시킬 수 있는 방법이 인권을 중심으로 한 ‘민주주의 동맹’에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국무부는 한국에 직접투자국으로서 미국이 중국을 앞선 1위라며 한미 간에 포괄적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거론했다. 거래 면에서 따져도 한국에게 중국보다 미국이 더 핵심적인 우방임을 시사한 셈이다. 이외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해당 보도자료를 게시하면서 “한미 외교장관은 오늘 서울에서 북한의 도발이나 무력사용에 대한 방어와 억지,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 범위 제한, 양국의 안전한 보호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썼다. 해당 보도자료에 나와있는 표현에 더해 ‘북한의 도발 억지’, ‘무기 프로그램 범위 제한’ 등의 표현을 동원해 대북 압박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전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미측을 비난한 바 있다. 미 국무부의 이날 반응에 대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한국시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이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최 부상은 지난달 미국의 대북 접촉에 무응답으로 일관한 이유에 대해서는 완전한 비핵화 언급, 대북 추가제재 발언, 한미연합군사훈련 등을 들었다. 이어 “조미 접촉을 시간 벌이용, 여론몰이용으로 써먹는 얄팍한 눅거리(보잘것 없는) 수는 스스로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한다”고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文대통령 “한반도 비핵화 빈틈없는 한미 공조 계속할 것”

    文대통령 “한반도 비핵화 빈틈없는 한미 공조 계속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특히 한미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빈틈없는 공조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50분간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한미 양국은 민주주의와 인권 등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는 70년 동반자로서 공동의 도전에 함께 대처해나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두 외교안보 수장이 취임 후 우선적으로 함께 한국을 방문한 것은 한미 동맹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시작된 미국의 귀환, 외교의 귀환, 동맹의 복원을 환영하며 국제 사회는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개별 장관 회의에 이어 오늘 5년 만에 2+2(외교·국방장관) 회담이 열렸고 방위비 분담 협정에 가서명했는데,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한미 동맹이 더욱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튼튼한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국 국민들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의 핵심축으로서 한미 동맹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을 든든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저희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처음으로 순방하는 순방지로서 한국을 선택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한미동맹이 얼마나 중요하다’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강조해달라고 했고, 동맹에 대해 재확인하는 것뿐 아니라 ‘동맹을 좀 더 키워나가고 강화시켜나가는 부분 또한 중요하겠다’는 것도 꼭 전해달라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오스틴 장관도 “한미 동맹이 이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보 번영에 있어 핵심축이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어서는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다시 말씀드린다”면서 “전세계적으로 다이내믹이 굉장히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한미동맹만큼 중요한 관계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애틀랜타 총격범 성중독에 나쁜 하루” 말한 보안관, 인종혐오 셔츠 홍보

    “애틀랜타 총격범 성중독에 나쁜 하루” 말한 보안관, 인종혐오 셔츠 홍보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근처의 마사지 업소에서 중국계 여성 둘 등 4명이 총격에 숨진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책임자가 일년 전 페이스북에 중국에 관한 인종차별 메시지를 담은 티셔츠를 사라고 앞장서 홍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제이 베이커가 주인공이다. 그는 총격을 인정한 로버트 에런 영(21)의 범행 동기를 인종증오가 아닌 성중독 문제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취재진에게 설명했던 인물이다. 더욱이 그는 잔혹한 살인극을 저지른 영이 “나쁜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없이 말한 인물이기도 하다. 해서 더더욱 인종차별 티셔츠 홍보가 문제가 된다. 베이커가 이 페이스북 계정의 주인이며 게시물을 그가 올린 것은 확실해 보인다.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봐도 보안관실 밖에서 정복을 입고 찍힌 사진 등 여러 장의 사진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그는 코로나19 감염병의 책임을 중국에 돌리는 문제의 티셔츠 사진을 올리고 “(재고가) 있을 때 주문하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 계정은 영의 범행 다음날인 17일 삭제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과연 수사 책임자가 엄정하게 이 사건 수사에 임할 것인가 의문을 품게 한다. 빈센트 판은 “이 포스트를 보면 뜨악하기도 하고 분노가 치민다. 우리가 아주 구조적인 인종주의와 마주하고 있다는 현실을 깨닫게 해준다. 그가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과 더불어 적어도 이 한 사람에 관해선 우리가 진지하게 다뤄진다는 믿음을 깎아먹었다”고 말했다. 영은 체로키 카운티의 악워스에 있는 마사지 살롱에서 4명을 살해하고 한 명을 다치게 한 뒤 이곳에서 48㎞ 떨어진 한국계 스파 업소 두 군데에서 추가 범행을 저질러 한 업소에서 3명, 다른 업소에서 한 명을 숨지게 했다.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은 애슐리 야운(33), 폴 안드레 미셸스(54), 샤오지 얀(49), 다오유 펭(44)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엘시아스 에르난데스오티스는 부상자로 확인됐다. 중국(계) 여성 둘에 백인 남녀 한 명씩이 희생됐고 히스패닉 남성이 다쳤다. 아직 애틀랜타에서 세상을 떠난 한국계 여성 4명의 신원은 특정되지 않았다. 베이커와 보안관실 모두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한 입장을 묻는 AP 통신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강원통일교육센터, 2021년 제1차 통일교육위원 강원협의회 전체회의 개최

    강원통일교육센터, 2021년 제1차 통일교육위원 강원협의회 전체회의 개최

    강원통일교육센터(센터장 김응권 한라대학교 총장)가 2021년 제1차 통일교육위원 강원협의회 전체회의를 18일 개최했다. 행사는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비대면 화상회의 플랫폼(ZOOM)으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강원도와 통일부 통일교육원, 통일교육위원 중앙협의회, 한라대학교 동북아경제연구원이 후원했다. 이 자리에서 2020년 강원통일교육센터의 실적과 성과를 되돌아보고, 2021년 강원협의회 활성화 방안과 향후 계획을 함께 논의했다. 회의는 강원통일교육센터 센터장 겸 통일교육위원 강원협의회 회장인 김응권 한라대학교 총장의 개회사로 시작됐다. 이후 통일교육위원들은 토론과 의견 개진을 통해 강원통일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원통일교육센터는 북한과 접경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분단 도(道)인 강원도 도민과 지역단체들의 평화통일에 대한 관심 제고와 공감대 확산, 통일교육위원들의 역량 강화와 거버넌스 구축 등을 위한 전도사 역할을 수행해왔다. 김응권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역 특성과 문화를 살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평화통일교육 확산에 힘써 줄 것을 주문하는 한편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통일부는 지난해 통일교육 운영체제를 7개 권역으로 통합운영하는 권역센터 체제로 개편하였는데, 한라대학교가 강원도 권역의 운영주체로 지정됐다. 강원협의회는 대학교수, 교사, 장학사, 정책담당자, 공공기관, NGO 단체 등 전문가 36명의 통일교육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22기 통일교육위원은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20년 5월 15일에 위촉하였으며 2022년 2월 28일까지 무보수 명예직으로 활동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얀마 유학생에게 지원 나서기로

    미얀마 유학생에게 지원 나서기로

    계명대가 군사 쿠테타 사태로 미얀마 국내 정세가 악화된 상황 속에서 미얀마 유학생들을 위한 지원에 나섰다. 계명대 미얀마 유학생 18명 중 국내에 거주하며, 정부장학금을 전혀 받지 못하는 11명의 학생에게 1인당 매월 30만 원씩 6개월간 180만 원, 총 198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2학기에도 상황이 지속되면 총장특별장학금을 지급해 최대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6일 계명대 미얀마 유학생들은 김선정 계명대 국제처장을 비롯한 국제처 관계자들과 함께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힘든 내색 없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학업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였다. 계명대서 유학 중인 미얀마 에이?몬딴(21·여·영어영문학전공 4학년) 학생은 “한국에 와서 한국 역시도 우리와 비슷한 시기를 겪은 것을 알게 되었다”며, “지금 잠시 힘들지만 어려운 시기가 지나고 나면 한국과 같이 평화롭고 잘사는 국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일 계명대 학생부총장은 “미얀마 유학생 18명 중 일부는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고 원격으로 수업을 듣고 있으며, 국내에 있는 학생들 역시 힘든 시기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상황 속에서 학생들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도록 하지 않도록 학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에 미얀마 학생들에게 지원한 생활지원금의 재원은 (사)계명1%사랑나누기에서 마련되었다. 2004년 계명대 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사)계명1%사랑나누기는 900여 명의 교직원이 월급의 1%를 떼어 연간 4억 원 가량을 모아 장학금과 저소득층 지원, 국외봉사활동, 불우이웃과 난치병 학생 돕기 등에 사용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책임자 사퇴 “개그우먼 돼지로 꾸며볼까”

    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책임자 사퇴 “개그우먼 돼지로 꾸며볼까”

    코로나19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움에 처한 2020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정말로 악재가 끊이지 않는다. 모리 요시로 대회 조직위원장이 여성 멸시 발언 끝에 물러난 지 한달 만에 이번에는 개·폐회식 총괄 책임자가 외모를 갖고 여성을 모욕한 사실이 알려져 물러났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은 17일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개·폐회식을 지휘하는 사사키 히로시(66)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지난해 3월 개그우먼의 외모를 모욕한 일이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그는 패럴림픽 개회식을 맡고 있었는데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 인기 개그우먼 와타나베 나오미(33)의 외모를 돼지에 빗대는 개회식 연출안을 메신저 ‘라인’(LINE)으로 팀원들과 공유했다는 것이다. 소속사 웹사이트에는 와타나베가 ‘먹는 일’이 취미이며 158㎝의 키에 몸무게가 107㎏ 나간다고 돼 있다. 일본인 아버지와 대만 출신 엄마를 둔 와타나베는 진행자, 배우, 가수로도 활약하는 개그우먼이다. 사사키 디렉터는 일본에서 인기가 많은 와타나베의 신체 특징과 영어로 돼지를 뜻하는 ‘피그’(Pig)와 많은 일본인이 ‘픽’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핏구’로 발음하는 데 착안해 와타나베가 돼지로 분장해 익살스럽게 연기하면 좋겠다는 연출안을 내놓았다. 물론 팀원들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없던 일이 됐다. 영국 BBC는 사사키가 ‘Olympig 조롱 때문에 물러난다’고 제목을 달았다. 그러나 일년이 지나 뒤늦게 사사키 디렉터의 어이없는 발언이 알려지자 온갖 비난이 쏟아졌다. 그는 다음날 새벽 “개회식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과정에 내 생각과 발언 내용에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는 취지의 사죄문을 내놓고 하시모토 세이코 조직위원장에게 사의를 전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회가 일년 연기되고 지난해 12월 기존 연출팀이 해산하자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총괄하는 디렉터를 맡았다. 일본 최대 광고회사 덴쓰(電通) 출신인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폐막식에서 오륜기를 인수하는 행사에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 캐릭터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마리오로 분장해 세계인의 눈을 붙들게 한 인물이다. 일본 언론은 하시모토 위원장이 도쿄올림픽을 통해 ‘다양성과 조화’를 구체화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새롭게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 사태가 또다시 찬물을 끼얹었다고 전했다. 하시모토 위원장은 조직위 임원 가운데 12명을 여성으로 임명하는 등 성차별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아시아 최고 부자의 27층짜리 집 앞에 차량 폭탄, 다섯 의문점

    아시아 최고 부자의 27층짜리 집 앞에 차량 폭탄, 다섯 의문점

    아시아 최고의 부자인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의 집은 남부 뭄바이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고급 주택가인 카마이클 도로에 있다. 27층짜리 안틸리아 빌딩인데 그와 가족들만 산다.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인 암바니의 재산은 760억 달러(약 85조 34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된다. 원유 정제로 부를 모았지만 소매와 전자통신에도 손을 뻗쳤다. 지난달 25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안틸리아 빌딩 근처에 주차된 차량에 대한 신고가 들어왔다. 빌딩 보안요원이 미심쩍은 차량이 있다고 했다. 경찰이 폭탄해체반과 함께 출동했더니 과연 녹색 인도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콜피오 안에 폭탄이 있었다. 고성능 폭탄 젤리그나이트 20개 2.5㎏였다. 이 폭탄은 노벨상을 만든 알프레드 노벨이 초기에 만들었던 싼 폭탄으로 기폭 장치가 없으면 폭발하지 않는다. 다만 문제의 폭탄들은 서로 연결돼 있거나 어떤 장치에 연결돼 있지 않았다. 전문가는 폭발했다면 당연히 차를 날려버릴 수 있었던 양이라고 했다. 차 안에서는 다섯 개의 차량 등록증과 공책이 나왔는데 암바니와 부인 니타의 것으로 보였다. 공책에는 “이건 예고편이다. 다음에는 이것들(폭탄들)을 연결해 올 것이다. 너네 가족 모두를 날려버린다고 약속한다”란 섬뜩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뭄바이 경찰은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샅샅이 뒤져 문제의 날 자정에 암바니의 집에서 15㎞ 떨어진 도로 나들목에 문제의 차량이 서 있는 것을 확인했다. 개인보호장구(PPE)를 걸친 한 남성이 차량 밖으로 나온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새벽 1시 40분쯤 흰색 도요타 SUV가 다가와 스콜피오를 뒤따라 카마이클 도로로 향했다. 2시 30분쯤 두 차량이 암바니 집에서 500m 떨어진 곳에 멈춰섰다. PPE를 쓴 사람이 스콜피오에서 나와 도요타에 올라 탄 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고속도로를 달려 외곽 타네 구역에 진입한 뒤 CCTV에 더 이상 잡히지 않았다. 경찰은 스콜피오 주인을 만수크 히렌으로 특정했다. 타네의 차량 액세서리점 주인이었다. 경찰이 추궁했더니 스콜피오 수리를 맡긴 사람이 있었는데 대금을 지불하지 않고 사라졌다고 했다. 자신은 지난달 17일 뭄바이 근처에 볼 일이 있어 문제의 차를 운전했는데 고장 나 버려두고 집에 돌아왔다가 다음날 가보니 없어졌더라고 했다. 폭탄 얘기가 언론에 알려지자 마하라슈트라주에서 정치적 논란이 됐다. 야당 정치인은 지난 5일 히렌을 보호해 그가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몇 시간 뒤 히렌의 주검이 강 기슭에 떠올랐다. 경찰은 전날 저녁 8시쯤 가게를 떠난 사실이 확인됐다고 했다. 집에 도착한 그는 “타우데 경관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을 받아 외출하겠다고 가족에게 말했는데 다음날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타우데란 경관이 실제로 뭄바이 경찰에 근무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부검 후 잠정 보고서는 익사한 것 같다고 추정했지만 아직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 13일 연방수사관들이 뭄바이 경찰서의 엘리트 조직범죄 수사관인 사친 바제 부경위를 체포했다. 바제가 경찰서에 주차해 있던 도요타 SUV를 운전한 것으로 봤다. 히렌의 아내는 취재진에게 바제와 남편이 잘 알던 사이라고 얘기했다. 둘이 스콜피오를 나눠 운전한 것이 거의 2년이 되며 둘이 곧잘 외출하곤 했다고 했다.2004년 5월 바제는 경찰에 구금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크와자 유누스(27)가 숨진 사건으로 정직 처분을 받았다. 당시 그는 폭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유누스에게 도와달라고 한 것이라면서 자신은 어떤 책임도 없다고 주장했다. 2007년 사의를 밝혔으나 경찰 상층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듬해 그는 중도우파 쉬브 세나 당에 입당했다. 마하라슈트라주의 집권당이었다. 지난해 6월에야 정직 징계가 풀려 그는 복직해 범죄정보반반장이 됐다. 경찰 인력 부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했지만 정치적 압력 때문이란 의심이 따랐다. 지난주 바제에 대해 두 번째 정직 처분이 내려졌고 그는 경찰서에 구금됐다. 변호인들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방송은 뭄바이 경찰이 규명해야 할 다섯 가지를 꼽았다. 폭탄은 어떤 이유로 차 안에 있었나? 왜 도요타 SUV가 스콜피오 뒤를 따라 갔고 나중에 경찰서 차고에서 발견됐는가? 두 SUV를 운전한 이들은 누구인가? 정말로 폭탄이 놓인 차량은 누군가 훔친 것인가? 누가 왜 히렌을 죽였는가?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바이든·문재인 정부 첫 공동성명...“북핵·탄도미사일, 동맹의 우선 관심사”

    바이든·문재인 정부 첫 공동성명...“북핵·탄도미사일, 동맹의 우선 관심사”

    18일 한미 외교국방장관회의“한미일 협력 중요성 확인” 명시전날 블링컨 작심 비판과 달리북한, 중국 인권 문제 언급 안돼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가 18일 첫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다만 민감한 이슈인 북한 인권, 중국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한미 양국 외교국방 장관은 18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2+2 회의를 열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회의는 이날 9시 30분부터 1시간 30분가량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의제 조율에 시간이 걸리면서 11시 25분쯤 끝났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한미 첫 고위급 회의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에서는 “70년 전 전장에서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 안보, 번영의 핵심축임을 재확인한다”는 점이 명시됐다. 한미동맹과 관련해서는 동맹의 억제태세와 연합방위태세 유지의 중요성이 강조됐고, 주한미군이 한반도와 역내의 평화·안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타결된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과 관련해선 “동맹에 대한 공동 의지의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관심을 모은 대북 메시지는 미국의 대북 정책 검토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원론적인 수준에서 머물렀다. 한미는 북한 핵·탄도 미사일 문제가 동맹의 우선 관심사이며, 한미 공동의 의지 및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완전한 이행 중요성을 확인했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막바지에 이른 미 대북정책 검토와 관련해선 한미 간 고위급 협의를 계속 하기로 했다.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도 확인하며 역내 평화, 안보, 번영을 위해 상호 호혜적이며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계속 한다고도 발표했다. 바이든 정부의 동맹 복원 기조에 보조를 맞추는 성격으로 풀이된다. 한미일 3국 협력은 한일 관계 개선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숙제로 남겨지게 됐다. 전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한미 외교장관 회담 모두발언 기회를 통해 북한과 중국 인권 문제를 작심 비판했지만, 공동성명에는 이 부분이 모두 빠졌다. 중국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불안정하게 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중국을 겨냥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해선 “한국의 신남방정책의 연계 협력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만들기 위한 한미 간 협력을 지속한다”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김종인 “중국은 미국 대체 못해…쿼드 동참은 필수”

    김종인 “중국은 미국 대체 못해…쿼드 동참은 필수”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우리나라가 미국이 주도하는 안보협의체 ‘쿼드 플러스’에 동참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정부는 쿼드 플러스 참여를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한편, 한미일 삼각동맹을 복구할 것을 적극적으로 촉구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21년 대한민국의 가장 현명한 외교·안보 전략은 느슨해진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중국은 미국을 대체할 수 없다. ‘전쟁이 나면 즉각 내 편이 되겠다’는 한미동맹은 최고 수준의 동맹”이라며 “중국을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 하며 한중 우호를 아무리 강조해도, 태생적으로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뛰어넘을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국제정치 현실을 보면, 동맹 전략을 벗어난 국가 치고 성공한 나라가 거의 없다”며 “고대로부터 동맹 외교는 (전쟁) 억지력을 통해 평화를 보장받는 타고난 외교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바이든 “우리 메이저는 안 물어요. (백악관의) 85%는 그녀석 좋아해”

    바이든 “우리 메이저는 안 물어요. (백악관의) 85%는 그녀석 좋아해”

    “우리집 댕댕이는 안 물어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여느 반려견 주인과 마찬가지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이하 현지시간) ABC뉴스의 굿모닝 아메리카 인터뷰를 통해 유기됐다가 구조돼 백악관에 들어간 첫 퍼스트 독인 독일 셰퍼드 메이저(3)가 공식적으로 “집을 나간” 상태임을 인정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는 이어 “골목을 돌았는데 잘 모르는 두 사람이 있고, 그들이 움직인다고 합시다. 그러면 녀석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움직여요”라고 말했다. 메이저를 놀래킨 사람에 문제가 있었다는 식으로 들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메이저가 현재 델라웨어주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들은 메이저가 이달 초에 대통령과 부통령, 그 가족을 경호하는 특별경호국(SS) 요원을 물어 같은 독일 셰퍼드 종이며 동료 퍼스트 독인 챔프(12)와 함께 델라웨어주로 보내졌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메이저가 물어서 델라웨어주로 쫓겨난 것이 아니라 아내인 질 바이든 여사의 일정 때문에 거처를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녀석은 집에 갔다. 난 그녀석을 집으로 쫓아내지 않았다. 질이 나흘 동안 거기 있을 예정이어서 그녀석을 집에 데려간 것이었다.” 이어 그는 메이저가 “누군가를 물지도 살갗을 뚫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그녀석은 다정한 개다. (백악관의) 85% 사람은 그를 좋아한다. 그녀석이 하는 일이라곤 사람들에게 몸을 비비고 꼬리를 흔드는 것뿐”이라고 보탰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8년 강아지였던 메이저를 델라웨어 휴메인 어소시에이션에서 입양했다. 챔프는 그가 부통령이었던 시절부터 백악관에 데리고 있었다. 역대 퍼스트 독들은 많은 내방객들에게 다가가 꼬리를 친다. 하지만 공원에 나가 산책하지는 않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보와 포르투갈 워터독인 서니를 길렀는데 서니(당시 4)가 2017년 1월 10대 소녀의 얼굴을 문 적이 있다. 2008년 9월에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반려견 바니가 미국프로농구(NBA) 보스턴 셀틱스의 홍보 임원 헤더 워커의 손목을 문 데 이어 두 달 뒤 로이터 통신 존 데커 기자의 손가락을 문 일이 있다. 점잖기로 유명한 로라 부시 여사의 대변인이 농이랍시고 “파파라치를 혼쭐내는 나름의 방식”이라고 말했다가 정작 본인이 혼쭐 났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코로나 비웃다 2주간 사라졌던 탄자니아 대통령 62세 일기로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코로나 비웃다 2주간 사라졌던 탄자니아 대통령 62세 일기로

    코로나19 감염병은 실재하지 않는다고 조롱하다 2주 전 공개 석상에서 사라져 건강 이상설이 나돌았던 존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이 6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미아 술루후 하산 부통령은 17일(이하 현지시간) 국영 텔레비전에 나와 마구풀리 대통령이 수도 다르에스살람의 한 병원에서 심장 합병증으로 생을 접었다고 말했다. 2주 동안을 국가추모일로 정하고 관공서들은 조기를 게양하도록 했다. 툰두 리수를 비롯한 야당 정치인들은 고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케냐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는다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정부는 이날 부고를 전하면서도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생전의 그는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손꼽히는 코로나 회의론자 중의 한 명이었다. 그는 바이러스를 맞서기 위해 기도를 열심히 하면 되고 허브 증기를 쐬어 치료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공석에 나타난 것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감췄는데 카심 마자리와 총리는 지난주에도 대통령이 “건강하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대통령의 건강을 둘러싼 소문이 나도는 것은 해외에서 살고 있는 “미움에 가득 찬” 탄자니아인들이 퍼뜨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찰은 지난 15일 대통령에 대한 소문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탄자니아 헌법에 따르면 하산 부통령이 차기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게 되며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마구풀리의 5년 임기 가운데 나머지를 채우게 된다. 1959년 차토에서 태어난 마구풀리 대통령은 다르에스살람대에서 화학과 수학을 전공한 뒤 교사로 일하다 1995년 의회에 입성, 5년 뒤 내각 각료가 됐으며 또 5년 뒤 대통령에 처음 선출돼 자신의 56번째 생일 날 취임했다. 지난해 6월 이 나라를 코로나 청정지대로 선언했으며 ‘마스크는 써봤자’라고 조롱했다. 코로나 검사 키트도 의심스러워했으며 감염병을 막기 위해 봉쇄 조치를 취한 이웃 나라들에게 그럴 필요 없다고 했다. 탄자니아는 지난해 5월 이후 코로나 확진자 집계도 하지 않고 있으며 정부는 백신 구입도 마다하고 있다. 부패 공직자를 엄단해 많은 지지를 얻은 그가 그렇게도 완강하게 부인했던 코로나19 때문에 스러진 것이 맞다면 동부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퍼져 있는 코로나19 회의론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었다는 점은 지독한 역설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또 인권을 억압한다고 비판하던 이들도 그가 탄자니아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가에 동의한다. 그는 대규모 인프라 건설에 투자해 이웃나라들과 철도, 고속도로, 버스 체계를 연결해 다르에스살람을 교통 허브로 만들었다. 전력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늘려 배급제를 덜 실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런 공적에도 코로나 문제를 등한시 해 결국 동부 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위험한 나라로 만든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최선희 “한미훈련 전날까지 미국 접촉 간청, 적대정책 철회해야 대화”

    최선희 “한미훈련 전날까지 미국 접촉 간청, 적대정책 철회해야 대화”

     북한이 미국의 접촉 시도를 확인하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이 철회돼야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이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제1부상은 미국이 2월 중순부터 뉴욕 등 여러 경로로 접촉해왔으며 “합동군사연습을 벌여 놓기 전날 밤에도 제3국을 통해 우리가 접촉에 응해줄 것을 다시금 간청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전했다.  그는 “대화 그 자체가 이루어지자면 서로 동등하게 마주앉아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며 “싱가포르나 하노이에서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대해 “미국에서 정권이 바뀐 이후 울려나온 소리는 광기어린 ‘북조선위협’설과 무턱대고 줴치는 ‘완전한 비핵화’ 타령뿐”이었다며 “우리 국가의 방역조치를 놓고도 그 무슨 ‘인도주의지원’을 저해한다는 매우 몰상식한 궤변을 뱉어놓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일본을 행각한 미국무장관이 여러 압박수단 혹은 완고한 수단 등이 모두 재검토중이라고 떠들며 우리를 심히 자극하였는데 이제 남조선에 와서는 또 무슨 세상이 놀랄만한 몰상식한 궤변을 늘어놓겠는지 궁금해진다”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미국은 자기들이 대조선적대시정책을 계속 추구하는 속에서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것인지를 잘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고 경고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이 이메일과 전화 메시지로 접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의 ‘시간 끌기 속임수’(DELAYING-TIME TRICK), ‘값싼 속임수’에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여긴다고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틀 전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낸 담화를 통해 “대양 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 마디 충고한다”며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거의 같은 맥락이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7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의 권위주의 정권이 자국민에 대해 계속해서 체계적이며 광범위한 학대를 자행하고 있다”면서 북한 인권문제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민주주의가 위험한 수준으로 퇴행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강압과 호전적인 행동으로 홍콩의 자치권을 체계적으로 침식하고 대만의 민주주의를 약화하고 있으며 티베트의 인권을 침해하고 남중국해에 영유권을 주장한다. 이 모든 것은 인권법을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국방부 청사에서 먼저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북한과 중국의 전례 없는 위협으로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뒤 “(한국은) 우리의 역내 공통된 우선순위, 특히 그중에서도 규범을 기반으로 한 국제질서 수호에 있어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라면서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제공하는 핵심국”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동시에 한국을 찾은 것은 11년 만의 일로 한미 국방·외교 장관은 18일 ‘2+2 회의’를 열어 논의를 이어간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한국계 여성 넷 희생된 애틀랜타 총격, 인종증오냐 성중독 때문이냐

    한국계 여성 넷 희생된 애틀랜타 총격, 인종증오냐 성중독 때문이냐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피해자 4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공교롭게도 한국계 피해자 4명의 신원은 아직 특정하지 않았다. 경찰은 용의자를 살인과 중상해를 저지른 혐의로 17일(현지시간) 기소했다. 애틀랜타 근교 체로키 카운티 경찰은 전날 이곳 악워스의 마사지숍에서 숨진 애슐리 야운(33), 폴 안드레 미셸스(54), 샤오지 얀(49), 다오유 펭(44)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엘시아스 에르난데스오티스는 부상자로 확인됐다. 중국(계) 여성 둘에 백인 남녀 한 명씩이 희생됐고 히스패닉 남성이 다쳤다. 경찰은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에 대해 4건의 살인 및 1건의 가중폭행 혐의를 적용해 전날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현재 기소된 사안은 체로키 카운티 마사지숍에서 발생한 총격 범행과 관련한 것만이다. 롱은 전날 이곳에서 범행을 저지른 50분 뒤 48㎞ 떨어진 애틀랜타 시내의 스파 두 곳에서 잇따라 총격을 가해 한국계 여성 4명을 숨지게 했다. 애틀랜타 경찰이 나중에 이들 피해자 신원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롱은 현재 체로키 카운티 구치소에 구금돼 있다. 애틀랜타 경찰 등 당국은 총격 사건과 관련한 브리핑을 통해 그가 이들 업소의 단골이었을 가능성과 성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증오범죄인지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밝혔다. 롱은 범행을 인정하고 있지만 총격이 인종적 동기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롱은 자신이 성중독 가능성을 포함해 몇 가지 문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그는 마사지숍을 자주 찾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총격을 가한 업소들을 드나들었는지는 당국이 밝히지 않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보통 마사지숍은 이따금 성매매 영업도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국은 롱의 공격이 이 때문에 의도된 것인지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케이샤 랜스 보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레이다망을 벗어난 합법적인 업소가 있기 마련”이라면서도 시는 “피해자들을 수치스럽게 만들거나 탓하는 데”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텀스 시장은 또 롱이 플로리다주로 내려가 비슷한 범죄를 저지르려고 했다면서 그가 플로리다에 도착했으면 피해가 훨씬 심각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롱이 검거 당시 9㎜ 권총을 소지하고 있었으나 저항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이 신속하게 검거할 수 있었던 것은 롱의 부모들이 재빨리 경찰에 제보한 덕이었다. 지역신문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은 그의 부모가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에 연락해 사건 현장의 영상 속 인물이 자기 아들이라며 그가 운전하던 현대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투싼에 위치정보시스템(GPS) 추적기가 설치돼 있다고 알렸다. 결국 롱은 첫 번째 사건을 일으킨 지 3시간여 만인 오후 8시 반쯤 애틀랜타에서 240㎞ 떨어진 크리스프 카운티에서 붙잡혔다.매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워싱턴) 하원의원은 이날 의회 발언을 통해 “이것은 총기 폭력이고 여성에 대한 폭력”이라면서 “우리는 인종적 동기에 의한 아시아·태평양계(AAPI)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우리가 이 사건의 동기를 경제적 불안이나 성 중독으로 변명하거나 다시 이름을 붙이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난 흑인이자 한국계로서 이런 식으로 (사건의 본질이) 지워지거나 무시되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 잘 알고 있다”며 “유색 인종과 여성에 대한 폭력 행위가 발생했을 때 증오 행위가 아닌 동기로 규정하는 것이 어떤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위터를 통해서도 “아시아계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는 가운데 전면적인 수사와 정의를 촉구한다. 인종적 동기에 의한 폭력 행위는 정확히 규명돼야 한다”며 “총기 폭력에 정말 소름이 끼치며 트라우마를 겪는 희생자와 유족을 보며 비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범행 당시 용의자가 ‘모든 아시아인을 죽이겠다’고 말했다는 목격자 진술을 보도한 한인 언론매체를 인용하면서 “조지아의 총격 사건은 증오범죄였다”고 강조했다. 태미 김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시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분명히 하자. 용의자는 아시아 여성들에게 집착해 그들을 쐈다”며 “이것은 증오범죄로 취급해야 한다. 우리는 이 사건을 (증오범죄가 아닌) 다른 것으로 부를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고 촉구했다. 미셸 박 스틸(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 앤디 김(민주·뉴저지) 하원의원, 영 김(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도 증오를 멈추고 아시아·태평양계 공동체에 연대하겠다면서 단합하고 치유하기 위해 각계각층의 리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설] 한미 2+2 회의, 한반도 안정에 초점 맞춰야

    한미 양국이 오늘 5년 만에 외교·국방 장관 회의(2+2)를 갖는다. 정의용 외교부, 서욱 국방부 장관은 어제 방한한 토니 블링컨 국무부,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과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양국 글로벌 파트너십 등을 논의한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핵심인 두 장관이 동시에 한국을 찾은 것 자체가 동맹의 가치를 회복해 글로벌 현안을 풀어 가겠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 표현이다. 미국이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인도 등 소수의 핵심 동맹·파트너국과 2+2 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우리의 전략적 위상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 입안을 본격화하는 시점에 2+2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 미국의 향후 대북 정책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꼼꼼한 실무 협상을 기반으로 유엔 대북 제재에 방점을 두면서 북한 인권 문제 등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비핵화 정책에 다소의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평행선 대치 중인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회담 후 채택할 한미 공동 성명은 향후 바이든 행정부 4년 동안 지속될 대북 정책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의지가 반드시 담겨야 한다. 회담 후 최종 타결된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에 가서명하는 것은 한미동맹의 걸림돌을 신속하게 제거해 동맹의 가치를 복원한다는 의미가 크다. 아울러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미 양국은 일방주의적 시각에서 벗어난 호혜의 정신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향후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에서 선순환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위해 북한의 완고한 입장 변화도 중요하지만 미국의 유연한 태도도 필수적이다. 가능한 범위에서 남북 교류를 인정하는 신축적 자세가 절실하다. 이번 2+2 회의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급부상한 중국을 견제한다는 목표가 있는 만큼 미중 간 균형을 유지하려는 한국 정부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은 지난 12일 대중국 안보동맹 성격의 ‘쿼드 4자회담’을 통해 중국 견제를 공식화했고, 최근 미일 2+2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중국’을 적시해 공동 견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한미일 협력 복원을 희망하고 있다. 이번 회의가 국익 증대의 잣대에서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한 계기로 활용되는 것은 필요하지만, 안보 동맹국과 최대 교역국 사이에 낀 한국의 균형 잡힌 판단이 있어야 한다. 이번 회의는 한반도 평화 안정 분위기를 조성하고 미중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실리적 외교에 방점을 두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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