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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위권에 둘로 갈라진 일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던진 ‘집단적 자위권 행사’라는 화두가 일본을 극심한 분열로 몰아넣고 있다. 전후 일본을 지탱해 온 평화헌법을 공동화(空洞化)시키고 69년 만에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든 지난 1일 각의(국무회의) 결정에 일본 언론과 시민사회의 반응은 극단적으로 엇갈리고 있다. 2일 아사히신문 등 진보 성향 언론과 요미우리신문 등 보수 성향 언론의 논조는 확연히 엇갈렸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일본 정부의 각의 결정을 “(전쟁과 무력행사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무너뜨리는 해석 개헌”, “폭거”라고 규정하고 사설을 통해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 가까이 쌓아 온 민주주의가 이렇게 간단히 짓밟히는 것이냐고 개탄했다. 마이니치신문도 무력행사 신(新)3요건에 등장하는 ‘명백한 위험’ ‘우리나라의 존립’ 등의 단어가 멋대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요미우리신문은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일본의 평화, 안전을 확고히 하는 역사적 행위라고 규정하고 아베 총리가 흔들리지 않는 자세로 일관한 것이 결실을 낳았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결정이 아시아의 안정을 지키고 전쟁을 막는 데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교도통신 여론조사 결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에 반대하는 응답이 54.4%로 찬성(34.6%)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국민 여론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학계의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헌법학자와 작가로 구성된 ‘전쟁을 하지 않는 1000인 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는 1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헌법이 정한 평화와 민주주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아베 총리는 전후 일본을 나쁜 시대라고 생각하고 헌법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 ‘전쟁국가’ 선포… 日 ‘침략 DNA’ 부활

    아베 ‘전쟁국가’ 선포… 日 ‘침략 DNA’ 부활

    일본 정부가 1일 역대 내각의 헌법 해석을 바꿔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허용된다’는 견해를 채택했다. 아베 신조 내각은 오후 총리관저에서 임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다른 나라가 공격을 당할 경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무력행사가 허용된다는 취지의 헌법 해석을 결정했다. 평화헌법 9조에 근거해 전수방위(방어를 위한 무력행사만 허용) 원칙을 지켜 온 역대 정권의 방침을 깨고 전쟁이 가능한 ‘보통국가’로 전환하게 됐다. 아베 총리의 목표인 ‘전후 체제 탈피’가 가시화된 것이다. 이날은 일본 자위대 발족 60주년 기념일이었다. 각의결정안은 “그동안 정부는 일본에 대한 무력 공격이 발생한 경우에만 무력 행사가 허용된다고 판단했지만 일본을 둘러싼 안보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향후 타국에 대한 무력 공격도 일본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다”고 명기했다. ‘무력행사의 신(新)3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집단적 자위권뿐 아니라 집단안전보장 분야에서도 무력행사가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또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등 낙도에서의 비상사태를 가정한 그레이존 사태(자위대 출동과 경찰 출동의 경계)에 대비해 발생 즉시 자위대가 출동할 수 있도록 출동 절차를 신속화하기로 했다. 특히 무력 행사의 요건이 추상적이고 모호해 정권의 입맛대로 무력 행사 여부를 결정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국 영토·영해에 들어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아베 총리는 이날 각의결정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국민의 생명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일본이 전후 걸어온 평화국가로서의 길은 바뀌지 않는다”면서 “이번 각의결정으로 전쟁에 휘말릴 우려는 한층 사라질 것이다. 다시 전쟁을 하는 나라가 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향후 자위대법 개정 등 법제도 정비를 위한 팀을 만들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한반도 안보와 우리 국익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은 우리 요청 및 동의가 없는 한 용인될 수 없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집단적 자위권이 남의 땅에 들어와서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전가의 보도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1일 집단자위권 각의 결정… ‘전쟁 가능한 日’ 성큼

    일본 정부는 1일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정부 방침을 결정한다. 일본의 전후 안보정책에 대변환을 불러올 이번 각의 결정을 통해 일본은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본격적으로 나아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신조 총리는 각의에서 ‘일본도 집단적 자위권을 갖고 있지만 이를 행사하는 것은 위헌이므로 금지된다’는 역대 내각의 헌법 해석을 수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각의 결정 시기에 대해 “여당(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에서 조정이 된다면 내일(1일) 실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명당은 이날 내부 회의를 연 결과 각의 결정에 대한 대응을 집행부에 일임하기로 결정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공명당은 1일 오전 자민당과의 협의에서 각의 결정안에 정식으로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일본 정부가 당일 오후 임시 각의에서 집단적 자위권 관련 헌법해석 변경안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각의 의결 후에는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에게 결정 내용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적 자위권은 동맹국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하는 권리로, 아베 총리가 자신의 숙원인 ‘전후체제 탈피’와 ‘보통국가 만들기’를 위한 중대 과업으로 삼는 현안이다. 이번에 일본 정부가 마련한 각의 결정 문안에는 일본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타국이 무력공격을 받았을 때도 실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무력행사의 신(新)3요건’이 포함됐다. 더불어 일본 정부는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참가하는 자위대의 무기 사용 범위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방침을 표명하고 유엔의 집단안전보장에도 자위대를 투입할 가능성을 열어 둘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공격당했을 때 최소한의 방위를 한다는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과 전쟁과 무력행사를 금지한 헌법 9조(평화헌법)는 사실상 무력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각의 결정 후 자위대법을 비롯한 관련 법 개정에 착수한다. 산케이신문은 정부·여당이 가을 임시 국회를 오는 9월 29일부터 약 70일간 여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며 안보법제 정비가 회기 중 초점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 67년 지켜온 평화헌법 깨고 ‘군국 야욕’ 드러냈다

    아베, 67년 지켜온 평화헌법 깨고 ‘군국 야욕’ 드러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5일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해 헌법 해석 변경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일본의 근간이었던 ‘평화헌법’ 체제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이뤄지면 일본은 이를 명분으로 전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67년간 지켜온 헌법 9조의 핵심인 ‘전수방위’(방어를 위한 무력행사만 허용) 원칙을 깬다는 점에서 전후 일본 안보 정책의 일대 전환을 예고하는 것이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용인되면 일본 정부가 지난해 12월 17일 각의 결정한 ‘국가안전보장전략’(NSS)과 맞물려 일본이 좀 더 적극적으로 군사력을 확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NSS는 중국, 북한 등 주변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종합적인 방위력을 강화하고 미·일 동맹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일본이 군사력 팽창에 곧바로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박영준 국방대 안보대학원 교수는 “‘안전보장의 법적 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가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한 여러 조건들을 명시하고 있다. 당장 일본이 행동을 취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그러나 아베 내각이 한국이나 중국 등 주변국과의 신뢰 구축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안보 체제 강화에만 주력하는 것은 순서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실제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까지 갈 길은 아직 멀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조차 신중론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 14일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과의 회식 자리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위해 헌법해석을 변경하는 각의 결정이 “(넘어야 할) 하나의 산”이라고 말했다. 각의 결정은 만장일치가 원칙이기 때문에 집단적 자위권에 신중론을 펴고 있는 공명당 소속 각료(오타 아키히로 국토교통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공명당의 거부감이 여전하기 때문에 오는 20일 시작될 연립여당 협의에서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국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하는 ‘그레이존’ 문제부터 다뤄지게 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전망했다. 학계에서는 헌법을 정식 개헌하지 않고 사실상 무력화시킴으로써 ‘정치권력을 헌법의 범위 안에 둬 헌법의 자의적 행사를 막는다’는 입헌주의를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하세베 야스오 와세다대 교수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헌법 해석을 그때그때 정권의 판단으로 바꿔 버리는 것은 입헌주의에 심각한 손상을 준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 내 반발 여론을 의식해 기자회견에서 ‘감성 호소’ 카드를 들고 나왔다. 국가수반의 회견에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관련 상황을 다룬 그림판까지 활용하면서 “여러분의 자녀, 어머니, 아버지가 당사자가 될 수 있다”며 누구에게나 밀접한 주제임을 부각하려고 노력했다. 또 “총리인 나에게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책임이 있다”며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 대부분을 사정거리 안에 두고 있고 도쿄, 오사카, 여러분의 집도 예외는 아니다”라고 북한에 대한 공포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일본의 재무장, 군국주의화로 이어진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을 시도했다. 일본이 다시 전쟁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을 “오해”라고 평가하고 “그런 일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아베 총리는 특히 1960년 미·일 안보조약 개정 때도 일본이 전쟁에 휘말릴 것이라는 이유로 반대론이 있었지만 5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보면 오히려 조약 개정으로 전쟁 억지력이 높아졌다며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의 업적을 대놓고 강조하기도 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용어 클릭] ■집단적 자위권 자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국가가 공격을 받을 경우 자국이 직접 공격받지 않더라도 무력으로 반격하는 권리다. 1945년 발효된 유엔헌장 51조에 국가의 고유권리로 명기됐지만 일본은 ‘전쟁 포기, 군대 보유 금지, 교전권 불인정’을 명기한 헌법 때문에 그동안 “국제법에 따라 일본도 집단적 자위권이 있지만 헌법상 행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 [아베 신년사로 본 올 日 키워드] “강한 일본”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일 신년사에서 헌법 개정을 통해 ‘강한 일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나라의 모습’을 나타내는 헌법에 대해 국민적 논의를 심화시켜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 안보 정책 충실화, 교육 재생 등을 중요 과제로 꼽으며 “‘강한 일본’을 되찾기 위한 싸움은 이제 막 시작했다”고 의지를 다졌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전후 평화헌법의 핵심 조항인 헌법 제9조를 개정, 자위대의 명칭을 정식 군대를 의미하는 ‘국방군’으로 바꾸는 방안 등을 공약해 왔다. 자민당은 이달 소집되는 정기국회에서 헌법 개정 절차를 정한 국민투표법 개정안을 제출하는 등 개헌 움직임을 본격화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지난달 31일 보도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또 지난 12월 외교·안보 정책의 사령탑인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를 발족시킨 것과 관련해 “어느 때보다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적극적 평화주의야말로 일본이 짊어질 21세기의 간판”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주창하는 ‘적극적 평화주의’는 세계 평화와 안정에 적극적으로 기여한다는 취지지만 이면에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논리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만든 개념이라는 평가가 많다.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으로 심화한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갈등을 의식한 듯 아베 총리는 “일본의 영토·영해·영공은 단호하게 지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에 대해서는 “20년 가까이 지속된 디플레이션에서 탈피하는 길은 아직 진행 중”이라면서 “강한 경제를 되찾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강력하게 추진해 온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지난해 닛케이 평균지수는 56.7% 상승해 41년 만에 연간 상승률로는 최고 수준을 보였고, 엔화 가치는 18% 떨어져 34년 만에 엔저 기조가 유지됐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특파원 칼럼] 아베 총리, 노벨평화상 받으십시오/김민희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아베 총리, 노벨평화상 받으십시오/김민희 도쿄 특파원

    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면 좋겠다. 2000년에는 한국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10년은 중국 작가 류샤오보가 받았으니 굳이 동북아에서 순서를 따지자면 일본이 받을 차례가 되기도 했다. 핵 보유와 반입, 제조를 금한다는 ‘비핵 3원칙’으로 1974년 상을 받은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 이후에 일본은 노벨평화상과 인연이 없다.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이 강대국으로서의 지위에 걸맞은 책임감을 보여주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아베 총리가 노벨평화상을 받는다면 이웃으로서 기꺼이 박수를 쳐 줄 일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노벨상 중에서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평화상을 받으려면 군축이나 평화 증진에 기여해야 한다. 나는 아베 총리가 동북아의 평화 증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그러려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참배가 주변국에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뻔히 알면서 “한국·중국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입히려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는 기만적인 말을 하는 것도 삼가야 한다. “일본은 다시는 전쟁을 벌이지 않겠다”는 부전(不戰)의 맹세를 하는 것은 좋지만,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들 앞이 아니라 침략전쟁의 피해자 앞에서 하는 것이 맞다. 형식상 누구도 반대하지 못하는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애매한 수사를 앞세워 군사력을 키우는 포석으로 삼는 것도 노벨평화상감은 아니다. 얼마 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생활해 온 한 원로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 분은 한·일관계가 잘 풀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일본은 나라의 덩치에 비해 너무 그릇이 작고, 한국은 (자신이 피해자라는) 한 가지 사실에만 지나치게 집착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한국과 일본을 모두 잘 아는 그분의 통찰에 퍽 공감했는데,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후에 더욱 곱씹어보게 된다. 아베 총리가 미국을 비롯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취임 1주년이라는 상징적인 날을 골라 참배를 강행한 이유는 본인의 신념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제는 ‘패전국’이 아닌 ‘보통 국가’로 세계 속에 서야 한다는 것이 아베 총리의 생각이다. 주변국의 눈치를 보느라 1차 집권(2006~2007년) 당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못한 것이 “통한의 극치”라는 말은 그래서 나왔다. 강대국으로서 일본의 위상을 전 세계에 인정받고 싶은데, 주변국이 70여년 전의 일을 갖고 발목을 잡는 것이 마뜩잖다는 것이다. 지금의 일본이 국제 사회에서 지위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그런 생각 때문이다. 아베 총리의 바람대로 전 세계 다른 나라들에도 인정받는 ‘강한 일본’이 되려면 자국에 대한 성찰과 책임감이 필수적이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놓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에게 존숭의 뜻을 표했다”거나, 위안부 문제에서 “군이나 관헌에 의한 강제 연행은 없었다”는 등 과거의 일본을 직시하지 않으려는 지금의 모습으로는 주변국들에 존경을 얻을 수 없다. 지금의 참배를 통해 아베 총리는 일본 내 보수층 결집이라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평화헌법 9조 변경 등 자신의 노림수를 실현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그리는 ‘아름다운 나라’(그의 2006년 저서 제목이기도 하다)는 절대로 될 수 없을 것이다. haru@seoul.co.kr
  • [韓·美 동맹 긴급 진단] ‘센카쿠 열도 갈등’ 中의 군사력 증강 견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이 굳건한 미·일 동맹을 추구하는 이유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 때문이다. 이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중국과 충돌하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점점 강화되는 중국의 군사력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에 공을 들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일본이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뒤늦게 참가하기로 한 것도 미·일 동맹 강화를 꾀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많다. TPP는 2010년 3월부터 논의가 시작됐지만 일본은 지난 3월 참가를 공식 선언한 뒤 7월부터 협상에 참여했다. 일본은 쌀, 밀, 소고기, 유제품, 설탕 등 중요 농산물 5개 항목의 관세 유지를 희망하고 있지만 미 정부는 이 5개 항목에 대해서도 관세 철폐를 요구하고 있어 일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 역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의 동북아에서의 안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미국 내 대표적인 지일파인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은 미·일 동맹의 저해 요인이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금지하는 조항을 없앨 수 있다면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공헌할 수 있다”며 일본 평화헌법 9조의 변경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며 동북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미국의 이해관계와도 합치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내년 4월 일본을 방문, 아베 총리와 중국의 부상과 북핵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고 미·일 동맹 강화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지난 21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로서는 지난 2월 정상회담과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개별 회담 등 취임 이후 만남이 단 두 차례에 그쳤던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을 반길 수밖에 없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은 2010년 11월 요코하마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 이후 3년 반 만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아베, 침략 반성 통한 신뢰회복 필요”

    “아베, 침략 반성 통한 신뢰회복 필요”

    “아베 정권이 출범한 지 1년이 다 되어 가지만 한국·중국과 정상회담조차 하지 못하는 현 상황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아베 신조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를 확실히 계승하겠다고 밝히지 않으면 주변국과의 관계는 개선될 수 없다” 11일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무라야마 담화 계승·발전 모임’ 발족식 자리에서 요시다 다다토모 일본 사민당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사민당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의 주인공인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의 출신 정당이기도 하다. 최근 헌법 9조의 해석 변경·특정비밀보호법·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추진하는 등 폭주하는 아베 내각의 움직임을 우려하는 인사들이 이날 모여 “아베 총리는 무라야마 담화 계승을 확실히 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마쿠라 다카오 사이타마대학 명예교수, 다나카 히로시 히토쓰바시대학 명예교수 등 16명의 지식인과 전직 관료가 참여한 이날 모임은 향후 토론회 등을 통해 일본 정치사에서 무라야마 담화가 갖는 의미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가마쿠라 교수는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이 다시는 아시아 국가들을 침략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명하며 식민지였던 주변국 국민들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을 기본으로 했다”면서 “무라야마 담화의 정신을 이어받아 침략전쟁을 반성하며 평화헌법 9조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한·중·일 전문가가 본 야스쿠니 신사 참배

    한·중·일 전문가가 본 야스쿠니 신사 참배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기념일인 15일을 앞두고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하겠다는 일본 정치인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일본과 한국, 중국 등 관련국들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신문은 야스쿠니신사 참배의 문제점과 한·중·일 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진단하기 위해 3국 전문가들을 만나 이들의 의견을 들어 봤다. ■ “강제동원 韓피해자 강제합사 치욕… 합사취소 집단적 대응을” 한·일 관계 전문가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 “전범과 한국인을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대한 참배는 침략의 역사를 미화하고, 과거 식민지 시대 지배자(일본)·피지배자(한국) 구도를 현재에도 적용하려는 의도입니다.” 한·일 관계 전문가인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야스쿠니신사가 A급 전범들과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합사해 한국에 치욕을 주고 있다면서 피해자 후손들만 법적 대응을 할 게 아니라 집단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252명은 2001년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합사 철회 소송을 제기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다음은 조 교수와의 일문일답. →야스쿠니신사에 어떻게 한국인이 합사된 건가.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가족에게 연락도 없이 합사된 경우가 허다하다. 야스쿠니신사는 전범과 강제동원 피해자의 혼을 하나로 합쳐 제사를 지내고 있다. 피해자의 후손들이 합사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있지만 일본 측은 한 번 합사된 혼은 분리할 수 없다는 논리를 들이대고 있다. 후손의 입장에서는 강제동원도 억울한데 그 혼마저 가해자인 전범과 함께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에 갇힌 셈이 됐다. →한국 국적이니 정부가 나서서 요구해도 되지 않나. -야스쿠니신사는 민간 종교시설이기 때문에 우리가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 자칫 내정간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악용해 일본 정부도 야스쿠니는 민간 시설이라며 번번이 빠져나가고 있다. →해결 방안은. -야스쿠니신사를 국가 추도시설화하면 방법은 있다. 국가 추도시설로 만들면 헌법과 배치되는 전범들은 야스쿠니신사에서 빠진다. 이념 성향이 없는 ‘무색무취’의 추도시설이 되는 것이다. 일본의 양심세력들이 야스쿠니의 국가 추도시설화를 요구해 왔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법적 대응 방안은. -일본 정치인이 야스쿠니 참배를 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 위배된다. 일본 헌법에는 정치·종교 분리 원칙이 규정돼 있는데도 일본의 우익 정치인들이 이를 무시하고 있다. 신사참배가 정교 분리에 위배된다는 비난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일본 자민당이 개헌을 추진 중이다. 공직자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확대한다는 식으로 개편하려는 것 같다. 1980년대만 해도 이런 움직임이 일본 내에서 힘을 받지 못했지만 일본 사회가 우경화되면서 일본 국민들도 신사참배를 한다든지, 학생들에게 기미가요 제창을 강요하는 것에 더 이상 거부감을 갖지 않게 됐다. 대동아 사관의 부활이다. →일본 정치인들이 신사 참배에 집착하는 이유는 뭔가. -‘나는 과거 일본의 빛나는 역사를 승계하는 정치가다. 강한 일본을 만들겠다’라는 정치 이념을 선전하고 ‘인증샷’을 찍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수 표를 결집시키기 위한 선거 전술인 셈이다. 만약 한 정치인이 ‘총대’를 메고 야스쿠니를 민간 시설에서 국가 추도시설로 바꾸려 한다면 많은 보수 표를 잃을 각오를 하고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전쟁 때 정신적 지주로 삼으려 우경화 집착… 국제적 고립 초래” 중·일 관계 전문가 칭화대 당대국제관계학원 류장융 부원장 “군국주의적 야망을 가진 일본 우익 세력들은 야스쿠니 신사를 향후 전쟁 상황에서 정신적인 지주로 삼으려 한다.” 중·일 관계 전문가인 칭화(淸華)대 당대국제관계학원 류장융(劉江永) 부원장은 12일 “개인 자격이든 공물봉납 방식이든 일본 지도부의 신사 참배는 침략역사에 대한 부정 행위로 한국과 중국, 미국으로부터 일본을 고립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류 부원장과의 일문일답. →일본 각료들이 신사 참배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아소 다로 부총리 등 중국이 (신사 참배 여부에) 촉각을 세우는 인사들은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신사에 화환, 공물 등을 보내는 식으로 ‘편법 참배’를 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모든 형태의 참배에 반대하며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본이 신사 참배에 집착하는 이유는. -제대로 된 역사 인식 부재 탓이다. 일본은 식민 지배와 침략 전쟁이 주변국과 국민에 재앙을 안기고 원폭 투하 등으로 자신에게도 피해를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경화도 문제다. 전쟁을 미화하는 우익 세력은 야스쿠니 신사를 통해 민족주의를 강화하고 전쟁 상황에서 정신적 지주로 삼으려 한다. →일본 우경화의 원인은. -일본은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지 않아 침략 역사를 미화하는 우익 세력이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풍부하다. 여기에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 경기 침체와 중국의 부상 등에 따른 위기감을 토대로 우익 세력이 민족주의를 부추기면서 우경화가 주류가 되고 있다. 우익을 이용해 중국에 대항하려는 일부 국가의 중국 견제 전략도 이를 부채질한다. →우경화의 결과는. -동북아의 평화·안정 위협이다. 우익 세력은 중·일 충돌의 순간만을 고대하고 있다. 아베 내각과 우익 세력은 이미 일본에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평화헌법’을 개정하려 하면서 평화 발전으로 향하는 자숙의 길을 포기하고 있다. →우경화는 국제적 고립을 초래하는데. -중국을 공격할 수 있고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을 연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은 고립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동맹인 미국이 일본의 과격 행위를 견제할 텐데. -아베 내각은 군국주의 목표를 실현하는 범위 내에서만 미국의 말을 듣고 미국을 이용한다. 미국이 중·일 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문제를 대화의 방식으로 해결하라고 하지만 영토 분쟁이 없다며 대화의 창을 닫고 무력 증강에만 몰두한다. 미·일 관계도 순탄치 않을 것이다. →중국의 해양 진출 전략이 일본의 우경화를 부추기나. -일본이 중국과 우호적인 전략적 호혜 관계를 갖고 싶다면 방위를 중심으로 한 중국의 해양 전략이 일본에 위협으로 작용한다고 상정하지 않을 것이다. 일본은 이미 2004년 ‘방위계획대강(大綱)’ 개정 때부터 중국을 주요 위협으로 지목했다. 최근에는 댜오위다오가 있는 동해 지역에서의 해상 및 영해 자위대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개정 중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자민당,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려고 야스쿠니 상징성 이용” 다카하시 데쓰야 도쿄대 교수 & 우쓰미 아이코 게이센여대 명예교수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인들에게 어떤 존재일까. 일왕과 국가를 위해 전쟁에서 목숨을 바친 이들을 신으로 모심으로써 전쟁을 정당화하던 야스쿠니 신사는 표면적으로는 1945년 패전 이후 종교시설로 바뀌었다. 그러나 집권 자민당을 비롯해 일부 일본인에게는 야스쿠니 신사가 아직도 패전 전의 기능을 한다는 것이 일본의 소장파 지식인 다카하시 데쓰야(57) 도쿄대 교수의 주장이다. 다카하시 교수는 지난 10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평화의 촛불을 야스쿠니의 어둠에’ 행사의 심포지엄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표문을 통해 다카하시 교수는 “야스쿠니 신사는 집권 자민당이 일왕을 일본의 원수(元首)로 칭하면서 헌법 9조 개헌을 노리는 것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 9조는 일본의 전력(戰力) 보유 금지와 국가 교전권 불인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데, 1946년 11월 공포돼 한 번도 개정된 적이 없다. 아베 신조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헌법 9조를 고쳐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명시하겠다고 공약했고, 헌법 해석을 고쳐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그는 “지난해 4월 발표된 자민당의 헌법개정 초안을 보면 일왕을 나라의 제1인자라고 설명했다. 요컨대 주권자인 국민 위에 일왕을 받드는 국가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자민당은 헌법개정 초안을 통해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데, 패전 후 평화에 익숙해진 지금의 사회문화에서 전쟁의 목표를 설정한다면 나라의 1인자인 일왕과 그것을 떠받드는 국가로서의 일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자민당이 다시 야스쿠니 신사가 갖고 있는 상징성을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이날 다카하시 교수와 함께 패널로 참석한 일본의 시민단체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 공동대표이자 게이센여대 명예교수인 우쓰미 아이코(72) 역시 야스쿠니 신사의 상징성이 가지는 위험성에 대해 경계했다. 우쓰미 교수는 “‘야스쿠니에서 만나자’고 하는 말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병사들에게 포로가 되거나 후퇴함으로써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되지 못하는 불명예스러운 전사를 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이었다”면서 “심지어 1941년 12월 진주만 공격에 참가한 한 장교는 동료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군신(軍神)이 되지 못했는데, 이 사람이 46년 귀국해 주변인에게서 받은 편지에는 ‘바로 할복해 세상에 속죄를’이라고 돼 있었다”고 전했다. 우쓰미 교수는 또 야스쿠니 신사를 통해 ‘강한 일본’을 구현하려는 보수 세력에 일침을 가했다. 우쓰미 교수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고통을 맛본 한국인이나 중국인들에게 일본 총리나 정치가의 야스쿠니 참배는 일종의 트라우마”라며 “이런 참배는 다시 침략당하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을 준다. 이런 참배는 나치의 침략과 학살의 과거를 청산한 유럽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獨 나치처럼 비밀 개헌하자” 또 망언 뱉은 아소

    “獨 나치처럼 비밀 개헌하자” 또 망언 뱉은 아소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지난 29일 강연에서 독일 나치 정권이 헌법을 무력화한 수법을 배우자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도쿄에서 행한 강연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전 나치 정권 시절을 언급하면서 “독일의 바이마르 헌법은 어느새 바뀌어 있었다”고 소개한 뒤 “아무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변했다. 그 수법을 배우면 어떤가”라고 말했다. 개헌 논의는 조용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맥락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나치 정권을 거론한 대목은 논쟁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현대 헌법의 효시로 불리는 바이마르 헌법은 나치의 지도자인 아돌프 히틀러가 1933년 총리가 된 뒤 정부가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만든 ‘수권법’(授權法)에 의해 무력화됐다. 아소 부총리는 “호헌을 외치면 평화가 온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면서 “개헌의 목적은 국가의 안정과 안녕이며, 개헌은 단순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최근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일본 국민의 51%가 집단적 자위권 도입 및 개헌에 반대한 결과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아소 부총리의 ‘독일 나치식 개헌’ 발언에 대해 헌법 제96조 개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평화헌법’의 핵심인 제9조 개정 여론이 좋지 않아 96조를 개정, 언제든지 헌법 내용을 바꿀 수 있는 초석을 만들겠다는 의도라는 지적이다. 96조에 개헌 의결정족수가 3분의2 의결로 돼 있어 아소가 이를 바꾸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및 각료들이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 패전일인 8·15때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에게 경의와 감사의 뜻을 표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면서도 “조용히 참배하면 된다. 특별히 전쟁에 진 날에만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소 부총리는 지난 4월 야스쿠니 춘계 제사 때 참배했고, 한국 정부가 그에 항의하는 의미로 당시 예정돼 있던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일본 방문 일정을 취소함에 따라 한·일 관계는 급격히 냉각됐다. 우리 정부는 아소 부총리의 언행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이런 발언이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개헌 문제를 떠나 유럽의 과거 한 정권(나치 정권)에 대한 언급이 오늘의 양식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일본 제국주의 침략 피해를 본 주변국 국민에게 어떻게 비치는지 명백하다”고 밝혔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서울 안동환 기자 storysun@seoul.co.kr
  • [씨줄날줄] ‘평화헌법’/문소영 논설위원

    일본 헌법은 ‘평화헌법’이라고 불린다. 전력(戰力)을 보유하지 않고 국가의 교전권을 포기한다고 명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은 미 군정하에서 1946년 11월 3일 대일본제국헌법(大日本帝國憲法)을 개정했다. 평화헌법의 핵심은 제9조의 1, 2항에 들어 있다. 1항에는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평화를 성실히 희구하고, 국권 발동으로서의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는 영구히 포기한다”고 돼 있다. 2항은 “전항(1항)의 목적 달성을 위해 육·해·공군 등 기타 전력은 보유하지 않는다. 국가의 교전권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 평화헌법에 대한 균열은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미 군정이 일본 내 치안유지를 목적으로 경찰예비대를 창설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예비대는 1952년 보안대를 거쳐 1954년 자위대로 개편됐다. 자위대는 사실상 군대이지만 군대라고 부르지 못한다. 일본은 2012년 기준 세계 국방비 순위 6위의 ‘군사대국’이다. 침략전쟁과 위안부의 존재를 부인해 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엊그제 나가사키 국제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9조를 개정하고, (자위대의) 존재와 역할을 명기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오는 21일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압승이 예상되자 그동안 자제해 온 개헌론을 재점화한 것이다. 개헌에 대한 그의 의욕은 두 달 전 도쿄 돔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구식에 등번호 9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개헌 요건을 규정한 헌법 제96조를 손질해 개헌을 수월하게 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돼 논란을 낳았다. 제96조 1항에는 “헌법 개정은 각 의원의 총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으로 국회가 발의하고… 국민투표 등에서 과반수 찬성을 필요로 한다”고 돼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국회의원 3분의2 이상을 개헌 발의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개헌 ‘적정선’을 과반수 찬성으로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자민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제기되고 있다. 아베 총리의 개헌 시도는 2007년 1기 집권 때부터 있었으니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일본은 1946년 평화헌법이 나오게 된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 평화헌법은 과거 일본의 군국주의에 따른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을 출발점으로 하고 있다. 반성이 결여된 일본의 재무장은 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깨뜨린다. 따라서 일본의 재무장은 프랑스 등 유럽이 용인한 서독의 재무장 사례처럼 한국과 중국 등 이웃나라의 최소한의 동의와 용인이 필요하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日 자민, 참의원 선거 승리 예약…아베 평화헌법 개헌 힘받을 듯

    26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다음 달에 치러질 참의원(상원) 선거에서도 아베 정권의 낙승이 예상된다. 아베 총리는 여세를 몰아 참의원 선거 승리로 숙원인 개헌을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평화헌법 개정과 자위대의 국방군 전환 등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연립정권을 꾸리고 있는 공명당과 함께 후보 전원을 당선시키며 4년 만에 제1당으로 복귀하는 한편 전체 127석의 약 65%인 82석(자민 59·공명 23석)을 차지했다. 아베 총리는 “6개월 동안 정권의 실적에 대해 일정한 평가를 받았다”면서 “많은 분들이 경기회복을 실감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실적을 남기면서 (참의원 선거) 승리를 목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도쿄 도의원 선거 결과가 같은 해 열리는 총선의 풍향계 역할을 해 온 점을 감안하면 자민당은 참의원 선거에서도 무난히 승리를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을 견제할 대안 세력이 떠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민당은 참의원 선거 승리 이후 본격적으로 개헌 추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아베 총리는 자위에 국한된 무력행사만 가능한 자위대를 ‘보통 군대’인 국방군으로 바꾸기 위해 헌법 9조를 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제1야당이자 참의원 제1당인 민주당은 기존 39석을 한참 밑도는 15석 확보에 그쳤다. 공산당이 17석을 얻으며 도쿄 의회 제3당으로 약진한 것은 신선한 충격이지만 자민당의 대항마로 나서기엔 무게감이 상당히 떨어진다. 하시모토 도루 공동대표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망언으로 인기가 급락한 일본유신회는 2석을 얻는 데 그쳐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도 자민당엔 유리한 상황이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북핵 일본핵을 말한다’ 펴낸 김경민 한양대 교수

    [저자와의 차 한잔] ‘북핵 일본핵을 말한다’ 펴낸 김경민 한양대 교수

    “북핵과 일본 아베 총리의 극우 행보 탓에 격랑에 휩싸인 한반도 정세가 어디로 흘러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안보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선택지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일본이 핵무기가 들어 있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 않도록 막아야 합니다.” ‘김경민 교수 북핵 일본핵을 말한다’(가나북스)를 펴낸 김경민 한양대 교수(국제정치학과)는 31일 위험천만한 일본의 핵무기 제조능력과 핵 보유 속셈을 만천하에 공개하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국제정치학을 연구했지만 핵물리학자처럼, 군사전문가처럼 ‘핵의 모든 것’을 씨줄과 날줄로 풀었다. 일본의 잠수함 전력과 미사일 방어체제, 우주항공 능력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박근혜 정부가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얻어내려는 핵 재처리권을 일본은 25년 전인 1987년에 어떻게 얻어냈는지 ‘설득의 논리’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처음 밝혀낸 일본의 사용 후 핵 재처리와 우라늄 농축 확보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김 교수는 이공계 출신 과학자는 설명하기 어려운 ‘인문학의 문체’로 핵 개발의 모든 과정을 ‘류현진의 돌직구’처럼 뿌려준다. 4년 전 한국과학기자협회가 ‘과학과 사회 소통상’ 제1회 수상자로 그를 뽑은 이유를 알 만하다. 연구생활 20여년 동안 연구실과 교단에만 머물지 않았다. ‘지구를 빙빙 돌며 마치 신문기자처럼’ 에너지안보 분야를 취재했다. 외국인으론 처음으로 일본 방위청 방위연구소 객원연구위원으로 들어가 일본 자위대를 경험한 것도 큰 소득이었다. 9권의 저서 제목에 ‘일본’이 빠지지 않는 까닭이다. ‘군사대국’ 일본의 가공할 핵 능력, 대륙간 탄도탄과 요격미사일로 직결되는 우주항공력, 아시아 해상을 사실상 지배하는 잠수함력, 한반도를 손금 보듯 지켜보는 첩보위성의 실체를 샅샅이 파헤쳤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일본이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면 아무리 길어도 2년 이상은 걸리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의 핵폭탄보다 훨씬 소형화된 양질의 핵폭탄을 한꺼번에 여러 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 교수는 점잖게 에둘러 표현했지만, 일본의 국내 전문가들은 ‘짧은 시간 안에 수천 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큰소리친다. 뒷골이 당기는 대목이다. 일본의 핵무장을 미국이 그냥 두겠느냐고 질문하자 “미국과 일본은 서로 필요에 의해 군사 일체화된 지 오래여서 일본이 일을 저지르고 나서는 미국이 생각을 바꿀 가능성이 큽니다. 3차례의 핵실험과 은하 3호 로켓 발사에서 보듯 북한의 핵과 미사일 결합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일본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북한’이라고 기록된 역사책을 읽게 될 겁니다”라고 답했다. 이미 일본은 북한의 위협을 내세워 2차대전 이후 금기시한 ‘비핵 3원칙’을 깨버렸다. 아베의 일본은 마지막 남은 평화헌법 제9조의 개정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북핵을 막지 못한 미국이 일본의 핵 개발을 저지할 명분이 없다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곁들인다. “우리의 선택지는 우주 개발과 잠수함 전력 극대화입니다. 미사일과 로켓 개발에 정보기술(IT) 강국 한국의 강점이 있습니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 중국 마우쩌둥 주석, 일본 나카소네 총리가 자국 우주 개발의 초석을 놓은 미래 비전의 지도자입니다. 더 늦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력을 모아야 문이 열릴 것입니다.” 노주석 선임기자 joo@seoul.co.kr
  • 아베, 개헌 착착 진행하는데… 日 국민은 부정적

    아베, 개헌 착착 진행하는데… 日 국민은 부정적

    3일은 연합군 점령 통치하에 제정된 일본 헌법이 시행 66주년을 맞는 헌법기념일이다. 아베 신조 정권은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 승리 후 개헌 발의요건을 정한 헌법 96조 개정에 우선 착수한 다음 일왕을 국가원수로 명기하고,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과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하는 9조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96조 개정을 거쳐 전쟁 포기, 전력 보유·교전권 금지 등을 규정한 헌법 9조가 개정되면 일본은 ‘평화국가’의 근본을 지탱해 온 평화헌법의 빗장을 열어 젖히게 된다. 이런 차원에서 아직 일본 국민의 여론은 개헌에 부정적이다. 실제로 아사히신문이 2일 전국 2194명을 대상으로 우편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54%가 헌법 96조 개정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38%에 불과했다. 개헌 요건 완화의 다음 순서로 꼽히는 평화헌법 조항(9조) 개정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이 52%로 찬성 의견 39%보다 높았다. 자민당 지지층에서도 헌법 9조 개정을 반대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에 투표하겠다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평화헌법을 개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46%로 개정해야 한다는 응답(45%)보다 1% 포인트 높았다. 보수 성향의 산케이신문이 지난달 20~21일에 벌인 여론조사에서도 “96조 개정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44.7%로 찬성(42.1%)보다 많았다. 반면 NHK가 전국 18세 이상 남녀 2685명(응답자 1615명)을 상대로 실시해 이날 보도한 개헌 찬반 관련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개헌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42%인 반면 ‘필요없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16%에 그쳤다. 정치권은 96조 개정 쪽으로 이미 기울어져 있다.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발표한 중·참의원 439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74%가 96조 개정에 찬성했다. 중의원 의원 중 83%, 참의원 의원 중 52%가 찬성했다. 자민당·민나노당 소속 의원의 96%, 일본유신회 소속 의원의 98%가 개헌 발의 요건을 과반수로 완화하는 내용의 개헌을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 중에서는 반대파가 62%로 찬성파(25%)를 웃돌았다. 일본의 현행 헌법상 개헌을 하려면 중·참의원 각각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어 국민투표에서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개헌에 적극적인 자민당·일본유신회·민나노당은 현재 중의원(하원)에서 개헌 요건인 전체 의석(480석) 3분의2(320석)를 넘는 368석을 차지하고 있다. 7월 참의원 선거에서도 승리가 예상돼 3분의2 세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아베 “헌법개정은 우리의 일… 한·중 반응 신경 안 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헌법 개정 추진과 과거사 발언에 대한 국제적 여론이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아베 총리가 반론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아베 총리는 1일 수행기자들과 만나 자국의 우경화를 우려하는 한국과 중국 등의 반응은 개헌 추진에 변수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한국과 중국의 반응은 개헌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우리나라의 헌법이기에, (한국이나 중국에) 하나하나 설명할 과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은 개헌 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헌법 96조를 개정한 뒤 평화헌법의 근간 조항인 헌법 9조를 손대는 ‘2단계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 사사에 겐이치로 미국 주재 일본대사는 과거사 논쟁과 관련해 미국 내 여론의 비판이 잇따르자 일본 정부가 이미 깊은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주장했다. 사사에 대사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독자 투고’에서 “일본 정부는 깊은 후회와 진정한 사과의 뜻을 밝혔고, 2차 세계대전 희생자에 대한 진실한 애도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최근 이런 (후회와 사과의) 뜻은 아베 총리의 의중을 완전히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일본 정부는 항상 역사를 정면으로,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고문은 워싱턴포스트가 최근 아베 총리의 이른바 ‘침략 망언’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는 사설을 실은 데 대한 ‘반론’ 차원에서 이뤄졌다. 신문은 이날 사사에 대사의 기고문과 함께 버지니아주 비엔나에 살고 있는 일본인의 ‘과거사 반성’ 독자 투고문을 나란히 게재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참의원 선거 앞두고 ‘96조 개정’ 논의 격화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이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 이후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치권에서 개헌 논의가 차츰 뜨거워지고 있다. 집권 자민당은 개헌안 발의 요건을 중·참의원 각각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규정한 헌법 96조를 과반수 찬성으로 바꿔 ‘전쟁 포기, 군대 보유 금지’를 규정한 평화헌법(헌법 9조)을 바꾸는 것을 참의원 선거 공약으로 내세우기로 했다. 이에 대해 가이에다 반리 민주당 대표는 27일 밤 야마구치현에서 취재진에게 96조를 먼저 개정하는 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가이에다 대표는 “96조를 안이하게 바꿔서는 안 된다”며 “96조 개정 반대가 당론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가이에다 대표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아베 총리가 96조 개정을 참의원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삼겠다는 의향을 밝힘에 따라 대립각을 분명히 세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민주당 안에는 와타나베 슈 전 방위 부대신처럼 96조 개정을 적극 지지하는 의원들도 있어 당내 조정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 역시 9조 개정은 물론 96조 개정에도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민영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헌법 9조 등 핵심 조항의 개정안을 발의할 때에는 현재처럼 중·참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이 필요하게 하되 다른 조항은 조문을 한정해 과반수 찬성으로 바꾼다는 식의 개정발의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익 성향인 일본유신회와 민나노당은 개헌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일본유신회는 현재 부(府)인 오사카의 지위를 도쿄와 동격인 도(都)로 승격시키고,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도주제(道州制)를 헌법에 명시하기 위해 96조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나노당은 중·참의원 양원제를 단원제로 바꾸기 위해 96조 개정에 동조한다는 생각이다. 이 밖에 군소정당인 공산당과 사민당은 개헌에 반대하고 있고, 생활당도 “개헌에는 폭넓은 합의가 필요한 만큼 96조 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北위협 빌미로 우경화法 개정 부채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위협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평화헌법 개정과 집단 자위권 행사를 서두르고 있다. 북한의 위협을 빌미로 우경화 행보를 재촉하는 양상이다. 1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 호리 고스케 본부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개헌안 발의 요건을 담은 헌법 96조 개정안 제출 시기에 대해 “참의원(상원) 선거 전 개헌안을 제출, 중의원(하원)에서 심의를 먼저 시작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연립 여당인 자민·공명 양당은 지난해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총 480석 중 325석을 얻어 이미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3분의2 의석을 확보해 둔 상태다. 자위대의 국방군 전환과 집단적 자위권 행사 등을 위해 헌법 9조를 개정하려는 자민당은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뒤 참·중의원 모두 의원의 3분의2가 찬성해야 하는 현재의 개헌안 발의 요건을 과반수로 완화하는 쪽으로 헌법 96조 개정에 착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총리가 지난 9일 하시모토 도루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와의 회동에서 헌법 96조 개정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한 뒤 자민당 내에서 개헌 카드를 조기에 꺼내는 논의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간사장은 전날 강연에서 자민당이 만든 ‘국가안전보장 기본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없어서 해상자위대가 북한의 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했다는 말이 통하겠느냐”며 “(법 제정은) 서둘러야 할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시바 간사장은 또 일본 주변 지역에서 미국·일본 군사협력 방안을 규정한 주변사태법을 개정해 미국 이외의 국가에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은 1999년 5월 미·일 방위협력지침의 실효성을 확보한다며 주변 유사 사태 발생시 자위대의 미군 후방 지원 방안을 정한 주변사태 안전확보법을 제정했다. 이시바 간사장은 이를 개정해 자위대가 호주나 한국 군의 후방 지원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아베, TV서 헌법 개정 역설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의 ‘평화헌법’ 근간 조항인 헌법 제9조를 개정해야 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아베 총리는 지난 9일 민영TV에 출연해 “유엔에 의한 집단안전보장 활동에 참가할 수 있도록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무력을 행사하지 않으면 유엔 차원에서 안전보장을 실행하는 집단안전보장에서 일본이 책임을 완수할 수 있을지 논란이 남는다”며 헌법 9조 개정에 대한 명분으로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의 책임을 강조했다. 아베 총리가 거론한 집단안전보장은 유엔 헌장 제7장에 근거를 두고 있다. 7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특정 국가에 대해 경제 제재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경우 집단안전보장의 일환으로 유엔군을 구성해 군사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현행 일본 헌법 9조는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행사는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영구히 포기한다’는 제1항과 ‘1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육·해·공군과 그 외 전력을 보유하지 않으며, 국가의 교전권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제2항으로 구성돼 있다. 아베 총리는 헌법 개정의 국회발의 요건을 완화하기 위한 96조 개정도 추진할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중·참의원 양원에서 각각 3분의2 이상 의원이 찬성해야 개헌안을 발의할 수 있는 요건은 과도하다”며 “국민 60∼70%가 법을 바꾸려고 해도 국회의원 3분의1을 조금 넘는 사람이 반대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아베 정권은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 가능 의석을 확보, 헌법 96조부터 개정한 뒤 헌법 9조 개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무기수출 3원칙 사실상 무력화

    일본이 무기 수출 3원칙을 사실상 무력화했다. ‘평화헌법을 바꿔 군대를 보유하기 전에 우선 개헌안 발의 요건을 완화하자’는 주장도 일본의 집권 자민당뿐만 아니라 야당으로도 번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1일 안전보장회의와 내각회의에서 일본 기업의 F35 스텔스 전투기 부품 제조를 ‘무기 수출 3원칙의 예외’로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관련 담화에서 “항공 자위대의 차기 주력 전투기인 F35를 ‘무기 수출 3원칙’의 예외로 취급해 일본 기업의 부품 제조 참가를 용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발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 미국 정부의 엄격한 관리를 전제로 (F35 전투기나 부품의) 이전을 엄격히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F35 전투기가 중동과 분쟁 중인 이스라엘에 수출될 경우 ‘국제 분쟁을 조장하지 않는다’는 무기 수출 3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기 수출 3원칙은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가 표명한 것으로 처음에는 공산권 국가, 유엔이 무기 수출을 금지한 국가, 국제 분쟁 당사국 또는 그 우려가 있는 국가에 대한 무기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일본은 그러나 1983년에는 대미 무기 기술 제공을, 2004년에는 미국과의 미사일방위 공동 개발·생산을 3원칙 적용의 예외로 인정했다. 2011년 노다 요시히코 내각 당시에는 국내 방위산업 보호 등을 명분으로 무기의 국제 공동 개발·생산과 인도적 목적의 장비 제공까지 예외로 사실상 허용했다. 아베 신조 정권은 일본 기업의 최신예 F35 전투기 부품 제조 참여를 3원칙의 예외로 허용한 이유로 국내 방위산업 보호를 내세웠다. 하지만 일본 기업의 F35 부품 제조 참여는 ‘국제 분쟁 당사국에는 무기를 수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는 것이어서 국내외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한편 민주당과 일본유신회, 민나노당 의원들이 헌법 96조 개정을 추진하는 초당파 의원연맹을 발족시킬 예정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일본 헌법 96조는 개헌안 국민투표 발의 요건을 ‘중·참의원 각각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를 ‘중·참의원 각각 과반수 찬성’으로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다. 헌법을 바꾸기 쉽게 만들어야 ‘군대 보유와 전쟁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손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日 극우 대연합 초읽기… 탄력받는 아베 개헌

    日 극우 대연합 초읽기… 탄력받는 아베 개헌

    일본 정치권에서 우익 연대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압승한 자민당과 제3당으로 부상한 일본유신회 집행부가 최근 만남을 자주 가지면서 이 같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 당은 평화헌법을 개정하는 것을 비롯해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전환하고, 집단적 자위권을 허용하는 것을 당론으로 정하고 있는 우익 정당들이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17일 일본유신회 간사장인 마쓰이 이치로 오사카부 지사를 만났다.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 이후의 정세에 대한 의견 교환뿐 아니라, 아베 신조 정권과 일본유신회 간의 제휴를 협의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11일에는 아베 총리와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만나 평화헌법 개정에 뜻을 같이하는 전략적 제휴를 도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최근 일본유신회가 민나노(모두의)당과의 제휴에 나서고 있어 자민당을 비롯해 일본유신회, 민나노당 등 우익 연대의 실현성을 높게 점치는 예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는 평화헌법을 바꿔 군대를 보유하기에 앞서 개헌안 발의 요건부터 완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유신회와 민나노당은 헌법 96조 개헌 원안을 6월 정기국회 회기 중에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헌법 96조는 개헌안 국민투표 발의 요건을 ‘중·참의원 각각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를 ‘중·참의원 각각 과반수 찬성’으로 바꾸자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 헌법을 바꾸기 쉽게 만들어야 ‘군대 보유와 전쟁 금지’를 규정한 헌법 9조를 손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아베 총리는 일단 경제 회복에 집중한 뒤 참의원 선거 후에 자민당과 일본유신회, 민나노당과 손잡고 ‘96조 개헌’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중의원에서 자민당은 294석, 일본유신회 54석, 민나노당 18석으로 이를 합치면 366석이다. 총 420석 중 개헌이 가능한 320석을 훌쩍 뛰어넘는다. 문제는 참의원이다. 아직 민주당이 87석으로 제1당을 유지하고 있다. 자민 83석, 민나노 11석, 일본유신회 3석 등 97석에 불과하다. 총 242석 중 과반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아베 총리는 참의원 선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일본유신회, 민나노당과의 연대 등으로 압승하면 평화헌법 개정 등 각종 우익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마네현은 오는 22일 열리는 이른바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행사에 현역 국회의원 18명이 참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1년의 13명을 넘은 역대 최다 인원이다. 자민당에서는 호소다 히로유키 간사장 대행과 고이즈미 신지로 청년국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행사에 현직 참의원(상원) 의원이자 차관급인 시마지리 아이코 내각부 정무관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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