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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규현장 파급 “사전차단”포석/KBS사태 정부 담화의 저변

    ◎“자율복귀 안하면 강경대응” 의지 표명/방송구조 개편과 연관… 노동권연계고리 단절 겨냥 정부가 23일 내부ㆍ법무ㆍ노동부,공보처장관 등 4부장관의 명의로 「KBS사태에 대한 정부담화문」을 발표한데는 크게 보아 다음과 같은 3가지의 뜻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는 KBS사태를 보는 정부의 시각과 이에 대응하는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시켜 KBS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양보종용이며 둘째는 KBS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파생되는 각종 부작용을 우려,더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정부의 긴박한 대응의지 천명,셋째는 춘투시점에서 파급효과의 차단과 오는 25일로 예상되는 현대중공업의 총파업 움직임에 사전쐐기를 박고자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이와같은 다목적 성격의 담화문속에 특히 내재시키고 있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방송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정부의 강경한 의지표명이라 할 수 있다. 정부가 그동안 KBS노조에 대해 방송정상화를 요구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번의 경우는 제작거부 사원들이 자율적으로 정상위치로돌아가지 않을때는 「타율」로라도 KBS의 파행적인 방송운영을 바로잡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공권력 재투입등에 이은 정상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하겠다. 정부담화문은 종전의 권유적인 내용과는 달리 강경한 용어로 이번 사태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있는데다 말미에 『정부는 KBS정상화를 위해 어떤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수 없다』고 분명히 언급했다는 점에서도 정부가 KBS사태에 임하는 대응강도가 한단계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정부부처에서는 아직까지 「필요한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KBS사태와 관련해 정부대변인인 공보처장관의 발표문이 두번 나왔으나 이번에는 공안ㆍ노동부서 관계장관들이 정부담화문에 처음으로 「합세」한 것도 시사하는 범위가 넓은 것으로 해석된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이제는 KBS사태를 정부의 1개 관계부처가 아닌 범정부적 차원에서 대처해 나가겠다는 「경고」의 의미로 해석되며 그만큼정부의 대응강도폭이 어떠한지를 반증해 주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몇차례의 관계기관 대책회의 결과 KBS사태가 장기화될수록 극한으로 치달아 수습의 돌파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조기수습만이 후유증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조기수습을 위한 「수순」을 밟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정부는 KBS가 언론기관이라는 점을 감안,그동안 인내심을 갖고 대처해 왔지만 이제는 그 인내에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요즈음 대기업체에서 뿐 아니라 일반 중소기업체들도 KBS에 대한 정부의 인내를 「특전」이라고 몰아붙이며 형평에 어긋난다고 비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 22일 노조간부의 구속을 이유로 파업을 결의하면서 『정부가 농성중인 KBS사원 1백17명을 연행했다가 전원 석방하면서 산업현장의 노조간부를 구속한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 』며 정부를 비난하고 있는 것이 그 한 예라는 것이다. 지난 12일 KBS에 공권력을 투입한 직후 제작거부 사태로까지 번져 방송이 파행운영되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대화」를 기대하며 정부권위가 도전받게 방치해 둘 수 없다는 강경인식이 최근 정부내에서 다시 일기 시작한 것도 정부의 강경대응 방침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는 특히 KBS사태가 시간이 지날수록 수습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정부 대 전노동단체와의 대리전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고 파악,노동운동권의 연결고리 차단을 급선무로 생각하고 있다. 정부의 당초 방침이 「수의 힘」에 밀려 후퇴할 경우 그에 따른 역기능은 곧바로 노동현장에 파급돼 최근 정착돼 가고 있는 노사간의 「산업평화의지」가 크게 쇠퇴,올해에도 지난해처럼 노사분규의 회오리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와관련,현대중공업 파업움직임과 5월1일 노동절 임박도 KBS사태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어떤 형태로 KBS사태를 조기수습할지는 미지수이지만 그것은 앞으로의 방송구조개편과도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병렬공보처장관이 지난 19일 KBS사태와 관련해 국회문공위에 출석,답변한 내용중 민간TV허용ㆍKBS 3TV(교육방송)독립ㆍ한국방송통신공사(가칭)설립 등이 향후 KBS위상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KBS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든 시점에서 정부의 방송구조개편은 보다 가시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방송구조개편을 하는 과정에서도 제2의 KBS사태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주장대로 방송구조개편이 절대 방송장악 음모가 아니라는 합리적인 논거를 사전에 충분히 제시해야 할 것 같다.
  • 부동산투기와 재벌의 땅 사재기(사설)

    재벌들의 땅 사재기는 가히 경제위기를 초월하고 국민여론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행위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경제는 구조적 불황으로 국면전환이 있었고 물가마저 불안하여 안정기조가 위협받기 시작했다. 3년동안 지속되었던 노사분규도 뚜렷한 진정국면을 보이지 않아 산업평화의 정착이 주요 경제과제로 남아 있었다. 더욱이 원화절상과 노사분규로 3년동안 지속돼온 흑자경제가 중대한 위협을 받기 시작했던 것은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 일이다. 기업들은 경제상황을 위기로 보았고 경기부양대책을 끊임없이 요구해 왔다. 원화를 절하하고 금리를 인하하며 특별설비자금을 확대하라는 주장이 잇따랐었다. 한편으로 부동산투기가 재연되어 어떻게 하면 투기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비상한 관심이 쏠려 있었다. 그 대안으로 토지공개념도입과 관련 세제개혁이 제시되었고 이에 대한 열띤 공방이 오갔다. 기득계층의 강력한 반발이 있었지만 국민 대다수의 여망에 따라 토지관련 3개 입법이 국회에서 통과되어 올해부터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89년은어느 해보다 부동산투기억제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거센 해였다. 그런 상황속에서 재벌들이 땅 투기에 열을 올렸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이다. 30대 재벌이 작년 한햇동안 새로 사들인 부동산이 2조4천억원에 달했다. 이 금액은 신규매입부동산에서 매각 부동산을 뺀 순취득액이고 매입액 기준으로는 3조8천억원에 이른다. 은행의 여신관리를 받고 있는 이들 대기업이 불황인데도 88년보다 금액기준으로 6.5%나 땅을 더 사들였다는데 놀라움이 더해진다. 이들 30대 재벌이 갖고 있는 부동산은 작년말 현재 1억2천만평이다. 이 규모는 대구시와 비슷하다. 금액으로는 13조1천3백91억원에 이른다. 특히 상위 10대 재벌이 갖고 있는 땅이 30대 재벌이 갖고 있는 땅 면적의 77%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30대 재벌기업들은 방대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로 은행의 최대 채무자이다. 지난해말 현재 30대 재벌의 은행대출 총액은 전체의 14.7%를 점하고 있다. 지급보증까지 합친 여신은 18.3%선이다. 대출기준으로 13조원,여신기준으로 17조5천억원을 은행으로부터 빌려 쓰고 있다. 대기업들이 결국 빚내어 부동산 사재기를 해온 셈이다. 이같은 대기업들의 부동산매입현황과 소유현황은 부동산투기 재연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시사해 주는 것이다. 기업이 부동산의 최대 수요자이고 소유자임이 밝혀진 셈이다. 대기업들이 부동산에 손을 대면 투기가 일어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4·14 부동산투기억제대책에 기업부동산투기억제에 관한 조치가 전혀 없다. 오히려 사원용 임대주택건설을 촉진한다는 명목으로 신규 부동산 취득의 길을 넓혀 놓았다. 또 4·4 경제활성화 조치로 대기업에 대한 여신규제가 완화되었다. 최근의 일련의 조치는 역설적으로 말해서 기업의 부동산투기를 부추기고 있다 하겠다. 부동산투기의 주요한 관건을 쥐고 있는 대기업들의 부동산 매입을 제도적으로 억제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부동산투기를 잡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정부가 진정으로 부동산 투기를 잡으려 한다면 기업의 부동산과다보유 억제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기업의 비업무용부동산 판정기준을 강화하고 부동산을 과다하게 보유한 기업의 경우 차입금 이자에 대하여 손비처리를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부동산을 임직원 명의로 위장 취득한 기업과 자금을 유용하여 부동산을 불법 취득한 기업의 경우 그 명단을 공개하는 동시에 기업경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리 만큼 금융과 세제면에서 불이익이 돌아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4·14 부동산투기억제대책에 의하여 설치키로 되어 있는 부동산투기행위 정보관리센터에 대기업을 별도로 관리하는 상설기구를 두어 운용하기 바란다. 금융기관에 맡겨 관리하겠다는 안이한 정책자세는 버려야 한다. 대기업의 부동산 탐욕은 특별대책 없이 치유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 주한미군 감축과 한국안보(사설)

    주한미군감축문제가 마침내 공식적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는 19일 의회에 제출한 「21세기 아시아ㆍ태평양지역 전략개요」란 제목의 특별보고서를 통해 주한미군감축의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세계정세의 변화에 따라 앞으로 10년동안 3단계에 걸쳐 주한미군병력을 감축ㆍ개편하고 역할을 재조정하며 한국방위의 주역을 한국군에 이양한다는 내용이다. 그것은 미소 화해ㆍ협력시대라는 세계적 시대상황의 변화에 따른 당연한 귀결로서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세계적 군축계획의 일환으로 이미 예고되어 왔던 것이다. 소련이 개혁에 나선 것은 어떤 의미에선 미국과의 과중한 군비경쟁부담에서 해방되기 위해서였다는 분석도 있지만 군비경쟁의 과중한 부담에서 해방되어야 할 필요성이 절실했던 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소련의 개혁은 「미소의 전쟁위험 전후 최저」라는 세계적 안보상황의 변화를 가져왔고 이것을 기초로 미소는 과감한 군축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군축은 오늘의 시대적 상황이 요청하고 있는 세계적 추세라고 할 수있으며 그런 배경위에서 주한미군의 감축도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세계적 추세를 거역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주한미군의 감축과 궁극적인 철수는 언젠가는 달성되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의 감축이 공식화되고 구체화되어 가는 것을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 못한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미소의 안보상황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안보상황에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고 가까운 장래에 있을 것 같은 조짐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우리쪽만의 안보역량약화가 이루어지려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과 경계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보고서제출과 관련된 청문회에서 미 국방부측은 지난 24개월동안 북한의 군사위협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고 답변했다. 미국방부의 남북한 군사력비교는 지난 1월 기준으로 북한이 크게 우세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리고 북한은 앞으로 3∼4년내 핵무장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고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의 감축은 시작되고 이루어져야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계기가 되도록 하기 위한 적극적이고도 다각적인 노력이 있어야 할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북한은 한미 양국이 행동으로 보이는 평화의 신호에 성실한 호응을 해야 할 것이다. 5월말 미소정상회담에서 한반도문제가 논의될 때 이 주한미군감축계획도 제시할 것으로 보이는 미국은 소련의 적극적인 상응노력을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주한미군의 일방적 감축계획이 남북신뢰구축의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다. 끝으로 미 국방부의 이번 보고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앞으로 90년대의 10년은 세계는 물론 아시아ㆍ태평양지역의 중요하고도 위험한 변화의 과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도기는 분쟁의 위험이 높은 시기다. 한반도는 가장 위험한 곳으로 지적되고 있다. 동서화해의 평화무드에만 도취되어 있어서는 안된다. 미군감축등 새로이 조성되는 안보상황의 변화에 적극 대비,대응해 나가야 할 때다.
  • 한소 수교길 “정치적 정지”/김영삼최고위원 방소 7박8일 결산

    ◎대통령 친서ㆍ답신교환,「정상화 진입」 신호/소의 평화의지 확인… 한반도 안정에 도움/당ㆍ정의 첫 「경쟁외교」… 보완 효과 못거둬 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 일행의 7박8일에 걸친 방소는 한소 양국관계를 수교직전 단계인 「정부간 공식대좌」 단계로 끌어올렸다. 방문단이 당초 목표하고 예상했던 수교일정 단축이나 일정합의가 이루어진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노태우대통령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친서와 답신을 주고받은 것은 두 나라 관계가 사실상의 「정상화 단계」에 이르렀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지난 21일 크렘린궁에서 전격 회동한 점은 소련측이 대한수교에 대한 강한 의지를 공개화한 것으로 보여 한소수교가 실무적 협상절차만 남겨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해석까지 가능하게 한다. 방소단과 초청자인 IMEMO(세계경제및 국제문제연구소)가 26일 발표한 공동성명은 『일련의 대담을 통하여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과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서는 한소간의 관계정상화가 필요하다는 공동인식을 하게 되었다』고 말해 두 나라가 수교를 전제로 노력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공식화하고 있다. 나아가 공동성명은 『한소교류를 급속하게 해 양국간의 공식적 정부관계를 사실상 수립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했다』고 밝혀 두 나라가 비록 수교는 하지 않았지만 「공식적 정부관계」에 있음을 밝혀 주목을 끌었다. 김최고위원 일행의 방소활동은 박철언정무1장관이 주도하는 실질수교협상과 김최고위원측의 수교분위기 제고활동으로 2원화된 점이 특색이다. 때문에 방소단 활동의 구체적 평가도 두가지 측면에서 각각 다른 점수로 나타나고 있다. 김최고위원측이 주도한 수교를 위한 정치적 분위기 성숙작업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여겨진다. 김최고위원측은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면담을 비롯,소련공산당 2인자로 불리는 야코블레프 정치국원,프리마코프 연방회의의장,부르텐스 공산당중앙위 국제부수석부부장 등과 잇따라 회담을 가짐으로써 양국간 수교분위기를 극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소련측 인사들이 이구동성으로 『한소수교에 장애물은 없다』고 밝힌 점이나 공동성명이 한소 현주소를 「공식적 정부관계」로 설정한 점등은 정치적으로 두 나라 관계가 수교를 기정사실화하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알리는 일련의 사건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소수교의 실질협상은 커다란 진전이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같은 정치적 분위기와 실질협상에서의 괴리는 경우에 따라 우리측 협상대표단에게 족쇄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대표단인 박정무장관팀은 수교일정을 단박에 합의할 수 없다면 각료급을 대표로 한 양국협상팀을 구성,수교문제를 협의토록 시타리얀 경제담당부총리와의 회담에서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공동성명 작성과정에서 소련측이 우리측 요구사항인 「수교및 경제협력을 위한 각료급회담 필요성 합의」 조항을 굳이 삭제함으로써 소련측이 한소수교를 금명 받아들일 생각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방소활동을 결산하는 공동성명은 우리측의 선수교 후교류 확대의 요청에도 불구,과학기술처장관회담및 소련측 과학아카데미와 한국과학기술원 사이의 정기교류에만 합의하고소련측 문화교류 확대 요청의 결과랄 수 있는 문화교류를 위한 정부부처간 또는 공식단체간 접촉추진을 동시에 명기하고 있다. 이는 여전히 우리측 주장인 선수교와 소련측 요구인 후교류확대 선수교의 이견차를 허물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정무장관은 세차례의 실질협상이 끝난 뒤 『소련측은 여전히 공식수교보다 교류확대를 주장하고 있다』고 밝히고 『현재로서는 한소수교가 양국 정부간의 협상결과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말하자면 이번 방소기간동안 수교가 필요하다는 점은 소련측에 강력히 제시했지만 수교의 구체적 조건 등은 아직 협상에 들어가지 않았거나 협상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수교의 시기가 결정될 단계에까지 이르지 못했음은 소련측의 두가지 발언에 의해 강조되고 있다. 하나는 야코블레프가 설명한 『양(교류)이 질(수교)로 변하는 시기가 빨리 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한대목이다. 또 하나는 소련측이 김최고위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영사처를 총영사관으로 승격시키겠다』고 한 부분을들 수 있다. 영사처의 총영사관 승격은 일견수교로 가는 단계적 절차로 볼 수도 있으나 비밀수교일정 합의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현재상태의 장기화 계산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곧 교류축적이 수교를 위해 더 필요하다는 소련측 입장이 외교행위로 구체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측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막후에서 수교일정이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총영사관 설치제의가 있다면 이는 현재의 수교없는 상호교류를 보다 장기화시키려는 계산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교관례상 고르바초프가 노대통령에게 보내는 답신의 내용은 대표단이 서울로 돌아온 뒤 청와대측과의 협의가 있고 난 뒤에라야만 부분적이라도 공개가 가능하다. 답신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고 또한 고르바초프대통령과 김최고위원 간의 회동시간,형식,내용이 밝혀지지 않은 시점에서 한소수교문제를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려우나 수교에 대한 소련측의 계산작업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단계로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그러한 실질협상의 미진에도불구하고 정치적 수교분위기 성숙,특히 「김­고 회동」은 한반도가 전쟁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주변 4강국의 협조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보장받으려는 우리측 「생존외교」가 소련측의 「협조」를 얻어냄으로써 새로운 지평위에 서게 됐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김최고위원의 방소는 정부ㆍ여당내에서 처음으로 같은 외교목표를 두고 당과 정부가 경쟁을 벌인 우리 외교사의 첫 경험이었다. 결과적으로 민자당의 특수성등으로 경쟁외교가 보완 상승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상대방으로 하여금 유리한 조건제시자를 골라잡게 만드는 문제점을 노출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최고위원과 박장관 모두가 언제나 「국민적 인기」를 염두에 두려 하는 정치인이란 점에서 이같은 시도는 실패가 예견되었던 부분도 없지 않다. 김­고 회담이 김최고위원과 박장관 간에 사전협의되지 않았고 이로인해 대통령 친서가 다른 방법으로 전달되었던 점은 외교에서의 「경쟁」이 가져다줄 수 있는 피해의 한 단면을 보여준 셈이다.김최고위원 측근인사들은 『소련측이 대화 파트너를 김최고위원으로 골랐다』고 스스로 자랑하고 있다. 소련측이 선택해준 대가로 무얼 요구할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좀더 신중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모스크바=김영만기자〉
  • 안중근의사 80주기

    안중근의사 순국 제80주기 추념식이 26일 상오10시 강영훈국무총리,이강훈광복회회장,윤치영 안의사 숭모회이사장 등을 비롯한 각계 인사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중구 남산 안중근의사 기념관에서 열렸다. 추념식에서 강총리는 「안의사의 자주독립정신과 세계평화의 이상은 민족통일 완수를 위해 오늘에도 변함없는 근본지침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 김영삼위원 모스크바대 연설

    지난날 얄타회담이 냉전의 서곡이었고 지난해의 몰타회담이 탈냉전과 동서 해빙의 서곡이었다면 다원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려는 소련사회의 운동은 새로운 인간적 자유주의를 위한 소련 국민의 행동의 발로이며 그것은 바로 동구라파의 자유변혁을 지지하는 행동에서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본인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을 지지하며 이의 완벽한 성공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페레스트로이카의 성공은 단순히 소련 자체의 이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나아가 세계평화와 인류번영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확신하는 바입니다. 현재 우리 한국민은 다시는 비참한 전쟁의 희생자가 되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분단의 민족적 비운 속에서도 활력있는 민주 발전과 경제번영에 힘써 세계인의 축제 서울올림픽을 치르는등 각국과 다각적 교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같은 맥락에서 불과 몇년 사이에 소련관계는 매우 긍정적으로 발전되어 왔습니다. 우리는 지금 기본적으로 상호 호혜의 관점에서 상호 의존과 상호접근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교류와 협력은 상호이익은 물론 국민간의 신뢰와 상호이해를 제고시키고 서로 사랑하는 우애 속에서 세계평화 구축에 지름길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따라서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대결을 경제협력의 관계로 전환시켜야 하며 바로 그것이 아시아의 신데탕트ㆍ탈냉전ㆍ탈이념을 실현시키는 신사고의 행동 그 자체가 아니겠습니까. 그리하여 양국간의 경제교류가 단기적 이익을 탐하는 것보다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양국 국민간의 우호증진이라는 상호 신뢰의 기반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매년 급격히 증가하는 양국의 경제교류는 그 산업구조상,상호 경쟁적이라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이며 경제협력과 교류의 영역이 매우 광범위함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소련은 소재산업ㆍ원자재산업ㆍ기계금속류ㆍ생산재산업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은 소비재ㆍ전자제품 등의 경공업분야와 서비스산업에서 경험이 있습니다. 이와같은 양국간의 산업구조가 상호보완적이어서 마음놓고 교류의 이익을 공유할수 있을 것입니다. 그밖에 소련경제의 사회간접자본 분야의 확충에 있어 해외개발 경험이 풍부한 한국의 건설분야 사업의 경험과 기술이 활용될 수 있고 이 모든 분야에서 직접투자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이같은 희망차고 낙관적인 경제교류와 협력에 있어 존재하는 많은 장애요인들을 극복해야 합니다. 기술적 차원에서는 교류절차를 간소화해야 하고 관료주의를 타파해야 할 것이며 경제교류에 필요한 인재와 전문가를 양성해야 하고 투자보장협정,이중과세방지,루블화의 태환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양국 정치지도자가 경제교류에서 제기되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앞장서야 하고 경제문화교류를 국가적 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정치력이 앞서야 하겠습니다. 이 양자는 별개가 아니라 동시적으로 함께 진행되는 것이며 이러한 관점에서도 한소관계는 이제 정경분리의 차원에서 정경일치의 차원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이 자리를 빌어 한소간의조속한 국교관계의 수립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한국과 소련의 경제교류와 협력은 양국만의 것이 아닌 북한도 참여하는 다자간 협력관계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이것은 미국을 포함한 일본ㆍ동남아 각국 등 태평양국가의 공동참여로 일찌기 블라디보스토크와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행한 연설에서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주장한 경제 번영과 일치하는 것이며 아울러 동북아시아의 평화보장과 세계평화의 장기적 구도임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한국도 그간 정치적 안정 속의 경제번영과 통일에의 염원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신사고의 맥락에서 3개 정당을 통합하여 집권당 민주자유당을 태동시키고 바야흐로 21세기의 길목에서 웅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폭력 대신에 대화를,갈등 대신에 타협을,분단 대신에 통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톨스토이가 개인 내면의 자아성찰과 자아실현을 위한 인간적 부활을 갈구했다면 고르바초프대통령을 위시한 소련국민 그리고 이 자리에 모이신 소련 당내의 최고 지성인 여러분은 21세기의 참다운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회적 부활을 실현시키고 있습니다. 그 부활은 이미 동구에 옮겨지고 있으며 앞으로 아시아 사회주의국가로 옮겨질 것이며 세계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 확실합니다. 역사의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여는 출발을 의미하는 것으로 믿고 우리 모두 이에 동참하고 지원하여 새로운 역사 창조의 선도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 산업평화와 근로자 의식(사설)

    근로자 자신이 올해 노사분규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자료가 나왔다. 한국노동연구원이 내놓은 「근로자의식 조사연구」는 전국 1백19개 작업장 2천2백여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인데,임금인상은 경제여건과 회사 사정을 고려해 요구돼야 하며 노조가 정치활동에 나서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대부분이 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계절마저 잊은 분규의 중압감속에 지난 3년을 지내온 우리에게는 비록 의식조사의 자료라 하더라도 한줄기 산업평화의 섬광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하기는 현장에서도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나 있다. 마산ㆍ창원지역만 해도 지난 2월까지 노사분규는 2곳에 머물렀고 쟁점도 보다 구체적인 방안들,예컨대 주택금융자 같은 문제들로 정리돼 가고 있다. 우리의 노사분규 결말이 일본형이 될 것이냐,남미형이 될 것이냐 기로에 서 있다고까지 불안해하고 답답해했던 위기감이 한결 가라앉으며 기대해 볼만한 심리적 여유까지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위로가 된다. 그러나 사실은 이 시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근로자가 사리를 찾고 과격을 벗어나 욕구조절의 선택을 할때 이제는 한숨 놓았다하고 사용자가 다시 안이해진다면,이야말로 되돌릴 수 없는 파국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렇잖아도 경제난국이라는 여건이 있다. 이 역시 사용자에게는 자신의 입장을 더 옹호하는 방편으로 쓰일 수 있다. 이것이 무엇보다 지금 이 시기에 심사숙고 해야 할 대목이다. 우리가 이 계기에 창조해야 될 가장 우선적인 항목은 노사간의 진정한 신뢰의 구축이다. 자제와 양보를 핵심적 열쇄로 지적해 왔지만 이것이 바로 서로의 신뢰도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는 아직도 충분히 설득적이지 않다. 모든 것을 터놓고 함께 말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라고도 말해 왔지만 이 역시 불신의 벽을 앞에 놓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어느날 갑자기 봇물처럼 함께 터져버린 우리의 노사분규는 그러므로 또 어느 한 기업과 노조간의 개별적 타결로 수습이 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도 있다. 운동적 차원에서 지금 전체가 묶여 있고 또 운동적 차원이 아니더라도 국민적 인식속에 이 문제가 객관적 합의를 얻어야 할 것으로 공지돼 있다. 따라서 기업이나 사용자의 신뢰라는 것 역시 보다 사회적 신뢰로써 표현이 되어야 할 과제이다. 기업이 여전히 부동산투기나 재테크 등에 매달려 있다는 인상을 가지고 거기에다 연구나 기술개발이나 또는 설비투자에 대한 구체적 노력도 없이 단지 어느 한 시점의 장부관리상 신뢰성만 주장하고 있다면 바로 이것이 근본적 신뢰를 파괴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비전에 의한 행동거지의 신뢰가 보다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전환기속에 있고 이는 시간이 지나가면 정착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무리이다. 전환기 속에서 진실로 가야 할 길과 방법을 찾고 그 최선의 것을 선택할 때에만 전환기는 종식된다. 우리는 오늘 이 시점 근로자들의 양식을 존경하며 근로자가 먼저 산업평화의 출발점을 다지는 데 대해 사용자들의 한차원 더 높은 각성과 공동노력을 촉구한다.
  • 침체경제 극복할 새활력 기대/새 경제팀에 거는 경제단체의 바람

    ◎“수출경쟁력 회복에 최우선을”/민간주도의 경제운영 바람직 전경련/산업평화정착ㆍ투자촉진 건의 상의/중기구조 조정ㆍ자금지원 촉구 중기협 경제계는 새 경제팀에 이론과 행정경험을 갖춘 인사들이 많이 입각한데 대해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 경제활력회복에 주력해줄 것을 촉구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무역협회,중소기업 협동조합중앙회등 경제단체들은 우리경제가 수출부진,투자위축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고 지적,수출경쟁력을 회복하고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펴주도록 요망했다. ▲전경련〓새 경제팀은 지난 1년여의 경제활력 정체의 추이를 면밀히 분석,경제정책운영의 기조보완에 주력해주기 바란다. 향후 경제정책의 방향과 운영원리는 경제활력의 회복과 국제경쟁력 제고에 중점을두되 현실에 부합되는 것이어야 한다. 기업의 투자의욕 저상,수출신장둔화,정치사회적 불안정 요인이 무엇인가를 깊이있게 분석,경제사회적 제도개선과 정책발안에 사려깊게 접근해주기 바라며 민간주도 경제운영이 최선의 경제정책 기반이라는 점을 인식해야할 것이다. ▲상의〓경제침체의 지속과 민생치안의 불안등 우리의 경제사회가 대단히 어려운 때에 개각이 단행된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한 것이라고 본다. 실물경제에 대한 이해와 경륜을 겸비한 새 경제팀은 수출부진과 투자위축 등에서 벗어날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산업평화의 정착과 투자심리의 진작등을 통해 쇠퇴해진 우리경제의 활력을 조속히 회복시키기를 바란다. ▲무협〓이론과 행정경험을 갖춘 인사들이 대거 입각한 것은 침체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관성있는 경제정책을 추진,경제활력회복에 최선의 시책을 강구해주기 바란다. 이와함께 안정기조위에 수출증대를 위한 제반정책을 과감히 추진해주기를 요망한다. ▲중소기협 중앙회〓물가상승,경상수지적자,무역수지부진등과 함께 전세값 인상에따른 서민들의 민생불안이라는 최대의 당면과제를 안고 있는 점에 비춰 새 경제팀에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는 그 어느때보다 크다. 또 중소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판로확대와 세제지원등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인 대책과 산업평화를 위한 각별한 배려를 기대한다. ▲경제단체협의회〓실물경제발전없는 허구적 성장이란 인식아래 「인플레없는 경제」를 정책의 기조로 삼아야 한다. 앞으로 정부는 기업의 시설투자 및 연구개발투자를 촉진시켜 국제시장에서 우리상품이 질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 「신사고」 앞세워 동서데탕트시대“견인”/고르바초프 집권5년의 평가

    ◎새로운 「자결원칙」 제시,동구 대변혁 “촉발”/강력한 대통령제 신설,개혁 가속화의 기틀 다져/“발등의 불”경제난ㆍ민족분규등 현안 “첩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겸 최고회의의장이 11일로 집권 5주년을 맞았다. 고르바초프는 그동안 사고의 대전환을 통한 대담한 개혁정책 추진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역사적 업적을 남겼으면서도 소연방내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민족주의 물결과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경제난 때문에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고르바초프는 12ㆍ13일 열리는 인민대표대회에서 비상대권 등 막강한 권한을 지닌 소련 최초의 서방식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취임 5주년 기념일인 11일에는 리투아니아공화국 최고회의가 독립국가를 선포하기 위한 표결을 준비하는 등 그에대한 도전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다. 이같은 시련에도 불구하고 고르바초프는 개혁정책과 신사고외교를 성공리에 추진,소련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었을 뿐아니라 끝없는 군비경쟁으로만 치닫던 냉전체제에 종지부를찍으며 국제적인 데탕트 기류를 몰고 온 장본인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대담하게 개혁 추진 지난 85년 체르넨코 서기장 사후 그의 뒤를 이어 권좌에 오른 고르바초프는 지난 88년말 유엔총회연설에서 일방적인 국방비삭감과 50만명의 소련군 감축을 선언,세계의 군비경쟁에 결정적 브레이크를 걸었다. 또 소련의 동구개입을 뜻하는 브레즈네프독트린을 폐기하고 이른바 시내트러독트린(프랭크 시내트러의 히트곡「My Way」처럼 각국이 제갈길을 찾아가라는 의미)이라 불리는 새로운 자결원칙을 제시,지난해 동구의 민주화변혁을 가능케 했다. 고르바초프의 신사고가 없었다면 베를린장벽의 제거와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셰스쿠의 몰락도 이뤄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와함께 아프가니스탄 주둔 병력을 철수시키는등 지역분쟁 해결을 위해서도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고르바초프는 페레스트로이카(개혁ㆍ재편)와 글라스노스트(개방ㆍ정보공개)를 세계적인 유행어로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세계평화의 위협자에서 수호자로,동구제국의 지배자에서 해방자로,혁명수출국에서 분쟁중재국으로 소련의 역할전환을 이룩해낸 것이다. 시사주간 타임지는 고르바초프를 지난 87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플라톤의 정치의 도를 터득한 사람』이라고 극찬하면서 「80년대의 인물」로 선정했다. 지난달 미CNN방송이 고르바초프의 서기장직 사임설을 보도하자 뉴욕ㆍ도쿄등 자본주의 사회의 주요 증권시장에서 주가폭락을 초래했을 정도로 그는 이미 전세계의 기대와 희망을 한몸에 받고 있다. ○군비경쟁에 쐐기 국내에서도 국제무대에서 만큼 가시적인 효과를 얻어내지는 못했으나 나름대로 소련의 정치체제를 뒤흔드는 일련의 개혁정책을 성공리에 추진하고 있다. 볼셰비키혁명이후 70년이 넘도록 유지돼온 공산당 권력독점을 포기,고질적인 관료제를 타파하고 정치적 다원주의의 물꼬를 텄다. 강력한 대통령직을 신설,개혁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기틀도 마련했다. 인민대표대회의 권한을 강화,자유로운 토론의 장으로 변모시켰는가 하면 각급 선거를 복수후보경쟁에 의한 비밀투표로 실시토록 했다. 정치범 석방,언론ㆍ종교ㆍ출입국 자유화 등의 민주화 조치도 취했다. 경제적으로도 관료적인 중앙집중식 계획경제의 비능률성을 개선하기 위해 기업의 독립채산제를 채택하고 협동조합기업(코페라티브)설립과 합작을 통한 외국자본의 유입을 허용하는등 시장경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했다. 그러나 침체의 늪에 빠져든 소련 경제를 소생시키지는 못했다. 생산수단 사유화및 임금노동과 토지의 개인영구임대 및 상속을 허용하는등 보다 실질적인 조치들이 곧 입법화될 예정이지만 실효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물자부족등 피부에 와닿는 경제혼란으로 인해 주민들의 불만과 급진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팽배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정보의 공개와 언론자유에 힘입어 소수민족공화국들의 민족적 자각과 그에 따른 분리독립요구가 높아져 연방해체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다. 이같은 페레스트로이카와 신사고에 대해 고르바초프는 관료체제를 타파하고 「인간의 얼굴을 가진 민주적 사회주의」로의 발전을 위한 제2의 혁명이며 「보편적 인간 가치」를 위한 자본주의 국가와의 협력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역 분쟁해결 앞장 일부 서방전분가들이 지적하는 「공산주의에 대한 민주주의의 승리」「마르크스­레닌주의의 포기」「자본주의로의 전환」이 아니라 인간이 중심이 되는 진정한 의미의 사회주의의 재생이라는 주장이다. 개정된 공산당 강령은 레닌주의를 전적으로 받아들여도 안되지만 완전히 무시해서도 안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생산수단의 국유 또는 사회소유에 반하는 사적소유와 인간노동의 착취행위로 금지돼왔던 임금노동을 허용하는 문제들을 놓고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던 것처럼 아직도 사회주의적 「사회정의」와 「경제적 효율성」이라는 상반된 개념중 어느 것을 취할 것인지 완전한 의견의 일치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소련과 동구의 변혁이 일방적이 아닌 상호영향을 주고받는 것처럼 소련내의 개혁도 집권층과 국민들간의 상관관계속에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에측불허인 것이다. 그러나 소련의 개혁작업이 어떤 동기에 의해 추진됐건간에 전임자들도 똑같이 느꼈던 문제를 고르바초프만이실행에 옮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일단 그의 대담한 실천력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고 볼 수 있다. 고르바초프는 이제 대통령으로서 집권2기를 맞으며 앞으로 4년의 임기동안 실각의 우려를 덮어둔채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게 된다. ○부분적 시장경제로 개혁을 가속화시켜 국민들로부터 계속 지지를 받게될지 아니면 일부의 우려처럼 독재자로 변신할지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적어도 오는 94년의 2대 대통령은 국민들의 직접비밀투표에 의해 선출된다는 점에서 스탈린식 강권통치로의 회귀는 불가능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자유의 맛을 느낀 소련국민들도 두번다시 과거행 타임머신에 동승하기를 거부할 것이다. 강제이주 이전 거주지인 크림반도로 돌아가겠다는 타타르족등의 단순한 요구로부터 발트해연안 3국의 즉각 분리독립요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민족문제들이 고르바초프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 또 루블화의 태환성 부여,가격ㆍ금융제도의 개선,완전자유시장의 도입등 근본부터 흔들어 놓아야 할 경제 문제들도 산적해 있다. 세기의 영웅 고르바초프가 70년동안 타율성과 의욕상실증에 찌들대로 찌든 국민들을 다독거려 이같은 난제들을 얼마나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것인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취임5돌 고르바초프 공과 ■외교 정책 ▲동구 각국에 대한 불간섭정책을 선언함으로써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등 동유럽에 엄청난 변혁이 일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 ▲핵전쟁 발발 가능성의 공포와 유럽 및 중국에 대한 소련의 선제공격 우려를 현저히 불식. ▲국방비를 삭감하고 병력 50만명과 탱크 1만대 감축을 일방적으로 선언 ▲중부유럽 주둔 병력의 철수를 미국과 잠정적으로 합의 ▲미국과 중거리핵미사일 폐기를 합의한데 이어 오는 90년까지 장거리 핵미사일도 절반으로 삭감한다는 목표를 협상중. ▲아프가니스탄에서 병력 11만5천명을 철수. ▲앙골라ㆍ나미비아ㆍ캄보디아ㆍ니카라과 등 분쟁국에 대해 협상을 종용 ■민주화 ▲지난 89년 경선제를 도입하고 공산당의 권력독점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지도부를 설득,동의얻어냄. ▲강력한 대통령제 도입을 제안. ▲언론ㆍ집회ㆍ종교의 자유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법으로 보장하겠다고 약속. ▲정치범 수백명을 석방하고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에 대한 탄압을 종식 ■경제정책 ▲일반시민들의 일상생활과 생화수준 개선을 위한 노력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음. ▲당지도부가 공장의 개인소유제도를 받아들이게 하는데 성공 ▲개인이 토지를 임대차하는 것은 물론 이 권리를 상속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으나 개인의 토지소유는 거부. ▲합작을 통한 외국자본의 유입을 대폭 완화. ▲90년도 적자가 1천5백억달러에 이른다고 발표함으로써 재정적자를 처음으로 공개. ■국내정책 ▲발트해연안 3개 공화국의 독립요구 운동을 묵인. ▲아제르바이잔 공화국 등 일부 공화국에서 민족분규가 발생해 진압군 수십만명을 파견. ▲관료들의 부정 근절 실패,폭력범죄도 계속 증가. ▲환경보호주의자들의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환경개선에는 아직 별다른 업적을 남기지 못했음. ▲주택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다짐했으나 성과는 별로 나타나지 않았음.
  • 위험스런 북한의 핵 개발(사설)

    최근 북한의 핵개발 및 보유능력에 대한 국제적인 경계가 높아질수록 우리는 궁금증과 함께 깊은 우려를 갖게 된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달 빈에서 열렸던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는 북한이 원자력 발전소의 사용후 핵연료로 핵폭탄을 제조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보고 『6월까지 전면안전조치협정을 체결토록』 권고했다. 이는 북한의 핵개발 및 보유능력이 국제적으로 확인되는 증거이기도 하다. 북한의 핵능력은 오래전에 확인됐었다. 체니 미국방장관은 의회증언에서 북한의 핵개발계획이 동아시아의 안정을 위협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소련의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도 지난 2월 핵개발을 추진중인 북한이 앞으로 어느 시점에 가서는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명했었다. 프랑스의 세계적 권위기관인 국제관계연구소와 영국의 군사관계 잡지 제임스 위클리도 각기 북한의 핵개발이 군사적 목적아래 추진되고 있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것은 다시말해 북한이 핵이나 가스 무기로 남한을 공격할 가능성도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북한은 그러나 핵무기 개발을 부인하면서 국제 원자력기구에 의한 핵시설 현장검증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85년 12월 핵확산금지조약은 조인했으면서도 이 조약의 의무규정인 현장검증을 위한 안전조치 협정에 가입하기를 거부해 국제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핵문제와 관련해서 북한이 거리낄 것이 없다면 그러한 국제적 경고나 비난을 외면만 할 것이 아니라 경계와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는 현장을 공개하고 국제적 검증을 통한 평화적 의무를 이행해야 마땅할 것이다. 북한은 40년전에는 동족전쟁을 일으켜 민족분단을 고착시켰다. 그들은 오늘도 시대에 뒤떨어진 공산주의 폭력혁명론을 고수하면서 언젠가 다시한번 전쟁을 벌여볼 속셈으로 있다. 바로 엊그제 휴전선에서 발견된 제4땅굴이 그것을 말해준다. 그들이 은둔과 폐쇄를 풀지 않는 속에서 핵폭탄 보유집단이 된다는 사실은 참으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지역은 물론 전아시아ㆍ태평양지역과 전세계를 핵전쟁의 공포속으로 빠뜨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핵은 그것이 전쟁적 파괴용으로 악용되면 그 가공할 위력으로 해서 전인류의 파멸을 초래할 수 있다. 결코 장난감총에 장전하는 딱총 화약이 아닌 인류역사이래 최대의 공포의 대상이다. 그런 핵이 땅굴을 파는등 전쟁모험을 책동하는 집단의 무기가 된다는 사실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그 무서운 힘때문에 세계는 그 평화적 이용마저 서로 감시하고 견제하며 자제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북방외교 측면에서 올해 소련으로부터 원전의 핵연료인 농축우라늄을 수입키로 한 것은 우리의 원자력 평화이용 의지와 안전조치가 완벽함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데서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북한의 핵개발 사실이 확인된 지금 우리가 바라는 것은 그것을 전쟁아닌 평화의 목적으로만 이용하라는 것이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하기 이전에 지금 당장 IAEA와의 안전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 산업평화의 봄을 맞자(사설)

    노사분규가 예년에 없이 조용한 봄을 맞고 있다.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분규건수가 감소하고 있고 쟁의양태가 과격성을 벗어나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분규발생 원인도 전과 달라지고 있다. 올들어 지난 2개월 동안의 노사분규는 모두 3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백69건에 비해 78%나 감소했음을 노동부의 노사분규발생현황은 전하고 있다. 원인을 보면 임금관련은 단지 6건 뿐이고 나머지는 단체협약,근로조건개선,해고문제 등 노사간 대화로 쉽게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그런 것들이다. 지난 87년 봄부터 폭발적으로 그것도 극렬하고 장기화됐던 것과 비교하면 올들어 시작된 노사분규의 양태는 너무나 다른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데서 발전적인 것임에 틀림없다. 민생치안,경제난국이라는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되는 속에서 노사분규의 확대를 염려해 온 우리들로서는 큰 위안임에 틀림없다. 희망적인 관측은 또 있다. 예년의 분규다발지역으로 올봄에도 커다란 주목을 모으고 있는 창원공단등 경남지역의 2백36개 사업장에서 노사 5천2백50명이합동으로 해외연수를 벌인다고 하는 노사간의 갈등해소,대화노력이 그것이다. 올해 전국 각지역 공단 및 사업장에서 해외연수에 나갈 인원까지 합치면 모두 1만명이 넘게된다는 얘기다. 아직은 그렇게 많은 숫자는 아니라 하더라도 노사간의 이같은 노력은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약간의 진정기미가 있다고 해서 여기에서 만족해 하거나 장래를 낙관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노사분규가 계속되어온 과정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요즘의 진정상태가 이어지도록 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노사분규현장이 우리에게 준 교훈을 잘 돼새겨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만 지난 2,3년 동안 우리가 겪었던 노사간 대립관계에서 대등하고 협조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다. 더욱이 바로 앞에 다가온 노사간의 본격적인 단체교섭과 임금협상의 계절을 앞두고 요즘의 분위기는 더욱 소중하고 바람직 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해 우리는 노조측이나 사용자측 모두 자신의 힘을 과신한 나머지 합리적인 교섭보다는 물리적인 힘겨루기에 치중했다는것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 경제단체협의회에서 조사한 「89년 상반기 노사분쟁실태조사」는 이 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또 노사양측이 교섭에 성의를 보이지 않다가 극한 상황에 이르러서야 양보와 타협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쟁의발생전 노사간 교섭이 보다 진지해야 한다. 올들어 분규건수가 줄어들고 새로워지고 있는 이유를 노사양측은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경제위기를 맞아 산업평화를 바라고 있는 국민들의 뜻과 사회 분위기를 노사양측이 잘 이해하고 있는 결과라고 본다. 또한 정부당국의 악성 분규제재조치 방침에 따라 노조측도 목소리를 낮춤으로써 이같은 효과를 가져왔다고도 분석된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정부는 개입이 지나칠 경우 새로운 분규를 일으킬 불씨가 된다는 것을 통찰해야 한다. 분규건수가 감소하고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해서 노사간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노사간 이해가 더욱 요구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노ㆍ사ㆍ정 모두가 서로를 돕고 이해하고 욕구를 자제할 때 진정한 산업평화가 이뤄질 것이다. 지금이 바로 이를 위한 중요한 때이다.
  • 김경원 전 주미대사,미 국방대 연설

    ◎“「동구식 드라마」 북한선 쉽지 않다”/소 영향력 한계… 경제분야 변화 조짐/아태지역 묶는 안전보장 장치 필요 김경원 전 주미대사는 1일 소련군의 보호로 지탱해왔던 동구 공산정권들은 소련군의 개입포기의사가 천명되자마자 몰락,민주화 물결이 일고 있지만 아시아의 공산국가들은 자체적인 생존기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동구권에서 처럼 쉽게 몰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서구는 바르샤바조약기구라는 통합된 단 하나의 위협적인 존재를 갖고 있었다. 따라서 유럽에서 공산제국의 몰락은 서방측에 대한 위협을 직접적으로 감소시킨 이유이다. 그러나 아시아에서는 처음부터 단일의 위협요소가 없었기 때문에 대칭적인 민주ㆍ공산진영간의 위협이 존재하지 않았다. 아시아에서 위협요소가 다양한 점을 감안할 때 유럽에서 평화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감소한 반면 아시아에서는 불행히도 그러한 감소가 일어날 수 없었다. 단지 중소국경간의 긴장이 완화됐을 뿐이며 나머지 지역의 상황은 종전보다 더 불확실해졌다. 아시아의 공산정권들은동구 공산국가들과는 많은 차이를 갖고 있다. 반면에 중국공산당과 베트남공산당은 그들이 투쟁을 통해 정권을 잡은 것이지 소련군의 도움으로 정권을 잡은 것은 아니다. 따라서 중국과 베트남이 폴란드 헝가리 체코의 전철을 따를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북한의 김일성은 초기에 소련군에 의해 정권을 잡았으나 잽싸게 자신의 위치를 굳히기 위해 친소파와 친중파를 제거하면서 소련과 거리를 두어 왔다. 소련이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김일성은 정권존립에 소련의 힘을 빌리지 않았다. 북한에서 동구식의 드라마가 쉽게 벌어지리라고 예측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차이점 때문에 아시아 공산정권들이 전혀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유럽과 아시아 공산정권의 차이점이 의미하는 바는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이 곧바로 아시아 공산정권의 몰락을 가져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러한 아시아 공산정권들 중에서도 북한이 가장 취약점을 안고 있다. 그 이유는 ▲국내기반이 가장 취약한 점 ▲한반도의 분단상태 ▲김일성 부자의 권력승계 등 때문이다. 북한은 동독이나 폴란드식의 개혁을 추진할 것 같지 않다. 북한이 그들의 경제문제에 대해 무언가 조치를 취하려는 조짐이 있으나 경제개혁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겠다고 결론지은 것으로는 생각할 수 없다.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과 관련,미국이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조심해야 할 3개항이 있다. 첫째는 유럽을 아시아와 혼동해서는 안된다. 동구사태에서 오는 행복감과 평화의 분담금에 대한 기대치로 인해 미국내의 분위기가 유럽과 아시아의 차이점을 무시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둘째는 아시아 주둔 미군이 성급하게 대폭 감축되도록 해서는 안된다. 소련측의 감군조치에 부응,미군이 철수하거나 대규모 감축되면 판도라상자를 여는 것과 같아 일본의 재무장 등 동아시아의 세력균형을 둘러싸고 많은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셋째 아시아에서 안정된 미군사 태세가 필요하다고 해서 정치적 또는 군사적으로 현상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현상을 고정시키려는 정책은 소련의 평화공세를 거부하는 보수적인 태도로 간주될 우려가 있다. 미국이 대아시아 정책으로 추구해야 할 정책이 세가지 있다. 즉 첫째 미국과 아시아 우방들은 한반도와 캄보디아 등 역내의 안정에 위협이 되고 있는 지역문제들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 둘째 미국과 그 우방들은 응집력 있는 군축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아시아는 유럽과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고르바초프의 아시아 군축제안은 시기상조다. 아시아에서 위협의 구조는 지역적인 것이 아니고 준지역적인 것이다. 셋째 동아시아의 안보를 제고하기 위해 아태지역을 하나로 묶는 제도적인 장치개발이 필요하다. 이러한 장치는 여러가지 기능을 갖겠지만 중요한 것은 미국의 아시아 개입을 안정시키게 될 것이다.
  • 남북군축협상 본격 추진/김영삼 민자 최고위원 국회 연설

    ◎보안­안기부법 전향적 개정/합당평가 92년 총선서 받겠다/비민주잔재 청산,개혁 가속화 민자당의 김영삼최고위원은 26일 상오 국회 본회의에서 가진 당대표연설을 통해 『90년대를 기필코 통일의 시대로 만들겠다』면서 『남북간의 상호교류와 경제협력은 물론 군축협상도 본격화해야 하며 앞으로 수년내에 남북 평화공존의 시대가 도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최고위원의 남북군축협상 본격화 주장은 집권당 차원에서는 최초로 제기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최고위원은 이날 연설에서 『3당통합은 정쟁과 대결의 정치를 극복하고 대화의 정치,동반의 정치를 위해 내린 결단』이라고 강조하고 『민자당 창당에 대한 평가는 92년의 총선거를 통해 나타날 것이며 길게는 후일의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최고위원은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정치현안을 풀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최고위원은 『과거청산문제가 지난 연말 여야4당의 합의로 정치적 해결을 본 만큼 남은 문제는 지난날의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고쳐나가는일』이라고 지적하고 『이번 임시국회가 해야 할 일은 구시대적 유산을 말끔히 청산하고 미래를 향해 새출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최고위원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장기수와 시국관련 구속자 석방은 가능한 폭을 넓혀나갈 것이며 광주문제도 희생자의 명예가 회복되고 보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국가보안법과 안기부법은 시대상황에 맞게 전향적으로 고쳐나갈 것이며 지방자치제를 차질없이 실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최고위원은 집단방화ㆍ인신매매ㆍ살인강도ㆍ부녀자폭행 등 민생치안문제와 관련,『국민이 마음놓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공권력을 정상화하고 법질서를 확립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고 『대학문제는 대학이 폭력에 휩싸이는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대학인 스스로가 책임감을 갖고 해결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정책에 관해 『물가안정과 부동산투기 근절에 역점을 두겠다』고 밝히는 한편 『산업평화의 정착을 위해 노사분규현장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히 공권력을 집행,노사관계가 법질서의테두리안에서 규범화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최고위원은 이와함께 교육ㆍ부동산가격 안정ㆍ경제활력 회복ㆍ농어촌 지원ㆍ대도시교통 및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종합적인 투자계획을 수립하며 금년도 추경예산부터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김영삼 민자최고위원 연설의 의미

    ◎「안정 바탕위의 개혁」 의지 표출/합당 당위성 설명,공감대 형성 역점/원칙론만 언급,구체정책 제시 미흡 민자당 김영삼최고위원의 26일 국회대표연설은 의도된 「미완성대표연설」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야당정치인에서 여당정치인으로 자리를 바꾼 뒤 처음 갖는 국회대표연설에서 YS(김최고위원)는 원고의 양과 비중의 대부분을 자신의 「정치적 변신」 해명,즉 합당 당위성 설명에 할애했다. 연설문의 뒷부분에서 주로 언급되고 있는 정책방향이나 의지 등은 그 자체로서 의미를 지녔다기 보다는 합당 당위성을 거증하기 위한 소품으로서의 성격이 보다 강하다. 말하자면 YS의 이날 대표연설은 민자당최고위원이 되기까지의 과정설명에 주력하면서 최고위원으로서의 생각과 역할은 여백으로 남겨둔 것으로 해석해야 할 듯싶다. 김최고위원의 이날 대표연설이 특별히 관심을 끌었던 것은 두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합당으로 여당 정치인으로 변신한 YS의 여권내 위상이 어떤 것인가를 대표연설에서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며 또하나는 민자당과 YS의 정책의지가 처음으로 공식화된다는 의미를 들 수 있다. 대표연설의 초점이 합당 당위성 설명에 모아짐으로 해서 이런 기대들은 상당부분 빗나간 셈이다. 정책노선과 관련해 김최고위원은 여러 군데서 개혁을 강조하고 있음이 눈에 뛴다. 『사회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비민주적 잔재들을 말끔히 씻어내면서 일련의 개혁조치들을 심도있게 부단히 실행해 나가겠다』고 다짐한 부분이라든지 국가보안법과 국가안전기획부법의 전향적 개정약속,남북군축협상 촉구,금융실명제의 차질없는 시행 및 세제개혁 추진 등이 이에 해당하는 부분들이다. 그러나 김최고위원은 동시에 노사관계를 언급하면서 사보다는 노의 인식전환을 우선해 촉구하고 있다. 교육문제와 관련해 『교육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바탕위에서 그 책임도 강조되도록 하겠다』는 부분과 『노사현장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노사 어느쪽을 막론하고 공권력을 엄정히 집행함으로써 노사관계가 법질서의 테두리안에서 규범화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점은 YS가 여당정치인으로의 인식을 대전환한 결과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정책의지면에서 YS의 대표연설은 종전 여당대표의 연설원고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개혁을 강조한 만큼 같은 비중으로 안정을 언급하고 있고 초미의 관심사인 통일문제에 대해서도 군축협상촉구외에는 전향적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비록 김최고위원과 민자당이 의도적으로 「미완성대표연설」을 내놓았다는 고려를 하더라도 이같은 전향적 정책의지 부재는 정책사안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는 점과 더불어 대표연설에 알맹이가 없지 않느냐는 지적을 낳게하고 있다. YS는 여당의 최고위원으로서 국정전반을 총체적으로 짚고 넘어간 셈이다. 반면 개별 정책사안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 해서 아직 여권내에서 뚜렷한 위상이 결정되지 않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구 여권이 적극적으로 김최고위원의 위상을 정해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YS 스스로도 위상의 조기정착에 급급해 하지 않은 복합요인에 의한 결과로 여겨진다. 연설문 작성위원들에 따르면 구 여야의원들이 고루 연설문작성에 참여한 탓도 있겠지만 청와대와의 수정작업은 한차례에 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와의 수정작업은 문구조정에 그쳤을 뿐 구체적인 정책사안에 대한 언급요구나 게재요구가 서로간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정책사안의 대표연설 언급은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아래서나 또는 연설자의 강력한 의지로 표명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연설의 알맹이라 할 수 있는 이같은 구체정책 사안에 관한 긴밀한 당정협조 또는 YS의 요구가 없었다는 점은 여권내 그의 위상에 관한 논의가 여전히 「진행중」임을 반증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민자당의 대표연설이 정책비전 제시보다 합당 당위성 설명에 비중이 두어지지 않았느냐 하는 점은 대표연설후의 YS 발언에서도 나타난다. YS는 국회대표 연설이 끝난 후 『소신을 갖고 했다』고 밝히고 『여러 가지 말을 하는 사람이 있지만 합당이 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해 스스로 정계개편 해명에 초점을 맞췄음을 시사했다. 대표연설문 작성에 참여한 민정계의 최재욱의원도 『제일 앞부분에 합당에 대한 이유를설명했다』고 말하고 『창당정신인 민주ㆍ번영ㆍ통일순으로 풀어나갔다』고 밝혀 연설문의 구조가 합당 당위성 설명위주로 짜였음을 시인하고 있다. YS는 합당부분에 대해 『세계사의 조류속에서 우리에게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초미의 과제가 정국안정이며 정치안정을 통해서만 경제ㆍ사회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개혁과 혁신도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합당 당위성 설명은 사실은 지난 1월 청와대에서의 합당선언때부터 나왔고 국민들에게도 낯익은 단어의 배열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민자당이나 YS가 합당 당위성 설명에 주력한 것은 대국민 공감대 제고가 더 필요하다는 점과 함께 다음날 있을 김대중 평민당총재의 대표연설을 의식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특히 YS로서는 발빠르게 여당정치인으로서의 「지향하는 바」를 설명하기 보다는 지나간 과정을 좀더 분명히 해명해두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유리하게 가꿀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들을 감안할 때 이날의 대표연설로 여당정치인 YS의정책노선이나 여권내 위상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의 정치적 위상이나 정책의지 표시는 다음 대표연설로 미루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김최고위원 연설(요지) “각종 사회악에 강력대응… 법 질서 확립/토지공개념ㆍ실명제 등 차질없이 시행” 이제 세계는 새로워지고 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세계의 물결은 개혁과 개방과 화해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으며 그것은 한반도의 반쪽인 북한 사회에도 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세계사의 조류는 우리로 하여금 스스로 달라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가 안정되어야 경제ㆍ사회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며 개혁과 혁신도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 구성원의 다수를 이루면서도 제각기 흩어져 힘을 분산시키고 있는 온건중도 민주세력의 대결집이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지역분열에 따른 갈등,민주대 반민주라는 도식에서 비롯된 정치적 갈등을 과감히 해소하지 않는다면 경제ㆍ사회적 불안은 가속화되어 불행한 사태가 야기될 것이라는 깊은 우려를 금치 못했다. 나는 이같은 상황에서 정쟁과 대결의 정치를 극복하고 대화의 정치,동반의 정치를 위한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 그것은 이제까지의 정치구도를 단순히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난날의 어둡고 파행적이었던 정치질서를 발전적으로 극복,청산하는 역사적 과업으로 이는 한국 정치의 질적인 변화를 의미하는 일대 혁신인 것이다. 이번 민주자유당의 창당에 대한 평가는 가까이는 92년의 총선을 통해 나타날 것이며 길게는 후일의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의회민주주의 요체는 대화와 타협에 의해 얽히고 설킨 정치현안의 매듭을 풀어나가는 것이다. 오랫동안 야당에 몸담았던 경험에 비추어 결코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묵살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특히 평민당의 김대중총재와는 오랫동안 정치생활을 함께해온 동지로서 앞으로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우리의 공동목표인 민주발전과 통일의 길을 열어나갈 것이다. 이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장기수와 시국관련 구속자 석방문제는 국민화합 차원에서 가능한 한 그 폭을넓혀 나가도록 하겠으며 이 시대의 아픔이었던 광주문제도 희생자의 명예가 회복되고 보상될 수 있도록 하겠다. 국가보안법과 안기부법은 시대상황에 맞게 전향적으로 고쳐 나갈 것이며 지방자치제도 차질없이 실시해 나가도록 하겠다. 또한 공무원사회의 자기혁신이야말로 국민과 정부사이의 신뢰를 이룩해주는 요체라는 점에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신분은 확고히 보장되도록 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도덕적 무질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사회공동체의 기반마저 흔들려가고 있다. 특히 집단방화는 국민에 대한 테러행위라는 점에서 강력한 대응이 요구된다. 앞으로 우리 모두가 도덕과 윤리의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며 국민이 마음놓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공권력을 정상화하고 법질서를 확립하도록 할 것이다. 교육현장의 권위주의와 획일주의를 개선하기 위해 학교운영을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운영하게 할 것이며 교사들이 학교운영에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번 회기내에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을 통과시켜스승으로서 존경과 충분한 대우를 받도록 하겠다. 앞으로는 기존정책의 문제점을 직시하여 이를 과감히 시정함으로써 경제의 자생력을 키우고 활력을 찾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나가도록 하겠다. 우리당은 경제정책의 기조를 성장과 안정의 조화에 두고 다음과 같은 시책을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첫째,물가안정 기반을 확립하고 경제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각종 제도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기 위한 토지공개념 관련시책이 차질없이 시행되도록 할 것이며 92년까지 2백만호의 주택을 건설하여 주택가격의 안정과 국민주거환경의 획기적 개선을 도모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금융실명제도 차질없이 시행할 것이며 조세부담의 형평을 기하기 위한 세제개혁도 추진해 나갈 것이다. 둘째,경제력을 키우기 위해 기업인들의 투자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다. 셋째,산업평화의 정착이 경제난국의 극복의 관건이라는 점에서 커다란 진통을 겪고 있는 노사관계를 하루속히 안정시켜 나가도록 하겠다. 넷째,낙후부문에 대한 지원확대로 형평증진과 균형발전을 도모하도록 하겠으며 이를위해 이번 임시국회에서 농어촌발전 특별조치법과 농어촌공사 설립및 농지관리기금 설치법을 제정토록 하겠다. 또한 지하철 건설확장 등 대도시의 교통난을 해소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 생산ㆍ투자 등 민간의 경제활동 영역에 있어서는 정부의 규제와 간섭을 배제하여 시장경제가 활성화되도록 정부의 역할을 재정립하겠다. 세계의 탈이념화,탈냉전화 조류에 맞춰 남북간의 상호교류와 경제협력은 물론 군축협상도 본격화해야 하며 앞으로 수년내에 남북평화공존의 시대가 도래하도록 할 것이다. 또한 오는 3월 소련을 다시 방문하는 길에 북방외교의 영역을 더욱 넓혀 통일외교로 이어지는 발판을 마련하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 박상규 한보금속공업 대표/노태우대통령에 바란다

    ◎현실에 걸맞는 중기투자환경 조성을 우리나라는 선진국에서 수십년간에 걸쳐 경험한 민주화의 과정을 최근들어 불과 3년여에 걸쳐 겪고 있다. 이로 인하여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격동의 80년대를 보내고 대망의 21세기를 준비해야 하는 90년대를 맞이하여 한국적인 현실에 적응하여야 한다는데 국민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혼란을 거듭하던 정치상황이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사회적으로는 민생치안문제를 비롯한 많은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고,경제적으로는 과소비현상과 부동산투기 및 아파트가격 폭등 등의 문제가 자기집을 마련코자 하는 근로자들에게는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하여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저하 및 노사분규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정치적인 안정위에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노사관계의 안정을 통한 산업평화의 정착이 급선무라고 할 것이므로 정부에서는 현재 너무 우리의 근로조건과 거리가 먼 근로악법들은 우리의 현실에 맞도록 개정하고 노사관계에 있어서 전문교육기관의 설치와 홍보를 강화하는등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 사회,자기의 책임과 의무를 다한 후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업과 사회에 있어서도 우리 현실에 맞는 기업윤리를 정립하는 것이야말로 시급한 일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들어 크게 높아져 기업체수에서는 전체의 97.8%,종업원수에 있어서는 57.5%,생산액비중에 있어서는 39.5%,부가가치비중에 있어서도 42.6%를 차지하고 있고,더욱이 앞으로 지방자치제가 실시되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어야 함을 감안해 볼때 중소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노태우대통령의 취임 2주년에 즈음하여 바라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도 먼저 중소기업의 창업 및 중소기업의 투자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금융과 세제 등의 투자 진작책과 경기부양책에 있어서 현실에 부합하는 실질적인 정책이 되도록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 「비전 2000」에 담긴 노대통령의 90년대 국정 구도

    ◎남북한 평화 정착… 통일의 길 연다/부동산 투기 등 근절,골고루 잘사는 사회로/정치ㆍ경제ㆍ사회등 모든 분야서 민주화 가속/민주ㆍ문화주의 정책 결합,「인간다운 삶」 추구 정부는 늦어도 90년대 중반까지는 북한에서도 오늘날 소련,동구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과 같은 본질적인 개혁의 바람이 일어날 것이며 폐쇄와 고립의 문을 열고 우리가 제의하고 있는 공존과 협력의 길에 호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보처가 오는 25일의 노태우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22일 발간한 「비전2000,노태우 대통령의 국정구도」라는 제목의 소책자(55쪽)는 이같은 전망과 함께 『한마디로 90년대에는 우리 남쪽에서 금강산과 백두산으로 수학여행을 가고 북쪽에서 설악산과 한라산으로 수학여행을 가는 상쾌한 일들이 자연스럽게 여겨질 것』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이 「비전 2000」 책자는 노대통령이 지향해 나갈 90년대 5대 과제로 ▲제도적 민주주의에서 실질적 민주주의로의 정착 ▲골고루 잘사는 사회건설 ▲민주화정책과 문화주의정책의 결합 ▲외교ㆍ안보체제 강화 ▲평화통일의 큰길 개척을 제시하면서 그 구체적인 실천방안 등을 열거하고 있다. 「비전 2000」은 특히 노대통령이 지난 2년간 강력한 민주화 정책을 추진,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정치제도 분야에서의 민주주의를 수립한데까지 끌고왔다고 지적한 뒤 앞으로의 임기 3년 동안 정치제도 분야에서는 물론 정치운영 분야에서의 민주주의,경제분야에서의 민주주의,사회분야에서의 민주주의를 포함하는 이른바 실질적 민주주의의 정착,포괄적인 민주화를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음은 이 책자의 요지. ▷실질적 민주주의◁ 앞으로 실시될 지방의회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는 더욱 민주적으로 실시하며 관권선거니 타락선거니 하는 용어 자체가 사라지도록 할것이다. 직업 공무원제도를 확립하고 관료제도가 정치적 외풍을 타지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출 것이다. 지방자치제가 중앙의 정당정치 가운데 흔히 있을수 있는 병폐가 지방에서 되풀이 되는데 이용되지 않도록 하겠다. ▷골고루 잘사는 사회건설◁ 부동산 투기를 막고 불로소득을 없애기 위해 토지공개념 관련법률과 종합토지세제를 차질없이 시행하고 금융실명제를 단계적으로 실시한다. 또 제2단계 세제개혁도 추진,조세부담의 형평을 기하고 늘어나는 복지 수요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할 것이다. 92년까지 주택 2백만호 건설 목표를 반드시 달성,10년 정도 직장생활을 한 사람이면 누구든지 쉽게 내집을 마련할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92년까지 16조원을 투입,농어촌 종합발전 대책을 추진,농어촌의 근본적인 구조개선을 이루고 살기좋은 농어촌으로 생활환경을 크게 개선할 것이다. 우리가 힘을 합해 안정기조 위에서 성장을 계속한다면 10년후인 2천년에는 수출2천억달러,국민소득 1만5천달러의 선진복지국가 수준에 반드시 도달할 것이다. ▷민주화 정책과 문화주의 정책 결합◁ 모든 국민이 문화를 골고루 나눠갖는 「문화의 향수권」과 누구나 그것을 자유롭게 창조하는 「문화의 참여권」을 뒷받침하기 위해 92년까지 문예진흥기금 3천억원을 조성한다. 앞으로는 「잘 살아보자」는 구호대신에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구호로 바뀌게 될 것이다.문화발전 10개년 계획을 강력히 추진,선진문화 복지국가를 건설할 것이다. ▷외교ㆍ안보체제 강화◁ 소련ㆍ중국과의 국교를 수립할 것이다. 국군을 중심으로한 국방체제를 다지고 한미 안보체제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잘 유지되도록 노력한다. 90년대는 주한미군 감축이 있을 것이나 한미 양국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우리 안보체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이 기간중에 한국군이 평시 작전권을 행사하게될 것이며 군사정전위 수석대표직을 우리 국군장성이 맡게 될 것이다. ▷평화통일의 큰길 개척◁ 남북한 사이에 인적ㆍ물적 교류와 협력이 활발해질 것이며 이것을 통해 상호 신뢰가 쌓임과 아울러 민족의 동질성이 회복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북한 간의 정치ㆍ군사회담이 깊이있게 진행되어 상호 군비통제와 불가침 협정체결 등을 포함한 「평화의 제도화」를 위한 중요한 조처들을 취할수 있게 될것이다. 여기서부터 민족의 평화적 재결합을 위한 즉 궁극적 통일을 위한 길이 활짝 열리게 될 것이다.
  • 「안정ㆍ개혁ㆍ성장 등 5개항」합의/당정 첫 경제정책회의

    ◎난국타개 이견 조정/과기투자 확대… 경쟁력 강화/공개념ㆍ실명제 충격 해소방안 강구 정부와 민자당은 12일 하오 대한상의 회관에서 신당출범 이후 첫번째로 가진 경제정책 당정협의회에서 경제난국 타개와 관련,안정ㆍ개혁ㆍ성장을 위한 5개항에 합의했다. 안정과 개혁을 추진해 온 정부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에 대해 성장우선정책을 주장해온 민자당은 이날 협의회에서 ▲정부의 경제상황에 대한 시각과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에 대해 동의했다. 이로써 그동안 논란을 일으켜 왔던 안정과 성장이라는 두개의 정책목표는 상반된 개념에서가 아니라 상호 보완되어 추구돼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토지공개념의 확대도입과 금융실명제의 실시등 경제개혁 정책을 당초 목표대로 추진해 나가되 경제에 주는 충격과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민자당쪽에서 이승윤ㆍ나웅배ㆍ김동규ㆍ황병태ㆍ김용환ㆍ이희일의원 등 경제대책특별위원 6명과 정부쪽에서 조순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ㆍ이규성재무ㆍ권영각건설ㆍ최영철노동ㆍ박철언정무1장관및 문희갑청와대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측은 당면경제정책의 방향을 ▲물가안정및 부동산투기 봉쇄 ▲산업평화의 조기정착 ▲투자ㆍ수출 등 경제활성화 시책추진 ▲경제민주화를 위한 제도개혁의 차질 없는 추진 등에 둘 것이라고 설명했으며 민자당측은 이에 대해 동의를 표시했다. 조부총리와 이승윤의원은 공동발표문을 통해 『성장과 안정을 대립되는 정책개념으로 보는 양분법적 사고는 적합하지 않다는 데 당ㆍ정이 인식을 함께 했다』고 말하고 『지속적인 경제의 성장과 번영,복지를 추구하기 위해 당ㆍ정이 긴밀히 협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조부총리는 특히 『민주화의 과정에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수단의 선택폭과 그 유효성은 크게 제약되고 있다는 데 당ㆍ정의 인식이 일치했다』고 발표하고 『이는 과거처럼 정부가 주도적으로 경제를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줄어 들었다는 의미』라고 부연해 그간 민자당 일부에서 제기해온 「성장론」이 후퇴했음을 시사했다. 정부와 민자당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경제가 활력을 회복키 위해서는 기업가와 근로자의 생산성향상 노력이 긴요하며 정부도 특정산업의 지원보다는 과학기술투자를 획기적으로 증대,장기적인 성장기반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둬야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과천정부 제2청사에서 조부총리주재로 12개 경제부처및 청와대관계자가 참석한 경제장관 조찬간담회를 갖고 당정회의 대책을 논의,▲안정및 개혁의 기조위에서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 대화로 남북 신뢰 구축/노대통령

    노태우대통령은 8일 저녁 청와대에서 주한 외교사절을 초청,만찬을 베푸는 자리에서 『우리는 북한에도 멀지않아 변화가 올 것이라고 믿으며 남북이 대화와 교류,협력을 통해 신뢰를 이루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여러분이 대표하는 모든 나라도 한반도에서 해묵은 냉전의 대결이 지양되고 화해와 평화의 날이 오도록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뒤 『올해에도 나와 우리 국민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해야 할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남북체육회담 결렬/11개월 만에/단일팀 북경 출전 무산

    【판문점=정태화기자】 북경아시안게임 남북한 단일팀구성을 위한 남북체육회담이 회담 시작 11개월 만에 결렬됐다.〈관련기사5ㆍ11면〉 남북 양측은 7일 판문점 우리측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장충식 우리측수석대표ㆍ김형진 북측단장 등 양측대표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9차 본회담을 열었으나 북측이 합의사항이행 보장방안등 우리측의 요구에 대해 전혀 토의에 응하지 않고 더이상 회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선언함으로써 올들어 공전을 거듭해온 남북체육회담은 이날로 사실상 결렬됐다. 이로써 오는 9월의 북경아시안게임에의 남북한 단일팀출전은 불가능하게 됐다. 남북체육회담은 북측의 제의로 지난해 3월9일 평화의 집에서 제1차 본회담으로 시작됐으며 그동안 9차례의 본회담과 6차례의 실무대표 접촉을 가진 바 있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지금까지의 주장을 되풀이하다 차기회담 일자도 잡지 못하고 회의시작 2시간15분 만에 헤어졌다. 장충식 우리측대표는 이날 ▲단일팀으로 참가하되 불가능할 경우 개별팀으로 출전한다는 서한을 북경아시안게임대회조직위원회에 통보하고 ▲합의사항에 대한 용어해석을 명확히 하며 ▲단일팀구성 추진일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등 합의사항이행 보장방안에 대해 토의할 것을 북측에 강력히 촉구했다. 그러나 북측의 김형진단장은 이날 새로운 3개 전제조건을 제시하며 ▲반드시 단일팀으로 참가한다는 것을 대내외에 선포하고 ▲합의사항이행 보장장치를 규정한 부칙조항을 모두 철회하라고 주장하는 한편 ▲개별팀으로 가겠다는 체육책임자의 발언 취소 등을 요구하며 토의에 응하지 않았다. 북측은 회담 말미에서 자신들이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3개항에 대해 명확한 수용응답이 없으면 회담을 더이상 할 필요가 없다며 단일팀 구성의 결렬을 선언했다.
  • “긴급 조정권 활용”

    정부는 급진노조원들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하는 한편 산업평화의 정착을 위해 대기업들이 올해 임금인상률을 5∼10%선에서 조기에 타결하도록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 최영철노동부장관은 6일 상오 전경련 초청으로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국제경영원 월례조찬회에 참석,『정부는 우리 경제의 안정성장의 관건인 산업평화정착을 위해 전노협 등에 철저히 대응해 가면서 정부에 부여된 긴급조정권,조사권 등의 발동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최장관은 『불법쟁의에 대해 초동단계부터 법을 엄격히 적용할 생각이며 사용자들도 노동관계법을 위반할 때는 철저한 사법조치로 엄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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