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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핵실험 파장]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중단될 듯

    ‘퍼주기 논란’을 무릅쓰고 지난 6년간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가 추진해온 대북 포용정책이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분위기다.2000년 6·15 선언 이후 대북 화해·협력 기조의 최대 시련기다. 노무현 대통령도 “정부도 이 마당에 포용정책만을 계속 주장하긴 어려운 문제”라면서 “과거처럼 인내하고 양보하고 북한이 어떤 것을 하든 수용하는 것은 해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표정은 참담해 보였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북핵정책 원칙을 ‘북핵 불용’,‘한국의 주도적 역할’,‘외교·평화적 해결’ 등 세 가지로 삼았다. 한반도 안보에서 한국이 제외돼선 안 된다는 논리로, 남북관계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우리 정부의 간곡한 설득을 대부분 무시했다. 특히 정부가 외교력의 대부분을 소진하며 만들어낸 ‘포괄적 방안’, 즉 새로운 ‘대화동력’조차도 무색하게 만들었다. 야권에선 벌써부터 “정부는 대북 정책의 총체적 실패를 공식 선언하고 통일안보 라인의 책임자를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민단체들도 북한으로부터 이용만 당한 뒤 뒤통수를 맞았다는 대정부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참여정부 들어 대북 지원액은 무려 3조 970억원. 결국 얻은 게 뭐냐는 1차적 국민적 반감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형국이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거역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대북정책 남북관계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건 경고이자, 상황에 대한 예측”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8일 이미 유엔안보리 의장 성명이 나왔을 때 지지를 표명했다.9일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나서 유엔차원의 조치를 촉구했다. 제재에 소극적으로 따라가는 차원이 아니라 우리가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모양새다. 유엔 안보리 결의엔 대북 교역 거래 등도 포함된다. 따라서 극적인 해결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이상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사업의 전면 보류 또는 중단 쪽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시간적인 완급조절과 강도조절의 문제만 남았을 뿐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한 이상, 북한의 입장에서 ‘달러 박스’ 구실을 한 두 사업에 대해 우리 정부의 논리가 먹혀들기 힘든 상황이고 정부도 이미 이를 받아들인 분위기다. 그러나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열정으로 시작한 금강산관광 사업, 정부가 한반도 평화의 안전판이란 평가를 했던 개성공단 사업의 운명은 당분간 전면 중단되기보다는 ‘잠정 중단’ 또는 ‘보류’ 판정을 받을 것 같다. 정부는 1차로 이날 쌀과 시멘트 등 대북 수해지원 물자의 추가 출항을 일단 보류했다. 지난 7월5일 미사일 발사 이후 쌀 지원과 비료추가 제공을 중단한 데 이은 조치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노대통령·부시 전화통화 “유엔 조치 지지”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9일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 따른 대책과 관련, 유엔 차원의 조치를 포함해 우방들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전략적으로 대응키로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은 이날 밤 9시5분부터 15분 동안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대한 공동의 관심사를 심도깊게 논의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전화 통화는 노 대통령이 제의해 이뤄졌다.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정부의 조치를 설명한 뒤 “북한의 행위는 대단히 실망스러우며 우리 국민 모두가 용납할 수 없는 도발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침착하고 차분히 전략적으로 잘 조율된 대응이 필요하고, 우방과의 협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대처해야 하며, 유엔 조치를 지지할 것”이라며 세 가지 대응 원칙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백악관이 북한에 대해 신속하게 성명을 내고 동북아 동맹국의 안보 공약을 거듭 확인한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평가한 뒤 당사국간에 긴밀히 협력해 북한에 단합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부시 대통령도 이에 대해 ▲미국은 절제되고 침착한 태도로 대응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의 파트너들과 협의하되, 특히 한국과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고 ▲미국은 유엔의 협조가 중요하며 현재 유엔에서의 논의를 지지하고 있다는 등의 세 가지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양국 정상간의 통화는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직후에 이어 3개월 만에 이뤄졌다. 노 대통령은 앞서 청와대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을 비롯, 야스쿠니 신사 참배·역사교과서 왜곡·종군위안부 등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사설] 북 핵실험 막을 국제 공조 도출해야

    북한의 핵실험 강행 움직임에 국제사회가 단호한 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 미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북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다소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단호한 대응을 다짐했다.EU를 비롯한 유럽 각국의 우려와 경고도 잇따른다. 유엔 안보리는 북의 핵실험을 저지할 다각도의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북한 핵이 동북아는 물론 세계 평화의 실질적 위협이라는 점에서 이를 저지하려는 국제사회의 단호한 자세와 엄중한 경고는 당연하다. 그러나 이같은 경고만으론 북의 도발을 막기 어려워 보인다. 북의 핵 카드에는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는 목적 외에 실제로 핵클럽, 즉 핵 보유국의 대열에 올라서려는 의지도 담겼다고 봐야 한다. 이란 핵문제에서 보듯 핵을 갖게 되면 그 자체로 협상의 우위를 점하게 되며, 각국의 이해 차이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응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린 것이다. 이는 북한의 오판이다. 핵실험을 강행하는 순간 북은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국제사회의 응징에 직면할 것이고, 결국 체제 붕괴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북핵에 대한 국제사회의 부담도 크다. 북의 도발을 저지할 안보비용 증가는 말할 것 없고, 주변국의 핵 무장 경쟁을 촉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 시점에서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계속된 국제적 노력의 목표가 대북 제재가 아닌 북핵 저지였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북의 오판을 엄중 경고하되 동시에 다른 공존의 길도 함께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신속하고 긴밀한 국제공조가 절실하다. 북측 상황을 감안하면 핵실험까지 시간이 많지 않다.6자회담 재개와 북·미 대화 동시 실현을 위해 정부는 모든 외교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북핵에 자위적 측면이 있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처럼 북이 오판할 실마리를 더는 주지 말아야 함은 물론이다.
  • [사설] 한국 외교 새 지평 열 ‘반기문 유엔총장’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탄생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국제외교의 사령탑, 세계 평화의 파수꾼을 우리 한국이 배출하는 순간에 다다른 것이다. 이달 중순까지 유엔 안보리 선출과 총회 인준이라는 공식 선출 절차가 남아 있으나 대세는 굳어진 듯하다. 유엔 안보리 15개 회원국이 그동안 4차례 예비투표에서 보여준 압도적 지지에 비춰 이변이 없는 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선출은 확실하다고 하겠다. 어제 새벽 외신을 통해 날아든 유엔 안보리 4차 예비투표 결과는 4800만 국민 모두를 가슴 벅차게 하기에 충분했다.250㎞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남북이 총부리를 겨눈, 지구촌 유일의 냉전체제인 분단 한국에서 유엔총장이 나오리라고는 누구도 쉬이 예상치 못한 일인 것이다.‘반기문 유엔총장’이 현실로 다가선 것은 무엇보다 지난 수십년 피와 땀으로 이룩한 경제성장과 민주화, 그리고 이에 걸맞은 외교력의 신장 덕분이라 할 만하다. 차기 유엔총장을 아시아가 맡을 차례인 데다 국제적 역학구도상 중견국이 총장을 맡아온 관례 등 외교환경적 요인도 물론 크게 작용했다. 그러나 남북화해 등 동북아 평화를 향한 우리의 의지와 외교 노력이 없었다면 국제적 지지는 요원했을 것이다. 반기문 유엔총장 내정자의 풍부한 외교경륜도 한몫 했음은 물론이다. 동북아 요충지인 한반도를 특정국가의 영향권에 두지 않으려는 주변 강국들의 세력균형 전략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 중 하나다. 유엔의 손짓은 새삼 우리에게 한 차원 높은 외교를 주문한다. 반 내정자가 앞으로 한국이 아니라 세계를 위해 일해야 하듯, 이제 우리도 글로벌 시대에 부응할 국제적 안목과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유엔총장의 조국으로서 지구촌 곳곳을 살피는 전방위 외교도 필요하다. 동북아 평화의 균형추 역할 또한 중요하다. 반기문 유엔총장 선출을 위해 남은 기간 정부의 세심한 외교 노력을 거듭 당부한다.
  • [Local] 제주에 평화테마 이색관광코스

    ‘평화의 섬’ 제주에 평화를 테마로 하는 이색 관광코스가 내년 3월 등장할 전망이다. 제주도와 문화재청, 한국관광공사는 평화박물관∼모슬포 전적지∼송악산 진지동굴∼산방산∼국제평화센터를 연결하는 ‘평화테마 관광코스’를 공동 개발키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일제가 만든 ‘알뜨리 비행장’을 소유하고 있는 국방부와의 토지사용 협의 및 등록문화재 정비 예산을 지원한다. 제주도는 이곳에 도로, 주차장, 간이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관광공사는 평화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도는 이 사업과 관련, 문화재청이 최근 모슬포 전적지내 등록문화재 정비사업비로 1억 5000만원을 지원해옴에 따라 지방비를 포함해 모두 3억원을 투입, 비행기 격납고 주변을 정비하고 안내판을 설치할 방침이다.
  • [본지 정은주기자 ‘차없는 날’ 참가기] 1시간 달리자 매연에 목 ‘컬컬’

    [본지 정은주기자 ‘차없는 날’ 참가기] 1시간 달리자 매연에 목 ‘컬컬’

    ‘자전거로 서울 도심을 달린다.’ 자전거 초보운전자가 꿈도 꿀 수 없었던 일이 벌어졌다.22일 서울신문이 후원하고 서울시 등이 주최한 ‘2006 차 없는 날’ 행사에서다. 자전거 동호회 회원과 시민 1000여명이 올림픽공원에서 출발해 천호사거리∼어린이대공원∼동대문구청∼종로를 거쳐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낮 12시30분 출발지인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옷과 헬멧을 맞춰 입은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이 ‘차 없는 날(Car Free Day)’ ‘자전거 타는 나라 건강한 나라’라고 적힌 깃발을 나부끼며 출발점에 섰다. 큰 도로에서 난생 처음 자전거를 타는 것이라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자전거의 용감한 행진에 차량들이 주춤거렸고, 정체 현상이 금세 일어났다. 차량들이 신경질적으로 ‘빵빵’거리고, 일부 운전자는 창문을 내리고 삿대질을 했다. 자전거 행렬 사이에 거리가 생기면 무섭게 끼어들었다. 오토바이는 자전거를 장애물로 여기듯 지그재그로 운전했다. 부딪힐 것 같은 섬뜩한 순간이 지나갔다. 교통경찰관 5∼6명이 수신호를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때 택시 4∼5대가 어디선가 나타났다.20여명이 내리더니 교차로마다 서서 자전거가 안전하게 지나도록 도와 줬다.‘녹색강동연대’ ‘21녹색환경네트워크’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교통정리 자원봉사에 나선 것이다. 자전거로 도심을 달리는 기분은 상상 이상이었다. 아스팔트가 이불처럼 폭신하고 귓가를 스치는 가을바람이 노랫소리처럼 느껴졌다. 행복도 잠시, 시간이 지날수록 숨쉬기가 힘들어졌다. 종로에 들어서자 더욱 심했다. 차량과 신호등이 많아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그때마다 매연으로 목욕을 했다. 하늘빛도, 시야도 뿌옇기만 했다. 1시간40분의 행진을 끝내고 연거푸 생수 2병을 들이키며 답답한 속을 달랬다. 서울시는 이날 출근시간(오전 8∼9시)교통량을 조사해 보니 지난 주보다 7.4% 줄었다고 밝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미디어 다양성은 꼭 지켜야 할 가치”

    “미디어 다양성은 꼭 지켜야 할 가치”

    “미디어의 다양성이야말로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입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발행인이자 주필인 이냐시오 라모네(64)의 말이다.61개국에 200만부가 팔리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주로 지식인층을 겨냥한 국제문제 전문월간지로,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의 자회사 격이다. 라모네 주필이 한국어판 발행 기념으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오늘날 매체들이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그 수는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각기 개성있는 목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비슷비슷하거나 심지어는 똑같기까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신껏 ‘독창’하지 않고 모두 ‘합창’하고 있는 상황인 것. 그 배후에는 거대미디어재벌이 놓여 있다. 프랑스도 예외가 아니다.“프랑스 언론들도 전투기나 미사일을 생각하는 다소 같은 거대 군수기업이나 로스차일드가문 같은 거대자본이 장악해 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당연히 대외관계 등에 있어서 호전적인 성향을 드러낼 수밖에 없겠지요.” 평화의 관점에서 보자면 이런 우려는 심각하고도 충분한 이유가 있다. 르몽드, 그리고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라는 두 매체 자체가 1·2차세계대전으로 인한 충격으로 탄생했기 때문이다. 다양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라모네 주필은 자본과 권력으로부터의 독립, 그리고 비판정신의 회복을 언급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1대 주주는 51%의 지분을 가진 르몽드 편집인 200여명이 모인 단체이고 독자조합(25%)과 직원조합(24%)이 2·3대 주주다.“이런 게 편집자와 독자가 함께 소유한 이상적인 모델이지요.” 뉴미디어의 높은 파고에 대해서는 낙관적이었다.“월간지는 일간지와는 달라요. 폭 넓고 깊이 있는 정보와 분석이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정보지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은 기존 신문보다 조금 작은 베를리너판형으로 월1회 40면씩 발행되고 1부당 가격은 7000원이다. 번역기사 70%, 한국판 편집진의 취재기사 30%가 실린다. 또 인터넷 서비스는 조만간 유료화해 인쇄매체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고급독자를 겨냥한 월간지가, 그것도 유럽식 모델이라면 쳐다보지도 말아야 할 것처럼 여기는 한국 풍토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20회 인촌상 수상자 발표

    인촌기념회(이사장 현승종)는 13일 제20회 인촌상수상자를 발표했다. 시상식은 10월11일 오후 5시 서울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1층 강당에서 열린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교육부문=조완규 전 교육부장관 ▲언론출판부문=이기웅 도서출판 열화당 대표 ▲산업기술부문=이구택 포스코 회장 ▲자연과학부문=장진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 ▲인문사회문학부문=박이문 연세대 특별초빙교수 ▲공공봉사부문=김종태 사회복지법인 평화의마을 대표
  • [시론] 한미 정상회담에 바란다/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시론] 한미 정상회담에 바란다/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중요한 회담이다. 동맹의 신뢰에 의문을 품고 있는 국내적 시각이 있다. 북핵문제는 교착과 위기의 기로에서 길을 잃고 있다. 동맹의 신뢰를 다지고, 한반도 평화의 계기를 찾는 회담이 되기를 바란다. 동맹의 과제부터 살펴보자. 군사동맹에 대한 국내적 잡음이 있지만, 한·미 양국 사이에 군사동맹의 재조정에 대해서는 확고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여러 가지 현안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그것은 정상 간의 의제라기보다는 실무차원의 과제가 될 것이다. 다만 주목되는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경제동맹에 대한 것이다. 군사동맹에 대한 국내적 잡음이 있다고 해서, 동맹의 신뢰에 대한 국내적 불신이 있다고 해서, 군사동맹에서 경제동맹으로의 과도한 목표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많은 쟁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공통의 이해는 다지면서도,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면서 해법을 찾는 것이 ‘건강한 동맹’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더욱 중요한 과제는 북핵문제의 돌파구를 찾는 일이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미국 국내에서 시련에 직면해 있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피로감이 확산되어 있고, 반전 여론이 높다.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부시 행정부가 안보이슈를 강조하고 있지만, 국내정치적인 효과는 의문이다. 통상적으로 미국 국내정치에서 북한문제는 기독교 우파를 동원하기 위한 도덕적 외교정책의 단골메뉴였다. 북한은 선과 악의 이분법적 분류에 적합한 체제이기 때문이다.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한·미 양국의 입장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부시 행정부의 ‘북한문제’ 접근법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일방주의라고 비판받았다. 그래서 6자회담을 동맹외교와 다자주의적 접근의 반증사례로 강조해 왔다. 그러나 현재 6자회담은 길을 잃었다. 현재의 상황에서 6자회담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을 얼마든지 비난할 수 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부시 행정부는 북핵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외교적 무능으로 비판받고 있다. 서울을 방문한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하기만 하면, 북한이 원하는 양자 대화를 원 없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으로 이상한 논리다. 북한의 버릇을 고쳐 놓겠다는 도덕적 입장은 이해하지만, 문제는 북핵 문제 해결의 의지가 아니겠는가? 양자 대화를 거부하는 이유가 단지 6자회담이라는 형식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북핵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이라크 문제는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란 핵문제도 복잡한 양상인 현재의 상황에서 부시 행정부가 외교정책에서 성과를 찾고자 한다면, 그것은 북핵문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9·19 공동성명이라는 원칙적 합의가 있고,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한·중 양국의 강력한 동기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회담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면, 최소한 6자회담은 재개될 수 있다. 북한을 6자회담장에 데려 올 수 있는 ‘작은 명분’이라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마련했으면 한다. 한·미 동맹의 재조정이 이루어지는 현재의 상황에서 동맹의 미래 비전은 한반도 평화가 되어야 한다. 현상 유지적 대북 억지의 틀에서 벗어나, 한반도의 ‘평화 만들기’를 위한 미래 지향적 회담이 되기를 바란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22일은 두 바퀴로 달리는 날

    22일은 두 바퀴로 달리는 날

    차없는 날인 22일 자전거 2000대가 서울 도심을 누빈다. 서울시는 ‘세계 차없는 날(22일)’을 맞아 환경부, 산업자원부, 환경단체와 공동으로 다채로운 행사를 펼친다. 서울신문사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자가용 이용을 줄여 대기오염과 소음,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세계 차없는 날(Car-Free Day)은 환경 개선을 위해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촉구하는 시민운동으로 1997년 프랑스 서부 항구도시인 라로쉐에서 처음 시작돼 지난해 37개국 1500여개 도시로 확대됐다. 우리나라는 2001년부터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서울, 대구에서 캠페인을 벌여왔으며 올해부터 서울시가 동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공약인 ‘맑은 서울 만들기’사업 일환이다. 행사 목표를 ‘서울시내 자가용 통행량 20% 줄이기’로 정하고, 자가용 이용 자제, 도심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 캠페인을 펼친다. 오 시장과 시민, 공무원 등 2000명이 행사 당일 오전 7시30분부터 시청, 세종로,25개 자치구에서 ‘자동차를 두고 오세요.’거리캠페인을 진행한다. 오전 10시 올림픽공원에서 환경부 주최로 ‘제1회 푸른 하늘의 날’행사를 마련하고, 올림픽공원에서 서울광장까지 18.8㎞를 자전거로 행진한다. 자전거동호회 회원과 시민들 2000여명이 자전거를 타고 올림픽공원(평화의문)에서 출발해 천호대로∼장안평로∼동대문구청∼종로를 거쳐 서울광장에 도착한다. 소요시간은 2시간. 차량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행진한다. 오후 2시30분부터는 서울광장에서 세계 차 없는 날 기념식이 열린다. 이날 서울시는 시 산하 공공기관에 공무원의 승용차 출입을 금지하고 민원인의 자가용 주차를 자제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또 교육청과 학교와 협조해 자가용 등교도 자제하도록 권고하는 가정통신문을 보낸다. 서울시 맑은서울추진본부 황보연 맑은서울교통반장은 “매년 9월22일 ‘서울 차 없는 날’을 전후해 대대적인 시민캠페인을 펼칠 것”이라면서 “종로·강남에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고 대중교통 요금을 50% 할인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美 애리조나주에 돌하르방 건립

    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시(市)에 제주도를 대표하는 ‘돌하르방’이 건립된다.‘세도나 한국민속문화촌건립위원회’는 6일 현재 200에이커(24만여평) 부지에 건설중인 한국민속문화촌 입구에 제주도 평화의 수호신인 제주 하르방 2기를 세우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돌하르방이 미국인들에게 한류(韓流)의 상징물이 될 것이로 기대하고 있다. 돌하르방은 제주도가 기증한 것이며, 제막식은 오는 19일 열린다.워싱턴 연합뉴스
  • “육당 ‘만몽론’은 대륙지향 의식”

    요즘 유행 가운데 하나를 꼽으라면,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기 위해 만주와 몽고의 역사를 재해석하는 작업이다. 우리가 ‘한반도’에 얽매인 삶을 살았던 게 아니라 한때는 저 드넓었던 땅을 앞마당처럼 헤집고 다녔다는 얘기다. 그런데 여기에는 ‘선구자´가 있었다. 바로 변절한 친일 지식인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육당 최남선의 ‘만몽(滿蒙·만주와 몽고)문화론’이다. 강해수 계명대 국제학연구소 연구원은 계간지 ‘역사비평’ 가을호에 실은 ‘최남선의 만몽인식과 제국의 욕망’에서 육당을 ‘친일-반일’ 구도로 보는 단순논리에서 벗어나자고 제안한다.‘제국의 욕망’이라는 또 하나의 차원은 없었는지 봐야 한다는 것. 강 연구원은 그동안 육당에 대한 연구가 3·1운동 독립선언서를 기초한 뛰어난 지식인에서 1920년대에 변절해가는 과정을 추적하는 데 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다 보니 1930∼40년대 육당의 언행은 ‘변절한 친일 지식인의 남루한 행적’으로만 다뤄질 뿐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는 것. 그래서 강 연구원은 중·일전쟁이 발발한 1930년대 중반 이후 일제가 만주에 세운 건국대학으로 건너가 육당이 발표한 글들에 주목한다. 지금 일본 우익이 흔히 ‘불행했던 과거사’라고 불리는 20세기 초반 동북아 침략사를 합리화하기 위해 내세우는 논리가 바로 후소샤 교과서에도 실렸던 ‘조선 팔뚝론’이다. 조선반도는 대륙에서 섬나라 일본을 향해 불쑥 솟아있는, 위협적인 팔뚝이라는 것. 그래서 일본의 조선병합은 이 위협을 예방하기 위한 ‘일종의 자위권 발동’이었다는 얘기다. 육당은 이 논리를 거꾸로 뒤집어 ‘평화의 도끼론’을 만들어낸다. 손잡이는 조선반도, 도끼날은 만주 몽고 지역이다. 일본은 도끼 손잡이(조선 병합)를 잡은 뒤 도끼날(만주국 성립)까지 확보했으니 이제 남은 일은 중원을 내려 찍는 일, 바로 중일전쟁만 남았다는 얘기다. 이건 그냥 침략이 아니다. 오래전 고대사부터 반복되어 왔던, 중원을 향한 모든 민족들의 자연스러운 투쟁 과정 가운데 일부다. 거기다 이번에는 이미 낡아버린 제국, 중국을 제압하고 서양에 맞서는 것이니 또 다른 평화의 길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런 관점이 가능한 것은 육당이 ‘만몽지역-한반도-일본열도’를 잇는 공통점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신도(神道)’다. 지금이야 일본의 대중적인 종교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육당은 다르게 본다. 만몽지역의 샤머니즘, 한반도의 무당이 바로 신도다. 육당은 이를 ‘대륙신도-조선신도-일본신도’라 이름 붙인다. 이런 논리 전개는 비교언어학과 비교문화론 등을 통해 널리 퍼지고 있는 오늘날의 재야사학, 민족사학을 떠올리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실제 이들은 육당의 논리를 따오기도 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육당은 20세기 초반 가장 근대적이었던 일본을 주체로 상정했고 백인종 대 유색인종간의 대결이라는 인종주의적 관점과 발전하지 못한 민족은 절멸될 수밖에 없다는 사회진화론을 날것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점 정도다. 그래서 강 연구원은 되묻는다. 육당의 배경에는 “민족의 원향(原鄕)으로서의 만주를 향한 우리들의 제국의식”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냐고.“오늘날 우리의 자화상”이 아니냐고. 그래서 육당은 과연 그냥 친일파이기만 했던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몽골에 푸른 숲을”

    “몽골에 푸른 숲을”

    몽골 정부는 지난해부터 대규모 국토녹색화 사업에 매달리고 있다. 길이 3500㎞, 폭 300∼600m에 이르는 지역에 나무를 심어 그린벨트를 조성하고 국토의 사막화도 막겠다는 ‘30년 녹화계획’이다. 전 국토의 절반가량이 사막화했고, 사막화로 치닫고 있는 면적을 포함하면 국토 면적의 90%가 위기에 처한 실상을 감안해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몽골 정부에 ‘작은 힘’을 보태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회환경노동위원회 한나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배일도 의원은 이달 초 몽골을 방문해 몽골 총리·자연환경부 장관 등과 함께 ‘몽골 사막화 방지사업을 위한 실행 협약서’를 체결했다. 몽골 정부가 추진 중인 그린벨트 조성사업에 민간단체와 함께 참여해 ‘한·몽 평화의 숲’을 조성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 몽골 바가노르 구를 비롯한 사막화 지대에 2만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구체적인 약속도 내놓았다. 아울러 몽골과 환경·복지 분야 등의 교류·협력을 위해 ‘한·몽 평화협력네트워크’라는 기구를 공동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우리측 공동대표는 김성수 대한성공회 주교와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 배 의원 등이 맡을 예정이다. 이번 몽골 방문에는 시민정보미디어센터를 비롯한 비정부기구(NGO)와 학계 인사, 대학생 등 50여명이 동참해 나무심기 운동을 벌였다. 시민정보미디어센터 김한나 팀장은 “몽골의 급격한 사막화는 몽골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황사라는 직접적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번 협약 체결과 공동기구 설립을 계기로 앞으로 ‘몽골에 1인 1나무 심기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 의원측은 좀 더 구체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몽골 나무심기에 드는 재원 등을 조달하기 위해 최근 전경련을 비롯한 주요 경제단체에 지원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배 의원은 “지난 2003년 기준으로 683개의 강과 760개의 호수가 없어지는 등 몽골의 사막화 실상은 말 그대로 심각한 상태”라면서 “세계 10대 자원부국인 몽골과의 정치·경제적 협력은 물론 우리나라의 황사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대적인 몽골 나무심기 운동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총성 멎은 레바논 ‘불안한 평화’

    현지 시간으로 14일 오전 8시(한국시간 오후 2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이 발효됐다.AP통신과 CNN 등 외신들은 휴전 직전까지도 교전이 치열했던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드디어 ‘총성’이 멎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 인터넷판도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군에 자위를 제외하고 휴전을 지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지역에 주둔한 이스라엘군 3만여명 중 일부가 철수를 시작했다. 나머지 병력은 평화유지군이 파견될 때까지 주둔할 계획이다. 치피 리브니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지난달 12일 헤즈볼라에 납치된 자국 병사 2명의 석방을 위해 헤즈볼라와 협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CNN이 불확실성의 날들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하는 등 현지 언론이 바라보는 평화의 징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벌써부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이행이 삐걱거리고 있다.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 무장 해제 문제를 둘러싼 내부 이견으로 13일 소집키로 했던 각의는 무기한 연기됐다. 레바논군의 남부 지역 파견도 지연되고 있다. 크고 작은 국지전이 지속될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이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군은 평화유지군 파견까지 레바논 주둔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이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할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논의 중인 1만 5000명의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기까지는 최소한 한달 정도가 필요해 전운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쟁 개시 한달여 만에 휴전이 발효됐지만 민간인 희생이 커 후유증도 만만찮다. 레바논 고위구호위원회는 사망자가 모두 1130명으로, 그 중 1000명이 민간인이며 3분의1이 12세 이하 어린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병사 109명과 민간인 39명 등 모두 148명이 숨진 것으로 추산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긴장의 ‘8·15 야스쿠니’

    |도쿄 이춘규특파원|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15일 참배하겠다고 시사한 도쿄시내 야스쿠니신사 주변에는 14일 긴장감이 흘렀다. 한국 정부는 참배시 강력한 대응 방침을 천명하고, 중국도 대사 소환을 검토하는 등 외교적 충돌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총리가 15일 오전 혹은 오후 참배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한·일 당국자들과 언론들은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강행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일본 언론은 연일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여부와 참배가 미칠 정치·외교적인 파장을 분석하고 있다. 특정 언론사는 한국측의 대응에 혼란을 야기하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일본 관계 당국은 수개월 전부터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가 미칠 외교적 파장과 차기 자민당 총재선거전에 미칠 영향 등을 면밀히 조사, 총리 관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신문과 방송은 아베 장관이 총리가 될 경우 일단 내년 4월까지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그가 지난 4월 참배했던 만큼 1년이 되는 시점까지는 자제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언론은 아베 정권이 한국 및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아베’라는 인물이 도쿄전범재판의 정신을 사실상 부정하고 강한 일본을 추구하는 강경파라는 점에서 야스쿠니 문제를 결코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야스쿠니신사 주변은 지난 주말부터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를 저지하려는 시위대와 이를 막으려는 일본 우익단체가 몰려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도쿄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를 저지하기 위해 한국과 타이완, 일본 시민단체 회원 등 500여명이 평화의 촛불 행진을 하는 등 15일까지 시위를 계속한다.taein@seoul.co.kr
  • ‘만해 한용운’ 다시 읽는다

    위당 정인보는 “인도에는 간디가 있고 조선에는 만해가 있다.”고 했다. 또 벽초 홍명희는 “7000 승려를 합해도 만해 한 사람을 당하지 못한다. 만해 한 사람을 아는 것이 다른 사람 만 명을 아는 것보다 낫다.”고 평했다. 만해 한용운. 그는 거의 유일하게 ‘드러내 놓고’ 일제에 맞서 독립운동을 한 인물이다. ‘만해 한용운 평전’(김삼웅 지음, 시대의창 펴냄)은 선승이자 독립운동가, 시인이었던 만해의 삶과 사상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백범 김구, 단재 신채호, 심산 김창숙 등의 평전을 펴낸 저자(독립기념관장)의 ‘현대인물시리즈’ 네 번째 편. 바른 역사 찾기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온 저자인 만큼 책은 무엇보다 만해의 상(像)을 올곧게 세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일각에선 만해의 아버지 한응준이 의병활동을 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만해의 아버지는 오히려 의병을 탄압하는 위치에 있었다. 때문에 어려서 이를 지켜본 만해의 의식 속엔 늘 ‘부친 콤플렉스’가 있었고, 그로 말미암아 만해는 오히려 더욱 민족의 대의를 추구하고 정도를 당당히 걸을 수 있었다는 것. 항일·독립운동 문제에 정통한 저자이기에 그의 말은 한층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저자는 불교를 비판하고 개혁방안을 제시한 실천적 종교가로서의 만해의 면모를 명논설 ‘조선불교유신론’을 통해 살핀다.200자 원고지 1만장이 넘는 방대한 분량의 이 논설은 자유·평등주의 사상에 입각한 불교개혁지침서로 염불당 폐지, 산간벽지에 물러앉은 사찰의 위치 문제, 포교방안 등 불교유신의 세부 내용을 소상히 다룬다. 하지만 이 논설에 대해서는 비판도 만만찮다. 특히 모든 승려는 반드시 결혼해야 한다는 만해의 주장은 호된 비판의 대상이 됐다. 독립투사인 만해가 심지어 일제 통감부에 ‘건백서(建白書)’까지 내 가며 승려의 독신을 금지시키려 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독립투사로서 만해의 모습은 일본인 검사와 경찰의 신문 과정에서 독립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작성한 ‘조선독립이유서’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저자는 이 우국충정의 논설에 대해서도 일정한 비판을 가한다.“일본의 넓은 도량으로 조선의 독립을 승인하고”라든가 “동양 평화의 맹주를 일본 아닌 누구에게서 찾겠는가.”라는 대목을 문제 삼는다. 역사인물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이 평전의 가치를 더해준다.1만6500원.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월드이슈] 중동은 지금 지각변동중 ‘시아 초승달’이 커진다

    [월드이슈] 중동은 지금 지각변동중 ‘시아 초승달’이 커진다

    “뭐가 뭔지 모르겠다.”레바논 유혈사태에 가슴 한쪽이 저리면서도 갈피를 잡을 수 없어 머리가 지끈거리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갈팡질팡하는 미국, 말잔치만 무성한 유럽과 유엔, 한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려 달려드는 이스라엘과 그에 맞선 헤즈볼라, 뒤에서 부추기는 이란과 시리아 등. 중동 정세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말대로 “고통스럽지만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회”로 작동할 것인가? 그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중동 정세를 둘러싼 궁금증을 문답으로 정리해 본다. ●9·11 사태가 미국의 중동정책을 획기적으로 가른 게 맞나요?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영국과 프랑스가 중동지역의 국경을 멋대로 획정했던 사례를 좇아 미국은 공산세력의 팽창을 막는다는 냉전 논리를 앞세워 석유 채굴권을 확보하는 한편,1967년 이스라엘의 안전을 보장했어요. 아랍 전제 정권들을 비호한다는 욕을 여러 미국 대통령이 들었지만 ‘평화의 지속’, 다시 말해 현상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지요. 미국의 이런 접근 방식은 2000년까지 그런대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어요. 그러나 이듬해 9·11 사태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어요. 부시 행정부는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실로 거창한 목표를 내세워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제거했어요. 덩달아 후세인을 통해 이웃 이란을 간접 견제하던 외교 역량에 큰 구멍이 생겼지요. 또 민주주의 확산 전략은 아랍 전제정부의 말을 듣지 않는 독자적인 정치세력의 등장이라는 원치 않은 결과까지 가져왔어요. 이란은 이 틈을 파고드는 한편, 이들 독자세력을 지원함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나 이집트, 요르단 같은 친미 정권과 맞설 수 있는 역내 영향력을 갖게 됐지요. 이같은 변화는 레바논 사태를 분석하는 데도 결정적인 열쇠가 되고 있어요.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이란 해석도 그래서 나오고요. 부시 1기 행정부 때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을 지낸 리처드 하스는 “중동 지역은 20세기와 달리 열강의 몫은 줄어들고 역내 세력이 더 큰 역할을 하는 새로운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어요. ●중동 정세는 왜 이렇게 복잡해졌지요? 국가적 야망, 이데올로기, 종교와 석유 이권 등을 둘러싸고 합종연횡이 거듭됐고, 그 빈 틈을 열강들이 파고들거나 이용했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이집트와 시리아, 이란의 이슬람 혁명운동을 지원함으로써 세속 민족주의와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의 힘을 합치게 했어요. 그 뒤 그네들의 공동의 적이 사라지자 권력 쟁취를 위해 드잡이하게끔 부추긴 것도 물론이고요. 그러나 오늘날 세속적인 민족주의는 중도로 물러앉고 이슬람 혁명운동이 창궐하고 있어요. 이런 연유로 한때 미국의 동맹으로 인식되던 이슬람 원리주의 운동은 이제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가 됐어요. 시아파와 수니파 국가는 지중해 연안에선 기독교 세력에 맞서기 위해 협력하지만, 이라크에선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어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 남부에서 각자 이스라엘과 교전하는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기실 각각 수니와 시아파를 대표하는 무장집단이에요. 같은 수니파 국가로 미국과 가까운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이스라엘에 적대하고 있지만, 무바라크 정권을 위협할 정도로 갑작스레 성장한 무슬림 형제단-알카에다의 뿌리라는 시각도 있어요-을 사우디 정부가 막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서로 눈을 부라리고 있어요. ●‘시아 초승달’이란 무엇이며 그 위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앞서 말한 중동의 역내 세력 가운데 가장 크고 강력한 것이 ‘시아 초승달’이에요. 멀리 페르시아 문화권의 이란부터 미국이 옹립한 이라크 새 정부, 시리아, 레바논내 헤즈볼라까지 선을 긋게 되면 초승달 모양이 그려지지요. 전세계 무슬림으로 보면 수니파보다 수적으로 밀리는 시아파가 미국과 친미 아랍정부에 맞서는 강력한 세력으로 성장하게 된 것이지요.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수니파 국가들이 가장 겁내는 것이 바로 시아 초승달 동맹이에요. 미국이 줄곧 레바논 사태와 관련, 두 나라를 겨냥하는 것도 사우디 등이 그 연결고리를 끊어주기를 기대했기 때문이지요. 중동 전문가인 라첼 브론슨은 “사우디인들이 정말 걱정하는 것은 이란인”이라며 “그들은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메시아적인 호메이니즘으로 회귀할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어요. 이란의 위력은 미국과 유럽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재정을 죄었을 때 하마스에 재빨리 5000만달러를 지원한 것에서도 알 수 있어요. 이런 연유로 “아마디네자드의 인기는 테헤란보다 이집트 카이로에서 더하다.”는 농담이 퍼지고 있다고 이란 출신의 발리 나스르 미 해군대학 교수는 전했지요. 이란의 발언권은 미국의 조종을 받는 시아파 이라크 새 정부에까지 먹히고 있어요. 누리 카말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미국을 의식하지 않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을 맹렬히 비난했거든요. 한 걸음 나아가 이 나라의 가장 강력한 영적 지도자 모크타다 알 사드르는 헤즈볼라에 대한 시아파의 지원을 더 공고히 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어요. 시리아 역시 아랍권 테러리스트들이 이라크로 들어가게끔 국경을 열어주고 이란제 무기를 반입할 수 있도록 해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돕고 있어요.26년간 군대를 보내 점령할 정도로 레바논에 군침을 흘리고 있어 결코 만만히 볼 대상이 아니지요.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중동 안정의 열쇠는? “중동을 안정시키려면 이란과 시리아의 전략적 중요성부터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플린트 레버렛 ‘뉴 아메리카 재단’ 선임연구원은 레바논의 유혈을 멈추기 위해서는 이 두 나라와 대화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그동안 미국 정부는 테러 지원국과는 결코 대화하거나 타협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버텨왔다. 오히려 ‘지속 가능한 휴전’이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이스라엘이 마음껏 레바논을 유린하도록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그러나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면서 워싱턴의 자세에도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이번 주 들어 ‘즉각 휴전’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스스로 물러설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시리아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옵션으로 보인다. 시리아는 이란보다 작고 더 취약하며 바사르 알 아사드 대통령조차 주류에서 벗어난 수니파 출신으로 정치적 입지 또한 탄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레버렛 연구원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시리아를 빼주면 미국이나 아랍권과 경제협력을 할 수 있게 돼 이란과의 유착을 재고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 사건에 대한 유엔의 조사 고삐를 느슨히 해주는 좀 더 비용이 안 드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란 역시 레바논에서의 전면전 위기를 부채질함으로써 핵개발을 둘러싼 미국의 압박에서 숨을 돌리는 선에서 만족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인센티브로 제공하면 헤즈볼라에 무기를 대는 행동을 그만둘 수 있다고 기대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황영조와 함께 뛰는 섬 마라톤 눈길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섬을 낀 전남 도내 곳곳에서 바다축제가 펼쳐진다. 섬·갯벌 올림픽 축제, 신비의 바닷길 축제 등 다양한 여름축제가 피서객들을 유혹한다.●`모세의 기적´ 올해는 8월에 매년 봄철 열리던 ‘현대판 모세의 기적’이 올해에는 여름철에 재현된다. 오는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진도군 고군면 회동∼의신면 모도 사이 2.8㎞ 구간의 바닷길이 열린다. ‘신비! 여름바다! 그리고 체험!’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서는 락 콘서트, 진도군립예술단 북놀이, 퓨전국악공연, 뽕할머니 만남 기원, 만가행렬, 그룹 ‘사랑의 평화’, 안치환 등 7080 가수들이 참가한다.●제1회 섬·갯벌 올림픽축제 신안군 증도면 우전해수욕장에서 ‘섬과 갯벌에서 한여름의 추억 쌓기’라는 주제로 8월4일부터 6일까지 열린다. 황영조와 함께하는 ‘섬·갯벌 하프 마라톤대회’, 전국 바다낚시대회, 비치사커대회, 아쿠아슬론대회, 바다수영대회 등이 준비돼 있다. 머드씨름, 머드축구(풋살), 모래조각 콘테스트, 머드 닭싸움, 머드 슬라이딩 등도 마련돼 있다.●백도 은빛바다 축제 여수시 삼산면 거문도 일원에서는 8월4일부터 6일까지 야간 백도 라이트 투어 및 선상음악회, 떼배 낚시체험, 야간횃불 고동잡기 등 체험행사와 학생수영대회, 떼배 노젓기대회, 밸리댄스, 품바공연, 노래자랑 등이 이어진다. 무안백련대축제는 오는 8월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동양최대의 백련자생지에서 ‘생명과 평화의 울림 8월의 연풍연가(蓮風蓮歌)!’라는 주제와 ‘웰빙의 숲, 무안을 만나면 자연이 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열린다. 여수국제청소년축제도 8월11일부터 13일까지 여수시 진남체육공원과 여수 해양공원, 시민회관, 만성리 해수욕장에서 개최된다. 이번 축제에는 국내외 22여 개국 5만여 명의 청소년이 참가하며, 음악·댄스경연대회와 스트릿 베틀공연·전통탈 만들기·해양레포츠 등이 눈길을 끈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뒤늦은 美개입 중동 평화 찾을까

    미국이 뒤늦게 중동평화의 중재자로 나섰다. 24일(현지시간)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예정에 없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깜짝 방문에 이어 예루살렘과 가자지구 등을 돌며 중재역할을 벌였다. 이에 따라 미국이 ‘조기 진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는 ‘희망적인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자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즉각적인 휴전을 일축해오던 미국이 태도를 바꿨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전했다.●미국, 유화적인 몸짓 레바논 곳곳에서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 사이의 치열한 전투가 전개된 이날 라이스는 키프로스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포연과 위험 속을 뚫고 베이루트로 날아왔다. 베이루트에서 그녀는 푸아드 사니오라 레바논 총리, 레바논 시아파 최고위급 정치인 나비 베리 의회의장 등과 만나 레바논인들의 안전에 대한 미국의 관심과 우려를 전달하는 등 유화적인 몸짓을 보였다. 이어 예루살렘을 방문,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도 회담을 가졌다. 또 가자서안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방문,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과도 회동하는 등 중재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이 지역 무고한 사람들의 고난에 유감을 표한다.”는 발언도 나왔다. 타임은 “국제적인 비난여론과 레바논 정부의 붕괴 위기 속에 조기 휴전에 무게를 두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미국은 “헤즈볼라의 무장해제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조기 휴전보다 헤즈볼라의 축출에 무게를 두면서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지지해 왔다.●美, 레바논 정부 붕괴 원치않아 타임은 가뜩이나 허약한 레바논 정부가 붕괴돼 무정부 상태가 될 경우 레바논에 헤즈볼라나 시리아, 이란 등의 영향력이 더 강해질 것이란 계산이 정책 변화에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친미 행보를 보여온 ‘온건 아랍국가들’을 달래는 데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CNN은 25일 “라이스가 레바논측에 절충안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가 장악중인 남부 레바논에 국제평화유지군 3만명을 배치하고 이스라엘 국경 30㎞까지의 완충지대내 헤즈볼라 무장을 해제한다는 것. 또 그와 동시에 휴전한다는 것이 골자다.●라이스, 새 중동 탄생 강조 그러면서도 라이스는 (민주주의와 테러와의 전쟁을 위한) ‘새로운 중동의 탄생’을 강조했고 분쟁의 근원을 해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메르트 총리도 이날 “헤즈볼라의 무장해제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군사작전은 계속된다.”며 강경한 태도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라이스의 레바논 방문 동안 일시 중지했던 공습을 25일 보란 듯이 재개, 베이루트 남부지역을 집중 폭격했다.AFP 등은 “하루 만에 재개된 이날 공습에서 헤즈볼라의 거점지역인 베이루트 남부지역을 폭격했으며 강력한 폭발음과 남부 거주지역에서 거대한 연기구름이 피어올랐다.”고 전했다. 막바지 공격이란 해석도 있다.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은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하이파에 대한 로켓 공격에 뒤이은 것이다. 한편 타임은 라이스의 방문은 지난 23일 부시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 및 주미 사우디 대사 등과의 긴급회의가 이뤄지고 사우디 국왕의 친서가 전해진 가운데 부시의 결정으로 이뤄졌다고 전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삶의 일탈 낯선 세상으로

    삶의 일탈 낯선 세상으로

    북적거리는 도시, 스트레스를 한아름 안겨주던 일에서 뛰쳐나와 “나 이번 휴가에는 정말 푹 쉬고 싶어∼.”라며 울부짖고 있다면. 조금은 독특한 추억과 경험이 담긴 여행을 하고 싶다면. 갈 때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태국, 그 중에서도 깐짜나부리의 자연에 나를 맡기자. 깊은 산 속, 콰이강가에 걸린 해먹에 누워 좋아하는 음악을 귀에 꽂고 책 한 권 펼치는 순간. 세상만사 모든 시름을 다 벗어버린 ‘나’만이 존재한다. 글 사진 태국 깐짜나부리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태국 콰이강의 깐짜나부리 정글 래프트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수풀이 무성한 밀림 사이를 흐르는 연한 갈색의 강물, 그 위에 둥실둥실 방갈로가 떠있는 그림을 상상해보라. 어둠이 내려앉으면 전등 대신 호롱불에 의지해 길을 밝힌다.TV도, 에어컨도, 컴퓨터도 쓸 수 없다. 완벽하게 세상에서 벗어나 있다. 혹, 그래서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것은 당신이 들어갈 만한 그림이 아니다. 강가에 쳐놓은 흔들거리는 해먹(그물침대)에 누워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극도의 한가로움’이 그려지고, 어느 순간 그런 여유를 동경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이곳에 당신을 던져보라. # 자연 속에 그려넣은 한가로운 나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5시간 남짓 떨어진, 멀지 않은 태국에는 방콕, 푸껫, 파타야, 치앙마이 등 유명한 여행지가 많다. 방콕에서 서북쪽으로 120여㎞ 떨어진 깐짜나부리도 어떤 면에서는 꽤나 잘 알려진 곳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에는 다소 생소한 지명이지만, 면적상으로는 태국에서 3번째로 큰 지역인데다, 그 유명한 콰이강의 다리가 있으니. 이런 곳에서 어떻게 ‘휴(休)’를 즐길 수 있겠냐고? 성급한 판단은 잠시 접고, 깐짜나부리 시내에서 서북쪽으로 차를 몰고가자. 태국에서도 손꼽히는 천혜의 밀림, 사이욕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이다.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연갈색 물이 흐르는 콰이강을 만난다. 이 강변에 있는 작은 선착장에서 롱테일 보트를 타고 달려가면, 바로 그 ‘그림’이 나온다.‘리버콰이 정글 래프트(River Kwai Jungle Raft)’다. # 머리를 비우고, 그냥 자연에 맡기자 콰이강의 연갈색 물은 울창한 밀림, 정글 래프트의 나무 방갈로와 한데 어우러져, 자연스럽고 안정된 그림을 만들어내는 가장 적합하다. 들뜨고 지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연한 베이지톤의 그림이다. 이런 곳에서 누군가 내게 전화를 하지 않았을까, 연락을 해야 한다는 걱정은 필요하지 않다. 당장 컴퓨터를 켜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버렸다. 방갈로 기둥 사이에 매달아 놓은 해먹에 누워 MP3플레이어에 가득 채운 음악을 듣는다. 일에 치여 읽지 못했던 책을 폈다.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가끔씩 지나는 롱테일 보트가 만들어내는 파도에 해먹이 움직인다. 그네처럼 흔들흔들, 재미있다. 책을 읽다가 눈이 피로해지면 눈 앞에 펼쳐진 울창한 밀림을 바라보며 달래준다. 시력까지 좋아지는 듯하다. 테라스에 누워 선탠을 즐기는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어둠이 내려앉고, 호롱불이 리버콰이 정글 래프트를 은은하게 밝힌다. 저녁식사는 양꿍, 쁘리오 완 등 태국음식으로 차려져 있다. 작은 불빛에 의지해야 하는 어둠이 약간 불편하고, 어색하더니 어느새 적응이 됐다. 오히려 아늑한 느낌이다. 강가에 있어 푹푹 찌던 도심의 더위는 이곳에 없다. 바람이 살랑이며 불어와 에어컨이나 선풍기 따위는 필요 없다. 눈을 뜨는 아침부터 잠자리에 드는 밤까지, 스트레스를 벗어버린 편안함과 시간에 쫓기지 않는 넉넉함, 자연에 동화되는 여유를 그저 만끽하면 된다. # 정글 탐험, 몬족 마을 여행도 좋아 이 무릉도원(武陵桃源)에서 활동적인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다면-그럴 일은 없어보이지만 혹 지루해졌다면- 콰이강으로 뛰어들어 보자. 카누를 타거나, 대나무로 만든 뗏목을 타고 조금 더 멀리 나가서 수영을 즐기는 대나무 래프팅을 해도 좋다. 구명조끼를 입고 잔잔한 물결에 몸을 맡겨 흘러흘러 가는 것도 꽤나 재미있다. 물살이 세지 않아 조금만 발장구를 치면 원하는 방향으로 쭉쭉 전진한다. 방갈로 뒤편 밀림 속에 태국의 소수민족 ‘몬족 마을’을 돌아보는 코끼리 트레킹을 해도 되겠다. 전통 생활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이들의 마을을 찬찬히 둘러보는 것도 이국적인 문화를 만끽하는 방법. 단, 모기약은 필수다. ■ 이곳에서 休~ 리버콰이 리조텔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 속의 산책, 세상에서 벗어난 여유, 여기에 약간의 ‘문명 생활’을 추가하고 싶다면 ‘리버콰이 리조텔(River Kwai Resortel)’이 딱이다. 사이욕 국립공원 선착장에서 롱테일 보트를 타고 달려가면 밀림을 배경으로 한 목조 건물이 나타난다. 이곳이 리버콰이 리조트다. # 밀림을 정원 삼아 산책하는 맛 선착장에서 보면 그리 넓어보이지 않는 2층 건물이 이 리조트의 본관이다. 롱테일 보트에서 내려 로비로 올라가는 곳곳에 태국 전통 장식품들이 놓여있어 작은 박물관 같다. 로비 한쪽에 맑고 푸른 물이 가득한 수영장과 콰이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레스토랑이 있고, 방갈로로 가는 길에는 ‘매점’도 있다! 확실히 정글 래프트보다는 현대적이다. 50여채의 방갈로가 숲 속에 난 좁은 길을 따라 띄엄띄엄 놓여있다. 함부로 나무를 자르거나 길을 내는 등 밀림을 훼손하지 않고 방갈로를 짓다 보니 이렇게 방갈로들이 멀찍이 놓여졌단다. 자연을 보호하고자 함이었지만, 결국은 울창한 밀림을 리조트의 정원으로 만들어버린 셈이 됐다. 다양한 허브를 재배하는 허브공원이 가까이 있어, 은은한 허브향이 풍겨온다. 밀림을 정원 삼아 산책도 하고, 자연 아로마 요법으로 마음까지 다스린다. 조금 더 걸어가면 태국에서 손꼽히는 규모(길이 280m)의 ‘라와동굴’ 표시가 나온다.107개의 계단을 올라 동굴로 들어갔다. 온갖 기이한 형상으로 만들어진 자연 인테리어로 동굴 안이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동굴 안 햇빛이 들어오는 곳에 불상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도 독특하다. 역시 독실한 신자가 많은 불교국가답다.(어른은 200바트, 아이는 100바트) # 여유 속에서 찾는 알찬 즐거움 평상시에 태국식당에서 먹어본 얼큰한 국물 ‘양꿍’과 볶음국수 ‘팟타이’를 직접 만들어보는 시간은 이곳에서 준비한 독특한 코스다. 주방장이 직접 나와 태국의 채소, 양념 등을 소개하며 만드는 법을 설명한다. 커다란 팬을 들고 온갖 재료를 넣으며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고, 한끼를 즐기는 재미있는 시간이다. 통돼지 바비큐 뷔페와 캠프파이어가 이어지며 리조트의 밤이 저문다. 연갈색의 콰이강물과 대조되는 깨끗한 수영장에서 물장구를 치거나, 햇살을 즐기는 선탠을 해도 좋다. 콰이강에서 카누, 수영, 대나무 트레킹을 즐기고 온 뒤 피곤함이 밀려온다면 산들바람을 느끼며 태국 전통 마사지를 받아보자. 호사가 별건가. 몸이 노곤해지며 피로가 풀리고 정신이 맑아지는, 여기서 누리는 이것이 바로 호사다. # 여행 정보 ■ 가는 길:태국 방콕의 북부터미널에서 깐짜나부리로 가는 에어컨버스(120바트·100바트는 약 2600원)가 매일 오전 2차례 출발한다.3시간 정도 소요. ■ 여행상품:㈜황금깃털여행(마타하리)는 태국전통안마, 바비큐 파티, 코끼리 트레킹, 뗏목 트레킹(또는 카누), 태국 전통음식을 만드는 쿠킹 클래스 등이 포함된 ‘리버콰이 리조텔’상품을 89만원에 준비했다.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리버콰이 정글 래프트’ 는 79만원. 두 상품 모두 콰이강의 다리, 담넌 사두악 수상시장, 사이욕 너이 폭포, 전쟁박물관 등의 일정이 포함돼 있다.3박5일. 1577-2585,www.goldtravel.co.kr ■ 이곳 뺀다면 아니온만 못하리 # 휘파람이 들려오는 듯, 콰이강의 다리 제2차 세계대전에 지어진 미얀마로 넘어가는 철도용 다리. 영화 ‘콰이강의 다리’(1957년)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푸른 숲으로 둘러싸여 흐르는 연갈색의 콰이강은 전시 상황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고즈넉하다. 다리 위를 걸으면 멀리서 경쾌하면서도 비장한 콰이강의 휘파람 행진곡이 들려오는 듯하다. 다소 허술하게 관리되는 곳도 있어, 발 아래 흐르는 황토빛 강물이 그대로 보이기도 한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경우라면 다리 전경만 보는 것이 좋을 듯. 난간의 모양이 아치형이 아닌, 사다리꼴로 된 곳이 폭파 이후 복구된 부분이다. 콰이강의 다리 위를 달리는 기차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운행한다.20바트. 기차가 지날 때에 대비해 곳곳에 대피공간이 있다. 주로 일본인이 많이 오는 편. 적어도 다리를 만들 당시는 일본이 ‘패전국’이 되기 전 ‘점령국’이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근처 수상 레스토랑(Floating Restaurant)에서 콰이강을 보며 맛있는 태국음식을 먹을 수 있다. 유명 관광지의 식당인 만큼 다른 곳에 비해, 또 보통 태국의 물가에 비해 약간 비싼 편이다. 대다수의 메뉴가 100바트 이상. # 전쟁 관련 갤러리, 전쟁박물관 콰이강의 다리 근처에 ‘제쓰 전쟁박물관(JEATH War Museum)’이 있다. 세계대전 당시 태국에서 일어난 전쟁에 참가했던 일본(Japan), 영국(England), 미국(America), 태국(Thailand), 네덜란드(Holland)의 앞글자를 딴 이름이다. 당시 일본군의 무기와 사진들을 전시해 놓았다. 또 콰이강의 다리 건설 당시의 열악하고 잔혹한 환경을 밀랍인형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조악해보이는 인형의 모습이 오히려 더욱 잔인하고 사실적으로 보인다. 입장료 20바트,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 ‘태국스러운’ 시장, 담넘 사두악 서민의 생활을 보고 싶다면 시장을 가라고 했다. 태국인의 순수함이 남아있는, 방콕 근처에서 가장 크고 활발히 움직이는 수산 시장이 바로 이곳. 황토빛 짜오프라야강 곳곳에 나무로 지어진 주택들과 배를 타고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모인다. 비좁은 수로를 황야우라는 배들이 부대끼며 다니는 진풍경이 펼쳐진다.1시간 정도 구경을 하면서 싱싱한 과일, 먹을거리, 수공예품들을 즉석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황야우 빌리는 데 500∼1000바트 정도. # 사이욕 너이 폭포 깐짜나부리 외곽 열대밀림 지대인 ‘사이욕 국립공원’ 안에 있는 폭포. 큰 규모의 폭포가 ‘사이욕 야이’, 그보다 작은 것이 ‘사이욕 너이’다.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는 사이욕 너이가 폭포의 웅장함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경관을 연출해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 축제의 천국 말레이시아 말라카 ‘치트라와르나 말레이시아(citrawarna malaysia)’.‘말레이시아의 색깔’이란 뜻의 말레이어로 다인종·다문화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색깔을 한껏 뽐내는 축제다. 지난 8일 개막돼 말레이시아 전역을 뜨겁게 달궈가고 있다. 독립기념일 축제나 메가세일 축제 등 연이은 축제의 신호탄이기도 하다. 이 축제의 개막식에서 사이드 시라주딘 말레이시아 국왕은 2007년을 ‘말레이시아 방문의 해’로 공식선포하기도 했다. 내년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 그동안 이룩한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풍요 등의 바탕위에 관광지로서의 명성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것이다. 엄격한 회교율법이 지배하는 말레이시아 여행에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용하고 자연친화적인 분위기속에 다양한 색깔을 숨겨둔 말레이시아의 관광지들에 주목하는 사람들 또한 점차 늘고 있는 추세. 그중의 한 곳이 말라카다. 스펙트럼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빛처럼 동서와 고금을 아우르는 다양한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말레이시아의 심장, 쿠알라룸푸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 세계적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빌딩 등의 현대적 건물이 눈을 부시게 하는가 하면, 도심에서 1시간거리인 부키팅기 같은 고산지역의 원시림이 폐부를 씻어주기도 한다. 그곳에 야자수 늘어진 해변은 없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느껴보고 싶다면, 그네들만의 다양한 전통과 생활상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결코 지나쳐서는 안 될 곳이다. 팔색조의 현란한 날갯깃과 같은 다양한 색깔을 가진 나라 말레이시아. 물이랑 열대과일 몇개 싸들고 팔색조의 중심부를 관통해 보자. 글 사진 말레이시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역사의 향기 가득한 말라카 말라카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의 도시.‘말라카의 역사는 말레이시아의 역사’라는 말처럼 옛것과 새것, 동양과 서양이 절묘하게 융화되어 있는 곳이다.14세기말 수마트라섬에서 쫓겨온 한 왕자에 의해 세워진 말라카 왕조는 해상 실크로드의 동방거점으로 성장하며 풍요로운 시절을 구가했지만,1511년 포르투갈의 침공으로 멸망한 이후, 수백년에 걸쳐 네덜란드와 영국 등 유럽열강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다. 이같은 외세 통치기간의 역사가 토착화되면서 동서양의 문화가 혼재된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게 된 것. 말라카 관광은 현지인들이 에이 파모사(A´ Famosa)요새라고 부르는 산티아고 요새(porta de santiago)에서 시작된다. 포르투갈의 점령 직후 세워진 난공불락의 요새.1641년 네덜란드의 침공으로 파괴됐다가 정복자들의 손에 의해 복원된 다음, 다시 영국과 일본 등의 공격을 받아 정문외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질곡으로 점철된 말레이시아 역사를 웅변하고 있는 곳이다. 하모니카를 불며 관광객들의 동정을 자극하는 악사를 뒤로하고 산티아고 요새 뒤쪽 언덕을 오르면 세인트 폴 처치(St.Paul´s church). 포르투갈의 그리스도교 포교 거점지였지만, 이곳 역시 가톨릭을 박해하던 네덜란드와 영국의 공격으로 파괴되어 벽만 남아있다. 요즘엔 ‘밤이면 밤마다’ 말라카 해협을 배경삼아 내레이션 쇼가 진행되고 있다. 세인트 폴 교회앞에 서 있는 프랑스 신부 성 사비에르(St.Xavier) 동상의 왼쪽손이 가리키는 대로 언덕을 내려오면 스태더이스 광장이다. 말라카 왕국부터 외세 통치시절과 현재까지의 유물들이 보관된 스태더이스기념관, 네덜란드 건축 양식의 크라이스트 처치 등이 있는 곳이다. 얼핏 보기에도 유럽의 시골마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인상을 받는다. 스태더이스 광장 왼쪽의 존커 스트리트(Jonker Street)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동품 골목이다. 수백년된 골동품을 파는 가게들과 불교·이슬람교·힌두교 사원이 모여있는 평화의 거리, 그리고 기념품 등을 파는 가게 등이 뒤섞여 있다. 이곳 상권을 주름잡는 사람들은 화교. 그래서인지 중세유럽식 건물에 중국식 홍등이 매달려 있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조그마한 기념품은 이곳에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공항 면세점보다도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유적지외에 특별한 관광코스가 없는 이곳에서 말라카 강(강이라기보다는 수로에 가깝다)을 따라 뱃놀이를 즐겨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 강변에 빼곡히 들어선 전통가옥들과 허름한 현대식 건물에 매달린 빨래들, 그리고 개흙을 뒤져 조개를 잡는 사람 등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다. 거리가 다소 짧은 것이 흠. 날은 무더운 데다 이곳저곳 구경 하며 돌아다니느라 다리는 아프고…. 숙소까지 편하게 가는 방법을 찾는다면 트라이쇼(trishaw)가 제격이다. 트라이쇼는 세발 자전거 모양을 한 일종의 인력거. 스태더이스 광장이나 존커 스트리트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꽃으로 장식된 트라이쇼에 앉아 야자수 나뭇가지에 걸린 석양을 바라보자면 남국의 정취가 여실히 느껴진다. # 말레이시아의 심장 쿠알라룸푸르 “자동차 기름값보다 사먹는 식수값이 비싼 나라”라는 가이드의 설명이 귀를 의심케했다. 휘발유는 1ℓ에 600원-그것도 최근에 올랐기 때문이란다- 정도. 식수는 300㎖가 채 못 되는 페트병에 800원 가까이 된다. 혹시 이 나라 부자들은 물을 낭비하는 자식들에게 “물을 돈쓰듯 한다.”고 야단칠는지도 모를 일이다. 서울 뺨치는 차량숲을 지나 세계적인 랜드마크, 페트로나스 트윈타워앞에 섰다. 높이가 452m에 달하는 세계 2위의 마천루다. 쌍둥이 건물로는 세계 최고층 건물이다. 이슬람 모스크 형태를 하고 있는 둥그런 지붕을 밑에서 올려다 보자니 뒷목이 뻐근할 지경. 하지만 이 건물 한쪽을 국내의 한 건설업체가 지었다는 설명에 뻐근함은 곧 으쓱거림으로 바뀌어 졌다. 쿠알라룸푸르 전경을 감상하기에는 KL타워만한 곳이 없다. 특히 야경이 아름다워 ‘다이아몬드 인 블랙(diamond in black)’으로 불리기도 한다. 선웨이 라군(sunway lagoon)리조트도 그냥 지나치면 서운한 곳.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와 경기도 용인의 캐리비안 베이를 합쳐놓은 듯한 대형 테마파크다.2m에 달하는 파도풀장과 170m짜리 인공해변, 그리고 공원 전체를 가르는 길이 400m의 초대형 현수교가 이곳의 자랑거리. # 서늘한 고원(高原) 부키팅기 푹푹 삶는 듯한 도심의 열기를 피하고 싶다면 쿠알라룸푸르에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는 부키팅기를 찾아가 보자. 말레이어로 ‘높은 언덕’이란 뜻을 가진 곳. 해발 1400m 고원에 위치해 우리나라의 초가을 날씨를 연상케 할 만큼 선선하다. 연평균 기온은 18∼20℃정도. 현지인들이 ‘여름에는 가죽점퍼, 겨울에는 밍크코트’를 입고 찾는단다. 그래서인지 ‘밍크코트’는 몰라도 긴팔옷을 입은 사람들은 간간이 눈에 띈다. 말을 빌려타고 울울창창한 밀림지대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이 권할 만하다. 유의할 점은 음료수나 과자 등의 가격이 쿠알라룸푸르 시내보다 무려 6∼7배에 달할 만큼 비싸다는 것. 또 다른 자랑거리는 골프코스다. 동남아 골프 여행객들 사이에 간간이 회자되는 곳.18홀 규모에 총길이는 6312m다. 페어웨이의 기복이 심해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워낙 시원한 곳이니 잘 안 맞는다고 ‘열받을’ 일은 없을 듯하다. # 싱마타이 여행 떠나볼까 10일이상의 동남아시아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그리고 태국 등 3개국을 돌아보는 ‘싱마타이 여행’을 고려해 볼 만하다.3국을 연결하는 철도와 선박, 버스 등의 교통편이나 게스트 하우스 등 숙박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어 별다른 불편함없이 여행할 수 있다.3개국 모두 우리나라와 비자면제 협정이 맺어져 있는 것도 장점. 체류기간이 30일 이내라면 별도의 비자가 필요없다. 싱가포르(visitsingapore.com), 말레이시아(mtpb.co.kr), 태국(tatsel.or.kr) 관광청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여행사인 FM투어(myfmtour.com)의 윤지환씨, 싱가포르 룩 싱가포르여행사(65-6270-8812)의 정 실장(looksingapore@yahoo.co.kr), 그리고 태국 필그림 여행사(66-1-510-0101)의 임 실장(pilgrimthai@hotmail.com ) 등을 통해서도 현지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엔투어(www.ntour.co.kr) 등의 여행사에서는 ‘싱마타이 기차 배낭여행’ 상품을 팔기도 한다.90만∼120만원선. # 여행정보 ●말레이시아는 차량통행 방향이 우리와 반대. 횡단보도 또한 없는 곳이 많다. 도로를 건널 때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아열대 기후지만, 호텔 등에 냉방시설이 잘돼 있어 긴팔 옷 하나쯤 준비하는 것이 좋다. ●물인심이 짠 편이다.4성급 호텔인 데도 음료수가 비치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심지어 미니바가 텅 비어 있기도 하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 음료수 등은 미리 사둘 것. ●사먹는 식수는 ‘drinking→air mineral→mineral water’ 등 3등급. 물갈이 등에 민감한 사람이면 ‘air mineral’이상을 마시는 것이 좋다. ●욕실에 드라이어나 면도기 등 생활용품이 비치되지 않은 경우도 흔하다. ●전기용품을 사용하려면 국내에서 3핀 어댑터를 준비해 가야 한다. 전압은 220v. ●호텔 등에서 지급하는 영수증은 반드시 확인하고 꼼꼼하게 챙겨둘 것. ●국제전화 요금이 엄청 비싼 편. 출국전에 국제전화 카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 싸고 재미난 해외여행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시작된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올여름 가볼 만한 해외 여행지를 소개한다. 유럽, 남태평양 등 좋은 곳도 많지만 시간과 경제적인 여건을 생각하면 동남아나 중국쪽을 권해본다. 동남아를 제집 드나들듯 돌아다녔다는 엔투어(02-775-0900,www.ntour.co.kr)의 김신철 동남아 팀장이 일반적인 패키지 여행이 아닌 저렴하고 새로운 여행 방법과 여행지를 소개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태국, 가이드없이 떠나보자 가족이 함께 해외를 간다면 ‘돈’이 만만치 않게 드는 것이 사실이다. 태국 전지역을 싸게 여행할 수 있는 타이항공의 에어텔 프로그램인 로열오키드 할러데이스(ROH)를 이용해보자. 어른 두명이 ROH를 이용하면 12세미만의 아이 한명은 ‘공짜’로 경제적인 부담이 확 줄어든다. ROH는 패키지 여행이 아닌 전 일정에 가이드나 인솔자가 없이 오붓하게 가족들만이 즐기는 자유여행이다. 옵션이나 쇼핑의 강요도 없고 팁을 요구하는 것도 없다. 미리 가고 싶은 곳과 일정을 정해서 움직이면 된다. 공항과 호텔이나 여행지로 픽업서비스가 포함되어 있어 자유여행을 처음 떠나는 가족이라도 전혀 어려움이 없는 새로운 상품이다. 가능한 도시는 방콕, 푸껫, 파타야, 크라비, 코사무이, 치앙마이 등 태국의 주요 관광지이며 상품가격은 왕복항공료와 조식이 포함된 숙박 2박, 그리고 픽업서비스를 포함하여 1인 45만원부터다.(02)775-0900. # 열차를 타고 떠나는 동남아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을 잇는 철로를 이용해 이들 나라를 돌아보는 ‘싱마타이.’ 전세계 배낭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동남아 3개국의 관광청이 오랜기간 준비해 온 야심찬 프로젝트다. 유럽여행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야간열차를 타고 국경을 넘는’ 기차여행의 낭만을 동남아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됐다. 각국의 서로 다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또 앙코르와트가 있는 캄보디아나 홍콩 등 동남아 전 도시로의 연결이 가능해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여행이다.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싱마타이 simple 푸껫 10일’. 싱가포르나 쿠알라룸푸르 같은 대도시 여행과 야간열차 이동으로 피곤해진 심신을 태국 푸껫의 아름다운 해변에서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상품이다. # 아름다운 자연과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 모여라 깨끗한 산과 바다, 문화 유적지가 어우러진 맥주의 도시 중국 칭다오(청도)는 요즘 인기 상한가. 칭다오가 관광지로 주목 받는 이유는 아름다운 산과 해변·섬뿐 아니라 시내에는 여러 나라의 독특한 문화를 담은 건물들, 다양한 쇼핑거리와 저렴한 해산물 그리고 무엇보다 빠질 수 없는 칭다오 맥주까지 세계적인 여행지로서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표 맥주 칭다오 맥주의 고장인 칭다오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인 제1해수욕장에서 물놀이뿐 아니라 칭다오의 상징인 잔교를 걸으며 산책도 하고 저녁엔 시원한 칭다오 맥주 한 잔으로 일상을 잊고 쉬기에 그만이다. 특히 매년 8월에 열리는 ‘칭다오 맥주 페스티벌’은 전 세계 20개 유명 맥주 회사들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맥주축제.10일이 넘는 축제 기간동안 온 도시에 맥주 파티가 열려 우리를 더욱 즐겁게 한다. 올해는 8월13일에 축제가 시작된다. # 세계 7대 불가사의 앙코르와트로 떠나는 사원여행 영화 툼레이더의 촬영 장소로 잘 알려진 앙코르와트는 동남아 전체를 호령했던 크메르 제국의 수도인 시엠리아프, 그리고 그 속에 남아있는 수천 개의 사원들을 가리킨다. 신을 위해 지어진 신전인 이곳은 분명 인간의 세상이 아닌, 신의 세상이다. 유럽과 동남아 여행을 한 사람이라면 이번 여름 꼭 앙코르와트에서 ‘신’들을 느끼며 세속의 때를 벗기를 권한다. 앙코르와트 유적군 외에도 시엠리아프 시내에 있는 올드(old)마켓에서는 현지인들의 생활상을 엿보고 저렴한 기념품도 살 수 있다.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관심이 있는 여행지 중 하나이다. # 유토피아 ‘샹그릴라’를 찾아서 영국의 작가 젬스 힐턴의 베스트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의 배경이 되었던 중국 윈난성. 태곳적 웅장한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실존하는 유토피아’라고 불린다. 미얀마, 베트남, 라오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윈난성에는 티베트, 리수족, 라오족 등 약 26개 소수 민족이 살고 있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 가고 있는 독특한 전통과 풍습도 전세계 여행객들이 운남성을 찾게 하고 있다. 윈난성의 대표 도시인 다리와 리장에는 마치 수천년전으로 돌아간 듯한 고성이 그대로 간직되어 있고, 특히 윈난성의 쿤밍은 세계 배낭 여행자들이 모여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같이 여행을 떠나는 곳으로 변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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