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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에필로그 /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에필로그 / 전하지 못한 이야기들

    ‘잘나가는’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누구라도 이름만 대면 알 만한 큰 신문사다. 그러고는 숲에 숨어든다.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이다. 이후 그의 삶은 나무와 동행했다. 바람을 타고 전국의 나무들을 찾아다녔다. 그 과정에서 들은 이야기들은 이메일 ‘나무편지’란 이름으로 12년 6개월 동안 사람들에게 배달됐고, 여전히 배달 중이다. 나무 칼럼니스트, 고규홍(52)씨 이야기다. 그가 지난 2010년 서울신문에 인연의 뿌리를 내렸다. 매주 목요일자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를 통해서다. 이후 신문 연재물로는 드물게 100회를 이어오며 나무를 닮은 우직한 글들을 쏟아냈다. 그 긴 시간 동안 그는 수많은 나무들과 독자들을 이어줬다. 그런데도 여전히 부족하단다. 그를 서울 태평로 인근의 음식점에서 만났다. 술잔에 술과 이야기가 함께 담겨 오가는 동안, 못다 한 이야기가 있는지, 전하고 싶은 단상들은 뭔지 들어봤다. →꼬박 100회를 채웠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외국, 특히 미국의 경우 학술적 업적이 된 논문이나 에세이를 보면 신문에 연재된 것들이었다. 한두 번이 아니라 수십, 수백 회가 연재됐다. 미국의 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경우 자신이 쓴 신문 연재물이 진화생물학의 주요 업적이 됐다. 그게 너무 부러웠다. 그쪽과 우리의 언론 풍토는 다르다. 우리는 50회 넘어 가는 기획물을 본 적이 없다. 미디어 학자는 아니지만 신문이 속보 경쟁으로 가는 건 옳지 않다. 학술 등으로 외연을 확장시켜야 한다고 본다. 종이매체의 미래도 거기에 달려 있다. 이데올로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업적을 만들어 갈 수 있는 건 신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신문이 살아남아야 할 이유와 그 길(방법)을 이번 100회 연재에서 보여줬다고 자부한다. →에피소드가 많겠다. -나무를 찾아 시골을 자주 가는데, 예전에 구수하게 나무 이야기를 들려주던 노인이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북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97회)에서는 월로댁 할머니의 부음 이야기가 들어갔고, 경남 합천 화양리 소나무(99회)에서는 다락논을 일구던 배용수 노인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어야 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사람은 가도 나무는 남는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되고, 나무 곁을 스쳐가는 사람살이의 운명도 새삼 느끼게 되더라. 특히 지난 여름 태풍으로 뿌리째 뽑힌 충북 괴산 삼송리 소나무(56회)는 서울신문에 소개된 게 마지막 송사(頌辭)가 됐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취재 과정에서 배운 게 있다면. -그저 평범한 농투산이들이기는 하지만, 나무 곁에서 살아가는 노인들의 어눌한 이야기들 속에서 모든 생명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때로는 절집 스님들과 차를 마시며 나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이때 불가의 수행법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듣곤 했다. 강원 정선 정암사 주목(96회)을 찾아가 만난 덕진 스님은 ‘아상소멸행’의 지혜를 가르쳐 줬고, 인천 영종도 용궁사 느티나무(93회)에서는 불가에서 이야기하는 ‘중도’의 지혜를 배웠다. →길에서 만난 인연도 있었나.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나무 곁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경남 양산 신전리 이팝나무(79회)를 찾아갔을 때, 지역 시인들의 동인지 출판 기념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그때 인사 나눈 시인들과 지금까지 자주 연락하며 지낸다. 영종도 용궁사에서는 죽은 나무를 연구하는 사람, 죽은 나무로 조각을 하는 사람, 살아 있는 나무를 찾아다니는 사람 셋을 우연히 만나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슴에 오래 남는 건 별다른 이야기 없이 나무 곁에서 뵈었던 시골 노인들이다. 강원 영월 법흥사 밤나무(43회) 앞에서 뇌졸중으로 투병 중인 남편을 이끌고 천천히 절집 구경을 시켜주던 늙은 아내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물리적인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 -한 회 (원고지)15장으로 완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게 가장 힘들었다. 각 회마다 완벽한 콘셉트와 화두를 끄집어 내 기승전결로 마무리하는 게 어렵더라. 취재 과정에서는 개 때문에 고생한 적이 많다. 사람 없는 시골에서 개가 덤비면 막을 길이 없잖나. 뱀, 벌 등도 무서웠다. →수많은 나무에 대한 취사선택은 어떻게 했나. -전체 리스트를 만들어 보니 350개 정도 되더라. 수종별, 지역별, 주제의 변별성 등에 주안점을 뒀다. 특히 지역 안배가 되도록 완벽하게 리스트를 꾸렸다. 앞으로도 7년은 더 끌고 갈 수 있는 양이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나무를 꼽는다면. -연재 시작할 때 첫 회와 마지막 회에 쓰자고 마음먹었던 나무 두 그루다. 경기 화성 물푸레나무와 경남 의령 백곡리 감나무다. 사람들에게 잊혀져 가던 나무를 내가 끄집어 내 천연기념물로 만들었다. →나무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 -감나무는 사람 똥, 개 똥 먹으며 자란다고 한다. 우리와 더불어 자란다는 얘기다. 자연에 일방적으로 베푸는 건 없다. 주고받으며 산다. 100회를 이어오며 나무가 우리에게 산소나 열매를 준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 그보다는 나무에서 받는 위안과 평화의 가치가 더 크지 않겠나. 1000년을 사는 나무 없이 나와 우리 마을이 어떻게 살겠느냐는 말을 취재과정에서 참 많이 들었다. 그게 나무의 의미이지 싶다. →나무와 소통하기 위한 우리의 자세는. -나무 나이 600살이 ‘환갑’이라 치자. 이는 나무의 곁을 스쳐가는 시간의 흐름이 우리보다 열 배 느리다는 뜻이다. 나무와 소통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나무가 가진 시간의 흐름에 맞춰야 한다는 거다. 10살 먹은 애완견을 두고 ‘환갑’이라 말하는 건 빨리 살아온 개의 시간에 (사람이) 맞춘 거다. 마찬가지로 600살을 환갑이라 말하려면 나무의 시간에 맞춰야 한다. 나무의 아름다움을 천천히 봐야 한다는 얘기다. 순식간에 버스 타고 지나가면서 단풍나무를 아름답다고 얘기하는 건 (단풍나무가 가진 아름다움의) 100분의1도 못 보는 거다. 우리의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걸 느끼고 시간을 10배 늦춰 다가가면 나무는 아주 천천히,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게 될 거다. →새 책 ‘고규홍의 한국의 나무 특강’이 나왔다. -나무이야기의 중간 결산이다. 23개 챕터에 50여 그루 나무가 나온다. 예를 들어 왕이 심은 나무, 마을의 수호목 등 유형을 정하고,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나무들만 뽑아냈다. 인터뷰 말미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었다. 그는 “서울신문이 내게 준 선물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100회 동안 계속됐던 긴장 상태를 이어가며 글을 쓸 것”이라 했다. 예전엔 출장 가서 나무만 보고 왔던 그였다. 이젠 다르다. 어디를 가서든 반드시 그 마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단다. 나무와 사람을 따로 떼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일 터다. 100회 연재됐던 내용은 첨삭 과정을 거친 뒤 조만간 책으로 나온다. 출판사 말로는 ‘굵직한’ 단행본 세 권이 넘을 거란다. 인하대와 한림대 등에서의 강의를 통해 후학들에게 나무 이야기를 전하는 작업도 변함없이 이어갈 계획이다. ‘나무이야기’ 취재 과정에서 만난 박봉남 독립 PD와의 협업도 준비 중이다. 방송용 작품이란 귀띔인데,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 기대된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열린세상] 국운이 상승하고 있다/김경민 한양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열린세상] 국운이 상승하고 있다/김경민 한양대 국제정치학과 교수

    국운이 상승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지나간 근대 역사를 되돌아보면 일제의 식민지배에서 벗어나자마자 한국전쟁이 일어나 그야말로 폐허의 밑바닥에 내동이쳐졌던 한국이었다. 미국의 원조에 힘입어 겨우 기운을 차려 가던 한국이 드높은 교육열과 잘살아 보겠다는 각오가 있어 산업화를 이루고 세계 제9위의 무역대국이 되었다. 국운 상승의 증거가 되는 첫번째 쾌거는 한국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자리를 또 한번 따낸 것이다. 유엔회원국도 되지 못하던 처지에서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하고 이제 두 번째 유엔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자리에 오른 것이다. 우리나라의 유엔안보리 진출은 15개국으로 구성된 안보리의 일원으로서 국제평화와 안보유지를 위한 유엔의 노력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북한이 무무하게 날뛰는 현실을 보다 전향적으로 견제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실감하게 된다. 두번째는 녹색기후기금(GCF·Green Climate Fund) 사무국이 인천 송도에 들어 오기로 결정된 것이다. 우리나라로서는 중량감 있는 국제기구를 처음으로 유치하는 역사적인 쾌거를 이루었다. 한국이 세계에서도 못사는 나라로 분류될 때를 생각하면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다. GCF 유치 성공으로 경제적 파급효과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한국이 개도국과 선진국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존재로 국제사회가 인정했다는 점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고 오존층의 파괴 범위가 점점 넓어져 인류의 안전한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한국은 그동안 녹색성장 정책을 주도하며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는 적극적 협력자로 활동하면서 그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인류사회의 공통적 고민인 지구온난화와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문제로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이 될 것이다. 세번째는 한·미 미사일 지침이 개정되어 탄두 중량 500㎏, 사거리 800㎞의 미사일 개발과 보유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한국의 안보를 지켜내기 위해 아직도 제약이 있는 결정내용이지만 우선 급한 대로 이 정도라도 개정된 것은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촉매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한국의 국력과 국제적 위상, 평화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미국과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았다면 이마저도 쉬운 협상이 아니었다. 탄두의 무게가 늘어나면 사거리가 줄고, 탄두의 무게가 줄어들면 사거리를 늘릴 수 있는 이른바 ‘trade-off’ 제도가 적용되어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적어도 대전에서 북한 전역까지 도달하는 탄두 중량 1t의 미사일 개발이 가능, 북한 미사일 기지 9개가 탄두 중량 1t의 사정권 안에 들게 되었다. 미사일 기술 확산이라는 국제사회의 통제가 있는 마당에 한국이 미사일로 스스로 방어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역사적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 다행스럽다. 무역으로 먹고살아야 하는 한국이 유럽연합(EU)과 미국, 칠레 등 세계 여러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어 나가는 것도 미래를 내다보는 중요한 발걸음들이다. 우스갯소리로 한국은 스스로 얼마나 잘난 존재가 되었는가를 잘 모른다는 것이 불가사의라는 말을 국제사회로부터 듣고 있다. 설령 한국이 국제사회로부터 잘난 존재라는 평가를 받는다 해도 한국의 속깊은 문화에서는 겸허해야 한다는 철학이 확고하기에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국력에 걸맞게 국제사회의 중요한 행위자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과 책임을 맡아야 하는 비전과 철학을 논의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2014년에 협정이 재개정되어야 하는 한·미 원자력 협정도 원자력 발전의 평화적 이용 확대를 도모해야 하고, 저농축 우라늄의 안정적 공급도 한국의 국익에 맞게 보장받아야 한다. 한반도 주변 정세는 역동의 전환점에 서 있다. 중국과 일본이 영토문제로 충돌하고 있고 새로운 안전보장 지도가 그려지고 있다. 지나간 근대역사처럼 나라의 운명이 주변국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고, 한국이 평화의 창출자로서 지도력과 리더십을 발휘할 때가 오고 있다.
  • 모두 거부한 中 공자평화상 코피 아난 前 총장은 받을까

    중국 민간단체가 노벨평화상 ‘대항마’로 제정한 공자평화상 3회 수상자로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과 중국 ‘하이브리드 쌀의 아버지’로 불리는 위안룽핑(袁隆平) 후난(湖南)농업대 교수가 공동 선정됐다. 중국국제평화연구센터는 6일 아난 전 총장이 유엔에서 세계 평화의 정착 등을 위해 힘썼을 뿐 아니라 지난 4월 유엔 및 아랍연맹 특사를 맡아 시리아 유혈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높이 평가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위안 교수는 벼 품종 개량을 통해 중국의 식량 혁명을 이룬 업적이 인정됐다는 것. 상금은 각각 10만 위안(약 1740만원)씩이다. 공자평화상은 2010년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가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이에 맞서 국제평화연구센터가 제정했다. 이 단체가 중국 정부와 연계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해 중국 문화부는 시상 계획을 취소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두 차례 모두 시상식은 파행적으로 열렸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시상 계획을 불허하자 홍콩으로 옮겨 강행했지만 2회 수상자로 선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총리는 시상식에 불참했다. 앞서 2010년 1회 수상자로 선정된 타이완 국민당의 롄잔(連戰) 명예주석도 “아는 바가 없다.”며 시상식에 불참, 공자평화상은 국제사회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탈북자 사회적응 도와야 통일 앞당겨져”

    “탈북자 사회적응 도와야 통일 앞당겨져”

    “오랜 타향살이 끝에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인연 따라 당연히 맡겨진 소임으로 믿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6일 원불교 제3대 평양교구장에 임명된 김대선(59) 교무. 임명장을 받기에 앞서 이른 아침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만난 김 교무는 “일각에선 (평양교구장을) 한직으로 여기지만 그동안 개인적으로 해 왔던 일들을 원불교 교단에서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김 교무는 원불교 원불교학과와 대학원을 마치고 제주교당 부교무를 시작으로 대구·경북교구, 서울교구 사무국장과 서울 역촌·성동교당 교무를 거쳐 지난 5년간 문화사회부장을 지낸 원불교 중역이다. 이력으로만 친다면 평양교구장이 생뚱맞은 소임으로 여겨질 터. 하지만 그는 종교계에선 남북교류에 관한 한 빼놓을 수 없는 산증인이다. 대북 종교교류에 앞장서 온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창설의 주역으로 초대 사무국장을 맡았고 원불교 교단에서도 으뜸으로 대북 창구 노릇을 해 왔다. “돌이켜보면 북한에서도 원불교를 항상 논외의 교단으로 치부했었습니다. 개신교, 천주교, 불교에 가려진 원불교 입장에선 마땅히 접촉할 북측 상대도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1994년 평양에 빵 공장을 세워 매월 밀가루 40t씩을 보냈고 분유, 기저귀 등을 꾸준히 지원해 온 끝에 지난 2007년 평양의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회관에 원불교 법신불, 일원상을 봉안한 교당을 개설하는 성과를 얻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원불교는 대북 교류에 있어 여느 종단에 뒤지지 않는 공을 들여왔습니다. 교단의 대북교류 지침인 ‘원불교 북한교화위원회 규정’을 마련한 게 1986년의 일이니까요.” 원불교 제3대 대산 종법사는 생전 ‘통일 후를 대비하라.’는 유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 유시를 받들어 통일 이후 북한에서 교역할 교무 40여명이 이미 훈련을 마쳐 대기하고 있다. 그가 북한과의 교류에 공을 들인 게 그저 대산 종법사의 영향 때문일까. “글쎄요. 개인적인 인연도 없지 않아요. 제 성본이 연안 김씨이고 어머니도 원불교에 입교해 북한 개성교당에서 시무했던 분이죠.” 그 말마따나 그가 탈북자의 정착 지원에 쏟아온 공은 유명하다. 2002년 자신이 개척한 성동교당 한편에 탈북자들을 위한 자활쉼터인 ‘평화의 집’을 마련했고 지금도 흑석동 회관에서 그 지도교무를 맡고 있다. 그에게 감화받은 탈북자 한 사람은 안성 한겨레학교에서 봉사 중이며 탈북인단체총연합회 회장도 그를 만나 원불교에 입교했다. “탈북자들이 한국사회에 빨리 적응하도록 돕는 게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탈북자는 통일의 전위대가 될 수 있어요. 탈북자들의 문화적 정착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탈북자들에게 전통문화와 종교문화 체험의 기회를 꾸준히 제공해 왔고 그 운동의 구심체로 지난 2010년 사단법인 원림문화진흥회를 만들어 운영해 오고 있다. “초대 평양교구장 박청수 교무와 그 뒤를 이었던 김정덕 교무 등 선배 평양교구장들의 숨은 노력이 많았습니다. 이젠 그 결실을 볼 때가 됐어요. 그 결실 중 하나가 분단 전 어머니가 시무했던 개성교단 복원이 됐으면 합니다.” 비단 탈북자뿐만 아니라 정상의 삶에서 소외된 다문화가정 지원도 그냥 넘길 수 없는 큰 과제라는 김 교무. 인터뷰 말미에 “비록 지금은 상징적인 위상이지만 번듯하게 ‘평양교구청’ 간판을 달 수 있는 날을 절실히 기대한다.”며 자리를 떴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文·安 오늘 단일화 회동] 安 ‘지지세 견고’ 자신감… 단일화 주도권 쥐고 정면돌파

    [文·安 오늘 단일화 회동] 安 ‘지지세 견고’ 자신감… 단일화 주도권 쥐고 정면돌파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5일 민주통합당 심장부인 광주에서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회동을 전격 제안한 건 단일화 논의의 주도권을 쥐고 정면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야권 후보 지지층의 단일화 불안감과 피로감을 없애며 후보 경쟁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 민심을 견인하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안 후보가 단일화의 첫 원칙으로 ‘이길 수 있는 단일화’를 제시한 건 자신의 본선 경쟁력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9월 추석 전까지만 해도 안 후보 측은 문 후보 측의 양자회동 제안이나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자는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던 안 후보가 지난달 19일 “단일화 과정이 생긴다면 이겨서 끝까지 갈 것”이라고 처음 단일화를 언급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고 이날 전격적인 단독 회동 제안까지 이어졌다. 회동 장소는 문 후보 측 제안에 따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으로 정했다. 문 후보 측은 “헌법 정신이 출발한 임시정부와 백범 김구 선생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안 후보는 최근 문 후보에게 회동을 제안하기로 결심하고 박선숙 공동선대본부장 등 최측근들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후보가 전날 “단일화를 하겠다는 원칙만이라도 합의하자.”고 요청한 것에 대한 화답 성격도 있다. 안 후보의 변화는 전날에도 감지됐다. 안 후보는 전북 군산 새만금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치혁신에 대해 “진심이 담긴 ‘약속’들이 있어야 정권교체가 성공할 수 있다.”며 기존의 ‘실천’에서 ‘약속’ 요구로 수정하는 유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변화의 바탕에는 안 후보의 지지세가 견고하다는 자체 판단이 깔린 듯하다.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오차범위 안팎에서 앞서고 있고 9월 출마 선언 뒤 추석 전 아파트 매매와 논문 등 검증 과정에서도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안 후보가 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인 광주에서 회동을 제안한 점도 예사롭지 않다. 호남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최근 단일화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이상기류를 보여 왔다. 이를 만회하고자 강연 제목도 정권교체가 이뤄진 1997년을 강조하며 “2012, 1997년의 새로운 변화가 재현됩니다”라고 정했다. 강연에서도 “광주가 중심이 돼 달라. 광주는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이 가진 변화의 정신을 선택했고 민주당은 정치사에서 늘 스스로를 혁신하며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의 길을 지켜 왔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치개혁 이슈를 강조해 민주당과의 단일화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는 중도·무당파의 이탈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단일화가 성사되면 ‘박 후보 대 야권후보’라는 양자대결로 대선정국이 새로 짜인다. 대선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는 1997년 15대 대선의 ‘DJP연대’, 2002년 16대 대선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로 그 폭발력이 입증됐다. 이번 대선도 3자대결에서는 박 후보가 선두를 달리지만 양자대결에서는 안 후보가 박 후보를 앞서는 등 혼전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양측이 단일화의 방법과 시기를 놓고 신경전을 이어가겠지만 결국 단일화에 합의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단일화 시점은 후보등록일(25∼26일) 직전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예상보다 빠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 후보가 일단 결정을 하면 신속하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인 데다 문 후보 역시 전날 “유리한 시기와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또 두 후보가 얼마나 ‘감동적인 단일화’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인지가 단일화의 정치적 효과와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 기반의 ‘누수’를 최소화하는 단일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야권의 인식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어느 후보로 단일화되더라도 일정 정도의 지지층 이탈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누리당은 문·안 후보의 단일화 회동과 관련해 정치공학적 접근이자 ‘밀실 야합’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두 후보가) 내건 내용들이 시대적 요구와 과제에 대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권력을 잡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朴 아버지 추도… 文 애국지사 뜻 기리고 … 安 민주열사 넋 위로

    朴 아버지 추도… 文 애국지사 뜻 기리고 … 安 민주열사 넋 위로

    朴 “이제 아버지 놓아드렸으면… 피해자들에게 사과” “이제 아버지를 놓아 드렸으면 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33주기인 26일 호소했다. 과거사 관련 피해자들에게도 한 번 더 사과의 뜻을 밝혔다. 더 이상 과거사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를 내다보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된 박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석, 유가족 인사말을 통해 “아버지 시대에 이룩한 성취는 국민들께 돌려드리고 그때의 아픔과 상처는 제가 안고 가겠다.”면서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과거사 관련 사과도 반복했다. 박 전 대통령을 두고 “당시 절실했던 생존의 문제부터 해결하고 나라를 가난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최고의 가치이자 철학이었다.”고 언급한 뒤 “그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와 피해를 입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지난달 인혁당 사건 발언에 이어 최근 정수장학회까지 논쟁이 끊이지 않았던 과거사 문제를 이날을 기점으로 정리가 되길 바란다는 뜻으로 보인다. 박 후보 자신도 논란을 정리하고 앞으로 정책과 민생 행보에 더욱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산업화 시대의 역량과 민주화 시대의 열정을 하나로 모아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를 반드시 열어 가겠다.”면서 “한편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다른 한편으로는 잘못된 것을 과감하게 고치면서 대한민국의 대혁신을 위한 새로운 길을 걸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4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국민대통합 의지에 더해 ‘혁신’의 가치가 보태졌다. 당시 박 후보는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겠다.”면서 대통합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추도식에는 1만 2000여명의 인파가 모였다. 매년 2000~3000명 수준의 추모객이 다녀갔지만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박 후보 지지자들이 대거 몰렸다. 모든 추모객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던 이전과 달리 박 후보는 가벼운 목례를 했지만 시간이 1시간 30분이나 소요됐다. 또 추도식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던 박 후보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서향희 변호사는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대신 조화만 전달했다. 서 변호사는 지난 8월 고(故) 육영수 여사의 추도식에도 불참했다. 삼화저축은행 비리 의혹 등 각종 논란을 의식한 듯하다. 유족 가운데에는 5촌 조카인 가수 은지원씨가 박 후보의 뒷자리에 앉았다.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도 조화를 보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文 “친일 청산 못해… 역사 기억하고 배우겠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6일을 ‘안중근 의사 의거 103주년’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면서 백범 김구 등 애국지사 묘역을 참배하며 ‘항일 독립정신’을 기렸다. 이와 관련, 문 후보의 이날 행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33주기 추도식이 열리는 날이라는 점을 감안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최근 빚어진 정수장학회 논란에서 민주당 측이 “박 전 대통령이야말로 친일파”라며 새누리당을 공격한 바 있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을 방문해 김구 선생의 묘역을 비롯해 안 의사의 가묘(假墓), 삼의사(이봉창·윤봉길·백정기)의 묘역을 차례로 찾아 헌화하고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역사를 기억하고 배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해방 이후 친일 청산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분들의 정신이나 혼도 제대로 받들지 못한 아쉬움이 많다.”고 말했다. 친일파로 지목되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또 “참여정부 때 중국 정부의 협조를 얻고 남북 간의 협력도 해 가면서 안 의사의 유해 발굴에 노력을 기울였지만 찾아내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정부가 노력을 계속한다고는 하는데 실제로 보면 큰 노력들을 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며 현 정부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러면서 “애국 열사들의 넋을 기려야 현재도 있고 미래도 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추도식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진성준 대변인만 “오늘은 10·26 사태 33주기가 되는 날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될 비극적 사건이 발생한 날이다. 박근혜 후보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짧은 논평을 남겼다. 앞서 문 후보는 오전 국회에서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만나 “이명박 정부가 남북관계를 악화시켰다.”며 이 대통령을 비판했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장 자격으로 6자회담 미국 측 수석 대표였던 힐 전 차관보와 만나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이어 그는 “미국(대선)은 TV를 통한 토론이 판세를 좌우하는 것 같다.”면서 “미국에서 어느 분이 대통령이 되든, 한국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한·미 관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한·미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모교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 리허설 현장을 방문, 지원자들의 꿈을 격려하고 사기를 북돋웠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安 “민주주의 희생자 마음 잊지 않고 새 미래 열 것”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26일 국립3·15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안중근 의사 의거 103주년을 언급하면서 ‘민주주의’와 ‘역사 바로세우기’의 의미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이날은 안 후보가 정치권 전면에 등장한 계기가 된 10월 26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1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안 후보는 경남 방문 둘째 날인 이날 오전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있는 국립3·15민주묘지를 참배했다. 3·15민주묘지는 1960년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선거와 독재에 반발해 싸운 희생자들이 묻힌 곳이다. 이날 3·15민주묘지를 찾은 것은 마산이 1979년 10월 박정희의 유신독재에 반대한 ‘부마항쟁’의 진원지로 박정희 유신독재와 대비되는 ‘민주주의’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는 묘지 참배 후 방명록에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 새로운 미래를 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안 후보는 이날 경남 방문 중 통영에서 10·26 사태에 대해 “역사의 심판을 이미 받은 일이라 덧붙일 말이 없다.”면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유민영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불행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짧게 말했을 뿐이다. 대신 안 후보는 경남 진주시 경상대학교에서 가진 강연에서 “10월 26일은 안중근 의사 서거 103주년”이라면서 “안중근 의사께서 여순 감옥에서 순국한 후 고국에 묻어 달라고 했는데 유해를 찾지 못해 효창공원에 가묘로 있다. 우리 민족의 역사 바로 세우기에 미완으로 남겨진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시작됐던 정치권 변화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강조하며 최근 자신의 정치개혁안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는 정치권에 재반격했다. 안 후보는 “제일 가슴 아프게 들렸던 부분이 ‘국민의 정치 혐오에 맹목적으로 편승한 포퓰리즘’이라는 말이었다. 쉽게 풀이하면 안철수가 ‘국민들이 정치를 싫어하도록 부추기고 있다’는 건데, 그게 얼마나 교만한 생각인가.”라며 “새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요구를 대중의 어리석음으로 폄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제의 본질은 왜 국민이 정치를 혐오하게 됐는가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는 게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또 안 후보는 “이번 국정감사가 안철수 감사가 됐는데, 국정감사 때 국정감사를 하지 않은 의원들은 자진해서 세비를 반납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창원·진주·통영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새달 ‘불우청소년돕기 2012 희망! 마라톤&걷기’ 대회

    새달 ‘불우청소년돕기 2012 희망! 마라톤&걷기’ 대회

    ’불우청소년돕기 2012 희망! 마라톤&걷기’ 대회가 오는 11월 10일 오전 8시 서울 상암월드컵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열린다. 이 대회는 (주)매거진플러스에서 발행하는 유기농생활 전문지인 ‘오가닉라이프’가 주최하는 마라톤 & 걷기 대회로 수익금의 일부는 불우청소년을 돕는데 쓰인다. 대회종목은 하프, 10km, 5km, 3km걷기 등으로 참가비는 3만~1만원이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스킨79 진동파운데이션 등 총 5종 15만원 상당의 기념품이 지급된다. 접수기간은 2012년 7월 25일 ~ 10월 26일 문의는 02-320-6071 홈페이지 http://www.iloveorganic.co.kr/run. 인터넷 뉴스팀
  • 그의 노래엔 어머니가 있고 술 마시다 지친 ‘돌싱’ 친구가 있고 우리네 삶의 사연들이 담겨 있네

    그의 노래엔 어머니가 있고 술 마시다 지친 ‘돌싱’ 친구가 있고 우리네 삶의 사연들이 담겨 있네

    “아바이 밥 잡쉈어? / 피가 되고 살이 되고 / 노래 되고 시가 되고 / 이야기 되고 안주 되고 / 내가 되고 니가 되고 / 그대 너무 아름다워요~.”(명태·2002년) 기타를 둘러메고 툭툭 내뱉는 가사와 게슴츠레 감긴 두 눈은 영락없이 10여년 전 모습 그대로다. 양옆을 깔끔하게 다듬은 머리카락과 야윈 듯 앙상한 몸매만 다를 뿐…. 국방색 점퍼에 후드티, 파란색 스니커스와 형형색색 수면양말까지, ‘자유인’ 강산에(49)는 여전히 어지러웠다. 지난 17일 밤, 퀴퀴한 냄새만 맴돌던 서울 서교동 지하 연습실에 갑자기 생기가 돌았다. 즉석에서 작은 콘서트가 열렸다. 무딘 함경도 사투리가 랩처럼 리듬을 타는가 싶더니 “영걸이 왔니 강산에는 어찌 아이 왔니~.” 하는 대목에선 목이 메는 듯 목소리가 잠겼다. “지난 밤 과음해서 그렇다.”고 눙쳤지만,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오른 듯했다. 영걸은 ‘영웅호걸’서 따온 강산에의 본명. 청춘의 아이콘이었던 그는 쉰 즈음에 6인조 인디밴드인 ‘밴드 강산에’와 홍대 앞 소무대를 누비고 있다. 밴드 강산에는 10~16년씩 함께 음악을 해온 친구들이다. 강산에는 “2001년 이후 음악적 슬럼프를 겪었는데 이젠 살짝 즐긴다고 해야 할까.”라고 말했다. ●통기타 하나로 작곡… “삐딱이 기질은 여전” 지금도 작곡할 때 그 흔한 ‘콩나물’(음표)을 쓰지 않고, 통기타와 녹음기, 메모장에 의존해 곡을 만든다. 개성 없는 음향기기가 싫어 여지껏 노래방에 단 한번도 가지 않았고, 연예계의 구습에 질려 ‘김C’ 외에는 이렇다할 연예인 친구도 없다. 1997년 한 대학교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장에선 무례한 청춘에 격앙돼 노래하다 38만엔(약 529만원)짜리 마틴 기타를 부숴버리기도 했다. 그의 가정사가 궁금했다. 3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는 한의사였다고 한다. 지금처럼 정식 면허를 가진 한의사는 아니었지만, 한약방을 운영하며 쏠쏠하게 돈을 벌었다. 한 살된 형을 안고 흥남부두에서 피란선을 타고 내려온 24살 연하의 어머니는 그렇게 거제도에서 아버지를 만났고, 손위 누나와 강산에를 낳았다. 말년에 알코올 중독이 심했던 아버지는 누나를 무릎에 앉힌 흑백사진 속 모습으로만 기억에 남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단돈 1만 8000원을 들고 부산으로 간 강산에 가족의 삶은 팍팍했다. 철공소에 다니던 형과 보험 외판원 어머니…. 어머니는 이제 87세의 볼품없는 할머니가 돼 요양원에서 남은 삶을 살고 계시다. 강산에의 눈에 잠시 이슬이 맺혔다. “절절하다. 어떻게 해드리고 싶은데…미치는 것”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가 꼽은 가장 ‘맛있는’ 노래는 다름아닌 데뷔곡 ‘…라구요’(1992년). ‘눈보라 휘날리는 / 바람찬 흥남부두 / 가보지는 못했지만~’으로 시작되는 노래는 어머니를 그리며 쓴 사모곡이다. 대학(경희대 한의학과 82학번)을 그만두고 경기도의 한 카페에서 통기타를 두드리며, 장발에 피어싱까지 해도 모두 감싸주던 어머니다. 1992년 데뷔 전 일본에 머물며 그런 어머니가 들려준 삶에 곡을 붙여 불렀다. ●‘…라구요’는 피란살이 어머니의 삶 담은 곡 그렇게 노래마다 사연이 있고 삶이 담겼다. 밤새 술마시고 실려간 ‘돌싱’ 친구 집에서 대낮까지 널부러져 잠자다 아픈 머리를 부여잡고 만든 곡이 ‘떡 됐슴다’(2011년)이다. ‘태극기’(1996년)는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노태우 대통령 비자금 사건이 터진 뒤 버스를 타고 서울시청 앞을 지나다 마주한 초라한 태극기를 보고 구상했다. 그렇게 나온 가사가 ‘절대로 삼풍(三風)은 또 불지 않았으면…절대로 태우(太雨)는 또 오지 않았으면’이다. “삐딱이 기질을 드러낸 것뿐인데 사회는 거창하게 해석하는 분위기였죠. 국경일마다 태극기 들고 이 노래를 부르는데 저도 놀랐습니다.” 그는 “예전 음주 운전 사고로 신문에 기사가 실렸는데 사람들은 ‘태극기를 부른 강산에가 일제 스포츠카를 타더라’, ‘알고보니 마누라도 일본사람이더라’는 식으로만 얘기하더군요. 노래는 노래고, 개인은 개인일 뿐인데요.”라고 잘라 말했다. 갑자기 두 살 어린 일본인 아내 ‘다카하시 미에코’와의 연애담이 궁금해졌다. 강산에는 “1987년쯤 백수시절 우연히 만났는데, 아내가 먼저 프러포즈했다.”면서 “1991년 혼인신고하고 이듬해 가수로 데뷔했다.”고 말했다. 강산에는 아내에게 ‘나비’라는 한국이름을 선물했고, ‘나비’는 강산에에게 ‘넌 할 수 있어’ ‘연어’ ‘우리는’ ‘더 이상 더는’ 등의 노랫말을 선사했다. 경기 고양시 일산에 사는 부부는 아직 아이가 없다. ●공연이 사회 분노 증폭시키는 도구 돼선 안돼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음유시인으로 변신한 강산에는 최근 “공연이 분노를 증폭시키는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면서 “정치집회에선 더 이상 노래부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제에서 노래를 부른 뒤 야당 사람들이 몰려와 구호를 외치는데, 고귀한 그분의 뜻을 기리는 게 아니라 분노를 자극하더군요. 일본의 대표적인 언더그라운드 로큰롤 가수인 이마와노 기요시로의 추모공연에서 느꼈던 고요나 평화의 참맛과는 달랐습니다.” 노래하는 음유시인은 오는 12월 5일 파리에서 첫 ‘K록’ 공연을 펼친다. 주프랑스 문화원이 주관하는 이번 공연에서 지인들은 강산에를 한국의 ‘밥 딜런’으로 프랑스에 소개할 예정이다. 공연을 기획한 설치미술가 이서(37)씨는 “한국어로 부르되 주요 곡들은 번안해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며 “한국에도 강산에와 같은 가수가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산에에게 음악은 앞으로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가르켜줄 ‘희망’인 셈이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기고] EU가 동북아에 주는 희망메시지/김창범 주벨기에·EU 대사

    [기고] EU가 동북아에 주는 희망메시지/김창범 주벨기에·EU 대사

    10월 12일 유럽연합(EU)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 소식을 접하면서 마음 한편에 전쟁의 대륙에서 평화의 대륙으로 바뀐 유럽과, 아직도 분단상태인 한반도라는 서로 다른 사진이 교차했다. 60여년이 지났지만 한쪽에는 냉전의 유산이, 유럽에는 평화의 유산이 있다는 게 우리에게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끝난 후, 유럽은 공포와 분열의 후유증으로 더 큰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폐허 속 유럽에서는 또 다른 전쟁을 막고 평화와 경제발전을 위해 뭉쳐야 한다는 절박감이 커졌다. 수십개의 나라로 나누어진 현실에서 통합만이 살 길이라는 막연한 인식이 있었지만 방향을 잃고 표류했다. 다행히 모네, 슈망, 아데나워 같은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희망의 싹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거창한 구호나 원대한 이상 대신 실현 가능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에서 평화의 묘목을 심고자 했다. 그 노력은 1951년 유럽 석탄철강공동체 결성으로 나타났다. 세계대전 당시 전쟁 물자였던 석탄과 철강을 공동 관리해 화해와 평화의 상징으로 바꿨다. 이후 자유무역지대와 관세동맹, 단일시장으로 나아가는 점진적인 진화의 과정을 거쳐 세계 최대의 경제공동체로 성장했다. 오늘날 EU는 27개 회원국으로 뭉쳐 있다. 다른 민족, 문화와 언어에도 불구하고 인간에 대한 존엄성과 자유, 민주주의와 평등이라는 보편적 가치로 그물망보다 더 촘촘히 엮여 있다. 이제 전쟁은 상상하기도 어렵고 희미한 기억 속에 잊혀진 단어가 됐다. 전쟁의 대륙에서 평화의 대륙으로 거듭난 EU가 노벨평화상의 영광을 누린 이유다. 잠시 시선을 지구 반대편의 한반도로 돌려보자. 분단되고 갈라진 틈 사이로 세계에서 가장 밀집된 군사력이 대치하고 있다. 1000만명의 이산가족들이 헤어짐의 아픔을 다독거리면서 통일의 그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고대하고 있다. 한반도는 마지막 남은 냉전의 유산이다. 다행히 우리에게도 희망의 씨앗이 있다. 우리나라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룩해 근세기 역사상 처음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모했다.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한국이 거쳐 온 과정과 노력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20세기 초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운을 잃어야 했던 우리나라는 이제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북한이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따른다면, 우리나라는 전쟁과 대립의 한반도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바꿀 수 있는 힘과 의지를 갖게 됐다. 오늘날 세계 경제의 중심축은 서에서 동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중·일 3개국이 그 중심에 서 있다. 잘못된 과거사를 청산하고 더 밝은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EU 못지않은 동북아연합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EU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게 된 이후 국제사회 일각에서 논란도 일고 있다. 하지만 노벨평화상은 불가능하게만 보였던 꿈을 현실로 이루고 지난 수년간 재정위기 극복과 더 강도 높은 통합을 위해 진통을 겪고 있는 EU와 시민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 변화는 고통을 수반하고 고통을 이겨낸 변화는 더욱 아름답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 그리고 동북아 지역도 더욱 살기 좋고 꿈이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뀌기를 소망해 본다.
  • 노벨평화상에 ‘유럽연합’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27개 회원국을 둔 유럽연합(EU)이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지난 60여년간 EU와 이 지역 선구자들이 유럽의 평화와 화합, 민주주의, 인권 증진을 위해 기여한 바가 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개인이 아닌 기구나 단체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은 2007년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 이후 5년 만이다. 또 국제기구·비정부기구(NGO)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적은 있지만 지역공동체가 수상하기는 처음이다. 토르비에른 야글란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EU의 안정화 노력이 전쟁의 대륙이었던 유럽을 평화의 대륙으로 바꾸는 데 일조했다.”며 “과거 독일과 프랑스는 여러 차례 전쟁을 벌였지만 오늘날 두 나라의 전쟁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역사상 가장 큰 조정자로서 EU의 역할을 인정받았다.”며 “평화를 위한 EU의 노력이 보상받은 것 같아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이 겪고 있는 재정 위기와 이에 따른 사회 불안 등을 감안할 때 EU의 수상에 대해 논란이 제기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인사]

    ■전국은행연합회 ◇임원 선임△상무이사 마상천 ■이데일리 △광고국 부국장 차희진 ■연합인포맥스 △마케팅본부장 류정원 ■경희대 △성금캠페인 통합사무국 사무총장(부총장급·대외협력처장 겸임) 김운호△평화의전당 관장 김영목 ■동국대 ◇경주캠퍼스 <대학원장>△불교문화 정준기(유진스님)△사회과학(사회대학장 겸임) 김흥회△경영(경영·관광대학장 겸임) 이영기<대학장>△불교문화 윤영해△인문과학 고창택△과학기술(공학교육혁신센터장 겸임) 우흥식△에너지·환경 문주현△사범교육 권은주(대원스님)<실장>△경영관리 정윤길△정보관리 오승현△경영평가 김진석<본부장>△전략기획 이시영△학사지원(학부선진화사업단장 겸임) 심규박<처·단장>△입학처 전병길△산학협력단 남윤석<원장>△학생경력개발 이태경△교양교육 정성훈△국제교류교육 이영찬△평생교육 박명숙<관장>△도서관 최준상△박물관 안재호<센터장>△건강증진 이영현△동국미디어 류완하△교수학습개발 오원옥△학생상담 겸 여대생커리어개발 조애숙 ■KRA 한국마사회 △영천경마공원 사업단 TF 단장 전성원
  • 슈스케4 첫 생방송 미션 공개…”탈락자 1팀 아닐수도”

    슈스케4 첫 생방송 미션 공개…”탈락자 1팀 아닐수도”

    12일(오늘) Mnet 슈퍼스타K4(슈스케4)가 대망의 첫 번째 생방송을 앞둔 가운데, 생방송 첫 번째 미션이 공개됐다. Mnet은 “오늘 밤 슈퍼스타K4 생방송의 주제는 바로 ‘첫사랑’”이라며 “생방송 진출팀들의 첫 사랑에 대한 추억이 공개될 예정이며, 첫사랑에 얽힌 노래를 훌륭하게 소화해 내는 것이 오늘 밤의 미션”이라고 밝혔다. 슈퍼스타K4 김태은 PD는 “생방송 무대에서의 최고의 공연을 위해 지난 50여일 간 참가자들이 합숙 생활을 하며 많은 준비를 했다. 기대해도 좋다.”고 당부했다. 실제 생방송 진출자들은 8월 말 부터 합숙 생활을 하며 국내 내로라하는 음악 전문가의 지도하에 노래와 퍼포먼스 연습에 매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래와 퍼포먼스 외에도 이들의 훈훈한 스타일 변신 역시 또 하나의 재미 요소가 될 전망. 이번 생방송 본선에는 김정환, 계범주, 로이킴, 유승우, 정준영(이상 남성 솔로), 안예슬, 이지혜(이상 여성 솔로), 딕펑스, 볼륨, 허니지(이상 그룹) 등 총 10팀이 확정된 상태다. 이번 시즌 생방송 심사 기준은 대국민 문자투표 60%, 심사위원 점수 30%, 사전 온라인투표 10%로 확정됐다. 지난 시즌의 경우 대국민 문자투표 60%, 심사위원 점수 35%, 사전 온라인투표 5%였다. 단 사전 온라인투표는 두 번째 생방송부터 적용된다. 생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본인이 지원하는 참가자에게 문자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휴대폰 번호 #0199로 참가자의 이름 또는 무대 순서를 문자전송 하면 된다. 문자 투표는 생방송 시간 동안에만 카운팅 된다. 또 참가자들의 생방송 무대 음원은 매주 월요일 낮 12시 엠넷닷컴, 멜론, 벅스, 올레뮤직 등 각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첫 음원 출시는 15일 월요일 낮 12시가 될 예정. 시즌2에서 강승윤이 부른 ‘본능적으로’, 시즌 3에서 버스커버스커가 부른 ‘동경소녀’처럼 음원 판도를 뒤흔드는 공전의 히트곡이 생방송 기간 동안 얼마나 등장할 지도 관심사다. 슈퍼스타K4 생방송은 오늘(12일)부터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빌딩에서 2주간 진행되고, 10월 26일부터 4주간은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된다. 마지막 결승전은 11월 23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2012년 대한민국 국민이 선택할 ‘슈퍼스타’는 과연 누가 될 지, 앞으로 7주간 매주 금요일 밤 11시 Mnet 슈퍼스타K4 생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대장암 이해인 수녀 “하루씩 살자 했는데 벌써…”

    대장암 이해인 수녀 “하루씩 살자 했는데 벌써…”

    “마음이 많이 아플 때 꼭 하루씩만 살기로 했다//몸이 많이 아플 때 꼭 한순간씩만 살기로 했다//어떤 경우에도 남의 탓을 안 하기로 했다//내게 주어진 하루만이 전 생애라고 생각하니 저만치서 행복이 웃으며 걸어왔다” (이해인의 시 ‘어떤 결심’ 중에서)  일상을 노래하는 맑은 시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는 이해인 수녀가 암 투병 중인 환자는 물론 마음의 상처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힐링 멘토로 나선다. 이해인 수녀는 오는 16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희망 나눔 토크-암을 넘어선 삶’에서 ‘겸손한 마음, 사랑의 언어’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지난 4년 동안 대장암과 싸우면서도 시집과 각종 산문집 등 총 네 권의 저서를 발간한 이해인 수녀는 이날 강연회에서 아픈 독자들이 많이 사랑해준다는 시 ‘어떤 결심’을 오카리나 연주에 맞춰 직접 낭송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진다.  이해인 수녀는 이날 강연회에서 사랑의 길을 가기 위해 필요한 겸손한 용기, 꾸준한 인내, 상대를 구체적으로 배려하는 지혜와 기도 등 자신이 직접 체험을 통해 얻은 것들을 참석자들과 함께 나눌 예정이다. 이해인 수녀는 “암에 걸린 환자들 자신과 이들을 돌보는 가족 친지, 그리고 치료를 맡은 의료진 등 모두에게 필요한 덕목은 결국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는 겸손과 삶에 대한 감사, 매일 새롭게 사랑을 넓혀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늘 하루가 생의 전부인 것처럼 살고 남들에게 희망이 되도록 날마다 생각한다는 이해인 수녀. 그녀는 자신의 시집 ‘희망은 깨어있네’에 나오는 신뢰, 단순함, 고요함, 느긋함, 용기, 기다림, 참을성, 너그러움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또한 투병 중에 쓴 자작시들을 인용해 의심을 버린 신뢰와 자신을 받아들임, 쾌활하고 긍정적인 감사의 태도 등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다.  이날 ‘희망 나눔 토크’에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또 한명의 힐링 멘토로 나선다. 이루마는 ‘힐링음악’을 주제로 한 이루마의 토크 콘서트를 연다. 그는 이날 콘서트에서 ‘기억에 머무르다’, ‘키스 더 레인’ 등 암 환자들은 물론 듣는 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편하고 아름다운 선율의 힐링 음악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루마는 이 콘서트의 출연료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사랑과 긍정의 힘을 나누자는 취지로 경희의료원이 마련한 이번 ‘희망 나눔 토크’는 암을 극복한 유명 인사들이 연사로 나서 삶의 희망과 꿈에 관해 이야기한다. 간암을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한 송지헌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고 말기 간암을 극복한 한만청 전 서울대병원장의 유쾌한 암 투병기와 악성 림프종양 진단을 받았지만 병마를 이겨내고 완치단계에 이르러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차인태 전 아나운서가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한 의미를 전한다. 치유, 희망, 비전 등 3가지 메시지로 3부에 걸쳐 진행되며 암환자와 그 가족뿐 아니라 일반인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암 치료에 대한 최신 정보도 제공되며 참가 신청은 16일까지 경희의료원 희망나눔토크 홈페이지(www.khmc-event.or.kr)에서 접수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수녀 이해인·피아니스트 이루마 암환자 ‘힐링 멘토’ 나선다

    수녀 이해인·피아니스트 이루마 암환자 ‘힐링 멘토’ 나선다

    일상을 노래하는 맑은 시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는 이해인 수녀가 암 투병 중인 환자는 물론 마음의 상처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힐링 멘토로 나선다. 이해인(왼쪽) 수녀는 오는 16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희망 나눔 토크-암을 넘어선 삶’에서 ‘겸손한 마음, 사랑의 언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지난 4년 동안 대장암과 싸우면서도 시집과 산문집 등 네 권의 책을 낸 이해인 수녀는 이날 강연회에서 아픈 독자들이 특히 많이 사랑해 준다는 시 ‘어떤 결심’을 오카리나 연주에 맞춰 직접 낭송할 계획이다. 이해인 수녀는 사랑의 길을 가기 위해 필요한 겸손한 용기, 꾸준한 인내, 상대를 구체적으로 배려하는 지혜와 기도 등 자신이 직접 체험을 통해 얻은 것들을 참석자들과 나눌 예정이다. 이날 ‘희망 나눔 토크’(www.khmc-event.or.kr)에는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루마(오른쪽)가 또 한 명의 힐링 멘토로 나선다. 이루마는 ‘힐링음악’을 주제로 한 이루마의 토크 콘서트를 연다. 그는 이 콘서트의 출연료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사랑과 긍정의 힘을 나누자는 취지로 경희의료원이 마련한 이번 ‘희망 나눔 토크’는 암을 극복한 유명 인사들이 연사로 나서 삶의 희망과 꿈에 관해 이야기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간암을 극복하고 재기에 성공한 송지헌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고 말기 간암을 극복한 한만청 전 서울대병원장, 악성 림프종양 진단을 받았지만 병마를 이겨내고 완치 단계에 이르러 새 인생을 살고 있는 차인태 전 아나운서가 더불어 사는 삶의 의미를 전한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슈스케4 안예슬, 토끼소녀 변신? 공식 포스터 공개

    슈스케4 안예슬, 토끼소녀 변신? 공식 포스터 공개

    12일 금요일 Mnet 슈퍼스타K4(슈스케4)가 대망의 첫 번째 생방송을 앞둔 가운데, 본선 진출에 성공한 10팀 중 5팀의 공식 포스터가 공개됐다. Mnet이 공개한 포스터는 안예슬, 이지혜 등 여성 솔로 진출자와 딕펑스, 볼륨, 허니지 등 그룹 진출자다. 이들은 모두 그간 볼 수 없었던 세련된 의상에 스타일리시한 헤어스타일과 포즈를 선보이고 있어, 첫 번째 생방송 무대에서의 깜짝 대변신을 기대케 했다. 우아한 긴 웨이브 머리에 토끼 머리띠로 포인트를 준 안예슬은 기존에 보여줬던 귀엽기만 한 여고생에서 벗어나 우아하고 아름다운 숙녀 자태를 뽐냈다. 여고생 안예슬에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하이힐도 무리 없이 소화해 ‘제2의 김예림(투개월)’ 탄생을 예고했다. 이지혜는 우아한 디바의 모습이다. 섹시한 블랙 레이스 탑과 럭셔리한 블루 재킷, 이지혜의 큰 키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화이트 롱스커트로 우아한 멋을 한껏 뽐냈다. 수트 신사로 변신한 허니지의 배재현은 톤 다운된 그린 수트, 박지용은 그레이색 수트, 권태현은 다크 브라운 재킷과 네이비 팬츠에 페도라로 가을 남자 느낌을 강조했다. 딕펑스는 블랙 톤의 가죽 자켓과 레드&화이트 팬츠로 통일감을 살린 모습. 한편 계범주, 김정환, 로이킴, 유승우, 정준영 등 남성 솔로 5인방의 공식 포스터는 내일 공개될 예정이다. 슈퍼스타K4 생방송은 10월 12일부터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빌딩에서 시작해 10월 26일부터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을 거쳐 11월 23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최종 결승전이 열릴 예정이다. 2012년 대한민국 국민들이 선택할 ‘슈퍼스타’는 과연 누가 될 지, 12일부터 앞으로 7주간 Mnet 슈퍼스타K4 생방송(매주 금요일 11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TOP10 결정된 슈스케4, 최고시청률 주인공은?

    TOP10 결정된 슈스케4, 최고시청률 주인공은?

    Mnet ‘슈퍼스타K4’(슈스케4)가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두 자릿수 시청률, 7주 연속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1위 등을 기록하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5일 밤 11시에 방송된 슈퍼스타K4 8화는 최고 11.8%, 평균 10.6%의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 Mnet+KM, 케이블 가입가구 기준)을 기록했다. 평균 시청률로는 올 시즌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연령별로는 20대, 30대, 40대 여성에서 10%에 육박하는 평균 시청률을 보였으며, 지역별로는 마산에서 15%가 넘는 평균 시청률을, 수도권과 광주, 대전, 울산 등지에서 12% 안팎의 높은 평균 시청률을 보였다.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장면은 유승우가 이승철 심사위원과 대면해 합격 통보를 받기 직전 순간. 채널 Mnet의 메인 타깃인 15세에서 34세 남녀 시청률을 살펴보면 5일 24시간 동안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방송된 모든 프로그램 가운데, 슈퍼스타K4가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어제 방송된 슈퍼스타K4 8화에서는 지원자들의 눈물과 환호 속에 생방송 본선에 진출할 TOP10의 명단이 확정됐다. 이승철, 싸이, 윤미래 심사위원은 지원자들의 음악에 대한 진정성과 열정, 대중이 원하는 스타가 되기 위한 자질과 소양을 파악하기 위해 개개인에 대한 심도 깊은 면접인 ‘파이널 디시전’을 진행했다. 과거에도 일부 지원자들에 대한 면접이 진행된 적이 있지만 이번 시즌에는 명실상부 국민 스타의 반열에 오를 만한 자질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정식 관문으로 추가된 미션이다. 파이널 디시전에서 음악적인 견해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과 답변, 선배 가수로서의 애정 어린 충고 등이 오고 간 후 마침내 TOP10의 명단이 발표됐다. 올 가을 대한민국 국민들이 선택할 슈퍼스타 후보는 김정환, 계범주, 딕펑스, 로이킴, 볼륨, 안예슬, 이지혜, 유승우, 정준영, 허니지(HONEY G) 등 총 10팀으로 확정됐다. 이 가운데 허니지는 허니브라운의 배재현, 권태현과 팻듀오의 박지용이 심사위원의 제안에 따라 새롭게 결성한 그룹이다. 생방송 진출팀을 분석해 보면 딕펑스, 볼륨, 허니지 등 3팀이 그룹, 안예슬과 이지혜 등 2명이 여성 솔로, 김정환, 계범주, 로이킴, 유승우, 정준영 등 5명이 남성 솔로로 우승 경쟁을 벌이게 됐다. 하지만 방송 말미 또 다른 생방송 진출자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묘한 여운을 남긴 채 방송이 종료돼 추가 합격자에 대한 시청자들의 의구심도 더욱 증폭된 상태다. 슈퍼스타K4 생방송은 12일부터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빌딩에서 시작해 10월 26일부터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을 거쳐 11월 23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최종 결승전이 열릴 예정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정준영, 유승우의 운명은…슈스케4 생방송 진출자 확정?

    정준영, 유승우의 운명은…슈스케4 생방송 진출자 확정?

    오늘(5일) 밤 11시 국가대표 오디션 Mnet 슈퍼스타K4(슈스케4) 8화에서는 208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대망의 생방송 무대에 설 영광의 얼굴들이 대거 확정될 전망이다. 슈퍼스타K4 생방송은 10월 12일부터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빌딩에서 시작해 10월 26일부터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을 거쳐 11월 23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최종 결승전이 열릴 예정. 지난 주 방송된 7화에서는 라이벌 데쓰 매치의 결과가 모두 공개되면서 그 동안 관심을 모았던 정준영, 유승우, 딕펑스 등이 대거 탈락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전파를 탔다. 하지만 방송 말미에 탈락자들이 일제히 의문의 방으로 입장하며 방송이 종료돼 이들의 최종 운명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더욱 커진 상태다. 슈퍼스타K4 제작진은 “오늘 밤 방송에서 생방송 무대에 서게 될 주인공들이 공개된다. 다만 심사방법에 대해서는 방송을 통해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시즌 생방송 진출자가 과연 몇 명이 될지도 관심사다. 시즌1에서는 10명이 생방송에 진출했지만 시즌2와 시즌3에서는 모두 11명이 생방송 본선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시즌 본선 진출자들은 8월 말부터 이미 합숙소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많은 추측성 스포일러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주최측인 Mnet에서는 생방송 진출자의 명단과 숫자에 대해 철저히 함구령이 내려진 상태. 2012년 가을, 대한민국 국민들이 선택할 ‘슈퍼스타’는 과연 누가 될 지, 베일에 가려진 후보자들의 면면은 5일 11시 Mnet 슈퍼스타K4 8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佛心으로 세계평화를 염원하다

    佛心으로 세계평화를 염원하다

    한국전쟁 정전협정 60돌을 맞는 내년 한국 불교계가 유엔과 함께 세계 평화를 위한 대규모 행사를 마련한다. 이를 위해 조계종은 이달 말∼다음 달 초 미국에 평화사절단을 파견, 내년 행사와 관련한 사전 조율에 나선다. 한국 불교계가 유엔과 손잡고 세계적인 규모의 평화대회를 열기는 처음이다. 2일 조계종 포교원에 따르면 내년 3월부터 10월까지 부산 해운대 일원에서 ‘2013 유엔평화의 날 기념 한반도 평화대회’가 대대적으로 열린다. 부산 범어사가 주관하는 평화대회는 ‘평화를 위한 순례길 걷기’, ‘참전용사를 위한 영산재’, ‘유등 및 풍등 문화제’, ‘전통 사찰음식 축제’ 등 다채롭게 꾸며질 예정이다. 조계종 포교원은 내년 평화대회 행사에 연인원 100만명이 동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내년 9월 14일에는 해운대와 부산 유엔묘지 일원에서 전국의 불교 신자들이 대거 동참하는 가운데 추모재가 진행된다. 이 추모재는 한국전쟁 참전병을 비롯해 전쟁으로 유명을 달리한 모든 고혼들을 추모하는 화해와 용서의 한 마당이 될 전망이다. 이 기간 동안 전 세계 빈곤퇴치를 위한 모금 운동도 벌인다고 조계종 측은 전했다. 조계종은 내년 평화대회에 앞서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80여명으로 구성된 평화사절단을 현지에 파견할 예정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증명하는 사절단에는 조계종 포교원장과 범어사 주지, 불교 신행단체 임원 등이 포함된다. 사절단은 내년 행사 점검과 미국 내 홍보차 마련한 이번 방문을 사실상 평화대회의 사전 행사로 치른다는 방침이다. 사절단은 11월 2일 오전 11시 미국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을 예방해 한국에 대한 유엔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전하고 내년 9월 14일 부산 유엔묘지에서 개최하는 한국전쟁 정전 60돌 추모행사와 평화대회에 초청하는 공문을 공식적으로 전달한다. 이 자리에서 사절단은 불교계가 십시일반 격으로 마련한 세계 빈곤아동 지원기금 10만 달러를 전해 한국 불교계의 인류 상생을 향한 염원도 밝히게 된다. 같은 날 오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호텔에서는 ‘천년의 문화, 천년의 평화’를 주제로 문화축제가 있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한성대 이기향 교수가 한국의 색깔 ‘단청’을 소재로 한 패션 퍼포먼스를 펼친다. ‘단청, 춤추다’라는 제목의 이 공연은 전쟁 전 아이들이 오방색 단청 천을 갖고 평화롭게 노는 모습으로 시작해 전쟁의 충격과 혼돈, 분단의 아픔과 한을 살풀이하는 내용이다. 공연에는 한국전 참전국 유엔주재 대사와 미국 내 참전용사 및 가족들이 초대되며 이 자리를 통해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선언문이 발표된다. 이에 앞서 11월 1일 조계종은 종단 최초로 워싱턴 알링턴 국립묘지를 참배한다. 이 자리에선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해 힘쓰다 희생된 미국 전몰 장병들을 위한 추모재를 봉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 행사는 무명 용사의 탑 참배와 헌화, 추모다례, 추모사 등의 순서로 진행되며 행사에는 한국전 참전 미국 의원과 재미 한국전참전용사협회 회원들도 동참한다. 조계종은 행사와 관련해 “한국 불교가 빈곤, 평화, 전쟁, 폭력 등 인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국제기구와 직접 연대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아픔을 치유하고 함께 마음을 나누는 화해와 공존의 물결이 한반도와 세계 평화의 증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울 수복 62돌 ‘태극기 게양’

    서울 수복 62돌 ‘태극기 게양’

    1950년 9월 28일 북한군으로부터 서울을 탈환한 것을 기념하는 ‘서울 수복 62주년 기념행사’가 28일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렸다. 해병대 사령부가 주관한 이 행사에는 해병대 참전용사를 비롯해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이호연 해병대 사령관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이념과 전쟁의 상흔들 예술로 다독여 주다

    이념과 전쟁의 상흔들 예술로 다독여 주다

    천안함 사태 이후 서해안은 위험한 곳이 됐다. 그 위험을 예술이 풀어 줄 수 있을까. 11월 25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열리는 ‘평화의 바다, 물위의 경계’전이 내건 화두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인천 중구 제물량로, 그러니까 인천 차이나타운 옆에 자리 잡은 옛 항구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형 창고를 개조한 전시장이다. 이곳에서 지난 5~6월 미술 작가들을 모아 답사 행사를 벌였다. 인천 자유공원, 인천항을 시작으로 강화도, 교동도를 다녀왔고 쾌속선으로만도 4~5시간 정도 걸리는 연평도와 백령도도 답사지에 포함시켰다. 60여명의 작가들은 구한말 외국 군함들이 개항을 요구했던 곳,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의 거점이었던 곳,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서 있는 자유공원,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사태 당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 포격 사태 때 초등학생들이 대피했던 곳 등 상처의 현장을 찾아다녔다. 이곳이나 저곳이나 바다는 그냥 바다였을 뿐이지만, 그곳에는 이념과 전쟁과 상처의 자국들이 흩뿌려져 있었다. 홍지윤 작가는 빨래라는 퍼포먼스(‘어진 바다-화려한 경계’)를 통해 이념과 전쟁과 상처의 자국들을 떨어내는 작품을 선보였다. 백령도 사곶 해안에서 이뤄진 퍼포먼스가 고스란히 담겼다. ‘귀신 잡는 해병’을 패러디한 이수영 작가의 퍼포먼스, 위아래가 거꾸로 뒤집힌 듯한 바다 위를 갈매기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묘사한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 태극기와 인공기가 하나가 되는 설치작품을 내놓은 탈북 작가 선무 등이 눈길을 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다음 번에는 한국을 넘어선 아시아의 평화를 주제로 한 미술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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