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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등 풀고 즐기자…평창은 축제다

    갈등 풀고 즐기자…평창은 축제다

    “4년 준비한 선수들 위해 올림픽 정신 함께 나눠야”전 세계인의 축제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 속에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주변에서 들끓는 각종 논란이 올림픽의 취지를 퇴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제 소모적인 논란을 뒤로하고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열리는 평창올림픽을 통해 온 국민이 하나가 돼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사회 안팎에서 높다. 4년간 올림픽을 준비해 온 우리 선수들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응원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것이다. 평창올림픽이 12일로 개막 나흘째에 접어든 가운데 올림픽이 더이상 이념 대결의 장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점점 고조되고 있다. 보수 진영은 북한의 올림픽 참여와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의 남북 단일팀 구성에 반대하며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이라고 깎아내렸다. 현송월이 이끄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국내 공연과 북한 응원단에 대해서도 불편한 시선을 보냈다. 반면 진보 진영은 “우리는 하나”라며 북한의 올림픽 참여와 김여정 등 고위급 대표단의 방남을 환영했다.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은 북한 응원단의 ‘김일성 가면’ 논란으로 표면화했다. 해프닝으로 끝나는 모양새지만 불필요한 ‘남남갈등’을 부추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고강섭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올림픽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이는 정치 프레임 대결로 변질됐다”면서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이 평화의 장이 돼야지 선거의 장이 돼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외신의 막말도 올림픽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었다. 평창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의 해설자는 지난 9일 개회 행사에서 일본의 식민지 옹호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고 결국 12일 퇴출당했다. 영국의 일간지 ‘더타임스’는 ‘독도는 일본 소유’라는 엉터리 보도로 빈축을 샀다. 두 외신은 모두 사과했지만 이들이 남긴 오점은 올림픽 역사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고기 식용 논란도 또다시 불거졌다. 미국 방송 CNN의 앵커 랜디 케어는 지난 10일(현지시간) CNN 홈페이지에 ‘올림픽 그늘에 가려진 잔혹한 개고기 거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개고기 식용 문화를 힐난했다. 일본 측은 우리가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로 응원하는 것에 강하게 반발하며 남북한 화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김상학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는 “올림픽에서 벌어지는 지엽적인 문제들을 정치권이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억지로 갈등으로 끌고 간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택광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급변하는 대북 관계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측이 올림픽을 정쟁화하려는 경향이 있어 보인다”면서 “올림픽에 이런 가치를 투영하는 것을 배제하고 올림픽 경기를 함께 즐기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그 시절 공직 한 컷] 이 곳서 시작됐다… 현정화ㆍ리분희 남북 단일팀 우승

    [그 시절 공직 한 컷] 이 곳서 시작됐다… 현정화ㆍ리분희 남북 단일팀 우승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두달 앞둔 1991년 2월 12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국제경기 단일팀 구성·참가를 위한 제4차 남북체육회담’ 모습이다. 이 자리에서 남북은 세계대회의 탁구·축구 단일팀 구성·참가를 합의했다.그 결과 같은 해 4월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한 현정화·리분희 조는 여자 단체전에서 우승했다. 국제탁구연맹의 파격적 지원과 남북선수단의 체계적 준비도 우승에 기여했다. 원래 남녀 대표팀 엔트리는 각각 5명이 원칙이지만, 남북 단일팀은 예외적으로 10명씩 출전을 허용했다. 훈련도 평소 세계선수권을 준비하는 것 못지않았다. 단일팀 선수단은 일본 지바 등 국외 전지훈련 한 달여를 포함해 46일간 합숙훈련을 통해 호흡을 맞췄다. 그해 6월 포르투갈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는 남북 단일팀이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를 위해 축구 단일팀은 남북 선수 18명 등 36명이 참가한 대표 선발전을 치르기도 했다. 나름 선수 선발에서 공정한 절차를 거친 것이다. 이번 평창 남북 단일팀이 지난 단일팀보다 준비 시간이 부족했고, 대표 선발 과정 등에서도 선수들과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국가기록원 제공
  • 文 “만남의 불씨를 횃불로” 김영남 “다시 만날 희망 안고 갑니다”

    文 “만남의 불씨를 횃불로” 김영남 “다시 만날 희망 안고 갑니다”

    ‘백두혈통’(북한 김일성 일가)으로는 6·25전쟁 이후 처음 남쪽 땅을 밟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11일 2박 3일간의 일정을 끝내고 돌아갔다.김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밤 인천국제공항에서 ‘김정은 전용기’를 타고 서해항로를 통해 평양으로 돌아갔다. 김 제1부부장 등은 출국에 앞서 오후 7시부터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중앙극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나란히 앉아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문 대통령과는 지난 사흘간 김 제1부부장이 네 번째, 김 상임위원장은 다섯 번째 만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사전환담에서 “소중한 불씨를 만들었으니 이 불씨를 키워나가서 정말 횃불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이 “앞으로 자주 상봉할 수 있는 계기와 기회를 마련할 수 있게 된 데 대해서, 다시 만나게 될 희망을 안고 돌아간다”고 말한 데 대한 화답이었다. 첫 곡으로 한국에서도 친숙한 ‘반갑습니다’가 나오자 문 대통령 내외는 물론 나란히 앉은 김 제1부부장과 김 상임위원장 등도 큰 박수를 보냈다. 김 제1부부장은 공연 중 바로 옆에 앉은 문 대통령에게 공연내용을 설명하는 듯 귓속말을 나눴다. 김 상임위원장은 공연 중에 감정이 북받친 듯 세 차례나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공연이 끝날 무렵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무대에 올라왔다. 현 단장은 “온 민족이 지켜보는 이 자리에서 화해와 단합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러 나왔다. 평양에서도 다 들리게 큰 박수를 부탁드린다”고 하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공연이 끝난 뒤 문 대통령은 김 상임위원장에게 “마음과 마음을 모아서 난관을 이겨 나가자”고 작별인사를 했다. 김 제1부부장도 김정숙 여사에게 “늘 건강하세요. 문 대통령과 꼭 평양을 찾아오세요”라고 인사를 했다. 앞서 북한 대표단은 이날 낮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최한 환송 오찬에 참석했다. 이 총리는 “남과 북은 화해와 평화의 염원을 확인했고, 가능성을 체험했다”면서 “이번에 여러분과 함께한 시간은 짧지만, 앞으로 함께할 시간은 길어야 한다”며 아쉬워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북과 남이 시대와 민족 앞에 지니고 있는 책임과 역할을 다해 나감으로써 북남 관계가 개선되고 조국이 통일되는 그날이 하루속히 앞당겨지게 되리라는 확신을 표한다”고 화답했다. 북한 대표단은 공연 직전에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주최한 환송 만찬에 참석했다. 임 실장은 “오늘은 정말 편하게 밥 먹는 자리”라며 김 제1부부장에게 건배사를 요청했다. 이에 김 제1부부장은 수줍은 표정으로 “제가 원래 말을 잘 못 한다. 솔직히 이렇게 갑자기 오게 되리라 생각 못 했고, 생소하고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비슷하고 같은 것도 많더라”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그러면서 김 제1부부장은 “하나 되는 그날을 앞당겨 평양에서 반가운 분들을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고 건배사를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LED 비둘기ㆍ드론 오륜기… ‘5G 코리아’ 빛났다

    LED 비둘기ㆍ드론 오륜기… ‘5G 코리아’ 빛났다

    타임슬라이스, 발광다이오드(LED) 비둘기, 드론 오륜기, 증강현실(AR) 은하수….‘코리아 정보기술(IT)’이 30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열린 올림픽을 환히 빛내고 있다. 일본 최대 통신사인 NTT도코모의 요시자와 가즈히로 사장은 11일 “KT가 올림픽에 (5G 서비스를) 적용한 사례를 바탕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에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요시자와 사장은 “선수들의 시선에서 시청자들에게 생생한 영상을 전달하는 등 업로드된 5G 서비스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피겨 스케이팅 최다빈 선수의 경기와 전날 쇼트트랙 임효준 선수의 첫 금메달 사냥 장면에도 5G 기술이 적용됐다. 경기장 벽면을 따라 설치된 100여대의 카메라가 동시 촬영한 영상을 경기장과 프레스센터의 5G 단말기로 실시간 전달해 준 것이다. KT가 자랑하는 ‘타임슬라이스’ 기술이다. 덕분에 세계 각국 취재기자들과 관람객들은 두 선수의 경기 장면을 더욱 실감나게 체감할 수 있었다.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 때 심석희 선수가 캐나다 선수를 역전하는 결정적 장면도 타임슬라이스로 잡아냈다. 찰나의 순간을 다양한 각도에서 포착하는 타임슬라이스 기술은 아이스하키 등 다른 종목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LED 촛불로 구현한 ‘평화의 비둘기’는 코리아 IT의 강점을 유감없이 보여 준 하이라이트였다. 공연자 1200여명이 LED 촛불로 두 마리의 비둘기를 만들고, 다시 대형 비둘기 한 마리를 형상화했다. KT는 이를 위해 지난달 5G 네트워크를 행사장에 깔고 무선 제어되는 촛불을 제작했다. 김우석 KT 평창동계올림픽추진단 차장은 “음악과 시간, 공연자들의 위치 등 세 가지가 정확하게 촛불 점멸, 밝기와 일치해야 했다”면서 “5G 네트워크는 반응속도가 실시간인 초저지연성과 초연결성이 강점이어서 정확히 제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연자들이 촛불을 따로 조종할 필요도 없었다. 태블릿으로 실시간 중앙제어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과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김 차장은 “개회식에는 귀빈 경호를 위해 상용주파수 방해가 들어가는데 5G는 아직 시범 서비스 단계라 아무 제약 없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었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밤하늘을 수놓은 1218대의 드론 오륜기도 화제였다. 예측할 수 없는 평창의 강풍 때문에 공연은 실제 드론 비행과 사전 녹화된 드론 영상이 함께 사용됐다. 동원된 드론은 인텔의 ‘슈팅스타’다. 빛 공연을 위해 플라스틱과 폼 프레임으로 제작돼 무게가 330g에 불과하다. 인텔은 공간을 3차원(3D)으로 구성해 1000대가 넘는 드론이 서로 부딪치지 않도록 사전에 위치를 정확히 계산하고 위성항법장치(GPS)로 실시간 조정해 가며 오륜기 이미지를 정확히 만들어 냈다. 바람 변수까지 고려했다고 한다. 1218대의 드론이 하늘을 날았지만 ‘조종사’는 단 한 명이었다. 한 명의 기술자가 한 대의 컴퓨터로 동시 제어를 한 것이다. AR을 활용한 장엄한 은하수와 반딧불이 장면도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평창올림픽 개막식 무대 빛낸 볼빨간 사춘기 안지영 ‘상큼’ 셀카 공개

    평창올림픽 개막식 무대 빛낸 볼빨간 사춘기 안지영 ‘상큼’ 셀카 공개

    그룹 볼빨간사춘기 안지영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무대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무대에 오른 그룹 볼빨간사춘기 멤버 안지영(24)이 이날 소감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안지영은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가수 전인권, 이은미, 국카스텐 하현우와 함께 무대에 섰다. 네 사람은 가수 존 레논의 ‘이매진(Imangine)’을 부르며 평화의 무대를 꾸몄다. 네 사람은 각기 다른 자신만의 음색으로 멋드러진 화음을 만들어내 많은 듣는 이에 감동을 줬다. 안지영은 무대가 끝난 뒤 자신의 SNS에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파이팅”이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에는 평창 로고가 새겨진 패딩 점퍼를 입은 안지영의 모습이 담겼다. 안지영은 윙크를 하며 밝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를 본 네티즌은 “수고 많았어요!”, “큰 무대인데 긴장하지 않고 잘해줘서 고마워요”, “노래도 진짜 잘 부르시고, 멋졌습니다”, “20대 대표 여가수로서 전 세계에 퍼뜨린 청아한 목소리 아주 좋았습니다. 굿”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안지영이 소속된 그룹 볼빨간사춘기는 지난달 10일 신곡 ‘#첫사랑’을 발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설] 평화의 성화 평창에 타오르다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 평화의 성화가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지구촌 최대의 겨울 스포츠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이 어제 오후 8시 성황리에 개회식을 갖고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하나 된 열정’이라는 슬로건 아래 평창에 모인 92개국 2920명의 선수들은 이념과 종교, 인종을 넘어 하나가 돼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역대 최대라는 규모만큼이나 풍성한 기록과 감동의 스포츠 드라마를 펼칠 것을 약속했다. 어제 개회식은 세계 각국에서 온 손님들을 맞이하는 한국의 종소리가 세상을 얼음으로 바꾸면서 시작됐다. 강원도에 사는 다섯 어린이가 과거와 미래를 탐험하며 평화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한 편의 ‘겨울동화’처럼 환상적으로 풀어냈다. 3000여명이 110분 동안 펼친 개회식은 전 세계 25억 TV 시청자들이 함께했다고 한다. 개회식 리셉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이 아니었다면 한자리에 있기 어려웠을 분들도 있다”면서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그 자체가 세계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며 평화를 강조했다. 개회식에는 16개국 정상급 외빈이 참석했다. 특히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참석해 명실상부한 평화 올림픽, 평창을 세계에 알렸다. 한국 선수들은 북한 선수들과 함께 한반도기를 들고 맨 마지막으로 입장해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선사했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남북이 공동 입장한 것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10번째이며 2007년 창춘아시안게임 이후 11년 만이다. 남북의 선수가 공동기수로 나서고 단일팀으로 선전하는 모습은 북핵으로 고조된 한반도 위기를 잠시 잊고 스포츠의 정신으로 하나 된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다. 그 어떠한 성명보다도 세계에 남북한 평화 공존의 중요성을 각인시킨 장면으로 기록될 것이다. 개회식 못지않게 북핵 외교전에 이목이 집중된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개회식 리셉션장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 북한, 중국 등 러시아를 뺀 6자회담 당사국이 함께한 것은 의미가 크다. 의례적인 자리로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가지는 못했겠지만 최고위급 인사들이 직접 대면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특히 북한의 김여정이 오늘 오찬에서 문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지, 미국 CNN방송 보도처럼 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할지 등은 초미의 관심사다. 문 대통령 ‘평양 초청 카드’가 한·미 양국을 이간질하려는 의도라는 우려가 있는 만큼 평창 이후 한·미 공조에 흔들림이 없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외교전은 외교전이고, 평창의 주인공은 선수들이다. 땀 흘리며 준비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평창을 승자와 패자가 함께 어울리는 세계인의 축제로 만들자.
  • [서울광장] 평화의 불씨, 들불로 번져야/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평화의 불씨, 들불로 번져야/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한반도 정세의 변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불과 한두 달 전만 해도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타격론이 현실화될 것처럼 보였던 한반도 위기 상황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평화 모드’로 급반전한 것이다. 중대한 변화의 시그널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올해 신년사에서 감지됐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이 “민족의 위상을 과시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동족의 경사”라는 우호적인 수식어까지 동원해 판이 바뀔 조짐을 드러내 보였다. 어제 평창 개막식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참석한 것은 남북관계에서 중대한 변화다. 그녀가 누군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다. 백두혈통 운운할 필요조차 없다. 북한의 실질적 권력이란 사실에 노(NO)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녀의 등장은 이번 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고자 하는 우리에게 값진 ‘선물’이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김 1부부장과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일행을 접견하고 오찬을 함께한다고 한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구두든 서찰이든 어떤 형태로든지 김 위원장의 의중을 문 대통령에게 전할 게 확실하다. 김 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사실상 ‘대리인’으로 왔다는 점에서 간접 남북정상회담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김 위원장이 창건 70돌 건군절 열병식을 내부용으로 조용히 치렀다는 사실 또한 응축된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어느 해보다 요란하게 치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외신 방북 취재를 일절 허가하지 않고 중계도 하지 않았다. 지난해 김일성 주석 태양절 열병식 때는 100명이 넘는 외신을 초청해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그다. 그렇다면 지금 전개되고 있는 이런 흐름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차원이냐, 아니면 핵 프로그램을 완성한 북한이 미국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벗어나기 위한 전략적 의도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이란 국제무대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냐 하는 것이다. 해석은 엇갈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가 선택하고 가야 할 길은 한반도 평화라는 외길이다. 확실하지 않으면 의심은 들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가던 길을 멈추거나 환경을 해쳐서는 안 된다. 김여정과 열병식 카드는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의 길을 내는 모멘텀이다. 길을 여는 것은 미국도 중국도 아니다.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남과 북이 공동으로 열어야 한다.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부터 2007년 10·4 정상선언까지 남북을 이어 줬던 맥 가운데 하나가 자주다. 남과 북이 관계를 개선하고 단절을 복원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평화의 불씨를 결코 꺼트려서는 안 된다. 상대에 대한 존중도 놓쳐서는 안 될 덕목이다. 그동안 남북 간 크고 작은 사단이 많았지만 그래도 존중정신이 고비고비마다 발현됐기에 만날 수 있었다.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공격하고 매도하는 정략적 언행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를 훼방하는 범죄행위다. 앞뒤 안 가리고 고춧가루 뿌리려고 작정했다면 무슨 일인들 못 하겠는가. 그러나 우리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이런 적폐는 다수의 국민으로부터 호응을 받기 어려울뿐더러 반평화적이고 반통일적이다. 외부인들 안심이 되겠는가.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란 사실 못지않게 우리에게 한·미 동맹은 훼손돼서는 안 될 가치다. 그저께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접견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한·미 동맹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문 대통령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지속적인 제재와 압박을 강조하며 “비핵화는 공동 목표”라고 못 박은 점은 의미심장하다. 남북을 바라보는 미국의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장애도 있고 난관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이 있어야 끝이 있는 법이다. 모쪼록 어렵게 만들어진 평화의 불씨가 평화의 들불로 번졌으면 한다. ykchoi@seoul.co.kr
  • 文대통령, 개회식서 김여정과 짧지만 의미있는 첫 만남… 美·北 접촉은 불발

    文대통령, 개회식서 김여정과 짧지만 의미있는 첫 만남… 美·北 접촉은 불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9일 짧지만, 의미 있는 첫 만남을 가졌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백두혈통’으로는 최초로 이날 방남한 김 제1부부장과 반갑게 손을 맞잡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도 만났다.관심을 모았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북한 대표단의 ‘의미 있는 접촉’은 불발됐다. 펜스 부통령은 끝내 김 상임위원장과의 만찬(사전 리셉션)을 피했다. 남북 대화의 흐름을 ‘평창 이후’ 북·미 대화로 이어 가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현실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강원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리셉션 환영사에서 “평창올림픽이 아니었다면 한자리에 있기 어려웠을 분들도 있지만, 우리가 함께하고 있고 함께 선수들을 응원하며 미래를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세계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소중한 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림픽 첫 남북 단일팀인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거론하며 복원된 남북대화의 동력을 조심스럽게 ‘평창 이후’까지 살려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을 구성해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했고, 2.7g의 작은 공이 평화의 씨앗이 되었다”면서 “2.7g의 탁구공이 27년 후 (아이스하키의) 170g의 퍽으로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서해성 성공회대 교수의 시 ‘왜 우는가- 평창을 기다리면서’ 가운데 “눈사람은 눈 한 뭉치로 시작된다”는 구절을 인용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작은 눈덩이를 손에 쥐었다”면서 “두 손 안의 작은 눈뭉치를 우리는 함께 조심스럽게 굴려가야 하며, 마음을 모은다면 눈뭉치는 점점 더 커져서 평화의 눈사람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은 내일 관동 하키센터에서 하나가 될 것이며, 남북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서로를 돕는 모습은 세계인의 가슴에 평화의 큰 울림으로 기억될 것”이라며 “선수들은 이미 생일 촛불을 밝혀주며 친구가 됐고, 스틱을 마주하며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들의 가슴에 휴전선은 없다”고 강조했다.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참가국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북한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입장하자 김 제1부부장과 김 상임위원장은 일어서서 손을 흔들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뒷줄에 있던 김 제1부부장과 김 상임위원장을 돌아보며 활짝 웃고, 악수를 나눴다. 잠시 대화도 오고 갔다. 사전 리셉션을 사실상 건너뛰고 개회식에 참석한 펜스 부통령은 남북 선수단의 동시 입장 때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은 채 앉아 있었다. 펜스 부통령과 바로 뒷줄에 앉은 김 제1부부장과 김 상임위원장 간 접촉이나 대화도 눈에 띄지 않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리셉션장 밖에서 김 상임위원장과 첫 인사를 나눴다. 김 상임위원장은 악수만 하고 안쪽으로 이동하려다 문 대통령의 안내를 받아 기념사진을 찍었다. 리셉션에 초대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도 모습을 드러냈지만 정상급 인사가 아니어서 문 대통령과 악수는 생략한 채 일반 출입구로 행사장에 들어갔다. 리셉션 만찬 메뉴로는 강원도 청정특산물을 활용한 한식 정찬이 올라왔다. 특히 후식으로는 한반도 위 철조망 형태의 초콜릿에 생크림을 끼얹어 ‘평화로 분단을 녹인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피겨퀸, 평화 꽃피우다

    피겨퀸, 평화 꽃피우다

    단군부터 태극기까지 우리 문화 소개 드론 1218개로 개회식 오륜기 그려 한반도기 남북, 마지막 91번째 공동 입장 기수는 ‘남남북녀’ 원윤종·황충금 평창은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 평화란 메시지를 전했다. 사람과 사람이 마음을 열고 만나 소통하고 공감할 때, 모든 행동은 평화로 이어진다고 외쳤다. 1218개의 드론으로 올림픽 오륜기를 그리는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기술력을 뽐냈다. 여기에 ‘피겨 여왕’ 김연아(28)가 최종 점화자로 나서 짤막한 아이스쇼로 평창의 밤하늘을 밝혔다.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김연아는 전성기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아름다운 피겨스케이팅을 선보이다 성화를 넘겨받았고, 달항아리 성화대에 불을 붙였다.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만 4개를 딴 쇼트트랙 전이경,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골프 박인비, 축구 스타 안정환에 이어 평창에서 단일팀을 이룬 여자 아이스하키 박종아(남측)와 정수현(북측)이 손을 맞잡고 성화를 넘겨 받아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둘이 나란히 계단을 뛰어올라 김연아에게 성화를 넘기는 장면도 개회식 메시지를 오롯이 담았다.개회식은 9일 오후 8시 정각 한 줄기 빛과 함께 평화의 종소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무대와 객석을 모두 얼음으로 변화시키면서 시작됐다. 강원도의 다섯 아이가 눈밭에서 수정구슬을 발견하고, 구슬 속 지도를 따라 과거로 통하는 신비한 동굴을 찾아갔다. 고구려 벽화 속 ‘사신도’에서 백호가 뛰쳐나와 아이들을 과거로 데려갔다. 청룡, 주작, 현무도 차례로 등장해 다섯 아이와 만났다. 사슴멧돼지, 꽃과 나비, 소나무와 해초, 메기와 물고기떼, 까마귀와 까치 등 자연과 동물이 한데 어우러지고 ‘불꽃’ 수레를 끄는 소를 따라 벽화 속 고구려 여인들이 춤을 췄다. 단군신화 속 웅녀와 하늘과 땅을 잇는 ‘인면조’, 평화를 가져오는 ‘봉황’ 등 신화 속 동물들이 나타나 축제에 동참했다. 이들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천문지도 ‘천상분야열차지도’를 밤하늘에 띄우는 등 한민족의 우수한 문화를 소개했다. 태극기가 우주 탄생의 원리를 담고 있음을 알렸다. ‘태고의 빛’처럼 텅 빈 무대에 장구 소리가 울려 퍼지자 빛들이 점점 거대한 기운을 형성했다. 장구 연주자들은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루는 과정을 독창적인 리듬으로 표현했고, 무용수들은 ‘태극의 기운’을 춤으로 표현했다. 연주자들의 옷 색깔이 순식간에 빨강과 파랑으로 바뀌어 태극 문양을 이뤘다. 3만 5000여석을 메운 관중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올림픽의 상징 오륜기를 연출하는 장면도 백미였다. 촛불을 들고 평화의 비둘기를 만든 강원도 주민 1000여명이 드론을 날렸다. 드론들은 설원을 질주하는 스키어와 스노보더를 하늘에서 뒤따르다 화려한 조명과 함께 오륜기로 변신하며 밤하늘을 수놓았다. 이번 대회에는 92개국이 참가했지만 개최국 대한민국이 북한과 함께 입장해 91번째에서 끝났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의 남북 공동 입장은 2000년 시드니하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역대 열 번째이자 2007년 창춘(중국) 동계아시안게임 이래 11년 만이다. 개회식 직전 관동하키센터 믹스트존에서 남측 취재진을 만난 황충금은 “단일팀으로 참가한 게 단순히 경기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빨리 북남이 통일되길 바라는 진심으로 참가했다”며 밝게 웃었다. 평창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평창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평화의 창 열다

    평화의 창 열다

    2018년 2월 9일 저녁 9시 12분, 75억 세계인의 눈이 대한민국에 쏠렸다. 민족의 노래 아리랑에 맞춰 남북한 선수단이 손에 손에 한반도기를 들고 함께 웃으며 같은 길을 밟았다.92개국 가운데 남북 공동 입장으로 가장 마지막인 91번째였다. 우리나라 봅슬레이 간판 원윤종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북측 대표 황충금이 공동 기수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우리말로) 함께 가요”라고 축사를 한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개회를 선언했다. “제23회 동계올림픽 대회인 평창동계올림픽의 개회를 선언합니다.” 지구촌 눈과 얼음의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이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올림픽스타디움에서 불을 밝혔다. 2011년 7월 7일 오전 0시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평창” 낭보를 들은 지 2409일째다. ‘대결의 땅’ 한반도는 ‘평화의 땅’을 선언했다. 이제 대회 슬로건처럼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으로 개회식 메시지인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를 눈앞에 일궈야 한다. 동계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92개국 선수 2920명이 쓸 ‘겨울 동화’에 푹 빠져들 차례다. 그 감동의 불길을 여자 아이스하키 ‘팀코리아’ 박종아·정수현에게서 건네받은 최종 성화주자 ‘피겨 여왕’ 김연아가 붙였다. 평창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 환영사

    [전문] 문재인 대통령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 환영사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갈등과 대립이 상존하는 지구촌에 이런 (평창동계올림픽) 스포츠 대회가 있다는 게 얼마나 의미 있고 다행스러운 일인지 깊이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일인 이날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주최한 사전 리셉션 환영사에서 “올림픽이라는 마당이 없었다면 어느 자리에서 지구촌의 많은 나라가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환영사 전문. 존경하는 내외 귀빈여러분,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제 곧 평창 동계올림픽이 막을 올립니다. 세계인이 함께하는 평화의 제전이 시작됩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과 평창에 보내주신 따뜻한 성원과 우정에 국민을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곳 강원도는 자랑거리가 참 많은 곳입니다. 천혜의 바다와 산, 지역공동체의 전통축제들, 자연이 내어준 건강한 먹거리들은 여러분과 함께 즐기고 싶은 강원도의 자랑입니다. 그 중에서도 겨울 추위는 동계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강원도가 준비한 특산품입니다. 다행히 요즘 강원도가 제대로 춥습니다. 얼음은 매끄럽고, 설원은 풍성합니다. 추위와 함께 훈련해온 선수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마련했습니다. 오늘 우리도 추위 덕분에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강원도의 추위는 대한민국이 여러분에게 보낸 따뜻한 초대장인 셈입니다. 여러분,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의 추위를 제대로 즐겨볼 준비가 되셨습니까? 제가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 신영복 선생은, 겨울철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것을 정겹게 일컬어 ‘원시적 우정’이라했습니다. 오늘 세계 각지에서 모인 우리들의 우정이 강원도의 추위 속에서 더욱 굳건해 지리라 믿습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여러분, 근대 올림픽은 위대한 한 사람의 열정에서 출발했습니다. 19세기 말, 피에르 드 쿠베르탱은 스포츠라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육체적?도덕적 능력은 물론 평화를 향한 의지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지 120여년이 흐른 지금 세계인들은 다시 공정한 사회의 중요성을 깨닫고 스포츠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스포츠는 이념과 체제, 종교, 문화의 차이를 뛰어넘는 몸과 마음, 의지의 향연을 펼쳐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라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도전정신과 용기, 상대에 대한 존중, 공동체 정신과 자기절제의 미덕을 익혀왔습니다. 여러분께 30년 전 1988년, 서울올림픽의 한 장면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대회의 요트 경기가 제가 자란 부산의 바다에서 열렸습니다. 경기 중 갑자기 불어온 강풍으로 싱가포르 선수들이 바다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때 선두에서 2위를 달리고 있던 캐나다의 로렌스 르뮤는 주저하지 않고 그 선수들로 향했습니다. 물에 빠진 선수들을 구한 그는 결국 22위로 시합을 마쳤습니다. 그의 목에 메달은 걸리지 않았지만, 세계는 그에게 스포츠맨십이라는 위대한 메달을 수여했습니다. 1964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에서는 공정한 경쟁에 대한 소중한 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탈리아 봅슬레이 팀의 주장 에우제니오 몬티는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영국팀에게 봅슬레이 썰매의 부품을 빌려주었습니다. 썰매를 고칠 수 있었던 영국팀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경기 후 영국팀의 우승에 대한 소감을 묻는 언론에게 에우제니오 몬티는 말했습니다. “내가 부품을 빌려준 덕에 우승한 것이 아니다. 영국팀이 가장 빨리 달렸기 때문에 우승했을 뿐이다.” 그는 국제페어플레이 위원회가 수여하는‘피에르 드 쿠베르탱 페어플레이 트로피’를 받은 최초의 선수가 되었습니다. 세계와 마찬가지로 한국은 지금 공정한 사회를 꿈꿉니다. 우리는 지난겨울,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촛불을 들었고 이번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공정함에 대해 다시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평창의 눈과 얼음 위에서 위험에 처한 선수를 도운 또 다른 로렌스 르뮤와 경쟁 팀이 자신과 같은 조건에서 시합할 수 있게 도운 또 다른 에우제니오 몬티를 만날 것이라 믿습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도 우리의 딸과 아들, 손녀손자들은 놀이터에서, 학교 운동장에서, 체육관에서 자신들만의 작은 올림픽을 열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규칙과 공정함을 익힌다면 피에르 드 쿠베르탱이 꿈꾸었던 우정과 평화의 세계는 성큼 다가올 것입니다. 미래 세대에게 스포츠를 통한 도전과 성취의 즐거움, 공정한 세계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일은 올림픽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나와 우리 국민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아이들의 믿음에 답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선수들의 공정한 경쟁이 다시 일상의 확고한 상식으로 스며들 수 있게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는 세계 각국의 정상과 지도자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저는 이 순간 갈등과 대립이 상존하는 지구촌에 이런 스포츠 대회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고 다행스런 일인지 깊이 실감하고 있습니다. 만약 올림픽이라는 마당이 없었다면 어느 자리에서 지구촌의 많은 나라들이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할 수 있겠습니까?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지만 세계 각국은 서로 간에 풀어야 할 어려운 문제들이 있습니다. 한국도 몇몇 나라들과 사이에 해결해야 할 어려운 숙제가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아니었다면 한 자리에 있기가 어려웠을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함께 선수들을 응원하며, 우리의 미래를 얘기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세계의 평화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갈 소중한 출발이 될 것입니다. 남과 북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을 구성해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했습니다. 2.7g의 작은 공이 평화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오늘 이곳 평창에서는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팀이 출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7g의 탁구공이 27년 후 170g의 퍽으로 커졌습니다. 남북은 내일 관동하키센터에서 하나가 될 것입니다. 남과 북의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서로를 돕는 모습은 세계인의 가슴에 평화의 큰 울림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선수들은 이미 생일 촛불을 밝혀주며 친구가 되었습니다. 스틱을 마주하며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들의 가슴에 휴전선은 없습니다. 여러분을 그 특별한 빙상경기장으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남북의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작은 눈덩이를 손에 쥐었습니다. 한 시인은 “눈사람은 눈 한 뭉치로 시작한다”고 노래했습니다. 지금 두 손 안의 작은 눈뭉치를 우리는 함께 굴리고 조심스럽게 굴려가야 합니다. 우리가 함께 마음을 모은다면 눈뭉치는 점점 더 커져서 평화의 눈사람으로 완성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내외 귀빈 여러분, 이제 몇 시간 뒤면 평창의 겨울이 눈부시게 깨어납니다. 아름다운 개막식과 함께 우정과 평화가 시작됩니다. 여러분 모두가 공정하고 아름다운 경쟁을 보게 될 것이며, 한반도 평화의 주인공이 될 것입니다. 나는 우리의 미래세대가 오늘을 기억하고 ‘평화가 시작된 동계올림픽’이라고 특별하게 기록해주길 바랍니다. 나와 우리 국민들은 평창으로 세계가 보내온 우정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평화의 한반도로 멋지게 보답하겠습니다. 우리는 준비되어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상]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미리보기…시간과 출연자는?

    [영상]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미리보기…시간과 출연자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9일 오후 8시에 화려한 막을 올린다.9일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부터 강원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란 주제로 2018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올림픽 개최지인 강원 지역에 사는 아이 5명을 비롯해 출연진 3000여 명이 ‘평화의 답’을 찾아 나서는 모험을 한 편의 겨울동화 같은 공연으로 펼쳐낸다. 개막식 행사에는 들국화 전인권, 국카스텐 하현우, 볼빨간사춘기 등이 초대가수로 출연한다. 첨단기술을 접목한 공연과 한국무용, 태권도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연들도 이어진다.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개막식에 참석해 행사를 지켜볼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한 정상급 외빈들과 함께 92개국 대표 선수들을 환영할 예정이다. 평창올림픽 개막식은 지상파 3사인 KBS, MBC, SBS에서 생중계된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막 오른 평창올림픽, 한마음 돼 평화의 場 만들자

    평창동계올림픽이 지구촌 최대의 겨울 스포츠 제전으로 오늘 개막돼 17일간의 대장정에 오른다. 1988년 서울올림픽 후 꼭 30년 만에 올림픽 성화가 이 땅에 타오르는 것이다. 사상 최대 규모인 92개국 2925명의 선수들은 15개 종목 306개의 금메달을 놓고 백두대간 산등성이와 평원에서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낸다. 두 번의 유치 실패 후 세 번째 도전 만에 따냈고, 북핵으로 개최 여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마저 제기됐기에 평창올림픽의 의미는 남다르다. 우여곡절 끝에 남북 공동 참가와 공동 입장이 성사되고 북한의 핵심 인사들이 참가함으로써 평창올림픽은 남북 화합의 훈풍을 몰고 온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30년 전 88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세계 속에 드높였고 2002년 한·일 월드컵은 국가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이번 평창올림픽은 경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한반도 위기를 타개하고 평화를 정착시킬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평창올림픽을 역대 최고의 동계 스포츠 축제, 평화의 한마당으로 성공시키기 위해 한마음이 돼 힘을 모아야 한다. 정치권도 올림픽 기간만큼은 정쟁과 상호 비방을 중단하고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힘을 합쳐 아낌 없는 성원을 보내야 할 것이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피에르 드 쿠베르탱은 “올림픽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고,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이다”라고 말했다. 바로 올림픽 강령이다.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은 그동안 흘린 땀과 눈물을 평창에서 보상받을 자격이 있다. 메달 획득을 위한 경쟁에 앞서 그들이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경기 진행에 허점을 보여서는 안 될 것이며 음식과 잠자리에도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국제사회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북핵의 평화적 해법 모색을 위한 진지한 접근이 필요한 때다.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평창에 온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도 폐막식에 참석한다. 북측은 부인했지만 북·미 접촉과 대화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화는 성사되지 않더라도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화해와 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다만 미국이든, 북한이든 불필요한 격한 언행은 자칫 모처럼 찾아온 화해 분위기를 망칠 수도 있으니 스스로 자제하는 게 옳다. 평화와 화합을 위한 노력은 ‘근대 올림픽의 이상은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경기를 통한 국제 평화의 증진에 있다’는 올림픽 본연의 정신에 부합한다. 무엇보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중요한 것은 국민의 관심과 참여라는 점을 우리 모두 알아야 한다.
  • 평화의 아침 밝았다…文대통령ㆍ김여정 내일 오찬

    평화의 아침 밝았다…文대통령ㆍ김여정 내일 오찬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접견하고 오찬을 갖는다. 문 대통령과 북측 고위급 대표단과의 첫 만남은 하루 앞선 9일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이뤄진다.문 대통령은 8일 오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청와대에서 접견하고 최대한의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비핵화를 위한 대화로 이끌어 낸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접견에서 북·미 대화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북한 대표단은 9일 개회식에 참석하고, 문 대통령은 10일 북한 대표단을 접견하고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이 가장 신뢰하는 대리인이란 점에서 사실상 ‘간접 남북 정상회담’이다. 접견·오찬 장소에 대한 협의는 진행 중이다. 청와대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김정은 전용기’편으로 9일 인천공항을 통해 방남한다. 통일부는 “평양을 출발한 고위급 대표단이 서해 직항로를 통해 9일 오후 1시 30분 인천에 도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용기는 북으로 돌아갔다가 고위급 대표단의 2박 3일 일정이 끝나는 11일에 다시 와 북한 예술단의 서울 공연을 관람한 대표단을 태우고 갈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이후까지 남북 대화와 한반도 긴장 완화의 흐름을 이어 가는 이른바 ‘평창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문 대통령의 외교전도 이날 본격화됐다. 문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을 만나 “한·미 양국이 확고한 원칙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을 남북 대화와 올림픽 참가로 이끌어 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 지금 진행되고 있는 남북 대화가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정착으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이를 위해 다각적인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북·미 대화의 필요성을 에둘러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펜스 부통령은 ‘평창올림픽의 안전하고 성공적인 개최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는 한편 한국에 대한 철통같은 방위공약을 거듭 확인했다. 그러면서 “한·미 동맹이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는 문 대통령의 평가에 공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한정(韓正) 상무위원을 만나 협조를 구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 이후 남북 대화가 한반도의 평화적 비핵화로 이어져야 한다”면서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로 이어지도록 중국 정부가 더 많은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정 상무위원은 “한반도 정세의 열쇠는 미국과 북한이 쥐고 있다”면서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를 추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사라진 ‘아프리카의 모나리자’ 40여년 만에 발견

    사라진 ‘아프리카의 모나리자’ 40여년 만에 발견

    “난 이 작품을 ‘아프리카의 모나리자’라고 생각한다” 아프리카 현대문학의 대표주자로 1991년 맨부커상을 받은 나이지리아 출신 영국 작가 벤 오크리(58)는 최근 런던의 한 아파트에서 발견돼 현재 경매업체 본햄스 본사에 보관 중인 ‘나이지리아 공주의 초상화’를 보고 이같이 말했다. 초상화는 나이지리아 출신 화가 벤 엔원우(1921~1994)가 1974년도에 요루바족의 ‘투투’(Tutu·공주를 뜻함)인 아데투투 아데밀루를 그린 것으로, 다음 해인 1975년 이후로 최근까지 행방이 묘연했다. 이에 따라 나이지리아에서는 초상화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 그림은 오는 28일 영국 런던과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동시 진행되는 경매에 출품된다. 초상화의 낙찰 예상 가격은 약 25만 파운드(약 3억7700만원)지만, 벤 오크리는 “이 그림에는 금전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40년 동안 전설로 이어져 온 그림이다. 누구나 ‘투투는 어디에 있느냐?’고 말할 정도로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엔원우는 단지 이 소녀만 그린 게 아니라 전통 전체를 그려냈다. 이 그림은 나이지리아에서 희망과 재생의 상징이며, 불사조 비상(phoenix rising)의 상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본햄스 아프리카의 현대미술 담당자 자일스 페피아트는 런던 북부에 사는 한 가족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이 초상화를 감정했다. 그는 “벽에 걸려있는 이 그름을 봤을 때 꽤 놀랐다. 그림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훌륭했다. 한눈에 진짜임을 알았지만 감정이 끝날 때까지 진짜라고 말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감정이 끝나고 나서 사라졌던 명화임이 밝혀지자 가족들은 매우 놀라워했다고 한다. 나이지리아 모더니즘의 아버지로 불리는 엔원우는 ‘투투’의 초상화를 총 3장 그렸는데 최근 모두 발견될 때까지 행방이 묘연했다. 1967~1970년 나이지리아-비아프라 전쟁에서 부족 간 충돌이 일어난 뒤 이 작품은 평화의 상징이 됐다. 본햄스 아프리카의 미술 전문가인 엘리자 소여는 “투투는 요루바족이며 엔원우는 이보족이다. 즉 그들은 다른 지파에 속해 이 그림은 화해의 중요한 상징이 된다”고 말했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광명시의 평창동계올림픽 북한선수 응원단 홍콩방송 보도 ‘화제’

    광명시의 평창동계올림픽 북한선수 응원단 홍콩방송 보도 ‘화제’

    경기 광명시가 지자체 최초로 조직한 북한 선수 응원단이 홍콩 대표적 위성방송사인 봉황TV에 소개돼 화제다. 8일 광명시에 따르면 지난 6일 방송된 홍콩 봉황TV의 ‘뉴스모닝(?凰早班?)’은 북측 예술단과 응원단의 동해 묵호항 입항을 소개했다. 동시에 북한 선수 응원단을 조직한 양기대 시장의 평창동계올림픽이 한반도 평화의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함께 전했다. 이어 ‘광명시 북한선수단 자원봉사 응원단’의 심층 취재를 위해 지난 5일 데보라 후 기자가 양 시장을 방문했다. 데보라 후 기자는 양 시장의 응원단 조직배경과 과정, 향후 일정에 대해 일일이 묻고 자세히 보도했다. 양 시장은 “북한선수단 자원봉사 응원단을 모집한 결과 1500여명 시민이 신청할 만큼 평화를 원하는 시민들의 열망이 뜨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광명시 응원단은 스웨덴과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대결이 펼쳐지는 12일 저녁부터 응원전을 시작한다”고 향후 계획을 소개했다. 양 시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광명시 북한선수단 자원봉사 응원단 조직 배경에 대해 “지난해 12월 중국 쿤밍에서 열린 제3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를 계기로 북한의 문웅 총 단장 등 대표단을 만나 제일 먼저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그 소식을 듣고 북한선수단을 위해 남한 측 응원단을 조직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양 시장은 북한대표단의 동향에 대한 과도한 열기로 이미 ‘평창올림픽’이 아니라 ‘평양올림픽’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묻는 데보라 후 기자 질문에 “올림픽 기본정신은 ‘평화‘이므로 경기가 시작되면 언론 보도 입장은 달라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남북단일팀이 계기가 돼 스포츠를 비롯한 인도적인 교류와 나아가 경제적 교류로 이어진다면 한반도 여러 전쟁 위험과 평화를 깨려는 시도들이 해결될 것”이라고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남북단일팀의 의미를 설명했다. 봉황TV는 1996년 3월 설립된 홍콩의 위성방송사로 현재 중국어와 유럽·미주 등 총 6개 채널을 보유하고 150여개 국가와 지역에 방송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영국 BBC라디오에서 중국 쿤밍 방문 후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가능성에 대해 제일 먼저 예측한 양 시장 인터뷰가 방송된 바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靑 ‘北, 남북대화 대가로 수십조 요구’ 동아일보 칼럼에 정정보도 요구

    청와대는 6일 ‘북한이 남북대화를 대가로 수십조원의 대가를 요구했다’는 한 일간지 칼럼에 대해 대변인 명의로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팩트를 다루는 ‘기사’가 아닌 필자의 생각을 담는 ‘칼럼’에 대한 청와대의 문제제기는 이례적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참고자료를 내고 전날 발행된 동아일보 ‘박제균 칼럼’ 가운데 ‘최근 모종의 경로를 통해 북측의 메시지가 온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대화와 핵 동결을 할 용의가 있다는 것. 그 대가는 수십조 원에 달하는 현금이나 현물 지원이다. 이런 내용은 관계 당국에 보고됐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메시지를 보낸 사람도 받은 사람도 없다”며 “내용을 보고받았다는 관계 당국은 더더군다나 있을 수 없다. 청와대뿐 아니라 통일부·외교부·국정원 어디에도 그런 사람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오히려 묻고 싶다. 사실이라고 믿었다면 어찌 1면 머리기사로 싣지 않고 칼럼 한 귀퉁이를 채우는 것으로 만족했느냐”고 되물었다. 칼럼은 ‘올해부터 북측이 말하는 남북관계 재설정 구도에 빠르게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지난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을 통해 가공할 능력을 보여준 김정은 정권을 두려워하고, 심지어 어려워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 와중에 북한에 마냥 끌려다니는 문재인 정부가 그런 불평등 관계로의 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생각은 다를 수 있고 견해는 차이가 나기 마련이며, 그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아무런 불평을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사실관계에 분명한 잘못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언급했다. 이어 “더욱이 지금은 한반도가 ‘전쟁이냐 평화냐’의 갈림길 앞에 서 있다”며 “언 손에 입김을 불어가며 평화의 불씨를 살리려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사실 관계를 바로잡아달라”며 “정부도 법에 기대는 상황을 결단코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해당 칼럼에 대해 전날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 현안점검회의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고, 다수 참모들이 공식대응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공식대응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손님으로 (북한을)받아들이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굉장히 간절한 마음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길로 나아고자 하는데 손님들에 대해서 안 좋은 기사들에 대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사실관계에 대해서 명백하게 잘못된 내용이 있다면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즉각 시정 조치를 요구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문제삼은 칼럼 내용은 지난해 12월 TV조선의 ‘文정부 비밀 대북 접촉…“대화 요청에 北 80조원 요구”’란 보도와 유사하다. 이 관계자는 “TV조선도 같이 (정정보도를 요청)할까 검토도 했다가 두달 전 일인데 지금에 와서 그것까지 하는건 좀 모양이 좋지 않다 (판단)해서 당장 어제 있었던 칼럼만 얘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연아 스케이트·상화 경기복…여성 체육사 한눈에

    연아 스케이트·상화 경기복…여성 체육사 한눈에

    여성가족부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5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강원 평창군 올림픽 페스티벌파크에서 ‘여성체육, 평화의 새 지평을 열다’ 특별순회전을 연다.지난해 10월 경기 고양 국립여성사전시관에서 개막한 이번 행사는 다양한 사진 자료와 신문 기사, 각종 유물과 김연아(왼쪽)의 스케이트, 이상화(오른쪽)의 트리코(스케이트 경기복)처럼 스포츠 스타들 소장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이번 특별순회전은 여성 스포츠 스타들의 소장품뿐만 아니라 평창 올림픽과 남북 단일팀 구성을 기념해 기존 전시에다 올림픽 관련 내용을 더했다. 또 제9회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동계올림픽(1964년) 여자스피드스케이팅 3000m에서 은메달을 딴 한필화를 비롯해 황옥실(쇼트트랙 동메달) 등 북한 여성체육인의 활동상을 보여주는 전시물을 보강했다. 우리나라 여성체육인들은 하계나 패럴림픽보다 동계올림픽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여성 체육인이 획득한 금메달 26개 중 14개, 은메달 17개 중 5개, 동메달 10개 중 7개가 동계올림픽에서 나왔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이번 전시가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에 기여하고 성평등 올림픽, 평화 올림픽이라는 이번 올림픽의 정신을 널리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휴전벽 중간에 놓인 ‘평화의 다리 ’… 北은 ‘북남하나’ 새겨

    휴전벽 중간에 놓인 ‘평화의 다리 ’… 北은 ‘북남하나’ 새겨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약속하는 상징물인 ‘휴전벽’ 중간은 허물어져 있었다. 대신 무너진 벽들이 아치형 다리를 만들어 문처럼 활짝 열렸다. 인류 평화를 위해선 ‘벽’이 아닌 ‘다리’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평창조직위원회는 5일 평창선수촌에서 휴전벽 제막식을 갖고 처음으로 모습을 공개했다. 휴전벽은 ‘올림픽 기간 동안 모든 인류가 전쟁을 멈추고 대화와 화해를 통해 평화를 추구한다’는 올림픽 평화 정신을 기리기 위해 조성하는 조형물이다.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부터 선수촌에 설치돼 이번이 일곱 번째다. 평창 휴전벽은 다소 파격적이었다. 흔히 볼 수 있는 회색 벽돌로 이뤄진 데다 벽에 새겨진 문양도 동계올림픽 종목을 나타내는 픽토그램으로 표시하는 등 평범했다. 캐나다 원주민 예술 작품을 소재로 한 2010 밴쿠버대회, 투명한 벽으로 미감을 살린 2014 소치대회 휴전벽과 비교하면 투박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전달하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높이 3m, 너비 6.5m의 벽 중간이 수평으로 구부러져 다리가 되는 형상을 표현했다. 제작을 담당한 이제석 디자이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벽이 아닌 다리를 만들라”는 메시지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 디자이너는 인권과 평화,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제작하는 예술인이다. 휴전벽엔 ‘평화의 다리 만들기’(Building Bridges)란 이름을 붙였다. 이전 대회에선 영어 그대로 휴전벽(Truce Wall)이라고 불렀지만 평창에선 휴전벽화라는 의미(Truce Mural)로 바꿔 올림픽 상징성을 더했다. ‘월’(Wall)에는 ‘단절’ 등 부정적인 뜻이 많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 북한 선수단도 제막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휴전벽에 ‘북남하나!’ 등 글귀를 새겼다. 장 위원은 함께 식장을 찾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종종 대화를 나눴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희범 평창조직위원장도 참석해 휴전벽에 “평창은 평화”라고 적었다. 앞서 유엔은 지난해 11월 열린 총회에서 평창대회를 전후해 모든 적대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평창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도 장관은 축사에서 “휴전벽이 평화롭고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는 소중한 상징이 되길 기대한다”며 “아울러 평창을 통해 남북 군사적 대치가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림픽을 계기로 지구촌 곳곳에서 갈등과 분쟁으로 점철된 벽을 허물고, 소통·화해·화합·평화의 다리를 만들어 가는 주인공이 되자”고 촉구했다. 휴전벽은 대회 기간 내내 임원·선수들의 서명으로 꾸며지고, 대회 뒤엔 평창 올림픽플라자와 강릉 올림픽파크에 전시돼 올림픽 평화 정신을 기리는 유산으로 남는다. 평창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文대통령 “휴전선 지척에서 전세계 향한 평화가 시작된다”

    文대통령 “휴전선 지척에서 전세계 향한 평화가 시작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창 외교’가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5일 평창동계올림픽 주최국 정상 자격으로 강원 강릉아트센터에서 열린 제132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 개회식에 참석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 800여명의 내빈과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개회식 앞뒤로 이어질 20여개국 해외 정상급 인사들과의 회담 등 스포츠 다자외교의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분단된 국가, 전쟁의 상처가 깊은 땅, 휴전선과 지척의 지역에서 전 세계를 향한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가 시작된다”며 “한국인뿐만 아니라 평화를 사랑하는 인류 모두의 기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나라에서 평창올림픽의 안전을 염려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고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하는 평화올림픽도 많은 사람에게 불가능한 상상처럼 여겨지곤 했다”면서 “그러나 염려는 사라졌고, 상상은 현실이 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에서 시작해 2020년 도쿄,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발전, 더 나아가 인류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한다면, 우리 모두는 올림픽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올림픽 유산’을 창조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바흐 IOC 위원장과 북한의 장웅 IOC 위원에게 감사를 표하고, “우리는 올림픽에 담긴 평화와 우정, 관용과 희망의 정신이 더 멀리 퍼질 수 있도록 IOC와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올림픽 이후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영화배우 차인표씨와 박선영 SBS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 행사에는 IOC 측 인사 200여명, 정세균 국회의장, 김명수 대법원장,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과 여야 대표·원내대표가 초청됐다. 이희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일국 북한 체육상 겸 민족올림픽위원회 위원장도 자리했다. 바흐 위원장은 총회 연설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은 한반도의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가능하게 했다”며 “북한과의 평화적 대화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행사는 평화와 화합을 주제로 진행됐다. 다문화 어린이로 구성된 ‘아름드리 합창단’과 한류스타 그룹 엑소의 백현이 애국가를 선창했고, 해금 연주가 이승희씨와 생황 연주가 윤형욱씨가 ‘직녀에게’를 연주했다. ‘직녀에게’는 통일의 열망을 담은 곡이다. 개회식에 앞서 문 대통령은 강릉 세인트존스 경포호텔에서 열린 IOC 위원 소개 리셉션에 참석해 총회 참석차 방한한 200여명의 IOC 위원과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채택한 구호 ‘아리아리’를 외쳤다. ‘아리아리’는 힘내자는 뜻의 순우리말로 ‘새롭게 미래를 만든다’는 의미가 담겼다. 문 대통령은 바흐 위원장에게 백두·금강·설악·한라를 음각으로 새겨 통일된 한반도를 표현한 ‘새김소리도장’을 선물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승화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긴 수제도장”이라고 설명했다. 바흐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올림픽을 모티브로 한 트로피를 선물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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