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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中 남중국해 점거 인정 못 해”…中 “당사국 아닌 美 언행 신중해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남중국해에 대한 중국의 권리를 인정할 수 없다고 공식 선포했다. 중국은 남중국해가 자국의 주권 영역이며 미국은 당사국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나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취임 후 첫 공식 언론 브리핑에서 “남중국해의 (인공) 섬들이 공해상에 있고 중국의 일부분이 아닌 게 맞는지가 관건”이라면서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우리의 이해관계를 확실히 할 것이며 한 국가가 점거하지 못하도록 국제적인 이익을 확실히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가 보도했다. 이는 중국이 동남아시아 국가와 영유권 갈등을 빚는 남중국해 분쟁에 미국이 적극 개입할 것임을 시사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같은 미국의 입장에 중국은 발끈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고 일관된다”면서 “난사군도와 기타 부속 도서는 논쟁할 여지가 없는 중국의 주권 영역”이라고 반박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자신의 주권과 이익을 결연히 보호할 것이며 동시에 각국이 평화로운 협상을 통해 남중국해 관련 논쟁을 해결하는 것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남중국해 분쟁의 유관 당사국이 아니며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지 않도록 언행을 신중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정명진의 외국인관광 이야기] 가슴 아픈 분단 현실이 외국인 관광자원

    [정명진의 외국인관광 이야기] 가슴 아픈 분단 현실이 외국인 관광자원

    세계 유일의 분단 현장인 DMZ(DeMilitarized Zone, 비무장지대)는 한반도 평화통일의 시발점이자 연간 약 600만 명 내외의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특히 지난 2014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첫 일정으로 DMZ를 방문한 이후 유명 기업가나 헐리웃 스타 등 다양한 VVIP들이 주요 한국 관광 코스로 이 곳을 찾고 있다. DMZ는 경기도와 강원도에 걸쳐 있지만 아무래도 관광객들은 접근성이 좋은 경기도의 DMZ를 주로 찾는다. 실제 코스모진이 운영하고 있는 안보관광 상품 중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 1위는 경기도 파주 DMZ 안보관광지 투어로 지금도 다양한 국가에서 관광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도 개성공단 폐쇄, 메르스 등의 악재가 있었지만 안보관광지를 찾는 외국인들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졌다. 이처럼 DMZ가 꾸준한 인기를 끄는 이유는 세계 유일 분단국가에서 느낄 수 있는 팽팽한 긴장감과 그 속에서도 평화로운 휴전 상황을 몸소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안보관광은 일반 관광객보다 유명 인사나 VIP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대부분 비즈니스차 방한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한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역사적 장소나 비즈니스와 맞닿은 산업 현장을 둘러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안보관광지가 대표 코스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바마 대통령 외에도 DMZ을 찾았던 외국인 VIP는 누가 있을까? 기업가 중 대표적인 인물로 지난해 알파고와 이세돌 대국으로 전격 방한했던 구글 에릭 슈미트 회장이 있다. 그는 빠듯한 방한 일정 중에서도 코스모진에 DMZ투어를 요청해 안보관광을 진행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DMZ을 둘러보며 천혜의 경관이라며 놀라움을 연신 표했다. 이 외에도 유튜브 창업자 스티브 첸, 노벨평화상 수상자 로버트 굴드, 미국 유명 토크쇼 사회자인 코난 오브라이언 등 많은 외국인 VIP 관광객들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안보관광 투어를 필수로 선택했다. 뿐만 아니다. 기업 시장에서도 안보관광지는 스테디셀러 코스로 꼽힌다. 특히 한국기업과 중요한 계약이나 제휴를 앞두고 있는 경우 안보상황 확인 차 DMZ나 JSA를 둘러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반대로 한국의 안전성을 어필하고 신뢰를 주고자 할 때도 국내기업이 먼저 나서 안보관광을 신청하곤 한다. 안보관광을 마친 대부분의 외국인 관광객들은 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할 수 없었던 긴장감과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에 경탄하면서도, 남과 북으로 나뉘게 된 한반도의 현실에 매우 가슴 아파한다. 또한 엄중한 철통보안 상황을 살피며 한국이 예상과 달리 '어느 나라보다도 안전한 국가'라는 확신을 가지고 돌아가곤 한다. 가슴 아픈 분단현실이 값진 관광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우리 관광 업계는 갈수록 늘고 있는 안보관광 수요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DMZ가 단순히 보는 관광에 머무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의 분단 상황과 문화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양질의 관광 자원으로 거듭나 국내 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부상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정명진 여행 칼럼니스트(코스모진 여행사 대표) dosa3141@cosmojin.com
  • [유진모의 테마토크] ‘더 킹’과 ‘공조’로 읽는 정치와 권력

    [유진모의 테마토크] ‘더 킹’과 ‘공조’로 읽는 정치와 권력

    새해 초 극장가 흥행의 쌍끌이는 ‘더 킹’(한재림 감독)과 ‘공조’(김성훈 감독)다. ‘더 킹’은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를 꿈꾸는 스타 검사와 한때 그의 앞잡이 노릇을 했던 젊은 검사가 나락으로 떨어진 뒤 대립한다는 내용이다. ‘공조’는 남측에 숨어든 북측 테러범을 잡기 위해 양측의 형사가 공조수사를 한다는 게 기둥 줄거리다. 이들의 흥행의 이면엔 ‘우리 대한민국’의 민낯 까발리기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킹’. 신입 검사 박태수(조인성)는 형편없는 건달 아버지를 뒀다는 핸디캡에 내내 몸살을 앓는다. ‘족보’ 없는 그를 스카우트한 인물은 스타 검사 한강식(정우성) 전략부장. 이들은 한 팀을 이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전략팀 자료실엔 ‘터지면 이 나라가 들썩들썩할 사건’들이 수두룩하고 강식 일당은 시류에 맞춰 적당히 하나씩 자료를 꺼내 야바위 기획수사, 표적수사 등으로 교묘하게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 정권을 돕는다. 강식의 맹목적인 출세지향 행동의 합리화의 근거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한 사람과 가족은 연금 60만원으로 한 달을 버티지만 친일파 부역자들은 장차관을 해먹었고 그 가족들은 재벌이 됐다’는 것. 그는 자신이 역사고 곧 나라라는 궤변을 펼친다. 국정교과서 파문이다. “조폭인지 경찰인지 검찰인지 구분이 안 된다”는 폭력조직 2인자 최두일(류준열)의 대사 역시 촌철살인이다. 영화는 대중이 잘 몰랐거나 의심하는 검찰 내부의 비리와 관행의 근거를 파헤치면서 결국 그게 정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지점에 탄착군을 형성한다. 강식의 입을 통해 ‘보복은 복잡한 정치 엔지니어링의 철칙’이라며 왜 검찰이 바로 서야 헌법정신이 곧추서고, 왜 정치가 투명해야 국가질서가 건전할 수 있는지 반어법으로 외친다. 취임 후 검찰개혁을 가장 크게 부르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해석이다. 영화는 자신을 죽이려던 강식에 맞서 진격하는 태수의 반격이 반전의 묘미를 주면서도 그 결론에 대해서는 열어놓고 있다. 투표 참여 독려의 프로파간다다. ‘공조’. 북측은 슈퍼노트(정교한 100달러 위조지폐) 동판을 만들어 세계경제 질서를 교란 중이다. 인민보안부 간부 차기성(김주혁)은 ‘조국’을 배신하고 테러조직을 결성해 동판을 탈취한 뒤 팔기 위해 서울로 숨어든다. 그의 소재를 파악한 북측은 한때 기성의 부하였던 보안부 형사 림철령(현빈)을 공식적으로 남측에 보내 공조수사를 부탁한다. 남측은 무기력한 중년의 생계형 형사 강진태(유해진)를 파트너로 붙인다. 영화는 남북의 이데올로기 대치 국면을 교묘하게 피해 가는 듯하지만 사실 이념 대결의 허상을 일깨우는 가운데 중요한 건 함께 사는 공동체 의식이라고 열변을 토한다. 두 사람은 표면적으론 공조하지만 속으론 각자 상부로부터 받은 임무수행을 위해 서로 속고 속이며 갈등한다. 진태는 매번 투덜대며 철령의 비협조를 힐난한다. 뻔뻔하게 신뢰를 강조하면서. 겉으론 웃으면서 공조를 강조하지만 정작 그들의 속내는 각자의 이해타산이다. 어디선가 많이 본 구조 아닌가? 그럼에도 결론은 ‘중요한 건 국가에 대한 충성심도, 이념의 대립도 아닌, 가족의 정과 친구의 의리, 즉 모든 사람들의 조화롭고 평화로운 공동체 삶의 영위’다. 강우석 감독은 ‘투캅스’(경찰 비리)와 ‘공공의 적’(사회 부조리)을 조합한 영화를 준비하다 캐스팅까지 해놓고 중도에 포기했다고 얼마 전 밝혔다. 그 이유는 “현실이 더 영화 같은데 누가 영화를 보러 오겠느냐”였다.
  • “6시에 퇴근하면 일은 언제 하냐”는 회사 상사

    “6시에 퇴근하면 일은 언제 하냐”는 회사 상사

    지난주, 출근하자마자 여러 카톡방에서 똑같은 칼럼이 공유됐다. 문유석 판사의 글이었다. 새해 첫 칼럼을 쓸모 있는 글로 시작하고 싶다던 그는 전국의 부장님들께 ‘저녁 회식 하지 마라’로 시작해서 ‘꼰대질은, 꼰대들에게’로 끝냈다. 누리꾼들은 모든 사무실마다 붙여놓고 싶은 글이라고 했다. 물론 전국의 부장님들도 이 글을 봤다. 문제는 ‘나는 여기서 말하는 꼰대가 아니지~ 껄껄’ 하고 넘겨버린단 거다. 문 판사의 글을 읽고도 아직 본인이 꼰대임을 인지(혹은 인정)하지 못하는 전국의 부장님들을 위해 구체적 예시들을 준비했다. 2030 직장인들이 말한다. “부장님, 이것만은 절대!” ●전형적인 ‘꼰대 마인드’를 버려라 ‘우리 때는 말이야…’ 이 말을 꺼내는 순간 믿고 거른다. 젊은 직장인들이 가장 피하고 싶은 유형이다. 직장인 3년차 A는 “징검다리 휴일 같은 연휴가 있으면 하루나 이틀은 출근하는 게 예의”라는 상사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연휴에는 그 동안의 스트레스를 날릴 만큼 푹 쉬거나 가까운 곳이라도 여행을 다녀와 ‘리프레시’하는 게 예의 아닌가? 이 상사는 “6시에 퇴근하면 일은 언제 하냐”고도 자주 말한다. 애초에 일과 시간에 다 못 끝낼 만큼의 일을 시키는 게 문제 아닌가. A의 상사는 본인이 다음날 오전 반차를 쓸 거라며 “좋지?” 해놓고 다음날 누구보다 먼저 출근해 직원들 출근시간을 감시한 적도 있다. 이런 ‘기행’의 목적이 대체 무엇인지 궁금할 지경이다. 최근 한 회사 대표는 신년 인사라며 단체 메일을 보냈다. “남들보다 두 배로 일하라. 주말도 없이 일하라. 신입사원 주제에 쉴 생각을 하다니. 해결하지 못하면 죽는다고 생각하라. 불황이니 뭐니 지껄일 시간에 일을 해라. 주말도 반납하고 일하고자 하는 열의만 있으면 어떤 회사도 살아날 수 있다. 앓는 소리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대표가 말하는 ‘신년’이 2017년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부장만 좋은 회식은 이제 그만 문 판사 말대로 젊은 직원들도 밥 먹고 술 먹을 돈 있다. 없는 건 당신이 뺏는 시간뿐이다. 업무시간 내내 시달렸는데 소중한 저녁시간마저 뺏기고 싶지 않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퇴사를 꿈꿨던 B는 “회식은 나를 위한 시간이니까 여직원들이 애교를 부려야 한다”고 강요하는 팀장을 만난 적 있다. 한번은 퇴근한 뒤 저녁 9시쯤 술 취한 목소리로 “술 한 잔 하자”고 전화가 왔다. 친구와 함께 있다고 했더니 어떤 친구인지 꼬치꼬치 캐물으며 “그럼 친구랑 셋이 먹자”고 했다. B는 말한다. “낄 델 껴라.” 회사 앞에서 실컷 1차, 2차까지 회식을 하다가 밤 12시가 넘어가자 1시간 거리인 자기네 집 앞으로 옮겨서 3차를 하자는 부장님도 있다. 새벽 3시까지 술을 퍼마시다가 본인은 집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직원들은 당신의 노예가 아닙니다 젊은 직원들은 말한다. 직원은 당신의 업무상 부하이지 노예가 아니라고. 점심 도시락 심부름, 세탁소 옷 찾아오기, 연말정산 처리 등을 시키는 부장님들이 아직도 존재한다. 지난해 회사를 그만둔 C는 자신을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는 상사가 가장 큰 퇴사 이유였다고 말한다. C의 부장님은 본인이 사무실 내에서 담배를 피워놓고 걸리니까 C가 피웠다고 덤터기를 씌우기도 했다. 2000년대 시트콤에 나올 법한 이야기다. 부인이 조모상을 당해 연차를 썼던 D는 부장님에게 “꼭 써야 하냐”는 황당한 말을 들었다. 부인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데 회사에서 계속 일을 하라는 거다. D가 “부인이 집에서 울고 있어서 가봐야겠다”고 했더니 “그냥 울게 놔둬라”고 했단다. 이쯤 되면 정말 부하 직원을 노예로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 취재를 하다 보니 ‘이런 일이 아직도 실제로 벌어질까?’ 싶은 일들이 수두룩했다. 갓 입사한 직원에게 “시집가면 관둘 것 아니냐”고 막말하는 상사부터 시시때때로 여직원들에게 ‘성괴(성형 괴물), 화장빨, 텔레토비(살쪄서 굴러다닐 것 같다는 뜻)’ 등 외모 지적을 서슴지 않는 상사까지…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직장을 다니고 있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tvN 토크쇼 ‘어쩌다 어른’은 꼰대 방지 5계명을 제시했다.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 △내가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말하지 말고 들어라, 답하지 말고 물어라 △존경은 권리가 아니라 성취다.’ 이것들만 잘 새겨도 꼰대가 아닌 ‘소통하는 리더’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전국의 부장님들이 ‘난 저 정도는 아니지’ 하고 넘어가지 않길 바란다. 대한민국의 수많은 부장 및 비슷한 위치에 있는 분들이 대수롭지 않게 넘겨왔기 때문에 2017년에도 ‘부장님들께 드리는 글’이 공감을 얻고 있다. 언제쯤 우린 이 글에서 ‘데자뷔’를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비정상회담 조승연 “2017년 한국 희망뉴스? 나쁜 사람 처벌받고..”

    비정상회담 조승연 “2017년 한국 희망뉴스? 나쁜 사람 처벌받고..”

    작가 조승연이 ‘비정상회담’에 출연해 세계 정세에 대한 지식을 뽐냈다. 9일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은 ‘2017년 세계의 트렌드’ 편으로 조승연 작가가 출연했다. 이번이 ‘비정상회담’ 두번째 출연인 조승연은 각국 대표들과 브렉시트, 트럼프의 미국 대선 당선, 2017년 각 나라에 다가온 큰 선거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조승연은 2017년 듣고 싶은 한국의 희망뉴스에 대해 “지금 현재 모든 대한민국 국민들이 똑같지 않겠냐”고 입을 열었다. 이어 “지금 한국에 여러가지 일이 많은데 평화로운 절차에 의해 하나씩 하나씩 나쁜 사람은 처벌을 받고, 좋은 사람은 걸러내서 다음 대선을 질서있게 치르게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사진=JTBC ‘비정상회담’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새영화] 미스터리 스릴러 ‘더 큐어’ 예고편 공개

    [새영화] 미스터리 스릴러 ‘더 큐어’ 예고편 공개

    ‘링’, ‘캐리비안의 해적’ 고어 버빈스키 감독의 신작 ‘더 큐어’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더 큐어’는 야심 많은 젊은 기업 간부 ‘록하트’(데인 드한)가 회사의 CEO를 찾기 위해 스위스 알프스에 위치한 비밀스러운 ‘웰니스 센터’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공개된 예고편은 ‘록하트’가 ‘웰니스 센터’를 찾아가면서 시작한다. 스위스 알프스의 아름다운 풍경과 어우러진 ‘웰니스 센터’와 평화로워 보이는 환자들의 모습은 여느 최고급 클리닉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그 빈틈없는 완벽함이 묘한 불안감을 자아낸다. 의문의 사고를 당한 ‘록하트’가 ‘웰니스 센터’에 입원하게 되자, 그런 그에게 ‘한나’는 “지금껏 (이곳을) 떠난 사람이 없다”고 말한다. 이어 그곳에서 치료를 받던 ‘록하트’는 기이한 현상과 의문의 사건들과 마주하게 된다. 예고편 말미에 흐르는 “불완전한 당신을 위한 완벽한 치유”라는 카피는 ‘웰니스 센터’의 비밀을 궁금케 한다. ‘크로니클’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의 데인 드한이 주인공 ‘록하트’ 역을 맡았으며 ‘한나’ 역은 모델 출신 여배우 미아 고스가 맡아 신비로우면서도 독특한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더 큐어’는 오는 2월 개봉 예정이다. 146분. 사진 영상=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新전원일기] 장인이 키운 사과, 아내가 키운 체험농장…구름속 가족 와이너리로 초대합니다

    [新전원일기] 장인이 키운 사과, 아내가 키운 체험농장…구름속 가족 와이너리로 초대합니다

    ‘라스 누베스’(las nubes)가 구름을 뜻하는 스페인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 ‘구름 속의 산책’을 본 사람이라면 천사의 날갯짓과 커다란 나무통, 그 안에서 뛰노는 여인들의 모습을 잊는 일도 그만큼 어려울 테다. 서리가 내리던 밤, 라스 누베스 농장의 농부들은 커다란 날개를 달고 포도밭 사이를 걷는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의 열기를 포도밭으로 보내기 위해서다. 허공을 가르며 춤추는 투명한 날갯짓, 날갯짓만큼이나 느린 농부들의 발걸음, 어둠을 밝히는 장작 난로의 붉은 불빛, 모든 게 너무나 아름답다. 커다란 나무통 안에서 그해 수확한 첫 포도를 으깨는 여인들의 몸짓과 웃음소리 역시 그렇다. 그 환한 활기와 아름다움은 십여 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다. 현실의 무게를 배제할 때라야 영화에서 구현하는 낭만이 가능해진다. 이런 이유로 영화는 종종 거짓된 동경과 도피처로서 기능하지만 현실에서 영화 속 낭만을 구현하는 일이 그리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은성농원’의 정제민(51)·서은경(48)씨 부부를 보면 저절로 그런 기대와 확신이 생긴다. 좁은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왼쪽으로 야트막한 마을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넓게 펼쳐진 사과밭을 만난다. 그리고 그 길의 막다른 곳에 정체불명의 건물 한 채가 놓여 있다. 레스토랑인 것도 같고, 게스트 하우스인 것도 같고, 누군가의 작업실이나 별장인 것도 같다. 겨울이라 인적이 드문 탓도 있겠으나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열리고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해도 쉽사리 깨질 것 같지 않은,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주변을 감돌고 있다. 구름 속인 듯 낯설고 몽롱한 분위기도 느껴졌다. 처음 만난 정 대표의 분위기가 꼭 그랬다. 장소와 공간이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만나고,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안 서로 닮아갔기 때문이리라. # 캐나다에서 6차 산업을 꿈꾸다 정 대표는 1989년 캐나다로 이주해 13년 만인 2002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이 그리웠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 귀국을 서두르게 만들었다. 캐나다에서의 삶은 너무 단조로워 기억나는 게 별로 없으나 현지 농장을 둘러보며 느낀 점들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의 농업은 농사라는 1차 산업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캐나다는 농사뿐 아니라 생산물을 가공하고 그것을 체험관광 산업으로 연결지어 종합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재창출하고 있었다. “주로 포도농원과 와이너리를 찾아다녔는데 정말 부럽더라고요. 포도밭 언덕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지어 놓고 체험과 관광을 결합해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거나 그곳에서 결혼식을 치르기도 해요. 관광객들이 직접 과실도 따고 파이나 잼도 만들죠. 농작물을 재배하고, 가계에 전해 내려오는 비법에 따라 가공하고, 모두 함께 먹고 마시면서 그것을 축제처럼 즐기는 거예요. 그런 일들이 대대로 전해지죠. 농업이란 것이 지역성은 물론이고 그 지방의 문화와 역사까지 담고 있는 걸 보면서 나도 저런 걸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우리나라도 예부터 가정에서 술을 빚어 마시는 풍습이 존재했다. ‘명가명주’(名家銘酒)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방에 따라, 가문에 따라, 또 빚는 사람의 솜씨에 따라 다양한 가양주들이 빚어졌고 이를 가정 행사나 손님 접대에 이용하는 일도 많았다. 각 지방의 대표적인 토속주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으나 시중에 유통되는 술의 대부분은 대기업에서 생산한 공산품이다. 술뿐이 아니라 고추장이나 메밀, 천일염이나 젓갈류도 지역 이름을 따기만 했을 뿐 대기업에서 생산하는 일이 많다. 향토성이나 토속성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 것이다. # 사과밭 거닐며 가족 연대의 뿌리를 보다 정 대표가 꿈꾸었던 것이 ‘라스 누베스’ 농장은 아니었을까. 포도 뿌리 하나만 갖고 스페인에서 멕시코로 이주해 거대한 포도농장을 일군 애러곤 가문, 항상 포도가 불러서 잠을 설친다는 돈 페드로, 그들에게 구름 농장의 포도 뿌리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생명의 근원이자 흩어졌던 가족을 부르고 하나의 뿌리로 엮는 마술 같은 존재다. 정 대표가 운영하는 은성농원도 이와 흡사하다. 정 대표가 캐나다에서 귀국한 후 바로 농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이민유학 비즈니스를 운영했다. 그러나 사무실 공간은 15평인 데 비해 와인 만드는 작업공간은 80평이나 됐을 정도로 와인에 대한 관심은 커져만 갔다. 급기야 포털에 ‘와인 만들기’라는 동호회를 만들고 ‘와인 만들기 초보자 교실’을 운영했다. ‘와인 만들기 원정대’를 꾸려 회원들과 전국 포도 산지를 순례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자신의 이름을 가진 와인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생겨났고, 외국의 와이너리처럼 가족 비즈니스로 성장시킬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확신이 서자 35년째 사과밭을 경작하는 장인을 설득했다. 1년 내 땀 흘려 사과 농사를 지어봐야 유통 마진으로 인해 제값을 받기도 힘들고 때로는 밭떼기로 헐값에 넘기는 일이 다반사였던 만큼 장인도 사위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 정 대표는 사과밭 옆에 카페테리아와 체험교육장, 게스트 하우스와 생산시설이 모두 들어 있는 복합적인 공간을 구상했고 2008년에 건축을 시작해 2010년에 완공했다. 이미 2004년부터 ‘예산사과와인축제’를 진행해 문화적 기반을 다져왔기 때문에 건물이 완공된 후에는 본격적인 와인 생산과 홍보에 전념을 다했다. 홍보의 일환으로 수덕사나 덕산온천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유입해 직접 사과를 따고 아이들은 파이나 잼을, 어른들은 와인을 만드는 등의 체험을 하도록 유도했다.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은 물놀이 시설에는 수조 안에 사과를 띄워 놓거나 와인을 뿌려 놓아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들로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의 ‘6차산업 우수사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됐다. “가장 효과적인 홍보는 다녀간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왔던 사람이 다시 오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과 동행하는 식이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활성화되면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어요. 방문객들이 체험 과정을 모두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리면 그것을 보고 새로운 사람들이 오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늘 방문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습관이 됐어요. 어떻게 하면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지, 즐길 수 있을지, 흥미를 가질 수 있을지, 그런 것들에 대해 늘 생각하죠.” # 예산 사과와인, 지역 가공식품의 꿈을 열다 과실에 알코올을 첨가해 만드는 과실주와 달리 와인이 탄생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사과를 수확한 후 선별과 세척, 발효와 숙성 등의 과정을 거쳐 병입하기까지, 꼬박 1년 이상이 걸린다. ‘와인은 사람이 아니라 세월이 만든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예산사과와인’은 현재 신세계백화점과 인천공항 면세점, 광명 와인동굴 등에 입점해 있다. 광명 와인동굴에서는 1년에 3000~4000병의 판매량을 올리고 있고, 백화점보다는 면세점 판매량이 높은 편이다. 중국 관광객을 타깃으로 금가루를 넣은 것이 주효했던 것 같고, 이달 중국에 1000병 수출을 앞두고 있다고 말하는 정 대표의 목소리에 설렘과 자부심이 묻어났다. 그의 자부심은 자신이 만든 사과와인의 맛과 향에서 나온다.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2012년 대상, 2013년 최우수상, 2015년 대상을 수상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은성농원의 전체 면적은 1만 5000평으로 사과 재배 면적이 7000평, 와이너리를 포함한 건물 면적이 450평 정도를 차지한다. 와이너리가 완공된 2010년 와인 매출액은 2000만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4억 5000만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사과 판매액도 2010년 1억 5000만원이었던 것이 지난해는 3억원으로 두 배 늘었다. 지역 농산물로 가공품을 생산하고 이를 체험관광과 연결지어 농업을 육성시켜 보자는 정 대표의 계획이 결실을 본 것이다. 장인이 사과 재배를, 아내가 체험관광을, 정 대표가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식으로 가족 비즈니스 체계를 갖춘 게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 외국인도 부러워 할 ‘와이너리 가문’ 키운다 정 대표는 환경이나 문화재와 마찬가지로 농업도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한다. 당장은 대부분의 농산물 소비를 수입에 의존한다고 해도 무역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국내 농업을 육성시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과 위주의 지원제도에 대한 성찰과 젊은 층의 농촌 유입이 중요하다. 정 대표가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내주면서까지 교육에 열정적으로 헌신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농업의 범주가 넓어진 거잖아요. 예전엔 호미로 땅 파고, 비료 주고, 곡식 일구는 게 전부였는데 이젠 그것을 가공하고 유통하고 판매하는 일도 농업이거든요. 포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 디자인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한 고민도 농업에 포함돼요.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농업에 포함시키고 적용시킬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해요. 커피를 내리거나 빵을 굽는 일도 농업과 결합시킬 수 있어요. 모든 게 농업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우리가 너무 오래 잊고 있었던 거죠. 젊은 사람들이 이 점을 상기할 수 있도록, 피부에 와닿게 설명하려고 노력해요. 정 대표에게 남은 바람이 있다면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자신 있게 보여 줄 수 있는 와이너리를 만드는 것이다. 예산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예산 사과와인’이 될 수 있도록 예산의 대표적인 술로 거듭나는 것. 그리고 대를 이어 갈 수 있는 시스템을 보다 견고하게 구축하는 것 말이다. 꿈을 향해 걷는 정 대표를 뒤따르자니 어느 순간 서늘한 기운이 몸을 감쌌다. 거대한 탱크와 오크통이 즐비한 와이너리다. 처음엔 살짝 맛만 보자 했던 것이 과도한 목축임으로 이어지고 어느 순간 사과와인에 흠뻑 빠지고 말았다. 주차해 둔 차를 지나쳐 사과밭 속으로 들어간다. 천사의 날개가 돋는다. 두 팔을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이며 사과나무 사이를 걷는다. 문득, 이런 곳에 와 살고 싶다는, 태어나 한 번도 한 적 없는 생각에 몸을 부르르 떤다. 글쓴이 소설가 진연주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방’(房)으로 등단. 2015년 ㈜문학동네에서 장편소설 ‘코케인’ 출간.
  • [신년 기획] 더 많이 웃고 더 행복하자

    [신년 기획] 더 많이 웃고 더 행복하자

    2017년이 밝았다. 대통령 탄핵 정국과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힘겨웠던 2016년을 뒤로하고 이제 다시 희망의 끈을 동여맬 때다. 새해 아침 지구촌 곳곳에서 묵묵히, 그리고 힘차게 내일의 꿈을 키워 나가는 우리 대한국인들로부터 2017년 활짝 웃는 대한민국을 소망하는 응원 메시지들을 받았다. 자원봉사자에서부터 건설근로자, 과학자, 유학생, 대기업의 해외 주재원에 이르기까지 하는 일도 다르고 저마다의 꿈도 달랐지만 단 하나, 대한민국이 더 많이 웃고 이 땅의 모두가 좀더 행복해지길 바라는 소망은 모두가 같았다. “아들 자전거부터 가르쳐 줄 것” 쿠웨이트 건설현장 지키는 이정헌씨 “지난 휴가 때 아내가 큰애 자전거 타는 법 좀 알려주라고 했는데, 뭐가 그리 바빴는지 그냥 돌아오고 말았네요. 이번에 한국에 돌아가면 제일 먼저 아들에게 자전거 타는 법부터 알려줄 겁니다.” 2012년 12월 이후 4년 넘게 쿠웨이트 건설현장을 지키는 현대건설 토목엔지니어 이정헌(42)씨는 가족 얘기부터 꺼냈다. “가족에겐 항상 미안한 마음이지만 한편으로는 자랑스러운 아빠와 남편이 되고자 힘겨운 시간을 견디고 있습니다.” 발령 초기에는 지나가는 한국차만 봐도 울컥할 정도로 향수병을 겪었다. “이제는 발주처 직원들이나 감리원들이 업무차 한국을 방문하고는 우리나라에 대한 경험과 칭찬을 늘어 놓을 때면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며 웃었다. 쿠웨이트의 외국인 정책은 아랍에미리트나 카타르 등과 달리 매우 엄격하다. 이씨는 “한국인에 대해서는 그나마 다른 외국인에 비해 비교적 관대하다. 달라진 국가 위상 때문인 듯해 자랑스럽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사람과의 약속도 있지만 제가 일하는 건설 현장에서는 모든 게 약속입니다. 공정도, 안전도, 품질도 약속이죠. 하기로 했으면 꼭 지켜야 하는 게 약속이듯 제가 담당하는 일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도록 모든 약속들을 잘 지켜 나가고 싶습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한국 경제도 활력 되찾았으면” 러시아 시베리아서 일하는 김인호씨 “2017년에는 세계 경제 회복뿐 아니라 한국 경제도 활력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불어 정치, 사회적으로 모든 면에서 성장하도록 국민이 한마음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길 기원합니다.” 9년째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에서 파견 근무하는 김인호(52)씨는 “유라시아 철도가 관통하는 물류의 중심지라 세계 경기 침체와 회복을 최전선에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러시아 물류·교통의 요충지로 유럽, 중앙아시아, 극동으로 가는 모든 화물이 거친다. 이곳 오리온공장에서 만든 초코파이, 고래밥(현지명 ‘마린보이’) 등이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뻗어 나간다. 노보시비르스크에선 12월 31일 밤 12시가 되면 불꽃 축제가 열린다. 그는 시베리아 하늘을 뒤덮은 불꽃을 보며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 소망을 빌었다. “가족과 친구, 동료들이 가장 그리울 때”라는 그는 “하지만 회사를 대표해 사업을 개척한다는 자부심으로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지난해는 러시아 법인 판매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그 자부심을 더욱 견고하게 했다. “올해 경제 침체기에서 벗어나 더더욱 좋았던 한 해라고 기억하고 싶어요.”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해외진출 한 기업들 결실 맺길” 쿠바 코트라 근무 정덕래씨 “시장 개척을 위해 땀 흘리는 우리 기업인을 도와 조그마한 결실이 이루어지기 시작할 때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남미통’으로 불리는 정덕래(43) 코트라 아바나무역관장은 올해 소망도 ‘작은 결실’에 방점이 찍혀 있다. 칠레, 과테말라 등 남미에서만 8년 5개월째. 쿠바 생활은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들었다. 생필품이 부족하고, 한국 음식 재료를 구하려면 멕시코, 파나마 등으로 가야 할 정도로 팍팍한 삶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을 보며 자긍심으로 이겨 내고 있다. 정 관장은 “지난해 한·쿠바 경협위원회가 발족하면서 경제 교류행사가 정례화됐다.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을 접하면서 한국을 동경하고 더 알고 싶어 하는 쿠바인들도 많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공산혁명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가 사망한 뒤 쿠바는 변화의 중심에 섰다. “사회주의 시스템이 견고하고 통제력이 강해 외부의 기대만큼 빠른 변화를 없을 것 같다는 게 중론”이라면서 “책상에서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쿠바인들과 쿠바 사회를 더 깊이 있게 파악하고 배우려고 한다”고 했다. 그들의 문화 속으로 파고들어 ‘작은 결실’을 이루고 그것을 모아 큰 성과를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보편적 복지 확대됐으면” 프랑스 유학생 문경훈씨 “복지가 상대적으로 나은 프랑스를 경험하다 보니 우리나라도 보편적 복지가 좀더 확대됐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파리에서 10년째 공부 중인 문경훈(44)씨는 “한국 사회는 경쟁 논리에 갇힌 느낌이 드는데 프랑스의 ‘연대’와 ‘관용’을 배울 필요가 있다”며 “보편적 복지에 대해 전향적인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학(철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2006년 아내와 결혼하자마자 유학 생활을 시작했는데 아내는 지난해 3월 먼저 아이와 한국에 들어갔죠. 혼자 생활하니 가족이 그립고 한국이 그리워요.” 문씨는 유럽의 연말도 어두웠다고 전했다. “연쇄 테러로 총을 든 군인이 순찰하고, 가방을 검색하는 게 일상이 됐죠. 새해에는 모든 나라가 평안했으면 좋겠습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중산층 삶의 질 향상” 재미교포 이수정씨 “한국에서 사업하는 친구나 친척들이 경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더군요. 미국은 몇 년 전에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 이제는 좀 나아졌거든요. 한국 경기도 좋아져서 중산층이 편하게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재미교포 이수정(50·여)씨는 “미국은 금융 위기 때 주(州)정부 공무원들도 많이 해고됐다”며 “나 같은 연방정부 공무원은 해고되진 않았지만 이민을 올 때부터 정착했던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400㎞ 떨어진 아이오와주 디모인으로 떠나야 했다”고 회상했다. “무엇보다 ‘한류’ 인기로 미국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서 뿌듯해요. 저도 한국 드라마를 즐기고 국제 경기가 있을 때 한국을 응원하죠. 어느 나라에 있든 한국 사람들 모두 행복하길 바랍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물질보다 정의” 에티오피아 허디모데씨 “새해에는 우리나라 사회가 물질적 가치보다 정의에 더 관심을 두었으면 합니다. ” ‘그린라이트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인 허디모데(35)는 2016년을 “2보 전진을 위한 고통스러운 1보 후퇴”라고 봤다.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 소속으로, 18개월째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 머물며 기아차, 코이카 등과 함께 직업훈련과 경제교육을 하고 있다. 그는 에티오피아에 퍼진 한국의 이미지를 ‘정의롭고 멋있는 국가’라고 소개했다. “‘REPUBLIC OF KOREA’(한국)라는 스티커를 차에 붙이고 다니면 시민들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죠. 새해에는 이런 자부심과 따뜻함이 다른 어두운 곳들도 비추는 한 해가 되길 멀리서 응원하겠습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진실 규명 되길” 日 광고기획자 김리원씨 “일본에서 최순실 사태를 지켜보며 평화로운 방법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긴 성숙한 우리 국민이 자랑스러웠어요.” 일본에서 광고기획자(AE)로 일하는 김리원(30)씨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일본 동료들이 물을 때 어떻게 설명할지 몰라 부끄러웠다”며 “우선 내가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새해에는 정치, 사회 분야를 공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한인들도 꾸준히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나 헌법재판소가 지속적으로 진상 규명에 힘을 써 줬으면 좋겠습니다.” 대형 스포츠 브랜드의 글로벌광고 캠페인에 참여하는 김씨는 “많은 청년들이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는데 먼저 그 나라의 문화와 분위기를 충분히 공부하고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안전한 한 해” 필리핀 파견 서승환 경정 “필리핀에 있으면서 한국이 얼마나 안전한지 알았습니다. 전세계 교민 모두 ‘안전한 한 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경찰도 열심히 뛰겠습니다.” 한국인 범죄를 담당하는 필리핀 마닐라 ‘코리안데스크’에 파견된 서승환(40) 경정은 “돌아오는 6월이면 필리핀 근무 5년 2개월 만에 한국으로 복귀한다”며 “범인 검거율이 10%도 안 되는 곳에 근무하면서 치안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전했다. 서 경정은 이곳에서 강·절도 사건과 관련한 교민 민원을 접수하고, 필리핀 경찰에 수사 협조를 요청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한국에 돌아오면 외사업무를 하게 된다. “재외동포만 700만명이고, 해외 여행객은 수없이 많죠. 이들의 안전이 보장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일과 삶의 균형” 호주 워킹홀리데이 장유진씨 “새해에는 조금이라도 더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는 한국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 멜버른의 대학 부설기관에서 마케팅 담당자로 근무하는 장유진(25)씨는 “호주가 낙원은 아니지만, 적어도 일과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너무 일 쪽으로 치우쳐 있어 아쉽다”고 설명했다. “직장인들이 점심에 잔디밭에 누워서 낮잠을 자고, 음악을 틀고 손님과 춤추며 음식을 만드는 상점도 있죠.” 그는 지난 2월 ‘한상기업 해외 인턴사업’에 지원해 처음 호주에 갔다. “3개월 프로그램을 마치고 한국에 가니 아쉬웠어요. 다시 준비해 올해 7월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 왔죠. 4년제 대학교에서 마케터로 일하자는 목표도 생겼구요.” 강신 기자 xin@seoul.co.kr “인간 위대함 긍정할 일 많기를” 남극세종과학기지 근무 김성중 박사 “2016년은 과학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경이로움을 목격할 수 있어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새해에도 많은 역경 속에서도 인간의 위대함을 긍정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았으면 합니다.” 제30차 월동연구대 대장으로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근무 중인 김성중(51·극지연구소) 박사는 지난해 11월 동료들과 함께 남극에 파견됐다. 남극은 지금 여름인데도 평균 기온은 영하 2~3도이고, 바람이 세차 체감온도는 훨씬 낮다. 밤에도 밝은 백야 현상이 이어져 체력적으로 힘든 여건이다. 겨울인 7~8월에는 영하 20~25도까지 떨어지는 혹한과 하루 종일 어두운 극야 현상이 나타난다. 기후 자체가 극한으로 몰아가지만 김 박사는 “이론으로만 공부해 온 기후 변화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며 “자연의 신비를 탐구하는 인류의 도전에 기여한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남극세종과학기지는 29년 만의 첫 증축 공사가 진행돼 내년 4월 중순 무렵 완공된다. 연구 공간은 지금보다 80%가량 넓어진다. 김 박사는 “보강된 시설에서 무사히 연구를 마치고 내년 말 대원들 모두 건강히 돌아가는 게 새해 목표”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지난해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대결은 도전하며 발전하는 인간을 증명한 아름다운 패배였습니다. 경제 불황이 장기화하면서 먹고살기 힘든 시절이라고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사회·문화적으로 인류는 분명히 전진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청탁금지법 같은 건 문화선진국으로 한 단계 발돋움하는 시도라고 생각해요. 그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리우에서 탄핵까지…해외 네티즌 눈에 비친 2016년 한국

    리우에서 탄핵까지…해외 네티즌 눈에 비친 2016년 한국

    다사다난했던 2016년의 한국,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만 한 사건도 많았던 한 해였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많은 추천과 관심을 받았던 게시글들을 통해 해외 네티즌들의 이목을 끈 국내 이슈들을 돌아봤다. 1.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외 네티즌들에게도 올 한 해 한국 관련 최대 이슈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소식이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박 대통령 스캔들의 상세한 내막을 접한 레딧 이용자들은 유사종교 지도자가 일개 국가의 수장을 배후조종했다는 보도에 당황을 금치 못했다. 특히 최순실이 포함된 비선 사조직의 명칭 ‘팔선녀’가 ‘여덟 여신’(eight goddess) 등의 종교색 짙은 이름으로 번역되면서 레딧 이용자들의 당황은 가중됐다. 한 이용자는 “톰 크루즈가 사이언톨로지(미국의 신종교) 교주의 조종 아래 미국을 통치했다고 비유했을 때에야 비로소 (박근혜 스캔들의) 황당함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2. 세계가 놀란 대규모 평화집회 ‘박근혜 게이트’가 한국 정치현실의 비상식적 일면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 반면, 서울 광화문에서 수차례 열린 대규모 평화집회는 민주적 민의 표출의 모범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레딧 이용자들의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낸 부분은 한국의 전체 인구수에 비해 시위대 규모가 이례적 수준으로 크다는 점, 그러면서도 시위 도중 폭력사태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 이용자 Dimsum_Bells는 “시위가 매우 정돈돼있고 평화로운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충격적 부패사건에 맞서 행동하는 시민들에게 존경을 보낸다”고 썼고, 또 다른 이용자 ButterflyAttack은 “이런 시위야말로 진정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이다. 불의에 맞설 줄 알고 정치에 적극 참여할 줄 아는 국민이 한국에 많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3. 리우 올림픽서 빛난 남북한 선수들 우정 지난 8월 진행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남북한 선수들이 보여준 우정은 세계인들에게 ‘올림픽 정신’을 돌이키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레딧 이용자들은 권총 사격 시상대에서 악수를 나눈 한국 진종오 선수와 북한 김성국 선수의 모습, 그리고 기계체조 경기 전 함께 ‘셀카’를 찍은 한국 이은주 선수와 북한 홍은정 선수의 모습에 “남북한의 정부가 대립하고 있을 뿐 양국의 개별 국민들은 서로를 증오하지 않는다”며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했다. 4. 한국 해경, 최초로 중국 불법 어업 선박에 기관총 발포 지난달 1일 한국 해경의 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작전 중 이뤄진 공용화기 발포에 대해 레딧 이용자 대부분은 중국을 성토하고 강경해진 한국의 대응방침을 응원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용자 got-trunks는 “중국 정부가 해당 사건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한국에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는 보도내용에 대해 “이게 정말이냐”며 황당한 심정을 표현했으며 다른 이용자 librtariandictator는 “최소한 누군가는 중국의 침략행위에 맞섰다는 뜻”이라며 중국의 무분별한 영토·영해 확장 야욕을 비판했다. 두 댓글은 각각 1900명, 3900명 이상의 공감을 얻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부산 日영사관앞 소녀상 재설치…촛불집회 후 행진도 허용

    부산 日영사관앞 소녀상 재설치…촛불집회 후 행진도 허용

    31일 부산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이 우여곡절 끝 재건립된 가운데 부산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촛불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이 일본영사관 앞을 통과해 행진할 수 있게 됐다. 경찰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저촉된다며 허가하지 않아 주최 측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고, 결국 법원이 주최 측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 부산경찰청은 30일 오후 ‘박근혜 정권 퇴진 부산운동본부’가 부산진구 서면에서 촛불집회를 하고 동구 일본영사관을 지나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정리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하자 일본영사관 전방 100m까지만 행진을 허용했다. 외교 기관에서 100m 이내 집회는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집시법 제11조를 적용했다. 그러자 주최 측은 집시법에 예외규정이 있는 데도 경찰이 법 적용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하려고 한다며 부산지법에 경찰의 불허통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부산지법은 주최 측의 손을 들어줬다. 부산지법은 “신청인(주최 측)이 지난 2개월간 평화로운 집회를 위한 조처를 했고, 참가자들도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평화로운 집회와 행진을 했으며 대규모 항의시위 등으로 외교 기관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외교관을 위협한 사례도 없었다”면서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주최 측이 신고한 대로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일본영사관 앞 행진을 허용하기로 했다. 경찰은 31일 일본영사관 주변 등지에 15개 중대 경력 1200명을 배치한다. 이는 부산 시국집회에 투입된 최다 경력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리우에서 탄핵까지…해외 네티즌 눈에 비친 2016년 한국

    리우에서 탄핵까지…해외 네티즌 눈에 비친 2016년 한국

    다사다난했던 2016년의 한국,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만 한 사건도 많았던 한 해였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많은 추천과 관심을 받았던 게시글들을 통해 해외 네티즌들의 이목을 끈 국내 이슈들을 돌아봤다. 1.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외 네티즌들에게도 올 한 해 한국 관련 최대 이슈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소식이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박 대통령 스캔들의 상세한 내막을 접한 레딧 이용자들은 유사종교 지도자가 일개 국가의 수장을 배후조종했다는 보도에 당황을 금치 못했다. 특히 최순실이 포함된 비선 사조직의 명칭 ‘팔선녀’가 ‘여덟 여신’(eight goddess) 등의 종교색 짙은 이름으로 번역되면서 레딧 이용자들의 당황은 가중됐다. 한 이용자는 “톰 크루즈가 사이언톨로지(미국의 신종교) 교주의 조종 아래 미국을 통치했다고 비유했을 때에야 비로소 (박근혜 스캔들의) 황당함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2. 세계가 놀란 대규모 평화집회 ‘박근혜 게이트’가 한국 정치현실의 비상식적 일면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 반면, 서울 광화문에서 수차례 열린 대규모 평화집회는 민주적 민의 표출의 모범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레딧 이용자들의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낸 부분은 한국의 전체 인구수에 비해 시위대 규모가 이례적 수준으로 크다는 점, 그러면서도 시위 도중 폭력사태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 이용자 Dimsum_Bells는 “시위가 매우 정돈돼있고 평화로운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충격적 부패사건에 맞서 행동하는 시민들에게 존경을 보낸다”고 썼고, 또 다른 이용자 ButterflyAttack은 “이런 시위야말로 진정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이다. 불의에 맞설 줄 알고 정치에 적극 참여할 줄 아는 국민이 한국에 많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3. 리우 올림픽서 빛난 남북한 선수들 우정 지난 8월 진행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남북한 선수들이 보여준 우정은 세계인들에게 ‘올림픽 정신’을 돌이키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레딧 이용자들은 권총 사격 시상대에서 악수를 나눈 한국 진종오 선수와 북한 김성국 선수의 모습, 그리고 기계체조 경기 전 함께 ‘셀카’를 찍은 한국 이은주 선수와 북한 홍은정 선수의 모습에 “남북한의 정부가 대립하고 있을 뿐 양국의 개별 국민들은 서로를 증오하지 않는다”며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했다. 4. 한국 해경, 최초로 중국 불법 어업 선박에 기관총 발포 지난달 1일 한국 해경의 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작전 중 이뤄진 공용화기 발포에 대해 레딧 이용자 대부분은 중국을 성토하고 강경해진 한국의 대응방침을 응원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용자 got-trunks는 “중국 정부가 해당 사건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한국에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는 보도내용에 대해 “이게 정말이냐”며 황당한 심정을 표현했으며 다른 이용자 librtariandictator는 “최소한 누군가는 중국의 침략행위에 맞섰다는 뜻”이라며 중국의 무분별한 영토·영해 확장 야욕을 비판했다. 두 댓글은 각각 1900명, 3900명 이상의 공감을 얻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350km 높이 우주에서 본 2016년 지구 모습…베스트9

    350km 높이 우주에서 본 2016년 지구 모습…베스트9

    올 한해도 세계는 수많은 사건 사고로 얼룩졌지만 우주에서 바라 본 지구는 그저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인다. 지구촌 인류 중 푸른 지구의 모습을 가장 생생히 관찰할 수 있는 사람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머물고 있는 우주비행사들이다. 이들은 시속 2만 7740km(초속 7.7km)에 달하는 ISS를 타고 우리 머리 위 350km 상공에서 매일 지구를 15.78회 돌며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러나 ISS에서 카메라 촬영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빠른 공전 속도와 손가락의 진동 정도로도 카메라가 흔들리는 극미중력 상태에서의 촬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렌즈 사용, 셔터 스피드, 노출 등 모든 것이 지상과는 다르다. 올 한해 ISS에서 촬영된 환상적인 지구 사진 중 일부를 간추려봤다. - 캐나다 도시 캘러리 ISS에 본 눈 내린 캐나다 캘러리는 마치 도시 설계 도면처럼 보인다. 1월 촬영.    - 소금 평원 칠레 북쪽에 위치한 살라르데아타카마(Salar de Atacama)의 소금 평원 모습. 3월 촬영.  - 사막의 기적 아랍에미리트 북동부와 두바이시. 3월 촬영.     - 마다가스카르를 흐르는 강 아프리카 남동의 섬 마다가스카르의 중북부를 흐르는 베시보카 강(Betsiboka River). 525km에 달하는 긴 강으로 우주인은 '바다의 피가 흐르는 것 같다'고 묘사했다. 3월 촬영. - 나세르 호수 이집트의 나일강 계곡에 형성된 인공호수 나세르호. 6월 촬영.    - 남중국해의 뇌우(雷雨) 중국과 필리핀 사이에서 영유권을 놓고 분쟁 중인 남중국해 위에 뜬 뇌우. 7월 촬영. - 뭉개뭉개 화산 연기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상제앙 아피 화산. 9월 촬영. - 우주에서 본 석양 대서양 남부 위의 해질녘. 10월 촬영 - 리차트 구조물 사하라 사막 서부에 위치한 지름 50km의 원형 구조물인 리차트 스트럭처(Richat structure). '지구의 눈'으로도 불리는 미스터리 지형 구조로 우주에서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다. 12월 촬영.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암흑물질 연구’ 개척 여성천문학자, 우주로 돌아가다

    ‘암흑물질 연구’ 개척 여성천문학자, 우주로 돌아가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는 천문학과 깊은 관련이 있는 날처럼 보인다. 1642년 12월 25일에는 아이작 뉴턴이 태어났고,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천문학계의 또 다른 영웅 베라 루빈이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88세. 미국의 여성 천문학자 베라 루빈은 현대 우주론의 한 분야인 암흑물질 연구에 선구적인 업적을 남긴 과학자로, 그의 업적은 30년대 이후 주목받지 못하던 암흑물질 가설을 되살려 이론으로 나아가게 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천문학 발달사에 큰 분수령을 이루는 암흑물질에 대한 최초의 예측은 스위스 출신 물리학자인 프리츠 츠비키 칼텍 교수가 1933년에 '정체불명의 물질이 우주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고 발표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우주 안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물질보다 몇 배나 더 많은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는 주장이었다. 우주론 역사상 가장 기이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주장은 간단히 무시되었고, 세월과 함께 묻혀진 채 망각되었다. 오래 잊혀졌던 암흑물질을 다시 무대 위로 올린 주인공이 바로 베라 루빈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도움으로 천문학의 매력에 빠진 루빈은 1948년 배서대학을 졸업한 후, 프린스턴대학원에서 천문학을 공부하고자 했다. 하지만 당시 이 대학원은 천문학 과정의 여성 입학을 허용하지 않아 그는 다른 대학원들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코널 대학에서는 리처드 파인만, 한스 베테 같은 거물들에게 배웠다. 츠비키로부터 한 세대가 지난 1962년, 베라 루빈은 1950년대 애리조나에 있는 키트피크 천문대에서 은하 내 별들의 회전 속도를 측정하면서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발견했다. 은하 중심부에 가까운 별들이나 멀리 떨어진 별들의 공전속도가 거의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이것은 케플러의 법칙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처사였다. 이 법칙에 따르면, 바깥쪽 별들의 속도가 당연히 한참 느린 것으로 나와야 한다. 태양 둘레를 도는 행성들만 보더라도 그렇다. 초당 공전속도를 보면, 수성은 47km, 지구는 30km, 해왕성은 수성의 10분의 1밖에 안되는 5km다. 만약 해왕성이 수성의 속도로 공전한다면 애시당초 태양계를 탈출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은하는 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가? 이미 한 세대 전 츠비키가 예언했던 것이었다. 그러나 루빈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학계에서 묵살당하고 말았다. 이번에는 여자라는 성(性)이 문제가 되었다. 당시 남녀차별은 천문학 동네의 뿌리 깊은 관습법이었다. 그러나 전세는 대역전되었다. 암흑물질 이론의 근거가 될 만한 관측 증거들이 잇달아 발견됨에 따라 현재는 암흑물질이 우리 우주의 운명을 결정할 거라는 데 반기를 드는 학자들은 거의 사라지고 말았다. 암흑물질의 존재를 가장 극적으로 증명한 것은 중력렌즈 현상의 발견이었다. 빛이 중력에 의해 휘어져 진행한다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해 예측되었고, 1919년 영국의 천문학자 에딩턴의 일식 관측으로 증명되었다. 질량이 큰 천체는 주위의 시공간을 구부러지게 해서 빛의 경로를 휘게 함으로써 렌즈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를 일컬어 중력렌즈 현상이라 한다. 이 중력렌즈를 통해 보면, 은하 뒤에 숨어 있는 별이나 은하의 상을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최신 성과가 말해주는 암흑물질의 현황은 다음과 같다. 우주 안에서 우리 눈에 보이는 은하나 별 등의 물질은 단 4%에 불과하고, 나머지 96%는 암흑물질과 암흑 에너지이다. 그중 암흑물질이 23%이고, 암흑 에너지는 73%를 차지한다. 이것은 어찌 보면 허블의 팽창 우주에 버금갈 만한 우주의 놀라운 현황일지도 모른다. 성차별에 시달리긴 했지만 루빈은 츠비키와는 달리 보상을 받았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뒤인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국가과학메달’을 받았으며, 이듬해인 1994년에는 암흑물질 연구에 관한 공로로 미국 천문학회가 주는 최고 상인 헨리 노리스 러셀(H-R그림표를 만든 천문학자) 상을 받았다. 그녀는 2000여 명의 과학자들이 모인 앞에서 수상 강연을 한 후, 엉뚱스럽게도 '은하수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TV드라마 주제가를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은 그 많은 과학자들도 그녀의 노래에 맞춰 합창을 했다는 사실이다. 천문학 동네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리라. 우주를 바라보는 인류의 시각을 크게 바꾸어놓은 베라 루빈. 그녀가 그토록 사랑했던 우주로 돌아가 평화로이 영면하기를 기원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플라스틱 대야에서 일생 보낸 19세 여성, 결국 숨져

    지난 8월 플라스틱 대야에 사는 19세 여성의 사연이 전세계에 알려져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로부터 4개월 뒤인 지난 크리스마스, 안타깝게도 그녀는 사랑하는 가족을 뒤로 하고 먼저 세상을 떠났다. 최근 나이지리아 현지언론은 북부에 위치한 카노 지역에 살았던 라마 하루나(19)가 25일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그녀의 고단했던 삶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서구언론의 보도가 이어지면서다. 태어날 당시만 해도 건강에 별 이상이 없었던 라마는 생후 6개월이 됐을 때 이유를 알 수 없는 고열과 복통에 시달렸다. 하루나의 부친은 "아이가 지속적인 고통에 시달렸지만 원인을 알 수 없었다"면서 "사방팔방 병원을 찾아다녔으나 치료할 수 없다는 대답도 들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특히 나이지리아 현지의 열악한 환경과 가난한 가족에게 라마의 치료는 언감생심이었다. 결국 라마의 팔과 다리는 아기시절 그대로 성장을 멈췄고 사실상 사지가 없는 가혹한 삶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라마가 플라스틱 대야에서 살게 된 것은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모든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도 가족의 도움을 받아야 가능한 처지였던 것. 그러나 최악의 상황에서도 라마는 항상 웃으며 생활해 더 큰 감동을 안겼다. 라마는 지난 7월 인터뷰에서 "내 삶의 대부분을 플라스틱 대야에서 보냈다"면서 "그러나 언젠가는 식료품 가게를 열어 개인 사업을 하고싶다"고 밝힌 바 있다. 현지언론은 "크리스마스에 라마가 평화로운 안식에 들었다"면서 "고단했지만 씩씩했던 삶은 우리 모두에게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추모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산타클로스 복장? NO~!’ 인도네시아의 고육지책…왜?

    ‘산타클로스 복장? NO~!’ 인도네시아의 고육지책…왜?

    크리스마스 시즌의 상징인 산타클로스가 ‘불법’인 나라도 있다? 최근 인도네시아는 혼란과 분열을 막기 위해 무슬림이 산타클로스 관련 복장 및 장신구를 착용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시켰다. 이러한 규칙을 내놓은 주체는 인도네시아 이슬람 최고의결기관인 울레마협의회(MUI)다. 울레마협의회는 이슬람 율법에 허용된 항목을 의미하는 할랄과 관련한 모든 규정을 정하고 이를 심사하는 기구다. 울레마협의회는 지난주 할랄의 반대인 ‘하람’(이슬람 율법에서 금지하는 것) 중 하나로 크리스마스 관련 복장을 꼽았다. 이로서 인도네시아에서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슬림이 산타클로스를 연상케 하는 옷을 입는 것이 금지됐으며, 울레마협의회 측이 이를 감시하며 어길 때는 처벌도 내릴 수 있다. 울레마협의회는 감시를 위해 경찰 200명을 파견했으며, 이들은 최근 인도네시아 제 2의 도시인 수라바야의 쇼핑몰 등에 파견돼 감시활동을 시작했다. 경찰들은 해당 쇼핑몰 직원들이 산타클로스의 빨간 모자를 쓰고 있는지, 이를 판매하고 있는지 등 뿐만 아니라 이를 사려는 사람들이 있는지 등을 감시한다. 수라바야 경찰 관계자는 “우리 경찰들은 혼란과 폭력사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강경론자들을 주 대상으로 감시한다”면서 “평화로운 방법으로 임무를 수행하겠지만, 원치 않는 사태가 발생할 것을 예상해 지속적으로 전문 인력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정책은 인도네시아 내 무슬림에게만 해당된다. 무슬림이 아닌 기독교 신자라면 산타클로스 모자를 비롯한 크리스마스 관련 액세서리를 착용해도 관계 없다. 그러나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슬람교도가 대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현지에서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거의 느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해외 언론은 보도했다. 사진=AP·연합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英 찰스왕세자 “反난민 정서, 1930년대 암흑기 연상”

    영국 찰스 왕세자가 최근 반(反)난민 정서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확산이 1930년대 ‘암흑기’를 연상시킨다고 경고했다. 찰스 왕세자는 22일(현지시간) 영국 BBC 라디오 뉴스프로그램 ‘오늘’에 출연해 “외국 땅에 도착해서 난민 신청을 하는 것으로 그들의 고통이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수 종교를 고수하는 이들에게 공격적인 포퓰리스트 그룹이 전 세계에서 발호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들은 1930년대 암흑기가 반복될 것이라는 커다란 불안감을 준다”고 우려했다. 그는 비단 중동에서 종교적 박해를 받아 피난 온 기독교도뿐만 아니라 야지디족과 유대인, 아흐마디 무슬림, 바하이교도 등 종교적 박해를 받는 다른 모든 이들에게 해당한다고 했다. 찰스 왕세자는 자신은 부모 세대가 유럽의 유대인들을 말살하려는 시도에 맞서 싸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태어났다며 “근 70년이 흐른 지금도 그런 사악한 박해가 모든 종교를 넘어 존재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고통받는 이들과 끔찍하게 목숨을 잃은 이들에게 과거의 공포를 되풀이하지 않을 빚이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수가 종교적 박해를 피해 떠났고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도 믿음의 자유를 찾고자 메디나에서 메카로 이주한 사실을 기억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따르는 종교적 길이 어디건 그 목적지는 같다. 다른 이들을 높이 평가하고 존중하며 신의 은총에 감사하는 평화로운 삶을 누릴 권리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시론] 촛불은 어디로 진화해야 하는가?/이국운 한동대 법학부 헌법·법사회학 교수

    [시론] 촛불은 어디로 진화해야 하는가?/이국운 한동대 법학부 헌법·법사회학 교수

    두 달 가까이 주말마다 열리는 촛불집회에 대한 해외 언론의 반응이 흥미롭다. 처음에는 민주국가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최순실 게이트의 기괴한 내용에 집중하는 듯하더니, 어느새 여야 정치권을 압박하며 현직 대통령의 탄핵 소추를 성사시킨 촛불집회의 힘에 놀라는 눈치가 역력하다. 하긴 한밤중에 100만명 넘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모여 평화로운 축제처럼 집회를 진행하는 모습은 지금 어느 선진국에서도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독일의 한 매체가 한국의 ‘아고라 민주주의’를 모범으로 지목했다는 최근 소식은 그래서 뜻깊다. 해외 언론의 눈에 시민들이 손에 든 촛불은 서구적 모더니티(근대화)의 출발점인 자유의 불꽃을 연상케 했을 것이다. 모든 시민을 주권자로 규정하는 이 자유의 불꽃은 시민혁명의 이념적 근거이자 도화선이었다. 그러나 제국주의와 세계대전, 동서 냉전과 세계화의 폐해를 모두 겪은 오늘날에 와서는 솔직히 감격보다 피로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오죽하면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상징하듯 자유의 불꽃을 외면하는 반(反)난민의 물결이 유럽을 넘어 미국에까지 제도권 정치의 주류로 올라서게 되었을까. 어쩌면 서구 언론은 한국의 촛불집회에서 자유와 평등과 박애를 구현하는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찾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바깥의 눈을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촛불집회로 표출되고 있는 정치적 에너지를 어떻게 제도적 차원에 연결시켜야 할지는 지금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청와대로 향하던 촛불이 대통령 권한대행이 거처하는 국무총리 공관과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헌법재판소로 향하기 시작한 것은 촛불 시민들이 이와 같은 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이와 같은 민심의 흐름을 포착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해 개헌을 포함한 제도 개혁의 계기로 승화시키는 것은 이제 온전히 여야 정치권과 지식인들의 책임이다. 그러면 촛불은 어디로 진화해야 하는가. 첫째, 불합리한 권력 구조부터 손을 보아야 한다. 국민의 신임을 잃은 ‘4~5%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국정을 흔들 수 있는 대통령 선거 제도는 하루바삐 뜯어고쳐야 한다. 대통령이 궐위된 뒤 60일 내에 5년 임기의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도록 한 헌법 규정은 1987년 신군부(전두환·노태우)와 양김(김영삼·김대중)의 정치적 노림수를 빼놓고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만약 여느 대통령제 국가처럼 미리 뽑아 놓은 부통령이 있었다면, 하야 이후 발생할 정국 혼란을 무기로 4~5% 대통령이 끝까지 버티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국무총리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기는 상황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둘째, 국정 농단 사태를 주도하거나 방조한 청와대와 권력 감시기구 전반에 대해 근본적인 개혁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 비서실을 사설 내각으로 기능하지 못하도록 대폭 축소하고, 대통령과 그 주변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감사원이나 국정원의 소속을 바꿀 필요도 있다. 대통령-민정수석-법무부 장관-검찰총장으로 이어지는 ‘검찰 거버넌스’에 대한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 차제에 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주민 직선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청와대와 권력 감시기구가 재벌들과 연결되는 고리도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 셋째, 중앙정부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에서도 지방정부들이 충실하게 기능을 유지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지방자치가 국가적 위기 상황에 대한 안전장치라는 점을 다시금 입증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합당한 제도적 개혁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요청이다. 예를 들어 헌법에 새로운 규정을 두어 주민자치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입법권과 조세권의 분권화를 통해 지방정부를 중앙정부와 대등한 헌법기구로 격상시키는 것이다. 현재 단원제인 국회를 상원과 하원이 있는 양원제로 바꿔 지방정부가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방법도 모색할 수 있다. 독일이나 미국의 상원처럼 ‘지역대표형 상원’을 만들어 지방정부 대표 1명 또는 2명이 국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박사모 “돈 주고 집회 참가자 동원? 새누리당 한 푼도 안 보태줘”

    박사모 “돈 주고 집회 참가자 동원? 새누리당 한 푼도 안 보태줘”

    박근혜 대통령 팬클럽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들이 오는 24일 본격 세대결을 펼치겠다고 선전 포고했다. 정광용 ‘탄기국’(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 대변인 겸 박사모 회장은 19일 “24일 밤 좌우 진영의 본격적인 세대결(세력 대결)이 벌어진다”면서 “누가 과연 더 질서 있고 평화로우며 어느 쪽에 더 많은 인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지를 겨루는 재미있는 크리스마스 이브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집회 주제를 ‘누가 누가 잘 하나’로 이름 지었다며 “과연 누가 준법 집회를 하며, 과연 누가 더 많이 모이는지 (해보자)”고 전했다. 탄기국은 박사모 등 52개 보수단체와 함께 오는 24일 서울시청 앞 대한문에서 6차 탄핵무효 집회 ‘가자 대한문으로! 밤을 빛낼 태극기!’를 개최한다. 이들은 “24일 시청 앞 덕수궁 대한문에서 정의와 진실에 목 마른 분이라면 누구나 함께 모두 모여 밤 하늘 가득 빛 낼 태극기를 흔들자”며 “밤하늘에 빛나는 태극기로 이 난국의 밤을 환하게 밝혀야 된다”고 전했다. 또 “24일 밤이면 분명히 대비될 것이다. 거짓 100만과 진실 100만은 분명히 대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일부 보수단체가 일당을 주는 조건으로 집회 참가자들을 동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기도 했다. 그는 “좌파와는 달리 저희는 돈이 없어서 인원 동원을 하지 못한다”면서 “야권에서는 국고인 정당지원금까지 푼 모양이지만 새누리당에서는 저희에게 한 푼도 안 보태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도 회원들을 상대로 전세버스를 동원하지만 모두 후원금 범위 내에서 가능한 대수만 올라온다. 밥값조차 회원들이 1~2만원 회비를 부담하면서 올라온다”며 “순수하게 신문이나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보고 자발적으로 나오는 분들이다. 이것이 진짜 시민의 힘”이라고 반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흥이 있는 마을, 삶의 소리 엮다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흥이 있는 마을, 삶의 소리 엮다

    전남 진도의 소포마을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8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진도 읍내를 지나니 가로등 하나 없이 사위가 칠흑같이 컴컴하다. 자동차 불빛에 의지해 겨우 소포리 전통민속전수관에 도착했다. 북 장단 소리가 울려 퍼지는 전수관 안으로 들어서니 30여명의 동네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다음날 국립남도국악원에서 열리는 공연에 오르기 위한 마지막 연습 시간이다. 예술단장이 연습장에 도착하지 않아 일단은 개별 연습들을 하고 있다. 눕거나 앉아서 쉬는 때에도 간간이 한마디씩 거든다. 김장 배추와 대파 또한 소포마을의 주요 작물이니 12월 초 이곳의 한낮은 등짝 한번 바닥에 붙이기 어려울 정도로 바쁘다. 피곤이 몰려들기도 하련만 낯선 이에게도 경계보다는 반갑게 손을 내민다. 평균 연령 60~70세 어머님들의 사투리가 정겹고 푸근하다. 곧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됐다. 비스듬했던 어머님들이 느슨한 자세부터 바로 세운다. 언제 졸았나 싶게 소리를 내뱉는 어머님들의 목소리는 에너지가 가득하고 북채를 쥔 아버님들의 손길엔 힘이 실린다. 이내 전수관은 사람들이 뿜어내는 열기로 뜨거워진다. 진도 소포마을은 진도 읍내 서쪽 소포만을 끼고 있는 전형적인 농어촌 마을이다. 1980년대 진도대교가 생기기 전 목포~진도를 왕래하던 나루터가 있던 곳으로 인구가 1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북적이던 때도 있었다. 지금은 인구 300명이 조금 넘는 고즈넉한 마을이다. 소포 검정쌀마을로 불릴 정도로 고소한 풍미가 가득한 검정쌀이 유명하다. 드넓게 펼쳐진 논밭 사이로 포구의 바닷물이 들어와 풍부한 해산물도 제공한다. 바다를 바로 지척에 둔 터라 바람은 제법 거세지만 포구에 내리꽂히는 햇살이 따스하다. 들판과 나지막한 산, 부드러운 포구의 풍경이 눈에 담을수록 아름답고 평화로운 고장이다. 마을 규모는 작지만 예술에 관한 DNA는 최강이다. 마을 인구의 20%인 주민 50여명이 소포민속예술단원으로 정식 활동하고 다른 주민들도 마을 행사 때면 스스럼없이 소리 무대에 어울릴 만큼 예술적인 흥과 끼를 타고났다. 부모가 흥얼거리는 노랫소리를 듣고 자란 아이들은 말을 익힐 무렵부터 자연스럽게 소리도 익혔다. 그렇게 익힌 소리는 커 가면서 갈고 닦인다. 기뻐도 슬퍼도 힘들어도 화가 나도 논밭에서든 집에서든 그 자리에서 소리를 풀어내며 감정을 나누고 추슬렀다. 이렇게 득도한 소리는 나이가 들수록 더욱 깊어졌다. 예술단 최고령자인 한람례(84) 할머니의 소리를 듣고 있으면 80여년의 삶이 그 소리에 담겨 있는 듯하다. 4~5분 짧은 순간이지만 할머니의 일생이 그 안에 있다. 그 덕에 소포마을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속문화 세 가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올라 있다. 걸군농악을 비롯해 아리랑, 강강술래가 주인공이다. 소포리 걸군농악은 거지 행세로 농악을 치며 적의 동태를 파악해 아군에게 알려 주었던 데서 기인한 민속문화다. 강강술래가 임진왜란 때 적에게 우리 군의 위용을 과장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했으니 소포마을의 예술은 개인뿐만 아니라 마을과 나라를 살린 예술이기도 하다. 이렇게 일상에서 체화된 예술의 저력을 바탕으로 소포민속예술단을 출범시킨 것이 10여년에 이른다. 각종 상도 받고 진도나 광주는 물론 서울에서 공연을 갖기도 했다. 바다 저쪽 독도까지 가서 강강술래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소포마을 예술단이 국립남도국악원 극장에 올리는 공연 제목은 ‘철야’다. 김병철 단장을 중심으로 예술단에서 소포마을의 전통 민속문화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짰다. 장례식장에서 마을 주민들이 모여 실제 북도 치고 소리도 하고 춤추며 왁자지껄 망자의 가는 길을 위로했던 소포의 전통문화를 하나의 이야기 속에 담았다. 40대 젊은 막내 이랑이 엄마의 북춤을 시작으로 최고령 한람례 할머니의 흥그레타령, 어머니들의 흥타령과 육자배기, 아재들의 병신춤과 상모돌리기 등이 걸쭉하게 이어진다. 걸군농악 북춤 전수자인 김내식 고수의 북춤은 소포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고수의 예술이다. 아낙들이 모였다 흩어졌다 진을 짜며 부르는 강강술래는 때론 관람객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놀이 한마당이다. 상여를 메고 나가며 상여 소리가 극장을 가득 메운다. 인간의 희로애락이 소포마을 민속문화에 다 담겨 있다. 청년 때 밖에서 잠시 경험한 극단 생활을 바탕으로 예술단을 이끌고 있는 김병철 단장은 말한다. “공연 있다고 하면 어르신들이 알아서 모여요. 즐겁지 않으면 이렇게 못 혀요. 이게 행복이고 삶이지요. 어르신들이 계시는 동안 공연은 계속될 겁니다.” 현재 추진 중이라는 소포마을 어르신들의 서울 공연이 더욱 기다려진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진도대교를 넘어 관광레저로, 진도대로, 쉬미항로를 거친다. 진도대교에서 25㎞, 자동차로 약 30분 소요된다. 소포마을에서는 현재 상설 공연 계획은 없지만 개별 문의에 따른 맞춤 공연을 제공한다. 원하면 공연에 저녁 식사나 숙박을 포함해 일정을 구성할 수 있다. 공연장 부근에 40여명의 숙박이 가능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 김병철 단장 010-4626-4556. →함께 들러볼 곳:진도타워는 세계 3대 해전으로 꼽히는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무대가 된 울돌목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다. 진도대교 옆 언덕에 있다. 운림산방은 예술의 섬 진도의 또 다른 면목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추사 김정희의 제자이자 한국 남화의 거목 소치 허련이 머무르며 작품을 남기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다. 소포마을에서 차로 20분 남서쪽으로 향하면 진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는 세방낙조 전망대도 함께 들러볼 수 있다. →맛집:진도대교 부근 통나무집(542-6464)은 꽃게장이 맛있는 곳이다. 작은 꽃게로 담은 간장 꽃게장이 신선하다. 진도 읍내 고향해장국(544-2896)은 아침 식사로 사골, 북어해장국을 먹을 수 있다. 음식 맛이 담백하다.
  •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5. ‘연락하는 횟수=애정의 척도’일까?

    [이슬기의 러브앤더시티] #15. ‘연락하는 횟수=애정의 척도’일까?

    ‘까톡’. 한 남자에게서 다급한 연락이 왔다. 현 상태로 ‘연못(연애 못하는 사람)’인 기자이지만 연애 칼럼을 쓴다는 이유로 연애 관련 상담 신청이 왕왕 있다. 잘생겼지만사람들이못알아보는남자(28)는 기자에게 “여성으로서의 감정을 알려 달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상황은 이러했다. 애인과 카톡 대화를 나누다 밤 9시쯤 넘어 잠이 들었(다고하)던 그. 갑작스런 연락 두절에 애인은 한참 뒤 전화를 했지만, 그는 수면 중이었다(고 한다.) 이튿날 아침이 되어서야 그는 “미안하다.”라고 문자를 남겼지만, 답이 없자 다시 잠들었고, 사과와 상황 설명을 기다리던 그녀는 결국 폭발했다. “12시간 넘게 잠만 잔 건가? 안 잤다면 뭘 한거지?” 기자는 “화가 안 나...”라고 얘기했지만 그 여자분은 달랐던 모양이었다. 그에게 연락, 더 정확히는 메시지가 안와서 ‘광광 우럭따’는 이야기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무수히 많다. 현저하게 떨어진 ‘비트윈 대화수’ 통계를 증거로 제출하며 “이거 애정이 식은 거 맞죠?”라고 상담도 한다.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한다고 믿어 마지 않는 그는 왜 내게 연락을 안하는 걸까? 정말 연락하는 횟수 = 애정의 척도인가? # 정말 바빠서 ‘까톡’을 못하는 걸까? ‘왜 연락을 안 하느냐’는 연인의 말 끝에 꼭 따라 나오는 말은 “넌 화장실도 안 가? 밥도 안 먹어?”다. 화장실도 가고 밥도 먹으면서 왜 나한테 연락할 시간은 없냐는 사자후인 것이다. 이에 아이러브합정(32·남)은 이렇게 말했다. “그래, 밥도 먹고 화장실도 가지. 가는데... 문제는 일 하다가 갑자기 ‘남친 모드’로 전환이 안 된다는 거야. 부장한테 실컷 깨지고 나서 갑자기 ‘우리 쟈기는 모해?♥’가 안 된다는 거지.” 그 즈음 데스크에 자주 깨지던, 기자는 폭풍 공감했다. 연락을 못 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이들은 ‘바빠서’라고 얘기한다. 물론 바빠서가 맞다. 몸이 바쁘든, 합정남처럼 마음이 바쁘든. 그러나 ‘바빠서’만은 아닌 것도 우리는 안다. 이 정도는 이해하겠지, 이 정도는 그러려니 하겠지, 하는 마음이 작동하는 거다. 상대의 말마따나 화장실에 가거나, 밥을 먹고 커피 마실 시간에 우리는 충분히 손가락을 놀릴 수 있다. # “내가 어디까지 보고해야해?” 기자는 “넌 화장실도 안 가? 밥도 안 먹어?” 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많다. (그러나 해 본 적은 없다.) 관성적인 ‘밥 먹었어?’, ‘퇴근은 언제 해?’가 싫기 때문에 카톡은 어디까지나 ‘간헐적으로’를 지향하기 때문. 연락이란 정말로 상대가 생각이 났을 때 하는 것이지, 연락을 위한 연락을 하거나 그걸로 상대에 부담을 주기 싫었던 까닭이다. 연락을 위한 연락은 딱 티가 난다. 내용이 풀풀 날린다. 그걸 보낸 사람도 후에 잘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것이다. 물론 내가 사랑하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일랑 궁금하다. 그러나 내가 그의 모든 것을 내가 다 알고 있다고 해서 그를 더 사랑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해서 그의 바람기를 단속할 수 있다고도 생각치 않는다. 역시나 바람은 ‘필놈필’이기 때문에. 내가 단속한다고 막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 오버페이스 후 연착륙해야지, 추락하면 어떡하는가 누구나 연애 초반은 무엇이든 말 달리듯 ‘달리게’ 된다. 카톡 대화도 몇 분 단위로 경마하듯 이어진다. 초반에 ‘이건 좀 아니다’ 싶게 마구 달리던 상대가 “자기, 내가 나중에 연락 잘 안한다고 해서 삐지면 안 돼~ 나 원래 안 이러는데 이건 좀 과해...”라던 고백은 차라리 귀엽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연애 초반엔 원래 이런거고, 곧 식을테니까 니가 이해해라!”라고 윽박지르는 거면 그게 무슨 사랑인가, 강요지. 마찬가지로 “너 화장실도 안 가? 밥도 안 먹어? 넌 손이 없어, 발이 없어?”라며 윽박지르는 것 또한 사랑은 아니라고 본다. 바쁜 그를 이해하는 것도 사랑이니까. 잘못남은 결별 직전 연인과 평화로운 합의에 이르렀다. 딴 건 몰라도 퇴근 보고는 꼭 하는 것으로. 잘못남은 “GPS 인식해서 회사 벗어나면 자동으로 퇴근보고가 되는 어플리케이션 개발 중”이라며 헛소리를 중얼거렸지만, 그 자체로 평화로운 결말에 본인도 만족하는 듯 했다. 오버페이스 후의 연착륙을 서로가 이해하고, 또 배려하는 게 사랑이지. 연착륙 없이 끼약~ 쿵! 하고 추락하면 그건 사고지, 사랑이 아니잖은가.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스무 살, 갓 상경한 꼬맹이는 십여 년 전 나온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로 연애를 배웠다. 드라마 속 ‘캐리’처럼 프라다 VIP가 된다거나, 마놀로 블라닉은 못 신고 살지만 뉴욕 맨하튼이나 서울이나 사람 사는 모양새가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만은 알게 되었다. 서른 즈음에 쓰는 좌충우돌 여자 이야기, ‘러브 앤 더 시티’다.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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