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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올림픽 성화 수난사/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올림픽 성화 수난사/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올림픽은 고대 그리스의 우두머리 신인 제우스에게 바치는 종교행사에서 비롯됐다. 도시국가 간 전쟁이 끊이지 않던 기원전 776년 엘리스의 왕 이피테스가 당시 가장 강력했던 스파르타에 제사 형태의 ‘휴전 회합’을 제안했다. 오랜 전쟁과 전염병으로 도시국가 전체의 공멸을 우려했던 페르시아의 리쿠르고스왕은 이를 받아들였고 마침내 가장 큰 성지인 올림피아에서 첫 제전이 열렸다. 제사 뒤에는 여흥이 이어졌다. 운동회다. 종목은 191.27m를 달리는 ‘스타디온’ 한 가지밖에 없었지만 종류가 많을 필요도 없었고 승패도 그다지 중요치 않았다. 어차피 제사의 목적은 싸우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하고 서로를 감시하기 위해서였으니까. 그러기 위해선 도시국가 모두의 참여가 필요했다. ‘참가에 의의를 둔다’는 근대올림픽의 정신은 사실 여기에서 출발했을지도 모른다. 성화는 제사를 치르는 동안 신전에 피워 놓았던 ‘성스러운 불꽃’(Sacred Fire)이었다. 그러나 1928년 8번째 근대올림픽 장소인 암스테르담 올림픽 경기장의 ‘마라톤 타워’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성화’(Olympic Flame)가 돼 타오르기 시작했다. 봉송은 뜻밖에도 나치 독일 치하인 1936년 베를린올림픽이 시작이다. 선전장관이었던 요제프 괴벨스와 대회조직위원장 카를 딤이 기획해 고대의 성화 릴레이를 재현해 냈다. 올림피아 헤라신전을 출발한 성화는 유럽 7개국 3187㎞를 3331명 주자에게 들려 열이틀을 쉬지 않고 달린 뒤 베를린에 도착했다. 거대한 나치 문장이 병풍처럼 드리워진 루스트가르텐광장, 수만의 군대 한가운데서 성화를 맞이한 아돌프 히틀러의 의도는 짐작되고도 남는다. 아리아인의 우월성, 나치 정권의 정당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였다. 나치 체제의 홍보물로 전락된 성화의 팔자는 이후로도 기구했다. 개최국의 입맛에 따라 탐욕과 체제 유지의 상징으로 변질됐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대회 릴레이가 유료화되면서 성화는 ‘돈이 스며들었다’는 호된 비판에 맞닥뜨렸다. 2008년 베이징대회를 앞두고는 전 세계 13만 7000㎞ 해외 순회에 나섰지만 가는 곳마다 티베트 무력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물세례를 받기도 했다. 신에게 바칠 만큼 ‘거룩한 불꽃’이 또 다른 분쟁의 씨앗이 된 건 어쩌면 이피테스의 계략이 빚어낸 태생적 결과가 아니었을까. 개막 122일을 앞두고 시계가 멈춰 버린 2020 도쿄올림픽의 성화는 숱한 ‘수난사’에서도 목록 맨 위로 이름을 올릴 게 틀림없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집중 피해를 입은 지역의 재건을 내세우며 도쿄대회 성화를 ‘부흥의 불’로 명명했다. 그러나 첫 주자부터 릴레이를 외면한 가운데 성화는 봉송 대신 치른 전시 행사에서 불과 7만여명만 직관한 ‘민망한 불’로 전락했다. 올림픽 개최국이 성화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건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침체된 자국의 경기 상황과 함께 자신의 지지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의도 역시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다만 왜곡되고 통제된 정보와 수치로 방사능 피폭 우려를 묵살한 모습이 베를린 광장에서 평화로 포장한 나치즘을 피 토하듯 연설한 히틀러의 그것과 묘하게 오버랩될 뿐이다. 올림피아제의 성화는 프로메테우스에게 바친 불이었다. 그는 제우스가 감춰 둔 불을 몰래 훔친 뒤 인간에게 내줘 문명의 길을 걷게 한 신이다. 이름을 풀어쓰면 ‘먼저 생각하는 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자신에게 바쳐진 불꽃이 올림픽 성화가 되고, 그 성화가 온갖 수난을 당할 것을 과연 미리 내다봤을까. 지난 26일 모습을 감춘 도쿄올림픽 성화는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긴 잠’에 빠져들었다. cbk91065@seoul.co.kr
  • 천안함 추모일기 썼던 소년, 10년 후 해사생도 됐다

    천안함 추모일기 썼던 소년, 10년 후 해사생도 됐다

    초등 4학년 때 “슬프다” 그림 일기 “천안함이 해사 지원 가장 큰 계기”“너무너무 슬프다. 많은 사람이 죽고 그들의 부모님은 많이 울었다.” 2010년 3월 천안함이 피격됐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너무 슬프다’라는 내용의 그림일기를 쓰며 전사자를 추모했던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가 성장해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해 화제가 되고 있다. 해군은 25일 “지난달 14일 해사 78기로 입학한 권현우(20) 생도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천안함 피격과 관련해 썼던 추모 그림 일기장 사진이 최근 해군 페이스북에 게시됐다”고 밝혔다. 권 생도는 2010년 초등학교 4학년 때 천안함 피격 사건을 접한 후 일기장에 “오늘 신문 사설을 읽어보니 한 달 전에 온 나라가 놀라던 일의 기억이 다시 난다. 뉴스에서 신문에도 온통 슬픈 이야기 때문에 나는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고 적었다. 그는 또 “아들을 잃은 엄마, 아빠를 잃어버린 어린아이들도 모두 안타까웠다. 왜 이런 슬픈 일이 일어났을까?”라며 “우리나라의 평화로운 바다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했다. 절단된 함수에 ‘772’라는 숫자와 인양 밧줄이 걸린 천안함의 인양 장면을 그림으로 남기기도 했다.권 생도의 어머니 윤은주(51) 씨는 최근 해군 페이스북에 아들의 그림 일기장 사진과 함께 “일기를 쓴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아들이 해군사관생도가 되었습니다. 천안함 용사들의 희생의 숭고함을 받들고 영해를 수호하는 해군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권 생도는 “부모님께서 천안함에 대해 이야기해 주신 것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며 “천안함은 제가 해군사관학교에 지원한 가장 큰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코로나19 위기…국회의원 월급 반납하자” 국민청원 20만 넘어

    “코로나19 위기…국회의원 월급 반납하자” 국민청원 20만 넘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가적 위기 속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성금이나 마스크 기부에 동참하는 가운데 국회의원들도 월급을 반납하거나 삭감해 힘을 보태야 한다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지난 12일에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국민을 위해 국회의원들의 월급 반납 또는 삭감을 건의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원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착한 임대인, 천마스크 만들기, 학생들의 기부, 자원봉사자 등을 예로 들며 “국민들은 서로가 힘든 상황을 극복해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겠다고 힘을 보태는데 이번이야말로 국회의원들의 자진 월급 반납 또는 삭감으로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는 기회로 삼고 조금이라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작년 몇 달 간 국회 문을 열지 않아 일을 안 한 것과 다름없는데도 국회의원들은 월급을 다 받아 갔다”며 “일반 직장인이 오너와 맘이 안 맞는다고 수개월을 출근도 안 하고 해결할 일을 남기면 당연히 월급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청원인은 “일을 안 하는 국회를 위해서도 국민이 세금을 내야 하나”라며 “국회의원들도 역지사지로 국민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에 대한 즉각적인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국민청원도 지난달 25일에 올라온 이후 20만명 넘는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는 “신천지는 혹세무민하는 교리와 은밀한 포교 활동으로 신도들이 학업이나 직장을 포기하게 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이 총회장은 종교 사기꾼이자 민생침해사범이라고 비난했다. 이 청원에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신천지의 강제해산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지난달 22일에 시작돼 오는 23일에 마감되는 이 청원에는 18일 오전 8시 현재 130만 4000여 명이 참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포토] ‘D컵 모델’ 김시후, 아찔한 볼륨감

    [포토] ‘D컵 모델’ 김시후, 아찔한 볼륨감

    남성잡지 크레이지 자이언트 3월호 커버를 장식한 모델 김시후가 최근 자신의 SNS에 슬립 가운을 입고 화려한 자태를 뽐냈다. 사진 속에서 김시후는 글로시한 실버 계열의 가운을 입고 화려한 매력을 뽐냈다. 김시후는 “의상,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하이힐까지 여성스런 매력을 나타내기 위해 모든 촬영 요소에 신경을 썼다. 작가가 나의 매력을 잘 담아내 즐겁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크레이지 자이언트의 자매지인 ‘더 플레이어’에 이어 이번 크레이지 자이언트 3월호까지 커버모델로 나설 때마다 매진을 기록해 ‘완판녀’로 떠오른 김시후는 뛰어난 외모와 털털한 매너로 수많은 남성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34(D컵)-24-34의 환상적인 라인을 자랑하는 김시후는 “아침과 점심은 다른 사람들처럼 비슷하게 먹지만 저녁은 소식한다. 잠을 잘 때는 온 몸이 평화로워야 하기 때문에 소식이 중요하다. 그리고 하얀 음식(밀가루, 흰밥, 설탕)은 입에 대지 않는다”며 뛰어난 몸매를 가지게 된 비결을 들려줬다. 16만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파워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김시후는 “롤모델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나는 나 자신을 잘 안다. 단점도, 장점도 잘 알기 때문에 내가 곧 롤모델이다”라는 신념을 가진 스타모델이다. 사진=김시후 SNS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집콕에 지친 그대에게… 열정·낭만을 배달합니다

    집콕에 지친 그대에게… 열정·낭만을 배달합니다

    떠나기 두려운 그대에게… 장엄한 여운을 선물합니다코로나 공포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항공사들은 항공편을 줄이고 있고 여행자들은 여행을 취소하고 있다. 그래도 여행을 꿈꾸는 일은 포기할 수 없다. 떠나지 못한다고 상상하지도 말란 법은 없으니까.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여행을 상상하는 일에서 시작되니까. 한국에서 여행을 갈 때 가장 먼 나라는 브라질이다. 한국에서 정확히 지구 반대편에 자리한다. 비행기로 가려면 꼬박 하루가 걸린다. 삼바, 축구, 해변, 커피, 정열, 낙원. 우리가 브라질 여행을 떠올릴 때 머릿속에 연상되는 단어들이다. 많은 여행자가 죽기 전에 가 봐야 할 여행지로 남미, 그중에서도 브라질을 꼽는다. 코로나19 탓에 반강제로 여행을 포기해야 하는 요즘, 브라질 여행을 떠올리기나 해 보자. 지금 브라질은 해변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때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이파네마 해변의 소녀’라는 노래가 있다. 이파네마는 리우데자네이루에 자리한 해변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출신의 작곡가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 작곡한 노래로, 작사는 시인인 비니시우스 지 모라이스가 맡았다. 노래가 탄생한 배경은 이렇다. 1962년 겨울 어느 날 조빔과 비니시우스는 이파네마 해변의 단골 카페에 앉아 있었다. 그들이 앉은 자리 앞으로 한 소녀가 지나갔는데, 이 소녀를 본 비니시우스가 외쳤다. “저길 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소녀가 지나가는군.” 소녀의 이름은 ‘엘로이사’였는데, 당시 소녀는 열일곱 살, 조빔은 서른다섯 살이었다고 한다. 이 노래는 브라질에서 국가보다 더 유명하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막식에서 슈퍼 모델 지젤 번천이 워킹할 때 나오기도 했다. 가사는 아래와 같다. “아 왜 난 이렇게 혼자일까 / 아 왜 모든 것은 이렇게 슬픈 걸까 / 존재하는 아름다움, 내 것만은 아닌 아름다움 그리고 혼자 지나치네 / 그녀가 지나갈 때 알았더라면 / 세상이 미소 지으며 기쁨으로 가득 찬 / 그리고 모든 것이 사랑 때문에 더 아름다워지네.” 가사에서 드러나듯 이파네마 해변에서 만난 아름다운 소녀를 흠모한 남자의 심경을 담은 이 곡은 미국의 재즈 색소폰 연주자 스탄 게츠와 브라질의 기타리스트 후앙 질베르토가 1964년에 발표한 앨범의 주제곡이 됐으며, 그해 빌보드 앨범차트 2위를 기록하며 미국에서만 50만장 이상 판매됐다. 지금은 보사노바 음악을 대표하는 곡으로 꼽히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브라질의 수도는 브라질리아지만 여행자들에게 브라질의 수도는 리우데자네이루다. 나폴리, 시드니와 함께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인구 1200만명에 이르는 거대한 이 해안 도시는 하나의 용광로라고 해도 무방하다. 백인과 흑인, 그리고 에스파냐계 백인과 아프리카계 흑인의 혼혈인 물라토가 부대끼며 살아가고 거리에는 화끈한 삼바 리듬과 세련되고 우아한 보사노바 리듬의 선율이 함께 흐른다. 해변의 최고급 리조트와 빈민들이 살아가는 주거지 파벨라가 공존한다. 리우데자네이루를 대표하는 해변으로는 코파카바나 해변이 잘 알려졌다. 활처럼 뻗은 길이 5㎞에 달하는 해변에는 고층 빌딩들이 그림같이 늘어서 있다. 해안과 접해 있는 아틀란티카 대로엔 럭셔리 레스토랑과 고급 호텔, 맨션, 부티크, 토산품점, 보석상 등이 줄지어 있다. 코파카바나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햇살이다. 막무가내로 쏟아지는 햇살 아래 구릿빛으로 그을린 여성들이 브라질리언 비키니를 입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비치발리볼을 즐기는 근육질의 젊은이들과 파라솔 아래 한가롭게 바다 풍경을 즐기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 그리고 물장구를 치며 즐겁게 뛰어노는 아이들이 어울린 코파카바나의 풍경은 너무나 평화로워 보인다. 이파네마 해변은 코파카바나 해변 옆에 자리한다. 코파카바나 해변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면 이파네마 해변은 현지인들이 좀더 선호한다. 코파카바나 해변에 비해 화려한 면은 덜하지만, 낭만적인 느낌은 좀더 강하다. 이파네마 해변을 걷다 보면 끊임없이 나긋나긋한 목소리의 ‘이파네마의 소녀’가 흘러나온다. ‘늘씬하고 까무잡잡한, 젊고 사랑스러운 여인. 이파네마 아가씨가 걸어가네 / 그녀가 지나가면 모두들 아~, 그녀가 걷는 건 마치 삼바 같아 / 시원스럽고 부드럽게 한들거리며 걷는 모습. 어떻게 하면 그녀에게 사랑한다 말할 수 있을까 / 바닷가로 걸어가는 그녀는 언제나 똑바로 앞만 볼 뿐, 그를 바라보지 않아.’ 이 달콤한 노래를 들으며 리우의 해변을 바라보며 쌉싸름한 브라질 커피를 마시는 일. 그것은 어쩌면 생에 꼭 한 번은 해 봐야 할 여행인지도 모른다.●가슴 떨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야경 코르코바도 언덕(해발 700m) 위의 예수상은 1931년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세운 것이다. 높이 39.6m, 무게 700t으로 예수의 모습을 새긴 조각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리우 시내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코르코바도 언덕에 서서 마치 도시 전체를 감싸 안듯이 두 팔을 벌리고 있다. 코르코바도 언덕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리우 앞바다에 팡데아수카르가 떠 있어 리우를 아름답게 치장하고 있다. 영어로는 ‘설탕 덩어리’라는 의미인 ‘슈거로프’라고도 불린다. 거대한 화강암과 수정으로 이뤄진 바위산으로 둥근 돔처럼 생긴 모습이 무척 이색적이다. 마치 바다로부터 리우를 지키는 파수꾼인 듯 느껴진다. 산기슭에 있는 프라이아 베르메라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데 왠지 기시감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산과 케이블카는 시도 때도 없이 재방송을 해댄 ‘영화 007 문레이커’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해발 396m로 가장 높이 솟아오른 이 산꼭대기에서 세계 최고 미항을 굽어볼 수 있다. 진초록의 산들 사이로 우뚝 솟은 초고층 빌딩들이 서 있고 우르카, 플라멩코, 코파카바나, 이파네마, 레브론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하얀 요트가 점점이 떠 있다. 팡데아수카르에서는 반드시 리우의 야경을 볼 것. 360도 펼쳐지는 해변과 섬, 도시의 경치가 파노라마로 어우러지는 리우의 야경을 만끽하기에 이곳만 한 데가 없다. 붉은 노을이 번지고 도시에는 불빛이 환하게 켜진다. 하늘도 붉고 도시도 붉고 바다도 붉게 물드는 리우의 야경은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브라질의 태양만큼이나 뜨거운 것이 축구에 대한 사랑이다. 브라질 국민의 축구 사랑은 ‘종교’에 가깝다. 축구는 생활 일부를 넘어 그 자체라고 할 정도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 브라질의 중앙은행은 각 은행이 월드컵 경기 중에 점포를 폐쇄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축구를 좋아하는 국민들의 일면을 보여 주는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브라질의 기업들은 브라질 팀의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 파티를 열곤 한다. 푸짐한 음식을 제공하고 경기를 함께 응원함으로써 단합력을 키우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만약 이런 배려가 없는 회사라 할지라도 경기 시간 동안 무단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징계나 질책을 받지 않는다. 리우데자네이루에는 축구를 좋아하는 이라면 빼놓지 말고 가야 할 곳이 있다. 바로 마라카낭 스타디움이다. 1950년 7월 16일 마라카낭 스타디움은 입추의 여지 없이 운집한 관중으로 들썩인다. FIFA가 발표한 공식 입장객 수는 17만 3850명이지만 실제는 2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비록 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 2-1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지만 이후 마라카낭 스타디움은 브라질을 대표하는 축구장으로 남게 된다. 지금도 프로축구 시즌인 11~12월이면 경기마다 수많은 관객이 모인다. 경기가 없어도 내부를 둘러볼 수 있으니 ‘축구의 나라’에 온 기념으로 이곳에서 인증샷을 남겨 보는 것도 좋겠다. 평소에는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광객들을 위해 내부를 개방한다.●지구에서 가장 거대한 자연 이구아수 폭포 리우데자네이루와 정반대의 풍경을 보여 주는 곳이 있다. 바로 세계 최대의 넓이와 수량을 자랑하는 이구아수 폭포다. 지구 반대편으로의 여행. 이구아수 폭포는 꼬박 하루의 비행시간과 7시간의 버스여행 등 이 모든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꼭 봐야 할 만큼 감동적인 풍경이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해변이 한없이 낭만적이라면 이구아수 폭포의 풍경은 끝없이 장엄하다. 이 장엄함은 영화 ‘미션’의 무대가 됐다. 영화는 1750년쯤 파라과이와 브라질의 국경 부근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원주민 과라니족을 상대로 선교 활동을 벌이는 두 선교사의 대립되는 모습을 통해서 종교와 사랑, 정의가 무엇인가를 그린다.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음악을 맡았는데 주제곡 가브리엘의 오보에 선율이 장대한 폭포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진다. 영화는 1986년 제39회 칸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이구아수 폭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세 나라 국경에 걸쳐 자리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폭포이자 세계 제일의 관광명소다. 275개의 폭포가 직경 3㎞, 높이 80m에서 떨어지는 이구아수 폭포는 빅토리아 폭포보다 넓고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다. 이곳의 전경은 말로 전해 듣고, 글이나 사진으로 보아서는 절대 그 위용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원주민(파라과이 과라니 인디오) 말로 이구아수는 ‘큰 물’이다. 폭포 전체의 폭만 4㎞ 남짓. 평균 낙차는 64m다. 우기(11~3월)에는 초당 1만 3000여t의 물이 쏟아져 내린다. 이구아수에서 가장 유명한 폭포는 ‘악마의 목구멍’이라 불리는 곳. 이구아수강을 통째로 벌컥벌컥 삼켜대듯, 초당 6만여t의 물이 거대한 절벽으로 빨려든다.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부인 엘리너 루스벨트는 이구아수를 본 뒤 넋을 잃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가엾은 나이아가라’라고. 이구아수 폭포 여행의 시작은 포스두이구아수시다.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면 이구아수 국립공원에 닿는다. 입구에서 계곡과 숲 사이로 난 산책로를 따라 5분쯤 걸으면 강 건너편에 입이 쩍 벌어질 장관이 펼쳐진다. 하나도 아닌 수십, 수백 개 폭포가 하얀 박무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귀퉁이를 돌아서면 영화 ‘미션’ 촬영지로 유명한 ‘삼총사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십 개 폭포가 겹쳐 있는 그 절벽 바로 아래턱까지 200여m의 데크를 밟고 둘러볼 수도 있다. 한 걸음 내딛는 순간 현기증이 난다. 이구아수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헬기투어를 권한다. 150달러에 육박하는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다. 이구아수 하류에 있는 헬기장에서 강 건너 악마의 목구멍이 입을 쩍 벌린 상공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5분여. 3000피트(약 1000m) 상공, 125마일(시속 200여 ㎞)의 속도로 하늘을 가르며 이구아수 전체를 보는 맛은 웅장하고도 장엄하다. ‘악마의 목구멍’을 향해 하얀 포말을 쏟아내며 무서운 속도로 빨려드는 이구아수의 모습에 소름이 돋는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가브리엘 신부는 교황청의 철수령에 회의를 느끼고 마지막까지 신이란 무엇인가를 외치며 방황한다. 그는 마침내 신앙의 힘은 바로 사랑이라는 해답을 얻은 뒤에 무기 없이 싸움에 나선다. “신부들은 죽고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죽은 자는 나고 산 자는 그들입니다. 왜냐하면, 언제나 그렇듯 죽은 자의 정신은 산 자의 기억 속에 남기 때문입니다”라는 대사는 영화가 끝난 뒤에도 가슴속에 묵직한 돌처럼 남는다. 코로나 사태의 한가운데 서 있는 신천지라는 종교집단의 후안무치한 행동에 분노를 느끼며 참된 종교가 무엇인지를 되묻게 하는 대사이기도 하다. 언젠가 코로나 사태도 잠잠해질 것이다. 우리는 영화의 마지막 대사처럼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 어둠이 빛을 이겨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는 다시 여행을 떠날 것이다.■여행수첩 대한항공, 카타르항공, 에미리트항공, 싱가포르항공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약 24시간이 소요된다. 코파카바나 팰리스 호텔은 남아메리카 최고의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수영장은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최고 수준. 영화 ‘플라잉 다운 투 리우’의 배경이 되면서 유명해졌다. 스위트룸인 751호는 브라질의 전설적인 여배우 카르멘 미란다가 4개월 동안 머문 곳이기도 하다. 브라질의 대표 요리는 ‘슈하스코’다.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 등을 꼬챙이에 꽂아 숯불에 구운 브라질의 전통요리다. 생일이나 결혼식 등 즐거운 집안 잔치에 빠지지 않는 대표적인 음식인데 부위별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식당에 들어가 앉아 있으면 종업원들이 두툼하게 썬 고기를 1m 정도 길이의 쇠꼬챙이에 꽂아 내온다. 굵은 소금을 뿌려서 숯불에 돌려 가며 구운 고기인데 종업원은 “이걸 드시겠습니까”라고 물으면서 고기 부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인다. 설명을 들은 뒤 본인의 취향대로 먹겠다, 안 먹겠다를 결정해서 말해 주면 된다. 식당을 나서기 전까지 끊임없이, 그리고 쉴 틈 없이 가지각색의 맛있는 고기들을 들고 나온다. 그러니까 처음 주는 고기가 맛있어 보인다고 너무 많이 먹으면 손해다. 다음에 어떤 더 맛있는 고기가 나올지 모르니 적당히 조절하면서 느긋하게 기다리는 게 유리하다. 숯불에 돌려 가며 구운 고기들이라 기름기가 쫙 빠져 연하면서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 제주공항~제주오일장 우회도로 개통.제주도심 교통난 해소 기대

    제주공항~제주오일장 우회도로 개통.제주도심 교통난 해소 기대

    제주국제공항 주변 교통체증 해소와 도심지내 교통량 분산을 위한 제주국제공항~제주민속오일시장간 도시계획도로 개설사업이 완공돼 28일 개통한다. 그동안 제주의 관문인 제주국제공항의 연간 이용객이 3000만명을 넘으면서 공항입구 교차로 구간이 상습 정체 등 교통체증이 심각해 교통체계 개선 요구가 제기돼 왔다. 총사업비 495억원이 투자해 민속오일시장 앞에서부터 제주공항까지 2.2km 구간에 너비 30m 도로가 개설됐다. 공항 우회도로 신설에 따라 앞으로 제주국제공항 주변의 교통체증 해소는 물론, 신광로터리 및 노형로터리를 경유해 평화로를 이용하는 이용객들의 교통량을 분산시켜 제주시내 상습 정체 구간에 대한 교통흐름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시는 제주공항에서 용문로 동서방향 900m 구간(폭 30~39m)에 지하차도 개설공사도 추진중이다.사업비 250억원이 투자되는 이 사업은 지난해 11월 착공,내년 12월 개통 예정이다. 이와함께 노형로터리 등 도심지내 교통량 분산을 위해 월광로~노형로 920m 구간을 폭 35m 너비로 조성하는 사업과 함께, 부림랜드~1100도로 780m 구간을 24m 너비로 조성하는 도심지 우회도로 개설사업도 추진중이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날찾아’ 박민영, 대사 없이 감정 전하는 ‘3단 표정 연기’ 호평

    ‘날찾아’ 박민영, 대사 없이 감정 전하는 ‘3단 표정 연기’ 호평

    배우 박민영의 ‘3단 표정 연기’가 눈길을 사로 잡았다. 박민영은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날찾아)’에서 목해원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해원은 첼로를 전공하고 서울에서 음악교습소에서 일하던 중 학생과 원장에게 모욕을 받고 마음을 다친 상태로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북현리 호두나무 하우스로 돌아오는 인물이다. 상처가 아물지 않은 탓에 해원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지만 북현리에서 은섭(서강준 분)과 마주하며 편안함을 조금씩 찾아가기 시작했다. 은섭은 소년 시절에 해원을 짝사랑했고 여전히 그녀에 대한 마음을 품고 있다. 예기치 않게 동창회에서 짝사랑한 대상이 해원이란 것을 고백한 후 심란해 하던 중 자신이 운영하는 ‘굿나잇 책방’에 해원이 아르바이트를 하러 오자 반가움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는 책방일이 아니라 스케이트를 탈 줄 알아야 할 수 있었다. 은섭은 해원에게 대신 책방을 봐달라 하고 스케이트장 일을 했다. 굿나잇 책방 창가에서 이를 지켜보는 해원의 표정 변화는 시청자들의 마음에 파장을 일으켰다. 은섭에게 목도리를 해주는 은섭 어머니를 보고 호기심과 따스함을 느꼈는가 하면, 은섭 온 가족이 ‘하하호호’ 화목한 모습과 해맑게 자전거를 타고 사라지는 은섭을 보며 저도 모르게 활짝 웃는다. 오랜만에 보는 해원의 미소가 반가웠지만 그 순간도 잠시였다. 아들의 뒷 모습을 보며 화기애애한 은섭 부모님을 오래도록 지켜보는 해원의 씁쓸한 표정에 아픔이 스쳤다. 이 장면은 해원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상처를 짐작하게 했다. 복잡한 해원의 감정을 박민영이 실감나게 표현해 감동을 안겼다. 해원이 원하는 것이 은섭과 같은 평화로운 일상이기에 이를 지그시 지켜보는 눈빛에서 호기심과 따스함이 묻어났다. 또한 자신도 모르게 은섭에게 닿는 해원의 시선이 앞으로 서정멜로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를 품게 했다. 시청자들은 “대사 한마디 없이도 해원의 감정이 느껴졌다”, “웃는 모습이 예쁜데 해원이 은섭을 만나면서 행복해지면 좋겠다”, “잔잔하게 마음을 울렸다” 등 다양한 반응으로 드라마와 박민영의 연기에 공감을 보냈다.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매주 월, 화요일 밤 9시 30분에 전파를 탄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김선영의 의(醫)심전심]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에 접속하니 응급실에 내원한 익숙한 이름이 뜬다. 아, 또 오셨구나. 수년간 치료하면서 대부분의 항암제에 내성이 생겼고, 몸이 쇠약해 더이상 항암치료를 하기 어려워 말기암 진단을 내렸던 분이다. 통증 때문에 응급실을 또 찾은 것이다. 한 달 사이에 세 번째 방문. 응급실에서는 혈압, 맥박, 호흡 같은 ‘바이털사인’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대개 비응급 환자로 분류된다. 아마도 환자는 진통제를 투여받고 집으로 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유행하는 이 상황에서는 뭔가 다른 조치가 필요할 것 같았다. 이분이 가능하면 응급실에 다시 오지 않도록, 아니 오지 않아도 되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 시국에’ 나와 같은 종양내과 전문의들이 해야 할 일은 암환자들이 응급실에 와야 할 상황을 최대한 줄여 주는 일이다. 코로나19는 메르스보다 치명률이 낮다고 하지만, 면역기능이 약해진 말기암 환자에게는 전혀 다른 상황이 될 수 있다. 감염되면 사망 위험도 높고, 병원에서 접촉하는 의료진을 통해 다른 환자에게 전파할 위험도 높다. 모르핀 주사를 맞고 어느 정도 통증이 가라앉은 그에게 묻는다. “지난번 진료실에서 호스피스 설명 드렸지요? 기억나시나요?” “아유, 난 그런 거 싫어요. 이대로 죽기만 기다리란 말이에요? 선생님이 책임지고 고쳐 줘요. 뭐라도 해봐야지. 나 버리지 마세요, 선생님.” 예상했던 대답. 많은 환자들이 항암치료가 더이상 어렵다는 절망적인 소식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여기서 내쳐지면 끝’이라는 생각에 힘들어도 어떻게든 큰 병원의 응급실을 전전하는 것이 그들의 탓만은 아닐 것이다. 4기 진행암 환자에게 항암치료는 암의 진행을 억제해 시간을 벌어 주는 치료이다. 그러나 결국 암을 끝장내는 치료는 아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결국 내성이 생겨 병을 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나, 이런 치료의 속성을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헤매는 환자가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대신 많은 환자들은 자신 나름의 사고방식으로 질병과 치료과정을 받아들이게 된다. 언젠가는 나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의 성을 마음에 쌓고, 그것을 힘든 치료과정을 견뎌낼 보루로 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성을 지금, 내가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할 수밖에. 다만 이전에 좀더 잘할 수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맴돈다. 나는 이전에 외래진료실에서 이분의 통증 양상이 어떤지 확인하고 진통제를 미리 충분히 드렸어야 했다. 호스피스를 죽으러 가는 곳이라 생각하고 거부하는 마음을 다독이고, 환자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다스리기 위해 호스피스 의료기관이 어떤 치료를 할 수 있는지를 세심하게 알렸어야 했다. 대형 병원의 최신식 의료시설과 기술에 기대를 걸 수 있는 시기는 이미 많이 지났음을 이해시켰어야 했다. 고통스러울 수 있는 연명치료보다는 환자를 편안하게 하는 완화치료에 의료진이 더욱 집중할 수 있게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도록 안내했어야 했다. 그러나 외래에서 나에게 주어지는 3분 안에 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었다. 그 결과는 환자가 견뎌내야 했던 극심한 통증, 그리고 세 번이나 응급실까지 이송되는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이 겪었을 공포와 불안, 매일 사선을 넘나들어야 하는 응급실 의료진의 부가적인 노동, 피로와 소진, 그것에 더해 코로나19 감염의 위험까지. 뭔가, 정말 많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환자는 응급실에서 비로소 진통제 용량을 늘렸고, 더 아프면 진통제를 얼마나 늘려 복용해야 하는지 교육받았으며, 입원할 호스피스 병원을 안내받았다. 아마도 마지막이 될 인사를 나누며 환자는 울먹인다. 그의 희망이 무너진 날. 그에게 평화로운 삶의 마무리가 또 다른 희망이 될 수 있기를.
  • [김선영의 의(醫)신전심]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김선영의 의(醫)신전심]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에 접속하니 응급실에 내원한 익숙한 이름이 뜬다. 아, 또 오셨구나. 수년간 치료하면서 대부분의 항암제에 내성이 생겼고, 몸이 쇠약해 더이상 항암치료를 하기 어려워 말기암 진단을 내렸던 분이다. 통증 때문에 응급실을 또 찾은 것이다. 한 달 사이에 세 번째 방문.  응급실에서는 혈압, 맥박, 호흡 같은 ‘바이탈 사인’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대개 비응급 환자로 분류된다. 아마도 환자는 진통제를 투여받고 집으로 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유행하는 이 상황에서는 뭔가 다른 조치가 필요할 것 같았다. 이분이 가능하면 응급실에 다시 오지 않도록, 아니 오지 않아도 되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 시국에’ 나와 같은 종양내과 전문의들이 해야 할 일은 암환자들이 응급실에 와야 할 상황을 최대한 줄여 주는 일이다.  코로나19는 메르스보다 치명률이 낮다고 하지만, 면역기능이 약해진 말기암 환자에게는 전혀 다른 상황이 될 수 있다. 감염되면 사망 위험도 높고, 병원에서 접촉하는 의료진을 통해 다른 환자에게 전파할 위험도 높다.  모르핀 주사를 맞고 어느 정도 통증이 가라앉은 그에게 묻는다. “지난 번 진료실에서 호스피스 설명 드렸지요? 기억나시나요?” “아우 난 그런 거 싫어요. 이대로 죽기만 기다리란 말이에요? 선생님이 책임지고 고쳐 줘요. 뭐라도 해봐야지. 나 버리지 마세요, 선생님.”  예상했던 대답. 많은 환자들이 항암치료가 더이상 어렵다는 절망적인 소식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여기서 내쳐지면 끝’이라는 생각에 힘들어도 어떻게든 큰 병원의 응급실을 전전하는 것이 그들의 탓만은 아닐 것이다.  4기 진행암 환자에게 항암치료는 암의 진행을 억제해 시간을 벌어 주는 치료이다. 그러나 결국 암을 끝장내는 치료는 아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결국 내성이 생겨 병을 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나, 이런 치료의 속성을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헤매는 환자가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대신 많은 환자들은 자신 나름의 사고방식으로 질병과 치료과정을 받아들이게 된다. 언젠가는 나을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의 성을 마음에 쌓고, 그것을 힘든 치료과정을 견뎌낼 보루로 삼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 성을 지금, 내가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할 수밖에. 다만, 이전에 좀더 잘할 수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맴돈다.  나는 이전에 외래진료실에서 이분의 통증 양상이 어떤지 확인하고 진통제를 미리 충분히 드렸어야 했다. 호스피스를 죽으러 가는 곳이라 생각하고 거부하는 마음을 다독이고, 환자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다스리기 위해 호스피스 의료기관이 어떤 치료를 할 수 있는지를 세심하게 알렸어야 했다. 대형 병원의 최신식 의료시설과 기술에 기대를 걸 수 있는 시기는 이미 많이 지났음을 이해시켰어야 했다. 고통스러울 수 있는 연명치료보다는 환자를 편안하게 하는 완화치료에 의료진이 더욱 집중할 수 있게 연명의료계획서를 작성하도록 안내했어야 했다. 그러나 외래에서 나에게 주어지는 3분 안에 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었다.  그 결과는 환자가 견뎌내야 했던 극심한 통증, 그리고 세 번이나 응급실까지 이송되는 과정에서 환자와 가족이 겪었을 공포와 불안, 매일 사선을 넘나들어야 하는 응급실 의료진의 부가적인 노동, 피로와 소진, 그것에 더해 코로나19 감염의 위험까지. 뭔가, 정말 많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환자는 응급실에서 비로소 진통제 용량을 늘렸고, 더 아프면 진통제를 얼마나 늘려 복용해야 하는지 교육받았으며, 입원할 호스피스 병원을 안내받았다. 아마도 마지막이 될 인사를 나누며 환자는 울먹인다. 그의 희망이 무너진 날. 그에게 평화로운 삶의 마무리가 또 다른 희망이 될 수 있기를.
  • 하루 15분, 우한 교민 위해 라디오 DJ 된 ‘펭수’ 의사

    하루 15분, 우한 교민 위해 라디오 DJ 된 ‘펭수’ 의사

    한국 온 교민들의 안도감·답답한 심경 포스트잇에 써 문에 붙이면 사연 읽어 “작은 위로 되려고 펭수 성대모사 연습”“갇혀 지내니 웃을 일이 없더라고요. ‘펭수’ 성대모사도 웃자고 생각해 낸 아이디어였어요.”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교민들이 2주간 격리 생활을 했던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는 매일 오후 3시, 라디오 방송이 울려 퍼졌다. 사연을 읽고 신청곡을 틀어주는 15분짜리 짧은 방송에 교민들은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고 말했다. 교민들을 위한 라디오 방송을 진행한 사람은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A교수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실명을 끝내 밝히지 않은 그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작은 위로를 드리고 싶었다. 의사로서 교민들의 마음을 보듬어 드릴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A교수는 스스로 DJ 마이크를 잡았다. 멘트와 목소리 톤까지 세심하게 챙겼다. 나이도, 하는 일도 제각각인 교민들을 모두 웃게 할 만한 콘텐츠도 고민했다. 그렇게 나온 것이 바로 펭수 성대모사다. 그는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펭수 성대모사를 하면 교민들을 잠시라도 웃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연습했다”고 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DJ와 교민들의 연결고리는 ‘포스트잇’ 메모지였다. 교민들이 포스트잇에 짧게 사연을 적어 방문 앞에 붙여두면 A교수가 방송에서 사연을 읽었다. 처음에는 “우한을 벗어났다”는 안도감, 그다음에는 고립된 생활로 인한 답답함, 마지막에는 앞으로의 삶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는 교민들이 적지 않았다. A교수는 “우한이 봉쇄되면서 평화로웠던 일상이 한꺼번에 무너져 두려웠지만 한국에 들어와 안정을 찾게 해준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한 교민의 사연이 기억에 남는다”고 돌아봤다. 고된 2주일이었지만 격리 시설에서 교민들과 함께한 시간은 A교수에게도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그는 “부나 명예보다 좀 더 많은 사람을 위한 이로운 연구를 하고 싶다는 꿈이 더욱 강해졌다”면서 “교민들도 격리 생활로 답답하셨을 텐데 원칙을 잘 지켜주셨다. 2주간 별 탈 없이 모두가 함께 퇴소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美 6세 소녀 공격하던 맹수 퓨마, 남성 ‘주먹 한 방’에 줄행랑

    美 6세 소녀 공격하던 맹수 퓨마, 남성 ‘주먹 한 방’에 줄행랑

    맹수 퓨마의 공격을 받은 6살 소녀가 용감한 시민의 '주먹'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ABC뉴스 등 미국 현지 언론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9일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6살 소녀는 부모와 함께 캘리포니아의 야생 공원을 산책하고 있었다. 당시 소녀의 주변에는 부모를 포함해 아이 4명과 성인 6명 등 다른 가족들이 있었고, 이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덤불 속에서 퓨마 한 마리가 튀어나왔고, 이내 6살 소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소녀가 맹수인 퓨마에게 다리를 물린 채 속수무책으로 끌려가고 있을 때, 주변을 함께 산책하던 남성이 망설임 없이 나서 퓨마를 막아섰다. 그는 몸무게가 70㎏이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이는 퓨마의 옆구리를 사정없이 가격했고, 용감한 시민의 ‘주먹맛’에 놀란 퓨마는 그 자리에서 소녀를 내려놓고 줄행랑을 쳤다. 퓨마의 공격을 받았던 소녀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종아리 부위의 찢어진 상처를 봉합하는 처치를 받고 현재 회복 중이다. 해당 공원의 관계자는 “이 공원에서 퓨마를 목격하는 것은 흔한 일이며, 때문에 같은 사고가 반복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퓨마는 관광객들이 많은 낮보다는 밤에 더 많이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고 이후 다른 관광객들도 낮에 활동하는 퓨마 3마리를 목격했다고 신고했다”면서 “우리는 안전을 위해 오는 8월까지 공원을 폐장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맹수의 공격을 받은 소녀를 구하기 위해 용감하기 주먹을 날린 시민의 정확한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우한 교민 위해 라디오 DJ 된 ‘펭수’ 의사 선생님···연결고리는 ‘포스트잇’

    우한 교민 위해 라디오 DJ 된 ‘펭수’ 의사 선생님···연결고리는 ‘포스트잇’

    [인터뷰] 우한 교민들의 ‘펭수’ 의사 선생님 A 교수 “하루 한 번이라도 웃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아산 격리 시설에서 라디오 DJ 자처한일산병원 가정의학과 A 교수“공익을 위해 일하는 의사 되겠다는 꿈 더 커졌다”“저도, 교민 분들도 갇혀 있으니 하루 한 번도 웃을 일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펭수’ 성대모사를 준비해 본 거에요.”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교민들이 2주간 생활했던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는 매일 오후 3시, 라디오 방송이 울려 퍼졌다. 사연을 읽어주고 신청곡을 틀어주는 15분짜리 짧은 방송에 교민들은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며 입을 모았다. 교민들만을 위한 라디오를 진행한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A 교수는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작은 위로를 드리고 싶었다”면서 “나 역시 의사로서 교민 분들의 마음을 보듬어 드릴 수 있다는 것에 기뻤다”고 했다. 그는 “이름을 알리려고 한 일이 아니다”라며 이름과 나이 등의 공개를 끝내 거절했다. 라디오는 격리 2주차때 처음 시작됐다. A 교수는 “각자 방 안에 계시느라 답답하실 텐데 그래도 의사가 따뜻한 말을 드리면 교민 분들도 안심하지 않으실까 싶어서 DJ 마이크를 잡았다”고 했다. 어떤 멘트를, 어떤 목소리 톤으로 방송을 진행하면 좋을지도 세심하게 챙겼다. 다양한 연령대, 서로 다른 상황에 놓인 교민들 모두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어서였다. 그렇게 떠올린 것이 바로 펭수 성대모사. 그는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펭수니까 성대모사를 들려 드리면 교민 분들을 잠깐이라도 웃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연습했다”고 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오후 3시에는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쫑긋 기울이게 됐다”, “펭수 선생님을 나가서도 못 잊을 것 같다”는 반응이 돌아왔다.‘포스트잇’으로 연결된 교민들과 의사 선생님 연결고리는 ‘포스트잇’이었다. 교민들이 포스트잇에 짧게 사연을 적어 자신들의 방문 앞에 붙여두면 그 중 일부를 방송에 소개하는 방식이다. 사연에는 교민들의 심리가 고스란히 담겼다. 처음에는 “우한을 벗어났다”는 안도감, 그 다음에는 고립된 생활로 인한 답답함, 마지막에는 앞으로의 삶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친 교민들이 많았다고 한다. A 교수는 “하지만 역시 가장 많았던 건 ‘감사함’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했다. 그는 “봉쇄된 우한에서 평화로웠던 일상이 한꺼번에 무너져 두려움에 휩싸였지만 한국에 들어와 비로소 안정을 찾아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한 교민의 사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A 교수는 지난 15~16일 퇴소하는 교민들에게 작은 선물을 준비하기도 했다. 발렌타인 데이(2월 14일)에 맞춰 초콜릿과 함께 사연을 보내준 교민들에게 답장을 썼다. A 교수는 “사연을 보내주신 분들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작은 것이지만 잠깐이라도 행복해지실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했다. 24시간 대기하는 등 고된 2주일이었지만 격리 시설에서 교민들과 함께 했던 이 시간은 A 교수에게도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그는 “공익을 위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로운 연구를 하고 싶다는 평소 꿈이 더욱 강해졌다”고 했다. 그는 “교민 분들도 격리 생활로 답답하셨을 텐데 원칙을 잘 지켜주셔서 2주간 무사히 잘 지내고 퇴소할 수 있었다”면서 “이천 국방연구원에서 격리 생활을 하고 계신 3차 교민 분들 역시 1·2차 교민 분들이 그랬듯 잘 견뎌 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마포구,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중국 자매도시 지원 위해 발벗고 나섰다

    마포구, 코로나19로 고생하는 중국 자매도시 지원 위해 발벗고 나섰다

    서울 마포구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자매도시 중국 북경시 석경산구를 위한 지원한다고 17일 밝혔다. 마포구의 자매도시인 중국 석경산구는 현재 의료진들을 위한 방역물품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난 7일 서신으로 긴급 구호 요청을 보내왔다. 석경산구는 구와 1996년부터 지난 24년간 행정, 경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밀접하게 협력해온 자매도시다. 이에 따라, 구는 유동균 마포구청장을 중심으로 석경산구의 피해상황을 신속히 파악해 긴급 구호물품 지원을 결정했다. 구는 석경산구로부터 요청 받은 물품 중 시급성과 국내 방역물품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의료용 보호복 150여 개, 의료용 일회용장갑 1만 개 등 5000만 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순차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1차 물품은 이번 주 발송하며, 최일선에서 코로나19 확산 저지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석경산구의 의료진과 공무원들에게 우선 지원될 예정이다. 지원물품에는 석경산구 주민들이 이 위기를 빠른 시일 내 극복하고 하루속히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응원의 마음을 담아 “24년의 우정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지금의 시간을 함께 나누고 극복합시다”라는 문구를 붙였다. 유 구청장은 “우리가 보낸 지원물품과 마음이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도움이 되는 하나의 밀알이 되길 바란다”라며 “더불어 코로나19로부터 구민의 건강을 지키고 지역경제가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다각적 대책을 강구하겠다”라고 말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어린이 책] 전쟁을 사는 아이, 일상을 사는 아이

    [어린이 책] 전쟁을 사는 아이, 일상을 사는 아이

    제목이 전부인 그림책이다. 같은 시간을 다르게 지내는 두 아이가 책 왼쪽과 오른쪽 페이지에 나란히 나타난다. 두 아이는 학교에 가고, 엄마 아빠와 함께 밥을 먹는 등 언뜻 보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이 다르다. 왼쪽의 소녀는 전쟁을 겪고 있고, 오른쪽의 소년은 일상을 산다. 아니, 소녀에게도 전쟁은 일상이다. 그림책 ‘같은 시간 다른 우리’에서 소년과 소녀는 부모와 같은 대화를 나누지만 맥락은 전혀 다르다. 아이의 부모들은 잠들기 전 “우리 아가, 무서워하지 말렴”이라고 똑같이 말한다. 평화로운 세상에 사는 소년에게는 무서운 꿈을 꿀까 두려운 마음을 보듬는 말이다. 그러나 소녀에게 그 말은 자는 새의 집이 폭격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공포를 안심시키려는 말이다. 하교할 때 “학교야, 잘 있어”라는 말도 소년에게는 으레 하는 인사지만 소녀에겐 학교에 건네는 마지막 인사다. 소녀가 포화를 피해 보트를 타고 난민 캠프에 도착하는 장면에 이르면 둘의 차이는 절정에 이른다. 천막 속 잠은 소녀에게는 피난길인데 소년에게는 ‘캠핑’의 영역이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둘은 꿈처럼 마주 보며 책을 읽는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머리에 이고. 2018년 예멘 난민 사태로 우리에게도 ‘난민’이라는 존재에 대한 자각이 생겼지만, 더러는 편견에 입각한 시선들이 많다. ‘같은 시간 다른 우리’는 아이들에게 편견 없이 난민을 설명하는 지름길이 될 듯하다. 그리스 작가가 쓴 글에 스페인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국제아동청소년도서협의회상을 수상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2020 평창평화포럼’ 9~11일 열려,남북 강원도 스마트 공간개발 협력방안 논의

    ‘2020 평창평화포럼’ 9~11일 열려,남북 강원도 스마트 공간개발 협력방안 논의

    세계 평화를 구축하는 사람들의 국제 회의인 ‘2020 평창평화포럼’이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다. 강원도는 ‘평화! 지금 이곳에서(Peace! Hear and Now)’를 슬로건으로 도와 평창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주최하고 2018평창기념재단이 주관하는 2020 평창평화포럼을 지난해에 이어 2회째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포럼에는 1000여명의 국내외 평화 전문가 등이 참석한다. 평창평화포럼은 평화와 국제협력 분야의 세계적인 지도자·석학·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시민사회 중심의 글로벌 포럼으로 올해는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되새기고,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평화 유산을 계승하자는 취지에서 열린다.세계 지도자급의 인사와 평화 전문가들이 세계 유일의 분단도인 강원도에서 ‘실천계획:종전’을 주제로 분단을 넘어 평화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실천 방안을 논의한다. 주요 연사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비롯해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아태차관보, 호세 라모스 호르타 전 동티모르 대통령, 짐 로저스 로저스 홀딩스 회장, 그로 할렘 브룬틀란 전 노르웨이 총리, 구닐라 린드버그 전 2018 평창 국제올림픽조직위(IOC)조정위원장, 이미경 KOICA 이사장 등이 참석한다. 포럼 전날인 8일에는 평창피스컵 예선전과 남북평화영화제가 열린다. 포럼 첫날인 9일에는 남·북 강원도 도시간 스마트 협력 방안과 재원 조달, 한국전쟁 발발 70주년 특별담화(종전과 한반도 평화체제), 평창올림픽 유산과 관광 발전방안, UN 75+ UN 75주년 기념 캠페인(World Biggest Conversation: Shaping our future together)을 주제로 세션이 열린다. 저녁에는 평창 평화의 밤 행사도 개최 된다. 둘째 날인 10일에는 동해선 철도와 유라시아 철도 연결(한반도 신경제 구상), 올림픽 휴전과 2024 동계유스올림픽(평창동계올림픽 유산 확산), 국경 없는 새를 통해 본 남북 동해안의 중요성, 원산~갈마와 금강산 남북 공동 관광개발, 시민사회 중심의 평화 실천 네트워크, 고성 유엔평화도시 모색과 통합적(integral) 미래로의 전환, 평창평화의제 2030(평화와 SDG 캠페인), 평화문명 구축과 동아시아 평화정신 구현, 스포츠와 공공외교, 평창에서 개성~금강산~평양까지 평화 길잇기 , 미래를 디자인하는 어스 - 평화로 인도하는 미디어, 개발협력과 모두를 위한 평화행동, DMZ평화지대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전망, 평창올림픽 기록문화유산, 평화 공공외교, 지속가능한 평화협력을 위한 포용적 파트너십(inclusive partnership) 구축, UN 2020 캠페인이 세션별로 열려 열띤 토론이 이어진다.마지막 날인 11일에는 2020을 통한 한반도 평화 구축을 주제로 하는 발표에 이어 DMZ 투어, 남북평화영화제가 열리고 폐막 된다. 포럼의 부대행사로는 춘천YMCA, 강원 청소년과 함께 평화 인재양성 프로젝트와 DMZ사진전을 열어 미래 세대에게 평화의 가치를 전달한다.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확산 우려에 따라 평창평화포럼이 열리는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의 방역에 총력을 기울인다. 행사가 열리는 알펜시아리조트 프런트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고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객실을 수시로 소독하는 등 예방 활동을 벌인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분단 강원도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된데 이어 2024년에는 청소년동계올림픽까지 열린다”며 “한반도 통일의 밑거름이 되고 세계 평화의 초석이 되는 글로벌 포럼으로 자리잡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씨줄날줄] 트랜스젠더 신입생/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트랜스젠더 신입생/박록삼 논설위원

    “너무 욕을 먹어 마음이 너덜너덜해진 기분이다.” 올해 숙명여대 법학부에 합격한 A(22)씨의 발언이다. A씨는 지난해 8월 태국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고, 두 달 뒤 법원에서 성별정정 허가까지 마친 ‘여성’이다. 지난주 ‘국내 최초 트랜스젠더 여대 입학생’으로 보도됐을 때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최근 벌어졌다. 입학등록 마감(7일)을 앞두고 숙대 재학생과 입학생들이 A씨의 입학을 반대한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깊은 상처를 입게 됐다. 많은 이들이 부러워할 만한 대학에 합격했지만 그는 별로 행복하지 않은 듯하다. 그의 입학을 반대하는 측은 힐난하듯 발언했다. “왜 굳이 여대를 가서 논란을 자초하나”, “그의 취향을 존중하는 것과, 그와 함께 여자화장실, 여탕, 여대를 이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했다. 일견 이해되는 면도 없지 않다. 세상의 절반은 여성이지만, 사회적으로 소수자인 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느껴왔을 불안과 두려움, 혐오·차별의 수위가 짐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부 숙대 재학생들의 반발은 방어기제에 가까울 수도 있다. 하지만 ‘생물학적 성별’에만 얽매이는 인식은 성소수자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이다. 현대사회는 남과 여뿐만 아니라 제3의 성도 인정하는 추세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또 최근 2~3년 한국 사회를 들썩거리게 했던 남성 혐오와 여성 혐오는 합리적인 이들로부터 배척받았다. 다양성과 평화로운 공존을 부정했기 때문이다. 법적으로도 여성으로 전환된 A씨가 여대를 가든, 남녀공학에 진학하든 그의 자유다. 개인이 행복추구권을 실현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성별정정 신청에 대해 법원은 일관성 없이 판결했지만, 2006년 대법원에서 호적상 성별정정을 허가하는 판결을 내린 이후 흔들림 없이 가고 있다. 국가 역시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단순한 동정이나 배려가 필요한 차원이 아니다. 법적으로 불허되고 있는 동성결혼의 합법화 등은 성소수자들에게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다. A씨가 앞으로 맞닥뜨려야 할 차별의 벽은 대단히 높고 공고할 수도 있다. 성평등의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숙대에도 활동 중인 성소수자 모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 A씨가 학업활동을 하는 데 세상의 편견이 굴레가 되지 않도록 이들이 함께할 것을 기대한다. 인권이 확장돼 자리잡은 사회는 누군가의 권리를 침해하는 게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인권 영역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A씨를 따뜻하게 품은 대학 친구, 선배들이 A씨와 함께 세상에서 훨훨 날길 바란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조코비치의 코비 추모가 특별한 이유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조코비치의 코비 추모가 특별한 이유

    옛적 로마에서는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나바호족에게도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넌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 전해진다. 죽음이 곧 삶이다. 의미있는 삶을 마치고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자취를 좇는다.“사람들은 매일 죽어나간다. 제 인생에서 가까운 존재로 여겼고 내게 멘토였던 한 사람, 코비 브라이언트가 딸과 함께 저세상으로 떠났다. 우리 모두에게 이전보다 더 많이 어울려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말하고 싶다.” 힘겨웠던 4시간의 싸움 끝에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 세계랭킹 5위)을 3-2로 물리치고 2일 호주오픈 남자단식 우승을 차지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2위)가 코트 인터뷰를 통해 헬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했는데 조금 색달랐다. 시상식에 나타난 그의 옷차림부터 남달랐다. 오른쪽 가슴에 ‘KB, 8, 24’가 적힌 트레이닝복을 입은 채였다. 전날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잘 싸운 팀을 격려하고 대회 주최측에 감사를 표한 뒤 호주 산불에 대한 얘기에 이어 브라이언트 얘기를 꺼냈다. “가족과 함께 지내고, 여러분을 사랑하고 아끼는 이들과 가까이 지내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기는 게 전부가 아니란 얘기도 했다. 그는 “물론 프로 선수로서 경쟁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하지만 삶에는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의식하고 겸허한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코비치는 “난 1990년대 세르비아에서 전쟁을 겪으며 자랐다”며 “수출입 금지 조처가 내려진 고단한 시기여서 우리는 빵과 우유, 물 등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줄을 서야 했다”고 돌아봤다. 옛 유고 연방 시절인 1987년에 태어난 그는 “그런 일들이 날 더 배고프게 만들었고 성공하기 위해 더 강해져야 한다고 느끼게 했다”며 “난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시작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노력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사실 세르비아 내전이 종식된 1999년 이후 20년이 더 흘렀지만 지금도 그의 조국이 완전히 평화로워진 것은 아니다. 알바니아계 주민들을 학살했다는 이유로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군이 코소보에서 세르비아 군대를 몰아내기 위해 11주 동안이나 폭격을 해대 여전히 긴장이 감돌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팀이 한창 기세를 올리던 2, 3세트만 해도 패배를 피할 길이 없어 보였으나 막판 짜릿하게 승부를 뒤집은 조코비치는 “내가 필요할 때 정신적으로 강해지고 여러 도전을 이겨낼 수 있는 것에는 그런 배경이 있는 것 같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일부에서는 일부러 팀의 체력을 소진시키려고 2, 3세트를 크게 진 것 아니냐고 추측했는데 조코비치는 “3세트 도중 트레이너로부터 ‘탈수 증세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때는 정말 상태가 안 좋았다”며 “거의 패배 직전까지 몰렸지만 일단 정신적으로 버텨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17번째 우승을 차지, 로저 페더러(20회)와 라파엘 나달(19회)을 추격 중인 조코비치는 “그랜드슬램 대회는 내가 테니스를 하고, 풀 시즌을 치르는 이유”라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도 관중석을 내내 지키며 열띤 응원을 보내준 가족과 (죽음으로) 작별하기 전에 충분한 사랑을 나누고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도 테니스를 하는 이유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일흔 셋, 음악 사랑 절정이다” 청바지·가죽재킷 입은 이장희

    “일흔 셋, 음악 사랑 절정이다” 청바지·가죽재킷 입은 이장희

    매일 1시간 울릉도 걷기로 건강관리 3월 29일 데뷔 50주년 콘서트 준비“일흔이 넘었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은 지금이 절정입니다.” 싱어송라이터 이장희(73)는 30일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열린 데뷔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음악에 대한 열정을 이렇게 드러냈다. 1971년 ‘겨울이야기’로 데뷔한 그는 70년대 통기타 시대의 아이콘 중 한 명이자, 복합문화공간 ‘세시봉’ 주요 뮤지션이기도 하다. ‘그건 너’, ‘한 잔의 추억’ 등 히트곡을 냈고 송창식 등 동료 가수들의 명곡을 작곡했다. 그러나 1975년 이른바 ‘대마초 파동’ 이후 마이크를 놓았다. 그를 소환한 건 2010년 한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35년 멈췄던 음악을 다시 하면서 음악에만 빠졌던 젊은 시절이 떠오르고 열정도 더 커졌다”면서 “벌써 50년을 했다니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청바지에 가죽 재킷을 입고 여전히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무대를 채우는 그는 매일 1시간 이상 걷는 것을 건강의 비결로 꼽았다. 그는 2004년부터 울릉도에서 살고 있다. 악보를 볼 줄 모르지만, 수많은 명곡을 쓴 것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정과 상황을 음악에 녹여내려는 노력 덕분이었다. 황혼을 보내는 요즘의 감정을 담아 신곡도 쓰고 있다. 그는 “바다 위에서 노을이 붉게 탈 때가 가장 아름답듯 황혼은 쓸쓸하고 허무하기도 하지만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그 아름다움과 쓸쓸함, 동시에 인생의 안온함과 평화로움을 음악에 담고 싶다”고 덧붙였다. 3월 29일에는 50년 음악생활을 돌아보고 그 굴곡을 정리하는 기념 콘서트도 연다. 음악적 동반자인 50년 지기 기타리스트 강근식, 베이시스트 조원익도 함께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여기는 중국] 88세 신종 코로나 확진 할머니, 격리 치료 20일 만에 완치

    중국 후베이성(湖北) 우한시(武汉)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격리 치료를 받았던 88세 고령의 환자가 회복 후 퇴원했다. 지난 9일부터 고열 및 호흡 장애로 격리 치료를 받아왔던 쉬 여사가 28일 15시를 기점으로 퇴원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 중국 우한시 인민병원은 호흡기 전문 종합의학과애서 격리치료 중이었던 쉬 여사가 완치 판정 후 퇴원한 사실을 29일 공개했다. 이날 쉬 여사와 함께 같은 병원에서 완치 후 퇴원에 성공한 이들은 총 5명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쉬 여사는 지난 9일 첫 고열 증상을 겪은 이후 13일 신종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쉬 여사는 이후 줄곧 격리 병동에서 꾸준한 약물 치료를 받아왔다. 쉬 여사의 회복 소식은 현재 중국 유력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들의 증세가 완화된 소식이 전해진 바 있지만 쉬 여사처럼 고령의 환자가 완치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특히 쉬 여사는 지난 9일 처음 병원을 찾았을 당시 호흡불안 증세가 매우 심각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격리 치료를 시작할 당시 의료 기기의 도움 없이는 호흡을 할 수 없는 지경이었던 것. 쉬 여사는 입원 당시 음식물을 스스로 섭취할 수 없었고 호흡 또한 일정하지 않는 등 위독한 상태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때문에 쉬 여사의 가족들과 담당 의료진은 그가 완치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격리 치료를 시작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의료진 측도 쉬 여사의 퇴원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않는 분위기다. 병원 측은 퇴원 당일 쉬 여사를 포함한 총 5명의 완치자와 가족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의료진 측은 “신선한 생화를 선물로 주고 싶었지만 생화를 구할 수 없어서 조화 꽃을 선물했다”면서 “회복 후 퇴원 수속을 하는 가족들의 밝은 표정을 보니 그동안 함께 치료를 위해 노력한 보람이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중국 현지에서도 쉬 여사가 격리 입원 치료 약 20일 만에 완치 판정 후 무사히 일상으로 돌아갔다는 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 광둥성(广东省) 광저우에 거주하는 황위엔웨이(21) 씨는 “지금껏 몇 차례 건강을 회복한 감염자 사례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고령의 환자가 완전한 회복을 보인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효약이 개발된 것은 아니지만 신종 코로나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지킬 수 있는 희망을 봤다”고 했다. 베이징 시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우먀오 씨(35)는 “아직까지 뾰족한 특효약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무서운 질병이라고 생각하고 경계하고 있다”면서도 “쉬 여사의 사례처럼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하루 빨리 악몽 같은 시간들이 끝나고 모두 건강하고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29일 현재 중국 위생건강위원회가 집계한 신종코로나 사망자 수는 132명, 확진자는 5999명에 달한다. 다만, 회복 후 완치 판정을 받은 이들은 이날 기준 104명으로 집계됐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서울서 만나는 모네의 ‘수련’…이스라엘박물관 인상파 걸작전

    서울서 만나는 모네의 ‘수련’…이스라엘박물관 인상파 걸작전

    1874년 파리의 무명 화가, 조각가, 판화가들로 구성된 협회는 전통있는 연례 공식 전시회인 살롱에서 거부당하자 그들만의 전시회를 조직하기로 결정했다. 첫 번째 전시회가 사진작가 나다르의 스튜디오에서 열렸다. 결과는 참담했다. 전시를 본 한 비평가는 클로드 모네의 유화 작품 ‘인상, 해돋이’에 대해 “이것은 단지 표면적인 인상만 그린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했고, 관람객의 반응도 싸늘했다. 인상주의의 출발은 이렇듯 초라하고, 모욕적이었지만 19세기 후반 이래 지금까지 전세계 미술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파의 걸작들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모네에서 세잔까지: 예루살렘 이스라엘박물관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걸작전’은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예루살렘 이스라엘박물관 컬렉션에서 엄선한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의 회화와 판화 등 대표작 106점을 선보인다.이번 전시에는 인상파 창시자 중 한 사람인 클로드 모네의 최고 걸작으로 잘 알려진 수련 연작 중 그가 시력을 잃기 전 완성한 ‘수련 연못’(1907)이 국내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와 함께 폴 고갱의 ‘우파 우파(불춤)’, 폴 세잔의 ‘강가의 시골 저택’, 알프레드 시슬레의 ‘생 마메스의 루앙 강에 있는 바지선’ 등이 나왔다.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됐다. 1부 ‘수경과 반사’는 인상주의 회화의 핵심 요소인 물에 대한 반사와 빛의 재생에 주목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2부 ‘자연과 풍경화’에선 세월의 상흔, 정치적 혼란과 도시의 대혼란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평화로운 유토피아 정원을 그린 작품들이 선보이고, 3부 ‘도시 풍경’은 중산층의 성장과 함께 그들의 여가 활동과 도시 생활을 주제로 삼은 작품들에 주목했다. 4부와 5부는 각각 정물화와 초상화를 다뤘다. 1965년 설립된 예루살렘 이스라엘박물관은 이스라엘에서 가장 규모가 큰 문화 기관으로, 연간 방문자가 100만명이 넘는다. 전 세계 후원자들의 후원을 통해 50만점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전시는 4월 19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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