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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 사건속 인물](4)위도발전협회장 정영복씨

    “올해는 위도 사람들이 어느 해보다 가슴앓이를 많이 했습니다.” 멸치잡이를 하던 생업도 포기한 채 전북 부안군 위도면에 원전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뛰어든 위도지역발전협의회 정영복(51)회장. “지난 5월 위도주민 95%인 978명이 원전센터유치찬성 서명을 했습니다.안전성에만 문제가 없다면 우리 위도는 물론 부안경제도 살리고 전북발전에도 크게 공헌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부안군과 위도 사람들의 이같은 결정은 ‘태풍의 눈’이 됐다.지난 7월 초부터 부안지역은 단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반핵단체들이 부안으로 몰려들었고 부안수협앞은 반핵광장으로,부안성당은 반핵운동본부가 됐다.촛불집회가 열리고 방화,고속도로점거,염산과 젓갈탄 투척 등 소요사태가 끊이지 않았다.뭍에서 시작된 반대시위는 위도까지 번져 대다수 주민들이 찬성했던 위도에 핵폐기장 유치 결사반대를 주장하는 ‘위도지킴이’가 조직됐다. “한 식구처럼 살아가던 주민들도 찬·반으로 나뉘어져 평화로운 섬에 갈등과 반목의 골이 깊어졌습니다.친한 벗들도 서로 등을 돌렸지요.” 정씨는 “반핵단체들의 공갈협박을 견디지 못해 군민들이 타지로 이사를 했고 자신도 부안읍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부부간,부자간,고부간에도 찬반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 가정파탄을 호소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정부의 ‘오락 가락 정책’에 대해서도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반핵단체들이 강경투쟁에 나서면 정부는 뒤로 물러납니다.정부가 국책사업을 하려면 하고 말려면 말아야지 군민들에게 이렇게 혼란을 주어서 되겠습니까?” 그는 “이제 정부를 믿을 수 없는게 현실”이라며 “137명의 집행위원 회의를 거쳐 어떻게 하는 것이 위도를 위한 일인지 방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반핵단체와 시민단체들에게 묻고 싶습니다.부안경제를 획기적으로 활성화 시킬 대안이 있는지,그리고 자신들의 뜻에 따르지 않는다고 공갈·협박을 하고 폭력을 휘두르는게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그는 “자유롭게 찬반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부안주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내년 총선후 주민투표가 실시된다면 찬성측 주민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회장은 “위도주민들이 돈에 눈이 어두워 원전센터 유치에 앞장선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국가적 난제 해결과 부안발전을 위해 희생코자 하는 위도주민들의 충정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글·사진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키워드로 돌아본 지구촌 2003](1)테러

    문자 그대로 테러로 지샌 한 해였다.이라크·아프가니스탄·사우디아라비아·미국·유럽국들,심지어 아시아까지 크고 작은 테러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계속됐다. 테러리스트들의 목표가 군사시설에 국한되지 않고 쇼핑몰·은행·정거장·극장 등 ‘연성목표’로 무차별 옮겨가며 희생자는 기하급수로 늘고 공포감은 배가됐다.미국은 9·11테러 이후 지난 2년간 대테러전쟁에 매달려 왔지만 결과적으로 테러를 줄이는 데 별무효과였다. 새해 벽두를 뒤흔든 이스라엘 자폭테러를 시작으로 ‘피의 악순환’을 거듭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평화로 가는 길 위에서 여전히 헤매고 있다.러시아로부터 분리독립을 원하는 체첸 반군도 모스크바 콘서트장,통근열차 등 가리지 않고 폭파,300여명의 사상자를 냈다. 한때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던 테러공격은 이라크 전쟁을 분수령으로 조직을 재정비한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본격 활동에 나서면서 잦아지기 시작했다.특히 대량 인명살상,연성 목표물 겨냥,수법의 고도화 등 뉴테러리즘 경향이 더욱 확고해졌다.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의 투쟁전선은 미국을 넘어 사우디아라비아·터키·요르단 등 친미 성향의 이슬람 국가와 스페인·이탈리아 등 이라크 파병국들까지 확대됐다.이라크에서 한국과 일본인 희생자가 처음으로 발생하면서 파병 예상국들을 바짝 긴장시켰다.또한 이라크 주재 유엔·국제적십자 사무소와 외국인 거주 호텔 등도 예외가 아니어서 민간인 희생이 더욱 컸다. 테러리스트들은 자신들이 당하는 부당한 처우와 요구사항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불가피하게 폭력적인 수단을 동원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점차 테러가 수단이 아닌 목적 그 자체가 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수많은 이슬람 젊은이들은 ‘성전’을 위해 목숨을 내던지며 더 큰 희생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극빈과 불평등에서 오는 뿌리깊은 절망감이 테러의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이슬람과 기독교문명간 몰이해도 테러의 악순환에 한몫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대테러전에 쓰일 비용의 10분의 1만이라도 제3세계 발전에 쓴다면 테러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해 왔다.친이스라엘 노선을 표방하는 외교정책을 근본적으로 수정하라는 국제사회의 줄기찬 요구에도 미국은 꿈쩍도 않고 있다. 후세인 체포로 자신감을 회복한 미국은 이제 뉴욕 쌍둥이 빌딩을 무참하게 붕괴시킨 오사마 빈 라덴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하지만 그보다는 서로 다른 문명에 대한 이해,빈국에 대한 배려 등 더 늦기 전에 테러의 근본 원인 치유에 눈을 돌리라는 충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그렇지 않고서는 제2,제3의 빈 라덴이 계속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박상숙 기자 alex@
  • 아랍인들 “무기력한 항복 실망”/반전국들은 “체포 환영”

    |카이로·런던 외신|이라크 전쟁에 강력히 반대했던 프랑스와 독일·러시아 등 반전국들은 물론 아랍권조차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 소식을 한목소리로 환영했다. 그러나 후세인이 미 제국주의에 맞서 아랍의 권리를 위해 싸우는 투사의 이미지가 강한 아랍권에서는 환영 일색인 정부 반응과는 달리 시민들 사이에서는 실망했다는 반응도 상당수에 달하는 등 반응이 엇갈렸다. ●“왜 저항조차 못했느냐” 후세인 체포 소식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아랍국가 정부는 하나도 없다.모든 정부들이 “후세인은 아랍 세계에 대한 실질적 위협이었다.”(사우디아라비아)거나 “누구도 사담을 위해 슬퍼하지 않을 것”(이집트),“사담은 자신의 죄과에 맞춰 처벌받는 게 마땅하다.”(이란)고 말하는 등 후세인의 체포가 이라크인들과 아랍 세계를 위해 매우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 사이에선 반응이 두 가지로 크게 갈렸다. 저항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붙잡힌 사담 후세인을 겁쟁이로 비난하면서 실망했다는 반응이 첫번째고 자신들의 영웅이 붙잡힌 데 대한 아쉬움이 두 번째다. 예멘의 수도 사나에 거주하는 모하메드 압델 카데르 마하메디(50·교사)는 “미국인의 손에 붙잡히기 전에 저항하거나 자살을 택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그는 겁쟁이”라고 말했다. 바그다드에서 운전기사로 일하는 카셈 셀슐(28)도 “전쟁 전 이라크 국민들에게 미국에 맞서 싸우라고 독려했던 후세인이 정작 자신은 단 한 발도 총을 쏘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가 자결하거나 저항하리라 기대했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가자시티에 사는 팔레스타인인 라파트 로그만(22)은 “나는 여전히 그(후세인 전 대통령)를 사랑한다.그가 체포되는 광경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고 허탈해했다. ●겉으로는 대의명분,실제론 이라크 재건 참여 기대 독일·프랑스·러시아·중국 등 이라크전쟁 발발을 앞장서 반대한 반전국가들도 14일 후세인의 체포 소식에 하나같이 환영한다면서 이라크 국민들이 스스로의 손으로 이라크의 밝고 평화로운 미래를 건설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현지 표정·각국 반응/“사담에 죽음을” 바그다드시민 환호

    |바그다드 외신·파리 함혜리·도쿄 황성기·베이징 오일만특파원|후세인의 체포 사실이 외신을 통해 전해진 14일 이라크 전역에서는 거리로 몰려나온 이라크인들이 하늘로 수백발의 총을 쏘면서 축제 분위기를 넘어서 치안 부재의 불안한 상태로 번졌다.후세인 체포 소문은 이날 새벽 키르쿠크 지역에서 나돌기 시작,빠르게 확산됐다.바그다드의 한 주민은 “결혼식처럼 우리는 축하하고 있다.”며 “마침내 범인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일부시민 “희망 잃었다” 일부 시민들은 체포된 후세인의 장면이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비쳐지자 “사담에게 죽음을,이라크여 영원하라.”를 외치며 환호했다. 바그다드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축하의 뜻으로 총을 공중으로 쏘아 대거나 춤을 추고,또 자동차 경적을 울려대는 모습이 목격됐다.버스와 트럭에 탄 일부 시민들은 ‘사담을 잡았다.’며 연호했다. 그러나 일부 이라크인들은 후세인 생포 소식을 믿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으며,또 후세인이 아무런 저항없이 손쉽게 체포된 것을 아쉬워하는 등 엇갈린 반응이 나타났다. 팔레스타인 호텔의 경비원인 아빌 다우드는 “우리는 유일한 희망을 잃었다.”고 후세인의 생포를 안타까워 했다.또 일부 바그다드 시민들은 체포된 후세인을 겁쟁이라고 꼬집었지만 다른 쪽에서는 후세인이 순교자로 죽지 않아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세계 각국 일제히 환영 영국 등 이라크전쟁에 참여했던 동맹국들은 물론 프랑스·독일 등 이라크전 반대 국가들도 14일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체포 소식에 이라크의 악몽을 종식시키고 평화로운 이라크의 미래를 건설할 전기가 마련됐다고 일제히 환영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체포 소식에 “후세인의 체포는 이라크 국민들에게 큰 희소식으로,오랫동안 이라크인들의 뇌리에 맴돌던 후세인 재등장의 악몽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후세인의 체포 소식을 반가워하고 있다고 카트린 콜로나 대변인이 밝혔다. 콜로나 대변인은 후세인의 체포는 이라크의 민주화와 안정에 기여할 매우중요한 사건이라며 시라크 대통령은 후세인의 체포로 이라크 국민들이 자신들의 운명을 개척해 나갈 수 있게 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일본 TV들은 14일 오후 8시쯤 넘어 후세인의 체포를 속보로 전하기 시작했다.NHK는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후세인 체포 소식을 전했다. 한편 사쿠라다 준 도요가쿠엔 대학 전임강사는 전쟁 이후 대량파괴무기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후세인 체포로 미국의 전쟁 목적이 99% 달성됐다면서 일본이 자위대를 파병하는데도 환경이 정비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케사다 히데시 방위연구소 주임연구관도 자위대 파병의 대의명분 부족으로 고심했던 일본 정부가 후세인 체포로 더 늦어지기 전에 파병을 서두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CCTV 등 중국 언론들은 14일 저녁 ‘긴급 자막’을 통해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의 체포 사실을 전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이날 중국 정부의 공식 반응은 없었다. lotus@
  • 수도권 급행버스 10개 노선 추가/2005년말 21개노선 도입

    이르면 2005년 말부터 경부고속도로,올림픽대로,자유로,경인고속도로 등 수도권 자동차 전용도로 10곳에 추가로 급행버스시스템(BRT·Bus Rapid Transit)이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건설교통부는 12일 지자체별로 시행준비 중인 BRT 구축사업을 통합·조정하고 중복투자로 인한 예산낭비를 막기 위해 최근 서울 및 인천시,경기도 등과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 서울과 인근 도시를 연결하는 BRT 도입대상을 지난 9월 잠정결정된 기존의 11곳 간선도로 외에 수도권 자동차전용도로 10곳을 더 포함시켜 21개 노선으로 정했다고 덧붙였다. 건교부가 추가한 노선은 경부고속도로(수원IC∼판교IC∼서초IC),분당∼내곡고속도로(분당∼시흥사거리∼내곡IC),서울∼안산고속도로(안산IC∼금천IC∼성산대교),경인고속도로(서인천IC∼부천IC∼신월IC),자유로∼강변북로(장항IC∼반포대교∼토평IC),올림픽대로(행주대교∼반포대교∼강일IC),누산∼강서고속도로(누산IC∼김포IC∼행주대교),문산∼서울고속도로(파주IC∼원당분기점∼항동IC),평화로 우회도로(회암IC∼고읍IC∼의정부IC),서울∼춘천고속도로(화도IC∼미사IC∼강일IC) 등이다. 이에 앞서 수도권∼서울 간선도로의 경우 수원∼의왕∼사당역,성남대로(죽전∼분당∼잠실역),천호대로(하남∼천호∼군자역),경춘국도(남양주∼구리∼청량리역),국도 3호선(동두천∼의정부∼수유리역),통일로(파주∼고양∼불광역),수색로(고양∼수색∼신촌역),국도48호선(김포∼가양∼당산역),경인로(인천∼부천∼신도림역),국도 1호선(수원∼안양∼구로공단역),국지도 23호선(풍덕천 4거리∼세곡동) 등 11곳에 대해 BRT 시스템을 도입키로 한 바 있다. BRT 시스템은 기존 버스전용차선제도와는 다르게 도로 전체 또는 도로 중앙에 버스만 다닐 수 있는 전용도로를 설치,승용차 등 일반차량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버스전용차로를 의미한다. 김문기자 km@
  • 책꽂이

    ●피카소와 함께 한 시간들(조르주 타바로 지음,강주헌 옮김,큰나무 펴냄) 공산주의자로서의 피카소의 행보는 순탄치 않았다.피카소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변함없는 충정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등을 돌린 공산당이었다.1953년 피카소는 공산당의 주문으로 스탈린의 초상화를 그린다.공산당 지도부는 피카소가 그린 초상화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고 이 초상화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스탈린의 범죄가 폭로되고 옛 소련이 붕괴 조짐을 보일 때에도 당에 대한 피카소의 충절은 흔들리지 않았다.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공산당은 그에게 조국이었고 가족이었다.9500원. ●그안에 있는 것이 그안에 있다(잘랄 앗 딘 알 루미 지음,최준서 옮김,하늘아래 펴냄) 13세기 이슬람 최고의 신비주의자이자 시인인 저자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일화와 우화,격언 등을 담았다.루미는 이슬람의 신비주의 교단인 수피교의 학자이자 스승으로,수피교의 특징은 시를 쓰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는 점.시 속에서, 노래 속에서, 춤 속에서 신과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이 이슬람 교단 신도들은 음악 반주에 맞춰 오른발로 빙글빙글 돌면서 춤을 추어 서양에서는 ‘빙글빙글 춤추는 데르비시(dervish,회교 금욕파의 수도사)들’로 불렸다.1만 2000원. ●인류학의 어머니 미드(조앤 마크 지음,강윤재 옮김,바다출판사 펴냄) 청소년기는 피할 수 없는 인생의 격정기인가.남녀의 성 역할의 차이는 본래의 생물학적 기질 차이인가.미국의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현대문명의 불모지인 오지에 직접 들어가 생활하며 인류의 행동양식을 연구했다.첫번째 연구지인 사모아에서는 사춘기 소녀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가정의 유연성,사회의 분위기에 따라 평화로운 사춘기를 보낼 수도 있음을 밝혔다.뉴기니에서는 여러 부족을 관찰해 각 문화의 성 역할의 차이는 남성과 여성의 선천적인 성적 차이보다는 사회구조에 적응하면서 학습되어진다는 것을 밝혀냈다.8000원. ●거의 모든 것의 역사(빌 브라이슨 지음,이덕환 옮김,까치 펴냄) 은하나 태양계의 거대세계,양성자나 세포 등의 미시세계,다윈·아인슈타인 등 과학자들의 이론을 알기쉽게 설명한 과학교양서.현대 물리학의 기초를 이루는 열역학,양자론,상대성이론은 물론 소립자와 초끈이론,지구 판구조론 등도 소개한다.소행성과 혜성의 충돌,심해생물처럼 극한 상황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의 이야기도 흥미롭다.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 이후 과학분야 최고의 베스트 셀러.2만 3000원. ●사상으로 보는 일본 문화사(비토 마사히데 지음,엄석인 옮김,예문서원 펴냄)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일본문화의 형성과정을 일본 고유의 에토스에 초점을 맞춰 설명.도쿄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일본은 흔히 천황이라는 절대적 권력에 순종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메이지 유신 이후 시작된 서양화의 폐해이지 일본의 전통은 아니라고 주장한다.일본과 같은 공동체적 성격을 지닌 국가에서는 오히려 권력이 일부에 의해 독점될 수 없다는 것.1만원.
  • [씨줄날줄] 첫눈

    마지막 낙엽을 겨울 바람에 날려버리고 쓸쓸히 서 있던 나무에 눈꽃이 피었다.앙상한 빈 가지들을 풍성하게 만든 눈꽃은 봄꽃만큼 아름다웠다.첫눈을 맞은 창밖 정원이 순백색의 옷으로 갈아 입었다.눈 덮인 정원에 하얀 평화가 내려 앉았다.평화로운 풍경 속에 벅찬 사랑의 감동과 옛추억의 애잔한 그리움이 되살아났다. 정호승은 그의 시 ‘첫눈 오는 날 만나자’에서 첫눈의 축복을 노래했다. 들판을 하얀 은세계로 바꿔놓던 옛고향의 첫눈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그 추억 속에는 사회의 모든 부조리와 악을 덮고 눈처럼 맑고 밝은 사회를 만들 수는 없을까 하는 야무진 꿈도 있었다.그러나 그 꿈은 언제나 허망한 절망이 되고 말았다.세상은 어제나 오늘이나 눈처럼 맑고 희지 않다.눈이 녹았을 때의 지저분함처럼 온갖 부조리와 악으로 지저분하다. 세상이 더럽고 고달파질수록 첫눈은 슬퍼진다.첫눈의 눈부신 아름다움과 설렘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기 때문이다.도시의 많은 사람들은 첫눈의 설렘보다 귀찮은 불편함을 먼저 생각한다.올겨울의 첫눈이 내린 어제도 교통난이 극심했다는 이야기 속에 첫눈의 낭만은 묻혀버렸다.첫눈은 아무도 간절히 기다려주는 이 없는 지구에 더 이상 내리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어느 시인의 말이 생각난다. 박정자는 ‘첫눈은 죽음처럼’이라는 시를 썼다..그러나 그 짧은 환희가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내리자마자 녹을지라도 첫눈은 회색빛 도회지의 건조한 삶을 잠깐 동안만이라도 정감있게 만든다.설렘과 사랑 그리고 낭만이 있는 첫눈을 불편하게만 여긴다면 너무나 메마른 삶이 아닐까. 이창순 논설위원
  • 최대표 건강 나빠져/ 단식 6일째… 1500여명 다녀가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 1일 단식 엿새째 접어들어 건강에 이상신호가 오고 있다.감기 기운과 함께 혈당이 80으로 떨어지고,혈압도 ‘최고 110·최저 75’ 정도로 낮아져 혈압강하제 복용을 중단했다.최 대표는 원래 고혈압이 있어 약을 복용해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주치의인 유창선 박사와 서정돈 성균관대 총장 등 전담 의료진이 잇따라 진찰,“대표실 공기가 나쁘니 병원으로 옮기라.”고 권유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한다.대신 이날부터 기자단 개방을 대표기자 1명씩으로 제한키로 했다. 최 대표는 얼굴도 현저히 수척해지고 시력 저하에다 말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으나 방문객을 맞을 때는 꼭 일어서서 악수를 청했다. 그는 “방에서 조금씩 걷고 있다.”면서 “몸무게가 쑥쑥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조순형 대표와 박상천 전 대표,자민련 김학원 총무 등 정치권 인사뿐만 아니라 김수환 추기경 등이 단식농성장을 방문하는 등 이날까지 1500명 이상 외부인사가 다녀갔다. 김 추기경은 “정치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이해는 한다.”면서 “뭔가평화로운 길,대화로 문제를 해결해 순리로 되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박관용 국회의장은 재의 직권상정 방침과 관련,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또다시 들렀다.박 의장은 “친구 입장에서 건강도 걱정되고 국회정상화도 중요해서”라고 최 대표를 설득했다. 최 대표는 감사를 표시한 뒤 정치권의 재의결시 찬성 약속과 국회정상화 요구에 “당에서 협의하겠다.”고 답변,전날보다 다소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그러나 대통령과의 대화 제의에는 “국정쇄신 문제는 재의와 별개 사안”이라면서 “대통령이 내각을 바꾸고 청와대를 개편하겠다면 내가 내 발로 가서 만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열린세상] 마음을 잇는 다리

    “로마 시민의 모가지가 하나였으면 좋겠는데!” 로마 황제 중에 사람을 학살하면서도 재미삼아 죽이기로 유명했던 칼리굴라 황제가 내뱉은 말이다.죽여도 죽여도 성이 차지 않아서 단칼에 로마 시민 전부를 몰살시키고 싶다던 소망을 피력한 것이다.그는 동침하던 여자의 목에 입을 맞출 때마다 “내 명령 한마디면 이 귀여운 모가지도 날아가는데…”라는 농담을 하였고,실제로 그런 명령을 곧잘 내렸다고 로마 역사가 수에토니우스(황제열전,칼리굴라편)가 전한다. 9·11테러를 일으킨 집단도,이라크에 사실상 핵무기인 열화우라늄탄을 퍼부은 나라도,사우디와 터키,바그다드시에서 자살테러를 감행하는 사람들도,그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의 마을들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군인들도 상대방을 한 방에 처치할 방도는 없을까 골똘할 정도로 증오에 불타고 있다. 그 증오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거든 윌리엄 보아킨 미군 중장의 최근 발언을 상기하시라.“아랍인은 사탄이다.이 전쟁은 사탄과 벌이는 전쟁이다.나는 군 상관이 아닌 하나님에게서 명령을 받는다.”고설파했다.이어 “미국은 하나님의 나라다.나는 하나님의 왕국을 지키는 전사다.”라고 했다나. 필자는 9·11테러 직후 어느 교회에 모여서 복수를 다짐하는 그 나라 정치 지도자들의 사진을 보고 등골이 오싹했었다.‘원수를 사랑하라.’고 외친 예수 그리스도를 예배하는 곳과는 어울리지 않는 집회였기 때문이다. 지금 이슬람인들은 자신의 몸에 폭약을 두르거나 차량에 폭탄을 싣고 자폭하며 산화하는 반면 다른 편은 수만리 떨어진 펜타곤의 사령실,수백리 떨어진 항공모함의 포대,하다못해 초소 앞의 방호벽이나 적어도 탱크 속에 숨어서 살상하고 있다.이럴 경우 끝에 가서 누가 질까? “팔레스티나에는 장벽이 아니라 다리가 필요합니다.”유로뉴스의 ‘노코멘트’ 시간이면 아프간에서 중무장한 미군들이 네살배기 어린이들에게 총을 겨눈 채 줄을 세우고 몸수색하는 장면,한밤중에 미군 여남은명이 문을 부수고 들어가 겁에 질린 열살짜리 여자아이에게 총구를 겨누고 손을 번쩍 들려 무릎꿇리는 장면,속옷차림으로 끌려나온 할머니와 어머니가 벌벌 떨고있는 가운데 초등학생 아이와 아버지는 군화발로 짓눌려 있는 장면 등이 멘트없이 방영된다.유럽인의 양심을 향한 소리없는 함성이다. 적어도 필자가 파견돼 있는 바티칸에서는 칼리굴라의 말과는 다른 논리가 아직 통용되고 있고,이 논리만이 내리막길이 아닌 인류가 도달해야 할 오르막길을 가리키는 이정표인 듯하다.예컨대 교황청은 라마단이 끝나는 지난 25일(이드알피타) 경축서간을 이슬람 세계에 보내면서 “제발 우리 함께 평화를 건설합시다!”라고 호소했다. 나시리야에서 피살당한 이탈리아 젊은이 14명의 관 앞에서 오열하는 이들에게 83세의 노 교황은 쉰 목소리로 기도하자고 타일렀다.‘눈에는 눈,이빨에는 이빨’의 논리밖에 모르는 세계에서 용서하는 마음,나누려는 정신,평화로운 공존은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함을 목격해온 까닭이리라. 가톨릭 신도들은 하루 세번 성당 종소리를 들으며 하느님께 기도를 올린다.이슬람교도들도 하루 세번 메카가 있는 동편을 향해 알라께 기도 드린다. 그래서 교황은 지난 16일 바티칸 광장의 삼종 기도중에 이스라엘인들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동시에 애원했다.“이 땅의 평화를 위해 대화하시오.”“이스라엘 백성과 팔레스타인 백성을 분리시켜 쌓아 올리고 있는 장벽은 평화 공존을 위협하는 또 다른 장애물입니다.성지에는 장벽이 아닌 마음과 마음을 잇는 다리가 필요합니다.” “20세기 역사에는 두 가지 분명한 교훈이 있다.다른 주권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벌인 나라 중 승리한 나라는 없다는 것과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외세에 맞서 싸운 반군들은 결국 모두 성공한다는 것이다.”라는 미정보국 전직 요원의 경고를 읽은 탓도 있겠지만,우리 젊은이들을 이라크 땅에 총 대신 삽을 들려 보내려는 우리 정부의 힘겨운 노력에 바티칸 당국자들도 말없는 성원을 보내는 분위기다. 성 염 駐교황청 한국대사 서강대 교수
  • 책 / 총칼을 거두고 평화를 그려라

    박홍규 지음 아트북스 펴냄 “아기의 탯줄을 또 한번 끊는 심정이다.살라고 널 낳았는데 이제 죽으러 가는구나.” 독일의 여성 판화가이자 조각가인 케테 콜비츠가 1917년에 쓴 일기의 한 대목이다.콜비츠는 아들 페터를 전장에 보내고 이 글을 썼다.사랑하는 아들을 전쟁터에 내보낸 어머니의 슬픔이 행간에 절절히 배어 있다.콜비츠의 석판 포스터 ‘전쟁은 이제 그만’은 전쟁에 반대하는 절규로 우리에게 깊이 각인돼 있다. 미술·음악·철학 등 인문학 전반을 아우르는 글쓰기로 잘 알려진 영남대 박홍규 교수가 ‘총칼을 거두고 평화를 그려라’(아트북스 펴냄)라는 ‘반전·평화미술’을 주제로 한 책을 냈다. 인간의 역사는 한마디로 전쟁의 역사다.회화는 정복자와 정복전쟁을 찬양하는 역사의 죄악을 저지르기도 했지만 전쟁을 고발하고 민중을 계몽하는 위대한 교사,예언자의 구실도 잊지 않았다. 저자는 자크 칼로,고야,도미에,루소,콜비츠,루오,베크만,그로스,하트필드,리베라,시케이로스,피카소,샤갈 등 전쟁에 반대하고 그 참상을 자신의 예술로 증언한 수많은 화가들의 ‘반전그림’ 이야기를 들려준다. 1930년대 스페인 시민전쟁은 이상주의의 실험장이었다.독일과 이탈리아,포르투갈 파시스트 군대의 지원을 받은 프랑코의 반란군에 맞서 전세계의 노동자,지식인,예술가들이 연약한 스페인 공화국을 구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달려갔다.화가들도 예외가 아니었다.피카소의 유명한 그림 ‘게르니카’는 바로 이 시기에 탄생했다.루소가 “지구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마을”이라고 예찬한 게르니카는 독일 공군의 폭격으로 아수라장이 됐다.이같은 야만적 행위에 분노한 피카소는 ‘게르니카’를 그렸고,이것은 마침내 역사상 견줄 만한 작품이 없을 만큼 탁월한 반전·반파시즘의 상징이 됐다.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는 ‘나무를 심은 사람’이란 그림책에서 “인간은 창조할 때는 신과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그 신적인 창조력을 인간은 종종 동료 인간을 해치는 데 사용한다.오늘도 전쟁 시계는 각일각 종말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이 책은 우리 시대 예술이 맡아야할 몫,예술가의 임무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되새겨 보게 한다.1만6000원. 김종면기자
  • “한반도 평화가 곧 석가모니의 설법”‘천일기도’ 끝낸 실상사 도법 스님

    “우리 생활의 모든 곳을 평화의 현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바로 진정한 수행이란 확신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기도의 성과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1년 2월16일부터 전북 남원 지리산 실상사에서 매일 4차례 5시간씩 기도와 정근을 해 12일자로 1000일 기도를 마치는 실상사 주지 도법(54) 스님.회향(回向)을 이틀 앞둔 지난 10일 실상사에서 만난 스님은 기도기간 내내 단 두 번밖에는 실상사를 벗어나지 않은 채 정진한 때문인지 몹시 수척했지만 여유와 웃음을 잃지 않았다. ●민족 화해·평화로 이끌 수 있다면… “불교에서 회향은 단순히 한 의식의 마무리라는 의미를 넘어 부처님의 공덕을 일반 중생들에게 돌려 극락왕생에 이바지한다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이제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불교의 수행을 앞날이 보이는 사실적인 삶의 방식으로 이끄는 대안을 찾아나갈 것입니다.” 도법 스님의 1000일 기도는 좌우대립과 이념의 갈등 속에 희생된 원혼들이 떠돌고 있는 지리산이라는 공간 속에서 민족의 화해와 생명의 가치를 찾아보자는 발원에서 시작된 것.힘의 논리가 아닌,자연과 생태가 갖고 있는 근원적인 미덕으로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보자는 것이었다. “빨치산과 토벌대에 속한 두 아들을 둔 어머니가 두 자식 중 어느 쪽을 내칠 수 있었겠습니까.바로 이 모성이야말로 힘과 공격,승리의 논리가 팽배한 세상을 공존과 화해,평화의 세계로 이끌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스님이 생태와 화해,평화라는 화두에 천착하게 된 것은 불운했던 가정사와 무관하지 않다.스님은 아버지가 제주4·3사태 때 희생된 유복자로 태어났다.어릴 적부터 친척과 주위 사람들로부터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셨다고 말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불교가 싫지 않았던 스님은 18세에 금산사로 출가했다.여러 절과 암자를 떠돌며 만행과 수행을 계속했던 스님은 조계종의 정통 수행법인 간화선에서 궁극적인 깨달음을 얻기보다는 생태와 평화의 실천적인 방식을 택했고 1990년 뜻을 같이하는 젊은 스님들과 함께 선우도량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다. 금산사 부주지를 지낸 뒤 95년 실상사 주지 소임을 맡아 귀농학교를 시작,자연과 생태를 거스르지 않는다는 뜻을 가진 이들과 함께 직접 유기농사를 지으며 수행해오고 있다. “기도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개인적으로 수행 차원에서 기도의 성과를 얻긴 했지만 이 기도가 우리사회와 불교에 얼마만큼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놓고 고민하던 중 한 지인으로부터 1만명만 결사의 자세로 뜻을 모은다면 위기상황에 빠진 한반도의 평화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지리산 평화결사’ 운동을 해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종교 초월 300여명 ‘지리산 평화결사' 참여 기도 중 이라크전쟁과 북핵 사태,그리고 이라크 파병 문제가 불거졌고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힘센 사람들에 의해 이끌려가는 한반도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무언가 해야만 한다는 절박감으로 시작한 것이 ‘지리산 평화결사’. 지금까지 종교를 초월한 300여명의 회원이 결사에 참여했고 오는 15일 공식 출범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간다.회원들은 불교계보다 천주교 개신교 등 다른 종교 인사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곳 실상사에서 적지 않은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그러나 불교-실상사-도법으로 고정화된 고리를 이젠 폐기해야 합니다.평화,특히 생명의 평화는 불교에선 깨달음의 수행일 수 있지만 기독교에선 구원의 가치입니다. 우선 한반도의 위기를 헤쳐나가자는 뜻에서 지리산 평화결사 운동을 시작하지만 이 운동이 단순한 위기 대응을 넘어 일상적으로 생명평화의 삶을 가꾸기 위한 보편적인 노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소신엔 변함이 없습니다.” ●“앞으로 탁발수행에 더욱 정진할 터” ‘평화는 이해와 포용력에서 얻어진다.’고 거듭 강조한 스님은 지리산 평화결사 운동에서 탁발순례에 치중할 계획이다.“탁발은 무소유를 근간으로 하는 승려들이 살아가는 방식입니다.밥을 얻어 먹으면서 육신을 지탱하고 법과 진리를 빌려서 자기완성을 한다는 뜻이 있지요.대중들에게 무엇을 나누어준다는 것보다 무엇을 내놓게 하는 정신을 구하러 다니는 것이지요.” ‘극단의 방법은 죄악’이라는 스님은 최근 외곽순환도로와 고속전철과 맞물려 소용돌이치고 있는 환경파괴 논란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말한다.“언제까지 정부와 불교·시민단체의 무한대립이 계속돼야 합니까.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와 있는 부분에 대해선 이제 매듭을 지어야 합니다.정부가 앞으로의 정책에서 생태적 삶을 지킨다는 약속을 한다면 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지난 98년 조계종 분규 때 총무원장 대행을 맡아 어느 한 쪽에 치우침 없는 소신으로 분규를 마무리짓고는 아무 말 없이 실상사로 돌아갔던 스님.두 번 연임해 8년간 지켜왔던 실상사 주지 임기를 한 달 남짓 남겨놓고 있는 시점에서 이제 탁발에 나서겠다고 한다.‘삶이 곧 수행이고 깨달음’이라는 스님의 탁발수행을 통한 평화 설법이 어떤 메아리로 되돌아올지…. 글 사진 남원 김성호기자 kimus@
  • 이라크파병 철회 메시지 전파/ ‘평화 바이러스’ 인터넷 타고 확산

    “파병에 찬성하는 사람들에게 벌떼처럼 달려들어 바이러스 공격을!” 정부의 이라크 전투병 파병을 반대하는 ‘평화 바이러스’가 인터넷을 타고 급속히 번지고 있다. 이 바이러스의 진원지는 사람의 마음을 평화로 ‘감염’시키자는 취지로 지난달 말 문을 연 ‘피스 바이러스( www.p-virus.net)’. 이 사이트는 지난주 정부의 이라크 추가 파병이 결정된 뒤부터 네티즌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네티즌들은 이곳에 올라 있는 파병철회의 메시지를 담은 글과 그림(사진),플래시 무비 등을 다른 사이트나 홈페이지로 퍼 나르며 ‘평화’의 기운을 전파시킨다. 메인 화면의 ‘바이러스 생산기지’ 코너의 ‘행동지침’을 클릭하면 이 곳에서 지금까지 생산한 네가지 바이러스가 올려져 있다.첫번째 바이러스는 ‘한 이라크인이 한국인에게 보내는 편지’내용이 담긴 플래시 무비,두번째는 ‘파병 반대 인터넷 1인 시위’ 배너,세번째와 네번째는 파병철회 여론을 노무현 대통령과 미 부시 대통령의 정상회담 장면을 패러디해 표현한 플래시 무비이다.‘파병찬성 논리 격파’ 코너에는 파병을 해서는 안 되는 논리적인 글이 올려져 있으며,‘바이러스 센터’에는 네티즌들이 직접 만든 엽기 그림과 만화 등이 담겨 있다.사이트 관계자는 “인터넷에서부터 파병 철회 열기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사이트를 개설했다.”면서 “정부의 파병 결정 이후 하루 서너차례씩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접속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영표기자 tomcat@
  • 20여년만에 빛본 5·18직전 광주 모습/나주공고 이재권교사 사진집 발간

    지난 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일어나기 전 1주일 동안 광주시내 집단시위 모습 등을 담은 컬러 사진집이 나왔다. 전남 나주공고 이재권(사진·46) 교사는 당시 대학생과 광주시민들의 도청 앞 집회 등을 담은 ‘오월 사진집(109쪽)’을 펴내 200여권을 5·18기념재단 등에 17일 교육자료로 기증했다. 그는 조선대 가톨릭학생회 동아리 일원으로 정보기관원이라는 누명을 무릅쓰고 전남도청과 전일빌딩 옥상 등을 누비며 셔터를 눌렀다.“찍은 사진을 20여년 동안 아내도 모르게 보관했다.”며 “사진 공개로 사진 속의 동료들이 피해를 볼까 봐 공개를 꺼렸다.”고 밝혔다.사진속의 동료 가운데 5명은 수녀가 됐다고 귀띔했다. 사진은 도청 앞 분수대에서 평화롭게 치러지는 군중집회,금남로에서 태극기를 양쪽으로 펼쳐들고 걷는 대학생,분수대 앞으로 줄 서서 집결하는 대학생들,전국에 비상계엄령이 내려지기 전 도청 앞의 질서정연한 횃불시위 장면 등이다. 이씨는 “당시 집회는 너무나 평화로운 상태에서 진행됐다는 것을 사진이 증명하고 있다.”며 “이 사진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광주의 역사적 진실을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기고 / 남북 하나됨을 간직한 금강산

    지난 1일 금강산 육로관광이 재개되면서 외국의 관광 전문가 20명이 단체로 관광길에 올랐다.이들은 7번 국도로 DMZ를 통과,입북한 첫 서방 관광단이다.이들을 인솔한 호주 ‘클래시컬 오리엔탈 투어’여행사의 트레버 레이크 사장이 본지에 관광기를 기고했다.1996년 북한으로부터 호주의 북한홍보 여행사로 지정받은 그는 정치에는 관심 없고,다만 관광이 세계를 평화로 합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남북한은 육로 30여㎞로 나뉘어 있지만 5000년에 이르는 동일한 역사로 결국은 이어진 사회이다.남방한계선에서 출발한 우리가 북측에서 세관과 출입국 절차를 마치는 데 4시간이 걸렸을 때 우리는 분단을 실감했다.그러나 막상 북한 땅에 도착해 두 나라가 거의 같아 보인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외국인 관찰자의 눈에 남북한이 이어져 있음은 분명해진다. 우리의 숙소는 선상호텔 ‘해금강’이었다.이 배가 우리에게 특별히 친숙한 까닭은 처음 호주의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만에 있었다는 점 때문이었다.그후 베트남의 사이공에서 첫 국제호텔로 사용되었고,드디어 1998년 금강산에 자리잡았다.방은 제법 널찍하고 별도의 욕실과 에어컨 시설을 포함해 현대적인 시설을 모두 갖추었다.매일 밤 열리는 라이브 음악 등 여흥 프로그램과 카지노 스타일의 식당 등이 있어서 체류하는 동안 최상의 편안함을 느꼈다. 여행의 절정은 분명히 금강산의 만물상을 오른 반나절이었다.금강산은 ‘다이아몬드(금강)산’인데,이러한 장관을 간직한 산이야말로 한반도에서 가장 값진 보석임을 진실로 알게 됐다.다리가 긴 호주인에게는 산 등정이 여간 힘들지 않았고,그것은 체력 시험이기도 했다.그러나 우리는 같이 등산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정말로 감탄해 마지않았다.60∼70대로 보이는 한국여성 대부분이 피곤한 기색 없이 계속 산길을 오르는 것이었다.그들의 다채로운 복장도 이 산행을 위하여 세심하게 골라 입은 게 분명했다. 만물상 등정 길에 만난 60대 부인은 심장병이 심각하다는 진단을 받았는데 죽기 전에 금강산을 오르겠다고 결심하였다 한다.정상으로 향하는 급경사의 난간을 붙잡고 오르는 그녀의 용기에 탄성이 절로나왔다.드디어 우리가 만물상 꼭대기인 신선대에 그녀와 같이 서게 되었을 때 대단히 기뻤고,그래서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함께 참가한 사람들도 서로 껴안고 기쁨을 나누었다.우리가 금강산 정상에 오른 기쁨에 못지않게 그녀의 얼굴에서 볼 수 있던 조용하고 잔잔한 만족감은 또한 큰 위안이었다. 만물상 등정에는 3시간 반이 걸렸다.비록 구름이 있기는 했으나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대단히 좋았다.구름안개가 밀려와 산 꼭대기를 덮는 장면을 보노라면 마치 요술의 세계를 실제로 들여다보는 듯한 낭만에 젖는다. 온천욕은 아시아인에게는 늘 있는 일이지만 호주인에게는 흔치 않다.하지만 그날은 예외였다.온천장에 돌아오자마자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달려들었다.미네랄과 소금 성분이 섞인 담수에 40도의 온도는 당기고 노근한 몸을 가장 즐겁게 풀어주는 최상의 방법이었다.우리는 그 탕에 들어가기에 급급했다. 긴 온천과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 다음에는 서커스 시간이었다.문화회관은 현대가 특별히 연기자와 관객을 위하여 지은 최상의 시설이었다.애크러배틱스·광대놀이 등 연기가 너무 다양해 열거하기 힘들 정도였다.세계 여러 나라를 돌아 다니며 많은 서커스를 봤지만 모란봉 교예단의 수준은 세계 정상급이었다.공연 중에 사진촬영은 금지되었지만 공연 후 전체 공연을 담은 비디오를 살 수 있었다. 우리 호주인들에게 이 여행은 참으로 흥미롭고 보람있었다.단지 몇발짝 북한 땅에 걸음하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을 풀 수 있는 이 관광특구를 통해 남북관계도 계속 이어갈 것이다.버스를 타고 다시 DMZ를 통과할 때 우리는 금강산에 대한 많은 좋은 추억과,다음 여행에서 북한을 더욱 자세히 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돌아왔다. 트레버 레이크 濠 여행사 사장
  • 책 / 동물원의 탄생

    니겔 로스펠스 지음 /이한중 옮김 지호 펴냄 오늘날 동물원이 동물이 아닌 사람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동물원이 곧 제국의 힘을 의미했던 19세기와는 다르고 철조망도 사라졌지만,인간은 여전히 해자를 통해 분리된 거리만큼이나 ‘과학적 동물’인 자신과 유희의 대상인 동물과의 거리 두기에 즐거움을 느낀다.동물들의 생활이 원래의 서식지가 아니라 박물관이나 동물원 같은 인간의 환경에서 이뤄진다는 사실,동물들의 그 ‘비자연적인 역사’는 동물들의 자연사만큼이나 중요시돼야 한다.‘동물원의 탄생’(니겔 로스펠스 지음.이한중 옮김,지호 펴냄)은 오락과 교육,나아가 멸종동물의 보호 등을 명분으로 정당성의 지평을 확보해온 동물원의 기원과 변천,그리고 이데올로기적인 함의를 문화인류학의 관점에서 살핀다. ●태평양군도의 원주민까지 붙잡아 전시 동물원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현대 동물원의 아버지’로 불리는 독일인 칼 하겐베크(1844∼1913)이다.그는 희귀 이국동물을 포획하는 데 남다른 실력을 발휘하면서 유명해졌고,나중에는 독일학계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그린란드와 태평양군도의 원주민들까지 붙잡아 전시했다.미국에서 하겐베크­월리스 서커스단으로 명성을 쌓은 그가 함부르크 근처의 슈텔링겐에 동물원을 열었는데,이것이 바로 기존 동물원 개념을 바꿔놓은 하겐베크 동물원이다.이 동물원은 철책 우리 대신 해자를 둬 육식·초식동물이 공존하는 파노라마 형태의 야외동물원의 모델이 됐다.그러나 하겐베크 이전에도 알렉산더 대왕과 트라야누스,네로황제,인도 무굴제국의 아크바르 황제 등 고대국가의 전제군주들은 이국동물을 모아 자신의 미내저리(menagerie,동물원)를 만들었다.그런가하면 정복왕 윌리엄 1세의 아들인 헨리 1세는 우드스톡에 동물원을 세워 이국동물을 키우는 영국 왕실의 전통을 창시했다.이 동물들은 훗날 헨리3세에 의해 런던탑으로 옮겨졌고,19세기 중반 리전트 공원의 ‘런던동물원’으로 옮겨질 때까지 해체되지 않았다.이 때의 동물전시는 일종의 권력과 부의 과시에 가까웠다.희귀 동물을 잡아온다는 것 자체가 먼 이국땅을 정복할 수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노르웨이 오슬로대학의 박노자 교수는 “동물원은 봉건시대 군주와 귀족들의 과시적인 사치의 전통을 이어받은 제국주의적 ‘과학성’의 상징”이라고 말한다. ●‘인간만을 위한' 동물원의 아이러니 군주시대의 미내저리와 오늘날의 공공동물원이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현대의 동물원이 교육과 위락,보호의 명분을 존재 근거로 삼는다는 점이다.그러나 외관상 평화로운 ‘노아의 방주’일 뿐,오늘날 동물원은 많은 것을 감추고 있다.새끼 코끼리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무리를 몰살하는 수치스러운 인간의 역사를 아는 관람객이 얼마나 될까.아기코끼리 점보는 아픈 과정을 거쳐 아이들의 영웅이 된 것이다.그래서 ‘슬픈 동물원’이다.교육의 장이되 거기에는 서구중심의 부르주아적 세계관이 깔려있으며,각종 동물공연에는 제국주의와 식민지착취의 역사가 서려 있다. 미국의 역사학자로 야생동물 보호 프로젝트를 직접 진행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프란츠 카프카의 ‘빨간 피터의 고백’(원제 ‘어느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에나오는 유인원 빨간 피터가 철창 안에서 출구를 찾는 이미지를 거듭 보여준다.동물사냥꾼에게 잡혀 문명으로 편입된 피터의 고백을 통해 인간과 동물의 위계적인 관계를 풍자한 카프카의 의도를 고스란히 되살려 낸다.이제 동물원들은 너나없이 세련된 생태학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동물친화적인’ 사고다.이것이 바로 ‘인간만의 동물원’을 비판하는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1만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열린세상] 반북시위의 오류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문제가 되었던 반북시위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물론 시위를 주최한 측은 북한의 인권실상과 김정일 정권교체의 정당성을 내외에 알린 평화로운 기자회견이었다는 주장이지만 시기와 장소,그리고 당시 플래카드에 적힌 구호 등을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정치적 의도성을 지닌 반북시위로 변질된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이다.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알리고 집회와 시위를 개최하는 것은 당연히 시민의 권리이다.그러나 필자는 그들의 주장과 의견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적지 않다. 우선 반북시위를 주도한 보수진영의 주장은 기본적으로 김정일 정권과 북한주민을 구분하는 논리를 펴고 있지만 사실 이들의 언행을 보면 반드시 그런 것 같지 않다.이번 시위에 등장했던 구호가 ‘김정일이 죽어야 북한주민 산다.’ ‘김정일 타도하여 북한주민 구출하자.’인 것도 바로 정권과 주민을 분리하여 김정일은 밉지만 주민은 사랑한다는 보수진영의 주장을 대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현실에서 김정일 정권을 지지하고 옹호하며 최소한 동의하는 인민들이 대다수라고 했을 때 이들 북한주민에 대해서도 보수진영은 불타는 적개심을 보이는 게 사실이다.반북시위 당시 북한기자를 ‘위장한 공작원’으로 규정하고 미녀 응원단마저도 ‘훈련된 공작대’로 인식하는 보수진영은 사실 북한체제 전반을 적대시하는 데 익숙해 있다.결국 이들이 사랑한다는 북한주민은 ‘김정일 체제를 반대하는’ 주민일 뿐,지금 북한에서 살고 있는 대다수 인민들은 김정일과 다를 바 없는 타도의 대상이자 적대의 대상일 뿐이다. 또한 반북시위가 의도하는 효과는 북한주민들에게 김정일 체제의 문제점을 알리고 김정일 타도 투쟁에 나서도록 의식화하는 것인데 이 역시 북한민주화를 앞당기기보다는 남북대결을 조장하는 역의 결과만을 내고 있다.최근 폴러첸씨와 일부 보수단체들이 ‘라디오가 총’이라면서 풍선을 통해 라디오 보내기 운동을 벌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번에 북한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김정일 타도를 주장한 것 역시 북한인민들을 각성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남북이 아직 대결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주민 전체에 대한 감정적 적개심을 앞세운 김정일 타도 주장은 결코 북한 인민들의 의식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80년대 군사독재 하에서 북한의 관영매체가 연일 군사파쇼정권 타도를 외치며 반파쇼 투쟁에 나설 것을 요구한 것이 과연 남쪽의 민주화에 기여했는지,그리고 북한의 선동 때문에 남한에서 민주화 요구가 일어난 것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화 요구는 일정한 경제성장과 자발적인 시민사회의 성장에 기초해서 분출한다는 것이 정치학의 정설이다.비에 젖은 김정일 위원장의 사진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하는 북한주민들에게 김정일 타도를 단말마적으로 외치는 것이 과연 그들에게 정권교체의 정당성을 의식화시키는 방법인지 보수진영 스스로 자문해봐야 한다.오히려 민족화해의 증진과 화해협력의 증대를 통해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이 자연스럽게 북으로 침습되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보수진영이 원하는 바를 효율적으로 이루는 방식임을 왜 모르고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마지막으로 보수진영의 반북시위는 북한주민 외에 남한 국민들에게도 김정일 정권의 교체 필요성,그리고 자유민주주의하의 통일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를 갖고 있는데 이 역시 시기상 별 의미가 없다.북한이 문제투성이의 체제이고 언젠가는 우리의 통일이 남한 주도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하의 통일로 지향되어야 함을 부인하는 사람은 이미 남쪽에 없기 때문이다.따라서 보수진영의 주장은 일종의 기우(杞憂)이며 오히려 자신들만이 애국지사라는 우월의식의 산물이 아닐까 한다. 보수진영이 목이 터져라 주장하는 북한정권 교체나 인권개선의 문제는 이제 그 방식의 효율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이런 관점에서 볼 때 최근 반북시위는 바람직하지도 효율적이지도 않은 방식이며 역으로 남북대결을 고취시키고 민족화해에 찬물을 끼얹는 ‘대안 없는 흥분’일 뿐이다.지금 시기에는 민족화해의 증진과 남북관계의 개선을 통해 북한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수 있는 ‘트로이의 목마’를 준비하는 것이 보다 현명할 것이다.트로이의 목마를 만드는 것이 귀찮아서 지금 당장대결과 강압의 방식으로 북한민주화를 이루자고 하는 허황된 감정싸움은 이제 제발 걷어치워야 한다.부탁이다. 김 근 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정치학
  • “日 강제징용 만행 깊이 뉘우칩니다”천안 망향의 동산에 ‘사죄비’ 세운 후쿠도메 야스오

    ‘일본 히로시마 고우보댐 강제연행을 조사하는 모임’을 이끌고 있는 후쿠도메 야스오(福政康夫·72)는 22일 회원 50여명과 함께 충남 천안시 성거읍 국립 망향의 동산에 일제시대 강제 징용돼 희생된 한국 징용자를 위한 ‘사죄비(謝罪碑)’를 세웠다. 가로 120㎝,세로 90㎝ 크기의 오석으로 만든 사죄비는 ‘우리 일본인이 저지른 강제연행,강제노동의 비인간적인 행위를 속죄하는 뜻으로…’라고 시작하고 있다. 일제 강제징용자 무연고 묘역인 합장묘역 입구에 세워진 사죄비 앞에서 깊이 머리 숙인 후쿠도메는 “다른 민족의 인권을 유린한 식민지 지배를 깊이 반성하고 두번 다시 전쟁없는 평화로운 사회구축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히로시마에 살고 있는 그는 전직 교사 출신으로 30여년 전 인근 고우보댐이 일제 당시 강제 징용된 한국인들의 희생으로 세워진 것을 알고 지금까지 진상규명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우보댐 강제 연행을 조사하는 모임’을 조직,반세기 이상 일본에 묻혀 있던 당시 조선인의 유해를 발굴했고 위령제도 지내고 있다.교사 재직중 이같은 활동으로 인해 교장 승진을 앞두고 면직 당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후쿠도메는 “유해발굴 작업 과정에서 징용된 조선인들이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황에서 구타와 고문으로 희생됐다는 사실을 알고 일본인으로서 일제의 잔인함을 뉘우치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이 비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
  • [사설] U대회 ‘화합의 축제’ 돼야

    2003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오늘 대구에서 개막된다.U대회는 세계의 젊은이들이 한데 어울려 마음껏 뛰고 달리는 스포츠 제전이다.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남북의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개막식에 동시입장하는 모습은 지구촌에 한민족의 화합을 다시 한번 과시하게 될 것이다. U대회는 세계의 젊은이들이 정치와 이념을 떠나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되는 축제다.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하계U대회는 또 우리에게는 한반도의 화합을 세계에 알리고 경제적 이익도 얻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한국개발연구원은 U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다면 2268억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되고,6358명의 고용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또 남북의 하나된 모습은 북한핵 관련 6자회담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우리는 U대회의 성공으로 한반도의 평화로운 모습이 국제사회에 깊게 각인되기를 바란다.그러기 위해서는 남남갈등 자제,성숙한 시민의식 발휘,철저한 안전대책 등 반드시 지켜야 할 조건들이 있다.지금 정치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유감표명’을 두고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일부 시민들은 대구시 홈페이지에 ‘북한 선수들에게 야유를 보내자.’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U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이런 소모적이며 편가르기식 논쟁은 그만둬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U대회의 성공은 대구 시민은 물론 전 국민이 한 마음으로 힘을 합할 때만 가능하다.정치권은 힘겨루기나 민심 얻기 등 당리당략적 이해를 떠나 적극 도와야 할 것이다.시민들도 2002월드컵과 88서울올림픽을 훌륭하게 치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U대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협조해야 마땅하다.당국 또한 안전과 경비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어제 대구에서 공기총을 승용차에 싣고 대회본부로 들어가던 사람이 검거되기도 했다.만에 하나 테러 등 불상사가 생긴다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된다는 사실을 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 편집자에게/ “이제 금강산에서 ‘정치’를 빼자”

    -‘금강산 육로관광 새달 재개’기사(대한매일 8월18일자 2면)를 읽고 오는 9월1일 금강산 육로관광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지난 4일 유명을 달리한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때문이다.‘며칠만 빨랐더라면…’하는 생각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친다.정 회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온 나라가 들썩거렸으며 금강산 관광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가자는 온 국민의 관심도 높아졌다. 그것도 잠시뿐.현실적인 문제와 부딪쳐 있다.북핵문제와 금강산 관광이 연계되고 있고,관광대가의 현금 지급 불가 등의 얘기도 나온다.이런 시점에 육로관광이 재개된다니 반갑기 그지없다. 사실 우리는 금강산관광사업을 통해 경제외적으로 얻은 것이 참으로 많다.동쪽 바다에선 서해와는 달리 남북 충돌없이 금강산관광선이 평화로이 1년 365일 남북을 오갔고,또 동쪽 육로에선 우리의 아들들이 전쟁의 위험없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던가. 이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소득이다.한 민간기업이 분단 50년의 장벽을 뛰어넘어 남북화해와 협력을 위해 많은 희생속에 금강산관광사업을 유지해왔다면 이젠 금강산관광사업을 정상 운영해 나가는 방법에 대해 국회,정부,그리고 온 국민이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금강산에서 정치를 뺐으면 좋겠다. 조우석 회사원·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 교황즉위 기념 미술공모전

    한국의 젊은 미술가들을 대상으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즉위 25주년을 기념하는 미술공모전이 개최된다.주한 이탈리아문화원 주최로 열리는 이 공모전의 주제는 ‘교황님과 젊은이,함께 평화로’.세계 평화를 증진하기 위해 진력해온 교황의 발자취를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공모부문은 회화(동양화·서양화·판화),조각(환조·부조),그래픽(캐릭터 포함) 등.공모전의 취지에 맞는 내용으로 제작된 국내외 미발표 창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응모 자격은 마감일 기준 만 26세 미만의 한국 국적 젊은이로,학부 및 대학원 학적 소지자는 연령 제한이 없다.주한 이탈리아문화원 홈페이지(culture@italcult.or.kr)에서 다운받은 참가신청서를 작성해 접수해야 하며,참가 신청은 11월10일까지이다. 작품은 11월13일과 14일 이틀간 서울 한남동 꼰벤뚜알 성 프란치스꼬 수도원에 제출해야 한다.최우수작품 1점은 로마 스페인광장의 바티칸 관할 ‘프로파간다 피데(Propaganda Fide:인류복음화성)’에 작품이 영구 전시된다. 김종면기자 jmki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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