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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의 窓] 조화는 행복한 세상의 시작이다/성전 남해 용문사 주지

    [생명의 窓] 조화는 행복한 세상의 시작이다/성전 남해 용문사 주지

    바람 부는 가을 들녘을 거닌다. 황금빛 물결이다. 바다를 앞에 둔 남해의 들녘은 그 푸른 바다와 마주 서 황금빛이 더욱 선명하다. 황금빛 벼들은 고개 숙여 하늘을 향해 인사하고 바다와 바람과 농부와 존재하는 모든 것을 향해 인사한다. 조화롭게 자신을 완성한 존재들의 마지막 언어가 감사라는 것을 나는 황금빛 들녘에서 배운다. 가을 들녘은 조화로 아름답다. 가을 들녘은 ‘모든 것은 서로를 의지해 존재한다.’는 생명의 세계를 그대로 드러내어 보인다. 가을 들녘에 서면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것은 서로 다른 것들이 하나가 되어 순하게 황금빛 물결로 일렁이기 때문이다. 가을 들길을 거닐며 나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비추어 본다. 가을 들녘에 비친 우리들의 세상은 아름답지가 않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조화보다는 분쟁이 많기 때문이다. 가장 조화를 이루어야 할 종교마저도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어느 스님의 말씀처럼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게 된 형국이 되고야 말았다. 얼마 전 조계종은 ‘종교 간 평화를 위한 불교인 선언’ 초안을 발표했다. 큰 기조는 종교 간의 다름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함께 생명의 평화와 안락을 실현해 가자는 것이다. 초안은, 다름은 그대로 세계의 실상이며 아름다움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저것을 부정하는 것은 이것을 부정하는 것이고, 남을 부정하는 것은 나를 부정하는 것이라는 연기적 세계관이 불교가 세상과 관계 맺기를 원하는 방식이라고 초안은 말하고 있다. 세상엔 무수히 많은 ‘다름’이 있다. 이것은 존재의 다름이기도 하고 진리관의 다름이기도 하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면 평화는 존재할 수가 없다. 평화는 다름을 인정한 조화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름을 인정하기란 쉽지가 않다. 우리는 언제나 ‘나’, ‘내 것’을 주장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연기적 세계관을 등지고 살아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사고는 다름을 언제나 틀린 것으로 규정하는 우를 범하곤 한다. 다름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를 뿐이라는 것을 아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무지의 언덕을 힘써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초안은 말하고 있다. “나의 종교가 우주 전체를 담고 있듯이 상대의 종교 또한 우주 전체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인연의 차이일 뿐입니다.” 다름은 인정하면 조화가 되지만 부정하면 분쟁이 되고야 만다. 다름을 다름으로 수용하는 것은 연기적 지혜이고 다름을 다름으로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탐욕적 무지이다. 종교는 온전한 지혜의 구현이 아니던가. 달라이라마는 종교가 많을수록 좋다고 했다.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 있다면 어떤 종교든 다 수용할 수 있다는 자비를 보인 것이다. 이 자비는 지혜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지혜가 없는 자비가 없고 자비가 없는 지혜 또한 있을 수가 없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황금빛 들녘을 여름내 오가며 나는 농부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았고 바람과 햇살이 어떻게 이 들녘을 지나는가를 보았다. 지금의 이 벼들은 하늘과 바람과 햇살과 비와 농부의 조화와 헌신의 결과이다. 모든 것들이 자신을 거름처럼 묻어두고 사라진 자리에서 벼들은 황금빛 물결로 익어 온 것이다. 그러므로 벼는 단순한 벼가 아니고 일체의 모든 것이 된다. 모든 것의 조화가 빚어낸 가을 들녘의 황금빛 물결은 그래서 성스럽기까지 하다. 종교 간 평화를 위해 우리가 찾아야 할 길은 조화이다. 이것은 자기 비움 없이 가능한 것이 아니다. 다름을 인정하기 어려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비움은 보다 큰 채움이다. 작은 채움엔 분쟁과 분열이 있지만 큰 채움에는 평화와 안락이 있다. 이 일을 위해 세상의 모든 종교는 서로 다른 종교를 향해 기쁘게 답해야 한다. 가을 들길에 바람이 분다. 벼들이 일렁이자 그 바람은 황금빛 바람이 된다. 그리고 농부가 웃는다. 행복한 세상이 이 세상 모든 종교가 꿈꾸는 일 아닌가.
  • “테러, 평화로 갚아라”

    “테러, 평화로 갚아라”

    10년 전 9월 11일 아침 집에서 커피를 마시던 데이비드 포토티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받고서야 뉴욕 쌍둥이빌딩 북쪽 건물 95층에서 일하던 친형 짐에게 뭔가 심각한 일이 생긴 걸 알았다. 9·11 테러범들이 테러에 이용한 첫 번째 여객기가 들이받은 곳은 바로 짐이 일하는 사무실이었다. 포토티는 8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십중팔구 형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른 채 직장 동료 300여명과 함께 즉사했겠지요. 2002년 4월에 작은 뼛조각을 유전자 검사한 한 끝에 형의 사망 사실을 인정하기 전까지 우리는 형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 채 지내야 했습니다.”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해 다른 나라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답이 될 수 없었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다른 유가족들과 함께 2001년 말 워싱턴에서 뉴욕까지 ‘치유와 평화를 위한 행진’을 벌였다. 2002년에는 200여 유가족들이 모여 ‘평화로운 내일을 위한 9·11 유가족회’를 만들었다. 9·11이 그를 평화운동가로 만들었다. 하지만 9·11 유가족들의 눈물을 명분 삼아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던 미국 정부는 정작 이 단체의 목소리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가 보기엔 최근 미국이 겪고 있는 막대한 정부부채 위기도 결국 전쟁이 주된 원인이다. 그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모든 폭탄은 결국 학교 건물이나 병원을 짓는 데 써야 할 예산에서 훔친 장물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평화로운 내일을 위한 9·11 유가족회’는 지금도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비폭력과 평화를 호소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평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는 “해마다 이맘때면 슬픔과 두려움, 분노로 뒤섞인 격한 감정에 시도때도 없이 사로잡힌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뼈 한 조각으로만 남은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어머니가 들려줬던 “지금 우리가 겪는 이 고통을 다른 이들에게 겪게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떠올리며 슬픔을 이겨 낸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무연고 장애인 가족 찾아 드립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때도 적잖다. 중증 장애인들의 처지가 그렇다. 장애를 가진 자식을 직접 키우기보다는 시설에 있으면 잘 돌봐 주겠지 해서 맡겨 놓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서다. 은평구 구산동 주민센터는 추석을 앞두고 관내 복지시설인 시립 ‘평화로운 집’에서 생활하고 있는 무연고 중증 장애인 180여명을 대상으로 부모 형제 등 가족을 찾아 주는 사업을 편다고 8일 밝혔다. 부랑인 보호시설인 구산동 산61-8 시립 ‘은평의 마을’ 내에 있는 ‘평화로운 집’은 장애인들만 따로 생활하는 시설로 180여명의 생활인 대부분이 무연고로 파악되고 있다. 구산동 주민자치위원과 복지위원들이 시설을 정기 방문해 입소한 지 오래된 생활인부터 면담을 통해 인적사항 등을 파악하고, 연고자의 동의에 따라 부모 형제를 찾아줄 계획이다. 동 관계자는 “‘평화로운 집’으로 봉사활동을 갈 때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호소하는 이곳 생활인들의 딱한 사정을 접해 연고자 찾아 주기 사업을 전개하게 됐다.”며 “성공적으로 추진해 많은 무연고 생활인들에게 가족과 상봉하는 기쁨을 안겨 주겠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MACAU-축제예감, 마카오 산책

    MACAU-축제예감, 마카오 산책

    축제예감, 마카오 산책 마카오가 좋았던 건 오랜 세월, 정치와 종교와 문화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뒤섞였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불뚝거리지 않고 조화롭게 자리잡은 그 흔적들이 유독 돋보였기 때문이다. 미묘한 세월의 색감으로 채색된 마카오의 길 위에서 고집스럽게 내 것만을 고집하던 강퍅한 마음이 여유로운 축제 예감에 절로 들썩거렸다. 글·사진 한윤경 기자 취재협조 마카오정부관광청 kr.macautourism.gov.mo 2, 3 마카오 콜로안섬은 바다와 어우러진 파스텔톤의 길과 건물들이 밤낮으로 아름다운 감흥을 자아낸다. 콜로안의 거리 풍경은 채색 그림동화, 그 자체다 4 마카오의 파란 하늘 위로 축제의 흥을 돋우는 색색의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5 세나도 광장 맞은편에는 중국풍 느낌이 물씬한 ‘펠리시다데 거리’가 자리한다. 일명 ‘행복 거리’인 이곳은 과거 홍등가였던 것을 특별한 관광명소로 재구성하였다. 현재는 음식점과 숍 등이 들어와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treet 걸어서 만나는 즐거움 마카오는 유독 즐길거리가 많기로 유명한 여행지다. 여러 나라의 음식문화가 유입되어 특유의 맛으로 더욱 맛깔나게 업그레이드되었다는 먹거리에, 하룻밤 대박을 꿈꾸게 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의 휘황한 카지노, 갖가지 테마로 치장한 화려한 호텔과 다채로운 쇼까지, 힘들이지 않고 여행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대표 관광지로 자리잡은 지 이미 오래다. 하지만 마카오의 진수를 맛보려면 먼저 편한 신발을 신고 거리로 나서 보아야 한다. 어수선한 듯 묵직하게 자리한 오래된 거리 속을 여유롭게 걸어서 돌아다녀 보자. 천천히 걸어 다니며 감흥을 얻기에 이만한 도시가 없다. 마카오 거리로 나서면 먼저 시간이 스며든 회색톤의 건물들과 물결치는 광장 위로 쏟아지는 뜨거운 태양을 만날 수 있다. 무채색 건물 위로 밝게 떠오르는 희고 노란 파스텔톤의 색감과 종종 강렬함을 드러내는 원색의 배치는 그림인 듯 어우러지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크고 작은 호텔들 주변의 길 한 켠에는 어김없이 전당포들이 즐비하고 복닥복닥 어둑한 어느 골목으로 스며들면 먹고 사는 풍경과 소리만으로도 신명나는 재래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그 거리에 현지인들이 바쁘게 오가고 호기심 어린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켜켜이 가볍게 섞여든다. 마카오가 포르투갈의 통치에서 벗어나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특별행정구로 도시 형태를 바꾼 것이 1999년. 포르투갈이 동양 진출의 교두보로 마카오에 진출한 지 400여 년 만의 일이다. 홍콩을 통해 서양문물이 들어오기 전까지 서양문화가 들어오는 통로 역할을 한 마카오는 서양의 문물과 문화가 요동치듯 뒤섞이고 들썩거리는 현장이었을 것. 그 결과, 오늘의 마카오 거리는 유럽 속의 동양인 듯, 동양 속의 유럽인 듯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1 아름다운 색감과 동화 같은 구성이 매력적인 <자이아> 2, 6, 8 파티마 성모 축제의 행렬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카오 구석구석에 자리한 문화유산들을 만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이 함께 염원하는 지향에 귀기울이는 기회도 갖게 된다 3, 7 콜로안섬의 탐쿵 축제는 탐쿵신을 기리는 행사로 동네 단합과 화합의 장이 된다 4 빗속의 공중곡예뿐 아니라 고난이도 다이빙에 오토바이 묘기까지 <더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관람 내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5 세나도 광장은 아침부터 술 취한 용의 축제 참가자들이 품어대는 술 세례에 취기가 가득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festival 흥겹게 함께 어우러지는 순간 지역에 따라 모양새를 달리할지언정 축제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마음의 바탕은 대동소이하다. 매일매일이 똑같아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을 때도, 힘든 노동의 결과로 즐거움을 맞았을 때도, 미약하고 어려운 시작에 도움을 청하고 마음을 다잡을 때도, 심지어 죽은 이를 보내는 순간이나 믿음을 고백하는 순간에도 우리는 또 ‘축제’를 준비한다. 이채로운 축제를 엿볼 때면 흥미롭고 신나는 한편, 그들 또한 내가 품고 있는 그 바람을 품고, 내가 사는 바로 그 일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어찌 보면 거리를 걷다가 반가운 사람을 만나는 그 순간도, 오래 벼르던 공연을 관람하며 색다른 기쁨을 맛보는 그 순간도 실은 축제의 씨앗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상의 발걸음 속에 고비고비 축제의 순간들을 끼워 넣으며 잠시 잠깐씩 호흡을 고르는 것일 터이다. 따지고 보면 축제는 하루하루의 삶과 다름 아니다. 가을로 접어드는 마카오에는 봄 축제만큼이나 다채로운 계절 축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9월의 국제불꽃놀이대회와 10월의 마카오 음악축제부터, 11월의 마카오그랑프리, 12월의 국제마라톤대회까지 연중 다양한 축제로 들썩이는 마카오를 만날 수 있다. 술 취한 용의 축제 세나도 광장 분수대 주변은 아침 일찍부터 축제의 설렘이 그득하다. 골목 안 콴 타이 사원에서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매캐하게 향을 태워 올리며 신 앞에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한편 벌써부터 얼굴이 불콰해진 축제 참가자들은 나무로 만든 용을 들고 한껏 흥을 돋운다. 입에 머금었다 뿜어대는 술 세례에 용도 취하고 넋 놓고 구경하던 빳빳했던 일상들도 함께 취해 돌아간다. 광장에서 시작된 행렬은 부두로 이어지며 늦게까지 마시고 취해 거나한 저녁으로 마무리된다. 애초에 용에게 술을 올리며 바라 마지않던 고기잡이 뱃사람들의 안녕과 수확, 그리고 역병 퇴치의 염원은 굽이굽이 흥겨운 몸짓으로 휘청휘청 완성되어 간다. 부처님 오신 날 열린다. 탐쿵 축제 콜로안섬 골목 안쪽에서는 잘 익은 통돼지 한 마리를 바닥에 놓고 사람들이 수런거린다. 알록달록 퍼레이드 옷을 맞춰 입은 동네 아주머니들은 깃발을 흔들며 흥을 내고 2층 높이의 건물 사이에 쳐놓은 줄에는 지나갈 용을 위해 간식으로 걸어놓은 배추쪼가리가 앞뒤로 흔들거린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사자 한 마리가 에그타르트로 유명한 로드 스토우 가게 안으로 꿈틀꿈틀 머리를 들이밀며 축복을 해주고 곱게 차려입은 어린아이 둘이 가마에 기웃하니 올라서서 행진을 준비한다. 콜로안섬에서는 병자를 치유해 주고 날씨를 관장한다는 아기 신 ‘탐쿵’의 탄생을 기념해 해마다 5월8일이면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축제를 벌인다. 이 기간 중 밤이면 탐쿵 사원에서는 경극도 올리고 각종 전통놀이와 폭죽놀이 등도 펼쳐 뱃사람들의 수호신 탐쿵신을 기리는 축제에 신명을 다한다. 파티마 성모 축제 성도미니크성당 주변은 미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인파로 번잡하다. 저녁 6시 무렵 성당을 나와 거리로 나선 행렬의 맨 앞에는 깨끗하게 차려입은 화동 세 명이 붉은 꽃을 뿌리며 길을 열고 흰 옷에 미사포를 쓴 여인들이 옮기는 꽃가마 위에 성모님이 자리했다. 그리고 그 뒤를 사제와 신자들이 줄지어 따라간다. 촛불을 손에 든 행렬은 기도를 올리며 마카오대성당을 지나 약 2km에 이르는 거리를 1시간30분가량 행진하는데 펜하 성당에 이르러 다시 미사를 올리고 마무리하게 된다. 파티마 성모 축제는, 가톨릭이 동양에 들어올 때 그 출발지가 되었던 마카오에서 종교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포르투갈의 파티마에서 세 명의 어린아이들에게 발현했다는 성모의 기적을 기념하는 축제로 해마다 5월13일에 열린다. 환호로 함께하는 축제, 서커스 서커스를 보는 마음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들쭉날쭉이다. 급격하게 흥분되고 짜릿하다가도 애잔한 감성으로 뚝 떨어지는 것이, 짧은 시간에 다양한 빛깔의 감흥을 체험할 수 있기에 더욱 흥미롭다. 보고 있는 순간만큼은 100% ‘몰아의 순간’을 체험할 수 있다. 대형 서커스 공연으로 유명한 마카오에서 대표적인 공연을 꼽으라면 역시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The House of Dancing Water>와 <자이아ZAIA>일 것. 그동안 베네치안 마카오의 세계적인 서커스 <자이아>가 몽환적이고 동화 같은 스토리와 구성으로 큰 평가를 받았다면 지난해 시티 오브 드림즈가 새롭게 선보인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는 무대를 구성하는 놀라운 규모와 박진감으로 관람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맨바닥 무대 위로 장대비가 쏟아지다가 한순간에 10여 미터 높이에서 다이빙을 선보이는 등, 다이내믹한 무대에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더 하우스 오브 댄싱 워터 | 관람요금 | VIP석 HKD1,380 A석 어른 HKD880, 어린이 HKD620 B석 어른 HKD680, 어린이 HKD480 C석 어른 HKD480, 어린이 HKD340 문의 | 시티 오브 드림즈 853-8868-6688 www.thehouseofdancingwater.com 자이아 | 관람요금 | VIP석 HKD1,288 일반석 어른 HKD388~788 어린이 HKD194~394 문의 | 베네치안 마카오 853-2882-8818 www.venetianmacao.com 나차 사원과 성 바오로 성당 유적은 오랜 세월 서로 사이좋게 이웃해 있다. 나차 사원 안에서 바라본 성 바오로 성당 유적 heritages 평화로운 공존의 가치 마카오에는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30곳에 이른다. 하나하나의 장소를 떠나 동서양 문화교류의 흔적을 가장 넓은 지역에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도시 자체가 그 가치를 그대로 인정받고 있다. 그에 더해 다양한 문화와 종교가 혼재되어 이루어진 사회임에도 오랜 시간 서로 대립하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해 온 그 조화로움이 큰 점수를 얻은 것. 내 것 아닌 것, 나와 다른 것에 유난히 배타적인 우리네와 비교해 보면 이상할 정도의 관대함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다양한 축제의 현장에서 만나게 되는 문화유산들은 축제의 감흥까지 얹어져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더구나 대부분의 문화유산들이 마카오 구시가지를 중심으로 자리해 있어 하루 정도면 걸어서 돌아볼 만하니 환상의 도보여행 코스라 할 만하다. 01 성 바오로 성당 유적 1580년 지어진 성 바오로 성당은 1835년 화재로 모두 불타고 정문과 정면계단, 건물 토대만 남았다. 전면부의 조각과 건축 양식 등에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롭게 드러나 있어 마카오에서만 볼 수 있는 소중한 유적으로 손꼽히고 있다. 마카오의 대표 이미지. 02 기아 요새 마카오에서 가장 높은 송산松山에 자리한 기아 요새는 1622년에 건축되었다. 요새에는 기아 등대와 예배당이 자리하고 있으며 동서양의 양식이 혼재된 건축 양식과 은은한 색감의 예배당 프레스코 벽화가 유명하다. 개방시간 | 요새 오전 9시~오후 5시30분, 예배당 오전 10시~오후 5시(등대는 내부 관람 불가) 03 아마사원 마카오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유교, 도교, 불교뿐 아니라 토착 신앙의 흔적도 발견할 수 있는 사원. 마카오라는 이름도 이 사원 이름에서 나왔다고. 개방시간 | 오전 7시~오후 6시 04 나차 사원+구시가지 성벽 1888년 전염병을 막기 위해 나차신에게 바쳐진 사원으로 작지만 우아하고 섬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불어 나차 사원 옆에 자리한 구시가지 성벽은 1569년부터 포르투갈인들이 쌓은 성벽으로 현재는 성벽 잔해 일부만 남아 있다. 개방시간 | 오전 8시~오후 5시 05 마카오대성당 1622년 건축된 가톨릭 성당으로 제단 아래 16, 17세기 주교의 유품들이 매장되어 있다. 마카오 반환 전까지 새로 부임하는 마카오 총독은 이 대성당 성모 마리아 앞에서 의식을 치루는 것이 전통이었다. 개방시간 | 오전 7시30분~오후 6시30분 06 만다린하우스 1869년 건축물로 중국의 사상가 정관잉의 고택이었다. 창과 지붕 등 중국 전통방식으로 설계되었으며, 인도풍의 천장과 문틀 등, 이국적 건축양식이 혼합되어 눈길을 끈다. 개방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화, 수요일 휴관) 07 성도미니크성당 1587년 도미니크회 사제들이 지은 성당으로 중국에 지어진 첫 번째 성당. 성당 내부는 화려하고 바로크풍 제단이 아름답다. 성당 앞 광장은 볼거리 많은 세나도 광장으로 이어진다. 개방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 08 릴 세나도 빌딩+세나도 광장 릴 세나도 빌딩은 1784년 마카오 정부청사로 건축된 신고전주의 건축양식의 건물로 고가구로 장식한 도서관이 들어서 있다. 포르투갈풍의 도기 타일 ‘아줄레조Ajulejo’로 꾸민 인테리어와 내부 정원이 눈에 띈다. 릴 세나도 빌딩에서 내려다보면 세나도 광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광장 주변으로 19~20세기에 지어진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특유의 물결무늬 광장은 1993년 조성한 것. 개방시간 | 전시관 오전 9시~오후 9시(월요일 휴관), 정원 오전 9시~오후 9시 09 무어리시배럭 1874년 건축된 건물로 무굴제국의 영향을 받은 디자인이 돋보인다. 마카오 치안을 맡았던 인도인 용병들을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은 마카오 해상행정국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개방시간 | 오전 9시~오후 6시 T clip. 마카오 가는 길 인천과 마카오를 에어마카오가 매일, 진에어가 주 3회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 3시간30분 정도. 홍콩을 거쳐 페리로 들어갈 수도 있다. 화폐 마카오 공식 화폐는 파타카MOP로 1파타카는 150원 정도. 파타카와 더불어 홍콩달러가 통용된다. 시차 한국보다 1시간 늦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8) 한국 원숭이 ‘가상’ 멸종사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18) 한국 원숭이 ‘가상’ 멸종사

    우리나라 역사 기록의 맹점은 거의 모든 게 인간 중심으로 쓰여져 생물학적 서술이 매우 빈약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록되지 않은 역사도 당연히 역사의 한 부분인 만큼 유추하고 추적할 수 있다면 우리 것으로 만들어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생물학의 최대 미스터리 중 하나는 중국에도 많고 일본에도 있는 야생 원숭이가 두 나라를 잇는 생물학적 교량인 우리나라에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 까닭을 아래와 같은 스토리로 한번 각색해 보았다. ●인간중심 기록에 동물서술 빈약 옛날 옛적 우리나라에도 야생 원숭이가 많이 살았다. 어떤 원숭이들은 마을로 내려와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기도 했다. 사람들과 친해진 몇몇 원숭이들은 서로 친구가 돼 가끔 시장 한복판에서 재주넘기를 하며 돈을 벌어주기도 하고, 그 돈으로 사람 친구와 맛있는 것을 사 먹기도 했다. 원숭이들은 적응력도 강했지만 모험심도 강해서 통나무를 타고 해류을 이용해 일본으로 건너가 새로운 무리를 이루기도 하고, 중국의 원숭이들과는 국경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혈연 관계를 넓히기도 했다. 그 무렵 ‘세상의 질서는 사람이 잡고, 자연의 질서는 원숭이가 잡는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이 둘은 평화로운 공생 관계를 이루고 살았다. 원숭이들은 사람처럼 사회를 이루고 살면서 그 안에 각자의 계급을 두고 있었다. 각각의 무리에는 우두머리가 있었고 그중에 전국 원숭이들의 대표격인, 사람으로 치면 왕에 해당하는 위대한 수컷 한 마리가 있었다. 이 수컷은 워낙 지혜롭고 용감하며 카리스마까지 넘쳐서 원숭이들뿐 아니라 사람들도 그 원숭이를 한번 보면 “야, 멋있다.”란 말이 절로 나왔다. 원숭이의 명성이 날로 높아지면서 드디어 사람 왕의 귀에도 들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 왕은 욕심 많고 포악하기로 원성이 자자했다. 왕은 “감히 원숭이 주제에 헛된 재주로 사람들을 현혹하는구나.”라며 군사를 풀어서 그 왕 원숭이를 잡아서 잔인하게 죽여 버렸다. 곧이어 전국의 원숭이란 원숭이는 모조리 잡아 죽이라는 황당한 명령을 내리기에 이른다. 차츰 시간이 지나자 산속 깊숙이 도망친 원숭이들이 하나둘 굶어 죽으면서 마침내 이 나라에는 단 한 마리의 원숭이도 남아 있지 않게 됐다. ●인간, 원숭이왕 시기… 전멸시켜? 한편 일본으로 건너간 원숭이들은 잘 적응해 점점 마릿수를 늘렸다. 그곳 사람들과도 좋은 관계를 맺으면서 학살 이전 우리나라에서처럼 사람들과 즐겁게 공생하면서 살게 됐다. 이 원숭이들이 대를 이어 와 지금 세계인들은 이 원숭이를 ‘일본원숭이’(Japanese Macaque)라 공식적으로 칭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당시 왕의 명령에 의해 원숭이에 관한 모든 기록을 불태워 버려 몇 세대가 지나자 더 이상 우리 원숭이에 관해선 어느 책에서도, 어떤 사람들 기억 속에서도 전혀 찾아 볼 수 없게 됐다. 최종욱 광주우치동물원 수의사 lovnat@hanmail.net
  • “타인의 종교 소중히 여기자” 조계종, 자정·종교평화 선언

    “타인의 종교 소중히 여기자” 조계종, 자정·종교평화 선언

    ‘각 종교마다 기본 교리는 다를 수 있으며, 자신의 종교를 선전하느라 남의 종교를 비난하는 것은 어떤 의도에서이건 자신의 종교에 오히려 더 큰 해악을 가져다 줄 뿐입니다. 우리 모두 다른 사람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고 존경해야 합니다.’(인도 아소카왕·기원전 268~기원전 232년 재위) 불교계가 종교 갈등을 없애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앞장설 것을 선언하고 나섰다. 조계종 자정과 쇄신 결사추진본부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스님)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종교평화 실현을 위한 불교인 선언’ 초안을 발표했다. 종단 차원에서 종교평화 선언문을 내기는 처음이다. ‘21세기 아소카 선언’으로 이름 붙여진 이 선언은 조계종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정과 쇄신운동의 사실상 첫 작품으로 불교계 안팎의 큰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21세기 아소카 선언’은 불교계 스스로의 반성을 토대로 평화를 실현하자는 선언과 실천 다짐으로 요약된다. “우리 불교인들은 이웃 종교를 진정한 이웃으로 생각하는 데 충분하지 못했으며 이웃 종교인의 허물을 내 허물로 여기고 그들의 기쁨을 나의 기쁨으로 여기는 데 충분하지 못했음을 반성합니다.”(총론) 여기에 덧붙여 실천강령으로 ‘진리는 모두에게, 모든 믿음에 다 열려있다.’는 열린 진리관과 ‘내 종교가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의 종교도 소중히 여기자.’는 종교 다양성의 존중을 세웠다. 전법과 전교의 원칙에선 ‘실천적 활동을 통해 내 믿음의 참됨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불교와 다른 종교 모두에 대한 주문도 들어 있다. ‘신앙이 공적 영역에 작용해 종교적 편향성을 낳는 것은 모든 종교의 비극으로 이어진다.’‘종교 간 평화를 가로막는 갈등상황이 오더라도 우리 불교인은 평화로운 방법으로 평화를 이뤄가야 한다.’ 화쟁위는 당초 선언에 담을 내용으로 종교 평화와 보수·진보 갈등을 두고 고민한 끝에 종교 평화에 낙점했다고 한다. 박경준(동국대)·성태용(건국대)·조성택(고려대) 교수와 조계종 명법 스님이 초안 작성에 참여해 8개월간의 작업 끝에 세상에 내놓은 사회평화의 선언이다. 화쟁위는 우선 중앙종단과 종회, 교구 본말사, 신자 등 4부대중의 의견수렴을 거쳐 오는 10월쯤 종단 차원의 최종 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모든 종교계와 종단협의회가 참여하는 세미나와 시민 토론회를 열어 국민들의 공감과 참여를 확산시키는 한편 선언문을 영문으로 번역해 세계종교학회에도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7대 종단을 중심으로 이웃 종교의 동참도 적극 유도할 예정이어서 종교계에 비슷한 선언과 실천운동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화쟁위 위원장 도법 스님은 “종교 때문에 국민들이 걱정하는 상황에 대해 불교 최대 종단에 속한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 죄송함을 느낀다.”면서 “종교 문제로 인한 불신과 갈등이 종식돼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불교, 조계종이 먼저 나서게 됐다.”고 선언문의 취지를 밝혔다. 글 사진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KCC, 친환경 바닥재 통합브랜드 ‘숲’ 출시

    KCC, 친환경 바닥재 통합브랜드 ‘숲’ 출시

    KCC가 최근 친환경 바닥재 통합 브랜드인 ‘KCC숲’을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독자적으로 운영해 오던 PVC바닥장식재, 마루재, PVC타일 등을 하나의 바닥재 브랜드로 묶어 ‘윈윈’ 효과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다. 21일 KCC에 따르면 KCC숲은 숲이 가지는 친환경 이미지에 초점을 맞췄다. 평화로운 휴식 공간인 숲에서 인간과 자연이 소통하고, 다양한 생명체들의 조화로운 공존을 표방하는 모습을 상품에 담고자 노력했다. 친환경 가소제를 사용하는 KCC숲은 디자인에도 친환경 개념을 적용했다. 원목의 질감을 최대한 살리고 친숙한 계열의 색상을 주로 사용해 친근감을 높였다. 아울러 친환경 가소제 사용은 최근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함유된 중국산 강화마루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긍적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여야 정치인 추도식 대거 참석

    모처럼 햇살이 내리쬔 18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 추도식이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렸다. 범야권이 총집결한 가운데 추도식은 엄중히 치러졌다. 추도식이 열린 현충관 내부는 DJ의 영향력을 보여주듯 1, 2층 모두 추모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아들 김홍일·홍업 전 의원, 홍걸씨가 내빈을 맞은 가운데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 여야 대표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최근 대선 야권 후보 선두로 급상승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롯한 친노(親)계 인사, 한화갑 평화민주당 대표 등 동교동계 인사 등 야권 주요 인물들도 총출동했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홍일씨는 휠체어를 타고 부축을 받았다. 맨 앞줄에 앉은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육성 영상 등을 보며 행사 내내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떨궜다. 바로 뒷좌석에는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앉았고, 이 여사의 옆에는 권 여사가 문 이사장과 앞뒤로 나란히 앉아 추모했다. 손 대표는 홍 대표에게 자리를 양보하며 앞줄에 같이 앉았다. 유 대표는 서서 지켜봤으며 이 대표는 뒤늦게 도착했다. 손 대표는 소회를 묻자 “정권 교체를 위해 야권 통합을 하는 건 DJ의 명령이자 역사가 우리에게 맡긴 지상과제”라면서 “반드시 민주세력을 대통합해서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와 문 이사장은 지난 5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2주기 추도식 이후 처음 공개석상에서 만났다. 악수는 했지만 특별한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박 전 원내대표는 “김 전 대통령은 마지막 병석에서까지 야권 통합을 통한 정권 교체를 소망했다.”면서 “김대중 정신을 잇는 건 야권 통합을 통해 내년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이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문 이사장은 “안 계신 자리가 너무 크다. 요즘 같은 세상에 정말 아쉽다.”고 말했다. 정세균 민주당 최고위원은 “남북 문제 등 모든 게 어려운데 가르침을 못 받아 안타깝다.”면서 야권 통합과 관련해 “논의만 말고 행동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보좌관 시절인 1989년 DJ 당 대표 연설문 작성을 위해 동교동에 불려갔던 기억을 회상하며 “영광이고 제 가족들을 다 아신다.”면서도 “DJ는 수차례 야권 통합을 하신 분이지만 그때는 진보정당이 없었다.”면서 “지금은 정치지형이 많이 달라졌고 민주당이 이제 행동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과의 야권 통합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묘소에서의 헌화, 참배가 끝난 뒤 민주당 영등포당사에서는 DJ와 노 전 대통령의 흉상 제막식이 열렸다. 이 여사는 “감사하다. 민주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해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 남북 통일로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권 여사도 “만감이 교차한다. 두 분 뜻을 잘 받들길 부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민주당 산하 민주정책연구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DJ 추모 2주기 토론회’를 열고 그의 뜻을 기렸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리비아 카다피 물러나면 대혼란?

    ‘카다피가 물러나면 카오스가 기다리고 있을 것’ 6개월 넘게 계속된 리비아 내전이 반군의 승리로 끝날 조짐을 보이자 리비아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반정부 세력이 사분오열한 상태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축출돼 ‘권력 진공 상태’가 되면 또 다른 내전이 리비아를 덮칠 것이라는 전망이 떠오른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은 특히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권좌에 오르는 시나리오를 염려하는 눈치다. 리비아 반군 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의 만수르 사이프 알나스르 프랑스 주재 대사는 17일(현지시간) “우리 군이 자위야를 완전히 장악했다.”면서 “(이슬람 성월인) 라마단(올해는 8월)이 끝날 때 최후의 승리를 축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위야는 카다피가 장악하고 있는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48㎞ 떨어진 최전선이다. 리언 패네타 미국 국방장관도 16일 미 국방대학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카다피가 집권할 수 있는 날은 이제 숫자로 꼽을 수 있다고 본다.”며 내전 종식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승리가 가까워질수록 반군을 도와온 서방사회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반군 거점인 리비아 벵가지 주재 서방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반군의 조속한 승리가 ‘가장 나쁜 시나리오’”라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나토 소속의 한 고위 외교관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토는 지금 리비아에서 ‘최악의 성공’을 거두게 생겼다. 반군은 정부를 운영할 준비가 돼 있지 않기 때문에 카다피가 이대로 떠나면 권력 진공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반정부 세력의 분열은 지난달 압둘 파타 유니스 반군 최고사령관이 내부 세력에 의해 피살된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때문에 ‘카다피’라는 공공의 적이 사라지면 또 다른 내전이 불거질 것이란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리비아 사정에 밝은 한 위험평가 컨설턴트는 “‘포스트 카다피’ 시대가 반드시 더 평화로울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면서 “여러 내부 분파 간 갈등과 반목이 시작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극단주의 성향의 이슬람 세력이 반군 안에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 것도 리비아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든다. 한 서방 외교관은 “서양에서 교육받은 자유주의자들이 힘을 잃고 강경파들이 힘을 얻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반군은 카다피 정권과의 협상은 없을 것이며 카다피를 축출한 뒤 신속히 정권을 민간에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보수단체에 머리채 잡힌 정동영

    보수단체에 머리채 잡힌 정동영

    민주당 정동영(얼굴) 최고위원이 15일 ‘반값 등록금’ 집회에 참석했다가 보수단체 회원에게 머리채와 멱살을 잡히는 봉변을 당했다. 전국등록금네트워크(등록금넷)와 정 최고위원 측에 따르면 오후 5시 30분쯤 서울 청계광장에서 등록금넷과 한국대학생연합 주최로 열린 집회에서 맨 앞줄에 앉아 있던 정 최고위원에게 50대 여성이 갑자기 달려들어 “민주당 빨갱이, 죽어라.” 등의 욕설을 퍼부으며 머리카락과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이 여성은 정 최고위원의 뺨까지 때리려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제지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여성은 인근 서울광장에서 열린 보수단체의 집회에 참석한 후 돌아가던 중이었다. 경찰은 이 여성을 연행했다가 훈방 조치했다. 정 최고의원은 소동 뒤에도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국민참여당 박무 최고위원 등과 함께 끝까지 행사 자리를 지켰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 “누굴 믿고 백주에 테러를 저지르느냐.”며 정 최고위원을 겨냥한 일부 보수단체 회원의 테러에 대한 정부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평화로운 집회에 참석중인 국회의원 신분의 정 최고위원에 대한 테러를 경찰이 방조, 묵인했다.”면서 “경찰은 현장 채증 자료를 토대로 관련자를 즉각 처벌하고 경찰청장은 공공연히 자행되는 테러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비난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광복절 관련 기록물 공개

    국가기록원은 제66회 광복절을 맞은 8월 ‘이달의 기록’으로 광복절과 정부수립 관련 기록물을 선정, 12일부터 나라기록포털(http://contents.archives.go.kr)에서 공개한다. 이번에 제공되는 기록물은 1951년 제작된 ‘8·15 광복절 기념행사에 관한 토의안건’ 등 광복절과 정부수립 관련 문서 14건, 간행물 2건, 시청각 32건, 독립기념관 제공기록물 7건 등 총 55건이다. ‘8·15 광복절 기념행사에 관한 토의안건’에는 “순국열사의 귀중한 희생에 보답하며, 38선 정전을 반대하여 영원한 자유와 평화로운 국권을 보장하고자 ‘남북통일 국민 총궐기대회’를 거행한다.” 등의 행사 계획이 담겨 있다. 이경옥 국가기록원장은 “제66주년 광복절을 맞이해 1945년 해방 이후 정치·사회적 변화에 따라 실시된 ‘광복절과 정부수립’ 관련 기록을 살펴봄으로써 광복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 30분) 알콩달콩 프랑스 새댁 에바의 신혼일기가 시작된다. 대학원 졸업 후 한국에서 프랑스어 강사로 일했던 에바.모임에서 우연히 한국 남자 노기현씨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생일이 비슷하다는 공통점에 점차 가까워진다. 3년의 연애 끝에 올해 3월 드디어 결혼에 골인한다. 신혼 향기가 폴폴 풍기는 에바·노기현 부부를 만나본다. ●딸기가 좋아(KBS2 오후 4시 30분) 평화로운 오후, 맛있는 점심을 만들어 준다던 덩치미 아저씨. 몸에 좋은 채소들이 골고루 들어 간 비빔밥을 딸기와 친구들에게 선사한다. 하지만 고기가 안 들어간 비빔밥은 맛이 없다며 짜증을 부리던 바나나는 급기야 고기를 달라며 떼를 쓰기 시작한다. 이를 보다 못한 덩치미 아저씨는 바나나에게만 고기를 주는데…. ●MBC프라임(MBC 밤 12시 30분) 갱년기 여성에게 좋은 콩은 이소플라본 성분의 의약품과 콩완자튀김, 된장소스샐러드 등의 퓨전음식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또 두유영양밥, 두유파스타, 단호박두유스프 등의 두유 요리가 있다. 그리고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두유 화장품과 콩비지 도넛까지, 콩의 무한한 가능성을 소개한다.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30분) 은혁이 엄마는 은혁이가 밝은 아이기에 큰 걱정 없이 아이를 키워 왔다. 그런데 요즘 은혁이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자신의 머리카락을 뽑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새 은혁이의 머리엔 500원 동전 크기의 탈모가 생겼다. 은혁이는 엄마와 머리카락을 뽑지 않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하기만 하다. ●직업의 세계-일인자(EBS 밤 10시 40분) 손톱만큼 작은 얼굴 안에서 각각의 표정이 살아 있는 송규태 화백의 작품들. 그는 어느 것 하나 허투루 그리는 법이 없다. 8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집중력 하나로 그 작은 선들을 그려낸다. 50년간 민화의 길을 걸어오며 끊어져가는 맥을 화려하게 부활시킨 현대 민화의 대부, 송규태 화백. 그의 이야기를 만나 본다. ●멜로다큐 가족(OBS 밤 11시) 경북 성주군 수륜면 작은리 개티 마을에는 팔순이 훌쩍 넘은 산골 할매들이 살고 있다. 60여년간을 동고동락하며 형제 부럽지 않은 우애를 과시하는 산골 할매들. 먹성 좋고 유쾌한 다산댁 할매와 멋쟁이 두리실댁 할매, 그리고 분위기 담당 산막댁과 막내 지수골댁 할매가 뭉치면 세상 부럽지 않다는데….
  • 모기 어디갔니

    모기 어디갔니

    올여름 눈에 띄게 줄어든 모기로 ‘평화로운 밤’이 지속되고 있다. 장마가 끝난 7월 중순부터 기승을 부렸던 평년과 달리 올해는 장마 이후 계속된 폭우로 모기 알과 유충이 제대로 부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은 그러나 “비가 그치고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8월 중순 이후 침수피해로 고인 물 등에서 모기가 많이 번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7일 질병관리본부 질병매개곤충과에 따르면 지난 6월 넷째주부터 지난달 셋째주까지 한달간 전국의 모기 개체수는 평년에 비해 평균 44.75% 감소했다. 모기가 본격적으로 번식을 시작하는 6월 넷째주는 평년대비 44% 줄었으며, 7월 첫째주에는 55%, 둘째주 42%, 셋째주에는 38%가 각각 감소했다. 특히 7월 셋째주를 기준으로 말라리아 매개 모기는 평년 대비 87.7%, 일본뇌염 매개모기는 77% 줄었다. 이 같은 모기 감소현상은 지난 6월 22일부터 지난달 17일까지 지속된 장마가 유난히 길고 강수량이 많은 데서 비롯된다. 올여름 장마의 강수량은 594.7㎜로 평년의 3배가 넘었고, 강수 일수도 19.3일로 2배에 달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올여름은 지난해에 비해 유난히 긴 장마로 모기 서식의 조건인 높은 습도와 높은 기온 중 기온이 뒷받침되지 못했고, 장마가 길어져 모기의 짝짓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장마가 모두 끝나고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8월 중순 이후 모기 개체수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이현 질병관리본부 연구관은 “8월 들어 큰 비가 그치고 평년과 같은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어 모기 개체수가 평년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한여름 수험생 건강하게 나기

    한여름 수험생 건강하게 나기

    수능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수험생들은 이 기간 동안 지친 심신을 추슬러 애써 갈고 닦은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급한 마음에 자칫 생활리듬을 잃어버리거나 지나치게 긴장하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이 수험생들에게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바쁠수록 규칙적으로 인체는 규칙적인 생활로 항상성을 유지할 때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수능 시험일이 다가오면 조바심에 생활패턴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족한 과목을 따라잡기 위한 과도한 집중수업이나 과외, 무리한 학업스케줄 등은 생활리듬을 깨뜨려 피로감은 늘고, 학습 효율성은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선생님 등과 상의해 과목의 우선순위를 정한 뒤 평상심을 갖고 공부하는 것이 학습량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효율적으로 목표를 이루는 방법이다. ●일정한 수면이 중요 수면은 양도 필요하지만, 취침과 기상시간의 규칙성이 중요하다. 공부가 밀렸더라도 항상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며, 주말이라도 늦잠이나 30분 이상의 낮잠은 피하는 게 좋다. 잠자리는 쾌적하고 조용해야 한다. 소음 등 방해요인이 없도록 수험생이 잘 때는 TV를 끄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 숙면을 위해서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으며, 자기 직전에는 과식을 피해야 한다. 허기감이 느껴지면 따뜻한 우유를 한잔 정도 마시는 게 좋다. 새벽까지 공부하고 늦잠을 자는 수험생이라면 지금부터 서서히 수능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해야 한다. 보통 잠에서 깨어 최소한 2시간이 지나야 뇌가 왕성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언어영역시험이 시작되는 시간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단, 수면 패턴을 갑자기 바꾸면 생체리듬이 깨어질 수 있으므로 충분한 기간을 두고 30분 정도씩 천천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 ●식사 및 영양관리 수험생 건강을 위해 영양보충제나 영양식품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식단이다. 라면·햄버거 같은 인스턴트식품이나 커피 등 자극적인 음식보다 채소·생선·과일 등 비타민과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땀이 많은 여름철에는 녹황색 야채나 과일을 통해 수분과 비타민을 보충해 줘야 한다. 생리를 겪는 여학생은 철분이나 아연 등 무기질이 부족하기 쉽고, 야채를 잘 먹지 않는 아이들 역시 특정 비타민과 무기질이 부족하기 쉬운데, 이런 경우 종합비타민이 도움이 된다. 식사를 즐겁게 하는 것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짧고 규칙적인 운동 따로 시간을 내기 힘든 수험생은 등하교나 학원 이동시간을 이용해 간단한 운동을 하는 것도 지혜다. 더러 자가용으로 등하교를 시켜 주기도 하지만 이런 배려가 오히려 학생의 체력을 저하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보다는 버스 한 정거장 정도를 걷도록 하면 20∼30분 정도 걷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걸으면서 계획을 점검하거나 친구와 대화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면 일거양득이다. 한 주에 1∼2회 더운 시간을 피해 친구들과 1시간 정도 가벼운 운동을 즐기는 것도 좋다. 체력도 키우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다. 공부 중에 피로감이나 졸음이 밀려오면 가만히 앉아 있지 말고, 일어서서 스트레칭을 하면 생각보다 쉽게 피로감이 사라진다. ●스트레스 해소 가족과 함께 잠깐씩 수다를 떨거나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또 공부 중간에 5분 정도 멍하니 앉아 쉬거나, 산책을 하면 긴장이 풀려 한층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시험이 다가와 긴장·불안할 때는 심호흡이나 명상·근육이완법 등도 도움이 된다. 심호흡은 조용하고 쾌적한 곳에서 편안한 자세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뱉는 동작을 5분 정도 반복하면 된다. 복식호흡이 아니더라도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면 긴장을 푸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심호흡과 명상을 같이 할 수도 있는데, 이때 오솔길 등 평화로운 광경을 상상하거나, 조용한 음악을 곁들이면 더 효과적이다. 가족들이 대화나 문자메시지·이메일 등을 통해 격려해 주는 것도 큰 힘이 된다. 지나치게 우울하거나 불안해서 공부에 전념할 수 없다면 정신과 전문의를 찾도록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효원 교수
  • [지금&여기] 평화로운 독도를 꿈꾸며/김미경 정치부 기자

    [지금&여기] 평화로운 독도를 꿈꾸며/김미경 정치부 기자

    독도야, 안녕. 2005년 2월 일본 시마네현의 영유권 도발 후 그해 3월 네가 전면 개방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발을 디딘 뒤 6년이 지났구나. 요즘 부쩍 늘어난 관광객은 물론, 장관·정치인 등 높은 분들까지 맞이하느라 얼마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니. 게다가 일본 자민당 우익 의원 3명이 지난 1일 네가 자기네들 것이라고 우기며 울릉도 방문을 강행했다가 쫓겨나는 모습을 보면서 너의 마음도 많이 불편하고 화가 났을 것 같아.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히 대한민국의 땅인 네가 제국주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일본의 침탈 야욕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구나. 물론 그 책임, 일본에 있다. 러시아·중국 등과도 끊임 없이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이 독도 너에 대한 목소리를 더 높이는 것은 대한민국이 너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지. ‘못 먹을 감’에 대한 분쟁지역화, 국내 정치적 이용을 강화하고 있는 실정이야. 그럴수록 우리는 일본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고 분쟁지역화를 막으면서 영유권 공고화를 위해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생각해.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구나. 지난 5월 우리나라 일부 국회의원들이 러·일 간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남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를 방문, 일본을 자극해 독도 문제의 불을 지폈고, 일본 의원의 울릉도 방문 강행 등으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있어. 양국 정치인들이 너를 ‘정치적 쇼’의 희생양으로 삼은 셈이지. 일본 의원들은 “다시 오겠다.”고 밝혔고, 우리 국회 독도특위는 12일 너를 방문해 회의를 갖는다고 하는구나. 우리 정부는 일본의 독도 교과서 문제가 불거진 2008년에야 너에 대한 영유권 강화를 위한 관리대책과 사업을 발표했어. 이제는 한·일 갈등이 발생할 때만 떠들 게 아니라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해. 그렇게 된다면 네가 분쟁의 상징이 아니라 동해, 나아가 동북아 평화의 상징이 될 날이 오지 않을까. chaplin7@seoul.co.kr
  • “증오의 고리 끊어야 폭력도 멈춘다”

    “증오의 고리 끊어야 폭력도 멈춘다”

    21일 개봉한 ‘그을린 사랑’(원제: Incendies)은 두고두고 곱씹어 볼 영화다. 캐나다 출신의 드니 빌뇌브(44) 감독은 한 여인의 삶을 짓이긴 전쟁과 폭력의 잔혹함, 대물림되는 상처와 그에 얽힌 진실을 좇는다. 감독은 영화 말미의 소름 끼치는 반전을 통해 관객에게 묻는다. 당신들도 증오의 고리를 끊을 수 있겠느냐고. 원작은 레바논 출신의 와이디 무아와드가 연출한 4시간짜리 동명 연극이다. 빌뇌브 감독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2004년 5월 27일 캐나다 몬트리올 소극장에서 연극을 처음 봤다. 그리스 비극의 현대판과 같은 참혹한 이야기였고, 모든 관객들이 공연 내내 숨죽인 채 관람해 극장 내 산소가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다. 평생 잊지 못할 강렬한 경험에 기립박수를 치면서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4시간짜리를 고스란히 스크린으로 옮기는 것은 의미가 없을 터. 빌뇌브 감독은 “연극적인 요소들을 털어버리려고 원작을 아예 뇌리에서 지웠다.”고 말했다. 특히 원작의 결말 부분에 나오는 재판 장면을 통째로 들어냈다. 원작에서는 니하드가 크파르 리아트 감옥에서 저지른 일(여성 정치범을 고문·강간)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는 장면이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사라졌다. 그는 “재판 장면을 살렸다면 상영 시간은 3시간이 넘었을 것(영화 상영 시간은 2시간 10분)”이라면서 “대신 현실에서 가져온 이야기로 대체했다. 레바논에서 고문을 당했던 여성이 몇 년 후 캐나다의 어느 거리에서 자신을 고문했던 사람과 마주쳤다는 실화를 들은 적이 있는데 내 관점에서는 이 결말이 더 잔인했다.”고 밝혔다. 정황상 레바논으로 추정되는 ‘중동 어딘가’를 다루면서도 영화는 공간을 특정하지 않는다. 빌뇌브 감독은 “원작자와 이야기할 때 우려했던 점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어떻게 스크린 위에서 보여줄 것인가’였다.”면서 “코스타 가브라스의 ‘제트’와 로만 폴란스키의 ‘진실’을 떠올리면서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작은 레바논 내전 중 실제로 일어난 사건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현실적 맥락으로부터 이야기를 떼어내 시적인 변용을 가미했다.”면서 “증오의 고리를 비판하는 작품이 도리어 현실 정치에 기름을 붓는 것은 옳지 않다. 주제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비정치적이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결말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뒤틀린 운명의 무게를 감안하면 너무 급작스럽게 화해와 용서를 말한다. 이에 대해 빌뇌브 감독은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영화 속 인물들이 운명을 받아들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 사이에는 아주 오랜 침묵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 침묵은 평화로운 침묵일 것”이라고 말했다. 빌뇌브 감독은 10살 때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보고서 감독을 꿈꿨다. 데뷔작 ‘지구에서의 8월 32일’(1998)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를 비롯한 35개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주목받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로맨틱 허니문 성지 ‘뉴칼레도니아’

    로맨틱 허니문 성지 ‘뉴칼레도니아’

    어떤 실력 좋은 사진작가도, 어떤 훌륭한 카메라도 아직까지 내 눈에 박혀 있는 그곳의 풍경을 제대로 담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인간의 눈이 가장 좋은 카메라라는 말을 실감하게 만든 곳, 뉴칼레도니아. 그곳의 물빛은 눈이 시리다 못해 한순간 가슴이 먹먹해져 버릴 정도로 곱고, 땅 빛은 태곳적부터 이어져온 생명체들을 다 품고도 남을 정도로 깊다. 지난 2009년 인기리에 방영된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소개된 이후 새로운 허니문 여행지로 떠오른 뉴칼레도니아에 대해 사람들은 맹그로브 나무가 만들어낸 자연 무늬인 ‘하트’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사실 그 하트는 고개만 돌리면 눈앞에 펼쳐지는 뉴칼레도니아의 수많은 절경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보석 박은 하늘… 푸른 빛깔 바다… 고생대 토양 뉴칼레도니아까지 직항편을 운항하는 에어칼린을 이용해 밤 늦게 통투타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9시간 30분 동안의 비행은 결코 짧지 않아 피로감도 느껴졌다. 하지만 수도 누메아로 가는 길, 밤하늘에 빼곡하게 박힌 별무리를 보자 금세 눈이 동그래졌다. 우리나라 교외에서 보던 것처럼 쏟아질 듯한 느낌보다는, 단아하게 한땀 한땀 보석을 꿰매 놓은 자수를 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튿날 눈을 뜨자마자 찾은 곳은 누메아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우웬토로 공원.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 진지였던 공원에는 전쟁 때 실제 사용됐던 대포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포신 너머로는 바다가 만(灣)에서부터 완곡한 곡선을 그리며 뻗어나가고 있다. 라이트블루부터 다크블루까지, 각기 다른 채도의 푸른색을 띠며 빛나는 바다는 원주민들이 몸에 감아 두르는 전통의상 ‘파레오’의 나염만큼이나 선명했다. 햇볕을 받으면 바다의 깊이와 바닷속에 자리 잡고 있는 산호 군락에 따라 각기 다른 색을 낸다는 뉴칼레도니아 관광청 직원의 ‘합리적인’ 설명을 듣고도 한참을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신비로웠다. 누메아에서 택시 보트를 타고 15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에스카파드 아일랜드 리조트’로 대표되는 메트르 섬에 닿는다. 수상방갈로 25개가 S자 모양으로 줄지어 만 한쪽을 둘러싸고 있는데, 방갈로에는 바다로 직접 연결되는 계단이 있어서 언제든지 스노클링을 즐길 수 있다. 뉴칼레도니아 남부의 야테 호수와 블루리버파크에서는 ‘태곳적 흙’을 밟아볼 수 있다. “이곳의 토양은 2억 6000만년 전 하나의 판이었다가 8000만년 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떨어져 나왔을 때의 토양 그대로입니다. 쥐라기 시대 때 공룡이 밟고 다녔던 바로 그 흙과 똑같습니다.” 에코투어 전문 가이드 프랑수아 트란의 설명이다. 이곳에는 7000만~8000만t의 철이 묻혀 있다. 때문에 토양 색도 붉은색인데, 니켈이나 옥 등 함유돼 있는 광물에 따라 검은색이나 노란색, 초록색을 띠는 흙도 곳곳에 눈에 띈다. 9000㏊에 이르는 블루리버파크에서 수백종의 나무와 희귀 동물을 만나는 것도 묘미지만, 무엇보다 뉴칼레도니아의 두 상징물을 접하는 즐거움이 각별하다. 국조(國鳥)인 카구와 아로카리아 소나무다. 카구는 하늘색에 울음 소리가 개 짖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바킹 버드’(barking bird)라고도 불린다. 울음소리보다 더 특이한 것은 날지 못하는 새라는 점이다. 아로카리아 소나무는 태고부터 뿌리를 내린 고생대 식물이다. 40m 넘게 높이 솟아올라 있지만, 사실 침엽수림이라는 느낌은 좀처럼 들지 않는다. 잎이 두껍고 둥글어서 손을 대도 따갑지 않기 때문이다. 카구가 울지 못하는 이유, 아로카리아 소나무 잎이 뾰족하지 않은 이유는 똑같다. 자신을 해칠 천적이 없기 때문에 오랜 시간에 걸쳐 이렇게 진화한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울음소리로 유인해 불러내기도 전에 알아서 먼저 모습을 드러낸 카구는 사람이 바로 옆까지 다가가도 경계하는 기색조차 없었다. 참고로 뉴칼레도니아에서 독이 있는 생물은 물뱀밖에 없는데, 그나마도 입이 작아 사람을 물 수 없다고 한다. ‘천국에 가장 가까운 섬’ 뉴칼레도니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평화로움과 느긋함의 근원은 바로 이런 무해한 자연환경이 아닐까. ●소나무숲과 바위가 만든 천연 풀 ‘일데팽’ 누메아에서 비행기로 20분 정도 걸리는 일데팽은 인구가 1900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이지만, 특히 신혼부부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환상의 휴양지로 손꼽힌다. 일데팽이라는 이름은 ‘소나무섬’이라는 뜻인데, 말 그대로 섬 곳곳에서 웅장하게 솟아 있는 아로카리아 소나무 숲을 볼 수 있다. 일데팽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곳은 바로 오로 만과 자연풀장이다. 수면과 같은 높이의 바위들이 바다를 막고, 이 ‘천연 필터’를 거친 바닷물이 유입돼 형성된 거대한 수영장이다. 빽빽한 소나무 숲과 바위로 둘러쌓인 자연풀은 팔뚝만 한 크기의 물고기와 갖가지 색의 열대어들이 유영하는 모습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투명해서 흡사 수족관에서 스노클링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뉴칼레도니아는 지금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때라 우리나라의 초여름 정도 날씨이지만, 자연풀의 물은 따뜻해서 걱정 없이 몸을 담글 수 있었다. 뉴칼레도니아의 연평균 기온은 24도로 축복받은 기후라고들 한다. 또 섬인데 전혀 습하지 않다는 점도 매력이다. ●‘360도 파노라마’ 펼쳐지는 아메데 섬 등대 누메아에서 남쪽으로 20㎞ 떨어진 아메데 섬은 등대섬으로도 불리는 무인도다. 누메아 모젤항에서 아메데 섬으로 향하는 유일한 배인 매리디호를 타면 40분 정도 걸린다. 아메데 섬에 도착하면 다양한 해양 스포츠가 기다린다. 특히 바닥이 유리로 돼 있는 ‘글라스 보텀 보트’는 깊은 바닷속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놓치지 말아야 할 코스다. 물론 바닷물이 워낙 맑아서 유리 바닥이 아니라 그냥 바닷속을 봐도 무리지어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볼 수 있다. 운이 좋으면 바다거북도 만날 수 있다. 이 섬의 상징인 56m짜리 하얀 등대 역시 꼭 한번 올라가봐야 할 곳이다. 247개의 계단을 힘겹게 오르고 나면 ‘360도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바다 멀리 산호군락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가까이에선 산호가루가 섞인 새하얀 모래사장이 섬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특히 바다 한가운데에서 에메랄드 빛으로 반짝이는 거대한 라군(산호초로 형성된 호수)은 아무리 오랫동안 바라봐도 질리지 않을 정도다. 뉴칼레도니아의 라군은 길이 1600㎞에 넓이는 2만 4000㎢인데, 유네스코 역시 그 가치를 인정해 지난 2008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했다. 뉴칼레도니아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딸바보’ 데이비드 베컴, 직접 찍은 딸사진 공개

    ‘딸바보’ 데이비드 베컴, 직접 찍은 딸사진 공개

    데이비드 베컴(36)과 빅토리아 베컴(37)이 지난10일(현지시간) 태어난 딸 ‘하퍼’의 사진을 나란히 공개했다. 빅토리아는 자신의 트위터에 ‘아빠의 작은딸’(Daddy’s little girl)이라는 제목을 달고 데이비드의 품속에 안긴 하퍼의 사진을 공개했다. 담요 속에 잠이든 하퍼를 바라보는 아빠 데이비드의 온화한 얼굴이 잘 들어난 흑백사진이다. 이어 데이비드 베컴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온하게 잠이든 엄마 빅토리아와 아기 하퍼의 사진을 올렸다. 그는 “내가 이 잠자는 두 여자의 사진을 찍었다.”고 설명을 달아놓았다. 잠이든 빅토리아와 엄마의 가슴에서 잠든 아기의 평화로움이 묻어나는 사진이다. 한편 데이비드의 딸 사랑이 화제다. 그는 하퍼가 태어나자 마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여자아이”라고 자랑을 하더니, 16일 미국을 방문한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세 아들인 브루클린, 로메오, 크루즈와 함께 새로 태어난 하퍼의 이름이 수놓아진 핑크빛 축구화를 신고 출전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내 축구화를 눈여겨 보아달라.”고 적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 비록 LA 갤럭시가 레알 마드리드에 4대1로 패했지만 데이비드의 행복을 줄이지는 못했을 듯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주말 영화]

    ●싸인(OBS 일요일 밤 11시 15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벅스 카운티에 소재한 그래함 헤스(멜 깁슨·가운데)의 농장. 농가 안쪽에서 바라본 창밖 세상에는 평화로운 기운만 가득하다. 그런데 그때 2층 창문의 투명한 유리가 물결치듯이 잠시 일렁이는 모습을 포착한다. 그 유리창을 통해 누가 창밖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 바로 그날 아침 그래함은 아이들과 애완견의 비명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난다. 밖으로 달려 나간 그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자신의 옥수수 농장에서 이상한 흔적이 발견된 것이다. 그것은 원과 선으로 된 복잡한 패턴의 미스터리 서클이었다. 그날 이후 그래함은 미스터리 서클에 관해 조사에 들어간다. 그리고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존재와 마주치게 된다. 그래함이 목격한 존재는 그 자신뿐만 아니라 동생 메릴(호아킨 피닉스)과 아들 모건(로리 컬킨·왼쪽), 그리고 어린 딸 보(애비게일 브레슬린·오른쪽)의 인생에도 엄청난 충격과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과연 멈추지 않는 의문의 메시지, 그 마지막은 무엇일까. ●로미오와 줄리엣(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몬터규가의 로미오(레너드 위팅)는 원수 집안인 캐풀렛가의 가면파티에 몰래 들어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히 아름다운 여인과 마주친다. 그녀의 이름은 줄리엣(올리비아 하세)이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에 반한 로미오는 그녀가 바로 원수 캐풀렛가의 딸이란 사실을 알고 놀란다. 하지만 그녀에게 끌리는 감정을 막을 수 없었던 그는 밤에 담장을 넘어 창가에서 그녀를 만난다. 줄리엣 또한 로미오를 보고 사랑에 빠지고, 둘은 신부님의 주례로 몰래 결혼식을 치른 뒤 첫날밤을 보낸다. 그러나 친구 머큐쇼와 싸움에 휘말린 로미오가 실수로 줄리엣의 사촌오빠인 티볼트를 죽이고 만다. 그로 인해 로미오는 쫓기는 몸이 되고, 그 사건을 시작으로 둘의 운명은 비극으로 치닫기 시작한다. ●12명의 노한 사람들(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한 소년이 친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배심원들의 판결을 앞두고 있다. 판사는 배심원들에게 만장일치로 유·무죄를 가려줄 것을 부탁한다. 그렇게 12명의 배심원은 최종 판결을 위해 배심원실로 들어선다. 배심원단의 분위기는 거의 유죄판결로 기운 상태. 하지만 한 남자만이 무죄 쪽에 손을 든다. 2명의 증인이 소년이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증언했고, 현장에서 범행에 쓰인 칼이 발견됐으며, 소년은 자신의 알리바이를 증명하는 데 실패했음이 확인됐다. 하지만 그 사나이는 피고인 측 변호인의 무성의한 변호와 사소한 의심을 하나씩 꼬집어가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그렇게 배심원들은 하나둘 그의 논리적이고, 타당한 지적에 수긍하며 점차 무죄 쪽으로 마음을 바꾸기 시작한다.
  • [생명의 窓] 다 받아들이자/성전 남해 용문사 주지

    [생명의 窓] 다 받아들이자/성전 남해 용문사 주지

    장마가 찾아온 바다엔 물결 소리가 거셌다. 저 물결은 어디로 가고 싶은 것인가. 그 너른 바다에 살아도 또 가야 할 그 어딘가가 있다는 것인가. 아니면 그 넓음에 끝없음을 저 물결은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너무 작게 산다. 우리 안에 허공보다 넓은 마음이 있다는 것은 까맣게 잊고 살아가고 있다. 바다는 넓어도 그 무한성을 확인하고자 하는데, 우리는 먹고 마시고 대상을 따라 생각하는 삶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자신의 진짜 모습은 허공보다도 넓은데 우리는 이 작은 모습만을 자신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왜 저 물결처럼 자신의 넓음을 확인하려 들지 않는 것일까. 왜 ‘나는 누구인가.’라고 우리는 자신을 향해서 질문을 던지지 않는가. 질문을 던지다 보면 우리는 알게 된다. 이 작은 내가, 내가 아니라는 것을. 이 작은 ‘나’ 뒤에 형상으로는 그릴 수 없는 자신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자신이 허공보다 넓은 존재임을 확인하는 일이다. 자신이 얼마나 넓은 존재인가를 확인하는 순간, 우리는 삶의 모든 분노와 절망으로부터 벗어나 용서와 평화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하안거를 마치고 부처님의 빼어난 제자가 길을 떠나려고 하고 있었다. 그때 다른 비구 하나가 부처님의 상수 제자가 자신을 비난하고 때렸다고 부처님께 고했다. 부처님은 상수 제자인 사리불에게 그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자 사리불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이시여, 한 스승 밑에서 함께 공부하는 도반에게 잘못을 저지르고 나서 용서를 빌거나 참회도 하지 않고 어떻게 여행을 떠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이시여, 저는 마치 대지(大地)와도 같아서 어느 누가 꽃을 던져도 즐거워하지 않고, 혹 대소변이나 쓰레기를 쌓아 놓아도 불쾌함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사리불은 평화로웠다. 그는 이미 형상에 국한된 자신을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허공과도 같이 넓은 자신의 본래 모습을 보았고 그 삶의 평화로움을 구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결치는 바다를 향해 누군가 방뇨를 한다. 그러고 나서 동료들을 향해 시원하다고 소리친다. 몹쓸 인간. 바다보다도 내가 먼저 불쾌해졌다. 바다는 얼마나 불쾌할 것인가. 부끄러움을 모르는 인간의 행적 앞에서 나는 민망했다. 바다에게 사죄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것도 나의 좁은 소견일 뿐이다. 바다는 인간의 만행을 아는지 모르는지 여전히 물결치며 달려오기를 계속하고 있을 뿐이다. 좁은 마음에 갇힌 우리는 언제나 반응한다. 그래서 어떤 경계 앞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반응한다는 것은 구속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구속은 생명의 참된 모습을 모르는 데서 온다. 형상에 집착하면 그 어디에나 구속될 수밖에 없다. 전도몽상이다. 이 전도된 몽상을 여의지 않으면 마음의 평화를 만날 수가 없다. 그러나 생명의 참모습을 아는 사람은 주시한다. 주시함으로써 반응의 파고로부터 자유롭다. 그래서 언제나 고요한 마음의 평화를 실현할 수 있게 된다. 바다에 바람이 분다.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내 전신을 스쳐 지나간다. 사람은 어떻게 성장해 가는가. 체험을 통해서도 성장해 가지만 진리에 대한 믿음을 통해서도 성장해 간다. 우리의 마음이 허공과 같이 넓다는 것을 알고 믿을 수 있다면 우리들의 삶은 달라질 것이다. 마음의 크기에 걸맞게 살아가는 사람은 그 어느 것도 다 받아들인다. 분별로 인한 괴로움이 없다. 그 마음 안에서는 모든 것이 지나가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마음의 크기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언제나 부딪치기를 멈추지 못한다. 터지고 깨져서 분노하고 슬퍼할 뿐이다. 왜소한 삶의 끝은 초라할 뿐이다. 바다와 부처님의 제자는 닮았다. 그들은 다 받아들인다. 그래도 넘치지 않는다. 이 허공과도 같은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삶의 주인공은 우리 자신이다. 다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아니면 분별하다가 저녁 해를 맞을 것인가. 삶은 마음의 본래 크기를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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