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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CAU CUISINE-사흘간의 식도락 여행 “마카오는 맛있다”

    MACAU CUISINE-사흘간의 식도락 여행 “마카오는 맛있다”

    사흘간의 식도락 여행 “마카오는 맛있다” 마카오에 3일간 머물렀다. 짧은 일정이었다. 초점은 음식에 맞춰졌다. 중국 광둥요리, 매캐니즈 푸드, 일본 음식, 국수와 에그 타르트 등 미식 기행은 그야말로 끝이 없었다. 다른 출장에서 열흘간 먹은 음식보다 훨씬 다채롭고 풍성했다. 안 그래도 나온 배가 한결 더 빵빵해져서 돌아왔다. 다이어트에 관한 한 마카오는 ‘적성국’이다. 에디터 김기남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마카오정부관광청 02-778-4402 kr.macautourism.gov.mo 1 도시형 통합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인 시티 오브 드림즈의 더 테이스팅 룸. 유럽의 정찬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2 알티라 호텔의 일식당 텐마사. 일본의 유명 텐푸라 레스토랑인 텐마사의 해외 지점이다 3 아마 사원 가까이에 위치한 오 포르토 인테리어. 매캐니즈 푸드 전문 식당이다 4 마카오 타워에 자리한 광둥요리 레스토랑 루아 아줄. 5 바닐라 민트 아이스크림에 초콜릿 시럽을 얹어 먹는 더 테이스팅 룸의 디저트 6 포르투갈 특산물과 디저트 등을 선보이는 루시타누스. 포르투갈 전통음악인 파두 연주도 들을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서로 다른 문화의 합작품 15세기와 16세기는 대항해시대였다.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고 새로운 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유럽의 배들이 눈에 불을 켜고 세상을 돌아다녔다. 포르투갈이 대항해시대를 선도했다. 바스코 다 가마와 마젤란은 모두 포르투갈 사람이다. 배를 보낸 나라의 입장에서 그들은 탐험가였고, 배가 도착한 나라의 관점에서 그들은 침략자였다. 포르투갈은 중국의 남쪽 끝 마카오에도 발을 디뎠다. 결과적으로, 세상의 중심이라 자부하던 두 세력이 말문을 트게 됐다. 1557년 포르투갈은 마카오에 거주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당시 명나라의 군대를 도와준 대가였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이주했고, 자연스레 포르투갈의 음식과 음식 문화도 따라왔다. 문제는 식재료였다. 두 나라 사이의 거리는 너무 멀었고 운송 여건은 열악했다. 식료품은 마카오에 입성하기도 전 썩어버렸다. 마카오에 거주하는 포르투갈 사람들은 ‘현지화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조리법은 포르투갈의 것을 고수하되 재료는 마카오에서 나는 것을 이용했다. 여기에 포르투갈이 교역하던 다양한 기항지의 음식 재료와 양념 등이 보태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마카오 사람들도 점차 포르투갈 음식을 즐기게 됐고, 자연스레 중국의 요리법도 스며들었다. 이것이 바로 포르투갈과 마카오가 함께 절차탁마해서 만들어낸, 오직 마카오에서만 맛볼 수 있는 매캐니즈Macanese 푸드다. 삼각형 모양의 만두 매캐니즈 사모사는 주로 애피타이저로 먹는다. 고기, 양파, 고수를 잘게 다져 속을 채운 뒤 노르스름하게 튀긴다. 아프리칸 치킨, 덕 라이스, 커리 크랩 등은 메인 요리로 사랑받는 품목들이다. 닭고기에 10여 종의 향신료를 첨가한 다음, 오븐에 구워내는 아프리칸 치킨은 매콤한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일단 먹고 나면 마치 아프리카에 있는 것처럼 몸이 더워진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는데, 그 정도로 매운 것은 아니다. 덕 라이스는 말 그대로 오리고기를 넣어 지은 밥 위에 포르투갈 소시지를 얹은 요리다. 올리브유와 향신료가 곁들여진다. 커리 크랩은 마늘, 양파, 고추 등과 함께 볶은 게에 화이트 와인, 피시 스톡, 코코넛 밀크, 레몬즙 등을 넣어 익힌다. 게살을 발라 먹은 후 남은 소스에 밥을 비비면 금상첨화다. 디저트 메뉴 중에는 세라두라의 존재가 두드러진다. 부드러운 바닐라 크림과 고소한 쿠키 가루를 번갈아 쌓아 만드는데, 살짝 얼려 먹으면 더욱 좋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갓 구운 에그 타르트를 들고 카페로 이동 중인 로드 스토우스 직원의 모습 2, 5 로드 스토우스의 카페 간판과 이곳의 명물 에그 타르트 3 더 테이스팅 룸의 치즈 플레이트 4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자란 원두를 사용한다는 카페 싱잉 빈 커피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중독은 시작된다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홍콩에는 애프터눈 티를 내놓는 곳이 많다. 홍콩 ‘옆 동네’인 마카오도 마찬가지다. 분위기는 세련되고 가격은 생각보다 저렴하다. MGM 그랜드 마카오의 파티세리MGM Patisserie, 요새를 호텔로 개조한 산티아고 호텔 라운지의 라 팔로마La Paloma 등이 애프터눈 티 명소로 꼽힌다. 카페에서 즐기는 티타임도 사랑스럽다. 마카오 타워 4층의 싱잉 빈 커피Singing Bean Coffee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자란 특별한 원두를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커피 맛도 준수하지만 아이스크림의 인기도 상당하다.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 외곽에서 가장 빛나는 곳은 테주 강변의 벨렘 지구다. 앞서 말한 바스코 다 가마가 잠들어 있는 제로니무스 수도원, 수중 감옥으로 악명 높았던 벨렘 탑, 1960년 엔리케 항해 왕의 사후 500주년을 기념해 건립된 53m 높이의 발견기념비 등을 두루 만날 수 있다. 벨렘 지구에 가면 꼭 맛보게 되는 음식이 에그 타르트다. 재정 자립을 위해 수도원에서 만들어 팔던 것을 상업화한 경우다. 너무 달다는 느낌도 들지만 커피와 함께 먹으면 감칠맛이 난다. 마카오 콜로안 섬의 로드 스토우스 베이커리Lord Stow’s Bakery는 마카오 에그 타르트의 간판스타다. 원조와 최고, 두 가지 모두 로드 스토우스의 몫이다. 이 집 에그 타르트를 맛보겠다는 일념으로 마카오를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폭신한 커스터드가 혀를 감싸는 순간, 중독이 시작된다. 1 다양한 차를 시음해볼 수 있는 마카오 차 이야기 2 국숫집 룩 케이. 반죽을 치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3 루시타누스의 파두 기타리스트 4 루아 아줄의 딤섬 요리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차를 마시고 파두를 감상하다 마카오에서는 모든 중국 음식을 접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중국 요리의 ‘4대 천황’이라고 부를 수 있는 베이징·산둥·쓰촨·광둥 지역의 요리를 빠짐없이 즐길 수 있다. 그중에서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광둥요리가 가장 발달했다. 광둥요리는 압축해서 설명이 불가능할 만큼 깊고 넓은 맛의 세계다. 산과 바다에서 나는 온갖 재료로 상을 차린다. 산해진미라는 표현이 조금도 과하지 않다. 딤섬은 광둥요리에 있어 상징적인 존재다. 쫀득한 찹쌀 피가 새우를 감싸고 있는 하가우, 육즙이 함초롬하게 고여 있는 샤오롱바우, 노란 만두피 안에 곱게 간 돼지고기와 게살을 넣은 슈마이, 부추와 새우로 속을 꽉 채운 고우초이가우 등은 우리에게도 꽤 친숙하다. 마카오에서 딤섬 잘하는 집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 아닌데, 그랜드 리스보아 2층에 자리한 중식당 더 에이트The Eight도 뒷줄에 서지 않는다. 맛도 맛이지만 크리스털 샹들리에와 비단잉어 벽면 등으로 멋을 부린 인테리어도 굉장히 인상적이다. 마카오 타워에 입점해 있는 루아 아줄Lua Azul도 평판이 좋은 광둥요리 레스토랑이다. 중국인들의 차茶 사랑은 유별나다. 생활의 일부분이다. 식사할 때도 차를 빼먹지 않는다. 중국 음식 특유의 기름기를 덜어줄 뿐만 아니라 입 안이 깔끔하게 정리되기 때문에 음식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다. 녹차의 일종으로 은은한 향이 일품인 용정차, 차의 생잎을 발효 도중 볶아 만드는 우롱차, 숙취 제거와 소화 촉진에 좋은 보이차, 맛이 달짝지근한 철관음차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마카오 여행 문화 체험 센터CATC 2층에는 마카오 차 이야기Macau Tea Story가 들어서 있다. 중국의 차 문화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시음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같은 건물 아래층에는 포르투갈 스타일의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루시타누스Lusitanus가 자리한다. 와인을 비롯한 특산품도 구입할 수 있다. 무엇보다 기타리스트가 포르투갈 전통음악인 파두를 연주해주는 점이 이채롭다. 애조 띤 선율이 우리네 정서에도 비교적 잘 맞는다. 숙명이란 뜻을 지닌 파두의 태생과 유입 과정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뱃사람이나 죄수들이 입에 자주 올리던 노래, 다른 민요에서 파생된 노래, 브라질이나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노래라는 등 여러 갈래의 주장이 옥신각신하고 있지만 명쾌한 결론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1,800년대 초 브라질에서 유행했던 도시풍의 감상적인 노래 ‘모디냐’, 그리고 아프리카의 콩고와 앙골라에서 기원한 춤과 노래인 ‘룬두’가 파두의 발생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은 무게감을 지닌다. ▶미식가를 위한 Travel to Macau 교통 에어 마카오가 인천~마카오 구간의 직항 편을 매일 운영한다. 비행시간 약 3시간 30분. 시차 한국보다 1시간 늦다. 레스토랑 매캐니즈 레스토랑으로는 아마 사원 부근의 리토랄Litoral, 오 포르토 인테리어O Porto Interior, 아 로차A Lorcha 등이 유명하다. 포르투갈 요리 타이파 빌리지의 안토니오 레스토랑은 정통 포르투갈 요리를 선보인다. 스타 셰프 안토니오 씨는 우리나라 드라마 <궁>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리스보아 호텔의 레스토랑 귄초 아 갈레라Guincho a Galera도 포르투갈 음식을 내놓는다. 중국 요리 윈 리조트의 골든 플라워Golden Flower는 미슐랭 가이드로부터 별 한 개를 받은 중식당이다. 청나라 전통 요리를 제공한다. 샌즈 코타이 센트럴의 다이너스티 8 Dynasty 8은 청·한·수·당·송 등 중국 8개 왕조의 특징적인 음식을 모티브로 한 레스토랑이다. 그랜드 리스보아의 누들 & 콘지 코너Noodle & Congee Corner는 상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다양한 종류의 국수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주방장의 밀가루 반죽 퍼포먼스도 구경할 수 있다. 룩 케이Luk Kei는 서민적인 분위기의 국수 가게. 일본 요리 알티라 호텔의 텐마사는 다다미방을 마련해 놓은 일식 레스토랑이다. 와인 알티라 호텔의 프렌치 레스토랑 오로라Aurora는 마카오 최대 규모의 와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기타 시티 오브 드림즈의 더 테이스팅 룸The Tasting Room에서는 유럽식 정찬 요리를 만끽할 수 있다. 만다린 오리엔탈의 비다 리카Vida Rica는 광둥요리에서부터 서양 요리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은행권 저신용자 대출 4년째 ‘제자리’

    은행권의 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4년째 정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은행권 시장을 잠식한다는 논란이 따를 수 있지만 서민들의 이자비용 부담 경감 등을 위해 특별 거점점포를 마련하고 신용등급을 세분화하는 등 서민금융 확대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이 1일 내놓은 ‘저신용자 대상 은행 대출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올 5월 말 현재 KB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NH농협·경남·광주 등 국내 8개 은행의 7등급 이하 저신용자에 대한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은 13.0%다. 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말까지만 해도 15.2%였으나 이듬해 말 13.3%로 줄어든 이후 4년 가까이 13% 안팎에 머물고 있다. 보고서를 쓴 서정호 연구위원은 “서민금융 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 등의 시행으로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비중은 늘어나는 추세이나 잔액 기준으로는 여전히 제자리 상태”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해졌고, 저신용자 대출의 특성상 소액대출이 많아 상대적으로 취급·관리 비용이 높다 보니 신용대출 수요가 (고금리의) 제2금융권으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은행들이 서민들을 상대로 고금리 장사를 한다는 ‘평판위험’ 회피 성향도 은행들의 소극적인 태도를 야기했다고 서 연구위원은 덧붙였다. 하지만 연 15~35% 금리 구간의 자금 공급이 크게 부진한 만큼 서민들의 이자부담 경감과 신용대출 시장의 쏠림현상 완화를 위해서도 은행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는 게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다. 이를 위해 7등급에 대한 신용등급 분석을 ‘7-A, 7-B, 7-C’처럼 세분화하고, 신용등급 대신 신용평점을 사용하는 등 하위등급 차주에 대한 리스크 분석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게 보고서의 제안이다. 저신용자 대출을 전담하는 소수의 특별 거점점포(가칭 ‘서민금융지원센터’)를 만들자는 조언도 곁들였다. 서 연구위원은 “특별 거점점포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저신용자 상담을 병행하는 한편, 일반 영업점과는 다른 영업방식과 성과평가지표(KPI)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유로 2012] 대담한 칩킥, 그래서 피를로다

    11m 룰렛의 공포 앞에서 그렇게 침착할 수 있을까.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피를로(34·유벤투스)가 25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2 8강전 승부차기에서 놀라울 만큼 대담한 칩킥을 성공시켜 팀을 4강에 올려놓았다. 둘의 오랜 앙숙 관계를 아는 축구 팬이라면 쉽게 승부차기로 희비가 갈릴 거라는 걸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연장까지 0-0으로 비겨 돌입한 승부차기의 첫 키커는 이탈리아의 마리오 발로텔리와 잉글랜드의 주장 스티븐 제라드. 둘은 약속이나 한 듯 골문 왼쪽을 겨냥해 열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두 번째 키커 리카르도 몬톨리보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난 데 반해 웨인 루니는 가볍게 성공시켜 잉글랜드가 2-1로 앞서기 시작했다. 이때만 해도 잉글랜드가 승부차기 악령을 뿌리치는가 싶었다. 유독 승부차기와 인연이 없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당시 옛 서독과의 준결승에서 3-4로 지며 악몽이 시작됐다. 유로 1996 8강전에서 스페인을 4-2로 꺾었지만 4강에서는 독일에, 1998년 프랑스월드컵 16강전에서는 아르헨티나에, 유로 2004 8강전과 2006년 독일월드컵 8강에서는 포르투갈에 무릎을 꿇었다. 승부차기 승리의 열쇠는 피를로가 쥐고 있었다. 크로아티아전에서 전매특허인 프리킥 필살기로 선제골을 넣으며 회춘했다는 평판을 들은 그는 이날도 120분 내내 누구보다 빛났다. 새까만 후배 발로텔리와 상대 공격수 루니가 오버헤드킥으로 묘기를 선보일 때에도 중원의 지휘자(레지스타)로 흔들리지 않는 패싱 축구를 조율했다. 맞대결로 관심 모은 제라드가 수비에 치중하다 발에 쥐가 나 주저앉았을 때도 그는 힘이 남아돌 만큼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공격 물꼬를 텄다. 승부차기 세 번째 키커로 나선 그의 노련함은 단연 빛났다. 킥보다 먼저 오른쪽으로 몸을 날린 조 하트 골키퍼의 허를 찌르며 정면으로 툭 찍어 찬 칩킥이었다. 절체절명의 승부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킥이었다. 옛 체코슬로바키아의 안토닌 파넨카가 1976년 유로 대회 옛 서독과의 결승에서 찍어 찬 슛과 닮았다. 이 대담한 한방에 기가 질린 잉글랜드 선수들의 낯이 잿빛이 된 것은 당연했다. 다음 키커 애슐리 영이 강슛으로 크로스바를 때리고 애슐리 콜마저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에게 잡히는 힘 없는 슛으로 잉글랜드는 결국 메이저대회 승부차기 1승 6패의 악운을 연장했다. 오죽했으면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감독이 “피를로의 칩킥은 연습한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경의를 표했을까.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흠결 없는 재판 위한 판결 서포터스”

    “흠결 없는 재판 위한 판결 서포터스”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죠.” 한국어로도 영어로도 생소한 재판연구원(로클러크·law clerk)을 만나자마자 대뜸 질문이 들어왔다. “할아버지가 ‘재판연구원이 뭐냐’고 물으시길래 이렇게 설명드렸어요. ‘판사는 아닌데 법원에서 판사들이랑 같이 일한다’고요. 아직도 정확하게 모르시는데 판사들이랑 같이 있다니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이지욱 연구원) “판사가 아니라는 점만 강조해요. 어르신들이 오해하실까 봐.”(김연준 연구원) ‘판사는 아닌데 법원에 있는 재판연구원’으로 근무한 지 두달째다. 서울고법 행정3부와 민사·가사24부 재판연구원 김연준(36)씨와 이지욱(28·여)씨를 만났다. 서로 재판연구원으로 호칭하지만 일반적으로 로클러크로 불리고 있다. 이들은 “사건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판결문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수준 높은 교육과 훈련을 받을 수 있어 법조인으로 첫발을 떼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기록·판례 검토 보고서 작성이 주업무 로클러크는 ‘법조 일원화에 맞춰 재판을 보조하기 위해 도입된 연봉 4000만원가량의 전문계약직 나급(5급 상당)의 법원 공무원 신분’이라는 것이 사실상 알려진 전부다. 김 연구원과 이 연구원은 재판부마다 하는 일이 조금씩 다르지만 “사건 기록을 검토하고 관련 판례와 문헌을 찾아 담당 판사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주된 업무라고 소개했다. 재판부에 배당된 사건을 검토한 뒤 보고서를 쓰는 일이다. 김 연구원은 “오전 9시에 출근해서 기록을 받아 하루 종일 자료를 검토하고 다음 날도 검토하고 그다음 날에는 판례를 찾고 보고서를 작성한다.”면서 “1주일에 4건 정도를 처리하는데 처음보다 업무가 3~4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일주일에 2번 있는 재판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검토하는 사건과 집중 검토 사건이 따로 있는데 기록을 볼 때와 재판에서 당사자 말을 직접 들을 때 차이가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장 큰 스트레스는 보고서 작성이다. 김 연구원은 “하루에도 열두번씩 좌절한다.”면서 “판사들에게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노력해도 뛰어넘을 수 없는 상대)을 느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 연구원도 “판사들이 빤히 알고 있는 내용이 아닌 그 이상의 것을 찾아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크다. 결과물을 보고 속상할 때도 있다.”며 거들었다. ●광장시장에서 소주 회식하는 판사들 김 연구원과 이 연구원은 판사들이 ‘딱딱하고 고지식할 것’이라는 고정관념과 달리 “소탈하다.”고 했다. 사실 함께 일하는 고등법원 부장판사는 평판사들도 대하기가 편하지 않다. 이 연구원은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떡볶이, 순대를 시켜 놓고 소주를 마시는 게 재판부 회식”이라면서 “판사들이 우아하고 품위 있게만 행동할 거라는 것은 고정관념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요즘 사법부의 화두인 ‘소통’과 관련, “법정에서 판사가 당사자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 사법부가 해야 할 1순위 소통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법관은 판결로만 말한다’는 말이 있는데 틀린 말은 아니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서 “법원은 판결로만 말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열심히 설명하는 자세가 필요한 듯싶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 연구원은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출신으로 한국전력기술㈜에서 원자력발전소 설계업무를 맡다 ‘기계가 아닌 사람과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성균관대 로스쿨에 들어갔다. 이 연구원은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출신으로 중앙대 로스쿨을 거쳐 ‘치열한 갈등을 중재하는 판사’가 되고 싶어 로클러크에 지원했다. 이들은 로스쿨 1기생을 대상으로 한 로클러크 전형에서 7대1의 경쟁률을 뚫었다. “로클러크만큼 법조인으로 일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잘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어요. 법원이 흠결 없는 재판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김 연구원), “로클러크 제도가 자리 잡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커요. 많이 미흡하다고 느끼지만 열심히 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오겠죠.”(이 연구원)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로클러크(재판연구원)란

    로클러크(law clerk)는 지난 4월 ‘재판연구원’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선보였다. 로스쿨 1기생이 배출되는 시점에 맞춰 도입된 제도다. 1875년 미국 연방대법원 호러스 그레이 대법관이 처음 실시해 미국·호주·캐나다·영국·유럽 등지에서는 활성화돼 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신임 로클러크 임용식에서 “로클러크 제도는 재판의 질과 품격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로클러크는 법관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로클러크가 로스쿨 졸업생 중 우수한 사람만 될 수 있다는 평판을 얻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로클러크 중 다수가 법관이 된다. 미국에서는 사건 쟁점 검토, 법리·문헌 조사, 판결문 초안 작성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국내 로클러크는 아직 판결문을 작성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심급 법관마다 1~4명의 로클러크를 둘 수 있다. 연방항소법원의 로클러크 경쟁률은 보통 600대1에 이를 정도다. 국내에서는 대법원장이 변호사 자격이 있는 사람을 최장 2년간 임용할 수 있도록 한 전문계약직 공무원으로, 2년 근무 뒤 1년 이상 별도의 법조 경력을 쌓으면 법관 지원 자격을 갖는다. 현재 임용된 로클러크는 서울고등법원 권역에서 60명, 나머지 고법 권역에서 10명씩 모두 100명이다. 언론인·공인회계사·동시통역사·교사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로스쿨 출신들이다. 평균 31.2세이며 25~30세가 46명으로 가장 많다. 여성이 55%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향판출신 장애인 대법관 올랐다

    향판출신 장애인 대법관 올랐다

    법관 임용마저 가로막았던 장애를 딛고 사회적 약자 보호에 힘써 온 김신(55) 울산지법원장이 29년 만에 대법관 후보에 올랐다. 또 줄곧 지방에만 근무한 대표적인 ‘향판’(鄕判)이다. 김 후보는 “평판사도 안 될 뻔했던 사람이 대법관에 제청됐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오른쪽 다리에 보조기를 해야 걸을 수 있었다. 학창시절 차별과 냉대는 차가웠다. 수모를 이기는 길은 ‘성공’하는 것뿐이라고 여겼다. 꿈을 갖고 도전했다. 1976년 서울대 법학과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그리고 2년 뒤 사법연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 판사로 지원했다. 그러나 장애인이라는 사회적 편견이 법관 임용을 막았다. 법관도 현장 검증 등의 활동이 요구되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임용이 거부된 것이다. 장애인 및 인권단체를 비롯, 비판 여론이 들끓자 5개월 늦게 법관의 길을 터 줬다. 1983년 2월 부산지법 판사에 임명됐다. 이후 부산과 울산 지역을 단 한 번도 떠나지 않았다. 민사·형사·행정·파산 등 다양한 재판 업무를 두루 담당했다. 김 후보는 ‘장애우가 있는 곳에 그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산·울산 지역의 장애인 관련 행사에 빠지지 않았다. 봉사단체의 회장을 맡는 등 장애인 및 소수자 인권보호 활동에 앞장섰다. 김 후보는 부산고법 행정1부 재판장 때 1789명이 국토해양부 장관 등을 상대로 낸 하천공사시행계획 취소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보 설치와 준설 사업이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은 하자가 있어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4대강 사업의 핵심 사업인 보 설치와 준설이 위법이라는 최초의 판결이었다. 김 후보는 “오른쪽 다리는 마비돼 지금도 보조기를 착용해야 걸을 수 있을 정도”라면서 “선두주자가 아니라 항상 남을 뒤따르던 사람이, 꼴찌만 거듭한 사람이 대법관에 제청됐다.”면서 “우리 사회와 사법부가 많이 성숙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책임감으로 마음은 무겁다. 장애인과 약자·소수자들을 위한 재판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고 선택한 것 같다.”면서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는 시기인 만큼 해야 할 역할이 많다.”고도 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대선주자 인터뷰] (4) 새누리당 정몽준·김영명 부부

    [대선주자 인터뷰] (4) 새누리당 정몽준·김영명 부부

    ‘다 가진 분들이 왜 대통령까지 하려 하시나.’ 일부러 부인에게 물은 것인데, “많은 분들이 실제로 그렇게 생각한다.”는 반응에 우선 마음의 부담을 덜었다. 정몽준 의원의 부인 김영명씨는 요즘 남편의 언행을 탐문하는 일에 열심이라고 한다. 기자들에게 남편이 고쳐야 할 점 등을 캐묻는 식이다. 본격적인 ‘정치 내조’를 시작했다는 얘기다. 늘 그렇듯, 정몽준 의원과의 인터뷰는 진행이 쉽지 않았다. 학문적이고, 근원적인 답변을 할 때가 많다. 인터뷰는 지난 3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이뤄졌다. →(부인에게) 예전과는 달리 요즘 부쩍 정치에 신경을 쓴다던데. -(김영명) 관심 있는 게 참 많은데 정치는 아니었다. 그러나 남편이 대선에 출마했으니 열심히 해야지. 그러니까 여성지 표지모델까지 나오지 않았겠나(웃음). →2002년에는 안 그랬나. -(정몽준) 그때는 월드컵을 이용한 출마는 하지 않겠다고 여러번 얘기했었다. 그런데 월드컵이 끝나고 9월 하순쯤 여론조사에서 1등이 나왔다. 현역 4선 국회의원으로서, 국민들이 출마하라고 하는데 내가 준비가 안 됐다고 해서 안 하는 것도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출마했다. 나도 준비가 없었지만 가족들도 마음의 준비가 전혀 안 됐다. →이번에는 준비가 됐나. -(김) 항상 이런 일은 준비를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때보다는 좀 많이 생각했으니까. →말리지 않았나. -(김) 말릴 수도 없었고, 말릴 수 있는 단계도 지났다(웃음). 말릴 수 있었으면 초선 때부터 말렸어야지, 정치 입문 안 하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나. -(정) 지난 총선 때 공천에 이런저런 말들이 많아지면서 한때 불출마도 생각했었다. 그랬더니 집사람이 그건 정공법이 아니라고 말려서 자제했었다. 요즘에는 메모지를 10장씩 써서 준다(웃음). →남편이 왜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김) 다방면에 축적된 경험이 많다. 7선 의원으로 24년 동안 정치를 했다. 큰 기업을 경영했고, 축구로 국제 무대도 누볐다. 무엇보다 정직하다. 거짓말을 제일 싫어한다. 이런 장점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다 가진 사람들이 왜 대통령까지 하려 하나. -(김) 많은 분들이 실제로 그렇게 생각한다. 다만, 그건 정몽준이라는 사람을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동작을 지역구에 처음 왔을 때에는 부자 국회의원이 왔다고만 생각했다. 만나고 대화하면서 주민들이 정몽준을 새로 알게 됐다. 대단히 서민적이다. 아버지 정주영 회장으로부터 근면을 배웠고, 어머니로부터 검소함을 배웠다. 그게 몸에 밴 사람이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는 인식이 생겼다. 매스컴에서 접한 정몽준과는 달랐다. 지역구에서 지어준 별명이 ‘정을 몽땅 준 남자’다(웃음). →차기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뭔가. -(정) ‘통합 능력’이라 생각한다. 국민이 지역적으로, 세대별로 갈라져 있는데 정치가 갈라진 국민을 더 갈라놓는 것 같다. 정치가 순기능을 하지 못하고 완전히 역기능을 한다. 경제 발전도 통일 준비에도 국민 화합 없으면 의미가 없다. 집안 가족들이 매일 싸우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나. 국민소득 4만 달러 넘는 나라에서도 경제나 복지가 선거 때마다 이슈이지만, 그것은 하나의 과제라 생각한다. →통합에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정) 희생이다. 권력, 부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일하지 말고 사회통합을 위해 일하면 된다. →먼저 세(勢)도 얻어야 하지 않을까. -(정) 2002년에 여론조사 1등할 때에 세력이 있었던 건 아니고 지금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그렇지 않나. 물론 세 없이 그런 현상이 지속되진 않는다. 다만 계파가 없기 때문에 정치적인 빚이 없다. 지역주민들에게만 책임감과 빚이 있을 뿐이다. 이번에 측근이 다 낙선했다고도 하는데, 측근은 없어도 동지는 많이 있다. →어느 대선 예비주자의 부인이 남편의 ‘대통령병’을 걱정했다. 어떤가. -(김) 남편은 대통령병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목적에 모든 것들이 종속됐다는 얘기인데, 그렇지 않다. -(정)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할까 생각해 본다. 하기 싫다는 사람이 하면 제일 잘할 수도 있을 거다. 사실 하고 싶다는 사람들은 나라에 부담 주고 해를 끼칠 가능성도 많다. →이른바 권력의지가 약한 것 아닌가. 승부사적 기질도 있어야 하지 않나. -(정) 권력의지와 승부사 기질이 역대 정치인들을 단련시켰을 텐데 그게 우리 정치현실에서 무슨 기능을 했는지 의문이다. 리더십의 새로운 기준도 찾아봐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예를 들면 어떤 기준인가. -‘성찰’이랄 수 있다. 정치인은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상대편 얘기를 귀담아듣고 소통할 수 있다. 한두 사람 얘기로 결론 내고 끝내면 답답하다. 정치는 시작부터 정답이 없는 사회과학의 영역이다. 사회과학의 영역에서 정치인의 카리스마는 다른 의미로는 독선일 수 있다. →정 의원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김) 말을 못한다고 평판이 나있을 것이다. 대중연설에 약하다. 소그룹에서는 잘하는데. -(정)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은 이렇다. 지금까지 경제학, 경영학, 국제정치 등을 공부하면서 어떤 일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견한 일들이 결국 다 문제가 됐다. 1997년 금융위기(IMF 사태) 때도 그랬다. 정치인에게 필요한 건 실무적 능력이 아니다. 책임감으로 출마했다. 정치·경제·외교의 흐름으로 볼 때 이때 나서지 않으면 나라도, 나도 불행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건 좋은 투자다. 나의 경험과 능력을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출마했다. →‘체휼’(體恤)하는 대통령이 요구된다. 서민들의 어려움을 알까 하는 의문이 있다. -(김) 솔직히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으로 누군가의 어려움을 진정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지 않나. 다만 우리도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건 아니다. 6·25전쟁 때 나서 1960년대 학교를 다녔다. 그때는 우리나라가 부유하지도 않았고 큰 부자도 없이 다 어렵게 살았을 때다. 나도 초등학교 3학년 때 미국에 가기 전 명륜동 살 때 미군부대 분유 같은 거 얻어먹고 그랬다. 그것도 특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만큼 우리 경제가 다 어려웠다. 지금의 재벌 2, 3세의 이미지와는 동떨어진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정) 그건 우리가 계속, 일생동안 생각해야 할 숙제다. 대통령이 되려고 뭘 하는 것보다 앞서 있는 일이다. 다만 ‘서민이 아니라 서민의 어려움을 모른다.’는 주장은 모순이 있다. 신분·계층·지위에 모든 것을 고착시킨 얘기 아닌가. 예컨대 탈모환자에게 필요한 게 발모제인데 그걸 꼭 탈모환자만 개발해야 한다고 하면 사회가 얼마나 답답한가. 모든 사람이 다 발모제를 개발할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 아닌가. →어떤 방식으로 노력할 텐가. -(김) 동작을구 선거를 하면서 악수를 해 보니 손가락 없는 분들이 그렇게 많았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남의 고통을 어떻게 100% 이해할 수 있겠나 생각하면서 노력할 뿐이다. 진정성이 중요할 것이다. 이번에 남편과 민생탐방을 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어떤 분들이 어떤 처지에 계신지를 더 알고 배우고 공부하는 자세로 다녔다. 더 듣는 마음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어떻게 그분들에게 도움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정) 이번 대선에 출마하면서 “위대한 국민과 함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겠다.”고 했다. 예전에는 그런 표현을 쓰지 않았는데 실감하게 됐다. 지하철역에서 출퇴근 인사를 하면서 거대한 인파를 통해 힘을 얻었다. 파도처럼 오가는 얼굴 하나하나와 대화하는 느낌으로 교감을 한 것 같다. 열심히 일하러 가는 표정에서 우리나라를 지탱해 주고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힘을 느꼈다. →정치인으로서 어느 시점에 와있다고 생각하나. -(정) 번데기 없이 나비가 되지 못하듯, 처음부터 훌륭한 정치인이 태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 미국에서도 정치꾼(politician)을 거쳐 정치인(statesman)이 된다고 한다. 국민께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주셨으면 한다. ‘서울 재선’의 마음으로 하고 있다. 이지운·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사설] 대법관 구성 사회변화 적극 반영해야 한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다음 달 10일 임기가 끝나는 박일환, 김능환, 전수안, 안대희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 13명을 대법원장에게 지난 1일 추천했다. 현직 판사 9명, 검사 3명, 판사 출신의 교수 1명이 추천됐다. 여성 출신도 없고, 변호사 출신도 없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이번 주 13명의 후보자 중 4명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의 추천 내용을 보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대법원은 어느 곳보다 구성원의 다양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대명제 앞에서 보면 후보 추천은 낙제점이라는 평가를 받아도 대법관후보추천위는 할말이 없을 것이다. 이번에는 보다 다양성을 갖춘 대법관을 기대했지만 대법관후보추천위는 기대를 저버렸다. 민주통합당의 일부 의원들이 어제 “13명의 후보는 국민의 뜻에 맞지 않는 만큼 대법관 후보의 재추천을 엄중히 요청한다.”고 밝힌 것에 공감이 가는 이유다. 대법원장을 포함한 현 14명의 대법관 중 여성은 2명에 불과하지만 전수안 대법관이 물러나면 박보영 대법관 한명만 남게 된다. 개선은커녕 개악이 되는 꼴이다. 또 판사 출신의 사실상 독점구도도 변한 게 없다. 현재의 대법관 중 한명만 빼면 13명이 서울대 법대 출신이지만, 이 구도에도 ‘의미 있는’ 변화를 기대할 게 없다. 대법관후보추천위에서 추천한 13명 중 8명은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대법원장은 추천된 후보 가운데 사회변화를 반영해 보다 다양한 출신과 배경을 가진 후보들을 대법관에 임명 제청해야 한다. 학력과 경험, 성향이 비슷한 대법관들로만 대법원이 구성된다면 다양한 목소리, 소수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을 것이다. 대법원을 더 이상 ‘서울대 법대 동창회’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 9명의 출신 로스쿨은 하버드·예일·컬럼비아대가 균형을 맞추고 있다. 일본 최고재판소의 15명의 재판관 중 8명이 비도쿄대 출신이다. 보수정권이라고 해서 보수성향의 인사로만 대법관에 임명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대법관 후보에 오를 정도라면 실력이나 평판에 대한 검증은 일단 통과한 것이다. 특정대학이나 특정지역, 특정성향의 대법관 비중이 정도 이상으로 높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열린세상] 고소 너무 남용된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열린세상] 고소 너무 남용된다/김관기 김&박 법률사무소 변호사

    범죄의 피해자임을 주장하며 죄인을 처벌하여 달라고 수사기관에 청원하는 것이 고소이다. 이것은 법치의 기반이다. 항상 감시의 눈을 뜨고 있을 것이 가정되는 수사기관이라도 모든 범죄를 인지하는 데 한계가 있고 어떤 권리는 개인의 처분에 맡기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헌법(제27조)에도 피해자진술권, 재판청구권이 보장되어 있다. 고소는 인권인 것이다. 어쩌면 모든 정의 실현을 정부가 알아서 해 주고 당사자의 주도가 배제된다면 법치나 자유사회와 거리가 멀 수 있다. 그러나 정의도 공짜가 아니다. 국가는 경찰관·교도관을 고용하고 무장시켜야 하며, 척하면 사태를 파악하여 합당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현인들을 판사로 모셔야 한다. 비슷한 실력의 전문가를 검사로 채용하여야 한다. 비용이 드는 것은 고소를 하는 쪽도, 당하는 쪽도 마찬가지이다. 국가기관이 개인의 취향과 기대를 맞추어 주기를 기대할 수 없기에 여건이 되는 고소인은 변호사를 사용한다. 당하는 쪽의 사정은 더 절박하다. 상대방은 막강한 무력과 정보로 무장한 국가권력이 아니던가. 권력에 대항하여 죄인으로 취급되는 개인을 대변하는 흉내라도 낼 수 있는 변호사에게 기댈 수밖에 없겠지만, 마음에 드는 변호사 사는 비용이 한두 푼이던가. 고소인이야 스스로의 선택이고, 죄인도 보통은 당해도 싸겠다. 그렇지만 전혀 무고한 고소, 사소한 갈등을 계기로 수도 없이 반복되는 고소를 당하는 사람에게 수사절차, 재판절차는 악몽이다. 전체 형사사건 중 고소사건이 27.35%로 0.48%인 일본의 57배이고 10만명당 피고소인도 1246명으로 일본의 7.26명보다 171배 많은데 정작 기소되는 비율은 18.7%에 그친단다. 가끔 재수 없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라고 둘러댈 수 없는 수준이다. 우리가 이유 없는 권력과 이웃의 간섭으로부터 안전하다고 가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사기관이 자초한 면도 있다. 고소인의 무고, 위증이 밝혀졌는데도 사실 오인이라고 넘어가며 잘 처벌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다.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겠지만, 처벌하지 않는 것은 부당한 고소에 대하여 보조금을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온갖 구실로 민사재판을 지연하며 형사사건의 수사, 재판결과를 기다리는 당사자의 술책을 판사가 참아주는 것도 이유 없는 고소 증가에 기여한다. 증거는 법원에 낼 일이고 경찰관이 판사를 대신할 수 없을 것인데 답답하다. 이런 식이면 ‘아니면 말고’ 식으로 운동하는 기분으로 고소를 하는 변종도 생겨난다. 하지만, 폭주하는 사건의 부담을 지는 사법기관을 탓하는 건 피해자를 비난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책임은 고소를 남발하는 사람에게 있다. “왜곡된 법 만능주의에 기인한 무분별한 고소 풍조는 원칙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우리사회의 잘못된 대표적 행태이므로 정부와 국민이 힘을 합쳐 근절시켜야 한다.”는 총리의 말씀은 지당하기 그지없다. 치안도 희소성의 제약을 받는 영역이다. 고소 사건 처리에 과도한 자원을 투입하면 경찰은 무능해진다. 아이들이 폭력에 시달리고 젊은 여자가 길 가다가 분해되는 사태가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 밤길을 걷지 못하는 불안한 나라에 아무리 좋은 유인책을 제시한들 누가 투자하겠는가. 초대 대법원장의 말씀처럼 범죄가 줄어들고 소송이 적어야 좋은 세상이다. 정치인부터 모범을 보이라. 마신 술이 복분자술인지 고급 양주인지, 입은 옷이 명품인지, 어느 병원을 다녔는지, 누굴 만났는지 따지고 보면 한가한 가십거리이다. 권력자가 고소하면, 갑남을녀의 애절한 피해신고에는 무관심한 경찰도 열심히 하는 흉내라도 낸다. 청탁 여부와 상관없이 권력자와 대중의 관심은 부담이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수사권과 사법의 사유화이다. 평판과 이미지는 사법권을 빌려 개선할 수 없다. 사실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될수록 양식 있는 시민들이 고개를 돌려 결국 고소인 자신이 재기할 수 없는 정치적 상처를 입을 수 있다. 법 좋아하는 자 법으로 망한다. 공적 인물은 상처받을 이야기를 들어도 고소는 하지 말 일이다. 권력자가 듣기 싫은 이야기를 금지하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불편한 진실만이 떠돌게 된다.
  • 쑥쑥 크는 세계 3DTV 시장

    전 세계 TV시장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3차원(3D) 입체영상 TV시장은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과 LG가 40% 이상의 점유율을 가져가며 세계 3D TV시장을 주도했다. LG전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0일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의 세계 TV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TV시장은 총 5122만대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554만대보다 8%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평판 TV시장 역시 지난해 1분기 4800만대 수준에서 올해 1분기에는 4600만대 수준으로 다소 축소(-4%)됐다. 그럼에도 3D TV의 성장세는 지속돼 1분기 시장 규모가 전년 동기(209만대)보다 245%나 팽창한 719만대로 나타났다. 평판TV 가운데 3D TV가 차지하는 비중도 16%를 기록해 1년 전보다 12% 포인트 높아졌다. 삼성전자가 1분기 3D TV시장에서 25%의 점유율을 차지해 전 세계 업체 가운데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1년 전보다는 9% 포인트, 지난해 4분기보다는 5% 포인트가 줄었다. 이에 비해 지난해 1분기 8%였던 LG전자의 점유율은 16%로 급증, 2위로 뛰어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와의 격차도 9% 포인트로 좁혔다. 이로써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합친 우리나라 업체의 3D TV시장 점유율은 41%로 지난해 4분기 45%보다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40%대는 그대로 유지했다. 지난해 1분기 27%였던 소니의 점유율은 12%로 급감해 LG전자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日 4000억·中 1조원… 해외기업 한국투자 붐

    외국 기업들이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대지진을 겪은 일본은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위해, 엄청난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은 자국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추진, 그 결과가 주목된다. 경남도와 김해시는 14일 일본의 구로다전기㈜가 20여개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김해지역에 직접 산업단지를 조성해 공장을 건립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로다전기는 평판디스플레이, 자동차 부품, 정보통신 분야를 중심으로 연간 매출이 2조원이 넘는 대기업이다. 경남도에 따르면 외국 대기업이 협력업체와 함께 해외에 직접 산업단지를 조성해 생산공장을 건립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첫 사례다. 한국에 투자를 검토하는 외국의 다른 기업에도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남도와 김해시는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경남도 투자설명회에서 구로다전기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한다. 구로다전기는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올해부터 김해지역에 모두 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산업단지를 조성한 뒤 자동차 부품과 메디컬 및 케미컬 관련 제품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지어 가동할 계획이다. 경남지역 거주자를 우선으로 1600명 이상의 인력 채용 의사도 밝혔다. 이에 대해 경남도와 김해시는 행정·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김해시에 따르면 구로다전기 측이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한 결과 20여개 업체가 투자를 희망했으며 공장부지만 33만㎡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도로·녹지 등을 포함하면 산업단지 규모는 적어도 50만㎡에 이를 전망이다. 안종현 김해시 기업지원과장은 “구로다전기 측과 MOU를 교환한 뒤 산업단지 입지와 규모 등에 관해 협의를 해 빠른 시일 안에 착공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소프트뱅크텔레콤은 KT와 합작으로 850억원을 투자해 ‘KT-SB 데이터서비스’(KSDS) 합작회사를 설립한 뒤 김해에 ‘KT 김해 글로벌데이터센터’를 설치해 지난해 12월 8일 개관했다. 충북 제천에는 중국계 사업가들이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세계화인연합총회 타이완총회 주의봉 회장 일행이 제천시를 방문해 중국인들을 겨냥한 한방치유시설을 청풍호 주변에 건립하겠다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세계화인연합총회는 세계 곳곳의 중국 사업가들이 만든 단체다. 이들은 최명현 제천시장을 만나 투자계획을 설명한 뒤 한방명의촌, 의림지, 청풍문화재단지, 드라마 촬영장, 약초판매장, 온천개발 예정지 등 제천지역 명소를 둘러보고 돌아갔다. 이들이 제천을 선택한 것은 한방산업이 발전한 데다, 청풍호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관광지가 많아 의료와 관광을 접목한 휴양지로 개발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시는 투자가 성사되면 청풍호 주변 접근성 향상을 위해 제천~수산 간 국가지원지방도 82호선 4차선 확장과 각종 규제 완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투자가 성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지만 중국과 관련된 투자유치가 백지화된 사례가 많아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제주도에도 관광지 개발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 강원식·제천 남인우기자 kws@seoul.co.kr
  • [2012 여수세계박람회] 국민관심 더하고, 바가지요금 빼고, 대기시간 나누고

    [2012 여수세계박람회] 국민관심 더하고, 바가지요금 빼고, 대기시간 나누고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해양 엑스포가 12일 개막된다. 이번 엑스포는 1993년 대전 엑스포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두 번째 엑스포로 해양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하지만 낙후된 전남 지역의 소규모 축제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로 꼽히는 엑스포지만 국민의 56%만이 관심있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605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조사를 한 결과 개최지에서 가까운 광주·전남 거주자의 관심도가 72%로 가장 높았으며 서울 56%, 부산·울산·경남 55%를 보였다. 관람 의향도 광주·전남 도민들이 36%로 가장 높았으며 서울 12%, 인천·경기 10% 등을 보였다. 자칫 광주·전라권만의 ‘지역 축제’에 머물 우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 같은 우려는 입장권 판매부진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직위는 8월 12일까지 93일간 국내외에서 1000만명의 관람객들이 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개막전까지 300만장을 예매하려던 입장권 판매계획은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100만장에 그쳤다. 해외입장권 판매도 9900장에 지나지 않는다. 조직위는 50만 해외관람객 유치를 목표로 했다. 조직위는 해외 관광 상품개발과 외국인들의 좋은 평판으로 외국 관광객들이 찾아오길 바라는 방법 이외에 뚜렷한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개최도시가 중소도시라는 지리적 한계와 국가·정부 기관 등의 상대적 관심 소홀, 조직위의 소극적 마케팅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바가지 요금 문제도 조직위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여수의 대표 음식인 게장백반은 5000원대에서 이미 8000원대로, 4만~5만원대 숙박업소 요금은 벌써 10만원을 넘고 있다. 생수도 가격이 2배 이상 올랐다. 바가지 요금 근절을 위해 정부 합동점검반의 활동 강화가 요구된다. 피해를 본 관람객은 부당요금 징수사례를 신고센터(1899-2012)에 고발하면 된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면서 생길 대기시간을 줄이는 것도 과제다. 조직위는 주최국 전시관을 비롯해 주제관 한국관 아쿠아리움 등 8개 전시관에 대해 예약시스템을 도입했다. 혼잡방지를 위해서다. 한사람이 최대 2개 전시관을 예약할 수 있다. 예약 대상인 8개 전시관 중 아쿠아리움은 종일 예약으로만 운영키로 했다. 아쿠아리움은 영구시설물로 박람회 이후에도 볼 수 있다는 점을 알려 혼잡도를 분산시켜야 한다. 나머지 전시관들은 선착순 입장이어서 대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밖에 20명 이상의 ‘단체예약 전용데스크’ 추가설치도 필요하다. 전용데스크는 현재 정문과 1문, 3문에 위치한 종합안내소 3개소에만 마련된 상태다. 조직위 관계자는 “운영 요원들에 대한 지속적 교육과 개막후 1주일이 가장 중요한 만큼 완벽한 준비로 국민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 장소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기자 choijp@seoul.co.kr
  • 배우 찰리 신, 유명 스트립 클럽에 ‘버럭’ 왜?

    배우 찰리 신, 유명 스트립 클럽에 ‘버럭’ 왜?

    우리나라 나이트클럽 웨이터들도 눈여겨 볼 뉴스가 보도됐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찰리 신(46)이 한 스트립 클럽을 상대로 수백만 달러의 소송을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1일(현지시간) “찰리 신이 뉴욕에 있는 스트립 클럽 치타스를 상대로 수백만 달러의 소송을 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찰리 신이 화가 난 것은 치타스가 지난해 자신의 이름을 붙인 VIP룸(The Charlie Sheen Room)을 오픈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 특히 이 룸은 찰리 신의 사진으로 장식되어 있으며 일명 ‘누드 스시’가 손님들에게 제공되는 퇴폐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찰리 신이 변호사를 통해 이 VIP룸의 이름을 바꿀 것을 요구하는 경고 문서를 보낸 것. 찰리 신의 변호사는 “이번 건은 단순히 찰리 신의 평판을 나쁘게 하기 때문에 법적 행동에 나선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허가없이 유명인의 이름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홍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치타스의 소유주인 샘 저카 회장 다소 여유있는 표정이다. 회장은 “찰리 신이라는 이름을 방에 붙이면 재미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면서 “이 VIP룸은 찰리 신을 위한 헌정으로 그의 이미지를 높여줘 오히려 감사의 인사를 받을 줄 알았다.” 고 해명했다. 이어 “찰리 신 측의 요구대로 VIP룸의 이름을 바꾸고 방안 사진 등을 모두 제거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코믹한 배역으로 국내에서도 인기를 끈 찰리 신은 ‘섹스 중독증’이라는 병을 앓았으며 세명의 부인과 이혼했다. /인터넷뉴스팀 
  • LG전자 1분기 4482억 흑자

    LG전자가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수익성 위주의 내실 경영 기반에 TV 부문의 선전이 빛을 발했다. LG전자는 지난 1분기에 매출 12조 2279억원, 영업이익 4482억원을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43% 증가했다. 직전 분기(2011년 4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11.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843% 늘었다. 영업이익은 2010년 1분기(5294억원) 이후 최대 수준이다. 사업본부별 전 부문의 실적이 고르게 좋아졌다. 선진시장의 경기침체로 매출은 줄었지만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높아졌다. TV를 생산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는 매출 5조 3302억원, 영업이익 2171억원을 달성했다. 평판TV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이익률(4.1%)은 2009년 3분기(2270억원, 4.6%) 이후 10분기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도 매출 2조 4972억원, 영업이익 389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휴대전화는 매출 2조 4521억원, 영업이익 352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490만대로 전분기(550만대)보다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410만대)보다는 20% 늘었다. 백색가전이 속해 있는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도 매출 2조 5357억원, 영업이익 1516억원을 거뒀다. 세계 최대 870ℓ 양문형 냉장고와 국내 최대 19㎏ 건조 겸용 드럼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4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2010년 2분기 이후 최대인 6%를 달성했다. 에어컨디셔닝&에너지솔루션(AE)사업본부는 매출 1조 2179억원, 영업이익 8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38%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이익률 모두 2011년 본부 출범 이후 최대치다. 특히 1분기에는 ‘당장 외형이 줄어도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을 높인다.’는 내실경영 전략이 주효했다. 실제로 휴대전화의 경우 1분기 판매량은 137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0만대 이상 줄었지만 스마트폰 중심의 제품 라인업을 통해 평균판매단가(ASP)를 전분기보다 20% 이상 높였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국회 의원 60% 물갈이… 보좌관 1000명 구직전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구인·구직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18대 국회의원 중 60%가량이 물갈이되면서 이들과 함께했던 보좌진 역시 실업 위기에 처한 것이다. 국회의원은 4급 보좌관 2명과 5급 비서관 2명, 6·7·9급 비서 각 1명, 인턴 2명 등 최대 9명까지 보좌진을 둘 수 있다. 이들은 공무원이지만, ‘별정직’인 탓에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다. 총선이 치러지는 4년마다 의원의 재선 여부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게 된다. 특히 새누리당은 4·11 총선에서 152석을 확보해 제1당에 올랐음에도 소속 보좌진들은 최악의 구직난을 겪고 있다. 현역 의원 174명 중 63명만 재선에 성공하면서 1000여명이 새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의석이 24석 줄어든데다 새로 국회에 입성하는 의원이 통상 보좌진의 절반 정도는 측근들을 우선 채용하는 만큼 재임용을 기다리는 기존 보좌진 입장에서는 취업의 문이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낙선 의원 중 일부는 4년간 동고동락한 보좌진의 새 둥지를 직접 챙기기도 한다. 그러나 대다수는 스스로 새 둥지를 찾아야할 판이다. 보좌진 임명이 주로 추천을 통한 특채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경력과 평판이 그만큼 중요하다. 보좌진의 능력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하다. 지명도 높은 보좌진들은 3~4곳 이상에서 ‘러브콜’을 받아 의원을 고르는(?) 재미를 누리는 반면, 별로 주목 받지 못했던 보좌진들은 이력서 챙기기에 바쁘다. 새누리당보좌진협의회장인 유승민 의원실의 박홍규 보좌관은 “협의회에 이력서를 낸 보좌진만 벌써 100명이 넘는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한 4급 보좌관은 “자리가 없으면 직급이라도 낮춰야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새로 금배지를 단 초선의원들이 기존 보좌인력을 흡수한다 해도 구직에 나선 보좌진의 절반 정도는 일자리를 얻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달리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의석수가 현재 89석에서 127석으로 38석 늘어났기 때문이다. 물론 구직에 나선 새누리당 보좌진들로서는 ‘그림의 떡’이다. 과거에 비해 전문직종화됐다고는 하지만 일반 월급쟁이는 아닌 까닭에 멋대로 당적을 옮길 수는 없는 까닭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삼성전자 북미시장 ‘서프라이즈’

    삼성전자가 1분기 북미시장에서 평판, 스마트, 3차원(3D) 입체영상 TV 등 전분야를 통틀어 2~4위 업체를 합한 것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22일 시장조사기관 NPD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분기 북미시장에서 금액 기준 평판TV(35.1%), 액정표시장치(LCD) TV 34.0%, 발광다이오드(LED) TV 45%,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41.6%, 인터넷프로토콜(IP)TV(스마트TV 포함) 47.3%, 3D TV 53.3%의 점유율로 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차세대 TV로 불리는 스마트TV의 경우 삼성전자는 47.3%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가까이 성장했고, 프리미엄급인 40인치 이상 대형 LED TV와 50인치 이상 대형 PDP TV 시장에서도 각각 48.2%와 42.0%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3D TV에서도 1월 50.2%에서 3월 55.0%의 점유율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45.1%에 달한 지난달 평판TV의 점유율은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커버스토리] 성적·경쟁·진학… 당신의 자녀는 행복합니까

    [커버스토리] 성적·경쟁·진학… 당신의 자녀는 행복합니까

    이른바 ‘명품학군’으로 불리는 서울 서초·강남·양천 등 3구에 거주하는 초·중·고교 학생들의 우울증 비율이 전체 25개구의 평균보다 최대 50%가량 높았다. 서울신문이 20일 지난해 서울 시내 25개구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은 초·중·고교 학생(7~19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학생 121만 9799명 가운데 6134명이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평균은 1000명당 5명꼴이다. 분석은 건강보험관리공단으로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은 지역별 학생과 서울시교육청의 구별 학생 수를 비교했다. ●서울 1000명당 5명… 서초 7.4명·양천 7.2명 지역별로 우울증을 겪는 학생 수는 서초구가 7.4명으로 가장 많았다. 양천구가 7.2명, 강남구가 6.8명으로 뒤를 이었다. 동작구는 6.3명, 성동구는 6.2명, 송파구는 6.1명이었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형편이 낫고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학업열이 높은 지역일수록 우울증에 걸린 학생 비율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종로(2.9명), 중구(3.4명), 동대문구(3.9명) 등은 우울증에 걸린 학생의 비율이 비교적 낮았다. ‘교육특구’로 분류되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차이는 1.5배 정도다. 학업열이 높다는 평판을 받는 노원구가 4.4명로 나타난 것과 관련, “중계동 이외에 특별한 학군 지역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지난 6년간 우울증 진단을 받은 학생 수를 비교하면 더욱 뚜렷하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에서 우울증을 앓은 학생은 3만 7074명이다. 강남구가 3462명으로 전체의 9.3%를 차지했다. 송파구는 8.8%인 3276명, 노원구는 7.7%인 2880명, 서초구는 6.5%인 2426명, 양천구는 6.2%인 2281명으로 집계됐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목동이 있는 양천, 노원 등 학군이 발달한 다섯 곳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은 학생이 1만 4325명으로 전체의 38.6%다. 같은 기간 부산과 대구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은 학생 1만 3249명보다 1000명 이상 많은 수치다. 반면 종로구는 500명, 중구는 375명, 동대문구는 823명으로 교육특구에 비해 크게 적었다. ●강남구 우울증 학생, 서울의 10% 육박 김재원 서울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학군이 좋은 지역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관심이 더 많아 조기에 발견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구체적인 조사를 해 봐야 하겠지만 학업 스트레스도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교수는 “무단결석·게임중독·가출 등 행동 문제로 나타나거나 신체 증상 이상, 성적 하락 등으로 위장되기 때문에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강조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용어클릭] ●우울증 우울감과 삶에 대한 흥미 및 관심 상실이 핵심적인 증세다. 정신·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이다. 심각할 경우 자살로 이어진다. 우울증은 일시적 우울감과는 다르다.
  • [열린세상] 디지털의 궁극은 아날로그/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열린세상] 디지털의 궁극은 아날로그/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디지털 세계의 확장은 가히 혁명적이다. 최근의 디지털 걸작은 스마트폰이다. 손바닥 위의 딱지만 한 기계로 전화, 메일, 영화·음악 감상, TV 시청, 길찾기, 게임, 사전찾기, 인터넷 등 할 수 있는 기능은 만능에 가깝다. 젊은이들의 필수품이고 중고령 세대는 따라가기 벅차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만능의 스마트폰을 애용하는 젊은이들의 실업률이 가장 높다. 15~29세의 청년 실업률은 8.0%로 전체 실업률 3.5%의 2.6배에 달한다(2012년 1월). 디지털 만능기기를 가까이 접하는 시대는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기 십상이다. 다양한 이용 장르와 늘어난 정보량을 섭렵하지 못하면 무언가 뒤떨어져 있다는 불안에 짓눌리기 쉽기 때문이다. 손톱만 한 집적회로(IC칩) 하나를 어중간한 인간의 기억용량이 감당해 낼 수 없게 됐다. 디지털 기기가 대신해 주는 일이 많아질수록 젊은 층이 선호하는 디지털 관련 일자리는 더욱 잡기 어려워진다. 엄청난 천재가 아니고서야 비집고 들어갈 데가 없다는 착각을 들게 하니 말이다. 정보를 많이 갖고 있는 디지털 기기의 달인이라 하여 그가 과연 행복한가 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행복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젊은이는 상대적 우월감을 느끼며 디지털 기기로 멋진 음악과 영화 감상을 하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 세계를 모르고 따스한 손길로 손자·손녀들의 배를 쓰다듬는 우리네 할머니·할아버지가 더 행복할 수 있다. 지난달 말 일본 최대 D램 반도체 업체인 엘피다가 파산했다. 언론에서는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한국기업 완승’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했다. 일본의 다른 제조업체도 위험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불거져 나왔다. 앞으로 디지털 분야는 한국이 일본에 비해 우위를 차지해 갈 것으로 보이지만, 오랜 역사와 기술 축적이 뒷받침되는 아날로그 속성의 사업 분야는 여전히 일본을 당해내지 못할 것이다. ‘계속은 힘이다’로 버텨온 일본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각 지역마다 유명한 전통술이나 공예품, 정밀가공기계 등은 하루아침에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작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정전이 되자 스마트폰은 먹통이 되었고 디지털 센서로 작동하던 자동문은 열리지 않았다. 대신에 전기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전통비법으로 담가온 술독의 술은 건재했다.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세대로 몇 백년을 이어온 동네 축제(마쓰리)도 다시 손자들 세대로 이어지고 있다. 혁명적 발전의 디지털 분야가 큰 돈 뭉치를 가져올 수 있지만 ‘모 아니면 도’와 같은 특성이 있어 불안정하다. 모가 나와 대박을 가져와도 시장 메커니즘은 이를 골고루 나누어 주지는 못한다. 정부가 부자들의 재산을 세금으로 떼어내지 않는 한 부(富)의 쏠림현상은 심화된다. ‘쓰리고에 피박’으로 한방을 좋아하는 것이 한국 사회라면 상대적 박탈감의 만연은 감수해야 한다. 그래도 한국에는 한방에 긁어 모은 돈으로 ‘한턱 내는’ 문화가 있다. 한턱 내지 않고 그냥 모른 체하면 ‘쩨쩨하다’는 평판이 나 이웃사촌이 될 수 없다. ‘모 아니면 도’의 디지털 세계가 ‘이웃사촌’이라는 아날로그 세계로 이어질 수 있는 곳이 한국이다. 두려운 것은 디지털 신봉자가 ‘내가 독차지’하는 데서 그냥 끝나고, 한턱 쏘지 못하는 구두쇠로 계속 남는 사태이다. 건조한 바람이 부는 디지털 세계와 어기적대는 느림보 아날로그 세상과의 공존을 갈구해 본다. 단속(斷續)의 디지털과 연속의 아날로그의 융합이다. 아무리 화면의 화소(畵素) 수를 늘려도 디지털은 0과 1의 신호 교합으로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는 단속의 세계이다. 사람의 손으로 그저 종이에 그은 선 하나는 이어진 연속의 아날로그 세계이다. 이렇게 보면 어쩌면 디지털의 궁극은 아날로그인지 모르겠다. 그렇더라도 디지털의 편리한 속성을 모르는 아날로그는 답답하다. 요즈음 한국 젊은이들은 디지털에 붕 떠 있는 인상이고, 일본 젊은이들은 아날로그로 착 가라앉은 인상이다. 한·일 젊은이들을 만나게 해 서로 자극시켜야 할 내 역할이 참으로 중요하다.
  • [열린세상] 행복한 리더십/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행복한 리더십/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총장님과 같이 일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저도 4년 동안 이 대학에 있으면서 좋은 시간,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내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에서 이렇게 가까이서 따뜻한 리더십의 성공사례를 직접 목격하고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다니 행운이랄 수밖에 없다.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총장은 변변한 퇴임식을 마다하고 학교 식당에서 그동안 대학 구성원들과 만나 왔던 ‘해피아워’를 열어 시간이 되는 사람들하고 작별인사나 하자고 했다. 그 자리에 나타난 사람들은 두 가지 사실에 놀랐다. 조촐한 모임을 예상했는데 대학 구성원 모두가 왔구나 싶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총장이 나하고만 특별히 가까운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들과도 역시 특별히 가깝게 지내고 있었음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대학 총장은 몇백명의 총장들을 모시고 일하는 교수라는 말이 있다. 저마다 잘난 맛에 사는 교수들의 마음을 사서 대학을 발전시키고 개혁시키기란 그리 녹록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이 대학 총장 출신 인사를 중용하는 것일까. 어찌 됐건 무슨 마법을 부렸는지 퇴임한 우리 대학 총장은 까다로운 교수, 안일한 교직원, 아직은 어린 학생 모두의 마음을 얻어, 이를 동력으로 대학이 해야 할 많은 일들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훌쩍 떠났다. 과문한 탓인지 일찍이 대학에서 마음도 사고 일도 성공시킨 총장의 전례를 찾기 힘들다. 기업·정치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만 사려고 하면 무책임한 포퓰리즘에 빠지기 쉽고, 일만 강조하다간 외로운 독재로 흐르기 쉽다. 지금 야당의 과장된 복지정책에 쏟아지는 비판은 전자에 해당할 것이고, 경제살리기 747 공약 목표, 4대강 추진 등 일만 강조하다 벌써부터 사실상 레임덕에 빠진 청와대는 후자에 속할 것이다. 주변의 실패 사례들은, 모름지기 어떤 조직이든 성공적인 리더십은 마음과 일의 일치와 조화에서 나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 조직의 발전, 변화, 개혁이라는 이름의 목표의식에 지나치게 사로잡히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조직의 성장을 도모할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조직의 비전과 가치, 문화가 망가져 조직은 불행에 빠지기 쉽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KBS·MBC·YTN 등 공영적 방송사들의 대규모 파업 사태는 선출과정에서 문제가 된 리더의 일방적이고 왜곡된 목표 추구와 구성원들의 언론 본연의 공정한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마음 사이의 골 깊은 간격에서 빚어지는 충돌음일 따름이다. 카이스트 서남표 총장의 개혁도 서 총장의 교육목표(일) 추구와 구성원들의 교육가치(마음) 추구 간의 갈등으로 좌초 위기를 겪고 있다. 일은 밀어붙여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만 마음은 밀어붙이면 무엇을 위한 목표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 최근 몇년 사이 국내 대학들의 랭킹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대학의 사회적 평판뿐만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 등의 지원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은 랭킹 올리기를 대학의 주요 목표로 삼는 강박증세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랭킹이 높은 대학과 훌륭한 교육가치를 실현하는 대학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오히려 랭킹을 추구하다 대학의 교육, 연구 가치가 훼손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입 시험에 매달린 국내 고등학교가 입시학원 이상의 교육기관으로의 가치를 상당부분 상실하고 있는 것처럼, 자칫 대학도 그 꼴이 될 수 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데도, 성적순을 목표로 삼는 대학이 늘어날수록 우리사회는 불행해질 것이다. 구성원의 마음이 결여된 조직 목표는 조직의 비전과 이상, 가치가 결여되기 쉬워 목표 달성 과정에서 잡음과 갈등이 있게 되고, 목표 달성 이후에도 조직 분열의 후유증을 남긴다. 현명한 리더십은 마음을 먼저 사고, 그 마음들이 공유하는 가치를 추구함으로써 더 큰 목표를 달성한다. 이렇게 마음과 일을 조화시키는 리더십은 구성원과 리더 모두를 행복하게 하고 진정으로 경쟁적인 조직을 만든다. 대학뿐만 아니라, 기업·정부·정당 등 모든 조직에서 행복한 리더십의 지혜가 널리 퍼져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됐으면 한다.
  • [열린세상] 좋은 아부 나쁜 아부/이상건 서울대 의대 신경과 교수

    [열린세상] 좋은 아부 나쁜 아부/이상건 서울대 의대 신경과 교수

    선거가 다가오니 또 민심을 유혹하는 공약들이 판치고 있다.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거나 나라의 앞날이 걱정되는 정책들이 정확한 계산이나 구체적인 로드맵 없이 마치 정치적인 판단 하나로 결정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도 10년, 20년 후에 아무런 후유증이 없는 것처럼 발표된다. 평상시에는 가려운 곳 하나 제대로 긁어주지 못하다가 왜 이 시기에만 이러는지 답답하다. 정치라는 것이 아무리 선거로 결판난다고 해도 이렇게 무책임해도 좋은지 모르겠다. 칭찬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아부’라는 말이 있다. 아부는 인간의 본성이다. 인간이 동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부터 인간의 유전자에 각인된 성질이다.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잘 대해 주는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하에 행동하는 것이 아부다. 이러한 성질을 가진 사람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했기 때문에 이 특징을 갖는 유전자가 널리 퍼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아부는 뇌에서 세로토닌 농도를 올린다. 세로토닌은 행복감과 만족감을 높이므로 아부를 들으면 자연히 기분이 좋아진다. 리처드 스텐걸의 ‘아부의 기술’을 보면 아부에는 선의에서 나온 아부와 악의적인 아부가 있다고 했다. 이 말을 가장 먼저 한 사람은 프랜시스 베이컨이라고 한다. 선의의 아부는 구체적인 동기 없이 사실이나 진실을 단순하게 과장하여 칭찬하는 경우고, 악의적인 아부는 상대방을 속이고 기만해 자신이 이득을 취하려는 아부다. 전자가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 ‘선물’이라면, 후자는 대가를 바라고 한 ‘뇌물’로 비유했다. 필자가 보기에 아부에는 여섯 종류 이상이 있다. 첫 번째, 다른 사람의 능력을 고양시켜 주는 ‘능력 개발용’ 아부다. 주눅이 들었거나 자신의 능력을 잘 모르는 후배에게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도록 하는 선배와 같은 경우다. 선의의 아부 중에서도 최고다. 두 번째, 좋은 분위기를 위해 좋은 말을 하는 경우다. 잘 보여서 승진을 하겠다거나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단란한 분위기를 위한 ‘친목도모용’ 아부다. 덤으로 상사나 친구가 자신을 좋아해 주면 금상첨화다. 사회적인 융화를 위해 적절히 사용될 수 있다. 세 번째, 상점 등에서 손님에게 옷이 잘 어울린다고 얘기해 주는 ‘생계형’ 아부다. 듣는 사람도 그 정도는 가려서 들을 줄 안다. 네번째부터 질이 나빠진다. 본인의 이익을 위해 실제 생각과는 다르게 덮어 놓고 좋은 말을 하는 경우다. 한마디로 감언이설로, 이익을 위한 목적이기에 ‘출세 지향형’ 아부다. 더 안 좋은 것은 음해를 포함한 ‘다른 사람 밟고 가기형’아부다. A라는 사람이 상사에 대하여 안 좋은 말을 하고 다니는데 특별히 상사를 위하는 척하면서 이 내용을 상사에게 알려주는 식이다. 마지막은 악의적인 거짓말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사기형’ 아부라 하겠다. 있지도 않은 사실 또는 불가능한 계획으로 상대방의 관심과 호감을 사고 상대방에게 해를 입히는 동시에 자신의 이익을 얻는 경우다. 아부는 학교·회사를 포함한 모든 사회에 존재한다. 아부는 어떤 의미에서 사회의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는 주변 사람의 평판을 곧 자기의 가치로 아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에 칭찬에 목말라 하고 아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그럼 정치에 등장하는, 지켜지지 않는 공약은 위의 아부의 분류 중 어디에 속할까? 아무리 봐도 좋은 형태의 아부는 아니다. 만일 순진한 생각에 이 공약들이 가능할 것 같아서 주장했다고 해도 분위기를 띄우려고 한 것은 아닐 테니 ‘출세 지향형’ 아부에 해당할 것이고, 만일 불가능한 것을 알고서도 했다면 가장 질이 안 좋은 ‘사기형’ 아부에 해당하겠다. 이런 아부에 매번 속아 넘어가는 국민도 문제지만 장밋빛 전망과 화려한 미래 이야기에 귀가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아부하는 사람들이 정도를 지키는 것이 옳다. 사실 최선의 아부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고 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헛된 공약을 남발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최선의 아부를 해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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