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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인시 지곡반도체클러스터·산업단지, 국내외 ‘첨단기업 요람’으로 부상

    용인시 지곡반도체클러스터·산업단지, 국내외 ‘첨단기업 요람’으로 부상

    경기 용인시 지곡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에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인 미국의 ‘램리서치’(Lam Research)와 국내 유전체 분석장비 업체 등 첨단 기업들이 모여들고 있다. 디에스디그룹은 23일 ㈜힘스, EDGC㈜와 용인 지곡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 유전체 분석장비 국산화 기업 입주 및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수원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업무 협약식에는 디에스디그룹 김언식 회장, ㈜힘스 김주환 대표이사, EDGC㈜ 신상철 대표이사,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국회의원, 신삼호 이원철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디에스디그룹이 추진 중인 용인 지곡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유전체 분석장비 국산화를 위한 기업의 연구 및 제조시설이 입주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는 데 있다. ㈜힘스는 1999년 설립된 OLED 평판 디스플레이 최첨단 장비를 공급하는 첨단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이며 EDGC는 Cell free DNA 기반으로 암을 1기 이내 극초기에 찾아내는 첨단 액체생검기술을 보유한 생명공학 회사이다. 유전체 분석 기술은 빅데이터 분석에 의한 다양한 응용 분야와 신약 개발 및 치료에 적용되면서 4차 융합시대 정보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힘스, EDGC㈜ 등 기업이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의료 및 유전체 장비의 국산화를 추진 중이다. 용인 지곡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는 디에스디그룹 자회사인 ㈜신삼호가 용인시 기흥구 지곡동 일대 17만 3764㎡ 부지에 추진 중이다. 지곡일반산업단지에는 지난 2019년 11월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인 미국의 ‘램리서치’ 입주 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지곡반도체클러스터 산업단지는 기업활동을 위한 최적의 입지도 갖췄다. 경부고속도로 기흥 IC와 가깝고 영동고속도로 용인 IC로 이동도 편리하다. 또 산업단지 인근에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서용인IC가 개통할 예정이다. 주변에는 용인바이오밸리 연구단지(예정), 지곡일반산업단지(조성중), 삼성SDI, ㈜씨엔원, ㈜알버트 공장설립부지 등이 있어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에스디그룹 관계자는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각 사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 추진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유전체 분석장비의 조속한 국산화는 물론 입주 기업들이 연구 및 기업활동을 하는 데 있어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산업단지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잘할 땐 에이스 못해도 해결사… 슈퍼스타로 성장하는 신지현

    잘할 땐 에이스 못해도 해결사… 슈퍼스타로 성장하는 신지현

    리그 정상급 가드로 성장한 신지현(부천 하나원큐)이 나날이 해결사 본능을 발휘하며 팀의 연승을 이끌고 있다. 잘하는 날은 득점포를 가동하며 상대를 곤란하게 만들고 못하는 날도 끝내 승부를 결정짓는 활약을 펼치며 농구 슈퍼스타의 면모를 보여준다. 신지현은 18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0~21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생애 첫 버저비터를 성공하며 66-64 승리를 이끌었다. 이 승리로 하나원큐는 시즌 10승을 달성함과 동시에 정규리그 우승 잔칫상을 잔뜩 준비한 우리은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경기 내용만 보면 신지현은 극도로 부진했다. 3점슛 6개를 시도해 1개만 넣었고 2점슛 11개를 던져 2개를 넣었다. 자유투 성공률이 83.3%(5/6)로 높았던 점이 그나마 면피가 됐다. 이날 기록은 12득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그러나 신지현은 마지막 결정적인 득점으로 이날 경기의 부진을 만회했다. 마지막 심장 떨리는 승부처에서 선보인 과감한 컷인으로 신지현은 코트 위의 주인공이 됐다.이훈재 감독도 “신지현이 순간적으로 잘 들어갔다”고 결승 득점을 칭찬했다. 사실 이날 경기력만 보면 신지현에게 맡기는 것은 부담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상대가 강이슬 아니면 신지현을 막을 거라고 생각했다. 지현이가 그래도 득점을 해봤던 선수라 믿었고 생각대로 잘 움직여줬다”고 설명했다. 최근 하나원큐의 상승세에는 신지현의 성장을 빼놓을 수 없다. 경기력이 불안했어도 감독이 마지막 승부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은 그만큼 신지현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가 됐음을 보여준다. 신지현이 부진했지만 마지막에 승부를 결정지은 것은 불과 바로 전 경기에서도 나왔다. 지난 11일 부산 BNK와의 원정 경기에서다. 이날 신지현은 19득점 5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했다. 득점이 많긴 하지만 3점슛은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고 2점슛은 20개를 던져 8개를 넣어 효율이 떨어졌다. 똑같이 8개의 2점을 넣은 양인영은 11개를 시도한 점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는 신지현의 공격이 많다 보니 BNK에게 고전하는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신지현의 해결사 본능은 마지막에 극적으로 발휘됐다. 61-62로 하나원큐가 뒤져 있던 4쿼터 종료 30초를 남기고 신지현은 과감한 돌파에 이은 결승 어시스트로 63-62 역전을 만들어냈다. 해설진이 “10개에 버금가는 어시스트”라고 칭찬할 정도였다.슈퍼스타를 결정짓는 요인 중 하나는 긴박한 승부처에서 해결할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 여부다. 비슷한 농구 실력을 가졌더라도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강심장을 가진 선수와 아닌 선수는 그 선수에 대한 평판을 가른다. 최근의 신지현은 경기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며 슈퍼스타로 발돋움하는 분위기다. 신지현은 “경기가 안 풀릴 때 부담감은 항상 있다”면서 “요즘 주변에서 잘한다고 해주셔서 매 경기 부담은 되지만 이겨내야 한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스스로도 인정할 만큼 성장을 이룬 신지현의 농구는 ‘얼짱 농구 소녀’를 응원했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미모에 실력까지 갖춰 진정한 슈퍼스타로 진화 중인 신지현의 농구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팬들의 관심 역시 뜨겁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열린세상] 부동산 정책의 신뢰는 과거 실패의 반성에서부터/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부동산 정책의 신뢰는 과거 실패의 반성에서부터/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요즘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은 부동산 정책이다. 오죽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국토교통부를 향해 “주택 가격과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부처의 명운을 걸라”고까지 했겠는가. 장관이 바뀌고 나서 국토부의 정책은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4 대책에서는 역대 최고 수준인 전국 83만 6000호(서울 32만호)를 2025년까지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아파트는 빵이 아니며 공사 기간이 길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공급하지 못한다. 하지만 부동산시장과 같은 자산시장에서는 당장의 수요 공급뿐 아니라 미래의 수급에 대한 예상이 함께 작용한다. 미래에 공급이 확대되면 미래의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이다. 주택 가격 하락이 예견되면 더 일찍 주택을 내다팔려는 사람이 늘어나기 마련이니 현재의 주택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세를 기대하는 것도 이러한 메커니즘을 염두에 두고 있다. 2·4 대책으로 충분한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 줌으로써 공포적 구매, 즉 패닉바잉을 누그러뜨린다는 것이다. 최근 주택 가격 급등의 원인 중 하나인 패닉바잉은 향후 주택 공급이 어렵겠다는 생각에 근거한다. 서울 도심을 비롯해 어떤 곳에서도 주택 공급이 충분하다는 걸 이해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안정된다는 설명이다.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정부가 발표한 정책을 시장에서 그대로 믿느냐다. ‘공급쇼크’ 수준의 숫자를 제시한 것은 좋은데 사람들이 신뢰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고 작동하는 경로는 여러 가지다. 먼저 정부 정책에 대해 좋은 평판이 쌓여 있으면 신뢰감을 주기 수월하다. 과거 사례들처럼 이번에도 정부 발표대로 실현될 것이라는 기대는 물론이며, 정부가 어렵게 쌓아 올린 좋은 평판을 순식간에 무너뜨리지 않으려 할 것이라는 예측도 함께 한다. 그런데 우리 정부가 그동안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좋은 평판을 쌓아 놓았다고 할 수 있을까? 2·4 대책이 25번째 정책이라고들 하는데 과거 24번째의 대책 중에서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은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좋은 평판이 없는 정부가 발표한 정책이더라도 신뢰받을 수 있다. 사람들이 정책을 믿을 수밖에 없게끔 구체적인 장치나 확약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법을 개정하거나 돌이킬 수 없는 조치들을 담는 것이 주요 사례다. 정부에 따르면 2·4 대책은 토지주나 조합에게 역대 가장 강력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고 한다. 확실한 인센티브가 있는데 공급하지 않을 리 없으니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믿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해 시장은 아직 반신반의하는 것 같다. 정부 공급계획의 구체성이나 실행 가능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고 여론조사 결과도 신통치 않다. 얼마 전에는 집값 정상화(하락)를 희망하는 시민들의 모임에서 2·4 대책이 ‘집값 하락’에 역행하는 정책이라고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앞으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구체화되는 과정을 더 지켜보아야겠지만 시장의 신뢰가 결여된 상태가 계속되는 것은 위험하다. 2·4 대책의 세부 방안들이 중구난방으로 추진되면서 기존의 실패 사례를 답습할 가능성도 크다. 이번에는 처절한 반성을 제시함으로써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정부에서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한 적이 있다. 이제는 말로만 그쳐서는 곤란하다. 기존의 부동산 정책들이 어떤 점에서 부족했고 잘못이었으며,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를 설명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럽다. 그러나 고통이나 비용이 수반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믿어 주지 않는다. 물론 뼈아픈 반성이 수반된다고 해서 정책의 성공이 꼭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아울러 현 정부의 부동산 문제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정책 때문에 유발됐다는 태도도 버려야 한다. 미래에 대한 예상이 신뢰를 수반하면 현재 시점의 시장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2·4 대책의 기본 아이디어이지 않은가.
  • 중국 BBC 월드뉴스 방송 금지, 영국 “중국 평판만 손상될 것”

    중국 BBC 월드뉴스 방송 금지, 영국 “중국 평판만 손상될 것”

    중국 정부가 영국 공영 BBC 월드 뉴스의 국내 방영을 금지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부 장관은 즉각 트위터에 글을 올려 “언론의 자유를 축소하는 용납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전 세계의 눈에는 중국의 평판을 손상하는 조치로 비칠 뿐”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국가라디오텔레비전총국(광전총국)은 12일 BBC가 콘텐츠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광전총국은 이날 0시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BBC가 보도 내용이 진실하고 공정해야 한다는 규칙을 어겼다면서 앞으로 일년간 BBC 월드 뉴스의 방송 면허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중국 정부가 신장(新疆)에서 운영하는 재교육 수용소에서 강제노동과 성폭행이 발생해왔다는 의혹을 BBC가 보도해 온 것이 문제가 됐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불공정하고, 객관적이지 않고, 무책임한 보도”, “가짜 뉴스”라며 BBC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왔다. BBC는 성명을 내 “전 세계에 공정하고 공평한 기사를 전달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의 결정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중국이 BBC 월드 뉴스의 국내 방영을 금지한 것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영국에 보복하겠다는 조치로도 풀이된다. 영국 방송·통신 규제당국 오프콤(Ofcom)은 2019년 런던에 유럽본부를 개소한 중국국제텔레비전(CGTN)이 독자적인 편집권 없이 중국 공산당의 통제 아래 운영되고 있어 국내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지난 4일 방송 면허를 취소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포르노 행상이자 표현의 자유 수호자 플린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포르노 행상이자 표현의 자유 수호자 플린트

    미국의 도색(桃色) 잡지 ‘허슬러’ 창업자이며 ‘걱정 많은 음란물 행상(smut peddler)’임을 자처했던 래리 플린트가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플린트는 10일(이하 현지시간) 아침 로스앤젤레스의 세다스 사이나이 병원에서 가족들이 빙 둘러선 채 잠자다 숨을 거뒀다고 동생 지미가 일간 워싱턴 포스트에 알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사망 원인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래리 플린트 퍼블리케이션스의 대변인 민다 고웬은 “급작스런 질환이 최근 도져” 목숨을 잃었다고 말했다. 지미는 심장 이상 때문이라고만 밝혔다. 1942년 켄터키주에서 태어난 그는 고교를 중퇴하고, GM 공장에서 일하다가 1968년 동생과 함께 오하이오주에서 ‘허슬러 클럽’을 열면서 성인물 업계에 뛰어들었다. 성인 클럽을 홍보하기 위해 소식지를 발간한 것이 1974년 ‘허슬러’ 창간으로 이어졌다.그 뒤 무려 50년 가까이 숱한 논쟁, 법정 공방에 시달린 논쟁적 인물이었다. 1975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나체 사진을 게재함으로써 일반 대중의 말초적 호기심을 건드렸다. 1978년 조지아주 법원에서 흑인 남성과 백인 여성의 성관계를 묘사해 외설 혐의로 재판을 받았는데 백인 우월주의자의 총을 맞고 하반신 마비로 남은 여생을 휠체어에 앉아 보냈다. 휠체어는 온통 금으로 도색했고 팔걸이에는 벨벳을 둘렀다. 1977년 지미 카터 대통령의 여동생인 루스 카터 스테이플턴의 권유로 복음주의 기독교로 개종했지만 암살 위기를 겪은 뒤 신앙마저 저버렸다. 그에게 총격을 가한 남자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다른 살인 혐의로 처형됐는데 그는 사형 집행에 반대했다. 1970년대 허슬러 잡지는 300만부가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동시대의 ‘플레이보이’가 점잖게 보일 정도라는 평판이었다. 그는 “내 경쟁자들은 항상 외설을 예술로 가장했다”며 “우리는 어떤 가식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보수 인사들을 잡지에 등장시켜 송사를 자초했다. 1996년 올리버 스톤 감독이 우디 해럴슨을 기용해 만든 영화 ‘래리 플린트(The people vs Larry Flynt)’에 자세히 소개됐다. 1983년 TV 복음 전도사 제리 팔웰을 잡지 만화에 등장시켰는데 그의 첫 경험이 집 바깥의 변소에서 맞닥뜨린 자신의 어머니였다는 식으로 묘사했다가 소송을 당했다. 팔웰은 요즘 말로 하면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5000만 달러를 청구해 하급심에서 승소했지만 1988년 대법원에서 뒤집어졌다. 대법관들은 8-0 만장일치로 언론의 자유를 존중해야 하며 풍자로 이런 정도는 용인해야 한다는 플린트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수정헌법 1조에 근거한 판결이었는데 그는 이때부터 이 조항의 챔피언이란 별칭을 얻었다. 그 해 그는 ‘불쌍한 남자: 포르노 작가로서의 내 삶, 전문가 그리고 사회적 따돌림’이란 제목의 자서전을 발간했다. 주지사 선거는 물론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하는 등 정치권도 기웃거렸다. 다섯 차례나 결혼해 네 자녀를 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문화마당] 구독의 시대, 지역 서점 살길 열다/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구독의 시대, 지역 서점 살길 열다/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책바다봄. 경남 통영의 독립서점 봄날의책방에서 운영하는 ‘책 꾸러미 구독 서비스’ 이름이다. 25만원을 내고 연 6회, 책방 일꾼이 선별해 보내는 책을 택배로 받아 읽는 서비스다. 1회에 4만원이 넘으니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그러나 지난 1월 28일 모집을 시작한 정기 구독자 200명은 열흘 되기 전 마감됐다. 책바다봄은 단지 ‘책 받아 봄’을 넘어서 ‘좋은 책과 바다의 향기를 함께 만나는’ ‘책-바다-봄’이었다. 먼저 전국 각지 바닷가에 자리 잡은 독립출판사 네 곳의 ‘책’이 있다. 봄날의책방을 운영하는 통영의 남해의봄날, 강원 고성의 온다프레스, 인천 강화의 딸기책방, 전남 순천의 열매하나가 힘을 모았다. 여기에 ‘바다’가 더해졌다. 지역 특산물을 함께 보내 준다. 덕분에 구독자들은 두 달에 한 차례 책도 읽고, 반건조 생선 등 삼면 바다도 맛볼 수 있게 됐다. 첫 배송일은 3월 중이다. ‘산 너머 남쪽’에서 선물처럼 찾아온 ‘봄’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오프라인이 온라인을 닮는 사이버피지컬 현상은 세계적 추세다. 오프라인 공간의 흥망은 규모나 위치보다 매력과 평판이 좌우한다. ‘어디에, 어떻게 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얼마나 경험하게 해 주느냐’가 공간의 운명을 결정한다. 서점도 다를 바 없다. 전국 독립서점들은 매력적 공간, 독특한 큐레이션, 잊지 못할 경험 등을 통해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의 일상화는 독립서점의 매력을 작동 불능으로 만들었다. 독자들이 서점에 오지 못하고 저자 강연 등 책 모임이 온라인 만남으로 대체되면서 많은 독립서점이 위기에 빠졌다. ‘경기도 지역 서점 실태조사 및 활성화 방안’에 따르면 도내 지역 서점 중 3분의2는 작년 상반기 매출액이 2019년 동기 대비 평균 31.3% 감소했다. 감염자 수가 급증한 하반기엔 더 어려웠다. 고난은 인간을 지혜롭게 하고, 위기는 사업을 창조적으로 만든다. 비대면 구독 서비스 열풍의 이유였다. 안경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구독하는 세계다. 매력을 전달한다면 종이책 구독도 당연히 가능하다. 작년 5월 봄날의책방은 위기 타개를 위해 책 꾸러미 서비스 100명분을 기획했고, 순식간에 완판해 독립서점의 새로운 활로를 찾아냈다. 특히 통영 지역 셰프가 쓴 ‘통영백미’라는 책을 보내면서 특산물을 끼워 보낸 것에 반응이 좋았다. 용기를 얻은 책방은 이번에 서비스를 전국 규모로 확장했다. 독자들 호응은 더 뜨거웠다. 역량이 허락했다면 구독자도 훨씬 늘었을 것이다. 평소 책 생태계에서 봄날의책방이 쌓은 평판이 일을 가능하게 한 것은 물론이다. 영국의 독립서점 돈트북스는 ‘책을 아름답게 대접하는 서점’이라는 평판을 얻을 정도로 공간 경험을 극대화한 진열로 유명하다. 이 서점의 또 다른 매력은 전문가 상담을 받아 매달 자기 취향에 맞는 책을 정성 어린 편지와 함께 받아 보는 구독 서비스다. 한국에서도 최인아책방, 당인리책발전소 등의 구독 서비스가 사랑받고 있다. 일본의 출판사 다베루통신은 도시의 먹는 사람과 농산어촌의 만드는 사람을 잡지를 통해 연결한다. 간편식 열풍이 상징하는 공업적 먹거리 소비가 일반화한 세상에서 이 출판사는 월간지를 구독하면 지역 식자재를 함께 보낸다. 잡지엔 먹거리를 생산하고 요리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가득하다. 생산자·소비자·출판사가 온라인 공동체를 형성하는 활발한 활동 끝에 매달 8000명 이상 구독자를 모았다. 책과 함께 지역을 판매하는 서비스는 지역 독립서점의 오랜 꿈이다. 책만으로 안 되지만, 책이 있어야 가능하다. 지역 서점 구독 서비스 시대가 열렸다. 많은 시도가 있기를 바란다.
  • 국내 최초 역경매 부동산중개 플랫폼 ‘애니방’ 내달 등장

    국내 최초 역경매 부동산중개 플랫폼 ‘애니방’ 내달 등장

    플랫폼경제 시대가 열리면서 부동산거래 플랫폼도 인기를 끌고 있다. 수요자는 스마트폰 앱으로 부동산 시세 정보를 보고 중개사를 선택해 계약을 체결한다. 직방, 다방이 선두주자.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이들 플랫폼 이용자도 급상승했다.이 가운데 올해 한 단계 진화한 새로운 개념의 플랫폼이 등장한다. ㈜아이제이그룹은 오는 3월 1일 고객과 중개사가 상생하는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 ‘애니방’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애니방은 직방, 다방보다 앞선 2008년, ‘부동산 포털사이트 거래인증시스템’으로 특허출원하고 2011년 특허획득했다. 그리고 김윤관 대표가 2018년부터 직접 거래현장에서 뛰면서 고객, 중개사들의 절실한 니즈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았다. 김 대표는 “고객들은 수수료 할인, 공인중개사는 광고비 부담완화를 원했다”면서 “그래서 수요자에겐 과감한 수수료 할인, 중개사에겐 광고비 후불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애니방의 첫번째 특징은 수요자(매수, 임차인)에게는 중개수수료의 50%를 할인하고, 중개사에게는 계약 후 수요자측 중개수수료의 50%만큼 플랫폼 광고비를 후불로 받는다는 점이다. 중개사들은 온라인 광고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광고비가 선불이기 때문에 계약을 못 해도 광고비는 먼저 지출해야했다. 이런 부담을 없앤 것이다. 애니방 플랫폼에서 중개사는 공급자측(매도, 임대인) 수수료만 받는 셈이다. 수요자측 수수료는 수요자와 애니방 광고비로 지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50%낮은 수수료 때문에 수요자가 더 많이 찾아온다. 수요자가 더 많으면 중개사 수익은 늘고, 광고비는 거래실적에 따라 후불로 지출하기 때문에 중개사는 손해 볼 이유가 전혀 없다. 게다가 수요자, 애니방도 함께 이익을 얻는 상생구조가 형성된다. 애니방의 두번째 특징은 역경매를 통한 실시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수요자는 사무실이나 집의 평형, 가격 등 필요한 조건을 앱에 입력한다. 그러면 가맹중개사들이 이를 보고 수요자에게 견적을 제시한다. 수요자는 실시간으로 중개사들이 제시한 견적들을 검토하고 그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역경매 입찰방식이다. 상생과 역경매 시스템은 애니방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도를 높여준다. 다른 플랫폼은 광고가 주 수익원이라 거래실적과 관계없이 선불로 광고비를 받는다. 그리고 광고노출도 광고비를 기준으로 상위 노출한다. 하지만 애니방은 수요자 평판 좋은 중개사를 상위 노출한다. 수요자에게 서비스를 잘하면 온라인 평판이 좋아지고, 평판 좋은 중개사는 계약도 더 많이 체결한다. 그러면 당연히 애니방의 후불광고 매출 기여도도 높아진다. 평판과 애니방 매출기여 그래프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래서 정보의 공정성, 신뢰성을 담보하는 선순환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다. 3월 1일 앱 출시 후 애니방은 빅데이터, AI를 접목해 기능을 고도화해나갈 계획이다. 사무실, 아파트의 현 시세뿐 아니라 미래시세, 가치예측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미 비즈니스 제휴를 협의하고 있다. 수요자와 중개사의 상생, 역경매방식의 실시간 매칭, 신뢰도 높은 정보제공에 미래가치 예측시스템까지 장착한 ‘애니방’이 출시되면 부동산중개 플랫폼 시장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서울 수도권 1위, 대한민국 1위를 한 후 동남아, 중국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에르메스 40만원 할인’에 속은 피해자 300명…‘구매대행 주의보’

    [단독] ‘에르메스 40만원 할인’에 속은 피해자 300명…‘구매대행 주의보’

    박모(35)씨는 지난해 12월 해외 명품 구매대행 블로그 ‘아모르’를 통해 에르메스 가방과 샤넬 지갑 등 500만원 상당의 명품 구매를 의뢰했다. 시중가보다 40~50만원 정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말에 거액을 입금한 게 화근이었다. 블로그에는 운영자 A씨의 사업자등록증도 있었고 긍정적인 후기 글도 많아 자연스레 신뢰가 갔다. 하지만 구매를 의뢰한 지 한참이 지나도록 주문한 상품은 깜깜무소식이었다. 불안한 마음에 다시 문의해보니 코로나19와 크리스마스 연휴가 겹쳐 해외에서 물건 확보가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그는 지난 2일 경찰서를 찾아 A씨를 고소했다. 박씨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사기라는 것을 알았다”며 “큰 금액을 제대로 돌려받을 수 없을까 봐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심정”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피해자 이모(23)씨도 똑같은 경험을 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300만원대의 에르메스 가방을 주문했지만 역시 같은 이유로 받지 못했다. 이씨는 “많게는 2300만원을 피해 본 사람도 있다”며 “해외 사정을 잘 모르는 구매자들은 마냥 기다리다가 대책 없이 사기를 당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아모르를 통해 명품을 구매하려다 피해를 본 사람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대부분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제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는 말에 이끌려 피해를 봤다. 현재 피해자들은 약 300명에 달하며 피해액은 자그마치 9억원으로 추산된다. “9억의 행방은 어디로”…사건을 둘러싼 ‘진실게임’ 피해자들에 따르면 A씨의 일을 도왔던 또 다른 인물 B씨가 그동안 A씨가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남겼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평판에 금이 갈 것을 두려워 한 A씨는 B씨에게 행동을 멈추는 대가로 지난 4년간 매월 1000만원 가량을 송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이 명품 주문을 의뢰한 돈이었다. 계속된 송금으로 A씨는 명품을 구매할 여력이 없었지만 계속 제품을 홍보하면서 구매자를 모았다. 반면 B씨는 갈취와 협박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통화에서 “사건 내막에 대해서는 자세히 몰랐고 돈은 A씨한테 정당한 월급을 받은 것”이라며 “개인정보가 노출돼 협박을 받는 쪽은 오히려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돈의 행방과 변제 책임 등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로선 민감한 사항들이라 추후 변호사를 통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경찰 수사 눈앞…피해 신고 늘어날 듯 피해자들은 사건이 복잡해지는 것을 보며 애만 태우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한다. 참다못해 지난 1일 A씨를 경찰에 고소한 피해자 김모(32)씨는 “혹시라도 돈을 받을 수 없을까 봐 아무 말도 못하고 아직도 기다리는 피해자들이 많다”며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멘탈’(정신력)이 무너진 것을 이용해 A씨가 다른 일을 또 꾸미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모든 것은 경찰 수사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A씨에 대한 피해는 전국 각지에서 11건이 접수돼 대전 서부경찰서에서 사건을 종합하고 있다. 지금까지 신고된 피해액은 총 3000만원 정도다. 경찰 관계자는 “빠른 시간 내에 사건을 관할 경찰서인 평택경찰서로 이송할 계획”이라며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블랙핑크 제니 앞세운 처음처럼…‘아이유 참이슬’ 잡을까

    블랙핑크 제니 앞세운 처음처럼…‘아이유 참이슬’ 잡을까

    롯데칠성이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 모델로 걸그룹 블랙핑크의 제니(사진)를 발탁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해 가수 아이유를 다시 발탁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는 소주업계 1위 하이트진로를 추격할지 관심이 쏠린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미국 빌보드 아티스트100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세계무대에서 K팝을 이끄는 대세 걸그룹으로 자리 잡았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제니는 지난해 걸그룹 개인 브랜드평판 1위를 기록했고,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예고하고 있어 처음처럼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소주 모델은 시대를 대표하는 ‘대세’ 연예인의 척도로 여겨진다. 소주업계에서 그간 맛이나 품질뿐 아니라 모델 경쟁도 치열했던 이유다. 롯데칠성은 지금껏 처음처럼 모델로 이영아(2006), 구혜선(2007), 이효리(2007~2012), 현아·효린·구하라(2013), 조인성·고준희(2013~2014), 신민아(2014~2016) 그리고 최근 5년간은 수지(2016~2020)를 내세웠다. ‘참이슬’로 업계 1위를 달리는 하이트진로를 거쳐 간 연예인도 쟁쟁하다. 이영애(1999~2000), 황수정(2000~20001), 박주미(2001~2002), 김정은(2002), 최지연(2003), 김태희(2004~2005), 성유리(2005~2006), 남상미(2006~2007), 이상윤(2006~2007), 태진아·이루(2007), 김아중(2007~2008), 김민정·지성·박철민·신다은(2008), 하지원(2008~2009), 이민정(2009~2011), 문채원·유아인(2012), 이유비·김영광(2012~2013), 공효진·이수혁(2013~2014), 아이유(2014~2018), 아이린(2019) 등이다.하이트진로는 지난해 가수 아이유를 모델로 다시 선정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싱어송라이터로서 본인만의 음악적인 색깔과 함께 맑고 깨끗한 이미지가 참이슬이 추구하는 것과 맞아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면서 “소비자들이 참이슬 하면 아이유가 떠오른다고 할 정도로 모델 효과가 커 다시 발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아이유를 비롯해 최근 자사 캐릭터 두꺼비를 활용한 팝업 스토어 ‘두껍상회’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제니와 함께 하는 처음처럼 리뉴얼 광고 캠페인을 곧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신간] 형설미래교육원, ‘박진영의 말하기 특강’ 출간

    [신간] 형설미래교육원, ‘박진영의 말하기 특강’ 출간

    형설미래교육원은 ‘비대면’, ‘언택트 시대’가 키워드로 떠오르는 현대 사회에서 중요성이 커진 ‘말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박진영의 말하기 특강’을 출간했다. 박진영의 말하기 특강은 ‘소통’과 ‘말하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다.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고, 자신의 견해에 대해 상대의 공감을 얻고 이끌어내는 방법에 대한 저자의 고민이 잘 드러나 있다. 박진영의 말하기 특강은 ▲첫인상을 좌우하는 말 한마디 ▲공감적 경청 ▲좋은 관계를 만드는 질문 ▲간결하게 말하기 ▲설득에 이르는 말하기 ▲말투 다스리기 ▲실언, 그리고 사과 ▲매력 있는 목소리 ▲표정, 몸짓으로 말한다 ▲내 평판을 만드는 퍼스널 브랜딩 스피치 ▲프레젠테이션 잘하는 법 ▲면접관에게도 통하는 말하기 ▲비대면 시대의 의사소통’의 총 13개 챕터로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경청과 배려의 말하기 기술을 다루고 있다. 저자 박진영 공감커뮤니케이션연구소 대표는 15년 경력의 아나운서이자 여러 대학과 공공기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서 소통과 말하기를 주제로 1년에 200회 가량의 강의를 진행하는 전문가다. 그래서 여러 전문가 그룹과 수강자들을 대상으로 말하기가 어렵고 두려운 이유에 대해 수집하고 세밀하게 분석했다. 이밖에 ‘한 순간에 관계를 망치는 결정적인 말실수’, ‘아나운서처럼 매력 있게 말하기’ 책을 펴냈다. 저자에 따르면 리더가 하는 말은 다르다. 성숙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경청과 배려의 말하기 기술은 존경받는 리더를 만든다. 말공부를 하면 할수록 말하기가 더 어려워진다고들 한다. 말하기가 어려운 것은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라는 말처럼 옛 시절에는 오히려 말을 삼가해야했던 시절이었다. 말을 잘하면 일단 사기꾼인지 의심하라는 조언도 어른들에게 흔히 들을 수 있었던 말이었다. 오히려 과묵한 사람을 진중하다고 우대하는 세상이었다. 과거 수직적 관계가 주된,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만 하기를 바라는 세상이 강요했던 말하기 방법이다. 하지만 저자는 세상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민주주의 사회는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복종하는 세상이 아니다.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IT시대에서는 서로 의견을 주고받을 줄 알고,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어필할 줄 아는 사람이 관심을 받는다. 저자는 말을 잘하는 비법으로 타고난 재주가 아닌 공부와 연습을 통해 준비하고 또 준비를 한다면 가능하다고 제안한다. 글 쓰는 과정과 마찬가지로 끊임없이 독서하고, 사색하고 이를 잘 정리해 제대로 전달하는 과정을 훈련하면 된다. 고민하고 정리하고 어떤 단어를 쓸지 선택한 다음 부드럽고 정중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마음을 담아서 전달하는 방법을 풀어냈다. 특히 이 책은 리더가 되려고 준비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말하기에 대한 오해와 두려움을 극복하는 비법을 정리해 담았다. 상대와 공감하기 위한 말하기에서 우리가 놓쳐선 안 될 핵심이 무엇인지, 자신의 말하기에 어떤 흠이 있는지를 깨닫고, 매력 있게 말하기를 익히는 과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7년 동안 말공부를 해온 박 대표는 “사람들이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상대의 처지를 배려해 말하기를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서로 돕고 화합하는 성숙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며 “결국 말 잘하기의 출발점은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저자의 오랜 연구는 말하기의 정답을 알려준다. 말하기에 있어 필요한 것은 타고난 재주가 아니라 학습과 훈련이며, 소통하는 상대를 배려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임을 일깨워준다. 구체적인 실제 사례가 재밌고 유익함은 물론, 책을 읽는 동안 평소 자신의 말 습관을 돌아보며 자신의 말하기에 어떤 흠이 있는지를 깨닫고, 매력 있게 말하기를 익히는 과정이 될 것이다. 박진영의 말하기 특강을 비롯한 형설미래교육원의 다양한 서적은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형설미래교육원은 60여 년간 다양한 분야별 도서들을 출간, 한국 출판계의 역사로서 그 자리매김을 확고히 하고 있는 형설출판사의 자회사로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끊임없는 혁신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도서출판에 주력해 오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글씨에 담은 위로… 책방, 여행의 목적지가 되다

    손글씨에 담은 위로… 책방, 여행의 목적지가 되다

    ‘두 유 리드 미’(Do you read me?!) 서점을 처음 알게 된 건 2014년이었다. 유명 카드 회사의 프로젝트로 베를린 취재를 왔었고, 꼭 가 봐야 할 열 개의 숍 중 하나로 이곳을 소개했다. 미테의 작은 서점이지만, 큐레이션이 좋아 당시 베를리너들 사이에서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는 곳이었다. 지금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미테의 명소가 됐다. 베를린을 찾는 한국의 여행자들에게도 필수 코스로 꼽힌다. 한국의 많은 매체에서 이 서점을 소개하기도 했고, 블로그에도 많이 나오며, 한국 연예인들도 다녀가 더 유명해졌다. 특히 한 여자 연예인이 어떤 프로그램에서 이 서점의 에코백을 메고 나온 후 인터넷에서 ‘공구’를 할 정도로 큰 인기였다. 검은 바탕에 서점의 이름이 깔끔하게 박힌 에코백이 베를린 여행의 필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증 아이템이 된 것이다. 서점에서도 이 에코백이 유독 한국인들에게 인기인 걸 알고 한국인처럼 보이면 알아서 먼저 보여 줬다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 서점은 사실 그렇게까지 친절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무관심에 가깝다. 뭔가를 물어보지 않는 이상, 손님이 뭘 보든 뭘 찾든 신경을 거의 안 쓴다. 사실은 그래서 대놓고 책 보기 좋은 곳이다. 얼마 동안 머물든 상관을 안 하니까. 눈치를 안 봐도 되니까. 두 유 리드 미는 미테 한복판에 있지만 눈에 잘 띄지는 않는다. 낡은 나무 간판에는 ‘?!’ 표시만 새겨져 있어 간판을 보고 들어가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작은 내부 안에는 전 세계의 평판 좋은 최신 잡지와 아티스트들의 컬렉션, 디자인, 사진, 건축, 문학에 관한 전문 서적들이 가득하다. 이 작고 콧대 높은 서점에서 나는 유명 작가의 사진집과 잡지를 많이 봤다. 너무 비싸서 사기 부담스러운 책들도 마음대로 볼 수 있고(비닐로 싸 놓은 책이 거의 없으므로), 노골적이고 혁신적인 이미지들에서 영감도 많이 얻는다. 또 베를린에 올 때마다 이곳에서 베를리너들이 추천하는 장소를 소개해 놓은 단행본을 꼬박꼬박 샀다. 계절마다 한 권씩 나오는데, 책에 소개된 장소들을 보면서 새로운 베를린 탐험을 하기 좋았다. 작은 책 속에는 짧은 설명이긴 하지만 요약이 잘 돼 있고, 직업별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개인적이고 비밀스러운 곳들도 엿볼 수 있었다. 미테를 정처 없이 걷다가도 가장 만만하게 숨어들기 좋은 서점이었다. 오셀롯 서점은 소개한 서점 중에 (유일하게) 느긋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자리가 있는 곳이다.(두스만 지하에도 카페가 있지만 좀더 분리된 느낌이라 이곳이 좀더 서점 안 카페 같은 느낌이 든다.) 커다란 테이블에 앉아 커피도 마시고 책도 읽을 수 있는 곳. 물론 지금은 록다운 때문에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은 모두 치운 상태다. 커피도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미테의 번화한 거리 중 하나인 브루난스트라세에 자리한 오셀롯(Ocelot)은 규모가 꽤 크고 정리도 잘 돼 있다. 네모 반듯한 구조가 아니라 약간 사선의 비정형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치 넓은 복도를 따라가는 느낌으로 책을 구경할 수 있다. 책은 분야별로 구획이 잘 나누어져 있어 찾기 쉽다. 다만 영어로 된 섹션 비중이 크지는 않아서, 독일어를 모르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선택에 한계가 있다. 그래도 비주얼 강한 예술 전문 서적과 패션 잡지가 많아서 곳곳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읽을 수 있다.(이곳도 책으로 진열해 두어서 지금은 앉을 수 없다.)‘오셀롯’이란 이름은 원래 고양잇과에 속하는 동물 이름이다. 표범 같은 갈색 점무늬가 특징이다. 오셀롯은 살바도르 달리가 평생 키운 반려동물로도 유명하다. 달리는 모든 모임에 오셀롯 ‘바부’를 데리고 다닐 만큼 아꼈으며, ‘살아있는 옵 아트’(추상적 무늬와 색상을 반복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실제로 화면이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미술)라 부르며 애정을 쏟았다고 한다. 커피 카운터가 있는 벽 위에 일러스트로 그린 오셀롯이 있으며 오셀롯이 그려진 포스터와 에코백, 머그컵 등의 자체 상품도 판매한다. 서점으로서 오셀롯만의 특징이라면 자체적으로 추천하는 책에 직접 손 글씨로 쓴 띠지를 둘러놓는다는 점이다. 한국에도 직접 쓴 추천 띠지를 책에 두르거나 메모를 붙여 놓는 독립서점이 몇 군데 있다. 오셀롯도 띠지에 추천 책들에 대한 감상이나 이유 등을 적어 두었는데 그 이유들이 꽤 시적이다. 예를 들면 “이 책을 읽는 건 덜 아문 상처의 딱지를 떼어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준다”와 같은 구절. 딱지를 떼어낼 때 느껴지는 특유의 쾌감이 있으면서도 덜 아문 상처로 인한 쓰라림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책이라니…. 베를린 시인인 순예 레베요한의 시집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시를 읽고 싶게끔 만드는 추천사가 아닌가. 직원들의 이름 아래 아름답고 시적인 추천사가 적혀 있는 곳, 오셀롯에 있으면 독일어를 열렬하게 배우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다. 이동미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성 소수자 비하’ 곤욕 저스틴 토머스, 후원 중단 압박에 “인성교육 받겠다”

    ‘성 소수자 비하’ 곤욕 저스틴 토머스, 후원 중단 압박에 “인성교육 받겠다”

    경기 도중 성 소수자를 비하하는 말로 곤욕을 치른 남자골프 세계랭킹 3위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인성 교육’을 자청했다. 토머스는 21일 카타르 아부다비에서 개막한 유러피언프로골프(EPGA) 투어 HSBC 챔피언십 출전에 앞서 성 소수자에 대한 비하 발언에 대해 또 사과하면서 “인성교육 프로그램에 자청해 등록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 자신뿐 아니라 내 후원기업, 그리고 내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아진 나를 입증하겠다”고 덧붙였다. 토머스는 지난 10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3라운드 도중 짧은 파 퍼트를 놓치자 무심결에 성 소수자를 비하하는 용어를 내뱉었다. 이는 고스란히 TV 중계 전파를 탔다. 토머스는 즉각 사과했지만 2013년부터 그를 후원해 오던 글로벌 의류 기업 랄프 로렌은 바로 토머스에 대한 후원 중단을 발표하는 등 후폭풍이 거셌다. 그는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씨티은행 등 남아 있는 후원사에 “인성 교육으로 좋은 평판을 되찾을 테니 지켜봐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근대광고 엿보기] 성교육을 빙자한 19금 도서

    [근대광고 엿보기] 성교육을 빙자한 19금 도서

    “여자의 육체의 구조, 성적(性的) 작용, 성욕 발작 등을 노골적으로 설명한 최신판.” ‘처녀급(及·그리고) 처(妻)의 성적 생활’이라는 제목의 책 광고에 나온 설명이다. 성교육 도서인 것처럼 포장했지만 내용을 보면 도색 잡지와 다름없다. ‘성학(性學) 대가 택전순차랑(澤田順次郞) 선생’이라는 일본인이 저자로 돼 있고 판매처는 도쿄에 있는 정사서점(正社書店)으로 나와 있다. 일본에서 우편으로 판매했다는 말이다. 광고에 나온 책 내용을 보면 ‘여자 생식기 도해, 처녀의 유방과 ○부, 처녀와 비처녀를 간이하게 아는 법, 처녀의 수음과 성욕’ 등 읽기에도 민망하다. 그러면서 “상세한 그림으로 해부해서 설명한 ‘쾌작’(快作)이라며 타인에게 묻지 못할 일이 명료해진다”고 선전했다. 때는 20세기에 접어들었지만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유교 관념이 여전히 존재했을 1920년대에 비록 광고지만 조선의 양반 독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일제는 공창을 허용했듯이 이런 도서의 판매도 묵인하면서 섹스 산업을 통치 수단으로 활용했다. 같은 저자가 썼다는 ‘남녀 생식기 상해(祥解)’도 남녀 생식기 구조 기능, 생리의 전반, 임신, 피임을 밀화(密畵)로 누구든지 알기 쉽게 했다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수위가 더 높은 책들도 있다. 발행 당일에 3000부가 매진됐다는 ‘근래 대평판의 서(書)’라는 ‘아귀도’(餓鬼道) 광고는 내용이 노골적이고 적나라해 목차를 생략하니 양해해 달라고 했다. 즉 변태성욕을 다루었다는 말이다. 아귀도의 다른 광고에서는 변태적인 성행위를 그림으로 덧붙였다. 여성이 밧줄에 온몸이 묶인 남성을 채찍질하는 그림이다. 그림 옆에는 이런 설명이 붙어 있다. “우선 이성의 의복을 벗기고 채찍질하거나 자상(刺傷·찔러 상처를 냄)하여 좋아하는 이성을 학대하고 그 고통의 상태를 보면 욕정은 만족함.” 당시에는 말을 꺼내기도 어려웠을 성생활을 다룬 도서도 광고했다. ‘성욕과 성교의 신연구’라는 제목의 책 광고에는 “성교는 인생의 기초, 하늘의 사명이요, 더불어 인생의 최대 쾌락이외다”라고 씌어 있다(매일신보 1924년 3월 7일자). 이 무렵부터 나체 여성 화보집도 일본에서 광고를 통해 유입되기 시작했다. 매일신보 1924년 1월 11일자 광고를 보면 “꽃 같은 미인이 적나라하게 드러낸 풍만한 육체의 곡선미와 미술적이고도 노골적인 자태는 황홀하여 자연히 눈물을 흘리게 한다”는 뜻의 문구가 적혀 있다. 노출 수위는 알 수 없지만, 오늘날의 여성 반라(半裸) 화보집 수준일 것이다. 그 정도로도 100년 전 사회 풍속과는 맞을 수 없었다. 손성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ESG 경영,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 앞서가는 전략이다

    ESG 경영,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 앞서가는 전략이다

    기업경영의 목적은 무엇일까. 가장 본질적인 목적은 ‘이윤 창출’과 ‘생존’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매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수명은 1935년 90년에서 1970년에는 30년, 2015년에는 15년까지 단축됐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1907년 이래 100년 넘게 미국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의 하나였다. 그러나 주가의 지속적 하락으로 2018년 6월에 다우지수에서 퇴출되는 수모를 겪었다. 한 시대를 풍미한 기업이라 하더라도 변화의 흐름을 따르지 못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리스크에 대응하지 못하면 큰 위기를 겪을 수 있다. 새해 벽두부터 세계의 기업들은 커다란 리스크와 변화의 흐름에 직면하고 있다. 1년 넘게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예상치 못한 리스크라면 탄소중립과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는 기업에 변화를 강요하는 새로운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일반 사회와 마찬가지로 기업 경영 역시 유행과 경향이 존재한다. 한때 경영계를 풍미하던 이론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역할을 다하고 사라지며 새로운 흐름들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새롭게 대두한 탄소중립 및 ESG 등은 과거와 달리 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결국 사회변화까지 가져오는 동인(動因)이라는 견해가 힘을 얻어 가고 있다. ●ESG란 무엇인가 ESG 경영과 투자란 전통적으로 중시돼 온 재무적 수익성 위주의 경영과 투자 의사결정에 비재무적 요소, 특히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핵심요소로 포함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전환은 ESG 요소가 기업의 지속가능성뿐 아니라 수익성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통찰에서 비롯됐다.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 이외의 요인들이 경영과 투자의 고려 요소가 된다는 것은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투자를 결정할 때 전통적인 재무적 수익성 외에 다른 잠재적 영향 요인을 고려하는 사례는 꽤 역사가 깊다. 1977년 발표된 ‘설리번 원칙’도 그중 하나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목회자이자 당시 제너럴 모터스 이사회 임원이었던 레온 설리번 목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해 흑인 근로자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남아공 내 회사 운영 윤리 강령인 설리번 원칙을 발표했다. 이 강령은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는데 제너럴 모터스가 당시 남아공 내 가장 많은 인력을 고용하던 대형 사업장이었기 때문이다.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한 투자들은 점차 도박, 주류, 담배 등 소위 ‘죄악성 주식’에 대한 투자 회피, 사회적 가치나 환경보전 등 특정 목적을 위한 영향투자(impact investment)로 확대됐다. 1990년대 세계화의 시작은 기업들에는 새로운 시장과 노동인력의 유입이라는 호재를 가져왔지만, 반대로 과거에 비해 한 단계 높아진 규범을 적용받는 계기가 됐다. 잘 알려진 사례가 있다. 1996년 파키스탄의 열두 살 어린 소년이 나이키 상표가 찍힌 축구공을 바느질하는 사진이 많은 사람의 분노를 촉발하면서 전 세계적인 나이키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이에 나이키는 노동 및 환경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책임부를 신설하고 본사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안전, 건강, 인력개발, 환경 등을 고려하도록 하는 지침을 시행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했다. 세계화에 따른 혜택을 보려면 그에 합당한 의무를 지키며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규범을 충족시켜야 함을 알게 된 순간이었다. 이러한 흐름은 ‘지속가능한 발전’이 지구촌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에서 2004년 6월 코피 아난 당시 유엔사무총장이 주도해 개최한 ‘글로벌 콤팩트 리더스 정상회의’ 선언문에서 ESG를 언급하면서 구체화한다. 이듬해 유엔은 지속가능한 금융에 관한 보고서(‘Who Cares Wins, 2005’)에서 ESG를 투자원칙으로 공식 제안했다. 따지고 보면 ESG와 엇비슷한 이념과 목적을 갖는 투자원칙은 그동안에도 책임투자, 사회적 책임투자, 기업 건강성, 공유가치창출 등 다양한 이름으로 함께 사용돼 왔다. 투자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2008년의 한 설문에서 대다수가 ESG 명칭을 선호한다는 것이 확인된 이래 ‘ESG 투자’라는 용어는 보편성을 획득했으며 이제 기업경영 및 투자의 원칙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ESG 투자 40조 5000억 달러 운용 자산이 우리 돈으로 무려 70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의 ESG 투자 의지는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다. 핑크 회장은 2018년 ESG를 포함한 가치투자를 선언하고 작년 1월에는 “향후 10년간 ESG 투자를 10배 이상 늘릴 계획”이라고 한발 더 구체화했다. 피델리티, 핌코, 골드만삭스 등 대형 투자사들도 뒤질세라 ESG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투자컨설팅사인 오피머스는 2020년 기준으로 ESG 요소를 고려한 투자가 40조 5000억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까지 제시하고 있다. 전 세계 운용자산의 40%가 넘는 규모이다. ESG 투자가 확실한 대세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투자자들은 왜 대상 기업의 ESG를 비중 있게 고려하고 기업은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을까. 대외적인 기업 이미지와 리스크 관리를 위한 윤리경영만이 이유는 아닐 것이다. 영국의 글로벌 투자회사인 핌코가 분석한 원인 중 눈에 띄는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기업이 기후변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발달된 소셜미디어가 세계적으로 사회 규범과 투자 패턴에 영향을 주고 있다.(평판이 나쁜 기업은 어디서든 사업이 힘들어진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 이후의 재정 안정을 위해 투자한 기업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ESG 경영에 영향을 주는 각국의 규제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ESG 투자라고 해서 수익성이 낮아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수익 위주의 전통적 투자와 비교해 수익성이 높은 경우가 많다. 지속가능성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보장된다면 ESG 투자와 경영을 마다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모건 스탠리 증권이 발표하는 ESG 투자지수(MSCI ACWI ESG Focus)와 전체 투자지수(MSCI ACWI)를 비교해 보면 지난 8년간 ESG 투자가 다른 투자에 비해 손색이 없거나 오히려 더 나은 실적을 가져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인 자산운용사들이 나란히 ESG 투자 상품을 출시하고 있고 시중의 대형 은행들이 ESG 경영을 천명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만 해도 SK의 환경사업·거버넌스 위원회 신설을 필두로 삼성, 현대자동차, LG, 롯데,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ESG 경영을 선포했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이 ESG를 기업경영의 이념과 원칙으로 확고히 하고 제대로 된 변화의 궤도에 올라서려면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이사회를 중심으로 기업 구성원 모두의 각성과 절실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점점 커지는 탄소중립 요구 환경(E)의 경우 단순히 환경기준을 준수하는 것을 넘어서 탄소중립을 요구받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동일한 상태를 뜻하는 탄소중립(넷 제로라고도 한다)은 지구 기온상승을 2도 이내로, 그리고 가능하다면 1.5도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파리협정’의 목표를 달성하는 방안이다.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세계 각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이행을 약속하였고, 이달 출범하는 미국 바이든 신행정부도 큰 틀에서 동일한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세계적인 기업들도 앞다퉈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작년 10월 국회 예산안 시정 연설을 통해 2050년 탄소중립을 처음 거명한 이후 12월에는 공식적으로 대한민국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했다. 기업들로서는 단순히 에너지 소비 효율화를 넘어 기존의 생산방식 변화는 물론 사업활동의 지속 가능성까지 우려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은 미래 국가전략의 방향을 탄소중립 사회로 명확히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중대하다. 세계가 앞서가는 상황에서 사실 우리나라가 탄소중립을 외면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오히려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을 경제와 사회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 기업에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남보다 앞서서 해야 할 과제이다. 아래 그림의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 비중을 보면 산업 부문에서 배출하는 양이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의 56%를 차지한다. 여기에 수송과 건물 부문으로 분류된 배출량 중 직접 기업활동과 연관되는 배출량을 더한다면 기업 관련 온실가스 배출 비중은 훨씬 더 높아질 것이다. 탄소중립 시대로 진입하려면 기업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사회적 책임·지배구조도 당면 과제 온실가스와 기후변화로 대표되는 환경(E)이 근래 기업에 급박한 문제이지만 사회적 책임(S) 및 지배구조(G) 또한 당장 직면하고 있는 과제임이 분명하다. 작게는 안전한 사업장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노동자의 인권과 권리를 존중하고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련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을 통해 이를 기업들에 의무로 요구하는 논의 또한 본격적으로 진행돼 왔다. 상장기업 사외이사의 재직 연한을 6년 이내로 제한하도록 상법이 개정됐고,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여성 임원 할당제가 도입됐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올 1월부터 회사의 대표이사가 매년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계획을 수립해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며칠 전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넓은 의미에서 기업에 사회(S)에 대한 책무를 다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기업 현실을 무시한 과도한 조치라는 비판도 없지 않지만 시대는 변화하고 있다. 필자는 30년간 환경 관련 정책과 집행 업무에 종사해 왔다. 1990년대 초반 환경정책이 본격적으로 수립되기 시작할 때 많은 기업이 기업경영의 어려움을 무시하는 과도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환경적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적 요구 속에서 기업들은 결국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으며, 이를 기회로 삼고 적극적으로 대처한 기업들은 경쟁력을 높이며 더 빨리 성장했다. 경영환경의 변화는 거부와 부정의 대상이 아니다. 기업의 목표인 생존과 이윤 창출을 위해 기업들은 더 빠르게 적응하고, 이를 기회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세계 10대 경제력을 갖춘 대한민국의 기업이라면 ESG는 선택이 아닌 당연한 의무이다. 60여년간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보여 줬던 것처럼 ESG 역시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민호 법무법인 율촌 고문·ESG 연구소장■ 이민호 환경부 환경정책실장, 대변인 등을 역임하며 오랫동안 정부의 환경, 기후변화, 녹색성장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미국 델라웨어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경희대 교수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 율촌 ESG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 부시 “아프고 아프다… 美 바나나공화국인가”

    부시 “아프고 아프다… 美 바나나공화국인가”

    민주 “트럼프 탄핵을” 폼페이오 “무법·폭동”오바마 “트럼프 선동 똑똑히 기억할 것”親트럼프 상원의원 “폭력은 항상 틀려”오브라이언 등 백악관 참모들 사의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회 폭력 점거에 전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정계도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부터 공화당까지, 트럼프 대통령 반대파부터 찬성파까지 가릴 것 없이 ‘민주주의를 파괴한 폭력’을 성토했다. 공화당 소속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대한 논쟁이 민주 공화국이 아닌 바나나 공화국에서처럼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런 종류의 내란 사태는 우리나라의 평판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일갈했다. ‘바나나 공화국’은 부패나 소요사태로 정국이 불안한 국가를 경멸적으로 부르는 말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어 “허황되고 거짓된 희망으로 불타는 이들이 (폭력 사태를) 벌였다”며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 민주당 바이든 당선인의 정통성 확보에 힘을 실어 줄 것임을 시사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미 의회, 헌법, 국가 전체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 행위”라면서 “4년간의 독성 있는 정치와 의도적 허위 정보가 의사당 점거를 유도했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패배한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열성 지지자들, 의회의 많은 이가 폭력에 불을 붙였다”면서 “역사는 오늘 현직 대통령이 선동해 의사당에서 벌어진 폭력을 미국의 불명예와 수치심의 순간으로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 직무수행 불능을 규정한 수정헌법 25조를 발동,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테두 리우 하원의원은 트위터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시실린 하원의원도 “너무 충격적인 일을 초래한 대통령을 당장 내일 탄핵하고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했다. 공화당 내 ‘친트럼프’ 진영 인사들도 규탄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합동회의 초반까지 애리조나주 선거 결과 인증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트럼프 대통령 편에 섰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시위대를 피해 대피한 뒤 트위터에 “헌법은 평화시위를 보장하지만, 좌파 또는 우파의 폭력은 항상 틀렸다. 의사당 난입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이 “무법과 폭동은 어디에서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윌리엄 바 전 법무장관이 “경멸스러운 폭동”이라고 비판하는 등 전현직 트럼프 행정부 관료들도 폭력 시위대 비판 대열에 섰다. 백악관은 핵심 참모들이 떠날 채비를 하는 등 ‘난파선’ 분위기다.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의 비서실장인 스테퍼니 그리셤 전 백악관 대변인은 폭력 점거 직후 사퇴 의사를 밝혔다. 2015년 대선 캠프에서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한 최측근인 그리셤 비서실장은 이날 트위터에 “백악관에서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것은 영광이었다. 이제 그만둔다”고 했다. CNN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매슈 포틴저 부보좌관, 크리스 리델 부비서실장 등 3명도 사임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부시 “미국이 언제 바나나공화국 됐나”… 민주당 “당장 트럼프 탄핵을”

    부시 “미국이 언제 바나나공화국 됐나”… 민주당 “당장 트럼프 탄핵을”

    클린턴 “점거는 4년의 독성 정치, 허위정보의 결과”오바마 “역사가 대통령이 선동한 폭력 기억할 것”공화당 상원의원 “중국 공산당이 비웃을 장면”민주당 하원의원 “당장 탄핵하고 유죄 선고해야”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지지자들의 미 의회 폭력 점거 사태에 전임 미국 대통령들도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부터 공화당까지, 당을 가릴 것 없이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성토가 쏟아졌다. 공화당 소속 조지 W.부시 대통령은 “내란”, ‘“구역질 난다” 등의 표현을 쓰며 점거 사태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선거 이후 일부 정치 지도자들의 무모한 행동에 간담이 서늘해진다”면서 “선거 결과에 대한 논쟁이 오늘날의 민주 공화국이 아닌 바나나 공화국(후진국)에서처럼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허황되고 거짓된 희망으로 불타는 이들이 (폭력 사태를) 벌였다”면서 “이런 종류의 내란 사태는 우리나라의 평판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부시 대통령은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 바이든 당선인의 정통성에 힘을 실어줄 방침이다. 빌 클린전 전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미 의회, 헌법, 국가 전체에 대한 전례없는 공격 행위에 직면했다”면서 “4년 간의 독성 있는 정치와 의도적 허위정보가 의사당 점거를 부채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선은 평화롭게 진행됐고, 개표는 공정했으며, 결과는 최종 확정된 것”이라며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오늘 폭력은 자신이 패배로 끝난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열성 지지자들, 의회에 있는 많은 이가 불을 붙였다”면서 “역사는 오늘 현직 대통령이 선동해 의사당에서 벌어진 폭력을 똑똑히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직을 중단하라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압박했다. 대통령 직무수행 불능을 규정한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하라는 것이다. 테두 리우 하원의원은 트위터에서 “친애하는 펜스 부통령이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야 한다. 트럼프는 현실로부터 동떨어져 있다”고 제안했다. 데이비드 시실린 하원의원도 “너무 충격적인 일에 말문이 막힌다. 이를 초래한 대통령을 당장 내일 탄핵하고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했다. 공화당 역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과 선을 그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헌법은 평화시위를 보장하지만, 좌파 또는 우파의 폭력은 항상 틀렸다. 폭력 가담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대의명분을 해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해병대 장교 출신인 갤러거 의원은 “2007, 2008년 이라크에 파병됐을 때 이후로 이런 장면은 본 적이 없다. 중국 공산당이 편안히 앉아 비웃고 있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공화당 소속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인 미트 롬니 상원의원은 “이 사태는 대통령이 유발한 반란 사태”라고 비난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In&Out] 과학기술 한류 ‘K-R&D’를 열자

    [In&Out] 과학기술 한류 ‘K-R&D’를 열자

    1497년 11월, 바스쿠 다 가마 선단은 희망봉을 넘어 인도 항로를 개척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5년 뒤였다. 연안을 따라가면 될 듯한 인도 항로 개척이 대서양을 횡단하는 신대륙 발견보다 늦은 것이다. 당시 범선이 아프리카 연안을 따라 남쪽으로 항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바스쿠 다 가마는 과감하게 연안 항로를 벗어나 망망대해로 나아갔다. 대서양 한가운데에 이르러 뱃머리를 다시 희망봉으로 향하며 결국 신항로를 개척했다. 기술 발전도 비슷한 면이 있다. 2000년대 우리 연구팀은 휴대전화에 들어갈 초소형 선형모터에 도전했다. 회전을 직선운동으로 바꾸는 기계 장치를 모터에 결합하는 기존 방식은 한계가 분명했다. 밤샘 연구에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초음파 가습기의 진동자를 이용하면 소형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대담하게 연구 방향을 전환했다. 핵심은 직선운동을 만들 방법이었다. 급가속을 반복하는 퇴근길 버스에서 해답을 얻었다. ‘전압을 높이다가 갑자기 떨어뜨린다. 그럼 진동자는 축을 밀어놓고 튕기듯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를 반복하면!’ 바로 연구실로 돌아왔다. 물결 모양의 전압을 톱니 형태로 변형했다. 대성공이었다. 20년 전 혁신적 제안과 성공의 짜릿함을 아직 기억한다. 연구개발(R&D) 현장의 많은 연구자는 기존 한계를 돌파할 수 있을 듯한 아이디어에 전율을 느끼며 도전에 나서고 싶어 한다. 도전에 나서면 성공을 열망하며 사력을 다한다. 참된 연구자의 본성이다. 하지만 강산이 두 번 바뀐 세월에도 당시 느낀 두려움 역시 생생하다. 기존 기술을 개선하는 연구는 최소한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방법은 완벽한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작지 않았다. 학문적 상호 신뢰와 직·간접적 협력은 연구 활동의 근간이다. 그래서 연구자에게 평가와 평판은 단순 체면치레가 아닌 연구수행을 위한 핵심 자산이다. 연구자 본인이 선택한 도전으로 인한 실패 때문에 동료 연구자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두려움은 연구자를 약하게 만든다. ‘공공 R&D 성공률 97%’라는 자랑스럽지 않은 기록의 근본 원인은 매너리즘이 아닌 두려움이다. KIST가 ‘위대한 도전’ 제도를 도입하려는 이유이다. 누구라도 인정하는 게임체인저급 도전이라면 결과의 우수성이 아닌 과정의 우수성을 평가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포상하겠다는 것이다. 더는 유효하지 않은 성공 방식을 넘어선 K-R&D를 만들자는 진심을 담고 있다. 접두사 ‘K’는 K팝, K방역에서 알 수 있듯 세계가 주목하고 부러워하는 최고 수준을 의미한다. 과학기술의 한류, K-R&D는 단순한 양적 성장과 생산성 극대화로 이룰 수 없다. 국가와 국민 그리고 이 시대가 과학기술계에 거는 기대와 희망을 깊이 깨닫고 용기 있게 나서야 가능하다. 그렇기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대담한 도전에 나서는 R&D 문화 정착은 K-R&D를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 늘 마스크 썼던 래퍼 MF 둠, 죽은 지 두 달 지나 부고

    늘 마스크 썼던 래퍼 MF 둠, 죽은 지 두 달 지나 부고

    늘 마스크를 쓰고 연주하던 영국 래퍼 MF 둠(49)이 세상을 떠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부인 재스민 두밀은 지난 31일(이하 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성명을 올려 남편이 지난해 10월 31일 세상을 떠난 사실을 공개했다고 피플 등이 전했다. 어디에서 어떻게 죽음을 맞았는지는 물론, 사인도 밝히지 않았다. 또 왜 두 달이 지나서야 남편의 사망을 뒤늦게 알리는지 이유를 설명하지도 않았다. 그의 대변인 리치 애봇은 잡지 롤링스톤에 고인의 죽음을 확인해줬다. 본명이 대니얼 두밀인 그는 런던에서 태어나 어릴 적 미국 뉴욕주로 건너와 롱아일랜드에서 자라났다. 1980년대 래퍼 활동을 시작해 1988년 힙합 트리오 KMD에서 ‘제브 러브 X’란 이름으로 활동했다. 그룹이 해체된 뒤 솔로로 독립했다. KMD에서 함께 활동했던 남동생 딩길리즈웨(DJ 스브룩)가 1993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홀연히 무대를 떠났다. 한동안 노숙자 생활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1997년 뉴욕의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에 다시 등장해 이듬해 MF 둠이란 이름으로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마블 만화 시리즈의 캐릭터 닥터 둠에서 따왔으며 마스크를 쓰는 것도 닥터 둠을 따라 한 것이었다. 마지막 솔로 앨범은 2009년 ‘번 라이크 디스’까지 아홉 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하지만 래퍼들에게 레전드로 통하며 영향력도 있어 고스트페이스 킬라, 마들립, 댄저 마우스 등과 콜래브레이션을 하며 꾸준히 활동해 왔다. 웃음이 터져 나오게 하는 절묘한 펀치라인을 자유자재로 구사해 우리 시대 최고의 리릭리스트란 평판을 들었다. 2017년 그는 인스타그램에 14세 아들 킹 말라치 에제키엘 두밀이 세상을 떠났다는 글을 올렸다. 부인 재스민 외에 다른 유족이 있는지 역시 알려지지 않았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국민검찰’ 강조 윤석열…“박찬호같이 말하는거 좋아해”(종합)

    ‘국민검찰’ 강조 윤석열…“박찬호같이 말하는거 좋아해”(종합)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으로 두 차례나 직무에 배제됐다가 다시 출근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31일 검찰 직원들에 보낸 신년사를 통해 ‘국민의 검찰’을 강조했다. 윤 총장은 신년사에서 “검찰개혁의 목적과 방향이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이 되어야한다”면서 “‘국민의 검찰’이란 오로지 그 권한의 원천인 국민만 바라보고 좌고우면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은 “‘공정한 검찰’이란 수사착수, 소추, 공판, 형 집행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편파적이지 않고, 선입견을 갖지 않으며, 범죄방지라는 공익을 위해 부여된 우월적 권한을 남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 조직이 법률전문가 집단으로서 “국민들이 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까지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며 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사건관계인의 말을 경청할 것을 주문했다. 윤 총장은 1월1일 시행될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등에 대해 “‘공정한 검찰’과 ‘국민의 검찰’은 ‘인권 검찰’의 토대가 된다”면서 “실질적인 ‘인권 검찰’은 ‘공정한 검찰’과 ‘국민의 검찰’의 자세로 법집행을 할 때 이뤄질 수 있는 것임을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직장인들의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에 대검찰청 직원이 올린 윤 총장에 대한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블라인드는 직장 명의 이메일을 인증해야만 글을 쓸 수 있는 익명 게시판으로 직장인들의 대나무숲으로 불린다. 대검 직원은 “민주당에서는 검찰 보스라지만 윤 총장은 같이 근무하는 8급 수사관, 청소하시는 같은 층 여사님까지 진심으로 챙긴다”며 “그냥 (야구선수) 박찬호같이 말하는 거 좋아해서 정이 많은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징계로 업무가 정지되어 나가는 날에도 막내 수사관이 메신저로 쪽지를 보내자 읽자마자 답장을 해줬다고 덧붙였다.윤 총장이 원래 밤에 집 근처에서 부르면 나와서 술값을 내주는데 수사관들끼리 술마시다 밤 10시에 전화를 했지만 안 나왔다가 다음날 컨디션 안 좋아서 미안했다며 돈을 보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대검 직원은 “이용구(법무부차관)나 박범계(법무부장관 후보자)나 형형 거리는데 그냥 형형 불러도 받아주니 저러는 것”이라며 “못된 형한테 절대 못 그러지 않나”라고 법조계에서 윤 총장의 높은 신망에 대한 촌평을 보탰다. 또 윤 총장이 박근혜 정부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하다 대구고검과 대전고검으로 좌천됐을 때도 저녁에 구내식당에서 혼자 밥먹고 야근하던 모습에 직원들이 반했다고 덧붙였다. 이 직원은 “정권에 찍혀서 좌천됐는데 그냥 일반 형사 깡치사건(수사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관련자가 많은 복잡한 사건) 붙들고 혼자 밤새가면서 일하던 모습을 봤다는 증언이 계속 나온다”면서 “당시 대구고검에서 행사 사진 올린거보면 저 뒤에 혼자 서있어서 진짜 불쌍한데 이 때는 윤 총장이 정권에서 찍힌 사람이라 가까이하기 힘들었다”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국민검찰’ 강조 윤석열…“박찬호같이 말하는거 좋아해”

    ‘국민검찰’ 강조 윤석열…“박찬호같이 말하는거 좋아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으로 두 차례나 직무에 배제됐다가 다시 출근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31일 검찰 직원들에 보낸 신년사를 통해 ‘국민의 검찰’을 강조했다. 윤 총장은 신년사에서 “검찰개혁의 목적과 방향이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이 되어야한다”면서 “‘국민의 검찰’이란 오로지 그 권한의 원천인 국민만 바라보고 좌고우면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윤 총장은 “‘공정한 검찰’이란 수사착수, 소추, 공판, 형 집행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편파적이지 않고, 선입견을 갖지 않으며, 범죄방지라는 공익을 위해 부여된 우월적 권한을 남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 조직이 법률전문가 집단으로서 “국민들이 법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까지 방어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며 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사건관계인의 말을 경청할 것을 주문했다. 윤 총장은 1월1일 시행될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등에 대해 “‘공정한 검찰’과 ‘국민의 검찰’은 ‘인권 검찰’의 토대가 된다”면서 “실질적인 ‘인권 검찰’은 ‘공정한 검찰’과 ‘국민의 검찰’의 자세로 법집행을 할 때 이뤄질 수 있는 것임을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직장인들의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에 대검찰청 직원이 올린 윤 총장에 대한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블라인드는 직장 명의 이메일을 인증해야만 글을 쓸 수 있는 익명 게시판으로 직장인들의 대나무숲으로 불린다. 대검 직원은 “민주당에서는 검찰 보스라지만 윤 총장은 같이 근무하는 8급 수사관, 청소하시는 같은 층 여사님까지 진심으로 챙긴다”며 “그냥 (야구선수) 박찬호같이 말하는 거 좋아해서 정이 많은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징계로 업무가 정지되어 나가는 날에도 막내 수사관이 메신저로 쪽지를 보내자 읽자마자 다 답장을 해줬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이 원래 밤에 집 근처에서 부르면 나와서 술값을 내주는데 수사관들끼리 술마시다 밤 10시에 전화를 했지만 안 나왔다가 다음날 컨디션 안 좋아서 미안했다며 돈을 보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대검 직원은 “이용구(법무부차관)나 박범계(법무부장관 후보자)나 형형 거리는데 그냥 형형 불러도 받아주니 저러는 것”이라며 “못된 형한테 절대 못 그러지 않나”라고 법조계에서 윤 총장의 높은 신망에 대한 촌평을 보탰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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