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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러 평판 무너뜨려” 국영방송 직원들 줄줄이 사표냈다

    “푸틴, 러 평판 무너뜨려” 국영방송 직원들 줄줄이 사표냈다

    전쟁 당위성 선전에 회의 느낀 듯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러시아 국영 방송사에서 언론인들이 줄줄이 그만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러시아 국영 방송사에서 언론인 사임이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4일 러시아 국영 채널1 TV의 유럽 특파원이던 잔나 아갈라코바가 회사를 그만뒀고, 경쟁사 NTV에서 2006년부터 프로그램 진행자로 일했던 릴라 길데예바와 약 30년간 NTV에서 일했던 바딤 글러스케르도 같은 날 사임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 국영 방송 러시아투데이(RT)의 편집장을 지낸 마리아 바로노바도 최근 회사를 떠났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미 러시아의 평판을 무너뜨렸으며 러시아 경제는 죽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매체에서 일하는 비러시아인 기자도 줄줄이 그만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언론인들이 전쟁 당위성을 선전하려는 러시아 정부의 보도지침을 따르는 데 회의를 느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앞서 채널1 TV 편집자인 마리아 오브샤니코바는 자사 생방송 뉴스에 난입해 반전시위를 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오후 9시 30분쯤 오브샤니코바는 뉴스 방송 도중 러시아어와 영어로 반전 메시지를 적은 종이를 들고 난입 시위를 벌였다. 종이에는 ‘전쟁을 중단하라. 프로파간다(정치 선전)를 믿지 말라. 여기서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그는 시위 직후 공개한 영상에서 수년간 크렘린궁의 선전을 위해 일해오면서 침묵을 지켰던 것이 부끄럽다고 고백하며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범죄이고, 우리 힘으로만 이를 멈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브샤니코바는 14시간 넘게 심문을 받은 뒤 러시아 시위법을 위반한 혐의로 3만 루블(약 33만원)의 벌금형을 받고 풀려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시위 이후 “오브샤니코바와 진실을 전달하는 모든 러시아인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 [단독] ‘시험 만능’ 깬 지역인재추천제, 올해 채용 545명까지 늘린다

    [단독] ‘시험 만능’ 깬 지역인재추천제, 올해 채용 545명까지 늘린다

    2005년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법학도는 학교 공지를 통해 ‘지역인재추천채용제’를 알게 됐다. “지방대 학생에게 기회를 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학점을 중요하게 본다는 데 자신이 있어서” 도전을 해 보기로 했다. 3년간 인턴 기간을 거쳐 2009년 3월 지역인재 1기로 정식 공무원이 됐다. 현재 법제처 사회문화법령해석과에서 근무하는 황정순 사무관의 이야기다. 정부가 올해 지역인재추천채용 규모를 더 확대한다. 14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지역인재추천채용 대상자를 7급 165명, 9급 380명 등 545명으로 확정했다. 지난해 7급 160명, 9급 316명 등 모두 476명을 채용한 것에 비해 69명이 더 늘어났다. 2017년 290명과 비교하면 5년 사이 거의 두 배 가깝게 선발인원이 늘었다. 인사처 관계자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중앙부처 국장·과장들이 서로 데려가려고 은근한 경쟁이 벌어질 정도”라면서 채용 확대 이유를 에둘러 설명했다. 지역인재추천채용제는 학과과정을 성실히 이수한 지방대와 고교 졸업생들에게 공직 문호를 개방해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2005년 처음 시작했다. 초기엔 6급을 뽑았고, 이후 7급과 9급으로 확대했다. 지역인재 7급은 4년제 대학 졸업(예정)자를 학교추천을 거쳐 선발한다. 9급은 특성화·마이스터고 등 졸업(예정)자가 대상이다. 각각 6개월(9급), 1년(7급) 수습 근무를 한 뒤 근무성적평가를 통과하면 최종 채용된다. 인턴제 방식이다 보니 초기엔 ‘낙하산’으로 오해를 하는 등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걸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것 역시 지역인재추천채용제 출신 공무원들이다. 전석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천기술과 사무관은 “공직사회에선 초기에 편견이 조금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면서 “역설적으로 그런 편견이 더 업무성과를 거두고 좋은 평판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한다. 지역인재추천채용으로 공직에 들어온 뒤 인사처 균형인사과에서 지역인재추천채용제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박신현 주무관은 “학과성적 상위 10%, 학교장 추천 10명 이내, 필기시험과 면접, 수습근무와 근무성적평가까지 거쳐야 하는데 결코 만만한 과정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지역인재추천채용제를 비롯해 민간경력채용 등 다양한 경력채용을 확대하는 것은 최근 공직 채용에서 큰 흐름이다. 입직 경로를 다양하게 해야 공직사회 대표성을 높일 수 있다는 고민 때문이다. 시험만능주의가 약해지고, 업무성과 측면에선 성공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중앙부처 A과장은 “지역인재 출신들이 성실하고 일 잘한다는 걸로 인정을 받는다”면서 “관리자들이 지역인재 출신들을 너무 찾다 보니 과중한 업무에 시달릴 정도”라고 귀띔했다.
  • 尹 임기 중 대법관 13명·헌재 9명 교체… 사법부 보수색 짙어질 듯

    尹 임기 중 대법관 13명·헌재 9명 교체… 사법부 보수색 짙어질 듯

    윤석열 정부 임기 5년 동안 대법관 14명 중 13명, 헌법재판관 9명 전원이 교체될 예정이라 사법부의 보수 색채가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명수(사법연수원 15기)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들은 오경미(25기) 대법관을 뺀 13명이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재임 기간에 6년 임기를 채우고 물러난다. 당장 올해 9월 김재형(18기) 대법관, 내년에 조재연(12기)·박정화(20기) 대법관, 2024년에 안철상(15기) 대법관 등 6명의 임기가 만료된다. 헌법재판소는 내년 3월 이선애(21기) 재판관을 시작으로 2025년 4월까지 전원이 바뀐다. 법조계에서는 정권교체가 이뤄진 만큼 보수 성향의 고위 법관이 차례로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 등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나 우리법연구회·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등 진보성향 단체 출신이 많았던 만큼 반작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2월 사법개혁 공약을 발표하면서 “정권을 위한 사법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국민의 사법제도를 완성시키겠다”며 고강도 개혁을 예고했다.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현 정부의 경우를 봐도 전부는 아니지만 몇몇은 성향이 확실하다”며 “정권이 바뀌었으니 보수 성향 인사를 임명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변호사도 “정권이 바뀔 때 다른 성향의 고위 법관이 섞여 드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라고 했다. 대법관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복수 후보 추천을 거쳐 대법원장이 최종 후보 1인을 낙점하면 국회 동의 후 대통령이 임명한다. 순조로운 인선을 위해서는 여권과 사전 교감이 필요하다. 내년 9월 김 대법원장 임기 종료 이후 윤 당선인과 ‘코드’가 맞는 신임 대법원장이 취임하면 대법원 체질 변화가 빠르게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헌법재판관은 대통령이 소장을 포함한 3명, 대법원장이 3명, 국회가 3명 후보를 지명한다. 통상 국회 몫 3명은 여야 각 1명, 여야 합의 1명이다. 새 정부에서 진보 성향의 재판관이 여럿 지명되긴 쉽지 않은 구조인 셈이다. 다만 1년 6개월가량 임기가 남은 김 대법원장과 더불어민주당의 의중이 변수가 될 수는 있다. 김 대법원장은 퇴임 전까지 대법관 3명의 후임자를 임명할 수 있어 윤 당선인과 인선을 두고 충돌할 여지가 있다. 또 대법관·헌법재판관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해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이 정치 성향 등을 이유로 끝까지 반대하면 정국 혼란이 가중될 수도 있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각종 견제 장치가 마련돼 있어 청와대의 일방적인 독주는 불가능하다”면서 “어쨌든 법조계 평판이나 능력이 내부적으로 검증된 인사를 임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짚었다. 윤 당선인이 국정 운영에 ‘성별 안배’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대법원과 헌재의 남성 비율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에서 오 대법관과 이미선(26기) 헌법재판관이 임명될 당시에도 법조계에서는 파격이란 평가가 나왔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출신인 만큼 검찰 출신 대법관 등이 부활할지도 주목된다. 검찰 출신 대법관은 지난해 5월 퇴임한 박상옥 대법관이 마지막이었고 헌재는 2018년 이래 ‘비검찰 재판부’로 운영돼 오고 있다.
  • ‘시험만능주의’ 깨는 균형인사실험, 지역인재채용 545명까지 늘린다

    ‘시험만능주의’ 깨는 균형인사실험, 지역인재채용 545명까지 늘린다

    법학과를 다니며 사법시험을 준비하다가 학교 공지를 통해 ‘지역인재추천채용제’가 생긴다는 걸 알게 된 건 2005년 봄이었다. 마침 그 해 2월 졸업을 하면서 진로 문제로 고민이 많던 차에 “지방대 학생에게 기회를 준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학점을 중요하게 본다는데 자신이 있어서” 도전을 해보기로 마음을 굳혔다. 법제처 사회문화법령해석과 황정순 사무관은 그렇게 3년간 인턴 기간을 거친 끝에 2009년 3월 지역인재 1기로 정식 공무원이 됐다. 정부가 올해 지역인재추천채용 규모를 더 확대한다. 14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지역인재추천채용 대상자를 7급 165명, 9급 380명 등 545명으로 확정했다. 지난해 7급 160명, 9급 316명 등 모두 476명을 채용한 것에 비해 69명이 더 늘어났다. 5년전인 2017년 290명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 가까은 선발인원이 늘어난 원인은 역시 정부부처 관리자들의 수요 때문이다. 인사처 관계자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중앙부처 국장·과장들이 서로 데려가려고 은근한 경쟁이 벌어질 정도”라고 귀띔했다. 지역인재추천채용제는 학과과정을 성실히 이수한 지방대와 고교 졸업생들에게 공직 문호를 개방해서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2005년 6급으로 처음 시작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 균형인사 정책을 강조하면서 2018년부터 채용규모가 대폭 늘어났다. 지방대 내실화가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이긴 하지만 비수도권 대학만 대상으로 하는 건 아니다. 지역인재 7급은 4년제 대학 졸업(예정)자를 학교추천을 거쳐 선발해 1년간 수습근무 후 일반직 7급 공무원으로 임용하고, 지역인재 9급은 특성화·마이스터고 등 졸업(예정)자를 학교추천을 거쳐 선발해 6개월간 수습근무 후 일반직 9급 공무원으로 임용한다.지역인재추천채용제는 정부 최초로 도입된 인턴제 방식의 채용 방식이다. 일반적인 공무원 채용제도와는 매우 이질적인 방식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초기엔 곱지 않은 시선과 선입견이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걸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것 역시 지역인재추천채용제 출신 공무원들이다. 전석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천기술과 사무관은 “공직사회에선 초기에 편견이 없지 않았는데 지금은 거의 없어졌다. 다만 외부에선 선입견이 있다는 걸 느낀다”면서 “역설적으로 그런 편견이 더 업무성과를 거두고 좋은 평판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한다. 인사처 균형인사과에서 지역인재추천채용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박신현 주무관은 “나 자신이 지역인재추천채용제로 공직에 들어왔다. 그런 시선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학과 교수님 통해 소개를 받은 뒤 1년 가량 준비해서 선발시험을 통과할 수 있었다”면서 “학과성적 상위 10%, 학교장 추천 10명 이내, 필기시험과 면접, 수습근무와 근무성적평가까지 거쳐야 하는데 결코 만만한 과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황 사무관은 “지역인재라고 하면 ‘추천’이란 말 때문에 마치 낙하산인양 오해한다거나, ‘누구는 몇년씩 시험공부해야 하는데 불공정한 것 아니냐’며 불만스러워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인재 동기들끼리 ‘우리가 제대로 못하면 지역인재 제도가 없어질수도 있지 않겠느냐. 책임감을 갖자’는 얘길 하며 서로 격려하곤 한다”고 털어놨다. 전 사무관은 “지역인재로 들어온 공무원들은 학과성적이 우수하다. 학과공부를 통해 얻은 지식과 태도가 공무원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역인재추천채용제를 비롯해 민간경력채용 등 다양한 경력채용을 확대하는 것은 최근 공직 채용에서 큰 흐름이다. 입직경로를 다양하게 하면 출신 배경이 다양해지면서 공직사회 대표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시험만능주의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업무성과 측면에선 성공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중앙부처 A과장은 “지역인재 출신들이 성실하고 일 잘한다는 걸로 인정을 받는다”면서 “관리자들이 지역인재 출신들을 너무 찾다 보니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현상이 나타날 정도”라고 귀띔했다.
  • ‘시험의 나라’ 韓에 존재했던 입시비리…‘찬스’ 사라질 수 있을까 [클로저]

    ‘시험의 나라’ 韓에 존재했던 입시비리…‘찬스’ 사라질 수 있을까 [클로저]

    尹 ‘입시비리 엄단’ 강조기묘·임진과옥…시험 관리 ‘역부족’‘얼자 출신’ 등용 위한 ‘꼼수’도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0일 당선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앞서 공약집을 통해 ‘공정과 상식의 회복, 대한민국 정상화’를 내세우며 ‘입시비리 엄단·취업비리 근절’, ‘입시제도 단순화·정시 비율 확대 조정’을 강조했습니다. MZ세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공정’ 문제를 두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건데요. 이른바 ‘아빠 찬스’·‘엄마 찬스’가 입시를 좌우하지 않게 만들겠다는 약속입니다. 그의 약속이 지켜질지는 지켜봐야겠고요. 최근 MZ세대만 입시 문제에 민감한 것처럼 보도가 이어졌으나 우리나라는 길게 이어져 온 과거 시험 역사만큼 시험 공정성 에 민감했던 나라입니다. ‘시험의 나라’ 조선에서 우리 선조들은 시험을 두고 어떤 시비를 가렸는지 살펴보며 지혜를 엿봅시다. ● 비 내리던 시험날, 부정행위 단속은 어려웠다 숙종 38년, 과거 부정 사건이 발생합니다. 임진년(1712년)의 일이라 임진과옥이라 부르는데요. 조선왕조실록에는 과옥에 대한 처분 이후에도 신하들의 상소가 이어집니다. 과옥에 대한 논의를 반박하거나 불공정함을 상소하는 내용입니다. 시험지를 추후에 끼워 넣거나 응시자들을 관련자들이 대놓고 찾아다니는 등 입시 비리를 저지른 일이었는데요. “그런데 방(榜)이 나온 뒤 들으니, 틈을 타서 시권을 바치는 사람들이 더러는 장막 안으로 들어가 고사(考査)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하기에, 마음속으로 그 사이에 무슨 수가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하객(賀客)들에게 말을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숙종실록, 숙종 38년 8월) “비에 옷이 젖고 다급한 가운데 한 사람의 글씨로 두 시권을 모두 써서 모두 합격하기란 그야말로 절대로 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다만 이헌영 등의 공사(供辭)를 보건대, ‘시권 안에는 다른 글씨로 쓸 수 없기 때문에 형의 글씨가 비록 낫기는 하지만 아우가 그대로 써서 바쳤다.’고 한 것은 실제 사정(事情)에 가까운 것으로 글을 미리 지어 놓았던 증거로 단정해 버리는 것은 실로 억측(臆測)에 가까운 일입니다.” “이헌영 형제의 일로 말하자면 그 형은 비록 조금 이름이 있으나, 그 아우가 글을 못함은 세상이 다 아는 바인데, 각기 지은 시권을 같은 필적으로 써서 모두 선발(選拔)되었기에 미리 글을 지어 놓았던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입니다. 이미 의심스러운 단서가 있는데도 (중략)” 임진과옥을 두고 논의하던 발언들입니다.  이에 따르면 과거 시험 당일 비가 내렸고요. 응시생은 수천명에 달했습니다. 폭우, 응시생 대거 입실로 인한 장소 미비, 사간 외출 단속 없음, 어둠 속 시권 제출 등이 문제가 됐습니다. 과거 시험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거죠. 당시 숙종은 “미리 글을 지어놓았다는 것은 이미 현저한 단서가 없다. 더욱이 다시 시험을 보임은 국조(國朝) 이래 있지 않던 일이니, 단정코 불가함을 알 수 있다. 그냥 두라”고 했죠. 당시 이 형제들의 글씨체가 동일한지의 여부, 형의 글실력은 월등하지만 동생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판 등을 들어 증거를 찾는 논쟁이 있던 상황입니다. 이미 써둔 시험지를 추후 몰래 넣어두기까지 했던 대범한 일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진 거죠. 이후 당시 시관이던 소론 예조판서 이돈이 임명된 후 응시생을 만났던 일, 이헌영·이헌장 형제에게 답안지를 준비하도록 했던 일이 조사로 발각됐죠. 이후 세 명이 처벌받았습니다.● 시험, 세력 확산 수단되며 비리 발생부정 청탁…답안 검사하며 내용 바꾸기도 이런 모습은요. 과거 시험 중심으로 이뤄지던 조선 후기, 문과가 기존 정치 세력의 입지를 굳히는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자신의 세력을 공고히 하려 아는 이의 아들에게 시험 주제를 미리 알리는 경우도 있었고요. 합격자가 나와도 그의 출신을 문제삼아 파직을 상소하는 일도 가능했습니다. 이 모든 게 사실상 부정행위죠. 조선 시대 벌어졌던 부정행위 문제는 이게 처음이 아니에요. “기묘년(1699) 과옥(科獄)이 일어난 당초에 고(故) 상신(相臣) 남구만(南九萬)이 또한 다시 시험 보일 것을 계청(啓請)한 일이 있어, 그 전의 사례들을 똑똑하게 상고할 수 있으니 (중략)” 이는 임진과옥 전에 있던 과거 부정 사건 기묘과옥을 언급한 것인데요. “부(賦)로 고쳐서 지어 원편(原篇)에다 쓰고…(중략)…첫머리의 제술만 보고서 끝에 가서 고쳐 쓴 것은 몰랐기 때문에…(중략)…부사(賦詞)를 고쳐 쓴 정상에 대해서는 같이 가까운 곳에 앉아 있던 사람 가운데 목도한 이가 있어 (중략)” (숙종실록, 숙종 25년 11월) “먼저 바친 것이 더러 뒤에 끼워지기도 하고 뒤에 바친 것이 앞에 끼워지기도 합니다…(중략)…밤이 깊어졌었고, 그때는 시권을 거둔 것이 이미 많아서 소요스러운 지경에 이르고 있었으니, 스스로 시권을 바치고도 그것이 어느 축(軸)으로 들어갔는지 분명히 알 수가 없는 처지였습니다. 그런데 이른바 같이 과장에 있던 거자(擧子)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떻게 자기 일은 버려두고 다른 사람이 바친 시권의 이르고 늦은 것을 살펴보았겠습니까? ”해가 저문 뒤에 이성휘가 와서 말하기를, ‘지금 지은 표(表)가 매우 마음에 차지 않아서 부(賦)로 고쳐 지으려 한다.’ 하고, 즉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부를 짓는 것을 미처 목도(目覩)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송성의 의심스런 단서는…(중략)…표(表)를 지었는데 부(賦)로 합격되었다는 데 달려 있습니다. …(중략)…과거(科擧)를 도둑질한 것으로, 곧 더욱 간교한 자인 것입니다.“ 당시 답안지의 글씨체를 베껴 임금에게 올리던 등록관이 청탁을 받아 답안지를 고쳐썼던 일에 대한 논쟁입니다. 지금으로 따지면 엄청난 입시 비리죠. 이미 제출한 답안지를 검시관이 개입해 내용을 추가하거나 바꿔준 겁니다. 당시 연루된 관리 전원이 유배 처리됐고 과거 자체가 무효로 처리됐습니다. 이후 이 때의 과거 합격자 중 복권을 신청하는 등의 일이 있었으나 숙종은 ”유생이 고할 일이 아니다“라는 등 거절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과옥 자체 처분에 대해 상소를 올리기도 했죠. 글쎄요. 억울한 이도 있었을까요. ● 능력있지만 출신 미천…별시로 등용내정자가 있던 시험 그런가 하면 왕이 직접 나서 아끼는 신하의 합격을 위해 손을 쓴 적도 있습니다. 우리에겐 ‘간신’으로 알려진 유자광입니다. 서얼 출신으로 신분의 벽에 부딪혔던 그는 능력이 출중해도 출신 때문에 활약이 어려웠습니다. 29세에 경복궁 문지기로 일하던 그는 세조의 눈에 들어 정5품 병조정랑에 이르는데요. ”가령 신에게 정병(精兵) 3백을 주시면, 이시애의 목을 매어서 대궐 아래에 초치할 수 있겠습니다.“ (세조실록, 세조 13년 6월) ”임금이 웃으시고 명하여 술자리를 베풀고, 극진히 즐기고는 파하였다.“ 함길도에서 일어난 반란이 한 달 넘게 이어지자 유자광이 1467년 이들을 진압한 건데요. 실제 저 발언대로 실천해 세조의 신임을 얻었습니다. 반란이 종결된 이후 세조는 반란 진압에 공을 세운 이들을 공신으로 세웠습니다만 유자광은 출신의 벽 때문에 공신 책봉은 되지 못합니다. 대신 정5품 병조정랑이 된 건데요. 본래 정5품 병조정랑은 과거 급제 후 가능한 일입니다. 눈치채셨나요. 순서가 바뀌었죠. 유자광을 높이 쓰려 했던 세조가 1468년 별시를 시행해 그를 합격시킨 겁니다. 당시 신숙주에게 명하던 세조의 발언을 볼까요. ”유자광(柳子光)의 대책(對策) 이 좋은 것 같은데, 어찌하여 합격시키지 않았느냐?“ (세조실록, 세조 14년 2월) ”대책 속에 고어(古語)를 전용(全用)한데다 문법(文法)도 또한 소홀하여, 이 때문에 합격시키지 않았습니다.“  ”비록 고어(古語)를 썼다 하더라도 묻는 본의(本意)에 어그러지지 않았다면 의리에 해로울 것이 없지 않겠는가?“ ”하고, 이에 유자광을 1등으로 삼고, 유상(柳常)·정현조(鄭顯祖)를 2등으로 삼고, 이평(李枰)을 3등으로 삼았는데, 유자광은 첩(妾)의 아들로서 시험에 나아가게 하여 특별히 상등의 급제에 두고 즉시 병조 참지(兵曹參知)를 제수하니, 조정의 의논이 자못 놀라와 하였다.“ ‘자못 놀라웠다’. 사실상 내정자가 있던 시험인 셈입니다. 이 모든 것이 과거 시험의 나라 조선에서 벌어졌던 입시 부정 사례 중 일부인데요. 우리의 내일은 어떤 역사가 적힐지 궁금하네요.
  • 인수위부터 여성할당·지역안배 배제…‘여성 30%룰’ 깬다

    인수위부터 여성할당·지역안배 배제…‘여성 30%룰’ 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를 구성하면서 여성할당제나 영·호남 지역 안배는 고려하지 않기로 했다. 새 정부를 꾸릴 때도 같은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는 양성평등 구현을 위해 내각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우려고 했던 문재인 정부의 인사 원칙과 배치된다. 윤 당선인은 이르면 13일부터 인수위원장과 부위원장, 인수위원 24명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여성할당제는 도입하지 않는다. 4월 초부터 발표하게 될 국무총리·장관 후보자를 선정할 때도 마찬가지다. 또 인수위 산하에 지역균형발전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영남과 호남 출신 인사를 고르게 안배하는 ‘균형’ 인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윤 당선인은 성별이나 출신 지역, 나이와 상관없이 최적임자를 중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투명하고 객관적인 룰 위에서 당당하게 경쟁하고, 실력과 능력이 있다면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하는 것”을 윤 당선인의 인사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상징적인 인물을 선정해 발탁하는 방식도 회의적이다. 윤 당선인은 최근 문재인 정부 초반 피우진 예비역 중령이 사상 최초의 여성 국가보훈처장에 임명된 사례를 들면서 “그런 식의 인사는 안 한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은 특검 때도 팀원을 뽑으면서 초임지나 연수원 기수를 따지지 않고 수사 경력과 성과, 주변 평판만을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다보니 측근 위주로 기용하는 일이 빈번했고, 이른바 ‘윤석열 사단’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 ‘무늬만 그린’ 고발합니다 [홍희경 기자의 기후변화 스코프]

    ‘무늬만 그린’ 고발합니다 [홍희경 기자의 기후변화 스코프]

    글로벌 25개사 기후대응 우수 ‘0’ 넷제로 선도 구글·아마존도 ‘미흡’ 탄소 감축 외 소비·폐기엔 무관심 친환경 활동 상쇄 ‘플랜B’ 의존도 NGO ‘재활용 외면’ 코카콜라 소송 목표 미달성 ‘그린워싱’ 책임 물어구글, 아마존, 애플, 이케아, 네슬레는 글로벌 기업인 동시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그중에서도 환경(E) 관련 모범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모두 늦어도 2050년까지 기업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RE100 캠페인, 순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넷제로에 선도적으로 동참한 곳이기도 하다.그러나 독일 비영리단체인 신기후연구소(NCI)와 탄소시장감시(CMW)는 이 기업들조차 탄소 감축의 여정에서 미숙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달 공개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를 점유한 25개 글로벌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8일 살펴보니 기업들이 스스로 세운 목표에 못 미치는 여러 실태가 탐지됐다. ●기업 스스로 정한 감축 목표에도 못 미쳐 보고서는 기업별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와 이행 정도를 분석해 ‘우수·합리적·보통·미흡·매우미흡’ 등 5개 등급을 부여했다. 네슬레와 유니레버 등 11곳은 매우미흡 등급을 받았다. 이어 구글과 아마존, 이케아 등 10개 기업이 미흡 등급이었다. 애플과 보다폰, 도이치텔레콤 등 3곳은 중간으로 분류됐다. 해운회사인 머스크는 합리적 등급을 받았으며 우수 등급을 받은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보고서는 25개 기업의 2019년 대비 2030년 평균 감축률을 최대 40%로 평가했다. 2030년까지 탄소중립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곳이 6곳이나 포함됐지만 감축률 90% 달성이 예상돼 합리적 등급을 받은 곳은 한 곳뿐이었다. 보고서를 쓴 NCI의 토머스 데이는 “기업들은 야심찬 말을 늘어놓지만 실체가 없는 경우가 많았고 기후변화 대응에 열심이란 회사들마저 자신들의 조치를 과장해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은 왜 무더기로 혹평을 듣게 된 것일까. 기업이 추진하는 탄소 감축의 범위와 연구소의 인식 간 격차가 있어서다. 우선 기업들은 생산하는 제품이 파생시키는 탄소배출량을 간과하고 있다고 NCI는 설명했다. 애플의 경우라면 탄소발자국(제품 관련 직간접적 온실가스 배출 총량)의 70%가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 기타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전기 소비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기업들은 제품 생산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감축에만 전력을 다할 뿐 제품이 팔려 소비자가 사용하는 단계나 팔린 제품이 폐기되는 단계의 탄소배출량에 대해선 무관심하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두 번째로 기업들이 탄소 상쇄 프로그램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혹평으로 이어졌다. 제품을 생산·운반하는 단계에서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못하면 기업들은 ‘플랜B’로 친환경 활동에 기부해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상쇄시킬 수 있는데 조사 대상이 된 기업 25곳 중 24곳이 이 제도를 활용했다. 일부 기업은 BBC 등의 매체를 통해 NCI의 보고서가 채택한 조사방법론에 동의할 수 없다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보고서는 최근 소비자들의 관심을 대변하는 측면 때문에 주목받았다. 이미 1987년에 제네바에서 제1차 세계기상회의가 열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이 결성되고 1992년 리우협약에서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정했음에도 이후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된 상황에 처하면서 그동안의 실행 방식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던 와중이었다는 얘기다. 기업이 어떤 기후변화 대응 선언을 했는지가 아니라 기업이 실제 잘 대응하고 있는지에 관한 문제에 집중하는 소비자들은 NCI 보고서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기후변화 대응 목표 이행률에 대한 기업과 환경단체, 소비자 간 인식 차이는 ‘그린워싱’ 논쟁을 새로운 국면으로 이끌 동력을 품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서 흑인의 얼굴을 인위적으로 하얗게 분장하던 관행을 비판하는 화이트워싱(white washing)이란 용어의 앞부분을 친환경 이미지를 지닌 그린(green)이란 말로 교체한 용어인 그린워싱은 기업들이 실상과 다른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워 경제적 이익을 보는 행위를 뜻한다. 이를테면 2000년대 후반 코카콜라는 2025년까지 100%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제작하고 2030년까지 전체 제품 용기의 50%를 재활용 소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폐기물 없는 세상’ 캠페인 등을 벌였는데, 환경단체들은 실상 코카콜라가 플라스틱병을 반환하면 보상하는 보증금 제도 법률 제정에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슬레 역시 알루미늄으로 만든 가정용 캡슐커피의 재활용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고 홍보해 왔지만, 최근까지 빈 캡슐 회수율은 3개당 1개꼴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 채굴 회사들이 자신들의 공해 사업 대신 친환경 에너지 사업 부분만 적극 홍보하거나 기업의 로고를 초록색으로 바꿔 환경 친화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마케팅 등이 모두 그린워싱으로 취급된다. 일단 그린워싱을 한 기업으로 인식되면 파장은 기업의 평판 실추 정도에서 끝나지 않는다. ‘폐기물 없는 세상’ 슬로건을 내세웠던 코카콜라는 지난해 6월 미국 환경단체인 어스아일랜드로부터 고소당했다. 어스아일랜드는 “재활용품을 활용하는 게 새 제품을 만드는 일보다 비용이 더 든다는 이유로 코카콜라는 친환경 마케팅을 펼치면서 뒤로는 플라스틱 쓰레기 방출을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9월 영국 광고심의위원회(ASA)는 저비용항공사 라이언에어의 광고를 중단시켰다. 라이언에어는 “유럽에서 탄소배출량이 가장 적은 항공사”라고 광고했으나 이를 입증할 근거가 부족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에선 동물복지, 환경친화적 농법을 지켰다고 과장 광고를 한 농축산·식품회사를 상대로 제기되는 소비자단체의 소송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현재 넘어 미래 약속까지 따져 친환경을 내세운 과장 광고를 단속하거나 거짓이 섞인 캠페인을 한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거는 활동은 그래도 기업의 과거 혹은 현재 행적에 대한 문제 제기다. 지난해부터는 그린워싱 관련 문제 제기는 기업이 약속한 미래를 문제 삼는 추세가 감지되고 있다. 2030년 혹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공언했지만 진행 속도나 방식을 보았을 때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인다는 점을 문제 삼은 소송이 제기되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8월 호주 기업책임센터(ACCR)가 석유회사인 산토스를 상대로 낸 소송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ACCR은 “산토스가 연례 보고서에서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 활용해 2040년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제시했으나 CCS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라면서 “결과적으로 산토스는 기만적인 탄소 감축 계획을 발표해 소비자와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주었다”며 상법 및 소비자보호법 위반을 주장했다. 이 소송을 계기로 기업이 제시한 탄소중립 목표의 실현 가능성 여부가 소송으로 비화하는 시대가 열렸다. 이달 들어선 프랑스 정유사 토탈에너지가 환경단체인 그린피스프랑스, 지구의 벗 프랑스로부터 피소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린피스 등은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할 것’이라고 공언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5월부터 송출된 이 회사의 광고를 문제 삼았다. 토탈에너지가 사업계획서엔 화석연료인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계속 늘린다는 계획을 적시하고 광고에선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은 명백한 그린워싱이자 소비자 기만이라는 게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ESG 경영 시대에 들어서면서 이렇게 기업들이 과거와 현재 행적뿐 아니라 미래에 대해서까지 책임져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 SWIFT 차단의 역설… 러 금융제재가 ‘블록체인’ 기술 띄운다

    SWIFT 차단의 역설… 러 금융제재가 ‘블록체인’ 기술 띄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모스 부호는 굉장히 기발하다. 길고 짧은 신호 40여개의 조합으로 모든 알파벳과 숫자를 표현한다. 모스 부호는 보통 전류를 이용해서 주고받지만, 굳이 전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빛이나 소리에 모스 부호를 얹을 수도 있다. 그래서 조난당했을 때 모스 부호가 요긴한 비상통신수단으로 활용된다.미국인 발명가 새뮤얼 모스가 1846년 회사를 세우고 자신이 고안한 모스 부호를 이용해 원거리 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서비스를 전신(telegraph)이라고 불렀다. 그때 가장 큰 고객은 은행이었다. 고객 요청에 따라 먼 곳으로 돈을 부치거나 받아 오는 일, 즉 송금과 추심에서 원거리 통신은 필수적이다. 10여년 뒤 남북전쟁이 벌어지자 전신의 중요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아직 전화가 등장하지 않은 때라 어떤 전투에서 북군과 남군 중 누가 승리했는지를 빨리 알리려면, 전신회사가 필요했다. 투자자들은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전투 결과를 받아 본 뒤 양쪽 정부의 채권과 달러화를 잽싸게 사고팔려고 했다.버지니아주 불런 개울가에서 절체절명의 전투(머내서스 전투)가 벌어지자 수많은 기자들이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빨리 기사를 써도 그것이 전달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철자 하나하나를 기술자가 모스 부호로 분해하고, 수신자가 다시 그것을 조립해야 했기 때문이다. 1분 1초가 아까운 판에 답답한 노릇이었다. 그런 일은 유럽의 숱한 전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온 것이 전신타자기(teletypewriter·TTY)다. 한쪽에서 타자기를 두드리면, 다른 쪽에서 그대로 찍히므로 모스 부호 방식보다 송수신 속도가 엄청 빠르다. 특별한 조작기술도 필요 없다. 그러자 은행들이 통신사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송수신하기에 이르렀다. 1917년 미 연방준비은행들이 처음 시도했다. 오늘날 연준통신망(Fed-Wire)이라고 부르는 시스템이다. 은행이 통신망에 투자했다는 경이로움이 담긴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송금과 추심 업무를 위해서 각 은행들이 1980년대 후반까지 TTY 설비를 직접 운용했다. 통신기술이 발달하자 글자와 숫자를 넘어 그림까지 주고받는 기계가 나왔다. 1960년대 등장한 팩시밀리다. 전신타자기든 팩시밀리든, 한 은행의 본점·지점 간 통신 때는 불편함이 없다. 그런데 다른 은행들과 통신할 때는 불편하다. 일일이 상대기관과 접속 프로토콜을 맞춰야 한다. 남녀가 교제하기 전에 전화번호를 따듯이.1970년대에 이르러 국제금융업무가 폭증하자 마침내 컴퓨터를 이용한 새 방법이 고안됐다. 1973년 등장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인데, 오늘날 이메일의 원조쯤 된다. TTY가 분권화한 양자 간 통신망이라면, SWIFT는 중앙집중화한 통신망이다. 다자간 통신도 가능하다. 벨기에에 본부를 둔 SWIFT가 보급한 전용 단말기를 통해 회원사들이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그 시스템 안의 어떤 금융기관, 어떤 지점과도 쉽게 통신할 수 있다. 그 통신망은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기 때문에 회원사가 많을수록 편리해진다. 현재 회원사는 만 개가 넘는다. 오늘날 SWIFT는 국제금융영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프라 중의 인프라다. 그것을 이용할 수 없으면 절해고도에 낙오된 것과 다름없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금융제재를 할 때 취한 첫 번째 조치는 북한 특정 금융기관들의 SWIFT 접속을 차단한 것이었다. 이번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취하고 있는 조치도 똑같다. SWIFT를 운용하는 주체는 국제기구가 아니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민간 유선통신사다. 만일 SWIFT가 블룸버그 같은 언론사였다면, 국제사회가 그 회사를 향해 명령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언론탄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SWIFT는 법률상 통신사이고, 그 회사에 행정명령을 내리는 것은 벨기에 정부다. EU 명령도 벨기에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그러므로 지난주 금융위원회가 “국내 은행들은 SWIFT 제재에 적극 동참하라”고 요구한 것은 코미디에 가깝다. 우리 정부와 금융기관이 벨기에 통신사를 상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침묵을 지키는 이유가 거기 있다. SWIFT는 독점기업이 아니다. 경쟁회사가 꽤 많다.(유로클리어, DTCC, 클리어스트림 등이 있는데, 일반인들은 전혀 알 필요가 없다.) 앞으로도 계속 출현할 것이다. 따라서 SWIFT에 특정 러시아 금융기관들의 접속을 차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SWIFT에 대한 중대한 영업방해가 될 수 있다. 굳이 러시아 측과 거래하려는 금융기관들은 SWIFT를 벗어나 다른 통신망을 이용하려고 할 것이다. 미국의 잔소리가 신경 쓰일 뿐이다. 실제로 SWIFT에 대해 불만이 많은 나라들은 중앙은행 주도로 우회로를 찾고 있다. 2015년 중국인민은행이 만든 위안화국제결제시스템(CIPS)과 2017년 아랍통화동맹이 구축한 BUNA는, 사실상 미국이 쥐고 흔드는 SWIFT와 경쟁할 목적으로 세워진 국제금융통신망이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2017년 SPFS라는 통신망을 만들어 열심히 주변국들에 확산시키고 있다. 중국은 최근 프랑스와 러시아를 상대로 제3의 통신망을 열기로 합의했다. 굳이 일부 국가의 도전이 아니더라도 SWIFT 시대가 저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는 이더리움이나 리플은 비용과 보안 측면에서 잠재력이 충분하다. 아직 그들의 존재감이 크지 않은 이유는, SWIFT의 선점 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세계 금융기관들이 SWIFT 사용에서 느끼는 불편이나 염증이 임계치를 넘으면, 선점 효과는 금방 사라진다. 북한이나 이란 제재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미국은 이런 움직임들이 불편하고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달러화의 패권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군사력과 구매력에서 나오지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현실적 인프라는 SWIFT(통신), CLS은행(결제), IMF(국제유동성)다. CLS(뉴욕)와 IMF(워싱턴)의 본부도 미국에 있다. 그런데 SWIFT의 시장지배력이 줄어들면, 북한이나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가 효력을 잃고 달러 패권도 흔들린다. 그렇다고 미국이 민간 금융기관들에 특정 통신망의 사용을 강요할 수도 없다. 중국은 이미 그 가능성을 간파했다. SWIFT 접속 금지가 러시아의 대외거래를 70% 정도 중단시킴으로써 당장은 러시아가 큰 충격을 받겠지만, 길게 보면 미국이 자기 발등에 총을 쏘는 셈이라고 비웃는다. 그래서 중국은 이번 조치를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호재라고 떠벌리고 있다. 뜻밖의 호재를 맞은 것은 블록체인 업계다. 지금 서방 세계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모으고 있다. 벌써 200억원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다른 쪽에서는 가상자산 거래망에서도 러시아를 축출하자는 소리가 들린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서 SWIFT 대체재로서 이더리움과 리플의 가능성이 부각된다면, 블록체인 기술은 더욱 각광받게 된다. 특정국이 좌지우지 못 하는 민주적 통신망으로서 새로운 용도가 개척되는 것이다.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는 군사, 경제, 평판 면에서 큰 외상을 입고 있다. 반면 미국은 내출혈이 시작됐다. 블록체인 업계는 장날이다. 바야흐로 국제금융통신이 춘추전국시대의 입구에 서 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한국은행 자문역
  • “한국은행은 왜 러시아 금융제재에 침묵을 지키고 있나”...뜻밖의 이유

    “한국은행은 왜 러시아 금융제재에 침묵을 지키고 있나”...뜻밖의 이유

    SWIFT 차단의 역설...러 제재가 ‘블록체인’ 기술 띄운다美가 좌지우지하는 SWIFT... 국제기구 아닌 민간통신회사제재 수단화에 업무방해 논란...美 장악력 약화 촉발 계기로잘 알려진 것처럼 모스 부호는 굉장히 기발하다. 길고 짧은 신호 40여개의 조합으로 모든 알파벳과 숫자를 표현한다. 모스 부호는 보통 전류를 이용해서 주고받지만, 굳이 전류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빛이나 소리에 모스 부호를 얹을 수도 있다. 그래서 조난당했을 때 모스 부호가 요긴한 비상통신수단으로 활용된다. 미국인 발명가 새뮤얼 모스가 1846년 회사를 세우고 자신이 고안한 모스 부호를 이용해 원거리 통신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 서비스를 전신(telegraph)이라고 불렀다. 그때 가장 큰 고객은 은행이었다. 고객 요청에 따라 먼 곳으로 돈을 부치거나 받아 오는 일, 즉 송금과 추심에서 원거리 통신은 필수적이다. 10여년 뒤 남북전쟁이 벌어지자 전신의 중요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아직 전화가 등장하지 않은 때라 어떤 전투에서 북군과 남군 중 누가 승리했는지를 빨리 알리려면, 전신회사가 필요했다. 투자자들은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빨리 전투 결과를 받아 본 뒤 양쪽 정부의 채권과 달러화를 잽싸게 사고팔려고 했다. 버지니아주 불런 개울가에서 절체절명의 전투(머내서스 전투)가 벌어지자 수많은 기자들이 현장으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빨리 기사를 써도 그것이 전달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철자 하나하나를 기술자가 모스 부호로 분해하고, 수신자가 다시 그것을 조립해야 했기 때문이다. 1분 1초가 아까운 판에 답답한 노릇이었다. 그런 일은 유럽의 숱한 전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나온 것이 전신타자기(teletypewriter·TTY)다. 한쪽에서 타자기를 두드리면, 다른 쪽에서 그대로 찍히므로 모스 부호 방식보다 송수신 속도가 엄청 빠르다. 특별한 조작기술도 필요 없다. 그러자 은행들이 통신사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송수신하기에 이르렀다. 1917년 미 연방준비은행들이 처음 시도했다. 오늘날 연준통신망(Fed-Wire)이라고 부르는 시스템이다. 은행이 통신망에 투자했다는 경이로움이 담긴 이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송금과 추심 업무를 위해서 각 은행들이 1980년대 후반까지 TTY 설비를 직접 운용했다.통신기술이 발달하자 글자와 숫자를 넘어 그림까지 주고받는 기계가 나왔다. 1960년대 등장한 팩시밀리다. 전신타자기든 팩시밀리든, 한 은행의 본점·지점 간 통신 때는 불편함이 없다. 그런데 다른 은행들과 통신할 때는 불편하다. 일일이 상대기관과 접속 프로토콜을 맞춰야 한다. 남녀가 교제하기 전에 전화번호를 따듯이. 1970년대에 이르러 국제금융업무가 폭증하자 마침내 컴퓨터를 이용한 새 방법이 고안됐다. 1973년 등장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인데, 오늘날 이메일의 원조쯤 된다. TTY가 분권화한 양자 간 통신망이라면, SWIFT는 중앙집중화한 통신망이다. 다자간 통신도 가능하다. 벨기에에 본부를 둔 SWIFT가 보급한 전용 단말기를 통해 회원사들이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그 시스템 안의 어떤 금융기관, 어떤 지점과도 쉽게 통신할 수 있다. 그 통신망은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기 때문에 회원사가 많을수록 편리해진다. 현재 회원사는 만 개가 넘는다. 오늘날 SWIFT는 국제금융영업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인프라 중의 인프라다. 그것을 이용할 수 없으면 절해고도에 낙오된 것과 다름없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금융제재를 할 때 취한 첫 번째 조치는 북한 특정 금융기관들의 SWIFT 접속을 차단한 것이었다. 이번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취하고 있는 조치도 똑같다. SWIFT를 운용하는 주체는 국제기구가 아니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민간 유선통신사다. 만일 SWIFT가 블룸버그 같은 언론사였다면, 국제사회가 그 회사를 향해 명령하기는 어렵다. 그것은 언론탄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SWIFT는 법률상 통신사이고, 그 회사에 행정명령을 내리는 것은 벨기에 정부다. EU 명령도 벨기에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그러므로 지난주 금융위원회가 “국내 은행들은 SWIFT 제재에 적극 동참하라”고 요구한 것은 코미디에 가깝다. 우리 정부와 금융기관이 벨기에 통신사를 상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침묵을 지키는 이유가 거기 있다. SWIFT는 독점기업이 아니다. 경쟁회사가 꽤 많다.(유로클리어, DTCC, 클리어스트림 등이 있는데, 일반인들은 전혀 알 필요가 없다.) 앞으로도 계속 출현할 것이다. 따라서 SWIFT에 특정 러시아 금융기관들의 접속을 차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SWIFT에 대한 중대한 영업방해가 될 수 있다. 굳이 러시아 측과 거래하려는 금융기관들은 SWIFT를 벗어나 다른 통신망을 이용하려고 할 것이다. 미국의 잔소리가 신경 쓰일 뿐이다. 실제로 SWIFT에 대해 불만이 많은 나라들은 중앙은행 주도로 우회로를 찾고 있다. 2015년 중국인민은행이 만든 위안화국제결제시스템(CIPS)과 2017년 아랍통화동맹이 구축한 BUNA는, 사실상 미국이 쥐고 흔드는 SWIFT와 경쟁할 목적으로 세워진 국제금융통신망이다. 러시아 중앙은행도 2017년 SPFS라는 통신망을 만들어 열심히 주변국들에 확산시키고 있다. 중국은 최근 프랑스와 러시아를 상대로 제3의 통신망을 열기로 합의했다. 굳이 일부 국가의 도전이 아니더라도 SWIFT 시대가 저무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는 이더리움이나 리플은 비용과 보안 측면에서 잠재력이 충분하다. 아직 그들의 존재감이 크지 않은 이유는, SWIFT의 선점 효과 때문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세계 금융기관들이 SWIFT 사용에서 느끼는 불편이나 염증이 임계치를 넘으면, 선점 효과는 금방 사라진다. 북한이나 이란 제재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미국은 이런 움직임들이 불편하고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달러화의 패권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군사력과 구매력에서 나오지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현실적 인프라는 SWIFT(통신), CLS은행(결제), IMF(국제유동성)다. CLS(뉴욕)와 IMF(워싱턴)의 본부도 미국에 있다. 그런데 SWIFT의 시장지배력이 줄어들면, 북한이나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가 효력을 잃고 달러 패권도 흔들린다. 그렇다고 미국이 민간 금융기관들에 특정 통신망의 사용을 강요할 수도 없다. 중국은 이미 그 가능성을 간파했다. SWIFT 접속 금지가 러시아의 대외거래를 70% 정도 중단시킴으로써 당장은 러시아가 큰 충격을 받겠지만, 길게 보면 미국이 자기 발등에 총을 쏘는 셈이라고 비웃는다. 그래서 중국은 이번 조치를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한 호재라고 떠벌리고 있다. 뜻밖의 호재를 맞은 것은 블록체인 업계다. 지금 서방 세계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모으고 있다. 벌써 200억원을 돌파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다른 쪽에서는 가상자산 거래망에서도 러시아를 축출하자는 소리가 들린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서 SWIFT 대체재로서 이더리움과 리플의 가능성이 부각된다면, 블록체인 기술은 더욱 각광받게 된다. 특정국이 좌지우지 못 하는 민주적 통신망으로서 새로운 용도가 개척되는 것이다.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는 군사, 경제, 평판 면에서 큰 외상을 입고 있다. 반면 미국은 내출혈이 시작됐다. 블록체인 업계는 장날이다. 바야흐로 국제금융통신이 춘추전국시대의 입구에 서 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한국은행 자문역
  • 교육공약 안 보여… 싸우지 말고 포용… 청년주택 늘려야

    교육공약 안 보여… 싸우지 말고 포용… 청년주택 늘려야

    “우리가 뭘 해도 책임지는 게 없었는데 이번 선거로 책임을 하나 지게 된다는 사실이 놀랍고 조심스러워요.” 오는 9일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신은서(18·경기 신한고3)양은 6일 “반장이나 회장 선거, 점심메뉴 투표는 잘못해도 큰 불이익은 없으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했는데 대선 투표는 우리나라 역사에 영향을 주는 것이어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들의 평판을 잘 모르기 때문에 공약을 꼼꼼하게 살펴봤다”며 “장애인이나 다문화, 성소수자 등 소외계층 인권에 관심을 더 많이 가지고 우리 문화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선거 투표 가능 연령이 만 19세에서 18세로 하향된 이후 처음 치르는 이번 대선에선 2004년 3월 10일생까지 투표를 할 수 있다. 대개 고교를 갓 졸업했거나 고3 학생이다. 전체 유권자 4419만 7692명의 2.2%인 98만 546명에 달하는 10대 유권자는 교육 정책과 기후 위기, 주택 등 청년 문제에 관심 많은 계층으로 분류된다. 3월 9일생으로 가까스로 투표권을 얻게 된 박예본(18·경기 구리여고3)양은 지난 4일 주민등록증을 임시로 발급받아 사전투표를 완료했다. 박양은 “18세는 투표하기엔 아직 어리고 미성숙하다는 의견을 듣고서 자극을 받아 공부를 많이 했다”면서 “그런데 정작 후보들의 공약집은 투표일이 거의 다 돼 나와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공약을 주의 깊게 봤지만 실질적인 교육 대안책을 담은 공약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대입 중요도를 낮추고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를 찾아갈 수 있는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보면서 통일이나 안보 문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대학생 이아름(19)씨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는 걸 보면서 남 일 같지 않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으로 ‘남북통일’을 꼽았다. 주택 문제는 세대를 불문하고 10대에게도 주요한 문제로 거론됐다. 김원준(18·서울 광운인공지능고3)군은 “우리도 나중에 집을 사야 하는데 너무 비싸다 보니 집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청년들도 돈을 모아 주택을 마련할 수 있도록 청년주택 정책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만 18세가 투표에 참여하기엔 어린 것 아니냐는 일각의 회의적인 시선에 적극 반박했다. 박인서(18·충남 공주사대부고3)양은 “정책을 잘 분석해서 자기가 원하는 대통령을 뽑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책임감 있는 유권자의 자세라고 생각한다”면서 “정치나 외교적 이슈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다 보면 만 18세가 미성숙한 판단을 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줄어들 것 같다”고 전했다. 국제학교에 다니는 김진서(19)씨는 “후보에 대해 관찰하고 선거에 참여하면서 개인적으로 질문하고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우리나라 정치는 싸우는 모습이 너무 많은데 이번 대통령은 자기가 가진 이념과 다르더라도 반대편까지 수용하면서 포용력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연수를 앞둔 정현재(19·부산)씨는 투표를 통해 청년의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는 친구도 있겠지만 조금 찾아보고 투표해서 20대 투표율을 늘려야 다음 대선 후보들도 20대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서 “그래야 청년들에게 필요한 공약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 ‘생애 첫 투표’ 10대 유권자가 말하다 “정당 보다는 공약..토론보며 꼼꼼히 따졌다”

    ‘생애 첫 투표’ 10대 유권자가 말하다 “정당 보다는 공약..토론보며 꼼꼼히 따졌다”

    10대 유권자 10인에게 물었다 “어떤 대통령을 원하세요” “소외계층 인권과 우리 문화를 지켜 달라” “10대도 주택 고민..청년주택 살 수 있게” “우크라이나 남일 아냐..남북통일 이뤘으면” “대입 위한 교육 말고 꿈을 위한 교육 정책”“여태까지는 우리가 뭘 해도 책임지는 게 없었는데 이번 선거로 책임을 하나 지게 된다는 사실이 놀랍고 조심스러워요.” 오는 9일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신은서(18·경기 신한고3)양은 6일 “반장이나 회장 선거, 점심메뉴 투표는 잘못해도 큰 불이익은 없으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했는데 대선 투표는 우리나라 역사에 영향을 주는 것이어서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보들의 평판을 잘 모르기 때문에 공약을 많이 살펴봤다”며 “(차기 대통령은) 장애인이나 다문화, 성소수자 등 소외계층 인권에 관심을 더 많이 가지고 우리 문화를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선거 연령이 만 19세에서 18세로 하향된 이후 처음 치르는 이번 대선에선 2004년 3월 10일생까지 투표권이 주어진다. 첫 투표를 하게 된 10대 유권자들은 대개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거나 고3인 학생들이다. 전체 유권자 4419만 7692명의 2.2%인 98만 546명에 달하는 10대 유권자는 교육 정책과 기후 위기, 주택 등 청년 문제에 관심 많은 계층으로 분류된다. “인물·정당 보다 공약 보는데 늦게 나와 아쉬워” 새내기 유권자들은 정당이나 인물 보다는 정책 공약과 토론을 꼼꼼히 챙겨봤다고 입을 모았다. 또 교육 정책과 기후 위기, 주택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3월 9일생으로 아슬아슬하게 투표에 참여하게 된 박예본(18·경기 구리여고3)양은 지난 4일 주민등록증을 임시로 발급받아 사전투표를 완료했다. 박양은 “18세는 투표하기엔 아직 어리고 미성숙한다는 의견을 듣고서 자극을 받아 공부를 많이 했다”면서 “그런데 정작 후보들의 공약집은 투표일이 거의 다 되어서 나와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 공약을 주의깊게 봤지만 실직적인 교육 대안책을 담은 공약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대입 중요도를 낮추고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를 찾아갈 수 있는 정책이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보면서 통일이나 안보 문제에 관심도 높아졌다. 대학생 이아름(19)씨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는 걸 보면서 남일 같지 않고 마음이 아팠다”면서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으로 ‘남북통일’을 꼽았다. 주택 문제는 세대를 불문하고 10대들에게도 주요한 문제로 거론됐다. 김원준(18·서울 광운인공지능고3)군은 “우리도 나중에 집을 사야 하는데 너무 비싸다 보니 집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청년들도 돈을 모아 주택을 마련할 수 있도록 청년주택 정책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투표하기 위해 공부...싸우는 정치 말고 포용하길” 이들은 만 18세가 투표에 참여하기엔 어린 것 아니냐는 일각의 회의적인 시선에 적극 반박했다. 박인서(18·충남 공주사대부고3)양은 “정책을 잘 분석해서 자기가 원하는 대통령을 뽑을 수 있도록 하는게 책임감있는 유권자의 자세라고 생각한다”면서 “정치나 외교적 이슈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다 보면 만 18세가 미성숙한 판단을 할 것이라는 선입견도 줄어들 것 같다”고 전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이재준(18)군은 “생일이 늦어 이번 대선에는 제 의견을 반영할 수 없어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투표권이 있든 없든 학생들이 대선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서로의 이야기를 존중하면서 들어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국제학교에 다니는 김진서(19)씨는 “후보들에 대해 관찰하고 선거에 참여하면서 개인적으로 질문하고 공부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우리나라 정치는 싸우는 모습이 너무 많은데 이번 대통령은 자기가 가진 이념과 다르더라도 반대편까지 수용하면서 포용력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투표율 늘려야 청년 목소리 키울 수 있어” 이지후(19)씨 역시 “정치에 큰 관심은 없지만 국민의 일원으로 투표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면서 “대통령이 바뀐다고 많은 것이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청년과 다음 세대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연수를 앞두고 있는 정현재(19·부산)씨는 투표를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는 친구도 있겠지만 조금 찾아보고 투표해서 20대 투표율을 늘려야 다음 대선 후보들도 20대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서 “그래야 청년들에게 필요한 공약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 성폭력 피해자에게 “꽃뱀이네”…직장 내 잔인한 손가락질

    성폭력 피해자에게 “꽃뱀이네”…직장 내 잔인한 손가락질

    직장 상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지만 되레 무고 혐의로 기소돼 1년 6개월 동안 재판을 받은 뒤에야 무죄가 확정된 피해자<서울신문 2월 23일자 10면>는 3일 “피해 신고 후 직장 내에서 지속적인 2차 피해에 시달렸다”고 토로했다. 회사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업무 배제 등 불이익을 입고 숱한 비난을 받아야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 A씨는 2019년 10월 직장 상사 B씨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실을 회사에 알렸다. A씨는 “이전에도 B씨가 술에 취해 저를 추행한 일이 있었다”면서 “한 번이 아닌 두 번째 겪는 일이라 2차 피해를 방지하고 저를 보호해 달라는 취지로 회사에 피해사실을 밝혔다”고 말했다. 회사는 B씨를 다른 팀으로 전보했지만 업무 공간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 A씨는 일하는 중에도 B씨를 계속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회사 동료도 B씨를 감쌌다고 한다. A씨는 “팀장은 B씨 옆자리에 근무하던 직원에게 B씨를 가리키며 ‘힘든 일이 있으니 잘해 주라’고 말했다”면서 “저는 ‘그냥 (B씨) 용서해 주고 둘이 사귀어 봐라’, ‘결혼하는 건 어떠냐’ 등의 말을 들어야 했다”고 전했다. A씨는 기존 업무에서도 배제됐으나 회사 측으로부터 배제된 이유도 듣지 못했다. 검찰이 2020년 8월 A씨가 B씨를 준강간미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고 A씨를 오히려 무고죄로 기소하자 A씨에 대한 2차 가해는 더 심해졌다. A씨는 “쟤가 꽃뱀이네” 등의 비난에 시달렸고 결국 지난해 초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이후 A씨는 지난해 말 다른 회사에 지원해 임원 면접까지 마쳤지만 평판 조회 과정에서 이전 회사 측이 A씨를 ‘스캔들을 일으켜 회사에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그 뒤로 A씨는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 A씨는 “무고 혐의가 무죄로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저는 검찰의 잘못된 기소로 사람들로부터 계속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다”면서 “회사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어야만 했다”고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 ‘직장 상사 성폭력’ 신고했지만…돌아온 건 지속적인 2차 피해뿐

    ‘직장 상사 성폭력’ 신고했지만…돌아온 건 지속적인 2차 피해뿐

    직장 상사 A씨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지만 되레 무고 혐의로 기소돼 약 1년 6개월 동안 재판을 받아야 했던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2차 피해에 지속적으로 시달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업무 배제 등 불이익을 입고 숱한 비난을 받아야 했다는 것이다.<▶관련기사 : [단독] ‘피해자답지 않다’ 무고 몰아간 검찰…피해자 무죄 확정> 앞서 피해자 B씨는 2019년 10월 술에 취한 항거불능 상태에서 A씨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 피해자는 쌍방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A씨와 더는 같은 사무실에서 함께 일을 할 수 없어 회사에 피해사실을 신고하고 A씨의 전보 조치를 요구했다. B씨는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전에도 A씨가 술에 취해 저를 성추행한 일이 있다”면서 “한 번이 아닌 두 번째 겪는 일이라 2차 피해를 방지하고 저를 보호해달라는 취지로 회사에 피해사실을 밝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피해자 험담하고 가해자 감싼 직원들 회사는 A씨를 다른 팀으로 전보했다. 하지만 업무 공간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 피해자는 일하는 중에 A씨를 계속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또 회사 동료들은 성폭력 가해자인 A씨를 감싸는 발언을 했다. 피해자는 “팀장은 A씨 옆자리에서 근무하던 직원에게 A씨를 가리키며 ‘힘든 일이 있으니 잘해주라’고 말했다”면서 “반면 저는 회사 사람들로부터 ‘그냥 (A씨) 용서해주고 둘이 사귀어봐라’, ‘결혼하는 건 어떠냐’ 등의 발언을 들어야 했다”고 전했다. A씨는 2019년 12월 피해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구체적 사실의 적시 없이 (A씨의 행위를) ‘성적인 실수’라고 말한 것을 명예훼손적 표현이었다고 확정짓기는 어렵고, B씨가 그 외 다른 사람에게 같은 내용의 말을 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B씨에게 공연성 및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도 이 사건을 불기소 처분했다. 피해자 업무 배제에 징계 시도까지 그런데 피해자는 기존 업무에서 배제됐다. 회사는 또 ‘인화관계 저해, 품위 손상 등’을 이유로 피해자를 징계하려고 했다. 여기에 검찰이 2020년 8월 피해자가 A씨를 준강간미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하고 오히려 피해자를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피해자는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피해자는 “제가 무고 혐의로 기소된 이후로 ‘A씨 말이 맞았네’, ‘쟤가 꽃뱀이네’라는 말들을 들어야 했다. 모든 것이 제가 가해자인 상황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결국 피해자는 회사를 떠났다.무고죄로 기소된 피해자, 무죄 판결 확정 검찰은 A씨가 성폭행을 시도했던 날 A씨와 피해자가 회사에 출근해 메신저로 주고받은 대화 내역에서 “B씨가 당시 상황에 대해 항의하는 내용은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피해자를 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피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상호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주장하는 A씨가 제출한 녹음파일 일부가 삭제된 점을 언급하며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다”고 봤다. 또 실제로 A씨 진술 내용에 허위가 많은 점, 녹음시간을 고려했을 때 A씨의 성폭행 시도가 있었던 시간대에 있었던 피해자와의 대화 내용은 녹음파일에 녹음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했을 때 “A씨의 진술만으로 B씨가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이 적극적으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해자의 무죄 판결은 지난달 초 확정됐다. “잘못된 기소로 손가락질 받아야 했다” 무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 피해자는 다른 회사에 입사하려고 했다. 임원 면접까지 마치고 평판 조회를 하는 전형만 남겨놓고 있었다. 그런데 피해자는 “이전 회사 측이 저를 ‘스캔들을 일으켜 회사에 물의를 일으킨 사람’이라고 표현했다”면서 “이후 저는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무고 혐의가 지난달 무죄로 최종 확정되기 전까지 저는 검찰의 잘못된 기소로 사람들로부터 계속 손가락질을 받아야 했다”면서 “판사의 심문으로 A씨의 거짓말이 드러났다. 법원 심문을 통해 밝혀질 수 있었던 진실이 왜 검찰 조사 때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지 화가 날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회사 내부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어야만 했다”고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 “한국 예능 리더 발언, 中 실망시켰다”…중국은 왜 유재석에 민감할까

    “한국 예능 리더 발언, 中 실망시켰다”…중국은 왜 유재석에 민감할까

    중국 “유재석, 韓 판단력 없는 사람에게 인용될 것”“유재석, 한국 예절 교과서”“중국 네티즌은 팬클럽 폐쇄로 답했다” 주장“한국 시민단체의 한복 주장은 역사 개념을 흔든다” (중국 넷이즈에 게재된 글)“유재석은 한중 모두에서 영향력 있는 연예인인데 그의 발언은 판단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인용될 것이다” (중국 관영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 동계베이징올림픽은 20일 막을 내렸지만 개회식 ‘한복공정’ 논란으로 불거진 한중 양국 일부 네티즌들의 혐오 정서는 여전하다. 앞서 4일 개회식에 등장한 흰색 저고리, 분홍색 치마를 입은 사람이 등장해 국내 여론은 자극받았다. 중국은 “한복은 한반도, 남한, 북한, 조선족의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고 우리 정부는 특별히 대응하지 못해 반감은 커졌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2일 “일본은 정부에서 역사 왜곡을 하는 것이라 대응 가능하나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한 것이 아니라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취지로 해당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반중정서를 진정시키려는 취지다. 반면 중국 관영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는 23일 방송인 유재석을 비판하는 기사를 내놨다. 유재석은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으로 중국서도 유명세를 탔다. 또한 한국의 유명 MC라는 상징성 때문에 중국서도 종종 주목하는 한류열풍 방송인으로 언급된다. 매체는 유씨가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뭐하니’에서 발언한 내용을 문제삼았다. 유씨는 방송에서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 이준서가 조 1, 2위로 들어왔음에도 실격당한 점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체를 못 하겠더라. 너무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기사는 유씨에 대해 “중국에 많은 팬이 있는 한국 최고의 코미디언이자 TV스타로서, 양국 국민의 갈등을 부추기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며 “하지만 그는 베이징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직후 그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방송이 녹화된 날짜가 한국서 중국의 편파 판정 논란이 불거진 이후라는 것이다. 매체는 또한 “유재석은 한중 모두에게 영향력이 있는 스타다. 그의 발언은 비합리적이거나 판단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반복 인용될 것”이라며 “그가 할 일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거나 논란을 만드는 게 아니라 여론을 합리적으로 이끌고 한중간 건전한 교류를 촉구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기사가 나온 배경은 20일 국내에도 전해진 중국 내 유재석 팬클럽 ‘유재석유니버스’의 폐쇄와 닿아있다. 이 팬클럽은 이날 중국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웨이보에 “논의 결과 웨이보 계정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며 “시선이 달라 미래의 길을 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사유 때문에 시선이 다른지는 적지 않았으나 이미 중국 내 일부 커뮤니티 등을 통해 그 사유로 유씨의 해당 방송 발언이 문제됐다는 것을 추론해볼 수 있다. 중국 인터넷 포털 바이두에 22일 게재된 ‘유재석은 팬클럽을 잃었다’는 제하의 글은 “한국 대표팀이 아쉬워한다는 건 다 안다”며 “선수들은 경기력이 많이 떨어졌다. 한국 선수들 눈에는 자국 선수가 메달을 따야 공정한 경기로 보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올림픽이 끝나 문제가 마무리될 거라 생각했지만 한국 톱스타 유재석이 한국팀의 경험에 동조, 분노를 절제할 수 없다고까지했다. 황대헌의 우승에는 안도하더라. 한국 톱스타가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은 중국 팬을 화나게 하는 일이다”라고 적었다. 또한 “유재석의 해당 발언은 정말 말이 안 된다”며 “팬클럽은 유재석을 향한 지지를 철회했다. 우리 중국 네티즌이 유재석에게 의사를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전세계 스포츠팬도 우리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라는 내용도 담았다. 또다른 게시자는 ‘유재석이 과장하는 것은 이전에도 있었기에 중국 팬들이 떠났다’는 제목의 글에서 중국에서 유씨의 편파 판정 발언 탓에 일종의 보이콧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계올림픽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며 “선수들이 공정하게 경기를 했고 많은 국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국제 여론과 달리 한국의 일부 행보는 역겹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에서 ‘예절의 교과서’처럼 불리는 유재석이 불공정을 논했다”며 “한국 예능의 리더격인 그의 발언은 중국 팬들에겐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라고 했다. 게시자는 급기야 유씨가 지난해 ‘놀면 뭐하니’에서 한복을 입고 등장했던 장면을 문제삼았다. 당시 유씨는 ‘MSG 워너비’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방송 촬영에 임했는데 콘셉트에 맞게 한옥에서 한복을 수차례 입고 나왔다. 머리 장식으로도 해당 복식들이 한국의 전통 문화임을 분명히 드러냈다. 이외 출연자도 한복을 입었으며 판소리도 등장했다. 당시 중국에서 한국의 문화가 중국의 것이라 우기는 ‘문화공정’이 벌어지고 있던 시기라 이러한 복장과 콘셉트는 국내 여론의 지지를 받았다. 게시자는 이런 배경은 받아들이지 않고 “유재석은 과거에도 한국 전통음식을 방송에서 먹고 의상, 개성있는 복식을 한국 것이라며 선보여서 중국에서 논란을 일으켰다”는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전혀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물론 역사 왜곡을 전제로 한 주장이다. 그러면서 “당시 예능 프로그램에서 직접적으로 중국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클로즈업 장면을 많이 보여 한중 문화를 혼용하는 역겨운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그는 “유재석은 한중 모두에서 좋은 평판을 얻고 있었다”며 “중국 팬들은 그에게 등을 돌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으므로 전통문화로 반중정서를 자극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의 발언을 자신의 근거로 댔다. 실제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중국의 한국에 대한 제한 조치는 한국 연예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거나 “중국을 아시아 헐리우드 중심지로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했다. 이러한 발언이 일부 중국인의 한국에 대한 문화공정을 합리화하며 되레 협박하는 수단이 된 것이다. 이런 주장을 담은 글은 텐센트 뉴스 앱에도 지역 매체의 글로 실렸다. 매체는 “유재석은 방송에서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했고 많은 중국 네티즌들이 방송분을 보고 유재석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 OTT 근로계약서 말도 못 꺼내… “찍히면 밥줄 끊겨요, 참는 거죠”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

    OTT 근로계약서 말도 못 꺼내… “찍히면 밥줄 끊겨요, 참는 거죠” [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

    영화 판로 잃은 제작사들 K드라마로 넷플릭스 제작비 늘어도 캐스팅 치중 프리랜서 관행 악용…계약 조건 몰라 장비 설치나 이동은 근무시간서 제외 부당함 목소리 내면 블랙리스트 올라 팀장이 추천해야 입봉… “바뀐 것 없어”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줄면서 대형 한국 영화는 최근 몇 년 사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한국 영화 극장 매출액은 2019년의 17.9%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한국 영화의 시장 점유율도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30.1%로 떨어졌다. 판로를 잃은 영화 제작사와 스태프들이 일감을 찾아 스며든 곳이 K드라마다. 일례로 지난해 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둔 ‘오징어 게임’은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으로 이름을 알린 황동혁 감독이 2009년 쓴 영화 시나리오가 넷플릭스를 만나 9부작 드라마로 탄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인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잇단 흥행으로 일각에서는 K드라마의 ‘장밋빛 미래’를 그리지만, 카메라 너머의 현장에서 체감하는 미래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 서울신문은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확산으로 출렁이는 현장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드라마 제작 스태프 20명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이 중 10명은 현재 OTT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고 있거나, 최근까지 참여한 경험이 있다. ●인력 블랙홀 된 OTT, ‘노동 환경 개선’ 없어 “OTT가 돈을 쏟아부어 제작비가 늘어났다는데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제작사는 현장 스태프에게 프리랜서 계약을 요구해요. 4대 보험 가입이나 주52시간근무제를 포기하라는 거죠. 스태프 입장에서 좋아진 건 일자리가 늘어난 것 딱 하나 정도예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에 참여 중인 신지원(이하 가명)씨의 말이다. 넷플릭스가 드라마 제작비를 전폭 지원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화면 밖 현장 스태프들이 체감하는 일터는 여전히 척박하다. 드라마 회차당 제작비가 기존 6억~7억원에서 20억원대로 뛰었지만 대부분이 화려한 캐스팅 비용으로 들어갈 뿐 스태프들의 근로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막내급 기술 스태프 이주영씨는 “넷플릭스는 제작비를 안정적으로 준다던데 현장은 그대로”라면서 “제작사는 늘 ‘예산이 모자란다’며 스태프한테만 우는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꽁꽁 얼어붙은 영화판을 떠나게 된 스태프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촬영에 임한다고 입을 모은다. 표준근로계약이 정착된 영화 업계와 달리 K드라마는 스태프를 노동자가 아닌 프리랜서로 대우하는 관행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영화를 만들 때는 스태프와 근로계약을 맺던 제작사들이 OTT 드라마를 제작할 때는 이 관행을 악용해 스태프를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앞서 고용노동부와 법원은 2018~2019년 영화·드라마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잇따라 인정했다. 영화 산업 쪽은 이전부터 CJ ENM 같은 대형 투자배급사가 참여하는 노사정협의체에서 합의한 표준근로계약서가 정착됐다. 반면 방송사나 제작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드라마 스태프에게 근로기준법에 위반하는 하도급·업무 위탁 등의 계약 관계를 계속해서 요구해 왔다. 업계 관행이 이렇다 보니 국내 드라마 업계의 ‘큰손’이 된 넷플릭스도 외주 제작사들이 스태프에게 요구하는 부당한 계약 관계에 대해 눈을 감고 있는 실정이다.●근로계약서 실종·반쪽짜리 52시간근무제 실제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촬영장에서 계약서 한 장 쓰지 않고 일하는 스태프가 적지 않았다. 팀장급 스태프가 제작사와 통계약을 하고 받은 일당을 팀원에게 나눠 주는 이른바 ‘턴키 계약’이 주를 이룬다. 막내급 기술 스태프 박수현씨도 “하루 15만원을 주겠다”는 말만 듣고 일을 시작했다. 연장 근로나 야간 근로에 대한 추가 수당은 받아 본 적이 없다. “아르바이트처럼 근로계약서는 쓰겠거니 했는데 계약 조건도 제대로 알려 주지 않고 4대 보험 가입도 안 해 줘요. 말을 꺼내면 실장이 ‘이제 너 안 쓰겠다’고 하지 않을까요. 경력이 짧고 업계도 좁은데 찍히면 다른 팀으로 가기도 어려우니까 참아야죠.” 수현씨는 씁쓸함을 드러냈다. 지난해 7월 드라마 제작현장에 도입된 주52시간근무제는 ‘반쪽짜리’로 운영된다. 대개 월급이 아닌 일급으로 책정되는 스태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동시간이나 촬영 전후 장비를 설치하고 정리하는 시간은 근무시간을 계산할 때 쏙 빠진다. 이렇게 꼼수를 써도 대부분 현장은 연장 근로시간 제한을 위반한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주 최대 연장근로 시간은 12시간”이라며 “주 52시간을 맞추더라도 연장근로 시간이 12시간을 넘으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짚었다. ●“넷플릭스 아닌 짭플릭스” 자조도 부당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내는 순간 제작사들이 공유하는 스태프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복수의 스태프들은 “오야지(팀장)가 맘에 안 들면 제작사가 다음부터 팀 전체를 안 부르고, 팀원인 조수만 찍히면 팀장급 스태프한테 ‘그 사람은 현장에서 말이 많더라. 안 쓰면 좋겠다’는 지령이 내려진다”고 전했다. 힘들어도 꾹 참고 버티는 스태프에게 다음 드라마를 찍을 수 있는 기회의 문이 열린다. 평판이 곧 밥줄인 셈이다. 신씨는 “이 업계는 90% 이상이 인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사람을 구할 때 서로 전화 돌려서 추천을 받는다”며 “목소리를 크게 내는 순간 ‘귀찮은 애’로 찍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퍼스트(팀장급)-세컨드-서드-막내’라는 팀 구조 또한 스태프들이 한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에 참여 중인 이주영씨는 “팀장급 스태프가 추천을 해 줘야 입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촬영이 길어져 세컨드나 서드가 제작사에 항의하면 팀장급이 ‘참으라’며 찍어 누르는데, 그럼 참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OTT 드라마가 늘면 제작 현장이 눈에 띄게, 선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관행이 그렇게 쉽게 뿌리 뽑히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는 팀장급 기술 스태프 박대현씨는 한숨을 내쉰다. “우리끼리 ‘넷플릭스가 아니라 짭플릭스에서 일한다’는 얘기를 해요. 기존의 드라마 제작 환경에서 바뀐 게 없으니까요.” 특별기획팀 특별기획팀
  • OTT 뜨자 근로계약 실종…“K드라마 빛날 때 우린 척박해졌다”

    OTT 뜨자 근로계약 실종…“K드라마 빛날 때 우린 척박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관을 찾는 이들이 줄면서 대형 한국 영화는 최근 몇년 사이 자취를 감췄다. 지난해 한국 영화 극장 매출액은 2019년의 17.9%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고, 한국 영화 시장 점유율은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30.1%로 떨어졌다. 판로를 잃은 영화 제작사와 스태프들이 일감을 찾아 스며든 곳이 K드라마다. 일례로 지난해 세계적으로 흥행을 거둔 ‘오징어 게임’은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으로 이름을 알린 황동혁 감독이 2009년 쓴 영화 시나리오가 넷플릭스를 만나 9부작 드라마로 탄생했다.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등 잇단 흥행 성공으로 일각에서는 K드라마의 ‘장미빛 미래’를 그리지만, 카메라 너머의 현장에서 체감하는 미래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 서울신문은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확산으로 출렁이는 현장의 노동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드라마 제작 스태프 20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이중 10명은 현재 OTT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고 있거나, 최근까지 참여한 경험이 있다. 인력 블랙홀된 글로벌 OTT, ‘노동 환경 개선’ 낙수효과는 없었다 “OTT가 돈을 쏟아부어 제작비가 늘어났다는데,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제작사는 현장 스태프에게 프리랜서 계약을 요구해요. 4대 보험 가입이나 주 52시간 근무제를 포기하라는 거죠. 스태프 입장에서 좋아진 건 일자리가 늘어난 것 딱 하나 정도예요.”(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참여 중인 신지원(이하 가명)씨) 넷플릭스가 드라마 제작비를 전폭 지원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화면 밖 현장 스태프들이 체감하는 일터는 여전히 척박하다. 드라마 회차당 제작비가 기존 6~7억원에서 20억원대로 뛰었지만 대부분이 화려한 캐스팅으로 돌아가는 탓에 스태프들의 근로 환경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막내급 기술 스태프 이주영씨는 “넷플릭스는 제작비를 안정적으로 준다던데 현장은 그대로”라면서 “제작사는 늘 ‘예산이 모자라다’고 우는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OTT 콘텐츠는 제작비의 10~20%가 수익률로 보장됐지만, 워낙 제작사들 간 경쟁이 치열해져 수익이 떨어지는 추세”라고 말한다. 넷플릭스 드라마의 경우 드라마의 ‘지식재산권’(IP)을 넷플릭스가 전부 다 갖기 때문에 제작사 입장에서는 드라마가 초대박이 나도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히트를 쳐 약 1조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오징어게임이 단적인 예다. 넷플릭스로부터 제작비 지원을 받고 해당 드라마를 제작한 싸이런픽쳐스는 흥행에 대한 추가 수익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판서 밀려나니..실종된 근로계약서꽁꽁 얼어붙은 영화판을 떠나게 된 스태프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촬영에 임한다고 입을 모은다. 표준근로계약이 정착된 영화 업계와 달리 K드라마는 스태프를 노동자가 아닌 프리랜서(개인사업자)로 대우하는 관행이 지배적이다. OTT 드라마 제작사들이 이 관행을 악용해 부당 계약을 종용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앞서 고용노동부와 법원은 2018~2019년 영화·드라마 스태프의 근로자성을 잇따라 인정했다. 그러나 방송사나 제작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근로기준법에 위반하는 하도급·업무 위탁 등의 계약 관계를 계속해서 요구해왔다. 이에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 등은 지난해 9월 KBS와 자회사인 제작사 몬스터유니온 등 5개 드라마 제작사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근로기준법 위반(근로계약서 미작성)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사건처리 기한이 5개월째 연장되는 동안 해당 드라마 중 절반이 종영되면서 고용노동부가 미온적인 태도로 사건을 뭉개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화 산업에선 CJ E&M 같은 대형 투자배급사가 참여하는 노사정협의체 합의를 거쳐 표준근로계약서가 만들어졌다. 드라마 업계도 표준근로계약서 도입을 위해 2019년 전국언론노조 등이 4자 협의체를 구성했지만, 지난해 드라마제작사협회가 합의를 거부하고 방송사들이 줄줄이 빠지면서 파행됐다. 김기영 희망연대노조 지부장은 “4대 보험을 적용하려면 그만큼 재원이 더 필요한데 방송사들은 제작비를 더 못 올려주겠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근기법 위반 눈감은 넷플릭스 업계 관행이 이렇다보니 국내 드라마 업계에 ‘큰손’이 된 넷플릭스는 제작사들이 스태프에게 요구하는 부당한 계약관계에 대해 눈을 감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신문이 드라마 스태프의 노동실태를 조사한 결과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 OTT 드라마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112명 중 52명(46.4%)은 ‘다른 드라마 제작환경과 별 다른 차이가 없다’고 답했다. 안명희 전 문화예술노동연대 대표는 “영화에서는 근로자로 일하던 사람들이 드라마를 찍을 때는 계약서도 안쓴다”며 “영화 스태프끼리 우스갯소리로 ‘알바하러 간다’며 드라마를 찍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촬영장에서 계약서 한 장 쓰지 않고 일하는 스태프가 적지 않았다. 팀장급 스태프가 제작사와 통계약을 하고, 받은 일당을 팀원에게 나눠주는 이른바 ‘턴키 계약’이 주를 이룬다. 막내급 기술 스태프 박수현씨도 “하루 15만원을 주겠다”는 말만 듣고 일을 시작했다. 연장 근로나 야간 근로에 대한 추가 수당은 받아 본 적이 없다. “아르바이트처럼 근로계약서는 쓰겠거니 했는데 계약 조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4대 보험 가입도 안 해줘요. 말을 꺼내면 실장이 ‘이제 너 안 쓰겠다’고 하지 않을까요. 경력이 짧고 업계도 좁은데 찍히면 다른 팀으로 가기도 어려우니까 참아야죠.” 수현씨는 씁쓸함을 드러냈다. 지난해 7월 드라마 제작현장에 도입된 주 52시간 근무제는 ‘반쪽짜리’로 운영된다. 대개 월급이 아닌 일급으로 책정하는 스태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동시간이나 촬영 전후 장비를 설치하고 정리하는 시간은 근무시간을 계산할 때 쏙 빠진다. 이렇게 꼼수를 써도 대부분 현장은 연장 근로시간 제한을 위반한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주 최대 연장근로 시간은 12시간”이라며 “주 52시간을 맞추더라도 연장근로 시간이 12시간을 넘으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짚었다. 인맥으로 인력 추천…현장서 한번 찍히면 낙인제작사나 방송사가 공유하는 스태프 블랙리스트는 공공연한 업계 비밀이다. 복수의 스태프들은 “오야지(팀장)가 맘에 안들면 제작사가 다음부터 팀 전체를 안 부르고, 팀원인 조수만 찍히면 팀장급 스태프한테 ‘그 사람은 현장에서 말이 많더라. 안 쓰면 좋겠다’는 지령이 내려진다”고 전했다. 연출 스태프 신지원씨는 “이 업계는 100% 인맥 사회라 사람을 구할때 서로 전화돌려서 추천을 받는다”며 “목소리를 크게 내는 순간 ‘귀찮은 애’로 찍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성으로 이뤄지는 드라마 제작 특성상 평판이 곧 밥줄로 연결된다. 부당하고 힘들어도 꾹 참고 버티는 스태프에게 다음 프로젝트의 문이 열리는 셈이다. ‘퍼스트(팀장급)-세컨-써드-막내’로 구성된 팀 구조 또한 스태프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된다. 경력 기간을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서열과 위계는 견고하다. 기술 스태프 이주영 씨는 “팀장급 스태프가 추천을 해줘야 입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촬영이 길어져 세컨이나 써드가 제작사에 항의하면 팀장급이 ‘참으라’며 찍어누르는데, 그럼 참을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때 글로벌 OTT 드라마가 늘면 제작 현장이 눈에 띄게, 선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돌았던 것도 사실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조명·의상 등 영상 스태프 노동자 6만명이 모인 국제극장무대종사자연맹(IATSE)가 지난해 10월 파업을 결의하자, 넷플릭스·디즈니 등이 속한 영화·방송제작자연합(AMPTP)는 매일 10시간 휴식과 금·토·일 54시간 휴식 등 요구안을 받아들였다. 관행이 그렇게 쉽게 뿌리뽑히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는 팀장급 기술 스태프 박대현씨는 한숨을 내쉰다. “우리끼리 ‘넷플릭스가 아니라 짭플릭스에서 일한다’는 얘기를 해요. 글로벌 기업이라는데 뭐든지 한국식이니까요. 오징어게임이 성공한 뒤로 넷플릭스가 ‘한국인들은 미국처럼 안 해도 특별히 불만도 안 갖고 일 잘하네’라고 눈치를 챈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특별기획팀
  • 1+1 입사, 7분 PPT, 메타버스 “MZ 스펙 빼고 실력만 봅니다”

    1+1 입사, 7분 PPT, 메타버스 “MZ 스펙 빼고 실력만 봅니다”

    ‘동료 추천제부터 7분 블라인드 프레젠테이션, MZ세대 면접관까지….’ 기업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대기업들이 다양한 형태의 채용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절차나 시기에 얽매이지 않고 높은 성장 가능성을 지닌 실무형 인재들을 뽑겠다는 취지에서다. 당근마켓은 22일 ‘동료 추천 프로모션’ 제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원자가 또 다른 지원자를 함께 추천하는 방식이다. 경력 지원자가 같은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인재를 자신과 함께 당근마켓에 추천한 뒤 지원자와 피추천자 모두 최종 입사하면 둘 모두에게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또 서술형 자기소개서를 과감히 없애고 설문지 형태로 핵심만 간략하게 작성해 제출하는 ‘간편지원’ 시스템을 도입해 서류 지원 24시간 이내에 결과를 통보해 주기로 했다. 이른바 ‘리쿠르트 24’ 제도다. 당근마켓은 이번 제도를 통해 1분기 내 100명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자동차그룹도 지원자가 아니라 직원이 직접 외부 우수 인재를 추천하는 ‘직원추천제’를 운영한다. 현장 실무자가 업계 평판을 제일 잘 안다는 판단에서다. 소수이지만 전 부서에서 적용 중이다. 인사팀 관계자는 “서류 전형만으로는 현장에서 일 잘하는 사람을 알기 힘들기 때문에 정형화된 ‘스펙’이 아니라 실무 직원 추천을 받아 업계에서 ‘검증’된 경력자를 뽑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현업 직책자 2명과 면접대상자 1명으로 구성된 조별 면접을 통해 ‘실무역량’에 중점을 두고 점수를 매긴다. 신세계그룹은 신입공채 2차에 ‘드림 스테이지’라는 오디션 형식의 면접을 진행한다. 학력, 나이 등 지원자의 모든 정보를 블라인드 처리하고 오로지 ‘7분간의 프레젠테이션 면접’으로 직무 적합도를 평가하는 식이다. 면접 7~10일 전 직무와 관련한 주제를 준 다음, 발표 뒤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서류와 1차 면접 점수는 반영하지 않는 ‘제로 베이스’ 평가라 가장 중요한 관문으로 불린다. 90년대생 직원 비중이 40%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점차 젊어지고 있는 CJ그룹은 채용에서도 MZ세대와의 쌍방향 소통전형을 늘리고 있다. 입사 4~7년차 MZ세대 실무진이 1차 면접에 배석해 지원자와 대화하는 식으로 참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MZ세대가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를 선발하는 데 직접 의견을 내놓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CJ ENM 커머스부문은 라이브커머스의 강점을 살려 지난해 하반기 신입 채용설명회를 모바일 앱을 통해 라이브로 방송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LG 등은 최근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지원자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자신을 대체하는 캐릭터를 만들어 입장한 뒤 인사 담당자로부터 직무 설명을 듣고 자유롭게 질의응답한다. 기업 입장에선 시간·장소 등 물리적 제약 없이 채용을 진행할 수 있어 좋고, 구직자는 궁금한 점을 실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어 편하다. 한편 서울신문이 22일 국내 10대 그룹(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한화, GS, 신세계)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을 지난해보다 늘릴 것인가”라고 물었더니 9곳이 확대 또는 유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채용문은 지난해보다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 소녀시대 태연, 반전 글래머 몸매…“무결점 미모” 극찬 

    소녀시대 태연, 반전 글래머 몸매…“무결점 미모” 극찬 

    그룹 소녀시대 출신 태연이 크롭톱을 입은 반전 글래머 몸매를 뽐내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있다. 태연은 2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NERDY”라는 글과 함께 근황을 담은 다수의 사진을 게재했다. 팬들은 “무결점 미모란 이런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개된 사진 속 태연은 크롭톱 상의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녀린 팔다리 선과 개미허리를 노출하고 있는 태연은 숨겨 왔던 글래머 몸매와 함께 고혹적인 눈빛을 발산했다.만화에서나 본 듯한 태연의 신비스러운 모습에 팬들을 심쿵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국내외 누리꾼들은 “눈이 부십니다. 당시의 모습에”, “신이 인간 체험하고 있는 듯”, “사람이 아닌 듯. 너무 예뻐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태연의 정규 3집 ‘INVU’는 지난 14일 오후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음원 공개됐으며, 같은 날 음반으로도 발매됐다. 이번 앨범은 2019년 10월 발매된 정규 2집 ‘Purpose’(퍼포즈) 이후 약 2년 3개월 만에 선보이는 정규 앨범이다. 태연은 이번 앨범 발매 후 2월 걸그룹 개인 브랜드평판 1위로 올라섰다.
  • ‘동료추천’, ‘7분PPT’, ‘MZ세대 면접’…기업 채용 어디까지 아세요?

    ‘동료추천’, ‘7분PPT’, ‘MZ세대 면접’…기업 채용 어디까지 아세요?

    ‘동료 추천제부터 7분 블라인드 프레젠테이션, MZ세대 면접관까지….’ 기업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대기업들이 다양한 형태의 채용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절차나 시기에 얽매이지 않고 높은 성장 가능성을 지닌 실무형 인재들을 뽑겠다는 취지에서다. 당근마켓은 22일 ‘동료 추천 프로모션’ 제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원자가 또 다른 지원자를 함께 추천하는 방식이다. 경력 지원자가 같은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인재를 자신과 함께 당근마켓에 추천한 뒤 지원자와 피추천자 모두 최종 입사하면 둘 모두에게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또 서술형 자기소개서를 과감히 없애고 설문지 형태로 핵심만 간략하게 작성해 제출하는 ‘간편지원’ 시스템을 도입해 서류 지원 24시간 이내에 결과를 통보해 주기로 했다. 이른바 ‘리쿠르트 24’ 제도다. 당근마켓은 이번 제도를 통해 1분기 내 100명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자동차그룹도 지원자가 아니라 직원이 직접 외부 우수 인재를 추천하는 ‘직원추천제’를 운영한다. 현장 실무자가 업계 평판을 제일 잘 안다는 판단에서다. 소수이지만 전 부서에서 적용 중이다. 인사팀 관계자는 “서류 전형만으로는 현장에서 일 잘하는 사람을 알기 힘들기 때문에 정형화된 ‘스펙’이 아니라 실무 직원 추천을 받아 업계에서 ‘검증’된 경력자를 뽑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현업 직책자 2명과 면접대상자 1명으로 구성된 조별 면접을 통해 ‘실무역량’에 중점을 두고 점수를 매긴다. 신세계그룹은 신입공채 2차에 ‘드림 스테이지’라는 오디션 형식의 면접을 진행한다. 학력, 나이 등 지원자의 모든 정보를 블라인드 처리하고 오로지 ‘7분간의 프레젠테이션 면접’으로 직무 적합도를 평가하는 식이다. 면접 7~10일 전 직무와 관련한 주제를 준 다음, 발표 뒤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서류와 1차 면접 점수는 반영하지 않는 ‘제로 베이스’ 평가라 가장 중요한 관문으로 불린다. 90년대생 직원 비중이 40%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점차 젊어지고 있는 CJ그룹은 채용에서도 MZ세대와의 쌍방향 소통전형을 늘리고 있다. 입사 4~7년차 MZ세대 실무진이 1차 면접에 배석해 지원자와 대화하는 식으로 참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MZ세대가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를 선발하는 데 직접 의견을 내놓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CJ ENM 커머스부문은 라이브커머스의 강점을 살려 지난해 하반기 신입 채용설명회를 모바일 앱을 통해 라이브로 방송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LG 등은 최근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를 진행했다. 지원자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자신을 대체하는 캐릭터를 만들어 입장한 뒤 인사 담당자로부터 직무 설명을 듣고 자유롭게 질의응답한다. 기업 입장에선 시간·장소 등 물리적 제약 없이 채용을 진행할 수 있어 좋고, 구직자는 궁금한 점을 실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어 편하다. 한편 서울신문이 22일 국내 10대 그룹(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 현대중공업, 한화, GS, 신세계)을 대상으로 “올해 채용을 지난해보다 늘릴 것인가”라고 물었더니 9곳이 확대 또는 유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채용문은 지난해보다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관계자는 “취업준비생들은 목표기업이 어떤 직무경험을 원하는지 다양한 채용방식에 대비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경기지역 반도체 부품·장비 중소업체 37% “불공정 하도급 경험”

    경기지역 반도체 부품·장비 중소업체 37% “불공정 하도급 경험”

    경기지역 반도체 부품·장비 중소업체의 37%가 대금 지급 지연 등 불공정 하도급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경기도가 지난해 6~12월 도내 반도체 부품·장비 하도급업체 700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59곳(37%)이 ‘불공정 하도급 거래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유형별(복수 응답)로 보면대금(지급 지연 등) 33.1%, 계약(표준계약서 미작성 등) 12.1%, 강요(기술자료 제공 등) 3.1%, ▲12.1%로 나타났다. 대금 문제의 경우 ‘낮은 단가 책정’ 14.6%, ‘대금 지급 지연’ 13.9%,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대금 미조정’ 11.7%, ‘설계변경 등에 따른 대금 미조정’ 8.1% 등을 호소했다. 불공정 하도급 거래 경험업체 가운데 8.6%만 대금조정을 대기업 등 원청 업체에 신청했고 조정 성립률은 60%에 그쳤다. 조사 대상 업체 가운데 290곳이 가치 있는 기술자료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이 가운데 87곳(30%)은 원청 업체로부터 기술자료 제공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들 업체의 53%는 하도급 계약 전 기술자료를 요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공정 하도급 사례를 보면 반도체 장비 업체 A사는 최근 금속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전년도 대비 35% 이상 상승했지만, 원청에 단가 조정 요청은 꿈도 못 꾸고 있다. 원청 심기를 거슬렸다가 거래 물량이 축소될 수 있어 그저 속만 태울 뿐이다.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 B사는 계약 전 원사업자에게 전달한 기술브리핑 자료가 다른 경쟁업체로 넘어가 기술 유출로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됐다. 그러나 원사업자와 소송을 할 경우 시장평판이 나빠지고 거래 중단도 일어날 수 있어 소송을 포기했다. 도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도급 대금조정제도 활성화’를 주요 과제로 선정해 관련 연구용역과 정책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술 유출 피해구제 등 도내 하도급업체의 권리 보호와 불공정행위 규제를 위해 경기도의 하도급 분쟁 조정권, 불공정 하도급 거래에 대한 조사권과 제재권 등 지방정부 권한 공유요청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또한 올해 1월 조례개정에 따라 경기도 자율분쟁조정협의회를 통해 가맹·대리점뿐 아니라 하도급 및 일반 불공정거래 분야까지 분쟁조정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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