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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정도 나이에 구차하게 얘기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수뢰 혐의가 불거지자 청와대는 충격 속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자주 언급하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무엇보다 검찰 수사가 ‘대선자금’ 문제까지 확대될 가능성에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그러면서도 최 전 위원장이 수뢰한 자금을 대선 때 여론조사를 위해 썼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발언의 의도를 놓고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3일 “돈을 받았다고 하고 대선 때 여론조사에 썼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그냥 쓴 건지, 정말 대선자금에 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면서 “여론조사도 공식적으로 한 것이 있고, 개인적으로 한 것이 있을 텐데 당시 대선 캠프에서도 다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돈을 받기는 받았는데 허튼 곳에 쓴 게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 아니겠느냐.”면서 “그 정도 나이 되면 그렇게 구차하게 얘기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다른 핵심관계자는 “최 전 위원장의 양아들 격인 정용욱씨 관련 스캔들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본인이 직접 돈을 받았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라면서 “(수뢰사실 시인은) 청와대를 끌고 들어가려는 ‘물귀신 작전’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대가성이 없다는 것을 밝혀 상황을 조기 진화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강원도 평창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든 예외 없이 책임을 져야 하고, 법에 따라 모든 것을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의 원론적 발언과 달리 새누리당은 12월 대선의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최 전 위원장이 2008년 추석 직전 친이계 일부 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이 지난 1월 말 언론에 보도됐다가 사그라든 적이 있는 만큼 사안의 폭발력에 주목하고 있다. 박용진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최 전 위원장의 연루 의혹이 있는 대선 불법자금 부분에 대해 검찰은 단호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박근혜 ‘공약 실천’ 민생투어 나선다

    박근혜 ‘공약 실천’ 민생투어 나선다

    새누리당 박근혜(얼굴)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부터 민생 투어에 나선다. 지난 4·11 총선 때 약속한 민생공약들을 실천하기 위한 행보라는 게 새누리당의 설명이다. 민생투어는 2주간에 걸쳐 진행된다. 23일 강원지역을 시작으로 25일 충청, 26일 경기·인천, 27일 부산·경남 지역을 찾는다. ●지역별 총선 공약 실천본부 발족 박 위원장의 방문에 맞춰 각 시·도당은 총선 때 제시한 ‘가족행복 5대 약속’ 등 민생 공약 이행을 위한 지역별 총선 공약 실천본부를 발족할 계획이다. 박 위원장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지역별 총선공약을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것으로 자신의 정치 브랜드인 ‘신뢰정치’와도 닿아 있다. 22일 김문수 경기지사를 시작으로 여야의 대선 잠룡들이 잇달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는 시점에 이뤄지는 박 위원장의 민생 투어는 그 의도 여부와 관계없이 다른 주자들과의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선출마 선언으로 달아오르는 여권의 대권 경쟁을 조기에 가열시키지 않고 민생에 주력하겠다는 뜻이 실린 행보라는 해석이다. ●‘민생 챙기는 지도자’ 각인 여야의 잠룡들이 ‘정치행보’에 박차를 가하는 동안 박 위원장은 민생투어를 통한 ‘정책행보’에 역점을 둠으로써 자연스레 ‘민생을 챙기는 지도자가 과연 누구인가.’라는 화두도 대선 정국에 던지게 되는 셈이다. 박 위원장은 첫 일정으로 4·11 총선을 통해 다시 ‘여당의 텃밭’으로 돌아온 강원도를 선택했다. 박 위원장은 23일 춘천을 방문, 강원총선공약 실천본부 출범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어 원주 자유시장을 들러 상인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를 방문해 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끝으로 강릉 노인종합 복지관을 찾아 노인 공약을 설명하는 자리를 갖는다. 박 위원장의 이번 투어에는 총선공약 이행을 위한 중앙당 태스크포스팀의 분야별 공약담당 당선자들이 동행한다.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박 위원장의 민생투어 일정을 소개한 뒤 “박 위원장이 총선 공약 실천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국민의 지지에 감사 인사를 드리기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과거 선거 때는 여러 정당의 지도부가 각 지역을 찾아다니며 표를 달라고 호소하고 선거가 끝나면 지역민생을 챙기는 일을 소홀히 했다.”면서 “박 위원장의 민생 행보는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위장전입, 송구스럽다”

    “위장전입, 송구스럽다”

    다음 달 1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김기용 경찰청장 후보자가 딸의 전학을 위해 위장 전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 후보자는 2006년 1월 장녀의 고교 전학을 위해 딸의 친구 어머니 주소로 주민등록을 옮긴 것으로 22일 밝혀졌다. 당시 김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한 빌라에 살고 있었지만 주소지를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로 이전한 것이다. 경찰청은 이와 관련, 해명 자료를 통해 “현재 모 대학 의대에 재학 중인 김 후보자의 장녀가 당시 외국어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진로를 의대로 결정했다.”면서 “외고에서는 이과수업을 받을 수 없어 다시 일반 고교로 전학하기 위해 주소지를 옮겼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해명 자료에서 “공직자로서 실정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마당 있어 숨통 트일, 내 집에 살어리랏다

    마당 있어 숨통 트일, 내 집에 살어리랏다

    ‘아파트는 답답하다. 미래는 지면과 가까운 단독 주택이다.’ 단독주택지에 대한 인기가 상한가다. 주거 트렌드가 아파트에서 단독주택 등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는 데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태에서 단독주택지가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경남 양산 물금택지지구에서 단독주택지 128필지를 분양한 결과 모두 1만 8230명이 몰려 평균 12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해 미분양 LH 단독주택지용지도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 화성동탄지구 점포 겸용은 지난해 공고 이후 28필지가 미분양됐으나 올 들어서는 1필지를 제외하고 모두 팔렸다. 김포한강 신도시도 한강변을 따라 도로가 개통된 이후 올 들어 25필지가 매각됐다. ●수도권 이어 평창 올림픽 특수… 원주권 다 팔려 수도권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동계올림픽 유치 이후 원주권 단독주택지는 모두 팔렸고, 동계올림픽으로 교통 개선 기대감이 커진 동해 해안지구와 양양 물치지구에서도 속속 분양 계약이 성사되고 있다. LH가 올해 충남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등 전국 22곳에 공급할 단독택지는 모두 2853필지에 달한다. 여기에다가 현재 미분양이나 수의계약으로 분양 중인 단독주택지를 포함하면 전체 공급 물량은 5000여 필지 가까이 된다. 이 가운데 지난해부터 투자열풍이 불고 있는 세종시에 오는 12월 18필지와 241필지를 각각 공급할 예정이어서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 수도권에서는 광명역세권에서 오는 6월 105필지, 경기 남양주 별내 146필지, 파주 84필지 등이 분양 예정이다. 단독택지는 점포 겸용과 주거전용으로 나뉜다. 주거전용 단독택지는 상가시설 설치가 불가능하고 주거목적으로만 사용이 가능하다. 통상 건폐율 50~60%, 용적률 80~100%, 2층 이하 규모로 전원형 또는 3대가 함께 모여 사는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는 토지로, 2가구가 공동으로 마당을 이용할 수 있는 땅콩주택 등이 대표적이다. 점포 겸용 단독주택지는 연면적의 40% 범위에서 근린생활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토지로 일반적으로 건폐율 60% 내외, 용적률 180% 내외, 3층 내외를 지을 수 있으며, 1층은 일반음식점 등 근린생활시설 설치가 가능하고, 2~3층은 다가구주택을 지을 수 있는 토지다. 단독택지의 인기몰이에는 지난해 ‘5·1부동산 대책’ 때 나온 규제 완화가 한몫했다. 남양주 별내지구의 경우 주거전용은 당초 2층 2가구에서 3층 5가구로, 점포 겸용은 3층 5가구에서 4층 7가구로 완화돼 퇴직자를 중심으로 한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건축비 3.3㎡당 500만원 잡아야… 자금 계획 철저히 보통 순수 단독주택지는 주변 시세의 70~80%쯤 돼야 수지를 맞출 수 있다. 아파트에 비해 단독주택은 집값 상승률이 낮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독주택지 매입 전에 직접 시세를 알아봐야 한다. 또 단독주택은 팔 때는 새집이 아니면 대부분 건물값은 치지 않고, 땅값만 계산한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하지만 반대로 매입 시에는 건축비를 고려해야 한다. 대략 3.3㎡당 건축비는 500만원 안팎이다. 수도권에서 싸게 지어도 450만원 이상 들어간다. 제대로 지으려면 3.3㎡당 500만~600만원은 줘야 한다. 택지비에다가 건축비를 합치면 5억원이 훌쩍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매입 전에 꼼꼼히 자금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또 점포 겸용이라해도 주변 상권 분석이 수반되지 않으면 장사가 잘되지 않아 세를 놓을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여기에 상가에도 허용되는 점포와 그렇지 않은 점포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제1종 근린생활시설에는 음식점 등이 들어설 수 없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GKL프리스타일 스키단 창단

    GKL프리스타일 스키단 창단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19일 프리스타일 스키단을 창단하고 해외 입양아 출신 토비 도슨(34·한국 이름 김봉석)을 감독에 선임했다. 도슨 감독은 20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 남자 모굴 동메달리스트이자 현재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창단식에서 도슨 감독은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최소 5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창단 출사표를 던졌다. 도슨 감독은 “GKL스키단 창단은 프리스타일 스키의 발전뿐 아니라 겨울스포츠 발전에 아주 의미 있는 것”이라며 “스키는 겨울스포츠지만 겨울에만 훈련할 수 없다. 호주, 스위스 등 전지훈련도 가야 하는데 GKL 스키단 창단은 이런 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대회 10위권에 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고, 소치에서 최소한 5위 이내에 드는 것이 다음 목표, 그리고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는 더 높은 목표를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GKL 스키단은 프리스타일 스키 국가대표인 서정화(23), 서명준(21)을 정식 창단 멤버로, 최재우(19), 서지원(19), 김지헌(18)을 후원 선수로, 모두 5명으로 꾸려졌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서울 민자사업 전면 재검토”

    서울시는 민자사업자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의 요금인상 추진 파문을 계기로 시에서 투자한 모든 민자사업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한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시의회 민주통합당도 민자 유치 사업의 운영 실태를 전면적으로 검토하고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류경기 시 대변인은 “지하철 9호선 사례에서 나타난 민자 사업의 잘못된 수익구조와 비현실적인 요금체계, 시민편익을 외면한 사업자 중심의 운영 구조로 인한 폐해가 시민 불편과 시 재정 부담으로 가중되지 않도록 민자사업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점검하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는 이번에 문제가 된 지하철 9호선을 비롯해 시에서 투자한 우면산터널과 현재 공사 중인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사업, 용마터널사업, 우이~신설경전철사업 등 모든 민자사업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갔다. 또 시에서 투자자와 협상 중인 신림선 경전철, 동북선 경전철, 은평샛길도로, 평창터널사업, 서부간선도로 지하도로 연결사업 등도 재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민주통합당은 ‘지하철 9호선의 요금 인상은 반대한다.’며 시와 메트로9호선 측이 맺었던 불공정한 협약 과정에 대한 즉각적인 공개를 요구했다. 김생환 시의회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서울시가 지하철 이용객이 예측에 미치지 못하면 수입을 보장해 주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의 수익률을 8.9%로 책정해 준 것은 중앙정부나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체결하는 민자사업의 수익률 5%대와 비교하면 명백한 특혜”라며 “당시 협약 과정을 숨김 없이 공개하고 과도하게 책정된 MRG 수익률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는 시민에게 일방적인 부담을 전가시킨 불공정한 협약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백히 가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정선 중봉지구 3년간 개발 제한

    2018 동계올림픽 알파인경기장 건설부지로 예정된 강원 정선군 중봉지구 일대가 개발행위 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됐다. 정선군은 16일 동계올림픽 경기가 펼쳐질 북평면 숙암리 중봉지구 일대 465필지 407만 4000㎡를 ‘동계올림픽 경기장 주변 개발행위 허가 제한지역’으로 지정 고시하고 3년간 개발행위 허가를 엄격히 제한한다고 밝혔다. 앞서 군은 2018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지난해 7월 중봉지구를 지가 상승 및 기획부동산의 난개발 방지를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군은 고시문을 통해 ‘이번 개발행위 허가 제한지역은 2020년 정선군 도시기본계획에 반영된 시가화 예정용지로 올림픽특구 및 알파인경기장 주변 지역에 대한 무분별한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제한지역은 대부분이 농림지역이지만 알파인경기장 경계지역과 난개발 우려가 예상되는 보전관리지역도 일부 포함됐다. 하지만 2종지구단위계획 구역과 도시지역의 확장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개발행위 허가 제한구역에서 제외해 주민들의 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했다. 이에 따라 제한구역 내에서는 건축물의 건축이나 공작물의 설치, 경작 목적 이외 토지의 형질변경, 토석 채취, 토지분할, 녹지지역·관리지역·자연환경보전지역에 물건을 1개월 이상 쌓아 놓는 행위 등이 모두 제한된다. 다만 농지법에 의한 농가주택 및 농축산용 시설의 신·증·개축 등은 조건부로 허용된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국내에선 유일하게 국제스키연맹(FIS)의 국제 규격에 맞는 중봉 알파인경기장 지역에 대한 난개발을 방지해 동계올림픽이 성공리에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불가피하지만 2018 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해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정선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4·11 총선 이후] 여·야 강세지역 변심… ‘보수·진보 지형’ 바뀌고 있다

    [4·11 총선 이후] 여·야 강세지역 변심… ‘보수·진보 지형’ 바뀌고 있다

    4·11 총선을 통해 보수·진보 성향, 즉 ‘여론 지형’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야 강세 지역의 경계가 차츰 깨지고 있다. 특히 동별로 살펴보면 미세하게 꿈틀대는 민심 변화를 뚜렷이 감지할 수 있다.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론 지형이 밑바닥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의 변화는 반년 전 10·26 서울시장 선거의 결과와 비교해 봐도 뚜렷이 감지된다. 같은 지역구 안에서도 특정 동에 따라 여야 지지 성향이 요동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용산구 보광동의 경우 무소속 박원순(현 서울시장) 후보가 50.9%의 지지율을 얻어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48.8%를 앞질렀다. 반면 이번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진영(50.2%) 후보가 민주당 조순용(48.1%) 후보를 2.1% 포인트 앞섰다. 양천구 신월2동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박 후보가 56.7%로 나 후보의 42.8%를 앞섰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김용태(61.3%) 후보가 이용선(43.8%) 후보를 17.5% 포인트나 앞섰다. 야권 후보가 승리한 지역구이지만 동별로 보면 여권이 승리한 곳도 많다. 노원을의 경우 민주당 우원식 당선자가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를 1818표 차로 따돌렸지만 하계1동에서는 권 후보가 우 당선자를 696표 차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도봉을에서는 민주당 유인태 당선자가 새누리당 김선동 후보를 3320표 차로 이겼지만 도봉1동 주민들은 김 후보에게 101표를 더 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구와 영등포구는 이번에 보수 성향이 진보 성향으로 바뀌었다. 이들 지역은 2010년 6·2 지방선거 때만 해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현 민주통합당) 한명숙 후보를 앞질렀던 ‘보수 강세 지역’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영등포·중구의 새누리당 후보 3명이 모두 민주당 후보에게 밀리면서 아성이 허물어졌다. 중구의 경우 신당2동이 이른바 ‘야성’(野性)이 가장 강한 동네로 떠올랐다. 민주당 정호준 당선자(3865표)가 새누리당 정진석 후보(3061표)를 804표 차로 눌렀다. 영등포을에서는 민주당 신경민 당선자와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 간 지지율이 대림1·2·3동에서만 무려 5000표 차가 날 정도로 야권 지지 성향이 강하게 표출됐다. 권 후보가 여의도동에서만 무려 4574표를 더 얻었으나 역부족이었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도 지역 민심이 야권 성향으로 돌아섰다. 18개동 중 11개동에서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높았다. 당락을 결정지은 최대 승부처는 서민층이 많이 사는 창신2동으로 민주당 정세균 당선자가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를 1653표 차로 따돌렸다. 반면 부유층 거주지로 꼽히는 평창동은 홍 후보(5596표)가 정 당선자(3746표)를 1850표 차로 가장 크게 이겼다. 종로만 놓고 보면 동야서여(東野西與)의 구도다. 새누리당의 강세 지역인 ‘범강남벨트’로 분류됐던 경기 의왕·과천에서도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지난 15~18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안상수 의원이 내리 4선을 한 곳이지만 이번에 뒤집혔다. 당락을 가른 지역은 의왕시 오전동으로, 민주당 송호창 당선자가 새누리당 박요찬 후보를 2672표 차로 앞질렀다. 한편 지역 구도 타파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던 여야 후보들은 아직은 성과보다 한계가 더 많았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갑에서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지지율 1위에 오른 동네는 한 곳도 없었다. 20~30대 젊은 층과 지식인층이 많이 거주하는 고산1동에서 김 후보는 새누리당 이한구 당선자와의 격차를 392표 차로 줄이며 선전했다. 반면 만촌1동은 이 당선자(6498표)와 김 후보(4264표)의 차이가 2234표나 날 정도로 ‘텃세’가 가장 심했다. 황비웅·송수연·이성원기자 shjang@seoul.co.kr
  • 인물·공약·안정·심판… 유권자 선택기준 ‘쏠림’은 없었다

    인물·공약·안정·심판… 유권자 선택기준 ‘쏠림’은 없었다

    4·11 총선, 표심을 움직인 것은 무엇이었을까. 서울신문은 11일 전국 투표소를 찾아 유권자들에게 직접 물었다. “인물, 정책을 선호했다.”는 대답부터 “정권을 심판하러 나왔다.”는 얘기까지 다양한 가운데서도, 여야 간 난타전에 물려 강한 정치 혐오감을 드러낸 유권자가 많았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제1투표소에서 만난 김모(45)씨는 “야당은 야당대로 여당은 여당대로 옳은 측면이 있다.”며 “정당보다는 후보를 보고 뽑는 편이고, 인물 중심으로 선택했다.”고 투표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특정 후보에 반대해 투표장을 찾은 사람도 있었다. 장모(76·여)씨는 최근 노인 폄훼 발언을 한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에 발끈해서 나왔다. 장씨는 “노인을 무시해도 유분수지”라면서 “노인을 존중하고 노인을 위한 정책을 제시한 후보에게 한 표 던졌다.”고 털어놓았다. ●지하철공사 빨리 끝낸다는 공약에 낙점 서울 강남의 대학생 주모(28)씨는 “지역구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주씨는 “서울 갤러리아 백화점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분당선 지하철 공사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게 불만이었다.”며 “후보들의 공약 연설 동영상을 보다가 공사를 빨리 끝내주겠다는 사람이 있어 그를 찍었다.”고 말했다. 강남을 지역구의 대학생 임모(24)씨는 “우리 선거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반투표 같은 느낌”이라면서 “한·미 FTA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를 보고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당선 가능성이 낮은 한 중소정당 후보를 찍었다는 한 젊은 유권자는 “그린벨트가 해제되고 지나친 개발 위주의 정책이 싫었다. 여당이나 주요 야당이 주도권을 잡는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표를 포기한 서울의 윤모(28·여)씨는 “후보 대부분이 별 특색 없이 우리 지역에 오래 산 사람에 불과했다.”며 “인터넷으로 공약을 검색했지만, 주민을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는 후보는 보이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역에 누가 무엇할 수 있느냐가 중요” 민간인 사찰이나 막말 발언 등 이번 선거판을 어지럽힌 이슈들은 많았어도 지역 유권자들은 무엇보다 지역공약에 관심이 많았다. 서해 최북단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주민 전경자(53·여·진촌4리·숙박업)씨는 “민간인 사찰은 언론을 통해 알고는 있지만 별로 관심이 없다. 주민들 사는 데 걱정이 없도록 소득증대에 적극적인 공약을 내세운 후보가 최고”라고 강조했다. 손동일(69·진촌3리)씨는 “백령도는 관광 비중이 큰데 2년 전 천안함 사건 이후 관광이 많이 위축됐다.”면서 “관광 활성화에 주력할 수 있고 안보의식이 투철한 후보를 선택했다.”며 신중한 표정을 지었다. 경기 포천시 산정호수 입구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홍수(55)씨는 집 근처 경기도예절교육원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중앙에서 사찰·막말 등 선거 중 여러 소란스러운 뉴스가 쏟아져 나왔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지역을 위해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한 뒤 “산정호수와 명성산 등 자연환경을 잘 보호해줄 수 있는 새로운 정당에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시의 정순철(48)씨도 “2018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일한 희망으로 살아 있을 뿐 일자리가 없고 살아갈 길이 막막해 젊은이들이 앞다퉈 고향을 떠나고 있어 안타깝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개발 공약이 많은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노년층엔 안정론·젊은층엔 심판론 많아 서울에서 12년째 살고 있다는 임모(37)씨는 “한국과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인 호주의 투표율은 96%”라며 “한국의 지난 18대 총선 투표율 46%는 지나치게 낮은 수치”라고 저조한 투표율을 지적했다. 임씨는 “이번 선거를 통해 MB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투표한)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야권 연대 후보였기 때문에 지지했다.”고 밝혔다. 조모(30)씨도 “MB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투표소에) 왔다.”며 “현 정부는 민간인 불법사찰과 BBK 사건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의 한 표를 통해 정권을 심판하고 집권당이 바뀔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정권 심판은 확실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모(34)씨는 “비리가 많은 이번 정권에 큰 실망을 했다.”며 “이번 총선이 대선 전초전 성격인데, 총선부터 이번 정권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면서 “심판을 위한 한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노모(84)씨는 “다만 나라가 안정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찍었다. 여당이 시끄러운 지금의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의 황모(56)씨는 “여당과 야당 모두 훌륭한 인물이 후보로 나와 당의 철학을 감안해 투표했다. 현 정부와 새누리당이 민생을 파탄냈다는 말이 많지만, 새누리당은 국가 질서 유지에 힘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에 따라서는 진보와 보수성향이 엇갈리게 나타났다. 강원 동해안 유권자들은 지난해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등 최근 두번의 선거 때 ‘바꿔보자’는 여론 속에 진보계 지지층이 급격하게 늘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다시 보수성향으로 회귀하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강릉에 사는 최돈희(50·펜션업)씨는 “수도권과 멀고 인구가 적다는 이유 탓에 정부로부터 늘 소외된 지역으로 남아 있어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면서 “이 같은 이유로 지난 지방선거와 재·보선 때는 전통적으로 보수지역인 동해권 주민들이 잠시 진보성향 도지사에게 표를 줘 당선시켰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보수 쪽으로 다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저소득층 정책 없어 소외감 느껴 반면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한 서부경남에서는 진보성향도 적지 않게 엿보였다. 부산 남구을 제3투표소에 만난 노진상(44)씨는 “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역대 어느 때보다 야권이 선전하고 있어 과연 이번에 야당이 몇석을 얻을지가 관심의 대상“이라며 “부산의 경우 사실상 여당이 독주하고 있어 이를 견제하는 다수의 야당후보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 강남에 거주하고 있는 양모(29·여)씨는 “강남에 사는 저소득층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약을 찾아보려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며 “한 후보는 ‘유학파’라며 영어로 현수막을 걸어 놓았던데, 오히려 엘리트나 특권 의식이 느껴졌다.”며 거부감을 표시했다. 서울 종로에 사는 직장인 이모(54)씨는 ”이번 총선은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기회가 될 것이고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이 한 단계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국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유권자도 많았다. 사업가 정모(37)씨는 “투표는 포기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닌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라며 “특히 20~30대 투표율이 낮다는 얘기를 듣고 꼭 투표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투표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극도의 정치혐오증을 드러낸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다. “싸움박질만 하는 정치권은 다 똑같다.”면서 불참을 고민하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충북 청주시의 박모(41)씨는 “여당과 야당을 가릴 것 없이 모두 자신들의 잘못은 모른 채 상대를 헐뜯고 자기네들만 잘났다며 떠들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 투표를 하지 않으려다 나왔다.”고 말했다. 홍모(45)씨는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 투표를 안 할까 하다가 친정 엄마가 찍으라는 사람을 그냥 찍었다.”면서 “선거 당일까지 누굴 찍어야 할지 결정을 못했다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았다.”고 귀띔했다. 경기지역의 한 유권자는 “화장터, 탄약고 이전 등 지역 숙원사업을 누가 가장 관심을 갖고 해결할 수 있을지를 감안해 후보를 선택했지만, 정치권에서 주민들과 직접 관계도 없는 일을 갖고 서로 헐뜯는 모양새가 너무 보기 싫었다. 이번 선거가 최악이었다.”고 밝혔다. ●당리당략 정치인 우려… 소통·화합 힘쓰길 새누리당 나성린, 민주통합당 김영춘, 무소속 정근 후보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져 초박빙 승부를 겨루고 있는 부산진갑 선거구 유권자인 강모(46)씨는 “매일 싸움만 할 게 아니라 여야가 힘을 합쳐서 국민이 잘살 수 있도록 경제 활성화에 힘을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래구의 김일섭(55)씨는“ 소통과 화합이라는 원래의 정치적인 신념은 온데간데없고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과 나라를 위하기보다는 당리당략에 철저히 따르는 정치인들을 보니 걱정이 앞선다.”면서 선거가 끝나고 나면 진정으로 나라의 발전을 위해 여야가 화합하는 정치를 펴줄 것을 요구했다. 배경헌·이성원기자 전국종합 baenim@seoul.co.kr
  • 강원에 지갑 여는 외국 기업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지정 기대감 등으로 외국기업의 강원도 투자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10일 강원도에 따르면 마카오 카지노 대부인 장위지 회장 등 투자단이 당장 오는 15~18일 4일간의 일정으로 도를 방문, 강원랜드와 평창 알펜시아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들 투자단은 알펜시아와 주변지역 개발 투자설명회에 참석한 후 도와 도교육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차세대 전기차 산업인 ‘그린카 클러스터 조성 부지’를 돌아본다. 1031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자되는 그린카 클러스터 전용 산업단지는 4000만 달러 이상을 외자로 유치할 계획이다. 최근까지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후보지에 투자하거나 입주하겠다고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외국기업은 102개에 이르며, 이 가운데 외자투자신고나 투자를 약속한 기업은 18개로, 투자금액은 4조 583억원에 달한다. 세계적인 어린이형 테마파크인 ‘레고랜드 코리아’ 준비법인 설립을 위해 존 어셔 레고랜드 개발담당 사장이 조만간 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 현지에서의 투자 유치 상담회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도 투자유치단은 최근 일본 오사카에서 군에이화학공업㈜과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투자 유치를 위한 상담회를 개최했다.이날은 오사카부립 노동센터에서 오사카 제조기업 연합회 최고경영자(CEO) 50여명을 초청,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투자환경 설명과 개발기업 투자 상담을 벌였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조각, 통시적이거나 공시적이거나

    회화나 사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전시가 마련됐다. ●30~70대까지… 낙우조각회 50주년 조각전 26일까지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는 낙우조각회 50주년 기념 조각전이 열린다. 낙우회는 서울대 미대 조소과 출신들이 주축을 이루는 조각모임이다. 1963년 강정식·김봉구·송계상 등 6명이 결성하고 김종영 선생이 사막을 무리지어 건너는 낙타들처럼 조각에 매진하라는 뜻에서 낙우(友)회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1984년 회원을 비서울대 출신들에게 개방하면서 낙우조각회라고 이름을 바꿨다. 이들은 50년간 회원 간 교류와 단체전을 진행해왔다. 매년 작가활동을 시작한 사람 가운데 신입회원 1~2명을 뽑는 식으로 회원을 모았고, 회비는 모두 균일하게 내게 했다. 매년 열리는 전시회에 신작을 내놓지 못하면, 회원 자격을 박탈당한다. 엄정한 군기를 강조한 조직인 셈이다. 그래서 원인종·이용덕·강옥경·권석봉·김상균·노준 등 주축을 이루는 40~50대 작가는 물론, 30대 작가인 이상윤·김주환에서부터 60~70대인 신석필·전준·정현도 작가 등 참여 작가들의 층이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옛날 방식의 모던한 느낌이 강한 작품에서부터 최근 작가들의 발랄하고 재미있는 작품까지 모두 섞여있다. 최열 김종영미술관 학예실장이 낙우회 전시를 두고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 조각의 역사라 부를 수 있다.”고 자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02)3217-6484. ●“조각은 재미” 서울국제조각페스타2012 낙우조각회 전시가 통시적이라면 7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서울국제조각페스타2012’는 공시적인 전시다. 한국조각가협회가 주최하고 120여명 작가, 700여점의 작품이 나온다. 현대 조각계의 거장 조엘 샤피로와 아르날도 포모도로 작품은 물론, 뉴질랜드, 중국, 미국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까지 전시한다. 조각가들의 기대는 대단하다. 김영원 한국조각가협회 이사장은 “지난해 첫회 때는 큰 기대가 없었음에도 판매, 관람 모두 순조로웠다.”면서 “그간 주목 받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작가들이 크게 기뻐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일일이 조각가들에게 전화를 돌려 참가를 독려했지만, 올해에는 지원자가 넘쳐 심사를 거쳐야만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전시 주제도 아예 ‘조각은 재미있다.’로 정했다. 누구나 한번 들러서 만져보고 느껴보라는 것이다. 전시장 내에서 촬영 제한도 없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기념사진을 많이 찍어가라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의 작업실을 공개하는 ‘더 스튜디오’ 코너도 마련했다. 1만원. (02)720-9101.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부산·광주서 KTX 타고 환승 없이 인천공항 간다

    부산·광주서 KTX 타고 환승 없이 인천공항 간다

    이르면 2013년 말부터 인천공항까지 고속열차(KTX)가 다닌다. 5일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경부·호남고속철도를 인천공항까지 연결하는 ‘공항철도 연계시설 확충사업’을 추진한다. 공항철도 연계사업은 경의선 수색역에서 공항철도 노선(경기 고양시 현천동)과 연결(연장 2.2㎞)하는 공사로 총 사업비 4557억원을 투입한다. 사업이 완료되면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갈아타는 불편 없이 KTX를 타고 인천공항까지 이동이 가능해진다. KTX 투입 시 서울역~인천공항 간 운행시간은 평균 30분으로 운행 중인 공항철도 직통열차(45~50분)보다 빠르다. 부산에서 인천공항까지 운행시간은 평균 2시간 55분, 2014년 호남고속철도 개통 시 광주에서 인천공항까지 평균 2시간 9분이 소요돼 지방~인천공항 이용 고객의 이동 편의와 접근성이 향상된다. 2017년 원주~강릉 간 복선전철이 완공되면 인천공항에서 수색~용산~청량리를 거쳐 평창·강릉까지 열차 운행이 가능해 2018년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지원을 위한 철도교통망도 갖추게 됐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라냐 국제사격연맹 회장 경남대서 명예 경영학박사

    라냐 국제사격연맹 회장 경남대서 명예 경영학박사

    올레가리오 바스케스 라냐(오른쪽) 국제사격연맹(ISSF) 회장이 5일 경남대에서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남대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라냐 회장이 사격선수로서 쌓은 업적과 스포츠 행정가로서 보여 준 탁월한 리더십을 높이 평가해 명예박사학위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여식에는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김진선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회조직위원장, 박완수 창원시장, 이우재 세계사격선수권대회유치위원 고문 등이 참석했다. 라냐 회장은 국제사격연맹 부회장을 비롯한 일행들과 4일부터 7일까지 3박 4일의 일정으로 창원을 방문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한국 봅슬레이 2세대 일냈다

    한국 봅슬레이 2세대 일냈다

    썰매를 탄 첫 시즌부터 대형 사고를 냈다. 이용 감독이 이끄는 봅슬레이 대표팀이 2011~12시즌 국제봅슬레이연맹(FIBT) 아메리카컵 4인승에서 종합 3위를 차지했다. 한국 최초이고 아시아에서도 3위는 처음이다. 내년 FIBT 월드컵 시리즈와 세계선수권 출전권까지 획득했다. 아메리카컵은 네덜란드·프랑스·스페인·미국·캐나다 등이 출전하는 대륙대회다.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동안 1~8차 대회를 치러 종합 순위를 가린다. 한국은 8번의 장기 레이스에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따내며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2인승-4인승 썰매를 이끈 원윤종은 올 시즌 파일럿 개인 종합 3위에 올라 기쁨을 더했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종합 19위로 기적을 일궜던 봅슬레이는 올 시즌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줬다. 4인승 대표팀의 원윤종·김식·김홍배·김동현·서영우 등은 지난해 4월에야 처음 썰매를 접한 ‘봅슬레이 2세대’다. 전용경기장은 언감생심, 대표선발전을 일본에서 치를 정도로 인프라라고 할 만한 게 없는 척박한 한국에서 희망을 쏘아 올렸다. 2010년 강원도 평창에 스타트 연습장이 생기며 숨통이 트였다. 작은 바퀴를 끼고 달리는 단순한 120m 트랙이지만 열정만으로 썰매를 탔던 이들에게는 혁명이었다. 0.01초 싸움에서 출발을 반복 연습하는 것 자체로 기량이 급성장했다. 2018년 동계올림픽이 평창에서 열리는 것도 당연히 선수들의 의욕에 기름을 부었다. 이용 감독은 “강국과의 격차가 줄어드는 게 눈에 보인다. 가까이는 2014 소치올림픽, 멀리는 2018 평창올림픽 최초의 메달 획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선택 2012 총선 D-6] 백의종군… 종횡무진… 관록의 조연들 총선흥행 이끈다

    [선택 2012 총선 D-6] 백의종군… 종횡무진… 관록의 조연들 총선흥행 이끈다

    4·11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주연’인 여야 대표들만큼 발걸음이 분주해진 ‘조연급’ 스타들이 있다. 비교적 인지도가 높은 중진 의원들이나 유명인사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유세단도 전국 각지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18대 국회에서 찰떡 궁합을 보였던 새누리당 김무성·민주통합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각 당에서 유세 지원에 긴급 투입돼 전국 각지에서 하루 10개 이상의 일정을 소화하느라 바쁘다.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김 전 원내대표는 지난 2일까지 부산에 머무르며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한 서용교(남을) 후보를 비롯해 문대성(부산 사하갑)·안준태(사하을) 후보 등 정치 신인들을 집중적으로 지원했다. 3일 울산을 방문한 뒤 4일 서울 마포·종로·도봉·강동 등 6곳을 돌며 유세를 했다. 4선의 풍부한 정치 경험과 뚜렷한 보수 색채 등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는 게 김 전 원내대표 유세를 요청하는 캠프들의 설명이다. 대야(對野) 공격도 수위가 높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도봉갑 유경희 후보 지원유세에서 야당이 불법 사찰 관련 특검을 수용하지 않는 점을 비롯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해군기지 등에 대한 입장 변화를 두고 “이런 말바꾸기 정당에 나라를 맡길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5일에도 경기 수원을 비롯해 고양·일산 등 6개 선거구를 다닐 예정이다. 박 전 원내대표도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지역구인 목포와 전남·광주·전북에 나흘 동안 머무른 뒤 전국을 순회하고 있다. 2일 경기 일대를 시작으로 3일은 서울 14개 지역구를 훑었다. 4일은 인천 중·동·옹진과 남을을 거쳐 강원 강릉·태백까지 종횡무진했다. 박 전 원내대표의 발길은 주로 박빙 지역에 닿는다. 호남의 맹주 역할을 하고 있는 박 전 원내대표를 통해 각 지역의 호남 민심을 더 끌어모으기 위한 당의 요청도 포함됐다. 새누리당에서는 총선에 불출마하는 3선의 원희룡 의원도 인기 연사다. 젊은 층에게 호감도가 있는 만큼 서울·경기·강원 등 곳곳에서 유세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비례대표 후보들 중심으로 꾸려진 ‘함께 미래로’ 유세단의 이에리사·이자스민 후보와 이준석 비상대책위원 등도 지원에 나섰다. 유세단은 이날 강원 평창을 방문해 체육인 이에리사 단장이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약속을 내놨고, 이자스민 후보가 이 지역 1만 3000여명의 다문화가정을 위한 공약을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는 멘토단이 활발히 움직인다. 조국 서울대 교수와 소설가 공지영씨,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가수 이은미씨, 영화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 등 12명의 멘토단이 온·오프라인에서 활약 중이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원주~강릉 복선전철 5개 공구 우선 착공

    한국철도시설공단은 3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및 지역개발 촉진을 위해 원주~강릉 복선전철건설사업(119.82㎞) 중 5개 공구(6~10공구·47.8㎞)를 우선 착공키로 하고 지난 2일 입찰 공고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사는 최저가 낙찰제 대상공사로 입찰금액과 적정성 심사를 거쳐 최종 낙찰자를 선정하게 된다. 철도공단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주계약자 공동도급제와 지역업체 및 중소기업 참여 입찰자에 대한 가점제, 1사 1공구 낙찰제’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강원 간 박근혜·인천-제주 간 한명숙…지원유세 현장서도 ‘불법사찰 때리기’

    강원 간 박근혜·인천-제주 간 한명숙…지원유세 현장서도 ‘불법사찰 때리기’

    朴 “野, 저보고 사찰 피해자라더니 또 말바꿔” “이명박 정부가 강원에 해 준 게 뭐가 있는데요. 호남보다 홀대받은 데가 강원이래요.” 2일 오전 11시 강원도 춘천시 봉의동 풍물시장. 한 40대 시장상인의 말처럼 총선을 앞둔 강원도는 오랜 ‘지역소외론’이 팽배해 있었다. 전통적인 여당 텃밭에서 2010년 6·2 지방선거 이후 야도(野道)로 돌아선 강원도 민심은, 새누리당에는 척박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박근혜 선대위원장이 도착했다는 소식에 썰렁했던 풍물시장은 들썩였다. 마이크를 잡자마자 순식간에 500여명이 모여들었다. 기회를 놓칠세라 박 위원장은 “경춘선 복선 전철 개통으로 춘천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는데 앞으로 춘천 발전을 위해 젊고 참신한 일꾼이 필요하다. 소신 있는 공직생활을 마치고 고향 발전을 위해 도전한 새누리당 김진태 후보가 춘천을 인구 50만명의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힘을 실어 줬다. 김 후보도 시장 앞 유세차량 연설에서 “지역예산이 필요하면 국회의사당 앞에 누워서라도 따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위원장은 “주민 여러분만 믿고 가도 되겠죠.”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찾은 홍천군 홍천읍 유세에서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을 내세우며 지역일꾼론을 강조했다. 대변인을 맡았던 황영철 의원에 대해 박 위원장은 “황 후보야말로 횡성 한우처럼 믿을 수 있고 듬직한 후보다. 재선의원으로 꼭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새누리당은 강원도 지역구 9곳 가운데 호락호락한 곳이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무소속과 야권연대의 파괴력도 예측불허다. 춘천은 무소속으로 나선 허천 의원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오후에 찾은 강릉에선 불법사찰 공방과 관련, 야당의 공세를 반박했다. 박 위원장은 권성동 의원과 함께한 차량연설에서 “지난해에 현 정부가 저를 사찰했다고 주장했던 게 지금의 야당인데 이제 와서 제가 불법사찰의 동조자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말 바꾸기고 뒤집어 씌우기 아니냐.”면서 “불법사찰은 특검에 맡겨 두고 정치권은 재발 방지를 위한 민생 정책으로 경쟁해야 한다. 새누리당의 이념은 민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후 박 위원장은 속초와 삼척, 태백을 차례로 방문해 정문헌, 이이재, 염동열 후보 등을 지원하며 강원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춘천·홍천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韓 “MB정권·與 책임 떠넘기기 야만적·치졸”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2일 제주에서 1박을 하며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한 대표가 한 지역에 하룻밤 머물며 후보 지원에 나선 것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제주가 처음이다. 제주도는 17대에 이어 18대까지 민주당이 모든 의석을 싹쓸이한 ‘야도’(野島)다. 초접전 지역을 뒤로하고 한 대표가 ‘텃밭’이라 할 수 있는 제주에서 1박을 한 것은 새누리당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과의 차별화 행보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박 위원장이 제주에서 유세를 마친 뒤 50분 만에 곧바로 광주로 향한 것을 놓고 ‘얼굴도장 찍기’라고 혹평하면서 한 대표의 ‘1박2일’ 행보와 박 위원장의 ‘50분’ 행보를 대비시키려 애썼다. 여기에 더해 일정의 초점을 3일 열리는 4·3항쟁 위령제에 맞추며 민주당의 정체성과 선명성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이날 오후 제주행 비행기에 오른 한 대표는 제주 도착 직후 강창일(제주갑)·김우남(제주을) 후보와 함께 제주시 민속오일장을 찾아 지원유세를 펼쳤다. 한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4·3 항쟁 위령제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을 만큼 제주도민을 홀대했다.”며 “4·3항쟁 명예회복을 약속하고 정부 차원에서 사과한 게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서귀포시 동문사거리에서 김재윤 후보 지원을 위한 연설 직전 제주 지역 당직자들과 인사를 하던 중 유세트럭에 놓인 80㎝ 높이 단상이 무너지는 바람에 중심을 잃고 넘어진 것. 다행히 큰 부상 없이 한 대표는 유세를 이어 나갔다. 3일 오전에는 제주 지역 총선 후보들과 합동 기자회견을 가진 뒤 곧바로 제주 4·3항쟁 64주년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제주행에 앞서 오전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와 함께 양당의 야권단일 후보 지역인 인천 6개 선거구 유세를 갖는 것으로 4·11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의 1차 순례를 마쳤다. 한 대표는 투표를 통해 인천의 민생 변화를 이끌어 내자고 주장했다. 특히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해 이명박 정부와 박 위원장을 싸잡아 비판하며 ‘MB·새누리당 심판론’을 띄우는 데 공을 들였다. 한 대표는 “민주주의 국가 중 국민을 사찰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라며 “불법 사찰을 전 정부가 했다고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이 떠넘기고 있는데 정말 야만적인 정권”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역행한 민주주의를 되살릴 기회는 4·11 총선뿐”이라고 강조했다. 제주 안동환·서울 이현정기자 ipsofacto@seoul.co.kr
  • [데스크 시각] 자치시대의 성공조건/박현갑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자치시대의 성공조건/박현갑 사회2부장

    “국가가 지원하지 않는다면 영유아 무상보육 사업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 지난주 송영길 인천시장이 무상보육 확대정책이 가져올 폐해를 꼬집으며 한 말이다. 16개 시도지사들이 중앙정부의 무사안일한 무상보육 정책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낸 데 이어 16개 시도 교육감들은 초·중학교의 무상급식비를 국가에서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쯤 되면 ‘지방의 반란’이나 다름없다. 과거 관선 시절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방자치가 가져온 변화다. 1995년 민선 단체장 체제 출범 이후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은 증폭되는 양상이다. 지자체가 자치제의 근간인 재정 독립화를 위해 중앙정부를 상대로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어서다. 지방세와 국세 비율이 2대8인 실정에서 지자체가 중앙정부 지원 없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자체 재원으로 인건비 조달도 못하는 지자체도 수두룩한 실정이다. 진정한 자치시대가 되려면 무엇보다 자치에 대한 정부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동안 정부는 조정 교부금 제도 개선 등 자치행정을 위한 기반조성에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던져주는 식의 태도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지자체가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지하철 부채, 김해 경전철 적자, 영암 F1 적자 등 국책사업 수준으로 추진된 지방의 대형사업 문제점들을 보고도 중앙정부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뒷짐만 지고 있다면 볼썽사나운 일이다. 재정 지원 못지않게 제도 보완도 중요하다. 특별시 및 광역시는 기초단체장 직선제를, 도의 경우 도지사 선거를 각각 없애야 한다. 서울 같은 도시의 경우, 시민의 행정 수요 차이가 지역별로 크지 않다. 금천과 강북 등 상대적으로 자체 재원이 부족한 자치구도 있고 중구, 강남, 서초처럼 이른바 살 만한 자치구도 있으나 지역주민의 기대수준 차이는 오십보 백보다. 서울시가 2009년 재정 형편이 어려운 자치구에 교부금을 더 주는 조정 교부금제를 도입한 것은 그만큼 강남·북을 아우르는 도시행정 일원화가 절실했기 때문이었다. 반면 경기도나 강원도처럼 관할 지역이 넓은 도 단위 행정은 기초단체장인 시장·군수가 다 한다. 지사는 국가로부터 받은 재원을 법에 따라 산하 시·군·구로 내려주는 것 이외에 독자적으로 할 일이 별로 없다. 강원도 평창군이나 인제군은 서울시보다 2배 이상 면적이 넓다. 지사가 도내 행정 수요를 손바닥보듯 한눈에 파악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안다 하더라도 지역사정을 감안한 맞춤형 행정을 펴야 한다. 이런 문제점은 지방행정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대목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표명을 자제하고 있을 뿐이다. 중앙정부는 진정한 지방발전을 위해 정치적 고려 없이 행정체제 개편에 적극 나서야 한다. 다음으로 지자체의 경영능력 제고 또한 필요하다. 중앙정부에만 손을 벌릴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못 거둔 세금이 있으면 끝까지 추적하고 방만한 경영요인은 없애야 한다. 얼마 전 서울시는 체납문제 해결을 위해 1000만원 이상 체납자 423명이 보유한 시중은행 대여금고 503개를 봉인했다. 자진납부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였다. 끝까지 당사자가 협조하지 않으면 경찰 입회하에 금고 문을 따 안에 있는 재산을 압류, 공매할 예정이다. 시는 2009년에 이런 조치를 해서 8억 3700만원의 체납세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당시 체납액이 645억원대여서 효과는 크지 않았다. 그렇다면 봉인조치로 끝나서는 안 된다. 대여금고 개설 요건을 체납사실이 없는 경우로 한정하는 등 ‘얌체족’들의 돈 빼돌리기를 막을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모든 금융기관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시도 금고부터라도 이런 식으로 금고 이용을 제한하도록 협의할 수 있어야 한다. 자치시대는 그냥 열리지 않는다. 중앙정부는 제도 보완으로, 지방정부는 집행력 보완으로 맞장구를 쳐야만 한다. eagleduo@seoul.co.kr
  • 박근혜 “광주를 믿겠습니다”… 한명숙 “강원은 속았습니다”

    박근혜 “광주를 믿겠습니다”… 한명숙 “강원은 속았습니다”

    ●전국 불모지 훑은 박 위원장… 키워드는 민생과 발전 “이정현 후보가 어르신 여러분들을 편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은 4·11 총선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30일 야권의 아성인 광주를 찾았다. 광주 서구을의 이정현 후보와 서구갑 성용재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들른 것이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오후 1시 10분쯤 박 위원장이 광주 서구노인종합복지관에 도착하자, 500여명의 취재진과 인파가 몰렸다. 호남 지역의 특성상 박 위원장의 등장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70대로 보이는 한 할아버지가 “이정현 의원 팬입니다. 이정현 의원 국회로 보내야죠.”라고 말하자, 다른 할아버지들이 “이정현! 이정현!”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 어르신이 책임지시고…. 믿겠습니다.”라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복지관 2층의 서예교실에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날카로운 질문도 나왔다. 70대로 보이는 한 할아버지가 “대구 출신 이한구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밝힌 걸 보니 기업, 정부, 기타 단체 빚이 1700조원이 넘는다. 이걸 태어나지도 않은 후손들한테 넘겨주면 되겠느냐.”고 묻자, 박 위원장은 “후손들에게 넘겨주면 안 되겠지요.”라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광주뿐 아니라 역시 새누리당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전주와 제주, 그리고 대전과 청주·음성도 찾았다. 모두 18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현역 의원을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한 지역들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광주 서구을의 이정현 후보가 통합진보당 오병윤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어 새누리당 측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앞서 오전 방문한 제주 노형로터리 합동유세장에서 박 위원장은 500여명의 인파 앞에서 제주갑 현경대 후보와 서귀포 강지용 후보를 지원했다. 박 위원장은 “제주 해군기지 문제가 지금 큰 관심사가 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 문제도 이념으로 접근한다면 제주에도 우리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생과 안보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려든 곳은 대전역 광장이었다. 대전역 광장에는 박 위원장의 지원유세를 구경하기 위해 1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0년 동안 대전에는 한명의 우리 새누리당 국회의원도 없었다.”면서 “이번에는 제대로 한 번 일하고 싶으니, 기회를 달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주 서부시장에서는 “전북 발전을 위해서는 서해안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려야 하고, 전북의 발전에 기폭제가 되는 것이 새만금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누리당 지지를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또 충북 청주 성안길 합동 유세에 참여하고 음성 금왕시장을 방문해 충청권 민심을 살핀 뒤,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박 위원장은 31일 젊은 세대들이 넘치는 홍대 앞 등 서울 북부 지역과 경기 동·북부 지역 유세에 나선 뒤, 1일에는 다시 부산·경남 지역의 ‘야권 바람’ 차단을 위한 유세에 나설 계획이다. 광주·대전·음성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野道 순례 나선 한 대표… 키워드는 변화와 심판 “이명박 정부 4년 동안 지방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강원도는 홀대받았습니다. 이제 변화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변화의 시대를 선택해 주십시오.” 4·11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한명숙 대표의 목소리가 30일 강원도 횡성군 횡성재래시장 앞 로터리에 쩌렁쩌렁 울렸지만 박수와 환호 소리는 작았다. 더 정확히는 박수를 치고 환호할 유권자가 많지 않았다.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에게 압승을 거두고 난 뒤 여권의 텃밭이었던 강원도는 ‘야도’(野道)가 됐지만, 최근의 강원 민심은 야당에 대해서도 여당에 대해서도 심상치 않아 보였다. 이 지역은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18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곳이다. 시장 주변에서 작은 철물점을 하는 정대환(55)씨는 “지역 경기가 너무 나빠져 시장에 사람이 없어진 지 오래”라며 “여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지역발전 공약은 지키는 사람이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나마 삼삼오오 모여 한 대표를 보고 “얼굴도 예쁘고, 말도 잘하고 똑똑하다.”고 한마디씩 던지던 주민들은 한 대표가 조일현 후보 지지 유세 도중 ‘횡성’을 ‘홍성’으로 잘못 말하는 실수를 연발하자 “홍성은 어디 있는 데냐, 말로만 공약한다.”고 금세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 대표는 횡성재래시장에서 상인들과 악수하며 “시장이 너무 한산해 마음이 씁쓸하네요. 장사가 잘돼야 할 텐데…”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횡성에 오니 사람들이 모두 한숨에 젖어 있는 것 같다.”며 “(새누리당에)한번 속은 것으로 충분하다. 두번 속으면 축산도 무너지고 강원도의 경제도 무너진다.”고 이명박 정부의 ‘지역홀대론’을 꺼내들었다. 안봉진 후보가 출마한 춘천에서는 ‘안보와 평화’를 화두에 올렸다. 이어 가는 곳마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개성공단이 힘들어지면서 강원도의 상권이 무너졌다. 남북화해협력을 무너뜨린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지 않으면 강원도의 서민경제는 일어날 수 없다.”고 새누리당의 ‘이념공세’에 역공을 가했다. 기세를 몰아 한 대표는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초노령연금을 2017년까지 지금의 2배 수준인(연금 수급 전 3년간 월평균 소득액의) 10%까지 인상한다는 복지공약을 발표했다. 또 새누리당을 겨냥해 “박근혜 위원장이 가장 기본적인 기초노령연금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은 ‘박근혜 복지는 가짜복지’임을 드러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원주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가 무산된 점을 거론하며 원주 혁신도시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 평창군 ‘평창하리장’에서 열린 김원창 후보 지원유세에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월 지사직을 상실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갑작스러운 등장이었지만 주민들은 한 대표보다 더 반기며 악수와 포옹을 청해 이 전 지사의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이 전 지사는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횡성·평창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근절대책’ 쏟아질 때 여전히 활개친 일진들

    #강원지역의 중학교에 다니는 P(16)군은 두 달 전까지 쉬는 시간이 두려웠다. 같은 학교 친구 C(16)군 등 7명이 복도, 화장실 가릴 것 없이 따라와 놀이를 빙자해 때렸기 때문이다.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차례차례 올라타는 ‘햄버거 놀이’는 예사였다. 구석에 세워 놓고 압박하는 ‘몰아넣기’나 ‘달려와 부딪치기’를 당하면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수업시간도 예외가 아니었다. 교사가 필기를 하려고 뒤돌아설 때면 친구들의 협박에 못 이겨 바닥을 기는 시늉을 했다. 동물 흉내를 내거나 억지로 춤도 춰야 했다. 단지 왜소하고 어리바리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폭력과 가혹행위는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년 가까이 지속됐다. 강원 평창경찰서는 C군 등 7명을 상습폭행 등의 혐의로 최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이 전국 초·중·고교생 558만명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폭력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 중이거나 수사를 끝낸 13건 가운데 하나다. 서울신문이 26일 입수한 경찰청의 ‘학교폭력 전수조사 수사 사건’ 현황에 따르면 놀이를 가장한 지능적 폭행부터 옷 벗기기 등 성추행까지 다양한 피해사실이 접수됐다.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으로 학교폭력이 이슈화됐던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도 학교폭력은 빈번하게 발생했다. 교과부 및 경찰 대책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것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부터 교과부에서 넘겨받은 설문 조사 결과 중 가해자 정보, 시간 등이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고 사법처리를 검토할 만큼 사안이 심각한 13건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P군의 경우 설문조사 직후 며칠간 아들이 우는 모습을 본 부모가 학교폭력 피해 사실을 확인, 지난 2월 6일 경찰서를 찾으면서 수사가 이뤄졌다. 사건 현황(중복 2건 포함)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원지역이 7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과 부산이 2건씩, 광주와 경북이 1건씩이다. 유형별(중복)로 보면 ▲폭행 8건 ▲금품갈취 8건 ▲성추행 1건 등이었다. 강원지역 한 중학교의 경우 지난 1월 전모(15)양이 또래의 남녀 6명이 뒤섞여 있는 자리에서 강모(15)양의 하의를 강제로 벗기기도 했다. 전양과 친구들은 같은 달 노래방 등에서 “마음에 안 든다.”며 강양의 몸을 수십 차례 손과 발로 마구 때려 전치 2~3주의 상처를 입혔다. 서울 강남지역의 한 중학교에서는 지난해 11월 장모(15)군을 포함한 5명이 장모(15)군 등 3명에게 돈을 모아 오라고 강요, 수사대상에 올랐다. 국회 행정안전위 유정현(무소속) 의원은 “순찰활동 강화 같은 근절 대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학교폭력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청소년 지도사, 상담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들이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는 현장 중심의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민경·홍인기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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