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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 남북 해빙을 바라보는 희망과 우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남북 해빙을 바라보는 희망과 우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평창동계올림픽이 20일 앞으로 다가왔다. 북한의 참가는 갑작스럽게 다가왔지만, 올림픽 잔치를 준비하는 우리를 들뜨게 하기에 충분하다. 10년 만에 마주 잡은 남북의 두 손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마음 한켠에 자리잡은 전쟁의 ‘불안감’도 조금은 사그라들어 반갑다. 지난 1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북한의 올림픽 참가뿐 아니라 금강산 전야제와 북한 마식령 스키장의 공동 훈련, 삼지연악단의 공연 등 문화 교류까지 남북이 멀미가 날 정도의 빠른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저기 ‘털컹’거리는 모습도 눈에 띈다. 북한 선수들의 무임승차론과 한반도기 공동 입장에 대한 찬반, 여기에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의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訪南) 돌연 취소와 재개를 거듭하면서 간만에 맞잡은 남북의 두 손이 아슬아슬해 보이기도 한다. 우리는 모든 논란을 넘어서 이번 평창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치러야 한다. 이는 변할 수도, 변해서도 안 되는 우리의 ‘과제’다. ‘한반도 운전대’론을 주장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부분은 더욱 절실할 것이다. 하지만 빨리 달리다 보면 놓치는 것이 많다. 작은 부분은 넘어갈 수 있지만, 길을 지나쳐 버리거나 주위를 살피지 못하는 ‘실수’는 오히려 ‘아니 간만 못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우리는 불행하게도 남북 관계에서 ‘미국’의 입김을 무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아니나 다를까 남북 대화를 둘러싼 미국발 ‘먹구름’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1면 머리기사로 ‘남북 대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제재 스텝을 꼬이게 했다’며 이례적으로 우려의 목소리를 담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7일 남북 대화를 환영하면서도 “(북핵 문제가)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되길 원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도 같은 날 “현시점에서 문제는 (북핵 해법의) 남은 길이 없는 것”이라고 했으며, 미 국무부도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질주하는 남북 관계를 바라보는 미국의 눈매는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 더 나아가 백악관 내 대북 강경파들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 시간을 벌기 위한 북한의 대화 제의를 우리가 덥석 물었다는 분위기다. 이들은 ‘핀셋 타격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체제를 전복시킬 수 있는 전면적인 타격이 아니라 핵과 미사일의 중요시설 딱 ‘1곳’을 정밀 타격하는 방법으로,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 공군의 첨단 전략자산인 B2 스피릿 등 장거리 폭격기 3종이 괌에 배치됐고, 경기 오산에 전자전(電子戰)기인 EC130H 컴퍼스콜이 도착했다. 잔칫상에 ‘재’ 뿌린다는 비난을 받아도 좋다. 문재인 정부에 치밀한 로드맵 없이 ‘일단 하고 보자’ 식의 남북 질주가 가져올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한·미 동맹이나 대북 제재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관료적이고 무책임한 대답은 듣고 싶지 않다. 올림픽 이후 이어지는 남북 군사회담과 정상급 회담에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 실력은 그대로 드러날 것이다. 꼬일 대로 꼬인 북·미 간의 매듭을 어떻게 풀어 갈지, 북한 관련 눈높이가 다른 미국을 어떻게 설득할지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면 10년 만에 어렵게 되살린 남북 해빙의 불씨가 금세 사그라질 수 있다는 것을 곱씹어야 할 시점이다. hihi@seoul.co.kr
  • [열린세상] 한 달 동안 ‘하나’ 되는 것도 어려운가/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열린세상] 한 달 동안 ‘하나’ 되는 것도 어려운가/이대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겸임교수

    ‘하나 된 열정’은 아직도 멀리 있는 듯하다. 지구촌이 한마음으로 펼치는 뜨거운 겨울축제라는 평창올림픽의 외침(슬로건)이 헛헛하고 애처롭다. 개막이 불과 18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좀처럼 축제의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물론 이렇게 뜨뜻미지근하다가도 언제 그랬느냐고 할 정도로 어느 날 확 달아오를 수 있다. 동계스포츠 스타들이 몰려오고, 여기저기서 다양한 잔치가 펼쳐지고, 긴박감 넘치는 승부와 감동의 드라마가 이어지고, 응원의 함성이 메아리치면 세계는 평창의 스포츠와 문화, 눈과 얼음의 겨울축제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성화가 방방곡곡을 돌고 있음에도 좀처럼 활활 타오르지 않고 있는 국민적 관심과 열기도 걱정할 일이 아닌지 모른다. 대회가 시작되면 얼마든지 하루아침에 180도 바뀔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우리 국민이 가진 특유의 냄비 근성이 긍정적인 힘을 발휘할 것이다. 선수들의 선전과 승전보가 국민의 가슴을 불타오르게 만드는 것을 우리는 수없이 경험했다. 안팎으로 참 많은 굴곡을 겪은 평창올림픽이다. 두 번의 좌절을 딛고 개최권을 따냈지만 지역적 갈등과 정부와 국민의 관심 부족으로 한동안 제자리걸음을 했고, 하마터면 최순실과 그 가족 주머니만 챙기는 참담한 집안 잔치로 전락할 뻔도 했다. 천만다행으로 그 위험에서 벗어나자 북한을 둘러싼 뒤숭숭한 국제 정세와 정권 교체에 따른 정치적 갈등이 개막 막바지까지 평창을 애타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 평창올림픽은 특별하다. 아니 더 특별해졌다. 비선 실세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으로 바닥에 떨어진 대한민국의 품격과 자부심을 회복하고, 단합된 한민족의 저력을 세계에 다시 한번 보여 주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평창올림픽을 보란 듯이 성공시켜야 하는 이유다. 그 상황에 ‘북한’이 들어 있는 것은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인 우리에게는 숙명적이고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같은 민족으로 함께하려는 노력. 지금까지 그래 왔다. 국제사회도 우리의 마음을 결코 외면하지 않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이번에도 핵 문제로 모든 것이 차단된 북한에 남북이 합의한 그대로, 아니 더 과감하게 평창올림픽 참가를 허락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거기에 정치적 시비를 걸고, 국민적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옹졸하고 어리석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정부의 남북한 선수단 공동 입장과 한반도기 사용 합의를 “죽 쒀서 개 주는 꼴”이라고 천박하게 비유한 것이나, 명색이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이라는 나경원 의원이 올림픽의 정치적 중립성 운운하면서 IOC에 남북 단일팀 반대를 호소하는 옹졸한 서한을 보낸 것은 스스로 국민의 얼굴에 침을 뱉는 부끄러운 짓이다. 만약 대통령 탄핵이 없어서 자신들이 여당으로서 평창올림픽을 치른다면 어떨까. 정치적 목적에서든, 올림픽 정신에서든 지금과 비슷한 선택을 했을 것이다. 남북한 선수단이 동시 입장하면 어떻고, 한반도기를 들면 어떻고, 상징적인 단일팀 구성이면 어떤가. 처음도 아니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서울과 강릉에서 대규모 공연을 펼쳐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 무슨 대수인가. 설령 북한의 정치적 선전 전략이라고 한들 그것에 흔들릴 대한민국과 국민이 아님도 이미 증명됐다. 국가와 이념, 인종을 초월한 인류의 평화와 화합을 외치지만 올림픽은 국가적이고 정치적일 수밖에 없다. 비록 스포츠 축제이지만 그것으로 국가의 힘을 과시하고, 국가 사이의 바람직한 정치적 관계도 모색한다. 우리 또한 평창올림픽을 통해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조금이나마 녹일 수 있다면 그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설령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실망하거나 북한에 이용당했다고 억울해할 일은 아니다. 올림픽이 지키려는 정신을 흔쾌히 보여 준 것이 될 테니까. 어쩌면 이런 모습이야말로 국민이 평창올림픽에서 확인하고 싶은 대한민국의 자부심과 한민족의 저력일지 모른다. 그러려면 우리끼리 정파에 매달려 손님을 초대해 놓고 헐뜯고 욕하는 남세스러운 짓은 하지 말자. 영국과 독일 병사들은 전장에서 크리스마스 휴전도 했다. 평창올림픽 폐막까지 고작 한 달이다. 그 짧은 기간 ‘하나’ 되는 것조차 어려운 일인가.
  • 北 장애인 선수 마유철·김정현 한 달 스키 타고 국제무대 데뷔

    北 장애인 선수 마유철·김정현 한 달 스키 타고 국제무대 데뷔

    어제 파라 노르딕스키 월드컵 좌식 7.5㎞ 42명 중 34·35위 북한이 오는 3월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에 사상 처음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북한 장애인 노르딕스키 선수 둘이 국제대회에 첫선을 보였다.주인공은 탁구 선수로 2014년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도 뛴 마유철(27)과 김정현(18). 21일 독일 오베르드에서 열린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공인 대회인 국제 파라 노르딕스키 월드컵 크로스컨트리 남자 좌식스키 7.5㎞에서 42명 가운데 각각 37분3초20으로 34위, 37분57초80으로 35위를 차지했다. 둘 모두 지난달에야 처음 스키를 타봤다고 영국 BBC가 지난 19일 소개했다. IPC 선수 등록과 공인대회 데뷔까지 마친 둘은 평창패럴림픽 출전을 위한 최소 조건을 충족시켜 IPC가 부여하는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를 손에 쥘 가능성을 높였다. IPC는 26~28일 독일 본의 IPC 본부에서 집행위원회를 열어 와일드카드 부여 등 북한의 평창패럴림픽 출전 방안을 확정한다. 다섯 살 때 교통사고로 발목 아래를 잃은 마유철은 지난 19일 영국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포츠는 정말 도움이 된다. 신체 장애를 갖게 되면 가장 힘든 게 자유롭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것인데 자꾸 훈련하고 극복하고 훈련하고 극복하면서 자신감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김정현 역시 사고로 다리를 잃었다. 그는 “금메달을 따고 싶고 우리 조국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북한은 오랫동안 장애인들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아 왔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유엔 특별보고관인 카탈리나 데반다스 아귈라는 “스포츠와 예술 분야에서 장애인들의 삶을 개선시키는 여러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조선장애인보호연맹(KFPD)의 고위 간부인 장국현은 장애인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있다며 “예전에는 보호 대상으로만 여겼는데 지금은 그들을 고무시키고 확신을 주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2005년부터 북한 장애인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는 비정부기구(NGO) 킨슬러 재단의 수 킨슬러는 “스키를 익힐 시간이 부족했는데 저렇게 잘 타니 감탄스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북한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는 이유로 공산주의자 취급을 당한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최다빈·김하늘 “평창 최종 리허설, 잘 치를게요”

    최다빈·김하늘 “평창 최종 리허설, 잘 치를게요”

    최 “어려운 점프 시도… 감각 회복 짝짝이 부츠, 올림픽까지 신을 것”“지금껏 연습한 것을 점검한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뛰겠습니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국가대표 최다빈(18·수리고)은 22~27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선수권대회 참가차 2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단단히 각오를 다졌다. 김하늘(16·평촌중)도 “평창올림픽 직전에 치르는 대회인 만큼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는 게 좋다”며 활짝 웃었다. 이들은 24일 쇼트 프로그램, 26일 프리 스케이팅에 나선다.최다빈은 “세 차례 국가대표 선발전에 곧장 이어진 대회라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긴 하겠지만 4대륙 선수권대회와 올림픽을 잇달아 나갈 수 있어서 영광이며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싱글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딴 최다빈은 지난 7일 올림픽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평창행 티켓을 확보했다. 지난해 모친상과 발목 부상, 부츠 부적응으로 국제 대회를 몇 차례 건너뛴 최다빈은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을 앞두고 국제무대 감각을 되살리는 데 목표를 뒀다. 최다빈은 “시즌 초 컨디션 탓에 기술을 소화할 수 없어서 어려운 걸 다 뺐는데 3차 올림픽 선발전부터는 지난 시즌에 시도했던 점프 등을 다 포함시켰다”며 “지금 프로그램을 조금 다듬어 평창까지 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3차 선발전 때 신었던 ‘짝짝이 부츠’도 올림픽까지 이어 간다, 최다빈은 최근까지 맞지 않은 부츠로 발목 통증에 시달리다 3차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왼쪽은 2년 전 신었던 부츠, 오른쪽은 지난해 부츠로 교체했다. 최다빈은 “3차 선발전 때 신었던 부츠가 제일 맞는 것 같다”며 “부츠 발목 부분이 물렁해지긴 했지만 더 이상 변화를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최다빈은 평창올림픽에서 여자 싱글과 함께 단체전에도 참가한다. 최다빈은 “한국 대표팀이 최초로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 출전하게 됐는데 일원으로 참가하게 돼 영광”이라며 “개인전에 앞서 큰 무대를 경험하게 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선발전 2위로 평창행을 굳힌 김하늘도 “클린 연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기술적인 면을 보완했고 예술적인 부분에서도 점수를 더 받을 수 있도록 표현력 등에 신경을 썼다”며 이번 대회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3차 선발전 당시 허벅지 근육파열 부상을 겪은 김하늘은 “아직 100퍼센트 완치되지 않았지만 선발전 때보다 많이 나아져 연습하는 데에는 괜찮다”고 말했다. 4대륙 선수권에선 아이스댄스(민유라-알렉산더 겜린)와 페어(김규은-김강찬)도 평창올림픽 최종 실전 리허설을 펼친다. 북한 페어 렴대옥(19)-김주식(26) 조도 기량을 점검한다. 평창올림픽 남자 싱글 대한민국 대표 차준환(17)은 4대륙 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대신 캐나다 토론토에서 회복 훈련을 갖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평창 완전 정복] 슬로프 활강하며 공중제비·트위스트… 설원 위 기계체조

    [평창 완전 정복] 슬로프 활강하며 공중제비·트위스트… 설원 위 기계체조

    ‘설원 위의 공중 곡예’라고 불리는 프리스타일스키는 가장 근래에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신생 경기다.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에서 세부 종목 중 모굴이 처음 채택된 이후 1994년 릴레함메르올림픽에서 에어리얼,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스키 크로스가 포함됐다. 2014년 소치올림픽에 와서야 스키 하프파이프, 스키 슬로프스타일이 추가되면서 프리스타일스키는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프리스타일스키는 슬로프를 활강하며 백플립(공중제비), 트위스트(공중비틀기), 점프 등 공중 곡예를 선보이는 경기다. 속도를 겨루는 알파인스키와 달리 기술 난이도와 예술성을 고려해 점수를 매겨 순위를 가린다. 모굴은 슬로프에 인위적으로 조성된 눈 둔덕(모굴)들을 턴(회전) 기술로 헤쳐 내려오면서 두 곳의 점프대에서 각각 공중 동작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50m 길이의 슬로프에 높이 1m 모굴이 3~4m 간격으로 설치돼 있으며, 슬로프 3분의1과 3분의2 지점에 점프대가 세워진다. 점수는 턴 60%, 두 차례 점프를 통한 에어(공중 동작) 20%, 스피드(시간 기록) 20%로 구성된다. 심판 7명 중 5명이 턴, 2명이 에어를 평가한다. 에어리얼은 슬로프를 내려오다 싱글·더블·트리플 점프대 중 한 개를 선택해 공중 동작을 펼치는 종목이다. 싱글은 뒤로 한 바퀴, 더블은 뒤로 두 바퀴, 트리플은 뒤로 세 바퀴 회전하는 것이 기본 동작이며, 여기에 공중에서 풀 트위스트, 더블 풀 트위스트 등의 연기도 선보여야 한다. 점수는 에어(점프 시 도약, 높이, 거리) 20%, 폼(공중 동작의 스타일, 실행, 정확도) 50%, 랜딩(착지) 30%로 계산된다. 심판 5명의 점수 중 최고, 최저 점수를 빼 합산한 뒤 점프대 난이도 점수를 곱해 최종 점수를 낸다. 에어리얼은 도약, 공중 동작, 착지로 이어지는 게 기계체조의 도마와 비슷해 기계체조 선수들이 에어리얼로 전향한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도 ‘도마의 신’ 양학선을 키워 낸 조성동 감독이 에어리얼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으며, 에어리얼 여자부 1호 국가대표인 김경은도 재작년까지 12년간 기계체조 선수로 활약했다. 스키 크로스는 세부 종목 중 유일하게 여럿이 동시에 경기를 벌이며 기술이나 연기가 아닌 속도를 겨룬다. 선수 4명이 1개 조를 이뤄 뱅크, 롤러, 스파인, 점프 등 다양한 지형지물을 통과해 가장 먼저 결승선에 도착하면 우승하는 방식이다.●에어리얼 김광진 부상 탓 출전 불투명 스키 하프파이프와 스키 슬로프스타일은 다양한 기술로 구성된 연기의 전반적인 테크닉과 예술성을 평가한다. 스키 하프파이프 선수는 기울어진 반원통형(파이프를 반으로 자른 모양) 슬로프의 양쪽 끝을 오르내리며 점프와 공중 회전을 선보인다. 슬로프의 끝 부분(플랫폼)에서 점프하는 높이가 3m를 넘는 만큼 부상 위험도 크다. 한국 에어리얼 1호 국가대표인 김광진(23)은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결선에서 한국 사상 최고 성적인 7위에 올랐지만 부상을 입고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받아 평창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짧은 올림픽 역사 탓 2관왕 아직 없어 스키 슬로프스타일은 레일, 테이블, 박스 등 각종 기물과 점프대로 구성된 코스에서 열리며, 선수가 자신이 연기할 기물들을 선택할 수 있다. 두 종목 모두 심판 5명이 점프 높이, 회전, 테크닉, 난이도 등에 따른 연기 점수를 100점 만점으로 채점한 뒤 평균을 내 최종 점수를 매긴다. 선수는 두 번 연기를 해 높은 점수로 순위를 가른다. 프리스타일스키의 경우 짧은 올림픽 역사 속에 금메달을 두 차례 이상 목에 건 챔피언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카리 트라(44·노르웨이)가 모굴에서 1998년 동메달, 2002년 금메달, 2006년 은메달을 획득해 최다 메달 보유 기록을 세웠을 뿐이다. 따라서 평창에서는 장 프레데리크 샤피(29·프랑스)가 프리스타일 스키 최초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할지 주목된다. 2014년 소치올림픽 스키 크로스에서 금메달 차지한 샤피는 지난 15일 스웨덴 이드레피엘에서 열린 2017~18 시즌 국제스키연맹(FIS) 프리스타일스키 월드컵에서도 우승하면서 금메달 2관왕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中 치광푸 ‘소치 노메달’ 한풀이 나서 아울러 지난 올림픽 때의 부진을 설욕하겠다고 벼르는 프리스타일스키 강자들도 눈길을 끈다. 소치에서 은메달에 그쳤던 ‘모굴 로봇’ 미카엘 킹스버리(26·캐나다)는 2017~18 FIS 월드컵에서 6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올림픽 금메달에 한 발 다가선 모습이다. 2013년, 2015년 FIS 프리스타일스키 세계선수권대회 에어리얼 종목에서 2연승을 거두며 ‘에어리얼 강자’로 등극한 치광푸(28·중국)도 소치 노메달의 설움을 4년 만에 풀고야 말겠다며 절치부심하고 있다. 여자 하프파이프에선 마리 마르티노(34·프랑스)가 금메달을 노린다. 2006년 은퇴를 선언하고 출산한 뒤 2012년 복귀해 소치에서 은메달을 따 놀라게 한 스타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그래픽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 스키라면 전부 잘 타고 싶은 ‘천생 스키어’… 슈퍼G 넘어 알파인 5종목 모두 메달 도전

    스키라면 전부 잘 타고 싶은 ‘천생 스키어’… 슈퍼G 넘어 알파인 5종목 모두 메달 도전

    4년 전 소치의 슈퍼대회전(Super G)에서 금메달을 땄던 셰틸 얀스루드(33·노르웨이)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얼마나 메달을 늘릴지 관심을 끈다.얀스루드는 슈퍼G가 주 종목이지만 알파인스키 다섯 종목 모두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선수다. 지난해 평창 테스트이벤트 대회 활강에서 우승하며 평창 금메달 가능성을 부풀렸다. 당시 그는 “최고가 되고 싶으면 모든 종목에서 스키를 잘 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올림픽에서 훨씬 많은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고 말했다. 1994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릴레함메르 근처 빈스트라에서 자라난 그는 2012년 크비트피엘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슈퍼G에서 처음 우승한 뒤 같은 슬로프에서 여섯 차례 더 우승했다. 2004년 마리보르(슬로베니아) 세계주니어선수권 대회전에서 은메달을 딴 뒤 2010년 밴쿠버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카를로 얀카(스위스)에 이어 올림픽 첫 메달을 은메달로 장식했다. 월드컵엔 3년 뒤 데뷔해 활강에서만 8승을 차지했다. 월드컵 시상대에 오른 것은 41차례, 우승 횟수는 19승인데 9승을 슈퍼G에서, 한 차례 평행대회전, 한 차례 알파인 복합에서 거뒀다. 2006년 토리노에서 올림픽에 데뷔했는데 대회전 경기 도중 엄지를 다쳐 복합 10위에 그쳤고 수술 때문에 일찍 시즌을 접었다. 복귀한 뒤 2010년 밴쿠버 대회 은메달과 월드컵 연승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2013년 슐라드밍(오스트리아) 세계선수권 슈퍼G 도중 넘어져 오른 무릎이 파열되는 더 끔찍한 부상을 당했다. 소치올림픽에서 “많은 이들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보다 훨씬 빨리 재활에 성공”해 슈퍼G 금메달과 활강 동메달을 따냈다. 그는 완고함과 성실함, 절대 포기하지 않은 점을 빠른 복귀 요인으로 꼽았다. 2016~17시즌엔 두 차례 활강 우승에다 세 차례 슈퍼G 우승, 한 차례 슈퍼G 은메달로 더 흡족한 시즌을 보냈다. 평창을 겨냥해선 “꿈을 좇을 수 있어 자랑스럽다. 계속 이겼으면 좋겠다”고 욕심을 보였다. 하지만 얀스루드는 1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키츠부헬에서 열린 월드컵 슈퍼G에서 1분31초22로 대표팀 동료 악셀 룬드 스빈달(1분30초72)에게 금메달을 내줬다. 2017~18시즌 네 차례 슈퍼G 월드컵에서 얀스루드는 260점으로 선두, 스빈달이 214점으로 2위이지만 활강에선 스빈달이 420점으로 1위, 얀스루드는 238점으로 3위다. 임병선 선임기자bsnim@seoul.co.kr
  • [미리 보는 메달리스트] 캐나다 귀화 제안 뿌리치고 태극마크…술·친구 끊고 차 팔고 ‘평창에 올인’

    [미리 보는 메달리스트] 캐나다 귀화 제안 뿌리치고 태극마크…술·친구 끊고 차 팔고 ‘평창에 올인’

    2015년 1월 미국 유타주 디어밸리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프리스타일스키 남자 모굴 결선. 최재우(24·한국체대)는 4위를 차지해 한국 스키 사상 최고 성적을 냈다. ‘새 역사를 썼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꿈에 그리던 올림픽 메달에 딱 한 걸음만 남긴 듯했다.하지만 긴장이 풀렸을까. 다음달 훈련에서 착지 실수로 등 부상을 당한 이후 슬럼프에 빠졌다. 월드컵 순위는 곤두박질쳤다. 이러다간 생애 목표로 삼은 올림픽을 망치겠다는 위기감이 덮쳤다. 술과 친구를 끊고, 승용차도 팔며 훈련에만 매달렸다. ●20일 월드컵에서도 4위 올라 지난해 부활의 날개를 폈다.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월드컵에서 두 차례 4위를 차지했다. 올림픽 메달에 다시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간 것이다. 지난 11일 디어밸리에서 열린 월드컵 결선에선 넘어져 실격했지만, 앞서 치른 1차 예선을 ‘세계 최강’ 미카엘 킹스버리(캐나다)마저 제치고 1위로 통과했다. 캐나다 퀘벡 트랑볼랑에서 20일(현지시간) 열린 월드컵에서도 4위를 차지해 아깝게 메달을 놓쳤지만 포인트 50점을 쌓아 랭킹 4위에 올랐다. 최재우는 네 살 때 아버지 손에 이끌려 처음 스키 폴을 잡았다. ‘신동’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잘 탔다. 초등학교 때 상을 휩쓸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캐나다 휘슬러로 유학을 떠나 4년간 제대로 배웠다. 이곳에서 프리스타일스키를 접하며 쑥쑥 실력이 늘었다. 캐나다 국가대표팀 관계자로부터 귀화를 제안받을 만큼 가능성을 보였지만 국적을 버리지 않았다. 15세인 2009년 사상 최연소로 태극마크를 단 뒤 스키 변방 한국에서 ‘개척자’로 이름을 높였다. ●소치서 한국 스키 사상 최고 기록 2013년 세계선수권에서 최재우는 당당히 5위에 오르며 국내 스키계를 흥분시켰다. 올림픽 메달을 노릴 만한 인재가 나왔다고 환호했다. 이듬해 소치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최재우는 ‘소치에선 시상대, 평창에선 금’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소치에서 최재우는 메달엔 실패했지만 희망을 쏘았다. 상위 10명을 우선 뽑는 1차 예선 15위로 2차 예선에 나섰다. 여기서 2위를 하며 1차 통과자 포함 총 20명을 선발하는 결선 라운드에 진출했다. 결선 1라운드에서도 10위에 이름을 올려 12명이 통과하는 2라운드에 나섰다. 하지만 2라운드에선 첫 번째 공중동작 과정에서 코스를 벗어나 실격하고 말았다. 최종 성적은 12위. 한국 스키 사상 역대 최고 기록이다. ●올림픽메달리스트 도슨 감독과 호흡 최재우의 성장엔 토비 도슨(미국) 감독의 공을 뺄 수 없다. 한국계 입양아 출신이자 2006년 토리노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그는 2012년부터 최재우를 지도하고 있다. 체력 관리와 영상 분석을 함께하는 마이클 도미닉 코치, 국내 최고 모굴 전문가인 황성태 코치도 한껏 돕고 있다. 최재우가 가끔 범하는 실수만 줄인다면 평창 설원에 태극기를 휘날리는 건 꿈이 아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리우선 태권도 선수… 평창선 통가 첫 스키 선수

    리우선 태권도 선수… 평창선 통가 첫 스키 선수

    바네사 메이 알파인 출전은 불발2016년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개회식 때 코코넛 오일을 잔뜩 바른 근육질 상반신을 드러낸 채 입장했던 통가 선수단 기수 피타 타우파토푸아(35)가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도 화려한 세리머니를 선보이게 됐다. 리우올림픽에 태권도 대표로 출전해 첫판에서 졌던 타우파토푸아는 최근 아이슬란드에서 열린 쿼터 부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평창 대회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통가 선수로는 처음 출전한다고 영국 BBC가 21일 통가스키연맹을 인용해 보도했다. 리우 때에 견줘 체중을 15㎏이나 빼고 아마도 옷을 많이 껴입은 상태로 평창 개회식에서 그가 어떤 세리머니를 펼칠지 기대를 모은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그는 “리우올림픽을 마친 뒤 새로운 도전이 필요해 가능하면 가장 힘든 종목을 찾기로 결심했다. 진정한 도전에 나서려면 1년 안에 해내는 게 목표였다. 우리는 1년 만에 해냈다“고 즐거워했다. 이어 “매우 행복했다. 이 순간까지 모든 레이스에서 난 정말 안 좋은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느낌이 좋았다”고 되돌아봤다.반면 영국의 유명 바이올린 연주자 바네사 메이(40)는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에는 아버지의 성을 좇아 ‘바네사 바나코른’이란 이름의 태국 대표로 알파인 스키 대회전에 출전했지만 평창 대회에는 나서지 못하게 됐다. 지난 반년 동안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랭킹 포인트를 공격적으로 쌓았지만 최근 의료진이 어깨에 좋지 않다며 바이올린 연주 활동을 계속하려면 스키를 포기해야 한다고 조언한 데 따라 대회 출전을 자제했기 때문이다. 결국 태국스키연맹이 소치 때보다 까다롭게 제시한 자격 기준을 지난 14일까지 충족시키지 못했다. 소치 대회를 마친 뒤 메이는 출전권을 따내려고 승부를 조작했다는 의심을 사 국제스키연맹(FIS)으로부터 잠정 자격정지 처분까지 받았으나 나중에 문제 없음이 확인됐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도 메이가 승부 조작에 직접 간여한 증거가 없다고 손을 들어 줬으나 FIS는 간부 5명에게 자격정지 제재를 내렸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부동산 플러스] 평창 선수지원단 숙소 준공

    [부동산 플러스] 평창 선수지원단 숙소 준공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지원단 숙소가 준공됐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 있는 선수지원단 숙소는 19개동 760실로 선수단 운전자와 경기 진행요원 3000여명이 묵는다. 공사 시작 7개월 만에 준공했다. 숙소는 경량목구조형 모듈러 주택으로 지어졌다. 이 주택은 기존 공장에서 박스형으로 제작해 조립하는 방식이 아니라 단열 성능이 뛰어난 구조용단열패널(SIP)을 설계 도면에 맞게 재단해 벽을 만들어 가는 방식이다. 일반 목조주택과 유사하지만, 합판 사이에 우레탄 단열재를 충진한 구조용단열패널을 사용해 현장에서 쌓아 올려 공사 기간을 단축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대회가 끝나면 이 시설은 해체돼 국방부 간부 숙소로 재활용된다. 시공사인 에스와이패널은 “같은 규모의 콘크리트 건축물보다 공사 기간을 11개월 단축한 것”이라며 “공사 비용도 일반 건축 대비 30% 이상 절감됐다”고 밝혔다.
  • “전쟁이라는 독약의 치료제는 문학과 예술”

    “전쟁이라는 독약의 치료제는 문학과 예술”

    “전쟁을 휴머니즘을 침해하는 독약으로 본다면 그것을 처방할 수 있는 약은 문학과 예술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창의성을 통해 우리는 세계를 예술적이고 미학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파괴와 전쟁이 아닌 사랑과 평화를 창조하는 정신만이 우리 미래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국내외 작가들이 분쟁과 전쟁, 억압과 폭력, 갈등과 대립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학과 예술의 힘을 믿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일 서울대 두산인문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계기 국제인문포럼’에서다. ‘세계의 젊은 작가들, 평창에서 평화를 이야기하다-자연, 생명, 평화의 세계를 위하여’라는 주제로 열린 이 행사에서 국내외 200여명의 작가들은 평화의 의미와 가치를 모색했다.터키의 구전 시 전통을 현대시에 구현하는 작업을 해 온 메틴 투란 터키 민속연구재단 교수는 ‘부식과 오염 속에서… 세계를 감싼 불꽃’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전쟁으로 가족을 잃는 상실의 고통을 평화롭게 극복한 자신의 할머니 이야기를 통해 “상실과 고통을 모르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킨다”면서 “정신문화를 공유하고 서로 연대해야만 이 세계를 바꿔 나갈 수 있다”고 피력했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실제 증언을 재구성해 완성한 소설 ‘한 명’을 쓴 김숨 작가는 ‘돌아오지 않은 여자들, 돌아온 여자들: 전쟁과 여성의 성 욕망하는 자들’이라는 발표에서 1988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처음 알린 윤정옥 교수와 피해자 할머니들의 과거와 현재의 삶에 대해 들려줬다. 김 작가는 “과거에 위안부 피해자들이 침묵해야 했던 이유는 우리나라의 뿌리 깊은 유교 문화와 순결 이데올로기 때문”이라면서 “유교 사상에 위배되는 행동을 했을 때 ‘잘못된 길로 들어선 나쁜 여자’라는 죄의식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 작가는 최근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것과 관련해서는 “여성들이 어떤 욕망의 대상이 아닌 욕망하는 자의 자리로 이동하는 중인 것 같다. 긍정적인 욕망을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중요하다”면서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휴머니즘으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절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댓글부대’, ‘한국이 싫어서’, ‘우리의 소원은 전쟁’ 등 사회 이슈를 소재로 한 작품을 발표해 온 장강명 작가는 신작 소설집 ‘산 자들’(가제)에서 다룰 예정인 한국의 비인간적인 경제 시스템에 대한 논의를 꺼냈다. 장 작가는 “어느 정도 제도화되고 민주화된 사회일수록 분쟁 현장에서 당사자들의 갈등 관계가 매우 첨예하고 복잡해지는 것 같다”면서 “작가들이 지적으로 성실해지지 않으면 비참한 양상을 제대로 포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안네 프랑크가 ‘안네의 일기’를 썼듯 작가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 사회적인 문제에 대해 기록으로 남길 줄 알아야 한다”면서 “문학 작품의 결과물 그 자체가 아니라 사회적인 부조리가 터졌을 때 악인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글을 통해) 고발하고 상상하는 행위 자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제르바이잔 작가 바기프 술탄르는 ‘현대 세계의 평화와 작가의 임무’라는 발표를 통해 아제르바이잔이 러시아와 이란 사이의 전쟁 때문에 분단되고 그로 인해 일부 지역 사람들이 모국어로 글을 쓰거나 읽는 권리를 박탈당한 현실을 들려줬다. 그는 “문학의 사명은 인간이 인간에게 속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인본주의적 양식이 사라지지 않도록 상기시키는 것”이라면서 “작가는 단어의 힘과 영향력을 사용해 세계 정치사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본주의적인 아이디어로 가득 찬 양질의 작품을 써야 한다”고 전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다스 리베이트 MB에 전달… 이상은 월급 회장”

    박범계, 내부자 제공 파일 공개 ‘민간사찰 무마 의혹’ 류충렬 조사 “원세훈 자녀 10억 아파트 구입때 계수기 동원해 전액 현금 구입”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불법 수수 의혹과 다스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다만 다음달 국가적 행사인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검찰이 조사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특활비 상납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21일 류충렬 전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22일 장석명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그가 조달했다는 의혹을 받는 관봉의 출처를 캐물을 예정이다. 특활비가 전달된 경로를 어느 정도 파악한 검찰이 용처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류 전 관리관과 장 전 비서관은 2012년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 사건을 폭로한 장진수 전 공직윤리지원실 주무관에게 민간인 사찰과 증거인멸에 관한 ‘입막음’조로 5000만원을 건넨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이 돈이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국정원에서 받아 이들을 거쳐 장 전 주무관에게 전해졌다고 의심하고 있다. 2012년 6월 류 전 관리관은 이 돈을 장인이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 자금 수수 의혹으로 구속된 김 전 비서관은 국정원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아 장 전 주무관과 진경락 전 과장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장 전 주무관은 재판으로 생활고를 겪었고, 이를 파악한 사정 당국이 그의 입을 막기 위한 돈을 복수의 정부 기관을 통해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0년 6월 국회에서 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 불법 사찰 의혹이 제기되자 수사에 나섰고, 2012년 3월 장 전 주무관의 폭로로 특별수사팀을 꾸려 재수사를 시작했지만 두 차례의 수사에도 윗선을 못 밝혔다. 검찰은 또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자녀가 2009년 10억원 상당의 강남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집값을 현금으로 치른 정황 등을 살펴보고 있다. 당시 아파트를 판 사람은 검찰의 참고인 조사에서 원 전 원장의 자녀가 이례적으로 집값을 전액 현금으로 치렀고, 현금 계수기까지 동원해 거래액을 확인했다고 증언했다. 여권은 다스 관련 녹취록을 공개하며 검찰 수사를 재촉하고 있다. 이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스로 들어간 리베이트가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내부 고발자가 제공한 녹음 파일에 의하면 이상은 회장의 아들 이동형씨가 대학관광으로부터 매달 230만원씩 3년간 7200여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았다”며 “문제가 되자 아무 잘못 없는 부하 직원에게 ‘총대 메라’며 덮어씌우려 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이씨가 사촌형 김모씨의 고철 사업체로부터도 6억 3000만원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받았다”며 “2016년 3월 다스가 갑자기 거래 업체를 바꾸자 김씨가 돈을 돌려달라 했지만 이씨가 ‘이상득, 이명박에게 줬다’며 거절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가 ‘나도 서울대나 연대 나왔으면 여기 안 있어요. 나도 어디 갈 데도 없으니까. … 아버지(이상은 회장)도 여기서 월급받고 있지’라고 발언했다”고 소개했다. 국정원 특활비와 다스 관련 수사가 이 전 대통령 턱밑까지 왔지만, 검찰은 소환 시기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3주 앞둔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을 부르기가 부담스럽지만,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수사를 쥐고 있으면 수사가 3월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평창 인기종목은 구경도 못하는 ‘학생단체 지원금’

    평창동계올림픽 개막(2월 9일)을 약 2주 앞두고 정부가 예산을 들여 학생들의 단체관람을 돕기로 했지만 “비인기 종목 빈자리 채우기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각에서 나온다. 지원액이 바듯해 1박을 하거나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국내 인기 종목 좌석을 구매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21일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교육부 특별교부금을 지원받아 진로체험학습으로 평창동계올림픽대회를 관람하겠다고 신청한 서울 학생은 현재 1만 4579명(198개교·교사 1115명)이다. 또 3월 평창동계패럴림픽대회를 보겠다고 신청한 학생과 교사는 각각 2091명(29개교)과 225명이다. 교육부는 서울·강원 등 전국 초·중·고교와 특수학교 학생 총 19만명에게 올림픽·패럴림픽 관람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문제는 교육부의 예산 지원액이 넉넉하지 않아 학생들이 올림픽을 충분히 즐기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데 있다. 교육부가 책정한 지원액은 1인당 10만원(부산·울산·경남·전남은 14만원, 제주는 25만원)이다. 학생들에게 따로 돈을 걷지 않는다면 이 돈으로 경기 입장권을 사고 교통편과 식사, 숙박비까지 부담해야 한다. 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 등 인기 종목은 B·C등급 좌석도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조직위원회가 학생·교사에게 입장권을 50% 할인해 주기로 했지만 교통비·식비를 생각하면 인기 종목을 보기는 쉽지 않다. 결국 학생들은 한국이 출전하지 않는 종목의 예선 경기 위주로 관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50% 할인을 적용받으면 입장권은 2만~5만원으로 예상했고 차량 임차비와 식사비, 간식비 등을 더해 1인당 지원액을 10만원으로 정한 것”이라면서 “예산 사정상 쇼트트랙 등 입장료가 비싼 종목을 볼 만큼 지원하기는 어렵고 숙박비도 포함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당일치기 관람을 할 수 있도록 오전 11시~오후 3시 경기 종목 입장권을 추가로 확보하고, 경기 관람뿐 아니라 지역의 문화 공연·행사 등을 볼 수 있도록 해 체험학습으로서 의미를 살리겠다고 설명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산천어 축제 온 성화

    산천어 축제 온 성화

    21일 강원도 화천군 화천천에서 열린 ‘2018 화천산천어축제’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 이벤트가 열린 가운데 송호관(오른쪽 세 번째) 화천군체육회 부회장이 산천어 맨손잡기 체험장에서 성화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화천 연합뉴스
  • 네이버, 뉴스 댓글 조작 의혹 수사 의뢰

    네이버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자사의 뉴스 댓글 조작 의혹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네이버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서 21일 추천 수 2만 6000건을 돌파한 뉴스서비스 댓글 조작 의혹을 규명하고자 지난 19일 경기 분당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조작은 없었다고 아무리 해명한다고 한들 믿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랐고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공방으로 비화할 우려가 있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www1.president.go.kr/petitions)에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게시글을 통해 “포털사이트, 특히 네이버안의 기사에 달린 댓글 중 상당수가 조작으로 강력히 의심되는 정황들이 너무나 많이 발견되고 있다”면서 “매크로 프로그램 등으로 추정되는 비정상적인 댓글 및 추천 현상, 그리고 네이버 내부의 도움이 있다고 의심되는 현상이 많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기사가 작성되자마자 악의적인 댓글이 달리고, 몇 분 지나지도 않아 추천 수가 상당히 많이 올라가 기사를 접하는 사람에게 최상위로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이 언급한 댓글은 문재인 정부에 관해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것들이었다. 청원 글에 첨부된 링크는 한 언론사가 작성한 ‘평창올림픽, 남북 한반도기 앞세워 공동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기사에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 국민들 뿔났다!’라고 달린 댓글의 추천 수가 빠르게 올라가는 모습을 찍은 영상으로 연결된다. 영상 속 댓글 추천 수는 2분 30여초 만에 1762개에서 2516개로 약 750개가 증가한다. 네이버 측은 수차례 논란이 된 자사의 알고리즘을 경찰 수사를 통해 검증받겠다는 입장이다. 또 만의 하나 누군가의 조작이 있었다면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수세 몰린 박원순 “차량의무 2부제 시행 권한 달라”

    수세 몰린 박원순 “차량의무 2부제 시행 권한 달라”

    전국 첫 친환경 등급제 시행도 서울시가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시행한 ‘대중교통 무료 운행’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21일 ‘차량 의무 2부제’ 추진을 중심으로 하는 추가 대책을 내놨다.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미세먼지 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차량 의무 2부제를 서울시장 특별명령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개정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이 목전인데 이번과 같이 최악의 미세먼지 사태가 또 벌어진다면 큰일”이라며 “대회 기간 중·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서울시내 차량 의무 2부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라도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개정을 신속하게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법률적으로 서울시장은 차량 2부제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앞서 서울시는 ‘출근길 대중교통 무료 대책’을 통해서라도 차량 의무 2부제를 유도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무료 교통비 보전에 하루 50억원씩 세금이 들어가고 교통량 감소는 크지 않아 실효성이 낮다는 논란이 커졌다. 이에 서울시가 정부에 차량 의무 2부제를 위한 관련 시행령 개정을 촉구하며 ‘공’을 넘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박 시장이 이례적으로 주말에 긴급기자회견을 연 것은 오는 6·13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다. 최근 남경필 경기도지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이 박 시장의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대책을 잇따라 비판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이에 대해 “최근 정치인들의 발언은 시민 삶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한 것”이라면서 “비판은 쉽지만 구체적으로 해결방안을 내놓고 실천하는 건 어렵다”고 반박했다. 한편 박 시장은 이날 올해 상반기 전국 최초로 자동차 친환경 등급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협의를 통해 배기가스 배출 허용 기준에 따라 자동차를 7등급으로 구분해 시민들에게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고 이에 따른 인센티브를 확대하겠다. 반대로 공해를 유발하는 하위 등급 차량에 대해서는 단속과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北 일행 차량 ‘군사적 통행보장조치’ 가동

    北 일행 차량 ‘군사적 통행보장조치’ 가동

    2007년 장성급회담 합의서 이행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을 대표로 한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은 21일 오전 8시 57분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왔다. 군은 그 순간부터 북측 사전점검단 일행이 탄 차량이 경의선 육로를 통해 오전 9시 2분 경기 파주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할 때까지 군 경비차량을 이용해 에스코트하는 등 입경한 북측 인사들에 대한 통행보장조치를 가동했다.당초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북측 인사의 대거 방한을 앞두고 이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이 최우선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됐다. 국방부 관계자도 “군사당국회담이 열린다면 육로 이동 등을 위한 남북 군 당국 간 상호 협조 방안 등이 가장 먼저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군사회담이 열려 비무장지대 도발 중단 등 무거운 안건 등이 함께 오르면 예기치 않게 논의가 격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수도 있다. 남북은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급격히 늘어난 각종 교류협력사업의 성공을 위해 통행 보장 등 군사적 보장조치에 여러 차례 합의했다. 최종적으로는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12월 제7차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동·서해지구 남북관리구역 통행·통신·통관의 군사적 보장을 위한 합의서’를 채택했다. 통행 가능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려 사실상의 상시통행 보장에 합의한 것이다. 합의는 양측 군 당국이 통행 계획을 사전에 제출받아 허용하고 차량을 이용한 호송 등을 지원해 주기로 돼 있다. 군 당국은 현 단장 일행이 22일 북측으로 돌아갈 때에도 방한 때의 역순으로 통행 보장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현단장 일행 “황영조체육관은 아니다”… 아트센터 150분 머물러

    현단장 일행 “황영조체육관은 아니다”… 아트센터 150분 머물러

    황영조기념체육관 10여분 머물러 현송월 “새로 지었으면 좋았을 걸” 아트센터 환담 땐 평창수 등 제공 엘가의 ‘행진곡’으로 음향 점검 숙소 경포호텔서 우리측과 만찬 점심엔 갈비찜·초당두부 들깨탕 “방남일정 왜 연기”에는 묵묵부답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을 포함한 7명의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은 방문 일정이 하루 늦어진 이유는 물론 소감마저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극도로 말을 아끼면서 21일 공연 점검에만 집중했다. 현 단장 일행은 명륜고고 내 황영조기념체육관에선 단 10분만 머문 반면 강릉아트센터에선 약 2시간 30분이나 머물며 무대 및 음향 시설 등을 세밀하게 점검했다.현 단장 일행은 오후 3시 30분부터 단 10분 정도만 황영조기념체육관(관람석 1500석)을 둘러봤다. 건물 내부에 머문 건 단 7분에 불과했다. 공연에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자 신속히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에서 점검단 중 한 명이 실망한 기색을 보이며 “이건 정말 (공연장으로)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 측 관계자가 “(북한이 올림픽 참가에 대해) 1년 전에 연락 주셨으면 (좋았는데), 너무 갑자기 연락을 주는 바람에 새로 만들 시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거의 말문을 열지 않던 현 단장이 “여기에 (체육관을) 새로 지었으면 좋았을 걸, 그러게 말입네다”라고 답했다. 다른 북측 점검단원이 “우린 초청해서 왔기 때문에 1년 전에 우리를 미리 초청했으면 (좋았다)”이라고 말했다.문화체육관광부도 낡고 편의·공연시설이 열악한 체육관보다 관람석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최첨단 시설을 갖춘 강릉아트센터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단장은 소감 및 방남 일정이 하루 연기된 이유 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이들은 곧바로 이어서 강릉 올림픽파크 내 아트센터를 방문했다. 오후 3시 46분 일행이 이곳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시민 중 일부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시민 등 200명이 혼잡하게 뒤엉키기도 했다. 건물에 들어선 현 단장 일행은 먼저 3층 VIP실에서 센터 관계자와 20분간 환담을 가졌다. 테이블엔 평창수와 초콜릿 등이 제공됐다. 오후 4시 6분부터 음향체크에 나섰는데 영국 낭만주의 작곡가 에드워드 엘가의 클래식곡 ‘위풍당당행진곡’이 들려왔다. 강릉시 관계자는 “아트센터에 대해 심도 있는 질문을 했다”고 전했다. 아트센터를 둘러본 일행은 저녁 6시 14분 버스에 올라 숙소인 스카이베이 경포호텔로 향했다. 이 호텔 20층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우리 측 관계자와 만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릉역에서는 낮 12시 46분에 도착한 현 단장 일행을 보기 위해 수백명의 시민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현 단장은 시민들이 ‘이뻐요’, ‘환영합니다’라고 말하자 미소와 함께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였다. 북측 점검단은 강릉 씨마크호텔에서 감자전과 갈비찜, 초당두부 들깨탕 등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북측 사전점검단에는 현 단장 외에 지난 15일 남북 예술단 실무접촉에 참석했던 김순호 삼지연관현악단 행정부단장과 안정호 예술단 무대감독도 포함됐다. 안 감독은 북측의 모란봉악단, 만수대예술단, 왕재산경음악단 등에서 연주자로, 보천보 전자악단 작곡가로 활동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공동취재단
  • 靑 “北참가·단일팀 구성… 국민 우려 귀담아듣겠다”

    한국당 “평양올림픽 선언할 것” 바른정당 “마식령 체제 선전” 국민의당 통합찬반 따라 엇갈려 민주당 “반대만 하는 비난 중단” 청와대는 21일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대한 정치권과 언론 등의 우려와 비판에 대해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바라는 진심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하고 귀담아듣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평창올림픽이 성공할 수 있도록 야당과 언론도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단일팀 논란이 정치권·언론은 물론 현 정부의 주요 지지기반인 2030세대에서도 일부 부정적인 양상으로 표출되자 비판논리를 차단하고 국민에게 직접 북한 참가의 의의를 설득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놓고 그동안 땀과 눈물을 쏟으며 훈련에 매진해 왔던 선수 일부라도 출전 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아닐까 우려하시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선수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에 대해 윤 수석은 “남북한 화해를 넘어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적어도 올림픽 기간만큼은 평화롭게 행사를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권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자진 반납하고 평양올림픽을 선언한 것”이라며 “순수해야 할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가 정치 논리로 얼룩지고 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은 성공적 평화올림픽을 개최한 지도자로 포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도 “마식령 스키장은 김정은 체제 선전을 위해 ‘속도전’으로 지은 것”이라며 “인권 탄압 상징물에 가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은 예술단 사전점검단 파견이 취소됐다가 성사된 것과 관련, 통합 찬반파 사이에 입장 차를 보였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대화의 변화가 있음에도 반대만 하는 한국당은 비난을 중단해야 한다”며 “정치권도 온 국민의 바람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北 하루 지각 왜… 南비판 경계했나

    G20외교회담 康장관 참석 비판 NBC사장 일행 평양 방문도 보도 북한이 예술단의 서울·강릉 공연을 위한 사전 점검단 방한을 일방적으로 하루 연기해 진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 국면의 주도권을 쥐려 한다는 평가와 함께 비판적 국내 여론에 대한 경계심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통일부 관계자는 21일 “북측 예술단 사전 점검단의 파견을 중지한 사유를 알려줄 것을 전날 요청했지만 특별한 설명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최근 남북 관계 상황을 설명하면서 일부 언론의 과도한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 달라며 대승적 차원의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그는 “남북 관계가 오랫동안 단절되고 악화돼 온 만큼 우리 사회에서도 다양한 의견, 비판적·부정적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 “현 시점에서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고 하는 올림픽 기본정신으로 돌아가서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돌아가 대승적 차원에서 북한 대표단 참가 문제를 보고 언론에서도 ‘평화올림픽’ 성공적 개최에 협조해 줬으면 하는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북한 매체들은 정부의 대북 정책 변화를 거듭 요구하는 한편 평창올림픽 참가를 비판한 국내 일부 언론을 거론하며 ‘역사의 오물통에 쳐넣어야 할 쓰레기 언론’이라고 비난했다. 노동신문은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개국 외교장관회의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참석한 사실을 거론하며 “북과 남이 민족의 대사를 잘 치르기 위한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때에 남조선 당국이 동족을 해치기 위한 국제적 음모에 가담한 것은 절대로 묵과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신문은 남북 스키선수가 공동훈련을 하기로 한 마식령 스키장을 비판한 국내 일부 언론에 대해 “상대방의 존엄 높은 체제까지 걸고 들며 대결을 고취하는 괴뢰 보수 언론의 무례 무도한 여론 오도 행위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통신은 20일 평창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방송 오펜하임 노아 데이비드 총사장 일행이 평양을 방문했다고 짧게 보도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국립극장 등 오늘 서울공연장 점검… 고척 스카이돔도 거론

    국립극장 등 오늘 서울공연장 점검… 고척 스카이돔도 거론

    北, 무대장비 수용 여부 중점 점검 북측 예술단 140여명 수용 가능 2월 공연 없어 국립극장 선택될 듯 고척 스카이돔 평일에 일정 없어 클래식 공연에는 적합하지 않아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 교류행사를 위한 남북 사전점검단 파견이 21일 시작되면서 촉박한 일정에 맞춰 행사를 치르기 위한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북측 사전점검단이 강릉의 공연 후보지 2곳을 돌아본 뒤 강릉 아트센터에 큰 관심을 보여 공연장으로 낙점하는 분위기였지만 관건은 서울 공연이다. 강릉과 달리 유명 공연장의 대관이 대부분 끝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준비한 몇몇 공연장을 두고 북측의 고민이 보다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북측 사전점검단은 22일 KTX를 타고 서울로 이동해 강릉과 마찬가지로 공연장을 점검하게 된다. 유력한 후보지는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다. 북측 예술단 14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무대를 갖추고 있고 곧 1년 9개월간의 리모델링을 시작할 계획이어서 2월 초에 공연계획이 없다.아직 공연장 시설을 뜯지 않은 상태여서 북측이 공연을 하는 데 문제도 없다. 다만 점검단을 이끄는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44년이 된 극장을 낙점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도 후보지만 무대 규모가 크지 않다. 이미 지난 15일 남북 예술단 실무접촉에서 북측의 무대규모에 대해 설명을 들은 우리 측 무대 전문가가 이곳을 제외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형 무대 및 객석을 갖춘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이미 평창올림픽 개막식(2월 9일)까지 공연 일정이 잡혀 있다. 세종문화회관도 거론되지만 역시 공연 일정이 빽빽하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 공연 때문에 이미 잡혀 있는 공연의 막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체육관 중에는 고척 스카이돔이 거론된다. 인기가수의 콘서트가 많이 열렸고 2월 초에 주말을 제외하면 대부분 일정이 비어 있다. 다만, 클래식 공연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대형 공연장이라는 분석도 있다. 공연장 외에 공연 내용, 남북 협연 여부 등도 조율해야 한다. 우선 공연 내용에 대해 북측은 “통일 분위기에 맞고 남북이 잘 아는 민요, 세계 명곡 등으로 구성하겠다”고 우리 측에 전한 바 있다. 하지만 세부 조율까지 확실히 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남남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남북 협연을 할 경우 기술적 조율이 난제로 꼽힌다. 민족적 색채가 짙은 악기를 사용하는 북측과 세계화된 음악을 연주하는 우리 측 악단이 화음을 내려면 긴 연습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각각의 음악을 연주하고 후반부의 일부 곡만 협연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무대 및 예술단 이동 경로도 합의가 필요하다. 지난 15일 남북 예술단 실무접촉에서 북측은 140여명의 예술단이 ‘판문점을 통한 육로’로 내려오겠다고 제의했다. 반면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은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방남할 계획이다. 유독 예술단만 판문점 통과를 원하는 이유를 들어보고 우리 정부가 수용할 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외 북측 사전점검단이 원래 일정인 20일보다 하루 늦게 방남한 이유 역시 아직 풀리지 않았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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