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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간·미·오’ 삼겹살, 님과 한겹… 봄맛 두겹

    ‘홍·간·미·오’ 삼겹살, 님과 한겹… 봄맛 두겹

    오랜 세월을 말해주는 낡은 간판이 걸려 있는 허름한 식당. 모여 앉아 삼겹살을 구우며 소주잔을 기울이는 모습에선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람 냄새가 물씬 난다. 삼겹살을 상추에 싸 한입 가득 넣어주는 풍경에서는 푸근한 정이 느껴진다. 삼겹살이 서민을 대표하는 음식이자 소통 문화의 코드로 불리는 이유다. 시인 안도현은 딱 두 줄짜리 시 ‘퇴근길’에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없다면/아, 이것마저 없다면’이라고 삼겹살을 예찬했다. 혹자는 말했다. 삼겹살은 세월이 한 겹, 정성이 한 겹, 희망이 한 겹이라고. 여기에 지역의 특성과 문화까지 더해졌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삼겹살은 ‘비계와 살이 세 겹으로 돼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돼지 갈비에 붙은 살’을 말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삼겹살은 아니었다. 세겹살로 불리다 해방 이후 삼겹살이란 단어가 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세겹살이 삼겹살로 바뀐 설 가운데 재미있는 것은 개성 유래설이다. 개성 사람들이 돼지에게 지역 명물인 인삼을 먹였다고 해서 삼겹살이 됐다는 것이다. 이 설이 사실이라면 인삼의 고장 충북 증평군이 탄생시킨 홍삼포크삼겹살이 진정한 삼겹살이다. 군은 10여년 전 홍삼 부산물을 사료로 먹인 돼지를 시험 사육했다. ‘부산물에도 사포닌이 많은데 사람이 먹기는 좀 그렇고, 한번 돼지에게 먹여볼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홍삼포크의 시발점이 됐다. 6개월간 친환경 사료 1t당 2㎏을 섞여 먹였더니 고기가 부드럽고 연하며 담백했다. 성공을 확신한 군은 2003년부터 보강천 체육공원에서 홍삼포크삼겹살 축제를 열고 있다. 축제의 백미는 기네스북에 최장 길이로 등재된 204m의 구이판에 홍삼포크삼겹살을 구워 먹는 이벤트다. 군은 2005년 12월 ‘사미랑 홍삼포크’란 상표까지 등록했다. 사미랑은 ‘인삼의 고장’, 홍삼포크는 ‘홍삼 먹인 웰빙 돼지고기’에서 이름을 땄다. 2008년 4월에는 홍삼 부산물을 이용한 돼지사육방법을 특허등록했다. 송정현(40·여) 사미랑영농조합 대표는 “일반 삼겹살보다 색깔이 진하고 탄력성이 뛰어나 쫄깃쫄깃하다”며 “잡냄새가 거의 없고 구워서 쌈장 없이 고기만 먹어도 될 정도로 고소하다”고 자랑했다. 가격은 일반 삼겹살과 같다. 군은 2015년 증평읍 송산로에 홍삼포크 전문 판매장을 열었다. 현재 증평에는 총 10곳의 홍삼포크 판매장과 식당이 있다. 인근 청주나 음성 등에도 홍삼포크 식당들이 영업 중이다. 충북 청주는 삼겹살의 고장으로 불린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삼겹살거리가 있고, 삼겹살축제까지 열린다.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 편에 ‘청주가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까지 나온다. 청주는 독특한 삼겹살 문화가 자리잡았다. 1960년대 초 청주에 삼겹살집들이 문을 열었는데 생삼겹살을 간장에 담갔다가 구워 먹는 간장구이와 대파를 가늘게 썰어 양념에 절인 파절이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원조가 누군지 불분명하지만 생강과 대파 등을 넣어 달인 간장소스에 삼겹살을 한번 적셨다가 구우면 누린내가 안 나고 육질이 부드러워졌다. 파절이는 느끼한 삼겹살과 찰떡궁합을 이뤘다. 이후 간장구이와 파절이는 청주 삼겹살과 ‘한몸’이 됐다. 청주 삼겹살거리는 2012년 서문시장에 조성됐다. 인근 대형마트에 밀려 인적이 끊긴 전통시장을 살려보겠다는 시민들이 청주시에 제안해 명물이 탄생했다. 현재 300여m 남짓의 작은 시장 골목에는 삼겹살 전문식당 12곳이 영업 중이다. 업소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간장소스를 차별화했다. 김동진(54) 함지락식당 대표는 “지방분해에 좋은 녹차나 향이 좋은 당귀 등을 넣어 간장소스를 만드는 등 식당마다 특징이 있다”며 “간장을 찍어 구우면 간장치킨처럼 고기 맛이 짭짤해 자꾸 먹게 된다”고 말했다. 해마다 3월 1일부터 3일까지 3일간 이곳에선 삼겹살 축제가 열린다. 올해에는 2만여명이 다녀갔다. 매년 봄이면 경북 청도군 한재 미나리 생산단지에는 미나리의 향미를 즐기기 위한 미식가들이 전국에서 몰려든다. 주말과 휴일에는 수십여대의 관광버스가 한재마을을 가득 메워 관광명소를 연상케 한다. 마을 초입부터 미나리 식당촌이 이어지고 식당마다 ‘미나리삼겹살’ 파티가 한창이다. 한재 미나리는 2월부터 4월까지가 제철이다. 3월이 되면 향취가 더욱 강해진다. 한재 미나리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3월 중순부터 4월까지 생산단지를 찾아가는 게 좋다. 식객들은 연신 암반수를 이용해 키운 알싸한 봄 미나리를 삼겹살에 둘둘 말아 한입 가득 넣고 씹어 댄다. 차가운 물에 씻은 미나리와 뜨겁고 기름진 삼겹살이 만나 절묘한 맛을 낸다. 미나리는 아삭하게, 삼겹살은 부드럽게 씹힌다. 고기를 다 먹은 뒤에도 입안에서 미나리 향이 감돈다. 모두 행복한 표정이다. 이기동(58·대구 수성구)씨는 “매년 이맘때쯤 동료와 한재마을에 미나리삼겹살 먹으러 오는 일이 관례처럼 됐다”며 “싱싱한 봄 미나리와 삼겹살 쌈을 즐기는 맛에서 봄을 느낀다”고 했다. 한재 미나리는 다른 미나리보다 줄기가 굵고 육질이 연한 게 특징이다. 미나리는 혈액순환과 해독 효과가 있어 빈혈, 냉증, 숙취해소에 도움이 된다. 미나리삼겹살을 즐기기 위해서는 손님들이 고기와 김치, 음료수 등을 준비해야 한다. 불판과 가스레인지 등 기본적인 것만 제공한다. 주변에 와인터널, 프로방스, 운문사 등 둘러봐야 할 곳도 많아 미식 여행지로 제격이다.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일대는 ‘오삼불고기’ 명소로 유명하다. 겨울이 길고 눈과 바람까지 많은 탓에 50여년 전부터 매콤 달콤한 오삼불고기가 생겨났다. 오삼불고기 탄생에는 높고 골이 깊은 험준한 산세도 한몫 했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산골마을 사람들이 대관령 아래 강릉 주문진에서 지천으로 나던 오징어에 고추장, 파를 넣고 불고기를 만들어 먹으면서 자리잡은 음식이다. 처음에는 오징어만 갖고 막걸리와 소주 안주로 얼큰하게 만들어 먹던 게 시작이다. 이후 1980년대 들어 대관령 일대에 대단위 스키장과 고랭지 배추 농사가 유명해지고, 외지인들이 많이 유입되면서 삼겹살을 섞어 오삼불고기로 변천했다. 요즘에는 건강식으로 더덕을 이용한 더덕즙을 양념장에 넣어 돼지고기 특유의 향을 잡는다. 대관령면에만 100여곳 식당에서 오징어불고기를 판다. 요즘에는 오징어와 삼겹살에 파를 썰어 넣은 게 인기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오삼불고기거리사업이 추진돼 외지인 발길이 이어진다. 횡계10리 인근 뒷골목 네거리에 11곳이 모여 있다. 함영만 오삼불고기거리사업추진위원장(횡계10리 이장)은 “오삼불고기는 대관령의 맛깔난 음식 가운데 하나로 다양한 메뉴도 함께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청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영혼과 생명을 빼앗는 혐오표현 추방, 어릴 때 인성교육이 시급합니다”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영혼과 생명을 빼앗는 혐오표현 추방, 어릴 때 인성교육이 시급합니다”

    ‘국민 영어선생님’ 민병철이 말하는 혐오표현 추방운동“제가 주도하고 있는 인터넷 평화운동인 선플운동에 세계적인 인터넷 기업인 구글이 참여했습니다. 한국 민간단체가 제안한 악플과 혐오표현 추방 활동에 대해 구글 코리아가 전 세계 구글 공익사업 담당들이 모인 자리에서 발표해서 채택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서 시작된 선플운동을 세계적으로 더욱 확산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들도 악플·혐오표현 추방 운동에 참여하기를 희망합니다.” ‘국민 영어 선생님’으로 널리 알려진 민병철 선플재단 선플운동본부 이사장(한양대 특훈교수)은 악성 댓글 및 혐오표현 추방운동을 12년째 이끌고 있다. 선플운동이 수익과는 아무 관계 없지만 “영어교육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자” 공익 캠페인을 계속하고 있다. 선플은 좋은 댓글을 의미한다. 착할 선(善)에 영어로 댓글을 의미하는 reply를 합친 조어다. 하지만 영어로는 ‘sunfull’로 쓴다. 민 이사장은 “한자 문화권이 아닌 외국 사람들에게 선플의 의미를 가장 잘 전달할 이름을 고민하다 sunfull을 만들었습니다. full of sunshine, 즉 햇살이 가득한 사이버 세상을 의미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악성 댓글은 근거 없는 비방과 인신공격, 비하를 말합니다”며 “논리와 나름의 근거를 갖고 주장하는 건전한 비판이나 대안 제시는 바람직하죠”라고 말했다.- 구글이 선플운동에 참여했다고? “네, 그렇습니다. 제가 피해자의 영혼을 파괴하고 인격을 말살하는 악플과 혐오표현 추방 운동을 같이하자고 제안했더니 최근에 받아들여졌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가 제안한 것을 인터넷 본고장 미국의 세계적인 기업 구글이 받아들인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5만달러를 지원받아서 ‘선플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우수 참여학교에 ‘선플운동 우수학교’를 인증하는 현판을 부착할 계획입니다. 학생들이 오가며 이 현판을 보면 자긍심을 갖고 선플 운동에 참여하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국내 70여개 시민단체가 ‘악플·혐오표현 추방 시민연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플운동에 정부 기관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기를 희망합니다.” “구글, 악플과 혐오표현 추방운동에 후원韓민간단체 제안 받아들여…상당한 의미악플에 연예인 극단적 선택에 충격받고 시작학교 등 현재 7000개 단체서 70만명 참여”- 선플운동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12년 전인 2007년, 근거 없는 악플 때문에 한 가수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을 보고 크게 충격을 받고,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었습니다. 학생 한 명이 연예인 10명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가서 악플을 찾아 악플을 달지 말아야 할 이유를 적고, 악플에 고통받는 피해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선플을 달아주라는 과제였습니다. 일주일 만에 5700개의 아름다운 댓글이 달렸는데, 중요한 것은 이 과제에 참여했던 학생들이 실제로 악플의 폐해를 깨닫고 선플의 필요성을 알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 점이 교수인 제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선플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악플과 혐오표현들이 청소년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나? “선플운동이 처음 중앙대에서 제 강의를 듣던 한 반의 학생들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7000여개의 초·중·고·대학교와 단체에서 70여만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 육·해·공군, 환경부, 경찰청 등 여러 기관뿐만 아니라 70여개의 시민단체들이 참여하여 악플·혐오표현 추방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야 국회의원 297명이 선플정치선언문에 서명했습니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300여명으로 이루어진 ‘청소년 선플 SNS기자단’ 학생들이 국회 회의록을 분석하여 아름다운 언어사용을 실천하는 국회의원들을 선정하고, 학생들이 직접 국회의원들에게 ‘선플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 6회째 이어왔습니다.” “英윌리엄 왕세손, 2년전 악플추방 운동 시작日환경장관, 에티오피아 국회의장도 참여”- 선플운동이 한국만의 캠페인인가? “2007년 5월 당시 시작할 때는 저희가 세계 처음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사이버 불링(cyber-bullying·사이버 폭력)과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혐오 표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 확산과 맞물린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2017년 영국의 윌리엄 왕세손이 악플 추방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악플 추방운동이 세계화하고 있다고 봅니다. 선플운동본부에서는 20대 국회의원들이 선플을 다짐하고 행사에 참여하는 ‘선플정치선언문’에 서명을 하고 이를 동판으로 만들어 국회의장에게 전달했습니다. 일본에서는 구마모토 지진 당시, 한국 청소년들이 작성한 ‘구마모토 대지진 피해 주민들을 위한 추모와 위로의 선플사이트’를 전달을 계기로 하라다 요시아키 의원(환경부 장관)이 선플운동에 서명을 했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도 타게세 샤포 국회의장이 선플정치선언문에 서명을 마쳤습니다. 선플 운동은 상대방이 먼저 선플 달아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선플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지금이야 영어를 배울 기회도 많아졌고, 잘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수출 급신장과 함께 해외에 나갈 기회가 많아진 1970년대 후반부터 직장인들에겐 영어 회화가 필수였다. 이런 사정에 맞춰 민 이사장은 1981년부터 10년 동안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6시30분부터 30분간 MBC TV에서 생활영어를 가르치는 방송을 했다. 이런 연유로 그에게 ‘국민 영어 선생님’이란 닉네임이 붙여졌다. 그의 영어 방송 탓에 학원 수강생이 줄어들 정도였다. 그의 방송을 계기로 한국의 문법 위주의 영어 교육이 실용 위주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 국민으로부터 영어로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갚고자 선플운동을 하게 됐다고 한다. “선플인터넷평화상 제정…지난해 첫 시상노벨 평화상 수상자 2명도 심사위원 참여日 ‘혐한발언 반대’ 시민인권단체가 첫수상”- 선플운동, 결국 인터넷 평화운동이다. “그렇습니다. 2017년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험악한 말, ‘증오의 말폭탄’이 많이 오갔습니다. 한반도에서 전쟁 발발 위험도 높아졌습니다. 그때 강원도와 공동으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을 초청해 비무장지대(DMZ)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고 북한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촉구하는 평창평화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일이 잘 풀리고,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여하면서 평창평화선언문이 현실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작년 4월 세계 최초로 ‘선플인터넷평화상’을 제정했습니다. 같은 해 10월 11일, 일본에서 혐한 스피치를 반대해온 시민인권단체 ‘가와사키 시민네트워크’와 일본에서 2000회 이상 인터넷 에티켓과 윤리교육을 전개해온 ‘오기소 켄’에게 첫 인터넷평화상을 수여했습니다. 상금은 1만달러입니다. 심사위원으로 노벨평화수 수상자 2명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 인터넷 상에서의 혐오표현 얼마나 심각한가. “악성 댓글에 시달린 연예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카톡방에서 이루어지는 악플에 견디지 못해 청소년이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사건들이 왕왕 보도되고 있습니다. 악플은 사람의 영혼을 파괴하고 생명까지 빼앗는 심각한 범죄 행위입니다. 혐오표현은 편견과 차별을 강화시켜 증오범죄의 자양분이 되고 있어 매우 위험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인식 부족이 안타깝습니다. 실제로 역사를 돌아보면 ‘OO충’ 같은 잘못된 언어 사용이 편견을 낳고, 그 편견은 정책·취업·교육 등에서 차별을 불러옵니다. 이것이 악화하면 살인, 방화, 테러와 같은 증오범죄가 발생하고 심지어는 집단학살로까지 이어집니다. 나치범죄, KKK 범죄, 관동대지진 당시 조선인 집단학살…. 이런 것들이 혐오표현에서 자라난 증오범죄라고 생각합니다. 증오범죄에 희생당한 쪽에서는 보복하려는 증오전쟁으로까지 이어집니다.”- 한국에선 ‘OO충(蟲)’과 같은 혐오 발언이 많다. “초·중학생이 친구와 나누는 일상대화에 욕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왜 욕하느냐’고 물어보면 ‘대화에 끼기 위해 욕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을 곤충에 비유해서 맘충, 급식충, 한남충 등으로 부르고, 외국인에 대해 똥남아, 흑형, 외노라며 비하하는 혐오발언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SNS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이에 익숙한 10~20대에서 악플이 많이 양산되고 있습니다. 말을 배우는데는 2년이 걸리지만 침묵을 배우는 데는 60년이 걸린다는 외국 속담이 있습니다. 자신의 악성댓글이 무슨 잘 못을 저지르는지 모르는 어린 학생들에게 어릴 때부터 꾸준히 인터넷 윤리교육을 교육시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인터넷 기업들은 인터넷상에서 이같은 비하·혐오 표현이 등장하면 ‘OO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창이 뜨도록 하는 기술적 보완을 하면 좀 줄어들지 않을까 합니다.” “악플, 영혼 파괴에 생명 뺏는 심각한 범죄혐오표현→편견·차별 강화→증오범죄 연결어릴 때부터 꾸준히 인터넷 윤리교육 해야혐오표현 규제 법제화 시급 … 日도 시행”- 혐오표현 규제 법제화에 대한 생각은. “정부 차원에서 혐오 표현을 규제하는 법안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아니 시급하다고 봅니다. 혐오표현을 규제하는 법안은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30개국, 브라질, 캐나다 등 미주 5개국이 법제화하고 있습니다. 가까운 일본도 2016년부터 혐오표현을 규제하는 법안이 시행되었고 작년 말부터 혐오표현 가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2013년 제가 안효대 의원을 통해 국회에서 혐오표현 규제 법안을 만들자고 국민제안을 했지만 법제화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외국인에 대한 혐오표현은 문제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 200만 명의 외국인이 살고 있고, 전 세계에 750만 명의 재외동포가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한국에 사는 외국인을 존중하면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들 역시 존중받을 것입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현실에서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을 포옹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인을 향한 혐오 표현을 추방하는 캠페인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선플운동이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나. “2012년부터 선플달기운동에 동참한 울산교육청은 학교 폭력이 급격히 감소하는 효과를 봤습니다. 선플운동을 시작한 지 8개월 만에 언어폭력 피해율이 40.7%에서 5.6%로 떨어졌습니다. 2013년 4월에는 2%까지 감소했고, 신체 폭행 발생 건수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는 교육부 발표가 있었습니다. 또 2012년 서울 강남경찰서와 함께 선플재단 홈페이지에 방문한 학생 14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0%가 ‘선플달기가 본인의 언어 순화와 학교 폭력 감소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습니다. 악플을 달아 기소된 이들에게 ‘교육조건부 기소유예 과정’ 선플 교육을 한 적이 있습니다. 교육과정에서 자신이 쓴 악플을 읽어보라고 하니 눈물을 흘리면서 크게 후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선플운동 실시해보니 언어폭력 감소 확연울산교육청, 언어폭력 41%→6% 감소 확인기소된 악플러, 자신이 쓴 악플 읽고 눈물”- 선플운동, 한계가 있지 않나요. “선플운동은 단순히 악플을 달지 말자는 차원을 넘어 상대방을 배려하고, 응원하자 인터넷 문화 운동입니다. 다른 사람과 차이를 인정하고 포용하자는 캠페인과 교육활동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선플운동이 사회를 한꺼번에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한 명 한 명 늘어 가다 보면 조금씩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장애수당으로 어렵게 생활하던 중증 장애인 부부가 첫 아이를 갖게 되자 기쁜 나머지 어려운 살림살이에서 생활비 일부를 떼 내 기부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런 훈훈한 기사에도 ‘세무조사 좀 해봐라. 잘사나 보다’, ‘적은 돈으로 얼굴을 알리려고 한다’ 등 여러 개의 악플이 달렸습니다. 하지만 ‘가슴이 찡한 기사다’, ‘기부 안 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나도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도록 열심히 살겠다’와 같은 선플이 달리기 시작하자, 게시판 분위기가 바뀌고 악플들이 사라졌습니다. 이렇듯 악플을 방관하지만 말고, 선플을 달게 되면 상대적으로 악플이 줄어들게 됩니다.” - 외국에서도 선플운동을 했다던데. “미국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사건이나, 2008년 중국 쓰촨성 대지진 때 우리 청소년들이 써 올린 추모와 응원의 선플이 1만개가 넘었습니다. 이 선플을 모아서 추모집을 만들어 주한미국대사와 중국 CCTV에 각각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그에 대한 응답으로 중국에서는 세월호 참사 때 추모사이트를 개설하고 5만여명의 네티즌들이 추모의 뜻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또 2016년 일본 구마모토 대지진 때는 희생자와 피해자들을 위한 추모와 위로의 선플 1만 3000여개가 올라왔습니다. 2017년 1월, 한국 청소년들이 올린 ‘일본 구마모토 대지진 피해 주민들을 위한 추모와 위로의 선플사이트’를 오노 타이스케 구마모토현 부지사에게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 선플운동 재원, 어떻게 마련하나. “12년 동안 이 운동을 이끌면서 가장 큰 고민입니다. 대부분은 사비로 충당하지만 친구들과 뜻있는 분들의 후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기업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있으면 더욱 활발하게 악플 추방운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美샌디훅 초등학교 총기사건, 中쓰촨성 대지진日구마모토 대지진에 추모 선플집 만들어 전달中, 세월호 희생자 추모 사이트 개설로 위로도”- 악성 댓글 대다수가 익명이다. “우리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자신의 견해를 밝힐 때 이름과 소속을 당당하게 밝히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집회나 토론회에서도 발표자는 자신의 이름과 소속을 밝히고 자신의 주장이나 의견을 개진합니다. 그런 것이 인터넷상에서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재 인터넷 실명제가 실시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생각 없이 올린 한 줄의 악플이 상대의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는 흉기임을 인식시키는 인터넷 윤리 교육이 더욱 절실한 이유입니다.” 민 이사장은 요즘도 대학에서 강의한다. 영어와 관련된 과목을 가르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특훈교수로서 한양대 국제학부에서 ‘비즈니스 크리에이티브티(Business Creativity)’를 강의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학생들이 글로벌 취업과 창업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글, 삼성, CJ 등 기업체에 연결시키거나 노벨평화상 수상자들과 네트워킹을 하도록 연결시켜준다고 한다. 다만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한다. - 사회 갈등 해결을 위해 조언한다면. “사실 사회 갈등을 해결하는 원칙은 너무나 간단 합니다. 중학생들이 공부하는 국어 교과서에 갈등과 협상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서로의 입장이 다를 경우 협상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조정한다면 모두가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 협상의 절차는 첫째, 상대를 만나 문제를 확인하고, 둘째, 상대의 처지와 관점을 이해하고, 셋째, 협의와 조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과정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 갑니다. 갈등 상황에서 상대의 입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 강요할 경우 상대에게 상처를 입히는 말을 내뱉게 되는데 칼로 입은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낫지만 말이나 글로 입은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회복되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말과 글은 마음에 깊숙한 상처를 냅니다. 우선 정치인등 사회 지도층부터 솔선수범해야 합니다.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말을 해야 합니다. 특히 요즘 우리 사회의 힘있는 지도층들이 생각없이 내뱉는 언어들은 상대방에게 폭풍 상처를 입히고 있습니다.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사이버 세상의 언어를 정화하는 것도 매우 중요 합니다. 현재 청소년들은 온·오프라인 세상을 동시에 살고 있으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사이버 세상이 그들에게 더 큰 비중으로 다가 올 것입니다. 그래서 사이버 세상에 대비한 교육은 참으로 중요 합니다. 이럴때 일 수 록 직접 만나 끊임없이 소통을 지속하고, 상대를 인격체로서 배려하면서 서로 간의 보다 좋은 접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 합니다. - 영어 잘하는 비결은. “인간이 활동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본 열량이 필요하듯이 외국어를 배울 때에도 언어습득의 기본량이 필요한데요. 우리가 영어를 못하는 이유는 바로 이 기본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인이 영어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문법 중심의 입시제도 탓에 외국인과 통하는 실용 영어의 기본량을 채울 수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생활영어는 학문이 아니라 하나의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구촌을 사로잡고 있는 BTS가 얼마나 많은 양의 연습을 했겠습니까? 수 없는 반복훈련을 했을 것입니다. 대화체 영어를 배우는 데는 그보다 훨씬 적은 노력으로 배울 수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내가 필요한 내용’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첫째로 자신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표현들을 뽑아 내서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고, 두 번째로 반복훈련을 통해 익히고, 마지막 단계는 실제로 영어사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자기 것을 만드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만 영어공부는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내용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본인과 관련이 없는 내용은 공부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효과가 떨어집니다.” 글·사진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영욕의 세월 너머… 평생 일터, 하늘로 떠나다

    영욕의 세월 너머… 평생 일터, 하늘로 떠나다

    운구 행렬, 대한항공 격납고 등 돌아 선친 조중훈 회장 안장된 용인에 묻혀“세계 방방곡곡에서 태극 마크를 담은 대한항공 비행기를 볼 때 큰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 그 자랑스러움을 안겨 준 조양호 회장이 그의 평생의 일터인 하늘나라로 떠난다. 당신이 사랑했던 하늘에서 이제 평안히 쉬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현정택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16일 오전 6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진혼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지난 8일 별세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장례식장 1층에서 약 40분간 진행된 영결식에서 고인의 오랜 친구인 현 전 수석은 담담한 목소리로 추모사를 낭독했다. 세 손자가 위패와 영정사진을 나눠 들고 앞장섰고, 상주인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부부와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이 차례로 영정 뒤를 따랐다.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35년간 조 회장과 일한 최측근 석태수 한진칼 대표는 “숱한 위기와 어려움에도 항상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길로 이끌어 주셨던 회장님의 의연하고 든든한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며 “회장님이 걸어온 위대한 여정과 추구했던 숭고한 뜻을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이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추모사가 끝난 뒤에는 45년간 한진그룹 발전을 이끈 조 회장의 생전 영상이 상영됐다. 생전 선친과 함께 대한항공을 이끌며 세계 곳곳을 누비며 활발한 기업 활동을 벌이고, 탁구단·평창동계올림픽 등 스포츠·외교 분야의 활약상이 담긴 영상이 7분간 상영됐다. 어린 시절과 청년 시절을 지나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사진과 영상도 담겼다. 영상 마지막에 ‘하늘을 사랑한 사람 하늘로 돌아가다’라는 문구가 새겨질 때는 유족과 임직원들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영결식을 마친 뒤 운구 행렬은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과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등 고인의 자취를 남긴 공간을 돌았다. 대한항공 본사에서는 고인의 출퇴근 길, 격납고 등 생전에 조 회장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공간을 돌며 이별을 고했다. 대한항공 임직원들도 본사 앞 도로와 격납고 등에 서서 조 회장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조 회장의 운구차는 1981년부터 2017년까지 36년간 고인의 차량을 운전했던 이경철 전 차량 감독이 핸들을 잡았다. 조 회장은 경기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에서 영면에 들었다. 이곳에는 2002년 별세한 고인의 선친인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회장과 3년 전 세상을 떠난 어머니 김정일씨가 안장돼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주민·예술가 교류하는 ‘작은미술관’ 만들어보세요

    주민·예술가 교류하는 ‘작은미술관’ 만들어보세요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함께 오는 29일까지 2019년 작은미술관 조성·운영 대상 기관을 공모한다고 15일 밝혔다. ‘작은미술관’은 지역 유휴공간을 활용한 지역 밀착형 소규모 미술 공간을 가리킨다. 작품 수집과 소장 기능은 다소 미흡하나 전시와 교육, 주민 참여 공동 연수회 등을 열도록 지원해 지역 주민과 예술가가 교류하도록 돕는다. 올해는 신규 조성, 지속 운영, 전시 활성화 3개 분야에서 약 10개소를 조성한다. 신규 조성은 주민의 생활권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 미술관을 대상으로 한다. 지속 운영 지원 분야는 조성 이후 2, 3년 경과한 작은미술관, 전시 활성화는 조성된 지 4년 이상 지난 작은미술관을 지원한다. 선정된 곳은 소당 최대 7000만원을 지원한다. 이후 매년 4000만원 안팎을 추가 지원한다. 자세한 사항은 예술위원회 홈페이지(arko.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체부가 앞서 3년 동안 시범사업을 벌여 인천 우리미술관, 강원도 평창 봉평콧등 등 15곳을 선정했으며, 누적 관람객은 19만여명에 이른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강원랜드, 국내 첫 알파인 스노보드팀 창설… 이상호·권용휘 영입

    강원랜드, 국내 첫 알파인 스노보드팀 창설… 이상호·권용휘 영입

    강원랜드가 지역 스포츠 인재를 영입해 스노보드팀을 창설했다. 강원랜드 하이원스포츠팀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알파인 스노보드 은메달리스트인 이상호 선수(24)와 권용휘 선수(19)를 영입해 알파인 스노보드팀을 창설한다고 15일 밝혔다. 이상호 선수는 정선 사북, 권용휘 선수는 정선 고한 출신이다. 이로써 강원랜드는 국내 유일 알파인 스노보드팀을 운영하게 됐다. 이미 알파인 스키 간판 정동현 선수도 보유하고 있어 명실상부 대한민국 알파인 설상 종목 최강팀이 됐다.강원랜드는 이상호 선수가 국가대표 후보로 발탁된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4년간 모두 4000여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권용휘 선수에게도 중학교 3학년부터 지난해까지 장학금 2000여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알파인 스노보드팀 창설을 계기로 강원랜드의 지역 스포츠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강원랜드는 사회공헌 사업으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폐광지역 스키·골프 종목 스포츠 유망주 81명에게 6억 5000여만원을 지원했다. 아울러 사북·고한 지역 학교 스키·골프 운동부에 12억 5000여만원을 지원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광고 대상 비결? 생소한 내용 쉽고 재밌게 전달해서”

    “광고 대상 비결? 생소한 내용 쉽고 재밌게 전달해서”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플라자에 조성된 현대자동차 홍보관 ‘파빌리온’은 차량을 전시하지 않고도 수소차와 수소에너지를 형상화했다. 평창올림픽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파빌리온은 최근 아시아 대표 광고제인 애드페스트에서 디자인 부문 그랑프리를 받았다. 대상에 해당하는 상이다. 앞서 세계 3대 광고제 중 칸과 클리오에서 각각 본상과 은상을, 세계 3대 디자인상 중 하나인 레드닷에서는 최우수상 1개와 본상 4개를 탔다. 파빌리온 책임자인 손정수(42) 이노션월드와이드 스페이스크리에이티브 팀장은 파빌리온이 쉽고 재미있었다는 점을 수상 요인으로 봤다. 그는 “신기술, 신소재, 미래사회 등 일반인들 입장에서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소재를 콘텐츠로 구현한다는 것은 항상 큰 도전”이라면서 “문화·예술품을 가볍게 둘러 보듯,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전달 과정을 단순화하고 직관적으로 체득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빌리온은 1946개 발광다이오드(LED) 기둥을 적용한 건물 외벽 파사드 작품, 물방울 2만 5000개가 센서로 반응하는 ‘워터존’, 수소전기차 4단계 원리를 다양한 콘텐츠로 체험할 수 있는 ‘하이드로젠존’ 등으로 구성됐다. 손 팀장은 “‘수소 사회의 미래상을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명제하에 우주의 70%를 구성하고 있는 무한 에너지, 수소의 특징을 주제화했다”면서 “건물 외관엔 ‘벤타블랙’(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검은 물질)이라는 신소재를 적용해 반짝이는 우주를 표현했으며, 내부는 초발수 코팅 위에서 물이 튕겨나가는 현상을 이용한 인터랙티브 체험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손 팀장은 앞서 건축설계사로 일했으며, 광고계에 입문한 건 2009년이다. 그는 “입사 당시 이노션이 전시, 인테리어, 건축에 이르는 통합 공간 마케팅 조직을 확대하는 때였다”면서 “그 과정에서 건축 분야를 담당할 기회를 얻어 입사하게 됐고 2010년 상하이엑스포, 2012년 여수엑스포와 현대차 딜러숍 디자인 개발 등 공간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전문 분야인 공간(스페이스) 마케팅에 관해 손 팀장은 “공간 안의 공감각적 요소로부터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들까지 다양한 경험을 설계하고 전달하는 것”이라면서 “크게는 파빌리온과 같은 기업 홍보관부터 작게는 상점의 음악, 향기, 소품 배열까지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 팀장은 앞으로 좀 더 소통하고 상생할 수 있는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만드는 게 목표다. 그는 “낙후된 지역을 예술과 접목해 활성화한 부산 감천문화마을, 산업변화에 따라 효용이 없어진 장소를 재생한 동춘175, 사라지고 있는 지역상권을 콘텐츠화한 연남방앗간 등 단일 목적성을 넘어 지역, 문화, 사회가 소통하며 상생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개발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항공계 별 애도합니다”… 김연아 등 각계각층 줄잇는 조문

    “항공계 별 애도합니다”… 김연아 등 각계각층 줄잇는 조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례 사흘째인 14일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연세장례식장 특1호실에는 각계 인사들의 추모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조문객을 맞았다.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장례 절차가 시작된 지난 12일부터 계속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조 회장과 인연을 맺은 김연아 전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팅 선수는 이날 오후 3시쯤 검은 정장 차림으로 빈소를 찾았다. 김연아는 “고인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헌신한 분”이라면서 “한국 동계스포츠를 위해 헌신한 고인에게 감사하고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조 회장을 추모했다. 이 밖에 현정화 한국마사회탁구단 총감독, 유남규 여자 탁구 국가대표 감독, 김택수 남자 탁구 국가대표 감독 등 수많은 체육계 인사들이 조 회장의 마지막길을 배웅했다. 지난 13일에는 박성현 프로골프 선수, 이승훈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12일에는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이 빈소를 찾았다. 재계 인사들의 애도 행렬도 사흘 내내 줄을 이었다. 지난 13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조문했다. 장례 첫날인 12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이 일찌감치 빈소를 찾아 조 회장의 넋을 기렸다. 최태원 회장은 “재계의 어른이자 존경하는 어른을 잃어 안타깝다”며 애도를 표했다. 손경식 회장은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일으키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지대한 공로를 세운 분인데 안타깝다”면서 “최근 여러 가지 문제로 심적으로 많이 힘드셨을 텐데 좋은 길 가시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업계 맞수인 아시아나항공의 한창수 사장은 지난 12일 빈소를 찾아 “너무 훌륭하신 분이 가셔서 안타깝다”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유산 상속 문제로 다퉜던 형제들은 지난 13일 큰형인 조 회장의 영정과 마주했다. 바로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의 둘째인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넷째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다. 세 형제는 2002년 부친인 조 전 회장이 별세했을 때 상속 문제로 ‘형제의 난’을 겪었다. 조정호 회장은 빈소에 약 2시간 가까이 머무르다 자리를 떴다. 정·관계에서는 문희상 국회의장,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다녀갔다. 대한항공 측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사흘간 누적 1500여명의 조문객이 빈소를 찾았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장례 절차는 16일까지 한진그룹장으로 5일간 엄수된다. 발인은 16일 오전 6시, 장지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 선영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포토] 故 조양호 회장 빈소 찾은 이승훈

    [포토] 故 조양호 회장 빈소 찾은 이승훈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이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 후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2019.4.13 연합뉴스
  • 조양호 회장 빈소 찾은 인사들

    조양호 회장 빈소 찾은 인사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례 절차가 시작된 12일 고인을 애도하는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다음은 장례식 첫날 주요 조문객 명단(방문 순).■조문객  <정·관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국토교통위원장)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 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당 사무총장) 이정현 자유한국당 의원 권용복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한승주 전 국무총리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문희상 국회의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이희범 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재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이우현 OCI 사장 허태수 GS홈쇼핑 대표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마테오 쿠시오 델타항공 아시아태평양 부사장 황창규 KT 회장 이석채 전 KT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체육계> 유승민 IOC 선수위원 현정화 한국마사회 탁구단 총감독 <기타> 최불암 배우
  • 조양호 회장 빈소 애도의 물결…“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 유언

    조양호 회장 빈소 애도의 물결…“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 유언

    세브란스병원 연세장례식장 빈소 마련12일부터 16일까지 ‘한진그룹장’ 엄수정·재계 등 각계각층 조문 행렬 잇따라사옥 비롯 전 세계 곳곳에 분향소 설치 지난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별세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12일 새벽 4시 42분 대한항공 KE012편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고인의 시신은 운구 차량에 실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연세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상주인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같은 비행기로 입국했다. 조 사장은 취재진에게 “마음이 참 무겁다”면서 “임종만 지키고 왔는데 앞으로의 일은 가족들과 함께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인의 유언에 대해 묻자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 나가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조 회장의 장례는 12일부터 16일까지 닷새간 한진그룹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연세장례식장 특1호실에 차려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등은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명의의 조화도 속속 도착했다.이날 정오부터 조문이 시작되자 각계각층 인사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조 사장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 전 전무 등 유족들이 문상객을 맞았다. 고인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가장 먼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부인 김영명씨와 함께 빈소를 찾았다. 정 이사장은 유족의 손을 꼭 잡고 위로했다. 정 이사장은 조문을 마친 뒤 “조 회장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고, 가끔 뵙기도 했는데 너무 빨리 가셔서 아쉽다”고 조의를 표했다.대한항공의 경쟁사이자 국내 항공업계 맞수인 아시아나항공의 한창수 사장도 임원들과 함께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 한 사장은 “너무 훌륭하신 분이 가셔서 안타깝다”고 애도했다. 아울러 한 사장은 전날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이 제출한 자구안에 대해 미흡하다고 평가한 것과 관련해 “자구안에 대해 함께 성실히 협의하고 있다.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재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재계의 어른, 존경하는 어른을 잃어 안타깝다”며 애도를 표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우리나라 항공산업을 일으키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지대한 공로를 세운 분인데 이렇게 돌아가셔서 안타깝다”면서 “최근 여러 가지 문제로 심적으로 많이 힘드셨을텐데 좋은 길 가시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산업에 관한 이야기를 여쭤보면 실무적인 지식이 상당히 밝으셨다”면서 “메일도 주고받고 일과 관련한 얘기를 나눈 기억이 많은데 안타깝다”고 했다. 이밖에 이재현 CJ그룹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 이우현 OCI 부회장, 허태수 GS홈쇼핑 대표,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도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정계 인사들도 대거 조문 행렬에 동참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박순자·한선교·안상수·이정현·김성태 의원 등이 빈소를 찾았다. 황 대표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서 같이 일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나라와 항공 발전을 위해 애써주셨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애석해했다. 체육계에서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유승민 IOC 선수위원 등이 조문했다. 유승민 위원은 “고인과 인연을 맺은 지 10년 넘었는데 각별한 애정으로 조언을 많이 받았다”면서 “갑자기 보내게 돼 슬프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고인과 인연을 맺은 김연아 전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팅 선수도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허창수 회장은 이날 추도사에서 “그는 대한민국의 길을 여신 선도적 기업가였다”면서 “지난 45년간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황무지에 불과하던 항공·물류 산업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았다”며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한진그룹은 연세장례식장뿐만 아니라 서울 중구 서소문 사옥과 강서구 등촌동 사옥, 지방 지점 등 국내 13곳과 미주, 일본, 구주, 중국, 동남아, CIS 등 6개 지역본부에도 분향소를 마련했다. 발인은 16일 오전 6시, 장지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 선영이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한진 조양호 회장 장례 12일부터 5일장…빈소는 신촌세브란스

    한진 조양호 회장 장례 12일부터 5일장…빈소는 신촌세브란스

    지난 8일 별세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례가 운구가 이뤄지는 12일부터 5일장으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러진다. 조문은 12일 정오부터 받으며 16일 오전에 발인식이 열린다. 한진그룹은 11일 조 회장의 장례를 한진그룹 회사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석태수 한진칼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장례위는 “고인을 모신 비행편이 12일 오전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라면서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자 하는 유가족 희망을 고려해 미국 현지에서 장례식장까지 운구 절차는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례위는 조 회장 빈소를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리고 이날 정오부터 조문을 받기로 했다. 장례는 16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6일 오전 6시다. 장지는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으로 결정됐다. 앞서 한진일가는 2016년 별세한 조 회장의 모친 김정일 여사의 장례를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치르고 조 회장 선친인 고 조중훈 회장이 잠든 신갈 선영에 안치한 바 있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별세한 뒤 LA 인근 도시 글렌데일에 있는 포레스트 론 메모리얼 파크에 안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조 회장 임종을 지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유족들은 조 회장 시신을 국내로 운구하기 위한 서류절차를 밟아왔다. 한진그룹은 “유족들의 희망을 감안해 장례가 원만히 치러질 수 있도록 협조해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조 회장의 별세 소식을 들은 항공업계 등 해외 각계각층에서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조 회장 별세 다음날인 지난 9일 “별세한 조양호 한진그릅 회장의 부고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조 회장은 지난 20년간 IATA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활발히 활동하며 혜안을 갖고 현안에 대한 해답과 항공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데 있어 큰 공헌을 해왔다”고 말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조 회장은 세계 항공업계의 권위자이자 델타항공에게는 대단한 친구였다”면서 “전 세계 델타항공의 모든 임직원들이 유가족들의 슬픔을 함께 나누겠다”고 전했다.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보잉‧봄바디어, 엔진 제작사 GE‧프랫앤휘트니‧롤스로이스 측도 조 회장이 별세한 날을 “세계 항공산업계에 있어 슬픈 날”이라고 애도했다. 국제 스포츠계에서도 애도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지난 8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인 조 회장의 타계 소식을 접하게 돼 IOC는 매우 비통하다”면서 “평창 조직위원장으로 재임 기간 고인의 헌신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에 크게 이바지했다”고 추도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스포츠인 조양호/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스포츠인 조양호/최병규 체육부 전문기자

    “전쟁과 그림은 멀리서 봐야 한다. 사업은 더 멀리서 봐야 한다.” 한진그룹 창업주 조중훈 전 회장이 한진그룹을 일구면서 늘 하던 말이다. 전장이 일터였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이 말은 자식들에게 남긴 유훈이기도 했다. 그는 베트남 전쟁 당시 베트남해방민족전선, 이른바 베트콩의 총알 세례를 피해 가면서 물자 수송 사업으로 큰돈을 벌었고,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반강제로 떠맡긴 적자투성이의 대한항공공사(대한항공의 전신)를 주기업으로 한 한진그룹의 토대를 닦았다. 그룹의 융성을 위해 늘 강조하던 조 전 회장의 경영철학을 나타낸 말은 또 있다. ‘수송보국’(輸送報國)이다. 서울 명동의 한진그룹 사옥에 양각돼 있는 이 네 음절의 단어는 내심 정권의 비호 아래 물류 그룹을 키워 냈으니 나라에 보답하겠다는 뜻도 있겠지만, 평생을 한눈 팔지 않고 오로지 땅길과 하늘길, 바닷길에만 전념하겠다는 조 전 회장 스스로에 대한 약속과도 같은 것이었다. 지난 8일 태평양 건너 먼 나라에서 별세한 조양호 회장은 선친의 수송보국 약속을 고스란히 물려받아 이를 45년 동안 실천한 2세 경영인이다.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 18년간 경영 수업을 받은 뒤 1999년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에 이어 2003년 한진그룹 회장에 올랐다. 물류에 통달한 전문 경영인인 그는 대한민국이 두 번째로 올림픽을 치르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 스포츠인이기도 했다. 2014년 7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직을 내려놓은 2016년 5월까지 1년 10개월 동안 지구 16바퀴에 해당하는 거리인 64만㎞를 날아다니며 대회 유치를 이끌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110명 가운데 그가 만난 사람만 100명 안팎에 이른다. 앞서 그는 대한탁구협회장이자 아시아탁구연합 부회장직을 수행하면서 대한항공에 탁구, 프로배구 팀에 이어 빙상 스피드스케이팅 실업팀까지 창단해 운영하는 등 여름·겨울스포츠를 가리지 않고 국내 스포츠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그는 가족과 경영뿐 아니라 스포츠인으로서도 ‘비운’을 피할 길이 없었다. 평창유치위원장에서 조직위원장으로 직함이 바뀐 뒤 불과 몇 개월 만에 “이제 그만하시라”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말 한마디에 위원장 옷을 벗었다. 최순실씨가 개입됐던 K스포츠재단 후원금을 거부했다는 게 당시 중론이었고, 조 회장 자신도 “90%는 그 말이 맞다”고 했다. 지난해 말 근황을 묻는 말에 “사실 회장님이 최근 로스앤젤레스에서 수술을 받고 요양 중”이라던 대한항공 고위직 지인의 귀띔을 들은 지 4개월 남짓. 조양호 회장은 자신이 평생 가장 사랑하고 동경하고 모든 것을 바쳤던 하늘로 다시 돌아갔다. 하지만 두고 떠난 것이 너무 많다. 평창대회에 이어 조 회장이 유치를 성사시킨 부산 탁구세계선수권대회가 내년 4월에 열린다. 그는 지난달 초 자신이 키워 놓은 대한항공의 창립 50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조 회장은 불미스런 가족사 탓에 바닥까지 간 자사 주식이 ‘오너 리스크’가 사라졌다며 상한가까지 치솟은 사실에 비로소 웃지 않았을까. “그래, 내가 모든 걸 안고 간다”며. cbk91065@seoul.co.kr
  • IPC 위원장 “곧 도쿄패럴림픽 남북 단일팀 3자 협의”

    앤드루 파슨스(42)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은 “2020년 도쿄 하계패럴림픽에서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하는 것과 관련해 조만간 양측과 논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에 남북 단일팀이 구성되면 패럴림픽 대회로는 최초가 된다. 앤드루 위원장은 10일 마이니치신문에 실린 전화 인터뷰에서 “조만간 남북한 패럴림픽위원회와 함께 3자 협의를 할 예정”이라며 “개회식 때 남북한이 함께 입장을 할지, 어느 경기에서 단일팀을 결성할지 등의 자세한 내용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일팀 구성에 대해 IPC와 남북한 모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남북한은 지난해 평창동계패럴림픽 개회식에 공동 입장할 예정이었지만 한반도기의 독도 표기 문제로 행사 직전에 취소됐다. 도쿄패럴림픽에 앞서 열리는 올림픽 대회와 관련해서는 지난 2월 남북한 올림픽위원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여자농구, 여자하키, 유도(혼성단체전), 조정 등 4개 종목에서 단일팀을 구성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어차피 임명할 거 왜 하나”…시작도 못한 문형배 인사청문회

    “어차피 임명할 거 왜 하나”…시작도 못한 문형배 인사청문회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여야 간 공방으로 1시간 만에 정회됐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국회에서 채택되지 않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하자 ‘청문회 무용론’을 언급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갑윤 한국당 의원은 9일 오전 10시에 시작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그동안 야당이 두 사람(박영선·김연철)은 결코 임명해선 안 된다고 강력히 주장을 해왔다. 심지어 한 분은 인사청문회 자체가 중간에 파행이 이뤄져 끝을 못 봤다. 그런 분을 임명한 것은 국회의 수치 중에도 이런 수치가 없다”면서 “오늘과 내일(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일정이 잡혀 있는데 청문회를 하나 안 하나 똑같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장제원 의원도 “청문회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어떤 의혹이 나와도 문 후보자를 임명할 것 아닌가”라면서 “문 후보자는 후보자가 아니라 헌법재판관으로 앉아 있는 것이다. 차라리 축하한다고 하고 청문회를 끝내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의원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적어도 염치가 있었다. 잘못된 인사에 대해 낙마시키고, 잘못됐을 땐 경질하고 국민에 솔직하게 고백할 용기 있는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신을 잇는다면서 한 마디 말씀이 없다. 이게 도리인가”라고 쏘아붙였다. 이에 민주당의 표창원 의원은 “새누리당부터 현재 한국당까지 의원들이 국회를 파행시킨 게 총 16회다. 국정감사 보이콧, 본회의 보이콧, 상임위 보이콧 등 그때 그때 다 명분이 있을 것”이라면서 “주장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얼마든지 비판도 하고 반대도 해야 한다. 하지만 국회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나서 주장했으면 좋겠다”고 맞섰다. 같은 당의 김종민 의원도 “야당이 반대하는데 대통령이 장관을 임명했다면 야당으로서 기분 나쁘고 문제제기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제가 국회 운영을 중단시키거나 변경시킬 사안은 아니다”라고 거들었다.이날 문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박영선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다시 거론됐다. 한국당 이은재 의원은 “박 장관은 흠결이 있는 후보자가 아니라 현행법을 위반한 범죄혐의자다. 범죄혐의가 있는 후보자까지 막무가내로 임명한 정부에 무엇을 바라겠나”라면서 “청와대와 여당의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약속이 선행되지 않으면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당은 박 장관이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때 롱패딩을 입고 통제구역에 들어간 일부터 서울대병원 특혜 진료 의혹, 기업 대표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는 의혹 등을 제기하며 박 장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박 장관은 장관으로서 부적격 사유가 없다”면서 “한국당은 박 장관이 청문회 도중 황교안 대표 관련 의혹을 제기하자 라이언 일병 구하기도 아니고 황교안 일병 구하기를 한 것 같다. 너무 심하다”고 반박했다. 한국당과 민주당의 공방이 격화되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번 (장관) 인사 결과를 보고, 야당의 이의 제기에도 대통령이 임명하면 한마디 말씀은 있었어야 했다는 생각을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근본적으로 무시하고 인정하지 못한 것은 청와대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리지 말아야 했다면 원내대표 간 합의를 해서 연기하든지, 하지 말든지 해야지 현장에서 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진행할 필요가 없다고 하고 여당은 청문회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씀한다. 제가 여야 3당 간사들과 심도 있게 회의 진행 관련 의견을 나눠보겠다”면서 1시간 만에 정회를 선포했다. 청문회는 이날 오후 2시 속개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씨줄날줄] 재벌과 조양호 회장/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재벌과 조양호 회장/박현갑 논설위원

    재벌은 산업화나 민주화 시대, 경제성장의 주축이었으나 늘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있다. 경제개발 시대에는 정경유착의 대명사로, 경제민주화 시대에는 갑질의 아이콘이었다. 박정희 정권 시절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이나 삼성의 이병철 회장은 정경유착의 논란에서 빠지지 않았다. 한국이 ‘아시아 4룡’으로 부상하는 데 기여했으나 권력자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하고 사업 이권을 음성적으로 받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입법부는 ‘핫바지’였다. 1988년 전두환 정권과의 정경유착을 파헤치기 위해 열린 5공 청문회에서 대부분 청문위원은 현대그룹 회장 정주영 증인을 ‘회장님’으로 불렀다. 당시 초선이던 노무현 의원은 증인을 상대로 정경유착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칼 든 강도한테 빼앗겼다. 의회는 핫바지”라는 답변을 받아내 청문 스타로 부상했다. 재벌 성장에는 혼맥도 한몫했다. 한진그룹은 창업자 아들인 조양호 회장이 이재철 전 교통부 차관의 장녀와 결혼하면서 도약한다. 선경(SK)은 1980~90년대 석유·이동통신 분야에 뛰어들면서 ‘대통령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인수에 대해 신군부시절 동력자원부 장·차관을 지낸 최동규씨는 에세이집에서 “그때 유공을 선경에 넘기게 한 사람은 보안사령관이었던 노태우”라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를 소개하고 있다. 94년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도 인수했다. 재벌은 우리 경제가 고속성장을 멈추고 경제민주화운동으로 근로자 의식이 확산되면서 ‘갑질’로 다시 한번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어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폐질환으로 숨졌다. 조 회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기여했다. 하지만 2014년 장녀의 ‘땅콩 갑질’, 지난해에는 차녀의 ‘물컵 갑질’과 부인의 ‘폭언 갑질’이 터져나오면서 그룹 총수로서, 가장으로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경찰, 검찰, 관세청, 공정거래위 등의 전방위적 압박이 이어졌고, 결국 지난 3월 국민연금이 참여한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은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을 박탈당했다. 재벌은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Chaebol’이라는 우리말 표기 그대로 소개된다. 수많은 계열 기업의 경영권을 행사하려면 상당한 지분이 필요하지만 재벌은 순환출자나 지주회사 방식으로 적은 지분으로도 문어발식 경영을 한다. 독특한 경영 방식이 아닐 수 없다. 벤츠나 도요타 등은 글로벌 기업이나 재벌은 아니다. 재벌을 둘러싼 사회적 이슈가 터지면 세습, 배임, 편법승계, 횡령 등이 빠지지 않는다. 그룹 총수의 변고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주가는 한때 치솟는 기현상을 보였다. 기업은 투명 경영, 정도 경영에 매진하고 정부는 기업 활동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없는지 돌아볼 때다. eagleduo@seoul.co.kr
  • 위기마다 과감한 결정… 하늘길 열며 글로벌 항공사 키웠다

    위기마다 과감한 결정… 하늘길 열며 글로벌 항공사 키웠다

    1차 오일쇼크때 시설·장비 가동률 높여 9·11테러 이후 침체기에도 A380 선주문 ‘스카이팀’ 창설 등 항공산업 전반 이끌어지난 3월 1일은 대한항공 창립, 꼭 50주년 되는 날이었다. 1969년 제트기 1대, 프로펠러기 7대 등 8대를 보유하며 아시아 11개 항공사 중 꼴찌였던 대한항공은 현재 B777 42대 등 총 166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했다. 그 하늘길을 넓히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게 바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란 데는 이견이 없다. 고 조중훈 대한항공 창업주의 장남으로 1974년 입사한 조 회장은 이렇게 자신이 일궈 온 대한항공의 반백년을 맞는 특별한 해에 떠났다. 조 회장이 처음 대한항공에 발을 들인 1974년은 1차 오일쇼크가 한창인 시절이었다. 연료비 부담으로 미국 최대 항공사였던 팬암과 유나이티드항공마저 직원 수천명을 줄일 정도였다. 하지만 조 회장은 선친과 함께 시설과 장비 가동률을 오히려 높였다. 항공기 구매도 계획대로 진행했다. 위기를 기회로 본 것이다. 빠른 판단 덕에 대한항공은 오일쇼크 이후 새로운 기회로 떠오른 중동 노선 진출과 승객을 잡을 수 있었다. 1997년 외환 위기 당시 대한항공은 항공기 112대 중 14대를 빼고 모두 자체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조 회장은 비싼 값에 항공기를 팔고, 다시 빌려 쓰는 경영전략으로 유동성 위기에 대처했고 그렇게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넘겼다. 미국 9·11 테러의 영향으로 세계 항공산업이 침체에 빠진 2003년엔 남들의 만류에도 조 회장은 A380 항공기 등을 사들였다. 3년 뒤 세계 항공시장은 회복세로 돌아섰다. 다른 항공사가 새로운 항공기를 목 빠지게 기다리는 시간, 대한항공은 미리 선주문한 차세대 항공기로 시장을 넓혀 갔다. 국제 항공산업 전반을 주도하고 이끄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제75회 연차총회를 유치한 것도 조 회장의 힘이 컸다. 그가 IATA 최고 정책심의 및 의결기구 위원직을 20년 가까이 역임해서다. 그는 대한민국을 ‘항공산업 변방’이라고 보는 이들을 설득하는 역할을 했다. 조 회장은 2000년대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에어로멕시코와 함께 국제 항공 동맹체 ‘스카이팀’(SkyTeam)을 만들어 아시아 지역 신규 항공사들을 영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엔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구성에 성공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도 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진해운이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하자 2014년 한진해운 회장을 맡아 경영정상화에 힘썼다.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하고, 사재도 출연했지만 한진해운은 결국 2017년 청산됐다. 조 회장은 기업인인 동시에 한국 스포츠 발전에 힘을 보탠 체육인이었다. 대한항공 그룹 산하에 배구단과 탁구단을 운영하며 2008년 7월 대한탁구협회 회장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2009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1년 10개월 동안 해외 출장 50번을 다니면서 64만㎞(지구 16바퀴)를 이동했다. 한불최고경영자클럽 회장으로 한국과 프랑스 간 돈독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코망되르 훈장을 받는 등 민간외교관으로도 활동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전경련 “조 회장 별세는 재계·사회적 큰 손실”

    경제단체들은 8일 별세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공로를 기리며 애도를 표명했다. 재계에선 지난해부터 조 회장 일가가 당국의 집중 수사·조사 대상이 됐지만, 조 회장이 일군 산업적 공로가 퇴색했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논평에서 “45년간 변화와 혁신을 통해 황무지에 불과하던 항공·물류산업을 일으켜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 놓은 조 회장 별세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 전경련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한불 최고경영자 클럽 회장 등을 역임한 조 회장의 활동을 언급한 뒤“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조 회장 별세는 재계와 사회에 큰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평생 국내 항공·물류산업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임직원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애도 입장문을 냈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도 입장문을 내고 조 회장의 업적을 기린 뒤 “경영계는 고인의 기업가정신과 경영철학,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헌신을 기려 나갈 것”이라면서 “대한항공이 흔들림 없이 세계적인 항공사로 더욱 성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004년부터 경총 부회장으로 재임해왔다. 대한항공 서소문 사옥 앞엔 대한항공기 조기가 게양됐다. 임직원들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당혹해했다. 대한항공 한 임원은 “폐 질환으로 치료 중인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병세가 이 정도로 심각한 줄 몰랐다”고 말했다. 조 회장 일가의 갑질 사건 뒤 조 회장 일가 퇴진을 요구해 온 일부 직원 단톡방에도 명복을 비는 글이 올라왔다. 반면 조 회장 타계가 본격 ‘3세 경영’의 서막이 아니라 한층 건전하고 투명한 경영 체제 정립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Mr. 대한항공’

    ‘Mr. 대한항공’

    美 LA서 폐질환 치료 중 70세로 별세 주총서 대표이사 박탈 이후 병세 악화 장남 조원태 사장 경영권 승계 가속화항공산업 발전을 이끌었던 그의 ‘평생 이력’처럼, 대한항공 창립 50주년 해에 떠났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0시 16분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폐질환이 악화돼 별세했다. 70세. 최근 폐 수술을 받았다가 호전됐으나 급격히 병세가 악화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 부인과 차녀는 미국에서 병간호 중이었고 조원태 사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은 주말에 급히 연락을 받고 미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국 LA 현지에서 지난해 12월부터 폐질환 치료를 받던 중 대한항공 주총 결과 이후 사내이사직 박탈에 대한 충격과 스트레스 등으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현지에서 조 회장을 한국으로 모셔오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 성과보다 미래 투자에 집중해 ‘승부사’로도 불린다. 외환 위기 당시 대한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를 비싸게 판 뒤 다시 빌려 쓰며 유동성 위기를 넘겼고 9·11 테러 후 항공산업이 위축됐을 때 A380 항공기 등을 사들여 3년 후를 대비했던 것도 이런 경영 철학을 반영한다. 그는 “최고 경영자는 시스템을 잘 만들고 원활하게 돌아가게끔 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다”며 ‘시스템 경영론’을 강조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조 회장은 1949년 3월 인천에서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74년 미주지역본부 과장으로 대한항공에 입사해 1992년 대한항공 사장, 1999년 대한항공 대표이사에 올랐다. 2002년 부친 별세 후 2003년부터 한진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며 선친에 이어 그룹 경영을 주도했다. 조 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서기 직전 해인 1998년 4조 5854억원인 대한항공 매출은 지난해 12조 6512억원으로 3배 성장했다.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성공적인 올림픽 유치를 이끌기도 했다. ‘항공업계의 유엔총회’라고 불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를 유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발언권을 높여 왔다. 그러나 2014년 장녀의 ‘땅콩회항’ 사건에 이어 2018년 차녀의 ‘물컵 갑질’ 사건, 횡령·배임 의혹 등으로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조 회장 별세로 한진그룹은 그룹 회장이 재임 중 별세하는 사태를 맞았다. 조 회장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조명균 자필편지 “남북관계 주춤거리지만…초심 잃지 말자”

    조명균 자필편지 “남북관계 주춤거리지만…초심 잃지 말자”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은 8일 장관직에서 물러나면서 직원들에게 친필편지를 보내 “남북관계가 주춤거리지만,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통일부 직원들에게 퇴임 소회를 담아 보낸 편지에서 “저는 요즘 초심을 잃지 말자고 자주 생각한다”며 “지금 남북관계가 일시 주춤거리고 있지만, 2017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가졌던 간절한 마음을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7년 깜깜한 상황에서부터 유난히 추웠지만 그만큼 뜨거웠던 평창, 그 후의 남북관계와 북한 비핵화 과정을 거쳐오면서 여러분과 함께라서 희망을 놓지 않고 헤쳐올 수 있었다”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조 전 장관은 이어 “여러분도 평화와 협력으로 가는 목표와 희망, 통일 업무를 하는 자부심과 준비하는 자세를 늘 살펴보셨으면 합니다”라고 강조했다.조 전 장관은 “이제 저는 평범한 시민과 가족으로 돌아간다”며 “즐거운 직장 분위기를 만들고 소통하는 장관이 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고 인사와 조직관리, 정부 내 통일부 위상도 직원 여러분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면서 아쉬움을 표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마음으로 늘 여러분과 함께하며, 여러분과 남북관계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김연철 신임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2017년 7월 제39대 통일부 장관에 취임한 조 전 장관은 별도의 행사를 하지 않고 퇴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전경련 “조양호 회장 별세 깊은 애도…큰 사회적 손실”

    전경련 “조양호 회장 별세 깊은 애도…큰 사회적 손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8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에 “우리 사회에 큰 손실”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전경련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한국 항공·물류산업의 선구자이자 재계의 큰 어른으로서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한 조양호 회장께서 별세하신 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조양호 회장은 지난 45년간 변화와 혁신을 통해 황무지에 불과하던 항공·물류산업을 일으켜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았다”며 “덕분에 우리나라는 우수한 항공·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지고 역동적인 성장을 할 수 있었으며 세계 무역 규모 6위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평창올림픽 유치위원장, 전경련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한불 최고경영자 클럽 회장 등을 역임하며 국제 교류를 증진하고 우호 관계를 강화해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 특히 전경련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조 회장의 별세는 재계를 넘어 우리 사회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경련은 “우리 경제계는 고인께서 선대에 이어 평생을 실천한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유지를 이어받아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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