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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 문체위 “고 최숙현 선수 청문회 불참한 3인방 다음주 고발 협의”

    국회 문체위 “고 최숙현 선수 청문회 불참한 3인방 다음주 고발 협의”

    고 최숙현 선수가 핵심 가해자로 지목했던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주장 장모 선수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선수들에 대한 폭행을 교사하고 집단 따돌림을 시켰다는 복수의 증언이 나왔다. 가해자 4인방을 형사 고소한 경주시청팀 A선수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철인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6년 5월쯤 보강 운동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남자 숙소에 불려 갔는데 장 선수가 옆에 있는 남자 선배에게 각목을 가져오라 해서 엉덩이 10대를 맞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장 선수 지시를 받아 A선수를 때렸던 B선수도 이날 청문회에 나와 “만약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면 저 또한 따돌림을 당하고 심한 폭언과 폭행으로 정신이 피폐해질 정도로 괴롭힘을 당했을 것”이라면서 “정말 반성하고 있다. 그런 선배를 믿고 따른 게 부끄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감독과 장 선수의 폭행 사실 은폐 시도를 목격한 선수들의 증언을 공개했다. 한 선수는 “감독님이 ‘가만두지 않을 거다. 내 등에 칼 꽂은 제자는’ 이런 식의 말을 했다. ‘내가 때린 건 인정해’라고 하면서 ‘그런데 내 직장, 내 밥줄을 건드려’라고 반복해서 말했다”고 했다. 또 “선수들이 숙소에 모여 있고, 한 명씩 방에 들어가서 감독님이랑 얘기하고 나온 뒤에 진술서를 썼다. 감독이랑 장 모 선수가 하나씩 검토하고”라는 증언도 나왔다. 최 선수의 부친 회유 시도 의혹과 관련해 김모 경북체육회 부장은 이날 관련 의혹을 적극 부인했으나 아버지 최 씨의 지인과 통화하면서 최 선수 문제를 거론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컬링 은메달을 따낸 팀킴 선수들에게 불이익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장은 ‘경북체육회가 최 선수 부친을 회유하라는 지시를 했냐’는 이상헌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오전에는 “전혀 그런 적 없다”고 답했지만 오후에는 “최 선수 아버지 지인과 통화하다가 관련 얘기를 듣고 (한 번) 알아봐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예지 미래통합당 의원은 “6월 초 경북체육회 사무실에서 김 부장과 김 감독이 만났지만 체육회장에게 문건 보고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김하영 경북체육회장은 “보고 받은 사안은 없었다”고 했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감사 결과에서 김 부장이 후원금 500만원을 개인 계좌로 받은 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당시 계셨던 사무처장이 지시한 내용이었다”고 했다. 이날 청문회를 지켜본 최 선수 아버지는 “오늘 이야기를 들어보니 관계 기관들이 숙현이 말을 잘 안 들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선수의 어머니는 또 다른 피해자들의 증언을 들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구속된 김 감독과 무자격 팀닥터 안 씨, 장 선수 등 가해자 3인방은 문체위가 이날 오후 5시까지 동행 명령을 내렸지만 청문회가 끝날 때까지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문체위는 다음주 월요일에 열리는 전체회의에서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세 사람에 대한 고발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팀킴 불이익 준 경북체육회 김 모 부장, 최숙현 선수 부친 회유 의혹 일부 인정

    팀킴 불이익 준 경북체육회 김 모 부장, 최숙현 선수 부친 회유 의혹 일부 인정

    김모 경북체육회 부장이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고 최숙현 선수의 부친 회유 시도 의혹에 대해 일부 인정했다. 김 부장은 이날 관련 의혹을 적극 부인했으나 아버지 최영희씨의 지인과 통화하면서 최 선수 문제를 거론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는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컬링 은메달을 따낸 팀킴에게 항공료 지급을 미루는 등의 불이익을 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부장은 ‘경북체육회로부터 최 선수 부친을 회유하라는 지시를 받았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의 오전 질문에 “전혀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오후에 같은 질문을 또 받자 “부친을 통해서 회유한 내용이나 이런 내용은 전혀 없다”면서도 “단지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이 금년에 경북에서 개최 예정이었고 해서 최 선수 아버지의 지인 되는 분과 통화를 하다가 관련 얘기를 들어서 (한 번) 알아봐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아버지 최씨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경북체육회 관계자가 지난 4월 지인 등을 통해서 세 번이나 만나자고 연락이 왔었다”며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합의를 보자는 소리였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청문회를 지켜본 아버지 최씨는 “오늘 이야기를 들어보니 관계 기관들이 숙현이 말을 잘 안 들은 것 같다. 2차 피해가 심각하니까 빨리 조치를 해달라고 간곡한 부탁에도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담당자는 참고인이 전화, 문자도 안받는다는 식으로 대응했다”면서 “숙현이가 가장 힘들어 한 부분이 자기 말을 귀담아 듣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코로나블루 극복 위해 자연과 함께하는 힐링여행 떠나세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코로나블루 극복 위해 자연과 함께하는 힐링여행 떠나세요”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과 국립청소년수련시설 세 곳에서는 코로나19로 위축된 가족활동의 활성화와 코로나 블루 극복을 응원하기 위한 가족캠프를 운영한다. 참가자 전원은 추가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캠프 입소 전 자가진단 및 건강상태 확인서를 제출해야만 한다. 또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숙지하고 생활 속 거리 두기 실천을 위해 개별 가족 중심의 자율 체험 방식으로 진행된다.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 ‘숲안애(愛)’ 가족캠프 운영 충남 천안에 위치한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는 7월 31일부터 8월9일까지 2차에 걸쳐 각 200명의 가족이 함께하는 ‘숲안애(愛)’ 가족캠프를 운영한다. ‘숲안애(愛)’가족캠프는 캠핑장비 없이 숙소가 제공되는 숙박형과 캠핑장에서 숙식이 가능한 캠핑형 중 선택이 가능하다. 참여 가족들은 수련원 내 숲에서 자연과 함께 숙식 및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며 ▲가족 암벽등반 ▲챌린지 타워 체험 ▲가족 오리엔티어링 ▲공예 프로그램 체험 ▲독립기념관 탐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 ‘당신 덕분에’ 가족캠프 운영 평창의 국립평창수련원은 7월 27일부터 11월 30일까지 3가지 테마로 운영되는 ‘당신 덕분에’ 가족캠프를 운영한다. 먼저, 총 4회 진행되는 ‘떠나요’ 가족캠프(7월27일~8월29일)와 총 27회 진행되는 ‘힘내요’ 가족캠프(8월 17일~11월29일)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가족의 심신 회복과 화합을 위해 강원지역의 개별여행과 수련원 프로그램을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횟수별로 80명의 인원이 2박 3일간 참여한다. ‘감사해요’ 가족캠프(8월17일~11월29일)는 코로나19의 극복을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힘쓴 의료진과 방역 관련 업무 종사자를 대상으로 했다. ▲가족 추적활동▲챌린지 타운 체험 ▲야간 별 관측 프로그램 ▲평창지역 자율 여행 등의 구성으로 그간 소원했던 가족 간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다. 참가비 또한 전액 지원된다. (단,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에서 근무하거나 소방관 등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증빙할 수 있는 서류 사전제출 必) 국립청소년우주센터, NYSC 가족 우주과학 캠프 운영 마지막으로 국립청소년우주센터에서는 올해 2월부터 12월까지 8차에 걸쳐 각 80명의 가족을 대상으로 우주과학 캠프를 운영중이다. 여름방학 기간인 8월 15일과 8월 16일동안에는 제 4차 가족캠프가 운영된다. 캠프 참여 가족은 ▲우주인 훈련장비체험(Moon Walk, MAT, 4D 시뮬레이터 탑승) ▲SOS(Science On Sphere : 둥근 스크린을 활용한 태양계 천체 보기) ▲밤하늘 별자리 및 태양계 관측 등의 천체 투영교육을 통한 우주 여행 체험이 가능하다. 참여 방법 및 비용 안내 이번 여름 가족캠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홈페이지나 각 국립청소년수련시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통합예약 사이트를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의 ‘숲안애(愛)’ 가족캠프,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의, ‘떠나요’, ‘힘내요’ 캠프는 사회배려대상 가족에게는 참가비가 전액 지원될 예정이다. 이광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은 “이번 가족캠프는 코로나19 방역에 힘쓰고 있는 국민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응원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준비되었다”고 밝히며, “여름방학을 맞이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가족들이 서로 소통하고 화합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승민의 막론하고] ‘세대 전쟁’의 늪 속으로

    [정승민의 막론하고] ‘세대 전쟁’의 늪 속으로

    영면에 들어간 전 서울시장을 둘러싼 공방이 커지고 있다. 홍해처럼 쫙 갈라진 의견들이 교집합을 구성할 기색은 여전히 없다. 어김없이 진영 논리라는 ‘블랙홀’이 작동하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   모든 죽음은 비극적이다. 제아무리 위인이라도 위약하고 초라한 삶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공소권 없음’이라는 규정적 판단으로 박원순 시장의 죽음과 관련된 진상이 덮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고인에게는 애도를 표하고 문제는 문제대로 풀어가야 한다. 규명과 책임을 통해 공동체를 뒤흔든 윤리와 질서는 복구되리라고 믿는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박원순 사건’이 세대 간의 차이를 넘어서 세대 대립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2030세대는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이거나 유보하는 추세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산은 부동산’이라는 시중의 우스개가 보여 주듯 5060세대의 주거 기득권을 강화하는 정부 정책에 대한 반감은 확산일로다. 지난해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정의에 대한 세대 간 인식은 하늘과 땅처럼 갈라졌다. 국가와 공리를 고집하는 5060과 달리 청년세대는 개인과 공정에 집착한다. 2016년 촛불 혁명에 공조했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평창올림픽의 남북한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놓고 세대 간에 마찰을 빚었다.   지금 사회의 상층부를 차지한 586세대(50대 연령,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는 이분법에 익숙하다. 독재 정권 아래서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가장 먼저 적과 아군을 식별하는 법부터 배웠다. 아우슈비츠의 참극을 몸으로 겪은 작가 엘리 위젤처럼 중립과 침묵은 악의 세력을 편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치를 선과 악의 아마겟돈으로 간주하기에 타협을 변절이나 굴복으로 인식하고 보수파가 사악하다는 폭로로 도덕적 우월감을 누린다는 것이 강준만 교수의 지적이다.   반면 87년 민주주의 체제 아래에서 학교를 다닌 2030세대는 과외교습과 입시학원의 경험을 공유한다. 이들을 투자 대비 성과가 높은 ‘인적 자원’으로 길러내는 것이 당시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 목표였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은 2030의 특징을 ‘모든 것을 시험으로’로 요약한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민한 시기에 체험하면서 공정성이라는 기준을 갖게 됐고 무조건적인 지지보다는 사안별로 판단을 달리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세대 갈등은 당연하다. ‘버릇없는 젊은 것들’은 수천년 전 고대문명에서도 발견될 만큼 세대 간 대립은 역사의 기본 리듬이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한국 현대사에서 이념과 지역 갈등이 워낙 극심하다 보니 묻혔을 뿐이지, 기성세대를 향한 반항과 반발은 항상 내연 상태였다. 내부에서 타오르던 2030세대의 불만은 5060세대의 대표 주자인 ‘조국’과 ‘박원순’을 계기로 분출할 가능성이 짙다.   ‘세대 전쟁’의 핵심은 성(性)과 식량이다. ‘청년의 가장 분명한 욕망은 성과 그 좌절된 욕망에서 나온다’는 유종호 교수의 사르트르 인용문을 빌려 말하자면, 교대로 성추문을 터뜨려 온 여야의 정치인과 정치 체제 모두는 젊은 세대의 공적이다. 구세대가 청년들의 짝이 될 여성들을 희롱하고 추행하는 사회를 어떻게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라고 부를 수 있는가. 게다가 양극화한 경제구조 속에서 그나마 남은 기회의 사다리조차도 강남, 그것도 ’강남 좌파‘가 정보의 비대칭성을 무기로 선점하면서 2030의 박탈감은 극대화되고 있다.   진학과 취업, 결혼과 출산 등 생애 주기마다 포기를 강요받는 ‘N포 세대’는 어디로 가게 될까. 한국인의 미래를 주제로 한 어떤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년의 절반가량이 붕괴와 새로운 시작을 원한다고 답했다. 공정과 정의로 무장하고 반(反)페미니즘으로 세례받은 청년 극우가 조만간 등장하리라는 경제학자 우석훈의 암울한 경고도 되새겨 봐야 할 시점이다.
  • [정승민의 막론하고] ‘세대 전쟁’의 늪 속으로

    [정승민의 막론하고] ‘세대 전쟁’의 늪 속으로

    영면에 들어간 전 서울시장을 둘러싼 공방이 커지고 있다. 홍해처럼 쫙 갈라진 의견들이 교집합을 구성할 기색은 여전히 없다. 어김없이 진영 논리라는 ‘블랙홀’이 작동하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   모든 죽음은 비극적이다. 제아무리 위인이라도 위약하고 초라한 삶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공소권 없음’이라는 규정적 판단으로 박원순 시장의 죽음과 관련된 진상이 덮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고인에게는 애도를 표하고 문제는 문제대로 풀어가야 한다. 규명과 책임을 통해 공동체를 뒤흔든 윤리와 질서는 복구되리라고 믿는다.   여기서 주목할 대목은 ‘박원순 사건’이 세대 간의 차이를 넘어서 세대 대립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2030세대는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지를 거둬들이거나 유보하는 추세다. ‘한국에서 가장 높은 산은 부동산’이라는 시중의 우스개가 보여 주듯 5060세대의 주거 기득권을 강화하는 정부 정책에 대한 반감은 확산일로다. 지난해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정의에 대한 세대 간 인식은 하늘과 땅처럼 갈라졌다. 국가와 공리를 고집하는 5060과 달리 청년세대는 개인과 공정에 집착한다. 2016년 촛불 혁명에 공조했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평창올림픽의 남북한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놓고 세대 간에 마찰을 빚었다.   지금 사회의 상층부를 차지한 586세대(50대 연령,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는 이분법에 익숙하다. 독재 정권 아래서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가장 먼저 적과 아군을 식별하는 법부터 배웠다. 아우슈비츠의 참극을 몸으로 겪은 작가 엘리 위젤처럼 중립과 침묵은 악의 세력을 편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치를 선과 악의 아마겟돈으로 간주하기에 타협을 변절이나 굴복으로 인식하고 보수파가 사악하다는 폭로로 도덕적 우월감을 누린다는 것이 강준만 교수의 지적이다.   반면 87년 민주주의 체제 아래에서 학교를 다닌 2030세대는 과외교습과 입시학원의 경험을 공유한다. 이들을 투자 대비 성과가 높은 ‘인적 자원’으로 길러내는 것이 당시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 목표였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은 2030의 특징을 ‘모든 것을 시험으로’로 요약한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민한 시기에 체험하면서 공정성이라는 기준을 갖게 됐고 무조건적인 지지보다는 사안별로 판단을 달리한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세대 갈등은 당연하다. ‘버릇없는 젊은 것들’은 수천년 전 고대문명에서도 발견될 만큼 세대 간 대립은 역사의 기본 리듬이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 한국 현대사에서 이념과 지역 갈등이 워낙 극심하다 보니 묻혔을 뿐이지, 기성세대를 향한 반항과 반발은 항상 내연 상태였다. 내부에서 타오르던 2030세대의 불만은 5060세대의 대표 주자인 ‘조국’과 ‘박원순’을 계기로 분출할 가능성이 짙다.   ‘세대 전쟁’의 핵심은 성(性)과 식량이다. ‘청년의 가장 분명한 욕망은 성과 그 좌절된 욕망에서 나온다’는 유종호 교수의 사르트르 인용문을 빌려 말하자면, 교대로 성추문을 터뜨려 온 여야의 정치인과 정치 체제 모두는 젊은 세대의 공적이다. 구세대가 청년들의 짝이 될 여성들을 희롱하고 추행하는 사회를 어떻게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라고 부를 수 있는가. 게다가 양극화한 경제구조 속에서 그나마 남은 기회의 사다리조차도 강남, 그것도 ’강남 좌파‘가 정보의 비대칭성을 무기로 선점하면서 2030의 박탈감은 극대화되고 있다.   진학과 취업, 결혼과 출산 등 생애 주기마다 포기를 강요받는 ‘N포 세대’는 어디로 가게 될까. 한국인의 미래를 주제로 한 어떤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년의 절반가량이 붕괴와 새로운 시작을 원한다고 답했다. 공정과 정의로 무장하고 반(反)페미니즘으로 세례받은 청년 극우가 조만간 등장하리라는 경제학자 우석훈의 암울한 경고도 되새겨 봐야 할 시점이다.
  • 2024강원청소년올림픽 준비 시동 건다

    2024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회의 주사무소가 서울에 설치 되는 등 본격 준비작업에 돌입한다. 강원도는 21일 동계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올 9월 출범을 목표로 초기 1단계 조직위 사무소는 서울에 두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조직위 사무소 위치로 광화문, 서울시청, 서울역 인근 3곳을 선정해 다음 달 중 강원도와 공동 실사에 들어간다. 소규모로 시작하는 출범 초기에는 우수한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파견 기회 제공과 정부·대한체육회와의 협업을 위해 서울에 사무소를 두는 것이 적합하다는 게 문체부와 강원도도의 판단이다. 대회 준비 과정에서 조직위가 확대되는 2단계에 돌입하면 강릉 또는 평창에 조직위의 분원을 두게 된다. 통상 개최 1년 전 대회 준비모드에 돌입하는 3단계부터는 강원지역으로 사무소를 완전히 옮긴다는 계획이다. 다만 올 5월 강원도의회에서 동계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회 출연 동의안을 심의하며 조직위 사무소를 강원도내에 설치하는 단서조항을 달아 조건부 통과시켜 논란이 계속될 여지도 있다. 이에 대해 강원도 관계자는 “출범 초기는 규모가 작은 조직으로 여러 중앙부처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을 배려하고 각종 중앙부처와 해외 협조 업무 등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서울에 1단계 조직위 사무소를 두는 것”이라고 밝혔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유상범 “박원순 서울시장(葬) 논란 재발 없게 규정 고쳐야”

    유상범 “박원순 서울시장(葬) 논란 재발 없게 규정 고쳐야”

    미래통합당 유상범(홍천·횡성·영월·평창) 의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후 빚어진 서울특별시장(葬) 논란과 관련 “국민적 비난 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명확한 의전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 의원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현직 장관급 이상 공무원 등 기관의 장이 형사사건 피의자 신분에서 자살 등으로 사망한 경우 기관장(葬)을 할 수 없도록 명확한 기준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박 전 시장 장례가 5일간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러진 원인에 대해 “이번 서울시장은 법령의 근거가 없고 정부의전편람에 따른 것”이라며 “문제는 이런 정부의전편람에서 장례대상 중 형사사건 피의자 등 불법행위자를 제외하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이어 “박 전 시장 사례와 같이 성범죄 피의자 등 범죄자들까지 공공성이 강한 기관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다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예를 더럽히는 것과 같다”면서 “정부가 나서 관련 내용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스무살 짧은 삶 마감한 알렉산드로프스카야…사진으로 돌아본 은반 위 그녀

    스무살 짧은 삶 마감한 알렉산드로프스카야…사진으로 돌아본 은반 위 그녀

    피겨스케이팅 선수 에카테리나 알렉산드로프스카야가 18일 스무살의 나이로 짧은 삶을 마감했다. 현지 언론은 그녀가 극단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알렉산드로프스카야는 러시아에서 태어나 2017년 10월 호주로 귀화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파트너 윈저와 페어 경기에 출전하며 한국을 찾은 바 있다. 2011년 여자 싱글로 피겨 대회에 출전한 알렉산드로프스카야는 2012년부터 페어로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2017 주니어 세계 챔피언, 2018년 U.S. 클래식 동메달, 2018년 호주 국내 대회 금메달 등 피겨스케이팅 선수로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부상 등 건강상의 이유로 올 2월 은퇴를 선언했다.코치 안드레이 케칼코에 따르면 은퇴한 알렉산드로프스카야는 올해 초 뇌전증 진단을 받았으며 그 전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전했다. 케칼코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는 두려움이 없었고, 놀라운 재능을 가진 피겨스케이팅 선수 였다”고 그녀를 회상했다.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평창 피겨 페어 출전 알렉산드로프스카야 모스크바서 극단을 선택

    평창 피겨 페어 출전 알렉산드로프스카야 모스크바서 극단을 선택

    러시아에서 태어났지만 호주로 귀화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피겨스케이터 에카테리나 알렉산드로프스카야가 모스크바 도심의 건물 6층 밖으로 몸을 던져 세상을 등졌다. 스무살 밖에 안된 나이라 안타까움을 더한다. 짧은 메모를 남겼는데 ‘류블류(사랑해요)’라고 적어 스스로 극단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러시아 언론들은 전했다. 코치 안드레이 케칼코는 지난 2월 부상을 이유로 은퇴를 선언했던 그녀가 연초에 뇌전증 진단을 받았으며 그 전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고 AFP 통신에 전했다. 알렉산드로프스카야는 평창 대회를 앞두고 호주 국적을 취득해 2017년 세계주니어선수권 우승자인 애보리진(호주 원주민) 출신 할리 윈저와 페어 스케이팅 듀오를 결성함으로써 큰 화제를 모았다. 러시아 귀화 선수와 애보리진 출신 선수의 조합은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케칼코는 는 특히 페어 종목에 강했던 그녀가 “겁이 없었다. 물 만난 고기처럼 굴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윈저는 매우 낙담했다며 인스타그램에 “함께 파트너로서 일군 것들은 내가 결코 잊을 수 없는 것이며 마음 깊은 곳에 늘 간직하고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애보리진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그는 “모스크바까지 날아가 알렉산드로프스카야를 만나 처음 함께 스케이트를 탔는데 (호흡이) 아주 잘 맞았다”고 돌아봤다. 평창 대회 때는 물론 지금도 호주 올림픽 대표팀 선수단장인 이언 체스터먼은 “카티아는 활달하고 재능있으며 믿기지 않는 선수였다”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호주의 동계올림픽 출전자로는 열흘 만에 두 번째 사망 소식이 들려온 것이기도 하다. 세계스노보드선수권 챔피언을 두 차례나 지냈고 세 차례 올림픽 출전한 알렉스 풀린이 지난주 호주 골드코스트 연안에서 작살낚시를 즐기다 익사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평창평화페스티벌 8월 7~8일 평창대관령기념관에서 열린다

    다음달 7∼8일 이틀간 대관령면 평창올림픽기념관에서 평창평화페스티벌이 열린다. 평창군문화예술재단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평화유산을 이어 받아 ‘평화’를 주제로 초대형 페스티벌인 평창평화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페스티벌에는 국내를 대표하는 케이팝(K-POP) 가수들이 출동한다. 공연 첫날인 7일에는 오마이걸과 알리, 김장훈, K TIGERS ZERO, 블랙스완, 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 대규모 퍼레이드팀, 지역예술인의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8일에는 임창정과 정동하, 송소희와 퍼레이드팀 공연으로 코로나19로 지친 심신을 위로한다. 특히 주제공연 ‘윈드오브피스(Wind of Peace)’는 올림픽 개·폐막식 때 보여줬던 감동의 순간을 재연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북한 작곡가 최성환의 아리랑을 강원도립관현악단이 연주하고 프로젝트 그룹 날다의 에어 퍼포먼스를 주제공연에 담아 선보인다. 행사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지침을 지키면서 방역에 중점을 두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관령 플리마켓과 지역 특산품, 수제 맥주 등 관광객에게 특별한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도영 평창군문화예술재단 이사장은 “대관령의 쾌적한 환경에서 코로나19로 지침 몸과 마음을 달래며 삶에 활력을 되찾을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며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이 마련돼 최고의 휴가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황성기 칼럼] 새 외교안보팀에 거는 기대

    [황성기 칼럼] 새 외교안보팀에 거는 기대

    인사청문회가 끝나면 이인영 통일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청와대 서훈 국가안보실장ㆍ임종석 특보와 함께 9회말 남북 관계 구원등판에 나선다. 문재인 정부 1기 외교안보팀과는 판이한 한반도 정세가 그들 앞에 있다. 1기팀은 전쟁의 짙은 먹구름이 한반도를 감쌀 때도 “전쟁은 없다”면서 평창동계올림픽의 시공을 활용해 감동적인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만들어 냈다. 분단 이래 최고의 드림팀이었다. 면면이 더 화려해진 2기 팀이지만 한반도는 2~3년 전과 다르다. 미국과의 70년 적대를 청산하고 제재를 푼다는 희망을 날려 보내고 하노이회담 노딜로 좌절과 고통, 불신이 들어찬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 평양은 하노이 실패의 책임을 남한에 돌려 교류를 끊고 남측의 대화 제의도 노골적으로 무시한다. 2019년 ‘연말 시한’을 넘기고 자력갱생, 정면돌파전을 펼치고는 있지만 제재, 코로나19, 경제난의 3중고 속에 고난의 길을 걷고 있는 북한이다. 정권 초기 종횡무진하던 1기와 달리 2년도 남지 않은 2기팀이 할 수 있는 일은 대단히 제한적이다. 필요한 자원도 넉넉지 않다. 남북을 이어 줄 고리 역할이던 도쿄하계올림픽은 연기됐고, 코로나19가 남북을 뒤덮고 있다. 견고한 대북 제재에도 변함이 없다. 예측 불허로 돌입한 11월 3일의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든 바이든이든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북 정책을 확정하려면 2021년 상반기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그때쯤이면 한국이 21대 대선 국면에 접어든다. 대북 추동력이 남아 있기는 할 것이며, 국민은 남북 관계에 관심이나 둘 것인가. 정권 말기의 남측을 북한이 상대할지도 미지수다. 무엇을 해야 하고 할 수 있을까.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몇 초 만에 잿더미로 만든 북한이 전 세계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당분간 남북 관계는 없다는 것이다. 사상 첫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2000년 3월 평양에서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당시의 특사 박지원 국정원장이라 한들 산산조각 난 연락사무소를 다시 짓는 일은 남북 정상이 만나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이다. 문 대통령이 ‘박지원팀’에 명령한 남북 관계 복원은 만만찮은 과제다. 하노이 노딜을 극복하도록 도와야 하지만 북미의 해법은 우리한테 없다. 북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김여정 제1부부장의 지난 10일 담화만 보더라도 북한의 눈은 서울이 아닌 워싱턴에 쏠려 있다. 그렇다고 남북 관계를 돌파해 낼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선언의 이행은 북한의 압박적인 언설만큼 간단하지 않다. 유엔의 대북 제재가 일부라도 풀리지 않는다면 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19 선언에서 약속했더라도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는 어려운 게 엄정한 현실이다. 많은 사람은 “권한에 비해 짊어진 짐은 너무 무거웠다”는 쓴소리를 뱉고 물러난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장관 재직 시절 남북 교착을 타개하는 사고를 쳐 주기를 바랐다. 박지원팀이라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 컨트롤그룹’ 역할을 해온 한미워킹그룹을 무력화하고 청와대·외교부·국정원이 수습하는 팀워크를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낭만에 취한 상상이라면 모를까 한반도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문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중재자로 나서겠다고 했으나 미 대선 정국에서 북미의 톱다운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핵·미사일의 모라토리엄 업적이 대선 전까지는 깨지지 않기를 바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했지만, 진정성은 느껴지지 않는다. 연초 김정은 위원장의 “세상은 머지않아 새 전략무기를 보게 된다”는 공언에 대해 김여정은 “건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군사행동에 조건절을 달아 공을 미국에 넘겼다. 복잡한 정세와 제약에 갇힌 2기팀이 남북 교착을 타개하려면 상상을 초월한 해법, 그 이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남북 교류와 협력은 의지와 희망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하노이 교훈을 되새김질하며 차분하게 접근했으면 한다. “평화로 가는 오작교를 만들 수는 없어도 노둣돌 하나는 착실하게 놓겠다.” 지명 직후 던진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말대로 하면 된다. 1기의 정의용·서훈팀 같은 공적이나 성과는 불가능하다. 상대는 수십 년 가는 정권이다. 어깨 힘을 빼고 한반도 평화의 튼실한 기반을 만들어 다음 정권에 넘긴다는 각오로 임하길 바란다. marry04@seoul.co.kr
  • 조수미, 코로나19로 떠난 친구 기리며 싱글 ‘삶은 기적’ 발매

    조수미, 코로나19로 떠난 친구 기리며 싱글 ‘삶은 기적’ 발매

    소프라노 조수미가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친구를 기리는 마음을 노래에 담아 표현했다. 유니버설뮤직은 15일 “조수미가 최근 코로나19로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친구를 향한 마음을 담은 디지털 싱글 ‘Life Is a Miracle(삶은 기적)’을 발매했다”고 밝혔다. 레코딩 스태프 전원의 재능기부로 제작된 음원은 이날 정오 공개됐다. 특히 이탈리아 출신 작곡가 겸 가수 페데리코 파치오티가 안타까운 마음을 곡으로 썼고 조수미와 함께 노래했다. 파치오티는 조수미가 부른 2018년 평창 동계 패럴림픽의 공식 주제가 ‘평창, 이곳에 하나로(Here As One)’를 작곡하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피아니스트 지오반니 알레비도 힘을 보탰다. 코로나19로 녹음실을 빌리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도 기꺼이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곡은 편안한 팝 스타일의 보컬 듀엣과 피아노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며 ‘우리가 함께 할 수 있음이 기적, 삶 자체가 기적’이라는 가사로 위로의 의미를 담았다. 조수미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슬픔과 아쉬움을 다같이 어루만지고 이 노래를 통해 팬데믹 상황에서 어려움과 고통, 공허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다독이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번 싱글의 이탈리아 수익금은 현지의 베로네시 재단으로, 한국에서의 수익금은 이화여대 의료원으로 각각 기부될 예정이다. 조수미는 “우리 삶의 심장과도 같은 어머니와 여성들을 노래로 위로하고 싶었다”는 조수미의 뜻에 따른 것이다. 싱글은 음원과 동시에 스태프들의 재능기부로 제작된 뮤직비디오로도 공개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세금으로 걸그룹 초청 술판…회장 논란에 소공연 분열(종합)

    세금으로 걸그룹 초청 술판…회장 논란에 소공연 분열(종합)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25일부터 강원도 평창에서 2박3일 워크숍을 열고 걸그룹을 초청해 ‘술판’과 ‘춤판’을 벌인 것이 논란이 되자 공식 사과했다. 배동욱 회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도가 아무리 정당하고 순수했다고 하더라도 시기적으로 국민들의 정서에는 크게 반했다고 생각하고 반성한다”며 사과했다. 소공연 사무국 노조와 집행부 일부에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소신 있게 내년 2월까지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춤판 워크숍 왜, 어떻게 했길래 언론에 공개된 워크숍 현장 사진과 영상에는 참석자들이 핫팬츠와 배꼽이 드러나는 상의를 입은 여성 공연팀 3명과 어울려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이 담겼다. 배 회장도 걸그룹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분위기를 만끽했다. 배 회장은 “공연을 주 수입원으로 생활하는 연예인 그룹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생계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해 들었다”며 “최소의 금액이지만 도움도 주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소속 단체를 이끌며 고생하는 단체장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해 15분간 진행된 초청 공연이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연예인의 생계를 걱정했다는 것이다. 취지는 좋을 지 몰라도 정작 지켜야 할 사회적 거리두기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워크숍 프로그램의 구성시에 좀 더 신중하게 했어야 했다는 생각과 함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딸 화환 업체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 배 회장은 지난달부터 딸이 운영하는 화환 업체에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소공연 사무국 노조는 배 회장이 지난달부터 딸이 운영하는 화환업체에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근거로 지난달 ‘러브플라워마켓과 소공연 6월 거래내역서’를 제시했다. 거래내역서에 따르면 소공연은 지난 6월 총 22회에 걸쳐 213만5000원을 수원 팔달구 러브플라워마켓에서 집중 구매했다. 해당 업체는 현재 배동욱 회장 딸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 회장은 “지금 생각하면 불찰이다. 일부라도 수익을 가져간 데 대해서는 시정할 것이다. 나쁜 저의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배 회장은 “5년 전 가격 그대로 (화환 거래를) 진행했고 외상이다. 결제를 한 달, 두 달 후에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다”며 “보는 사람에 따라 도의적으로 잘못됐다는 데 대해 인정한다”고 말했다. 정부 보조금으로 도서를 구입해 워크숍에서 재판매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어느 파트에서 나갔는지는 모른다”면서도, 교재로 쓴 도서를 무료로 나누어 준 뒤 회원 일부에게 받은 기부금 130만원을 행사 경비로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사퇴하라’ vs ‘싫다’ 쪼개진 소공연소상공인연합회는 전국 700만명 소상공인을 대표하는 법정 경제단체로 정부의 세금 지원을 받고 있다. 배 회장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다음해 2월까지 임기를 지키겠다고 공식 선언하면서 여론은 소공연 내부는 배동욱 회장이 사퇴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퇴파’와 잘못은 했지만 계속 배동욱 회장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옹호파’로 양분되는 모양새다. 김선희 이용사협회 중앙회장은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배 회장에 대한 ‘회장 직무집행정지 및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배 회장이 애초부터 소공연 정회원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당선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배 회장이 소속된 ‘한국영상문화시설업중앙회’가 사실상 실체가 없는 조직으로 연합회 정회원 요건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단독] ‘팀킴’ 불이익 준 경북체육회 관계자 故 최숙현 사건 회유 의혹

    [단독] ‘팀킴’ 불이익 준 경북체육회 관계자 故 최숙현 사건 회유 의혹

    오는 22일 열리는 고 최숙현 선수 사건 관련 국회 청문회의 증인·참고인 명단이 확정된 가운데 과거 ‘컬링 팀 킴’ 사태와 관련해 징계를 받았던 경북체육회 인사 A씨가 포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국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14일 의결한 청문 실시계획서에 따르면 증인·참고인 명단은 모두 42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경북체육회 부장 A씨가 증인으로 포함되어 있다. A씨에 대한 신문 요지는 ‘고 최숙현 선수 관련 부친에 대한 회유 관련’이다. 앞서 최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는 경북체육회 관계자가 사건을 무마하려는 듯 자신에게 수 차례 접근한 적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아버지 최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도 “4월 중순이나 4월 말 쯤 경북체육회 관계자가 내 지인 등을 통해 세 번이나 만나자고 연락이 왔었다”며 “친구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합의를 보자는 소리였다”면서 “그런 일이 있으면 관련자를 단 번에 불러서 해야 하는데 입 맞추고 증거인멸할 시간을 벌어주려던 것 아닌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A씨는 2018년 ‘팀 킴 사태’가 불거지며 정부가 경북체육회를 대대적으로 감사했을 당시 컬링 대부로 불렸던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 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확인된 인사다. 지난해 2월 문체부가 발표한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컬링 국가대표 선수 호소문 계기 특정 감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김 전 직무대행 일가의 횡령과 인권 침해 등을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나온다. 문체부는 감사 결과를 근거로 A씨에 대한 징계를 경북체육회에 요구했으나 징계는 8개월이나 지나 이루어졌고, 징계도 정직 2개월에 그쳤다. 징계가 미뤄지는 사이 팀 킴이 또다른 불이익을 받은 정황도 있다. A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아직 국회 청문회 증인 출석과 관련해 통보받지 못했다”며 “최 선수 관련해서 청문회에 출석한다면 그때 말씀드릴게 있으면 정리해서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코로나 불황인데…배동욱 회장 ‘걸그룹 춤판 워크숍’ 사과

    코로나 불황인데…배동욱 회장 ‘걸그룹 춤판 워크숍’ 사과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사과…사퇴 요구는 거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황으로 전국의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가진 워크숍에 걸그룹을 초청해 ‘춤판’을 벌였다는 논란이 커지자 사과했다. 그러나 배동욱 신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사퇴하진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배 회장은 1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불황에 코로나19 충격으로 어렵고 엄중한 시기에 700만 소상공인은 물론 국민에게 심려를 드린 점에 대해 보도 내용의 진위를 떠나 머리 숙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달 25∼26일 강원도 평창에서 ‘전국 지역조직 및 업종단체 교육·정책 워크숍’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음주와 함께 걸그룹을 초청해 공연을 보는 등 코로나19 시국에 부적절한 행사를 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들은 걸그룹 공연이 끝난 뒤 약 15분간 함께 춤을 추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보호법에 따라 2014년 지정된 이익단체로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예산 지원도 받는다. 연합회 안팎에서 문제가 제기됐고, 결국 전날 한국가스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와 대한숙박업중앙회 등으로 구성된 ‘소상공인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배동욱 회장의 사퇴만이 작금의 처참한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 노동조합도 지난 10일 소상공인연합회 집행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배 회장이 책임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배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분명한 것은 의도가 아무리 정당하고 순수해도 시기적으로 국민 정서에 크게 반했다고 생각하고 반성한다”며 “워크숍 프로그램 구성 시에 좀 더 신중하게 해야 했다는 생각과 함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이어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성숙하고 깊이 있는 운영으로 700만 소상공인은 물론 국민에게 지지와 성원을 받는 단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 사퇴를 촉구한 데 대해서는 “내년 2월까지 (임기를 채우고) 마무리할 생각”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국영상문화시설업중앙회 회장이기도 한 배 회장은 전임 최승재 회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3월까지 소상공인연합회를 이끌게 된다. 워크숍 행사의 국고 사용 및 자녀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에 대해서는 “일부 도의적으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인정하겠지만 국고 사용 등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속보] 한진그룹 이명희씨 세번째 집행유예…직원 폭행도 집유

    [속보] 한진그룹 이명희씨 세번째 집행유예…직원 폭행도 집유

    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전 일우재단 이사장)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씨의 집행유예는 ‘가사도우미 불법채용’과 ‘밀수’ 혐의에 이어 이번 폭행 혐의가 세 번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권성수 김선희 임정엽 부장판사)는 14일 상습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8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이씨는 대기업 회장의 배우자라는 지위에 있는 반면 피해자들은 운전기사나 자택 관리자 등으로 이씨의 부당한 행위를 감내할 수밖에 없는 지위였다”며 “다만 이씨가 책임을 인정하고 있으며 모든 피해자들과 합의해 피해자들이 이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순간적 분노를 표출하는 과정에서 범행했을 뿐 계획적이지 않았던 점, 상해 정도가 심하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2011년 1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운전기사 등 자택에서 일하는 직원 9명에게 총 22차례 소리를 지르며 욕하거나 손으로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경비원에게 전지가위를 던지고 구기동 도로에서 차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며 운전기사를 발로 차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전체 혐의 가운데 3건은 피해자가 실제로 상해를 입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봐 무죄로 판단했다. 한편 이 전 이사장은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해외에서 구입한 명품백 등 개인물품을 밀수한 혐의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메밀밭’ 지나 만난 모던보이… 평창에 깃든 이효석 문학혼

    ‘메밀밭’ 지나 만난 모던보이… 평창에 깃든 이효석 문학혼

    “돌밭에 벗어도 좋을 것을,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러 물방앗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이상한 일도 많지. 거기서 난데없는 성 서방네 처녀와 마주쳤단 말이네. 봉평서야 제일가는 일색이었지.”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한여름 밤의 객줏집 토방 더위를 견디다 못해 등목을 하러 나간 개울가에서 하필이면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닭에 물레방앗간으로 들어가고야 만 허생원이란 사내가 있다. 지금에야 허생원이라는 호칭이 어울리지만 20여년 전에는 어디 그랬을까. 여름도 여름이거니와 혈기 왕성한 젊음 자체가 더위를 한층 더 못 견디게 했을 밤이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 대체 달이 얼마나 밝으면 한밤중에 개울가에서 옷도 못 벗을 정도였을까. 아니면 그곳에 있는 어떤 여인의 기척을 듣고 끌리듯 들어가게 된 사내의 겸연쩍고 뒤늦은 핑계였을까. 달보다 더 환한 그이가 하필이면 ‘봉평서 제일가는 일색’이고 우는 낯빛이니 그야말로 선뜻 달래 주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어쩌면 뻔한 운명. 그런 밤에는 그 여인이 아닌 누구라도 우는 모습을 달래 줬을 터이지만, 하필 그 여인이라는 이 얄궂은 소설적 장치라니. 소설은 그 둘을 밤새 물레방앗간에 머물게 한 뒤에 다음날 아침이 채 밝기도 전에 허생원을 도피시킨다. 둘만의 꽃잠을 뒤로하고 줄행랑친 사내 대신 홀로 남겨진 여인은 달도 차지 못한 아이를 낳고 친정에서마저 내쳐진다. 핏덩이 아이와 함께 도망 나온 미혼모의 삶이야말로 우리가 흔히 짐작할 수 있는 고난 그 자체였을 터. 지금이라면 온갖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배드 파더스 같은 사이트에 올려라도 두겠지만, 때는 바야흐로 1920년. 장돌뱅이는 장돌뱅이대로, 객줏집 주모가 된 애 딸린 여인은 여인대로의 신산한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애석한 소설의 흐름이 있다. 그리고 그 문장들을 내내 달빛과 그것을 되비춘 메밀꽃밭이 있다.●여름이면 생각나는 ‘메밀꽃 필 무렵’ 달 아래서 소금을 흩뿌려 놓은 듯 빛나는 메밀밭을 뒷배로 둔 물레방앗간 서사가 올여름에도 돌아왔다. 아니 메밀꽃이 피는 시기여야 하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노을을 등에 지고 걸어오는 장터의 당나귀들처럼 슬며시 오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다 달빛이 너무 이지러져서 메밀밭이 소금을 흩뿌려 놓은 듯이 밝았던 까닭이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사 모든 일들은 다 햇빛 아래서, 달빛 밑에서 이루어지는 것들 아니겠는가. 개울가와 메밀밭이 오밤 중에도 대낮처럼 밝았던 까닭이라는 미문을 등에 지고 허생원과 동이가 왼손을 휘두르며 아직도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강원도 평창 아니 봉평의 풍경이다. 순전히 소설가 이효석이 그려 놓은 메밀꽃밭을 찾으러 객줏집과 개울가 그리고 물레방앗간을 보러 다녀왔다. 호는 가산, 평창 봉평면에서 출생한 이효석은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를 거쳐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숭실전문학교, 대동공업전문학교 교수로 재임했다. 1928년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구인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미문을 활용한 심미주의적 문학관과 프롤레탈리아적 세계관으로 고향 마을 농민들의 신산한 삶을 여실히 그려 낸 작품들로 유명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메밀꽃 필 무렵’과 ‘수탉’, ‘돈’을 포함해 ‘해바라기’, ‘황제’, ‘화분’, ‘벽공무한’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평창·평양·서울 오가며 인간 배경에 천착 이효석의 삶은 고향인 평창과 서울 그리고 평양으로 이어지는데 그는 서울 살이의 피폐함과 도시민의 향수 그리고 고향을 주요 배경으로 한 향토적인 내용의 소설을 주로 쓰며 인간의 삶과 배경에 관해 천착했다. 그리하여 그의 작품세계는 시가지와 농촌, 향수와 도시의 삶에 대한 동경이 교차해 나타난다. 어느 한 가지에 집중된 시선보다는 사회의 여러 모습에 고루 눈을 돌렸으며, 고향 마을의 가난하고 피폐한 삶일지언정 그들의 삶을 바라보는 데 어떤 잣대를 들이대지도 않았다. 미학적인 문장과 인간에 대한 애정을 보다 깊이 있게 드러내고자 했다. ‘동반자 작가’ 운동에도 참여하면서 유진오, 채만식, 유치진 등과 함께 한국에서도 계급주의 문학 운동이 왕성하게 일어나게 기여했다. 그의 소설이 핍진한 삶과 인간 군상들이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보다 매혹적인 문장으로 그려지는 이유인 셈이다. 봉평과 경성을 오가며 보낸 유년기와 경성과 평양을 오가며 직접 경험한 삶의 여러 모습들이 대상에 대한 감각적이고도 섬세한 묘사 능력이 뛰어난 소설을 쓰게 하는 데 큰 지향점이 돼 주었던 듯싶다. 1942년 5월 25일 병으로 세상을 뜨기 전까지도 그는 소설을 썼고, 사람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했다. 그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삶에 대한 진정성을 놓지 않은 작가로 추앙되는 이유다. 그에 대해 이리 자세히 쓰는 이유는 ‘나는 과연 작가 이효석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 때문이었다. 작가가 되기 전에는 국어 교과서의 지문과 언어영역 문제집에서 문제를 풀었고, 한컴타자교사의 ‘메밀꽃 필 무렵’을 타자 연습 삼아서 필타했다. 또 효석 백일장에서는 땡볕에 앉아 시제를 기다리던 습작 시절의 일도 뇌리를 스쳤다. 살면서 이래저래 너무 많이 들은 작가의 이름과 작품명,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는 ‘메밀밭’의 서사 덕분에 오히려 소설가 이효석을 더 모르고 지내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였다. 소설을 쓰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 돼서도 그 사정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이효석 문학상 수상 작품집’의 작품들을 찾아 읽거나 ‘효석 백일장’에서 학생들이 몇 명 정도 입상을 했는지 묻는 사람이 돼 있기도 한 실정이었다. 그래서 더 가보고 싶었다. 아니 가봐야 했다. 내가 아는 소설가 이효석은 원두 커피를 아주 사랑해서 서울과 평양, 평창을 오가며 원두를 구했다는 커피 애호가이자 축음기로 LP를 듣는 것이 취미고 프랑스 여배우를 좋아하기도 한, 스키가 취미인 멋쟁이였다. 이효석 선생의 커피 이야기는 내 단편소설 ‘커피 다비드’(‘유빙의 숲‘, 문학동네)에도 실려 있다. 직접 로스팅을 하고 커피를 내려 마시는 내가 이효석 선생을 만난다면 가장 먼저 건네고 싶은 원두는 케냐AA 피베리다. 홀빈(Hole Bean)인 까닭에 숙성도 오래 걸리지만 커피의 진주 혹은 에센스라고 불릴 정도로 맛과 향미가 뛰어난 원두이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봉평 메밀꽃 주변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싶다. “그 여인을 꼭 그렇게 불행하게 만들어야 했나요.” “그런데 나중에 허생원이랑 다시 잘 되나요?”●마을 어귀서부터 느껴지는 ‘이효석 마을’ 봉평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곳이 이효석의 고장, 메밀꽃 군락이구나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봉평 장터와 효석문화마을 어귀에서부터 달려드는 여러 가지 글자들은 모두 이효석과 ‘메밀꽃 필 무렵’을 가리켰다. 동이네, 물레방앗간, 메밀꽃, 충주집, 허생원, 효석로, 효석공원 등등의 상호명들이 즐비해 있던 탓이었다. 그야말로 ‘이효석을 위한, 이효석에 의한’ 마을이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괴테 생가와 괴테 로가, 체코의 프라하에는 카프카 생가와 그 마을이 있다. 셰익스피어와 몽고메리, 헤르만 헤세, 카뮈 등 세계적인 문호들이 나고 자란 곳에는 어김없이 그들을 기리는 거리와 생가, 도서관을 비롯해 그의 문학을 경외하고 기념하려는 것들로 넘쳐난다. 나 역시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꼭 빼놓지 않고 찾아보았던 여행지들 중에 하나가 작가들의 생가와 그들이 특히 자주 드나들었다던 카페(그곳에서 마시던 음료)와 거리였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 장소를 꼽는다면 단연 평창의 이효석 문화마을이 아닐까. 문인들의 거리를 따라 대한민국 작가 로드맵을 만들어 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코로나19로 생활과 마음이 위축돼 있어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는 시대다. 선뜻 어디를 나서기도, 습관처럼 방학 때마다 미리 사둔 비행기 티켓을 꺼내 볼 수도 없는 날들이 돼 버렸다. 그때 책장에 있는 이효석의 책 한 권을 뽑아 들고 문득 평창으로 ‘홀로라도’ 훌쩍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격리를 해야 하는 때에는 책으로 여행을, 그리고 잠시 바람을 쐬어야 할 적에는 그 책을 배경으로 한 마을에서 작가와 작품을 보다 현실감 있게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추천해 본다. 선뜻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에 문득 어디라도 가고 싶을 적에는 봉평으로 그리고 이효석의 문장 속으로 물레방아가 물을 휘감아 돌듯이 그렇게. 그러다 보면 길 위에서 허생원을 만날 수도, 왼손잡이 동이를 만날 수도 있겠다. 그들과 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면 넌지시 고향을 물어볼 수도 있는 일 아니겠는가. 혹시 어떤 인연을 만나게 될 수도 있잖은가. 어떤 사랑은 그렇게 시작될지도 모른다. 그 옛날의 허생원과 성처녀의 그 마음처럼 말이다. 활짝 핀 메밀꽃밭을 배경으로, 달빛 아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한없이 휘도는 물레방앗간에서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다. 올여름과 가을에는 각자의 메밀꽃밭과 물레방앗간으로 떠나보시길. 소설가 이은선
  • 故 최숙현법 발의…부친 “지옥인 줄 알았으면 안 보냈다”

    故 최숙현법 발의…부친 “지옥인 줄 알았으면 안 보냈다”

    지도자와 선배 등의 폭행, 가혹행위 등을 참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가 “사과조차 없는 가해자들은 법적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영희씨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느라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최씨는 “숙현이는 어릴 때부터 스포츠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강했다. 트라이애슬론 청소년 대표와 국가대표까지 지낼만큼 스포츠를 사랑했다”면서 “세상 어느부모가 자식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지 말라고 막을 수 있겠나. 한평생 농사를 지으면서 딸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보고 사는 것이 삶의 유일한 낙이자 행복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이 숙현이에게는 지옥과 같은 세상이었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았더라면 절대 보내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딸이 힘들어할 때마다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의 말만 믿고 타일러서 이겨내 보라고 잔소리한 것이 너무나 한이 맺힌다”고 덧붙였다. 아버지 최 씨는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고(故) 최숙현법’을 고인의 아버지 최영희 씨와 함께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이용 의원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영희씨와 나란히 섰다. 이 의원은 “현행 국민체육진흥법상 체육계 성폭력 및 폭력 문제 전담기관인 스포츠윤리센터 설립에 관한 규정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돼 올해 8월부터 정신 운영될 예정이지만, 피해자 보호와 권한이 매우 제한적”이라며 “대표 발의할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에 긴급 보호가 필요한 신고자나 피해자를 위해 임시 보호시설을 설치, 운영하도록 하고, 2차 가해를 금지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폭력이나 성폭력 신고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피해자 보호 조치를 하고, 즉시 조사에 착수하도록 할 것이다. 스포츠윤리센터가 목적대로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체육 단체 및 사건 관계자 등에 대한 조사 권한을 주고, 이를 방해할 경우 징계를 요구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영희 씨는 “숙현이의 외롭고 억울한 진실을 밝히는 데 도와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숙현이법’이 반드시 국회에서 통과하도록 힘을 모아 달라”면서 “딸의 문제가 정치적으로는 이용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춤판 워크숍’ 비판한 소상공인연합회 노조…“박영선 장관이 사태 해결 나서길”

    ‘춤판 워크숍’ 비판한 소상공인연합회 노조…“박영선 장관이 사태 해결 나서길”

    ‘술판·춤판’ 워크숍 사태 일으킨 소상공인연합회 집행부가 내부 비판에 직면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 노동조합은 10일 최근 집행부가 부적절한 워크숍을 진행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태는 평소 독단적으로 업무를 처리해온 현 집행부의 자세로 인해 미리부터 예견되었던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주무부처인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께서 직접 이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정치적 고려보다 소상공인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향상을 위해 설립된 소상공인의 대표단체 소상공인연합회를 올곧게 바로 세우는 것이 소상공인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것을 앞서 고려해달라”면서 “정식으로 장관께 면담요청을 드린다”고 했다. 중기부에서 예산을 지원받는 법정경제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는 워크숍 명목으로 지난달 25~26일 강원도 평창의 한 호텔에 가수들을 초대해 ‘술판’과 ‘춤판’을 벌였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됐지만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참석자들 중 일부는 무대 앞으로 몰려나와 어깨동무를 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의 방역 수칙을 무시했다. 논란이 커지자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회장은 지난 3일 회원들에게 사과문을 보내 “사려깊지 못햇다.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지만 비판은 계속됐다.소상공인연합회 노조는 “국민 세금으로 술판, 춤판 논란으로 확산된 이번 워크숍에 저희 사무국 직원들은 코로나19 시국과 여론 상황 등을 고려하여 여러 번 고언을 집행부에 전달했지만 묵살됐다”면서 “집행부만의 결정으로 직원들도 제대로 진행 여부 조차 모른 채 공연팀이 섭외되는 등의 일련의 과정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소상공인연합회의 신뢰가 처참히 무너져 내렸다”면서 “당장 내년 예산 삭감 논의로 이어져 소상공인연합회를 열정을 다해 지켜온 직원들의 처지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 처참한 상황에 대해 소상공인연합회 사무국 노조는 참담한 심정을 감출 길 없으며, 이에 대해 현 집행부가 명확히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임을 강조한다”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상공인연합회는 합리와 민주적 원칙이 작동되는 건강한 단체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포토] 마스크 착용한 마스코트

    [포토] 마스크 착용한 마스코트

    강릉과 동해시 지역 해수욕장을 제외한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이 문을 열고 운영에 들어간 10일 속초해수욕장 입구에 설치된 2018 평창올림픽 마스코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홍보를 위한 마스크가 씌워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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