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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림픽 빛 보기 전에 눈덩이 빚 내는 평창

    올림픽 빛 보기 전에 눈덩이 빚 내는 평창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들어갈 자금이 부족해 강원도가 지방채 발행을 늘리고 있어 벌써 재정 파탄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17일 강원도에 따르면 정부와 조직위원회가 맡아야 할 수천억원대의 올림픽 개·폐회식장의 건립과 운영 주체를 강원도가 맡게 되면서 천문학적인 부담을 안게 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한 유치신청서(비드파일)에는 2018 평창올림픽 관련 사업에 대해 대회 필수 시설인 경기장과 진입도로는 강원도가 맡고 개·폐회식장이 포함된 ‘올림픽플라자’와 국제방송센터(IPC), 메인프레스센터(MPC) 등 대회운영 관련 시설은 평창조직위원회가 사업 주체를 맡기로 했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민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조직위가 맡아야 할 재정 부담이 고스란히 강원도 부담으로 돌아오게 됐다. 개·폐회식장이 포함된 올림픽플라자 건설에는 사업비 1397억원이 소요되며 이 가운데 개·폐회식장 건설에만 622억원이 필요하다. 애초에는 조직위가 모두 맡아야 했지만 자금 부족과 촉박한 공사기간 등을 이유로 도가 건립과 운영을 맡기로 한 것이다. 그것도 최근에는 50%를 강원도 부담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도는 155억 500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할 형편이다. 올림픽 경기장 6993억원, 경기장 진입도로 3552억원 등 모두 1조 545억원의 사업비 가운데 국비 부담(7731억원)을 제외한 지방비 부담은 2814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대회 관련 시설에 포함되지 않은 환경정비사업, 문화·환경올림픽 추진 사업 등을 포함하면 최소 4000억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도는 내년도 1200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을 승인받아 평창동계올림픽 분야에 78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2016년에도 1000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이 예정돼 있다. 강원도 지방채 발행은 올해까지 5800억원이며 내년도에는 6330억원으로 늘어나 동계올림픽으로 인한 빚은 눈덩이처럼 늘어나게 됐다. 더 큰 문제는 경기장에 대한 사후활용 운영비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연간 운영비가 80억~120억원으로 추산되면서 결국 경기 뒤 철거로 방향을 잡았다. 평창에 건립되는 슬라이딩 센터 역시 연간 운영비는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겨울올림픽 이후 연간 수백억원으로 추정되는 시설 운영비를 도가 감당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벌써 대회를 반납하자는 주장이 흘러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기찬 도의회 경제건설위원장은 “동계올림픽 부채가 도민 부담으로 돌아오면 안 되는 만큼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도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한국 스키 르네상스 이룰 것”

    “한국 스키 르네상스 이룰 것”

    신동빈(59)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 스키계를 이끌어 갈 수장에 선출됐다. 신 회장은 11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대한스키협회 대의원총회에서 제20대 회장선거에 단독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총회에는 재적 대의원 18명 중 17명이 출석해 만장일치로 신 회장을 선출했다. 이로써 신 회장은 지난해 11월 윤석민 제19대 회장(SBS미디어홀딩스 부회장)이 물러난 이후 1년 동안 비어 있던 대한스키협회장을 맡게 됐다. 임기는 윤 전 회장의 잔여 임기인 2017년 초까지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차남인 신 회장은 1955년 일본에서 태어나 대학도 일본에서 다녔다. 스키를 즐기며 실력도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에 회장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스키 활성화에 이바지하라는 뜻으로 알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창 시절부터 스키 선수로 활동했을 만큼 애정이 각별하다”면서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동계올림픽 스키 종목에서 메달이 나온 적 없는데 대한민국 스키의 르네상스를 반드시 이뤄 내겠다”고 강조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에 힘 보태게 돼 설레요”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에 힘 보태게 돼 설레요”

    “다시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힘을 보태게 돼 기쁘고 설렙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를 맡은 ‘피겨 여왕’ 김연아(24)는 4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홍보대사 역할을 맡겨 주셔서 영광”이라며 “동계 스포츠인이자 더 나아가 한국인으로서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도 홍보대사를 맡았던 그는 “3년 전 대회 유치를 위해 활동했던 일들이 어제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며 “그때 평창이 올림픽 개최지로 발표되던 순간의 기억이 아직 남아 있다”고 회상했다. 그는 활동 계획에 대해 “3년 이상 남은 기간이 어떻게 보면 길기도 하지만 짧은 시간이기도 해 국민 여러분께서 동계 종목에 더 많은 관심을 두도록 힘쓰겠다”고 답했다. 2010년 밴쿠버대회 올해 소치대회에 선수로 출전했던 그는 “평창 때는 선수 출신 일반인으로 대회를 맞이하게 됐다”고 웃으며 “최고의 올림픽은 선수들이 주인공이 돼서 불편함 없이 경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평창동계올림픽도 선수들이 자신의 경기력을 펼칠 환경을 갖춘다면 최고의 대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번 홍보대사 임명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도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2016년 하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위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언급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제가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겠다고 명확히 얘기한 적도 없고,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조양호 대회 조직위원장은 “선수 출신으로서 선수 지원 등에 대한 설명을 잘해 준다면 조직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역 시절 세계를 제패한 김연아 선수의 노력과 열정이 홍보대사 활동으로도 이어지기를 바란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올림픽 숙박특구 지정으로 설악동 부활을”

    “올림픽 숙박특구 지정으로 설악동 부활을”

    “설악산을 끼고 바다와 호수, 항구가 어우러진 속초를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변모시키겠습니다.” 이병선(51) 강원 속초시장은 22일 금강산 관광 중단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해안 북부권 중심지 속초지역을 ‘대한민국 최고의 산악·해양 관광거점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갖췄지만 인프라 구축 등 개발에서 밀려 상대적으로 낙후된 도시를 다시 살리는 데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 시장은 “침체된 설악동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숙박특구로 지정해 겨울올림픽 관광거점 배후도시로 재개발하고 외옹치 속초 롯데리조트 개발사업, 대포항·청초호 요트마리나 조성사업 등 대규모 민자유치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도시재생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설악동 숙박특구 지정이 발 빠르게 논의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과 국제경기연맹, 보도진 등이 사용할 객실만 2만 4000실에 이르고 대회 운영 인력 4만명 등 하루 12만실의 필요한 객실 수요를 설악동으로 끌어 오겠다는 심산이다. 이 시장은 “속초지역에는 호텔과 휴양콘도, 각종 연수원 시설, 모텔 등 다양한 대규모 숙박시설이 있고 속초~양양 고속도로까지 개통되면 평창올림픽스타디움까지는 50분대, 강릉선수촌까지는 30분대로 이동시간이 단축돼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낙후된 설악동을 중심으로 한 인근 권역의 올림픽 숙박특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광거점도시’를 위해 추진하는 외옹치지역 롯데리조트 조성사업과 대포항·청초호 요트마리나 조성사업도 역점 추진한다. 시유지 매각 25년 만에 지난 8월부터 본격 추진되는 대포동 외옹치 롯데리조트 개발사업은 7만 5964㎡의 부지에 18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지상 10층 규모로 총 431개 객실이 들어서 속초시의 랜드마크가 될 예정이다. 이 시장은 “대포항·청초호 요트마리나 시설까지 조성되면 속초를 중심으로 한 강원 영동권이 러시아와 일본을 왕래하는 동북아 마리나 허브도시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사설] 평창올림픽, 인천AG에서 교훈 얻으라

    인천 아시안게임이 그제 폐막했다. 대회 일정으로 따지면 16일에 불과한 열전의 드라마였으나 2005년 대회를 유치한 인천으로서는 장장 9년에 걸친 대역사의 막을 내리게 된 셈이다. 여느 대회나 마찬가지로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역시 뚜렷한 명과 암을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경기력 차원에서 비인기 종목의 분전으로 종합 2위 목표를 무난히 달성한 점은 모든 국민이 축하할 일이다. 경기 외적으로도 ‘안전’과 ‘환경’에 있어서 좋은 점수를 줄 만했다. 아시안게임으로는 처음 국제표준화기구(IS0)로부터 친환경 국제인증을 받음으로써 친환경 스포츠 제전의 모델이 된 점은 의미가 크다. 스포츠 불모국들에 대한 자금 지원으로 스포츠 외교의 지평을 넓힌 점도 평가할 일이다. 인천의 도시기반과 브랜드가 한 단계 도약하게 된 점도 성과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회 막판 북 최고위급 인사들의 갑작스러운 방한으로 남북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게 된 점은 스포츠 축제만이 안겨줄 수 있는 망외의 기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초반부터 대회 조직위원회의 미숙한 운영이 불거지는 등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특히 인천시 재정규모를 뛰어넘는 과잉 시설투자의 부작용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비 지원분을 제하고 지방채 발행으로 조달한 1조 7224억원의 경기장 건설 비용에다 도시철도 건설비 등을 얹어 내년부터 한 해 5400억원의 원리금을 갚아나가야 한다. 대회 개최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점진적으로 발생하는 데 비해 당장은 재정 압박이 인천시민들에게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정부와 인천시가 함께 고민해야 할 과제다. 인천 아시안게임의 명암을 4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올림픽의 반면교사로 삼는 지혜가 절실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어제 평창을 찾아 크게 우려했듯 지금 평창 올림픽 준비는 동맥경화에 걸려 있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지지부진하다. 주경기장은 설계조차 안 돼 있고, 도로나 숙소 등 기반시설도 무엇 하나 제대로 준비되는 게 없다. 국가적 관심도가 아직 낮은데다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사정도 있겠으나 강릉과 평창 간 스케이트장 건설 논란 등 소지역주의 갈등도 한몫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회 준비보다 더 걱정되는 건 대회 이후의 청사진이다. 아무 계획도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창올림픽이 강원도의 재앙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치권의 관심도 절실하다. ‘식물위원회’ 소리를 듣는 대회 조직위를 전면 개편, 파견공무원 수를 줄이고 민간 전문가를 대거 영입해 올림픽 준비와 대회 이후의 청사진을 다시 짜는 일이 그 첫걸음이어야 한다.
  • 한국 아이스하키 평창 간다

    한국 아이스하키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본선 출전의 꿈을 마침내 현실로 만들었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집행위원회는 19일 스페인 테네리페에서 열린 총회에서 2018년 평창대회 아이스하키의 대회 진행 방식을 확정, 한국 남녀대표팀에 개최국 자격의 본선 출전권을 부여했다. 이로써 한국 아이스하키는 사상 최초로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르는 감격을 누리게 됐다. 대회 남자부 본선에는 총 12개 팀이, 여자부에는 8개 팀이 출전해 조별리그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메달의 주인공을 가린다. 남자부에서는 개최국 한국과 2016년 IIHF 랭킹 1~8위 팀이 직행하고 남은 3개 팀은 IIHF 랭킹에 따라 단계별 예선전을 거쳐 결정된다. 여자부의 경우 개최국 한국과 2016년 IIHF 랭킹 1~5위 팀에 본선 직행권이 주어지고 올림픽 예선을 통해 2개팀이 본선에 합류한다. 지난해 1월부터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이끈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경기력 향상을 전제조건으로 2010년 밴쿠버대회부터 없어진 개최국 자동출전권 부활을 위해 총력전을 펼쳐 왔고, IIHF는 평창올림픽 준비에 한층 힘을 실어주겠다며 이날 자동출전권 부여를 전격 결정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강원 “평창올림픽 특수 함께 누려요”

    강원 “평창올림픽 특수 함께 누려요”

    강원도가 평창과 강릉, 정선에 머무를 2018 평창동계올림픽 관광 특수를 강원의 전체 18개 시·군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전략 마련에 나섰다. 도는 이를 위해 ‘올림픽 개최 전후와 연계한 특별 관광마케팅 기본전략’을 수립했다고 22일 밝혔다. 우선 내년까지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을 대상으로 3~4개의 전략 관광상품을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2016년까지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올림픽 특별 관광상품을 출시하는 등 올림픽 전해인 2017년까지 강원 관광의 브랜드화·국제화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기본전략은 3개 분야 11개의 맞춤형 추진과제로 설정했다. 올림픽 관광 수요창출 기반 조성을 위해 내년에 강원 관광 대표 슬로건을 공모해 브랜드화하고 올림픽 개최 도시를 제외한 15개 시·군별 올림픽 관광콘텐츠 사업을 선정해 집중 육성한다. 시·군 및 업계의 공조를 끌어내기 위한 상설협의체도 구성한다. 기존 상품을 보완해 올림픽 대표 관광상품으로 육성하고 도내 권역별로 패키지화, 볼거리 다양화를 위한 올림픽 연계 지역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빠른 시일 내에 시·군, 올림픽조직위원회, 한국관광공사, 여행업계, 연구기관 등과 관계기관 회의를 거쳐 세부계획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유재붕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동계올림픽 개최 효과가 특정 지역에만 집중돼선 안 된다”며 “양양국제공항의 활성화 효과로 도내 관광시장이 다변화하고 호텔, 콘도 등 관광인프라에 대한 국내외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본 계획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늦여름 독차지…늦은 휴가 준비하는 당신, 강원도 평창이 답이다

    늦여름 독차지…늦은 휴가 준비하는 당신, 강원도 평창이 답이다

    늦여름 휴가를 즐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절정의 피서철을 피하자는 이도 있겠고, ‘순번’에서 밀려 어쩔 수 없이 늦은 휴가를 택한 이도 있겠다. 어떤 경우든 극성수기만 피하면 한결 여유롭게 쉴 수 있다는 건 분명하다. 늦여름 휴가를 계획하는 당신, 강원 평창에 주목하시라. 물 맑은 계곡과 청량한 공기 가득한 숲이 곳곳에 널려 있다. 피서객 사라진 계곡을 독차지하는 호사도 누릴 수 있다. 눈이 삐었다. 엉뚱한 것에 시선을 빼앗겨 정작 봐야 할 걸 못 봤으니 말이다. 장전계곡 이야기다. 몇 해 전 장전계곡을 찾은 적이 있다. 한데 당시엔 상류 쪽의 이끼계곡에만 온 신경이 쏠려 있었다. ‘장전계곡=이끼계곡’이란 등식만 유효한 줄 알았던 거다. 그 탓에 이끼 뒤덮인 푸른 계곡을 찾아 오르느라 정작 아래쪽의 아름다운 공간들은 그냥 흘려보내고 말았다. 평창은 발왕산(1458m), 선자령(1157m) 등의 명산에 둘러싸인 고을이다. 산이 높으니 계곡이 깊은 건 당연한 노릇. 맑은 물 흐르는 보석 같은 계곡들이 즐비하다. 장전계곡은 그중에서도 앞줄에 선다. 장전계곡을 흐르는 물줄기는 가리왕산에서 발원해 오대천으로 흘러간다. 듣자니, 장전계곡도 오래전엔 ‘한가락’ 했단다. 그러니까 이끼계곡으로 이름을 날리기 전부터 빼어난 계곡미로 수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는 것이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여름이면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지금은 피서객들의 발길이 뜸한 편이다. 장전계곡에 들면 입이 떡 벌어진다. 맑은 물이 쉼없이 흘러간다. 과장 좀 보태면, 물길을 따라 수m에 하나씩 푸른 빛의 소(沼)가 형성된 듯하다. 수량이 부족해 조그만 물웅덩이마다 사람들로 북적대는 수도권 인근의 계곡은 도무지 댈 게 못 된다. 긴 가뭄에 인근 계곡의 물줄기가 형편없이 쪼그라들 때도 장전계곡만큼은 늘 가득 물을 품고 있다. 계곡가의 짙은 숲엔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물이 뿜어내는 냉기 때문이다. 그 덕에 숲에 들면 더위쯤은 단박에 사라지고 만다. 계곡물은 차다. 발을 담그면 금세 발가락이 오그라들고, 몸을 담그면 채 1분을 버티기 어렵다. 물웅덩이 주변엔 반석이 잘 형성돼 있다. 책을 읽으며 쉬거나 물놀이를 하기에 딱 좋다. 이끼계곡은 장전계곡 최상류에 있다. 계곡 초입에서 3㎞쯤 떨어졌다. 크고 작은 바위를 뒤덮은 초록 이끼 사이로 맑은 계곡수가 쏟아져 내리는 모습이 일품이다. 다만 관광객의 답압 등으로 이끼가 말라죽는 경우가 잦으니 각별히 조심하는 게 좋겠다. 막동계곡은 장전계곡에서 300m 정도 떨어져 있다. 계곡 초입의 아름다운 삼단폭포로 이름을 알린 곳이다. 두 계곡 간의 거리는 가까워도 계곡수가 발원한 곳은 전혀 다르다. 장전계곡은 가리왕산, 막동계곡은 백석산에서 발원한다. 두 계곡을 거친 물줄기는 오대천에서 합류한다. 막동계곡의 규모는 장전계곡보다 작다. 하지만 3㎞ 남짓 이어지는 계곡은 깊다. 당연히 깊은 골짜기를 지나쳐온 물 또한 맑고 차다. 계곡의 규모에 견줘 수량도 풍부한 편. 1급 청정수에서 서식하는 물고기들이 이 물 아래에서 헤엄치며 논다. 막동계곡의 첫손 꼽히는 명당은 삼단폭포 아래다.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면서 일으킨 바람과 물안개로 늘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호사가들은 이 폭포수를 두고 ‘산삼 썩은 물’이라 부른다고 한다. 물길 위쪽, 그러니까 백석산의 돌과 흙, 그리고 식물의 뿌리 등 ‘필터’를 거치는 동안 자연적으로 정화된 물이란 뜻일 터다. 폭포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계곡은 깊어진다. 접근이 어려운 곳도 있지만, 펜션이나 산방 등 건물 주변의 소는 사람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원시적인 느낌을 준다. 인적 드문 곳을 찾는다면 원당계곡이 제격이다. 백덕산(1350m)에서 발원해 평창강으로 흘러가는 물줄기가 만든 계곡이다. 전체 길이는 6㎞ 남짓. 그 가운데 덕말~용소골 사이 약 2㎞ 구간은 7년여 동안 자연휴식년제로 출입이 통제되다 지난해 해제됐다. 계곡엔 연둣빛 감도는 맑은 물이 쉼 없이 흘러간다. 발만 담근 채 탁족을 즐겨도 좋고, 냅다 뛰어들어 계곡과 하나가 되는 것도 나무랄 데 없다. 원당계곡 아래쪽의 뇌운계곡은 래프팅 등 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주로 찾는다. 계곡이라고는 하나 사실상 평지를 흐르는 강과 다름없어 피라미 낚시 등 레저활동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흥정계곡은 가장 널리 알려진 명소다. 계곡 주변 도로에 빈틈없이 들어찬 펜션들이 이를 방증한다. 찾아가기 쉬운 만큼 사람 손도 많이 탔다. 10여년 전만 해도 귀틀집을 볼 수도 있었다는데, 지금은 옛 흔적을 찾기 어렵다. 다만 한여름에도 15도를 넘지 않을 정도로 시원해 여름 나기엔 그만이다. 호젓한 곳을 찾는다면 계곡 끝자락의 무이초등학교 흥정분교까지는 가야 한다. 박지산 자락의 신기계곡은 삼복더위에도 발을 오래 담그지 못한다는 곳. 올여름 유난히 수량이 부족한 탓에 여태 제 모습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현지 주민들이 ‘강추’하는 숨은 피서지다. 이 시기에 둘러볼 만한 명소 하나 덧붙이자. 청옥산(1256m)이다. 정상 언저리까지 포장이 잘 돼 있어 승용차로도 너끈하게 오를 수 있다. 청옥산에선 두 곳을 잊지 말고 돌아봐야 한다. 먼저 자작나무숲. 회동리 쪽에서 오르면 만날 수 있다. 숲은 그리 넓지 않은 편. 줄 지어 선 자작나무가 펼쳐내는 조형미가 빼어나다. 국유림 지역이라 훼손 행위가 일절 금지돼 있어 변변한 산책로 하나 조성되지 못했다. 다소 불편해도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돌아봐야 한다. 육백마지기도 인상적이다. 청옥산 정상 바로 아래의 대규모 고랭지 배추밭이다. 기온은 낮고 바람은 세차 천혜의 ‘풍욕장’(風浴場)이라 할 만한 곳이다. 8월 말이면 잘 여문 배추들이 이채로운 풍경을 펼쳐낸다. 배추밭 사이사이엔 다양한 종류의 들꽃들이 피어 분위기를 돋운다. 글 사진 평창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지역번호 033)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을 나와 우회전, 진부시내를 지나 정선 방향 59번 국도를 타고 곧장 가면 오른쪽으로 막동계곡으로 드는 입구가 나온다. 초입의 삼단폭포가 워낙 도드라져 찾기는 어렵지 않다. 장전계곡은 막동계곡에서 5분 거리에 있다. 흥정계곡은 영동고속도로 면옥 나들목으로 나오는 게 빠르다. 봉평면 이효석 기념관을 지나 허브농원 방향으로 흥정계곡이 이어진다. 원당계곡은 둔내 나들목으로 나와 42번 국도를 타고 평창 방면으로 가다 평창농협산지유통센터를 지나 우회전, 뇌운계곡 방향으로 가다 하일교 방향으로 우회전해 곧장 올라가면 된다. →맛집 들메가든(333-5245)은 상계탕(桑鷄湯)으로 이름난 집이다. 뽕나무를 넣고 끓인 토종닭이 담백하면서도 쫄깃하다. 대화리에 있다. 평창 전통음식을 맛보겠다면 평창올림픽시장을 찾으면 된다. 십 수개의 부침개집이 경쟁을 하고 있는데 저마다 ‘수십년 내공’을 자랑한다. 어느 집을 들어가도 메밀전병, 김치전 등 담백한 토속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땀띠공원 맞은편의 평창한우마을 대화점(332-8300)은 질 좋은 소고기를 비교적 저렴하게 내는 집이다. 영동고속도로 진부나들목 부근의 부일식당(335-7232)은 산채백반이 유명하다. →잘 곳 가족 단위라면 휘닉스파크 리조트를 추천할 만하다. 봉평 읍내 인근의 솔섬오토캠핑장(333-1001)은 캠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곳. 흥정계곡 주변에 펜션들이 늘어서 있다. 이 가운데 허브솔 펜션(334-4445)은 복층식 구조의 목조 주택으로 가족들이 묵어 가기에 맞춤하다. 평창군 홈페이지(www.yes-pc.net)에 다양한 펜션들이 올라 있다.
  • 김진선 사퇴 이유 “외압 없었다”고 하지만…경질이냐 모종의 정치적 배경이냐

    김진선 사퇴 이유 “외압 없었다”고 하지만…경질이냐 모종의 정치적 배경이냐

    ‘김진선 사퇴이유’ 김진선 사퇴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산파 역할을 했던 김진선 조직위원회 위원장이 21일 전격 사퇴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이 물러날 것이라는 소문은 지난주부터 조금씩 흘러나왔지만 2011년 10월 초대 조직위원장을 맡은 그가 실제로 이렇게 사퇴하리라고는 쉽게 짐작하기 어려웠던 터다. 김 위원장은 2011년 10월 초대 조직위원장을 맡아 지난해 10월 연임에 성공, 2015년 10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준비 당시 초대 조직위원장이었던 김용식 씨가 1981년 11월부터 1983년 7월까지 위원장 역할을 한 것에 비해서는 장수한 편이지만 갑작스러운 사퇴에 그 이유를 궁금해하는 시선이 많다. 김 위원장은 이날 ‘사임 인사와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퇴 변을 통해 “동계올림픽 준비는 후반기로 접어든 반환점”이라며 “새로운 리더십과 보강된 시스템에 의해 조직위원회가 앞으로의 과제에 대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물러나기로 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강원도지사 시절부터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 전력을 기울였고 이후 유치 특임대사,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열정을 불태워온 김 위원장이 이렇게 급작스럽게 물러나게 된 이유치고는 너무 평범하다는 것이 체육계의 평가다. 실제 이날 김 위원장이 임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작별 인사를 할 때 일부 직원들은 아쉬움에 눈시울을 붉히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에 따라 최근 조직위가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문동후 전 부위원장이 물러나는 등의 분위기와 연장 선상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또한, 일각에서는 ‘최근 3년간 조직위 자체 수입이 없었다’며 부실 운영을 이유로 사실상 경질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평창조직위가 이달 초 KT, 영원아웃도어 등과 거액의 후원 계약을 맺는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던 상황이라 부실 운영이 문제가 됐다는 관측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김 위원장 스스로 구체적인 언급을 삼감에 따라 사퇴 배경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지만, 체육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중도 사퇴로 말미암아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또 다소 복잡한 정치적인 복선이 깔렸으리라는 관측과 함께 후임 인선이 어떻게 진행될지에도 체육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프타임]

    첼시 지소연 시즌 7호골 잉글랜드 여자축구 첼시 레이디스의 지소연(22)이 16일(현지시간) 런던의 휘트셰프 파크에서 열린 잉글랜드 여자 슈퍼리그 아스널 레이디스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후반 18분 프리킥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첼시 레이디스는 지소연의 시즌 7호골을 앞세워 2-1로 이기고 승점 11을 확보, 리그 2위로 선두 버밍엄시티 레이디스(승점 14)를 계속 추격 가시권에 뒀다. 평창올림픽 빙상경기장 기공 2018 평창동계올림픽 빙상경기장 기공식이 17일 강원 강릉시 교동 스포츠콤플렉스 건설 부지에서 거행됐다. 경기장 건설 비용은 피겨·쇼트트랙 1361억원, 아이스하키 남자 1078억원, 아이스하키 여자 620억원, 스피드스케이팅 1311억원 등 모두 4371억원이 들어가는데 국비 3278억원, 지방비 1093억원이 소요된다. 男농구 뉴질랜드 평가전 1승1패 남자농구 대표팀이 17일 뉴질랜드 타우랑가에서 열린 뉴질랜드 대표팀과의 평가전 두 번째 경기에서 문태종의 23득점 활약을 앞세워 76-75로 이겼다. 이틀 전 웰링턴 1차전에서 69-102로 크게 진 한국은 이틀 만에 설욕에 성공했고, 마지막 세 번째 경기는 19일 오클랜드에서 이어진다.
  • 쇼트트랙 박승희, 빙속 도전하나

    쇼트트랙 박승희, 빙속 도전하나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2관왕 박승희(화성시청)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스피드스케이팅 도전을 검토 중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16일 “박승희가 이달 초 종목을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며 “현재 새 종목에 적응하기 위한 훈련에 한창”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 아예 출전하지 않은 박승희는 한 달 전부터 국가대표 출신 코치를 영입해 개인 지도를 받고 있다. 박승희 측은 “아직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종목을 바꾸기로 확정한 것은 아니다. 대회 참가 여부 등도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가능성을 검토해 본 뒤 결정할 일”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한국 빙상 사상 두 종목에서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선수는 아직 없다. 전문가들은 순발력이 뛰어난 박승희가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다. 박승희는 소치대회 쇼트트랙 3000m와 10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한국 선수단의 유일한 2관왕이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KT·IOC 평창올림픽 통신 부문 후원협약

    KT·IOC 평창올림픽 통신 부문 후원협약

    1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KT 광화문사옥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KT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통신 부문 공식후원사 협약식’에서 황창규(오른쪽부터) KT 회장,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위원장이 협약식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6·4 지방선거 D-8 강원지사 표심 르포] 최흥집 지지자 “무조건 여당, 1번” 최문순 지지자 “무능한 정부 심판”

    [6·4 지방선거 D-8 강원지사 표심 르포] 최흥집 지지자 “무조건 여당, 1번” 최문순 지지자 “무능한 정부 심판”

    “강원 ‘빅3 도시’ 간 신경전은 여전히 치열합니다. 그야말로 ‘강원 삼국지’죠.”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강릉·춘천·원주에서 만난 시민들은 애향심이 투철했다. 그런 만큼 다른 두 도시를 은근히 깎아내리는 듯한 모습도 역력했다. 지역 연고에 대한 그들의 자부심은 6·4 지방선거 표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선거를 일주일여 앞두고 강원이 전국 광역단체장 대결 가운데 가장 초박빙의 승부처로 떠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듯했다. 강릉 중앙시장에서 만난 김지훈(45)씨는 “강원도 사투리가 진국인 강릉이 강원의 원조”라며 영서 지역에 있는 춘천과 원주를 깎아내렸다. 이어 “강릉 출신의 최흥집 새누리당 강원지사 후보를 지지한다”고 표심을 밝혔다. 춘천 중앙시장(낭만시장)에서 만난 박순례(52·여)씨는 “도청 소재지인 춘천이 강원의 중심”이라면서 “춘천 출신의 최문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지사에 당선돼야 아무래도 춘천 발전에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원주에 대해선 “충북에 가까워서 충북 사람들이 술 먹으러 왔다 갔다 한다”면서 “거긴 강원이라 할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원주 중앙시장에서 만난 오태경(44)씨는 “원주가 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기 때문에 도청을 원주로 옮겨 와야 한다”면서 “춘천 사람이 강릉 가려면 반드시 원주를 거쳐 가야 하지 않느냐”며 춘천에 대해 은근한 경쟁심을 내비쳤다. 통계청의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세 도시의 인구는 원주 30만 9803명, 춘천 27만 4220명, 강릉 21만 7481명 순이다. 세 도시의 인구는 강원도민 전체(146만 3650명)의 54.8%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크다. 또한 세 도시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 정서가 비슷해 강원은 강릉·춘천·원주를 도읍으로 하는 ‘삼국지’가 형성돼 있다. 특히 원주는 춘천과 같은 영서 지역에 있지만, 강원 제1의 도시를 놓고 춘천과 견제 관계에 있다는 게 정설이다. 지역 민심을 둘러본 결과 실제로 강릉에서는 최흥집 후보를, 춘천에서는 최문순 후보를 지지한다는 시민이 대체로 많았다. 두 후보가 지난 25일 앞서거니 뒤서거니 참석한 강릉고 동문 가족 체육대회는 강릉고 출신 최흥집 후보의 ‘홈그라운드’일 수밖에 없었다. 동문들도 최흥집 후보를 ‘흥집이형’이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표한 반면, 춘천고 출신의 최문순 후보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박대’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았다. 그러나 춘천의 번화가인 명동거리에서는 지지하는 후보를 묻는 질문에 상당수가 ‘최문순’을 외쳤다. 춘천 낭만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민수(56)씨는 “최흥집 후보가 당선되면 아무래도 강릉을 더 신경 쓰겠지”라며 최문순 후보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혔다. 이런 지역세 때문에 강원에서는 선거 때마다 흥미진진한 합종연횡이 펼쳐진다.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원주 출신의 한나라당 이계진 전 의원과 평창 출신의 민주당 이광재 전 지사가 맞붙었을 때 강릉과 춘천 시민들은 원주 후보 대신 이 전 지사를 택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양상이 좀 다르다. 영동, 영서 후보 간 대결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에 원주 시민이 어느 지역 출신을 지지하느냐가 관건이 됐다. 원주 표심이 선거의 향배를 결정하는 캐스팅보트를 쥔 형국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각자 텃밭인 연고지에서 표를 결집시켜 차이를 벌린 다음 원주에서 ‘반타작’만 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최흥집 후보는 아예 본캠프를 원주 무실동에 차렸다. 26일에는 새누리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원주에서 현장 회의를 개최할 만큼 원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새정치연합도 박영선 원내대표가 지난 25일 긴급 일정으로 원주의 중심인 원일로를 직접 찾아 최문순 후보 지지 유세전을 펼쳤다. 원주 도심을 둘러보니 민심은 그야말로 백중세였다. 세대별로 20~40대는 최문순 후보를, 50대 이상은 최흥집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연세대 원주캠퍼스 정경대학에 재학 중인 정모(22)씨와 그의 일행은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정부와 새누리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 반면, 자유시장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이수형(60)씨는 “원주는 여당, 무조건 1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기용품은 판매하는 김정란(53·여)씨는 “국가 안전과 안보 문제 때문에 보수 후보인 최흥집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세 도시의 공통점이라면 ‘인지도는 최문순, 당을 보면 최흥집’이었다. 최문순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 때문인지 그를 모르는 도민이 거의 없었던 반면, 최흥집 후보에 대해서는 “누군지 잘 모른다”는 답변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표심을 물었을 때에는 막상막하였다. 춘천에서 만난 유창열(38)씨는 “별 무리 없이 도정을 펼친 최문순 후보가 지사를 한 번 더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지 정당을 묻자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잘해도 반대, 못해도 반대만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정도 사과했으면 됐지”라며 여권을 지지했다. 평창군 평창5일장(평창올림픽시장)에서 50년 동안 금은방을 운영해 온 김영찬(73)씨는 “최흥집 후보가 누군지 잘 모르는데, 김진선 강원지사 시절에 정무부지사를 했다는 것을 안다”면서 “김 전 지사가 나름 잘했기 때문에 이번에 1번을 찍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흥집 후보가 ‘김진선 후광 효과’를 어느 정도 누리고 있다는 의미였다. 정치권을 향한 도민들의 비난도 매서웠다. 강릉에서 만난 정옥선(61·여)씨는 “나라가 어지러운데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뽑아 놨으면 밟지 마라”면서 “서로 생각은 다르겠지만 대통령이 동네 반장도 아니고 죽을 죄를 진 것도 아닌데 무조건 헐뜯고 물러나라고만 하는 것은 상식이 아니며 국민에게도 아무런 이익이 안 된다”며 야당을 겨냥했다. 이어 “남자 정치인들이 여자 대통령 하나 못 잡아 먹어 안달이다”라면서 “제발 정쟁 좀 하지 마라. 지는 게 이기는 것이다”라고 꾸짖었다. 원주에서 만난 이정호(33)씨는 여권을 향해 “국회의원들은 자기 자녀들 전부 외국으로 빼돌리고, 공무원들은 빈둥빈둥 놀기만 한다”면서 “일본 사람들이 나쁘다고 비난하기 전에 정치인들 스스로 나쁜 일 한 적이 없는지부터 살펴보라”고 따졌다. 춘천에서 만난 김만수(45)씨는 “선거 때만 되면 표를 얻기 위해 복지 해준다 뭐 해준다 하는데, 뽑아 주면 자기 배 불리는 데에만 신경을 쓴다”면서 “새누리당은 양의 탈을 쓴 늑대”라고 화살을 날렸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6·25 전쟁 이후 60년 동안 쌓인 암이 터진 것”이라고 반응했다. 선거 때마다 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는 관행에 대한 상인들의 불만도 가득했다. 강릉 중앙시장에서 건어물을 파는 최순자(64·여)씨는 “정치인들이 시장에 와도 보탬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고 사람이 꽉 들어차 장사만 방해한다”면서 “시장을 찾는 정치인들의 진심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허리도 못 펴는 할머니나 지나가는 아이들 붙잡고 사진 찍는 것만큼은 제발 안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상당수 도민들이 어려운 경제 사정을 호소했다.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선 체념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원주에서 만난 이혜진(40·여)씨는 “누구를 찍든 사는 것은 다 똑같다”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 장사가 너무 안 되다 보니 장사 때려치우고 유병언 잡아 현상금이나 받자는 목소리가 많다”고 넋두리를 했다. 표심에서는 세대 간 이념 갈등도 적지 않게 깔려 있었다. 여권을 지지하는 주부 정숙자(68)씨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걸핏하면 시위를 하고 분열을 일으킨다”고 비난했고, 야권을 지지하는 대학생 한모(23·여)씨는 “정부가 무능함을 보여 주는데도 어른들은 묻지마식으로 박근혜 대통령 편들기를 한다”며 다소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강릉·춘천·원주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6·4 지방선거 공약 점검] 강원 지역 기초단체장

    [6·4 지방선거 공약 점검] 강원 지역 기초단체장

    세월호 사고 이후 꽁꽁 얼어붙었던 6·4 지방선거 강원 지역 분위기가 보름 만에 다시 살아나고 있다. 30일 기초·광역단체장 후보 결정 경선을 앞둔 새누리당이 28일 강원지사 예비후보 2차 방송토론회를 시작했다. 각 당 시장, 군수 후보들도 나름의 공약을 내세우며 조심스럽지만 물밑에서 유권자 민심 잡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강원지역인 만큼 후보자마다 내세우는 공약 대부분이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낙후된 시·군을 살리겠다며 저마다 주장을 쏟아 내고 있다. 대표적인 게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지역 발전의 기폭제를 만들겠다는 공약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과 강릉·정선지역은 물론 인근 지자체들까지 올림픽 특수를 통해 지역을 살려 보겠다고 후보마다 경쟁적으로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당장 강릉지역 후보들은 인구가 줄어드는 침체된 도시를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도심 회생의 기회로 삼겠다고 나섰다.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속의 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게 공통분모다. 올림픽 이후 경기장 사후 관리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다. 박영화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국제 공모를 통해 사후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주장한다. 최명희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세계 속의 지속적인 발전 동력으로 삼겠다고 나섰고, 최재규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의료관광 활성화와 대기업 유치, 수출농업 육성의 기회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홍기업 무소속 후보는 아시아 동계스포츠학교 설립을 약속했다. 평창지역 후보들도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세계 속의 국제회의와 관광도시를 만들겠다는 공약들을 내세우고 있다. 스키 활강경기가 펼쳐질 정선지역 후보들은 이 기회에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고 ‘정선아리랑’을 중심으로 한 아리랑 문화를 세계 속에 심겠다는 공약까지 냈다. 개최 도시가 아닌 인근 삼척지역에는 동계올림픽과 때를 같이해 동굴과 바다가 어우러진 자연환경을 활용해 세계 속의 관광도시를 만들겠다는 후보도 있다. 양양지역 후보자들은 앞다퉈 동계올림픽을 통해 양양국제공항을 명실공히 국제공항 반열에 올려놓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춘천지역 후보들은 전철과 고속도로 영향으로 수도권과 가까워진 교통 여건을 경제 활성화에 접목해 나가겠다는 공약들을 우후죽순 내세우고 있다. 의암호 중도 일대에 들어설 레고랜드의 파급효과를 최대한 살리고 옛 미군부대 캠프페이지 터 활용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 이수원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주변 여건을 활용해 춘천경제를 20년 앞당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주수·최동용 새누리당 예비후보와 변지량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는 캠프페이지를 휴식과 공연이 어우러진 문화공원으로 활용하겠다고 주장하고, 김혜혜 새정치연합 예비후보는 시청사를 캠프페이지로 옮기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기업 유치와 산업을 통해 지역을 살리겠다는 후보들도 많다. 동해안경제자유구역으로 정해진 동해와 강릉지역이 그곳이다. 강릉은 옥계지역의 비철금속단지를 오염원을 없애면서 지역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에 초점을 두고 있다. 현역 시장의 공석으로 무주공산이 된 동해지역 대부분 후보들은 망상지구 등 경제자유구역 활성화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다를 끼고 있어 묵호항 재개발과 동해항 북방 전진 무역기지로의 활성화도 공통 메뉴다. 삼척은 120조원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도입 등 에너지산업 유치에도 승부를 걸고 있다. 지역 현안을 놓고 찬성과 반대가 첨예하게 엇갈린 지역도 있다. 삼척지역은 원전 건설을 놓고 주민들의 주장이 찬반으로 나뉘어 있는 만큼 후보들의 주장도 갈려 있다.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김대수 현 시장은 원전을 유치한 주역으로 건설을 주장하는 반면 박상수·이병찬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주민들에게 원전 유치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하자고 주장한다. 무소속으로 나온 김양호 후보는 원전 유치를 백지화하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도시로 만들자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폐광지역과 접경지역도 주민들 삶의 터전을 이어 갈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다. 태백·정선지역은 부도 위기를 맞은 오투리조트와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폐광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이후 대비에 대한 나름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비무장지대(DMZ)를 접하는 철원·고성지역은 DMZ 평화공원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권역별로 동계올림픽, 캠프페이지, 원전 건설 등 지역 이슈를 놓고 후보자 간에 치열한 공방이 오가는 등 역대 어느 지방선거보다 활발한 물밑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강원 음식 세계에 알리기’ 536억 투입

    강원도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536억원을 들여 ‘강원 음식의 세계화’를 추진한다. 9일 강원도에 따르면 강원지역 음식 수준을 높이고 세계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2017년까지 ‘강원푸드 비전’을 본격 추진한다. 평창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추진되는 강원푸드 비전은 ▲올림픽 푸드 거버넌스 구성 ▲강원 식품·외식산업의 특성화·세계화 ▲올림픽 식자재 생산·공급 기반 구축 ▲올림픽 식품 연구·개발 강화 등 4개 전략 12개 실천과제로 추진된다. 강원지역 음식업의 전반적인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올림픽 푸드 헌장’을 제정, 음식업체는 물론 숙박·유통·선수촌 등에 보급하기로 했다. 안전한 식자재를 공급하기 위해 식품안전관리 기준과 처벌 기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등 ‘올림픽 식자재 공급 인증 기준’도 강화한다. 외식산업 세계화를 위해 현재 평창 효석 메밀문화마을에 조성된 우수외식지구를 2017년까지 3곳으로 늘리고 ‘올림픽 레스토랑’을 지정·운영할 계획이다. 특히 300억원을 들여 현재 2곳인 올림픽 푸드 존을 30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강원푸드 비전 추진에 앞서 강원도는 이날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강원 식품·외식산업 발전방안 세미나’를 열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커버스토리] 매력없는 기항지 머물게 만들어라

    [커버스토리] 매력없는 기항지 머물게 만들어라

    지방자치단체가 크루즈산업의 열매를 제대로 따려면 승객들이 기항지에서 쇼핑이나 관광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인천항의 경우 크루즈 관광객의 70%가 곧장 서울 명동, 남대문시장 등으로 떠나버린다. 크루즈 파급효과가 지역을 벗어나는 것이다. 인천항 주변에는 외국인들에게 선호 대상인 복합 쇼핑몰과 면세점 등이 없어 부가가치를 거두기에는 벅차다. 관광지 또한 외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적 요인을 갖지 못했다. 때문에 크루즈 활황과 지역경제 발전을 연계시키려면 관광객들이 지역에서 지갑을 열게 할 관광·쇼핑상품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길섭 인천항만공사 홍보팀장은 “크루즈선은 한 기항지에 12∼27시간 머물기 때문에 기항도시에 주목을 끌 만한 관광코스와 쇼핑몰이 없으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고육책으로 웬만하면 기항도시를 벗어나지 않는 크루즈 승무원을 타깃으로 삼는 마케팅을 펴고 있다. 승무원은 관광객의 30% 수준이지만 1인당 적게는 5만 5000원, 많게는 55만원을 기항도시에서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신원 인천시 문화관광국장은 “승무원들에게 시장 이용 쿠폰을 주고 관광지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면서 승무원 인천 관광률을 68.5%로 끌어올렸다”면서 “대기업의 배만 불리는 백화점 쇼핑보다 지역경제가 이득을 보도록 전략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객 지갑 열게 할 쇼핑상품 등 개발 시급 크루즈 시장을 미국과 일본, 유럽 등으로 다변화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철수 한국관광공사 관광상품팀 차장은 “현 크루즈 시장은 너무 중국에 편중돼 있다”면서 “언제까지 중국인들이 한국을 선호할지 장담할 수 없으므로 해외시장을 다각화하고 크루즈 관련 전문인력 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루즈 접안시설 개선과 항만 배후 개발도 과제다. 인천에는 부산, 제주, 여수와 달리 크루즈 전용 부두가 없어 화물선이 주로 이용하는 내항이나 북항을 임시 크루즈 부두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주변 환경이 크루즈의 콘셉트와 동떨어진다. 인천항 관계자는 “크루즈 전용부두가 있는 곳보다 좋지 않은 이미지인 데다, 프로세스 부족으로 동선 및 대기시간이 늘어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남항 아암물류단지에 크루즈 전용부두를 포함한 8개 선석으로 구성된 국제여객부두가 건설되고 있지만 2016년 완공 예정이다. 인천시는 인천아시안게임 크루즈 입항 수요를 맞추기 위해 8만t급 선석 2개를 오는 9월 임시 개장할 계획이다. 하지만 포화상태 땐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항만 배후를 국제적인 위락단지나 숙박지로 개발하는 전략도 중요하다. ●中에 편중… 美·日·유럽 등으로 다변화시켜야 내국인이 국내에서 크루즈를 타고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크루즈 산업 활성화도 시급하다. 내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많아지면 더 많은 외국 크루즈를 유치할 기회가 생긴다는 게 업계 견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정기노선은 없다. 지난해 5월 이탈리아 ‘코스타 빅토리아호’가 두 차례 인천∼일본 노선을 운항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원도가 속초항을 국내 첫 크루즈관광 모항으로 추진하는 것은 큰 의미를 띤다. 속초항은 빼어난 경관에다 깊은 바다 수심, 적은 조수간만의 차 덕분에 크루즈 모항으로 적합한 여건을 갖췄다. 속초항이 모항으로 선정되면 크루즈선을 통해 중국 다롄(大連) 등 동북 3성과 러시아 연해주 관광객들이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통해 속초항으로 들어오고 이들이 경주~여수~제주도~중국 상하이를 넘나들며 관광하게 된다.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관광객은 지금도 한 해 4만명을 웃돌아 승산은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또 속초항에서 일본 오사카권의 쓰루가항이나 마이주르항, 도쿄권의 니가타항, 규슈권의 시모노세키와 후쿠오카와도 연계할 수 있다. 수년 내 북극항로가 열리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항~러시아~베링해~속초항을 오가며 북극의 장대한 자연을 즐기는 관광도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수에즈운하를 지나 동북아시아까지 40~50일 걸리지만 20일이면 족하다. ●평창올림픽 중 크루즈선을 숙박시설로 검토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거리가 짧아진 만큼 크루즈선 운영비의 30%를 차지하는 연료비도 대폭 줄어 북극항로 크루즈 관광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관광 마케팅팀 관계자는 “속초항이 모항으로 선정되면 유럽은 물론 중국, 러시아, 일본을 잇는 뱃길과 철도길, 비행기길을 여는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철 강원도 환동해본부장은 “2016년부터 684억원을 들여 국제여객터미널을 건립하기로 했다”면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크루즈선을 외국인 숙박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대한항공이 썰매 제작에 나선 까닭

    대한항공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이 탈 썰매를 직접 제작한다. 대한항공은 24일 “최근 한국체육대, 성균관대, 인하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등의 전문가 그룹으로 산학협력 컨소시엄을 구성, 봅슬레이 국가대표가 탈 2인승과 4인승 썰매의 동체와 날을 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FIBT) 부회장인 강광배 한체대 교수를 비롯해 이진기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산학협력단이 설계와 디자인, 제작을 담당하고, 한체대가 성능을 평가해 최종 완성품을 만든다. 대한항공 컨소시엄은 다음 달 개발팀을 구성하고 5월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서 11월쯤 시제품을 완성할 계획이다. 내년 2월까지 보완작업을 하며 2018년 평창올림픽 때까지 매년 업그레이드 모델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탄소복합소재 관련 기술과 공기역학 기술로 세계 최고의 봅슬레이 썰매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봅슬레이 썰매는 첨단 항공기 소재로 쓰이는 탄소복합소재로 제작된다. 특히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공기 역학이 매우 중요한데 대한항공은 그동안 항공우주 분야 개발을 통해 많은 노하우를 쌓았다. 대한항공이 봅슬레이 썰매 제작에 뛰어든 것은 스포츠 사랑이 각별한 조양호 회장의 지시 때문이다. 평창올림픽 유치 활동으로 조 회장과 인연을 맺은 강광배 한체대 교수는 “소치 올림픽에서 조 회장을 만나 미국이나 독일처럼 메달을 따는 나라는 자체 썰매가 있다고 했더니 ‘그럼 한번 만들어 볼까요. 도와줄 테니 메달 꼭 따야 합니다’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열린세상] 제2의 안현수가 나와서는 안 된다/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부 차관

    [열린세상] 제2의 안현수가 나와서는 안 된다/김용환 서울대 초빙교수·전 문화부 차관

    안현수 귀화파문, 김연아 판정시비 등 시끄럽고 탈도 많았던 소치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매순간 최선을 다한 선수단에 박수를 보낸다. 소치 올림픽은 4년 후 평창올림픽 개최를 앞둔 우리 체육계에 그 어느 대회보다 많은 숙제를 남겨준 대회였다. 특히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는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따며 러시아에 20년 만의 종합우승을 안겨준 반면 우리나라는 애초 목표인 톱10 진입에 실패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올림픽은 선수 개개인을 넘어 국가대표선수로 상징되는 치열한 국가경쟁의 장이다. 국민은 밤잠을 설쳐가며 한마음으로 자국선수들을 응원하고 공감한다. 그럼에도 러시아 대표인 안현수와 한국대표선수가 경합을 벌이면 누구를 응원하겠느냐는 질문에 우리 국민의 70%가 안현수를 응원하겠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가히 충격적이다. 비리, 파벌, 승부조작 등 체육계의 정정당당하지 못한 관행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다. 체육계로서는 할 말도 많고 억울한 마음도 있을 것이다. 글로벌 시대에 자신이 원하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국가로 귀화하는 것은 막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자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변명에 앞서 뼈를 깎는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4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려면 안현수 사태로 추락한 국민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순간을 모면하는 미봉책이 아니라 뼛속까지 바꾸는 체질개선이 요구된다. 우선, 체육단체 운영과 선수 선발·관리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2013년도 대한체육회 예산 1356억원 중 정부 지원은 1202억원에 이르러 사실상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 홈페이지 어디에도 어떤 기준으로 얼마가, 어디에, 어떻게 지출되고 있는지 나와 있지 않다. 선수선발 기준이나 선수별 입상경력 등 관련 정보를 찾기도 쉽지 않다. 이렇다 보니 선수 선발을 둘러싸고 편 가르기가 일상화되고, 탈락 선수들은 의구심과 불평을 터트린다. 이들 정보만이라도 국민에게 제대로 공개된다면 체육 현장의 비리는 상당부분 예방되고 자정노력도 촉진될 것이다. 종목별로 분산된 정보와 기준을 표준화하고 이를 투명하게 국민에게 제공하는 ‘체육통합정보망’을 조기에 구축해 상시적인 국민 감시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체육계의 폐쇄성이 혁파돼야 한다. 그동안 전문 체육인 중심의 체육단체 운영은 전문성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으나, 지나친 순혈주의는 파벌을 조장하고 자기 혁신을 저해한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십상이다. 이미 체육은 단순한 운동경기를 넘어 교육, 방송, 용품, 패션, 건강 등과 융합해 발전하고 있다. 스포츠와 여타 분야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도 외부 인사들의 체육단체 참여는 장려해야 한다. 체육단체 운영에 체육계 인사가 과반을 넘지 않는 5대5 원칙을 제시한다. 취약 종목에 대해서는 히딩크 감독과 같이 국내 연고가 없는 해외 지도자를 확충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우승지상주의를 대체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동안 승리는 모든 잘못을 덮어주는 면죄부였다. 승리를 위해서는 비리를 저지른 지도자도 재기용되곤 했다. 이런 지도자 밑에서 선수들은 악습을 이어받게 된다. 체육계 비리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의 무관용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아직도 체육 현장에서는 체벌이나 폭언이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경험론이 우세하다. 획일화된 합숙훈련으로 인한 갈등도 비일비재하다. 강압적 훈련문화를 탈피하면서도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함께 사회와 더불어 호흡하고 건전한 사회인으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도록 은퇴 선수에 대한 정부와 체육계의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고 나면 동·하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8번째 국가가 된다. 국제경기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스포츠 강국이다. 이번 안현수 사태를 계기로 체육계의 불공정한 관행들이 일소돼 명실상부한 스포츠 선진국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 [이제는 평창이다] (하)국격 높일 세 가지 키워드 완벽시설·친환경·공정성

    소치동계올림픽은 평창의 성공을 위한 좋은 참고서였다. 개막 전 테러 위협, ‘반동성애법’ 제정으로 촉발된 인권침해 논란, ‘쌍둥이 변기’로 대표되는 부실공사 등 여러 가지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회는 큰 탈 없이 끝났다. 대회 준비에 투입된 천문학적 비용 때문에 러시아도 ‘올림픽의 저주’에 시달릴 것이라는 불길한 예상과는 별개로 대회 자체는 성공적으로 치러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는 러시아 선수(2800여명)의 무려 9배 규모에 이르는 2만 5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뛰어다닌 공로가 크다. 그러나 마땅히 칭송받아야 할 러시아인들의 이러한 헌신적 봉사는 몇 가지 흠 때문에 그 의미가 퇴색됐다. 4년 뒤 평창에서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응원하는 수만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열심히 움직일 것이다. 이런 국민적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아, 이른바 ‘국격을 높이는 올림픽’이 되기 위해 평창은 소치가 범했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소치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떠올랐던 것은 경기력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경기장 환경 관리였다. 쇼트트랙에서는 몸싸움과 무관하게 파인 빙판에 스케이트날이 걸려 넘어지는 사고가 빈번했다. 쇼트트랙이 펼쳐진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는 경기장 규격이 같은 피겨스케이팅 무대로 함께 활용됐다. 대회 기간 동안 피겨와 쇼트트랙이 하루씩 번갈아 열리는 일정이 잦다 보니 빙판을 정비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해 빙질 관리가 쉽지 않았다. 스피드스케이팅이 열린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센터도 해발고도가 낮고 빙질이 단단하지 않아 ‘기록의 무덤’으로 평가받았다.2016년 10월까지 각 종목의 경기장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가 우선적으로 깊게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대회 전후 지역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상해, 적극적으로 방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소치 인근 마을들은 올림픽 개발 사업으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소치 인근 아후슈티리의 경우에는 채석작업과 쓰레기 더미로 인해 생활 용수로 쓰고 있는 우물과 강이 모두 오염돼 불편함을 호소했다. 경기장 주변을 잇는 각종 도로와 철도 건설로 흑해 내 희귀종인 연어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왔고 빙상 경기장과 인근 도로, 호텔 등 대규모 숙박시설이 철새들의 서식지인 습지대 위에 세워져 논란이 됐다. 평창도 알파인 스키 등 여러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환경파괴 문제와 직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만큼 지역사회 및 자연환경과 공존하는 ‘그린 올림픽’을 고민해야 한다.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은퇴 무대를 논란거리로 만든 성적지상주의에 따른 편파판정도 경계 대상이다. 러시아는 여자 피겨 싱글 편파판정 논란 하나로 세계 언론의 비아냥과 조롱거리가 됐다. 개최국인 만큼 좋은 성적을 내야 하겠지만 과정이 공정해야 한다. 1988 서울올림픽은 분단과 전쟁을 겪은 한국의 눈부신 발전상을 세계에 알리는 무대였지만, 2018 평창올림픽은 한국이 수준 높은 문화 선진국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어 보이는 무대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사설] 평창올림픽, 소치 뛰어넘어 즐기는 대회로

    소치 동계 올림픽이 끝났다. 17일 동안 펼쳐진 지구촌 축제가 막을 내린 것이다. 폐막식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소치 하늘에 휘날리던 올림픽 깃발이 평창에 건네지는 장면이었다. 그렇다. 이제부터 주인공은 러시아 소치가 아니라 대한민국이고, 강원도 평창이다. 차기 올림픽 주최국으로서 한국은 이미 소치에서 세계인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여자 피겨 스케이팅의 김연아는 가장 아름다운 ‘겨울의 여왕’으로 세계인의 뇌리에 확실하게 각인될 것이다.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상화는 또 어떤가. ‘얼음판의 우사인 볼트’라는 찬사에는 압도적인 힘과 기량에 대한 놀라움이 담겨 있다. 쇼트트랙에서 17세 소녀 심석희의 투혼도 감동적이었다. 그런가 하면 개개인의 부족한 역량을 뛰어난 팀워크로 극복해 은메달의 쾌거를 이룬 남자 팀추월도 한국인의 참모습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렇듯 우리 선수단이 소치에서 이룬 성과는 물리적인 메달 수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럴수록 우리가 평창 올림픽에 거는 기대는 스포츠 자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올림픽을 흔히 가장 순수한 스포츠의 제전이라고 하지만, 역설적으로 역대 올림픽은 가장 정치적인 행사이기도 했다. 소치 올림픽만 해도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국민의 목표는 ‘러시아의 부활과 세계의 리더로 다시 서는 러시아’가 아니었나. 높은 평가를 받은 개막식과 폐막식 역시 러시아의 내심을 탄탄한 그들의 예술적 전통으로 세련되게 치장한 이벤트에 불과했다. ‘홈 텃세 판정’의 논란 속에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도 이런 정치적 의도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우리도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올림픽을 유치한 전력이 있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그랬다. 그럼에도 서울 올림픽은 6·25전쟁으로 폐허가 됐던 나라가 불과 35년 만에 산업화된 국가로 탈바꿈한 모습을 보여주는 일종의 세리머니였다는 점에서 명분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중심국가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지는 평창 올림픽은 서울 올림픽 그 이상이어야 할 것이다. 2018 평창 올림픽은 국력 과시가 아닌, ‘행복한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무대가 되기를 바란다. 스포츠 내셔널리즘에 홀린 과잉 투자로 러시아 경제에 큰 주름살을 남길 것으로 예상되는 소치의 전철을 밟을 이유는 없다. 선진국의 전유물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동계 스포츠에 소외감을 갖는 나라가 없도록 알뜰한 올림픽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아름답고 인심 좋은 평창에서 만들어진 즐거움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올림픽이 되기를 기원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4년이다. 우리 사회 각 부문에서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준비할 때 평창 올림픽은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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