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북녘산하 화폭 가득/한국화가 황창배씨 북한기행 작품전
◎단군릉·구월산·선죽교…/주민모습·생활상 까지 대형작품 40점 선보여
“흥분하기 위해,자극받기 위해 여행을 자주 하는 편이지만 이번 북한여행만큼 흥분한 적은 없습니다”
24일부터 오는 10월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027340458)에서 북한기행 작품전을 갖는 중견 한국화가 황창배씨.
지난해 12월 남한화가로서는 처음으로 12일동안 북한지역을 답사하며 풍경과 주민생활 모습 등을 현장에서 직접 그린 스케치와 돌아와서 큰 화폭으로 옮겨 완성도를 높인 작품 등 40점을 선보이는 황씨는 아직도 그때 흥분에 젖어있다.
이번 전시회에 대한 기대도 크다.규모는 작지만 내용은 지금까지 그가 가진 그 어떤 전시회보다 의미있는 전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어찌 황씨 뿐이랴.우리국민 모두가 가보고 싶은 산하가 아닌가.하여 극진한 관심과 심혈을 기울인 자연사생(寫生)을 담은 이번 전시회는 특히 실향민들에게는 형언하기 어려운 향수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주로 평양시내 풍경과 황해도 평안도지역의 명승지,자연풍경,체류중에 접촉한 북한주민들의 모습,생활상 등을 담았다.특히 안악고분,단군릉,대동강지역의 고구려 유적,구월산 정방산 박연폭포 을밀대 선죽교 등 해방후 5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젠 거의 잊혀져 가는 산하의 모습이자 생생한 삶의 현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황씨는 기존 한국화의 틀을 깨는 파격과 변화를 추구하는 등 자유분방하면서도 역동적인 그림세계를 구축해온 작가.그런 그가 이번 북한기행그림을 통해 오랫동안 묵혀왔던 묘사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작가 스스로가 “오랜만에 사실작업을 하니 아카데믹한 느낌이 든다”고 말할 정도로 그는 그동안 구상작업보다는 추상표현 작업만 해왔다.
서울이 고향인 그는 지난 91년 그동안 재직해오던 이화여대 교수직도 버리고 충북 괴산군 청안면 백봉리,심심산골로 들어와 작업실을 짖고 혼자 생활하며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지난 89년 미 국무부 초청으로 뉴욕주 올버니 근처에 있는 아티스트 콜론 야도에서 3개월동안 작업만 할 때의 기억으로 아무런 연고도 없는 괴산으로 내려오게 됐다고 한다.
“야도에서 고립무원으로 혼자서 작업만 할 때 뭔가 폭발하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그때의 기억이 하도 생생해 다시 그런 느낌으로 창작작업에만 몰두하기 위해 서울을 떠났다”는 것이다.그리고 벌써 7년이나 됐다.요즘은 경기대대학원 등 멀지 않은 지역의 대학으로 가끔 강의도 나간다.
황씨는 78년 국전 대통령상 수상작가.또 87년에는 부단한 실험과 독창적인 조형성으로 ‘선미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월간미술 96년 6월호에서는 한국화부문 생존작가중 가장 비중있는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변화가 없이는 전시를 갖지 않는다는 그는 이번이 9번째 개인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