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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노무현의 ‘NLL’/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노무현의 ‘NLL’/문소영 논설위원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영변의 약산 진달래꽃/아름따다 가실길에 뿌리오리다/…/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일제강점기에 평안도 정주의 오산학교를 다닌 김소월이 1925년 펴낸 시집 ‘진달래꽃’의 표제작 ‘진달래꽃’이다. 지금이야 김소월의 서정이 다소 촌스럽다며, 누구는 평안도 정주 출신 시인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을 더 세련된 정한 이라며 읊조릴 것이다. 그러나 김소월은 늘 상당한 사랑을 받았고, 2003년 가수 마야의 ‘진달래꽃’으로도 되살아났다. 그만큼 호소력이 있다는 의미다. ‘진달래꽃’은 강렬한 사랑을 ‘반어법’으로 표현한 시라는 점에서 재론의 여지가 없다. 쉽게 말해 “나, 당신을 너무 사랑하니 절대 떠나면 안돼”가 ‘진달래꽃’에 대한 당연한 해석이다. 이 시를 문자 그대로 이해해 “임이 떠난다니 기쁜 마음으로 붉은색 주단 같은 진달래꽃을 쫙 뿌리겠다”고 한다면 남다른 해석일지 모르나, 국어 점수는 ‘빵점’일 것이다. 이른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文解力)은 기역, 니은 등 한글 자모를 안다고 되는 일은 아니고, 행간과 자간을 읽어내는 능력도 겸비해야 한다. 지난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했다’라는 주장들을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선거대책위 총괄본부장이 대중에 주장했다. 그런데 6개월 만에 ‘노무현 NLL 포기’ 주장이 다시 표면화됐다. 국가정보원이 대통령 선거에 개입해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훼손했다는 의혹의 한가운데 있을 때다. 여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고드린다’는 굴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여론몰이도 했다. 하지만 ‘보고 운운’은 문맥을 잘못 해석한 오해로 밝혀졌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이 6월 24일 외교문서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전격 공개한 덕분이다. 문서가 공개되자, ‘노무현의 NLL 포기’에는 ‘사실상’이란 단어가 하나 더 얹혀졌다. 이는 그렇게 해석할 만한 언급은 있을지 모르나, ‘NLL을 포기한다’라는 똑 떨어지는 발언은 없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은 NLL을 북한의 해주와 남한의 인천을 포함한 ‘서해평화지대’ 속의 ‘공동어로수역’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 때문에 여야가 정치적 입지에 따라 다른 해석을 내놓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읽다 보면, 김소월의 진달래꽃의 반어적인 어법이 떠오른다. NLL에서 남북한이 평화를 쌓고 더 크게는 통일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런 구상은 그 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뜻을 따른 것도 아니었다. 노무현 정부는 2003년 서해교전 1주년(6월 29일)을 앞두고 NLL에 ‘남북 공동 꽃게잡이 추진’을 검토한 적이 있다.<서울신문 2003년 6월 25일자 3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없애고, 우리 어민들이 중국어민들에게 떠밀리는 것을 막으려는 구상이었다. 이 계획은 국방부 등에서 북한의 NLL 무력화 전술을 우려하면서 더 진전을 보지 못했다가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다시 나온 것이다. 공개되지 말아야 했을 외교문서가 기왕에 공개된 마당에,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은 국민이 직접 읽어볼 가치가 있다. 여야의 정파적 주장에 오락가락하지 않을 수 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아야 한다. 김대중 정부에서 정상회담과 관련해 컨설팅을 한 한 관계자는 “노련한 김정일 위원장과의 밀고당기기에서 밀리지 않았고, NLL과 관련해 실무회의를 하기로 회담을 마무리지었기 때문에, 포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도 2일 통화에서 “정상회담은 공동선언이나 합의문으로 평가해야지, 그 과정인 회의록을 중심으로 파악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기자는 기사로, 판사는 판결로 말해야 하듯,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symun@seoul.co.kr
  • 파주 통일동산에 남북 합작 성당

    파주 통일동산에 남북 합작 성당

    옛 북녘 교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한 남북 합작의 ‘참회와 속죄의 성당’이 경기 파주시 탄현면 성동리 통일동산에 세워졌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20 04년부터 건립을 추진해 첫 삽을 뜬지 7년 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한국 천주교계는 오는 25일 오후 2시 통일동산에서 이 성당 봉헌식을 성대하게 갖는다. 1996년 천주교 신자들 모임인 천주교한민족복음화추진본부가 성당 부지를 매입한 게 이 성당의 시초. 천주교한민족복음화추진본부로부터 성당 건립을 지정 위탁받은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가 ‘침묵의 교회’로 남게 된 북한 교회를 기억하겠다는 뜻을 세워 2006년 착공했다. 남북화해와 일치에 대한 국민적 합의 기반을 확대하고 분단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한 기도운동을 독려하는 터전으로 삼자며 첫 삽을 떴지만 관할 교구 이전과 자금난 등의 어려움으로 공사가 수차례 지연되는 곡절 끝에 마침내 완공을 보게 됐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은 남북 화해의 의미를 곳곳에 담고 있는 게 가장 큰 특징. 1926년 지어진 평안북도 신의주 진사동성당의 외형과 함경남도 덕원에 있던 성 베네딕도 수도원 대성당의 내부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성당 제대 위 모자이크화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 및 남북 대표성인 8위’는 북한 최고의 기량을 갖춘 평양 만수대창작사의 벽화창작단 공훈작가 7명이 2007년 중국 단둥에서 40일간 밤잠을 설쳐가며 제작한 것. 예수를 중심으로 유정률 정하상 김대건 우세영 고순이 김효임 김효주 성인을 좌우에 배치했다. 유정률은 평양, 우세영과 고순이는 황해도 출신 순교 성인이다. 모자이크 밑그림은 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가 러시아 성당 모자이크를 참조해 그려 보냈고, 인터넷으로 매일 작업상황을 확인하며 수정·보완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성당 옆에는 지하 1층, 지상 3층의 ‘민족화해센터’가 건립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장기적인 차원의 통일사목을 위한 공간으로, 평양 외곽에 있던 메리놀외방선교회 본부 건물 모습을 본떴다. 한편 25일 열릴 봉헌미사는 전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이 주례하고,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와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 등이 공동 집전한다. 사제단 150여명과 김문수 경기지사를 비롯해 1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냉면의 역설/서동철 논설위원

    냉면집에 가면 함께 자리한 이들에게 묻는다. “냉면이 어느 계절 음식인 줄 알아?” 고민스럽게 마련이다. 여름철 음식의 대명사인 냉면을 두고 어느 계절 음식이냐니…. 혹시 다른 ‘깊은 뜻’이 있는 것이 아닐까 하며 섣불리 “여름”이라는 대답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렇다. 정답은 ‘냉면은 겨울 음식’이다. ‘냉면은 한겨울 밤의 뜨끈한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먹는 맛이 최고’라는 어르신의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냉면이 겨울 음식인 이유는 싱겁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여름에는 만들어 먹을 수 없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물론 조선시대 서울에는 석빙고가 있어 한여름에도 고관대작에게는 눈곱만큼씩의 얼음을 나누어 주었다는 기록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 보석에 버금가게 희귀한 얼음을 국수를 헹구어 먹는 데 쓴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냉면의 역설은 또 있다. 평양냉면의 사리를 구성하는 주재료는 메밀이다. 주성분은 루틴으로, 지방과 콜레스테롤 성분을 인체 밖으로 배출시켜 주는 훌륭한 역할을 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냉면이나 일본의 메밀국수가 세계적으로 뛰어난 건강식품으로 각광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고기는 명절이나 되어야 먹을 수 있던 전통시대 메밀은 당연히 같은 이유로 ‘나쁜 식품’이었다. 문학평론가이자 소설가인 김남천(1911~1953)의 수필 ‘냉면’에도 그런 내용이 나온다. ‘한방에서 냉면은 백해(百害)는 있을지언정 일리(一利)도 없는 식품이라고 한다’고…. 메밀은 보릿고개를 넘기 힘겨웠던 시절 건강에 좋지 않은 줄 알면서도 배고픔을 참기 위해 심었던 구황작물이었다. 그러던 것이 영양 과다에 시달리는 현대 사회에서 좋은 먹거리로 위상이 역전된 것이다. 마지막 역설은 조미료다. 이른바 ‘화학 조미료’라고 부르는 글루타민산나트륨이다. 얼마 전 조미료를 쓰지 않는 냉면집을 ‘착한 식당’으로 소개하고자 무진 애를 썼지만 결국 찾아내지 못한 TV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냉면은 평안도가 고향이지만, 1920년대 이미 서울에 줄지어 냉면집이 생겼을 정도로 일찍부터 대중화됐고, 적지 않은 냉면집이 당시 일본에서 들어온 새롭고 값비싼 화학 조미료 ‘아지노모토’를 쓴다는 사실을 감추기는커녕 오히려 부각시켰다는 사실은 아마도 잘 모르는 것 같다. 진리가 어느 시대에도 똑같은 진리는 아닌 것 같다. 냉면 하나만 봐도 한때의 정설이 시간이 흐르면 역설이 되지 않는가. 어릴 적 들었던 이야기를 평생 금과옥조로 여기며 우기면 바보가 되기 십상이다. 냉면이 전해 주는 교훈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남북 장관급회담 실무접촉] 北, 동·서해 항행금지선포 왜

    장관급 회담을 위한 남북 간 직접 접촉이 9일 시작된 가운데 북한이 최근 동·서해에 잇따라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6~7일 동해 원산 앞 해상에, 8일부터는 서북쪽 해상인 평안남북도 서한만 일대에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군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순시에 맞춰 원산 앞바다에서 신형 화기로 추정되는 포를 시험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형 화기의 사거리는 10여㎞로, 해안포와는 다른 궤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서한만 해상 2곳에도 사나흘 동안 선박 운행이 금지된 것으로 파악됐지만 현재까지 단거리 미사일이나 해안포를 발사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우리 군은 해당 해상이 매우 좁은 지리적 특성으로 볼 때 통상적인 해안포 사격 훈련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설정된 해상 면적으로 볼 때 미사일 발사 용도는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다. 군 관계자는 “지역 부대의 전술 훈련 차원으로 보인다”며 “해안포 사격 훈련 때도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우리 측에 대한 도발로는 평가하지 않는 기류다. 일각에서는 남북 간 당국의 대화 재개 속에서 북한 군부의 존재감 과시이거나 내부 단속용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서해 일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조선의 혼’ 사직단 원형 복원, 아직도 예산 타령만

    ‘조선의 혼’ 사직단 원형 복원, 아직도 예산 타령만

    왕실이 토지와 곡식의 신(神)에게 제사 지내던 ‘사직단’ 복원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적 121호인 사직단은 올 초 문화재청에 의해 땅의 용도가 공원에서 사적지로 뒤늦게 바뀌었으나, 예산 부족을 이유로 원형 회복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조선의 500년 수도인 한양을 상징하는 ‘종묘사직’ 가운데 경복궁 동쪽의 종묘와 종묘제례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지만 대칭점에 자리한 경복궁 서쪽의 사직단은 일제시대 이후 명예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사직대제는 삼국시대 이후 국가의 명운과 평안을 기원하며 땅과 곡식의 신에게 지낸 제사다. 대한제국이 일본에 병합되면서 자취를 감췄고 사직단은 빈터로만 남았다. 1922년 일제는 종묘사직의 맥을 끊으려고 사직단 일대를 공원으로 지정해 지위를 격하했고 사직단 부속시설도 철거했다. 1932년에는 대지 일부가 교육시설로 잘려 나갔다. 해방 이후에도 잦은 도시계획 사업으로 정문이 두 차례나 옮겨졌고 그 자리에 도서관과 수영장이 신축되는 몸살을 앓았다. 문화재청이 사직단 복원에 뒤늦게 뛰어든 것은 지난해 1월. 관리 주체도 종로구청에서 문화재청으로 넘어왔다. 그러나 여전히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문화재청 산하 사직단지킴이인 재단법인 예올은 “‘사직대제’가 ‘종묘제례’ ‘석전대제’에 이은 대표 무형문화재인데도 국가나 지자체가 아닌 전주 이씨 대동종약원이 근근이 명맥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사직대제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형식적으로 복원된 이후 매년 9월 셋째 일요일에 거행되고는 있으되 지금까지 악무를 복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형식이 전혀 다른 종묘제례의 노래와 춤으로 대체하고 있다”는 게 예올 측 주장이다. 지금은 사직단의 존재와 의미를 아는 시민도 드물다. 사직단 주변 황폐화도 심각한 문제다. 사직단 사적지 안에는 여전히 파출소, 도서관, 주민센터, 창고 등 여러 공공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일제 때 경희궁에서 이전해 온 황학정 앞에는 2002년 국궁전수관이 건설돼 지금도 사직단 쪽을 향해 활을 겨누고 있다. 그나마 모습을 갖춘 것은 제단과 정문, 담장 정도다. 문화재 관련 단체들의 지속적인 요구로 일본식 돌담은 정리됐으나 조잡한 일본식 조경도 논란거리다. 김문식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사직단의 역사성 회복은 단순한 복원이 아닌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명 예올 이사장도 “사직단이 주말이면 인왕산 등산객들의 집합 장소쯤으로 변질돼 컨테이너 가건물이 들어서는 등 훼손 상태가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관련 단체들은 “정부의 의지가 없고서는 복원은 앞으로도 요원한 일”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문화재청은 올해부터 복원을 추진한다는 종합계획을 마련했지만 정작 예산은 한푼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경희궁~사직단~경복궁을 잇는 역사로 정비 방안이 제시되고 있으나 이 또한 수백억원의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평가된다. 사직단 복원 작업은 여전히 시민단체의 몫으로 남은 게 현실이다. 예올은 분기마다 350여명의 회원들과 주변 청소 등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오는 10월에는 사직단 역사성 회복을 위한 대규모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공정위, 150만원대 다운재킷 ‘네파’ 과장광고 시정명령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를 생산하는 평안L&C에 대해 과장 광고 시정명령 등을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평안L&C는 150만원이 넘는 고가 방수 다운 재킷을 광고하면서 ‘현존하는 방수 재킷 중 최고의 땀 배출 효과’라는 표현을 쓰는 등 2010∼2012년 프리미엄 제품군 ‘네파 블랙라벨’을 TV와 인쇄 매체를 통해 광고하면서 기능을 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우주복’이라는 표현도 문제가 됐다. 나사의 우주복 장갑에 일부 사용되는 기능성 소재(PCM)를 안감에 적용해 놓고 우주복 소재를 제품 전체에 사용한 것처럼 표현했기 때문이다. 해당 재킷은 현재 판매가 중지된 상태다.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민생 시찰·지하자원 홍보… 北 경제 총력전 펼치나

    북한이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의 방중을 전후해 경제 관련 기사를 잇달아 내보내며 성과를 대대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북·중 관계 개선에 자신감을 얻은 북한이 외자 유치와 인민 생활 향상에 가속도를 내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인민군 산하 제639군부대의 동해후방기지와 군인들에게 식료품을 공급하는 제534군부대 산하 종합식료가공공장을 연이어 찾았다. 군의 사기를 높이는 한편 먹는 문제 해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동시에 보여주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지난 24일과 25일에는 북한 매체를 통해 지질탐사로 유망한 지하자원 개발 후보지를 찾아냈다는 소식이 차례로 전해졌다. 황해남도와 양강도, 함경북도, 평안도에서 철광석·희토류 원소광물·석탄 등을 찾았다는 것으로, 최근 몇 년간의 지하자원 개발 성과를 종합한 보도다. 지하자원이 북한의 주력 수출 상품이란 점에서 외자 유치와 외화벌이를 겨냥한 대외 선전용으로 풀이된다. 폐막한 지 1주일도 넘은 제16차 평양봄철국제상품전람회(5월 13~16일) 관련 기사를 연일 내보내며 생산품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 22일 전람회 소식을 전하며 “많은 외국 기업이 전람회에 참가해 북한과의 무역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최룡해가 중국 측에 투자를 요청했을 것”이라며 “당장 투자 활성화 등을 위한 경제 개혁 조치를 내놓기는 쉽지 않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전향적 조치들이 많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中, 北에 비료 20만t 지원… 식량원조 재개할 듯”

    “中, 北에 비료 20만t 지원… 식량원조 재개할 듯”

    중국이 최근 북한에 대량의 비료를 지원한 데 이어 식량 원조도 곧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유엔 대북 제재에 따른 북한 계좌 폐쇄 등 금융 제재에 동참하면서도 ‘채찍과 당근’ 정책을 병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복수의 북한 내부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이미 지난달 말쯤 북한에 20만t 이상으로 추산되는 비료를 무상으로 지원했으며, 조만간 많은 양의 식량 지원도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함경북도 농업부문 관계자는 “협동농장들에 분배되는 비료량으로 추산해 보면 중국 정부가 대략 20만t 이상 지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강도 농업부문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6월 10일쯤 중국산 비료가 공급됐고 초기 물량도 각 협동농장에 10t씩 분배될 정도로 적었다”며 “올해는 4월 26일부터 비료 공급이 시작돼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비료 지원은 신의주 세관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북도 무역부문 관계자는 “중국이 곧 많은 양의 식량을 지원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평양 당국이 ‘2호 창고’의 식량을 풀어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것도 중국의 식량 지원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중국의 대북 제재 결의 동참에도 불구하고 “삼지연군 쌍두봉에 새롭게 세관이 개설되는 등 북·중 간 무역이 크게 늘었다”며 “압록강을 통한 양국 간 밀수도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중국에서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회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중국은 북한에 관해 외교적 진전이 있으려면 한반도 비핵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의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계획에 대한 의견 접근을 이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北 긴장완화 모색?… 김정은, 軍활동 줄이고 경제 주력

    지난 3월 최전방 군 부대를 잇달아 시찰하며 한반도 긴장을 한껏 고조시켰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군 관련 활동을 대폭 줄이고 경제분야에 주력하는 등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올해 신년사에서도 밝혔던 농업·경공업 중심의 경제건설을 위해 냉각기를 갖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기류를 감안해 대결국면에서 긴장완화 국면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의 달라진 기류는 김 제1위원장의 현지 시찰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남북 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지난 3월 군 관련 활동 횟수는 모두 11회에 달했으나 4월에는 인민군 창건 81주년 기념행사(25일) 참석밖에 없었다. 한·미 연합 독수리 연습 종료에 즈음해서는 지난달 27일 부인 리설주와 군 간부를 대동하고 개업을 앞둔 주민종합편의시설 해당화관을 방문하는가 하면 29일에는 축구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북한의 ‘경제·중국통’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도 김 제1위원장의 옆자리를 지켰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군 간부들이 인민군복을 입고 경제시찰에까지 동행한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라며 “북한 지도부가 앞으로 인민생활 향상에 더 큰 힘을 기울이겠다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들의 경제 관련 기사량도 지난달 26일부터 현저하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경제에 집중하면서 긴장 국면에 다소 숨통이 트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일로 정확히 취임 한 달을 맞은 북한의 대표적인 ‘경제통’ 박봉주 내각총리의 경제관련 행보도 부쩍 늘었다. 그는 지난달 23일 중앙과학기술축전에 참석한 데 이어 29일에는 평안남도 순천 청년탄광연합기업소를 찾아 생산 실태를 점검했다. 또 조선중앙통신은 23일자로 박 총리가 황해남도 해주시의 협동농장 등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중앙과학기술축전 관련 기사에서 “올해 축전 개막식에 박 총리가 참석한 사실은 조선이 경제강국 건설에서 과학기술발전을 특별히 중시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본격적인 영농철이 시작되면 아직 시작단계인 박 총리의 경제개혁 조치들이 서서히 표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노동신문이 1일 노동절을 맞아 ‘정밀화, 소형화된 핵무기’를 언급하며 군수공업부문 근로자들의 분발을 독려했다는 점에서 대외적으로 긴장 수위를 유지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희망 나누는 기업] 신한금융그룹 - 벽화그리기 대표적 봉사프로그램

    [희망 나누는 기업] 신한금융그룹 - 벽화그리기 대표적 봉사프로그램

    신한금융그룹은 ‘벽화 그리기’를 통해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고 있다. 한동우 회장을 비롯한 12개 그룹사 대표들은 지난 17일 정신질환 장애우들에게 심리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울 은평구 구산동의 서울시립 은혜로운 집에서 벽화 그리기 봉사활동을 했다. 이날의 주제는 ‘평안과 따뜻함’. 나무와 풀로 가득찬 벽화가 완성되자 장애우 생활시설은 따뜻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신한금융은 장애우들이 일하는 작업장의 환경 개선을 위해 책상 등 물품 구입에 사용될 후원금도 전달했다. ‘따뜻한 금융’을 표방하는 신한금융그룹의 봉사활동은 올해로 6년째다. 특히 벽화 그리기는 2만 2000여명의 임직원과 직원 가족이 참여하는 그룹의 대표적 봉사활동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전쟁 겪은 노인 위해” 88세 재일교포, 29억 기부

    “젊은 시절 어쩔 수 없이 일본인으로 귀화했지만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일제와 6·25전쟁 등 동시대 아픔을 겪은 또래 노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재일교포 학자인 A(88)씨가 지난 22일 한국의 저소득층 독거노인을 위해 써 달라며 245만 호주달러(약 29억원)의 기부금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A씨가 평생 연구를 통해 모은 돈 중 일부인 이 돈은 지금까지 개인이 익명으로 공동모금회에 낸 기부금 중 최대 액수다. 그는 기부금을 내며 익명을 요구했다고 모금회 측은 전했다. 1925년 평안북도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A씨는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던 중 해방으로 남북이 갈라지면서 북에 있는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A씨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수한 성적으로 제국대학 의학부에 입학했고 이후 오사카 대학병원에서 정형외과 전문의로 5년간 근무한 뒤 의학을 연구하는 학자로 평생을 살아왔다. 세계적 권위의 과학학술지인 ‘네이처’에 3건의 논문을 싣고 연구로 얻은 특허권을 팔아 재산도 상당히 모았다. 공동모금회는 A씨의 기부금을 3년간 저소득층 독거노인의 식사를 지원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부잣집 똥을 훔치면 부자 된다는 말 듣고 칠석이와 팔석이는 정말 똥을 훔치는데…

    부잣집 똥을 훔치면 부자 된다는 말 듣고 칠석이와 팔석이는 정말 똥을 훔치는데…

    어수룩하지만 마음만은 순수한 칠석이와 팔석이. “얼마 전 산골짜기의 논을 산 아랫마을 삼돌이가 최 부자네 똥을 훔쳐 부자가 됐다”는 말에 귀가 솔깃한다. 두 아이는 최 부자네 담을 기웃거린다. 칠석이는 팔석이의 목말을 타고 순식간에 담을 넘는다. 최 부자네 마당에는 똥이 산처럼 쌓여 있다. 똥을 훔친 칠석이와 팔석이는 마주 보며 헤벌쭉 웃는다.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며 똥 항아리를 보듬고 달리기 시작한다. 똥 항아리를 안방 아랫목에 고이 모셔 둔다. 하지만 부자가 되기는커녕 점점 구려지는 냄새 때문에 죽을 지경이다. 급기야 똥은 삭아 걸쭉해져 부글거리기까지 한다. 고약한 똥 냄새는 널리 퍼지고, 두 아이는 망신만 당한다. 그제야 칠석이와 팔석이는 ‘똥 도둑질’의 진짜 의미를 깨닫게 된다. 똥은 가만히 모셔 두는 게 아니라 밭에 거름으로 뿌려 주어야 비로소 구실을 한다는 사실이다. ‘똥 도둑질’(휴먼어린이 펴냄)은 정월 초하룻날 첫 닭이 울 때 부잣집의 똥을 훔치는 평안북도 강계 지방의 옛 풍속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부잣집 똥을 훔치면 한 해 운수가 잘 풀리고 부자가 된다는 의미였다. 순박하기만 한 칠석이와 팔석이는 왜 조상이 설날 꼭두새벽부터, 하필이면 더럽고 냄새 나는 똥을 훔치는지 잘 알지 못했다. 농사를 지어 먹고살던 조상에게 똥은 돈만큼이나 꼭 필요한 자산이었다. 똥 한 덩어리도 귀중하게 여기는 마음가짐이 그 사람을 부자로 만들었다는 뜻이다. 이른 새벽에 도둑질해야 한다는 데는 일찍 일어나는 부지런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가르침이 담겨 있었다. 이 책은 두 아이가 똥 도둑질에 얽힌 조상의 지혜를 깨우치는 과정을 정란희 작가의 맛깔스러운 문장과 홍영우 화백의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잘 표현했다. 공부나 운동, 그림 그리기를 잘하기 위해서도 성실하고 근면한 삶의 자세를 지녀야 한다는 가르침을 담았다. 책 속의 마을 어른들은 도둑질을 하다 어처구니없이 들켜버린 칠석이와 팔석이를 야단치지 않는다. 아이들도 땅에 거름을 뿌리며 들판을 즐거운 노랫소리로 채운다. 그 순간만큼은 아이들이 세상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된 듯하다. 작가는 “‘똥 도둑질’은 일종의 놀이였다”며 “아이들이 흥미롭게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만 2000원.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사설] 한반도 비핵화 새로운 틀과 접근 필요하다

    북한이 어제 원자력총국 대변인 발표를 통해 평안북도 영변을 비롯해 북한 전역에 산재한 원자로를 재가동한다고 선언했다. 2007년 10월 3일 북핵 6자회담에서 합의된 북의 핵 시설 동결조치를 파기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핵 무력 증강을 당의 새로운 노선으로 채택해 고 김일성 주석의 유훈인 한반도 비핵화를 공식적으로 폐기한 데 이어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조치를 내놓은 셈이다. 흑연감속로 재가동은 곧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 추출을 의미한다. 물론 그동안 북한이 10·3 6자 합의를 올곧이 준수해 온 것은 아니다. 북한은 이미 10·3 합의에 따른 국제사회의 에너지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핑계를 대며 2008년 9월 원자로 폐쇄 봉인을 해제하고는 두 달 뒤 사용후 연료봉 8000개를 재처리했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6자회담 참가국을 비롯해 국제사회 누구도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는 ‘일방적 주장’으로 간주돼 왔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원자로 재가동을 천명한 것은 비밀리에 진행해 오던 핵 개발을 이제 더 이상 국제사회의 눈치를 볼 것 없이 하겠다는 선언이다. 핵 전력을 공개리에 증강시키겠다는 선언이자 북핵 6자회담의 틀을 실질적으로 파기한다는 선언이다. 1993년 북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이후 지난 2월 3차 핵실험까지 20년 간 위협-지원-합의-파기가 순환돼 온 북핵의 궤적을 보면 그들의 핵 개발이 대미 협상용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이며 이제 목표 달성에 거의 다가섰다고 보는 것이 실체에 부합하는 인식일 것이다. 앞으로 더욱 위협 수위가 고조될 것이 뻔한 북핵 앞에서 이제 한반도 비핵화 구상의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정비를 생각할 때가 됐다고 본다. 한반도 비핵화 자체는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겠으나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은 새롭게 짜야 한다. 무엇보다 현실이 된 북핵을 어떻게 간주하고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대내외, 특히 미국·중국과의 공감대를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 북한을 움직이려면 결국 중국이 움직여야 하고, 그러려면 무엇보다 아시아 패권을 다투는 미국과 중국이 적어도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만은 남북 통일 이후까지를 겨냥한 지속가능한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 이미 껍데기만 남은 6자회담을 대체할 새로운 북핵 논의 틀도 이런 바탕 위에서만이 가능할 것이다. 쉽지 않은 과제이나, 박근혜 정부로서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두 나라에 대한 치밀한 외교적 접근이 요구된다. 우리의 핵 안보 태세도 원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북핵 공격에 대한 선제타격 전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나 핵우산 전력 강화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안보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 [씨줄날줄] 푸에블로호 신경전/임태순 논설위원

    미국과 북한이 푸에블로호 반환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콜로라도 주 하원은 최근 푸에블로호가 나포된 1월 23일을 ‘푸에블로호의 날’로 지정하고 결의안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 연방하원 의장에게 전달했다. 콜로라도 주 의회가 푸에블로호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배의 이름을 주 내에 있는 도시 ‘푸에블로’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는 1968년 일본을 출항, 원산항 공해상을 항해하다 영해 침범혐의로 북한군에 의해 나포됐다. 이른바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이다. 무장공비들이 청와대를 습격하려 한 ‘1·21사태’ 이틀 뒤 발생했으니 당시 북한의 기세는 하늘을 찌를 듯 높았을 것이다. 미국은 28차례 비밀협상 끝에 그해 12월 23일 판문점을 통해 80여명의 선원들을 돌려받았으나 영해 침범사실을 인정하고 사과까지 했으니 국제적으로 톡톡히 망신을 당한 셈이다. 푸에블로호 사건은 북한에서 구한말 발생한 제너럴 셔먼호 사건과 함께 반미항쟁의 기념비적 사건으로 대대적으로 선전되고 있다. 미국 상선 셔먼호가 1866년 대동강에 나타나 통상을 요구하며 관군과 주민들에게 횡포를 부리다 격침된 게 제너럴 셔먼호 사건이다. 한국사에서는 평안도 관찰사 박규수가 주민들과 함께 셔먼호를 공격했다고 되어 있지만 북한 역사책에는 김일성 주석의 증조할아버지 김응우가 셔먼호를 불태웠다고 기록돼 있다. 사건 발생 100주년인 1966년에는 역사의 현장인 대동강변 쑥섬에 격침비를 세우기까지 했다. 아버지 김일성이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푸에블로호까지 나포했으니 김정일로선 가문을 빛내는 데 이보다 더 좋은 선전 소재도 없었을 것이다. 김정일은 지시를 내려 1999년 원산에 있던 푸에블로호를 대동강으로 옮겨 주민들이 관람케 했다. 큰 함정을 어떻게 옮겼는지는 지금도 미스터리다. 해상으로 운송하려면 남해로 우회해야 해 미국의 감시 눈길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기 때문이다. 분해해서 육로로 수송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정보함이어서 분해, 조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콜로라도 주 의회는 지난해에는 북한 측에 푸에블로호의 반환을 촉구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우리는 백만년이 지나도 반환하지 않을 것이며 돌려받고 싶으면 직접 와서 가져가라”는 답신을 보냈다. 핵 개발로 남북은 물론 북·미 관계도 점점 경색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북한이 대미 투쟁의 전리품인 푸에블로호를 쉽게 돌려주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푸에블로호의 반환은 북한의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점은 분명해 보인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힘 커진 軍 강경파 독주 차단… 강력한 ‘1인 리더십’ 구축 의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22일부터 사흘째 군부대를 시찰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배경이 주목된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22~23일 유사시 서울 침투 등 후방 교란 임무를 맡은 평안남도 지역의 11군단 산하 특수부대를 방문한 데 이어 24일 인민군 제1501군부대를 찾는 등 왕성한 군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군사 도발 위협을 고조시키는 것이 군 현지시찰의 첫 번째 목표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군을 보다 확고하게 장악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려는 의도도 크다는 데 주목했다. 군에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 충성심을 강화하는 한편 3차 핵실험 이후 힘이 커진 강경파의 군부 내 독주 가능성을 차단해 실질적 권력 계승을 마무리하려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김 제1위원장이 현지 지도 때마다 2인자로 자리매김한 대표적 강경파인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을 늘 대동하는 것도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지 살피고 견제하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군 강경파는 지난해 4월 노동당대표자회를 통해 당 정치가 부활하고 7월 리영호 군 총참모장이 전격 해임되면서 눈에 띄게 약화됐지만지금은 주도권을 틀어쥐고 있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의 고모 김경희 유고 시 체제 안정에 있어 군부가 큰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군부에 확실한 충성심을 심어 줘야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며 “군의 입장을 지지해 줘서 배짱도 있고 신뢰할 만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북한이 군을 우선시하는 ‘선군(先軍)노선’으로 다시 돌아갈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군의 운영상태와 대비 태세를 점검하는 것은 파행적으로 운영돼 왔던 선군정치를 바로잡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반도의 인간·숲 상호작용 설득력 있게 조망

    많은 사람에게 숲은 그저 휴식과 평안을 선사하는 울창한 산림쯤으로 인식된다. 각박한 현실을 떠나 안길 수 있는 생태와 자연. 그러나 숲은 인류의 존재 이후로 사람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어왔다. 그 관계성의 중요함에 대한 천착은 갈수록 더해진다. 한국에서도 숲을 자연과 생태의 차원으로만 남겨두지 않으려는 생각과 몸짓은 눈에 띄게 늘어가는 추세다. ‘한국인과 숲의 문화적 어울림’(이정호 지음, 소명출판 펴냄)은 그런 흐름에서 숲과 한국인의 문화적 정체성을 연결해낸 흥미로운 책이다. 주로 선사시대나 고대사회 만주와 한반도에 살았던 한국인의 선조격인 사람들이 어떻게 숲과 상호작용을 해왔는지를 자연-인간 시스템의 관점에서 풀어낸 구성이 독특하다. 인간분자유전학 박사인 저자가 숲을 보는 시각은 그저 생태와 인간유전학의 관계에 머물지 않는다. 고고학, 역사학, 민족전통생물학 같은 초학제적 조망이 설득력과 깊이를 더한다. 저자가 가장 관심을 갖고 천착한 부분은 한국인의 원류와 한국인들만이 가진 문화적 정체성이다. 단군신화 속 숲, 예맥 조선이나 후 조선기에 해당하는 비파형 동검문화에 감춰진 숲의 의미, 주몽과 유리의 고구려 건국설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나무의 역할, 단군신화의 수목 숭배 전통에서 이어진 근세조선의 사직(社稷) 등이 모두 숲과 연관지어 한국인의 특이한 정체성을 들춰낸 흥미로운 사례들이다. 기원전이나 기원 무렵부터 만주·한반도의 현생인류가 나무며 숲과 문화적 어울림을 본격적으로 해왔다고 할 때 그 상호작용은 여전히 진행형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저자는 근대화 과정에서 크게 변화된 현대 한국인에게서도 그 숲과의 문화적 어울림은 어김없이 발견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중세 사회에선 농경문화와 겹치면서도 다른 곳과는 차별성을 보이는 독특한 산림문화를 형성했고 특히 연료림과 관련 있는 온돌문화는 중원이나 일본열도와는 차별되는 만주-한반도 계열의 정체성을 확연히 보여준다고 말한다. 광릉 숲에서 하늘을 찌를 듯이 곧게 선 소나무 무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는 저자가 책에서 거듭 강조하는 대목은 보존 차원에 머물지 않는 전통과 현대의 소통이다. 책 말미에 명명한 ‘호모 실바누스’(Homo Sylvanus), 즉 ‘환경을 조성하는 인간’이란 명칭은 숲과 인간의 현대적 소통의 상징이다. 2만 1000원. 김성호 기자 kimus@seoul.co.kr
  • 결핵약 6억7800만원어치 北 간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민간 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이 승인됐다. 새 정부의 남북 간 ‘신뢰 프로세스’ 추진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22일 “대북 지원단체인 유진벨재단의 결핵약품 대북 반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결핵약은 총 6억 7800만원 상당으로 평양과 남포, 평안도지역 8개 결핵센터의 환자 500여명의 치료에 사용될 예정이다. 유진벨재단은 다음 달 중국 대련항을 통해 북측에 결핵약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명박 정부가 지난해 12월 11일 대북 인도적 지원을 승인한 후 102일 만이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민간물품 반출 승인은 북측에 먼저 손을 내미는 능동성을 보여준 것으로, 남북 간 팽팽한 긴장 정세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언급처럼 남측의 선의에 북측이 어떻게 호응할 지에 따라 신뢰 프로세스의 안착 여부가 달렸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부고] ‘일제 식민교육 저항’ 애국지사 이봉양 선생

    일제강점기 식민교육에 저항했던 애국지사 이봉양 선생이 18일 오전 6시 별세했다. 89세. 평안북도 용천 출생인 고인은 1938년 7월 김원구, 전약용 등 친구들과 함께 태극기 알리기 운동을 비롯해 역사 연구에 매진했다. 1939년 9월 지우개에 태극기를 새겨 친구들에게 나눠 주는가 하면, 신의주 중학교에 다니던 1940년 9월에는 하숙집에서 일본의 황국식민교육정책에 항거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1942년 3월 이러한 활동이 일본 경찰에 적발됐고, 고인은 태극기와 역사책을 압수당한 뒤 체포됐다. 이 선생은 이듬해 4월 신의주지방법원에서 치안유지법 위반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정부는 고인의 공훈을 기려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수여했다. 유족으로 2남 2녀가 있다. 발인은 20일 오전 7시,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애국지사 4묘역이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영안실 1호실. (02)2258-5940.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중국통신] 음력 2월 2일은 이발하는 날?

    지난 13일 중국 이발소들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음력 2월 2일, 이른바 ‘춘룽제’(春龍節)를 맞아 머리를 자르려는 사람들이 줄을 섰기 때문. 첸장완바오(錢江晩報) 등 현지 언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13일 하루 동안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는 머리를 자른 사람들의 ‘인증샷’이 봇물을 이뤘다. 정월 초하루부터 기른 머리를 음력 2월 2일에 자르는 것은 예부터 전해져 온 풍습 때문이다. 항저우(杭州)에 사는 역사학자 딩윈촨(丁云川)은 “2월 2일은 ‘용이 머리를 드는 날’(龍擡頭)로, 북방지역에서 전해진 문화다.”며 “이 날은 하늘에서 구름과 비를 주관하는 용왕이 고개를 드는 날로, 이 날 이후 비 오는 날이 많아져 춘룽제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또한 춘룽제 전에 머리를 깎으면 한 해의 복이 날아가지만 춘룽제에 맞춰 머리를 자르면 액과 불운이 함께 떨어져나가 일년 동안 평안하다고 믿는다고 딩 선생은 소개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tha_hong@aol.com
  • 대선 때 직접 녹음한 ‘행복을 주는 사람’에 맞춰 행진

    대선 때 직접 녹음한 ‘행복을 주는 사람’에 맞춰 행진

    박근혜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은 국민이 참여하고 공감하며 즐기면서 함께 만들어가는 ‘국민대통합’ 축제의 한마당으로 치러졌다. 7만여명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시작된 취임식은 국민을 중심에 둔, ‘국민 행복, 희망의 새 시대’라는 박 대통령의 국정 비전에 맞춰 진행됐다. 이날 취임식엔 이명박 전 대통령 부부와 김영삼·전두환 전 대통령,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가 참석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건강 상태가 크게 좋지 않아 불참했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도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야권의 경우 민주통합당에서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박기춘 원내대표 등 지도부 대부분이 참석했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는 불참했다. 문 전 후보는 초청장은 받았지만 부산에 있어서 참석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정의당에서는 노회찬·조준호 공동대표와 강동원 원내대표, 이정미 대변인이, 통합진보당에서는 오병윤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했다. 하지만 이정희 대표는 불참했다. 가족석에는 박 대통령의 동생 내외인 박지만 EG회장, 변호사 서향희씨와 5촌 조카인 방송인 은지원씨 등이 앉았다. 취임식에는 다양한 사연을 지닌 국민들이 참석해 박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평안남도 출신인 김석진(75)씨는 1951년 ‘1·4후퇴’ 때 경기 용인으로 내려왔다. 김씨는 “전쟁 중에 가족을 모두 잃었다”면서 “박 대통령 임기 중에 어서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취임식에 초청받았다가 참석하지 못한 일도 있었다. 서울 도봉구에 사는 지체 1급 장애인인 서보민(23·여)씨는 첫 여성 대통령 취임식을 보려고 인터넷으로 일반 국민 참여 신청을 해서 취임식에 초대됐다. 아침 일찍부터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어렵사리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갔지만, 취임식이 끝날 때까지 행사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취임식장 밖에서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서씨는 “오전 9시쯤 왔지만, 식전 공연 리허설을 한다고 기다리게 하더니 시간이 더 흐르니까 이젠 남은 좌석이 없다며 못 들어가게 한다”고 울상을 지었다. 서씨는 “새 정부는 장애인도 차별 없는 국민대통합의 세상을 만들어 줄 거라는 기대에 부풀었는데 취임식 첫날부터 그런 기대가 무너졌다”고 아쉬워했다. 취임식이 아니라 연예인의 식전 행사를 보러 온 ‘잿밥에만 관심을 보인’ 유형도 있었다. 인터넷으로 신청해 초대받은 여고생인 김예지(16)양 등은 그룹 JYJ를 보러 취임식장을 찾았다. 김양은 “저 말고도 팬클럽 회원 상당수가 취임식장을 찾았다”면서 JYJ의 공연이 끝나자 함께 온 친구와 식장을 빠져나갔다. 취임식장 입구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행사 진행요원들이 참석자들에게 기념품으로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이라고 적힌 무릎 담요와 손난로를 나눠 줬다. 중앙무대 뒤편에 설치된 반원형의 대형 그림은 신흥우 화백의 ‘희망아리랑’.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다양한 악기로 아리랑을 연주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그림 속 오케스트라 지휘자는 첫 여성 대통령인 박 대통령을 상징하는 여성이다. 취임식 한쪽에 마련된 ‘희망꽂이’도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국민 여러분의 희망의 메시지를 받습니다’라고 적혀 있는 희망꽂이에는 취임 축하 메시지와 박 대통령에게 바라는 희망을 적은 분홍, 초록, 연두색 등의 색종이가 가득 찼다. 식전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가수 싸이가 등장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강남스타일을 부르자 7만여명의 참석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말춤을 따라 하며 취임식장 분위기를 달궜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을 부르기 전 “이 노래처럼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지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원한다”고 말했다. 취임식이 끝나고 박 대통령이 국회 앞마당을 걸어갈 때 대선 기간 박 대통령이 직접 부른 노래 ‘행복을 주는 사람’이 흘러나왔다.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녹음실에서 헤드폰을 쓰고 녹음을 하는 장면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나오자 참석자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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