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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영화 이마무라감독 ‘나라야마 부시코’ 국내 개봉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죽게 마련이다.그것은 낡은 옷을 갈아 입듯 자연스런 일이다.슬퍼할 일도 아쉬워할 일도 아니다.그러나 그 죽음에 이르는 길이강제에 의한 것일 때도 과연 의연할 수 있을까. 일본을 대표하는 현역 감독이마무라 쇼헤이(今村昌平·74)의 ‘나라야마 부시코(楢山節考)’는 나이든탓에 산 채로 산에 내버려지는 죽음조차 자연의 이법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신비한 분위기의 영화다. ‘나라야마’는 일흔이 되는 노인들을 생매장했다는 일본의 전설적인 산,또 ‘부시코’는 노래(ballad)를 뜻한다.제목이 암시하듯 ‘나라야마 부시코’는 중세 일본에 있었던 ‘기로(耆老)풍습’을 소재로 삼는다.일본판 고려장이야기인 셈이다. 영화의 배경은 가난에 찌든 산간마을,대자연의 풍광이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지만 이곳의 겨울은 굶주림의 지옥이다.겨우내 태어난 사내 아이들은 이웃 논바닥에 버려지고,여자 아이는 한줌의 소금과 맞바꿔진다.그리고 70세의 노인은 나라야마로 가야 한다.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감독은 이영화에서 주인공 오린(사카모토 스미코)을 어떠한 광풍에도 높지 않는 들풀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노인으로 그린다.오린은 자신이 죽을만큼 쇠약해졌음을 알리기 위해 스스로 돌절구에 자신의 이를 으깬다.핏물이 뚝뚝 떨어지지만 오린의 입가엔 희미한 미소가 감돈다.마침내 오린은 아들다츠헤이(오가타 켄)의 등에 업혀 나라야마 꼭대기에 이르고,평상심 속에 오린은 죽음을 맞는다. 널려진 해골 더미 위로 까마귀떼가 날고,기적처럼 내려 쌓이는 눈은 세상의부질없는 인연을 덮어버린다. 이 영화가 더없이 강렬한 잔상을 남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그중 하나가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그려진다는 점이다.사랑의 행위를 나누는 남녀와 뱀의 교미장면이 나란히 비쳐지는가하면,도둑질한 가족이 생매장되자 집안의 업구렁이가 슬그머니 도망친다.인간과 동물의 삶이 마치 씨줄과 날줄처럼 촘촘히 짜여져 있다. 그래선지 영화는 곳곳에서 범신론적인 냄새를 풍긴다.이마무라 감독 영화의형식상 특징은 다큐멘터리 지향성이다.이 영화 역시 한편의 자연다큐멘터리로 읽힌다.쇼맨십 없는 정공법의 연출이 영화에 힘을 얹어준다. ‘나라야마 부시코’는 ‘하나비’‘카게무샤’‘우나기’에 이어 네번째로 국내에 개봉(30일)되는 일본영화다.지난 83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받은 이 영화는 퍽이나 관념적이고 철학적이다.하지만 ‘설화적인’ 드라마의 줄거리와 비범한 영상미를 좇다보면 120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1951년 오즈 야스지로의 조감독으로 일하며 감각을 익힌 이마무라는 58년‘빼앗긴 욕망’으로 데뷔,60년대 일본의 뉴 웨이브를 이끈 전후 1세대 감독이다.그는 ‘나라야마 부시코’로 구로사와 아키라 이후 나락으로 치닫던 일본 영화를 단숨에 절정으로 끌어 올렸다.97년엔 ‘우나기’로 다시 한번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 노병은 죽지않음을 보여줬다. 김종면기자 jm
  • [오늘의 눈] 채권투기에 비과세라니

    금융감독위원회가 급하기는 급한 모양이다.금융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는대 명제 앞에서 그렇다. 이헌재(李憲宰) 금감위원장이 지난 6일 “그레이(grey·회색지대)펀드의 경우 비과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그레이펀드는 회사채 등급이 BB+ 이하에 투자하는 신형 펀드다.보통 BB+ 이하는 ‘투기등급’으로 분류되고 그 보다 한 단계 높은 BBB­ 이상부터 ‘투자적격등급’으로 불린다. BB+ 이하의 채권 중에도 우량채권이 적지 않고 신용평가회사들이 제대로 평가를 하지 못해 현재 투기등급으로 분류되는 것도 적지는 않을 것이다.흙속에 묻힌 진주는 많을 수 있다.이 점을 부인하려는 게 아니다. 또 금감위가 그레이펀드에 비과세라는 투자이점(메리트)까지 주려는 것도보는 각도에 따라 이해될 수 있는 측면도 없지 않다.대우사태 이후 BB+ 이하의 채권은 발행이 되더라도 제대로 소화되지도 않고 있다. 그래서 견실한 기업들의 자금줄이 막혀버리는 일도 없지 않다.이러한 배경에서 그레이펀드의 경우 비과세라는 메리트를 주면서 투자자들을 유인하려는것 같다. 하지만 조세형평의 대 원칙을 버려서는 안된다.조금 과장하면 BB+ 이하의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투기등급채권에 투자하는 것일 수도 있다.그런 투자에 세금면제라는 당근을 줄 필요가 있는 것인가. 그레이펀드의 경우 등급이 낮은 채권이 포함되는 만큼 수익률은 높을 수 있다.다행히 자신이 투자한 펀드에 편입된 회사가 부도가 나지 않는다면 우량채권을 편입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물론 위험도 그만큼 높다.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면 위험도 따라서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레이펀드에 비과세라는 예외적인 메리트까지 준다면 채권투기를 정부가보호하려는 것과 다를 게 없다.비과세나 세금감면 등의 조치는 농어민이나근로자 등 소위 서민층의 조세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필요한 조치다.투기채권 투자에도 이러한 예외적인 비과세의 특혜를 덤으로 주는 게 조세형평상 마땅한 것인지 묻고싶다.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잃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나쁜 선례는 두고두고 짐이 된다.예외가 많을수록 좋은 것은 분명 아니다. 곽태헌 경제과학팀 기자tiger@
  • 월성原電 규정안지켜 피폭 컸다

    지난 4일 오후 월성 원전 3호기에서 발생한 중수누출사고에서 한국전력 작업자들이 사고처리시 작업규정을 지키지 않아 피폭피해가 확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김세종(金世鐘)원장은 7일 국회 과기정보통신위의 국정감사중 특별보고를 통해 중수누출 후 사고처리 작업자들이 규정대로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작업에 임하는 바람에 방사선 피폭량이 많아진 것으로나타났다고 밝혔다. 사고현장의 공기중 방사선량이 10MPCa(1MPCa는 평상시 공기중의 방사능 최대허용농도) 이상일 경우 작업자는 방사선 피폭을 막기 위해 전면 호흡기(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업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고 당시 작업을 한 2명은 평상시 작업중 사용하는 삼중수소 얼음마스크를 착용한 채 작업을 해방사선 피폭량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날 작업을 한 이기선씨와 권현호씨는 각각 방사선 피폭량이 최대 4.44mSv(밀리시버트)와 3.64mSv로 다른 작업자들에 비해 수배∼수십배나 됐다.또 한전은 4일 오후 7시10분 사고가 발생한 뒤 하루가 지난 5일 오후 4시30분에야 과기부 현장 주재관에게 보고하는 등 사고에 대한 보고 및 협조를 원활하게 수행하지 못했으며 사고내용의 인터넷 공개도 사고발생후 27시간이 지난 뒤인 5일 오후 10시에 이뤄져 규정보다 3시간 지연됐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사고 경위와 안전관리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오는 12일 열리는 과학기술부 종합국감에서 박용택(朴用澤) 한전 부사장,구한모(具翰謨) 월성원전본부장,강건기(姜建基) 과기부 월성원전 주재관 등3인을 증인으로 채택키로 7일 결정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안전 사각지대 원전] (상) 관리실태와 문제점

    경북 월성 원전 3호기에서 일어난 중수(重水) 누출사고는 우리나라 원전 종사자들의 안전불감증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드러난 현장 작업자들의 안전수칙 무시,책임기관인 한전의 늑장대응과 의미 축소,과기부의 소극적인 대응태세 등은 모두 15개의원자력발전소를 가동중인 상황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지적이다. 원전 작업자들은 항상 방사능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보호복과마스크,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 방호복과 산소통을 착용하고 작업을 하게 돼 있다. 이번 사고의 경우 중수가 누출된 후 원자로 내의 방사능 오염치가 올라갔음을 알면서도 초기 작업자 2명은 물론,후속 처리반으로 투입된 20명의 작업자들이 대부분 방호복을 입지 않고 평상시 작업복 차림으로 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화를 자초한 셈이다. 원전 운영기관인 한국전력이 원전 관련 사고에 대해 의미를 축소하려는 것도 문제다.최근 원자력발전소의 발전정지 사례가 크게 늘어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에서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한전은 자체조사를 통해 이번 사고가 단순한 부품의 결함 때문이라고 밝혔다.또 자체 등급심사 결과 ‘0’등급으로 분류하고 사고가 아닌 ‘단순한 고장’이라고 강조한다. 올들어서만 14개의 원자력발전소에서 갖가지 이유로 발전이 정지된 경우가모두 11건으로 이미 지난 한해 발생건수(6건)의 배로 늘었다.특히 95년 가동에 들어간 영광 3호기의 경우 그 해 3회,96년과 97년 각 1회에 이어 올해는지난 2월과 5월,지난 16일까지 잇따라 발전 정지사고가 일어났다.영광 2호기의 경우는 지난 3월에 1주일 동안 발전정지 2차례 등 5차례나 문제를 일으켜 국회 조사단이 현장을 찾기도 했다. 78년 이후 지난해까지 일어난 호기별 고장 및 정지 건수는 317건이나 되며최근 들어서도 계속 늘고 있다.지난 1일 국감에서 울진 2호기에서 수소가 새나와 산소와 결합할 경우 폭발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한전은 대책을 제시하기보다는 “별 문제가 아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더욱이 한전은 안전 감독기관인 과기부에 사고가발생한 지 거의 하루뒤인 5일 오후 5시30분에야 이 사실을 알려 은폐하려했다는 의혹까지 사고 있다. 안전 감독기관인 과기부 역시 사고와 관련,한전측의 발표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사고가 발생한 지 이틀이 다 지나도록 사고의 정확한 원인조차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함혜리기자 lotus@■월성3호기 사고 경위/피폭량 안전한가 일본에서 발생한 방사능 누출사고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국내에서도방사능 피폭사고가 발생,충격을 안겨주고 있다.4일 일어난 월성 원전 3호기중수(重水) 누출사고는 피폭 정도가 심하지는 않지만 22명이 한꺼번에 방사선에 노출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한전이 밝힌 사고경위 한전은 6일 월성 3호기 중수 누출사고는 기기 결함에 의한 사고였다고 밝혔다.월성 3호기는 오는 11월21일 재가동을 위해 60일간 계획예방 정비중이었다.2명의 작업자가 중수배관 파이프내에 설치한 2개의 순환펌프 가운데 하나에서 베어링 교체작업을 하던 중 파손된 ‘O-링’을통해 중수 50ℓ가 역류해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누설된 중수는 즉시전량 회수됐으며 원자로 건물내 공기 중 삼중수소의 평균농도는 최고치 대비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한전측은 이 정도의선량은 건강에 이상을 초래할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방사선 작업 및 제한조치를 받은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상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점 한전은 당초 누수된 중수의 양이 45ℓ라고 밝혔다,그러나 한전측은6일 이를 50ℓ로 수정했다. 누출량이 편의적 해석에 따라 엿가락처럼 늘었다줄었다 하고 있는 것이다. 감독기관인 과기부에 보고한 시점과 정보 공개시간도 문제다.지난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원전사고·고장 지침에 따르면 이번과 같은 수준의 사고는 사고가 발생한 다음날 오후 6시까지 인터넷상에 공개하도록 돼 있다.이 사고는 24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과기부에 보고됐고 과기부는 이를 홈페이지에 5일 오후 10시에 올렸다.규정보다 4시간이 지난 다음이다. [함혜리기자]■피폭량 안전한가 한전은 최대 피폭자의 피폭량이 허용치(연간 5,000mrem)의 11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한전의 방사능피폭량 측정 결과 최소0.006mSv(시버트,1시버트는 100mrem)부터 최고 4.44mSv로 나타났다.작업종사자의연간피폭제한치는 50mSv(5,000mrem)이다. 이 수치는 최고 피폭자의 경우 X선 촬영을 4차례 정도 한 것과 같은 것이며 평소 일상생활에서 쪼이는 자연방사선 양의 2배 정도에 해당하는 것이다.지난 86년 옛 소련의 체르노빌에서 일어난 사고는 치사량인 6,500mSv를 훨씬초과해 29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방사선 후유증을 호소했다. 방사선 관련 사고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사고 등급을 0∼7까지로나눠 대처하도록 하고 있다.이 등급에 따라 구분하면 체르노빌사고는 7등급에 해당하며 이번 월성 원전 3호기의 중수 누출 사고는 등외로 구분될 수 있다.그러나 모든 것은 한전측의 발표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인 판단을 내려 줄 기관의 정밀조사결과가 나와야 한다.한전은 2명에 대해 요(尿)시료를 계속 측정,현재의 5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질 때까지 작업을 금지시킬방침이라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반응 “사소한 사건에 큰 소동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한국전력이 이날 입수해 공개한 유럽원자력학회(ENS) ‘NUCENT’지에따르면 이번 사안은 IAEA 국제 원자력 사고고장 등급 규정상 7단계 가운데가장 경미한 0등급 이하인 것으로 판단되며,최대 1등급에 해당될지도 모른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한편 지난주 일본에서 발생한 임계(臨界)사고는 4등급으로 분류됐다.A4용지한장 분량의 이 평가서는 국내 IAEA 관계자의 말을 인용, 사건 당시 작업자가 방호복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제한치 이상으로 방사능에 피폭된 작업자는없었다고 발표했다.[함혜리기자]
  • 수돗물 절수기기 보급 확대

    환경부가 수돗물 절약을 위해 절수기기 보급에 힘을 쏟고 있다.지난해 3월부터 신축 건물에는 변기에 절수형 수도설비를 반드시 설치하도록 하고 있으나,그 이전에 건축된 건물에는 아무런 규제가 없어 수돗물 사용량이 줄지 않고 있기 때문.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6년 연간 4억t,2011년 연간 20억t의 물이 모자란 ‘물 부족 국가’로 전락할 전망이어서 절수기기 보급이 절실하다. 현재 시중에는 수도꼭지·샤워기 등에서 나오는 물의 양을 줄일 수 있는 링(ring) 모양의 토출량 조절기,변기 저수조에서 변기로 흘러내리는 물의 양을줄이는 절수마개, 수도꼭지를 열었을 때 물이 흐르는 면적을 축소하는 절수디스크,변기 저수조 내 부구(浮具·float)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평상시 저수조의 수위를 낮출 수 있는 기기 등 다양한 종류가 나와있다. 토출량 조절기는 회전식 수도꼭지에만 가능한 단점이 있지만,수도관 또는수도꼭지에 간단히 설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세면대 등에 물을 받아 사용할 때는 절수효과가 없지만,수도꼭지에서 물이 계속 나오도록 한 상태에서사용할 때는 효과가 크다.울산과학대 건설환경연구소의 실험에서 수도꼭지를180도 돌려 절반만 열었을 때 57.5%, 한 바퀴 돌려 모두 열었을 때 15∼30%의 물이 절약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캠프’라는 이름의 변기 저수조의 절수마개는 저수조에서 변기로 물이 흘러내릴 때 마개 자체에 물이 담기도록 설계돼 있다.일정 시간이 지난뒤 물이 가득 차 무거워진 마개는 저수조에서 변기로 통하는 구멍을 막음으로써 저수조의 물이 변기로 더 이상 흘러내리지 않도록 한다.이 절수마개를설치하면 소변을 한 번 볼 때 6ℓ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녹색캠프’가 수세식 변기가 설치된 전국 670만 가구 가운데 70%에 보급될 경우 생산원가로 연간 약 600억원 어치의 수돗물이 절약된다.4인 가족이 하루에 소변을 4번씩 본다고 가정하면 1인당 하루 24ℓ씩,월 2.88t을 아낄 수 있다.1가구당 월 11.52t이 절약되는 것이다.이를 ‘녹색캠프’가 보급된 가구 수와 곱하면 연간 1억,6000만t(수돗물 1ℓ당 생산원가는 약430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녹색캠프’ 1개당 설치비는 약 6,000원이므로 5개월이 지나면 ‘본전’을 뽑을 수 있다. 환경부 홍성철(洪性哲) 수도정책과장은 “올해 안에 시·군·구별로 1,000가구씩 골라 변기 절수기기 12만1,490개,수도꼭지 절수기기 17만4,822개,샤워기 절수기기 3만50개를 설치할 계획”이라면서 “일부 목욕탕,호텔,병원등에 절수기기가 시범 설치된 뒤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은 지금까지 한 건도없다”고 밝혔다. 문호영기자
  • [獨逸 통일 9주년] 의미·전망

    3일은 독일통일 9주년을 맞은 날.90년 10월3일 동독의회가 “동독 5개주를독일연방에 가입시킨다”는 통일안을 가결함으로써 역사적인 독일통일이 이뤄진 것이다.아울러 오는 11월9일은 독일통일과 동구권해체의 출발점이 된베를린 장벽 붕괴 10년째 되는 날이다.이들에 앞서 9월초에는 통일과업의 정점행사인 베를린 천도(遷都)도 단행됐다.21세기를 목전에 두고 독일의 역사,나아가 세계사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1989년 여름.동구권의 개혁 및 민주화 열기는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 정책으로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었다.동독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다.각 도시마다 민주화 및 개혁요구 시위로 달아있던 때다.장벽에 가로막힌 동독민들의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등을 통한 엑소더스(대탈출)는 늘어만 갔다. 소련 위성국 헝가리는 마침내 9월10일 오스트리아로 향하는 국경의 철조망을 철거하는 조치를 발표했다.11월9일 구 동독 공산당(SED)당수 귄터 샤보브스키는 공산당 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베를린 장벽을 포함한 모든 국경을개방한다’는 역사적인 장벽개방 조치를 발표했다. 삽시간에 수만명의 동독인들이 베를린 장벽으로 모여들였고 국경수비대들은 그들을 제지하지 못했다.드디어 40년만에 문이 열렸고 다시는 닫히지 않았다. 61년 동독에 의해 설치되면서 동서독 분단 및 동·서 유럽 분단의 상징으로 존재하던 164㎞의 장벽이 없어진 것이다.이후 콜 총리의 10개 조항 통일안발표,이듬해인 90년초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 등이 참가한 ‘2+4회담’등을 거쳐 10월 3일 동독의회가 ‘동독지역 5개주를 독일연방에 가입키로 한다’는 통일안을 가결했다. 전후 40년만에 세계 3위의 경제력을 자랑하게된 인구 8,200만의 대국 독일이 국제사회에 다시 우뚝 일어선 순간이다.독일 통일은 단순히 독일 민족의통일이라는 의미를 넘어선다.유럽통합의 기폭제이자,냉전시대 미·소를 중심으로한 양극 체제가 종식되고 다극화 질서가 새롭게 구축된다는 세계사적인의의를 지닌 사건이다. 새로운 세계질서 구축을 향한 독일통일 과업의 정점은 바로 수도 이전.지난 9월부터 베를린의 제국의회(라이히스탁)에서 의회가 활동을 시작했고 게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베를린 집무를 시작했다.‘은둔과 반성’의 도시 ‘본’시대를 마감하고 베를린 공화국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동서독 내부 통합에 10년 노력을 기울여온 독일은 이제 유럽의 중심부인 베를린 시대를 발판으로 국력에 걸맞는 국제사회 제자리 찾기에 적극 나서고있다. ‘동유럽 안정이 독일의 안정’이라는 명분으로 동구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다.최근 슈뢰더 총리는 잇따라 헝가리 폴란드 체코를 찾아 2차대전의 전범자로서 화해의 악수를 청했고 이들의 유럽연합 가입에 애쓰겠다고 밝혔다.지난 봄 나토의 회원국으로 코소보 사태에 적극 개입했다.300억 달러에 이르는발칸 재건 프로젝트에도 열심이다.나토,유럽경제협력공동체(OSCE)등 모든 분야서 중심역을 맡고 있다. 그러나 독일의 이러한 행보를 바라보는 주변국의 눈초리는 경계 심으로 가득차 있지만 정작 독일은 “우리는 ‘크고 겸손한 베를린 시대’를 이끌어간다.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20세기 가장 극적인 드라마 가운데하나인 베를린 장벽붕괴와 독일 통일.그 진정한 의미는 다음 세기 새로운 세계사 판짜기의 전주곡이었다는 점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세계경제硏등 보고서 “10년간 쏟아부었지만 동독과 서독의 경제통합은 결국 완성하지 못했다.정책 수정이 불가피하다”.독일의 유력 정책연구소인 베를린 경제문제연구소(GIER),세계 경제연구소(IWE)등이 최근 독일 통일 9주년에 맞춰 내놓은 보고서.국제무대에서 제 위상을 찾아 강대국의 역할을 해온 통일 독일,그러나 그내부 통합의 성적표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수준임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내용이다. 동서독 지역의 경제적 격차와 감정적 골은 10년이 지난 지금도 답보상태.독일 정부가 그동안 동독 재건을 위해 쏟아부은 돈은 9,000억달러.동독 지역인구는 1,700만명.1명에 5만3,000달러를 들인 셈이다.그러나 지난해 동독지역의 1인당 국내 총생산은 서독의 56% 수준에 머물렀다.독일 정부가 청년 실업 구제 기금의 40%나 동독지역으로 돌렸는데도 지난해 실업률은 17.4%나 됐다.서독지역의 9.3%보다 2배나되는 수치이다. 경제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연히 동서독주민의 정서적 괴리도 통일 직후와 그다지 달라진 게 없다.여전히 서로를 ‘배은망덕한’ 오씨(Ossies·동쪽사람),‘오만한’ 베씨(Wessies·서쪽사람)로 비아냥댄다.서독인들로서는 막대한통일 비용으로 자신들의 몫이 줄었다는 상대적 박탈감에서 이러한 감정이 비롯됐다는 분석. 최근 실시된 브란덴부르크 및 작센주 등의 구 동독지역 주의회 선거에서 슈뢰더 총리의 사민당(SPD)이 대패하고 공산당 후신인 민주사회당(PDS)이 제2당으로 약진한 것은 이같은 민심을 대변한 것이다.89년 라이프찌히 시위를주도한 롤란드 퀘스터씨(라이프찌히 시의원)는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내년 정도엔 다시 공산당 돌풍이 불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르너 뮐러 경제부 장관은 최근 “통일 당시 정치인들이나 경제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실제 동독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통한 통합작업은 훨씬 어려운 것이었다”고 고백하고 “이제 ‘비상체제’에서 ‘평상체제’로 전환해 민간투자를 유도하는 식의 새로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지역의 1인당 생산성은 서독 지역의 59.5%에 머무르면서도 임금수준은 75%에 육박한다.새로운 대안 역시 별반 효과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다. 김수정기자
  • [대한광장] 재벌언론과 언론개혁

    지금 우리나라 경제회생을 위한 필수적 조치로 재벌개혁이 꼽히고 있다.그동안 소위 관치경제로 인해 가장 특혜를 누린 것이 재벌이기 때문이다.단순한 경제적인 공룡이 아니라 그것이 정치와 사회 전반적인 분야에 엄청난 파괴력과 구심력을 지닌 까닭이다. 재벌개혁은 험난하고 힘겨운 과정임에 틀림없다.그것도 일상적 경제상황에서라면 아마 재벌개혁을 논하는 것조차 어려웠을지 모른다.그러나 IMF체제라는 국가적인 위기에서 외채에 관한 한 겨우 이를 극복하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제의 기본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재벌개혁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재벌은재벌대로 뼈를 깎는 심정으로,국민은 국민대로 필연적인 실업증가를 감수해야 하는 심정으로 나서는 희망지향의 뼈아픈 결단인 것이다. 최근 들어 중앙일보 사주이자 보광기업 최대주주인 홍석현씨가 1,000개가넘는 차명계좌를 굴리며 수백억원대의 탈세를 했다고 해서 떠들썩하다.우리나라 언론매체에는 매체가 먼저 생기고 언론기업을 운영해 그런대로 기능하는 언론기업이 있는가 하면,재벌이 언론을 일궈 출발부터 재벌언론으로 자리한 매체도 있다.형식논리로 본다면 홍씨가 사주로 있는 매체는 분명히 후자에 속한다. 언론개혁 역시 우리 언론이 지닌 엄청난 힘 때문에 평상시 같으면 말조차도꺼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경제적인 건실한 토대를 위해 재벌개혁이 필요하듯 국민의 공정한 알권리를 위해 언론개혁이 필요하고,특히 재벌언론의 개혁은 말할 나위도 없다.우리 국민들 속에는 이상한 습성이 하나 있다.정부가 정책을 발표하고 약속하면 잘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과거 독재정부 시절의 ‘합법적 거짓말’에 속아 온 때문일 것이다.그런데 그런 정부에 부화뇌동한 언론이 보도하면 사실 여부를 떠나 미심쩍어 하면서도우선은 믿고 본다는 점이다. 그 이유를 여기서 따질 입장은 아니지만,어쨌든우리 언론매체는 적어도 국민인 독자들한테는 정부보다 엄청난 특혜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일종의 ‘불안한 신뢰’이긴 하나 언론보도를 일단은 믿고 보는 데는 희망사항이 있기 때문이다.그것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달라는 것이다.국민의 편에서 정론을 펴달라는 것이다.스위스처럼 직접 민주주의가 여건상 어렵기에 의회를 통한 대의민주주의로 국민이 정치적 의사를 표출하듯 언론을통해 국민들이 하고픈 말을 해보자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언론사주인 홍씨는 탈세로 인한 법적 책임을 지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만민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것이 법이다.따라서 홍씨는당연히 법치국가의 일원으로 떳떳하게 책임을 져야 옳다.더 나아가 언론사주로서 상식을 배반한 책임도 져야 한다.법 이전에 상식이 있고 또 사람들은상식대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1,000개가 넘는 엄청난 차명계좌는 법 이전에 민주시민으로서 상식 위반이다.그는 보광기업의 대주주이기에 앞서 언론사 사주이기에 언론의 힘을 믿고비리를 저질렀을 것이다.본인이 직접 했든,주변이 했든 그것은 별 차이가 없다.언론은 사건을 보도할 때 법적으로 옳고 그름을 골라 보도하지 않는다.그것은 법정관할이다.상식의 세계만 넘어도 언론은 그것을 사건화해 크고 작게보도하지 않는가. 언론사 사주가 범한 그같은 몰상식한 행위가 근절돼야 언론개혁이 가능하다. 언론의 책임은 법과 상식을 넘어선다. 도덕적인 책임이 그것이다. 법 이전에 상식이 있고,법 위에 도덕이 있다.홍씨 개인이 범한 개인적인 부도덕을 여기서 문제삼으려는 게 아니다.공익을 위한 언론사 사주로서 공공도덕을 훼손한도덕적 탈선이 문제다. 정당이나 파당끼리 싸우는 정치적 갈등 속에서 언론이 객관적 보도자로 일종의 ‘성역’을 누려왔다.하지만 실정법 위반은 물론 몰상식이나 부도덕은‘성역’에서 추방돼야 옳다.대변해 주어야 할 우리 국민의 순박한 상식과도덕을 송두리째 배반하고 유린한 때문이다.따라서 언론개혁은 제도개혁에앞서 언론인 개혁,언론을 치부와 권력으로 악용하는 사람들의 개혁으로부터시작해야 한다. [朴 宗 和 기독교장로회 총무]
  • 공무원차량 청사출입 금지

    경기도 양평군(군수 閔丙采)이 공무원들의 군청사내 주차를 전면 중단시켰다.청사의 주인은 주민이라는 생각에서다. 22일 양평군에 따르면 대부분 10부제를 시행하고 있는 다른 시·군들과는달리 공직자 차량 2부제를 지난 97년부터 실시해 왔으나 이도 부족해 최근에는 아예 청사 진입로에 ‘공직자 차량 출입금지’란 팻말을 붙여놓았다. 공무원들은 출퇴근때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군청 부근에 위치한 군민회관이나 실내체육관 부설 주차장에 주차시킨 뒤 걸어들어오거나 공용 셔틀버스를이용해야 한다. 청사내에는 업무 추진을 위한 최소한의 공무수행 차량만 출입이 가능하고평상시에는 이 차들도 청사 인근 주차장에 세워 놓아야 한다. 지난 94년 완공된 양평군 새 청사는 주차장이 166면이나 되지만 청사내주민편익시설이 늘면서 차량도 크게 늘어나 주차난을 겪어왔다. 군 관계자는 “민원인보다 먼저 청사로 들어오는 공직자의 차량들로 주민들이 주차에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이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며 “공무원들의대중교통 이용율을 높이는데도한 몫을 하게 될것”이라고 말했다. 양평 윤상돈기자 yoonsang@
  • 섬 귀성객 태풍에 ‘발목’

    추석 연휴를 맞아 섬지역 귀성객들은 자칫 귀향을 못할지도 모른다.제18호태풍‘바트’의 북상에 따른 기상악화로 배편 운항이 힘들기 때문이다. 22일 인천 연안여객선 업계에 따르면 추석연휴 특별수송기간(23∼27일)에 14개 인천 연안항로에서 여객선 20척이 평상시보다 54회 늘어난 477회 운항될 예정이다.그러나 추석연휴 서해 앞바다가 태풍의 영향권에 들게 돼 이같은운항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기상예보를 접한 이용객들의 귀성 포기 사례가 늘어 여객선 예약률이 예년보다 20∼30% 가량 떨어진 데다 예약된 선표마저도 운항통제가 이뤄지면 모두 반환해야 할 형편이다. 또 동해안에 내려진 폭풍주의보로 포항∼울릉간 정기여객선이 3일째 운항을 중단해 추석을 맞아 울릉도에 들어갈 귀성객 900여명과 육지로 나올 100여명 등 1,000여명의 발길이 묶이게 됐다. 포항기상대 관계자는 “동해상에 내려진 폭풍주의보는 오는 24일 오후 늦게 해제될 것으로 보이나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보했다. 이와 함께 태풍‘바트’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제주도와 다른 지방을 잇는 제주기점 6개 항로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남제주군 대정읍과 마라도를 오가는 삼영호의 운항도 통제됐으며 도내 항·포구에는 2,500여척의 각종 선박이 대피해 있다. 인천 김학준·포항 이동구기자 kimhj@
  • [멋 플러스] 옷맵시 살리는 헤어스타일·액세서리

    아무리 생활한복이 편해도 머리모양이나 화장,가방,신발에도 신경을 써야한결 옷맵시가 난다. 화장은 옷색깔에 따라 연출하되 너무 진하지 않게 한다.머리모양도 올림머리나 단정하게 빗어넘기는 것이 보기좋다.양장과 달리 생활한복은 목선부분이 강조되므로 가능하면 목선이 드러나도록 머리 손질을 하는 것이 좋다. 가방은 천으로 만든 배낭이나 자그마한 가방을 준비한다.무난한 색깔로 마련하면 평소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배낭은 2만원 전후,천가방은 소재와 염색에 따라 3만∼10만원 선이다. 신발은 여자의 경우 굽이 높지 않은 구두가 좋고 남자는 일반 구두를 신어도 무난하다.그러나 한복에 맞춰 나온 가죽 신발을 하나쯤 장만해두면 한복은 물론 평상복에도 어울려 편안하게 신을 수 있다.6만원∼7만원 정도로 남녀공용과 고무신처럼 코가 튀어나온 것도 있다.겉에 천연염색 천을 덧댄 것은 가격대가 10만원이 넘는다. 버선대신 스타킹이나 양말을 신고 속치마나 속바지는 따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 강선임기자
  • [멋 플러스] 올 추석엔 생활한복을 입자

    올 추석에는 생활 한복을 입어보자. 생활한복은 한복의 기본선을 살리면서 평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게 만든 것이다.흔히 생활 한복 하면 촌스럽다거나 운동가,예술가 등 개성이 강한 특정 계층에서만 입는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최근에서는 디자인·소재가 다양해져 나이에 관계없이 예복은 물론 평상복으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최근 나온 제품들은 디자인이 단순,깔끔한 느낌을 주는 것들이 많다.한복디자이너 이나경씨(아라가야 대표)는 “세계적으로 동양풍 옷들이 많이 선보이면서 생활한복에서도 전통적인 문양이나 자수를 사용한 것들이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3대가 함께 입을 수 있는 디자인도 많이 있어 경제적 여유가 있는 경우 이번 추석에는 가족들이 함께 구입해 입어도 좋을 듯하다. 품질도 각각이며 소재와 디자인에 따라 가격대도 대략 3단계로 나뉜다. 재래시장이나 통신판매에서는 10만원이하 제품도 많으며 질경이,여럿이 함께,돌실나이 등 체인점을 형성하고 있는 생활한복 전문점은 대체로 10만∼25만원 선이다.물론 한 브랜드 제품이라도 소재에 따라 가격차이가 많이 난다. 이밖에 천연섬유에 천연재료로 염색한 것은 50만원이 넘는다.구입할 때 유의할 점은 한복은 남녀용 모두 오른쪽으로 여민다는 점이다. 전통한복이 평상복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것은 불편하기도 하지만 너무 화려해서 일상복으로는 입기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다.생활한복을 고를때도색상에 주의한다.지나치게 화려한 것을 선택하면 잘 입지 않게 되므로 평소잘 입는 색깔이나 화려한 색이라도 갖고있는 옷과 조화를 이룰수 있는 것을구입한다. 여성들중 생활한복하면 키가 작은 사람들은 꺼리는데 이는 대체로 허리치마에 긴 저고리를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러나 디자인이 다양하므로 잘만 선택하면 작은 체형도 멋진 맵시로 입을 수 있다. 키가 작은 사람은 소매없는 원피스 치마나 말기치마에 볼레로 스타일의 짧은 저고리를 입으면 키가 커 보인다.키가 큰 사람은 허리치마와 허리에서 5∼10㎝ 정도 내려오는 길이의 저고리를 입으면 보기도 좋고 활동에도 편하다.가슴이 큰 사람은말기치마보다 허리치마에 긴저고리를 입는 것이 좋다. 남성복도 색상,자수가 화려한 것이 많다.그렇지만 화려한 것보다는 평소 입을 것을 염두에 둔다면 무난한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아이들 옷은 가격대가 10만원이하로 색상도 파스텔 톤에서부터 원색까지 다양하게 나와 있다. 생활한복전문점 ‘여럿이 함께’의 이미정씨는 “생활한복은 그동안 젊은층에서 주로 입었으나 최근에는 50·60대 들도 많이 찾는다”며 “이들은 무난한 것보다는 화려한 것을 선호하며 칫수가 큰 것도 많이 나와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허리칫수를 기준으로 여자는 36인치,남자는 44인치까지 나와 있으며 마춤도 가능하다. 생활한복 디자이너 윤문자씨는 “생활한복 디자인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며 “특별한 날에 입는 옷,‘한복은 한복끼리,양장은 양장끼리’라는 틀에서 벗어나 한복 양장 구분 않고 함께 입는다는 생각을 갖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강선임기자 sunnyk@
  • 가을불청객 ‘우울증’

    추분이 가까워오면서 해가 조금씩 짧아지고 있다.일조량이 적어지면 생기는신체현상 가운데 대표적인 증상이 우울함을 느끼는 것. 가을엔 이런저런 이유로 우울증 환자가 많아진다.특히 여성,그중에서도 갱년기 여성이 많다.보통사람도 이맘때가 되면 약간씩 울적함을 느낀다.평상시우울증을 앓아온 사람들은 상태가 깊어지기 쉽다. 서울대의대 신경정신과 조맹제교수는 “보통사람들이 가을을 맞아 조금씩 느끼는 울적함은 정상적인 현상”이라면서도 “이들중 병적인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꽤 있기 때문에 증상을 잘 살펴 대처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음은 김교수가 말하는 우울증의 다양한 증상. 특별한 이유도 없는데 우울하고,하고 싶은 일이 없다.만사가 귀찮고 재미있는 것도 없다.여기저기 아픈 듯하고,큰병에 걸리지나 않았는지 걱정이 된다. 밤에 잠이 오지 않고 잠들어도 자주 깨며,자고나도 꿈만 꾸었지 한잠도 잔것 같지 않다. 이러한 상태가 조금 더 깊어지면 자신이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이 들고 미래가 온통 비관적으로 느껴진다.‘차라리 죽는것이 낫다’라며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우울증 환자중 70%가 자살을 생각하고 20%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하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증상이 2주이상 거의 매일,온종일 지속되면 우울증으로 진단한다.김교수는 “가을이면 실제로 우울증 환자들이 더 늘어난다”고 말한다. 우울증의 원인은 다양하다.계절 변화가 원인일 수 있고 실직·이혼 등 생활상의 나쁜 변화가 원인일 수도 있다.생물학적인 원인도 있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에 처하면 뇌신경 세포간 정보전달 물질 분비가 균형을 잃으면서 우울증이 생긴다는 것.가을에 ‘계절성 우울증’환자가 많아지는 것도 햇빛의 양이 줄어들면서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가 적어지기 때문이다.우울증은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 물질의 균형을 잡아주는 약물요법이나 상담을 통한 인지요법,계절성일 경우 광선요법 등을 통해치료한다.완치율은 80∼90%정도.하지만 문제는 이를 병으로 인식하지 않고방치하는 것이다. 미국의 한 연구자료는 우울증 환자가 병원에 와서 병증을 진단받기까지 평균 7년이 걸린다고 한다.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보다 ‘밝은 삶’을 갖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연세대의대 정신과 고경봉교수는 “계절성 우울증일 경우 실내를 항상 밝게 꾸미고 밝은 곳를 찾아 바깥나들이를 자주하라”고 권한다. 또 의식적으로라도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사람도 가능한 긍정적이고 명랑하게 사는 이들을 만나야 한다.꽃꽂이나 요리강습 등 무언가를 배우는 것도 좋다. 생활리듬이 깨지지 않게 하는 일도 중요하다.생활리듬이 깨지면 스트레스를유발하는 호르몬이 나오고 이로 인해 우울증이 생기기 쉽기 때문.과도한 업무로 신경계통에 무리를 주지 말고,업무중의 적절한 휴식도 필요하다.가벼운 명상이나 음악감상,산책,맨손체조,수영 등도 도움이 된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주가 ‘李益治 쇼크’ 벗어났다

    주가 1,000시대가 언제 다시 열릴까. 10일 종합주가지수는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의 구속에 따른 충격을말끔히 떨쳐버리고 보란 듯이 큰 폭으로 뛰어 올랐다.재계에서 “경제에 미칠 영향…” 운운하며 한 선처 요청이 무색해졌다. 증시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강세로 돌아서,일부에서는 ‘조정기가 끝난게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더이상 나빠질 게 없다 LG증권 윤삼위(尹三位) 선임조사역은 이 회장 구속여파와 관련,“악재는 보통 미리 반영되는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정작 사건이 마무리 됐을 때는 오히려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면서“투자자들이 대우사태와 주가조작 사건으로 이미 충분히 충격을 받은 것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실제 이날 현대증권 주가는 오히려 1,000원이 올랐으며,바이코리아 펀드의 환매도 평상수준을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나타났다. ?계속 오를까 커다란 악재들이 일단락된 만큼 2개월 가까이 계속돼 온 지루한 조정장세가 끝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지수 1,0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서울증권 김창희(金昌熙)투자분석팀과장은 “대우채 편입펀드와 관련,80%의 환매가 허용되는 11월에한차례 고비가 더 올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10월 중순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반면 대우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인데다 1,000 네자릿수가 주는 부담 때문에 이달에 급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다음주에 가서야 주가 1,000 돌파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김상연기자 carlos@
  • 도산업체 체불임금 395억 근로복지공단서 대신 지급

    ‘기업이 도산해도 근로자들의 임금과 퇴직금은 지급된다’ 노동부는 6일 지난해 7월 임금채권보장제도가 시행된 이후 지난 1년 동안 278개 업체,1만2,210명의 근로자가 체불 임금 및 퇴직금으로 1인당 평균 323만원씩(총액 394억7,900만원)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대신 지급받았다고 밝혔다. 임금채권보장제도는 도산 사업장의 근로자들에게 최대 3개월분 임금과 3년분 퇴직금(상한액 720만원)을 사업주들이 평상시 적립한 기금에서 대신 지급해 주는 것.5인 이상 사업장에 소속된 근로자들은 도산으로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할 경우 지방노동관서에 지급신청을 내면 된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에는 100개 사업장 소속 근로자 4,639명이 161억2,200만원을 받았으나 올 상반기에는 178개 사업장 소속 근로자 7,571명이 233억5,700만원을 받아가는 등 지급규모가 크게 늘고 있다. 김인철기자 ickim@
  • 추석성수품 2배로 늘린다

    정부는 추석을 앞두고 쌀·쇠고기·사과·배·조기 등 16개 주요 제수용품과 참치캔,식용유·설탕·운동화·아동복 등 5개 공산품의 공급을 추석까지최고 2배 늘려 물가상승을 억제하기로 했다.또 명절분위기에 편승한 이·미용료와 목욕료 등 개인서비스 요금의 편법 인상과 대형 유통업체의 불공정거래 등에 대한 단속도 강화한다. 정부는 3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엄낙용(嚴洛鎔) 재정경제부 차관 주재로 관계 부처 차관과 소비자보호원장,소비자단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추석 물가안정대책회의를 열고 오는 6일부터 23일까지 각 부처별로 물가안정대책을실시하기로 했다. 정부는 떡쌀수요에 대비,쌀 50만섬을 공매하고 농협을 통한 쌀공급도 하루6,500가마에서 1만1,500가마로 늘리기로 했다.정부 보유 콩물량을 방출,공급량을 하루 650t에서 1,000t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과일의 경우 사과 공급량은 하루 500t에서 800t,배와 밤은 하루 200t에서 400t으로 각각 늘리고 배추와 마늘,양파,참깨 등 채소·양념류도 평상시보다14∼50%가량 늘려 공급하기로 했다.선물용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수입갈비 공급을 하루 45t에서 90t으로 늘리고 수입쇠고기는 290t에서 400t으로,한우 수매육은 70t에서 80t으로,한우도축량도 하루 3,400두에서 4,800두로 늘릴 방침이다.또 조기와 명태,오징어,김 등 4개품목에 대해 공급을 평시보다 1.7배 수준으로 확대해 수협과 한냉등의 보유물량을 집중방출하도록 했다. 한편 추석성수품 수송에 차질이 없도록 성수품을 운반하는 3.5t이상 화물자동차는 대책기간동안 서울이나 광역시의 통행제한을 풀기로 했다. 이밖에 사업자들이 명절분위기를 틈타 각종 개인서비스 요금을 부당하게 올리지 못하도록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세무서,소비자단체 등이 합동 점검반을편성,지도점검을 실시한다.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의 가격담합행위와 허위·부당광고,변칙적인 할인판매 등도 단속할 계획이다. 김균미기자 kmkim@
  • [北 서해NLL 무효화 파장] 軍 움직임

    북한군이 2일 총참모부 특별보도를 통해 북방한계선(NLL)을 무효화하고 해상 군사분계선을 선포하고 나서자 우리 군은 즉각 경계강화 태세에 돌입했다. 군은 북한군이 특별보도 이후 별다른 도발 징후를 보이지 않음에 따라 외형적으로는 일상적인 경계활동을 전개하면서도 북한군의 도발 유형에 따른 대응태세 시나리오를 재점검하고 북한군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사실상 ‘비상상태’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북한군이 어떤 형태의 도발을 감행하더라도 북한군보다 우위의 전력을 확보,조기에 제압한다는 목표 아래 동원 가능한 예비전력을 점검하는 한편서해 해상경계를 책임지고 있는 해군 2함대사령부를 비롯,공군 작전사,해병2사단,수도군단 등의 지휘관들에게 강도높은 대응태세를 시달한 것으로 전해졌다.특히 서해교전의 주역이었던 2함대사령부에 대해서는 북한 함정의 NLL침범,무력도발 등 여러 형태의 도발에 대비,육군과 공군 등과의 합동작전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지시했다. 또 북한군의 도발 징후를 조기에 포착하기 위해 첩보위성과 정찰기의 활동을 평상시보다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서해교전 이후 북한의 새로운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형태의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해왔다”면서 “어떤 형태의 도발을 하든압도적인 전력으로 북한군을 제압한다는 것이 시나리오의 핵심”이라고 전했다. 군은 이와함께 주한미군과 북한군의 동향에 대한 정보교환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다만 북한군의 위협적인 발언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은 국민들 사이에 불안감을 조성하는 등 북한의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대응강도를 조절하고 있다는 것이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군은 북한군 총참모부가 공언한 ‘여러가지 수단과 방법’에 대해 최악의상황까지도 대비하고 있으나 무력도발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득정기자 djwootk@
  • 예복시장, 가을신랑·신부 잡아라

    ‘혼수시장을 잡아라’가을 결혼시즌을 맞아 의류업계의 고객확보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는 경기전반의 회복세가 두드러짐에 따라 올해 혼수시장이 크게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특히 IMF(국제통화기금) 한파로 지난해 결혼을 미룬 예비부부들이 앞다퉈 예식을 준비하고 있어 올 연말까지 꾸준히 혼수 관련제품의 매출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매출목표를 늘려 잡고 다양한 결혼관련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그 어느해보다 뜨거워진 혼수시즌을 맞아 본격적인 고객확보전에 들어갔다. 코오롱상사는 ‘맨스타’‘아더딕슨’ 등 코오롱모드의 남성복 정장 전 브랜드의 혼수관련 예복생산을 지난해보다 40% 늘리기로 했다. 또 다음달 15일까지 각 매장과 인터넷사이트(www.kolonwed.co.kr)를 통해‘빅5 웨딩축제’ 행사를 연다.3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턱시도를 무료로빌려주고 3쌍의 고객을 추첨,제주도 2박3일 여행권을 준다.200만원 이상을구매하면 BMW승용차로 고객을 공항까지 데려다주는 픽업서비스를 제공한다. 코오롱상사 기획팀 이재선(李在璇)대리는 “혼수관련 예복 수요자들은 다른 의류와 달리 실질적인 구매력을 지닌다”며 “일반 신사정장은 40%정도,최고급 예복인 신사복 맞춤서비스 제품은 150% 정도 매출이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패션도 올 가을 예복매출이 지난해보다 20∼30% 가량 늘 것으로 보고 있다.다음달 말까지는 전체 고객의 60% 가량을 예복고객이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LG 패션은 혼수시즌을 겨냥해 예식이 끝난 후 축하객들에게 인사할 때 입을 수 있는 정장 ‘세레모니 수트’를 출시하는 한편 오는 10월10일까지 LG전자,LG생활건강과 함께 구매실적에 따라 보너스를 주는 ‘밀레니엄웨딩 대축제’를 마련했다.행사 기간동안 구매고객 중 271명을 추첨해 신혼행복자금 1,000만원,괌 신혼여행 5박6일 여행권,LG패션 10만원권 상품권과화장품을 제공한다. 또 오는 11월30일까지 10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청첩장 300장을 만들어주며 2박3일동안 예식용 모닝코트와 턱시도를 무료로 빌려준다. ‘갤럭시’‘로가디스’ ‘카디날’ 등을 생산하는 제일모직도 예복매출이25%가량 늘어나 전체적인 매출 증가액이 20%를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공급물량을 10% 정도 늘리는 한편 다음달부터 예복광고를 늘리는 등혼수관련 광고와 판촉전에 나설 계획이다. 여성예복의 경우 각 업체들은 완전한 예복 스타일보다는 단정한 투피스에꽃브로치 등 소품을 곁들여 예복으로도 사용하고 평상시 정장으로도 입을 수있는 제품들을 집중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 [대한광장] 찐고구마·열무김치의 향수

    뜰의 나무들이 죽은 듯 서 있다.하얗게 이글거리는 태양 속에 몸통을 내맡긴 채 차라리 죽여줍시사,열사 직전의 순간처럼 보인다.스쳐가는 헛바람조차한가닥 없고 끝 없는 적막만이 뜰 안 가득 드리워져 있다. 실제 독오른 매미소리가 진작부터 귀청을 뚫고 있는데도 미동이 없는 나뭇잎들 때문인지 사위가 숨을 멈춘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손가락 하나 꼼짝 않고 마루의 대자리에 등을 누인 채 살인적인 한낮의 폭염을 마당의 나무들과 함께 맞고 있다.눈을 감는다.잦아드는 나른한 의식을곧추세우고 찬 샘물의 물을 퍼올리듯 소년적 고향으로 내닫는다. 벼가 알을 맺는 중복 전후의 한여름이다.수초가 일렁이는 도랑물에서 텀벙텀벙 멱을 감는다.새까맣게 그을은 얼굴에 하얀 이를 드러내고 깔깔거리며개헤엄·개구리헤엄을 닥치는 대로 휘젓는다.그러다 문득문득 수초 사이로물뱀이라도 미끄러져 나올까 겁먹은 큰 눈을 휘번득이며 샅을 오므리기도 한다.발 밑의 새까만 물고동도 잡고 물방개도 잡고 물 위에 띄워놓은 개똥참외를 한입 가득 우적우적 깨물어허기를 채우기도 한다.햇살이 뜨거운지도,한낮이 기우는지도 모르고 도랑가·천변가·강가에서만 온 낮을 보내고 으스름녘에사 배가 고파 집으로 돌아간다.감자·고구마 으깬 보리밥 한 그릇에 멸치물 우려낸 된장 한 뚝배기,콩밭 열무김치 한 사발,생된장에 풋고추가 전부인 밥상이 순식간에 바닥이 난다. 어쩌다 장날 저녁 밥상에 댕기머리 같은 새끼갈치 토막이라도 밥상에 오르면 남는 뼈가 없다.삽짝의 검둥이가 뼈까지 부숴 먹는 비린내에 걸신들린 주인가솔들을 조소하며 눈을 흘긴다. 으스름이 스러지고 별이 하나둘 반짝이기 시작하면 흙마당에 모깃불이 지펴지고 집안은 매캐한 쑥향·잡풀향으로 넘친다.어른들이 하나 둘 담뱃대를 물고 혹은 창호지 부채를 흔들며 마당으로 내려선다.마당에는 대여섯명의 가족들이 쉴 수 있는 시원한 대(竹)평상이 있고 도시에서 친척들이라도 내려오면커다란 멍석이 펼쳐진다. 이웃집 아재 아지매들도 마실을 나온다. 그때부터소박한 화제의 꽃이 핀다.동네소식이며 가족들의 하루 일과 개인신상 이야기가 풀어지면서 좁게는 가족회의,넓게는 동네 사랑방의 정보센터가 된다. 별빛이 좀더 청명해지고 달이 하늘 가운데로 다가들면 어머니와 누나는 김이 무럭무럭 솟는 찐 옥수수와 고구마를 열무김치 한 뚝배기와 내오고,사람들은 담소하면서 그것들을 서둘러 집어든다.꾹꾹 눌러담은 보리밥 한 그릇을언제 먹었느냐는 듯 찐고구마에 열무김치 곁들여,아니면 구수한 옥수수를 입귀가 아프도록 먹어댄다. 그때사 어머니와 누나는 수건 챙겨들고 뒷개울로 멱감으러 나가고 할머니의무릎을 베고 부채바람을 받던 막내는 새근새근 잠이 든다. 이렇게 고향집 하루는 저물고 정이 많은 소박한 사람들은 깊은 잠 속으로 하루의 휴식을 취한다. 눈을 떠본다.여전히 뜰의 나뭇잎은 미동도 하지 않고 작렬하는 태양 외에사위는 괴괴로울 만큼 적막하다.감나무에 붙은 도시의 매미는 어구차게 울어대도 생명 있는 것의 소리로 가슴에 닿지 않는다.기계의 소음으로만 한결같을 뿐 사방이 시종 막막한 느낌이다. TV를 켜본다.피서객을 태운 관광버스가 굴러 30여명의 사상자가 나고,승용차와 트럭이 충돌하여 승용차 속의 다섯명이 즉사했다는 보도가 화면 가득펼쳐지고 있다. 물난리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어느 단체회장의 할복(割腹)광경이 화면에비쳐지더니 벌써 옛일이듯 흘러가고 새로운 사고가 줄을 잇는 것이다. 전율스런 사실은,그런 엄청난 사건들에 별다른 잡음이 일어나지 않는 점이다.중추신경 마비나 정신쪽의 별다른 장애도 갖고 있지 아니한데 무감각의증상이 시종되는 것이다. 독오른 매미가 피맺히게 울어대도 사방이 적막할 만큼 고요하게 느껴지던반응과 유사한 것일까.짬만 나면 소년적의 향수를 철따라 떠올린다.그런 향수를 가진 세대인 것을 진실로 다행으로 생각하면서 납덩이처럼 무디어지는심성을 건져올리려 애를 쓰고 있다.바람 한 점 없는 폭염 속의 이날 한낮처럼.[김지연 작가]
  • 금융시장 큰 동요는 없었다

    16일 투신사 수익증권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환매자제로 우려됐던 ‘환매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주식시장도 오전 한때 900선이 붕괴됐으나 대우 구조조정방안 발표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국내 금융시장은 이날 큰 동요없이 비교적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환매 신청액은 일반법인과 개인이 1조6,000억원,금융기관 등 기관투자가가 4조4,000억원 등 6조원에 이르렀으나 실제 지급액은 평상시와 비슷한 2조원을 조금 웃도는데 그쳤다.그러나 이는 정부가 창구지도 등을 통해 금융기관의 환매를 적극 막은데 따른 것으로 향후 금융시장여건 변화에 따라 환매사태의 돌발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 당초 3조원을 지원키로 한 한국은행 지원액도 실제로는 1조8,000억원에 그쳤으며,은행권도 투신·증권사에 지원하기로 했던 유동성 수혈을 일단 보류했다.금감원은 투신·증권사들이 전날 10조7,000억원의 지원을 은행권에 요청했으나 이날 실제 자금집행을 신청한 곳은 없었다고 밝혔다. 환매사태의 진정으로 주식시장과자금시장도 예상보다는 안정세를 보였다. 종합주가지수는 개장초 약세로 시작해 한때 지난주 말보다 22포인트 이상빠져 900선이 붕괴됐으나 오후들어 상승세로 반전,10.19포인트 떨어진 907.28로 마감됐다. 자금시장에서는 3년만기 회사채 유통수익률과 국고채(3년물)금리가 연 9.91%와 8.91%를 기록,전날보다 각각 0.04%포인트와 0.0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콜 금리는 오후 4시30분 현재 비교적 큰 폭으로 올라 전날보다 0.16%포인트 상승한 연 4.83%였다. 박은호 김상연 전경하기자 unopark@
  • [金대통령 ‘새 천년’의 비전] 금융소득종합과세 추진 안팎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5일 “금융소득 종합과세 실시를 추진하겠다”고밝혀 실시시기와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6,97년 2년간 시행후 유보됐던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그동안 이자와 배당소득이 많은 고소득층이 세금을 덜 내는 과세 형평상의 문제로 논란이 돼왔다. 정부는 현재 ▲2000년 소득분부터 조기 부활하는 방안 ▲2001년으로 미루는방안 ▲오는 9월말까지 금융시장과 경기상황을 살펴본 뒤 시기를 정하는 방안 등 3가지를 놓고 저울질이다.실시시기는 16일 당정협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가 실시될 경우 종전처럼 부부합산 1년간 금융소득이 4,000만원 이상인 소득자를 대상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과세대상자는 4만∼5만명 정도다. 다만 현행 22%인 이자·배당소득 원천징수세율은 저소득자에 대한 세금 경감을 위해 15%정도로 낮춰야 한다.따라서 연간 부부합산 금융소득이 4,000만원 미만인 사람들은 지금보다 세금을 덜 내게 된다.물론 4,000만원을 넘는사람들은 종합과세로 세부담이 무거워진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실시를 망설이는 주요 이유의 하나는 금융시장에 줄충격때문이다.이에 따라 국민회의는 2000년 실시에 반대했다. 최근 대우사태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과연 정부가 조기에 재실시할 지 주목된다. 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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