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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다큐 시선] ‘40년 사랑방’ 동네목욕탕

    겨울이 다 지나도록 세상은 너무 춥다. 철거민 참사, 연쇄살인…. 온몸이 시리도록 각박해진 세상풍경이 서글프다. 절절 끓는 온돌 바닥과 따뜻한 얘기가 있는 사랑방이 더욱 그리울 때다. 하지만 우리 곁 사랑방이던 동네 목욕탕은 대부분 사라졌다. 푹푹 찌는 한증막 안에서 듣던 옆집 아들 결혼 소식도, 온몸이 녹아내리는 열탕 속에서 주고받던 아낙들의 안부인사도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24시간 사우나, 불가마 찜질방이 들어서면서 동네 목욕탕은 외면당한 지 오래다. 팍팍한 세상, 사우나와 찜질방 열기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람의 체온이 더해져 더 훈훈한 동네 목욕탕, 그 역사 깊은 사랑방을 찾아가 시린 몸을 녹여 봤다. 강병철 조은지기자 bckang@seoul.co.kr ‘목욕합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간, 40년 넘게 서울 종로구 계동을 지켜온 ‘중앙탕’ 낡은 간판에 불이 켜졌다. 새벽 5시20분. 이발사이자 종업원인 박희원(59)씨가 1층 현관을 열고 부지런히 비질을 하며 영업준비를 시작한다. 1층 여탕과 2층 남탕을 오가며 탕에 물을 튼다. “남탕이나 여탕이나 다를 게 없어요.” 박씨는 자연스럽게 여탕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닌다. 낡은 파이프에서 콸콸콸 힘차게 물이 쏟아져 나온다. 뜨거운 기운이 금세 탕 안에 가득차며 목욕탕 특유의 냄새가 확 피어오른다. 박씨는 텅 빈 여탕을 가로지르더니 물 온도를 잰다. 그의 손이 온도계였다. 물을 휘휘 몇 번 젓던 박씨는 온수 수도꼭지를 더 돌린다. 28년간 이 일을 해온 그의 손은 손님들이 좋아하는 온도를 기억하고 있다. 탈의실 바닥은 뜨끈뜨끈하다. 어젯밤 깨끗이 빨아놓은 주황색 수건들은 뽀송뽀송 말랐다. 박씨는 방바닥에서 바싹 마른 수건들을 걷어 욕탕 입구에 올려놓는다. 손님 맞을 채비를 마쳤다. ●서울 종로 ‘중앙탕’ 1968년 개업 모습 그대로 새벽 5시40분. 첫 손님이 왔다. 눈 뜨자마자 목욕바구니를 들고 나온 동네 할머니다. 박씨는 “매일 이 시간에 오시는 분이에요. 수십년 한결같은 아침 단골들이 계시니 빨리 문을 열어야죠.”라고 한다. 목욕비는 4000원, 손님들은 꼬깃꼬깃 접은 지폐를 툭 던지고 들어간다. 외상손님도 있다. 한 아주머니가 집에 지갑을 놓고 왔단다. “아이고, 이따가 드릴게.”라는 한마디에 무사통과다. 서로 집에 있는 숟가락 숫자까지 아는 사이라 돈 떼먹을 리는 만무하다. 6시쯤 문을 밀고 들어선 한 손님이 박씨에게 슬그머니 2000원짜리 김밥을 건넨다. “운동 갔다 오는 길에 샀는데 잡숴보셔.” 하지만 한 줄 김밥 중 박씨 입으로 들어가는 건 반도 안 된다. 하나 둘 오는 손님마다 박씨는 김밥 한 알씩을 권한다. 눈인사만 던지고선 탈의실로 급히 들어가는 손님도 있었다. ‘월간 이용권’을 끊어서 다니는 손님이다. “한 달 동안 목욕탕을 마음대로 쓰는 건데, 매번 계산하는 것보다 1000원이 싸다.”고 박씨는 귀띔한다. 이 목욕탕 손님 중 10여명이 자기집 목욕탕처럼 쓰고 있다. 정액권 손님들은 목욕탕표나 신분증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아침 8시. 날이 밝을 때까지 이렇게 왔다 간 손님은 10여명이었다. ●가족 같은 손님이 모이는 사랑방 최위희(94) 할머니를 모시고 온 손녀 홍영주(26)씨가 먼저 들어간 엄마 목욕비라며 한 명분을 더 계산하고 들어갔다. 최씨 할머니 3대는 김이 그득한 탕 속에 나란히 몸을 담갔다. 할머니와 손녀는 벌써 20년 넘게 이곳을 찾고 있다. 홍씨는 걸음마를 배울 때부터 이곳으로 목욕을 다닌 터라 찜질방은 오히려 불편하다고 했다. 귀가 어두운 할머니는 자신이 손녀인 양 홍씨에게 목욕을 맡긴다. 멋모르고 여탕을 뛰어다니던 손녀는 어느새 할머니 등을 밀어줄 만큼 든든하게 자랐다. 최신식 시설을 갖춘 사우나나 찜질방도 많지만 홍씨는 이 목욕탕을 최고로 친다. 다른 목욕탕은 불편하고 여기 와야 내 집처럼 편안하단다. “할머니랑 엄마랑 이곳에서 사춘기를 보냈고 성격도 둥글둥글해졌어요. 여기가 우리집 여자들의 사랑방인 셈이죠.” 오전 11시. 5년간 폐암으로 병원생활을 하던 남편이 3일 전 세상을 떴다며 지친 기색이 역력한 한 아주머니가 들어섰다. 어제 삼일장이 끝났다고, 그동안 씻지도 못했다고 먼저 말을 텄다. 탈의실에 앉아 있던 아낙들은 “살리려고 그렇게 애쓰더니 안됐네. 약한 사람이 고생 많았어.”라며 저마다 한마디씩 거들며 위로를 보탠다. 낮 12시10분. 사우나에서 수다 떨던 아주머니 셋이 탈의실 평상에 벌거벗은 채로 모여 앉았다. 냉장고에 음료수가 가득 차 있지만 따로 냉커피를 타 마신다. 공짜 커피를 곁들여서 수다를 떨기 시작한다. 김정미(45)씨는 “매일 오다시피 해요. 낮에 시간 보내기도 좋고. 탕 안에서 둘이 얘기하는데 거들면서 끼어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니까요. 찜질방에선 어디 그러기 쉬운가.” 손님들끼리 어울려 밥솥에 점심을 지어먹기도 한다. ●“단골손님들 때문에 문 못닫아요” “지난해 12월부터 이곳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처음엔 적잖이 놀랐어요.” 목욕관리사(때밀이) 이정단(55·여)씨의 말이다. “서울 시내에 아직까지 이렇게 오래된 목욕탕이 있다니…. 손님들이 변치 않고 찾는 걸 보고 또 한 번 놀랐죠. 손님이나 있을까 싶었는데 평일엔 20~30명쯤, 주말에는 50명 정도 오세요. 여긴 모녀끼리 오는 손님들이 많아요. 때밀이 값요? 때만 밀면 1만 5000원, 전신마사지하면 4만원, 할머니들이 한 번 밀어보고 나면 손맛이 있다면서 계속 찾으시네요.” 목욕탕 사장 담란향(66·여)씨는 “이사 가도 목욕은 이곳으로 오는 손님이 꽤 된다.”고 했다. 한때 장사가 잘 안 돼서 접을까도 생각했지만 손님 중 열에 여섯이 안 된다고 신신당부해 계속 운영하고 있다. 어떤 손님은 목욕비로 1만원을 받아도 좋으니 절대로 없애지 말아 달라고 했단다. 목욕탕을 찾은 소병룡(77)씨는 “예전엔 욕조 갖춰 놓은 집이 어디 있었나. 지금이야 집마다 샤워 시설이 있지만 더운 물에 몸을 푹 담가야 몸도 풀리고 제대로 ‘목간’했다는 기분이 들지.”라고 말했다. “개업했을 때부터 계속 다녔지. 찜질방에서 가끔 아는 이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동네 목욕탕처럼 재밌지는 않지. 누가 죽었다더라는 소식도 듣고, 이런저런 사연 듣는 재미에 다니는 거라네.” 40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목욕탕은 주인만의 공간이 아니었다. ●“유지비, 매출액 안따지고 장사한 지 오래” 한때 목욕탕 운영은 ‘동네 재벌’의 상징이었다. “한창 손님이 몰릴 땐 옷장이 부족해서 바구니에 옷을 담아놓고 손님을 받았어요.” 담 사장은 그때가 눈앞에 생생하다. 20대 젊은 나이에 목욕탕을 시작해 서른 여덟에 남편과 사별, ‘때 돈’을 벌어 아들 셋, 딸 둘을 혼자 키웠다. 그때 두 살배기였던 딸이 지금은 마흔이 넘은 아줌마가 됐다. 1970년대만 해도 중앙탕 반경 500m 주변에 목욕탕 6곳이 더 있었다. 그러던 것이 24시 사우나, 대형 찜질방에 밀려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해 결국 이곳 하나만 남았다. 한때 일요일엔 400명 넘게 손님이 몰리곤 했지만 이젠 휴일에도 많아야 50여명 선이다. “낙원상가 쪽으로 대형 찜질방들도 생겼고, 서울 외곽으로 목욕 원정 가는 손님들도 생겼어요.” 동네 터줏대감 자리를 찜질방에 넘겨주는 속내가 편하지만은 않다. 동네 목욕탕 장사로 목돈을 만지는 시대도 지났다. 400환으로 시작했던 목욕비는 지난해에야 3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랐다. 더 올리라는 손님도 있지만 그러면 찜질방과 다를 게 뭐가 있느냐는 논리 때문에 차마 올리지 못한다. 낡은 수도꼭지, 깨진 타일 그대로의 시설이지만 손님들이 개의치 않기에 믿는 구석도 있다. “물세는 한달에 40만~50만원, 기름은 난방유를 때는데 한 드럼에 15만원 정도 하나? 사실 한 달에 몇 드럼 들어가는지도 잘 몰라요. 그런 거 따지지 않고 운영한 지 오래 됐어요. 한 달 매출액도 따지지 않고 장사하는데요 뭐. 어쨌든 마지막 손님이 끊길 때까지 이 사랑방을 지킬 거예요.” 동네 목욕탕은 오늘도 정과 인심의 김을 모락모락 피운다. 사람은 씻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씻는 방법은 늘 변해 왔다. 1970년대는 동네 목욕탕의 전성기였다. 온수 샤워 시설을 갖춘 집이 드물었고 목욕탕을 가는 건 빼먹지 말아야 할 ‘주기적’ 행사였다. XX탕, OO탕, 단출한 이름으로 동네마다 몇 개씩 있는 목욕탕은 일요일 아침이면 손님들로 북적였다. 목욕탕을 나서는 아이들 손에는 빨대 꽂힌 요구르트가 들려 있고, 입구에서 여탕으로 들어간 아내와 엄마를 기다리는 풍경도 익숙했다. 80년대 들어 시내 중심가를 필두로 ‘사우나’ 간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핀란드 사우나라 불리는 건식사우나를 비롯해 습식사우나, 폭포식 냉탕 등의 시설을 갖춘 고급 목욕탕이 들어섰다. 동네 목욕탕도 하나둘 시설을 보강하기 시작했다. 회사원들은 피로를 푼답시고 점심시간을 이용, 사우나에 드나들며 땀을 뺐고 벌건 얼굴로 오후 근무를 시작하곤 했다. 90년대, 목욕탕은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한다. 이때부터 목욕탕은 갖가지 모습으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맥반석, 옥사우나는 물론 참숯, 한방쑥, 황토, 녹차를 이용한 시설이 등장했다. 서비스도 보강하면서 정부의 1회용품 사용규제가 있기 전까지 비누, 수건은 물론 칫솔, 샴푸 등도 무상 제공됐다. 수면실, 헬스실을 갖춰 덩치를 키웠고 24시간 영업은 기본이 됐다. 2000년대엔 찜질방 시대가 열렸다. 남녀가 버젓이 함께 모여 땀을 빼는 찜질방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황토방, 보석방, 얼음방은 물론 노래방, PC방, 헬스방, 마사지방까지 더해진 대형 찜질방은 기업 형태가 됐다. 고작해야 2층 건물이던 동네 목욕탕은 ‘종합오락 찜질방 빌딩’에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마르코, ‘사랑해,울지마’ 중간투입 “연기욕심 생겨”

    마르코, ‘사랑해,울지마’ 중간투입 “연기욕심 생겨”

    모델 겸 연기자 마르코가 MBC일일연속극 ‘사랑해, 울지마’(극본 박정란·연출 김사현, 이동윤)에 전격 합류한다. 마르코는 오는 9일 방송되는 MBC ‘사랑해, 울지마’ 60회분에서 여주인공 미수(이유리 분)의 언니 미선(이아현 분)이 일하는 식당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 파블로 역으로 출연한다. 극중에서 마르코는 실제 출신과 같은 배경으로 아르헨티나에서 온 인물로 설정됐다. 향후 파블로는 바람난 남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미선과 따뜻하고 순수한 사랑을 만들어갈 예정이다. 마르코는 최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첫 촬영에 임했다. 극중 파블로는 식당 사장님의 소개로 간단히 동료들과 통성명을 한 뒤 미선에게 지도를 받아 여러 가지 주방 일을 맡게 된다. 정극연기에 정식으로 도전하는 마르코는 자신의 촬영분이 없어도 모니터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모니터에 바짝 붙어 앉아 상황들을 꼼꼼하게 체크하며 촬영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첫 촬영을 마친 마르코는 “본격적인 촬영을 앞두고 그 어떤 때보다 설레고 긴장됐다. 하지만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줘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며 촬영소감을 밝혔다. 이어 마르코는 “전에도 몇몇 드라마에 잠깐 출연한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정말 처음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힘든 게 많았다. 지금은 그때보다 욕심을 조금 더 내 대본과 모니터를 최대한 많이 보고 캐릭터 연구 및 연기 연습을 많이 하려고 한다.”며 연기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또 그는 “평상시 웃고 다니는 습관이 있는데 촬영에서는 줄곧 진지한 표정들로 임해야 돼 웃지 않는 게 제일 힘들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마르코의 상대역으로 출연하는 이아현은 현장에서 어색해하는 마르코에게 수시로 극중 상황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조언을 아낌없이 전해줬다는 후문이다. 선배인 이아현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마르코는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게 배려 해줘 고맙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마르코는 “파블로라는 인물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기하느냐가 중요한다. 이를 위해 선배, 작가선생님, 감독님 등에게 전화해서 많이 물어보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며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6일 방송되는 ‘사랑해, 울지마’ 59회분에는 미수(이유리 분)와 영민(이정진 분)의 눈물의 재회가 절절히 그려지며 미수를 둘러싼 출생의 비밀이 밝혀질 예정이다. MBC 일일드라마 ‘사랑해, 울지마’는 매주 평일 오후 8시 20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 = MBC)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덕유산 향적봉~구천동계곡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덕유산 향적봉~구천동계곡

    덕유산(德裕山)은 덕이 넉넉하다는 이름처럼 품이 넓은 산이다. 전북 ‘무진장 고을’의 무주와 장수, 경남의 첩첩 산마을인 거창과 함양 등에 걸쳐 있다. 남녘의 지리산에 가려 평상시엔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하지만 겨울철에는 달라진다. 지리적으로 금강의 본류와 가까운 데다 서해의 습한 대기가 이 산을 넘으면서 많은 눈을 퍼붓는다. 게다가 날이 추워지면 습한 대기가 산을 넘다가 그대로 얼어버려 나뭇가지마다 환상적인 상고대(얼음꽃)가 피어난다. 그래서 덕유산의 겨울은 눈꽃산행 인파로 늘 북적거린다. 덕유산은 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은 1614m의 고도와 지리산보다 험한 산세 때문에 일반인들은 쉽게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런데 무주리조트의 스키 곤돌라가 덕유산 최고봉인 향적봉 턱밑까지 파고들면서 산꾼은 물론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곤돌라를 이용해 향적봉만 찍고 내려오는 것은 눈앞에 보물을 두고 돌아서는 것과 마찬가지다. 향적봉에서 부드럽게 이어진 중봉까지 갔다가 오수자굴을 거쳐 구천동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아 보자. 이 길은 걷기에도 좋고 덕유산 최고의 보물인 덕유평전과 구천동계곡을 둘러볼 수 있는 환상적인 산길이다. ●남한서 4번째 높은 해발1614m 무주리조트에서 곤돌라를 타고 5분여 오르면 갑자기 설경이 펼쳐진다. 뽀드득 소리 내며 걷는 눈길은 언제나 싱그럽다. 15분가량 오르면 설천봉(1530m)이다. 여기서 향적봉까지는 쉬엄쉬엄 가도 20분이면 도착하는 거리다. 등산로 양옆으로 빽빽이 늘어선 나무들이 가지를 드리우고 연출하는 눈꽃터널 사이로 저 멀리 향적봉이 눈에 들어온다. 눈꽃터널을 벗어나면서 강풍이 몰아치자 정신이 번쩍 든다. 향적봉은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곤돌라를 타고 올라온 이나 구천동계곡에서 걸어온 산꾼들이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이다. 덕유산은 남한 산줄기들의 중심에 놓인 만큼 탁월한 조망을 보여 준다. 남쪽의 지리산, 동쪽의 가야산, 서쪽의 대둔산 등 고산준령이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특히 거창의 첩첩 산줄기 뒤로 소머리처럼 솟은 가야산에서 떠오르는 일출은 산악 사진가들 사이에서 소문난 명장면이다. 향적봉에서 지척인 대피소 건물로 내려가니 박봉진 산장지기가 반갑게 맞아준다. 그는 덕유산이 좋아 1997년부터 구천동에 들어와 살다가 2000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덕유산에 조난자가 생기면 구조대보다 항상 그가 먼저 달려간다고 한다. 산에서 살면서 산을 닮아가는 탓일까. 덕유산의 너른 품처럼 마음씨가 넉넉하고 따뜻하다. 대피소에서 언 몸을 녹이고 중봉(1594m)으로 향한다. 이 길에는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이라는 주목의 가지마다 새 생명처럼 싱그러운 눈꽃이 가득하다. 중봉은 덕유연봉이 기막히게 보이는 전망대다. 발아래 펼쳐진 평평한 땅이 덕유평전인데, 봄여름가을 야생화가 그득하고 겨울이면 눈꽃으로 은세계를 이루는 곳이다. 덕유평전에서 미끄러져 삼각뿔처럼 치솟은 무룡산(1492m)과 삿갓봉(1264m)을 넘어 남덕유산(1507m·봉황산)으로 흘러가는 산세는 백두대간 능선 중에서 가장 역동적이다. 거기에다 무룡산 왼쪽 멀리 허공에 일필휘지로 피어난 지리산 능선에 입이 떡 벌어진다. ●중봉서 내려다보는 덕유평전 전망 하산은 중봉에서 오수자굴 방향을 잡는다. 내려오다 뒤돌아보면 주목으로 가득 찬 향적봉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오수자굴 안은 각양각색의 얼음 기둥 전시장이다. 굴 안 낙숫물이 얼어붙으면서 얼음 종유석들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오수자굴에서 백련사까지는 참으로 호젓한 길이 이어진다. 길섶에 푸른 산죽들이 눈을 맞은 모습은 태초의 시간처럼 고요하다. 백련사 입구에 도착하면서 구천동계곡과 합류한다. 이 길은 널찍한 비포장도로가 나 있어 걷기에 수월하다. 이어 금포탄, 사자담, 인월담 등의 명소를 지나게 된다. 겨울이라 계곡의 빼어난 맛은 없지만 눈과 어우러진 풍경은 심신을 포근하게 정화한다. 설천봉~향적봉~중봉~오수자굴~구천동계곡의 거리는 약 10㎞, 4시간가량 걸린다. 향적봉대피소는 난방 장치가 잘 갖추어진 현대식 건물이다. 이곳에서 1박 하면서 장엄한 해돋이를 구경하는 것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산악전문작가 #교통과 맛집 서울에서 무주리조트 가는 버스는 대원고속(02-575-7720)이 사당, 양재, 잠실 등에서 오전 시간에 운행한다. 무주리조트(063-322-9000)의 곤돌라는 오전 9시~오후 4시까지 다닌다. 왕복 1만 1000원. 편도 7000원. 향적봉 대피소 063-322-1614. 금강이 굽이쳐 도는 무주 지역에는 민물고기 요리가 유명하다. 동자개 등 민물 잡어로 죽을 쑨 어죽, 쏘가리매운탕 등을 맛볼 수 있다. 읍내 금강식당(063-322-0979)이 유명하다.
  • 자치단체 민원업무 ‘시간파괴’ 열풍

    자치단체 민원업무 ‘시간파괴’ 열풍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시간 파괴’ 열풍이 불고 있다. 민원업무 시간을 2~3시간 연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24시간 편의점처럼 온종일 문을 여는 곳까지 등장하고 있다. 관공서가 아닌 주민 입장에서 생각하고 실천하는, 이른바 ‘역발상 행정’이란 평가 속에 해당 지역 주민들도 “아무때나 민원서비스를 받게 됐다.”며 크게 반기고 있다. ●‘관공서야, 24시간 편의점이야’ 경기 안산시는 1년 365일 단 한시도 문을 닫지 않고 각종 민원서비스를 제공하는 별도의 행정서비스기관을 전국 최초로 운영한다. 이름은 ‘나이트 시티 홀(Night city hall)’. 시청 인근 단원구 고잔동 부지 3305㎡에 지하 1층, 지상 5층짜리 건물을 지어 오는 10월 문을 열 계획이다. 이 기관에서는 각종 증명 및 여권 민원발급서비스 외에도 주민불편 생활민원 접수, 각종 공과금·체납세 고지서 발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는 24시간 문을 열고 각종 증명을 발급하는 ‘원더풀 25시 민원감동센터’를 이미 지난해 3월부터 단원·상록 두 구청 산하 2개 동사무소에서 운영하고 있다. 시청에서도 ‘24시 여권민원센터’를 가동 중이다. 이 센터들에서는 지난달 말까지 10만 6072건의 각종 증명서를 발급했다. 나이트 시티홀이 설립되면 이 업무들을 흡수하게 된다. 박주원 안산시장은 “시민들에게 무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5시 민원 감동센터’에 이어 ‘나이트 시티홀’을 운영할 계획”이라며 “서울의 관문인 사당동에 경기 남부 8개 자치단체가 공동 운영하는 ‘24시간 광역민원서비스센터’ 설치도 경기도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인근 자치단체 주민들도 혜택 경기 성남시가 평상시 민원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시민을 위해 매일 자정까지 연장 운영하는 ‘e-푸른성남 민원감동센터’도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5월26일 분당·수정·중원구청과 여권민원실에 각각 문을 연 ‘e-푸른성남 민원감동센터’는 전체 이용자의 15%가량이 서울·용인·광주 등 인근 지역 주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성남 시민뿐 아니라 인근 지역 주민들까지 야간에 민원감동센터를 찾아 오는 경우가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각종 민원 상담을 해주는 ‘콜센터’ 운영시간을 올들어 연중무휴로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연장했다. 지난해 5월 개소 당시 700여건이던 하루 평균 콜센터 상담 건수가 1400여건까지 늘어나는 등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도는 운영시간 연장으로 평일 평균 350건, 공휴일 1200건의 상담을 더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천시는 민방위 교육을 공휴일이나 야간에 실시하고 일시보육시설도 연장 운영할 계획이다. 공무원 근무시간에 운영했던 민방위 교육 시간이 변경되면 직장인이나 자영업자가 근무시간에 시간을 내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지게 된다. ●인력난 심화, 심야 안전문제 등 부작용 우려 시간 파괴 열풍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여권민원실과 보건소·도서관들도 동참하고 있다. 대전시 서구 탄방동 주민센터는 지난해 3월부터 매주 목요일 근무시간을 오후 9시까지 연장하는 ‘스마일드림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반응이 좋아 다른 주민센터로 확산되고 있다. 강원 속초시는 평일에는 오후 9시까지, 휴무일인 토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문을 여는 ‘언제나 민원실’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 의왕시보건소는 맞벌이 가정이나 직장인 등을 위해 매주 수요일에 야간진료를 하는 등 진료시간을 연장했다. 수요 야간진료는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일반 진료와 함께 각종 검사, 임산부 산전검사 등을 실시하고 있다. 안산시를 비롯한 상당수의 경기지역 시·군 도서관이나 자료실도 운영시간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연장했다. 수원·용인·안양·이천시와 여주군 등은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여권민원 시간을 오후 9~10시까지 연장했으며, 매월 첫째주와 토요일에도 오후 2시까지 문을 열고 있다. 자치단체들의 민원업무 시간 연장에 대해 해당 지역 주민들은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낮에 민원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직장인이나 맞벌이 부부 등을 위한 ‘눈높이 행정’ ”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그러나 가뜩이나 부족한 공무원 인력난을 심화시키는 데다 심야 시간대 근무자 안전취약 문제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무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업무시간을 연장하는 것은 좋지만 예산이나 인력 사정 등을 감안하지 않을 경우 부작용이 우려되는 만큼 자치단체의 형편에 맞게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헌재 첫 女청원경찰 정현주·손혜형씨 무술 합계 11단

    헌재 첫 女청원경찰 정현주·손혜형씨 무술 합계 11단

    헌법재판소 창립 21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청원경찰이 탄생해 근무하고 있다. 헌재는 지난해 12월 여성 청원경찰 특별채용시험에서 장교 출신 정현주(사진 오른쪽·25)씨와 유도선수 출신 손혜형(왼쪽·24)씨 등 여성 두 명을 뽑았다. 당시 경쟁률은 80대1에 육박했다. 올해 1월1일 자로 채용된 이들은 선고 및 변론기일에는 여성 방청객 보안검색과 심판정 소란행위 대처 등의 업무를, 평상시엔 민원 서비스를 담당한다. 정씨는 육군 헌병대 중위 출신으로 14개월 된 아들을 두고 있는 주부다. 중학교 때 취미로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현재 태권도 2단, 합기도·검도·유도 각 1단이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여군장교 시험에 합격했고, 2005년 8월 대구 2군사령부 헌병대에 배치받아 복무하던 중 동료 장교와 결혼, 2007년 11월 아들을 낳았다. 군인 부부라 근무지 이동이 잦고 육아도 힘들다는 생각에 정씨는 지난해 10월 중위로 전역하고 헌재 여성 청원경찰 선발에 응시했다. 손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유도를 시작했고, 경화여고와 유도 명문 용인대를 거치며 전국 대회 상위권에 입상하는 매서운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그는 유도 4단과 태권도·용무도 각 1단으로 정씨와 손씨의 무술 ‘단’수를 합치면 모두 11단. 이들은 “헌재의 여성 청경이 해야 할 일과 위치를 확립해 후배들이 갈 길의 바탕을 다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설연휴 가족들과 공연 나들이 어때요

    평소 찜해 둔 공연이 있다면 이번 설 연휴를 노려보자. 홀쭉해진 지갑 사정을 고려해 표값을 할인해 주는 공연이 많다. 20~30%는 기본이고, 절반까지 가격을 확 내린 작품도 있다. 대신 부지런해야 한다. 티켓을 예매하는 관객에 한해 할인 혜택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서울 대학로의 장기 히트작인 연극 ‘늘근 도둑 이야기’(상명아트홀)는 27일까지 예매 관객에게 표값을 30% 깎아준다. 세태를 풍자하는 유쾌한 내용이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하기에 적당하다. 부부간의 애틋한 정을 그린 ‘민들레 바람되어’(동숭아트센터)는 25일 하루 전석을 2만원에 판매한다. 평상시 가격인 3만 5000원(대학생 2만 5000원)에 비하면 할인 폭이 꽤 크다. 영화 ‘약속’의 원작으로 유명한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원더스페이스)는 24, 25, 27일 공연을 예매하면 20% 할인 혜택이 있다. 운명적 사랑과 가슴 아픈 이별을 다룬 애절한 사랑이야기로 연인끼리 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유오성, 송선미, 진경이 출연한다. 네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그린 연극 ‘클로저’( SM 아트홀)는 설 연휴기간은 물론 2월8일까지 40% 할인율을 적용한다. 마니아층이 두꺼운 가족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쟁이’는 3인 이상 가족에게 20% 할인해준다. 뮤지컬도 할인 이벤트가 풍성하다. 영화에 이어 뮤지컬에서도 대박을 터트린 ‘미녀는 괴로워’(충무아트홀)는 27일까지 2인 이상 가족 예매 관객에게 30%를 깎아준다. ‘지킬 앤 하이드’(LG아트센터), ‘렌트’(한전아트센터) 등도 20~30% 할인된 가격으로 관객을 맞는다. 무술 퍼포먼스 ‘점프’(점프 전용관)는 3~4인 가족 패키지 티켓을 이용하면 30% 이상 할인받을 수 있다. 댄스 퍼포먼스 ‘브레이크 아웃’(전용관)은 25~27일 3일동안 절반 가격에 표를 판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포토갤러리]2009 미스 아메리카 면면들

    [포토갤러리]2009 미스 아메리카 면면들

     2009년 미스 아메리카 왕관은 인디애나주 출신의 대학생 케이티 스탬(22)에게 돌아갔다.1986년 진 해크먼이 주연한 영화 제목을 따 ‘Hoosier State’로 불리는 인디애나주 출신의 미스 아메리카가 탄생한 것은 처음이다.    포토갤러리 바로가기 스탬은 24일(현지시간) 밤 라스베이거스의 플래닛 할리우드 리조트 앤드 카지노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나머지 51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왕관을 머리에 얹었다.인디애나폴리스 대학 재학 중인 스탬은 5만달러(약 7000만원)의 장학금을 거머쥐게 된다.  스탬은 본선을 앞두고 긴장 탓에 목 편도선이 부어올라 목소리가 평상시 톤을 회복하지 못할까 걱정돼 하룻밤을 완전히 설치는 등 고생했다며 다행히 이틀 전 평소 목소리가 돌아와 우승을 거머쥐었다고 기뻐했다.  스탬은 장기를 자랑하는 무대에서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 공연으로 갈채를 받았으며,수영복 심사에서는 검은 비키니로 몸매를 뽐내는 파격을 선보였다.또 드레스 경쟁에선 어깨선이 없는 흰 레이스가 달린 이브닝 가운으로 요염한 멋을 뽐냈다.인터뷰에서는 프로 운동선수들이 즐겨 찾는 근육강화제의 효용과 매력의 정의를 논하기도 했다.스탬은 언론학 학사학위를 딴 뒤 TV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앵커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돌아온 일지매’ 정일우 3색 매력 발산

    ‘돌아온 일지매’ 정일우 3색 매력 발산

    MBC 수목 미니시리즈 ‘돌아온 일지매’의 주인공 정일우가 1·2회에 걸쳐 다양한 의상과 분장으로 ‘꽃미남 영웅’의 매력을 선보여 화제다. 현대로 돌아온 조선시대 일지매가 등장해 많은 화제가 됐던 1회에서 정일우는 현대복을 입고 등장한다. 인파로 가득한 2009년 서울의 한 거리에서 윤진서와 스치는 정일우는 뒤로 묶은 머리와 블랙 코트로 강렬한 일지매의 포스를 뿜어낸다. 184cm의 키와 매일 7km씩 뛰면서 만든 날렵한 몸매는 정일우를 더욱 빛냈다. 고우영 원작을 대표하는 일지매의 모습은 무엇보다 패랭이를 옆으로 비스듬히 눌러 쓴 모습. 황인뢰 감독은 고우영 화백의 원작 속 머리 결 표현 하나까지 살려내기 위해 정일우의 패랭이는 크기, 전체적인 비율, 갓의 넓이 하나까지 세심하게 원작 속 패랭이를 그대로 복원해 제작했다. 조선의 평민들이 즐겨 입던 평상복에 패랭이를 비스듬히 쓴 일지매 정일우의 모습은 서민들의 애환을 보듬어준 한국적 영웅상인 일지매를 상징하고 있어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서민의 수호자 일지매는 깊은 밤 기와 지붕 사이를 넘나들며 의적으로 명성을 떨친다. 어둠에 몸을 숨기고 만약의 경우 정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검은 두건과 복면을 착용한다. 정수리 부분이 튀어나온 디자인의 검은 두건과 복면 역시 고우영의 원작 속에 등장하는 일지매의 두건과 복면을 그대로 복원한 것. 또 얼굴은 가렸지만 날카롭게 빛나는 정일우의 매서운 눈빛은 지난 6개월간 혹독한 과정을 거쳐 일지매로 변모해간 정일우의 변신을 실감케 한다. 한편 첫 방송후부터 수목극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돌아온 일지매’는 고우영 화백의 만화 ‘일지매’를 원작으로 조선시대, 전설적인 영웅 일지매의 영웅담을 담았다. 매주 수,목 오후 10시 방송.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공주병 핑크 리본… ‘꽃남’ 미란다 패션 화제

    공주병 핑크 리본… ‘꽃남’ 미란다 패션 화제

    방영과 동시에 시청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KBS 2TV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출연진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다. 드라마 내용 전개, 매회 경신되는 최고 시청률, 주인공 이민호(구준표 역)의 과거 사진과 출연작, 악녀 3총사를 비롯한 조연들의 인기 등이 다양하게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 속 패션에도 시청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극중 F4(이민호, 김현중, 김범, 김준)의 프레피 룩 (Preppy Look)은 미국 동부의 명문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이 즐겨 입는 스타일로 ‘꽃보다 남자’ 방영 이후 인기를 끌고 있고, 김준(송우빈 역)의 페도라, 김범(소이정 역)의 피어싱 등 그들이 착용하는 소품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일 방영된 6회분에서 가장 화려한 패션으로 눈길을 끌었던 사람은 악녀 3인방 진선미 중 미란다 역할을 맡은 민영원이다. 그녀는 F4를 제외하고 학생들 모두 똑같은 교복을 입은 장면에서 공주병 컨셉에 걸맞는 분홍색 외투와 머리 리본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민영원은 “촬영 전 역할에 맞는 소품들을 협찬 받기 위해 정말 열심히 발품을 팔았다. 신인이라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역할에 대한 열정을 좋게 봐주셨는지 결국 부탁을 들어주셨다. 파티 의상은 함께 일하는 코디네이터 팀과 의논해서 직접 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의 소속사 관계자는 “모든 소품 및 의상 협찬은 민영원씨가 직접 진행했다. 극중 미란다가 학생 신분이긴 하지만 신화고 학생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여러 가지 소품들을 협찬 받아야 했다. 평상시 교복 입는 장면에 착용하는 하늘색 시계와 파티 장면에서 착용한 검정색 시계, 귀걸이, 반지, 머리띠 등 거의 모든 소품들을 극중 역할에 맞게 찾아내느라 어려움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끊임없이 화제를 만들어내는 ‘꽃보다 남자’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출연진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과 애정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신문NTN 이현경 기자 steady101@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독자의 소리] 기업 상습 체임없게 근본대책을/서울 영등포구 도림동 박동현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민족의 대명절 설을 앞두고 있다. 일부 중소업체 근로자들은 임금이나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마음 졸이며 일하고 있다. 우울한 설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안타깝게도 체불임금에 대한 행정력은 언제나 사후약방문격이다. 기껏 설이나 추석을 앞두고 체불 업체에 임금지급을 독려하는 것이 고작이다. 물론 임금을 체불하는 기업의 사정이야 다 있다. 장기 불황으로 인한 자금 압박 등 어려운 점도 이해를 한다. 문제는 이를 개선치 않고 악용하고 있는 기업도 없지 않다는 점이다. 당국은 이들 임금체불 업체의 근본적 문제가 무엇인지 그 속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평상시에 방관만 하다가 명절 때만 되면 단속과 계몽 등으로 독려해 봐야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평상시 업체에 대한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고 문제를 하나씩 개선하고 해결하는 쪽으로 강력한 정책을 펴야 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지원과 구인난 등 근본 문제에 대한 개선점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 박동현
  • 설 대목 재래시장 “손님 구경도 힘들어요”

    설 대목 재래시장 “손님 구경도 힘들어요”

    최대 전통명절인 설을 앞두고도 전국의 재래시장은 경기침체에 따른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다. 상인들은 ‘설 특수’는커녕 평상시보다 못한 매출에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사투’라고 할 만큼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서둘러 발행한 재래시장 상품권도 무용지물이다. 19일 오전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모란시장. 수도권 최대의 민속시장으로 예년 같으면 시장 앞 성남대로를 야채트럭과 용달차들이 가득 메웠지만 이날은 설을 무색하게 할 만큼 한산했다. 평소 입구에 늘어선 노점상들도 자취를 감추었고 시장 내부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상품권 발행도 큰 도움 못줘 재래시장의 경기 침체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올 설 대목은 유난히도 어렵다고 상인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 1962년부터 5일장의 명맥을 유지해온 모란시장도 이제 존폐의 기로에 선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상인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 성남시는 지난 한 해 모두 50억원가량의 재래시장 상품권을 발행, 농협중앙회 지부 등을 통해 판매에 나섰지만 재래시장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다. 10만원권에 1만원권을 덤으로 주고 있지만 판매가 부진한 데다 회수기간(3년)이 길어 약발이 듣지 않는다. 경기 의정부의 최대 재래시장인 제일시장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근 주차장을 비롯한 시설을 현대화해 경기 북부지역을 대표하는 상권으로 자리매김하긴 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경기 침체로 매출이 곤두박질한 상태다. 이곳에서 15년째 떡집을 운영하는 김모(63·여)씨는 “5~6년 전 만 해도 하루 30만~50만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제는 10만원 벌기도 힘들어 적자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값만 물어보고 발길 돌려 지방 재래시장의 사정은 더하다. 이날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은 평소와 다름없이 붐볐다. 하지만 고객들 대부분이 가격만 물어 보고 발길을 되돌리는 바람에 상인들의 애를 태웠다. 30년째 가게를 운영해온 ‘자갈치 아지매’ 김애숙 (59·여)씨는 “손님들이 가격만 물어 보거나 슬쩍 생선만 보고 간다.”고 답답해했다. 900여개의 상가가 밀집된 전북 최대 규모의 전주 남부시장 상인들도 설 특수는커녕 사람 구경조차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예전 같으면 명절을 앞두고 발디딜 틈이 없을 만큼 손님들이 붐볐지만 경기가 나쁘고 추운 날씨까지 겹쳐 폭탄을 맞은 듯 조용하기만 하다. 그나마 대구 서문시장은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아케이드를 새로 만들고 차량 번호판 자동인식 시스템을 갖춘 주차빌딩을 새로 지어 쇼핑의 편의를 높인 게 주효했다. 서문시장상가연합회 박병일 사무국장은 “시설개선 이후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예년에 비해 손님은 20% 이상, 매출액은 10%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청춘 스케치]참 즐거운 군 생활

    [청춘 스케치]참 즐거운 군 생활

    참 즐거운 군 생활이었을 리 있겠는가. 2년의 군 생활은 어떻게 보면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해야 하고, 하고 싶은 것들은 제한을 받는 기간이었으니 그렇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2002년 12월 30일 한 해의 끝자락에 눈까지 펑펑 오는 날 우리 밴드 멤버 네 명은 군악대로 동반 입대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날 입소한 훈련병 중에 내가 제일 고령자라는 말을 어떤 간부에게 듣게 되었다. 고령자라니. 훈련과 제설 작업을 반복하는 사이 우리 넷은 어느덧 군인이 되었고 수도방위사령부 군악대에 배치되었다. 사실 그 힘들고 고된 이등병 시절을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왠지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께, 심지어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자신에게도, 조금 미안하기도 하니 생략하고 지금 기억나는 나의 군 생활 중 가장 즐거운, 물론 당시는 아니었지만, 사건들 몇 가지를 얘기하고자 한다.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인디밴드 ‘크라잉 넛’은 술을 좋아한다. 술을 너무 좋아해서 탈이 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네 명에게는 다른 게 아니라 2년 동안 술을 못 마시고 버티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었다. 휴가를 나와서는 물론 마음대로 쭉쭉 먹을 수 있었다. 그러나 군대에서는, 당연히 불가능한 일. 하지만 아무리 군대라지만 음악이 있는 곳에는 으레 술이 있기 마련인거다.물론 제식행사 때나 평상시에는 결코 그럴 수 없겠지만, 우리가 고참이 되어서 소조밴드로 간부들의 행사에 나갔을 때에는 얘기가 달랐다. 그렇다. 풍악을 울리면 술이 돌고 돌다가 결국 밴드에게도 떨어졌다. 한 잔 정도는 괜찮다며 한 사람씩 따라주는 술을 마시다 보면, N사람 곱하기 1잔은 N잔. 그런 날은 휴가 나온 것보다 열 배는 즐겁다. 몰래 먹는 술이 더 감칠맛이 나는 걸 그때야 알았다.그러나 엄연히 군대에는 규칙이 있는 법이다. 아무리 정신을 차려도 술에는 장사가 없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군에서의 마지막 크리스마스 행사가 있던 날, 나는 해롱해롱하는 상태로 화장실에 가다가 변기인 줄 알고 가까이에 있는 정수기에 그만 일을 봐버렸다. 그때 공교롭게도 일직사관이 순찰을 돌았고, 일직하사는 하필 밴드 멤버인 경록이였다. 경록이는 나 때문에 엄청 혼났고 나는 징계를 받아 2박 3일 포상휴가를 박탈당했다. 당시는 이런저런 괴로움도 있었지만 우리는 그 2년을, 힘들게 느껴질 만한 시간들을, 이런 추억 속에서 쏠쏠한 재미를 찾으며 잘 버텨왔던 것이다.여자들은 남자 셋만 모이면 군대 이야기를 한다고 싫어한다. 또 싫어하는 이야기로는 축구 이야기,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도 있다. 그렇지만 군대 갔다 온 사람들이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럼, 2년 동안 남자들끼리 도대체 어떤 색다른 일들을 할 수 있겠는가. 2년 동안 비슷한 경험을 하고 비슷한 스토리를 겪으면 그 사람들끼리는 2년 동안 이야기를 해도 모자랄, 공감대를 형성하는 이야깃거리가 생긴다. 군대 다녀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새삼 해보게 된다. 뭐 가기 싫어도 갈 수밖에 없었지만. 크라잉 넛_ 젊은이들의 노래방 필수곡인 ‘말 달리자’를 부른 인디밴드입니다. 멤버 네 명이 동반 입대를 하는 등 아주 끈끈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밴드에서 기타를 맡고 있는 이상면 님이 썼습니다. 2009년 1월
  • 태아 성감별 등 최신판례 집중 공략을

    태아 성감별 등 최신판례 집중 공략을

    뒷심은 강했다. 올해를 끝으로 1000명 선발시대를 접는 사법시험 1차 신규 지원자수가 4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당초 오는 3월 개원할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로 인해 지원자가 예년보다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소폭 늘어난 것. 마지막 레이스의 첫번째 관문은 다음달 18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1차 시험을 어떻게 하면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지 ‘사시 고수’들에게 비법을 들어봤다. ●신규 지원자, 4년 만에 최대 13일 법무부는 제51회 사시 원서접수 마감 결과, 올해 원서접수자는 총 2만 3430명으로 전년 대비 226명이 줄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1차부터 시험을 치르는 신규 지원자수는 2만 1156명으로 지난해(2만 1082명)보다 74명이 증가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는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 법무부 관계자는 “로스쿨 시행으로 인해 일부 지원자가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1차 신규 지원자 수는 되레 늘어났다.”면서 “기존 법대생들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지봉 서강대 교수도 “2016년까지 사시 병행기간이 남은 데다 비싼 대학원 비용 등을 고려해 많은 법대 재학생과 갓 졸업한 법대생들이 사시를 선택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1차 면제자는 2264명이며 1·2차 면제자는 10명으로 모두 전년보다 줄었다. 장애인은 18명으로 지난해 첫 시각장애인 합격자 최영씨 영향으로 시각장애인 수(4명)가 2배 늘었다. ●평상심 유지하라 이처럼 쟁쟁한 실력자가 늘어나면서 한 달 남은 1차 시험 준비도 한층 빡빡해졌다. 지난해 수석합격자 이승일(30)씨는 “시험과목 훑는 일정을 길게 잡는 것보다 같은 시간에 두번 보는 게 낫다.”며 치밀한 반복 일정 계획과 최대한 흐름을 따라갈 것을 당부했다. 이씨는 민법, 형법, 헌법(이상 필수), 국제학(선택) 순서로 돌려보면서 기본서를 읽되 판례집에 좀더 많은 비중을 둬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 과목당 4일, 2일, 1일씩 과목을 돌려가며 읽고 1차에는 헌법재판소 판례가 시험에 많이 나오는 만큼 헷갈리는 부분은 잘 표시해 놓고 집중적으로 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해 나온 최신판례 등 대법원 판례들을 정리해 암기하고 3~4일 전 헌법 법조문을 하루 정도 투자해서 죽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최연소합격자인 정우철(22·고려대 법대)씨는 ‘평상심’을 잃지 말 것을 조언했다. 정씨는 “기본서를 시험 전날까지 평소 읽던 속도로 읽으면서 최신판례가 담긴 시중의 책자들을 사서 빠짐없이 숙지했다.”면서 “진도별 모의고사 문제지로 시험 직전까지 매일 1회씩 풀며 감각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설 연휴(25~27일)에도 평소 학습량만큼 공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학교 고시실에서 10~11시간 정도 매일 공부했다. 체력과 컨디션 관리도 빼놓지 않았다. 정씨는 “라면 등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지 않고 제때 밥을 챙겨 먹었다.”면서 “5~6시간 자면서 집중력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종합부동산세·간통죄 등 주목 이번 시험에서는 지난해 헌법재판소 판례인 5급 국가공무원 공채시험 응시연령 상한선(32세) 제한, 2시간 배정의 사시 2차 시험시간의 위헌여부, 방송광고 사전심의제의 검열 해당 여부, 노무현 전대통령 헌법소원, 태아 성감별 금지·‘제한상영가’ 등급제·종합부동산세 제5조 위헌 여부, 간통죄 관련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욱 한림법학원 헌법 강사는 “시각장애인만의 안마사 취득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는지를 묻는 문제와 대통령선거 후보자 등록시 5억원 기탁금 납부의 공직선거법 위헌 여부도 최대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형법에서는 내기골프의 도박성, 국가보안법상 ‘탈출’개념, 미성년자 약취·유인죄,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 여부 등이 거론된다. 민법은 건축행위 소멸시효 기산점, 제사주재자 결정방법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 황보수정 민법 강사는 “기본서에 비중있게 수록되고 학계의 의견이 나와 있는 판례를 더욱 열심히 봐야 한다.”며 언론에 보도된 시의성 있는 판례에 더욱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유해진, ‘공룡 목소리’로 다큐작업 참여

    유해진, ‘공룡 목소리’로 다큐작업 참여

    배우 유해진이 공룡 목소리로 분해 시청자들을 만난다. 유해진은 오는 18일 방송되는 MBC ‘스페셜-공룡의 땅’에서 7000만 년 전에 살았던 공룡 ‘타르보사우루스’ 목소리 연기를 선보인다. ’스페셜’ 제작진은 공룡의 목소리를 잘 소화해 낼만한 인물로 유해진을 주목해 출연 요청을 했다. 이에 유해진은 평상시 다큐멘터리를 즐겨 보는 터라 공룡 목소리 연기에도 관심이 많아 기쁘게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제작진은 공룡의 무덤이라 불리는 고비사막에서 발굴된 공룡을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통해 과학적이고 완벽하게 복원했다. 이를 통해 한반도 공룡의 실체를 추정해 보는 시간도 마련한다. 유해진의 공룡 목소리가 담긴 MBC ‘스페셜-공룡의 땅’은 18일 오후 10시 35분에 방송된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009 CES는 ‘TV 전쟁’

    2009 CES는 ‘TV 전쟁’

    TV로 인터넷을 이용하고, TV 화면을 끄면 바로 내가 고른 사진을 보여주는 디지털 액자로 변신한다. 8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소비자가전쇼(CES) 2009’는 각 업체마다 ‘TV의 진화’를 자랑하는 각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포털 업체인 야후와 제휴,‘인터넷@TV-콘텐츠 서비스’가 가능한 TV를 CES에서 공개한다. 야후가 제공하는 비디오 및 사진공유 서비스인 플리커 등의 콘텐츠는 물론 유튜브 등 이용자제작콘텐츠(UCC)도 이용할 수 있다. 간단한 전자상거래도 할 수 있다. 위젯 서비스도 더했다. 위젯서비스는 휴대전화나 PC 등에서 자신이 필요한 기능만 휴대전화 바탕화면에 아이콘을 만들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TV로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시청이 가능한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도 추가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평상시 꺼두는 TV를 디지털 액자로 활용할 수 있는 신개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CES에서 선보인다. TV를 디지털 액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47인치 TV용 LCD 패널인 ‘디지털 포토TV’다. TV를 보다가 화면을 대기모드로 바꾸면 자신이 고른 사진이나 그림, 방송화면을 캡처한 이미지를 TV화면에 띄울 수 있다. 소비전력도 일반 TV 시청때 사용하는 전력의 10~15% 수준에 불과하다. 정인재 LG디스플레이 부사장은 “TV는 고화질화, 슬림화 등으로 다양하게 발전해 왔고 앞으로는 멀티 기능을 갖춘 차세대 TV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대금결제 미루는데 납품 계속해도 될까

    Q 건축자재를 조달해 건설현장에 납품하는 개인사업자입니다.몇 년 동안 저희 가게 매출의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거래처인 W회사가 납품대금 결제를 2달 정도 지연하고 있습니다.W회사에서는 원청업체의 워크아웃이 개시돼 공사대금을 받으면 즉시 지급해 준다는데 무작정 믿고 기다리며 납품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되기 시작합니다. -한재서(가명·46세) A 현대는 신용사회입니다.재화,용역의 공급과 그 대금 결제 사이에 며칠씩,몇 달씩 시차가 생기는 외상거래도 있고,돈을 가진 사람이 그것을 전부 직접 소비하거나 투자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기에 실수요자에게 빌려주는 금융도 있습니다.법적으로는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의 관계로 나타나는 신용거래는 경제활동에 기여하지만,장차 상환하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계획적인 사기일 수도 있지만 많은 경우 예측하지 못한 사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어쨌든 전과 같이 결제가 안 되는 상황에서는 채무자의 재산상태가 악화된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워크아웃을 검토하는 은행 자신도 채권자로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전략적 선택을 하는 당사자인지라 그것이 실행되는 것도 의문이거니와 W기업이 보살펴야 하는 채권자들이 오로지 귀사만 있는 것도 아닐 것입니다. 자유사회에서는 평상시 발생하는 경제적 실패를 거래에 기여한 자,즉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내부화하도록 하고 있습니다.채무자는 채권자에게 자신의 재산을 넘겨야 하고,채권자는 그 재산으로부터만 자신의 권리를 실현할 수 있으며 거래와 관계 없는 사회에 법적 책임을 주장하지 못합니다.민사법적으로는 현재 채무자가 가진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채권자가 영원히 빚독촉을 하면서 채무자가 재산을 취득하면 빼앗을 수 있지만,법인인 채무자의 경우 무의미하며 개인채무자인 경우에도 파산제도에 의해 면책될 수도 있습니다.즉 거래처의 실패로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손해를 피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거래를 중단하면 새로운 손해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지만,어차피 기존 채권의 회수는 쉽지 않습니다.기업의 재무위기 상황은 여러 군데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인데 한 채권자의 추심행위와 법적 조치는 다른 채권자들의 비슷한 채권회수 경쟁을 촉발하고 그렇게 되면 채무자인 기업은 더 이상 조업을 계속할 수 없습니다.원청업체가 기업에 지급할 공사대금 채권을 한 채권자가 가압류해 운영자금의 확보를 박탈해 버려 기업의 파산을 촉발하는 예는 흔히 있습니다.어차피 회수의문인 상태의 채권이라면 차라리 과감한 할인조건을 제시해 채무자의 자발적인 상환을 기대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외환위기를 겪는 기업에 채권을 가진 선진국의 은행이 신용평가를 해 보고 기업에 일시변제 조건으로 50% 탕감을 제시해 회수하였는데 다른 채권자들은 전액 변제를 고집하다가 나중에 파산절차에서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둘째,거래 중단은 채권자도 중요한 매출처를 잃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그렇다면 거래를 계속하되 신규 거래에 대하여는 거래조건의 변경으로 귀사의 이익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습니다.현금결제 또는 담보제공을 받게 되면 거래를 마다할 이유가 없고 기존 납품가를 유지 받으면 새로운 이익까지 챙길 수 있습니다.기존 채무의 미결제로 인한 신용하락을 이유로 납품가격을 인상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그 인상분으로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을 드는 것이지요.국제 상거래에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는 신용장이나 국내 건설공사 등에 이용되는 보증보험은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어느 것이나 채무자인 기업과의 사이에 상대적으로 얼마나 교섭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 얼마나 이것을 현명하게 행사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어떤 채권자는 거래유지를 위한 담보 제공을 빌미로 기존 채권도 확보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어떤 채권자는 아무 대책도 없이 자신의 자원을 소진하다가 그 자신이 파탄에 이르기도 합니다.
  •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구서/안재승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청구서/안재승

    ▶등장인물: 어머니,아들,딸,아버지(1인1역),외교통상부 관계자,무장단체 요원들,기자들,시민들,각 단체 대표들(해병전우회장,기독교단체장,시민단체장),동시통역사(이상 1인다역) ▶시간 및 공간: 현대,대한민국 ▶무대: 이 극은 장면의 전환이 많다.따라서 기본적으로 빈 무대를 사용하며,사건이 벌어지는 장소의 분위기를 상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소품들을 사용한다. 1장 방 세 개짜리 반 지하방의 거실.한밤중.붉은 색,취침등이 켜져 있다.정적을 깨는 전화벨 소리.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잠시 후,다시 울리는 전화벨.거실 한 구석에서 토막잠을 자던 어머니,잠에서 깨어 전화기 쪽으로 엉금엉금 기어와 손을 뻗는다.어머니,전화를 받을까 말까 망설인다.전화벨이 끊어진다.잠시 후,다시 시끄럽게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딸이 방문을 열고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나온다. 딸 에이 씨! 어머니 그들일까? 딸 시끄러워.빨리 받아. 어머니,쉽게 전화를 받지 못한다.아들,방에서 나온다.어머니,망설임 끝에 전화를 받는다. 어머니 여보세요? 외교통상부 (소리)여기 외교부인데요! 어머니 (말을 자르며)어디요? 외교통상부 외교통상부요! 어머니 무슨 일이시죠? 외교통상부 (소리)조금 전에 주 파키스탄 대사관에 이 전화번호하고,김만수씨를 인질로 잡고 있다는 무장단체의 메시지가 전달됐는데요.저희도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을 해야 해서요.김만수씨 집에 계시면 좀 바꿔주시죠. 어머니 제 남편요?그럼요.지금 방 안에서 자고 있는걸요.잠깐만요. 어머니,남편의 방 문 앞에 가서 문을 두드린다. 어머니 나와서 전화 좀 받아봐요! 정적.아무런,인기척이 없다.어머니,남편의 방문을 다시 두드린다. 딸 그냥 열어! 어머니 항상 잠겨 있잖니. 딸,아버지 방의 문고리를 거칠게 돌린다.쉽게 열린다.어두운 방 안에는 아무도 없다.아버지의 방은 파키스탄 어느 민가로 전환된다.환영처럼,어둠 속,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 무장 단체 요원들.무장 단체 요원 중 한 명이 커다란 아랍 칼을 들어 아버지의 목을 베는 듯한 시늉을 한다.옆에서 다른 요원이 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으려 하는 도중,무대 밝아진다.거실,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어머니 언제 없어진 걸까?(사이)너하곤 종종 얘길 하지 않았니. 아들 옛날 얘기예요. 딸 정확히 3년 전이야!내가 연기학원을 그만둔 날이었으니까. 아들 저녁을 먹는데 느닷없이 ‘난 파산했다.’고 말했죠. 딸 처음엔 장난치는 줄 알았지. 어머니 ‘양심적으로 갚으려고 했는데.이젠 돌려막기도 한계에 다다랐구나.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얘기했어. 아들 침묵.한참 후에 엄만 ‘그럼 우린 이제 어떻게 살죠?’라고 물으셨죠. 어머니 니 아빤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니?’라고 대답했고. 딸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어. 아들 그 이후,우리가 있을 땐 절대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어머니 산 입에도 거미줄을 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딸 우리가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을 때도. 아들 절대 방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딸 어쩌다 가끔 소리는 들려왔어. 아들 아직 살아 있구나를 확인할 수 있는. 가족들의 기억에 따라,아버지의 방 너머에서 다양한 소리들이 들려온다. 어머니 한참을 누군가와 애기하는 듯했지. 아들 알 수 없는 중얼거림. 딸 끙끙 앓는 신음소리. 어머니 다친 짐승이 울부짖는 소리. 아들 무서운 비명소리. 딸 귀신이 곡하는 소리. 어머니 깊은 한숨소리. 아들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지면 소리가 시작되었죠.우리가 들어주길 바라는 것처럼. 어머니 아주 서툰 연기였지. 아들 동정을 바랐겠죠.아니면 자기 역시 힘들다는 걸 알리고 싶었거나. 딸 TV 볼륨을 높이면 더 크게 소리를 내.소리를 죽이면 멈추고.마치 우리를 조롱하는 것처럼. 아들 우리의 일과에 맞춰,늘 정해진 시간에 시작해서 정해진 시간에 끝이 났죠. 침묵.소리,사라진다. 딸 유령 같았어.살아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워질 정도로. 아들 방 안에서 도대체 뭘 했던 걸까요? 어머니 시간을 죽였겠지. 딸 바깥의 상황을 살피며 어떡하면 더 불쌍하게 보일까 궁리했든가. 아들 우리가 나가고 나면? 어머니 밥을 먹거나,TV를 보거나.살아 있다는 흔적을 남기듯이. 아들 외출은? 어머니 가끔 신발의 위치가 바뀌어 있긴 했는데.먼지가 그대로인 걸 봐서는 멀리 다녀온 것 같지는 않더라. 침묵. 어머니 신음 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은 게 언제였더라? 아들 (사이)이주 전쯤 이었을 거예요.아버진 누군가와 얘길 하고 있었어요.누군가와 비밀스런 대화를 하듯,‘이브라힘!’이라는 말을 반복했죠.미친 게 아닐까 의심했어요.제 인기척이 느껴지자 급하게 전화를 끊더라고요.그러곤 다시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죠.늘 그랬던 것처럼.갑자기 짜증이 밀려 왔어요.그래서 제가 한마디를 했죠.(사이)에이! 씨발.조용해지더군요.평화가 내려앉은 것처럼. 어머니 네가 좀 심했구나. 아들 씨발.아버지가 즐겨 내뱉던 단어죠.침묵을 제외한 유일한 단어. 딸 아빤 언제나 화가 나 있었어. 아들 늘 긴장해야 했지요. 어머니 말을 안 하니까 더 불안했지. 딸 그래도 얼굴엔 다 쓰여 있었어.알아서 기어라! 아들 복종과 침묵의 룰.일종의 계약이었죠. 딸 누구 맘대로? 아들 아빠 맘대로. 딸 왜? 아들 그야,이 집의 가장이니까. 사이.어머니,갑자기 하품을 한다. 어머니 이러면 안 되는데….자꾸 졸음이 오는구나. 딸,크게 하품을 한다. 어머니 니 아빠가 지금 잡혀있는 곳이 어디라 했지? 아들 파키스탄요. 어머니 거긴 어떤 곳이니? 아들 끝없는 모래사막 주변으로,깎아놓은 듯한 높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어요. 어머니 경치가 무지 좋겠구나. 딸 이런 홀가분한 기분 정말 오래간만인 것 같아. 아들 신경 써야 할 무언가가 없다는 거. 딸,바닥에 눕는다.하품이 전염된다.아들 역시 하품을 한다.아들도 바닥에 눕는다.어머니도 하품을 한다.어머니,졸음을 참는다.어머니,갑자기 무엇인가 생각난 듯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을 뒤진다. 아들 왜요? 어머니 오늘이 이자 내는 날이구나. 딸 에이-씨.기분 잡치게 그딴 소린 왜 해. 어머니 미뤄달라고 사정 좀 해볼까? 아들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그만 하세요! 아들과 딸,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방으로 들어간다.어머니,고민한다. 어머니 근데 니 아빠는 왜 거길 간 걸까?(사이)진짜 아버질 죽일까?(사이)이자는 어떻게 마련하지? 무대 천천히 어두워진다.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밝아지는 무대.그 소리에 잠에서 깨는 어머니.조심스럽게 현관으로 걸어가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려고 애쓴다.누군가 밖으로 난 거실의 창문을 열려는 시도를 한다.어머니,아들의 방으로 도망치듯 들어간다.어머니,아들을 앞세워 걸어 나온다.현관문과 거실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니 이번엔 확실하지? 아들 그냥 아무도 없는 척해요. 시끄러운 소리에 잠에서 깬 딸,부스스한 모습으로 방문을 열고 나온다. 딸 (소리를 지르며)에이-씨!왜 이렇게 시끄러워! 어머니와 아들,원망스러운 눈초리로 딸을 바라본다.조금 전보다 더 격렬하게 현관문과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딸 뭐야? 어머니 그들. 딸 아빠,파키스탄으로 도망갔다고 해. 아들 그럼 우리가 갚아야 돼. 딸 왜? 아들 가족이니까. 딸 더 이상은 아니라고 해.아버지는 우릴 버리고 떠났다.그래서 우리도 기억에서 아버지를 죽였다.그러니까 아무런 관계도 아니다. 딸,현관문을 벌컥 연다.일제히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아들,딸을 밀쳐내고 문을 닫는다.딸,화장실로 뛰어간다. 어머니 뭐였니? 아들 기자들. 어머니 왜? 아들 인터뷰하러. 어머니 뭘? 아들 우리. 어머니 왜? 아들 테러리스트에게 가장을 인질로 잡힌 가족,극적이잖아요. 딸,화장실에서 나온다.세수를 하고 나온 얼굴이다.급하게 화장품을 바른다. 딸 에이 씨,쌩얼이었는데.인터넷에 엽기사진으로 돌아다닐 게 분명해. 아들 이 상황에 그딴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니? 딸 내 미래가 걸린 심각한 상황이니까. 아들 미친년! 어머니 (소리를 지르며)그만. 아들과 딸,각자의 방으로 들어간다.갑자기 굳게 닫혀있던 창문 틈 사이로 머리 하나와 마이크가 불쑥 들어온다. 기자1 김만수씨는 왜 파키스탄에 간 겁니까? 어머니 (당황해서)몰라요. 기자1 짐작 가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어머니 정말 몰라요.한 달 간 방안에 틀어박혀 나오질 않았으니까. 기자1 암중모색! 기자1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2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2 와신상담!그렇다면 어떤 큰 결심이 있으셨단 얘기군요.최근 평상시와는 다른 특별한 말이나 행동은 없었나요? 어머니 늘 신음소리와 한숨소리뿐이었죠. 기자2 고뇌에 찬 인간의 탄식!집에선 주로 어떤 생활을 하셨죠? 어머니 유령처럼 살아있다는 작은 흔적만 남겼어요. 기자2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1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1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기 위한 수양!그리고요? 어머니 가끔 TV를 봤어요. 기자1 어떤 프로그램이었죠? 어머니 동물의 왕국. 기자1,안간힘을 다해 버틴다.기자1의 얼굴이 사라지고,기자3의 얼굴이 들어온다. 기자3 저희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이군요.인터뷰를 종합하면 김만수씨는 한 달 동안의 칩거를 통해 생태계의 문제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그 뜻을 펼치고자 파키스탄에 가신 거네요? 기자3의 얼굴이 사라진다.창 밖에서 기자들이 다투는 소리가 들려온다.무대 점점 어두워지고,주변사람들이 아버지에 대해 증언한다.증언자의 기억에 따라,아버지의 모습이 다양하게 재현된다. 여성 그 아저씨,특별했어요.전 한 무리의 고양이들이 아저씨네 집 창문 앞에 모여 있는 걸 자주 봤어요.‘야옹!야옹!’고양이들이 선창을 하면,‘야옹!야옹!’아저씨는 화음을 넣었죠.합창하듯이.무언가 교감이 이루어지는 듯했어요.그걸 지켜보는데 온 몸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청년 마치 축지법을 연마하는 도인 같았어요.매일 아침,계단을 뛰어 올라오는 소리와 함께 아저씨의 수련이 시작되죠.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른 걸음으로 제 창문 앞을 스쳐 지나가요.‘사-삭!사-삭!’지면과 발바닥의 마찰이 없는 것처럼.잠시 후 다시 ‘사-삭!사-삭!’제 창문 앞을 스쳐지나,집으로 들어가면 수련이 마무리됐죠.아저씨 손에는 언제나 수련의 징표가 들려있었죠.요 앞 지하철역에서 나눠주는 무가지요. 무대 밝아오면,거실에 심각하게 앉아 있는 가족. 딸 에이 씨!아빠가 무슨 사이비 교주라도 되는 것처럼 떠들어대잖아.내 미니홈피는 온통 악플로 도배야.(엄마에게)도대체 무슨 말을 한 거야? 아들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면 되지. 딸 진실이라 해도 안 믿어. 아들 거짓말이라도 해서 믿게끔 만들어야지. 딸 난 결백하다,자살이라도 해야 겨우 믿을 걸? 아들 이런 건 어때?예를 들어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서 파키스탄에 갔다고 하든가,국가적 사명을 가지고 갔다고 하든가.그러면 악플 달 이유가 없는 거잖아. 딸 (비아냥거리며)아빠가 틈만 나면 욕을 퍼붓든 두 가지네. 아들 조작하면 어때?직접 확인할 수도 없는데. 어머니 있잖니….아버지 말이다.예전에 교회를 다녔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구나.결혼하기 전에.해병대에서. 딸 (화를 내며)그게 뭐 어쨌다고! 아들 해병대와 교회!완벽한 알리바이야!(사이,아들 부산을 떤다)엄마는 아빠 서랍장에서 해병대 군복을 찾으세요.그리고 넌 십자가 목걸이 가져오고.빨리!지금부터 우리 집 가훈은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예수천국 불신지옥!’아버진,신의 부름을 받고 귀신을 잡기 위해 파키스탄에 간 거야! 무대 점점 어두워진다,해병대 군복을 입은 해병전우회장(이하 해병)이 성명서를 발표한다. 해병 김만수 해병이 왜 파키스탄에 갔느냐?호랑이는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잡아요.네!김만수 해병은 귀신처럼 숨어있는 테러리스트를 소탕하기 위해 스스로 인질로 붙잡힌 겁니다.세계 평화를 위한 김만수 해병의 희생을 우리가 헛되이 하면 되겠습니까?테러리스트를 쓸어버리고 김만수 해병을 구합시다,여러분! 이에 질세라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띠를 두른 한 기독교 단체 대표(이하 기독교)가 성명서를 발표한다. 기독교 할렐루야!김만수 신도는 하나님의 뜻을 전하기 위해 홀로 미개한 땅 파키스탄에 간 것입니다.배고픔과 병으로 죽어가는 파키스탄을 어린 영혼들을 천국으로 인도하기 위해,사탄과 악마의 소굴로 몸소 걸어 들어간 것입니다.김만수 신도,죽으면 천국 갑니다.하나님의 뜻을 전파하다 죽은 자,반드시 하나님의 땅에서 영생을 누립니다.하지만 김만수 신도는 반드시 살아 돌아와서,하나님의 뜻으로 사는 자는 사탄의 총칼 앞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음을 간증해야 합니다,여러분! 암전. 2장 무대 밝아지면,다시 거실.아버지의 방문에는 빛바랜 해병대 군복이 훈장처럼 걸려 있다.군복엔 반짝이는 십자가 목걸이가 걸려 있다.아들과 딸,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들 아버지는 언제나 해병대 정신과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며 사셨지만,단 한 번도 저희들에게 그것을 강요하시진 않았습니다.저희에겐 언제나 관대하셨죠.그래서 저희 가족은 교회에 나가지 않은 거고,저도 해병대에 가지 않은 겁니다.하지만 자신에게만큼은 엄격하셨습니다.항상 먹고사는 문제로 인해 세계평화와 전도에 자기 한 몸을 바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셨죠.(동생에게)그렇죠? 딸 (대답하지 않는다) 아들 감사합니다.여기까지 하죠. 일상의 거실로 되돌아온다. 딸 오빠,거짓말 진짜 잘하더라. 아들 다 우릴 위해서야.(답답하다는 듯)그래,너 연기하고 싶어 했잖아.그냥 지상 최대의 연속극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거라 생각해. 딸 지상 최대의 사기극이겠지. 아들 사기라니?이건 아버지,어머니,그리고 너의 생명이 달린 중대한 문제라고. 딸 그럼 오빤? 아들 나는 예비 법관으로서의 양심을 팔고 있잖아.법조인으로서의 내 인생은 오늘로 끝이라고.후회는 안 해.가족을 위해 나 스스로 포기한 거니까. 딸 그토록 바라던 게 이루어졌네. 아들 신문에 니 얼굴이 대문짝만 하게 실릴 걸.졸지에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가 되는 거지.넌 그냥 내 계획대로만 따라와.그럼 모든 게 잘 될 테니까. 딸,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아들,자리에 눕는다.TV를 튼다.TV에선 코미디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다.아들,잠시 웃는다.그때,TV에서 뉴스 속보가 흘러나온다. 소리 뉴스 속봅니다.조금 전 파키스탄에 납치된 김만수씨에 관한 새로운 소식이 입수되었습니다.인질범들의 구체적 협상 조건이 담긴 테이프가 몇 시간 전 알 자지라 방송국에 우편으로 전달되었다는 사실이 알 자지라를 통해 보도됐습니다. 무대 어두워지면,어둠 속,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몸엔 폭탄으로 보이는 물체가 매달려 있다.폭탄을 두른 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한 명의 무장 단체 요원이 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는다.인질 석방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이 진행된다.외교통상부 관계자,해병전우회장,기독교단체장,무장단체 요원이 나온다.동시통역사가 진행자의 역할을 수행한다.과장된 무장단체 요원의 몸짓을 따라하며 통역을 하는 동시통역사.가족들도 토론의 장에 불려 간다.이들은 토론에 참여한 방청객으로,패널의 말을 듣고 반응한다. 동시통역사 우리는 김만수와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용되어 있는 탈레반 인질 10명의 맞교환을 요구한다. 외교통상부 인질범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것이 국제사회의 철칙입니다.테러리스트의 석방이라니요?국제사회의 비난이 불 보듯 뻔합니다. 해병 일단 교환합시다.교환하고 나서 아예 싹쓸이해 버리자고요.해병 1개 연대면 초토화시킬 수 있습니다. 기독교 하나님은 김만수 형제를 사랑하십니다.잘못된 길로 빠진 테러범들도 사랑하십니다.일단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고,테러범들이 하나님 앞에 참회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무장단체 요원,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요구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몸에 감긴 폭탄을 터뜨리겠다. 기독교 오,지저스!당장에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십시오. 해병 저런 사지를 찢어죽일 놈들. 외교통상부 인질 맞교환은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미국 정부와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기독교 세계는 모두 하나님의 나라입니다.미국도 하나님의 나랍니다.우리는 형제입니다.형제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면 미국은 어떤 조건도 내세우지 않을 겁니다. 해병 미국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하는 나랍니다.국민들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군사작전도 불사합니다.안보문제라면 해병 전우회라도 특공대로 보냅시다.해병대는 예비역도 귀신 잡습니다. 무장단체 요원,황당한 표정이다.한참을 고민한 끝에 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협상시한은 내일 낮 12시! 기독교 자,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김만수씨의 무사 생환을 촉구하는 예배를 올립시다.다 같이 일어나십시오!기도합시다!(손뼉을 치며,찬송가를 부른다.) 해병 전우여,해병의 힘을 보여줍시다.김만수 해병,우리가 구해옵시다.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반동에 맞추어 ‘팔각모 사나이’를 부른다.) 상대에게 질세라,목청 높여 노래한다.무장단체 요원,어이없다는 표정이다.가족들,무언가를 말하려 하지만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아 제지당한다.무장단체 요원,무언가를 말한다. 동시통역사 다만……. 모두 숨을 죽인 채,통역이 되기를 기다린다. 동시통역사 미화 100만달러를 지불한다면,인질을 석방할 용의가 있다. ‘와~’,기독교 단체와 해병전우회가 서로 끌어안고 환호한다. 기독교 기적입니다!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해병 저 놈들,겁먹은 거야!해병대의 패기에 얼어버린 거야! 그때,시민단체장(이하 시민단체)이 나타난다.젊은 여성이다. 시민단체 국민의 혈세를 함부로 낭비할 순 없습니다! 해병 지금 사람 생명보다 돈이 중요해! 기독교 하나님은 그 무엇보다도 인간의 생명이 중하다 말씀하십니다. 시민단체 도대체 그 많은 돈을 어디서 마련합니까!외교부 예산에서 마련하시겠습니까?아니면 국방예산에서 마련할까요?종교인에게 세금을 거둘까요? 침묵. 해병 솔직히 100만달러면 바가지 아니야? 기독교 목사님들,항상 베풀기 때문에 배고픕니다. 해병 정부가 나서서 협상금 내려야 하는 거 아니야? 기독교 자,우리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김만수씨의 협상금을 낮추는 예배를 올립시다.다 같이 일어나십시오!기도합시다! 해병 전우여,해병의 힘을 보여줍시다.김만수 해병 협상금,우리 깡으로 깎아봅시다.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시민단체 잠깐!왜 팔각모 사나이죠?여해병도 있는데!이건 남녀 차별이에요! 서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느라 바쁘다.참다 못 한 어머니,토론장으로 뛰어들어 말한다. 어머니 사람 목숨 가지고 지금 뭣들 하시는 거예요!그 돈,우리가 갚을 테니,일단 살리고 봐요! 침묵. 외교통상부 정부는 인질 석방을 위해 미화 100만불을 지불할 용의가 있음을 무장단체 측에 공식적으로 통보합니다.단,추후 김만수씨 가족에게 협상 과정에서 들어간 비용 일체를 청구하되,도의적 차원에서 이자는 받지 않겠습니다.이상.기자회견을 마칩니다. 가족만 남기고 모두 사라진다.어머니를 노려보는 딸과 아들. 딸 에이- 씨! 아들 도대체 왜 나서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요! 침묵. 아들 젠장 무덤에 들어가서도 청구서 받게 생겼군. 딸 둘이 알아서 잘 해봐.그 돈 갚느라 내 청춘 낭비하고 싶지는 않아. 아들 니 청춘은 금값이고,내 청춘은 똥값이냐? 딸 오빤 장남이잖아. 어머니 니들은 걱정 말아라.내가 갚으마.일을 하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아들 뭐 생명보험이라도 들어놓은 거 있어? 그때,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아무도 문을 열려 하지 않는다.문을 두드리는 소리.마지못해 딸이 현관문을 연다. 딸 에이 씨!누구야! 얼굴을 내미는 검은 양복의 대부업체 직원. 대부업체 여기가 김만수씨 댁이죠? 아들 인터뷰 안 해요.그냥 가요. 아들,문을 닫으려 한다.대부업체 직원,필사적으로 문을 막아서고 안으로 들어온다. 대부업체 (주머니에서 계약서를 꺼내 들이밀며)하지만 계약서상에는……. 아들 약속 취소합시다. 대부업체 그러면 법적인 문제가……. 아들 기자양반.기자 양반이 양심이 있어야지.아무리 특종이 밥 먹여 준다 해도,당사자가 원치 않는 취재를 하면 쓰겠어! 대부업체 기자라니요?전 희망캐피탈에서 나왔는데요,김만수씨 대출금 관계로. 아들의 표정이 굳어진다.대부업체 직원 얼굴에 미소를 띠고,친절하게 말한다. 대부업체 경황이 없을 줄은 압니다만,국가에서 청구한 돈을 먼저 갚으시느라 연체 이자가 산처럼 불어나는 상황에 처하게 되시는 건 아닐까 걱정이 돼서 찾아왔습니다.상환일은 앞으로 삼일.만약에 그 기한 내에 갚지 못하시면,김만수씨의 협상금 중 일부를 차압할 계획입니다.뭐,확실히 돈을 갚으시겠다는 약속만 해주시면 도의적인 차원에서 일주일정도 기한 연장을 해드릴 수 있습니다. 암전. 3장 어머니가 가사도우미를 하는 아파트의 베란다이다.의자 위에 올라가 창과 창틀을 닦는다.매우 힘겨워 보인다.허리가 아파 쉬는 어머니.크게 하품을 한다.어머니,다시 창을 닦는다.창을 닦는 속도가 느려지고 어머니,꾸벅꾸벅 존다.그 모양이 위태롭다.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는 어머니.초겨울 낮의 나른한 햇살에 평화롭게 잠든 어머니.잠시 후,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려온다.어머니,그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존다.누군가 현관문을 다급하게 두드리는 소리.그 소리에도 아랑곳없이 존다.휴대전화가 울린다.휴대전화 소리에 놀란 어머니,균형을 잃고 창문 밖으로 떨어질 뻔한다.다시 균형을 잡고 전화를 받는 어머니. 어머니 여보세요. 아들,무대 오른쪽에 나타난다. 아들 나예요! 어머니 웬일이니.아침밥은 챙겨먹었니? 아들 지금 그게 중요해요? 다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 어머니 잠깐만…….누가 왔나보다.조금 있다가 다시……. 아들 문 열면 안 돼요. 어머니 왜? 아들 경찰이에요. 어머니 경찰? 아들 아래를 봐요. 어머니,아래를 내려다본다.무대 왼쪽,고개를 쳐들어 위를 바라보고 있는 일군의 사람들. 어머니 어디 구경거리라도 있니? 아들 엄마. 어머니 나를 왜? 아들 자살하려는 줄 아니까요. 어머니 (큰 소리로)저기요!전 죽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아들 미쳤어요?당장 죽을 것처럼 행동하세요. 어머니 왜 그런 거짓말을 하니. 아들 우리를 살리는 거짓말이니까요.아버지 얘기를 해요.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해서,돈을 모으는 거예요. 딸,무대 왼쪽에 나타난다. 딸 (비명을 지르며)엄마!죽으면 안 돼!내려와 제발! 사람들,딸을 쳐다본다. 어머니 (창 밖을 내다보며)저 아래서 소리 지르는 애,미애 아니니? 딸,실신한다.사람들,딸의 얼굴에 물을 붓고,뺨을 때린다. 어머니 어머,쟤 왜 저래.어디 아픈 거 아니야? 아들 연기하는 거예요. 어머니 내려가 봐야겠구나. 아들 가만히 계세요.제가 그러라고 시킨 거예요.극적 효과를 위해서.모든 게 제가 짠 시나리오예요.얘기를 시작하세요.더 이상 시간이 없어요.사람들 관심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으니까요.일단 제가 시키는 대로만 하세요. 어머니 도대체 이게 뭐하는 건지. 아들 (화를 내며)잔말 말고 시키는 대로 좀 하세요.이게 우리에겐 마지막 기회고 희망이에요.(사이)저는! 어머니 (작은 목소리로)저는. 아들 크게!그래서 저 사람들한테 들리겠어요? 어머니 (큰 소리로)저는. 사람들,딸을 내팽개쳐 둔 채,고개를 쳐들어 어머니를 바라본다. 아들 파키스탄에 피랍되어 있는 김만수의 아내입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 파키스탄에 피랍되어 있는 김만수의 아내입니다. 아들 제발 제 남편 좀 살려 주세요. 어머니 (큰 소리로) 제발 제 남편 좀 살려 주세요. 사이.사람들,웅성거린다. 아들 저는 죄인입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저는 죄인입니다. 아들 협상금을 마련할 돈이 없어,차라리 남편이 죽기를 바랐습니다. 어머니 (큰 소리로)협상금을 마련할 돈이 없어,차라리 남편이 죽기를 바랐습니다. 아들 이젠 우세요. 어머니 (큰 소리로)이젠 우세요. 아들 (화를 내며)진짜 울라고요! 어머니의 실수에 사람들 동요한다.실눈을 뜬 채 상황을 지켜보던 딸,갑자기 일어나 소리를 지른다. 딸 (비명을 지르며)엄마!죽으면 안 돼! 사람들,딸을 쳐다본다.어머니,우는 시늉을 한다. 아들 더 크게 울어요. 어머니,대성통곡을 한다.사람들,고개를 쳐들어 어머니를 바라본다. 아들 좋아요.사람들 반응이 오기 시작했어요.자 이번엔 발을 하나 밖으로 빼세요. 어머니,망설인다. 아들 뭐 하세요!빨리요! 어머니,발을 하나 뺀다.중심을 잃고 휘청거린다.사람들 웅성거리며,눈을 가린다. 아들 아주 좋아요!어,잠깐….저게 뭐지?큰 일이에요.옥상에서 구급대원들이 내려와요.(사이)그냥,뛰어내려요.안전 매트 때문에 죽지는 않을 거예요! 어머니 여기서? 아들 여기서 끝나면 해프닝이지만,뛰어내리면 충격이 돼요.남편들은 남편을 살리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던지려 한 어머니를 보며 잠시나마 사라졌던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을 수 있겠지요.주부들은 가슴 속에서 싸늘하게 식어버린 남편에 대한 순수한 사랑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 거고요.그리고 그런 기회를 준 어머니에게 기꺼이 자신들의 지갑을 열겠지요.따지고 보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에요. 어머니,망설인다. 아들 어머니!빨리요!그들이 와요! 어머니,뛰어내린다.딸,비명을 지르며 실신한다.암전. 4장 거실.어둠 속,아들과 딸이 나란히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아들 얼마야? 딸 기다려. 딸,조심스럽게 클릭을 한다. 아들 (손으로 자릿수를 셈하며) 9억 5천 백……. 딸 7십 4만 5천원. 아들 (환호하며)됐어.성공이야. 딸 (아들을 기쁘게 끌어안으며)지금도 계속 들어와. 아들 (감격에 겨워)고생 끝났다. 딸 이게 다 오빠 아이디어 덕분이야. 아들 니 연기가 큰 몫을 했지.(비명 지르며 쓰러지는 흉내를 내며)아! 딸 근데 솔직히 아깝다.협상금을 다 모은 걸 알게 돼도,사람들은 계속 돈을 보내줄까? 아들 그 사람들이 어떻게 알겠어?계좌추적 해 보는 것도 아니고. 딸 더도 말고 한 5억만 더 들어왔으면 좋겠다. 아들 우선 집 한 채 사고,작은 가게 하나 내고,남으면 차 한 대 사고…. 딸 왜 집하고 가게야?그냥 똑같이 반으로 나눠. 아들 가게해서 돈 많이 벌면,너 시집갈 때 한 몫 단단히 챙겨줄게. 딸 그럼 가게는 내가 할게. 아들 널,뭘 믿고. 딸 오빤,뭘 믿고? 어머니,현관문을 열고 들어온다.아들,어머니를 보며 반가워한다. 아들 다녀오셨어요. 딸 다녀오셨어요. 어머니,말이 없다.넋이 나간 사람 같다.어머니,외투를 벗어들고 딸의 방으로 들어간다. 아들 (은밀하게)어머니한테는 돈 얘기 하지마.괜히 신경 쓰시게 하지 말자고. 딸 남은 돈,모두 돌려주라고 할까봐 그러지? 아들 그렇게 되면 어머니나 너한테도 안 좋은 일이잖아. 어머니,옷을 갈아입고 나온다.아들,어머니를 부축해 자리에 앉힌다. 아들 (어깨를 주무르며)피곤하시죠. 어머니 일은 잘 처리됐니? 딸 아직 많이 모자라요. 아들 그래도 협상금 정도는 모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머니 한 시름 놨구나. 딸,조용히 방으로 들어간다. 어머니 큰일이다.일,그만 나오라는구나.협상금은 해결됐다고 해도,당장 사채 갚을 일이 막막하네. 아들 걱정마세요.이제 일 그만두셔도 돼요.어머닌 이제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스타잖아요.잡지 인터뷰도 줄을 이을 거고,방송출연 요청도 쇄도할 거예요. 침묵. 어머니 남 속이는 일은 그만하자. 아들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마세요. 어머니 나중에라도 진실을 알게 되면 어떡하니. 아들 용서하겠지요.모두를 위한다는 명분이면,모두 용서되는 시대니까요. 침묵. 어머니 뉴스에 니 아버지 소식은 없었냐? 아들 만날 똑같은 뉴스의 반복이죠.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 침묵. 어머니 니 아버진 벌써 죽은 게 아닐까? 아들 아버진 그렇게 쉽게 죽을 사람이 아니에요.의지가 강한 분이잖아요.평생을 자기 뜻대로만 살아오신 분이에요.심지어는 우리들까지도 자기 뜻대로 만드셨죠. 어머니 그래서 걱정되는구나.테러범들한테까지 제 고집 부릴까봐. 아들 걱정하지 마세요.(사이)도장 좀 주세요.일단 돈 좀 찾아서 아버지 협상금부터 보내야겠어요. 어머니 네 침대 밑에 있어. 아들 제 침대요? 어머니 거기가 제일 안전할 것 같아서. 침묵. 아들 그럼 쉬세요. 어머니 법아. 아들 네? 어머니 아니다. 어색한 침묵.아들,자기 방으로 들어간다.어머니,자신의 주머니에서 카드 명세표를 꺼내 본다.한동안 아들 방을 쳐다보다,고개를 푹 숙인다.그때,방문을 열고 뛰쳐나온다. 딸 큰 일 났어. 아들,자기 방에서 뛰어나온다.딸,TV의 전원을 켠다. 소리 다시 한 번 전해드립니다.무장단체에 피랍된 김만수씨와 관련된 새로운 동영상이 유튜브에 게시되었습니다.이 동영상은 알자지라에 의해 공개된 테이프의 원본으로 보이는데요.아마도 누군가가 테러범들의 컴퓨터를 해킹해 인터넷상에 올려놓은 것이 아닐까 짐작됩니다. 무대 어두워지면,눈이 가려지고 양 손이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 있는 아버지의 모습.아버지의 뒤로 소총을 들고 얼굴에 복면을 한 두 명의 무장 단체 요원들. 한 명의 무장 단체 요원,커다란 아랍 칼을 들어 아버지의 목을 베는 듯한 시늉을 한다.옆의 다른 요원,아랍어로 된 성명서를 읽는다.아버지의 목에 칼을 대고 있던 무장단체 요원,칼을 떨어뜨리고,성명서를 읽던 무장단체 요원의 말이 꼬인다.그 순간,아버지가 피식하고 웃는다.갑자기,해병전우회장과 시민단체장이 무대 위에 난입해 설전을 벌인다. 해병 생명의 위협을 받는 순간에 미소라?이게 바로 해병대 정신입니다. 시민단체 돈 뜯어내려고 연기하다 실수하니까,지들끼리 히히덕거리는 거 아닙니까.이건 명백한 대국민 사기극입니다.정부가 얼마나 물러 터졌으면,이런 사기를 칩니까. 해병 해병대는 오로지 악입니다. 시민단체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졌는데,아직도 사기꾼을 우상화하실 작정입니까? 해병 해병대는 오로지 깡입니다. 시민단체 속아서는 안 됩니다.어젠 김만수 부인이 국민을 상대로 쇼를 벌이더군요.누가 봐도 어설프지 않습니까?실제 자살하려는 사람은 그렇게 말이 많지 않아요!김만수 부인이 떨어진 건 의도된 거라고요.뒷조사를 해봤더니,김만수씨 빚이 조금 있더군요. 해병 그게 뭐요?요즘 은행 빚 없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시민단체 다 사채빚이라는 게 문제지요.여기 증거자료가 있습니다. 해병 뒷조사는 불법 아니에요?정의니 어쩌니 떠들어 대더니 다 가식이구먼? 시민단체 (당당하게)어쨌든지 결과가 이렇게 나오지 않았습니까!이건 다 정부의 무능 때문이에요.정부가 일을 확실하게 했다면,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거 아닙니까?뭐,가족은 진실을 알겠죠.내일 12시,외교통상부에 나와서 가족들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할 것을 강력하게 건의합니다. 해병 네,해병대 정신으로 당당하게 진실을 밝히세요. 두 사람,사라진다.가족들,둘러앉아 있다. 딸 에이- 씨.좀 어떻게 좀 해봐.다 오빠가 벌인 일이잖아. 아들 (화를 내며)나도 지금 생각중이야. 어머니 솔직하게 이야기하고,돈 돌려주자. 아들 미쳤어요? 어머니 나쁜 의도로 그런 게 아니니까,용서해 줄 거야. 아들 그럼 나랑 미애는?평생 빚쟁이한테 시달리면서 살라고? 딸 차라리 죽어버리지! 침묵. 아들 일단 아버지가 왜 웃었는지만 밝히면,어머니가 벌인 자살소동에 대한 의심은 사라질 거예요.아버진 도대체 왜 웃었을까? 딸 저번처럼 그냥 모른다고 할까? 아들 오히려 더 의심할걸? 딸 모르는 게 사실이잖아. 아들 사실보다 더 사실 같은 거짓을 말해야 믿는 게 사람들이잖아.(사이)이건 어때?아버지는 무서우면 웃는 버릇이 있다. 딸 그러면 해병은 겁쟁이가 아니라고 말하겠지. 아들 그럼 이건?아버지는 지금 납치범들의 행동을 비웃는 것이다.웃음은 의지의 표현이다. 딸 그러면 시민단체에서 의심하겠지.그렇게 의지가 있는 사람이 사채를 끌어다 썼느냐고. 아들 (화를 내며)에이- 씨! 사이,가족들 생각한다.딸,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난다.문갑 위,작은 액자를 들고 온다. 딸 이게 언제지? 어머니 아버지 생일파티 같구나. 딸 여기 날짜가….내가 여덟 살 때네? 아들 난 케이크 자르는 칼을 들고 있고. 딸 난 그 앞에서 편지를 읽고 있고. 아들 아버진 웃고 있어. 어머니 얼마 후,니 아버진 친한 친구에게 사기를 당했지.그 친구를 잡겠다고 전국을 헤매다가 정작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걸 보지도 못했고. 아들 그때부터였어.아버지가 웃지 않은 건.아버진,그때를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딸 죽을 거라고 생각해서? 어머니 마지막으로 웃었던 그때를? 그때,아들 휴대전화의 벨이 울린다.아들,전화를 받는다. 아들 여보세요. 무대 한 쪽,이브라힘의 모습이 나타난다.한국어를 제법 구사한다. 이브라힘 안녕하세요. 아들 누구시죠? 이브라힘 이브라힘이다. 아들 (잘 못 알아듣는다)누구요? 이브라힘 만수형님 같이 일하던 이브라힘이다.집에도 몇 번 갔다. 아들 이브라힘? 이브라힘 그래 이브라힘이다.지금 옆에 누구 있냐? 아들 가족들요. 이브라힘 노 폴리스? 아들 네. 이브라힘 만수형님,나랑 같이 있다. 아들 뭐라고요? 이브라힘 걱정 말아라.만수형님 다 좋다. 아들 무슨 소리예요?아버지가 왜 당신이랑 있죠? 이브라힘 믿어라.내가 만수형님 목소리 들려준다. 이브라힘,수화기에 녹음기를 가져다 댄다.아들,전화를 모두가 들을 수 있게 스피커폰으로 전환한다. 아버지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라.모든 건 다 내가 꾸민 일이다.대충 모든 게 내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 같구나.협상금이 전달되면,나는 협상금의 3분의1을 이브라힘 몫으로 떼어주고,나머지를 해외 계좌에 송치해 둔 채 한국으로 들어갈 거다.그 돈이면 내가 진 빚 갚고도 넉넉히 남으니까,사업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듯하다.(사이)일단 이브라힘한테 빌린 돈으로 그럭저럭 지낸다.솔직히 음식도 입에 안 맞고 잠자리도 불편해 죽겠다.빨리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구나.(사이)메시지 받거든,그곳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이브라힘한테 좀 전해라.꼭! 어머니,전화를 끊어버린다.긴 통화대기음,암전. 5장 외교통상부 내의 작은 방.작은 탁자를 사이에 두고 가족이 앉아 있다.긴 침묵. 어머니 지금 몇 시니? 아들 7분 남았어요. 딸 시간, 뒤로 미뤄. 아들 무슨 꿍꿍이냐고 더 의심할 걸? 딸 그럼 빨리 결정하든가?뭐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난 아까 결정했어. 어머니와 아들,딸을 쳐다본다. 딸 난 우릴 속였다는 게,용서가 안 돼. 아들 그래서? 딸 협상금 주지 마. 어머니 그럼 아빤? 딸 어떻게 되겠지. 아들 이브라힘이 순순히 보내줄까? 딸 알아서 해결하겠지. 어머니 그래도 그럴 순 없다. 딸 왜? 어머니 니들 아버지니까. 딸 아버지다워야 아버지지.다 늙어서 그나마 엄마 대접 받고 살려면,엄마도 결정 잘해.어떡할 거야? 엄마,충격을 받은 듯 무너진다. 딸 에이-씨!시간 없어.빨리 결정해!아니면 나가서 내 맘대로 말한다! 딸,문을 열고 나가려 한다. 아들 아버지가 돌아오면 어떻게 될까? 딸 모든 게 예전으로 돌아가겠지.난 더 이상 그렇게는 못 살아.그나마 아버지한테 빚이 있었으니까,우리가 숨이라도 쉬면서 살았던 거 아니야?아마 빚 갚고 나면 그 빌어먹을 가장의 권위를 내세워서 다시 우리 숨통을 조일 거야.우리가 빚이라도 진 것처럼 끊임없이 무언가를 청구하겠지. 아들 그래도 아버지는 돈은 잘 벌어 왔잖아.그걸로 우리도 한동안 먹고살았고. 딸 결정적인 순간엔 아버지 편드는 걸 보니까,오빠도 별 수 없는 남자구나. 아들 누구 편을 들어!솔직히 너한테 들어가는 돈이 나보다 몇 배는 많았잖아. 딸 돈을 주니까 그게 사랑인 줄 알았고.하지만 지금은 그게 사랑이 아닌 건 알아.난 그냥 먹이를 주면 반사적으로 꼬리를 흔드는 개랑 다를 바 없었어. 아들 네 허영심을 채우려면 돈이 필요하니까,그래서 꼬리친 건 아니고? 딸 마약이라도 발라 놓으셨는지,끊어버리기엔 너무 달콤하더라고. 아들 그 돈이 아깝다.내가 그 돈을 가지고 장사를 했으면 재벌 됐겠다. 딸 나도 더러워서 진즉에 독립하려 했어.근데 빌어먹을 집구석이 당장에 원룸 마련해줄 돈 한 푼 없는데 어떻게 해!우리 협상금 나눠 갖고,여기서 다 갈라서자.아빠야 그냥 납치범들한테 죽었다고 생각하면 되지.사실 우리한테 아빤 죽은 거나 다름없었잖아.그리고 엄마한테 한 가지 충고하는데,이 새끼한테 밥 얻어먹을 생각 하지도 마.말하는 본새가 아빠랑 똑같아. 어머니,딸의 뺨을 때린다. 아들 그 년 잘 맞았다!계집애가 주둥아리를 함부로 나불대더라고.어디 오빠한테 대들어! 어머니,아들의 뺨을 때린다. 어머니 이놈의 종자들 다 지긋지긋해.애비나 새끼나 다 돈 생각뿐이야.돈이 가족보다 중요해?(사이)그럼 나도 이참에 엄마 딱지 버리고,돈 한 번 밝혀볼까?(사이)앞으로 모든 일은 내가 알아서 해.토 달면 알몸으로 확 내쫓아버리는 수가 있으니까,조심해! 어머니,아들의 전화기를 빼앗아든다.이브라힘에게 전화를 한다. 어머니 여보세요?이브라힘?나야.김만수 아내.남편한테 전해.협상금이고 뭐고 땡전 한 푼 보내 줄 수 없으니까,알아서 오든지 거기서 살든지 맘대로 하라고. 뭐?난 모르는 일이니까,빌려준 돈은 알아서 받아! 무대 한 쪽,단상이 마련되고 누군가가 문을 두드린다.어머니,아들의 가방에서 협상금이 담긴 통장을 꺼내든다.그리고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기 위해 단상에 오른다. 어머니 우선 제 남편 일과 관련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안겨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저희 가족은 남편이 왜 목에 칼이 들어온 순간에 웃었는지 모릅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솔직히 전 남편의 얼굴도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예전에는 먹고사는 게 바빠서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고,먹고살 만하니까 더 잘살아 보겠다고 바빠서 얼굴을 볼 시간이 없었고,욕심 부리다 쫄딱 망해먹고 나선 가족 볼 면목이 없다고 방에서 나오질 않아서 얼굴을 볼 수 없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남편이 왜 파키스탄에 갔느냐를 두고 말이 참 많았습니다.듣고 있으면 하나같이 다 그럴듯합니다.근데 자기들 맘대로 사람을 살렸다 죽였다 합니다.하긴 그게 직업이니까,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겠지요.그래도 이건 아닙니다.먹고사는 게 사람 목숨보다 중요합니까?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라고 해서 다 용서가 됩니까?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어머니,통장을 단상 위에 놓는다. 어머니 남편은 지금 무장단체에 붙잡혀 있는 게 아닙니다.같이 일하던 파키스탄 노동자가 임금체불에 대한 대가로 사기극에 가담해 달라고 협박한 모양입니다.네,베란다 사건은 다 쇼입니다.남편이 진짜로 붙잡힌 줄 알고, 사기를 친 겁니다.다들 엄청난 돈을 보내주셨더군요.‘이 끔찍한 땅에도 아직까지 온정이란 게 살아있구나.’라고 느꼈습니다.남편의 협상금에 보태라고 보내주신 돈,여기 그대로 있습니다.한푼도 건드리지 않았으니 다들 찾아가세요.하지만 이유야 어찌 됐든 제가 국민여러분을 기망했으니 책임을 져야죠.저를 사기 미수죄로 처벌하십시오.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어머니 욕 하실 분들,실컷 욕하십시오.하지만 저도 기왕에 이렇게 된 거 욕 좀 해봅시다.자기만 배불리 먹겠다고 돈 떼어 먹은 최동렬,돈 제때 갚지 못한다고 인질 협상금까지 차압하겠다는 희망캐피탈,니들 그렇게 사는 거 아니야!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무대 서서히 어두워진다. 에필로그 어머니와 가족,거실에 둘러앉아 있다.어머니,상 위에 장부를 펼쳐놓고 있다.그 옆에서 아들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딸은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검색창을 띄워놓고 있다. 아들 일이 잘 해결되어서 다행이에요.사기 미수죄는 처벌할 수 없다는 거,정말 기막힌 아이디어였어요. 딸 덕분에 떼인 돈도 받아낼 수 있었고,사채이자도 탕감 받을 수 있었고.정말 연기가 죽여줬어요. 어머니 니들만 잘난 줄 알았지?니들이 누구 배에서 나왔는데! 아들과 딸,웃는다.어머니의 표정은 냉담하다. 아들 근데 아버지는 왜 안 돌아오세요? 어머니 그 인간 고생 좀 할 거야.이브라힘한테 돈 부쳐주면서 그랬지.그 인간 정신차릴 때까지 한 달 정도 파키스탄에서 일 좀 시키라고 했거든. 딸 그래도 좀 심한 거 아니에요? 어머니 그 인간이 한 거에 비하면 새발의 피야.그건 그거고,계산을 마저 끝내 볼까? 아들 근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 돼요? 어머니 사랑을 돈으로 환산하는 거,이게 너희들 사고방식 아니니?싫으면 집 나가시든가. 아들 어디까지 했죠? 어머니 부부생활 항목. 아들 섹스를 하는데 들어가는 노동 비용을 20~24세 도시 근로자 평균 임금……. 어머니 니 아버진,평균에도 못 미쳤다.최저로 계산해. 딸 (자판을 두드리며)시간당 최저 임금은 삼천 칠백 칠십 원이야! 아들 그럼 반올림해서 시간당 사천원.칼로리 소모가 보통 노동의 10배는 될 테니까 시간당 4만원을 잡고……. 어머니 1시간까지 가본 적은 없는데?보통 30분 안에 끝났어. 아들 그럼 최저 임금의 이분의 일인 이만 원에 한 달 평균 20회 정도 관계를 맺는다고 치고……. 어머니 스무 번은커녕 열 번도 채 안 됐어. 아들 그럼 열 번으로 계산하면 40만원,그 대가로 얻게 되는 쾌락의 비용을 성매매를 하기 위해 지불하는 최소비용 회당 7만원……. 어머니 내가 칠만 원짜리밖에 안 돼 보이니?십만 원으로 해. 아들 거기에 엄마가 얻게 되는 쾌락의 비용을 오만 원 정도 더하고……. 어머니 난 절정에 다다른 적이 없었어.기껏해야 다섯 번에 한 번 정도? 아들 그럼 쾌락의 비용을 만원으로 계산하고,모두 더하고 빼면 대략 한 달에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지불해야 할 돈이 오십만 원,일 년이면 육백만 원.어머니가 결혼한 지 30년이 됐으니까……. 어머니 솔직히 너 중학교 들어간 이후로는 관계를 안 했다. 아들 그럼 14년치만 계산 하면,총 팔천사백만 원. 어머니,장부에 기재한다. 어머니 자,다음 항목은 가사 노동에 대한 미지급분에 대한 피해보상 청구. 딸 (자판을 두드리며)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은 시급 이만 오천 원에서 5만원 사이래. 어머니 시급 사만 원 정도가 적당하겠구나. 아들 하루 평균 15시간의 가사노동을 했다고 가정하고……. 어머니 깨어 있는 동안은 다 가사노동 아니야?난 평균 5시간도 채 못 잤어! 아들 그러면 계산이……. 어머니 이리 내.넌 대학까지 나온 놈이 뭐 그렇게 계산이 느려.들인 돈이 아깝다.이러다 너랑 미애 청구서는 오늘 안에 만들지도 못하겠네. 암전.
  • [Healthy Life] 의료정보 허와 실 (6) 위염

    [Healthy Life] 의료정보 허와 실 (6) 위염

    속이 쓰리면 흔히 ‘위염’을 생각하게 된다.하지만 위염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이 실제로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일은 드물다.많은 환자가 증상이 계속되지 않거나 견딜 만하면 “그냥 놔두면 저절로 낫겠지.”하고 방치하기 때문이다.정말 위염을 그냥 방치하면 저절로 증상이 사라질까.이런 위염의 문제에 대해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최명규 교수를 통해 듣는다. ●‘위염은 그냥 놔두면 낫는다.’고들 말한다.사실인가. 위가 아플 때 2~3일간 부드러운 죽을 먹고 안정을 취하면 통증이 가라앉기 때문에 위염을 ‘저절로 낫는 병’으로 오해할 수 있다.위염은 의학적으로 위의 가장 안쪽 조직인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하지만 많은 환자들이 위가 아파 생기는 병으로 착각해 소화가 안 되거나 체해도 ‘위염이 생겼다.’고 표현하곤 한다.비슷한 병인 ‘위궤양’은 점막층을 지나 점막하층이나 근육층까지 손상된 상태를 의미한다. 위가 아프지 않아도 내시경 검사 후 위염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것은 ‘만성 위염’이다.급성 위염은 아스피린,소염진통제,술,스트레스 등의 외부 자극에 의해 생긴 위의 염증을 말한다.만성위염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 감염이 주요 원인이며,뚜렷한 증상이 없지만 위암이나 위궤양으로 진행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 된다. ●통증을 없애려면 약을 얼마나 먹어야 하나. 급성 위염은 보통 2~4주간의 약물 복용으로 완치할 수 있다.위점막 얕은 곳의 손상을 ‘궤양’과 구분해 ‘미란’이라고 말하는데,미란성 위염은 약물로 쉽게 치료된다.그러나 위염을 일으키는 생활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금방 재발한다.거친 일을 해 손이 심하게 튼 농부가 보호크림을 바르고 일을 쉬면 피부가 고와지지만 다시 일을 하면 금방 손이 다시 트는 것과 같은 이치다. ●위산이 많이 분비되어도 쉽게 위염이 생기지 않는 이유는. 음식이 위에 들어가면 위액이 분비되고 위 운동으로 음식물을 잘게 부숴 소화시킨다.위는 커다란 고깃덩어리도 쉽게 소화시킬 수 있지만 위점막은 보호막이 튼튼해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위 조직 안쪽은 두꺼운 점액층으로 덮여 있어 위산이 침투하지 못하며,일부 침입한 위산도 활발한 혈액순환 작용으로 제거되거나 분비물인 ‘중탄산’ 때문에 중화된다. ●그렇다면 위염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과 체내 분비물 중에는 위점막을 파괴시키는 물질들이 많다.위산,소화액,아스피린,소염진통제,술,담배,스트레스,외부 자극과 담즙 등이 대표적인 위점막 공격인자다.공격인자와 방어층이 균형을 이루면 위가 건강하지만 공격인자가 많아지거나 방어층이 약해지면 위 보호막이 망가져 위염이 생긴다. 소염진통제와 아스피린 같은 약은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의 합성을 억제해 염증을 치료하지만 동시에 위 보호 기능도 약화시키는 약점이 있다.프로스타글란딘은 위를 보호하는 작용도 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위점막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고,담즙산은 점액층을 파괴해 보호막을 약화시켜 위염을 일으킨다.흡연은 점액이나 점막 혈류의 흐름을 방해하고 중탄산의 분비를 줄여 위의 보호기능을 약화시킨다.어떤 원인이든 보호막이 조금이라도 망가지면 위산과 소화액이 파고들어 위점막이 크게 손상된다.이때 위염이 생긴다. 위산은 과식할 때 많이 나오고,불규칙한 식사습관도 시간을 가리지 않고 위산이 분비되도록 하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에게 위염이 잘 생기는 이유는 뭔가. 우리나라 사람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률이 60%로 높은 편이어서 만성 위염에 걸리기 쉽다.과음,과식하는 사람이 많아 급성위염을 앓는 환자도 늘고 있다.또 최근에는 진통소염제나 저용량 아스피린을 질병 예방의 목적으로 자주 복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는데 이것도 한 원인일 수 있다.사고나 수술같은 큰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도 위염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개 속쓰림이 오면 위염으로 생각한다.위염의 주요 증상은 무엇인가. 급성위염은 속쓰림,위통,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대부분이다.통증과 속쓰림은 주로 위산과 관련이 있고,조기 포만감이나 식후 소화불량은 위의 운동이상과 관련이 있다.하지만 소염진통제나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으로 생긴 위염은 전혀 증상이 없는 사례도 많아 출혈이 심각해진 뒤에 발병 여부를 아는 경우도 흔하다. ●위염을 방치하면 위암으로 진행하나. 만성 위염에 걸리면 외부 자극과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감염에 의해 위벽이 얇아지고 위샘이 줄어드는 ‘위축현상’이 나타난다.위샘이 줄어들어 위산 분비량이 줄어들면 세균들이 쉽게 자라고 발암물질이 많이 생기는 환경이 조성된다.따라서 위축성 위염이 있는 중증 환자는 위암 발생률이 정상인에 비해 훨씬 높다.헬리코박터 파이로리와 만성 위축성 위염이 직접 위암을 일으킨다기보다는 위암이 생기기 쉬운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뜻이다. ●위염 예방법을 소개해 달라. 우선 위를 괴롭히는 식생활습관이 있는지 점검하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특히 위 보호막을 직접 파괴하는 흡연과 음주를 자제해야 한다.또 음식을 조금만 먹는 습관을 길러 지나치게 위산이 많이 분비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좋다.진통소염제나 아스피린 등 위염을 일으키기 쉬운 약물은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짜거나 태운 음식도 위축성 위염과 위암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위염 환자 주의해야 할 식습관 불규칙한 식사와 과식은 ‘금물’ 짜고 맵고 자극적 음식 피해야 위의 공격인자는 다양하지만 최종적으로 위점막을 손상시키는 것은 ‘위산’이다.위점막 손상이 심해 생긴 ‘궤양’ 치료도 위산 분비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한다.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되지 않도록 규칙적인 식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요한 사실은 먹는 양에 비례해 위산이 나온다는 사실이다.과식은 위산을 지나치게 많이 분비하게 하는데 이 때 음식을 소화시키고 남은 위산이 위점막을 파괴시킨다.위산은 밥을 먹지 않아도 시간이나 신호,습관에 따라 분비되기 때문에 불규칙한 식사습관은 위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규칙적으로 소량의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장기적으로 위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자극적이거나 매운 음식을 피하고 짜지 않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태운 음식과 짠 음식은 ‘나이트로스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의 원천이기도 하다.반대로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는 위 건강에 도움이 된다.부드러운 음식이 위를 보호해 위염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은 사실이지만 평상시 거칠고 딱딱한 음식을 자주 먹는다고 해서 위가 쉽게 망가질 만큼 위 보호기능이 약한 것은 아니다.따라서 급성 위염에 걸렸을 때를 제외하면 일부러 딱딱한 음식을 금할 필요는 없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위 내시경 검사 이래서 필요 미세한 증상까지 직접 눈으로 관찰 위궤양·암 발병 가능성 조기 차단 위장에 대한 진단검사는 흰색의 ‘바륨’ 죽을 먹고 위벽을 촬영하는 ‘위장 조영술’과 위장을 직접 눈으로 관찰하는 ‘내시경 검사’가 있다.위염은 위점막의 얕은 곳에 생기는 염증이 주 증상이기 때문에 증상을 진단하려면 위장조영술보다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다행히 국가 조기위암검진사업 때문에 40세 이상 국민은 정기적으로 2년마다 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으므로 위염을 진단하기는 어렵지 않다. 위내시경 검사를 받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진통소염제에 의한 위염이나 위궤양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약제를 복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미리 내시경 검사를 받아 위점막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위염의 증상만으로 위궤양이나 위암을 구별할 수는 없기 때문에 너무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 만약 출혈이 있거나 빈혈,원인모를 체중감소,삼킴 곤란,구토 등의 증상이 있다면 내시경 검사를 곧바로 받아보는 것이 좋다. 내시경 검사로 점막 손상이나 위의 위축 정도를 쉽게 알 수 있다.위의 위축은 위샘이 파괴돼 위점막이 얇아진 정도를 기준으로 평가한다.위의 위축 증상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기도 하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65세 이상 노인의 대부분에서 발견할 수 있다.하지만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에 감염돼 생기는 위의 위축은 같은 연령대에 비해 훨씬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에 감염된 기간이 장기화되면 ‘장상피화생’이 나타나기도 한다.장상피화생은 위점막 세포가 장(腸)점막 세포와 유사한 형태로 변해 더 이상 소화액 등의 분비물을 내보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위의 위축성 변화의 범위가 넓고 장상피화생이 많이 생긴 사람은 위암 발병률이 가장 높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다행히 위샘 세포가 증식해 생기는 선종(腺腫)이 먼저 생기는 경우가 많아 간단한 내시경 시술로 절제하면 위암을 예방할 수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500원짜린 궁하면 쓸까봐 10원짜리로 모아”

    “500원짜린 궁하면 쓸까봐 10원짜리로 모아”

    “500원짜리는 궁하면 쓰게 돼서 10원짜리를 모았습니다.이 돈은 이제 제 돈이 아닙니다.얼마 안되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주세요.” 자신의 안면장애 수술을 위해 3년간 모은 동전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내놓은 한 농부의 사연이 각박한 우리 사회에 훈훈한 나눔의 정을 일깨우고 있다. 21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전남 장흥군 관산읍 신동리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사경문(48)씨는 최근 장흥지역자활센터 김은주 사례관리사를 통해 공동모금회에 10원짜리 동전 6111개가 담긴 무게 20㎏의 종이상자를 전달했다. 사씨의 정성에 감동한 공동모금회는 사씨를 나눔릴레이 ‘20호 행복나누미’로 선정했다. 김씨가 대신 편지로 작성한 사씨의 사연은 기구했다.그는 2005년 얼굴에 편평상피세포암을 앓아 수술을 받았지만 안면장애가 생겨 얼굴이 뒤틀리고 걸음걸이까지 불편해졌다. 수술로 주변에 많은 빚을 얻어 당장 재수술을 받기도 어려웠다.결국 그는 재수술을 목표로 동전을 모으기 시작했고,어느덧 6000개가 넘는 동전이 모아졌다. 쌓인 동전을 본 사씨는 어느 날 문득 그 돈을 자신보다 여건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야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결국 그는 지난해 말 김씨를 찾아 “남을 위해 쓰겠다고 모은 돈이니 사례관리사 선생님이 과자를 사먹든지 이웃을 돕든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내던지듯 장흥지역자활센터에 두고 갔다고 한다.“수술로 생긴 빚을 갚는 데 보태라.”고 만류하는 김씨의 말에도 요지부동이었다. 1년여 동안 센터에 보관된 사씨의 동전은 지난 9일 공동모금회에 정식으로 전달됐다. 사씨는 암 진단을 받기 전 매년 읍사무소에 자신이 수확한 쌀과 돈을 기부하는 등 평소에도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다양한 선행을 베푼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2005년 이후 빌린 수술비를 갚지 못해 경제적으로는 어려운 생활을 해왔다.김씨는 “얼마전 사씨를 만나 동전을 아직 공동모금회에 전하지 못했다고 하니 ‘그 돈은 내 돈이 아니다.또 모으고 있다.’며 웃기만 했다.”면서 “6111개의 동전이 사씨의 뜻처럼 소중하고 알차게 쓰였으면 한다.”고 전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경제부처 업무보고] ‘조기’ 업무보고 왜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새해 업무보고를 당겨서 받기 시작했다.지금까지는 통상 부처별 업무보고는 새해 1~2월에 이뤄졌다.대통령의 바쁜 일정 때문에 3월에 이뤄진 경우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최근의 경제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보고일정을 당겼다.평상시처럼 여유있게 새해 업무보고를 받을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슷한 성격의 부처가 같이 업무보고를 한 것도 물론 유례가 드문 일이다.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처럼 비슷한 성격의 부처끼리 보고하는 게 보다 효율적이기도 하고 시간절약에도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이 대통령은 누구보다도 시간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22일에는 사회간접자본(SOC)과 지역경제를 주제로 국토해양부 농림수산식품부 행정안전부 환경부가 업무보고를 한다.24일에는 보건복지가족부 노동부 여성부 국가보훈처가 서민·고용을 주제로 업무보고를 한다. 26일에는 지식경제부와 중소기업청 방송통신위원회가 산업·중소기업을 테마로 업무보고를 한다.내년 1월 중순에는 부처별 업무가 마무리된다. 한편 이 대통령은 부처별 업무보고를 마친 뒤 개각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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