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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的으로 응시한 상처받은 삶‘달빛이 있었다’

    소설은 얼마나 ‘시적’일 수 있는가. 제 소설을 읽어본 독자나 평자로부터 “시적이다”는 독후감을 듣게 되면소설가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열에 아홉은 당황한 표정을 지을 것이다.그리고 뒷말을 재촉하면서 뭔가를 설명하려는 황급한 표정을 드러내기 십상이다. 읽는 사람은 ‘시적 소설’이란 소감을 심상하게 말할 수 있겠지만 소설가는그렇게 듣지 못한다. ‘소설도 아니고 시도 아닌,죽도 밥도 아니라’는 뜻을완곡하게 말한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은 되도록 시를 피하려 한다.즉 얼치기 작가가 아니라면 ‘시적소설’을 시도할 때는 남다른 용기와 절박함이 있어야 한다. 94년도 오늘의작가상 수상작가인 임영태의 최근작 ‘달빛이 있었다’(창해)는 대단히 시적인 장편소설이다.작가는 얼마만한 용기와 절박함으로 이 작품을 쓴 것일까. 언뜻 작가의 용기는 그다지 커 보이지 않는다.책 말미에 ‘작가의 말’이란이뻐 보이지 않는 사족(蛇足)을 붙였고 거기 맨 마지막 단에 ‘요즘들어 자꾸 시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고썼다.변명처럼 들릴 수 있다.이 작품을 읽기 시작하면 절박함이 묻어나는 실험성보다는 시적 소설의 구태의연한 약점이 먼저 눈에 띤다. 시적 표현,더 간단하게 말해 언어에 집착하는 소설은 시간의 발걸음이 필요이상으로 느린가 하면 어느새 저 혼자서 휙 날아간다. 순간을 세밀히 포착한다면서 답답한 슬로 모션을 취하기 일쑤인 한편 행동이나 상황의 전환은 아주 평면적이며 일방적인 진술로 소략된다.1초의 심상이 10분간의 사건처럼상술되고 1년간의 일이 경구(警句)화한 한 문장으로 압축되곤 한다.이런 왜곡에 가까운 탄력성이 내용의 진실함보다는 작가의 언어 욕심에서 나왔다는혐의를 받기에 문제인 것이다. 이같은 본래적인 약점에도 불구하고 임영태의 시적 장편은 재미있게 읽힌다.시적 소설에서 최대의 피해자는 인물이다. 편애받은 언어라는 형의 그늘에가려 발육부진을 면치 못하는 동생 꼴이다.‘달빛이 있었다’의 세 주인공들이 철수니 영희니 하는 이름 대신 깡패 여자 시인 등 미분화된 보통명사에머물러 있는 점은 시사적이다.그런데 땀내나는 현실에서 자연적으로 등장했다기 보다는 ‘상처받은 삶’이란 미리 정해진 공란을 메우기 위해 이리저리다듬어진 것 같은 이 세 인물들이 소설 페이지가 두꺼워지면서 묘한 화합의맛을 낸다. 물론 소설의 인물은 소나무처럼 바람부는 바깥에서 맨몸으로 자라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독자는 눈살을 찌푸릴 것이다.‘달빛이…’의 인물들은 비닐하우스 한쪽에서 어렵게 꽃을 피워낸 세 대의 암·수 꽃술이라 할까.덜 자란자기들과는 생판 다른 의외의 결과를 거둔다.이 인물들이 과연 땅에 발을 디디고 있는 것인지 하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으면서도 ‘상처받은 삶’의 시적세 분자가 어떤 화합물로 종결될지 궁금함이 이어진다. 임영태는 헛디뎌 실족하기 쉬운 시적 소설쓰기를 제법 솜씨있게 해냈다.이제 왜 작가는 잘못하면 죽도 밥도 아닌 괴상한 것이 되기 쉬운 이런 작법을시도하고 고수한 것인지를 물을 차례다. 이번 소설은 임영태의 다섯번째 장편이다. 물색도 모르고 시적 언어를 마구구사할 때는 아니며 소설에서 잡히는 성실성으로 볼 때 작가의 무책임한 변신도 아니다.‘달빛은 있었다’를 통해 임영태는 소설의 시적 경계선을 한칸더 넓혔다. 김재영기자 kjykjy@
  • [21세기형 행정서비스] 반부패 활동 구체계획

    정부는 반부패기본법의 국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과는 별도로 부패방지교과목을 공무원 교육의 정식 교과목으로 편성운영하는 등 올해부터 ‘반부패 원년 선언’을 구체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와함께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강화된 반부패 교육내용을 담기로 했다. 행정자치부는 10일 공직사회에 남아있는 부패친화적인 의식을 탈바꿈시키기위해 신임 공무원 기본교육과정에 부패방지 교과목을 정식 교과목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또 교과목표 달성에 지장을 주지않는 범위안에서 전문교육과정에서도 부패방지 교육을 포함시키고 직장교육 때도 반부패 교육을 강화한다. 행자부 관계자는 “그동안 직장교육 및 교육훈련기관의 정신교육 때 부패방지 관련 교육을 부분적으로 실시해왔으나 미흡한 것으로 판단돼 올해부터 정식교과목으로 편성 운영하게된다”고 설명했다. 행자부는 각급 기관의 부패방지교육 추진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보완할방침이다. 공무원 복무를 관장하는 행자부는 이와함께 공직주변의 부정부패 척결과 관련,공직자 10대 준수사항등 네거티브 중심의 접근방식은 부패를 고도화·은밀화시킬 우려가 높다고 보고 규제완화,공직자 사기진작,주민감사청구 등 포지티브 중심의 접근으로 낡은 관행과 의식을 개혁한다는 입장이다. 또 올 1월부터 초등학교 1·2학년 교과과정에 부정부패 추방을 위한 내용이대폭 강화되어 실린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정부패 방지교육은 교과 활동에 반영되어야 한다”면서 “올해에는 초등학교 1·2학년의 바른생활 과정을 중심으로 부정부패 내용을 언급하고 내년에는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과정으로 이를확대,반영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제2건국위원회는 오는 4월부터 공직부패 척결을 위한 각 부처별 노력지수를 외부전문가와 함께 측정하기로했다. 또 반부패 국민연대는 지자체와 기업의 투명성 제고를 통한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안에 16개 광역지자체와 100대 대기업의 윤리시스템을 측정한다는 계획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尹亨燮 반부패특위 위원장 “반부패기본법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되기를 기대합니다”반부패특별위원회 윤형섭(尹亨燮)위원장은 10일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이같이 밝히고 “임시국회에서 법안이 처리되기를 낙관합니다”라고 말했다. 연세대 교수·교육부 장관·건국대 총장·옛 서울신문(현 대한매일) 사장등의 화려한 경력을 가진 윤위원장은 “반부패특위에 그동안 100여건의 고발이 접수됐지만 반부패기본법이 제정되지 않아 감사원·검찰·지방자치단체같은 기관으로 넘겨주고 있습니다”라고 특위의 한계를 설명했다. ●국회가 반부패기본법을 처리할 의사가 없다는 지적이 있는데. 반부패기본법안이 안 만들어질 수 없으며,국회의원들이 법안을 처리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고 본다.만약 통과되지 않으면 15대 국회의 책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야가 법안을 합의 처리할 가능성은 있는가. 여야가 제출한 법안은 모두 부정부패를 뿌리뽑자는 같은 목적에서 나왔다. 여야가 단일안을 만들어 만장일치로 통과되기를 바란다. ●일부 특위 위원들이 사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반부패기본법에 대한 열망을 얘기하는 것이라고 본다.정기국회에 이어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는다면 위원들의 실망감은 대단할 것이다.그럼에도 모두 희망을 갖고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올해 특위의 주요한 활동 계획은. 공공 행정기관별 부패정도를 평가 발표해 기관들의 반부패 노력을 유도해갈것이다. 부패 신고자에게 인사상 불이익 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신고자의 인사교류도 청구할 계획이다.부패 신고로 공공기관이 경제적인 수입이 있다면 일정비율을 보상금으로 지급하도록 할 것이다.특히 정치부패 방지활동을 하는 관계기관·단체들과 연대해서 부패방지 사회분위기를 조성해 나갈계획이다. ●감사원·검찰등에서는 특위의 권한 강화에 부정적인데. 특위와 감사원·검찰등은 서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공무원 비리만 다루는감사원은 정경유착과 권력형 비리에 손대는데 한계가 있지 않은가.특위는 이런 부분을 다루게 될 것이다.감사원 등의 역할과 권한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 각종 시민단체 부패 사슬끊기 우리사회 곳곳의 부패척결을 모토로 내건 시민단체들은 연합체인 반부패국민연대를 비롯해 참여연대,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함께하는 시민행동 등이 있다. 반부패 국민연대는 사회전반의 부패를 추방하는 것을 목표로 각 단체들이연합한 조직이다.각 부패 사례를 모으기 위해 신문고를 운영하고 광역별 기관별 기업별 ‘부패지수’를 조사 발표한다.또 부패인물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부패인사들이 공직에 취임하거나 선거에 나설때 이를 차단할 계획이다.(www.transparency.or.kr,02-708-5858). 참여연대는 맑은사회만들기본부를 통해 부패방지법 제정운동을 추진,그동안국회의원 237명에게 제정 약속을 받아냈다. 본부에서는 부패방지법을 비롯한반부패 정책대안을 연구하고, 내부비리제보를 접수한다.또 정보공개청구사업단을 운영,서울시장 판공비 공개운동 등 정보공개를 청구해 지난해 단체장들의 판공비 공개를 이끌어내기도 했다.(www.pspd.org,02-723-5302) 경실련(www.ccej.or.kr)과 함께하는 시민행동(www.ww.or.kr)은 예산감시운동에 주력하고 있다.정부의 예산에 대한 철저한 감시야말로 부패의 근원을차단한다는 생각에서다. 이와함께 부경대학교 행정학과의 윤태범교수가 운영하는 사이버 연구소 부패연구센터는 부패문제에 대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연구를 지향하며 네티즌들의 참여를 도모한다. 윤교수의 논문뿐 아니라 부패관련 각종 자료를 사이트에 올려놓고 공유하며장기적으로는 부패문헌센터로서의 역할을 지향하고 있다.(www.pknu.ac.kr/∼pkpa/cccr)서정아기자 seoa@*부패지수와 우리의 현주소 공정한 부패지수 산정 문제가 행정 분야의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다.반부패특별위원회도 올해 행정기관별 부패 정도를 평가,발표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부패지수는 선진 각국에서 사회전반의 부패를 막는 ‘소금’구실을 한다.이를 정기적으로 산정,공개함으로써 중앙부처는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의 부패를 억제한다는 차원에서다.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이 제도를 실험적으로 도입했다.서울시가 지난 4일 관내 25개 자치구의 민생분야 반부패지수를 공개한 사실이 그것이다. 그러나 부패지수는 대상 기관뿐만 아니라 산정 주체의 입장에서도 ‘뜨거운감자’다.산정 방식의 공정성을 둘러싼 파문 때문이다.청렴도가 저평가된 서울시의 해당구청에서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는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부패지수 산정의 원조 기구는 국제투명성위원회(Transparency International).베를린에 본부를 둔 이 기구는 해마다 국제적 차원에서 각국의 부패지수(The Corruption Perceptions Index,CPI)를 산정 발표해 왔다. 지난해 10월 TI가 발표한 99년 CPI 순위는 조사대상 99개국중 50위였다.조사방법상의 논란 여지가 없지 않지만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부패구조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감사원에서도 이에 대해 일찍부터 관심을 가졌다.지난 95년 TI본부에 직원을 파견,지수 산정 노하우를 전수받기도 했다.그러나 감사원은 이후 부패지수를 한번도 산정·발표하지 않았다.공정성 시비를 우려한 탓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TI측의 부패지수는 크게 3가지의 가중치를 둔 자료로 산정된다.즉 여론조사와 현지 언론에 보도된 부패 관련 사건,그리고 다른 기관에서 추정한 부패의 추세 등이 그 기초자료다. 이번에 서울시가산정한 반부패(청렴성)지수의 경우 설문 및 방문 여론조사를 토대로 산정됐다.약 9,000명의 시민과 업체 관계자,구청 실무자등이 조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결과를 둘러싸고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강남·서초구 등 반부패 순위가 나쁘게 나타난 구청들이 지수의 변별력을 부정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민원인들의 주관적 느낌을 위주로 한 여론조사에만 의존한 지수산정은문제가 없지 않다. 예컨대 구청 직원의 지역담당제 폐지 등 정책적 노력이나창구직원이 아닌 구청장 등 ‘윗물’의 구조적 비리가 간과된 것이다. 또 강남지역에 룸살롱 등 업소가 밀집한 사실 등 부패와 관련한 환경적 요인도 무시됐다는 지적이다.전문가들은 보다 객관적 지수가 개발되기 전단계에선 부패지수 순위의 평면적 비교보다는 시간적 비교로 해당기관이 스스로부패정화 노력을 기울이도록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구본영기자 kby7@ **외국의 사례 반부패운동은 국제적인 흐름이다.‘아시아의 네마리 용’으로 불리는 싱가포르와 홍콩 등은 물론 미국에서도반부패운동이 활발하다. 싱가포르는 52년 부정부패조사기관인 ‘부패행위조사국’을 설치한 이후 ‘부패방지법’(60년),‘부정축재몰수법’(89년)을 제정하는 등 꾸준히 부패방지 노력을 기울여 왔다.부패행위조사국은 ●뇌물수수의 원인일 수 있는 불필요한 규제 완화 ●공직자와 배우자의 재산공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부정부패 관련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공직자 부패척결 노력도 그 역사가 깊다.77년 ‘해외부패방지법’을제정한뒤‘정부윤리법’(78년), ‘양심선언자보호법’(89년), ‘자발적 기업윤리강령’(95년) 등을 만들었다. 98년 미의회는 ‘국제뇌물금지협약’을 비준,외국공무원에게 뇌물을 줄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게 했다.89년 독립기관으로 설치된 ‘정부윤리국’은 행정부의 정부윤리법 준수여부 감시,공무원 재산공개,윤리교육 프로그램 개발,시대에 맞는 윤리법 제·개정 등을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홍콩은 70년대 초부터 정부차원의 반부패운동을 시작했다.74년 ‘부패방지독립위원회령’에 의거한 ‘부패방지독립위원회’를 발족시키고 95년 홍콩윤리발전센터를 설립하는가 하면 뇌물방지령과 부패불법행위령 등 부패관련 법령을 제정,끊임없는 반부패 운동을 펼치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
  • 남북한은 고구려를 왜 다르게보나

    ‘화랑세기’의 진위여부를 둘러싸고 국내 고대사학계가 열띤 논쟁을 벌였던 지난해 북한에서는 해방 이후 북한역사학계의 고구려 연구를 집대성한 ‘고구려사’(전3권)가 완간됐다. 북한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연구실장 손영종(73)교수박사가 집필한 이 ‘고구려사’가 지난 90년 첫 권(270쪽)이 나온 이래 97년 2권(239쪽)에 이어 지난해 마지막 3권(239쪽)이 북한 과학백과사전종합출판사에서 출간된 것. 이 책들은 지난해말 북한서적 전문출판사인 서울의 백산자료원에 의해 복사본으로 출간됐다.총748쪽 분량의 방대한 규모인 이 책은 북한이 펼쳐온 지난 반세기 동안의 고구려사 연구결과를 집대성한 것이다. 한편 지난해 8월 서울대 국사학과 노태돈(51) 교수가 고구려사 전체를 연구대상으로 삼은 ‘고구려사 연구’(사계절)를 출간했다.거의 비슷한 시기에출간된 이 책들은 남북한 학계의 시각을 반영하고 있어 남북한 고대사학계의 인식차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물론 이들 두 책을 평면적으로 비교하는데는 무리가 있다.우선 손영종의 책은 북한학계의공식견해를 반영한 통사(通史) 형식인 반면 노 교수의 책은순전히 개인차원의 연구성과이자 고구려의 정치·제도사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책은 역사관은 물론 역사서술 형식·내용면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우선 ‘삼국사기’의 초기기록의 신빙성 문제의 경우 두 책 모두 초기기록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지만 시각은 전혀 딴 판이다. 손영종은 고구려 건국연대를 삼국사기(BC 37년)보다 200년 이상을 끌어올린,BC 277년이라고 주장하고 삼국사기의 기록을 역사적 사실로 대폭 받아들인다.반면 노 교수는 고구려 건국연대는 삼국사기를 대체로 수용하는 편이다. 이른바 ‘부(部)체제설’을 두고서는 견해가 완전히 정반대다.노 교수는 “3세기 중반까지 고구려에서는 부체제가 계속됐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손영종은 “고구려는 이미 건국초기 중앙집권 국가였다”면서 이를 부정하고 있다. 또 귀족연립정권 성립여부와 관련,노 교수는 “고구려는 6세기 중반 이후 멸망때까지 왕권이 약화되고 유력귀족들이 회의체를만들어 권력을 나눠 가진귀족연립정권기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손영종은 “이같은 주장은 일제 어용사가들이 고구려의 강대성·선진성을 깎아내리기 위해 고의로 역사를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손영종은 ‘고구려사’ 3권에서 “남한 역사학계에서 근대적 실증주의 역사학자 등으로 호평받고 있는 이마니시 류(今西龍·1875∼1931)는 일제강점기 한국사를 왜곡·말살시킨 어용식민학자”라고 규정하고 이들에게서영향받은 이병도(李丙燾) 학계(學系)의 남한학자들에 대해서도 혹독한 비판을 가하였다. 이와 관련,한 역사학자는 “고구려·발해사 등은 대다수 유물·유적과 자료가 북한지역에 남아있기 때문에 이 분야 연구는 북한의 연구성과가 남한보다 한 수 위”라면서 “특히 식민사관 극복과 관련한 북한학계의 노력은 남한학계가 본받아야할 대목”이라고 밝혔다. 정운현기자 jwh59@ **北고대사학계 2세대 대표 50년 서울대 재학중 월북 지난해 ‘고구려사’ 전3권 출간을 완료한 손영종(孫永鐘·73) 북한 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연구실장은 북한 고대사학계 2세대의 대표적 인물이다. 그의 이름은 80년대 이후 남한학자들의 논문이나 단행본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왕성한 연구활동으로 국내학계에서도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주전공 분야는 고구려·발해사.지난 80년에는 조희승과 ‘발해수공업사’를함께 썼고,박영해와 공동집필한 ‘조선통사’를 지난 87년에 출간했다. 1928년 부산 태생으로 서울대 문리대 사학과 3학년 재학중이던 50년 10월인민군에 입대,자진 월북한 손씨는 지난 90년 일본 요미우리신문사 초청 학술행사 참석차 일본에 들렀다가 40년만에 아내와 외아들 경한씨(京漢·50·변호사)를 극적상봉,화제가 됐었다. 정운현기자
  • 서양화가 오세영씨 ‘심성의 기호’ 展

    역학(易學)에 따르면 세상만물은 음양으로 이뤄져 있다.이 음양에서 오행이나온다.태어나서 자라고 열매 맺어 거두어 쉰다는 생장염장(生長斂藏),무위이화(無爲以化)의 사상이 음양오행이다.싫어하는 오행끼리 만나면 서로 미워하고 헐뜯는 상극 관계가 된다.반면에 상생은 글자 그대로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일종의 사랑의 관계다.원로 서양화가 오세영씨(61·숭실대 조형예술원교수)가 최근 붙좇고 있는 화두가 바로 음과 양,그리고 팔괘다.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오세영전’(16일까지)은 작가 특유의 역학적 세계관을 온전히 엿볼 수 있는 철학적 분위기의 전시다. 작가에게 태극과 괘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태극을 둘러싸고 있는괘는 우주의 근본요소와 질서를 상징합니다.우리 민족의 심성 기호는 이 태극 8괘에 있다고 봐요.우주의 생성원리를 음양으로 표현한 것,다시 말해 잔소리는 없어지고 뼈만 남은 형상,그것이 바로 제 작품입니다.”작가의 말대로라면 만물의 기원과 생성,조화의 원리가 모두 화폭에 담겨 있는 셈이다.그의그림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우주의 암호처럼 기묘한 느낌이 든다.그런가하면 폐허가 된 고대 도시의 거대한 그림자가 불현듯 떠오르기도 한다. 이번 개인전에는 ‘심성의 기호(Signs of Mentality)’연작 20점이 나왔다.4괘가 상징하는 하늘과 땅,물,불의 이미지를 해체한 뒤 작품에서 재구성한 것이 특징.컴퓨터 칩과 같은 현대사회의 오브제를 활용,인간과 기계의 화해를모색한 점도 주목된다. 작가는 196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매체실험과 표현기법을 통해 독자적인 예술의 성을 쌓아왔다.그는 이번 작품에서 혼합매체를 사용하면서도 질감 위주의 판화적 특성을 살리고자 힘썼다.단순한 평면적 붓질 보다는 칼붙이 등으로 긁고 그려내 요철 효과를 냈다.색깔은 기본적으로 우리 전통색인 오방색(五方色)을 사용하되,황색톤의 중간색을 강조했다.오방색은 청(방향으로는 동),백(서),적(남),흑(북),황(중앙)을 일컫는 말.백색과 흑색,적색이 재앙과악귀를 막는 주술적인 색이라면,황색과 청색은 각각 제왕과 희망을 상징한다.작가 특유의 음양론적 색채감각을 살펴보는 것이 관람의 포인트다. 오세영은 서울미대와 홍익대 대학원을 거쳐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아카데미오브 아트 필라델피아에서 공부했다.지난 79년 영국 국제판화 비엔날레 때옥스포드 갤러리상을 받으면서 해외에 이름이 먼저 알려진 국제파다.하지만그는 동양적 사유와 미감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이번 전시에서도 화면한쪽에 돗자리를 오려 붙이고 또 한편엔 컴퍼스를 이용해 정교한 원을 그려넣는 등 동서양의 정서와 기교를 모두 담아 냈다. 괘의 상징성과 그 해체작업을 통해 인간심성의 의미를 되새기는 그의 작업은 퍽이나 형이상학적이다.그의 작품들은 태극과 괘에 살아 숨쉬는 지혜를 현실의 삶 속으로 끌어들이도록 도와주는 정신적 나침반 구실을 한다.(02)544-8481김종면기자 jmkim@
  • [미리 보는 문화프로젝트 2000](1)광주 비엔날레

    새천년의 첫해인 올해는 볼 만한 문화예술행사가 유난히 많을 것 같다.지나간 역사를 기념하고 새 시대를 축하하는 기쁨과 염원을 담은 작품들이 의욕적으로 준비되고 있기 때문이다.한국 문화예술계가 국내,혹은 해외에서 펼칠대규모 문화 프로젝트들을 미리 보는 시리즈를 싣는다. 한국 유일의 국제미술전인 ‘2000광주비엔날레’가 오는 3월29일 개막을 향해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올해 행사로 3회째를 맞는 광주비엔날레는 2회 전시를 끝낸 지 4개월 만인지난 98년3월 이사회를 열어 조직위원회를 전시기획위원회로 변경하고 최민전시총감독을 선임하면서 3회 개최준비에 들어갔다.그간 전시총감독이 오광수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바뀌는 등 곡절이 있었지만 제반 준비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세계유수 작가들이 과연 어떤 미술작품들을 출품하고,또이 작품들을 한곳에 모아 전시할 때 관람객들이 얼마나 예술적 감흥과 자각을 느낄 것인가가 비엔날레 준비의 궁극적 문제일 것이다.이를 염두에 두고전시기획위원회는 전시주제,전시 커미셔너 및 큐레이터,그리고 출품 작가 등을 차근차근 선정해왔다. 평소에 보기 어려운 미술작품들이 숨이 막힐 만큼 많이 선보이는 비엔날레는 거대한 미의 장치라 할 수 있어 이를 움직이는 중추엔진으로서 주제를 갖기 마련이다.2000광주비엔날레는 ‘인(人)+간(間)’을 주제로 삼았다.인간이란 글자를 해체해 재구성한 신조어로 오광수 전시총감독은 “인과 간을 대립항으로 놓았을 때 원래 인간으로 있을 땐 묻혀있던 의미들이 되살아난다”면서 “사람은 더욱 사람으로서의 모습을 띠는가 하면 간(間)은 단순한 사이가아닌 상황, 조건,환경 등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 드러난다”고말한다. 또 2000광주비엔날레는 특수한 지역성과 보편적인 시대성을 다같이 포용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이 주제가 설명되고 있다.5·18민주화운동 20주기를 맞는 광주는 현대예술의 주요한 관심사의 하나인 인간과 그 조건에 대해 어느 곳보다 치열하게 대응한 지역이다.그리고 2000년은 새로운 천년과새로운 세기의 문턱같은 시점으로 예술이나 인간에 대한 새 인식이 요청되고있는 것이다. 이처럼 ‘지역과 민족,정치적·사회적 현실에 따라 빚어지는 다양한 양상안에서 인간의 참된 의미 표현’라는 주제로 세계현대미술이 총집결하는 2000광주비엔날레는 예전처럼 주제전과 특별전으로 나눠진다.광주 중외공원 문화벨트에서 펼쳐지는 비엔날레의 핵심은 1회 때 건립된 비엔날레관의 2,300여평 4개 전시실에서 열리는 주제전(본전시)이다.유럽·아프리카,한국·오세아니아,아시아,북미,중·남미 등 5개 지역코너와 특별코너를 설정,각 코너의기획을 전담하는 6명의 커미셔너를 선정했고 이 커미셔너들은 전세계에 걸쳐 90명의 작가들을 뽑아 출품을 의뢰했다.한국작가 13명이 포함된 본전시 작가들은 1점에서 수점씩 모두 240여점을 출품하기로 커미셔너와 계약을 맺었다. 3월초부터 속속 광주로 운송될 출품작들은 이미 발표된 구작도 있지만 60% 이상이 신작이라고 이원일 전시1팀장은 말한다. 비엔날레 1층전시관과 인근 교육홍보관 시립미술관 본관 등에서 펼쳐질 특별전은 ‘인간과 성’ ‘예술과 인권’ ‘북한미술의 어제와 오늘’‘한·일 현대미술 단면’ 등으로 6명의 큐레이터가 130명의 출품작가들을 선정했다.이밖에 긴 흙벽 위에 2,000여명의 미술인들이 집단적·점진적 창작행위를하는 ‘인간의 숲, 회화의 숲’특별전도 계획되어 있다.또 놀이판 성격의 복합문화축제를 지양하면서 전야제 개막제 등 축제행사와 사진전시 상영 등 영상행사도 짜임새있게 준비중이다. 총 경비가 100억원에 달할 전망일 이번 행사는 6월7일까지 71일간 진행되는데 총괄하는 재단법인 측은 60만명의 유료관객(입장수입 39억원)을 목표로하고 있다.2회 때는 모두 85만명이 관람했었다. 김재영기자 kjykjy@ * ◆5개 권역별 전시 주안점 2000광주비엔날레는 ‘아시아성(性)’을 특히 중시하고 있다고 장석원 전시기획실장은 강조한다.1,2회가 서구 비엔날레를 모델로 해 다른 비엔날레와차별성을 기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아시아성이 주인 노릇을 하지 못하고 들러리 역에 그쳤다는 아쉬움이 많았다는 것이다.이에 따라 이번 전시엔 아시아 작가가 33명(한국 13명포함)으로 전체의 37%(2회 27%)에 달하며 본전시공간구성에 있어서도 맨 첫방을 아시아 전시관으로 배정했다. 여성 작가가 36%,30∼40대 작가가 68%를 차지한 가운데 특히 2회 때 12.8%에 머물렀던 평면회화가 27%로 매우 높아진 반면 설치는 29%,비디오는 23%로많이 줄어들었다. 유명 작가보다는 신진들에게 문호를 넓게 개방한 점과 함께 서구 비엔날레와의 차별성으로 읽혀지는 변화다. 또 독일 카셀 현대미술관장으로 이번 유럽·아프리카 권역 커미셔너를 맡은르네 블록은 유럽과 아프리카를 한 덩어리로 보아 북유럽과 남아프리카를 남북의 두 축으로 중시하면서 중동지역 몇 명을 포함하는 형태로 작가를 선정했다.그 결과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독일 등지의 작가들이 ‘탈락’해 통상적인 유럽의 작가 개념을 부숴 버려 관심을 끌고 있다. 뉴욕에서 활동중인 북미지역 커미셔너 토마스 핀켈펄은 서구미술의 오랜 전통 개념인 ‘자화상’ 개념을 도입,한국의 오래된 거울들을 입구에 걸어 거울에 자신을 비춰본 관객들로 하여금 북미 작품들을 문화적 거울로서 더 실감케 할 계획이다.북미 코너에는 한국 여성으로 뉴욕에서 활동중인 니키 리가 포함되어 있다.그는 뉴욕에 혼재하는 각종 서브컬처에 모습을 변장하고그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작업을 해왔다. 일본 우츠노미야 미술관장인 타니 아라타가 맡은 아시아권은 전체적으로 골고루 작가가 선정되어 아시아의 다양성과 잠재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있다.한국·오세아니아 커미셔너 김홍희는 한국 전시공간을 모더니즘과 민중미술,회화와 매체미술이 대조를 이루면서 차분한 느낌이 나오도록 하겠다는의도다. 중·남미를 맡은 김유연은 ‘미지의 이국적 풍물,이국적 문화의 정체성’을주제로 내걸었다.오광수 총감독이 맡은 특별코너는 개별 전시구성이 아닌 5개 권역 전시 중간중간에 놓여 이들을 연결시켜주는 작용을 할 예정이다. 특별전 ‘예술과 인권’은 한국,중국,일본의 인권작가가 주류를 이루며 일본 원로평론가 하리우 이치로가 큐레이터로 나선다.‘인간과 성(性)’은 한국의 서정걸과 프랑스의 마리 로르 베르나닥이 각각 큐레이터로 활동하면서성을 삶과 문화의 뿌리로 보는 전시를 펼친다. 김재영기자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심사평

    평론 심사를 맡은 우리 두 사람이 마지막 대상으로 삼은 수상후보 작품은 황지우론,박용래론,백무산론의 세 편이었다.이 가운데 황지우론은 예술적 감수성의 참신함이 돋보이지만 한편의 완성된 평론으로서는 지적 이론적으로 미숙한 편이고,박용래론은 차분하고 섬세한 문장에 호감이 가지만 그 논리가너무 단순하고 평면적이어서 당선작에는 들지 못하였다. 끝으로 백무산론 역시 탈근대적 사유의 범주 설정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상 시인의 시적 변모과정을 적절히 체계화하여 앞으로 우리 문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도 하나의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는데 후한 평가를 내린 것이다.불건전한 탈근대적 담론이 범람하는 세기말을보내고 새 시대를 맞아 이에 걸맞는 한국문학의 활로개척에 기여할 만한 글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이번 응모자와 당선자를 비롯하여 문학평론가가 되고자 하는 모든 분들에게당부하고 싶은 것은 항상 문학작품을 가까이할 뿐만 아니라 이 분야의 이론서 공부도 소홀히 하지 말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예술적감수성의 연마는 작품들을 자주 접함에 따라 가능하겠지만,그것들을 더욱 새롭게 해석하거나 분류하거나 분석하거나 평가하는 비평작업에는 문학이론서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선영 임헌영
  • 2000학년도 성균관대 논술고사 문제

    [근대 이래 과학기술의 발달은 삶의 방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아래 제시문들은 그중 하나를 공통된 주제로 삼고 있다.제시문들의 내용을 유기적으로 파악하여 그 논지를 정리하고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 인간의 삶에 어떤문제를 초래할 것인지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하이네는 철도를 화약과 인쇄술 이래로 “인류에게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삶의 색채와 형태를 바꾸어놓은 숙명적인 사건”이라고 불렀다.나아가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이제 우리의 직관 방식과 우리의 표상에 어떤 변화가 생길 것임에 틀림없다. 심지어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들도 흔들리게 되었다.철도를 통해서 공간은 살해당했다.그리고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시간밖에 없다.…이제 사람들은 세시간 반 내에 오를레앙까지,그리고 같은 시간 내에 루앙까지 여행한다. 이 노선들이 벨기에와 독일까지 연결되고 또 그 곳의 철도들과 연결된다면,어떤 일이 초래될 것인가! 내게는 모든 나라에 있는 산과 숲이 파리로 다가오고 있는 듯하다.나는 이미 독일 보리수의 향내를 맡고 있다.내 문 앞에는북해의 파도가 부서지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동일한 하나의 변화가 지니는 두 가지 모순적인 측면을 발견하게 된다.철도는 한편으로 이제까지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새로운 공간을열어 놓았지만,다른 한편으로 그 사이의 공간을 없앴다는 점이다.(…)슈테른 베르거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유럽의 창을 통해 보이는 전망은 그것이 지닌 심층적인 차원을 완전히 상실했다.그것은 빙 둘러 서 있으며,어디나 채색된 평면뿐인 하나의 동일한 파노라마 세계의 일부가 되어버렸다.”(…)산업화 이전 시대에 시각적 인식에 존재하던 초점심도(焦點深度)는 속도로 인해가까이 놓여 있는 대상들이 사라져 가면서 완전히 상실되어 버렸다.이는 전경(前景)의 종말,즉 산업화 이전 시기에 여행의 본질적인 경험을 이루던 공간 차원의 종말을 의미한다. 전경을 통해서 여행자는 스스로를 자신이 지나치고 있는 풍광과 연관지었고,자신을 이 전경의 일부분으로 인식하였다.이런한 의식은 그를 그 지역의 풍광과 일치시켰고,여행자는 이 풍경이펼쳐질 수 있는 경계 내에 존재했다.속도로 인해 전경이 해체되면서,여행자는 이러한 공간 차원을 잃게 되었다. ⑵수백만에 달하는 사람들이 매일 한 건물(가정)에서 다른 건물(사무실)로무리 지어 옮겨다니고,저녁마다 이 과정을 거꾸로 되풀이했다는 사실이 50년 후에는 신기하게 여겨질 것이다.출퇴근을 위해서는 하루 두번 이동량이 가장 많은 시간에 맞게 구축된 수송망이 필요하다.도로는 가장 혼잡한 때의 교통량의 하중을 수용해야 하며,통근열차와 버스는 최대한의 승객을 수용해햐한다.출퇴근은 시간과 건물의 수용능력을 낭비한다.한 건물(가정)은 흔히 낮 동안 비어 있고,다른 건물(번화가의 가장 비싼 곳에 위치한 사무실)은 대개 밤시간에 비어 있다.이러한 모습은 우리의 후세들에게 이상하게 보일는지모른다. ⑶우리는 이러한 시간구조의 재편성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이제야 겨우느끼기 시작하고 있다.예를 들어,시간패턴의 개별화가 촉진되면 노동의 지루함이 감소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고독감과 사회적 고립이 증대할 수도 있다. 만약 친구나애인 또는 가족 모두가 각기 다른 시간에 일을 하게 될 경우 각자의 스케줄을 조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새로운 서비스 기능이 생기지 않는다면,서로가 얼굴을 마주하는 사회적 접촉은 더 어렵게 될 것이다.동네의 선술집,교회 모임,학교 무도회 등 전통적인 사교의 공간은 이제 그것이 지닌본래의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다. ⑷속도는 기술혁명이 인간에게 선사한 엑스터시의 형태이다.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사람과는 달리 뛰어가는 사람은 언제나 자신의 육체 속에 있으며,끊임없이 발바닥의 물집,가쁜 호흡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뒤고 있을 때 그는 자신의 체중,자신의 나이를 느끼며,그 어느 때보다도 더자신과 자기 인생의 시간을 의식한다.인간이 기계에 속도의 능력을 위임하고 나자 모든 것이 변한다.이때부터 그의 고유한 육체는 관심 밖에 있게 되고,그는 비신체적·비물질적 속도,순수한 속도,속도 그 자체,속도 엑스터시에몰입한다.(…) 어찌하여 느림의 즐거움은 사라져버렸는가? 아,어디에 있는가,옛날의 그 한량들은? 민요들 속의 그 게으른 주인공들,이방앗간 저 방앗간을 어슬렁거리며 총총한 별 아래 잠자던 그 방랑객들은? 시골집,초원,숲속의 빈터,자연과더불어 사라져 버렸는가? 한 체코 격언은 그들의 그 고요한 한가로움을 하나의 은유로써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그들은 신의 창(窓)을 관조하고 있다’고.신의 창을 관조하는자는 따분하지 않다.그는 행복하다.우리 세계에서 이 한가로움은 빈둥거림으로 변질되었는데,이는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이다.빈둥거리는 자는 낙심한 자요,따분해하며 자기에게 결여된 움직임을 끊임없이 찾고 있는 사람이다. ⑸깁슨은 사이버 스페이스를 ‘무한한 감옥’이라고 표현했다.우리는 아무제약도 받지 않는 사이버 스페이스 안에서 끝없이 여행을 할 수 있다.왜냐하면 사이버 스페이스는 전자기술적으로 설정된 공간이며,그 속에서 우리는 현실의 물리적 우주뿐만 아니라 가능세계와 상상의 세계까지도 전자기술적으로 표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유한한 육체를 지닌 존재에게 그러한 무한성은 비물리적인 이차적 영역 속에 우리를 감금하는 감옥과 같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시스템은 물리적 공간을 표상할 뿐만 아니라 우리로하여금 화성이나 깊은 바다의 광경 속으로 빠져들어가 원격현전(遠隔現前:telepresence)을 느낄 수 있도록 사이버 스페이스를 사용하기도 한다.그러나 사이버 세계의 자료를 구축하는 일은 본래의 신체를 움직이고 있는 내적 생체에너지로부터 사용자를 멀리 떼어놓는다. 【유의사항】 1.글의 길이는 1,200자 내외로 할 것(120자 이상 부족하거나 넘치는 경우는감점됨). 2.글의 제목과 자신의 인적사항에 관련된 표현을 일절 쓰지 말 것.
  • 수출…또 수출‘기적의 神話’ 다시 쓴다

    ‘결론은 수출이다’ 새 천년 새 아침,우리는 수출을 통해 경제의 활로를 뚫어야 한다는 절체절명(絶體絶命)의 명제 앞에 서있다.전쟁의 폐허 위에 일군 ‘한강의 기적’의 원동력은 수출이었고,역사상 최대 위기였던 97년 ‘환란’(換亂)도 수출부진이 원인이었다.2년 후 ‘IMF한파’에서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것도 수출이었다.‘부존자원이 없는 한국은 수출로…’라는 교과서의 낡은 구절을 다시금 되새겨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86년 연말,정부와 재계는 ‘사상 첫 무역흑자 달성’을 외쳐댔다.수출 347억달러,수입 316억달러.88올림픽에 대한 기대까지 더해져 국민들은 당장이라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갈 것처럼 흥분했다.하지만 이 ‘반짝 흑자’가 ‘3저’(저유가 저금리 저환율)라는 외부요인에서 비롯됐음을 지적한 전문가는 별로 없었다.“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고 있다”는 외국인들의 경고에 귀기울인 사람도 많지 않았다. 흑자는 89년까지 이어졌지만 97년 환란(換亂)이 닥칠 때까지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60년대 수출입국(立國) 선언 이후 연평균 20% 안팎의 높은 무역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 11∼12위의 교역국으로 자라났지만 흑자연도는 고작 4년.IMF 관리체제는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수출이 얼마나 우리 경제의 명운(命運)을 쥐고 있는 지는 각종 수치에서도확연하다.국민총소득(GNI)가운데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인 무역의존도는 98년의 경우 수출 41.8%와 수입 29.4%로 71.2%였다.미국(19.1%) 일본(16.4%)의 4배 수준이다.산업생산 유발효과는 2,444억달러,고용 유발효과는 221만4,000명이었다. 다행히 지난해에는 우리 수출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1,430억달러 수준으로 큰 폭의 수입증가 속에서도 240억∼250억달러의 흑자를 냈다.내용도 좋아졌다.주력 수출품이 반도체 자동체 외에 액정표시장치 휴대폰 등으로 확대됐고,중소기업 수출비중이 98년 31%에서 34%대로 뛰었다.98년 17.2%와 24.7%씩 줄었던 일본과 아세안 국가쪽의 수출도 23%,14%가 각각 늘었다. 하지만 우리 수출이 더욱 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일부 품목과 일부 지역의 수출 편중이 심하고 원자재나 부품·소재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수출을 많이 하면 수입도 덩달아 뛰게 돼있다.급증하는 인터넷 ‘사이버무역’의 강화도 새로운 숙제다. 올해 우리의 수출환경은 녹록치 않다.배럴당 25달러 수준의 고유가 행진이이어질 전망이고,엔화 강세로 일본으로부터의 소재·부품의 수입부담도 늘것으로 보인다.원화의 가치상승도 우리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조환익(趙煥益)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사이버무역,다품종 소량생산등 새롭게 바뀌는 국제무역의 흐름에 우리 기업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장기적인 경쟁력을 위해 부품·소재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에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올해 주력 수출품 전망 올해에도 자동차 반도체 통신기기 등 주력품목을 중심으로 큰 폭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자동차 지난해 151만대로 10.9%의 수출신장을 기록했던 자동차는 올해 6%늘어난 160만대 수출이 예상된다.대외신인도가 향상됐고‘엔 고(高)’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점,신흥개도국 경기회복등의 호재와 세계적인 자동차공급과잉,대우의 해외신인도 추락등 악재가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인터넷과 컴퓨터 등의 수요증가로 세계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16% 늘어난 1,640억달러에 이를 전망.반면 그동안의 투자 축소로 생산능력이 달리는 상태여서 비교적 높은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 같다.따라서 지난해(11.7%)보다 높은 12.1%의 성장률 속에 213억달러 규모의 수출을 기록할것으로 보인다. ■철강 선진국의 안정성장 및 개도국의 경기회복으로 세계 철강경기는 호전되겠지만 선진국들의 수입규제로 우리의 수출은 지난해보다 0.1%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예상 수출량은 1,300만t.판재(板材)류만 냉연강판의 생산능력증대로 1% 늘고 나머지 제품은 3% 정도 줄 것으로 보인다. ■통신 휴대폰과 교환기,서버를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58.4% 늘어난 96억달러의 수출이 기대된다.지난해 무려 162%의 수출신장률을 기록했던 휴대폰은 올해 60% 늘어난 60억달러어치가 팔릴 전망.서버와 교환기도 각각 42.9,24.7%증가한 30억달러,38억달러로 예상된다. ■가전·컴퓨터 가전부문은 국제적인 판매가 하락 등 악재가 있지만 평면TV,디지털TV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시장전망이 밝다.71억달러어치로 8.5%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컴퓨터 및 주변기기는 18.4% 늘어난 116억달러로 예상된다. ■섬유 지난해보다 5.8% 늘어난 180억달러의 수출이 예상된다.품목별 예상증가율은 원료 9.7%,사(絲) 7.7%,직물 6.9%,의류 완제품 3% 등이다.유가상승으로 오일달러를 많이 확보한 중동을 비롯,EU 미국 일본 동남아 등지로 많은물량이 선적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기자 [인터뷰] KOTRA 黃斗淵사장 “우리 경제가 파산위기의 수렁에서 헤쳐나온 지난 2년간은 수출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 지를 일깨워준 좋은 계기가 됐습니다.수출증대없이 21세기 한국의 미래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새 천년의 ‘수출 한국호(號)’를 진두지휘할 황두연(黃斗淵)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은 중소·벤처기업의 수출지원과 인터넷무역 활성화에총력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세계 무역환경을 전망해 주시죠. 미국경제의 성장세 둔화,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경향,고(高)유가 등이 우려되지만 큰 악재는 없다고 봅니다.일본 중국 동남아는 물론,유가상승으로 중동산유국들의 구매력도 늘고 있습니다.엔화의 강세도 계속될 것입니다.때문에지난해보다 7∼8% 늘어난 1,500억∼1,550억달러 정도의 수출이 예상됩니다. ■우리의 수출구조를 진단하신다면…. 수출이 지나치게 외부여건에 좌우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이는 상당부분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세계경기가 호황이어야 수출이 잘되고 적정 환율이지속돼야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유지되지 않겠습니까.하지만 주력 수출상품이 섬유 가전 등 노동집약적 품목에서 자동차 반도체 조선 통신기기 플랜트 석유화학 휴대폰 등 기술집약형으로 바뀌고 있어 전망이 밝습니다. ■수출을 늘리기 위한 개선책은. 중소·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 전환이 절실합니다.부품·소재를 국산화해 중간재 수입량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그래야만수출이 늘수록 수입도 느는 현재의 구조를 바꿀 수 있습니다.금융·물류 등비(非)가격경쟁 요소도 개선해야 합니다.우리의 물류비용은 경쟁국에 비해상당히 높습니다. ■외국인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는데요. 외국자본 유치는 외환보유고를 늘리는 구실 외에 기술과 경영기법의 노하우를 전수받는 장점이 있습니다.동시에 투자국의 시장도 확보해 줍니다.그동안KOTRA는 해외판로 개척에 중점을 두고 외국인투자를 유치해 왔습니다. ■사이버무역이 급성장하고 있는데요.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무역은 조만간 재래식 무역 규모를 추월,명실상부한‘하나의 세계시장’ 시대를 열 것입니다.제한된 공간에서 마케팅을 했던 기존 관행에 집착하면 도태되고 말 것입니다.우리의 중소·벤처기업들은 다품종 소량생산을 무기로 여기에 뛰어들어야 합니다.KOTRA는 올해 전자상거래알선 사이트를 통합한 ‘실크로드21’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 ■‘뉴 라운드’에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새로운 다자간 협상인 뉴라운드 타결은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더 넓은 시장과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우리의 요구사항을최대한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나라들과 공동보조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태균기자
  • [뉴 밀레니엄의 전개] 이어령·日가와카쓰 교수 특별대담(1)

    새 천년이 열렸다.대한매일은 새 천년의 벽두 이어령(李御寧) 새천년준비위원회위원장과 가와카쓰 헤이타(川勝平太) 일본 국제문화연구센터교수의 특별대담을 통해 새 천년이 우리에게 갖는 의미와 21세기 세계의 문명흐름을 짚어본다.아울러 새 천년의 중핵이 될 한국 중국 일본의 관계도 전망해본다. ◆이어령위원장 새 천년을 맞으면서 한국과 일본은 매우 가깝고도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실감합니다.아시아의 어느 나라보다도 근대화 서구화에 앞장섰고 또 민감했던 일본이지만 막상 시간의식에 있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라 할 수 있는 서기(西紀)보다는 헤이세이(平成)란 연호를 더 많이 씁니다. 지식인들의 활동무대라 할 수 있는 서적의 발행 연도표시만 보아도 거의 헤이세이로 표시돼 있습니다.뿐만 아니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문화관광부의 21세기 카운트다운 표지는 지금 제로를 가리키고 있는데 도쿄 신주쿠(新宿)의 표지판은 아직도 365일이 남아 있는 것으로 표시돼있습니다.물리적 시차는 없는데 문화적 시차는 이만큼 큽니다. 20세기초 서구에서는 새로운 세기의 시작을 0으로 하느냐 1로 하느냐의 논쟁이 있었고 영국의 1901년 주장에 맞서 독일의 빌헬름2세는 일방적으로 1900년을 20세기로 선언하고 대대적인 퍼레이드를 벌였습니다.하지만 현제 세계에서는 거의 모두가 21세기의 시작을 0을 기점으로 해 2000년에 축제를 벌이고 있지만 일본만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런 것이 이른바 ‘일본특수론’ 혹은 요즘 새뮤얼 헌팅턴 등이 제기하고 있는 ‘일본 독자문명론’과도 상통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가와카쓰 헤이타교수 기독교적 발상인 밀레니엄 같은 말은 ‘천대’(千代),‘천세’(千歲)처럼 일본에도 있습니다.천년전 유럽은 십자군 원정,르네상스를 거치면서 이슬람 문화에 젖어 있었습니다.천년전 일본도 중국 대륙문화를 수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500년전 유럽은 이슬람적 아시아로부터 자립을,일본은 중국적 아시아로부터 자립을 시작했습니다.그리고 200년전 마침내 유럽과 일본은 함께 아시아 지역으로부터 벗어나는 ‘탈(脫)아시아’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지난 100년 유럽과 일본은 영향을 받았던 아시아 지역에 영향을 주는 위치가 됐습니다.문명의 역전(逆轉)이라 할만한 현상입니다. 저는 지난 천년 역사의 역동성을 보면서 동아시아는 독자적인 문명의 힘이 움직이고 있는 공간이라고 봅니다.현재,기독교권과 이슬람권은 잔뜩 긴장을 품고 있고,일본과 중국도 역시 그렇습니다.한반도는 그 중간에서 중·일 관계를 좌우하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한국의 역할이 한층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위원장 밀레니엄이 기독교적 발상인 것은 사실입니다.그런데도 일본은 헤이세이가 아니라 바로 그 서기로 모든 컴퓨터를 움직이고 있습니다.그래서 일본도 예외없이 컴퓨터 인식오류인 Y2K 문제에 봉착했던게 아닙니까.새 천년의 과제에 있어서도 일본의 이같은 이중구조적 시차로 인해 아시아에도 많은 변수를 만들어 낼 것입니다. IMF(국제통화기금) 위기때도 일본은 아시아가 치르는 홍역을 직접 앓지 않았습니다.그런면에서도 일본은 일찍이 탈아시아의 길을 걸었습니다.하지만일본은 경제적으로 독립해 중화(中華)의 질서에서 벗어나는데는 성공했고,문명의 축을 서구로 옮기고 나서 요즘은 다시 탈서구의 길에 나서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일본은 아시아에도 유럽에도 속할 수 없는 허공에 뜨게 됐습니다.여기에서 일본특수론 일본 독자문명론이 힘을 얻게 되는데 세계는 유럽연합(EU)의 경우에서 보듯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ion·세계화)은 ‘신 지역주의’ 이른바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즉 Global+Localization)으로 향하고 있습니다.이른바 지역적 문화적 동질성에 토대를 둔 세계의새로운 지도가 그려지고 있는 겁니다. 일본은 아시아 속에서도 독특한 존재로 인식하는 일본 특수론에만 매달려있을 것이 아니라 대륙에서 바다로 문명사관의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가와카쓰 교수 20세기 후반 최고의 역사가인 프랑스의 페르낭 브로텔은 명저 ‘지중해’에서 이질적인 인종,민족,종교,문화 등이 공생하는 지중해 세계를 하나의 문명공간이라고 정리했습니다.그것은 역사를 보는 눈을 ‘육지사관’에서 ‘해양사관’으로 바꾸는 획기적인 내용입니다. 유럽의 지중해에 해당하는 것은 중국해(서해)입니다.지중해가 기독교의 영향이 짙은 서(西)지중해와 이슬람교 영향권의 동(東)지중해로 나뉘어져 있듯,중국해도 한국 중국 일본이 중심이 되는 동중국해와 동남아시아의 색채가짙은 남중국해로 나뉘어져 있습니다.일본에선 아시아라고 하면 으레 한국이나 중국 인도 등 ‘대륙아시아’를 떠올립니다. 저는 ‘해양 아시아’란 개념을 제창하고 있습니다.해양 아시아는 크게,현인도양권,환중국해,양자의 중간에 위치한 다도해의 동남아시아 3개로 나눌수 있습니다.역사를 육지가 아닌 해양 아시아로부터 살펴본다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보니 ‘근대는 아시아의 바다로부터 탄생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위원장 우리에게 밀레니엄이란 천년 단위로 사물이나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간의식일 것입니다.현재 공간의식만이 기형적으로 팽창한 것이 바로 세계화라는 현상입니다.그래서 나는 그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천년화(Millenniumization)를 사용해왔습니다.천년화의 신개념으로 보면 동아시아의문명-문화의 특성이 보입니다. 세계에서 대륙과 반도와 섬의 세가지 지리문화적 조건을 절묘하게 갖춘 곳은 동아시아의 중국-한국-일본 밖에 없습니다.일본의 근대문명 생성도 이 지리문화적 관계를 떼놓고서는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대륙이 반도를 건너뛰어 섬으로 향할때 몽골의 침략같은 것이 생겨나고 섬이 반도를 무시하고 대륙으로 진출하려고 할때 임진왜란이나 만주사변과 같은 것이 일어납니다.반도가 무력해지면 동아시아는 문명의 축을 잃고 조화가분열로,융합이 고립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분단된 한반도를 보면 남한은 섬과 같고 북한은 대륙의 일부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천년의 역사에서 20세기란 바로 동아시아에서 반도가 사라진 백년이라고 정의할 수 있고 21세기는 바로 이 반도성의 회복으로 새로운 동아시아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와카쓰 교수 중국은 ‘대륙중국’과 ‘해양중국’으로 나누면 잘 보입니다.대륙중국은 베이징(北京) 중심의 정치의 얼굴을 갖는 중국이고 해양중국은 상하이(上海) 중심의 경제의 얼굴을 한 중국입니다. 일본이 역사적으로 영향을 받은 7∼10세기에는 대륙중국의 정치 시스템이었지만 그 이후 일본에 중요했던 것은 오히려 푸젠성(福建省)으로 대표되는 해양중국과의 교류였습니다. 지금은 타이완(臺灣)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일본은 섬나라이고 해상의 길을 거쳐 외국과 접촉해왔습니다.과거 천년동안,해양중국과 교류를 깊게해온것은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지정학적 이유때문일 것입니다. 한반도는 글자대로 절반이 섬입니다.반쪽의 북한은 대륙 중국에 가까운 만큼 정치의 얼굴이 농후하고 나머지 절반에 위치한 한국은 바다에 열려져 있어 개방적이면서 해양일본과의 교류는 옛날부터 깊이가 있었습니다. ◆이위원장 동아시아의 동질성과 이질성이 21세기에는 어떻게 기능할지 자못 궁금합니다.일본은 군사력으로 아시아를 통합하려는 이른바 대동아 공영권을 만들려다 실패했고 전후에는 경제력으로 아시아에 다시 군림했지만 IMF등으로 역시 후퇴 조짐을 보입니다.이제는 문화카드 하나가 남았는데 아시아의 권역화가 가능할지모르겠습니다. ◆가와카쓰 교수 해양세계라고 하는 동질성에 착안해서 ‘바다에 사는 아시아’ 연합을 구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냉전후,다수의 소국(小國)이 자립하고 있습니다.옛 소련에서도 발트 3국을 비롯해 10개 이상의 공화국이 생겨났습니다.유엔 가맹국도 21세기에는 200개국을 넘을 것입니다. 오호츠크해,동해,중국해로부터 동남아시아의 바다를 거쳐 호주의 산고해,타스만해에 이르기까지 크고작은 섬이 모여있습니다.해양연합은 넓게는 서태평양까지 포함해 서태평양 해양연합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 한국 일본 타이완이 중핵이 된 ‘바다에 사는 아시아’ 연합은 3자가 단결해서 협력하면 실현가능합니다. ◆이위원장 그렇습니다.바로 그러한 해양연합의 새로운 문명권을 만들어가는 천년의 꿈같은 것이 있어야 아시아의 문명패러다임 나아가서는 새롭게 균형을 갖춘 세계지도가 그려질 수 있습니다. 세계지도를 보면 러시아 대륙 등 북반구가 위에 있고 남반구가 밑으로 그려져 있습니다.지구본이든 평면지도이든 북이 위에 있습니다.이것은 대륙,특히 문명한 나라가 북반구에 몰려 있기 때문에 생겨난 세계의 이미지입니다.지구는 둥글고 우주 속에 떠있으니 남북의 차이가 있을 수 없습니다. 지구의를 거꾸로 놓아도 지도를 거꾸로 걸어도 됩니다.그런데 교수님의 ‘열도 문명론’이 가능하려면 그와 같은 고립된 작은 점들을 이어가는 융합의 문명론이 필요합니다.한국은 대륙과 섬을 이어온 반도로서 한쪽은 대륙을,한쪽은 바다의 섬문화를 동시에 포용하는 문화를 만들어 왔습니다.영어나 일본말에서는 서랍을 ‘드로어(Drawer)’,‘히키다시’라고 하여 빼내는 기능하나만을 나타내지만 한국말로는 빼고 닫는 양면성을 포함한 ‘빼닫이’라고 하는데서 보듯이 말입니다. 21세기는 서로 다른 종(種)이 섞이는 융합의 힘과 반도적 성격을 지닌 중개(Intermediation)의 힘이 지배하는 시대입니다.그러므로 섬과 섬이 이어지는 열도 문명의 실현은 대륙도 해양도 아닌 그 중개항의 문명을 지향하는데서새로운 역사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세계를 지배해온 파워 폴리틱스는 경제력 군사력을 앞세운 것이지만 앞으로의 힘은 통합력입니다.통합력이란 바로 중화(中和)하고 융합하는문화의 힘으로 한국의 토착신앙에서는 그것을 상생(相生)이라고 불러왔습니다. 일본이 무사도의 파워 폴리틱스로 전국 시대와 같이 전쟁을 하고 있을 때한국은 임란후 병마를 충효로 바꾸는 주자학(朱子學)을 일본에 가르쳐 에도(江戶) 300년의 평화를 가져오게 했습니다.파워 폴리틱스를 대신하는 모럴 폴리틱스(도덕정치)의 신질서를 가져다 준 것입니다.20세기 군국주의를 지향한 일본만이 아니라 세계가 모두 파워 폴리틱스에서 모럴 폴리틱스의 통합력으로 방향을 전환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습니다.21세기에는 이 반도적 문화의 의미가 더욱 증대해 갈 것입니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심사평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올라온 10편의 작품중에 ‘점근금지’(김단),‘폭염’(황광수),‘이슬털기’(편혜영)를 인상깊게 읽었다. ‘접근금지’는 착상은 좋았으나 너무 작위적이고 플롯도 평면적이었다.허구의 현실을 진실처럼 만드는 것은 플롯이라는 점을 마음에 두었으면 한다.‘폭염’도 플롯을 안이하게 처리해서 작품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형의 죽음과 폭행범으로 구속된 동생,결말에서 아버지의 진실의 드러남이 그렇다.설명적 지문이 많은 것도 흠이었다. ‘달팽이’는 착상과 주제나 문장이 소설로서 수준에 이른 작품이었다.점포정리를 앞둔 지하 상가에서 초상화를 그리면서 수강생들을 지도하는 주인공의 내면 정황이,집념을 갖고 살아가는 그 주위 몇몇 인물들과 호응시켜 담담한 문장으로 그려내고 있다.그런데 긴 서두를 차지한 달팽이의 삽화가 자연스럽지 못했고,다른 인물들이 만들어 내는 에피소드들 간의 횡적인 관계가긴밀하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 ‘이슬털기’는 단편으로서의 모든 요건을 고루 갖춘 작품이었다.단아한 문장이 주인공의 모습을 닮으면서 소설의 흐름과 호응되었다.씻김굿 제차(祭次)에 따라 진행되는 플롯은 어찌보면 단조롭고 지루할 것 같은데도 서두에서결말에 이르기까지 탄탄하게 유지되었다.굿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죽은 남자와 주인공의 정황 등을 무리없이 처리한 점이 좋았다.흔한 소재인 ‘사랑의이야기’이면서 죽음과 탄생이라는 인간 존재의 근원 문제를 생각한 주제도신선했다.굿 장면에 너무 치우쳐서 소설의 주제를 흐리게 할 우려도 있고,남편의 외출에 대한 해명도 너무 암시적으로 처리되어서 아쉬웠다. 몇몇 작품에서 시도했던 사이버 공간에 대한 관심은 그 의도에 비하여 태도와 방식이 너무 안이하다.대부분 응모자들은 이야기와 소설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좀 더 진지하게 생각했으면 한다.지금까지 ‘잃어버린 사랑’이야기가많았던 점에 비해 올해에는 ‘가족’의 문제를 주제로 삼은 작품이 많았다는 점도 특이한 현상이었다. 요즘처럼 혼란스러운 시대에 그래도 소설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당선의 기쁨을 얻지못한 여러 응모자에게 전하고 싶다. 최일남·현길언
  • 자전거 갖고 지하철 탈 수 있다

    앞으로는 지하철 역사마다 자전거 이동통로가 만들어져 자전거를 갖고 지하철을 탈 수 있게 된다.또 회원카드를 가진 시민에게 자전거를 빌려주는 ‘자전거 렌트제’도 도입된다. 서울시는 27일 자전거의 대중교통수단 보조역할을 높이기 위해 ‘자전거 이용 활성화 방안’을 마련,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내년 3월부터 각 자치구의 도로여건에 맞게 자전거 도로망이 정비되고 지하철역에 자전거 환승시설을 설치,자전거와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할 수 있는 연결망이 구축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강 교량의 보도 연결부분을 자전거가 다니기 편하도록 평면구조로 바꾸는 한편,일반도로에도 자전거 전용도로를 대폭 늘리고 자전거 통행을 방해하는 위험시설물을 대대적으로 정비할 방침이다.서울시는 이를 위해내년 3월부터 연말까지 각 도로와 교량의 시설물에 대한 실태파악 및 정비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또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의 편의를 돕기 위해 특히 주말시간대에는 지하철 전동차 내부의 한켠에 좌석대신 자전거 전용공간을 설치할 방침이다. 특히 지하철 역사 입구에서 승강장으로 이어지는 계단에는 자전거가 이동할 수 있는 별도의 통로를 만들 계획이다.프랑스 파리 등 외국의 일부 대도시처럼 자전거를 갖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도심지역에서 짧은 거리를 이동할 경우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기위해 지하철역마다 자전거보관소를 설치하고 회원카드를 발급받은 시민들에한해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는 ‘자전거 렌트제’도 도입할 방침이다.자전거 렌트제는 내년 4월 창동역과 여의도역에서 시범 운영될 전망이다.자전거도로와 보관소를 표시하는 자전거 교통지도도 만들어 시민들에게 제공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전거도로 이용 활성화 방안은 오는 2002년까지 시행될 자전거 이용시설 정비계획과 연계해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환경오염을줄이고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자전거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연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창동기자 moon@
  • [99문화계 결산] 미술

    올 미술계는 다른 분야보다 국제통화기금 충격의 해소가 더딘 가운데서도 창작과 전시 활동의 맥을 잇고 살을 붙이는 데 힘을 쏟았다.그러나 큰 테두리에서는 90년대의 미술계 장기불황에 억눌린 채 박두한 새 밀레니엄이란 대이벤트에는 어색할 정도로 평이한 한해를 보냈다. 지난해말 전시총감독 전격해촉으로 세인의 눈길이 쏠렸던 광주비엔날레는 10월 무난히 작가선정까지 끝냈으나 사람들의 관심은 연초보다 줄어들었다.이행사와 관련 9월에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한민국미술축전’이 지역 미술계의 고질적인 편가르기 병폐를 드러내며 무산됐다.또 광주비엔날레 새 전시총감독이 됐던 오광수씨가 국립현대미술관장으로 선임되었는데 미술계에적지않은 논란을 일으킨 인사였다. 여름에는 미술품 위조·위작 파문이 잇달았다.1,000여점의 고미술품 위조사건에 한국고미술협회 전 회장과 감정위원이 개입한 사실이 밝혀졌고 위조범으로 구속된 권모씨는 몇년전 핫이슈였던 천경자의 ‘미인도’가 자기 작품이라고 주장했다.이어 변관식의 대표작으로 꼽히는‘외금강 옥류천’를 두고 제자 조순자씨가 스승과 공동으로 그려 자기 이름으로 국전까지 냈다가이름 부분을 잘라낸 뒤 스승의 사인을 붙여 판매했다고 밝히는 스캔들이 뒤따랐다. 서울 강남 포스코사옥 앞에 설치된 프랭크 스텔라의 환경조형물 ‘아마벨’에 대해 소유주 포항제철이 흉물스럽다는 이유로 퇴출키로 해 뜨거운 찬반양론을 일으켰다.‘데몬스트레이션-버스’ 전의 버스에 걸려있던 이동기의‘수배자’ 그림이 탈옥범 얼굴을 확대한 것이라며 경찰에 의해 철수되기도했다. 미술계의 불황과 여러 불미스러운 사건 속에서도 올 초 유료로 열린 갤러리현대의 ‘이중섭 특별전’에 9만명의 관람객이 몰렸다.이외 ‘소정과 금강산’전(호암갤러리) ‘우리의 화가 박수근’전(호암갤러리) 및 ‘한국미술 50년’전(갤러리 현대) 등 대가들의 대형 회고전은 큰 인기를 끌었다.여러 새로운 조류에 도전받아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평면회화의 역습이 눈에 띠기도 했지만 그보다 미술의 대중화를 표방한 이벤트 형 전시회들의 활기가 훨씬강했다.이 전시회들의 내실을 문제삼는 지적 또한 끊이지 않았다. 기존의 전시공간을 대신하는 다른 공간을 뜻하는 대안공간이 비영리 성격으로 여럿 등장한 점이 긍정적으로 주목되고 있다.또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경매가 활발하게 모색되었다.화랑협회가 정기경매를 시도한 가운데 전문회사 서울경매가 전문공간 옥션하우스를 개관했다. 젊은 설치작가 이불이 노래방 작업으로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해 미술팬들을 고무시켰다.이로써 한국은 전수천 강익중과 함께 세차례 연속 특별상을 받는 큰 기록을 세웠다. 김재영기자
  • [99년 하반기 대한매일 소비자만족 히트상품] 본상·특별상

    ◆LG 완전평면TV 플라톤LG전자의 완전평면TV 플라톤은 ‘가전은 역시 LG’란 명성을 확인시켜준 걸작이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소득이 향상된 고소득층을 겨냥해 만들어진 프리미엄급 TV인 LG 플라톤은 다양한 기능으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TV 스스로 주변 조명정보를 디지털화해 최적의 화면을 유지하고 전기료도 30% 가량 절감시켜주는 ‘디지털 아이’기능이 채택됐다. 또 방송국별 프로그램 시간 안내와 예약까지 가능한 ‘디지털방송 안내’기능,색 잡음 및 번짐 현상을 제거해 선명한 화질을 보장해주는 ‘3차원 디지털콤필터’등도 호응을 얻었다. 생생한 음향을 재현하는 ‘디지털 입체음향’과 숨어 있는 리모컨을 손쉽게찾아주는 ‘리모컨 호출’기능도 LG플라톤의 명성을 구축한 특징들이다. ◆삼성PC 매직 스테이션 엄격한 품질관리와 고객지향 마케팅으로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PC 브랜드.펜티엄Ⅲ 프로세서,3차원 그래픽카드 등 높은 사양의 하드웨어를 기본으로 탑재했으며,각종 부가기능에서도 이용자편의를 지향하고 있다. 윈도 초기화면까지 10초만에 뜨는 ‘온 나우’,목소리만으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음성인식’,리모콘 하나로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매직 온’,스스로 진단·치료하는 ‘자동복구’ 및 ‘자가진단’,학습기능을 강화한 ‘학습버튼’,손쉽게 절전모드로 바꿔주는 ‘원터치 절전’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극한온도·습도·누전·열충격 등 400여종의 까다로운 테스트를 거친다. 제품 시연과 200만 PC무료교육 등 쓰기쉬운 컴퓨터라는 이미지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삼성전자 휴대폰 애니콜 미니폴더 국내 최소형 미니폴더 SCH-A100은 지난 5월 출시 직후부터 세련된 디자인과 탁월한 성능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케이스를 알루미늄 도금처리함으로써 밀레니엄 스타일의 최고급 분위기를 연출했다.부피는 기존 폴더형 휴대폰보다 26% 적고 무게는 89g에 불과하다. 휴대폰과 전자수첩을 일체화해 개인정보관리 능력을 강화했으며,PC에 연결해 개인정보를 보다 쉽게 관리할 수도 있다.한글을 최대 32자까지한꺼번에처리할수 있다.차세대 초절전 설계기술을 채용하고 메모리 등을 하나의 칩으로 집적해 표준형 배터리로도 7일동안 통화대기할 수 있다. ‘내 손안의 더 큰 세상’을 슬로건으로 국내 최고인 5,244억원이라는 브랜드 가치에 걸맞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삼성 사이버아파트21삼성의 사이버 아파트는 초고속 멀티미디어 통신환경을 갖춘 선진국형 주거단지로서 기존의 광케이블을 단지까지 끌어들이는 수준을 넘어 입주자가 별도의 장비구입 없이 고속 멀티미디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초고속 인터넷과 웹 비디오폰을 단지내에 설치했다. 사이버아파트는 입주자끼리는 물론 단지내 상가,유치원,병원,학교,관공서 등이 하나의 네트워크를 통해 가정에서 누구나 손쉽게 정보교환,원격수업,인터넷 상거래,화상진료 등이 가능하다. 또 가정내에 인터넷 서비스를 통한 VOD(주문형 비디오)구현과 게임방에 가야만 즐길 수 있는 인터넷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초고속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삼성은 이 사이버 아파트로 9차 동시분양과 용인 6,7차 분양에서 평균 50대1의 청약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매일유업 매일맘마Q 국내 유아식시장의 43%를 차지하고 있다.매일맘마Q는 산학협동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모유에 가까운 유아식으로 2,000년대 1위 브랜드 성장을 목표로하고있다.국내 유일하게 세계1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올해 수출 목표는 1,200만달러. 두뇌와 시력발달에 관여하는 DHA와 아라키돈산 등이 모유수준으로 들어 있다.소화능력이 예민한 아기를 위해 올리고펩타이드,올리고당을 배합해 단백질 소화가 잘되도록 했다. 면역세포의 기능을 증진시키는 뉴클레오타이드와 락토페린 등을 함유하고있다.LP공법을 채택,찬물에도 잘 녹도록 제조했다. 이지테이프 오픈 방식으로 캔을 열때 알루미늄가루가 떨어질 염려가 없으며 안전캡으로 한번 더 밀봉,유통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했다. ◆진로 참이슬‘참이슬’로 유명한 진로의 ‘참眞 이슬露’소주는 25년간 아성을 구축해온 알코올도수 25도 소주시장을 무너뜨린 23도 소주의 대표주자다. 참이슬은 숙취가 적은 깨끗한 소주라는 소비자의 요구에 대응,탄생한 제품이다.출시 6개월만에 ‘1억병 매출’,9개월만에 ‘2억병 매출’,1년만에 ‘3억병 매출’을 기록해 소주업계의 신기록 작성기로 불린다. 참이슬 소주 맛의 비법은 국내 최초로 도입한 대나무 숯 여과방식에 있다. 대나무 숯에 2번 여과해 잡미와 잡향,불순물을 제거,깨끗한 맛을 얻을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음주로 손실되는 미네랄까지 보충해주는 부수익도 얻었다. 참이슬의 성공에는 광고도 한몫 했다. 광고모델인 탤런트 이영애씨의 깨끗한 이미지가 참이슬과 잘 어울렸다는 평가다. ◆청호나이스 정수기청호나이스 Y2K-COM 냉온정수기는 사람 머리카락의 100만분의 1에 해당하는미세한 필터구멍으로 물을 통과시킨다. 때문에 98%까지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완벽한 정수성을 갖고 있다. 특히 가압펌프에 의한 강한 수압으로 초정밀 반투막 멤브레인 필터구멍으로 물을 통과시켜 불순물을 걸러 주는 역삼투압 방식을 채택했다. 정수동작이 끝남과 동시에 24시간 내내 물이 순환하는 자연순환식 정수시스템과 정수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자동 폐수조절장치도 채택했다. 97년 이후 정수기 시장에서 42%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청호나이스는 지난 8월부터 실시한 정수기 렌털 서비스를 바탕으로 정수기 대중화에 주력하고 있다. ◆태평양 마몽드 바이탈 E올 9월에 출시된 태평양의 마몽드 바이탈E는 천연 비타민E(토코페롤) 성분이 피부노화를 막아준다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비타민E는 주로 약으로 복용해 왔고 이를 주성분으로 하는 마땅한 화장품이 없었다. 콩에서 추출,정제한 천연 비타민E를 마린콜라겐 성분으로 캡슐화해 비타민E의 효과를 피부 속 깊이 고스란히 전달해준다.사용감이 산뜻하고 촉촉하다. 토코페롤은 번들거릴 것 같다는 우려감을 해소한 것도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게 한 요인이다. 태평양은 마몽드 바이탈E 세럼과 마몽드 바이탈E 크림으로 올 한해 동안 75억원의 매출은 무난히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 남부순환로-고척동길 교차로 오늘 개통

    경인로 오류인터체인지의 고질적인 병목현상이 해소되게 됐다.구로구는 16일 남부순환도로와 고척동길이 만나는 지점에 평면교차로를 완공하고 개통식을 갖는다. 이 지점은 그동안 오류·개봉·고척동 지역을 가로지르는 남부순환도로 때문에 상권과 주거권역이 양분되는 등 주민들이 생활에 큰 불편을 느껴온 곳이다.이에 따라 이번 평면교차로 개통으로 남부순환도로를 가로질러 고척동에서 개봉·오류동을 왕래할 수 있게 되는 등 이 일대 교통소통이 크게 좋아지게 됐다.구로구는 이와 함께 남부순환도로 시흥IC∼개봉동 구간의 자동차전용도로도 일반도로로 바꿔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했다. [김재순기자]
  • [21세기 여성시대] (10)문화계

    20세기 과학문명의 놀라운 발전과 함께 인간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풍요롭게 이끌어온 힘은 바로 문화의 힘이다. 이같은 문화계에서 여성 위상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여타 분야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20세기들어 권리가 크게 신장된 데 힘입어 여성 특유의 섬세한 필치,뛰어난 감수성 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장(場)이 제공된 덕분이다.이들 20세기 문화계 여성들의 회고를 통해 21세기 여성시대를 진단한다. 20세기들어 세계 문단에서 여성의 위상을 확인시킨 이는 미국의 버지니아울프(1882∼1941).그녀는 ‘세월’을 통해 시간의 느낌과 역사적 시간에 대한 등장인물의 자각 현상을 전달하려는 시도와 함께 소설 형식에 파격미를더했다.영국 출신 아가사 크리스티(1891∼1976)는 노처녀 미스 마플을 통해사건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며 짜릿한 전율감을 느끼게 하면서 추리소설 부문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어린 소녀의 일기’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안네의 일기를 통해 독일 나치치하의 강제수용소 참상을 고발한 안네 프랑크(1929∼45),특권층인 백인 가정에서 태어났으면서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파르트헤이트(인종격리정책)를전 세계에 고발한 나딘 고디머(76) 등도 20세기 문단을 뒤흔드는 기폭제가됐다. 은막에서도 마찬가지.안개 자욱한 런던의 워털루 다리를 무대로 펼쳐지는‘애수’의 비비안 리(1913∼67)는 타라 농장에 우뚝 선 열정의 화신 ‘스칼렛 오하라’로 생생히 기억되고 있다.오드리 헵번(1929∼93)은 ‘로마의 휴일’에서 세기의 스타로 떠오르며 가냘프고 우아한 귀족스러운 자태로 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현대판 신데렐라인 그레이스 켈리(1929∼82)는 무명 배우에서 ‘하이 눈’,‘다이알 M을 돌려라’,‘갈채’ 등에서 열연함으로써 월드스타로 발돋움한뒤 모나코 왕비가 돼 영화같은 인생을 살았다.잉그리드 버그만(1915∼82)은헤밍웨이 원작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로 스타덤에 올라 ‘카사블랑카’,‘가스등’ 등을 통해 팬들의 영원한 연인이 됐다. 20세기 최고의 섹스심벌 마릴린 먼로(1926∼62)는 숱한 스캔들을 뿌렸지만‘7년만의 외출’ 등을 통해 스캔들보다는 연기와 춤,노래에도 뛰어난 재능이 있음을 보여줬다.수정처럼 맑은 목소리와 매끈한 미모로 우리들에게 널리알려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스타 줄리 앤드류스(64), ‘남편을 8번이나 갈아치운’ 20세기 최고의 미인 엘리자베스 테일러(66),‘원초적 본능’에서 얼음 송곳으로 남자의 심장을 찌르며 전세계 남성팬들을 열광시켰던섹시한 악녀 샤론 스톤 (42) 등도 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대중음악계 역시 쥐락펴락하고 있다.재즈계의 전설로 불리는 빌리 홀리데이(1915∼90)는 선천적으로 작은 목소리를 특유의 감성적인 집중력을 불어넣어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독특한 발성,드라마틱한 창법,날카로운 집중력으로 당시 가장 인기 있고 사랑받은 재즈 보컬리스트였다. 빌리 홀리데이 이후 한동안 침체상태에 빠지기도 했으나 90년대에 들어서며여성 팝가수들이 세계 팝계를 이끌고 있다. ‘미국 팝계의 히로인’ 머라이어 캐리(28),‘팝무대의 퍼스트레이디’ 휘트니 휴스턴(35),‘검은 진주’로불리는 마이클 잭슨의 동생 재닛 잭슨(32) 3인방이 바로 그들. 비디오시대를맞아 가창력 뿐 아니라 탁월한 비디오적 외모를 갖춰 팬들을 매혹시키고 있다. 90년대 후반에는 특유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선보이고 있는 캐나다 출신의셀린 디옹(31)이 급부상했다.세기말 팝계의 최고 여왕은 단연 로린 힐(24)이다.디바붐과 힙합을 앞세워 지난해 첫 솔로 앨범 ‘미스 에듀케이션 오브 로린 힐’을 발표한 이후 롤링스톤 뮤직상 등 상이란 상은 거의 다 휩쓸고 있다.‘섹스의 여왕’‘섹스 심벌’‘섹스의 여신’으로 불리며 LP음반·영화·광고모델 등을 통해 무려 1,500억원 이상을 벌어들여 연예계에서 가장 성공한 사람으로 꼽히는 가수겸 배우 마돈나(41) 등을 제외하고는 팝계를 논할수 없다. 김규환기자 khkim@ *20세기 여성지위 변화는 '혁명적' 서양 중세신학자들은 “여성은 신의 형상에 따라 창조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폈다. 그런가 하면 15세기 교회는 성모 마리아가 귀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으로) 임신을 했으므로, 여성은 공적 장소에서 귀를 가려야 한다는 포고를내렸다. 물론 그 비슷한 시기에 노르망의 여성들은 윌리엄 정복왕에게 군에 끌려간남편들을 가정으로 되돌려보내 아내들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달라는 건의를올리기도 했지만 18세기 이전까지 여성은 남성의 ‘종속물‘이었다. 뉴욕타임스 매거진은 지난 5월 16일자에 ‘밀레니엄 여성’이란 제목의 전권 특집에서 과거 여성의 위치를 이렇게 정의했다.그러면서도 지난 1000년간여성의 사회적 지위변화는 ‘지난 1000년 역사상 가장 심오한 혁명’으로 꼽았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본격적인 여성혁명은 19세기 이후에야 이뤄어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대부분의 학자들도 산업혁명이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여성의 역할을 어머니에서 사회적 인물로 확대하는 계기가됐다고 보고 있다.그러나 정치.경제.사회 등 전분야에 여성들이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후반의 일이다.1960년대 들어서서야 고급전문직에 대한 여성진출이 크게 늘어난 대목에서도 잘 확인된다. 최근 미국을 보면 대학졸업생의 60%가 여성들이 차지하기에 이르렀다.또 여성들이 기업의 3분의 1을 소유하고 있으며 맞벌이 가정에서 아내가 남편보다더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경우도 전체의 거의 4분의 1이나 된다. 21세기가 여성의 시대라는 의미는 이같은 현실 참여의 수적 증가나 역사의유추를 통한 평면적인 전망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다.시대적 필요와 요청이라는 지적이다. 서로 무기를 갖고 한 공간에서 전쟁을 하던 시대에는 남성이 유리했지만 첨단 지식과 정보에 기반하여 새로운 형태의 전쟁을 하는 시대에는 양상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걸프전 당시 여성 병사가 미사일을 조정했던 사실이나 요즘 사회적으로 두드러진 남성의 여성화 경향도 같은 맥락이며,이와 관련해 가족제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에측되고 있다. 물론 걸림돌은 있다.아직도 세계 많은 여성들이 가족이 선택한 남자와 결혼하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또는 음란한 행동을 한 의심이 간다는 이유만으로남자 친척들에게 살해당하고 있다. 동유럽 여성들의 지위는 공산주의의 붕괴이후 오히려 더 낮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 학자들은 미국에서도 여성들이 아직 완벽한 평등을 누리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다. ‘밀레니엄 북’의 공저자 게일 콜린스는 여성들이 남성들과 똑같이 기업체의 관리자가 될 기회를 누리는 것은 2270년경에야 가능할 것이며 의회에서남녀 의원의 비율이 같아지는 것은 2500년이나 되어야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때가 오면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될 것 같다는 전망이다.여성들은 우선 무력 사용을 싫어하며 가난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호의적이기 때문이다. 김병헌기자 bh123@
  • [대한광장] 산을 활용하는 법을 생각하자

    “새 천년에는 바다로 향하자!” 아시아 대륙에 맹장(盲腸)처럼 붙어 있는한반도.그마저 일본열도에 포위당해 답답해 보이기 그지없다.그러나 지도책을 거꾸로 놓고 보면 태평양을 향해 쭉 뻗은 한반도가 보인다.그래서 새 천년의 한국은 바다로 진출해야 한다고 한다.멋진 가능성이다. 필자는 또 하나의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다.“새 천년에는 산으로 향하자!” 그렇다.가난과 절망에 찌든 화전민들의 산,흉악한 산적들이나 숨어살았다던 산,땔감 정도나 주울 수 있던 산.이토록 ‘하찮던’ 산에 한국의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툭하면 한국이 조그만 땅덩어리라고 한다.비좁은 땅에서 옥신각신 산다고 한다.평지가 국토의 30%밖에 안된다고 하기도하고 인구밀도가 세계 몇 번째 간다는 통계를 별 생각 없이 되풀이한다. 과연 그런가? “평지가 국토의 30%밖에 안 된다”는 소리는 평지만이 쓸모있다는 전제를 달고 있다.물론 논밭 갈아먹고 살던 농경시대 사고방식의 산물이다.지식기반사회를 향하고 있는 현재 이렇게 평지만을 선호하는 발언은어리석다.땅 면적을 달리 생각할 시대가 왔다.이제 우리는 거꾸로 “산이 국토의 70%나 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구겨진 종이 한 장은 보잘것없이 작다.주먹 하나보다도 작기 때문이다.그러나 그 구겨진 종이를 펴 보자.펴진 면적은 두 손을 활짝 벌린 것보다 더 넓다.이렇듯 한국의 땅 면적은 하늘에서 내려다 볼 때(지도책에 그려진 평면도)는 작아 보여도,그 구겨진 땅(산)을 다 폈다고 할 적에,사람이 발을 디딜수 있는 땅의 면적을 계산해보면 한국은 사실 엄청 넓은 나라다. 한국이 비좁게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 모두가 평지에만 몰려 살기 때문이다. 평지에서 농사짓다가 평지에 세워진 공장에서 일해야 했기 때문이다.산은 그저 물품과 사람의 유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기에 깎아 버리거나 구멍을 팠다.산을 일부러 찾는 일은 성묘,등산,절 구경,단풍 구경 등이다.이제 우리는 산을 배고픔을 달래는 소원빌기나 눈요기용 정도로 생각하지 말고 배와 마음과 머리를 채워주는 소중한 자원으로 적극 개발해야 할 것이다. 록 클라이밍,핸드 글라이딩,마운트바이킹 등 새로운 레크리에이션이나 스포츠가 등장하기도 한다.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앞으로 관광과 스포츠 이외에 산 자체의 특성을 이용하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올 것이다.여기에 한국의 희망이 있다.왜냐하면 한국만큼 쓰임새 많은 산을 보유한 나라가 드물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더 높은 산을 가진 나라는 많다.미국과 캐나다에는 로키,이탈리아와 프랑스와 독일에는 알프스,인도와 티베트에는 히말라야,페루와 아르헨티나와 칠레에는 안데스 등이 있다.우리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산도 많다.그러나 외국의 산과 한국의 산과는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외국의 장엄한 산은 멋있어 구경가기에는 좋지만 그 산들은 하나같이 인간이 살수 있는 곳이 아니다.그 반대로 한국의 산은 어디를 가도 물이 있고 풀이 있어 사람이 살 수 있다.한국은 산은 생명을 가능케 하고 삶을 충족시키는 ‘금수강산’인 것이다. 외국의 산은 광산업이나 관광산업 이외의 가능성이 별로 없지만 한국의 산에는 엄청난 가능성이 숨어 있다.이제껏 산을 허물어 간척지를 메우는 등 2차원 평지로 많이 개척해 왔지만 아직 산을 3차원 그 자체로 쓰는 방법은 세계 누구도 별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우리가 먼저 산 쓰는 방법을 개발하면세계 최고의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가능성은 필자가 한국과 세계 여러 나라를 두루 다니면서 내린 결론이다.황당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허황한 공상만은 아닐 것이다.우리 모두 산 쓰는 방법을 생각해 보자.엉뚱하고 기발한 생각을 할 줄 아는 우리 어린이들에게도 물어보자. 趙 璧 미시간공대교수·기계공학
  • 호암미술관‘인물로 보는 한국미술’기획전

    한국미술 속에 투영된 ‘나’는 어떤 모습일까.새 밀레니엄이 다가오면서‘정체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호암미술관은 ‘인물로 보는 한국미술’ 밀레니엄 특별기획전을 서울 호암갤러리와 로댕갤러리 두 곳에서내년 2월말까지 장기 개최한다.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7,000년간의 우리 모습을 미술을 통해 되돌아본다는 의도의 이 전시회는 토우,조각,초상화,풍속화 등 다양한 미술작품 201점을 한 자리에 모았다.평면과 입체 작품을 함께 아우른 가운데 고미술 135점,근대미술 66점이 출품됐다.호암미술관 뿐 아니라 국립중앙미술관 등 14개 공사립박물관 및 개인소장품들로 이뤄졌다.이중에는 ‘윤두서 자화상’등국보 4점,보물 5점의 지정문화재가 포함되어 있다. 전시는 고미술 풍속화부터 시작된다.조선시대 예술적 품격을 갖춘 중요한장르로 발전한 풍속화는 인물 모습과 함께 사농공상의 생활정서를 잘 표현했다.이어 고미술 초상화 전시가 이번 기획전의 중심을 이룬다.조선시대 최고의 초상화로 꼽히는 ‘윤두서의 자화상’(국보240호)은좀처럼 일반에 공개되지 않는 명품이다.왕의 어진을 그린 당대 최고의 초상화가 한종유와 변상벽이 합작해 그린 김재로 초상도 나온다. 조선시대 양반 여인에 대한 초상화는 없지만 기품있는 기녀 등 조선여인들에 대한 그림이 전시된다.김홍도와 신윤복의 여인 풍속도에 이어 작자미상의 ‘미인도’가 시선을 끈다.이 그림은 윤두서의 자화상과 함께 해남의 녹우당에 비장되어오다 일본에 밀반출된 뒤 반환된 사연을 지니고 있다. 이어 현대미술 회화에 나타난 우리의 얼굴이 나온다.우리나라 최초로 서양화를 도입한 고희동의 자화상을 비롯, 구본웅 서진달 오지호 이쾌대 최영림장리석에서 임옥상 권순철 김호석 윤석남이 그려내는 현대적 인물이며 박래현 이인성 박생광 이종구 등의 풍속인물화가 곁들여진다. 입체조각품은 로댕갤러리에서 전시되는데 7000년전의 인면장식 조개에서 백남준의 작품까지 이어진다.만면에 머금은 웃음으로 ‘신라의 미소’로 불리우는 흥륜사지 출토의 인면문 수막새,본격적 인물상의 시작이랄 수 있는 삼국시대 불상,민간에서 조성된 조선시대 돌조각 등에서 한국인의 얼굴표정을살필 수 있다.근현대조각품으로는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비운의 작가권진규의 ‘지원의 얼굴’을 비롯,전뢰진 백문기 최종태 강관욱 등의 인물상을 볼 수 있다.(02)771-2381. 김재영기자 kjykjy@
  • [외언내언] 월드컵 마스코트

    1일 공개된 2002년 월드컵 마스코트 ‘아트모’는 친근하게 다가오질 않는다.동물이나 식물을 의인화해 표현했던 기왕의 올림픽 및 월드컵 마스코트와달리 상상속 외계생명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탓일까. 아트모 우주왕국 왕자가 대왕으로부터 “지상으로 내려가 2002년 월드컵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라”는 임무를 받고 오는데 말썽꾸러기 아트모B와 아트모C가 몰래 따라 내려오다가 현해탄에서 풍랑을 만나 각기 한국과 일본으로헤어지면서 여러가지 모험을 겪는다는 만화영화식 설정이 재미있긴 하다.기존 마스코트들이 주인공 하나만을 내세웠던 데 비해 여러 출연진을 내세우고2차원 평면에서 벗어나 3차원 동영상을 도입한 것도 새롭게 보인다. 그러나 낯설고 생경하다.제작 관계자들은 미래 세계의 주인공인 10∼20대에눈높이를 맞추었다고 설명했다는데 눈높이가 전혀 다른 세대에 속한 탓일지도 모르겠다.월드컵 마스코트 ‘아트모’는 “다가올 2000년대의 적응전략을찾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이들 세계를 보고 만화를 읽으라”고 권고한 미국의 문화비평가 더글러스 러시코프(‘카오스의 아이들’)의 말을 충실히 따른 것처럼 보인다.전세계 청소년들을 상대로 미리 시장조사를 해 본 결과 상당한 호응을 받아냈다니 말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서는 전세계적 호응만 얻어낸다면 성공으로 생각하겠지만 공동주최국의 한쪽인 한국 국민으로서 우리 정서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아트모’는 이상하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엠블럼과 마스코트는 주최국의문화를 전세계에 알리는 한편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상징적 기호이다.‘아트모’는 FIFA에 돈을 안겨 줄지는 몰라도 2002년 월드컵공동개최국인 한국 문화를 전세계에 알리고 우리 문화산업 발전의 계기가 될 수는 없다. 게다가‘아트모’가 일본색을 많이 띠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있다. 이 지적이 사실이라면 한국보다 큰 일본 시장이 배려된 결과일지도 모른다. 2002년 월드컵 마스코트는 원래 한국과 일본,그리고 FIFA가 각각 만들기로했다가 공동개최에 따른 어려움을 이유로 한·일 합의를 거쳐 하나의 공동안이 나오게 된 것이다.FIFA가 영국에 본사를 둔 인터브랜드사에 디자인을 맡겨 ‘아트모’가 탄생한 것인데 한·일 양국은 디자인산업 발전의 결정적 기회를 놓친 셈이다.월드컵 엠블럼이나 마스코트가 직접·간접으로 가져올 엄청난 문화산업 파급효과를 스스로 차단한 셈이다.말로는 디자인 분야를 21세기의 새로운 전략산업으로 육성한다면서 한국의 디자인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봉쇄한 것은 잘못이다.공동개최국끼리 서로 견제하다가 역대 어느 월드컵때보다 FIFA에 너무 많은 힘을 실어준 결과 한국은 재주만 부리는 곰이 되지 않았나 싶다. [任英淑 논설위원 ysi@]
  • ‘지구촌 대축제’불 지피다-2002년 월드컵 마스코트 확정

    1일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발표된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마스코트는 구성과 내용 등에서 주최국의 이미지만을 형상화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세계적인 개념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2002년 대회가 한·일 두나라의 공동개최이긴 하나 실질적인 주최는 국제축구연맹(FIFA)이라는 의미에서 글로벌한 마스코트가 탄생했다. 당초 FIFA와 한·일 두나라는 지난 5월말 공개된 엠블렘과는 달리 각각 3가지의 마스코트를 제작키로 했으나 한국측의 주도로 지난 97년말 단일화하기로 합의, 지난해 말부터 제작에 들어갔다. 제작은 엠블렘을 만들었던 영국의인터브랜드사가 맡았으며 10억여원의 경비가 소요됐다. 기본 개념은 한국과일본의 문화,FIFA가 추구하는 가치 등 세가지 요소가 반영토록 했으며 이 과정에서 평면적이고 정적인 이미지의 단일 만화 캐릭터 개념에서 벗어나 인간의 감성에 영향을 주는 ‘Atmosphere(우주)’에서 동화와 같은 스토리 개릭터인 3명의 ‘아트모’를 창조해 냈다. 어쨌든 지난 5월말 엠블렘에 이어 마스코트도 확정됨에 따라 FIFA는 수익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칠 수 있게 됐다. FIFA는 이미 엠블렘과 마스코트를 활용한 다각적인 수익사업을 구상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일본 조직위 또한 이를 통해 일정부분의 수익을 보장받게 되며 개별적인 수익 또한비록 제한적이기 하지만 상당액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양국 조직위는 FIFA가 마케팅 수익금의 일부로 제공하는 재정보장액 1억1,000만달러와 추가배당금 등을 포함,모두 4억3,000만달러의 수익을 보장받게될 것으로 보이며 국내로 제한된 6개의 후원업체 선정을 통해 4,000만달러의 추가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곽영완기자 kwyoung@ *마스코트 '아트모' 스토리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마스코트는 복수의 캐릭터가 하나의 스토리를 엮는독특한 형식이다. 공을 손에 든 캐릭터는 축구를 사랑하는 분위기가 넘쳐나는 아트모 왕국의왕자인 동시에 왕국의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는 지도자로 2002년 월드컵의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키라는 특명을 받고 아트모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지구로 내려온다.나머지 두 어린 캐릭터는 아트모 축구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한말썽꾸러기로 어른들 몰래 지구상으로 내려오다 풍랑을 만나 길이 엇갈리면서 하나는 한국으로 다른 하나는 일본에 도착한다는 스토리다. 제작진은 “아트모들이 대회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지구로 내려와 여러가지 실수를 통해 경험을 쌓아 결국 대회의 성공에 큰 도움을 준다는 스토리를 상정하고 마스코트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그러나 대회에 대한 관심을 유지시키기 위해 이들 캐릭터의 개별적인 이름을 정하지 않고 앞으로 1년간 전세계를 대상으로 공모과정을 거쳐최종 이름을 확정할 예정이다.
  • [21세기 초일류 전문기업] LG전자

    ‘미스터 디지털’ ‘디지털 전도사’.LG전자 구자홍(具滋洪)부회장에게 따라다니는 별명이다.구 부회장이 주재하는 회의마다 ‘디지털로 시작해 디지털로 끝난다’고 해서 이같은 별명이 붙었다. LG전자는 총수의 디지털에 대한 열정때문에 국내 경쟁사를 제치고 ‘선수(先手)’를 치고 있다.지난 6월 국내기업 최초로 ‘디지털 경영 선포식’을가진 것이 대표적 사례다. ■디지털 시장을 선점한다 구 부회장이 디지털에 매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아날로그에서는 영원한 후발주자였지만 디지털만큼은 선진국과 출발선이 같아 일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규모도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디지털TV 한 품목만 봐도 오는 2006년 국내 시장이 22조원,세계시장이 3,774억달러(452조원)에 이른다.김영수(金英壽) 홍보담당 상무는 “디지털TV는 초기 세계시장만 선점하면 2010년께는세계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연구개발(R&D)도 디지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이 회사 안승권(安勝權) 기술지원담당 상무보는 “디지털 부문의 R&D비중을 올해약 60%,내년에는 70%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현재 전체 10% 정도인 디지털 가전의 매출을 2005년에는 55%로 높일 계획이다.또 2005년 디지털TV는 세계시장의 20%,PDP(벽걸이)TV는 16%,완전평면 모니터는 25%를 점유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정했다. ■백색가전,수출로 활로 뚫는다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은 이미 국내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만큼 LG전자는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현재 LG전자의전체매출 가운데 수출비중은 75%.앞으로 이를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잠재력이 높은 중국과 인도가 집중공략 대상이다.LG전자는 96년 중국에 7억4,800만달러 어치를 수출했으나 지난해 13억1,000만달러를 수출했고 올해에는 17억달러를 예상하고 있다.김영수 상무는 “중국 가전시장은 2∼3년안에국내 내수시장과 맞먹을 만큼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95년 인수한 미국 제니스(Zenith)가 최근 정상화의 길을 걸으면서 LG전자는 북미시장 공략의 채비도 갖추고 있다.구 부회장은 “당분간미국내 90% 인지도를 보유한 제니스 브랜드를 활용,미국시장을 공략하겠다”며 “미국현지에서 컨설턴트를 고용,향후 LG와 제니스의 미국시장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 멀티미디어사를 지향한다 최근 LG그룹이 데이콤 지분을 매집,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LG전자가 상당한 몫을 했다.이에 대해 구 부회장은 “디지털TV,PDP TV 등 디스플레이와 정보통신 분야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있다”고 밝혔다.이 말은 데이콤 인수가 단순히 유선통신사업 진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무선 통신 및 인터넷 사업을 포괄하는 종합통신서비스를 겨냥하고 있음을 말해준다.이 회사 정병철(鄭炳哲)사장은 “LG전자=가전회사란 등식은 틀렸다”고 규정했다.정 사장은 “광 저장장치나 디지털 디스플레이,노트북PC를 가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LG는 종합 멀티미디어사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도 ‘디지털’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을 들어온 LG전자에는 지금 도전과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이같은 기업문화는 인사에서부터 드러나고 있다.구 부회장은 지난 6월 “국내 대기업 최초로 스톡옵션(Stock Option)을 도입하고 인재 스카웃을 위해 연봉과 별도로 상한선이 없는 계약금을 주는 ‘사이닝(Signing) 보너스’도 채택하겠다”고 선언했다.이어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앞으로 젊은 인재를 발탁하고 여성과 해외영업 직원을 임원으로 승진시키겠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시대에 ‘국내 챔피언’에 올랐던 LG전자가 디지털 시대를 맞아‘세계 타이틀’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추승호기자 chu@ ■21세기 일류가 되려면 LG전자엔 아직까지 ‘금성사’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다.30∼40대 이후중장년층에게는 “가전은 역시 금성”이란 인식이 박혀 있다. 그러나 요즘 신세대에 소구할 수 있는 제품이 없다.LG전자 관계자도 “미니카세트 ‘아하프리’ 외에 신세대 이미지의 제품이 없다”고 고민을 토로했다.신세대는 미래의 주소비층인만큼 이에 대응할 제품의 개발이 절실하다는지적이다. 또 종합 가전메이커로서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가약하다는 점도 보완해야 할 점이다.특히 미국에서는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비해서도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평이다.때문에 LG전자측은 “미국 제니스사가 적자에 시달리는통에 미국시장 공략이 차질을 빚었다”며 “제니스의 구조조정이 완료된만큼 앞으로 미국에서도 본격적으로 LG브랜드를 홍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푼돈만 버는’ 장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업계 충고다.LG전자의 순이익률은 2%에 채 못미치는 수준.GE(제너럴일렉트릭)의 순이익률 12%수준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이 절실함을 알수 있다. 추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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