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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회 맞는 MBC ‘100분 토론’ 진행자 손석희

    인터뷰 대상자를 일순간 궁지에 몰아넣는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질문과,아나운서로는 드물게 저널리스트적 위상을 갖춰 ‘마니아’층까지 확보하고 있는 손석희(48) 아나운서.그가 진행하는 MBC ‘100분 토론’이 오는 20일로 방송 200회를 맞는다.손씨 개인으로는 100회째.정운영 경기대 교수와 당시 사회평론가였던 유시민 의원(31∼100회)에 이어 지난 2002년 1월부터 토론을 진행해 오고 있다. “‘100분 토론’이 한국사회 토론 문화를 선도하고 사회적 의제를 던져주는 등 노력을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지난 17일 여의도 MBC본사에서 만난 손씨는 자신이 진행한 지난 2년 4개월동안 나름대로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손씨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편파 진행 시비는 접근 방법 자체가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 ‘시선집중’과 혼돈하는데서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오히려 제작진들로부터 너무 ‘개입’을 하지 않는다고 불평을 사죠.‘시선집중’에서는 직선적인 질문을 통해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지만,‘100분 토론’에서는 토론자들이 서로 질문하고 답할 수 있도록 그저 도와줄 뿐입니다.욕은 양쪽 모두에게서 먹는 걸요.(웃음)” 손씨는 같은 패널이 계속해서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우리사회에 토론 문화가 아직 숙성되지 못하다 보니 토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패널이 한정돼 있다.”고 꼬집었다.그는 기억나는 패널로 유시민 의원,노회찬 의원,홍사덕 의원,임태희 의원 등을 꼽았다. 손씨는 예상과 달리 평소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않는다고 했다.이유가 뭘까.“우리 사회는 ‘안면사회’아닙니까? 토론 패널은 방송 후에라도 절대 만나지 않는 것이 제 원칙입니다.나중에라도 토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잠재적인’ 인터뷰 대상자를 만들지 않으려는 것이죠.”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책꽂이]

    ●세치 혀가 백만군사보다 강하다(리이위 엮음,장연 옮김,김영사 펴냄) 칼에는 두 개의 날이 있지만,사람의 입에는 백 개의 날이 있다고 한다.말의 중요함을 강조한 말이다.이 책에는 명나라 황제를 목매어 자살하게 한 우금성,진시황을 꾸짖어 헛됨을 깨닫게 만든 모초,촌철살인의 유머로 경쟁자를 물리친 처칠 등 동서양 현인들의 성공을 위한 ‘말의 책략’이 담겼다.예컨대 지상매괴(指桑罵槐)는 뽕나무를 가리키며 홰나무라고 꾸짖는다는 말이다.즉 다른 사람이나 남의 일을 거론하면서 상대를 비판하라는 얘기다.1만 8900원. ●이소크라테스(김봉철 지음,신서원 펴냄)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유명한 연설문 작가이자 수사학 교사,정치평론가였던 이소크라테스의 삶을 조명.98세라는 긴 생애를 살다간 한 지식인의 삶과 사고의 행적을 통해 고전기 그리스 사회의 변질과 쇠퇴양상을 살핀다.그가 산 기원전 4세기 아테네는 ‘그리스의 학교’라고 불릴 만큼 문화적으로 풍요한 시대였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데모스테네스도 이 시대 사람들이다.이소크라테스는 소피스트 전통을 이어받아 현실주의적이고 상대주의적인 가치관을 추구했다.2만원. ●김현준의 재즈노트(김현준 지음,시공사 펴냄) 우리의 시선과 안목으로 바라본 재즈론.재즈비평가인 저자는 ‘재즈는 악보가 없는 즉흥음악이다’라는 말은 재즈의 본질을 왜곡하는 발상이라고 비판한다.재즈는 추상적인 악보를 통해 연주자들의 해석과 접근에 보다 많이 의존하지만,작곡가의 의도에 따라 세세한 편곡에 이르기까지 악보를 구체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재즈의 역사를 톤과의 갈등으로 보는 저자는 ‘재즈에서의 톤’은 기술적인 요소가 아니라 연주자의 정신을 표출하는 형이상학적 본질임을 일깨워 준다.1만 4000원. ●진화적 풍경(복거일 지음,자유기업원 펴냄) 사회적 현상들을 진화의 개념으로 설명한 에세이.소설가이자 사회평론가인 저자는 자유주의 체제가 성공한 근본적인 요인은 그것이 진화에 가장 호의적인 체제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건축생태계(arcology)의 사회적 함의’‘천사들이 밟기 두려워 하는 곳’‘유전자 혁명과 인류의 진화’‘천도론과 갑오경장’ 등 60여편의 글이 실렸다.1만 8000원. ●제로니모 자서전(제로니모 지음,최준석 옮김,우물이 있는 집 펴냄) 제로니모는 그 호전성과 용맹성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아파치족 전사다.생전에 총알도 그를 꿰뚫을 수 없다는 신화를 만들어 냈으며 실제로 10여군데의 총상을 입고도 살아 남았다.미국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인디언이었고 서부 개척민들에게 제로니모라는 이름은 공포 그 자체였다.미국인들은 자신들의 군사용 헬기에 아파치라는 이름을 붙였고,지금도 공수부대의 낙하병들은 비행기에서 뛰어내릴 때 “제로니모”라고 소리친다.이 책에는 제로니모가 직접 구술한 자신의 생애가 담겼다.1만원.˝
  • 80년 광주는 우리에게 무얼 남겼나

    5·18 광주 민주화운동 24주기인 18일 지상파 방송사들이 과거 불행한 역사를 되짚는 특집물들을 잇달아 내보낸다. MBC는 오후 11시15분 ‘PD수첩’을 통해 ‘끝나지 않은 5월’을 방송한다.아직도 의혹으로 남아있는 행방불명자 문제와 암매장 의혹,당시 충격을 이기지 못해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피해자들을 집중 조명한다.제작진은 당시 암매장이 이뤄졌던 ‘주남마을’에서 시신 7구를 수습한 시청직원 최모씨의 증언을 통해 사건의 진실에 접근한다.MBC는 5·18과 관련된 특선 드라마 ‘낮에도 별은 뜬다(오후 2시)’도 방영한다. EBS는 오후 10시 20분 ‘똘레랑스-차이 혹은 다름’의 제1부 ‘끝나지 않는 5월의 노래’를 방영한다.제작진은 광주를 기억하고 당시 아픔을 되새기는 연극·영화·음악 등 문화운동의 과정을 살펴보면서 그 안에 담겨진 5월 광주의 의미와 진실을 조명한다.또 그것이 우리의 일상적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추적해봄으로써 과연 5·18 정신이란 어떤 것이며,그것을 계승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짚어본다. 한겨레신문 홍세화 기획위원의 진행으로 소설가 송기숙,시인 김준태,화가 홍성담,민중가요 작곡가 박종화,영화 평론가 이효인씨 등이 출연한다.25일 방영되는 2부 ‘광주,금기에서 성역으로’편에서는 24년이 지난 ‘오늘의 5·18’은 어떤 모습인지 살펴본다. KBS 1TV는 오후 2시 ‘한국 사회를 말한다-70인의 실종자,그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편을 지난 15일에 이어 재방송한다.한 공수부대원의 증언을 통해 저수지에서 놀던 어린이를 조준사격해 사살하는 등 무고한 시민을 즉결처분했던 당시의 충격적인 상황들을 고스란히 공개한다. 한편 SBS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5·18 관련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올드보이’ 칸영화제서 찬사

    |칸(프랑스) 이종수 기자|제 57회 칸국제영화제 개막 4일째인 15일 낮(현지시간) 영화제본부 ‘팔레 드 페스티벌(Palais de Festival)’에서 열린 한국의 ‘올드보이’ 기자회견에는 1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참석해 박찬욱 감독의 연출과 배우 최민식의 연기 등에 대해 1시간 가량 찬사와 함께 궁금증을 쏟아냈다. 박 감독은 영화 속의 폭력에 대해 “왜,어떻게 폭력이 가해지는지를 통해 폭력의 결과가 어떤 것인지,그리고 가하는 자와 당하는 자 사이의 변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고 싶었다.”며 “전작은 건조하고 차가운 영화인 반면 ‘올드보이’는 습도 높고 뜨거운 영화”라고 설명했다. 사회자는 최민식을 “‘쉬리’에 출연했으며 ‘취화선’ 이후 두번째로 칸에 방문하는 배우”라고 소개했다. 한편 미국 영화전문지 ‘스크린 데일리 인터내셔널’이 세계 영화평론가 11명에게 의뢰한 결과,‘올드보이’는 이번 칸 영화제에서 상영돼 별점을 받은 5편 중 두번째인 평균 2.4점을 받았다.일본의 ‘아무도 모른다(Nobody Knows)’가 ‘올드보이’보다 0.1점 높은 2.5점을 받았으며,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슈렉2’와 에밀 쿠스트리차의 ‘라이프 이스 어 미러클’은 각각 2.1점이었다. 데일리의 별점은 영화제 심사나 수상 여부와는 상관이 없지만 일반적인 반응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날 열린 ‘올드보이’기자시사회에는 1000명을 수용하는 드뷔시홀이 거의 찰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벨기에 텔레프로지의 기자 이반 코르비지에는 “감독의 연출력과 구성이 돋보였고 이미지나 스토리 전개도 훌륭했다.”고 말했다.그는 “주인공(최민식)이 2년전 화가(‘취화선’출연을 의미)로 나온 배우 맞죠?라고 물은 뒤 “뛰어난 연기가 인상적”이라며 “초반이라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남우주연상을 받기에 모자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 말말말˙˙˙

    정지용의 초기 시에 나타나는 낭만적 유미주의나 실험적 형태는 근대 발전과 진보가 가져다준 하나의 ‘신경증’과 ‘히스테리’다.그의 초기 시는 단순히 퇴폐적이라거나 현실 도피적이라기보다 고독한 자아의 고결함과 세계에 대해 개인적 감각을 드러내는 방식이었다.-문학평론가 김용희씨,정지용 시인의 허무주의를 분석하면서-˝
  • 원재길 작품집 ‘달밤에 몰래 만나다’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의 모순을 날카롭게 그려온 작가 원재길이 세번째 작품집 ‘달밤에 몰래 만나다’(문학동네 펴냄)를 냈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써온 12편의 단편을 모은 이 소설집은 작가 특유의 환상성의 세계가 돋보인다.어머니가 죽은 뒤 틈만 나면 잠에 빠지는 여인의 이야기를 다룬 ‘한잠순 여사 약전(略傳)’이나 외뿔 솟은 염소,눈이 하나 뿐인 송아지,다리가 셋인 개,귀가 세 개인 토끼 등이 나오는 등산로를 배경으로 비정상과 정상의 구분을 무너뜨리려 시도한 표제작 등 대개의 작품이 환상적이고 몽환적이다. 이런 우화적 세계는 역설적으로 현실의 불합리와 질곡을 신랄하게 꼬집는 효과를 거둔다.그를 통해 작가는 일상 생활 곳곳에 만연한 정상-비정상의 구분에 도사린 폭력성을 부각시키는데 성공한다.앉은뱅이 부부의 난쟁이 딸과 친하게 지낸다고 놀리는 친구의 인형을 뺏은 기억을 지닌 주인공이 30년 뒤 아파트 뒷산에서 그녀와 재회하면서 화해하는 과정을 다룬 표제작.여기에 미모나 재능 모든 면에서 뛰어나 동네 사람들의 오해와 질시를 받다가 마침내 마을에서 사라져가는 여주인공의 사연을 다룬 ‘꽃바람’ 등은 다수의 기준으로 차별을 합리화하는 현실을 풍자한다. 작가는 이런 냉혹한 현실 논리와 직접 맞닥뜨리지는 않는다.환상과 알레고리를 이용해 주인공들을 동물로 변신(‘방충망’‘선인장’)시키거나 마술 등의 방법으로 현실 속에서 상처받고 작아져 가는 사람들을 달래준다(‘바다사자들은 어디로 갔을까’).작가의 이런 작품세계에 대해 평론가 오태호는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 구분 때문에 사회 주변부로 밀려난 이들의 상처와 고통을 들쳐낸다.”고 설명한다. 이종수기자˝
  • 우리문학의 ‘부활 날갯짓’

    ‘가타 부타’ 여전히 말이 많지만 이제 ‘문학의 위기’는 부인할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이같은 위기를 놓고 우리 문학계에서는 장탄식만 무성할 뿐,정작 그에 대한 생산적 대안 모색을 위한 절실한 노력이 모자랐던 것도 사실이다.어찌보면 무기력하기만 한 지금의 상황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움직임이 있어 눈길을 끈다.‘창작과 비평’여름호가 특집으로 준비한 ‘한국 소설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다’와,계간 ‘문학·판’과 대구 계명대학교 문예창작학과가 주최하는 ‘새로운 세대의 문학과 대중문화’ 심포지엄.위기를 벗어나 새로운 ‘문학의 길’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미리 들여다본다. ●과연 우리 문학은 죽었는가? ‘창작과비평’이 오랜만에 마련한 문학특집은 ‘문학의 위기에 대한 풍문’을 확인하려는 의욕적인 작업이다.이례적으로 백낙청 전 서울대교수,최원식 인하대교수 등 문학관련 편집위원들이 필자로 참가하여 작가(작품)론을 통해 위기론의 본질과 현상을 총체적으로 진단한다.평론가 진정석은 임규찬과의 대담에서 “문학의 위기를 운운하기에 앞서 지난 10년 동안 문학의 성과를 점검하는 게 위기론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선결과제”라고 지적한다.우리 문학은 지난 10년간 꾸준한 위기론 속에서 양적 성장을 해왔지만 빛나는 작가는 드문 ‘군소작가들의 시대’라는 것이다.이에 따라 특집은 2차례의 선별과정을 거쳐 낙점된 배수아,김영하,홍석중,천운영,공선옥,김연수,성석제,이만교,이명랑의 작품이 도마에 올라 위기론 해부의 재료가 된다.이가운데 최원식 교수는 ‘검은꽃’의 작가 김영하와,‘황진이’를 쓴 북한의 홍석중을 비교하면서 남북한의 새로운 역사감각을 비교해 눈길을 끈다. 백낙청 전 서울대교수가 4년 만에 발표한 평론을 통해 ‘소설 파괴적’이란 평을 듣는 젊은 작가 배수아의 ‘에세이스트의 책상’을 분석한 것도 주목거리.백씨는 배수아의 작품세계를 기존의 평과는 달리 “줄거리가 없기는 커녕 교활하다 싶을 정도로 치밀한 운산과 정교한 복선을 깔고 펼쳐지는 서사(敍事)를 포함하는 소설적 성취”로 평가한다. ●대중문화와의 접점을… 19일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에서 열리는 ‘젊은 작가 심포지엄’은 문학과 대중문화의 경계에 초점을 맞춘다.시인이자 로커인 성기완은 “이런 논의의 근저에는 ‘문학은 죽었다’는 불온삐라 같은 것이 존재한다.”며 “특히 그 깊숙한 곳에 문학에 대한 고정불변의 개념이 자리잡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한다.성기완은 다양한 형태로 예술적 성취를 보여준 어어부밴드를 예로 들면서 “문학도 ‘종이뭉치’위에 소속되려고만 할 게 아니라 현실의 주요문제들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 만화가 변병준,시인 함성호,소설가 송경아는 문학과 만화와의 접점을 모색한다.송경아는 두 장르의 상상력을 비교한 뒤 “만화 자체와 소설의 접목을 눈여겨볼게 아니라 서로 다른 장르들이 어떤 방식으로 교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답을 구하면 서사작품들 전반의 융합과 창조력 연구에 새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문학과 영화’의 상관성과 관련해선 영화감독 김태용과 소설가 김경욱·정이현이 토론을 벌인다.정이현은 90년대 후반 떠오른 ‘영화적 소설’이란 말에 담긴 허구성을 지적하면서 “영화적 기법으로 비치는 소설적 장치의 사용은 시각적 매체를 추종한 것이 아니라 그런 사유의 패턴과 문화적 감각을 이 시대의 중요한 현실의 일부로 받아들이려는 것”이라고 항변한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세차례 척추수술 이겨내고 18일 전시회 김흥수 화백

    “죽었다가 다시 깨어났습니다.그 기념으로 전람회를 갖게 되었지요.건강은 60% 정도 회복한 것 같아요.” 김흥수 화백은 우리나라 화단의 거목으로 꼽힌다.그는 85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청바지를 여전히 즐겨 입는다.그것도 형형색색의 물감이 잔뜩 묻어 있다. 그는 최근 45살 연하의 부인(장수현씨)과 다시 새로운 ‘로맨스 그레이’의 행복한 삶을 시작했다.기념으로 오는 18일부터 31일까지 서울 관훈동 윤갤러리에서 ‘김흥수 화백 소품 기념전시회’를 연다.2002년 10월 이후 세 차례에 걸친 척추 수술 끝에 마침내 병상에서 일어나 다시 작품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특히 99년 드로잉전 이후 5년 만에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여서 화단 안팎의 화제가 되고 있다.주변에서는 장수현씨가 김 화백의 예술혼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고 한다. 김 화백은 12일 전화 인터뷰에서 “혼자서 뭔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이번 전시회를 저질렀다.”고 밝혔다.평소의 열정적인 투지와 기백,끊임없는 탐구적 자세로 다시 돌아왔단다.아직 건강이 100% 회복된 상태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소풍가는 날을 앞둔 아이처럼 신나는 목소리였다. “작품 만들기는 지난가을부터 시작했지.처음에는 30분 정도 작업을 했으나 나중에는 세 시간까지 연장할 수 있었어.사랑하는 아내의 도움은 말할 것도 없지.” 일상을 포기할 정도로 건강을 잃었다가 다시 일어섰다는 그는 “삶의 의욕을 자각하니 역시 살 만한 것이 아니냐.”면서 “두번 다시는 작품을 만들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번을 계기로 더욱 부지런하게 살아볼란다.”며 웃었다. 미술평론가 김종근씨는 이번 전시와 관련,“마치 파블로 피카소만큼이나 숱한 화제를 뿌린 그의 예술과 인생은 여전히 우리 대중들에겐 화려하다.”면서 “언제나 정확한 데생과 풍부하고 세련된 색채,빈틈없는 구성의 누드연작들은 왕년의 김흥수 전성시대를 떠올린다.”고 의미부여를 했다.그는 또 “김흥수 화백은 회춘했다.그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것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에는 원숙한 누드 신작이 등장한다.노란색 바탕에 정면으로 앉은 여성의 누드를 담은 ‘나를 찾아온 천사’는 병마를 이겨낸 그의 희망을 담았다는 평이다.1919년 함흥에서 태어난 그는 첫돌 때 잡은 것이 붓이었다.동경미술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할 정도로 뛰어났던 그는 열아홉 살 때 처음으로 누드화를 그리기 위해 동갑내기 처녀의 옷을 벗긴 것이 가장 황홀했다고 평소에 추억담으로 얘기하곤 했다. 1977년 추상과 구상이라는 상이한 화면을 하나로 조화시키는 하모니즘(음양조형주의) 미술의 창시를 그는 선언했다.1990년 파리 뤽상부르미술관,1993년 러시아 모스크바 푸슈킨미술관,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박물관 등에서 개인전을 열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도 했다. 그의 러브스토리는 아직도 생생하다.지난 1983년 신학기 학생들 중 유독 눈이 띈 여학생이 있었다.종강하던 날,낙원아파트로 학생들을 초청한 김 화백은 그 여학생에게 사랑을 고백했다.결국 92년 스승과 제자로 결혼하기에 이르렀다.부인 장씨는 “수(김화백 애칭),당신은 역시 위대한 화가”라고 표현했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문화마당] 구상 시인에 관한 斷想/유성호 한국교원대 교수· 문학평론가

    11일 새벽에 유명을 달리한 구상(具常) 시인은 분단시대를 온몸으로 겪은 마지막 증인이 아닐까 한다.광복 직후 그는 원산에서 동인지 ‘응향(凝香)’에 참여한다.그 책에 실린 ‘여명도(黎明圖)’ 등의 시편이 북조선문학예술총동맹으로부터 공상적·퇴폐적·현실도피적이라는 비판을 받게 되자 그는 이른바 ‘반동문인’으로 지목되었고,이 필화사건은 결국 그를 남쪽으로 내려오게 한다. 그 후 구상은 분단 반세기 동안 가장 대표적인 ‘월남문인’으로 왕성한 활동을 한다.이제 우리 문학사에 월남문인은 2000년 황순원 선생에 이어 구상 시인마저 타계함으로써 상징적 마감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가 50년이 넘는 창작 여정을 통해 줄곧 추구해온 시의 주제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그 하나가 현실에 대한 첨예한 역사 의식이었다면,다른 하나는 기독교적 감각에 바탕을 둔 인간 구원의 추구였다.그 점에서 그는 자신의 이름대로,현실 증언의 구체성(具)과 종교적 영원성(常)을 동시에 추구한 시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구상은 15세 되던 해 가톨릭 사제가 될 것을 지망하고 신학교에 들어갔으나 3년 만에 환속한다.문학에 대한 열정이 그를 종교적 생애에 묶어두지 않은 것이다.이처럼 그의 일생은 종교와 문학 사이를 끊임없이 오간,갈등과 화해가 교차한 과정이었다. 시인은 줄곧 기독교적 존재론을 기반으로 미의식을 추구했지만,여기에 전통 사상과 선불교나 노장 사상까지 포괄하는 범(汎)종교적인 정신 세계를 수용하여 인간 존재와 우주의 의미를 탐구하는 구도적 시편들을 많이 남겼다. 그는 투병 중에도 장애인들의 문학지인 ‘솟대문학’에 커다란 지원금을 쾌척하는가 하면,가난하고 불우한 이웃들을 누구보다도 헌신적으로 도왔다.또한 사형 언도를 받았다가 무기수로 감형된 최재만씨를 아들로 삼아 석방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이처럼 청빈과 긍휼의 삶을 살아간 시인은 세상에 휘말리기 싫다며 조용히 초야에 묻히길 자처하였고,문단에서도 이렇다 할 높은 자리에 오르지 않았다. 구상 시인은 폐질환이 깊어져 지난해부터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시인은 입원해 있는 동안 기관지 절개 수술을 받아서 유언도 남기지 못했다고 한다.다만 지난해 ‘한국문인’에 ‘오늘’이라는 시편을 남겼는데,그것이 그의 생을 함축하는 일종의 유언처럼 읽혀 이채롭다.그 작품에서 그는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오늘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고 노래한 것이다. 오래 전에 ‘길 떠나는 가족’이라는 연극을 본 적이 있다.이는 구상과 함께 월남한 화가 이중섭의 그림 제목이다.소달구지에 올라타 따뜻한 남쪽 나라로 함께 떠나가는 일가의 광경을 그린 유화가 ‘길 떠나는 가족’이다. 이 그림 제목을 딴 연극의 주인공은 이중섭이었지만,거기서 구상은 젊은 나이에 죽어간 천재를 친구로서 애도하였다.이제 구상 시인도 북에 두고 온 고향에 대한 수구초심을 접고,역사의 저편으로 흘러갔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 이처럼 따뜻한 ‘길을 떠난’ 시인을,가난과 불행 속에서 요절했던 천재 화가가 맞아주지는 않을까? 유성호 한국교원대 교수· 문학평론가˝
  • 와인 한 병에 1000만원

    한 병에 1000만원대의 고가 와인이 경매에 나온다. 21일 오후 7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1층 바인 레스토랑에서 열리는 와인 경매는 일반 와인 애호가들을 위해 1만∼10만원의 비교적 저렴한 와인을 비롯해 최고급 와인까지 160여점이 출품된다. 그중 눈길을 끄는 것은 프랑스산 ‘에르미타주 라 샤펠르 1961’로 경매 시작 가격이 990만원이다.이는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57)가 100점 만점을 줄만큼 뛰어난 와인이다.국내 유일의 와인 경매사 조정용(37)씨는 “1961년은 20세기 최고의 빈티지(포도수확연도)인데다 당시는 와인이 대량 생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세월이 흐를수록 그 희소성으로 더 비싸진다.”며 “고가의 와인은 마시기 보다는 애장하기 위해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와인 경매를 주최한 아트옥션측은 1300만원 선에서 낙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샤또 라피트 로쉴드 1928’과 ‘샤또 무똥 로쉴드 1928’은 각각 생산된 지 77년이 된 것으로 출품되는 와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추정가는 450만∼600만원이다. ‘앙리 제이어 보스네 로마네 1986’은 화학비료나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발효시에도 자연효모를 이용한 유기농 와인으로 생산량이 극히 적은 희귀 와인.주최측은 240만∼350만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 최고가의 와인은 1985년 영국 런던의 크리스티 경매에서 1787년산 프랑스 와인 ‘샤또 라피트’로 1병이 15만 6450달러(1억 8000여만원)에 낙찰됐다.국내에선 지난 3월,560만원에 낙찰된 프랑스산 ‘샤또 라푸르 1961’이 최고가로 알려져 있다. 한편 최근의 경기 침체속에 한 병에 몇 백만원을 호가하는 와인 경매 행사로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할 것이란 비판도 뒤따르고 있다.경매 참가비는 2만 5000원. 이기철기자 chuli@˝
  • 미술대전 대상 박성민씨

    제23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비구상부문 대상에 박성민(37·홍익대 대학원)의 양화 ‘물질의 삼태(Three states of matter)’가 선정됐다고 11일 한국미술협회가 발표했다. 우수상은 한국화부문은 박창로의 ‘노송의 꿈 2004’,양화부문은 권영술의 ‘시간여행’,판화부문은 이경희의 ‘K’mine’,조각부문은 이훈의 ‘시선’에 각각 돌아갔다.또 평론가상은 판화부문 조근석의 ‘디지털의 감성’,조각부문 조계형의 ‘호모모벤스의 역사의 정원’이 받았다.시상식은 17일 오후 3시에 열린다.˝
  • 별세 구상시인 詩세계·일생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오늘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시 ‘오늘’ 중) 11일 작고한 구상 시인의 삶은 ‘구도자적 자세’와 ‘영원한 현역 시인’으로 압축할 수 있다.산소호흡기를 쓰고 투병하던 지난해 격월간 문예지 ‘한국문인’ 10,11월호에 유언과 함께 남긴 위의 유언시는 이런 고인의 삶을 잘 보여준다. 구상 시인을 아는 사람들은 그를 두고 ‘마치 흐르는 물같은 삶을 산 사람’이라고 한다.그렇듯 그의 삶은 문학과 신앙이라는 두 축으로 지탱되는 구도(求道)의 그것이었다. 노년 들어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 짤막한 턱수염,얼마간 창백해 보이는 길다란 얼굴에 그럴 듯하게 구레나룻까지 이루며 자란 이 수염은 항상 그의 무명 한복과 어울려 이 땅의 수많은 독자와 문인들에게 ‘따뜻하고 순결한 시인’이라는 지워지지 않는 표상으로 각인돼 있다.문인이기 전에 그는 암울한 식민지의 신문기자였다. 스물 네살 나던 1943년에 함흥에 있는 ‘북선매일신문’ 기자로 세상과 맞닥뜨렸던 젊은 구상은 이후 두 차례의 필화사건과 6·25,감옥생활과 질병 등 온갖 신산을 겪으며 오로지 문학에의 열정과 종교(가톨릭·세례명 요한)적 신념으로 시대를 앞서 이끌었다. 그가 겪은 첫번째 필화사건은 1946년에 일어났다.원산문학가동맹의 주축멤버였던 그는 해방 1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동인시집 ‘응향(凝香)’에 발표한 ‘여명도’‘길’‘밤’등의 시가 퇴폐적이고 악마적이라며 반동으로 몰리자 이듬해 2월 서울로 월남해 이산의 삶을 시작했다.이때 남한에서는 남로당 기관지였던 ‘문학’이 이 시집을 대대적으로 소개했고,민족진영에서는 김동리씨 등이 나서 이에 반박하는 등 한차례 격랑이 일기도 했으며,이 와중에 그는 별도의 입상이나 추천 절차없이 문단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본격적인 민권운동에 나선 그의 길은 평탄치 않았다.전쟁 후 영남일보 주필 겸 편집국장으로 있던 그는 칼럼 ‘고현잡화(考現雜話)’와 시사평론집 ‘민주고발’ 등으로 사사건건 당시 자유당 정권과 부딪쳐 이적죄로 15년형을 선고받는 두번째 필화를 겪었다.그런가 하면 그는 평생 갖가지 병력(病歷)을 체험하며 형극의 길을 걸어온 시인이기도 했다.폐결핵으로 두번이나 수술을 했는가 하면 두번의 큰 교통사고와 당뇨병,만성 천식과 전립선 비대증,망막염과 백내장 등 수많은 병마와 싸워야 했다. 이런 역경 속에서도 고인의 지사적 풍모는 돋보였다.4·19 이전에 대표적 민권운동가였던 엄상섭,전진한씨 등과 함께 시국강연회를 갖는 등 치열하게 민권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런 그의 고고함은 5·16쿠데타 직후 박정희 장군의 상임고문역 추대를 거절한 것이나,전두환 정권의 부당한 학·예술원법 개정에 맞서 홀로 입법기구 회원직을 사퇴한 사실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권력에 초연함을 유지했던 고인의 인품은 현세의 이해관계에 초월해 예술세계를 지키며 외롭게 살다간 예술가들에 대한 애정으로 나타나 소장품을 내놓고 모금운동을 벌여 서울신문이 주관하는 ‘공초(空超) 오상순 문학상’의 토대를 세우기도 했다. 시인 구상은 그의 삶이 험난할수록 더욱 강고하게 종교에 집착하는 면도 보여 주었다.이런 영향으로 그의 시에는 대부분 동양적 관조와 기독교적 영원성이 깊게 배어 있다.연작시 ‘그리스도 폴의 강’은 이런 그의 정서를 대변하는 작품이다. 한편 서울 강남 성모병원 빈소에는 김수환 추기경,서영훈 전 적십자사 총재,박삼중 스님,이한택 주교를 비롯해 문덕수,박연희,김남조,김광림,구중서,성찬경,김종길,김종해,신세훈,신달자,김이연,류자효씨 등 많은 종교인과 문인들이 찾았다.노무현 대통령은 조화를 보내 조의를 표했다. 김 추기경은 “고인은 좁은 의미의 가톨릭이 아니라 종파를 넘어서 온세계를 아우르는 의미로서의 가톨릭 시인이었다.모든 것을 향해 열려 있었고,항상 마음을 비우는 진실의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구중서씨는 “고인은 전쟁 중에는 인민군의 묘지를 만들어 준 뒤 ‘적군 묘지 앞에서’라는 시를 썼고,베트남 전쟁 때 미군이 승승장구할 때는 ‘인류가 아직 깜깜하다.’며 인간의 도덕적 양심을 묻는 시 ‘베트남 기행’을 썼다.”면서 “이데올로기나 정파,권력에 가담하지 않고 인간 본성과 양심을 쉬우면서도 뜻이 깊은 시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초토(焦土)의 시(詩)’ 8 - 적군 묘지 앞에서 오호,여기 줄지어 누웠는 넋들은 눈도 감지 못하였겠구나. 어제까지 너희의 목숨을 겨눠 방아쇠를 당기던 우리의 그 손으로 썩어 문드러진 살덩이와 뼈를 추려 그래도 양지 바른 두메를 골라 고이 파묻어 떼마저 입혔거니 죽음은 이렇듯 미움보다도 사랑보다도 더욱 신비스러운 것이로다. 이곳서 나와 너희의 넋들이 돌아가야 할 고향땅은 30리면 가로막히고 무주공산(無主空山)의 적막만이 천만 근 나의 가슴을 억누르는데 살아서는 너희가 나와 미움으로 맺혔건만 이제는 오히려 너희의 풀지 못한 원한이 나의 바람 속에 깃들어 있도다. 손에 닿을 듯한 봄 하늘에 구름은 무심히도 북으로 흘러가고 어디서 울려오는 포성 몇 발 나는 그만 이 은원(恩怨)의 무덤 앞에 목놓아 버린다. ■ 구상시인 연보 ▲1919년 서울 이화동 출생.본명 구상준(具常浚) ▲1941년 일본대학 전문부 종교과 졸업 ▲1946년 원산에서 시 ‘여명도’등으로 필화,월남 ▲1948∼1950 연합신문 근무 ▲1952∼1956 효성여대 교수 ▲1961∼1965 경향신문 논설위원겸 동경지국장 ▲1976∼1999 중앙대 대우교수 ▲주요 저서 시집 :‘구상(具常)’,‘초토(焦土)의 시’,‘까마귀’,‘모과 옹두리에도 사연이’,‘개똥밭’,‘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다면’,‘오늘속의 영원,영원속의 오늘’,‘인류의 맹점에서’,‘홀로와 더불어’ 등. 수상집 :‘침언부어(沈言浮語)’‘영원속의 오늘’‘실존적 확신을 위하여’‘시와 삶의 노트’ 사회평론집 :‘민주고발(民主告發)’,수필집 ‘우주인과 하모니카’ ‘현대 시창작입문’ 등. ˝
  •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이덕일 지음

    실학의 완성자,개혁군주 정조의 오른팔,500여권의 방대한 저술,문학·역사·철학·과학기술 등 온갖 학문을 섭렵한 르네상스적 인물,행정의 최일선에서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실천적 지식인….다산 정약용의 이름은 곧 우리 역사의 자부심이다.그러나 실제로 다산은 타고난 천재라기보다는 노력형에 가까웠다. ●정조 보좌 조선 근대화 이끌어 그가 성균관에 입학한 지 6년이 지나도록 과거에 급제하지 못하자 정조가 꾸중을 했다는 일화는 다산의 이같은 일면을 잘 보여준다. 역사평론가 이덕일(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씨가 펴낸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전2권,도서출판 김영사)은 실학과 선진 과학문물,인간중심의 새로운 사상으로 침몰해가는 조선사회를 구하려 했던 다산과 그 형제들의 이야기다. 다산은 왕권을 위협하는 노론 벽파에 둘러싸인 정조를 현명하게 보좌하며 합리적 행정과 산업의 근대화를 이끌었다.역사상 최초의 계획도시인 화성의 대역사를 이룩했으며,암행어사로 민생을 살피거나 지방관으로 근무하며 개혁사상을 현실에 접목하는 데 매진했다.곡산부사로 일할 때 베푼 선정은 나중에 그가 국문을 당할 때 지배층이 민심이 두려워 그를 사형에 처하지 못했을 정도로 백성들의 칭송을 받았다.남인 계열인 다산과 그 형제들의 든든한 후견인이었던 정조가 1800년 급서하면서 다산이 누린 영광은 막을 내렸다.다산의 집안은 1801년 신유박해로 풍비박산이 났다. 정조 치세에서 억눌려 있던 노론 벽파가 어린 순조를 대신해 수렴청정에 나선 정순왕후를 앞세우고 남인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선 것이다.한국천주교사에 길이 남을 교리연구가인 막내형 정약종은 천주교 신앙을 고수하다 장남 철상과 함께 사형됐으며,조선 최초로 영세를 받은 매형 이승훈 또한 순교했다.다산과 그의 둘째 형 정약전이 제사 문제 등 성리학과 충돌되는 점 때문에 천주교를 저버린 것과 대조적이다.다산의 이복맏형 정약현은 그의 사위가 황사영인 탓에 갖은 고초를 겪었다.정조 사후 멸문지화에 가까울 정도로 몰락한 집안에서 다산과 정약전이 목숨을 건졌지만 그들은 각각 전라도 강진과 흑산도에 유배됐다.두 형제는 살아선 다시 만날 수 없었다.다산은 무려 18년 만에 유배에서 풀려났다. ●지배권력 집중공격에 만신창이 삶 책은 다산은 물론 박해로 점철된 삶을 민중과 자연에 대한 사랑으로 승화시킨 정약전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다룬다.정약전은 유배지 흑산도에서 어부들과 함께 지내며 그들의 삶에 동화됐고,‘복성재’라는 서당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쳤다.저자는 사대부들이 모두 경전 연구에 매달리는 현실에서 민중의 삶에 직접적 도움을 주는 어류생태를 연구한 정약전이야말로 진정한 실학자의 전형이라고 말한다. ●조선후기 인물사 3부작 완결편 이 책은 저자의 조선 후기 인물사 3부작의 완결편이다.1부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에선 사후 3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송시열과 노론이 조선사회를 주자학 유일사상 체제로 만들고 이를 명분으로 노론 일당독재를 구축하는 과정을 그렸으며,2부 ‘사도세자의 고백’에선 사도세자가 정신병자여서 죽임을 당한 게 아니라 노론 일당의 전제에 맞서 싸우다 살해된 것임을 밝혀냈다.이번에 펴낸 3부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에선 주자학 유일사상과 노론 일당독재 체제에 맞서 새로운 사회를 이룩하려 했던 정조와 다산 형제들의 파란만장한 드라마를 다뤘다.저자는 다산과 그의 형제들을 성리학 이데올로기에 의해 경직화된 체제로 치닫던 조선후기라는 시대를 거부하고 열린 사회를 지향한 선구자로 자리매김한다.각권 1만29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성민엽씨 팔봉비평문학상 수상

    평론가인 성민엽(48) 서울대 중문과 교수가 한국일보사가 주관하는 제15회 팔봉비평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평론집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198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성씨는 평론집 ‘지성과 실천’ ‘문학의 빈곤’ 등을 냈다.시상식은 새달 24일 오후3시 한국일보사 13층 송현클럽에서 열린다.
  • [월드이슈-슬로푸드운동] 美 슬로푸드운동 뿌리내린다

    제 고장에서 나는 신선한 제철 재료를 이용해 집에서 손수 음식을 만들어 먹자는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규격화되고 표준화된,인간을 속도의 노예로 만든 패스트푸드에 반대되는 개념에서 출발한 슬로푸드 운동은 단순히 반(反)패스트푸드 운동에서 벗어나 국적 불명의 식품을 배격하는 건강한 먹거리운동,환경운동,지역농가 지원 운동으로 발전해가고 있다.일종의 웰빙 식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움직임인 셈이다. 1986년 이탈리아에서 출발,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에서 세를 늘려왔던 슬로푸드 운동이 패스트푸드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지난 30년간 값싸고 간편한 햄버거와 감자 튀김에 ‘중독’됐던 미국인들은 건강의 최대 적인 비만의 주범으로 패스트푸드가 지목되는 것을 비롯,패스트푸드의 폐해가 잇따라 공표되면서 점점 슬로푸드 운동 제창자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최근 3년새 회원수가 급증,현재 전국 62개 지부에 1만 2000명의 유료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전세계적으로 8만여명이며 이중 3만 5000명 가량이 이탈리아인이다. ●패스트푸드 본고장 美서도 큰 반향 특히 패스트푸드가 미국인의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체격도 왜소하게 변형시킨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더했다. 최근 영국의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인 옵서버가 독일 뮌헨대의 존 콤로스 교수의 연구결과를 인용,보도한 것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가난과 패스트푸드 때문에 유럽인들보다 체격과 신장이 작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인들의 평균 신장은 유럽에서 가장 큰 네덜란드인보다 약 5㎝가 작았다.영국인들도 미국인들보다 약 1.3㎝가 큰데 독립전쟁 당시에는 미국인 남자 평균신장이 영국인 남자 평균신장보다 5㎝나 컸다고 콤로스 교수는 말했다. 패스트푸드를 몰아내자던 출범 초기의 과격했던 ‘슬로푸드’운동은 실생활에서 실천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지금은 특정 식품에 대해 금지나 불매운동을 벌이지는 않는다. 슬로푸드 회원들은 가끔씩 풀어 키운 닭과 유기농 식품,직접 짠 과일 주스,소량생산된 맥주를 사서 한시간 이상 걸려 스스로 음식을 만드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활동이 저조했던 영국에서도 최근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 1997년 출발,광우병 공포와 유전자조작식품의 안전성 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중산층 사이에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해 최근 정치인들이 슬로푸드 운동에 가세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현재 100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정치인 켄 리빙스턴은 런던식품위원회를 설치했고,찰스 클라크 교육장관은 학교급식 식재료의 투명한 공급체계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요리책 전문 출판사인 그랍 스트리트는 하반기중 600여가지의 전통식당들이 자랑하는 음식들의 조리법을 담은 일명 슬로푸드의 ‘성경’격인 요리책을 펴낼 예정이다. 영국의 슬로푸드운동 단체들은 이탈리아처럼 교육에 슬로푸드 운동을 접목시키고 있다.교육 당국에 학교 급식에 쓰이는 식재료의 투명한 조달 및 현지 식품 조달비율을 높이고 유기농산물 사용을 늘리도록 촉구하는 등 조직화하고 있다.단순한 잘 먹기 운동에서 환경운동 단체로 성격이 변하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에 본부를 둔 국제슬로푸드운동은 올해안에 세계 최초의 음식대학을 개교,본격적인 슬로푸드 운동 확산에 나선다. 이곳에서는 음식을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닌 문화적·철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며,슬로푸드 운동의 철학과 개념을 가르친다.졸업생들은 음식평론가,매니저,식재료 구매 전문가로 활동하게 된다.오는 10월4일 개교하는 음식대학은 3년 과정과 2년 석사과정이 개설돼 있다. ●“가진 자들의 운동” 비판도 슬로푸드 운동의 가장 큰 약점은 돈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재료인 유기농 식품이 대량생산된 슈퍼마켓 상품에 비해 최소 3∼4배가량 비싸다.이 때문에 슬로푸드운동은 ‘가진 자들’을 위한 운동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대해 슬로푸드USA회장 패트릭 마틴스는 “모든 사회운동은 여성 참정권이나 민권운동,환경운동을 막론하고 교육받은 엘리트로부터 시작됐다.”며 수요가 늘어나면 이런 식품을 생산하는 비용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8주간의 건강여행’의 저자인 앤드루 웨일 박사는 슬로푸드 운동을 시작하는 데 부자일 필요는 없다며 흔히 사용하는 몇가지 식품을 신선식품과 유기농 식품으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강조한다. ●1986년 反맥도널드 운동에서 시작 슬로푸드 운동은 이탈리아 브라 마을 출신의 음식·와인 저널리스트 카를로 페트리니 주도로 1986년 시작됐다.로마의 유서깊은 스페인 광장에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인 미국의 맥도널드가 매장을 연 것이 계기가 됐다.‘맥도널드 반대’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음식을 똑같이 빨리 먹는 음식문화를 거부하는 것이다.동시에 먹는 것의 즐거움,전통음식의 보존 등을 강조했다.국제적인 운동이 된 것은 1989년 파리의 코믹극장에서 슬로푸드 선언문이 채택되면서부터다.최근 광우병이나 유전자조작식품이 현안이 되면서 회원 가입이 늘고 있다. 이탈리아 브라에 있는 본부에서는 그 철학과 이념을 확산시키기 위해 각종 행사와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주요 행사로는 포도주 컨벤션,미각의 전당,슬로푸드 시상대회 등이 있다.장기 프로젝트로는 미각의 방주,포도의 유전자조작 반대 운동,미각교육 등이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새 시집 발간 준비중인 ‘홀로서기’의 서정윤 시인

    “요즘 학생들은 팬터지소설을 즐겨 읽는 것 같아요.아마 권선징악과 휴매니티가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저도 요새 들어 판타지 소설을 무척 좋아하게 됐습니다.” 사랑시의 대명사처럼 통용되는 시집 ‘홀로서기’의 저자 서정윤(47) 시인.그는 ‘접시꽃 당신’의 도종환 시인과 함께 80년대 국민적 시인으로 폭발적 인기를 누렸다.시집으로는 유례없이 ‘홀로서기’가 2년 전에 300만부 넘게 팔렸다.이후 한동안 뜸하다.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는 현재 대구 영신고등학교에서 ‘국어 선생님’으로 재직 중이다.1학년 담임을 맡았지만 1∼3학년 국어과목을 가르치는 올곧은 ‘스승’의 길을 걷고 있다.학생들이 ‘시 한수’를 부탁하면 “시는 사랑이고 그리움이다.”라며 그저 웃기만 한다.그러면 “우리 어머니가 사인 좀 받아오라고 하던데요.” 하며 떼를 쓴다. 서씨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무협지를 좋아했던 학생들이 요즘 들어 팬터지소설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말했다.복선을 깔고 있는 복잡한 철학적·문학적 소설보다는 단순한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란다.까닭에 그도 팬터지소설을 좋아하게 됐다.최근에 ‘바람의 마법사’‘이노센트’‘묵향’‘가제나이트’ 등을 읽었다.학생들과 좀더 가까워지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TV프로그램 ‘일요일 밤에’의 브레인 서바이벌 뮤직(개울가에서 올챙이 한마리가…뒷다리가 쏙,앞다리가 쏙…)을 핸드폰 벨소리로 다운로드를 받은 이유도 그래서다. 그는 “요즘 학생들은 상식적으로 알아야 할 것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한번 가르쳐주면 잘 따라준다.그런 과정이 너무 순수하고 착하다.”라고 말했다.그가 ‘팬터지’에 빠진 또 하나의 이유.문학적 채찍을 가하자는 차원이다.지난 2002년 11월 ‘홀로서기’ 300만부 돌파 기념으로 시선집을 낸 이후 아직 이렇다 할 작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작품요? 장르에 관계없이 쓰고 싶은 것을 쓸 따름입니다.시,수필,우화,소설 등 닥치는 대로이지요.또 새로운 의욕도 생겨나고요.” 그는 요즘 붕어낚시를 자주 간다고 했다.경산 인근의 저수지나 냇가를 찾아 낚싯대를 드리운다.한동안 적막하고 얄밉게끔 입질이 없으면 그는 절로 펜을 들어 메모를 한다. 이렇게 해서 쌓여진 작품 하나,우화집 ‘내가 만난 어린 왕자’가 최근 새로 완성됐다.작품 둘,일상적이고 생활주변의 단상들을 모은 수필집도 완성됐다.작품 셋,시 역시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쓰는 날짜를 꼭 정한 것은 아니지만 3일에 1∼2편의 시를 쓴다.여전히 ‘사랑’과 ‘외로움’을 키워드로 그리움의 서정성을 된장 담그듯 질그릇에 담고 있다고 했다.올 가을 그 뚜껑을 기어코 열겠단다.수필과 우화집은 3년 만이고 시집은 4년 만에 출간하는 셈이다. 평론가들은 그의 시 묘미는 쉬운데 있다고 한다.그는 영남대 3학년 재학시절 ‘영남대 교지’에 ‘기다림은/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좋다…/숱한 불면의 밤을 새우며/홀로서기를 익혀야 한다’는 시를 발표했다. 이후 ‘홀로서기’라는 말이 편지나 일상에서 단골로 인용되는 문화코드가 됐다. 김문기자 km@seoul.co.kr˝
  • 한국 영화감독 ‘브랜드 시대’

    “영화감독도 브랜드 시대!” 세계 영화시장에서 이름 석자로 ‘먹히는’ 국내 감독들이 늘고 있다.고유의 작품색깔을 밑천으로 신뢰받는 이른바 ‘브랜드 감독’들이 급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12일 개막하는 제57회 칸국제영화제만 일별해도 그런 추세는 읽힌다.경쟁부문에 진출한 우리 영화는 2편.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와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함께 황금종려상을 다툰다.칸영화제 경쟁부문에 국산영화가 복수로 진출하기는 처음이다. 두 사람은 모두 국제영화시장이 눈여겨 보는 아시아의 스타감독.홍 감독은 칸의 관심을 누구보다 많이 받는 국내 감독으로 통한다.그의 칸영화제 진출은 이번이 3번째.대표작 ‘강원도의 힘’과 ‘오!수정’이 비경쟁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었다. 박 감독의 칸영화제 진출은 그야말로 ‘브랜드’ 덕을 톡톡히 챙겼다는 해설이 지배적이다.당초 비경쟁부문에 초청된 ‘올드보이’는 출품작 확정마감 직전에 갑자기 경쟁부문에 편입했다.영화제 소식에 밝은 한 영화인은 이에 대해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평소 그에게 호감을 가졌던 것으로 안다.”고 풀이했다.2000년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동경비구역 JSA’를 내놓은 이력도 물론 힘이 됐을 것이다. 칸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이로는 ‘거장’반열에 오른 임권택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춘향뎐’(2000년) 등 최근작들을 경쟁부문에 선보이다 2002년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거머쥔 임 감독은 칸의 특별대우를 받기로 유명하다.출품작 확정 마감시한을 넘기고도 작품을 추가접수할 수 있는 특권의 소유자.‘하류인생’(21일 개봉예정)도 그랬다.영화의 제작일정이 늦춰지자 영화제측이 추가접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혀왔다.그러나 이번에는 임 감독쪽에서 내부사정으로 출품을 포기했다. 김기덕 감독도 국제영화제의 수상이력으로 특별대우를 받는 브랜드 감독이다.지난 2월 그에게 은곰상을 안긴 베를린국제영화제는 그의 작품이면 무조건 ‘러브콜’하는 분위기다. 감독의 이름값 하나로 영화제작 전에 해외투자를 받거나 사전판매(프리세일)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여자는‘도 그런 경우.프랑스의 유력 투자·배급사인 MK2가 공동투자와 현지 배급을 일찌감치 약속했다.지난 1월말 ‘생활의 발견’이 프랑스에서 개봉되는 등 유럽권에서 발빠르게 영역을 넓혀가는 홍 감독의 역량을 간파한 결과다. 해외 사전판매를 보장받는 감독은 이말고도 많다.이창동·강제규·곽경택·봉준호·임상수 감독 등은 크랭크인 이전에 해외판매망을 확보할 수 있는 ‘브랜드 감독 그룹’으로 꼽힌다.‘쉬리’로 아시아권에서 입지를 다진 강제규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의 초기 제작비를 일본 사전판매로 충당할 수 있었다.‘태풍’ 제작에 들어간 곽경택 감독도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의 상당부분을 프리세일로 해결할 계획이다.흥행작 ‘친구’가 흥정(?)의 든든한 배경임은 말할 것도 없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의 수상결과에 충무로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오랫동안 칸에서 아시아를 대표해온 건 일본영화였다.”면서 “두 감독이나 유지태·최민식 등 주연배우의 수상여부가 한국영화에 대한 유럽권의 인식을 바꿀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언론사주지분 20%내 제한 추진

    열린우리당은 언론사 소유지분제한,편집제작위원회 법적 기구화,공동배달망 구축을 언론개혁의 3대 핵심과제로 선정,연내에 입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인터넷 실명제는 폐지가 추진된다. 열린우리당의 김재홍 개혁과제준비기획단장은 4일 언론개혁과 관련,“이같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달 중으로 한나라당,민주노동당 등과 비공식 접촉해 ‘언론개혁 국민협의회’ 구성을 제안할 것”이라면서 “여기서 나온 안을 토대로 국회에 ‘언론발전특위’를 구성,연내에 입법을 마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언론개혁 국민협의회는 언론노조,편집인협회,인터넷기자협회,한국언론정보학회,한국정치평론학회,언개련,민언련 등의 언론관련 단체와 여야 정치인들로 구성한다.김 단장은 “만약 (언론개혁을)한나라당이 못하겠다고 하면 민노당·민주당 등과 공조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가 밝힌 언론개혁 방안에 따르면 특정신문이 중앙일간지 시장을 15% 이상 점유하는 경우,특정인과 특수관계인이 15∼20% 이상 지분을 못갖도록 독과점 방지차원에서 소유지분 제한을 추진한다는 것이다.그는 “일반상품도 특정상품이 75% 이상 시장을 점유하면 독과점으로 규제하는데 공익적 성격이 있는 언론도 이에 준하는 규제가 필요하다.”면서 “제한받게 되는 지분은 상장 등을 통해 소액주주들에게 돌려주는 방안 등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분제한 이후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했다. 특히 합리적인 편집권 운영을 위해 ‘편집제작위원회’를 법적 기구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김 단장은 “1면 톱의 경우,편집제작위원회에서 합의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규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집제작위원회는 평기자 대표,편집간부 대표,사주와 편집인 대표 등으로 구성한다. 국민들의 언론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공동배달제도 추진한다.공공기금이나 문예진흥기금 등의 형식으로 공동배달망을 확보한다는 것이다.김 단장은 이와 관련,“자본이 신문선택권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그는 “네티즌들의 윤리문제는 형법을 보완하는 방식 등으로 따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인터넷 실명제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현갑기자˝
  • ‘밤을 잊은 그대에게’ 어느덧 40돌

    국내 최장수 방송 프로그램인 KBS해피FM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106.1MHz,밤 12∼2시)가 오는 9일 40주년을 맞는다. ‘밤을‘은 TBC(동양방송)라디오 전신이었던 라디오서울이 1964년 개국할 때 첫 전파를 쏜 뒤 80년 방송사통폐합을 거쳐 지금까지 같은 이름으로 이어져왔다. 최수종,송승환,변진섭,김정은,김지수,김호진,박진희 등 40년간 이 프로그램을 거쳐간 DJ만 수십명.70년대 후반 진행을 맡았던 황인용은 “군사독재시절엔 프로그램의 인기가 너무 많아 청소년 퇴폐화의 주범으로 몰리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세월과 함께 프로그램의 성격도 청소년 대상에서 중·장년층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이종만 책임 CP는 “최근 청소년 대상 심야 프로그램은 연예 오락 프로그램이 대부분”이라면서 “‘밤을‘은 편안한 음악 위주로 편성돼 20대,30대까지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밤을‘은 40주년을 기념해 9일부터 15일까지 특집 방송을 마련한다.역대 DJ를 포함해 이 프로그램과 인연이 깊은 연예인들을 초청,신애라와 공동 진행한다 아울러 음악평론가,라디오DJ,라디오PD,청취자들이 선곡한 우리 가요 34곡이 담긴 CD를 발매했다.수익금은 모두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할 계획이다.또 8일 오후6시(15일 방송) KBS홀에서는 변진섭,신애라의 공동 진행으로 특집 공개방송을 한다. 김소연기자 purple@˝
  • ‘한국미술 열흘장’ 7~16일

    미술전문 출판ㆍ기획사인 ‘아트컴퍼니 미술시대’가 주최하는 ‘서울화인아트페스티벌(SFAF)-한국미술열흘장’이 7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열린다. 일반대중을 위한 미술감상과 판매를 목표로 한 이번 행사는 크게 본전시와 특별전으로 나뉘어 진행된다.본전시로는 유재길 이주헌 신항섭 박영택 김종근 등 평론가 10인이 선정한 작가 55인의 개인부스전이 열린다.김구림 지석철 황주리 전준엽 이목을 장혜용 한젬마 김일해 김종학 이정연 하상림 서정희 박승규 등이 참가한다. 특별전으로 마련된 ‘미국ㆍ유럽 앤틱미술전’은 미국의 로젠블럼,프랑스의 가브리엘 페로,영국의 톨비 등 18세기 말∼20세기 초 미국·유럽 작가들의 회화 40여점과 목가구,공예품 등이 출품된다.개인 컬렉터인 강신호씨가 10여년에 걸쳐 유럽과 미국에서 수집한 것들이다.‘이 시대의 초상전’에서는 임권택 패티김 김지미 문희 김혜자 조용필 이영애 최민수 채시라 심은하 이효리 등 한국 대중예술계의 대표적 인물들을 김선두 김일해 이목을 전준엽 등의 작가가 회화 조각 사진 등의 작품으로 담아냈다.‘아프리카ㆍ베트남 현대미술제’에는 아프리카와 베트남 미술품 30여점이 공개된다.아프리카의 목조각,목공예,돌조각,돌공예,철조각,가죽공예,회화 등이 전시되고 당수안호아,다오하이펑 등 베트남을 대표하는 작가 9인의 작품도 선보인다. 이밖에 박경순,이영학,곽태영 등 도예가들이 꾸미는 ‘현대도예가 현장전’,섬유·금속·유리·도예를 한자리에 모은 ‘생활속의 공예전’,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작가 빈센트 고 특별전 등이 마련됐다.입장료 일반 5000원,학생 3000원.(02)723-2664. 김종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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