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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 탐구②] 걸그룹의 같은 듯 다른 ‘색깔’ 찾기

    [아이돌 탐구②] 걸그룹의 같은 듯 다른 ‘색깔’ 찾기

    지난해 불었던 걸그룹 열풍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연말과 올해 초만 해도 솔로가수들의 대거 컴백으로 걸그룹의 독주가 지난해만 못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아직까진 그 열풍이 사그라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걸그룹 열풍이 지속되는 건 뜨거운 경쟁만큼이나 같은 듯 다른 각자만의 개성이 있기 때문이다. 걸그룹은 본업인 음악은 물론 연기, 예능 등 무대 밖 활동 병행에 열을 올리며 자신들의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타 그룹과 차별화하기 위해 자신만의 색깔 찾기에 나선 걸그룹의 생존전략을 살펴봤다. ◆ 섹시·큐티·강렬..‘맞춤형 콘셉트’ 최근 신곡 ‘Oh!’(오!)를 발표하고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는 소녀시대의 가장 큰 매력은 생기 발랄한 에너지다. 밝고 경쾌한 힘을 전달할 수 있는 음악, 그리고 생생한 에너지가 담긴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 데뷔 초 순수함과 풋풋함을 어필했던 소녀시대는 지난해 스키니 진과 마린룩을 선보이며 청순함에 섹시함을 조화시켰다. 이어 올해는 치어리더 복장에 “오빠~”를 부르는 등 귀여움을 강조하며 일명 ‘삼촌팬’ 굳히기에 나섰다. 소녀시대가 청순함과 귀여움이 가미된 섹시미를 강조한다면 브아걸과 애프터스쿨은 관능적인 섹시미를 발산한다. 애프터스쿨은 데뷔와 동시에 탄탄한 복근을 통해 최고의 섹시그룹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어 뒤늦게 합류한 유이가 ‘꿀벅지’로 인기를 모으며 애프터스쿨 역시 동반상승효과를 누렸다. 브아걸 역시 지난해 가죽 소재의 탱크탑과 핫팬츠를 입고 팔짱을 낀 채 골반을 튕기는 ‘시건방춤’으로 관능적인 매력을 어필해 팬들을 사로잡았다. ‘생계형 아이돌’에서 지난해 최고의 걸그룹 반열에 올라선 카라는 성장과정만큼이나 다양한 이미지를 차례로 밟고 올라온 경우다. 카라는 데뷔 초 ‘락 유’(Rock You)에서 중학생, ‘프리티걸’(Pretty Girl)을 통해 고등학생, ‘Honey’(허니)로 대학생 이미지를 어필했다. 이어 성숙하고 세련된 매력을 강조한 ‘워너’(Wanna), ‘미스터’로 지난해 대박을 터뜨렸다. 미국에서 활동을 볼이고 있는 원더걸스의 가장 큰 매력은 친근함이다. 멤버들 개개인이 특출하게 예쁘진 않지만 쉬운 멜로디의 노래, 따라 하기 쉬운 춤,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풍 패션이 팬들을 다양한 연령대의 팬층을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소속사 측은 “원더걸스는 영화에 출연했던 소희 외에 개별 활동 없이 항상 함께 활동해온 만큼 멤버가 모두 모였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최고의 신인 걸그룹으로 떠오른 포미닛과 2NE1은 귀엽거나 섹시함 일색이던 걸그룹의 틀을 깨고 강렬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두 그룹 데뷔 당시 유럽에서 유행했던 ‘캔디펑키’ 스타일을 차용해 패션트렌드를 주도하기도 했다. 포미닛은 “풋풋하고 여릴 것만 같은 소녀아이들이 강렬하게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를 보여 줄 수 있는 그룹을 만들고자 했다.”는 소속사 관계자의 말처럼 항상 파워 있는 강렬한 안무로 화제를 모았다. 2NE1은 남성 팬보다 여성 팬이 더 많은 걸그룹이다. 이는 힙합을 추구하는 자유분방하고 조금은 ‘껄렁한’ 매력이 여성의 입장을 당당하게 대변하는 노래가사와 어우러져 여심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가장 주목받았던 티아라는 데뷔 초부터 귀여움을 주무기로 내세웠다. 이는 새해 첫 지상파 1위를 차지한 ‘보 핍 보 핍’에서 인형발을 끼고 나와 깜찍한 안무를 선보이며 극대화 됐고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 예능·연기 통한 ‘시너지 효과’ 걸그룹의 매력발산은 무대 위에서 뿐만 아니라 예능프로와 드라마 및 영화에서도 활발하다. 이러다 보니 본업에만 충실한 걸그룹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소녀시대는 예능에서의 활약은 물론 시청률 40%를 오르내렸던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을 통해 아줌마 아저씨들의 사랑을 받은 윤아,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에 출연한 제시카, 라디오 DJ를 맡고 있는 태연 등 멤버별로 발군의 활약을 펼치며 폭넓은 팬층을 확보했다. 소녀시대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소녀시대는 9명의 멤버 모두 재능과 매력이 뚜렷해 그룹뿐만 아니라 멤버별 맨 파워를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티아라는 지연이 최근 인기드라마 ‘공부의 신’을 통해 깜찍하고 귀여운 매력을 어필하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효민은 가수 데뷔 전 단역출연 경험이 풍부하고 큐리는 ‘선덕여왕’에 출연하기도 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노래만으로 어필하기엔 한계가 있다. 모든 멤버가 노래는 물론 연기까지 가능하고 열의를 보이고 있다. 다른 멤버들도 곧 연기활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프터스쿨의 유이도 ‘선덕여왕’, ‘미남이시네요’를 통해 연기경험을 쌓았고 다른 멤버들과 함께 예능에도 출연하고 있다. 특히 박가희는 최근 ‘최고령 아이돌’, ‘숙면가희’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예능에서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와 달리 귀엽고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성인돌’ 브아걸은 나르샤가 예능프로에서 성형·나이 등을 솔직히 고백하며 화제가 됐고 가인은 최근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하며 가수로서의 섹시한 모습 외에 발랄하고 터프한(?) 매력으로 팬들에게 신선함을 안겨주고 있다. 이 외에도 ‘명절돌’로 불리는 카라, ‘징징 현아’란 애칭을 얻은 포미닛 등 걸그룹의 활약에는 한계도 경계도 없다. 대중문화 평론가 강태규 씨는 “드라마와 예능 출연은 무대 위에서 선보일 수 없었던 색다른 매력을 어필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그로 인해 무대 위에서의 모습도 색다르게 보일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 크는 걸그룹, 작아지는 가요계 매력을 어필하는 방법이 본업인 음악 외에 예능 연기 진출로 확장됨에 따라 연습생 시절부터 연기연습 및 개인기 등을 연마하는 아이돌이 많아지고 있다. 애초부터 다방면에서 활약할 ‘만능돌’을 키워내고 있는 것. 하지만 다양한 마케팅 전략의 등장으로 음악성이 가장 중요시 돼야 할 가수로서의 본질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 평론가 강태규 씨는 “가수라는 타이틀이 다른 활동을 하기 위한 디딤돌로 전락하는 것 같다. 관심이 분산되다보면 정작 본업인 가수로서 갖춰야 할 음악성은 정체되고 그렇다보면 장기적으로 가요계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SM엔터테인먼트, DSP미디어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연극계 ‘엄마열풍’ 넘어 ‘가족바람’

    연극계 ‘엄마열풍’ 넘어 ‘가족바람’

    연극계에 ‘엄마 열풍’을 넘어 가족 바람이 번지고 있다. 단순한 모녀 관계에서 폭을 넓혀 가족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룬 작품들이 연이어 무대에 오르는 것. 최근 막을 올린 작품들은 부모의 조건 없는 사랑과 희생을 그린 전통적인 가족 드라마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담는다. 새달 6일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오빠가 돌아왔다’는 무위 도식에 폭력까지 일삼는 ‘콩가루 집안’의 불량 가장을 중심으로 가족 해체 시대를 냉소적이지만 유쾌하게 풍자한다. 김영하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오늘날 가족의 무너진 위계질서와 경제력에 따른 권력구조의 변화 속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다. 고선웅 연출은 “가족 간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며 파편화된 가족의 풍토를 환기하고 싶었다.”면서 “부서졌던 가족이 다시 어울려 단단해질 수 있는 것 같은 암시를 주면서 끝나는 구조를 택했다.”고 밝혔다. 주연배우 이한위는 “가장 상스러운 가족의 모습으로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싶다.”고 말했다. 19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레인맨’은 자폐증을 앓는 형 레이먼과 동생 찰리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우애를 되찾는 과정을 그린다. 동명의 영화가 원작. 뮤지컬배우 남경읍·경주 형제가 동반 출연해 소극장 연극이 갖는 따뜻함과 생동감을 통해 가족애를 전한다. 3월7일까지 서울 신촌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연극 ‘너무 놀라지 마라’는 어느날 갑자기 “너무 놀라지 마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버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가족들의 무관심한 모습을 통해 이 시대의 진정한 가족애를 역설적으로 이야기한다. 이 밖에도 자식을 버리고 떠난 어머니와 남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고아 뮤즈들’(게릴라극장), 서로 상처만 주던 식구들이 사랑으로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가족’(블랙박스씨어터),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세 남매를 통해 가족의 위기를 솔직하게 풀어낸 ‘장례의 기술’(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도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중이다. 이처럼 연극계에 가족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은 과거 정치·사회적인 화두가 주제로 오르던 풍토와 달리 개인의 일상사가 연극의 주요 소재로 떠오르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원하는 대중의 관심과 더 넓은 관객층을 확보하려는 제작진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도 원인이다. 그러나 같은 소재가 반복되면서 깊이 있는 사색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가족이라는 주제가 한때의 유행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연극평론가 최영주씨는 “현대 사회에서 가족은 또 다른 방식으로 사회와 역사를 성찰할 수 있는 소재로 볼 수 있다.”면서 “유행이 아닌 삶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려면 어떤 각도로 가족이라는 소재에 접근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새달 7일 아카데미 시상식… 국내 평론가들과 미리보기

    새달 7일 아카데미 시상식… 국내 평론가들과 미리보기

    아카데미 시상식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새달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코닥 극장에서 열리는 이번 시상식은 올해로 82회째다. 아카데미가 작품성보다 상업성에 치중해 있다는 비아냥도 있지만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영화 시상식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국내 평론가들과 함께 이번 아카데미의 주인공들을 점쳐 본다. ●작품상에 10개 작품 후보로 올라 가장 주목 받는 작품은 단연 제임스 캐머런 감독의 ‘아바타’. 세계 영화 사상 역대 최고액인 23억 5040만달러(약 2조 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영화 평론가들도 총 10편의 작품상 후보 가운데 아바타의 수상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점치고 있다. 김봉석 평론가는 “위대한 걸작은 아니지만 대중적이면서도 서사적인 강점을 지닌 영화”라며 작품성 점수로 85점, 수상 가능성 70점을 부여했다. 심영섭 평론가는 “아마도 제임스 캐머런은 이렇게 외칠 거다. ‘나는 우주의 신이다!’라고….”라는 재치 있는 평가를 내렸다. 각각 85점, 90점을 줬다. 반면 정지욱 평론가는 “작품성보다 기술적 측면에서 평가되는 게 마땅할 것”이라면서 작품성 20점, 수상 가능성 50점으로 낮은 평가를 내렸다. 평론가들은 아바타의 아성에 비견될 만한 작품으로 캐머런 감독의 전 부인인 캐스린 비겔로 감독의 ‘허트 로커’를 꼽았다. 이미 ‘부부의 대결’로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 오동진 평론가는 “아직 개봉을 하지 않았지만, 감독이 비겔로다.”라며 긴 설명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작품성에 90점, 수상 가능성에 80점을 줬다. 정 평론가는 “숨기고픈 전쟁의 고통을 잔재주 없이 들려준 걸작”이라면서 각각 80점, 80점을 부여, 허트 로커의 우위를 점쳤다. 하지만 평론가들은 ‘디스트릭트9’ 등 8개 작품의 수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점쳤다. 30~60점에 불과했다. 이른바 ‘2강(强)8약(弱)’ 구도다. 단, 애니메이션 영화 ‘업’의 평가는 의외로 좋았다. 김 평론가는 “노인을 위한, 아니 어른을 위한 최고의 동화”라면서 작품성 90점을 안겼고, 오 평론가는 작품성 80점을 주면서 “코끝이 찡해지는 성찰의 애니메이션”이라고 평가했다. ●아카데미가 놓쳐버린 ‘보물들’ 평론가들은 10개 작품상 후보에 들지 못한, 아카데미가 놓쳐 버린 보물들도 귀띔했다. 마이클 만 감독의 ‘퍼블릭 에너미’와 웨스 앤더슨 감독의 애니메이션 영화 ‘판타스틱 Mr.폭스’가 꼽혔다. 이용철 평론가는 이 두 작품이 선정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아카데미는 영화적으로 ‘멀리 나간’(진보적인) 작품들을 여전히 홀대한다.”고 말했다. 심 평론가는 퍼블릭 에너미에 대해 “차갑고 냉혹한 사선(死線)을 오간다. 이보다 더 장중할 순 없었다.”고 밝혔으며 판타스틱 Mr.폭스에 대해서는 “3D(3차원)의 신천지 ‘아바타’가 나와도 손으로 수작업한 2D 애니메이션의 질감을 따라갈까. 애니메이션 상은 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 평론가는 아카데미가 놓친 배우도 언급했다. ‘500일의 서머’의 조지프 고든-레빗에 대해서는 “사랑의 씁쓸함과 열병에 들뜬 청춘기를 그처럼 섬세하게 연기한 배우가 또 있을까.”라며 높이 샀고, ‘마이 시스터즈 키퍼’의 캐머런 디아즈에 대해서는 “머리까지 삭발하며 열혈 엄마를 연기했는데, 왜 사람들은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의 상큼발랄한 모습만 좋아할까.”라고 아쉬워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상 후보에 선정되지 않은 점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이 평론가는 “2008년 작품인 ‘그랜 토리노’와 ‘체인질링’이 시기적으로 후보가 될 수 없다는 점은 어쩔 수 없지만, 두 작품과 함께 ‘인터빅스’가 평단의 호평을 얻어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은 것은 섭섭하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순혈주의로 귀의하다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는 10개에 달한다. ‘작품상 후보는 5편’이란 그간의 공식이 깨진 셈이다. 다양성을 추구하고 중요 작품을 빠뜨릴 위험을 배제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이 평론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0편 가운데 발견에 가까운 작품은 한 편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오 평론가는 독립 영화가 증가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아바타와 블라인드 사이드 외에는 일반 대중에게 낯선 독립영화들이 선정됐다. 아바타의 선전이 예상되지만 다른 작품들에 감독상 및 남녀 주·조연상으로 배려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카데미도 산업보다 예술과 미학에 눈길을 돌리는 ‘순혈주의’로 귀의하고 있어 미국 영화의 풍요로움을 맛볼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반면 정 평론가는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이 다수 선정됐다. 아카데미만의 독특한 영화안(眼)을 믿어 보겠다.”고 다른 평가를 내렸다. 심 평론가는 아카데미 최초의 여성 감독상을 기대했다. 그는 “전미감독조합이 주는 감독상을 비겔로가 탔다. 최초로 여성 감독상의 명예까지 얻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도움주신 분 영화평론가 김봉석 심영섭 오동진 이용철 정지욱 (가나다 순)
  • [19일 TV 하이라이트]

    ●희망 119(KBS1 오전 10시55분) 이번주 공개채용, 희망 119에 ‘한국조리사관전문학교’가 떴다. 세계를 맛있게 조리할 미래의 ‘셰프’들이 커나가는 곳, 한국조리사관전문학교에서 ‘기획홍보’ 분야의 인재를 모집한다.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 그들을 최전방에서 맞이하는 호텔 컨시어지에 대해 ‘희망 나침반’ 코너에서 알아본다. ●청춘불패(KBS2 오후 11시5분) 청춘불패에서 일일 오픈 하우스를 연다. G7멤버들이 각자 연예계 친분이 있는 스타들을 강원도 ‘아이돌촌’으로 초대한다. 집들이 음식은 그동안 정성으로 길러 왔던 결실들. 주민들에게 배웠던 음식솜씨를 발휘해 무공해 밥상을 차린다. 즉석에서 이뤄진 섭외, G7을 깜짝 놀라게 한 스타는 누구? ●성공의 비밀(MBC 오후 6시50분) 불모지였던 국내 과실주 시장을 개척해 프랑스·미국·일본 등 20여개 국에 수출하고, 대표상품 ‘매취순’, ‘보해복분자주’로 국제와인대회 금·은·동메달을 석권한 ‘보해양조’. 한때 기업파산으로 사망선고를 받았으나 기사회생, 현재 연매출액 2300억원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기업, ‘보해양조’ 임건우 회장의 성공스토리를 들어 본다. ●아내가 돌아왔다(SBS 오후 7시15분) 상우는 유경이 차려준 밥을 먹으며 섬집에서 살던 때를 떠올리는데, 느닷없이 서현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깜짝 놀란다. 서현은 아무말 없이 옷장과 서랍을 열어 보고는 남편을 챙기는데 뭐가 문제가 되느냐고 말한다. 서현은 지은을 만난 자리에서 일부러 유희가 영훈에게 마음이 있다는 이야기를 흘린다. ●명의(EBS 오후 9시50분) 백효채 교수는 국내에서 이루어진 약 45건의 폐이식 수술 중, 29건의 수술을 집도한 폐이식 분야의 독보적인 의사다. 이식한 환자들 명단 중 세상을 떠난 환자들 이름에 눈길이 간다는 백교수. 환자를 떠나보낸 안타까움에 자신을 더 채찍질하게 된다고. 폐이식 수술을 통해 환자에게 새로운 인생을 선물하는 백효채 교수를 만나 본다. ●시사토론 우리시대(OBS 밤 12시10분) 6월 지방선거의 주요 쟁점은 무엇이고, 국정안정론과 정권심판론 사이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은 어느 쪽으로 기울 것인지 각계 전문가와 함께 집중토론한다. 토론에는 고성국 프레시안 정치평론가, 김미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 김형준 명지대 교수, 박창식 한겨레 논설위원, 홍성걸 국민대 행정대학원장이 참여한다.
  • [아이돌 탐구①] 진화하는 3세대 아이돌… “노래만 하지 않는다”

    [아이돌 탐구①] 진화하는 3세대 아이돌… “노래만 하지 않는다”

    아이돌 열풍이 올해 상반기에도 계속되고 있다. 연초부터 가요계는 개성 넘치는 아이돌 그룹들로 북적거렸고, 이들은 TV, 라디오, CF에서 맹활약하며 여전히 대중 속 깊숙히 파고들고 있다. 대중음악계는 침체기에 빠져 있지만 아이돌의 전성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게다가 아이돌 그룹은 가요계 불황속 몇 안남은 흥행 보증수표다. 거대한 팬덤을 이끄는 아이돌은 음반과 음원시장에서도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또 예능, 영화, 패션 등 진출 분야도 다양하다. 대중문화의 중심에 선 아이돌, 점차 진화하고 있는 이들의 흥행공식을 살펴봤다. ■ 3세대 아이돌, 독특한 캐릭터로 다방면 활약 1990년대 후반 HOT, SES, 핑클 등을 시작으로 ‘아이돌 신드롬’이 본격화된 이래 요즘의 아이돌은 ‘3세대’라 일컫는다. 1세대 아이돌이 대형 기획사에 의해 길러진(?) 소년, 소녀가수들의 모습이였고, 동방신기와 보아가 해당되는 2세대가 대중성과 음악성이 더해진 형태였다면, 3세대는 보다 개성 넘치는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평이다. 많은 아이돌 그룹들이 쏟아졌고 그야말로 전쟁을 방불케 하는 요즘, 이들이 찾은 생존법은 바로 ‘개성’과 ‘솔직함’. 아이돌 그룹을 준비하는 연예 기획사들은 멤버 구성부터, 해외활동까지 저마다의 차별화된 색깔 찾기에 주력하고 있는 중이다. 멤버 각자가 연기와 예능, MC, DJ, 솔로 활동 등을 통해 다방면에서 끼를 표출하는 것은 물론, ‘예능돌’ ‘짐승돌’ ‘언니돌’ 등 개개인의 매력이 담긴 캐릭터도 가지각색이다. 또 이쁘장한 얼굴로 발랄함만을 추구하거나 착한 이미지만을 고집하지도 않는다. 때론 거칠고 강한 이미지로 ‘나쁜 남자’의 모습을, 거침없이 망가지며 ‘친동생’ ‘친오빠’의 친숙함도 선보인다. ■ 실력은 기본, 개성도 필수…음악·패션·안무 차별화 3세대 아이돌에게는 라이브 실력도 필수 조건이다. 원더걸스를 비롯해 소녀시대, 샤이니, 카라 등 현 가요계를 점령하고 있는 아이돌 대부분은 립싱크를 꺼린다. 가수에게 있어 라이브는 당연한 것이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아이돌의 립싱크는 논란이 되어왔고, 지금은 상황이 많이 좋아진 편이다. 게다가 빅뱅처럼 멤버들이 작사, 작곡에 참여해 싱어송라이터 아이돌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아이돌은 노래와 춤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시대로 무대를 옮겼다. ‘노래잘하는 실력파 아이돌’인 동방신기의 대성공을 시작으로 아이돌 그룹들은 저마다의 색깔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국민 걸그룹’ ‘아시아 팝댄스그룹’ 등 콘셉트도 명확하고 구체화 됐다. 이 같은 흐름에 유행처럼 자리잡은 것이 바로 중독적인 가사와 멜로디, 그리고 포인트 안무다. 복고와 섹시로 무장한 원더걸스, 멤버별 다양한 색깔의 소녀시대, 미소년 이미지의 샤이니, 친숙한 여동생 이미지의 카라, 강렬한 퍼포먼스를 추구하는 포미닛, 힙합 스타일의 걸그룹 투애니원 등의 계보로 이어져 본격적인 음악과 스타일의 대결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지’ 열풍을 몰고 온 소녀시대는 비비드 컬러의 청바지 콘셉트, 제복 스타일에 이어 올해는 아홉 명 전원이 치어리더로 변신했다. 소녀시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소녀시대만의 신선하고 활기찬 느낌을 한 무대에 쏟으려 노력한다.”며 “특히 올해는 치어리더로 변신한 소녀시대가 동계 올림픽과 월드컵 등 스포츠 행사에 맞춰 적극적인 응원을 펼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전히 생기발랄함을 무기로 한 이들은 신곡 ‘오’를 통해 타깃 층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오 오 오 오빠를 사랑해’ 등의 후렴구가 담긴 이 곡은 오빠들을 향한 적극적인 구애송인 셈이다. 또한 쉽고 편안한 춤을 추는 아이돌 가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춤 따라 하기’ 열풍과 함께 보고 듣는 즐거움을 안겼다는 점 역시 아이돌 전성시대의 수확 중 하나다. 지난해 카라의 ‘엉덩이춤’을 비롯해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춤’, 2NE1의 ‘노노노춤’, 소녀시대의 ‘게다리춤’ 등 이른바 팔과 다리, 허리 등을 이용해 ‘돌리고 흔드는’ 안무와 따라하기 쉽고 중독적인 안무는 대중 속으로 빠르게 확산됐고, 올해도 열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 아이돌의 두 얼굴, 까불거나 멋있거나 귀엽기만 했던 카라가 섹시하게 변신하고, 포미닛과 2NE1, 애프터스쿨 등은 기존의 걸그룹 이미지를 벗고 ‘강한 여자’의 모습을 무대 위에서 선보인다. 거친 짐승 같은 느낌의 2PM 역시 보이그룹의 진화된 형태 중 하나로 독특한 콘셉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반면, 브라운관 속 이들은 영락없는 또래 소년, 소녀들 모습이라 눈길을 끈다. 이들은 망가지는 것도 주저하지 않으며 ‘생계형 아이돌’이라는 이미지로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는 식이다. 3세대 아이돌은 청순한 이미지만을 고집하는 것도 아니며, 당당하게 성형 사실도 고백하는 솔직함과 적극적인 모습으로 10~20대뿐만 아니라 중년층까지 팬 층을 넓히고 있다. 2AM의 조권, 빅뱅의 대성, 슈퍼주니어의 이특, 신동 등의 경우가 그렇다. 조권은 예능버라이어티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고 이특, 은혁, 신동은 SBS ‘강심장’의 코너인 ‘특 아카데미’를 통해 큰 웃음을 주고 있다. 더불어 3세대 아이돌은 한 그룹 내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공존한다. 예쁘고 귀엽고 발랄하고 보이시한 매력의 멤버들로 구성해 다양한 팬층을 흡수하게끔 했다. 에프엑스의 엠버, 포미닛의 전지윤 등 중성적인 매력의 멤버들과 외국 진출을 고려한 해외파 멤버들이 요새 아이돌 그룹 내에 꼭 있는 것도 변화된 아이돌상을 느끼게 하는 이유다. ■ 아이돌 전성시대는 계속, 무리한 노출은 과소비 아이돌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스타들은 생존을 위해 연예계 전반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가수가 아닌 만능 엔터테이너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3세대 아이돌은 다양한 활동 새 경로를 열었다는 평이다. 그룹 활동에 익숙했던 아이돌 스타들이 개성넘치는 개인 활동을 펼치고 다재다능한 재능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돌 열풍은 반갑지만 전성시대가 낳은 자극적인 지적도 분명 존재한다. 특히 어린 걸그룹 멤버들에 대한 인기는 ‘꿀벅지’ ‘로리타 신드롬’ 등이란 키워드의 등장과 함께 성 판타지를 향한 사회상을 보여줬고, 성 비주얼을 쫓는 TV 프로그램들은 ‘노출 경연장’이란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중음악평론가 성시권 씨는 “식지 않는 아이돌 열풍은 가요계 불황 속에서 음반, 음원 등 시장에 활기를 넣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장르의 획일화나 음악보다 이슈에 치우진 가요계에 단면은 여전히 씁쓸하다. 아이돌이란 키워드가 가요계를 넘어 대중문화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보다 진화된 아이돌이 등장해야 할 때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 카라, 소녀시대, 2PM, 샤이니(위) , 티아라 지연, 조권, 유이, 윤아, 택연, 대성(가운데), 브아걸, 카라(아래) 서울신문NTN 박영웅 기자 hero@seou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점심시간 팍팍한 일상 벗어나 예술여행을…

    말러의 교향곡 ‘대지의 노래’가 이태백의 한시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화가들은 왜 ‘누드’를 선호했을까…. 직장인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문화예술 강좌로 달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세종예술아카데미의 ‘2010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1학기 강좌다. 24일 개강한다. 강의실은 서울 세종로 세종예술아카데미 교육센터. 직장인을 겨냥한 만큼 강좌는 일주일에 한번이다. 대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강의 주제가 다양하다. 화요일은 이용숙 음악평론가의 ‘정오의 오페라’, 수요일은 조희창 음악칼럼니스트의 ‘클래식 플러스’, 목요일은 손철주 미술평론가와 심상용 동덕여대 미술학부 교수의 ‘정오의 미술산책’, 금요일은 황덕호 재즈칼럼니스트와 송기철 음악칼럼니스트의 ‘정오의 음악여행’이 준비됐다. 수요일만 빼고 모든 강좌는 오후 12시5분부터 1시까지 점심시간을 이용해 55분간 이어진다. 수요 클래식 강좌는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2시30분까지 2시간이다. 오스트리아 빈, 이탈리아 밀라노 등 음악 성지의 역사와 풍경을 되짚어 본다. 센터는 수강생들이 점심을 해결할 수 있도록 샌드위치를 제공한다. 점심시간이 여의치 않으면 퇴근시간을 활용할 수도 있다. 수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음악 칼럼니스트 정준호와 오페라 해설가 유형종이 음악, 문학, 오페라, 발레 등의 이야기를 풀어놓는 ‘수요예술강좌’가 마련돼 있다. 목요일 같은 시간에는 피아니스트 겸 음악 칼럼니스트 김주영의 ‘클래식 인터뷰’가 있다. 종강은 가장 긴 강좌가 7월14일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ejongpac.or.kr/sejongaca) 참조. 수강료 22만~45만원. (02)399-1606.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충무·LG·금호아트홀 개관 기념공연 빅 카드

    충무·LG·금호아트홀 개관 기념공연 빅 카드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만 있는 게 아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의미 있는 프로그램으로 관객을 맞이하는 공연장들의 도약이 눈에 띈다. 이들 공연장에 2010년은 의미 있는 해다.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이 개관 5주년을 맞는 것을 비롯해 역삼동 LG아트센터와 신문로 금호아트홀은 동반 10주년을 맞았다. 공연 비수기로 통하는 3~4월에도 이를 축하하기 위한 기념 공연이 풍성하다. 이들 공연장의 ‘빅카드’를 소개한다. ●충무아트홀 5주년: 유디트의 승리 초연 ‘사계’로 유명한 이탈리아 작곡가 비발디의 오페라 ‘유디트의 승리’를 서울오페라단 공연으로 4월5~7일 무대에 올린다. 1716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세계 초연된 작품이다. 하지만 오페라 연출계의 전설로 통하는 피에르 루이지 피치 버전으로는 우리나라 공연이 세계 처음이다. 피치는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을 비롯,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극장, 프랑스 바스티유 극장 등에서 500여편의 오페라를 감독했다. 서울오페라단은 피치와의 공연을 위해 부단히 러브콜을 보냈고 결국 승낙을 얻어냈다. 당초 대극장 공연을 추진했지만 피치가 낙점한 곳은 바로 충무아트홀이었다. 오페라 규모가 크지 않아 큰 공연장은 오히려 소리 전달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피치의 가세가 확정되면서 충무아트홀은 ‘5주년 기념 공연’ 명단에 이 작품을 올려 놨다. 이스라엘의 영웅 여전사 유디트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 주인공이 모두 여자다. 유디트 역은 이탈리아의 메조소프라노 티치아나 카라로가 맡을 예정이다. 메리 엘린 네시, 지아친타 니코트라, 알렉산드라 비젠틴, 로베르타 칸지안 등도 함께한다. 유영종 음악평론가는 “이 작품은 오페라계의 ‘여배우들’이다. 여가수 5명의 살벌한 노래 대결이 기대되는 작품”이라면서 “대담함과 서정성이 교차하는 곡의 매력이 피치와 어떻게 만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3만~31만원. (02)587-1950. ●LG아트센터 10주년: 피나 바우슈 무용단 내한 지난해 6월. 전 세계 무용 애호가들은 충격적인 비보를 접했다. 현대 무용계의 전설 피나 바우슈의 사망 소식이었다. 독일 출신의 안무가인 바우슈는 연극과 춤의 경계를 넘나드는 ‘탄츠테아터’라는 혁신적인 장르를 개척, 현대 표현주의 무용의 대가로 불렸다. 그가 몸담았던 피나 바우슈 무용단이 3월18~21일 내한공연을 펼친다. 그간 클래식, 연극, 뮤지컬, 무용 등 장르를 아우르고 고전과 현대를 망라하는 국내·외 화제작을 소개했던 LG아트센터가 10주년을 맞아 내놓은 야심찬 기획물이다. 작품도 바우슈의 대표작 ‘카페 뮐러’와 ‘봄의 제전’이다. 분신과도 같은 제자들이 혼신을 다해 바우슈의 위대한 예술혼을 추모한다. 영국의 일간 더 타임스가 “20세기 수많은 버전의 봄의 제전을 봤지만 바우슈만큼 강렬한 작품은 없었다.”고 말한 이유를 느껴볼 기회다. 4만~12만원. (02)2005-0114. ●금호아트홀 10주년: 작은 거장 3인 독주회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금호아트홀은 그간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의 독주회, 실내악을 소개하며 클래식계의 ‘작은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 개관 1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3명의 작은 거장들이 들려주는 무반주 바이올린 독주회’도 금호아트홀의 기조 그대로다. 공연 주인공들은 모두 콩쿠르 입상 경력이 화려한 신예들이다. 3월11일에는 런던 심포니 콩쿠르 최연소 우승자인 김소옥(오른쪽 사진 아래·28)이, 18일엔 칼 닐센 콩쿠르 우승자 권혁주(가운데·25), 25일에는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자 조진주(위·22)가 피아노 반주 없이 솔로 무대를 펼친다. 파가니니, 이자이 등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지만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곡은 공통 분모다. 해석이 까다로운 바흐의 곡을 신예 연주자들이 어떻게 소화해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8000~3만원. (02)6303-7700.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회오리 바람

    사귄 지 100일 된 태훈과 미정은 강원도의 겨울바다로 기념여행을 떠난다. 오붓한 시간을 보내며 행복을 느낀 것도 잠시,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곤경에 처한다. 부모들은 고등학교 2학년생의 외출을 심각한 사건으로 취급하고, 결단코 분을 삭이지 못한 소녀의 아버지는 어리둥절해하는 소년에게 각서를 쓰라고 강요한다. 그날 이후 미정이 점차 거리를 두지만, 그럴수록 태훈의 마음은 더욱 열렬하게 타오른다. 보다 못한 엄마가 휴대전화를 빼앗자 태훈은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집을 나온다. ‘회오리 바람’은 18살 소년의 성장기다. 초록빛 청춘의 시기에 막 돌입한 소년은 느긋하게 세상을 바라볼 여유가 없다.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계산할 줄 모르는 청춘과 눈을 멀게 하는 첫사랑이 서로의 몸으로 스며들었으니, 소년은 나방이 불에 뛰어들 듯이 오직 눈앞의 사람에게 충실할 따름이다. 태훈은 미정에게 “네가 걱정하는 만큼, 내가 믿음을 줄게.”라고 말한다. 그건 먼 미래를 기약하는 다짐이 아니다. 바깥의 현실을 잊은 채 자신의 현실에만 열중하는 자의 서툰 바람이다. 오토바이에 오른 소년의 주행을 줄곧 응시하면서 시작하는 ‘회오리 바람’은 내내 긴 호흡을 유지한다. 긴 시간 동안 멈추어 섰다가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카메라는 작가영화를 탐하는 작자들이 종종 취하는 자세인데, ‘회오리 바람’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연출을 맡은 장건재는 자기가 실제로 겪은 이야기를 언젠가 영화에 꼭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회오리 바람’의 신중한 발걸음은, 고통스레 빠져나온 시간을 곰곰이 되새기는 감독이 매 장면마다 애정을 기울인 결과다. 기성세대가 만든 10대의 사랑이야기는 인물을 대상으로 삼기 마련이어서, 인물이 낭만적인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그려지거나 어처구니없이 희화화되곤 한다. 이 영화의 가치는 그런 함정에서 벗어난 데 있다. 감독은 섣부른 과장에서 멀리 떨어져 성실한 묘사(와 재현)에 치중했다. 영화 속 세상은 이유 없이 잔혹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마냥 순진한 시선으로 세상을 대하는 것도 아니다. 맑고 담담한 사실주의영화란 점에서, 몇 해 전 등장해 독립영화의 아름다운 전범이 되었던 ‘마이 제너레이션’이 떠오를 법하다. 그때 거기가 아니라면 더 감동을 자아낼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소년의 심장을 가로지른 뜨거운 시간을 기억하는 ‘회오리 바람’은 바로 그 순간을 불러온다.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 소년과 소녀가 어느 저녁 보았던 푸르스름한 하늘같이, 소년과 소녀가 몸을 담갔던 차가운 바닷물같이, 소년과 소녀의 머리로 불던 세찬 바람같이, 소년과 소녀가 나눴던 예쁜 속삭임같이, 그들의 들뜬 설렘을 어루만져 감쌌던 모든 것들이 관객에게도 오롯이 전달된다. 지난해 주목받았던 한 미국밴드의 이름은 ‘순수한 마음으로 존재하는 것의 아픔’이다. 예전에는 순수하므로 상처를 입는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고통을 느끼기에 순수한 게 아닌가 싶다. 우리는 자라면서 때를 탐에 따라 순수성을 상실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실은, 고통에 관한 타성으로 인해 순수성을 잠시 잠재웠을 뿐이다. 아픈 사랑과 혼돈한 상황을 부여안은 태훈은 고통에 무감각해진 자의 가슴 한쪽을 살포시 건드린다. 그리고 고사할 뻔했던 순수성은 촉촉한 물기를 머금어 생명을 회복한다. 영화평론가
  • [책꽂이]

    ●길 위의 글(임우기 지음, 솔 펴냄) 등단 25년 경력의 문학평론가 임우기의 세 번째 평론집. “작가는 하늘과 땅을 잇는 초월자적 생활인으로서 무당이 돼야 한다.”는 전제로 한국문학 속의 샤먼적 특징들을 찾아낸다. 총 3부에 걸쳐 시인 김사인·김수영·김춘수·소설가 김애란·박민규·이문구 등을 다뤘다. 1만 7000원. ●분홍주의보(에마 마젠타 지음, 김경주 옮김, 씨네스트 펴냄) 벙어리 소녀 ‘발렌타인’이 처음 사랑에 빠지며 겪게 되는 ‘분홍빛’ 마음의 변화와 성장통을 그린 그림 에세이. 봄~겨울 사계절로 나눠 사랑의 마음이 변화하는 모습을 따라갔다. 시인 김경주의 서정적인 문체와, 간략한 선으로 나타낸 따뜻한 감성의 삽화들이 잘 어울린다. 1만원.
  • [세계로 뛰는 막걸리] 제조기술·시스템 싹 바꿔야 ‘세계 名酒’로 뜬다

    [세계로 뛰는 막걸리] 제조기술·시스템 싹 바꿔야 ‘세계 名酒’로 뜬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선정한 지난해 국내 최고 히트 상품은 대한민국 대표 전통주 막걸리다. 시장에서 외면받으며 농촌의 뒤안길로 사라지던 막걸리가 웰빙 열풍을 타고 화려하게 부활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막걸리 수출액은 630만달러로 2008년보다 41.9% 증가했다. 농수산물 수출액 전체를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그러나 막걸리의 미래를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주류시장은 빠르게 변한다. 최근 10년 동안에만 해도 과실주, 기능성 약주 등이 고작 2~3년씩 인기를 끌다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유행에 민감한 주류시장에서 막걸리가 세계적인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막걸리 롱런의 길을 짚어본다. “막걸리 제조장은 열풍과는 다릅니다. 확실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기술 전수도 이뤄지지 않는 실정입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막걸리 업계의 실상이 열풍과는 거리가 멀다고 입을 모은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시스템이나 기술수준 모두 열악하다는 것이 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한국에는 780개에 이르는 막걸리 생산업체가 있지만 몇몇을 제외하면 생산 시설은 일제강점기때에 만든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처지다. 효율은 떨어지고 기술개발은 정체된 곳이 많다. 현황 파악조차 쉽지 않아 막걸리 산업진흥 방안을 세우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막걸리 세계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컨트롤타워 문제를 꼽는다. 주류 업무는 원칙적으로 국세청의 몫이다. 농촌정책과 식품산업의 주무부서인 농식품부조차 국세청의 통계연보와 관세청 무역통계연보를 기반으로 막걸리 시장 규모를 추산하고 있다. 한 막걸리 제조업자는 “농협이나 농식품부에 지원을 요청하면 술은 국세청 소관이라는 말만 듣곤 했다.”고 전했다. 현대화의 척도인 기술개발 역시 더디다. 국내에는 양조학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학과가 없다. 일본의 일본주 부흥에는 대형 연구소인 ‘주류총합연구소’가 중심에 있었지만 국내 전문가는 농촌진흥청, 한국식품연구원, 국세청기술연구소 등에 한두 명씩 흩어져 있는 게 전부다. 국순당 관계자는 “막걸리 제조기술 중에 대량생산 공정에 도입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었다.”고 토로했다.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프랜차이즈와 전문가의 허상도 지적된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문가라고 강의를 다니는 사람들조차 내세울 부분은 막걸리를 많이 마셔봤다는 것”이라며 “기술자와 학자가 필요한데 평론가만 있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가격 구조도 왜곡돼 있다. 영세업체들이 도매상을 통해 납품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니 장수막걸리 1박스는 출고가가 1만 4000원이지만 도매가는 1만 8000원, 소매가는 2만 6000원이다. 선진화된 유통 시설과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탓이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마케팅보드’가 거론된다. 협동조합, 매매주문 등을 총괄하는 마케팅보드는 일종의 유통공사 개념이다. 농식품부는 “통상마찰이 생길 수 있어, 관계법령을 정비해 민간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공포된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그 첫걸음이다. 법안은 양조전문가 육성근거를 마련하고 주세법에 산업진흥과 기술개발 지원을 명문화했다. 또 품질고급화를 위해 원산지표시와 인증제 도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원산지 표시제는 한우 원산지 표시제가 모델이 됐다. 2008년 한우 원산지 표시제가 시행되면서 2003년 36.3%에 머물렀던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50%까지 올랐다. 양조 전용 쌀품종의 개발 및 보급도 시급하다. 현재 막걸리와 약주는 정부 비축미 해소차원에서 대부분 수입쌀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일본주는 전용 쌀품종만 80여종에 이르고, 100% 일본쌀로만 생산하고 있다.”면서 “2015년까지 20개 품종의 막걸리 전용쌀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한 ‘한식 세계화’와 연계하는 방안도 기대해볼 만하다. 문광부의 ‘전통한옥사업’, 농식품부의 ‘농어촌체험마을’ 등도 연계 대상이다. 단순히 막걸리라는 단품 메뉴만 들고 나갈 것이 아니라 외국인 입맛에 맞는 다양한 음식개발과 연계한 수출전략도 요구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中, 美항모 홍콩입항 허용 왜?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니미츠호가 이끄는 항모 전단이 다음주 홍콩에 입항한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1일 미 해군 7함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타이완(臺灣)에 대한 무기판매에 반발, 미국과의 예정된 군사교류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중국이 미 항모 전단의 홍콩 입항을 허용한 배경이 주목된다. 니미츠호 전단은 17일 홍콩에 입항, 4일간 머물게 된다.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미국 워싱턴 방문 일정과 겹친다. 백악관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를 밝히고 있진 않지만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게다가 중국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양국 군사 분야의 예정된 상호방문 일정과 군사교류를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양국 간 물밑 교류 관측도 그래서 나온다. 중국 인민해방군 퇴역장성이자 군사평론가인 쉬광위(徐光裕)는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면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거나 양국 간 민감한 이슈에서 한발 물러서자는 물밑 합의가 있지 않고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stinger@seoul.co.kr
  • 입보다 무서운 백악관 대변인 손?

    입보다 무서운 백악관 대변인 손?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주자인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최근 ‘손바닥 메모’ 해프닝으로 망신을 당하자 백악관이 9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이를 패러디해 페일린을 조롱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왼손바닥에 적힌 메모가 카메라에 잘 보이도록 펼쳐 보이며 브리핑을 진행했다. 그의 손바닥에는 ‘계란, 우유, 빵, 희망, 변화’라는 5개의 단어가 적혀 있었다. 앞서 페일린은 6일 보수단체 모임인 ‘티파티(Tea Party)’연설에서 ‘커닝’을 위해 왼손바닥에 쓴 메모가 카메라에 포착된 바 있다. 하지만 기브스 대변인은 실수가 아닌, 페일린을 조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손바닥 메모’를 노출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페일린은 티파티 연설에서 손바닥에 ‘에너지, 세금감면, 미국 정신 고양’ 등의 단어를 써놓은 장면이 TV 생중계를 통해 미국 전역에 방영되면서 진보진영의 조롱거리가 됐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을 “텔레프롬프터(연설원고를 모니터로 보여주는 장치)를 통해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인물”이라고 비판해 왔기 때문이다. 기브스 대변인은 페일린이 손바닥에 ‘예산감축’이라고 썼다가 ‘예산’을 지우고 ‘세금’이라고 고쳐 쓴 흔적이 남은 모습까지 흉내내 자신의 손바닥에 ‘빵’이라는 단어를 ‘X’ 표시로 지운 흔적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기브스 대변인은 페일린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고 미 정치평론가들은 이번 손바닥 메모 풍자를 한 줄짜리 비판 논평보다 훨씬 더 신랄한 공격이라고 평가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길섶에서] 노후/노주석 논설위원

    부부모임. 표정이 어둡다. 오십 줄에 들고 나서 모이면 정년 이후가 단골 대화메뉴가 됐다. 몇 년 남았느니, 어떻게 살까 등등이다. 침을 튀기며 열변을 토하던 정치논평, 교육평론은 쏙 들어갔다. 날밤을 새우던 술추렴도, 평생 지겹지 않을 것 같던 부동산타령도 한물갔다. “‘도시농업’에 투자해야 해.” 친구가 던진 한마디. 웬 뚱딴지 같은 소리냐며 다들 어리둥절했다. 설명인즉슨 요즘 유행하는 텃밭 가꾸기를 집으로 끌어들인 개념이란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아파트 난간이나 옥상 같은 자투리 공간을 이용해 상추도 심고, 선인장류도 키우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노후대책이란다. 건강에 좋고, 소일거리 확실하고, 집에서 먹는 채소값도 건질 수 있다며 장점을 늘어놓는다. 솔깃했다. 농사라곤 지어본 적 없지만 한번 배워볼까. 지금이라도 도시의 농부가 되어볼까나. 별별 생각이 다 든다. 베란다 화분 가꾸기부터 시작해 종류와 양을 조금씩 늘리면 된다니 손쉬울 법도 하다. 집안 화초에 애착이 가는 간사한 마음이란.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문화계 블로그]꽃남밴드 ‘씨엔블루’ 표절시비에서 인디논란까지

    [문화계 블로그]꽃남밴드 ‘씨엔블루’ 표절시비에서 인디논란까지

    아이돌 밴드 ‘씨엔블루’(CNBLUE)의 표절 논란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이들의 데뷔곡 ‘외톨이야’의 후렴구가 데뷔 10년이 넘은 인디밴드 ‘와이낫’(Ynot?)이 2008년 발표한 ‘파랑새’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먼저 네티즌의 지적이 있었고, 와이낫 측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뒤 공방이 이어졌다. 인디밴드 출신으로 소개된 씨엔블루가 ‘진짜’ 인디밴드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다거나 와이낫이 씨엔블루의 인기에 편승해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식의 감정적인 다툼으로까지 번졌다. 한동안 잠잠해지는 듯하다가 최근 가수 신해철이 “씨엔블루가 인디밴드면 파리가 새”라는 독설을 던지면서 다시 기름을 부었다. 인디밴드의 정체성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음악을 업(業)으로 삼아온 제3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어떤 이는 “표절이 확실하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고 성토하지만, 또 다른 이는 “코드 조합이 비슷하다 보면 멜로디에서 유사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수 년째 표절 공방이 되풀이되는 것은 큰 문제라는 데 이견은 없다. 인기 작곡가에게만 작업이 쏠리고, 두 소절 정도로 성공 여부가 판가름나는 ‘후크송’(hook song)이 쏟아지면서 표절 유혹이 더욱 커졌다는 얘기도 있다. 표절 ‘논란’은 있되, 표절 ‘판결’은 거의 없는 현실도 악순환을 야기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표절에 대한 특별한 기준이 없다. 1999년 이전에는 공연윤리위원회가 음반 및 노래에 대해 사전심의를 하며 ‘표절이 되려면 두 소절 이상의 음악적 패턴이 유사해야 한다.’는 규정을 뒀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위헌 결정을 내린 뒤 사전심의 기구 및 제도가 사라졌다. 이후 표절 판단은 법원 몫이 됐다. 그러나 국내에서 표절 논쟁이 법정까지 가는 경우는 드물다. 물밑 합의를 통해 조용히 매듭지어지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징벌적 배상 제도가 없어 원저작자가 승소하더라도 큰 실익은 없다. 반면 미국에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비틀스의 조지 해리슨은 1970년 ‘마이 스윗 로드’라는 노래를 히트시켰지만, 더 시폰스의 1963년작 ‘히 이스 소 파인’을 표절했다는 판결을 받았다. 해리슨은 해당 노래를 들어본 적도 없다며 우연의 일치라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잠재의식적인 표절로 판단했고, 결국 58만달러(약 7억원)를 물어줘야했다. 이번 씨엔블루 논란으로 음악인들 서로가 상처만 받는, 좋지 않은 모양새가 됐다는 게 음악계의 대체적 분위기다. 대중이 잇단 표절 논란에 둔감해지고 있는 상황도 문제다. 표절은 창작자의 양심에 맡겨야 하는 게 원칙이지만, 음악계 내부에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그래서 나온다. 자정 능력이 모자라 정부가 나선다면 음악계 스스로 창작의 자유를 위축시키며 제 발등을 찍는 형국이 되기 때문이다. 성시권 대중음악평론가는 “표절 논란이 법정으로 가더라도 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음악 전문가들로 구성된 민간 분쟁조정 자율기구가 생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흥행몰이 드라마 ‘공부의 신’ ‘추노’, 명품? 막장?

    흥행몰이 드라마 ‘공부의 신’ ‘추노’, 명품? 막장?

    최근 ‘막드’(막장 드라마) 논란이 다시 거세다. 그런데 논란의 성격이 다소 다르다. 지난해 ‘아내의 유혹’(SBS)으로 촉발돼 올해 ‘분홍립스틱’(MBC), ‘망설이지마’(SBS)로 이어지는 전통적 막드가 한 축이라면, 최근의 축은 찬사와 비판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경계선상의 막드들이다. 이 때문에 막장의 정의와 기준을 둘러싼 논쟁도 뜨겁다. ●‘공신’ ‘추노’ 호평·혹평 함께 논란에 불을 붙인 작품은 KBS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공신)이다. ‘공신’은 진부한 전개방식에서 탈피, 고3 수험생들의 입시 문제를 참신하게 다루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 완성도가 높다.”는 호평 못지 않게 “노골적 학벌 지상주의 찬미”라는 혹평도 적지 않다. 예컨대 극중 강석호(김수로)는 “사는 게 억울하냐? 그럼 공부해서 사회의 룰을 바꿔라.”라며 문제아들을 설득한다. 좋은 대학을 가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식이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은 “드라마 완성도가 높다고 해서 막장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사회의 가장 민감한 교육 문제를 이런 식으로 풀어낸 ‘공신’이야말로 막장 중에 막장”이라고 주장한다. ‘공신’ 마니아들은 “공공성이 부족하다고 해서 막장으로 모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맞선다. KBS 수목드라마 ‘추노’ 역시 비슷한 사례다. ‘추노꾼’이란 새로운 소재와 영화같은 영상미를 앞세워 ‘명품’이란 찬사를 듣고 있지만 극중 이다해의 가슴 일부 노출 장면 등으로 선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남자 주인공들의 복근을 과도하게 보여줘 “복근 말고는 볼 게 없는 드라마”라는 비아냥도 듣고 있다. ●고부갈등… ‘여로’=명품 ‘수삼’=막장 ‘공신’과 ‘추노’ 논란으로 막장 기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석현 충남대 국문학과 교수는 “통상 막장이라고 하면 원색적인 불륜이나 복수, 상식을 깨는 등장인물 설정, 비현실적 캐릭터 등 현실성 결여를 꼽을 수 있다.”며 “그러나 지극히 현실적 드라마라고 해서 막장의 기준을 피해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공신’의 경우 설정 자체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기숙형 학원’을 연상케 한다.”며 “잘못된 교육 풍토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사교육을 지지하는 듯한 메시지를 계속 내보내고 있어 결코 잘 만들어진 드라마로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막장의 기준이 바뀌기도 한다. 197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KBS 드라마 ‘여로’는 호된 시집살이를 실감나게 그려 국민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그러나 같은 소재를 그린 오늘날의 KBS 주말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수삼)는 막장으로 분류된다. “요즘 세상에 저런 시어머니가 어디 있냐. 현실성이 없다.”는 게 시청자들의 주된 반응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유부남·유부녀의 사랑을 그린 1990년대 MBC 드라마 ‘애인’은 방영 당시 ‘아름다운 불륜 드라마’라는 호평과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을 동시에 받았다. 국회에서까지 “불륜을 조장하는 나쁜 드라마”라고 질책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의 평가는 다르다. 매너리즘에 빠진 30대 직장인들의 일탈을 아름다운 영상미로 표현해 냈다는 평가가 압도적이다. ●동시대 시청자 눈높이가 막장 기준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드라마에 대한 맞춤영상(VOD) 신청수요가 적지 않다는 게 MBC 측의 설명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막장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문화에 따라 변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시점을 살아가는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막장이냐 아니냐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드라마 제작자들의 시대적 감수성이 요구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채식주의자

    부모가 싸우는 소리가 들리자 언니 지혜는 동생 영혜의 귀에 덮개를 씌웠다. 어린 동생이 험악한 소리를 듣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언니는 부엌으로 달려가 칼을 숨긴 다음 장독 뒤로 몸을 감췄다. 곧 아빠가 뛰쳐나와 칼을 찾다 부지깽이로 엄마를 때렸다. 어떻게 해도 분이 풀리지 않는 그는 자신을 향해 짓던 멍멍이를 손수 잡아버렸고, 이튿날 밥상엔 개장국이 올라왔다. 평범한(혹은 평범해 보이는) 여자로 자란 자매는 둘 다 평범한 가정주부가 됐다. 어느 날, 꿈에서 깨어나면서 영혜에게 낯선 변화가 일어난다. 일체의 육식을 거부하는가 하면 고기 냄새가 난다며 남편과의 잠자리를 피하는 거다. 보다 못한 가족들이 마련한 자리에서 아버지가 손찌검하며 고기 먹기를 강요하자, 영혜는 칼로 손목을 긋는다. ‘채식주의자’는 야만적인 공간과 짐승의 시간을 참고 버텨야 했던 여자의 죄의식과 도덕적 선택에 관한 영화다. 한 사람 영혜가 아버지의 폭력 아래 지옥을 통과할 동안, 이 땅에선 지배권력이 민중의 목을 죄는 일이 똑같이 벌어졌다. 그러나 누가 죽였는지, 누가 죽었는지, 누가 누구를 억압했는지 밝혀지지 않는 여기는 분명 야수의 땅이다. 꿈에서 지워진 얼굴을 본 영혜는 ‘우리는 인간이 아니었다.’는 진실을 깨닫는다. 알게 모르게 고통과 불면의 밤을 지새웠을 그녀가 무딘 일상에서 벗어나 선택한 ‘육식의 거부’에는 이중의 의미가 있다. 첫째, 짐승의 비릿한 숨결이 서려 있는 우리의 과거를 지우고, 둘째, 땅에 생명의 뿌리를 내리는 순수한 인간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가족들은 현실의 끈을 놓은 듯 보이는 영혜를 비정상적인 인물로 대하고, 경계를 넘은 그녀가 자기들의 정상적인 영역으로 복귀하기를 원한다. 바꿔 말하면, 동지를 잃은 죄인들이 떠난 자를 되찾아 죄를 다시 공모하려는 형국이다. 그런 이유로, 이야기의 중심엔 영혜가 있으나, 영화는 (가족 및 사회를 대표하는)세 사람-영혜의 남편, 지혜의 남편, 지혜-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현실적이고 이기적인 남자는 넋을 놓은 아내 영혜를 쉬 포기한다. 그리고 지혜의 남편이자 비디오아티스트인 민호는 영혜에게서 아름다움의 에피파니(epiphany·사물이나 본질이 나타나는 순간)를 목격하지만 끝내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채 떠나게 된다. 두 남자로부터 바통을 이어받는 건 언니 지혜다. 그녀는 평소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던’ 사람이다. 트라우마가 밖으로 삐져나와 쓰러진 게 영혜라면, 지혜는 그걸 가슴 속에다 꾹꾹 눌러 담는 인물이다. 동생을 통해 지혜는 외면해왔던 트라우마와 조우한 셈인데, 두 사람의 ‘공포, 분노, 고통’이 만나는 지점에서 강렬한 빛을 발하던 영화는 바로 그 순간 멈춘다. ‘채식주의자’는 고통을 어루만지길 원하면서도 부숴진 꽃송이를 되살리는 건 자기 몫이 아님을 아는 영화다. ‘채식주의자’는 한강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 불꽃’을 각색한 결과물이다. 지독한 비대중성에도 불구하고 여러 장점이 이 영화를 추천하도록 만든다. 자칫 관념적으로 흐를 수 있는 주제를 어렵지 않게 풀어놓았으며, 배우들의 충실한 연기에서도 인물의 본질에 접근하는 데 기울인 정성이 느껴진다. 18일 개봉. 영화평론가
  • “행복했던 20년… 철없이 살아온게 장수비결”

    “행복했던 20년… 철없이 살아온게 장수비결”

    “행복합니다. 뭐 더 좋은 표현이 있겠나요?” 새달 19일이면 국내 간판 팝 전문 라디오 프로그램인 MBC FM(91.9㎒) ‘배철수의 음악 캠프’가 방송 20주년을 맞는다. 특유의 너털웃음과 콧수염이 트레이드 마크인 배철수(56)는 8일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화살처럼 지나간 20년이지만 내가 하고 싶은 팝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면서 “너무 행복했다. 이렇게 나만 행복해도 되는지 고민까지 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내가 초년 고생이 좀 심했기 때문에 그 대가라고 내 자신에게 얘기하기도 한다.”며 웃었다. 그는 “지금 그만둬도 여한이 없지만 시청자들이 원한다면 계속 방송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결석·지각 단 한 차례도 안해 배철수는 20년 동안 단 한 차례도 결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방송 2시간 전에는 스튜디오에 도착했단다. 단 한번의 지각도 하지 않았다. “우등상은 못받을지언정 개근상은 받을 요량”이라며 우스갯소리도 던진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20년간 같은 자리를 지킨 것에 시샘(?)을 내는 모양이다. 배철수는 “주변에서 너무 오래됐으니 주부 가요 열창과 같은 장년층 프로그램을 하라는 식의 농담도 듣는다.”고 전했다. 이내 웃음을 거두고 20년 장수 비결로 ‘철들지 않음’을 들었다. ●“진행자가 철들면 재미없죠” “제 데뷔곡이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인데 그래서인지 계속 철없이 살고 있어요. ‘딴따라’는 철들면 안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진행자가 철들면 재미없을 것 같아요. 전 요즘도 제 또래들보다는 20~30대와 어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배철수는 라디오의 매력도 강조했다. 인터넷 양방향 텔레비전(IPTV) 등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며 시대도 많이 변했지만 라디오는 여전히 그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그는 “방송환경이 많이 변했지만 라디오는 여전히 매력적인 매체”라면서 “일방적으로 음악을 들려주는 게 아니라 곧바로 청취자의 피드백이 온다. 오히려 지금 환경이 라디오에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송 20주년을 맞아 자신이 직접 팝 명반 100장을 선정하고, 선정 이유를 담은 책도 내놓는다. “중학교 1학년 때 ‘실드 위드 어 키스(Sealed with a kiss)’를 듣고 처음으로 마음이 움직였고 그 이후 평생을 음악과 함께해 왔다.”는 그는 “음반을 골라서 내는 것에 대해 고민도 했지만 내가 평생 음악을 한 것을 생각하면 음반 100장 선정한다고 해서 누가 크게 야단치거나 욕하지는 않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팝 명반 100장 골라 재발매… 해설서도 출간 ‘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위해 소니뮤직, 유니버설뮤직, 워너뮤직 등 음반 직배사가 힘을 모아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시대별로 중요한 음반 100장을 발매한다. 특히 국내에선 절판됐던 엘비스 프레슬리의 데뷔앨범 등 명반 30장도 포함돼 있어 팝 애호가들의 비상한 관심을 끈다. 각 음반에는 배철수가 직접 작성한 해설서가 달려 있다. 20주년 기념 서적에는 배철수와 대중음악 평론가 배순탁이 음반 100장과 관련 뮤지션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한 해설서, 딥 퍼플의 이언 길런이나 존 로드 등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다녀간 국내외 유명 음악가 16팀의 인터뷰 전문 등을 담았다. 배철수는 “굉장히 내성적이고 소심한 스타일인데 20주년을 맞으면서 일이 커졌다. ‘야, 이쯤에서 은퇴해 줘야 진짜 멋있는데’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며 “사실은 지금 그만둬도 ‘호상(好喪)’이라 생각한다.”며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20년차 DJ 배철수 “딴따라는 철 들면 안돼”

    20년차 DJ 배철수 “딴따라는 철 들면 안돼”

    “딴따라는 철이 들면 안될 것 같습니다. 철 들면 방송 그만 해야죠.”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배철수는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배철수의 음악캠프 20주년 기념과 100대 음반 및 서적 출판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배철수는 “나이가 들었으니 주부대상 프로그램 등으로 자리를 옮겨야 하는 것이 아니냐.” 는 말도 들었지만 “젊은 친구들과 코드가 잘 맞아 소통하는 게 좋다. 데뷔곡도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여서 계속 철없이 살 수 있을 것 같다.” 고 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오는 5일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타이틀로 선보이는 기념서적의 당초 제목은 ‘배철수의 음악캠프 그리고 100장의 음악’. 하지만 제목이 너무 길어 ‘Legend(레전드)’ 로 했다고. 배철수는 “인간 배철수는 결코 전설이 될 순 없지만 책에 수록된 100장의 음반들은 세계 음악계에서 전설로 불릴만한 음반” 이라면서 “대한민국 방송 환경에서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20년간 해온 것이 어쩌면 방송사에 전설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고 설명했다. DJ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평론가들이 추구하는 음악성과 대중들이 느낄 수 있는 친근함, 대중성 사이로 잘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며 “음반 100장도 양쪽에서 적당한 입장을 취하는 선에서 선정했다.” 고 음반 선정 동기를 밝히기도 했다. 배철수는 이어 ‘히트곡 위주로 선정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 다른 사람에겐 소음으로 들릴 수도 있다.” 면서 “모든 책임은 나한테 있다. 앞으로도 계속 논쟁에 기꺼이 참석하겠다.” 고 선포했다. 배철수는 20주년을 맞이한 ‘배철수의 음악캠프’와 관련해 “정말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20년이 확 갔다.” 며 “가끔 20년간 나만 혼자 너무 행복해도 되는 건가라는 생각도 한다.” 고 가슴 벅찬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음반 선정 이유와 본인이 직접 집필한 코멘트 등이 담긴 ‘Legend-배철수의 음악캠프 20년, 그리고 100장의 음반’ 기념서적은 오는 5일에 출간되며 음반은 오는 8일 전국 레코드 매장에 전시된다. 사진 = 이규하 기자 서울신문NTN 백영미 기자 positiv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화 대 영화 - 한국좀비와 외국좀비

    영화 대 영화 - 한국좀비와 외국좀비

    #오프닝 여기 한국산 좀비영화가 있다. 4명의 감독이 6편의 이야기로 엮어낸 옴니버스 영화 ‘이웃집 좀비’다. ‘틈사이’와 ‘도망가자’(오영두 감독), ‘뼈를 깎는 사랑’과 ‘페인킬러’(홍영근), ‘백신의 시대’(류훈), ‘그 이후…미안해요’(장윤정), 이렇게 6편이다. ‘좀비 바이러스’가 전역에 퍼지자 정부가 즉각 계엄령을 선포, 좀비 감염자를 제거한다는 내용이다. 좀비영화 황무지나 다름없는 우리 영화계에서 이웃집 좀비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외국의 ‘잘 됐다는’ 유명 좀비영화와 ‘영화 대 영화’ 형식으로 비교해 풀어 본다. ●좀비의 탄생 : 이웃집 좀비 vs 28일후 1960~70년대 좀비의 탄생이 ‘악령’에 기인하는 주술적 특성을 보였다면 최근 좀비영화는 바이러스와 같은 과학에 근거를 둔다. 사스(급성호흡기증후군)나 조류독감 등의 바이러스 공포를 경험한 현대인에게 더욱 설득력 있는 설정이다. 데니 보일 감독의 ‘28일후’(2002)는 영장류 연구시설에 무단 잠입한 동물 권리 운동가들이 우리에 갇혀 있는 침팬지를 풀어주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그 침팬지는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었고 여기서 바이러스는 급속도로 퍼져 나간다. 이웃집 좀비도 비슷하다. 에이즈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중앙아시아 소수 민족에게 생체실험을 강행한 제약회사 브렌델의 한국계 과학자 데이비드 박. 백신은 이내 좀비 바이러스로 변이된다. 두 영화 모두 좀비의 존재가 인간 외부의 영역에서 온 게 아닌, 인간 스스로 자초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인간의 욕망에 냉철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는 점은 공통 분모다. ●드라마 : 이웃집 좀비 vs 새벽의 황당한 저주 좀비 영화가 무조건 공포스러운 것은 아니다. 코미디 영역도 흡수, 뼈 있는 웃음을 선사한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가 대표적이다. 주인공 숀은 처음에는 좀비에게 무감각하다. 공포스러운 대상을 아무렇지 않게 대하는 모습이 재치 있다. 타인에게 무관심한 현대인의 단상을 풍자한 코드다. 퀸의 음악에 맞춰 좀비를 처치하는 모습,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좀비들 앞에서 좀비 성대모사를 하는 장면도 압권이다. 이웃집 좀비도 마찬가지. ‘도망가자’에서 여자가 튀어나온 남자의 눈알을 한 손에 잡고 대사를 읊조리는 장면이나 ‘뼈를 깍는 사랑’에서 손가락을 자르려는 여자를 향해 “아프니까 채혈을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찰의 모습에서 웃음이 나온다. 팽팽한 긴장감과 기발한 유머가 혼합된다. 여기에 드라마도 있다. 자신의 부모를 죽인 좀비 감염자에게 복수하는 여자, 좀비가 된 엄마를 위해 자신의 손을 잘라 던져주는 딸, 좀비가 된 남자친구를 위해 스스로 좀비가 되는 것을 선택하는 여인의 모습은 감동을 염두에 뒀다. “그냥 순수하고 싶었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좀비의 관계에 포커스를 두고 싶었다. 좀비영화라고 부모와 자식의 사랑, 남녀의 로맨스를 피해갈 이유가 없지 않은가.” 오영두 감독의 말이다. ●현실비판 : 이웃집 좀비 vs 다이어리 오브 데드 좀비 영화는 사회적 의미도 담아낸다. 징그러운 게 다가 아니다. 좀비가 출현한 공황 상태에서 인간과 사회는 어떻게 변하는지를 파헤친다. 좀비영화는 좀비를 통해 인간과 사회, 본연의 모습을 캐내려는 일련의 ‘사유실험’인 셈이다. 조지 로메로 감독의 ‘다이어리 오브 데드’(2007)는 미디어 권력을 비틀어 비판한다. 좀비가 사람들을 공격하는 기괴한 상황을 ‘일가족의 비극’이라는 내용으로 미디어가 축소, 조작하는 장면은 거대 미디어 권력에 대한 비판이 숨겨져 있다. 살아남은 인간들이 좀비를 총과녁으로 쓰는 장면도 인간의 야만성에 대한 냉소다. 이웃집 좀비는 다국적 제약회사를 겨냥했다. 좀비 바이러스가 만들어진 곳도, 좀비 백신을 개발해 파는 곳도 제약회사다. 결과적으로 병 주고 약 주던 제약회사는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다. 영화의 마무리도 마찬가지.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들은 병이 나아도 죄인이 된다. 취직도 못한다. 소외계층을 바라보는 군중의 광기어린 시선을 보여주는 듯하다. #엔딩 국내 좀비영화 역사를 개척했다는 점에서 이웃집 좀비는 기념비적이다. 제작비 2000만원의 저예산으로 제작했다는 사실도 대단하다. 강범구 감독의 ‘괴시’(1981)나 김정민 감독의 ‘죽음의 숲’(2006)이 있긴 했지만 흥행성이나 작품성 면에서 부족함이 많았다. 아쉬움도 있다. 앞서 언급한 코미디적 요소나 현실 비판 메시지는 이미 좀비영화에서 너무나 많이 쓰였던 진부한 해석이다. 오 감독의 말처럼 좀비를 인간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시도도 그다지 신선하진 않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도 좀비가 돼 가는 엄마에 대한 주인공의 고뇌를 담아냈다. “코미디, 로맨스, 현실비판 가운데 어느 하나 제대로 해낸 게 없다. 그냥 좀비를 이용한 드라마다. 좀비가 나올 뿐, 다를 게 없다. 인간과 좀비와의 공존을 유쾌하게 그린 새벽의 황당한 저주와 같이 깔끔한 마무리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을까.” 이용철 영화평론가의 말이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용어클릭] ●좀비영화 좀비를 다룬 공포영화다. 좀비(zombie)는 부활한 시체를 뜻한다. 특수분장, 컴퓨터그래픽(CG) 등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특성을 보인다. 1970~80년대에는 주술적 특성을 보였지만 1990년대 들어 사회에 대한 비판과 인간의 야만성을 드러내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 [문화마당] 사생팬 양산하는 대중문화계/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

    [문화마당] 사생팬 양산하는 대중문화계/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

    아직 어둠이 짙은 새벽. 서울 청담동의 몇몇 가요기획사 앞에 이상한 광경이 연출된다. 길게 택시가 줄지어 서 있다. 그 옆으로 귀가를 잊은 10대 청소년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들은 수시로 전화기를 통해 연예인들의 스케줄을 확인한다. 이윽고 택시들은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어딘가를 향해 총알처럼 달렸다. 그리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이른바 ‘사생팬(私生fan)’ 무리였다. ‘사생팬’이란 연예인의 사생활을 좇는 무리를 일컫는다. 자신들이 추앙하는 아이돌 그룹의 일거수일투족에 매달려 그들의 사생활을 체크하는 대신, 정작 자신들의 사생활은 포기한다. 알기 쉽게 스토커라 해도 무방하다. 그들의 정보력은 등골이 오싹할 만큼 혀를 내두르게 한다. 연예인의 바뀐 전화번호는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이내 노출된다. 이사 가는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경우도 있다. 얼마나 집요하게 집착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10년 전쯤, 여성 그룹 베이비복스의 한 멤버가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을 당했다. 자신의 얼굴이 면도칼로 난도질당한 사진이 기획사로 배달된 무시무시한 사건이었다. 죽은 고양이를 소포로 보내기도 했다. 당시 정황으로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HOT의 한 멤버와 스캔들 뉴스가 나돌자 팬이 보낸 것으로 추정됐다. 요즘으로 따지면 ‘사생안티(私生anti)’다. ‘사생팬’의 반대 개념인 ‘사생안티’란 싫어하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캐내 어떤 방식으로든 위해를 가하는 집단이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걸림돌이 되는 모든 것은 물리적인 힘을 동원해서라도 지켜내겠다는 위험천만한 발상을 그대로 실천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극히 일부이지만 이성적 판단이 모자라는 청소년들에게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우려할 만한 일이다. 정보환경과 미디어 매체가 발달하면서 청소년 팬덤(fandom) 문화가 극단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80년대 조용필의 오빠부대가 탄생한 것이 팬덤의 시초였다. 당시 열광적 환호에 놀랐던 것에 비하면 요즘 청소년들의 대범함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 이러한 현상을 그들만의 탓으로 돌리고 방관하기에는 너무 무책임하다. 2000년 전후로 인터넷 문화가 시작되고 미디어 매체가 팽창하면서 개인이 실시간으로 자신의 의사를 불특정 다수에게 극단적으로 공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공격적이고 범법적인 수위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TV 연예 프로그램이 쏟아내는 상업성은 과연 공공재 방송에서 가능한 일인지 의아할 정도다. 귀를 의심케 하는 폭로와 막말은 편집을 피해 대접받은 지 오래다. 가수로 데뷔하는 TV 진입 장벽이 저렇게 낮을 수 있는가 하는 곤혹스러움은 과장된 말이 아니다. 방송된 가요 프로그램을 ‘다시보기’ 한다면 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부끄럽기 짝이 없다. 음악은 듣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오직 비주얼이 스타 당락의 승부처라는 사실을 직감하게 한다. 주 시청자들인 청소년들에게 음악이 소중하지 않는 시대를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청소년들이 원하는 대세라고 여긴다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것을 바라보는 청소년들에게 화려한 스타에 대한 동경 이외에는 그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말초적인 문제가 반복 재생산되면서 낳은 피해는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묻고 싶다. 기성세대와 청소년 세대 간 문화소통은 단절돼 있다. 미디어에 함몰된 청소년 문화구조도 사회적으로 심각하다. 청소년들의 놀이문화가 다양하게 확산될 수 있는 사회적 실천 노력이 절실하다. 우리 대중음악계는 음악적 진정성보다 얄팍한 상술로 얼룩진 모진 길을 걷고 있다. 다양성을 획득하면 풍요를 이루게 된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적 감수성 전달을 포기한 채 위험한 줄타기를 하는 오늘의 일그러진 모습에서 문화 편향이 가져오는 위험한 결과를 읽어 내린다. 균형을 잃으면 상실로 얼룩진다는 진리를 우리는 잊고 산 지 오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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