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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정진호 글·그림, 사계절출판사)“바나나가 일찍 도착하려면 택배 기사는 새벽에 출발해야 한다.” 주문과 배송 그리고 도착. 이제는 너무나 익숙하고 편리한 온라인 쇼핑의 이면에는 택배 기사, 주유소 직원, 철로 정비사, 식당 주인 등 다양한 노동자들이 있다. 우리 사회를 잇는 것은 어쩌면 노동이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노동 감수성’을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그림으로 전하고 있다. 44쪽. 1만 5000원. 소셜 클럽(이지은 지음, 문학동네)“착한 사람들의 선의는 공동의 문제를 봉합해 버리면서도, 봉합되어 버렸다는 사실마저 감추는 기능을 한다.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우리의 선의는 어떤가.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선량함’은 실은 우리의 불편함을 제거하기 위한 기만이다.” 세월호와 페미니즘 그리고 촛불까지. 2010년대 한국 사회의 역동적인 변화로 한국문학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맞았다. 이런 변화를 아주 세심하고 묵직한 언어로 포착하는 현장 문학평론가 이지은의 첫 번째 문학평론집이다. 그의 평론 중에서도 오직 사회적 문제의식이 드러난 글들만 묶었다. 276쪽. 2만 2000원. 그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김용택 지음, 마음산책)“그들이 저세상 어느 산골, 우리 마을 닮은 강가에 모여 마을을 만들어 살 것이다. 그랬으면 좋겠다. 나도 그 마을에 들어가 그때는 시 안 쓰고 그냥 얌쇠 양반처럼 해와 달이 시키는 대로 농사일하면서 근면성실하게 살고 싶다.” 1982년 창비에서 나온 ‘21인 신작시집’에 시를 발표하며 올해로 등단 42년을 맞은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새 시집이다. ‘섬진강’ 연작을 비롯한 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집에도 자연의 아름다움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그림처럼 담겼다. 67편의 시와 2편의 산문 그리고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 15컷도 수록됐다. 160쪽. 1만 3000원.
  • [포토] 방민아, 하이컷 비키니로 뽐낸 명품 몸매

    [포토] 방민아, 하이컷 비키니로 뽐낸 명품 몸매

    걸스데이 출신 배우 방민아가 하이컷 비키니로 몸매를 과시했다. 방민아는 자신의 채널에 ‘3월의 태국’이라는 글과 함께 휴양지에서 촬영한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다. 연두색 탱키니에 골반 라인이 높이 올라간 하이컷 비키니를 입은 방민아는 늘씬한 몸매로 시선을 모았다. 한편 방민아는 드라마와 영화를 누비며 배우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니TV ‘딜리버리맨’ 영화 ‘화사한 그녀’ 등에 출연했다. 지난 2021년에는 영화 ‘최선의 삶’(이우정 감독)으로 22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 국립극단 신임 이사장에 곽정환 코웰 회장

    국립극단 신임 이사장에 곽정환 코웰 회장

    문화체육관광부는 5일 국립극단 이사장에 곽정환(60·사진) 코웰 회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2027년 6월 4일까지 3년이다.곽 신임 이사장은 30여년간 홍콩, 중국 등에서 기업을 창업하고 운영해 온 경영전문가로, 2002년부터 코웰(홍콩)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또한 2021년부터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이사를 맡고 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14년 만의 남산 국립극장으로의 귀환을 앞둔 국립극단에는 국립 대표 연극단체로서의 새로운 운영 방향 정립과 혁신이 필요하다”며 “신임 이사장의 강한 업무 추진력과 세계적인 경영 정신이 국립극단의 대표성을 더욱 확고히 하고, 한국 연극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아울러 문체부는 지난달 20일 연극배우 김은희와 이단비 공연 전문 통·번역가, 연극배우 이종열, 임대일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을 3년 임기의 이사로 임명했다. 또 이날 김건표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와 심재민 연극평론가도 신임 이사로 임명했다.
  • [열린세상] 이념이 되어 버린 종합부동산세

    [열린세상] 이념이 되어 버린 종합부동산세

    “종부세(종합부동산세)를 폐지했으면 좋겠다.”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정 최고위원이 최근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고 최고위원은 “종부세로 인해 민주당이 집이 있고 부자인 사람을 공격하는 세력처럼 상징화됐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도 고 최고위원의 주장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해 보자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미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아무리 비싼 집이라도 1주택이고, 실제 거주한다면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빠져야 한다”고 했다. 종부세 폐지론은 보수 진영에서 먼저 들고나오곤 했는데 이번에는 민주당에서 먼저 얘기를 꺼내니 정국의 관심사가 됐다. 그러나 민주당에서 종부세 폐지론이 당장 힘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종부세 폐지에 반대하는 의견이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종부세는 우리 사회의 기득권층이 내는 그야말로 초부자 세금”이라며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지역구 사정이나 전략적 고려에 따라 종부세 완화나 폐지를 주장하는 의원들도 늘어났지만, 여전히 종부세 고수를 민주당의 정체성처럼 여기는 의원들이 많다. 그래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지금 종부세 논의는 우선순위가 아니다. 특검법 등 현안이 너무 많아 당장 종부세 논의를 하기는 어렵다”고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지금 종부세를 논의하다가는 국회 원구성이나 각종 특검법 추진을 앞둔 시점에서 여권에 정국 주도권을 넘겨줄 것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부도 종부세 폐지론을 재점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기본적 방향은 폐지이고, 그걸 어떤 단계로 어떻게 할지는 부처의 실질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종부세 폐지 및 재산세로의 통합은 중장기 과제로 남겨 두되 다주택자 종부세 중과 폐지를 우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또한 ‘실거주 1주택자’보다 다주택자의 종부세 중과 폐지를 우선하는 게 적절한지 논란은 따른다. 야권 성향 논객인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얼마 전 발간한 ‘이기는 정치학’에서 “종부세는 ‘정권교체 촉진세’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부 시절 종부세의 급격한 인상에 대해 “너무 많은 세금을 너무 빨리, 너무 부당하게,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걷었다”고 비판한 최 소장은 “본인들도 무슨 일을 했는지 잘 모르고 결정했을 것이다. 진보세력 전체 분위기에 휩쓸려, 진보적 열정이 너무 충만해서, 부자들에게는 세금을 많이 때려도 된다고 생각해서, 세금을 올려서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는 사명감에 충만해서, 혹은 별 생각 없이 민주당에 ‘가장 불리한 정치 지형’을 만든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종부세를 놓고 중도 표심에 미치는 정치적 유불리를 고심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금을 정치적 도구로 삼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다. 고가 주택을 보유한 소수에게 징벌적 과세를 함으로써 다수의 박탈감을 해소하는 역할을 했던 종부세는 노무현ㆍ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로 인한 집값 폭등의 책임을 고가 주택 보유자들에게 떠넘기는 과정에서 생겨난 정치적 세금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종부세는 세금이기 이전에 ‘이념’이 됐다. 막상 종부세는 투기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도 않고 집값 안정에 별반 기여하고 있지도 않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종부세를 당의 정체성과도 같은 것으로 사수해 왔다. 우리 사회에서 종부세는 이념에 따라 찬반이 갈리는 분열의 화두가 되고 있다. 종부세 폐지론을 꺼낸 고 최고위원을 향해 “지금이라도 국민의힘으로 가라”, “수박 짓 하지 마라”는 비난을 퍼붓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모습은 이념이 돼 버린 종부세의 현주소를 보여 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올리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기형적인 세금이 이대로 존속될 의미가 있는가 물을 때가 됐다. 유창선 정치평론가
  • “불을 극복하고 수맥의 힘으로 다시 선 듯”

    “불을 극복하고 수맥의 힘으로 다시 선 듯”

    “그동안 왜 나는 불에만 취해서 물이 있다는 것을 몰랐을까요. 돌아보니 제 시에는 물의 덕성을 찬양하고 칭송하며 쓴 시가 많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 상을 받으면서 마치 불을 극복하고 수맥의 힘으로 다시 일어선 듯 힘이 솟습니다.” 제32회 공초문학상을 품은 이향아(86) 시인은 얼굴에 활짝 웃음꽃을 띠운 채로 수상 소감을 말했다. 이 시인은 지난 4월 출간된 시집 ‘모감주나무 한 그루 서 있었네’(시와시학사)에 수록된 시 ‘물의 표정’으로 올해 공초문학상을 받았다. 공초문학상은 한국 신시의 선구자인 공초 오상순 시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서울신문이 1992년 제정한 상이다. 등단 20년이 넘은 시인의 최근 1년 이내에 발간한 작품을 대상으로 한다.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 시인은 “공초 선생님은 매우 자유로운 분이었다”며 “공초(空超)라는 이름 뜻 그대로 덜어 내고 비워 내고 벗어나 마치 세계를 가진 듯 풍요로웠고 세계의 주인인 듯 늠름하신 분이었다”고 말했다. 이 시인은 “공초문학상의 역대 수상자 명단을 보면 한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훌륭한 분들”이라며 “제가 감히 그 대열에 낀 것이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도 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공초숭모회장인 이근배 시인과 문학평론가 유성호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27회 수상자), 민윤기 서울시인협회장, 30회 수상자인 최금녀 시인 등이 참석했다. 심사위원장인 이근배 시인은 “수상작에는 ‘누구는 물의 표정을 고요라고 하고 / 어떤 이는 그래도 정결이라 하지만 / 나는 또 하나 순종이라고 우긴다’라는 시구가 있는데 우주만큼 크고 넓은 물의 세계를 단아하게 표현한 시로 공초 선생의 시 정신을 우러르는 좋은 작품이었다”고 평했다. 곽태헌 서울신문 사장은 축사에서 “수상작은 거슬러 흐르는 법이 없는 물의 속성을 통해 겸허하고 조용한 낙하를 택하면서 영원의 길을 찾아 나서는 화자의 마음을 잘 보여 준다는 평을 받았다”며 “서정적 세계가 특유의 울림과 질감과 무게로 전해진 사례라는 평을 받은 오늘의 주인공께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시상식이 끝난 뒤 서울 강북구 수유리에 있는 공초 선생 묘소를 찾아 61주기 추모제를 지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신경림 시인을 비롯해 김지하, 정현종, 천양희, 신달자, 정호승, 도종환, 유안진, 나태주, 오탁번 등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들이 공초문학상 역대 수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 [부고]

    ●이순태씨 별세, 이직(한국일보 신문부문장)씨 부친상, 신은영(교사)·이소연(문학평론가)씨 시부상 = 4일 서울 은평성모병원 장례식장, 발인 6일. (02)2030-4459
  • 與, 7월 25일 전대 연다… ‘당대표 중심’ 지도체제 유지하기로

    與, 7월 25일 전대 연다… ‘당대표 중심’ 지도체제 유지하기로

    국민의힘이 4·10 총선 참패 이후 ‘7말 8초’로 거론되던 전당대회를 다음달 25일에 치르기로 했다. 또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비대위 회의에서 “전당대회를 가급적 파리올림픽 경기 시작(7월 26일) 전에 마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첫 회의를 열고 파리올림픽 개막 이전 당 대표 선출을 마무리하는 ‘7·25 전당대회’에 잠정 합의했다. 서병수 선관위 위원장은 “전당대회는 국민의힘 300만 당원의 축제이자 5000만 민심을 담는 용광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일종 사무총장 등 당연직을 제외한 선관위원은 박종진·양종아·이재영·이형섭·이승환·김수민·곽관용 등 7명이고, 외부 선관위원으로는 김연주 시사평론가와 강전애 변호사가 임명됐다. 이와 별도로 비대위는 이날 오전 비공개회의를 열고 이번 전당대회를 지도체제 변경 없이 치르기로 의견을 모았고 오후 의원총회에서 추인됐다고 한다. 그간 당 대표 선거에서 1위는 당대표, 2·3위는 최고위원을 맡는 절충형 집단지도 체제도 검토됐지만 당대표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키로 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헌·당규 특위도 구성했다. 위원장은 판사 출신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지낸 여상규 전 의원이 맡는다. 최형두·박형수·이달희 의원, 오신환 당협위원장, 김범수 전 당협위원장, 정회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특위 위원에 임명됐다. 4일 첫 회의를 여는 당헌·당규 특위는 ‘당원 100%’ 투표로 당 대표를 선출하는 현행 룰에 민심(일반 국민 투표)을 얼마나 반영할지 논의한다. 당 안팎에서 ‘당원 70%·일반 국민 30%’ 복원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수도권 낙선자들 중심으로 ‘민심 최소 50% 반영’ 요구도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대선 1년 6개월 전에 선출직 당직을 내려놔야 하는 ‘당권·대권 분리 조항’도 손질할 가능성이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에 휩싸였던 총선백서특별위원회는 전당대회 후에 백서를 발간하기로 했다.
  • 거스르지 않는 고요… 물의 길, 영원의 길 [제32회 공초문학상]

    자유와 허무, 민족과 아시아와 우주를 함께 노래한 공초 오상순 선생의 시사적 위의(威儀)와 가치를 계승해 온 공초문학상이 올해로 32회를 맞았다. 이번에 수상자로 선정된 이향아 시인은 삶의 보편적이고 공감적인 의미를 특유의 가지런한 서정적 언어로 담아 온 우리 시단의 대표 중진이다. 그동안 시인은 원형적이고 훼손되지 않은 사물과 순간과 장면에 대한 오랜 기억을 통해 아름다운 삶을 가능하게 한 원형적 에너지를 발견해 왔다. 그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 지속적 치유와 긍정의 미학을 구축해 왔는데, 근작 시집 ‘모감주나무 한 그루 서 있었네’(시와시학사)는 삶의 본원적 속성을 탐구하는 단아한 서정을 보여 준 수작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수상작 ‘물의 표정’은 짧고 강렬한 노래에 이러한 서정성을 순간적 응집력으로 담아낸 산뜻한 범례라 할 것이다. 그 안에는 시인이 지향해 온 삶의 기율이 ‘고요’와 ‘정결’을 지나 ‘순종’이라는 어휘로 집약되고 있는데, 이는 거슬러 흐르는 법이 없는 물의 속성을 통해 겸허하고 조용한 낙하를 택하면서 영원의 길을 찾아 나서는 화자의 마음을 잘 보여 준다. 마침내 시인은 봉헌과 헌신의 삶이야말로 상선약수(上善若水)처럼 온전한 삶의 순리를 담는다는 것을 잔잔하게 웅변해 준다. 이는 명징한 기표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비가시적 신비로움의 언어이기도 하다. 이때 ‘물’은 인간의 존재론적 표상일 뿐만 아니라, 스스로 몸을 씻고 불길 위에 눕는 ‘부활’의 과정을 통해 삶의 본원적 속성을 암시하는 매재로서도 우뚝하다 할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에 대해 이향아 시인이 오래 탐구해 온 서정적 세계가 특유의 울림과 질감과 무게로 전해진 사례라고 평가했다. 심사위원 이근배 시인·문정희 시인·유성호 문학평론가 ■공초문학상은 공초(空超) 오상순은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에 들 때까지 담배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한다. 지인들은 그를 ‘공초’라는 아호보다 ‘꽁초’라는 별호로 불렀다. 활발한 활동에도 살아생전 한 권의 시집도 내지 않았다. 결국 후배들이 사후에야 존경을 담아 시집을 만들었다. 그저 재미난 이야기와 후배들의 존경만으론 그를 예단키 어렵다. 구상 시인은 공초의 시 ‘아시아의 마지막 밤 풍경’을 평하면서 그를 “무(無)교리의 종교가이며 사상가”로 규정했다. 한국 근대 시의 개척자인 시인은 1920년대 한국 신시운동의 선구가 된 ‘폐허’의 동인으로 참여했다. ‘허무혼의 선언’, ‘방랑의 마음’, ‘아시아의 마지막 밤 풍경’ 등 50여편의 시를 남겼다. 1926년 작품 활동을 그만두고 부산 동래 범어사에 입산해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불교의 공(空)을 초월하고 싶은 마음이 담긴 ‘공초’라는 호를 사용한 것도 이 무렵부터다. 혈육도 집도 없이 평생 독신으로 무욕의 삶을 살았다. 1992년 무소유를 실천한 그를 기리기 위해 공초문학상을 제정했다. 1993년 첫 수상자를 낸 공초문학상은 등단 20년 차 이상의 중견 시인들이 최근 1년 이내에 발표한 작품 중에서 수상작을 고른다. 역대 수상자로 신경림, 오세영, 김지하, 정현종, 신달자, 정호승, 도종환, 나태주, 오탁번, 문정희 시인 등이 있다. 올해 32회 시상식은 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 與, 7월 25일 전대 연다… ‘당대표 중심’ 지도체제 유지하기로

    與, 7월 25일 전대 연다… ‘당대표 중심’ 지도체제 유지하기로

    국민의힘이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다음 달 25일 치르기로 했다. 변경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지도체제는 이번 전당대회에선 손대지 않고,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선출하는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비대위 회의에서 “전당대회를 가급적 파리올림픽 경기 시작(7월 26일) 전에 마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첫 회의를 열고 ‘7·25 전당대회’에 잠정 합의했다. 서병수 선관위 위원장은 “전당대회는 국민의힘 300만 당원의 축제이자 5000만 민심을 담는 용광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성일종 사무총장 등 당연직을 제외한 선관위원은 박종진·양종아·이재영·이형섭·이승환·김수민·곽관용 등 7명이고, 외부 위원은 김연주 시사평론가와 강전애 변호사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헌·당규 특위도 구성했다. 위원장은 판사 출신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지낸 여상규 전 의원이 맡는다. 최형두·박형수·이달희 의원, 오신환 당협위원장, 김범수 전 당협위원장, 정회옥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위원이다. 비대위는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하자는 의견도 모았다. 한 비대위원은 “시간이 촉박한 만큼 당헌·당규 특위가 룰 개정에 집중하도록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했다. 이런 비대위의 뜻은 당헌·당규 특위에 전달됐고, 이날 오후 의원총회에서도 사실상 추인됐다. 4일 첫 회의를 여는 당헌·당규 특위는 ‘당원 100%’ 투표로 당 대표를 선출하는 현행 룰에 민심(일반 국민 투표)을 얼마나 반영할지 논의한다. 의원들을 대상으로 현행 유지는 물론 민심을 각각 20%, 30%, 50% 반영하는 방안에 대해 조사한다. 대선 1년 6개월 전에 선출직 당직을 내려놔야 하는 ‘당권·대권 분리 조항’도 손질할 가능성이 있다. 전당대회 윤곽이 드러나면서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질 예정이다. 당 대표 1인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단일지도체제가 유지되는 만큼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당권 도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논란이 이어졌던 총선백서특별위원회는 전당대회 후에 백서를 발간하기로 했다.
  • 심경 써넣고, 채색하고… 혁신적 판화가 뭉크 뒤엔 ‘절규’가 있었다

    심경 써넣고, 채색하고… 혁신적 판화가 뭉크 뒤엔 ‘절규’가 있었다

    서울 온 ‘절규’ 채색판화의 의미판화로 찍은 뒤 채색… 전 세계 두 점하나의 주제 파고드는 예술적 집착독특한 질감 표현 매체로 판화 활용뭉크 판화의 핵심 ‘병든 아이’그림 기초로 채색해 모티프 강조 조각별 잉크칠 후 조립한 ‘두사람…’“과감한 실험, 판화에 생명력 부여” ‘나는 자연을 꿰뚫는 거대한 절규를 느꼈다.’(Ich fülte das grosse Geschrei durch die Natur) 노르웨이 국민화가이자 표현주의 선구자인 에드바르 뭉크(1863~1944)는 대표작 ‘절규’(1895) 판화에 독일어로 이런 문장을 직접 써넣었다. 앞선 ‘절규’ 파스텔·유화(1893)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화가가 작품에 포착해 내려 했던 강렬한 감정이 이 문장과 함께 더욱 극적으로 드러난다.뭉크는 유화뿐 아니라 판화의 대가이기도 했다. 평생에 걸쳐 850개에 달하는 판을 만들었고 그렇게 남긴 판화 작품이 3만점이나 된다. 그가 생전 판화에 얼마나 애착을 뒀는지 알 수 있는 지점이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신문 창간 120주년 기념 전시 ‘에드바르 뭉크: 비욘드 더 스크림’의 작품 140점 중에서 판화는 절반이 훌쩍 넘는 91점, 그중에서 그가 직접 채색까지 한 건 22점에 이른다. 판화가로서 뭉크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그림 10점을 소개한다.원판만 있으면 작품을 얼마든 찍어낼 수 있는 판화는 분명 ‘복제가 가능한’ 예술이다. 서양화에서 판화가 처음 등장한 것은 대략 15세기쯤으로 추정된다. 독일 미학자 발터 베냐민이 짚었던 본격적인 복제 예술인 사진이나 영화보다도 훨씬 일찍 출현해 예술가들에게 다양한 영감을 불어넣었다. 그중에서도 뭉크는 19세기를 대표하는 판화가로서 혁신적인 표현기법을 도입해 판화가 현대미술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한 인물로 평가된다. 뭉크가 판화 기법을 처음 시도한 것은 1894년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대표작 ‘절규’는 1893년 파스텔과 유화로 각각 먼저 그려졌다. 절규하고 있는 남성 위로 보이는 강렬한 붉은 선은 유화에서 확인되는 표현이다. 그러나 뭉크는 이 작품을 완성한 뒤 다시 판화로 찍어냈다. 그림 속 인물의 심경을 담은 문장을 적어 넣은 것도 이때다. 지금 서울에서 전시되고 있는 ‘절규’(섹션4) 판화는 작품을 찍은 뒤 화가가 직접 물감으로 채색한 ‘채색판화’로 전 세계 단 두 점뿐인 희귀한 그림이다. 판화 버전의 ‘절규’는 1895년 말 파리 예술잡지 ‘라 레뷔 블랑슈’에 실리면서 널리 알려졌다. ‘절규’의 세계적인 명성은 회화가 아니라 판화 덕분이었던 셈이다.이미 완성한 그림을 다시 판화로 찍는 것엔 크게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집착’이다. 뭉크는 자신이 정한 주제를 끈질기게 파고드는 화가였다. 한번 그린 걸 판화로 찍고 거기에 직접 색칠까지 하는 것은 하나의 주제를 한 단면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겠다는 뭉크의 예술적 의지다. 판화가로서 뭉크의 역량이 두드러지게 표현된 그림은 바로 ‘병든 아이’(1896·섹션5)다. 한 살 터울의 누나 소피의 죽음을 겪고 충격을 받은 열네 살 소년 뭉크가 평생에 걸쳐 반복적으로 그린 그림인데, ‘절규’와 마찬가지로 판화로 찍은 뒤 채색하는 방식으로 작품에 변주를 줬다.원판 그림을 기초로 삼아 수채화 등으로 칠해서 모티프를 더욱 강조하는 시도로도 보인다. 이런 기법이 잘 드러나는 또 다른 작품으로는 ‘뱀파이어Ⅱ’(1895·섹션5), ‘카바레’(1895·섹션1)가 있다. 시인 겸 미술평론가 장소현은 저서에서 뭉크를 “과감한 실험을 통해 풍부한 표현의 세계를 개척해 단순한 복제기술로 전락해 생명을 잃었던 서양의 판화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뭉크가 판화로 표현한 자화상 중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팔뼈가 있는 자화상’(1895·섹션1)이다. 어두운 배경과 대비되는 창백한 얼굴 그리고 앙상한 팔뼈와 상단의 묘비를 연상시키는 장식은 죽음에 대한 비유다. ‘마돈나’(1895~1902·섹션8)도 상당히 인상적인 판화다. 치명적인 관능미를 뽐내지만 동시에 병약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여성의 그림을 뭉크는 회화 외 동판화와 흑백석판화, 채색판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했다. 이 그림에는 태아, 정자 등 임신과 관련된 모티프들이 그림 곳곳에 담겨 있다.이와 함께 뭉크가 평생에 걸쳐 연구한 판화 기법이 다양하게 녹아든 ‘해변의 두 여인’(1898~1917·섹션13)도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다.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 주는 ‘불안’(1896·섹션5)은 ‘절규’와 비교해서 볼 만하다. 고갱의 목판화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달빛Ⅰ’(1896·섹션2), 각 조각에 따로 잉크를 칠한 다음 판화를 찍기 전 다시 조립하는 혁신적인 방법이 적용된 ‘두 사람. 외로운 이들’(1899~1917·섹션10)도 있다. 미술사학자인 우정아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뭉크는 판화를 단순히 대량으로 복제가 가능한 수단으로 본 것이 아니라 거칠고 독특한 표면의 질감을 표현할 수 있는 매체로 봤다”며 “판화에 직접 채색을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된 것은 그러한 양식적인 실험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우 교수는 또 뭉크가 같은 작품을 판화로 반복적으로 표현했던 것에 대해서는 “자신의 작품에 집착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던 뭉크에게 판화는 그런 반복의 강박을 충족시켜 주는 매체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巨野, 21대 거부권 쟁점 법안 10개 중 6개 재발의… ‘입법 전쟁’ 재점화

    巨野, 21대 거부권 쟁점 법안 10개 중 6개 재발의… ‘입법 전쟁’ 재점화

    171석의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문을 연 지 불과 이틀 만에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폐기된 ‘10대 쟁점 법안’ 중 6개를 재발의했다. 사실상 민주당의 입법 속도전을 저지할 대안이 없는 국민의힘은 또다시 대통령 거부권에 기댈 수밖에 없다. 이번 국회에서는 야당 입법 독주·거부권 행사의 악순환 속에 민생법안이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이 재연되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 임기 개시 이후 지난달 30일과 31일에 제출된 법안은 모두 68건이었다. 이 중 민주당의 대표 발의가 41건(60.3%), 국민의힘이 25건(36.8%)로 민주당의 법안 대표 발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나머지는 조국혁신당의 ‘한동훈 특검법’과 부산 지역 여야 의원들이 공동으로 발의한 ‘부산글로벌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이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직전 21대 국회에서 거부권을 행사해 폐지된 법안 14건 가운데, 여야 합의로 통과된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여권 일각에서도 찬성 분위기가 감지되는 간호법 제정안·농어업회의소법·한우산업지원법 등을 제외한 10대 쟁점 법안 중 6개를 재발의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채 상병 특검법을 지난달 30일 ‘1호 당론’ 법안으로 대표 발의했고, 윤준병 의원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이튿날에는 이성윤 의원이 ‘김건희 종합특검법’을 제출했고, 같은 날 정청래 의원도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재발의했다. 이용우 의원이 시민사회와 협의해 이르면 이번주에 재발의하겠다고 밝힌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포함하면 10대 쟁점 법안 중에 7건에 대해 재발의했거나 재발의 계획을 밝힌 것이다. 다만 이 중 당론으로 추진한 법안은 채 상병 특검법 1건뿐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입법 속도전 방침을 밝히면서 개별 의원들이 앞다퉈 법안들을 발의하고 있다”며 “일단 기존에 당론으로 확정한 채 상병 특검법과 민생회복지원금을 위한 특별조치법 이외 나머지는 상임위원회가 구성 뒤 본격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도부의 다른 인사는 “아직 순서를 정한 것은 아니나 오는 8, 9월에 KBS 이사회, MBC 방송문화진흥회가 교체될 예정이라 방송3법은 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 법안들은 정부·여당과 첨예한 갈등이 불가피하다. ‘김건희 종합 특검법’은 김 여사의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기존 7개 의혹에 더해 공무원의 무마·은폐 등 직무유기, 직권남용 의혹 등을 포함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도 쌀값의 폭락과 폭등 시 초과생산량을 매입하거나 정부관리양곡을 판매하는 등의 내용으로 21대 국회에서 무산된 바 있다. 다만 여야는 대치 정국으로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민생 법안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양육 의무를 저버린 부모가 재산 상속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일명 ‘구하라법’(민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석기 의원 등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법’을 내놓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 합의처럼 윤 대통령이 먼저 태도를 바꿔 야당과 소통해 절충안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하고, 야당도 다수당으로서 민생 법안부터 우선 처리하려는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변신’을 넘어서…사후 100년, 여전히 새로운 카프카

    ‘변신’을 넘어서…사후 100년, 여전히 새로운 카프카

    “많은 책은 자신의 성(城)안에 있는 낯선 방들을 여는 열쇠 같은 역할을 한다네.” 프란츠 카프카(1883~1924)는 어릴 적 친구였던 오스카 폴락에게 보낸 1903년 11월 8일의 편지에 이렇게 썼다. 자기 안의 낯선 세계를 해독할 실마리로써 문학의 가능성을 말한 것이다. 3일은 카프카가 사망한 지 정확히 100년이 되는 날이다. 그의 모든 작품이 쓰인 지 한 세기가 지나게 되는 셈인데, 여전히 그의 문학으로 들어가는 ‘열쇠’는 누구도 찾아내지 못했다.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카프카더러 “자신의 텍스트들을 해석하지 못하게끔 하기 위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했다”고 짚은 바 있다. 카프카의 소설이 여전히 새롭고 매혹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그러나, 국내에서 카프카는 그간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벌레가 돼 있었다는 문구로 시작하는 소설 ‘변신’의 작가로만 알려져 있다. 최근 카프카의 저작을 번역한 국내 독문학자 2명에게 ‘2024년 한국인이 읽을 카프카의 소설’을 두 편씩 추천받았다. ‘학술원에 보내는 보고서’·‘단식 광대’ 한국카프카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창비·민음사·문학과지성사 등 여러 출판사에서 카프카 번역서를 낸 편영수 전주대 명예교수는 단편 ‘학술원에 보내는 보고서’(이하 학술원)와 ‘단식 광대’를 추천했다. ‘학술원’은 인간을 모방한 끝에 인간으로 진화하는 데 성공한 원숭이를 앞세운 서간체 소설이다. 편 교수는 “문명 세계의 무자비한 학습을 통한 인간으로의 발전은 승화가 아니라 자유의 상실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단식쇼’를 벌이는 광대가 사실은 입에 맞는 음식이 없어서 먹지 않았던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단식 광대’에 대해서는 “입에 맞는 음식이란 카프카의 ‘글쓰기’였으며, 이는 그의 삶에서 그것만이 가장 생산적인 활동이요, 삶을 지탱하는 가능성이었음을 비유하고 있다”고 했다. ‘선고’·‘소송’ 최근 문학동네에서 카프카 단편선을 비롯해 앞서 장편 ‘성’(열린책들) 등을 번역한 이재황 아주대 특임교수는 단편 ‘선고’와 장편 ‘소송’의 일독을 제안했다. 실제 프라하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까지 받았고 노동자를 위한 산업재해보험공사에서 오래 일했던 카프카는 법·제도·관료제의 허상을 집요하게 탐구했던 작가이기도 하다. 하룻밤 만에 완성한 소설로도 알려진 ‘선고’는 카프카가 가장 애착을 느끼는 작품이라고도 고백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카프카 문학의 ‘영원한 주제’로도 불리는 부자 갈등의 모티프가 선명하게 형상화돼 있다”고 강조했다.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자신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도 모르는 채 체포당한 K의 이야기를 담은 ‘소송’은 “익명의 거대 권력이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을 그리는 점에서 작가 사후에 등장할 전체주의 권력의 정치적 폭력을 비유적으로 예견한 작품으로 이해되기도 한다”고도 했다. 국내외서 ‘카프카 축제’ 한편, 카프카 100주기를 맞아 국내외 문학계에서는 다양한 ‘카프카 축제’가 열리고 있다. 오는 9월 인천대에서 열리는 한국카프카학회 학술대회는 국내뿐만 아니라 영국·일본의 카프카 연구자들도 참석하는 국제대회로 치러진다. 최근에서야 공개된 카프카의 그림들을 모은 그림집(프란츠 카프카의 그림)을 출간한 문학동네는 저명한 문예비평가 주디스 버틀러를 초청한 ‘줌토크’(줌으로 진행하는 북토크)를 계획하고 있다. 주한독일문화원은 이달 말까지 ‘카프카의 모든 것’이라는 제목의 일러스트레이션 특별전, 오는 18일 현 카프카학회 회장인 목승숙 인천대 교수의 강연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출판사 나남은 시인 김혜순, 문학평론가 신형철 등이 한국문학의 관점에서 카프카를 재조명한 책 ‘카프카, 카프카’도 출간한다.
  • 그 가족은 늘 화목했을까…헛된 환상을 걷어내다

    그 가족은 늘 화목했을까…헛된 환상을 걷어내다

    박민정 6년 만의 두 번째 장편작가이자 교수인 주인공 통해국제결혼·다문화·해외 입양 등한국 사회와 정체성 문제 언급교수 사회 또는 문단 알력 은유 가족은 동질적이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백년해로(百年偕老)의 신화가 탄생한다. 소설은 여기서 탈락한 수많은 정체성을 다양한 여성의 목소리로 복원한다. 지운다고 결코 지워지는 것이 아니기에. 소설가 박민정(39)이 2018년 ‘미스 플라이트’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장편 ‘백년해로외전’은 단단한 문체와 중층적인 서사로 ‘우리’라는 말을 감싸고 있는 헛된 환상을 걷어 낸다. 작가이자 어느 대학의 초임 교수인 주인공의 시선으로 이야기는 크게 두 공간에서 진행된다. 하나는 현재의 나를 위태롭게 하는 대학교이고, 다른 하나는 그가 자란 후암동 적산가옥 고택이다. 후암동 고택은 “여름이면 능소화가 담벼락에 너울대는” 곳이지만 그다지 아름답진 않다. 재혼을 위해서 아들 하나만 남기고 두 딸을 해외로 입양 보낸 큰아버지, 미혼모였던 작은고모와 그 딸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할머니. 후암동은 안락한 유년의 뜰이 아니다. 그들만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것을 마구 잘라내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와도 같은 곳이다. “김 박사한테 물어봤더니 자전거 타다가도 터질 수 있는 거래, 처녀막은. 그래도 벌써 이렇게 되면 어떡해, 어쩜 좋아. 정 그러면 나중에 장가올 놈한테 사정 설명하면 되겠지 뭐”(52~53쪽) 소설 속 할머니의 대사는 지금 읽으면 끔찍하기 짝이 없는 언설이다. ‘처녀성’이라는 그릇된 신화를 신봉했던 전근대의 공간을 해체하는 것은 동질성 바깥에 있는 존재들이다. 폴리네시아에서 한국으로 와 큰아버지의 아들인 ‘장훈’과 가정을 꾸린 ‘바닷마을 언니’, 그 언니를 빼닮은 그녀의 딸 ‘수아’ 그리고 프랑스 가정으로 입양 보내졌던 큰아버지의 두 딸 중 하나인 ‘장선’이 그렇다. 주인공들이 이 인물들과 마주하는 장면을 통해 작가는 국제결혼, 다문화가정, 해외 입양과 같은 단어들이 동시에 품고 있는 한국 사회와 정체성의 문제를 예리하게 건드린다.소설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인 대학교에서는 자신을 끊임없이 견제하고 괴롭히는 ‘서정수’를 극복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같은 또래의 작가이자 동료 교수인 그와의 갈등은 한국 교수 사회 또는 문단 내 알력을 은유하고 있는 것처럼 읽히기도 한다. 소설가 최진영은 추천사에 “서로 막말과 저주를 일삼더라도 피붙이니까 화목하게 지내야만 한다는 기괴한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와 백인 남성 또는 한국인 중심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면 만날 수 있는 질문이 이 소설에 가득하다”고 썼다. 문학평론가 홍성희도 “다른 장소, 다른 이름, 다른 얼굴과 표정으로 유리병의 뚜껑을 여는 기묘한 이야기들의 도시”라고 평했다. 박민정은 소설을 쓰면서 이렇게 생각했다고 작가의 말에 적었다. “나만 있어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들, 내가 사랑하고 허용할 수 있는 사람들만 곁에 둘 수 없다는 분명한 사실들, 안전한 무균의 공간에만 머무를 수 없다는 사실을 거듭 깨달았다.”(314쪽)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허투루 읽지 않으려고(전승민 지음, 핀드) “살아가는 행위 자체가 비평이라고 느낄 때가 많다.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고 그 안에 담긴 것과 그가 부러 담지 않은 것을 가려내어 이해하는 일, 그것이 나의 세계와 어떻게 공명하는지 찾는 일. 어떤 존재와 깊이 밀착하여 그의 시간을 함께 살아 내는 일은 기도와도 같다.”서강대 영문과에 재학 중이던 202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문학평론가 전승민의 첫 책이다. 문학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쓴 에세이와 진지하고도 산뜻한 문장으로 벼린 비평이 아울러 담겼다. 책의 제목에서 글을 대하는 작가의 숭고한 태도가 엿보인다. 240쪽. 1만 6800원. 에밀의 루소(김조을해 지음, 북인더갭) “나야… 너의 첫 제자 에밀, 제발 눈을 떠 루소…”소설가 김조을해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표제작 ‘에밀의 루소’를 포함해 7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서강대 불문과 명예교수이자 소설가인 최윤은 김조을해를 “잔잔한 사건들을 통해 한 인물의 내적 성숙 과정을 담백하게 그려 낸다”고 평한 바 있다. 288쪽. 1만 6000원. 안티 사피엔스(이정명 지음, 은행나무) “세계가 신이 설계한 기계라면, 운명이 신의 언어로 구성된 정교한 프로그램이라면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다.”‘뿌리 깊은 나무’, ‘별을 스치는 바람’ 등에서 인상적인 상상력을 보여 줬던 소설가 이정명의 신작이다. 슬픔과 기쁨까지 데이터로 환원된 인공지능(AI) 시대를 그리고 있다. 원초적인 악을 학습한 AI와 불완전하고 어리석은 인간의 대결. 누가 승리할 것인가. 304쪽. 1만 7000원.
  • ‘현대문학’ 신인추천에 안중경·서한용·신민·이성민

    ‘현대문학’ 신인추천에 안중경·서한용·신민·이성민

    2024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에 시 안중경(52), 소설 서한용(35)·신민(29), 평론 이성민(28)이 당선됐다고 현대문학이 30일 밝혔다. 시 부문 당선자 안중경은 쉰 살이 넘어 늦깎이로 문단에 데뷔했다. 서울대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화가로 활동했으며 ‘월간 윤종신’의 표지 작업을 하기도 했단다. 당선작은 ‘노랑’ 외 5편이다. 심사위원 황인찬 시인은 “근래 찾아보기 어려운 강력한 서정성이 인상적인 작품”이라며 “간명한 언어와 선명한 이미지, 시적 운율 등 시적 미덕을 고루 갖추고 있었고 표현이 압권”이라고 했다. 소설 부문에서는 이례적으로 두 명의 당선자가 나왔다. “서로 완전히 다른 강점을 보였다”는 게 현대문학의 설명이다. 가천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서한용의 ‘성대모사는 어떻게 내 삶을 구했는가’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신민의 ‘첫 포옹’이 당선작으로 결정됐다. 심사위원인 서희원 문학평론가는 서한용에 대해서는 “응모작 중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유머와 명랑함의 정서를 가지고 있다”고 했고, 신민에 대해서는 “불행에서 괴로움과 아픔을 견인하는 게 아니라 수치심과 불쾌함을 추출하는 작가 특유의 문체는 흔하게 찾을 수 없는 재능”이라고 했다. 평론 부문 이성민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경영학도다. 소설가 단요의 작품을 비평한 그의 평론 ‘경제적인, 혹은 신학적인 삶의 직시—단요론’에 대해 심사위원인 문학평론가 백지은은 “우리가 세계를 의식하는 조건에 대한 비평적 관심을 끝내 비평적 관점으로 생성해 낸 글”이라면서 “단요의 소설들을 의미화하는 명징함도 반가움을 배가했다”고 평했다. 당선작은 월간 ‘현대문학’ 6월호에 소개된다.
  • [문화마당] 5·18을 기린 추상 발레가 반갑다

    [문화마당] 5·18을 기린 추상 발레가 반갑다

    “서울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광주까지 왔다고? 공연 하나를 보러.” 지난 24~25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 로비는 일반 관객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온 공연계 인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중에는 서울에서 온 공연 관계자, 무용인들이 꽤 많았다. 광주시립발레단이 올린 ‘디바인’(DIVINE)을 보기 위해서였다. 꼭 봐야 하는 작품이라면 해외 원정 관람도 불사하는 전문가들이지만, 행사성 축제도 아닌 발레 작품 한 편을 보러 그 많은 사람이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디바인’은 지난해 초연작이다. 광주시립발레단이 1980년 5·18 광주민주항쟁을 기리기 위해 재미 안무가 주재만을 초대해 제작했다. ‘거룩한, 성스러운’이라는 뜻의 작품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고통과 희생의 아픈 역사를 정제된 몸짓으로 승화시켜 많은 찬사를 받은 덕에 올해 재연 무대를 올리게 됐다. ‘자유’, ‘어둠을 벗어나’, ‘신성한 사람들’ 등 총 3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줄거리 나열이 아니라 쇼팽, 말러, 드뷔시 등의 귀에 익은 클래식 음악을 배경으로 추상적인 이미지를 채우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1, 2장의 배경은 암막벽과 검은 벽체가 어두운 공간을 만들고 검은 재가 바닥을 가득 덮어 슬픔의 역사 속으로 깊숙이 빠져들게 한다. 이를 배경으로 공기 중에 떠 있는 흰 구름이나 무대 정면을 메꾼 거대한 치마가 한순간 바닥으로 떨어지며 만들어 내는 검은 물결은 구천을 떠도는 영혼을 보는 듯하다. 반면에 흰색 배경의 마지막 3장에선 하늘에 떠 있는 흰 종이배가 펼쳐져 창문으로 변하면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희망을 제시했다. 이러한 놀라운 이미지들을 관통하는 장관은 50여명의 무용수가 보여 준 탄탄한 실력과 뛰어난 표현력 때문에 가능했다. 안무가 주재만은 광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5·18의 비극을 현장에서 체감했기에 추상적이고 은유적인 이미지만으로도 주제를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27년간 미국 컨템퍼러리발레단에서 활동한 경험을 토대로 동시대적 글로벌 감각의 안무를 완성했다. ‘디바인’의 성공 덕에 오는 8월 서울시발레단 창단 공연의 안무까지 맡게 됐으니 초연을 놓친 공연 관계자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광주까지 대거 출동한 것이다. 광주시립발레단이 1976년 창단 이래 대대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안무가 선정부터 총연출을 맡아 제작을 지휘한 박경숙 예술감독의 숨은 노력 덕분이다. 박경숙의 고향도 광주다. 고향에 대한 애착으로 2대 감독에 이어 2022년 7대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발레단에 길이 남을 광주를 소재로 한 명작을 만들 것을 결심했다. 결심이 흐트러질까 봐 14년 동안 몸담았던 대학에 사직서도 냈다. 직접 안무를 할 수도 있었지만 최고의 안무가를 수소문해 골랐다. 그리고 국립발레단에 비하면 10분의1에 불과한 소박한 1년 예산 중 3분의1을 과감하게 투자해 무대와 의상 제작에 최선을 다했다. 광주의 아픔을 인류의 보편적 의식으로 표현한 시대의 명작은 이렇게 탄생했다. 지역에서도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문화 강국의 모습이 드러난 점도 의미가 크다. 남은 숙제는 어떻게 더 많은 관객과 만날 것인가다. 지금 열정 그대로, 국내 주요 도시는 물론 세계 무대로 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장인주 무용평론가
  • 野, 의장·원내대표 경선에 ‘당심 20%’… 당론 거부 땐 공천 불이익

    野, 의장·원내대표 경선에 ‘당심 20%’… 당론 거부 땐 공천 불이익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선출 시 권리당원 투표 결과를 20% 반영하고 당론을 위배한 당원에 대해서는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당원 지지를 받던 추미애 당선인이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이후 당원들의 탈당과 반발이 이어지자 당원권 강화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강성 팬덤과 이재명 대표의 당 장악력이 강화되는 반면 다양한 목소리를 보장하는 당내 민주주의는 위협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2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원권 강화를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하기로 했다”며 “전국대의원대회의 명칭을 전국당원대회로 바꾸고 국회의장단 후보자와 원내대표 경선에 권리당원 유효 투표 결과를 20% 반영하는 안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개정안을 30일 열리는 의원총회에 보고한 후 당무위원회와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한다. 이와 함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을 때 20대1 미만으로 조정한 권리당원과 대의원 표의 반영 비율을 시도당위원장 선출 시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권리당원과 대의원 표의 반영 비율이 60대1 수준으로 알려진 만큼 권리당원 표의 비중이 3배 이상 커지는 것이다. 개정안은 당의 결정과 당론을 위반한 경우는 ‘부적격 심사 기준’에 해당하도록 해 공천에서 불이익을 줄 수 있게 했다. 공천 심사 또는 경선 진행 중 허위 사실을 발견하면 후보자 자격을 박탈하는 조항도 넣었다. 이 밖에 경선 후보가 3인 이상일 경우 결선 투표 실시를 의무화하는 안도 담겼다. 이 대표가 ‘당원 중심의 대중정당’을 강조해 왔고 강성 지지층이 당원 여론을 좌우하는 만큼 이번 개정안으로 이 대표의 당 장악력과 강성 팬덤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입법부 전체를 대표하는 수장인 국회의장마저 특정 정당 당원들에게 좌우되면 다른 유권자들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은 “앞으로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대표이기도 한데 국민의 대표들이 모여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데 당원이 개입하면 대의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 21대 연금개혁 막판 기회마저… 또 정쟁에 묻혔다

    21대 연금개혁 막판 기회마저… 또 정쟁에 묻혔다

    여야가 2022년 10월부터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를 가동한 이후 19개월간의 공전 끝에 연금개혁 합의에 실패한 데 이어 제21대 국회 막판에 대타결의 기회를 맞았지만 ‘정치 공방’만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의 모수개혁 후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을, 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서 여야정 논의를 통한 ‘원샷 모수·구조개혁’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쪽 모두 민생에는 관심 없는 정치적 논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21대 국회에서 모수개혁을 하고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을 추진하자”며 민주당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전날 “1% 포인트 때문에 지금까지 해 온 연금개혁을 무산시킬 수 없다. 여당이 제시한 44%안을 전격 수용하겠다”며 “이번(21대) 국회에서 1차 연금개혁을 매듭짓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22대 국회에서 2차 연금개혁을 추진해 구조개혁까지 반드시 이뤄 내겠다”고 했다. 모수개혁은 국민연금제도를 유지하면서 ‘보험료율’(소득 대비 보험료 비율)과 ‘소득대체율’(평균소득 대비 연금 수령 비율) 등 주요 변수만 조정하는 것이다. 여야는 연금특위에서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는 데는 합의했지만 소득대체율에 대해 국민의힘은 43%, 민주당은 45%를 주장해 결렬됐다. 당시 여당은 44%의 절충안을 제시했었는데 이 대표가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김 의장이 이 대표의 ‘선 모수개혁, 후 구조개혁’에 동의한 것은 연금재정의 고갈이 주된 이유다. 그는 “소득대체율 44%와 보험료율 13%로 합의하면 기금 고갈 시점을 9년 연장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보험료율 인상이 지체되면 국민연금 누적 수지 적자가 매년 30조 8000억원, 하루 856억원씩 증가한다는 보건복지부 추계 결과도 인용했다. 김 의장은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을 마무리 짓지 않으면 (지방선거 및 대선 등의 일정을 고려할 때) 개혁 시점이 4년 이상 더 밀릴 가능성이 있다”며 여야 합의만 된다면 27일이나 29일에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도 가능하다고 했다. 반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21대 국회 종료를 3일 남겨 놓은 상황에서 떨이하듯 졸속으로 처리하기에는 너무 중요한 국정과제”라며 “특히 청년·미래 세대의 국민 공감대 형성도 없고 여야 합의조차 안 된 상황에서 정쟁을 위한 소재로 활용할 이슈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어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44%’를 수용하겠다는 이 대표의 입장에 대해 “단순 1% 수치만의 문제가 아니다. 구체적인 시행 시기 선택 등 부대조건과 구조개혁 방안을 쏙 빼놓고 소득대체율만 제시하면서 국민의힘 연금개혁 방안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 자체가 본질적 문제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지금 급조한 수치 조정(모수개혁)만 끝내고 나면 연금개혁 동력은 떨어지고 또 시간만 흐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22대 첫 번째 정기국회에서 이(연금개혁)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며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하면 거기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22대 국회에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여당 소속 연금특위 관계자는 “한 정권에서 두 번의 연금개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마지막 국민연금 개혁은 2007년이다. 다만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현재 개혁안만이라도 천금과 같은 기회가 왔을 때 처리하는 것이 미래 세대의 부담을 줄이는 길”이라고 반박했다. 정부·여당의 강한 반대에도 민주당이 연금개혁안을 단독 처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왔지만, 연금특위와 법제사법위원회 모두 위원장이 여당 소속인 상황에서 단독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애초 연금개혁은 정부의 몫이고 굳이 단독 처리까지 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 대표는 국회의장 후보 경선 이후 당 내분이 불거지고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에서 연금개혁안을 던졌다. 국민의힘은 이에 장단을 맞출 수 없다고 공방을 벌이는데 양쪽 모두 정치적 판단이 과도하게 개입됐다”며 “여야가 연금개혁에 진정성이 있었다면 진작 처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 21대 국회 연금개혁, 또 정쟁에 묻혔다

    21대 국회 연금개혁, 또 정쟁에 묻혔다

    여야가 2022년 10월부터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를 가동한 이후 19개월간 공전 끝에 연금개혁 합의에 실패한 데 이어, 21대 국회 막판 대타결의 기회를 맞았지만 ‘정치 공방’만 하고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1대 국회의 모수개혁 후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을, 국민의힘은 22대 국회에서 여야정 논의를 통한 ‘원샷 모수·구조개혁’을 주장하며 맞섰다. 전문가들은 양쪽 모두 민생에는 관심없는 징치적 논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21대 국회에서 모수 개혁을 하고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을 추진하자”며 민주당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전날 “1%포인트 때문에 지금까지 해온 연금개혁을 무산시킬 수 없다, 여당이 제시한 44%안을 전격 수용하겠다”며 “이번(21대) 국회에서 1차 연금개혁을 매듭짓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22대 국회에서 2차 연금개혁을 추진해 구조개혁까지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했다. 모수개혁은 국민연금 제도는 유지하고 ‘보험료율’(소득 대비 보험료의 비율)과 ‘소득대체율’(평균소득 대비 연금을 수령하는 액수) 등 주요 변수만 조정하는 것이다. 여야는 연금특위에서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는 데는 합의했지만, 소득대체율에 대해 국민의힘은 43%, 민주당은 45%를 주장해 결렬됐다. 당시 여당은 44%의 절충안을 제시했었는데 이 대표는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김 의장이 이 대표의 ‘선 모수개혁, 후 구조개혁’에 동의한 것은 연금재정의 고갈이 주된 이유다. 그는 “소득대체율 44%와 보험료율 13%로 합의하면 기금 고갈 시점을 9년 연장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모수 개혁이 지체되면 국민연금 누적수지적자가 매년 30조 8000억원, 하루에 856억원씩 증가한다는 분석도 인용했다. 김 의장은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을 마무리 짓지 않으면 (지방선거 및 대선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개혁 시점이 4년 이상 더 밀릴 가능성이 있다”며 여야 합의만 된다면 27일이나 29일에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도 가능하다고 했다. 반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21대 국회 종료를 3일 남겨놓은 상황에서 떨이하듯 졸속으로 처리하기에는 너무 중요한 국정과제”라며 “특히 청년·미래세대의 국민 공감대 형성도 없고 제대로 여야 합의조차 안 된 상황에서 정쟁을 위한 소재로 활용할 이슈는 더더욱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을 수용하겠다는 이 대표의 입장에 대해 “단순 1% 수치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대조건과 구조개혁 방안은 쏙 빼놓고 소득대체율만 제시하면서 국민의힘이 제안한 연금개혁 방안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주장하는 자체가 본질적 문제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지금 급조한 수치 조정(모수 개혁)만 끝내고 나면 연금개혁 동력은 떨어지고 또 시간만 흐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당 소속 연금특위 관계자도 “한 정권에서 두 번의 연금개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마지막 국민연금 개혁은 2007년이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은 22대 첫 번째 정기국회에서 이(연금개혁)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며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하면 거기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22대 국회에서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정부·여당의 강한 반대에도 거대야당인 민주당이 연금개혁안을 단독 처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왔지만, 연금특위와 법제사법위원회 모두 위원장이 여당 소속인 상황에서 단독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애초 연금 개혁은 정부의 몫이고 굳이 단독 처리까지 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대표 입장에선 국회의장 후보 경선 이후 당 내분이 불거지고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에서 연금개혁안을 던졌고, 국민의힘은 이에 장단을 맞출 수 없다고 공방을 벌이는데 양쪽 모두 정치적 판단이 과도하게 개입돼 있다”며 “여야가 연금개혁의 진정성이 있었으면 진작 처리했어야 해 결국 민생에 별 관심이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시절과 형식(김형중 지음, 문학과지성사) “혹독했던 상처에 과거형은 없다. 이는 마치 프로이트가 외상적 사건의 위력을 ‘반복’으로 설명할 때와 같은 이치여서, 5·18을 겪은 우리는 이한열의 죽음을 광주와 겹쳐서 다시 경험했고, 세월호 아이들의 죽음과 촛불시위를 1987년 6월의 광장 위에 서서 다시 경험했다.” 요즘 한국 문단에서 끊임없이 호명되는 ‘현장비평가’ 김형중의 여섯 번째 비평집이다. 스스로를 “광주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으로 규정하는 그는 조선대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도 하다. 첫 비평집에서 해마다 5·18에 관한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 약속을 20년 넘은 지금도 지키고 있다. 440쪽, 2만 6000원.대지극장에서 나는, 검은 책을 읽었다(한우진 지음, 시인동네) “먼발치에서 사랑하다가 같이 죽는 ‘내 나무’/태어남과 죽음의 동시상영관/대지극장에서 나는, 검은 책을 읽었다./불꽃에 밑줄을 치면서,//너를 사랑하다 죽은 ‘내 나무’는 대지극장에 있었다.” 2005년 계간 ‘시인세계’로 데뷔한 한우진 시인의 시집이다. 경쾌하면서도 감각적인 사유를 통해 벼린 문장들로 가득하다. 문학평론가 임지훈은 “고유의 부피와 깊이, 물성을 그 안에 숨기고 있다”고 평했다. 120쪽, 1만 2000원.기리네 집에 다리가 왔다(강인송 글, 소복이 그림, 노란상상) “단짝 친구 기리네 집에 강아지가 왔다. 난 이제 걔네 집에 놀러갈 수 없다. 왜냐고? 난 강아지가 너무…무서우니까!” 누군가는 강아지를 세상 무엇보다 아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그저 두려운 존재일지도 모른다. 둘은 영영 친구가 될 수 없을까. 아니다.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맞닿는 날이 올 것이다. 친구는 이렇게 말한다. “괜찮아. 기리와 다리는 기다리는 거 잘해!” 48쪽, 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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