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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제된 몸짓 100년… 글 쓰는 여성, 주류가 되다

    배제된 몸짓 100년… 글 쓰는 여성, 주류가 되다

    지워진 욕망 혹은 배제된 몸짓. 앞선 100년간 여성의 글쓰기는 이렇게 요약된다. 그간 문학사(史)는 이데올로기와 결탁한 남성의 전유물이었으니, 여성은 언제나 주변부에만 머물렀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쓰고자 하는 열의는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이 두툼한 7권의 책은 ‘글 쓰는 여성’의 목소리를 한곳에 오롯이 담으려는 의미 있는 시도다. ●한국 여성문학의 시작점 20년 앞당겨 국내 여성 문학 연구자들의 모임인 ‘여성문학사연구모임’이 엮은 ‘한국 여성문학 선집’이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근대 개화기 조선부터 일제강점기, 해방과 한국전쟁, 개발독재와 민주화 그리고 1990년대까지. 시대와 공명했던 여성들의 중요한 글을 선별해 7권에 나눠 담았다. 그동안 이런 시도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기에 ‘최초’라는 수식어를 붙일 순 없지만 기존 문학사 서술과는 차별되는 지점들이 곳곳에 있다. “혹자 이목구비와 사지오관 육체가 남녀가 다름이 있는가. 어찌하야 병신 모양으로 사나이의 벌어 주는 것만 앉아서 평생을 심규(深閨·여자가 거처하는 방)에 처하여 남의 절제만 받으리오.”(‘여학교설시통문’ 부분·1권 37쪽) 우선 근대적인 여성 문학의 시작점을 1898년으로 잡았다는 것이다. 다른 선집에선 한국문학의 대표적인 ‘신여성’ 나혜석(1896~1948)이 소설 ‘경희’를 발표한 1918년을 시초로 본다. 그러나 이번에는 20년이나 앞당겨 1898년 9월 8일자 ‘황성신문’에 실린 ‘여학교설시통문’을 최초로 쳤다. 남성과 동등한 주체로서 여성의 인권·교육권을 주장하는 ‘선언문’이다. 작자는 ‘이 소사’와 ‘김 소사’. ‘소사’(召史)는 결혼한 여성을 일컫는 명칭이니, 이름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셈이다. 이번 기획의 책임 연구자인 김양선 한림대 교수는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근대에 이르러 한글이 보편화되고 신문이라는 공론장이 만들어졌는데, 이 안에서 여성이 ‘글 쓰는 주체’로 발화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시·소설·희곡·평론 등을 넘어 편지·일기·회고록·선언문 등 다양한 글쓰기를 문학의 영역으로 포함한 것도 새롭다. 국내에서는 아직 그리 익숙하지 않지만 영미문학을 비롯해 해외에서는 이런 전통이 꽤 오래됐다. 권번의 기생이었던 김월선(1899~?)이 잡지 ‘장한’ 창간호에 쓴 창간사 ‘창간에 제하야’(1927·1권), 문화부 기자로 활약했던 정충량(1916~19 91)의 칼럼 ‘여성의 지위와 현실’(1955·3권) 등이 대표적이다.●장르 불문… 여성 주제면 폭넓게 담아 시인이라고 해서 꼭 시만, 소설가라고 해서 꼭 소설만 실은 것도 아니다. 여성 작가로서 정체성과 문제의식이 드러나는 글이라면 장르를 불문하고 담았다. 이른바 ‘대표작’이 아니더라도 여성이라는 주제로 포괄할 수 있으면 담는 걸 원칙으로 했다. 소설가 박화성(1903~ 1988)의 경우 다른 선집에서는 ‘하수도공사’를 실었지만 이번에는 ‘추석전야’(1925·2권)를 담았다. 박화성은 사회주의 색채가 짙은 ‘경향파’에 해당하는 문인인데, 그의 등단작인 ‘추석전야’는 아이를 키우는 여성 노동자를 앞세워 이들이 공장에서 당하는 성적인 차별의 현실을 밀도 있게 그리고 고발했다. 연구자들은 이 지점을 높이 샀다.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작가들을 새삼 조명하는 계기도 됐다. 해방 이후 시기를 여성의 관점에서 비판한 소설가 박순녀, 여성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을 포착한 시인 최명자와 정명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박경리, 박완서, 오정희, 허수경, 최승자, 양귀자, 김혜순 등 시대를 풍미한 문인들이 포함돼 있음은 물론이다. 민음사가 지난달 온라인 서점 알라딘을 통해 진행한 북펀드에서 총 295세트나 팔렸다. 2주 만에 목표 금액(3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2800만원이 모였다. 초판 1쇄 분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만큼 이번 선집을 향한 열기가 뜨겁다는 증거다. 마지막 7권에는 1990년대 활동한 작가들의 작품이 담겼다. 한강, 하성란, 은희경, 공지영, 나희덕, 최영미 등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는 동시대 작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한 세기 분투한 결과일까. 연구자들은 1990년대에 이르러 “한국의 여성 문학은 더이상 주변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명호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1990년대는 판권 문제로 일부 누락” “1990년대는 판권의 문제로 일부 실리지 못한 작품도 있다. 다 실렸을 때는 실로 엄청난 분량이다. 상당히 많은 여성 작가가 등장했다. 숫자뿐만 아니라 아예 이 시대의 문학을 이끈 게 여성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0년의 역사 끝 무렵에서 우리는 이제 여성 문학이 ‘마이너리티’가 아니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일정한 성취를 이뤄 냈다고 판단한다.”
  • 경기도,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 74명 모집

    경기도,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 74명 모집

    대상 - 조각, 회화 등 9개 관련분야 10년 이상 또는 대학 조교수 이상 경기도가 제10기 경기도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을 모집한다고 11일 공고했다. 경기도는 ‘문화예술진흥법시행령’에 따라 전체면적 1만㎡ 이상의 건축물을 신축·증축할 때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미술작품을 공정하고 투명한 심의를 통해 선정하기 위해 ‘경기도 건축물 미술작품 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분야별 전문가를 80명 이내로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 모집할 심의위원은 ▲조각 ▲회화(동양화, 서양화) ▲평론 ▲큐레이터 ▲공공디자인·미디어 ▲건축 ▲조경 ▲공간 ▲안전 등 9개 분야 총 74명이다. 다만 성별 비율 등을 고려해 모집 인원은 추후 조정될 수 있다. 도는 ‘별도 선정심사위원회’를 구성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위원을 선정할 계획이다. 응모 자격은 각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력이 있거나 박사·석사학위, 기술사 등 관련 자격을 갖추고 3~5년 이상 경력이 있는 전문가이며, 올해는 다양한 전문가 확보를 위해 공모와 추천을 병행할 예정이다. 접수 기간은 7월 17일부터 7월 31일까지 15일간 진행되며, 자세한 공모 사항은 경기도청 홈페이지 및 경기도 건축물 미술작품 홈페이지(www.gg.go.kr /publicart)에서 볼 수 있다.
  • “미인도 논란 안타까워… 천경자 화백 업적 알릴 것”

    “미인도 논란 안타까워… 천경자 화백 업적 알릴 것”

    “‘미인도’ 논란으로 가려진 어머니의 업적과 정신을 이어 가고 싶습니다.” 올해 천경자(1924~2015) 화백 탄생 100주년을 맞은 가운데 그의 둘째 딸 수미타 김(김정희·70) 미국 몽고메리칼리지 미술과 교수가 서울 강남구 맨션나인갤러리에서 개인전 ‘베스티지-존재의 리좀’전을 연다. 천 화백의 업적을 기리는 단독 회고 행사가 없는 상황에서 그의 예술성을 환기한다는 의지도 담겼다. 10일 전시장에서 만난 김 교수는 “어머니가 생전에 93점의 작품을 기증한 서울시립미술관 측에 100주년을 기념해 전시 혹은 학술대회라도 열 수 있는지 물었지만 보수공사와 맞물려 단독 회고전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시립미술관은 새달 천 화백 개인전이 아닌 ‘여성 한국화’ 형태로 천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를 개최한다. 동양화와 현대성에 입각해 여성 한국화의 미술사적 가치를 제고하는 전시다. 김 교수는 “어머니는 동양화라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분인데 동양화에 제한하지 말고 어머니의 저항정신, 기존 범주를 넘어서려 했던 점 등에 초점을 맞췄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교수는 지난 4월 미국에서 천 화백을 기리는 비영리재단인 ‘천경자재단’을 발족했다. 그는 “재단이 보유한 천 화백 작품의 오리지널 슬라이드 200여점을 토대로 카탈로그 레조네(한 작가의 전 생애 작품 도록) 편찬을 결정했다”며 “어머니에 대한 연구가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굉장히 저조하다. 어머니 작품이 국내 미술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고 왜 독창적인지, 왜 인정받아야 하는지를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인도’ 위작 시비에 대해서는 여전히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미인도’에 대해 1991년 천 화백이 자신이 그린 작품이 아니라고 하면서 위작 논란이 불거졌다. 김 교수는 ‘천경자 코드’라는 책을 출간하며 끝까지 위작임을 밝히고자 했다. 그는 “어머니 업적에 걸림돌이 되는 일이니 누군가는 해야 했던 일”이라며 “왜 학계나 평론계, 후학들이 ‘미인도’를 언급하는 것을 기피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 교수는 “과거에는 ‘누구의 딸’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서울 전시가 결정됐을 때 어머니 탄생 100주년을 환기할 수 있단 생각에 기뻤다”며 “소재를 정하는 데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타협하지 않았던 어머니의 작가정신을 존경하고 배우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시는 오는 8월 20일까지.
  • 뉴진스 신곡 2곡 美빌보드 글로벌 차트서도 선전

    뉴진스의 신곡 2곡 ‘Supernatural’(슈퍼내추럴)과 ‘How Sweet’(하우 스위트)가 미국 빌보드 글로벌 차트에서 선전하고 있다. 소속사 어도어는 9일(현지시간) 미 빌보드가 발표한 최신 차트에서 일본 데뷔 싱글 ‘Supernatural’이 ‘글로벌’(미국 제외) 22위, ‘글로벌 200’ 34위에 올랐으며 ‘How Sweet’도 각각 30위, 46위에 안착했다고 전했다. ‘How Sweet’는 빌보드가 최근 발표한 ‘평론가 선정 2024년 상반기 베스트 K팝 20선’에 포함되기도 했다. 빌보드는 ‘How Sweet’에 대해 “여름 바람처럼 시원하고 청량한 곡”이라면서 “멤버들의 화음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매번 반복해서 들을 수 있는 중독성 넘치는 노래”라고 평했다. 연일 화제였던 지난달 말 도쿄돔 팬미팅 이후 일본의 주요 음원 차트에서도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지난 8일자 스포티파이 재팬 ‘데일리 톱 송’에는 뉴진스의 노래만 11곡이 포진했다. 애플뮤직 재팬 ‘톱 100’에도 ‘How Sweet(14위)’, ‘Supernatural’(16위)을 포함해 총 9곡이 순위권에 있다. 팬미팅에서 선보인 뒤 유튜브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하니의 ‘푸른 산호초’는 결국 일본 지상파 니혼TV 생방송에도 진출했다. 일본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뉴진스는 12일 KBS2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MBC ‘쇼! 음악중심’ 등 국내 음악방송에서 ‘Supernatural’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 “기후위기 시대, 핵심 키워드는 공공성 강화”

    “기후위기 시대, 핵심 키워드는 공공성 강화”

    올여름은 지난 2000년 중 가장 더운 여름이라던 2023년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전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음에도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우리가 기후위기 시대를 무사히 건너가기 위한 핵심 키워드는 ‘공공성 강화’라는 주장이 나왔다. 생태주의 계간지 ‘녹색평론’은 186호(여름호)에서 ‘공공성의 강화, 기후위기 시대를 건너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의료, 금융,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공성의 필요성과 공공성 확보를 위한 전략을 짚었다. 인권의학연구소 이사이자 신천연합병원 내과의인 백재중은 ‘의료 공공성 위기는 국민 건강의 위기이다’라는 글에서 “의료는 공공성이 아주 강한 서비스임이 틀림없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의료는 공공성을 언급하기 매우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가속화하는 고령화와 기후변화로 의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공성 확보를 전제로 한 의료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다. 의료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공병원을 대폭 확충해야 하며 시민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의료 재정 분야에서는 공적 부담을 늘리고, 개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시민들이 모여 자신과 지역사회 공동체를 위한 의료기관을 직접 개설해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지역순환경제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인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간 사업자가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역 공공은행이라는 구조야말로 지역소멸을 고민하는 지방정부뿐 아니라 불균형한 인구와 경제 분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앙정부 역시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의제라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시중은행들의 이윤 극대화 지향성은 은행의 자금도, 수익도 지역 밖으로 향하게 하기 때문에 지역소멸을 초래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며 “지역 공공은행은 지역 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사업 프로젝트에 주로 자금을 공급하면서 지역 순환 경제 구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녹색평론 김정현 편집인은 권두언에서 “기후위기 시대를 무사히 건너가기 위해서는 농업, 산업, 경제, 교육, 교통 등 산업문명 전 영역에서 범죄적일 만큼 낭비적인 자본주의적 경제성 논리를 물리치고 저에너지 고효율의 시스템을 건설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기후 위기 시대, 필요한 것은 규제 완화가 아닌 공공성 강화”

    “기후 위기 시대, 필요한 것은 규제 완화가 아닌 공공성 강화”

    올여름은 지난 2000년 중 가장 더운 여름이라는 2023년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전 세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매년 여름의 불볕더위 기록이 경신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다양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음에도 기후 위기에 대한 인식은 개선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우리가 기후 위기 시대를 무사히 건너가기 위한 핵심 키워드는 ‘공공성 강화’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유일의 생태주의 계간지 ‘녹색평론’은 186호(2024년 여름호)에서 ‘공공성의 강화, 기후 위기 시대를 건너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의료, 금융, 에너지, 교통,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공성의 강화가 왜 필요한지, 그런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과 정책 수단이 필요한지 짚어봤다. 인권의학연구소 이사이자 신천연합병원 내과의인 백재중은 ‘의료공공성 위기는 국민건강의 위기이다’라는 글에서 “의료는 공공성이 아주 강한 서비스임이 틀림없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의료는 공공성을 언급하기 매우 부끄러운 수준”이라며 “공공의료가 취약하다는 것은 전체 의료시스템의 취약성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듯이 국내 공공병상은 전체의 10% 이하에 불과하며 시장 논리에 지배되는 민간 부문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재난에 매우 취약한 구조라고 백재중은 말한다. 가속하는 고령화와 기후변화로 의료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공성 확보를 전제로 한 의료 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다. 의료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공공병원을 대폭 확충해야 하며, 시민 참여를 확대하고, 일부 비효율적인 부분은 혁신을 통해 극복해나가면 된다고 제안하고 있다. 또 의료재정 분야에서는 공적 부담을 늘리고, 개인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시민들이 모여 시민 자신과 지역사회 공동체를 위한 의료기관을 직접 개설해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지역순환경제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인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역공공은행, 대안이 될 수 있을까’라는 글에서 금융 분야에서 민간 사업자가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역 공공은행이라는 구조를 통해 지방의 지속가능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역소멸을 고민하는 지방정부뿐만 아니라 불균형한 인구와 경제분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앙정부 역시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의제라고 양 교수는 강조했다. 양 교수는 “시중은행들의 이윤극대화 지향성은 은행의 자금도, 수익도 지역 밖으로 향하게 하기 때문에 지역소멸을 초래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라며 “지역 공공은행은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사업프로젝트에 주로 자금을 공급하면서 지역 순환 경제 구축에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녹색평론 김정현 편집인은 권두언에서 “기후 위기 시대를 무사히 건너가기 위해서는 농업, 산업, 경제, 교육, 교통 등 산업문명 전 영역에서 범죄적일 만큼 낭비적인 자본주의적 경제성 논리를 물리치고 저에너지 고효율의 시스템을 건설하는 일이 시급하다”라며 “공공성 강화는 전문가의 독점을 배제하고 보통 사람들의 자율적 능력과 삶에 대한 주권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그래미 4번 휩쓴 스타도 안 통하는… 한국의 K팝 사랑

    그래미 4번 휩쓴 스타도 안 통하는… 한국의 K팝 사랑

    9억 9700만 파운드(약 1조 7543억원). 영국의 한 투자은행이 현재 진행 중인 미국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35)의 영국 4개 도시 공연의 경제효과를 산출한 금액이다. 지난 5월부터 시작한 그의 유럽 공연 탓에 인플레이션 심화 우려가 나오고, 미국 팬들이 그의 공연을 따라 유럽으로 향하는 ‘열정 여행’도 유행한다. 그래미 어워즈 ‘올해의 앨범’을 4번이나 수상하고 ‘빌보드 200’ 1위를 14번이나 차지한 그의 행보는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이쯤이면 생길 법한 궁금증 2가지. 세계는 왜 그에게 열광할까. 그리고 우리나라는 왜 열광하지 않을까. 스위프트는 2006년 싱글 ‘Tim McGraw’로 데뷔했다. 아저씨들의 음악으로 여겨지는 컨트리 장르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10대 금발 소녀의 등장에 미국은 열광했다. 첫 앨범 ‘Taylor Swift’는 빌보드에서 8주 동안 1위를 차지했고, 지금까지 727만장이 팔렸다. 이어 2년 뒤 나온 앨범 ‘Fearless’는 판매량 1000만장을 넘길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음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무렵 그가 전곡을 작사·작곡한 3집 ‘Speak Now’(2010)가 히트를 친다. 180㎝가 넘는 키에 금발의 아름다운 외모,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작사·작곡 능력, 뛰어난 가창력과 무대 장악력 등이 그의 인기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로 지금의 그를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스위프트의 전환점은 4집 앨범 ‘Red’(2012)부터다. 팝으로 장르를 바꾸고 댄스와 록을 접목했다. 박은석 음악평론가는 7일 “스위프트가 컨트리로 시작해 팝으로 옮겨 오며 팬층을 점차 넓혀 간 행보는 마돈나, 비욘세,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기존의 여가수들과 다른 점이다”라고 설명했다.14장의 앨범을 내면서 단 한 장의 실패한 앨범이 없는 점도 이색적이다. 박 평론가는 “좋은 앨범이 이어지다 실패하는 이른바 ‘소포모어 징크스’도 없었다. 음악 장르를 넓히면서 팬을 확장한 점진적인 ‘빌드업’에 계속해서 좋은 앨범을 내는 ‘퀄리티 컨트롤’이 합쳐진 굉장히 이례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그는 2020년 미 대선 당시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도널드 트럼프를 향해 ‘당신은 너무 자질이 없다’고 쓰고 조 바이든 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개념 스타’로도 자리매김했다. 음악성, 사생활, 사회적 이슈 메이킹 등 모든 요소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갔다고밖에는 그의 성공을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반면 한국에서 스위프트의 인기는 다소 심심한 수준이다. 그가 2011년 아시아 투어 당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고 서울 강남 코엑스몰에 나타났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일은 여전히 회자된다. 당시 아시아 공연 중 한국은 유일하게 매진을 시키지 못한 나라이고, 스위프트는 이후 한국에 오지 않고 있다. 그는 올해 아시아와 호주를 거쳐 5월부터 유럽을 돌고 있다. 오는 10월 미 3개 도시를 방문한 뒤 12월 캐나다서 공연을 마무리한다. 세계적인 인기에 비해 국내에서는 외신에서나 기사를 볼 수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그를 다룬 국내 첫 책 ‘테일러 스위프트’(마음산책)가 출간됐지만 현재 시·에세이 분야 78위에 그친다.이에 대해 우리 가요 시장이 그만큼 단단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중음악계에서는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 등장 이후를 가요와 팝의 균형이 기울기 시작한 시점으로 본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그동안 ‘빌보드’로 대변됐던 미국 팝의 인기가 1990년대 중후반부터 점차 줄고, 이 자리를 국내 대중음악이 서서히 차지하기 시작했다”며 “특히 지금은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한 K팝의 경우 어느 나라도 대체 불가능할 정도로 강세”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나라의 음악 소비가 편중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은석 평론가는 “우리를 제외한 아시아권에서 스위프트의 인기는 여전히 막강하다. 아시아 여러 국가가 스위프트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며 “대중음악에 대한 우리의 쏠림 현상이 그만큼 심하고, 바꿔 말하면 다소 편협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반증”이라고 했다.
  • “독자는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타인… 그래서 계속 말 걸 수 있죠”[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독자는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타인… 그래서 계속 말 걸 수 있죠”[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책을 펼치자마자 난처함의 연속이다. 줄거리를 간략히 알려 주는 게 기자의 의무일 수 있겠으나, 이 책에 한해서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소설 속 문장을 하나하나 접할 때마다 독자인 나의 위치가 흔들리는 느낌. 도대체 누가, 어디에서 쓴 것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다. 아예 소설 대부분이 문학평론을 인용한 것으로만 이뤄진 작품도 있다. 그러면 이것은 소설인가, 평론인가 아니면 그 무엇도 아닌가. 얼마 전 문학과지성사에서 두 번째 소설집 ‘혹은 가로놓인 꿈들’을 펴낸 소설가 강대호(31)를 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소설에 대한 인상을 솔직하게 전했더니, 그가 씩 웃는다. 마치 이런 반응을 예상한 것처럼, 그는 쑥스럽게 대답을 이어 갔다. “언젠가부터 ‘이야기’가 그리 재밌지 않더라고요. 사고 실험을 하듯 소설을 썼어요. 독자와 그걸 같이 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죠. 너무 힘들게 읽으실 것을 알지만…. 글을 쓸 때 항상 이런 생각이 들곤 하잖아요. 지금 이 문장을 쓰고 있는 게 누구인지. 나인지, 아니면 예전에 읽었던 책의 저자인지. 그런 의문을 환기하고 싶었어요.” 어렸을 땐 판타지를 좋아하는 소년이었다. 덜컥 소설을 쓰겠다고 맘먹었는데 문예창작을 전공하면서는 잠시 시를 쓸까, 마음이 흔들렸던 적도 있단다. 서울예대 문창과를 졸업하고 현재 동국대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대학원에서는 평론도 진지하게 공부하고 있으니, 거의 ‘문학 올라운더’인 셈이다. 어쩌면 소설을 쓰고 있지만, 장르의 구분은 그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의 작품이 소설인지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으니까. 그의 첫 번째 소설집 ‘스핀오프’를 출간했던 출판사 문학실험실은 “강대호의 소설은 상업화의 시류를 역행한다”고 쓰기도 했다. 책을 팔아야 하는 출판사로서는 무척 ‘담대한’ 문장이다. “친구들한테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저는 최대한 잘 읽히게 쓰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웃음). 당연히 판매됐으면 좋겠고 불특정 독자에게 가닿길 원해요. 그러려면 상업의 창구를 반드시 통해야겠죠. 어느 물결에 올라타면서도 그 밑에 발을 딛고 있진 않으려고 합니다. 그 물결 안에서 생기는 불규칙과 긴장감, 불화를 느끼려고 해요. 상업이라는 틀 안에서 상업을 배반할 수 있을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문학평론가 전청림은 그의 소설에 대고 “고정된 착각을 의심하는 철학자처럼 끈질기게 언어의 꿈속으로 자기 자신을 밀어붙일 뿐”이라고 평했다. 멋진 말이지만, 궁금증이 증폭되기도 한다. ‘언어의 꿈’이란 무엇인가. ‘언어가’ 꾸는 꿈인가, ‘언어로’ 꾸는 꿈인가. 언어로 꾸지 않는 꿈도 있는가. 기자가 헤매고 있는 사이 소설가가 멋진 비유를 들어 줬다. “언어는 머리카락이죠. 머리카락은 내 것이지만 계속 빠지기도 하잖아요. 마찬가지로 언어도 나의 일부이지만 동시에 온전히 내 것은 아닙니다. 언어가 온전한 나의 소유라면, 타인과 소통할 여지도 없는 거겠죠. 문학이 독자에게 가닿을 수도 없겠고요.” 소설을 읽을 땐 아득하기만 했다. 그러나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조금 맑아진 것 같다. 마치 관념의 세계에서 정다운 산책을 한 기분이랄까. 그에게 독자란 무엇인지 물었다. “영원히 만날 수 없는 타인. 저도 독자도 서로 만나면 실망할걸요. 하지만 그렇기에 계속 말을 걸 수 있겠습니다. 서로 영원히 모르기에 소설은 영영 끝나지 않겠죠.”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몬테코어(요나스 하센 케미리 지음, 홍재웅 옮김, 민음사) “나는 오직 하나뿐인 호랑이다. 우리는 영원히 어떤 곳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북유럽권에서 ‘가장 노벨상에 가까운 스웨덴 작가’로 불리는 요나스 하센 케미리의 장편소설. 튀니지인 아버지와 스웨덴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을 담은 자전적인 작품이다. 주류 사회와 이민자 사이의 갈등을 통해 유럽 내 소외, 차별 문제를 폭로한다. 472쪽. 1만 8000원.김종철 시의 매혹(유성호 지음, 문학수첩) “김종철의 시는 이성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실존적 차원에 대해 노래할 때 익숙한 것들에게서 새로운 발견의 감각을 생성해 내는 독자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 199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부문을 통해 등단한 뒤 왕성한 활동을 이어 가며 문단의 대표 평론가로 거듭난 유성호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가 10년 전 세상을 떠난 김종철 시인의 세계를 탐구했다. 날카로운 시선과 함께 시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섬세한 문장이 압권이다. 416쪽. 1만 3000원.시작법(차호지 지음, 문학과지성사) “저의 콧잔등에 구멍을 뚫어 고리를 걸고 여기로 저기로 끌고 다녀 주세요. 그것이 비인도적인 처사라 느껴지신다면 나의 양 손목에 끈을 묶어도 좋아요. 느슨할 정도로만요.” 2021년 계간 문학과사회 신인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차호지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총 51편의 시를 4부로 묶었다. 한정된 시야와 제한된 관계 안에서 포착된 장면으로부터 사유를 점차 확장해 나가는 시인의 개성이 도드라진다. 126쪽. 1만 2000원.
  • 한국 무용 선구자 한성준 탄생 150주년 기념공연

    한국 무용 선구자 한성준 탄생 150주년 기념공연

    근대 한국 춤의 아버지로 불리는 한성준(1874~1941) 탄생 150주년을 기리는 공연이 열린다. 국가유산진흥원은 오는 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강남구 한국문화의집 KOUS에서 ‘본(本)-고 한성준 탄생 150주년 기념공연’을 개최한다. 공연의 제목인 ‘본(本)’은 우리 전통무용의 근본을 찾고, 그 뿌리에서 뻗어 나와 현재까지 이어지는 전통무용을 계승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았다. 한성준은 고수이자 민속무용가로 태평무, 승무, 살풀이 등 근대 전통춤을 재정립한 한국 무용의 거목이다. 8살에 북채를 잡은 이래 17살 무렵에는 명고수로 인정받아 임방울, 이동백 등 오랫동안 여러 명창과 함께했다. 무용에도 남다른 재능이 있어 전통 민속춤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 1933년 조선성악연구회를 창설해 후진 양성에 힘썼고, 1937년 ‘조선음악무용연구소’를 열어 검무·승무·남무·한량무 등 한국 고전무용을 후학에게 전승했다. 그의 예술혼을 물려받은 대표적인 예인으로는 손녀인 고 한영숙과 직계 제자인 고 강선영, 그리고 그들의 제자인 고 이애주, 고 정재만, 이은주, 박재희, 고 이현자, 이명자, 양성옥 등이 있다. 이번 공연에선 국가무형유산 학연화대합설무 보유자 이흥구, 태평무 보유자 박재희, 부산시무형유산 동래고무 보유자 김온경 등 명인들이 참여해 공연을 펼치고, 윤중강 국악평론가가 이들과 대담을 통해 한성준의 예술혼이 어떻게 이어져왔는지를 짚는다. 공연 영상은 오는 30일 국가유산진흥원 유튜브에 공개된다.
  • ‘하이브 콩쥐’ 뉴진스, 도쿄돔 만루홈런

    ‘하이브 콩쥐’ 뉴진스, 도쿄돔 만루홈런

    데뷔 1년 11개월… 日 첫 팬미팅하니, 마쓰다의 푸른 산호초 불러유튜브 등 SNS 타고 인기 폭발‘콘셉트 장인’ 민희진 실력 입증 “‘맞다이’에서 여기까지 옴.” 일본에서 ‘영원한 아이돌’로 불리는 가수 마쓰다 세이코(62)가 전성기 시절 앳된 얼굴로 ‘푸른 산호초’를 열창하고 있는 한 유튜브 영상에 최근 이런 댓글이 달렸다. 별도 설명이 없으면 무슨 의미인지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무려 3000여개의 ‘좋아요’가 찍히며 공감을 얻었다. 여기에는 데뷔한 지 2년이 채 안 됐음에도(1년 11개월) 일본 도쿄돔을 전석 매진시킨 후 현지에서 광풍을 일으키고 있는 ‘뉴진스 신드롬’의 비밀이 숨어 있다. 걸그룹 뉴진스는 일본 데뷔 후 처음으로 지난달 26~27일 도쿄돔에서 팬미팅 ‘버니즈 캠프’를 했다. 양일간 열린 팬미팅에는 9만 1000명의 관객이 운집했다. 객석을 꽉 채워 시야제한석까지 열어 뒀다고 한다. 물론 도쿄돔을 채웠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다. 앞서 동방신기를 필두로 숱한 한국의 아이돌그룹이 도쿄돔에서 일본의 관객과 만난 바 있다. 핵심은 그곳에서 뭘 불렀는지다.뉴진스 멤버들은 자신들의 노래 외에도 각자 준비한 개별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열도의 관객들이 특별히 열광했던 것은 하니(20)가 부른 ‘푸른 산호초’다. 마쓰다 세이코가 1980년 발표한 이 곡은 일본의 ‘버블경제’가 무너지기 직전 문화적 황금기를 상징하는 노래다. 베트남계 호주인으로 한국에서 가수로 데뷔한 하니가 일본어로 부른 이 노래는 유튜브·X 등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하니가 도쿄돔에서 만루홈런을 쳤다”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이후 뉴진스는 후지TV(3일), TBS(13일) 등 일본 유력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에 나서며 공연의 떨림을 이어 가고 있다.일본에서의 뉴진스 신드롬이 한국에서도 반응이 큰 것은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45) 대표의 서사와도 맞물린다. ‘푸른 산호초’ 선곡부터 청량한 바다 느낌을 살린 하니의 복장까지 공연 콘셉트는 민 대표가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 대표는 올 상반기 국내에서 가장 ‘핫한’ 셀럽이었다. 어도어 경영권 탈취 논란을 두고 모기업 하이브와 갈등을 빚은 그는 거침없는 언사로 논란과 함께 컬트적 인기를 끌었다. 일대일 싸움을 뜻하는 ‘맞다이’라는 비속어는 그가 당시 하이브 경영진을 향해 외쳤던 말이다. 지난 5월 31일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에서 민 대표가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도쿄돔 공연은 줄곧 ‘실력’을 강조하며 스스로를 하이브의 ‘콩쥐’로 비유했던 민 대표가 자신의 실력을 증명할 자리이기도 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민 대표와 하이브 사이 갈등에서 비롯된 뉴진스를 향한 대중적 관심이 도쿄돔에 집중됐기에 국내에서도 이 정도의 파급력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 음반시장 중 거의 유일하게 ‘앨범’이 여전히 팔리는 일본 시장에서 인상적인 데뷔를 했다는 것에도 의의가 있다”고 진단했다. 뉴진스를 논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는 ‘시간’이다. 오는 22일로 뉴진스는 데뷔 2주년을 맞는다. 이들이 단기간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유로는 콘셉트 차별화가 꼽힌다. 청춘 본연의 자연스러움,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대. 뉴진스와 함께 ‘4세대 아이돌그룹’으로 묶이는 에스파, 아이브, 르세라핌 등과는 다른 노선을 택한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전형적인 K팝 스타일을 따르지 않는 뉴진스는 강력한 퍼포먼스나 높은음을 구사하는 ‘공연형’ 아이돌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멤버 각자의 ‘힙한’ 느낌, 유행의 첨단에 있다는 인상으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K팝 세계화를 이끈 방탄소년단(BTS)이 현재 ‘군백기’이고 앞선 세대 블랙핑크 역시 개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도쿄돔 공연을 기점으로 뉴진스는 ‘포스트 BTS’, ‘포스트 블랙핑크’로 거듭날 수 있을까. 3일 어도어에 따르면 일본 데뷔 싱글 타이틀곡 ‘Supernatural’(슈퍼내추럴)은 이날 미국 빌보드 ‘글로벌 200’ 25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교수는 “물론 당장은 어려울 수 있고 다른 포인트가 필요하기도 하겠지만 BTS가 닦아 놓은 길이 있기 때문에 뉴진스도 글로벌 스타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며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서양과 한국의 문화적 코드가 뒤섞이고 있는데 뉴진스가 노려볼 수 있는 지점일 것”이라고 말했다.
  • “F-16 배치 가능성 큰 곳” 러, 우크라 공군기지에 미사일 공격 [포착]

    “F-16 배치 가능성 큰 곳” 러, 우크라 공군기지에 미사일 공격 [포착]

    미국제 F-16 전투기가 배치될 가능성이 큰 우크라이나 공군기지에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가해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전날 우크라이나 중부 폴타바주 미르호로드 공군기지에 러시아의 이스칸데르-M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러시아 당국은 이 공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수호이(Su)-27 전투기 5대를 파괴, 2대를 손상시켰다고 밝혔다.러시아 국방부가 텔레그램에 공유한 드론 영상에는 해당 기지의 격납고와 활주로에 있던 전투기들이 미사일 공격에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 모습도 담겼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주장이 과장됐다며 피해 규모를 축소했다. 우크라이나 공군기지를 겨냥한 공격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7일 우크라이나 서부 흐멜니츠키주 스타로코스티안티니우 공군기지도 러시아로부터 공격 받았다. 이런 공격은 우크라이나 공군에게는 큰 타격이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투기는 기술적으로 더 진보된 러시아 전투기보다 그 수가 훨씬 적기 때문이다. 러, F-16 전투기 배치된 우크라 공군기지 직접 겨냥할 듯 우크라이나가 이르면 이달 안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부터 첫 번째 F-16 전투기를 인도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나온다. 전날 네덜란드는 자국의 F-16 전투기를 모두 우크라이나에 보낼 허가가 나왔다며 곧 첫 인도 절차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텔레그램에 미르호로드 기지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매우 잘한 일이라고 평가하면서도 F-16 전투기도 이 같은 방식으로 파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유명 러시아 블로거인 파이터봄버는 “우리 측에서 비행장에 가장 가장 효과적인 공격이다. 이제 비행장 파괴 작전을 효과적으로 수행한다는 점은 대단한 성과”라면서 “처음이자 마지막 성공이 아니길 바란다”고 썼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 평론가들은 러시아의 이번 공군기지 공격에 분노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지휘관들의 부주의함을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의 전 군사 특파원인 일리아 포노마렌코는 “우크라이나 공군에 이런 일이 만성적으로 일어나도록 방치한 데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 체계적인 태만 탓에 우리 모두는 이 전쟁에서 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국이 F-16 전투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것을 꺼려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비행장에는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전투기를 지킬 수단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우크라이나는 국내 어떤 공군기지에 F-16 전투기를 배치할지 밝히지 않았지만, 군사 분석가들은 이번에 러시아의 공격 대상이 된 미르호로드 기지가 유력한 곳이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이 기지는 현대화돼 있으며, 지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름반도를 불법으로 병합하기 전에 미 공군의 F-16 전투기가 머물렀던 곳이기 때문이다. 분석가들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F-16 전투기를 공중에 띄우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고자 활주로나 격납고와 가은 비행장 기반 시설을 목표로 삼고 있다며 만일 F-16 전투기가 있었다면 직접 겨냥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분석가인 저스틴 브롱크는 우크라이나의 모든 공군기지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취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브롱크는 “러시아가 한 목표물에 충분한 미사일을 발사할 만큼 신경 쓴다면 우크라이나의 지상 방공망은 포화 상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가 중부 유럽의 공군기지에서 F-16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방안까지 고려했으나, 확전 우려로 배제됐다. 다만 일부 예비용 전투기가 우크라이나의 외부 공군기지에 보관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국방위원장은 최근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밖의 F-16과 군사시설이라도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나라의 비행장에서 이륙해 우크라이나 영공에 들어와 미사일을 쏘고 복귀한다면 이는 (러시아군의) 합법적인 목표물이 된다”며 “우리는 어디에서든 이를 격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문화나눔에 앞장선 천재 피아니스트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문화나눔에 앞장선 천재 피아니스트

    지난달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아주 특별한 연주회가 열렸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호암상 수상을 기념한 전석 초청 공연이었는데 무대 위 조성진도, 객석의 관객도 여느 콘서트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음악평론가가 아닌 나로서는 피아노 연주의 섬세한 부분까지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경탄과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온 연주회였음은 분명했다. 프로그램은 라벨·리스트·쇼팽의 곡들로 채워졌다. 조성진이 지난 5월 ‘체코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축제’에서 연주한 라벨·리스트의 곡에 쇼팽의 폴로네즈 5번, 6번을 추가했다. 겸손하지만 당당하게, 섬세하지만 장중하게 청중을 사로잡는 화려한 기교는 ‘한국인 최초 쇼팽 콩쿠르 우승자’라는 명성에 걸맞게 특히 쇼팽의 곡에서 빛났다. 천재 피아니스트의 혼신을 다한 연주에 2500명 관객의 입에선 “역시 조성진”이라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이날 관객석에는 소방관, 간호사 등 사회 필수직업 종사자를 포함해 평소 공연장 나들이가 수월하지 않은 이들이 전국 각지에서 초대됐다. 그중 시각장애인을 동반해 오케스트라 피트와 객석 1열 사이에 자리잡은 10여 마리의 안내견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한 공연에서 이렇게 많은 안내견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마침 무대 뒤 합창석에서 관람한 나는 조성진의 연주와 그에 반응하는 관객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는데 안내견들은 두 시간 넘는 연주 시간 동안 견주 옆자리를 지켰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전체적으로 웅장하고 날카로운 곡들이 많았음에도 소리 한번 내지 않은 관람 매너였다. ‘장벽으로부터 자유롭자’는 배리어프리 정신이 완벽하게 실현된 보기 드문 공연장 풍경이었다. 연주회가 끝나고 무대 뒤에서 만난 조성진은 유난히 밝은 모습이었다. 어린 시절 ‘영원한 1등도, 영원한 꼴찌도 없다’는 내면의 성숙함으로 대중을 놀라게 했던 그가 근래에는 “클래식의 대중화보다 더 많은 대중이 클래식화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클래식 음악의 저변 확대를 위해 앞장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호암상 최연소 수상자가 된 이후 공익 예술활동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듯한데 문화재단과 함께 올린 초청 공연에서 오히려 본인이 기대 이상의 감동을 받았다면서 뿌듯해했다.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쌓은 이들을 독려해 온 34년 호암상의 권위를 피아노 선율에 담아낸 데 대한 뿌듯함일지도 모른다. 공연예술은 같은 공연이라도 어느 장소에서 어떤 관객과 함께 호흡하냐에 따라 차원이 다른 감동을 만든다. 관객의 소리 없는 에너지는 공연장 전체의 공기를 채우고 그 기운을 받은 예술가는 평소의 능력을 넘어 뜻밖의 명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 최고의 연주자와 최고의 관객이 함께한 그날은 문화나눔의 무한한 가치와 힘을 깊이 체감한 날이었다. 더 많은 예술가가 더 많은 공익사업에 참여해 ‘예술이 힘’이 되는 밝은 미래를 꿈꿔 본다. 장인주 무용평론가
  • 美 매체 “나라 위해 물러나야”…바이든 TV 토론 졸전 후폭풍 계속

    美 매체 “나라 위해 물러나야”…바이든 TV 토론 졸전 후폭풍 계속

    미국 대선의 첫 후보 간 TV 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81세 고령에 따른 건강과 인지력 논란이 커지면서 그간 일관되게 그를 지지했던 주요 언론이 후보 교체 요구를 공개적으로 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진보 매체인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시간) ‘조국에 봉사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경선에서 하차해야 한다’ 제하의 사설을 냈다. 이 사설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토론을 통해 차기 임기를 수행할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했으나 오히려 81세의 고령이란 점만 두드러졌다고 짚었다. NYT는 “그는 연임 시 뭘 이뤄낼지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트럼프의 도발에 대응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최소 한 차례 이상 문장을 끝까지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이 ‘바이든은 4년 전의 그가 아니다’라는 명백히 드러난 사실을 못 본 척할 것으로 생각할 수 없다”면서 “미국인들이 바이든의 나이와 쇠약함을 두 눈으로 보고서도 눈감아주거나 별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길 희망하는 건 너무 큰 도박”이라고 주장했다. NYT는 “이번 대결은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제안해 성사된 자리란 점을 기억해야 한다. 지금 바이든이 직면해야 할 진실은 스스로 준비한 테스트에 실패했다는 것”이라면서 “바이든이 현재 공익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봉사는 재선 도전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라고 했다. NYT는 민주당에도 “거짓말로 점철된 후보(트럼프)를 타도할 가장 확실한 길은 미국 대중을 진실하게 대하는 것이다. 바이든이 대선 경쟁을 계속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를 대신해 11월 트럼프를 쓰러뜨릴 더 역량 있는 누군가를 선택하기 위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바이든과 친소 관계가 있거나 민주당 지지자로 활약해 온 여러 언론인조차 바이든 대통령 후보로는 민주당이 필패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을 했다. MSNBC 방송의 아침 프로그램 ‘모닝 조’ 진행자인 조 스카버러는 “그날 밤 그는 입을 벌리고 앞뒤로 눈을 움직이면서 (토론시간) 상당 부분을 보냈다. 그는 트럼프가 하는 말의 진위를 따지지 못했고, 연신 기회를 놓쳤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민주당이 우리가 오랫동안 알고 사랑해 온 그가 대통령 출마란 과업을 맡을 수준이 되는지 결정할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친분이 깊은 NYT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TV로 중계되는 바이든의 토론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면서 “조 바이든은 좋은 사람이고 좋은 대통령이지만 재선에 나서선 안 된다”고 했다. 바이든의 자서전을 집필한 언론인 에반 오스노스도 바이든 대통령이 “(4년 전보다) 명백히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CNN 소속 정치평론가 반 존스는 “그(바이든)는 오늘 국가와 지지층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시험을 치렀으나 실패했다”면서 “이 당(민주당)은 앞으로 나가기 위한 다른 길을 찾을 시간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이튿날인 이날 대선 경합 주 중 하나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유세를 재개, 후보 교체론을 정면으로 일축했다. 전날 토론에서 보여 준 기대 이하 모습을 의식한 듯 노타이에 셔츠 단추 두 개를 푼 채 열정적으로 연설에 임한 그는 “나는 진심으로 내가 이 일(대통령직)을 할 수 있다고 믿지 않으면 다시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정말 솔직히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안팎의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 유권자의 절반가량은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다른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했다. 28일(현지시간) 유거브가 미국 성인 26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민주당이 대선 승리 가능성을 높이려면 누구를 후보로 지명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9%가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사람’을 택했다. ‘조 바이든’을 택한 응답자는 30%였고 ‘잘 모르겠다’는 22%였다. 이 밖에 각종 온라인 베팅·예측시장 사이트에서도 바이든의 재선 성공 가능성은 하락했다.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정치 이벤트 예측시장 사이트 ‘프레딕트잇’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토론 전 주당 48센트였다가 토론 후 29센트까지 떨어졌다.
  • 세계 덮친 ‘VUCA 쓰나미’… 위기는 오히려 기회

    세계 덮친 ‘VUCA 쓰나미’… 위기는 오히려 기회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머리글자를 딴 ‘VUCA’는 1980년대 말 미국 육군대학원이 냉전 시대보다 더 예측하기 힘든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군사 용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문학평론가이자 30여년간 뉴욕타임스 서평가로 명성을 날렸던 저자가 보기에 전 세계가 정치, 경제, 기술의 격변으로 뒤흔들리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VUCA 시대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대유행은 사회적 고립과 정치·경제적 불평등을 키웠고, 2021년 미국 국회의사당 점거 폭동은 민주주의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유럽에선 극우 정당이 득세하고,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는 전쟁터가 됐다. 인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기후변화 재앙은 점차 현실이 되고 있으며, 2022년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등장 이후 AI 개발을 둘러싼 의견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 저자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붕괴시키고 근본적 변화가 가능한 패러다임을 도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현재의 위기를 ‘힌지모멘트’, 즉 분수령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14세기 흑사병 위기가 중세 유럽을 무너뜨리고 근대라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1918년 스페인독감을 겪고 난 후 의료 서비스가 확대되고 전염병에 대한 국제협력이 합의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저자는 인류가 복합 위기의 파고를 헤치고 더 나은 항로로 나아가기 위해선 변방의 아웃사이더들에게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민자, 여성, 소수 인종 등 비주류 변방인이 기존의 관성화된 틀 밖에서 창의적으로 제시하는 아이디어들이 위기 탈출의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탈중심화, 수평적 구조, 상향식 체계의 중요성도 설파한다.
  • 더 깊고 풍성해진 서울신문 120년… 오피니언 새 필진과 함께 엽니다

    더 깊고 풍성해진 서울신문 120년… 오피니언 새 필진과 함께 엽니다

    오는 7월 18일 창간 120주년을 맞아 오피니언면이 새 단장을 합니다. 18대 국회를 이끌었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김형오 칼럼’이 한 달에 한 번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14대 국회부터 18대 국회까지, 1992년부터 2012년까지 다섯 차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 원로로서 지금의 불통 정치를 진단하고 타협과 통합의 정치로 나아갈 해법을 모색합니다. 김 전 의장은 가을부터 일본 게이오대 초빙교수로 활동하면서 한일 양국의 바람직한 관계 발전을 위한 다각도의 제언도 제시할 계획입니다. 한국정치학회장을 역임한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춘천지검장을 지낸 예세민 법무법인 예문정 파트너스 대표, 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최정묵 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소장도 날카로운 필치로 대립과 갈등의 시대를 헤쳐갈 지혜를 모색합니다. 이미경 연세대 연구교수와 장인주 무용평론가도 코너를 옮겨 화요일과 수요일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문화예술계 흐름을 소개합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과 최성훈 변호사는 금요 전문가 칼럼을 통해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각 국책연구기관의 전문가들도 새롭게 참여합니다. 보건사회연구원, 산업연구원, 노동연구원 등 24개 국책연구기관을 관장하는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매월 한 차례 분야별 연구기관의 전문가를 통해 우리 사회 구조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미래지향적 정책 대안을 내놓습니다. 7월부터 범국가적 당면 과제인 저출산고령화를 주제로 다각도의 정책 대안을 모색하는 시리즈를 독자 여러분께 선보일 계획입니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 했습니다. 전통과 역사를 알고 그 바탕 위에 새로운 지식을 쌓아 나가는 자세를 당부하는 성현의 가르침입니다. 국내 최고(最古)의 자리에서 최고(最高)의 신문으로 거듭나는 서울신문 구성원 모두의 마음가짐이기도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사랑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 클래식 음악회 틀 깨고… 한국 전통·창작 ‘음악의 스펙트럼’ 넓히다[서동철의 노변정담]

    클래식 음악회 틀 깨고… 한국 전통·창작 ‘음악의 스펙트럼’ 넓히다[서동철의 노변정담]

    1962년 서울국제음악제 파격 기획전야제 때 궁중음악 ‘수제천’ 연주서양·전통 음악 조화 정착에 노력 방송사 일 하면서 작곡 학업 병행만당 이혜구 선생에게 큰 영향받아라디오 연속극에 국악 써 대히트서울신문에 ‘근대 음악 발전’ 연재클래식음악 평론가로 이름 알려져“한국인 ‘가무음곡’ 능력 타고났죠”원로음악평론가로 우리나라 1세대 문화기획자의 대표 격인 이상만 선생은 몇 해 전 경기도 파주에 자리잡았다.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나누기에 앞서 필자의 차에 모시고 송추에서 점심을 함께 하기로 했다. 그는 고령에도 서울에 볼 일이 있으면 마을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다녀온다. 30년째 이어 온 생활참선이 정신과 육체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지역문화에 관심이 많지만 아직 파주 곳곳을 돌아보지는 못했다고 한다. 이 말씀에 혜음령으로 넘어가는 옛 의주대로로 접어들어 혜음원 터를 들러 보기로 했다. 혜음원은 고려시대 수도인 개경에서 오늘날의 서울 남경을 오가는 길손을 위한 왕립 숙박시설이자 부속 사원이었다. 선생은 안내판을 꼼꼼히 읽은 다음 산중에 펼쳐진 혜음원 터를 오래도록 바라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러자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문화관광해설사가 다가와 친절하게 이런저런 도움말을 주기 시작했다. 인사를 나누니 “지역에 문화예술계 원로가 사시는 줄 미처 몰랐다”며 반가워하는 것이었다. 인터뷰는 당초 계획과 다르게 냉면을 먹고 다시 찾은 혜음원지방문자센터에서 이루어졌다.이상만 선생의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은 고양문화재단 총감독 시절 더욱 깊어졌을 듯싶다. 고양시에 있는 대형 문화공간 고양아람누리와 고양어울림누리의 이름은 그가 지었다. 그는 “당초에는 일산문화센터와 덕양문화체육센터였다”면서 “이제는 누구나 아람누리, 어울림누리라는 이름을 자연스럽게 입에 올리니 고마울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두 문화공간의 개별 극장 이름도 우리말로 지었다. 아람누리의 오페라극장은 아람극장, 대공연장은 아람음악당, 소공연장은 새라새극장이다. ‘아람’은 가을 햇볕을 받아 충분히 익어 벌어진 과일, 새라새는 ‘새롭고도 새로운’이라는 뜻을 지녔다. R석, S석, A석, B석으로 구분하던 좌석 등급도 으뜸자리, 좋은자리, 편한자리, 고른자리, 가장자리로 고쳤다. 그런데 필자가 최근 아람누리를 찾았을 때 보니 좌석 구분은 다시 영문 알파벳으로 돌아가 있었다. 관객들이 한글을 불편하게 느끼기 때문인지 몰라도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에게 “공들여 출범시킨 지역 문화공간이 오늘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공연장을 짓는 단계에서는 시장이 몇 분 바뀌었지만 모두 의욕을 보였고 그다지 이견도 없었다”면서 “하지만 콘텐츠를 어떻게 채우느냐는 단계가 되자 달라지기 시작했고 이제는 시장이 바뀔 때마다 공연장의 성격이 크게 요동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서양클래식음악을 다룬 대표적 평론가로 알려졌지만 서양음악에만 매몰되지 않은 것은 물론 오히려 한국음악의 폭을 넓힌 음악인이었다. 전통음악, 창작음악, 서양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국제 음악제의 틀을 정착시킨 것도 이 선생이었다. 그는 KBS TV의 전신인 서울중앙TV에 재직하던 1962년 서울국제음악제를 주도했다. 전야제인 ‘국악의 밤’에서 국립국악원이 궁중음악 ‘수제천’을 연주했는데 당시로선 확기적이었다. “우리 음악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일찍부터 신념이 있었어요. 서양음악이 중심이 되는 축제였지만 전통음악을 부각하고 한국인의 창작 음악도 이럴 때 선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작곡가의 밤’에선 구두회, 김동진, 김성태의 창작음악을 연주했어요. 서양단체로는 ‘비르투오지 디 로마’의 연주가 좋았는데 훗날 비발디 ‘사계’로 세계적 명성을 날린 이탈리아 실내악단 ‘이 무지치’의 전신이라고 할 수 았습니다.” 1969년 ‘한국 신음악 80주년’을 기념하는 제1회 서울음악제에도 사무국 차장으로 프로그램 구성에 깊이 관여했다. 이때는 전야제로 종묘제례악을 복원해 공연했는데 전주 이씨 종친회에서 반대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조상을 기리는 제례음악을 불경스럽게 어디서 연주하겠다는 거냐며 반발했다. 종친회 설득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지난날의 유산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고 귀한 것이라는 인식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전통음악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별난 사람 취급을 받는 시대였습니다. 음악제 프로그램의 전통음악을 보고 서양음악 연주자 사이에서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마저 없지 않았습니다. 최근 종묘제례악이 독일 베를린필하모닉 홀에서 연주돼 찬사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옛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가 가진 한국음악의 소양은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길러졌다.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는데 3000석 소출이 있었으니 시골에선 부잣집 소리를 들었어요. 아버지는 출판을 포함한 문화적 사업을 하셨는데 우리집에 소리꾼이나 연주자가 자주 드나들었습니다. 나중에 대금산조와 해금산조의 명인 한범수 선생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우리집을 다녀간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전통음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한국음악에 대한 관심은 서울대 음대에 다니며 소신으로 발전했다. 앞서 서울대 음대 부설 중등교원양성소를 이수하고 경기여고에 전임강사로 있었는데, 평소 흥미를 갖고 있던 방송국에 촉탁으로 입사하게 됐다. 작곡과에도 들어가 학업을 병행했는데 여기서 그에게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는 한국음악학자 만당 이혜구 선생을 만난다. 만당은 영문학자지만 경성교향악단의 바이올린 주자로도 활동했다. 이왕직아악부에서 정악을 연구하면서 경성방송국에서 국악프로그램을 맡기도 했다. 독문학에도 조예가 있어 서울대 음대에서 독일어를 가르쳤으니 눈이 번쩍 뜨이는 스승을 만난 것이다. “그때는 라디오 연속극의 인기가 대단했는데 대개 효과음으로 서양음악을 이용했습니다. 만당 선생의 권유로 ‘장희빈’이라는 연속극에 국악으로 효과음을 썼는데 대히트를 쳤어요. 그 인연으로 신상옥 감독의 영화 ‘성춘향’에서도 효과음을 맡게 됐지요.” 만당은 서울신문에 ‘근대 국악 발전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그 지면을 이상만 선생이 ‘근대 음악 발전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물려받았다. 훗날 서울신문 사장이 되는 문화부의 신우식 기자가 원고 담당이었다고 한다. 1958~1959년에 걸쳐 60차례 남짓 서울신문 연재를 끝내자 다른 매체에서도 음악에 관한 글을 다투어 청탁하기 시작했다. 서양 클래식음악 평론가로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당시 연재가 계기가 됐다. 그는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 기념 예술제도 주도했다. ‘세종문화회관’이라는 이름을 짓는 데는 월탄 박종화 선생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이 세종문화회관에 ‘문화예술의 전당’이라 새긴 표석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가 주도해 세운 ‘예술의전당’도 이렇듯 강력한 ‘문화입국’ 의지가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이후 풀브라이트장학금을 받고 미국으로 떠나 UCLA, 뉴욕대, 예일대에서 공부하게 된다. “세종문화회관 개관 예술제는 수많은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인도의 시타르 연주자 랴비 샹커의 공연이 기억에 남습니다. 녹음을 하는 것을 알고는 절대 안 된다고 하는 것을 방송용이 아니라 보관용이라고 한참을 설득했어요. 그렇게 어렵게 자료를 만들었는데 모두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듣고 허탈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대학 자료실에서 한국에서는 사라진 각종 예술제의 팸플릿 등을 발견하고는 많은 생각이 들었지요.” 자의 반 타의 반 떠난 미국에선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을 앞두고 문화행사 논의가 분출하고 있었다. 그도 올림픽 문화행사에 흥미를 갖고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때의 경험은 귀국하고 1988년 서울올림픽 문화행사에 참여했을 때 크게 도움이 됐다. 그는 당시를 돌아보면서 ‘벽을 넘어서’라는 서울올림픽 문화행사의 개념을 제시한 박용구 선생의 공로가 완전히 잊혀지고 ‘아웃사이더’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요즘 선생의 중요한 일과는 공연장이나 문화 행사를 찾아 후배를 격려하는 것이다. ‘최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세계적 음악가가 줄지어 나오는 등 한국이 명성을 떨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하늘이 우리에게 가무음곡(歌舞音曲)의 은총을 주셨기 때문”이라면서 웃었다. 한국인은 문화와 예술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을 타고났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서구로 갔던 문명의 중심이 비서구로 회귀하는 시기가 겹쳤으니 더더욱 발전할 수밖에 없다”는 덕담으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이상만 선생은 1935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했다. 서울중앙방송, 동아방송, KBS에서 일했다. 한양대, 서라벌예대, 고려대에서 음악사와 미학을 강의했다. 1962년 제1회 서울국제음악제, 1969년 제1회 서울음악제, 1975년 광복30주년 기념음악제, 1978년 세종문화회관 개관예술제 기획을 주도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준비에도 참여했다. 공연예술평론가협회장과 다움문화예술기획연구회 이사장, 고양문화재단 총감독을 역임했다. 옥관문화훈장과 대한민국 문화예술상을 받았다. 글·사진 서동철 논설위원
  • [열린세상] ‘이재명 아버지’ 앞에 무력한 국민의힘

    [열린세상] ‘이재명 아버지’ 앞에 무력한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다.” 민주당 강민구 최고위원이 당 회의에서 했던 말이다. 그는 “집안의 큰어르신으로서 이 대표가 총선 직후부터 영남 민주당의 발전과 전진에 계속 관심을 가져 주셨다”고 감읍하면서 ‘아버지’라고까지 했다. 과도한 찬양이라는 논란이 일자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했다가 “도대체 영남 남인의 예법 어디에 ‘아버지’ 운운하는 아부의 극치스러움이 있단 말인가”라는 영남 유림단체들의 반박을 받았다. 오죽하면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이 “이 대표도 불편해했다”며 “제발 그러지 말라고 좀 말려 달라고 따로 이야기를 했다”고 했을까. 그럼에도 “이 대표가 현재로선 민주당의 유일한 구심점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믿음의 또 다른 표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전현희 의원)는 ‘위록지마’성 발언들이 이견을 봉쇄한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당헌·당규 개정이 마무리된 데 대해 “역사는 민주당의 이번 일을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할 것이다. 이재명 대표 시대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자뻑’의 말을 했다. 정 최고위원이 격찬한 당헌·당규 개정은 당권·대권 분리, 기소 시 직무정지라는 기존의 규정들을 무력화하고 ‘당원권 강화’라는 명분으로 ‘개딸’들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것이다. 이제 이 전 대표는 대표직을 연임하고도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까지도 손에 쥘 수 있게 됐다. 과거 야당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카리스마를 갖는 리더십을 행사한 시절이 있었지만, 그것은 수평적 정권교체를 염원하고 김대중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존경하는 많은 국민의 신뢰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에서 벌어지는 ‘이재명 유일 정당’의 광경은 계파의 힘을 앞세워 진행된다는 점에서 억지스럽다. 이 전 대표는 당대표직 연임을 위해 일단은 대표직에서 사퇴하는 결정을 내렸다. 민주당 역사에서 당대표 연임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던 일이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 지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우격다짐식 행보로 스스로를 김대중 이상의 반열에 위치시키려는 듯하다. 22대 총선이 끝난 이후 이 전 대표는 자신의 대권 재도전에 혹여라도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제거하는 데 매달리고 있다. 이미 지난 총선에서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을 통해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에게 ‘노’(No)라고 말할 정치인의 씨를 말린 상태다. 이 전 대표가 자신의 대권 행보를 위해 아무리 무리한 전횡을 반복하더라도 이를 견제할 세력이 더이상 민주당 내에는 없어 보인다. 지금 같은 당 구조에서 누가 민주당의 차기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감히 이 전 대표와 경쟁할 엄두를 낼 수 있을까.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여당이 ‘이재명 민주당’을 견제할 힘을 갖고 있지 못한 현실이다. 원래는 야당이 여당을 견제하는 것이지만, 22대 총선이 낳은 힘의 관계는 정반대이기에 하는 얘기다. 최악의 총선 참패를 당한 이후로도 여권 세력은 새로 태어나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데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동훈·원희룡·나경원·윤상현 후보의 4자 구도로 막을 올렸다. 여당이 민심을 잃고 제 구실을 못 하니 7개 사건의 11개 혐의로 4개의 재판에 결부돼 앞으로 어떤 재판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야당 전 대표가 대권 재도전의 새 고속도로를 만들고 있는 전대미문의 광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마당에 친윤계의 개입과 영향 같은 변수가 주목받는 전당대회가 된다면 여당이 야당의 그런 엽기적 상황을 견제하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계파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먼저 생각해야 할 때다. 버려야 새것을 얻을 수 있음은 불변의 진리다. 유창선 정치평론가
  • 中언론 “화성 참사로 희생된 조선족들, 韓 경제에 기여했지만 좋은 대우 못 받아” 지적

    中언론 “화성 참사로 희생된 조선족들, 韓 경제에 기여했지만 좋은 대우 못 받아” 지적

    지난 24일 오전 경기도 화성의 일차전지 제조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중국 언론은 사고의 희생자 대부분이 자국 조선족이라며 사고 소식을 자세히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서 “한국 측이 개인 물품 등을 토대로 사망한 근로자 22명 가운데 17명이 중국 국적인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리면서 정확한 인원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고 공장의 한 직원은 또 다른 현지 매체인 신경보에 “공장에는 100명이 넘는 근로자가 있으며, 대부분은 중국 북동지역 출신 30∼40세 조선족 여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망자 대부분이 주로 배터리 포장 및 용접 작업을 하던 공장 2층 근로자들”이라고 덧붙였다. 뤼차오 랴오닝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관영 영자지인 글로벌타임스에 역시 “지리적 접근성과 문화적 유사성 때문에 많은 중국인, 특히 조선족이 한국에서 일하며 한국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면서 한국 경제에 조선족의 기여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한국 내 중국 노동자들이 사회 기저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들의 임금과 복리후생이 한국 노동자만큼 좋지 않은 경우가 많고 일부는 정식 노동계약을 체결하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노동계약 또는 정식 근로자 지위가 없는 희생자들이 있다면 (사고가 난 한국) 현지 회사와 정부가 그들을 한국인들과 다르게 대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중국 현지 언론들은 한국 산업계가 외국인 노동자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도 했다. 동방위성TV 시사평론가는 “인구 감소 등 원인으로 한국 제1차, 2차 산업은 현지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한 외국인 노동자가 시급히 필요한 실정”이라면서 “많은 한국 공장 소유주조차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25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화재 현장인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시신 1구를 발견해 수습했다. 시신은 훼손이 심해 당장 신원을 확인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화재 사망자는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숨진 50대 1명을 비롯해 소사체로 발견된 21명 등 총 22명이었으나, 추가로 시신 1구가 발견되면서 23명으로 늘었다. 현재까지 부상자는 총 8명으로, 2명이 중상, 6명이 경상이다. 중상자 1명은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 與 전대 ‘대세·인지도·친윤·수도권’ 4파전… 차별점은 ‘尹과의 거리’

    與 전대 ‘대세·인지도·친윤·수도권’ 4파전… 차별점은 ‘尹과의 거리’

    ‘혁신 이미지’ 한동훈尹과 가장 거리 두며 대권주자 면모1차 과반 득표 실패하면 입지 타격 ‘선거 경쟁력 입증’ 나경원서울 지역구 탈환·당무 경험 풍부친윤 의원들이 元 지지하면 위협 ‘친윤 지지’ 원희룡출마선언에서도 ‘당정 신뢰’ 강조韓 넘어서려 김민전 등과 손잡아 ‘영남 정당 탈피’ 윤상현다른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 낮아당원 눈도장 찍고 차기 노려볼 만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나경원 의원·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윤상현 의원의 4파전 구도로 치러지는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레이스가 본격화된 가운데 선거 초반 이슈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거리 설정’이다. 서울신문은 24일 최수영 정치평론가·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 등의 의견을 종합해 후보별 특징을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요인) 분석 형태로 정리했다. 한 전 위원장은 4명 주자 가운데 윤 대통령과 가장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서 당정 관계와 관련, “당정이 협력하는 것은 협력 자체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라며 “수평적 관계에서 치열하게 토론해서 좋은 해법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쇄신 이미지 및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부각한다는 점에서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4·10 총선 참패 이후 출마 명분이 부족하다는 점과 원외 인사라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향후 기회 요인으로는 대세론을 통한 1차 투표 승리가 꼽힌다. 대세론을 바탕으로 1차 투표에서 당대표 당선을 확정 짓는다면 당내 세력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친윤(친윤석열)계의 결집으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해 결선투표로 넘어갈 경우 한 전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에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당 주류 세력이었던 친윤계는 이들과 갈등을 빚었던 이준석 전 당대표 체제를 ‘강제 종료’시키고 나 의원의 지난해 전당대회 출마를 주저앉혔다. 나 의원은 수도권 생환과 풍부한 당무 경험으로 인한 높은 인지도가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당정 관계를 ‘당정 동행’이라고 설명하는 등 용산과의 거리 설정에서 ‘선명성’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다. 나 의원은 오히려 이런 점을 부각하고 있다. 그는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과 원 전 장관을 겨냥해 “하나는 사석에서 (대통령에 대한) 호칭이 이상하다는 보도가 있었고, 한쪽 주자는 또 정말 (당정) 일체를 주장한다”며 “사실 양쪽 주자 다 정말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전당대회에 이어 이번 전당대회 기간 중 친윤 의원들이 나 의원이 아닌 원 전 장관에게 지지세를 모아 주는 ‘연판장 사태’가 반복될 경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저는 연판장 사태를 잊었다. 그러나 다시는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원 전 장관은 다른 주자들에 비해 용산과의 거리가 가장 가깝다. 이를 의식한 듯 원 전 장관은 전날 출마선언문에서 ‘당정 신뢰’를 강조했다. 다만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4·10 총선 참패의 원인이 ‘수직적 당정 관계’에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원 전 장관의 출사표는 혁신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뜻으로 읽힐 가능성이 있다. 한 전 위원장의 ‘대세론’도 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원 전 장관은 김민전·인요한 의원을 최고위원 ‘러닝메이트’로 정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를 횡보해 확장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은 위협 요인으로 지목된다. 윤 의원은 ‘영남 정당’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수도권 이미지가 강점이다. 다만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는 점은 약점이다. 윤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경우 차기 당권주자로서 부상할 수 있는 발돋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기회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현 전당대회가 친한(친한동훈) 대 반한(반한동훈)의 구도로 굳어지는 만큼 윤 의원의 선명성이 주목받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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