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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년 된 서울국제도서전 외형 줄이고 속은 알차게

    성년 된 서울국제도서전 외형 줄이고 속은 알차게

    올해로 스무 번째를 맞는 국내 최대 책 잔치 ‘2014 서울국제도서전’이 18일부터 닷새 동안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펼쳐진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이 행사는 올해 ‘책으로 만나는 세상, 책으로 꿈꾸는 미래’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역대 최대 규모(25개국 610개 출판사)로 열렸던 지난해보다는 규모가 다소 줄어 올해는 23개국 369개 출판사가 참여하지만 주빈국 부스와 컬처 포커스, 저자와의 대화, 인문학 아카데미, 한국 근현대 책표지 디자인전 등 알찬 내용이 많아 기대해 볼 만하다. 고영수 대한출판문화협회장은 “지난해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소통과 교류의 장으로 내용은 더 알차게 준비했으며 국제도서전인 만큼 B2B(기업 간 거래) 시장도 적극적으로 지향할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의 여러 근원적 문제가 드러났는데 책을 통한 개인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행사의 의의를 전했다. 특히 올해 주빈국은 오만으로 아랍권의 이색적인 출판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오만의 문화, 문학, 경제, 여행지 등을 소개한 간행물 60여종을 전시한다. 19일 낮 12시 30분에는 ‘신드바드와 유향의 나라, 오만’을 주제로 세미나도 열린다. 중동전문가인 이희수 한양대 교수가 한국 측 발제자로 참여한다. 오만의 전통 의상과 생활풍습을 소개하는 ‘오만 전통 의상 및 장신구 전시’도 마련된다. 아랍 여성의 전통 미용 풍습인 헤나를 소개하는 ‘헤나 체험관’, 오만 왕립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왕립 오만 심포니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열린다.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컬처 포커스국’으로 참여하는 이탈리아는 예술, 디자인, 소설, 평론 등 희귀 서적 300여권을 전시한다. 작가이자 문학평론가인 발터 시티가 20일 낮 12시 ‘사회·문화적 고찰 속에 나타나는 욕망과 소비’라는 주제로 작가 초청행사를 갖고 21일 오전 10시 30분에는 범죄 소설 작가인 잔카를로 데 카탈도가 ‘고통스러운 필요 악, 국경을 넘어선 범죄소설 이야기’로 한국 독자들과 만난다. 한성순보(1883년)부터 ‘태백산맥’(2000년)까지 우리나라 책 표지 디자인의 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한국 근현대 책표지 디자인 특별전’, 그림책과 일러스트레이션 분야에서 인정받는 한국 작가 35명의 도서를 전시하는 ‘주제가 있는 그림책’, 아동도서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도서 전시 등도 펼쳐진다. 또 ‘저자와의 대화’에는 조정래, 은희경, 성석제, 윤대녕, 김탁환, 신경림, 최영미 등 한국 대표 작가 22명이 참여한다. 칼럼니스트 강창래, 미학자 진중권, 의학박사 이시형 등 유명 인사 7명이 전하는 인문학 강좌 ‘인문학 아카데미’도 진행된다. ‘북 멘토 프로그램’에는 정은숙 마음산책 대표, 조선희 사진작가, 이상희 그림책 작가가 참여한다. 국내외 출판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국제도서산업동향을 분석하고 전망하는 ‘국제 출판유통 전문가 초청 콘퍼런스’ 등 출판 관련 세미나도 6회에 걸쳐 열린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죽음의 냄새”... 日 월드컵 주제가 ‘가미카제’ 연상 논란

    “죽음의 냄새”... 日 월드컵 주제가 ‘가미카제’ 연상 논란

    일본 공영방송인 NHK의 2014 브라질 월드컵 공식 주제가가 우익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가 되고 있는 노래는 11일 일본 음반매장에서 발매된 여성 싱어송라이터 시이나 링고(椎名林檎)의 신곡 ‘NIPPON(일본)’. NHK의 요청을 받아 제작돼 지난달부터 축구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전파를 타고 있는 이 노래는 가사 일부 내용이 순혈주의와 세계 2차대전 당시 일본의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제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사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이 지구에서 가장 순결하고 고귀한 파랑(この地球上でいちばん混じり気の無い気高い青)’ ‘갑자기 다가오는 희미한 죽음의 냄새(不意に接近してくる淡い死の匂い)’ 등이다. 가사가 공개되자 일본 현지에서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순종 사상을 상기시키는 듯한 기분이 든다”, “가미카제 특공대를 연상케 한다”는 등의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NIPPON’의 뮤직비디오에는 펄럭이는 대형 일장기를 든 시이나가 카메라를 응시하며 열창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흑백 화면에서 일본 전통의상을 입고 연주하는 밴드의 모습이 사무라이를 연상케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곡은 월드컵을 비롯해 향후 1년여 간 J리그와 일왕배 등 NHK의 축구 관련 프로그램에 사용될 예정이다. 시이나는 “개전 전야의 무사의 고양감을 곡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일본 음악평론가 이시구로 타카유키는 “시이나는 과거에 군가 관련 이벤트를 개최하고 자신의 차에 ‘히틀러’라는 애칭을 붙이기도 했다”면서 “평소의 그녀다운 표현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문제는 이 노래가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 중계에 쓰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시구로는 또 “일본 방송국에서 자국 국가대표를 응원하기 위한 곡인 만큼 강한 응원 메시지를 담는 것은 불가피할 수도 있지만 표현이 지나치다”면서 “때와 장소, 상황(TPO)에 맞지 않는 곡”이라고 덧붙였다. 시이나는 과거 자신의 콘서트에서 욱일승천기를 배포하고 뮤직비디오 소품으로도 활용해 극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시이나가 우익세력과 대척점에 있는 진보 성향인 일본 공산당을 지지한 이력이 있고, 이전까지의 여러 작품에서 일본의 군국주의를 비꼬거나 풍자했다는 점을 들어 ‘시이나 우익설’을 부정하기도 한다. 사진=시이나 링고의 NHK 축구 테마곡 ‘NIPPON’ 홍보 이미지. 이진석 도쿄 통신원 genejslee@gmail.com
  • [부고] 평생 셰익스피어 연구 여석기 고려대 명예교수

    [부고] 평생 셰익스피어 연구 여석기 고려대 명예교수

    영문학자이자 국내 1세대 연극평론가인 여석기(고려대 명예교수) 국제교류진흥회 이사장이 12일 오전 교통사고로 별세했다. 92세. 경북 김천 출신인 여 이사장은 도쿄대 영문과를 거쳐 해방 직후 서울대를 졸업했다. 1953년부터 고려대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영어영문학회 회장, 한국셰익스피어학회 회장, 국제극예술협회(ITI) 한국본부 위원장,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 등을 지내며 학계와 연극계에서 활동을 이어 갔다. 1970년대에는 사재를 털어 연극 전문지 ‘연극평론’을 창간하고 이태주, 유민영, 한상철씨 등과 함께 국내 연극 평론계의 발전을 주도했다. 1997년에는 한국연극평론가협회가 고인의 이름을 따 ‘여석기 연극평론상’을 제정했을 정도로 문화·예술·문예의 권위자로 손꼽힌다. 고인은 평생을 셰익스피어 연구에 몰두했다. 처음 연극을 본 것도 1951년 이해랑 선생이 몸담은 극단 신협이 올린 ‘햄릿’이었고, 1962년에는 유치진 선생의 의뢰를 받아 드라마센터 개관작 ‘햄릿’의 번역을 맡았다. 2008년에는 그가 대학 시절부터 접했고 오랫동안 강의해 온 ‘햄릿’에 대해 못다 한 이야기를 풀어낸 ‘나의 햄릿 강의’를 펴내기도 했다. 고인은 1977년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으로 추대됐으며 국민훈장 목련장과 모란장,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여건종 숙명여대 교수와 경주, 효주씨 등 3남매, 사위인 서민석 동일방직 회장과 노부호 서강대 명예교수가 있다. 장례식장은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15일 오전. (02)3410-3151.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마음 붙일 곳 없는 안방극장 ‘하향 평준화’ 왜?

    마음 붙일 곳 없는 안방극장 ‘하향 평준화’ 왜?

    “마음 붙이고(?) 볼만한 드라마가 없다.” 안방극장이 유례없는 비수기를 맞고 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TV 드라마 한두 편쯤 정해 놓고 방송 시간을 기다리는 ‘낙’이 사라졌다”는 얘기들이 터져 나온다. 실제로 시청률을 훑어봐도 그렇다. 주중 미니시리즈는 물론 주말 드라마까지 시청률은 10% 안팎을 오갈 만큼 저조하다. 지난 2월 ‘별에서 온 그대’가 종영한 이후 이렇다 할 화제작이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 고만고만한 시청률의 ‘드라마 하향 평준화’가 이어지고 있다. 방송사에서 가장 힘을 준다는 수목 드라마들만 봐도 이런 상황은 그대로 감지된다. ‘별에서 온 그대’의 제작사인 HB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고 이승기, 차승원, 고아라, 안재현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 SBS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 하지만 시청률은 1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장르물인데도 양념인 코미디가 제대로 버무려지지 못한 데다 주연 배우들의 조합도 기대만큼의 상승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거기에 이승기가 눈을 다쳐 촬영이 중단돼 결방되는 사고까지 겹쳐 지난 11일 대체된 스페셜 방송분의 시청률은 한 자릿수로 곤두박질쳤다. 김명민 주연의 법정 드라마 ‘개과천선’이나 KBS ‘골든 크로스’ 역시 무거운 주제에 흡인력이 떨어져 시청률 상승의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월화극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종석·박해진 주연의 SBS ‘닥터 이방인’은 초반에 배우들의 호연과 빠른 전개로 기대가 높았으나 10% 초반대 시청률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의학 드라마인 데다 불명확한 멜로 라인이 오히려 극의 힘을 빼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류스타 김재중과 연기파 배우 이범수 등이 주연한 ‘트라이앵글’도 최완규 작가 특유의 선 굵은 남성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올인’ 등 작가의 전작과 비슷한 분위기라는 실망과 함께 6~7%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는 중이다. 무엇보다 ‘닥터 이방인’과 ‘트라이앵글’의 여주인공 진세연과 백진희는 각각 ‘감격시대’와 ‘기황후’를 찍자마자 곧바로 투입된 경우. “주연배우가 준비와 휴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드라마에 투입돼 연기자는 물론 시청자들도 피로감이 높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웬만큼만 선전하면 30% 시청률을 잡는다는 주말극 쪽도 시청자들이 ‘눈 둘 데’가 없다. 주말 프라임 시간대인 밤 10시에 방영되는 이동욱·이다해 주연의 MBC ‘호텔킹’은 10%대 초반, 착한 드라마를 표방한 SBS ‘엔젤 아이즈’는 7~8%를 각각 기록 중이다. 이처럼 드라마들이 시청률 하향 평준화를 면치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방송계 안팎에서는 최근의 드라마 부진에 대해 흥행 공식만 좇은 비슷비슷한 작품들이 나열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드라마 평론가 김선영씨는 “방송사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인기 있던 드라마의 공식을 베껴 자기 복제극을 계속 내놓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면서 “소재나 구성에서 작가의 개성이 드러나는 창의적인 작품은 없고, 관행적인 흥행 코드만 답습하면 부진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SBS ‘신의 선물14일’이나 ‘쓰리 데이즈’ 등 장르물이 쏟아졌지만 용두사미형이 많았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 평론가는 “범죄 장르물이나 이종 장르가 결합된 드라마일수록 작가의 초기 기획 의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최근 드라마들은 후반부에 그런 의도가 흐려져 실망감을 안긴 사례가 많았다”고 꼬집었다.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기획이 겹치고 준비가 덜 된 드라마를 선보이는 것도 문제다. 함영훈 KBS 드라마국 기획팀장은 “인기 드라마는 대본, 연출, 연기력 등 3박자가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면서 “최근 기획 단계부터 유행하는 소재로 쏠림 현상이 심한 데다, 충분한 준비 기간 없이 제작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완성도가 점점 떨어지는 것도 드라마 부진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특별기고] ‘가난과 폭압의 땅’ 아프리카·남미 그들에게 축구는 치유이자 해방구/정윤수 스포츠평론가

    [특별기고] ‘가난과 폭압의 땅’ 아프리카·남미 그들에게 축구는 치유이자 해방구/정윤수 스포츠평론가

    며칠 전 방송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우리 대표팀이 속한 H조 전력을 분석하면서 2002한·일월드컵 스타 출신인 해설위원들이 아프리카의 알제리를 묘사하는 언어 때문이었다. 그들은 지중해 연안의 오래된 이 나라에 대해 오직 아프리카란 말만 갖다붙일 뿐이었다. 아프리카 특유의 신체적인 특성이니 ‘아프리카라서 흥분을 잘한다’느니 ‘아프리카 선수들은 돈 문제가 많다’느니 하는 말들을 들으면서 슬픔과 분노까지 느꼈다. 그러나 우선 그들이 말한 ‘아프리카’의 알제리 선수들은 대다수 프랑스 출신이거나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는, 일찌감치 유럽 축구문화에서 성장하고 활약해 온 선수들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 알제리뿐만 아니라 카메룬, 나이지리아,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 거의 모든 아프리카 선수들이 그렇다. 오랜 식민지 역사가 낳은 서글픈 산물이지만, 그들은 영어도 잘하고 프랑스어도 잘한다. 우리의 피상적인 이해와 달리 유럽 역사의 절반은 아프리카와 혼융해 쓰여진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아프리카’란 단어다. 그들의 아프리카, 아니 우리 모두의 고정관념 속 아프리카는 어떤 이미지란 말인가. 이미 1970년대에 소설가 최인훈은 ‘회색인’을 쓰면서 우리는 왜 실제의 아프리카가 아니라 왜곡된 아프리카를 상상하게 되었냐고 캐물었지만, 수십 년이 지난 오늘에도 아프리카는 문명과 거리가 먼, 거칠고 야만적인, 돈만 주면 뭐든지 할 것 같은 이미지로 왜곡돼 있다. 이 같은 인종주의적 편견이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어떻게 드러났는가를 분석한 한양대 조성식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그 편견은 아프리카 선수의 ‘스피드, 파워, 근육질 등의 신체적 특징을 강조하는 표현’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아프리카 팀들은 체계적인 훈련과 합리적인 전술보다는 탄력 넘치는 신체적 능력으로 월드컵에 참가하는 것처럼 묘사된다. 그런데 보라. 평가전 3연승을 거둔 알제리에는 이청용 같은 선수가 대여섯 명씩 있는 듯하며, 우리를 4-0으로 꺾은 가나에는 박주영이나 손흥민 같은 선수가 즐비하지 않던가.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이니 남미 쪽도 살펴보자. ‘백년 동안의 고독’으로 유명한 콜롬비아 소설가 마르케스는 남미의 삶을 알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서구의 지식과 언론이 주조한 왜곡된 이미지로는 이 대륙을 알 수 없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브라질이라면 낮에는 공을 차고 밤에는 삼바를 추는 것으로만 알고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오랜 식민 지배를 떨치고 독립국가를 일궈냈지만 군사독재와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고,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도모해 오늘에 이른 나라가 브라질이다. 그들의 삼바는 이 모든 시련과 희망이 교차된, 쓰디쓴 무곡이다. 남미를 대표하는 소설가 갈레아노는 “영혼을 애무해 주는 삼바에 몸을 맡기면 가난한 자가 왕이 되고 불구자가 일어서고 따분한 자가 아름다운 미치광이가 된다”고 썼다. 축구는 말해 무엇하랴. 브라질의 축구 경기장은 잠시나마 가난을 잊게 해 주는 치유의 공간이었고 축구공은 폭압적인 군사독재를 버티게 해 준 마술적인 도구였다. 역사상 이 둥근 물체를 가장 현묘하게 찼던 펠레는 군사정권과 축구협회의 무한 권력에 맞서 싸웠던 인물이며 그 뒤를 잇는 호나우지뉴는 세계 시민운동의 요람인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브라질월드컵은 이런 열망 속에서 열린다. 자, 이젠 아프리카와 남미를 제대로 보자. 왜곡된 시선과 편견을 버리고 그들의 축구를 제대로 음미하는 게 스무 번째 월드컵을 맞은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다.
  • 원작의 맛 느껴보세요

    원작의 맛 느껴보세요

    작고 시인 102명의 작품을 초판본으로 읽을 수 있는 한국 근현대시선집 100선이 13일 출간된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문학평론가협회(회장 김종회)가 공동 기획한 이번 시선집은 작품 발표 당시의 표기 형태를 그대로 살려냈다. 근현대 작품을 현대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사라지는 ‘원작의 맛’을 지켜 시인의 민얼굴을 마주하게 하겠다는 의도다. 선집의 주인공으로는 김기림, 김광균, 박두진, 심훈, 이육사, 정지용 등 익숙한 작고 시인들은 물론 납·월북 및 해외 동포 작가, 과작(寡作) 등의 이유로 그간 문단에서 소외됐던 작가 등이 모두 포함됐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 소속 평론가들이 직접 작가 및 작품을 선정하고 해설을 집필했다는 것도 특징이다. 김소월 시 전문가인 이숭원 서울여대 교수가 김소월 시선을, 백석 연구자인 이동순 영남대 교수가 백석 시전집에 엮을 시를 직접 선정하고 해설을 곁들이는 식이다. 출판사 측은 올해 말 한국 대표문학평론가선집 50종에 이어 내년에는 한국 대표수필가선집 50종도 잇따라 출간할 예정이다. 각 권 1만 6000원.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베이스 바리톤 가수 사무엘 윤, 한국인 첫 ‘쾰른 오페라상’ 받아

    베이스 바리톤 가수 사무엘 윤, 한국인 첫 ‘쾰른 오페라상’ 받아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43·한국명 윤태현)이 한국인 최초로 독일 쾰른시가 수여하는 쾰른 오페라 가수상을 받는다. 사무엘 윤이 쾰른오페라극장 소속 가수로 활동한 지 15년 만에 받게 된 이 상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뚜렷한 활약을 펼친 오페라 가수에게 2년마다 수여된다. 쾰른시는 “사무엘 윤이 독일 작곡가 바그너 오페라 축제인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의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쾰른의 명예를 높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4일 독일 쾰른시장과 문화부 장관, 정치인, 평론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 [영화 多樂房] ‘베스트 오퍼’ 결벽증 지닌 명화 감정인 미스터리한 사랑에 빠지다

    [영화 多樂房] ‘베스트 오퍼’ 결벽증 지닌 명화 감정인 미스터리한 사랑에 빠지다

    지금 우리가 인생에서 ‘베스트 오퍼’(경매에서의 최고 제시액)를 걸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간 성취한 모든 것과 바꿔도 아깝지 않은 하나의 가치, 혹은 대상 말이다. 꽤나 도전적인 제목의 이 영화는 두뇌싸움의 즐거움을 선사할 뿐 아니라 예술과 인생, 사랑을 반추하게 만드는 묵직한 작품이다. 최고의 감정인이자 경매사인 버질 올드먼은 상류사회의 일원으로 대접받으며 살고 있다. 그러나 그는 타인과의 관계 및 접촉을 극도로 꺼리는 인물로서, 늘 지니고 다니는 장갑과 손수건은 그의 결벽증을 잘 드러낸다. 63세가 될 때까지 그가 사랑에 빠진 여성들은 모두 명화 속의 모델들뿐이다. 그런 그에게 클레어라는 묘령의 여인이 부모님의 유품을 감정해달라며 연락해오고, 그는 대인 공포증에 걸려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녀에게 점차 끌리게 된다. 신비로운 아우라(aura)를 머금은 여인들의 초상(肖像)처럼 클레어에게도 호기심과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걷잡을 수 없이 클레어에게 빠져드는 버질과 달리, 관객들은 그녀의 미심쩍은 행동들에 주시하며 그녀가 ‘팜므파탈’, 즉 남성들을 유혹해 파멸로 이끄는 여성 캐릭터가 아닐까 하는 심증을 갖게 된다. 관객과 영화 사이에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버질을 불행에 빠뜨릴 수 있는 또 다른 용의자들이 추가되면서 게임은 더욱 흥미로워진다. 버질의 연애상담을 해주던 기계수리공 로버트는 클레어를 직접 본 후 그녀에게 반한 것처럼 묘사되고, 버질에게 예술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화가 빌리에게서도 강한 동기가 발견된다. 카메라는 여러 시점(視點)과 기교를 사용해 이 세 사람에게 알리바이를 제공하고, 또 빼앗기를 반복하며 130분간의 호흡을 조절해나간다. 로버트가 복원하던 보캉송의 로봇이 실체를 드러내면서 승자가 호명될 때까지, 관객들은 이 두뇌싸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수많은 톱니바퀴가 맞물리고 자잘한 부속품들이 합을 이루어 완성된 로봇처럼, ‘베스트 오퍼’는 단서들을 일부러 떨어뜨려 놓고 관객들이 관람 행위 가운데 능동적으로 결합시키도록 정교하게 구성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그 결말이 수많은 ‘반전’(反轉)을 마주했던 우리들에게 새로운 것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모든 게임이 끝난 후에도 ‘모조품 속에 숨어 있는 진품의 면모’, 즉 위조된 관계 안에 싹튼 진정한 사랑을 믿는 버질의 순애보는 두뇌 싸움의 짜릿함을 넘어 ‘베스트 오퍼’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모든 것을 잃은 듯 보이지만 그는 생각보다 행복한 사람일지 모른다. 인생의 황혼기에 평생의 결벽증을 고쳐준 베스트 오퍼를 만났으니까. 스릴러와 멜로드라마를 유려하게 넘나드는 연출력에서 과연 이탈리아의 거장 주세페 토르나토레의 위엄이 느껴진다. ‘시네마 천국’을 합작했던 엔니오 모리코네의 OST 또한 첫 장면부터 존재감을 드러내며 유수의 명화들과 더불어 영화에 품격을 더한다. 눈과 귀의 호사가 황홀한 작품이다. 12일 개봉. 15세이상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이 글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오지에 핀 문화꽃… 국내 최대 객주문학관 오픈

    오지에 핀 문화꽃… 국내 최대 객주문학관 오픈

    김주영 작가의 대하소설 ‘객주’를 테마로 한 경북 청송의 객주문학관이 10일 공식 개관했다. 문학관 개관을 기념해 제8차 한·중작가회의도 함께 열려 양국의 대표 작가 50여명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날 개관식에서 김주영 작가는 “오히려 마음이 무겁다”며 “문학관이 내 개인 소유라는 생각은 전혀 없고 국내에서도 소문난 오지인 고향에 마지막으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문학관 운영에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75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객주문학관은 전국 문학관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전체 2만 4771㎡에 이르는 부지에는 객주전시관, 여송헌, 소설도서관, 창작스튜디오, 연수시설, 영상실 등 다양한 문화 공간이 포진해 있다. 문학관 2~3층 계단에는 ‘서울신문과 객주’라는 제목으로 1979년 첫 회부터 지난해 최종회까지 서울신문에 연재됐던 소설 주요 장면을 담은 신문들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김 작가는 “내년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문학·미술 등 문화 학교를 각각 여는 등 문학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또 진보시장 인근에 조성 중인 객주문학마을이 완공되는 만큼, 문학 독자 및 관광객들의 발길을 더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오후 청송군문화예술회관에서는 10~11일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한·중작가회의’에 참석한 작가들이 ‘위기의 시대, 위기의 사회, 위기의 문학’이라는 주제로 서로의 작품을 낭독하고 토론하는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국내에서는 김주영 작가를 포함, 도종환·황동규·정현종·이시영 시인, 김원일·권지예 소설가 등 27명이, 중국에서는 티베트 출신이자 사천성작가협회 주석인 아라이(阿來)와 린젠파(林建法) 당대작가평론 편집장, 조선족 소설가 김인순 등 21명이 각각 참석했다. 중국 작가 아라이는 “내 기억 속에 중국 작가와 외국 동료 사이의 대화가 용두사미가 되지 않고 다년간 지속된 것은 한·중작가회의가 유일하다”며 “양국 문학인들은 현 시대의 조류를 따르면서도 고유의 문학 전통을 지키기 위한 선택과 창조를 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이 자리는 문학적 나라를 구축하는 중요한 작업”이라며 이번 행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젊은평론가상’ 13일 받아

    ‘젊은평론가상’ 13일 받아

    김종훈 상명대 한국어문학과 교수가 오는 13일 오후 6시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청운관에서 한국문학평론가협회(회장 김종회)가 수여하는 ‘제15회 젊은평론가상’을 받는다. 수상작은 ‘갇힌 주체의 부정성’(실천문학, 2013년 가을호)이다.
  • [문화단신]

    한국작가회의 현대문학 강좌 마련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시영)가 한국 현대문학의 문제작을 중심으로 우리 문학을 굽어볼 수 있는 16강의 강좌를 마련했다. 오는 13일부터 8월 1일까지 열리는 1기 강좌에서는 신경림의 ‘농무’(1974), 은희경의 ‘새의 선물’(1995), 성석제의 ‘조동관 약전’(1997), 황석영의 ‘무기의 그늘’(1985) 등을 공부한다. 작품을 쓴 작가들이 직접 출연해 작품 얘기를 들려주고 문학평론가의 해설도 곁들여진다. 김연수, 김경주, 공지영, 고은 등이 참여한다. 모집 인원은 매학기 선착순 80명이며, 작가회의 홈페이지(www.hanjak.or.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분기별 20만원. (02)313-1486. 시각장애인 콘서트 ‘세종과 지화, 춤을 추다!’ 시각장애인들이 국악기의 선율에 맞춰 뜨거운 몸짓을 피워올리는 무대가 오는 25일 북촌창우극장에서 열린다. 세종대왕의 장애인 복지정책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와 국악 밴드 비단의 국악 연주, 시각장애인의 춤이 어우러진 콘서트 ‘세종과 지화, 춤을 추다!’이다. 공연에는 역사 전문가의 강연도 이어져 역사에 대한 이해와 입체적인 감동을 전한다. 1만 5000원. (070)4046-8854.
  • 상업성 넘어선 만화, 한국을 말하다

    상업성 넘어선 만화, 한국을 말하다

    “인물을 너무 많이 배치하면 이야기가 산만해질 수 있고, 너무 적게 하면 이야기의 맥락이 끊어져요. 그 적당한 간격을 찾아 캐릭터를 배치해야 합니다. 사건도 마찬가지예요.” ‘만화공장’을 운영하는 만화가들은 이른바 문하생이라 부르는 만화가 지망생들을 고용해 창작 과정을 분화한다. 이야기 작가와 계약을 맺어 줄거리를 짜고, 문하생에게는 일종의 기능공 역할이 주어진다. 이때 만화가는 일종의 감독이 되는 셈이다. 최열 미술평론가는 이런 제작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홀로 창작에 매진하는 이들을 ‘작가주의 만화가’라고 불렀다. “창작의 양이 적으니 눈길을 끌자면 작품의 수준을 높이는 길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퇴르’(소신에 따라 작품을 만드는 작가)라는 헌사를 받은 로베르 브레송, 앨프리드 히치콕, 존 포드 등 상업자본의 틀에서 벗어난 감독들이 그랬던 것처럼. 독창적인 작화와 철학적 텍스트로 ‘만화가들의 만화가’로 불리는 박흥용(53) 화백은 대표적인 국내 작가주의 만화가다. 상업의 영역이 아닌 예술의 영역에서 만화의 미학에 초점을 맞춰 왔다. 그는 데뷔작 ‘돌개바람’(1981년)부터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1995년), ‘영년’(2013년)에 이르기까지 30편 가까운 만화를 통해 30여년간 만화의 미학을 탐구했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 아르코미술관은 이런 박흥용을 ‘2014년 대표 작가’로 선정해 오는 8월 3일까지 전시회를 이어 간다. 만화가로선 고우영 화백의 전시 이후 두 번째다. ‘펜 아래 운율, 길 위의 서사’전에서는 펜 끝에서 흘러나온 선을 통해 한국적 정서와 문학·사회·철학적 깊이를 읽을 수 있다. 제1전시실에는 1980~1990년대 초반의 사회상이 담긴 작품들이 아카이브 형태로 놓였다. 제2전시실에선 최근작 ‘영년’의 인물 드로잉 과정부터 8분짜리 영상 작업을 볼 수 있다. 미발표작인 ‘6일 천하’도 처음 공개됐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사람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스스로 행복해지려는 의지를 품었다. 바로 그 낙원을 찾는 과정이 내 만화의 소재”라고 힘줘 말했다. 예컨대 2010년 이준익 감독이 동명 영화로 제작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는 조선시대 서자 출신 검객 이몽학과 견자가 등장한다. 그런데 시대, 계급, 환경에서 벗어나려는 전형적 남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몽학이 혁명을 통해 세상을 뒤엎으려는 반면 견자는 “달은 구름과 똑같이 하늘에 떠 있어도 바람에 밀리지 않는다”며 스스로 수행에 매진한다. 이몽학이 세상을 향해 칼을 겨눈다면, 견자는 자신을 향해 칼을 겨눈 셈이다. 이 밖에 ‘무인도‘(1984년)나 한국전쟁 직후를 시대 배경으로 어느 마을 사람들의 피란 과정과 공동체를 되짚어 본 ‘영년’은 현실 세계를 사유할 수 있는 작품으로 꼽힌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하면 그렇지 않은 거예요. 어떤 종류나 장르의 공부를 하다 보면 나 같은 생각을 품은 사람이 이미 있더군요. 그 이야기를 재해석해 보니 내 생각을 그 위에 올려놔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작가의 만화는 한때 정부에 의해 강제로 연재가 중단되기도 했다. 작가는 “평생 만화에 헌신한 모든 작가들을 존경한다”며 “내가 원하는 ‘낙원’과 독자들의 ‘낙원’ 사이에서 끝없이 고뇌하겠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참혹한 시간 견뎌온 ‘용산’ 소통의 문화 꽃피는 ‘용산’…한 걸음 한 걸음 걸어본다

    참혹한 시간 견뎌온 ‘용산’ 소통의 문화 꽃피는 ‘용산’…한 걸음 한 걸음 걸어본다

    문인들이 디딘 발걸음으로 세계지도를 그린다. 명소만 찍고 사라지는 관광객의 자취가 아니다. 골목 하나에도 애정과 연민을 품는 ‘동네 사람’의 시선으로 옮긴 걸음걸음이다. 산책은 사유로, 사유는 글쓰기로 연결됐다. 문학동네 임프린트 난다의 새 시리즈 ‘걸어본다’이다. 세계 곳곳에 사는 작가들에게 저마다의 고향과 동네 이야기를 접수했더니 세계지도가 그려졌다. 강석경 작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경북 경주를, 재독 시인 허수경은 독일인 남편과 결혼하며 터전이 된 뮌스터를, 소설가 강병융은 교수로 일하고 있는 슬로베니아 류블랴나를, 황현산 문학평론가는 고향인 전남 비금도를 산책한 기록을 차례로 내놓는다. 첫걸음으로 ‘지나치게 산문적인 거리-용산에서의 독백’을 펴낸 이광호(51·서울예대 교수) 문학평론가를 8일 서울 용산의 한 대안공간에서 만났다. 왜 용산이었을까. 용산은 그가 4년째 살고 있는 동네이기도 하지만 ‘산문 쓰기 좋은 동네’, 바꿔 말하면 ‘이야기가 많은 동네’이다. 그를 매료시킨 건 분주한 변화와 과잉으로 하나의 ‘거대한 가설무대’ 같은 용산이 품고 있는 참혹함과 혼종성이었다. “한양도성의 주변부였던 용산에는 몽고, 일본 등 식민과 이식의 역사가 흐르고 있어요. 우리가 습관적으로 부르는 이태원에 이태원(異胎圓·왜군이 당시 이 지역에 있었던 절 운종사에서 비구니들에게 성적 폭력을 가했다는 사실과 관련)이라는 뜻도 있었다는 게 얼마나 참혹해요. 미군 부대 때문에 개발이 억제된 것도, 그게 풀려서 황당한 개발이 이뤄지는 것도, 용산 참사가 벌어진 것도 참혹한 시간들의 연장인 셈이죠.” 처음엔 목적 없이 일주일에 2~3일씩 거닐던 길이었다. 1년 전 글쓰기를 염두에 두면서부터는 ‘시간의 지층을 파내려가는 고고학자’처럼 길과 골목의 이야기를 파고들었다. 그랬더니 용산은 일제 강점기의 근대, 박정희 시대의 개발 근대, 미군기지라는 억제된 근대, 과잉 개발의 현재 등 4개 이상의 시간이 겹쳐진 공간이었다. 공간의 사회적, 미학적 의미를 짚어내는 사유의 문장과 시적인 문장이 교차하는 글에는 이 시간의 기억들이 단절되고 망각된다는 데 대한 안타까움과 무력감이 배어 있다. “산책을 하다 보면 ‘주상복합 옆에 왜 저런 허름한 골목이 있지?’, ‘청파동에는 왜 적산가옥들이 눈에 띄지?’ 신기할 때가 있어요. 하지만 우리는 식민의 체험은 보존하지 않습니다. 잊고 싶은 기억을 떠올린다는 건 참혹하고 쓸쓸한 일이지만, 장소의 현재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죠. 글을 쓰다 보니 장소는 곧 시간이었어요. 지금 내 감각이 느끼는 현재적인 시간이기도 하지만, 그 장소가 겪어왔던 시간의 흔적들이기도 하죠. 후자도 중요하거든요.” 참혹한 시간을 견뎌온 용산이지만 그는 그 안에서 가능성을 본다. 혼종성 때문이다. 이태원 이슬람사원에서 시작되는 우사단길이 대표적이다. 신성한 사원 바로 밑에서는 밤이면 게이바와 트랜스바가 흥성거린다. 깊고 불안한 눈으로 전화 부스에 매달려 있는 아랍 청년과 이태원 토박이 노인, 재기발랄한 젊은 예술가들이 함께 어우러진다. “어떻게 보면 매우 이질적인 존재들이 섞여 있는 것 같지만 문화적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장면입니다. 거대 자본이나 기업이 들어와서, 혹은 뉴타운 같은 폭력적인 개발로 동네가 변하는 게 아니라 다른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소통으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는 거죠.” 용산은 그래서 서울뿐 아니라 한국의 근현대사를 성찰하게 한다. 그 성찰은 우리가 어디로 갈 것인지를 넌지시 가리킨다. “용산 참사를 보면 개발이 갖고 있는 그늘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자, 미군기지를 생각하면 개발하지 않았을 때 생기는 아이러니가 실현되는 곳이죠. 개발의 폐해, 개발이 강제로 억눌렸을 때의 문제들이 집약돼 있어 공간·개발의 문제가 늘 이슈인 한국 사회에 큰 상징성을 지닙니다.” 도시인에게는 ‘어차피 도시에서 살아야 한다’는 전제가 주어진다. 그렇다면 도시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안다는 것은 곧 자신의 삶을 어떻게 디자인할지와 연결된다. 저자의 사유가 그 징검다리가 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남북 건축 100년’ 통합 모색… 가능성 봤다

    ‘남북 건축 100년’ 통합 모색… 가능성 봤다

    남북한 건축 100년을 조망한 한국의 건축전이 세계 건축계의 인정을 받았다.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베니스)에서 개막한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한국관이 65개 국가관 전시 가운데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미술·건축 분야에 있어 세계 최고 권위의 경연장으로 손꼽히는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한국이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1995년 비엔날레에 처음 한국관을 설치했으며 이번 수상은 그로부터 19년 만의 성과다. 격년으로 열리는 올해 비엔날레 건축전에서 한국관은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배경으로 한 남북한의 건축적 영향을 주제로 ‘한반도 오감도’(Crow’s Eye View: The Korean Peninsula)라는 제목의 전시를 선보였다. 현지 심사위원단은 “고조된 정치적 상황 속에서 한국의 건축과 도시에 대한 새롭고 풍부한 건축 지식을 보여준 뛰어난 전시”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우리나라가 베니스 비엔날레에 처음 참가한 것은 1986년이다. 그때는 별도 전시관 없이 이탈리아관의 일부 공간을 배정받아 참가하는 데 의미를 두는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1995년에야 카스텔로공원에 지금의 한국관을 건립할 수 있었다. 당시 베니스 비엔날레 측이 한곳을 추가 건립하기로 하자 한국은 중국과 치열한 경합을 벌여야 했고, 그때 백남준과 건축가 김석철이 “한국관에서 남북 공동 전시를 열 수 있다”고 피력해 건립권을 따냈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한반도 오감도)는 그때의 약속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시 기획을 주도한 조민석(48) 커미셔너는 “공동 전시를 위해 여러 차례 북측 의사를 타진했으나 아쉽게도 북측의 직접적인 참여는 이끌어내지 못했다”면서도 “남북한 건축이 한자리에서 만나 건축 세계의 통합을 모색한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건축공학과, 미국 컬럼비아대 건축대학원을 졸업한 조 커미셔너는 뉴욕건축연맹이 주관하는 ‘미국 젊은 건축가상’(2000년) 등을 받은 차세대 건축가로 꼽힌다. 시인이자 건축가였던 이상의 시 ‘오감도’에서 영감을 얻어 기획된 전시는 ‘삶의 재건’(Reconstructing Life), ‘모뉴멘트’(Monumental State), ‘경계’(Borders), ‘유토피안 투어’(Utopian Tours) 등 4개의 소주제로 나뉘었다. 프랑스 영화감독이기도 한 크리스 마커, 김기찬, 안세권 등 국내외 사진작가들을 비롯해 건축가, 도시계획가, 화가 등 29개 팀이 참여했다. 이번 수상으로 한국 건축이 세계 건축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문화계 안팎에서는 이를 계기로 한국 건축의 가능성을 새롭게 모색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우리 문화 풍토에서 그동안 건축이 미술보다 관심을 덜 받아 온 측면이 컸다. 국내외에서 한국 건축에 대한 관심은 확산되겠지만 이를 건축문화 발전으로 이어 가려면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휘트니 비엔날레,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와 함께 세계 3대 비엔날레의 하나로 꼽히는 베니스 비엔날레는 홀수 해에는 미술전이, 짝수 해에는 건축전이 열린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은 오는 11월 23일까지 이어진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곽정은, 실제 남자친구 발언에 허지웅 “체포햬” 왜?

    곽정은, 실제 남자친구 발언에 허지웅 “체포햬” 왜?

    6일 방송된 JTBC ‘마녀사냥’에서 연애 칼럼니스트 곽정은이 8살 연하의 남자친구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연하 남자친구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도중 곽정은은 “나도 여덟 살 어린 친구랑 만나는데”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에 모델 한혜진은 “여덟 살이나 어렸냐”라며 놀라움을 드러냈고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곽정은을 가리키며 “체포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곽정은, 연애 고수라더니 남자친구 나이가..

    곽정은, 연애 고수라더니 남자친구 나이가..

    6일 방송된 JTBC ‘마녀사냥’에서 연애 칼럼니스트 곽정은이 8살 연하의 남자친구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연하 남자친구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도중 곽정은은 “나도 여덟 살 어린 친구랑 만나는데”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에 모델 한혜진은 “여덟 살이나 어렸냐”라며 놀라움을 드러냈고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곽정은을 가리키며 “체포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마녀사냥 곽정은 “남자친구 8살 연하 고백” 사진 보니 ‘훈남 포스’ 체포감?

    마녀사냥 곽정은 “남자친구 8살 연하 고백” 사진 보니 ‘훈남 포스’ 체포감?

    ‘마녀사냥 곽정은’ ‘마녀사냥’ 곽정은이 남자친구에 대해 고백했다. 6일 방송된 JTBC ‘마녀사냥’에서 연애 칼럼니스트 곽정은이 8살 연하의 남자친구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연하 남자친구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도중 곽정은은 “나도 여덟 살 어린 친구랑 만나는데”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에 모델 한혜진은 “여덟 살이나 어렸냐”라며 놀라움을 드러냈고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곽정은을 가리키며 “체포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MC 신동엽은 “초등학교 1학년 때 남자친구가 태어난 거 아니냐? 1학기에 태어난 거냐 2학기에 태어난 거냐”라고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곽정은은 태연하게 “6월생”이라고 답하며 “8살 연하인 남자친구도 가끔 가다 놀릴 때가 있어서 같이 깔깔 거리기는 하는데 사연자처럼 상처를 주는 건 아닌 거 같다”고 말했다. 앞서 곽정은은 지난 4월 방송된 스토리온 ‘트루 라이브 쇼’에 출연해 남자친구에 대해 “앞의 숫자가 저와 다르다. 남자친구는 29세고 나는 37세다”라며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네티즌들은 “마녀사냥 곽정은 대박이네”, “마녀사냥 곽정은 진정 연애 능력자다”, “마녀사냥 곽정은, 동안이고 관리도 잘 해서 8살 연하 가능할 듯”, “마녀사냥 곽정은 보니 한혜진 기성용 커플도 놀랄 게 아니구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JTBC, 스토리온 방송 캡처(마녀사냥 곽정은)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연애 고수’ 곽정은, “남자친구 8살 연하”

    ‘연애 고수’ 곽정은, “남자친구 8살 연하”

    6일 방송된 JTBC ‘마녀사냥’에서 연애 칼럼니스트 곽정은이 8살 연하의 남자친구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연하 남자친구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도중 곽정은은 “나도 여덟 살 어린 친구랑 만나는데”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에 모델 한혜진은 “여덟 살이나 어렸냐”라며 놀라움을 드러냈고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곽정은을 가리키며 “체포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곽정은 “남자친구 8살 연하인데..” 고백에 허지웅 한마디

    곽정은 “남자친구 8살 연하인데..” 고백에 허지웅 한마디

    6일 방송된 JTBC ‘마녀사냥’에서 연애 칼럼니스트 곽정은이 8살 연하의 남자친구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연하 남자친구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도중 곽정은은 “나도 여덟 살 어린 친구랑 만나는데”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에 모델 한혜진은 “여덟 살이나 어렸냐”라며 놀라움을 드러냈고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곽정은을 가리키며 “체포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곽정은 “남자친구 여덟살 어려”

    곽정은 “남자친구 여덟살 어려”

    6일 방송된 JTBC ‘마녀사냥’에서 연애 칼럼니스트 곽정은이 8살 연하의 남자친구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방송에서 연하 남자친구의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도중 곽정은은 “나도 여덟 살 어린 친구랑 만나는데”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에 모델 한혜진은 “여덟 살이나 어렸냐”라며 놀라움을 드러냈고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곽정은을 가리키며 “체포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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