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평론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 제시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 필사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 결산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 티켓
    2026-06-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2,590
  •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 표절 인정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 표절 인정

    ‘박민규 삼미 슈퍼스타즈’ 소설가 박민규(47)씨가 자신의 데뷔작인 장편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단편 ‘낮잠’이 각각 인터넷 게시판 글과 일본의 만화를 표절했다는 지적을 인정했다. 6일 문학계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발간된 월간지 ‘월간중앙’ 9월호에는 박씨가 문학평론가 정문순·최강민 씨에게 보내는 해명의 글이 실렸다. 두 평론가는 앞서 ‘월간중앙’ 8월호에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 실제 구단 삼미 슈퍼스타즈의 옛 팬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거꾸로 보는 한국야구사’라는 제목의 글에 나온 선수 묘사 등 일부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이 소설에서 한국 프로야구의 만년 꼴찌팀이었던 삼미 슈퍼스타즈를 모티브로 경쟁과 죽음을 부추기는 현대 자본주의의 실상을 신랄히 풍자했다. 평론가들은 박씨 단편 ‘낮잠’은 배경과 인물 설정이 일본 만화 ‘황혼유성군’과 우연 이상으로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낮잠’은 요양원을 배경으로 황혼기 남녀의 가슴 시린 사랑과 회한을 담아낸 작품이며 연극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창원KC국제문학상에 바를라모프

    ‘제6회 창원KC국제문학상’ 수상자로 러시아 소설가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 바를라모프(52)가 4일 선정됐다. 바를라모프는 20세기 러시아 문학 연구자로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비평가이자 모스크바국립대학 어문학부 교수다. 소설 ‘머릿속의 늑대’, 평론 ‘푸슈킨과 고골에 대한 에세이’ ‘살해’ 등 여러 작품이 다양한 언어로 번역·출간돼 있다. 창원KC국제문학상은 한국과 세계 문학의 교류를 위해 창원시가 2010년 제정했다. 시상식은 5일 열린다.
  • [영화 多樂房] ‘이민자’

    [영화 多樂房] ‘이민자’

    ‘이민자’는 자유의 여신상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한 남자의 시선으로부터 시작한다. 오른손에는 횃불을, 왼손에는 독립선언서를 든 자유의 여신상은 뉴욕 항구를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들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구조물로, ‘아메리칸드림’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다. 이민자들은 이 거대한 조각상을 바라보며 같은 희망을 품었을 것이다. 그러나 첫 장면에서 그녀는 앞모습을 보여 주지 않는다. 대신, 25분의 러닝타임이 흐른 후 두려움과 불안으로 떨고 있는 한 여인이 자유의 여신상으로 분장한 채 등장한다.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영혼은 피폐해졌고 육체는 남성들에게 농락당하기 직전의 여신이다. 1920년대, 자유와 기회의 땅을 찾아온 이민자들에게 아메리칸드림의 실패는 이처럼 창녀로 전락해 버린 여신과도 같은 것이었으리라. 전쟁을 피해 엘리스 섬에 도착한 체코 출신의 ‘에바’는 미국 이민의 단꿈에 젖어 있다. 그러나 당장 입국 심사장에서 여동생이 폐질환으로 격리되고 자신도 추방될 위기에 처하자 그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생면부지의 ‘브루노’에게 간절히 도움을 청한다. 극장에서 쇼를 하는 브루노는 그녀를 그곳에서 빼내어 잠자리와 일자리까지 주선하지만, 에바와 같은 처지의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 동생을 데려올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자유의 여신이 되어 무대에 선 에바는 남성들의 검측스러운 눈길을 피하지 못하고, 급기야 몸을 팔기에 이른다. 동생과 생이별을 한 채 온갖 수치를 당하는 에바는 물론이요, 에바를 사랑하면서도 그녀를 남성들의 노리개로 만드는 브루노, 미국에 정착하는 데 성공했지만 여동생조차 내쳐버리는 에바의 언니와 형부는 아메리칸드림의 허상을 낱낱이 들춘다. 같은 약자인 그들이 서로를 속이며 경계하고 반목하는 모습은 그들의 가난보다 더 가슴 아프다. 그러나 몇 차례 폭풍을 겪은 후, 인물들이 다시 엘리스 섬으로 돌아가 저마다의 돌파구를 찾아 떠나는 마지막 장면은 실낱 같은 희망을 남긴다. 그렇게 그들의 삶은 계속되었고, 자유의 여신상은 여전히 그 위용을 자랑하며 서 있다. 영화의 후반부에서 에바가 신과 주변인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장면은 의미심장하다. 용서를 구해야 할 주체와 대상은 과연 누구인가.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이민자들의 고단한 삶이 한낱 흔한 통속극의 소재로 치부될까 조심스레 접근한다. 차분한 브라운 톤의 화면을 통해 인물들의 암담한 상황과 심정을 충분히 전달하면서도 처절한 밑바닥의 삶을 결코 천박해 보이지 않도록 절제한 연출에서 그 시절 이민자들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난다. 오히려 한순간도 기품을 잃지 않는 이 영화에서, 마리옹 코티아르는 화룡점정이라고 할 만하다. 그레이 감독은 그녀의 우아함을 통해 이민자들의 아픔을 격조 높은 멜로드라마로 승화시켰다. 현실의 고통과 예술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맛보게 하는 작품이다. 15세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김사인 시인, 만해문학상 사양… “주최사 창비 편집위원 맡아 고사”

    김사인 시인, 만해문학상 사양… “주최사 창비 편집위원 맡아 고사”

    창작과비평사가 주관하는 올해의 ‘제30회 만해문학상’ 수상자로 김사인(59) 시인이 선정됐으나 작가가 수상을 사양함에 따라 수상자를 내지 못한 것으로 2일 밝혀졌다. 최근 발간된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따르면 창비 편집인인 백낙청, 문학평론가 염무웅, 시인 이시영, 소설가 공선옥씨로 구성된 만해문학상 심사위원회는 지난 7월 23일 열린 본심 등을 거쳐 작가의 시집 ‘어린 당나귀 곁에서’를 올해의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작가가 수상을 사양함에 따라 위원회는 그 뜻을 존중해 ‘수상자 없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작가는 창작과비평에 실린 사양의 글을 통해 “예심에 해당하는 시 분야 추천 과정에 관여한 사실만으로도 수상 후보에서 배제됨이 마땅하지 않은가 생각된다”며 “비상임이긴 하나 계간 ‘창작과비평’ 편집위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고 특히 시집 간행 업무에 참여하고 있어 상 주관사와의 업무 관련성이 낮다 할 수 없는 처지”라고 설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여름의 끝에서 카버·하루키를 읽다

    여름의 끝에서 카버·하루키를 읽다

    문학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세계적인 작가의 미발표작과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 나란히 나왔다.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로 불리는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 레이먼드 카버의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문학동네)와 발표작마다 신드롬을 일으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프터 다크’(비채)다. 하루키는 카버의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한 인연도 있다.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에는 1988년 카버 사후 그의 자료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초기의 미발표 단편소설 다섯 편과 장편소설 일부, 에세이 등이 수록돼 있다. 카버 자신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문학에 대한 견해, 자신의 작품에 대한 해설, 체호프·헤밍웨이 등 작가들에 대한 소견 등이 실려 있다. 출판사는 “항상 소설 속 캐릭터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들어왔던 카버의 목소리를 1인칭으로 접할 수 있고, 카버는 생전 단 한 편의 장편소설도 남기지 않은 터라 이 책의 장편소설 조각은 장편 작가로서 카버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준다”고 설명했다. 카버의 배우자이자 문학적 동반자였던 테스 갤러거는 서문에서 “카버의 ‘마지막의 마지막’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애프터 다크’는 하루키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한 지 25주년이 되던 2004년에 발표한 열한 번째 장편소설이다. 2005년 문학사상사를 통해 ‘어둠의 저편’이란 제목으로 발간됐다가 절판된 것을 비채가 번역자를 달리하고 원제를 살려 재출간했다. 한밤에서부터 날이 밝기까지 7시간 동안 어둠과 함께 허무가 내려앉고 폭력이 뒤덮인 도시의 단면을 그렸다. 백설공주처럼 예쁜 언니 ‘에리’와 똑똑하지만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동생 ‘마리’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다. 하루키 문학의 대표적 특징으로 꼽히는 ‘나’라는 화자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우리’라는 새로운 화자를 내세움으로써 작가 특유의 소설 지형도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예고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루키는 “이 작품의 실험적 시도가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 작품을 쓰며 다진 근육이 소설 ‘1Q84’를 완성하는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1Q84’는 ‘노르웨이의 숲’ 이후 제2의 하루키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문학평론가 권택영은 “작가 데뷔 25주년 기념 작품답게 그의 다른 어느 작품보다 인간의 삶과 사회의 실존적 의미 그리고 그 가치를 깊이 있고 예리하게 파헤쳐 독창적인 영상 표현기법으로 그려 낸 야심작”이라고 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책 펼치고 가을 열리고

    서울 양천구가 가을을 맞아 4일과 12일 이틀간 ‘릴레이 북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북 콘서트는 교육을 주제로 유명 저자를 초청, 아이들의 공부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제공할 예정이다. 릴레이 북 콘서트는 해누리타운 해누리홀에서 무료로 개최된다. 구 관계자는 “이번 북 콘서트 주제가 교육이라 학부모들의 관심이 특히 높은 것 같다”면서 “아이들과 함께 들으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4일 오후 7시 30분 릴레이 북 콘서트에는 한때 스타 강사였지만 지금은 교육평론가로 활동하는 이범씨가 초청됐다. 그는 ‘우리 교육 100문100답’, ‘굿바이 사교육’ 등의 저서에서 공교육의 미래와 트렌드를 읽어내 눈길을 끌었다. ‘이범이 말하는 우리 교육의 최신 트렌드’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북 콘서트는 최근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교육의 변화에 대해 통찰력 있는 시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오후 3시에는 ‘공부의 신’으로 유명한 강성태씨가 ‘1%만 아는 학습전략’을 주제로 강연한다. 그는 최근 펴낸 ‘미쳐야 공부다’에 담긴 ‘몰입을 통해 공부의 진정한 즐거움을 깨닫는 학습법’ 등 필요한 학습전략도 소개한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10월에는 북 페스티벌 등 다양한 독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독서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책 읽는 양천’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인도네시아 간 우리 책, 동남아 출판 한류 교두보 된다

    인도네시아 간 우리 책, 동남아 출판 한류 교두보 된다

    한국 출판의 아세안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2015 인도네시아 국제 도서전’이 2일 자카르타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특히 인도네시아 출판협회(IKAPI) 주최로 35회째를 맞은 올해 도서전은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광복 70주년을 맞은 것을 기념해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됐으며 독일, 프랑스, 인도 등 7개국 250여개 출판사가 참여했다. 오는 6일까지 열리는 도서전에서 한국은 ‘한국·인도네시아 광복 70년’이라는 주제로 두 나라의 문화유산을 문학적으로 표현한 주제관을 마련해 국내 주요 출판사의 서적과 전자책 등을 소개하고, 아세안 시장에 한국 출판콘텐츠를 수출하는 상담을 진행한다. 이번 도서전에는 사회평론, 은행나무, 문학과지성사, 미래의 창, 이지스퍼블리싱, 한빛미디어, 다락원 등 출판사들과 예스 24, 캐롯코리아에이전시, 에릭영 에이전시 등 저작권 관련업체가 참여해 어린이책 및 학습교재, 웹툰 등 다양한 출판콘텐츠를 선보였다. 이날 열린 개막식에서 인도네시아 출판협회의 루시아 아담 데위 회장은 “한국은 지난해 도서전에서 최고 인기 부스에 선정될 정도로 콘텐츠와 운영에 있어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며 “양국이 함께 독립 70주년을 맞은 의미 있는 해에 주빈국으로 참여한 한국을 크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카종 마리잔 교육문화부 국장도 “두 나라 간 문화교류에 좋은 자극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조태영 주 인도네시아 대사는 “인도네시아에서 한류는 케이팝, 드라마, 만화영화에 이어 케이북이 새로운 코드가 되어 상호 간 문화 이해와 튼튼한 파트너십 구축으로 확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한국관은 양국 광복 70주년을 테마로 관련 서적과 영상 및 사진자료를 전시하는 광복기념관, 출판사 전시관, 한국문화원과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홍보관 등을 중심으로 꾸며졌다. 행사기간 중 서예휘호 등 한국문화공연, 한국단편소설 출판기념회, 한국 출판관계자 및 명사 토크쇼, 어린이문화공연 등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한국 문학창작대회 4개 부문(아동, 청소년, 대학생, 일반)의 수상자들에 대한 시상식과 한국시낭송대회도 진행한다. 인도네시아 국제도서전은 인도네시아의 최대 인쇄 출판 미디어 전시회로, 지난해 전국에서 35만 명이 참가할 정도로 대규모 전시회로 자리잡았다. 글 사진 자카르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신경숙 표절” 그리고 “세대교체”… 문학동네는 창비와 달랐다

    지난 6월 소설가 신경숙씨의 표절 논란이 불거진 이후 ‘문학권력’의 한 축으로 비판받은 출판사 문학동네가 3개월여의 침묵을 깨고 고강도 쇄신책을 내놨다. 강태형 대표와 원년 편집위원들의 동반 퇴진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계간 ‘문학동네’ 가을호에도 신씨의 단편 ‘전설’은 일본 극우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을 명백히 표절했다고 밝힌 뒤 한국문학이 나아갈 길을 진지하게 모색했다. 신씨 표절 논란의 진원지이자 문학권력의 또 다른 한 축인 창비가 변명과 모르쇠로 일관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1일 “강 대표와 계간 ‘문학동네’ 1기 편집위원인 남진우, 류보선, 서영채, 신수정, 이문재, 황종연이 다음달 주주총회를 통해 물러나기로 했다”며 “편집위원들은 올해 계간지 겨울호 편집까지 책임진 뒤 퇴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세대 퇴진 얘기는 지난해 ‘문학동네’ 창간 20주년을 맞아 나왔었지만 2세대가 자랄 수 있는 토양을 한두 해 더 다진 뒤 그만두기로 했었다”며 “신씨 표절 논란이 불거진 뒤 1세대는 물론 강 대표까지 물러나기로 했다. 신씨가 1세대와 함께 커 온 만큼 이번 표절 사태는 1세대에서 해결하자는 의미에서 ‘문학동네’ 겨울호까지 책임지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학동네는 이날 발간한 ‘문학동네’ 가을호에서 ‘비평 표절 권력’ 특집을 마련했다. ‘비평’ 부문에선 김병익·도정일·최원식 평론가가 한국문학 비평의 현실을 분석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지적했고 ‘표절’ 부문에선 장은수 평론가가 표절 행위 재발 방지, 표절 판단 기준 등을 점검했다. ‘권력’ 부문에선 젊은 작가들인 김도언·손아람·이기호·장강명과 신형철 ‘문학동네’ 편집위원이 ‘한국 문단의 구조를 다시 생각한다-작가들의 시선으로’를 주제로 좌담을 했다. 권희철 ‘문학동네’ 편집위원은 ‘눈동자 속의 불안-2015년 가을호를 펴내며’에서 “‘전설’과 ‘우국’의 문제 된 대목이 너무 유사하기 때문에 신씨가 ‘전설’ 집필 전에 ‘우국’을 읽은 바 있고 그 가운데 일부 문장을 차용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더 분명히 말하자면 ‘전설’은 ‘우국’의 표절이다. ‘우국’의 일부 문장들을 별다른 표시 없이 거의 그대로 차용한 것, 그리고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제대로 검토해 보지도 않고 즉각 반발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 또 “15년 전 정문순 평론가가 표절 문제 제기를 했을 때 소홀히 넘긴 것에 대해 나를 비롯한 어떤 평론가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당시의 문제 제기를 진지하게 검토하지 못한 것이 문학동네 편집위원들에게는 뼈아픈 대목”이라고도 반성했다. 반면 계간 ‘창작과비평’ 백낙청 편집인과 백영서 편집주간은 전면에 나서 신씨를 옹호했다. 백 편집주간은 ‘창작과비평’ 가을호 ‘책머리’에서 문제 된 대목을 ‘표절’ 대신 ‘문자적 유사성’이라고 설명하면서 “의도적 베껴 쓰기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항변했다. 백 편집인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의도적인 베껴 쓰기, 곧 작가의 파렴치한 범죄 행위로 단정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한 데 이어 31일엔 “일부러 베껴 쓰지 않고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결과라고 보는 문학관, 창작관에는 원론적으로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기존 입장을 더욱 확고히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레이먼드 카버 미발표작 ‘내가 필요하면...’ 출간

    레이먼드 카버 미발표작 ‘내가 필요하면...’ 출간

    문학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세계적인 작가의 미발표작과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 나란히 나왔다.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로 불리는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 레이먼드 카버의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문학동네)와 발표작마다 신드롬을 일으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프터 다크’(비채)다. 하루키는 카버의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한 인연도 있다.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에는 1988년 카버 사후 그의 자료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초기의 미발표 단편소설 다섯 편과 장편소설 일부, 에세이 등이 수록돼 있다. 카버 자신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문학에 대한 견해, 자신의 작품에 대한 해설, 체호프·헤밍웨이 등 작가들에 대한 소견 등이 실려 있다. 출판사는 “항상 소설 속 캐릭터를 통해 간접적으로만 들어왔던 카버의 목소리를 1인칭으로 접할 수 있고, 카버는 생전 단 한 편의 장편소설도 남기지 않은 터라 이 책의 장편소설 조각은 장편 작가로서의 카버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준다”고 설명했다. 카버의 배우자이자 문학적 동반자였던 테스 갤러거는 서문에서 “카버의 ‘마지막의 마지막’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들”이라고 소개했다. ‘애프터 다크’는 하루키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데뷔한 지 25주년이 되던 2004년에 발표한 열한 번째 장편소설이다. 2005년 문학사상사를 통해 ‘어둠의 저편’ 제목으로 발간됐다가 절판된 것을 비채가 번역자를 달리하고 원제를 살려 재출간했다. 한밤에서부터 날이 밝기까지 7시간 동안 어둠과 함께 허무가 내려앉고 폭력이 뒤덮인 도시의 단면을 그렸다. 백설공주처럼 예쁜 언니 ‘에리’와 똑똑하지만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동생 ‘마리’의 이야기가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다. 하루키 문학의 대표적 특징으로 꼽히는 ‘나’라는 화자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우리’라는 새로운 화자를 내세움으로써 작가 특유의 소설 지형도에 커다란 지각변동을 예고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루키는 “이 작품의 실험적 시도가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 작품을 쓰며 다진 근육이 소설 ‘1Q84’를 완성하는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1Q84’는 ‘노르웨이의 숲’ 이후 제2의 하루키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문학평론가 권택영은 “작가 데뷔 25주년 기념 작품답게 그의 다른 어느 작품보다 인간의 삶과 사회의 실존적 의미, 그리고 그 가치를 깊이 있고 예리하게 파헤쳐 독창적 영상 표현기법으로 그려낸 야심작”이라고 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부고]

    ●김갑섭(행정자치부 대전청사관리소장)영섭(전 교사)형섭(자영업)씨 모친상 1일 광주 천지장례식장, 발인 3일 오전 8시 (062)670-0034~6 ●이시홍(현대자동차 혜화동지점장)시진(한국환경공단 이사장)씨 모친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6시 (02)3010-2230 ●김양삼(영화평론가·전 경향신문 문화부장)씨 별세 1일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30분 (031)787-1513 ●김학균(OBS 보도국장)씨 부친상 1일 수원연화장, 발인 3일 오전 8시 (031)218-6591 ●이정훈(김앤장법률사무소 위원)씨 장인상 1일 서울성모병원, 발인 3일 오전 6시 50분 (02)2258-5940 ●강석규(호서대 설립자)씨 별세 일구(호서대 총장)철구(동우건축그룹 회장)명희(한남대 교수)순구(목사)명선(목사)씨 부친상 3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4일 오전 6시 (02)2227-7580
  • [데스크 시각] 막장의 유혹/박상숙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막장의 유혹/박상숙 국제부 차장

    “두고 봐라.”(You just watch)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선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반이민 공약의 구체적 실행 방법을 묻는 말에 내놓은 대답이다. 유세 때마다 “1100만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자를 추방하겠다”고 핏대를 세우는 것에 비하면 싱겁기 그지없다. 트럼프는 이성에 호소하지 않는다. 콘텐츠는 없지만 자극적인 표현과 슬로건으로 대중의 감성을 건드릴 줄 안다. TV 리얼리티쇼에서 매회 “당신 해고야”(You are fired)를 수년간 외쳐 온 인물답게 대중을 부추기는 게 주특기다. 문제는 그의 선동이 지지율 고공 행진으로 나타나자 짐짓 점잔 빼던 경쟁 후보들까지 말려들었다는 데 있다. 최근 두 번의 대선에서 연패한 공화당에서는 중남미계 이주민인 히스패닉을 끌어들이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는 자성이 일었다. 백악관을 탈환하려면 최대 이민자 집단을 포용하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됐다. 하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만든 진흙탕 속에서 경쟁자들이 함께 뒹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후보마다 트럼프를 따라 반이민 기치를 들면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란 덕목 따위는 헌신짝 취급이다. 다시 점화된 ‘앵커 베이비’(anchor baby) 논란만 봐도 트럼프가 공화당 전체를 얼마나 막장으로 몰고 가는지 알 수 있다. 미국에서 태어나 시민권을 얻은 아이가 ‘닻’ 역할을 해 불법 체류자인 부모가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얻는 것을 의미하는 이 말은 암묵적인 ‘금기어’다. 주로 미국 내 히스패닉을 향한 경멸적, 차별적 언어로 통하기 때문이다. ‘막가파’ 트럼프는 그렇다 쳐도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처럼 멀쩡한 인사까지 이를 입에 올렸다는 사실에 현지 언론들은 충격을 표시했다. 멕시코 이민자를 부인으로 둔 부시는 히스패닉 유권자들 사이에서 가장 호감 가는 공화당 후보로 꼽혔다. 부시는 과거 앵커 베이비란 표현을 사용하지 말자고 앞장선 공화당 인사 중 한 명이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을 따져 묻는 기자에게 그는 “그럼 다른 표현을 달라”며 오히려 발끈해 실망을 안겼다. 여기에 이민 문제의 화살을 아시아 원정출산족으로 돌리는 자충수까지 두며 스스로 함정을 팠다. 어느 나라나 사회·경제의 양극화는 쾌도난마식 해법을 찾을 수 없는 난제다. 뾰족한 비전과 공약이 나오기 어렵다. 그럴 때 가난과 결핍에 대한 막연한 분노를 이용해 대중을 오도하는 선동가가 출현한다. 가장 만만한 약자를 분풀이 대상으로 삼는 역사가 지금 미국 정치판에서도 되풀이될 모양새다. 뉴욕타임스는 공화당 후보들이 트럼프를 따라 반이민 공세를 펴는 것을 보고 차별금지 등 이민제도 정착을 위한 수세기에 걸친 투쟁과 진보의 역사가 무위로 돌아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총선과 대선을 앞둔 한국 사회도 아슬아슬하다. 뿌리 깊은 지역갈등에 양극화 심화와 급격한 다문화사회의 도래까지 겹쳐 집단 간, 개인 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가 평상시에도 난무한다. 시사 평론가로 둔갑한 한물간 정치꾼들이 종편에 나와 시도 때도 없이 해대는 막말은 트럼프의 뺨을 치고도 남는다. 불안과 불만은 선동가들의 토양이다. 안 그래도 포퓰리즘이 판치는 한국 정치판에서 트럼프와 같은 이들이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alex@seoul.co.kr
  • 같은 얼굴 다른 눈빛… 내공 있는 女優들의 이중생활

    같은 얼굴 다른 눈빛… 내공 있는 女優들의 이중생활

    ‘두 얼굴’의 여배우들이 안방극장을 휩쓸고 있다. 쌍둥이, 도플갱어, 빙의 등의 소재가 각광받으면서 여배우들의 1인 2역 도전이 늘고 있는 것. 1인 2역은 통속적인 소재지만 쉽고도 직설적인 전개로 몰입도를 높인다는 장점이 있다. 그동안 SBS 일일연속극 ‘아내의 유혹’이나 MBC ‘금나와라 뚝딱’ 등 일명 막장 드라마의 인기 소재였으나 요즘은 젊은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주중 미니시리즈나 케이블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요즘 SBS 주말 안방극장에선 김현주가 1인 2역 연기를 펼치고 있다. 그가 출연 중인 주말 연속극 ‘애인있어요’는 상위 1%만을 위해 일하는 냉철한 변호사 도해강이 남편의 불륜에 상처를 받고 이혼하지만, 사고로 기억을 잃고 쌍둥이인 독고용기의 삶을 살다가 다시 전남편과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 줄거리만 놓고 보면 막장 냄새가 솔솔 풍기지만 그래도 극이 굴러가는 이유는 쌍둥이라는 설정 때문이다. 김현주는 피도 눈물도 없는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로 나왔다가 촌스러운 파마머리를 한 입사 10년차 경리부 대리이자 미혼모인 독고용기로 180도 다른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tvN에서 ‘응답하라 1994’, ‘미생’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보이며 종영한 ‘오! 나의 귀신님’의 박보영은 1인 2역으로 ‘로코퀸’의 입지를 다진 경우. 그는 이 드라마에서 짝사랑하는 셰프에게 고백조차 못하는 소심한 주방 보조였다가 처녀 귀신이 빙의만 되면 적극적이고 ‘음탕한’ 여자로 변하는 나봉선을 연기했다. 이성 문제에 수동적인 여성 시청자들은 나봉선에 빙의했고, 박보영은 든든한 ‘여성팬’을 얻었다. 또한 드라마는 일본, 대만, 홍콩 등 8개국에 방영권이 팔렸다. OCN 드라마 ‘처용2’에서도 냉철한 엘리트 분석관인 정하윤(하연주)은 경찰서 주변의 혼령이 들어오면 발랄한 캐릭터로 변한다. 지난 7월 말 종영한 SBS 수목 드라마 ‘가면’은 도플갱어를 소재로 형편이 어려운 변지숙이 국회의원 딸인 서은하의 가면을 쓰고 살아가면서 겪는 에피소드와 그로 인한 갈등이 주된 스토리였다. 여배우 수애는 상반된 캐릭터를 밀도 있게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영화 ‘암살’에서도 독립군 안옥윤과 친일파 강일국의 딸 미치코가 쌍둥이라는 설정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전지현의 1인 2역 연기도 빛났다. 앞서 학원물인 KBS 드라마 ‘후아유’에서도 10대 쌍둥이가 등장했다. 1인 2역이라는 소재는 고전적이지만 창작자들에게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뽑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복잡화된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자아 분열 양상과 함께 ‘또 다른 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암살’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은 “극중 전지현을 1인 3역으로 할까 고민할 정도로 무의식 중에 깔려 있는 ‘또 다른 나’를 다룬 소재를 좋아한다”면서 “1인 2역은 신파로 흐를 위험이 있지만 억지로 사람을 울리려고 하거나 하나의 감정으로 유도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지 운명극이라는 설정 자체를 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배우들 입장에서는 남자 배우 편향이 심한 드라마나 영화에서 다양한 연기력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다. 김현주는 KBS 주말연속극 ‘가족끼리 왜이래’ 종영 이후 6개월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한 작품에서 상반된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매력을 보여줄 수 있고 극 전체를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욕심을 냈다”고 말했다. 박보영은 “귀신 역을 맡은 김슬기의 말투·표정을 따라하는 게 힘들었지만, 서로 다른 캐릭터를 오가며 연기하는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1인 2역 여배우들에 대한 호응도 좋은 편이다. 30대 직장인 김은서(32·가명)씨는 “평범한 여주인공에게는 감정이입을 하고 그에 반대되는 성향을 지닌 캐릭터에게는 대리 만족을 할 수 있어서 1인 2역 설정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우의 연기력이나 탄탄한 스토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독이 되기도 한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 하는 강박과 더불어 최근 현대인들의 자아 정체성과 분열 양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1인 2역, 다중 인격 드라마가 늘고 있다”면서 “손쉬운 소재인 만큼 참신하게 풀어내지 못하거나 배우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경우 식상함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아시아의 창 ‘스무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의 창 ‘스무살’ 부산국제영화제

    ‘성숙하고 내실 있게’ 성년을 맞은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10월 1~10일 성대한 막을 올린다. 그동안 외압 논란 및 예산 삭감 등의 성장통을 딛고 성년이 된 BIFF는 아시아 최대 영화제라는 위상에 걸맞게 ‘아시아 영화의 성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BIFF는 총 75개국에서 304편의 영화가 초청됐다. 전 세계에서 처음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가 94편, 자국 외 처음 선보이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27편이다. 개막작에는 인도 독립영화계에서 주목받는 모제스 싱 감독의 데뷔작 ‘주바안’이 선정됐다. 가난에서 벗어나 다다른 성공의 문턱에서 삶의 진정한 가치와 자아를 찾아나서는 한 젊은이의 여정을 보여 주는 작품이다.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신인 감독의 데뷔작이지만 칸영화제에서도 인정받은 인도의 제작자 구니트 몽가에 대한 신뢰가 컸다”면서 “성과만을 좇느라 방향을 잃어버리고 지친 현대인들이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폐막작으로는 래리 양 감독의 ‘산이 울다’가 선정됐다. 멜로드라마 속에서 사실주의 스타일은 물론 배우들의 연기와 뛰어난 촬영이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BIFF 20주년을 맞아 아시아의 쟁쟁한 감독들이 대거 부산을 찾는다. 동시대 거장 감독들의 신작을 만날 수 있는 갈라프레젠테이션 섹션에선 대만의 허우샤오셴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 ‘자객 섭은낭’을 주목할 만하다. 올해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기존 무협영화의 틀을 깨는 새로운 영화 미학을 선보여 ‘수정주의 무협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 자장커 감독의 ‘산하고인’은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중국인들의 삶을 돌아본다. 동시대 중국인의 일상적인 삶을 가장 사실적으로 그려 온 감독이 중국의 과거와 미래를 그렸다는 것이 관람포인트다.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떨어져 살던 이복 여동생과 함께 살게 된 자매들 이야기를 한편의 수채화 같은 느낌으로 그려 낸 수작이다. 아피찻뽕 위라세타쿤(태국), 가와세 나오미(일본), 임상수(한국), 왕샤오솨이(중국) 감독은 옴니버스 프로젝트 영화 ‘컬러 오브 아시아-마스터즈’로 의기투합했다. 아시아의 거장들이 한자리에 모인 또 하나의 이유는 ‘아시아 영화 100’ 특별전 때문이다. 감독, 평론가, 영화학자, 저널리스트 등이 선정에 참여한 ‘아시아 영화 100’은 아시아 영화의 지형도를 한눈에 보여 준다. 이 중 ‘동경이야기’, ‘라쇼몽’, ‘비정성시’, ‘하녀’ 등 상위 10편이 관객들과 만난다.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는 “이번에 선정된 100편을 구매해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영구 보존할 것”이라면서 “아시아 최초의 시도로서 5년마다 꾸준히 실시해 아시아 영화의 보존과 복원에 BIFF가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 시네마 섹션에는 비아시아권 거장과 중견 작가들의 영화 50편이 초청됐다. 서유럽의 전통적인 영화 강국인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디판’을 비롯해 위트로 가득한 필리프 가렐 감독의 신작 ‘인 더 섀도 오브 우먼’, 누벨 바그의 맥을 이어가는 아르노 데플레셍 감독의 화제작 ‘내 청춘 시절의 세 가지 추억’을 주목할 만하다. 영미권 작품 중에서는 ‘아메리칸 퀼트’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호주의 조슬린 무어하우스 감독이 연출한 ‘드레스 메이커’, 올해 선댄스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인 미국 독립영화 ‘탠저린’, 이선 호크·에마 왓슨 등 호화캐스팅을 자랑하는 스릴러 ‘리그레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 영화도 신인 감독의 데뷔작 12편을 비롯해 중견 감독의 신작이 대거 부산을 찾는다. ‘한국 영화의 오늘’에서는 김기덕 감독이 일본에서 거의 1인 제작 시스템으로 만든 ‘스톱’, 전수일 감독이 연출하고 조재현이 주연을 맡은 ‘파리의 한국 남자’, 장률 감독이 서울노인영화제의 의뢰를 받아 만든 ‘필름 시대 사랑’, 경쟁에 시달리는 청소년의 현실을 가슴 아프게 그린 정지우 감독의 신작 ‘4등’을 눈여겨볼 만하다. 문소리, 윤은혜, 조재현 등 배우들의 연출 도전작도 주목된다. 아내인 탕웨이와 함께 부산을 찾는 김태용 감독도 단편 영화 ‘그녀의 전설’을 선보인다. 강수연 공동집행위원장은 “올해 BIFF는 거장과 신인들이 참여해 아시아 영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만나는 성지”라면서 “전문 예술인과 관객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물론 젊은 작가나 학생들을 위한 영화 아카데미 등 앞으로 20년의 방향을 결정하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개·폐막작 예매는 9월 22일, 일반상영작 예매는 9월 24일에 시작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신경숙 표절 논란은 작가의 윤리 넘어 한국문학 근본적인 고민으로 이어져야”

    “신경숙 표절 논란은 작가의 윤리 넘어 한국문학 근본적인 고민으로 이어져야”

    실천문학, 리얼리스트, 오늘의 문예비평, 황해문화 등 문예지 4곳이 26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일석기념관에서 ‘한국문학, 침묵의 카르텔’을 주제로 신경숙 표절 사태에 대해 공동토론회를 열었다. 지난여름 여론을 들끓게 했던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발간된 ‘가을 문예지’들이 덮으려는 쪽과 한국 문학 발전의 계기로 삼으려는 쪽으로 나뉜 가운데 열린 토론회여서 주목을 받았다. 소영현 문학평론가는 ‘가을호 계간지를 통해 본 현재의 한국문학’, 임태훈 문학평론가는 ‘환멸을 멈추고 무엇을 할 것인가’, 박형준 문학평론가는 ‘비평가의 로케이션과 비평의 역할’을 각각 발표했다. 이강진 문학평론가와 박일환 시인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들은 “신경숙 표절 논란은 한 작가의 양심이나 윤리 문제에 그쳐선 안 되며 한국문학 구조 전반을 반성적으로 재검토하고 문학 생태계의 건강성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고민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간된 계간 문학과사회(문학과지성사)는 문학권력의 한 축으로 지목된 데 대해 성찰하고 “진정한 반성은 사과라는 형식적 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변화를 증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쇄신을 약속했다. 황호덕·김영찬·소영현·김형중·강동호 문학평론가가 참여한 좌담도 실었다. 계간 실천문학도 “지금 이 자리에서 한국문학에 요구되는 건 반성을 빙자한 자기혐오가 아니라 전면적인 변혁”이라며 문학권력과 한국문학이 나아가야 할 길을 특집으로 다뤘다. 반면 표절 사태에 책임이 있는 창비는 창작과비평 가을호에서 모르쇠와 변명으로 일관했다. 지난 6월 사과문에서 내부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필요한 후속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관련 내용은 전무하다. 백영서 창작과비평 편집주간은 가을호 ‘책머리에’에서 “그간 내부 토론을 거치면서 신경숙의 해당 작품에서 표절 논란을 자초하기에 충분한 문자적 유사성이 발견된다는 사실에 합의했다. 그러나 그런 유사성을 의도적 베껴쓰기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표절 사태 초기에 나온 창비의 입장과 별 차이가 없다. 긴급기획도 지난 두 달간 진행된 토론회나 온라인에 이미 발표된 글 세 편을 보완해 실었을 뿐이다. 복수의 문학평론가는 “창비의 처음 해명을 용어만 바꿔 반복했을 뿐이다. 신경숙 표절 사태 자체를 상당히 축소·왜곡시키려 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문학적 방향을 모색하거나 작가들과 어떤 식으로 관계를 형성해 갈지 등 알맹이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창비와 함께 문학권력의 핵심으로 비판받은 문학동네 가을호가 다음달 초 발간을 앞둔 가운데 창비처럼 변명으로 일관할지 대안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뭔가 아쉽더라니… 깜짝 영상 놓쳤구나

    뭔가 아쉽더라니… 깜짝 영상 놓쳤구나

    영화 ‘뷰티 인사이드’를 본 뒤 극장에 불이 켜지고 스크린에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온다고 곧바로 일어서서는 안 된다. 21인 1역, 혹은 100명이 넘는 우진이를 만난 어리둥절함과 함께 베테랑 광고 연출자였던 백종열 감독의 잔잔하면서도 감각적인 영상에 홀렸던 마음을 추스르며 서둘러 극장 밖을 나섰다가는 ‘깜짝 쿠키 영상’을 놓치기 십상이다. 영화 본편에 등장하지도 않았던 배우 이경영이 나와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흘리며 우진이가 갖고 있는 출생의 비밀을 알 수 있게 한다. 엔딩 크레디트는 단순히 영화가 끝났음을 알리는 장치가 아니다. 누가 출연했고, 누가 대본을 썼고, 투자자는 누구인지 등 영화 제작과 관계된 이들의 이름을 줄줄 나열하기 위한 것만도 아니다. 연출을 맡은 감독은 후반 작업(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에서 음악과 색채, 또 다른 영상 등을 통해 자신이 구현하고자 하는 영화 미학과 철학의 마지막 조각을 채울 수 있는 장면을 담아내곤 한다. 이는 관객들에게도 영화 감상의 마지막 2%를 덤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억지로 엉덩이 눌러 앉힌 채 눈치 보며 주섬주섬 일어날까 말까 고민해야 하는 영화 감상의 에티켓쯤은 아닌 게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러브 앤 머시’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는 ‘비치보이스’의 리더 브라이언 윌슨이 늙수그레해진 얼굴을 드러낸다. 최근 가졌던 실황 공연 영상에서 영화의 원제가 된 ‘러브 앤 머시’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괜스레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올해 개봉한 작품 중 최고의 흥행 성적을 내고 있는 ‘암살’은 약산 김원봉과 백범 김구가 먼저 스러진 독립운동가를 위해 촛불에 불을 붙이고 술잔에 술을 따르는 장면을 끝으로 엔딩 크레디트가 이어진다.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는 않았다. 브람스의 헝가리안 무곡 17번을 편곡했다. 나라 잃은 백성이 바라는 해방과 독립이라는 절절한 염원을 담았기에 그저 벅차오르는 여운을 느끼는 수밖에 없다. 관객들 사이에서 ‘다시 보기’ 열풍이 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1000만 관객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베테랑’은 엔딩 크레디트에서 황정민과 유아인, 오달수, 유해진, 장윤주까지 영화 속 개성 넘치는 캐릭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을 빠른 비트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팀 베테랑’과 함께 팝아트 형식으로 담았다. 사회 특권계층에 대한 비판이라는, 자칫 진지하고 뻔해질 수 있는 부분을 류승완 감독의 시원한 액션으로 가볍게 상쇄했듯 엔딩 크레디트까지 이미지와 음악 중심으로 경쾌하게 풀어 나갔다. 27일 개봉하는 ‘아메리칸 울트라’ 또한 ‘미국식 병맛(황당한 설정과 전개) 영화’답게 코미디, 로맨스 등을 적당히 버무려 놓더니 마지막 순간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주인공 마이크(제시 아이젠버그)가 영화 속에서 그리곤 했던 원숭이 만화가 엔딩 크레디트에서 드디어 튀어나와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변신해 화려하고 참신한 원숭이 액션을 선보인다. 마지막 순간까지 B급 ‘병맛’ 스파이액션영화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베테랑’ 홍보를 맡고 있는 신보영 퍼스트룩 실장은 “영화 제작 마케팅 관계자들 입장에서 엔딩 크레디트는 영화와 관련된 세부 전문가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들어 있는 부분이지만 대부분의 관객들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 “디자인, 음악 등의 미학적 요소와 재미 요소를 숨겨 놓는 등 마지막까지 심혈을 기울이는 만큼 관객들도 끝까지 즐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엔딩 크레디트는 영화 제작에 관련된 모든 참여자와 그 내용들을 기록한다는 측면만으로도 충분한 정보이자 재미가 될 수 있다”면서 “메이킹필름이 더 큰 인기를 모았던 과거 청룽(成龍)의 영화만 그런 게 아니라 많은 영화감독들이 엔딩 크레디트에 큰 공을 들이는 만큼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갈 때까지 영화가 끝난 게 아니라는 인식이 영화 관람 문화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영화 多樂房] ‘미라클 벨리에’

    [영화 多樂房] ‘미라클 벨리에’

    프랑스 파리 근교의 시골 마을에 사는 ‘폴라’는 청각 장애 부모를 둔 건청인 자녀(코다·CODA: Children Of Deaf Adult)로서 성실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또래들과 달리 농장 일부터 치즈 사업까지 부모님을 거드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폴라는 유쾌하고 따뜻한 부모님과 남동생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음악 교사인 ‘파비앙’이 파리 음악 학교 오디션을 제안하자 그녀는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족들과 음악에 대한 열정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뜻하지 않게 딸과의 이별을 준비해야 하는 폴라의 부모님도 마음이 복잡하다. 십대 청소년이 가족으로부터 심리적, 물리적으로 독립하게 되는 영화는 많이 만들어져 왔지만 ‘코다’의 사춘기를 묘사한 영화는 흔치 않다. ‘미라클 벨리에’는 어릴 때부터 가족의 대변인으로서 의무와 책임을 지고 성장하게 되는 코다의 특수성을 잘 보여주면서도 그 무게감에 함몰되지 않고 자녀의 독립이라는 보편적 상황으로 확대시켜 공감대를 형성한다. 모든 가정에서 통과의례처럼 겪게 되는 부모와 자녀의 이별이 벨리에 가족에게는 생각보다 빨리, 갑자기 찾아왔다는 점 그리고 이들의 남다른 유착 관계가 그 이별을 조금 더 어렵고 아프게 만든다는 점 등이 다를 뿐이다. 네 식구의 아침 식사 장면으로부터 시작하는 이 영화에서 관객들의 마음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 것은 폴라의 부모님이다. 엄마는 수화로 종일 수다를 떨 만큼 쾌활하고, 유머 감각과 뚝심을 겸비한 아빠는 청각 장애를 그저 자신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일 만큼 지혜롭다. 그는 버락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것처럼 자신도 시장이 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당당하게 시장 선거에 입후보하고, 아내는 그런 남편의 도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다. 미녀와 야수를 연상케 하는 외모의 벨리에 부부는 이제껏 영화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장애인 캐릭터들로서 영화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 폴라는 초경, 첫사랑, 몰랐던 재능의 발견 등 동시에 많은 일들을 경험하며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수화로 부모님과 타인의 대화를 도왔던 폴라가 자신의 선택과 감정을 전달하고 의견을 조율해 가는 과정은 진정한 소통의 어려움에 대해 상기시킨다. 폴라의 성장과 독립도 다른 십대들과 마찬가지로 부모님과 자신의 차이를 드러내고 설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은 흥미롭다. 전체적인 내러티브는 음악영화의 공식에 무리 없이 편입되지만 ‘미라클 벨리에’는 흥미롭게도 음악을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게 만듦으로써 스스로를 차별화시킨다. 영화에 삽입된 ‘미셸 사르두’의 노래들은 최대한 담백하게 편곡됐는데, 덕분에 폴라의 상황과 심정을 드러낸 가사가 명료하게 와 닿는다. 절정부에서는 심지어 벨리에 부부의 청각에 이입해 아예 음악을 소거해 버리는 대담한 시도도 등장한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지 못하는 기분, 그 답답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이보다 강하게 느끼도록 만들 수 있을까. 웃음과 눈물이 기분 좋게 교차되는 작품이다. 27일 개봉. 12세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황순원 탄생 100주년 기념 ‘제12회 황순원문학제’ 양평서 열린다

    경희대학교와 양평군은 오는 9월11일부터 13일까지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에 위치한 ‘양평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제12회 황순원문학제’를 개최한다. 이번 문학제는 故 황순원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 대한 관심과 문학인들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기획됐다. 문학제에는 청소년 및 일반 문학 동호인들이 참여 가능한 여러 행사가 마련돼 있다. 황순원 문학 세미나와 소나기마을문학상 시상식, 전국 초·중·고교생 대상의 백일장 및 그림 그리기 대회와 사이버백일장시상식 그리고 작가와 함께하는 황순원문학촌 기행 등을 준비했다. 9월 11일 금요일에는 13시부터 17시까지 황순원문학관 강당에서 ‘황순원 탄생 100주년 기념 – 황순원의 삶과 문학’을 주제로 한 황순원 문학 세미나가 개최된다. 1부는 최동호 황순원학회 회장(고려대 교수)의 학회장 인사와 박이도 경희대 명예교수의 기조 강연으로 시작된다. 이어 김주연 문학평론가의 기조발제와 정과리 연세대 교수의 주제발표가 진행된다. 2부에는 백지연 문학평론가, 김춘식 동국대 교수의 주제발표가 이어진다. 17시서부터는 황순원문학관 강당에서 소나기마을문학상 시상식이 개최된다. 등단 10년 이내 작가의 과거 2년 이내 발표작을 대상으로 한 ‘황순원신진문학상’과 최근 3년 이내 황순원과 황순원문학을 소재로 한 모든 문화예술 표현물을 대상으로 한 ‘황순원문학연구상’을 시상한다. 각각 2천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9월 12일 토요일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백일장과 그림 그리기 대회가 개최된다. 본 대회는 오는 9월 4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으며, 백일장의 시제(詩題)와 그림 그리기의 화제(畵題)는 행사 당일인 9월 12일 현장에서 발표한다. 백일장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이 시상되고, 각각 대상 각 1편과 최우수·우수상 각 4편, 가작 20편을 선정한다. 우수상 이상 수상자는 경희대학교 문학분야 입학 특기자 전형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진다. 9월 13일 일요일에는 오전 9시 30분부터 작가와 함께하는 황순원문학촌 기행과 더불어 황순원 사이버 백일장 시상식이 진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중에게 손 내민 ‘현대미술’

    대중에게 손 내민 ‘현대미술’

    대구는 한국현대미술사에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향토적 서정주의를 대변하는 이인성, 리얼리즘 회화의 거장 이쾌대가 대구 출신이다. 대구화단의 저력은 구상뿐 아니라 추상에서도 두드러졌다. 1970년대 이후 일본의 현대미술운동 ‘모노하’ 작가들과의 교류도 활발했다. 비디오아티스트 박현기, 개념미술을 소개한 최병소 같은 전위적 작가들도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그런가 하면 지금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단색화 그룹 화가들을 누구보다 먼저 주목했던 것도 대구의 화랑들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대구현대미술제다. 이강소, 최병소, 이명미, 박현기, 김영진, 황현욱 등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젊은 작가들은 1974년 대구 달성군 강정의 낙동강변에 모여 권위적이고 중앙집권적인 기성 화단에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는 실험적인 현장 미술을 선보였다. 이들의 활동은 한국 현대미술에서 실험미술의 장을 확산하는 한 단초를 제공한다. 대구 강정에서 시작된 현대미술제는 이듬해 서울을 시작으로 광주, 부산, 춘천, 청주로 퍼져나갔다. 현대미술제 전성시대를 열었던 미술제는 대구의 핵심인물들이 박서보가 주축이 되어 창립한 ‘에콜드서울’로 빠져나가면서 1979년 5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대구화단의 저력과 신세대의 왕성한 실험정신을 기반으로 출범했던 대구현대미술제의 역사성과 실험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부활된 강정 대구현대미술제가 올해로 4년째를 맞았다. 실험적인 설치미술과 전위적인 행위 예술을 선보였던 모래톱과 갈대밭이 4대강 개발사업이란 국가적 프로젝트로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고, 대신 유기체처럼 생긴 거대한 4대강 기념관 ‘디아크’가 위용을 뽐내는 잘 정돈된 공원에서 지난 21일 저녁 개막행사와 함께 ‘2015 강정 대구현대미술제’의 막이 올랐다. ‘강정, 가까이 그리고 멀리서’라는 주제로 열리는 올해 행사에 대해 김옥렬 전시감독은 “강정이 가진 역사·문화적인 자원을 바탕으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가운데 미래지향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총 23명의 작가와 2팀의 작가그룹이 참여해 장소특정적 설치미술을 선보이고 있다. 미국, 중국, 인도의 작가들도 동참했다. 눈(혹은 시선)을 테마로 한 작업을 선보여 온 비디오 아티스트 육근병은 거대한 디아크 외부에 깜박이는 눈을 투사하는 작품 ‘터를 위한 눈’을 선보였다. 20대 초반에 대구현대미술제에 참여했던 육근병은 “30여년 만에 다시 대구현대미술제에 참여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뜻깊다”고 말했다. 가상세계에 새로운 상상력을 불어넣는 작업으로 유명한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은 오브제와 디지털을 조합해 밀림에서 쫓겨난 코뿔소를 연출했다. 김영섭은 공간의 임시적 경계를 표시하는 데 쓰이는 삼각뿔 모양의 붉은색 라바콘을 이용해 만든 ‘붉은 나무’를 선보였다. 라바콘에서는 기계음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만든 매미소리가 나는 사운드 설치작품이다. 작가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강정보에서 자라는 인공적인 나무를 담담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김종구는 광목자루 속에 아교풀 성분이 섞인 물과 함께 쇳가루를 담아 놓아 무겁게 매달려 있는 모습을 한 작품 ‘무거운 눈물’을 선보였다. 작품은 시간과 함께 산화되고 굳어가는 쇳가루의 덩어리에서 녹물을 머금은 천을 떼어내 바닥에 펼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신한철은 알록달록한 색깔의 크고 작은 둥근 구가 입체적으로 어우러진 조형물에 조명을 설치한 ‘증식’을 선보였다. 작가는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조각의 관념을 버리고 밝은 색의 무한 증식하는 유기적인 생명체를 표현했다. 한낮에는 햇빛이 너무 따가워서 저녁에 전시장을 찾는 시민들이 많은 것 같아 조명을 추가해 봤다”고 말했다. 한국과 인도를 오가며 활동 중인 인도작가 탈루엘엔은 거대한 나무기둥을 만들고 그 위해 관람객이 망치로 동전을 박으며 소망을 기원하는 ‘소망나무’를 설치했다. 전반적으로 전시는 현대미술의 실험성이나 낯섦보다는 대중 친화적 야외미술행사에 방점을 찍은 느낌이다. 이벤트에 가까운 미술제를 안타까워하는 작가와 평론가들도 있지만 시민들은 즐겁다. 선선한 저녁바람을 맞으며 예술을 삶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에 20만명에 가까운 방문객이 다녀갔을 정도로 야외미술축제에 대한 지역 시민들의 관심은 뜨겁다. 행사는 9월 20일까지. 글 사진 대구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한국 예술의 미래 신진작가를 비추다

    한국 예술의 미래 신진작가를 비추다

    미술계의 미래를 이끌어 갈 역량 있는 신진작가를 꾸준히 지원해 전시 기회를 마련하는 자리가 이어지고 있다. 송은 아트스페이스는 설립 5주년을 기념해 특별기획전 ‘서머 러브(Summer Love): 송은 아트큐브 그룹전’ 2부를 9월 19일까지 진행한다. 2011년부터 올해까지 송은 아트큐브 전시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작가의 신작과 미발표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로 지난 7월 10일부터 이달 8일까지 16명의 작가가 참여해 1부를 진행한 바 있다. 이번 2부 전시에선 권재나, 김지선, 부지현, 신정균, 윤병주, 전민혁, 최병석 등 참여작가 16명의 조각, 드로잉, 사진, 설치, 영상 작품을 전시한다. 송은 아트큐브는 매년 공모를 거쳐 젊고 유능한 작가의 전시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02)3448-0100. 금호창작스튜디오 10기 입주작가전이 27일부터 9월 6일까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호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에는 김수연, 김윤섭, 백승현, 서재민, 이수진, 이지현, 임영주, 정연지, 정하눅 등 2014년에 입주한 10기 입주작가 9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자신의 내면과 감정에 귀를 기울이거나 일상적 요소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사진, 회화 장르의 다양한 작품을 보여준다. 전시 제목인 ‘나비 날다’는 창작활동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고민을 짊어진 신진작가의 움직임이 미래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를 희망하며 붙였다. 자신의 작업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큐레이터, 평론가 등이 참여하는 비평워크숍 도 열린다. 금호미술관이 운영하는 금호창작스튜디오는 2005년 경기도 이천에 설립돼 매년 40세 미만 국내 젊은 작가에게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61명의 신진작가를 배출했다. (02)720-5114. 경기도 광주 영은미술관 4전시실에서는 영은창작스튜디오 9기 입주작가 장현주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습관적 은유’라는 제목으로 9월 24일까지 열리는 전시에서 작가는 즉흥적 드로잉을 기반으로 자아와 무의식의 세계를 회화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작가는 색과 선, 오브제와 영상 등 다양한 기법과 방식으로 독특한 조형세계를 이뤄가고 있다. (031)761-0137.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새 영화] ‘피케이:별에서 온 얼간이’

    [새 영화] ‘피케이:별에서 온 얼간이’

    문학평론가 백낙청이 1970년대 ‘민족문학과 세계문학’에서 선언하듯 밝힌 ‘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명제는 문화계 전반에 걸쳐 오랫동안 통용돼 왔다. 외래의 문물에 맞서 고유 문화의 정체성과 자존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세계와 적극적으로 교감하겠다는 당당함이 담겨 있었다. 한데 이는 오히려 ‘발리우드’(봄베이와 할리우드의 합성어) 인도 영화에서 더욱 극적으로 확인된다. 영화 ‘피케이: 별에서 온 얼간이’(이하 ‘피케이’)는 지금, 인도가 품고 있는 가장 인도적인 문제와 고민, 현실을 담아 내고 있으면서도 바깥 문화권의 사람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문제의식에 맞닿는 지점을 확보하고 있다. 신(神)의 나라 인도에서 종교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하지만, ‘피케이’는 신성(神性)의 문제와 함께 외면하고 싶은 인도의 현실을 외계인의 시선을 빌려 때로는 조롱하고, 때로는 진지하게 비판한다. 비합리적이거나 비인간적인 인도 사회의 여러 모순들은 128분의 시간 내내 유쾌하기 그지없는 방식으로 다뤄진다. 영화의 기본 구도부터 엉뚱하다. 외계인 피케이(아미르 칸)는 인도땅에 착륙하자마자 우주선과 교신할 수 있는 리모컨을 도둑맞는다. 도둑맞은 물건을 수소문하니 들리는 대답은 한결같이 “신에게 물어보라”는 것이다. 대체 어떤 신을 말하는지 그는 알 수가 없다. 힌두교, 기독교, 가톨릭, 불교, 시크교, 이슬람교 등을 오가며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인도사회에 만연한 종교 차별, 인간이 배제된 종교, 헌금에만 집착하는 위선적 종교 지도자 등 아픈 지점을 콕콕 찔러댄다. 또 간디의 얼굴이 그려진 그림은 지폐가 아니면 쓰레기 취급하는 인도 사람들의 모습도 넌지시 꼬집는다. 막바지에는 코미디영화답지 않게 종교의 기능과 신의 존재 자체에 대한 도발적이고도 위험한 질문까지 던진다. “신에게 기도하라”는 종교 지도자의 말 앞에 피케이는 이렇게 답한다. “나도 기도하고 싶다. 그런데 누구에게 해야 하나. 인간을 만든 신에게 말인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신에게 말인가.” ‘피케이’는 지난해 12월 인도에서 개봉한 뒤 이전까지의 인도 박스오피스 순위를 모두 갈아치웠다. 인도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할 만한 관심을 모았다.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는 ‘호빗: 다섯 군대 전투’와 ‘박물관이 살아 있다’, ‘엑소더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맞붙어서 오직 272개의 상영관으로 개봉 첫 주 북미 박스오피스 9위를 차지하는 등 300만 달러 가까운 흥행성적을 냈다. 또 역대 중국 내에서 개봉한 인도 영화 중 가장 높은 수익을 올려 또 한 번의 기록을 경신했다. 영화 외적인 부분이지만 인도의 시(詩)에 대한 열정도 엿볼 수 있다. 젊은이들이 일상적으로 시를 읽고 낭송하는 것은 물론 시낭송회 티켓이 매진되고 암표가 돌 정도로 인기가 있다는 사실에서 발리우드 영화 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흥과 낭만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9월 3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