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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심사평] 설득력 있는 논리 전개로 ‘속도’ ‘가벼움’의 미학 분석

    [2016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심사평] 설득력 있는 논리 전개로 ‘속도’ ‘가벼움’의 미학 분석

    문학평론 부문에 투고된 글들은 많지 않았지만, 최종 당선작을 놓고 경쟁할 수 있는 글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다행이었다. 전체적으로 시 비평이 훨씬 더 많고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심사위원들은 세 부분의 측면에서 심사를 진행했다. 우선은 문학비평의 ‘문장’이다. 비평도 문학적 글쓰기의 일부라고 할 때, 읽을 수 있는 정확한 문장과 매력적인 문체를 구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중요한 문제이다. 두 번째는 텍스트에 대한 분석력이다. 문학비평은 텍스트를 매개로 하는 글쓰기이고, 텍스트에 대한 섬세한 분석력 없이는 존재하기 어려운 장르이다. 세 번째는 개념의 엄밀한 사용이다. 이론 공부에 치우친 문학비평 지망생들의 흔한 오류 중의 하나는 섬세한 독서 안에서 내적 논리를 발견하지 않고, 이미 알려진 거대한 개념들을 비평에 쉽게 적용시키려는 문제이다. 개념으로의 환원이라는 유혹을 견디면서, 섬세한 읽기가 어떻게 섬세한 문장으로 실현되는가를 보여주는 글쓰기가 비평이다. ‘진화하는 사랑 공동체’는 이근화와 장석원의 시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유려한 문장은 가독성이 있으나 ‘사랑’이라는 익숙한 관념을 텍스트의 고유성을 통해 예각화하는 데는 부족함이 있다. ‘너는 이제 미지의 즐거움이다’는 황인찬의 시를 대상으로 하여 ‘미지’로서의 미학적 특이성을 규명하고 있다. 발랄한 문장이 흥미로운 글인데, 전체적으로 산만한 전개를 보여주었다. ‘그림자를 벗은 가벼움의 질주’는 이원의 시집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를 대상으로 ‘속도’와 ‘가벼움’의 미학을 분석해낸다. 때때로 큰 개념을 적용하는 문제를 보여주기는 했으나 안정적이고 절제된 문장, 텍스트에 대한 성실한 접근, 설득력 있는 논리 전개 등이 돋보였다. 비평의 무기력이 널리 퍼져 있는 시대에 잠재력을 가진 비평가를 만나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 직장인밴드 콘테스트 ‘주경야락’ 최종 우승 영예는 ‘스몰타운’

    직장인밴드 콘테스트 ‘주경야락’ 최종 우승 영예는 ‘스몰타운’

    2015년 최고의 직장인밴드를 가리는 직장인밴드 콘테스트 ‘주경야락’의 최종 우승팀이 선발됐다. 문화융성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뮤지스땅스가 주관한 직장인밴드 발굴콘테스트 ‘주경야락’의 최종 결선이 올해 마지막 ‘문화가 있는 날’인 12월 30일, 홍대 예스24 무브홀에서 열렸다. 경연 결과 스몰타운이 최종 우승의 영예를 안으며 상금 500만원을 거머쥐었으며, 상금 300만원의 주인공인 2위는 서울상경음악단이 차지했다. 상금 200만원의 주인공인 3위는 랜드오브피스가, TOP5에 올랐던 서초동최과장과 서틀톤은 각각 1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최종 결선 무대의 심사는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 SBS 라디오 남중권 PD, 기타리스트 박주원, 로엔엔터테인먼트 김태영 프로듀서(겸 작곡가), CJ E&M 공연사업부분 마케팅팀 양혜영 팀장이 맡아 공정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점수를 매겼고, 컴필레이션 앨범의 총 음악감독이기도 했던 가수 이한철이 MC로 무대에 올라 매끄러운 진행을 뽐냈다. tvN 드라마 ‘미생’의 OST에 참여했던 가수 이승열의 축하공연으로 공연장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했다. 총 70여 개 팀이 지원, 지난 4개월 동안 예선과 본선을 거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결선에 오른 5팀(랜드오브피스, 서울상경음악단, 서초동최과장, 서틀톤, 스몰타운)은 그동안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음원 녹음과 앨범 제작, 뮤직비디오 및 프로필사진 촬영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왔다. 주경야락 TOP5의 열정이 담긴 컴필레이션 앨범에는 모던 록에서부터 얼터너티브 록, 블루스펑크, 어쿠스틱까지 다양한 음악들이 색다르고 개성있는 매력을 자랑한다. 특히 델리스파이스의 베이시스트 윤준호, 불독맨션의 기타리스트 서창석, SAZA 최우준, 재주소년 박경환, 이스턴사이드킥의 보컬 오주환 등 뮤지스땅스가 연계한 실력파 뮤지션들이 TOP5의 멘토로 참여해 편곡 및 사운드메이킹을 지원함으로써 앨범의 수준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 것이 눈에 띈다. 주경야락 TOP5의 음악은 멜론, 벅스 등의 음원사이트에서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할 수 있다. 한편, 문화가 있는 날은 내년에도 계속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문화융성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이 날은 매달 마지막 수요일로, 전국의 영화관, 극장, 미술관, 박물관은 물론 문화재와 스포츠 관람 및 기타 문화공간 사용 시에도 할인 및 무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고] 서울신문 오피니언 필진 새로워집니다

    [사고] 서울신문 오피니언 필진 새로워집니다

    새해부터 오피니언 필진이 대폭 바뀝니다. 역량 있는 각계의 전문가들이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매주 월요일 게재되는 ‘특별칼럼’ 필진에는 김일수 고려대 법대 명예교수와 이현청 한양대 교수(전 상명대 총장), 최광식 고려대 교수(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가 새로 참여합니다. ‘열린세상’에는 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등 24명이 합류해 현안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신설되는 에세이 칼럼에는 박형주 아주대 수학과 석좌교수 등 4명이 각자의 분야에서 참신한 글을 선보입니다. ■새 필진(가나다순) ●특별칼럼 김일수 고려대 법과대학 명예교수, 이현청 한양대 교수· 전 상명대 총장, 최광식 고려대 교수 ·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열린 세상 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구희진 대신자산운용 대표, 김도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민만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서병조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안남성 한양대 에너지학과 초빙교수, 안유화 한국예탁결제원 객원연구원, 오세정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 이공현 지평 대표변호사·전 헌재 재판관,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이성엽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이형용 거버넌스센터 이사장, 장재철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 전범수 한양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정영길 건양대 행정부총장, 조인호 연세대 언론대학원 교수, 조화순 연세대 정치학과 교수, 한필원 한남대 건축학과 교수,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생명의 창 정찬주 작가 ●글로벌 시대 김영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박한진 코트라 타이베이무역관장, 원동욱 동아대 국제학부 교수, 진달용 캐나다 사이먼프레이저대 교수, 최석영 유엔 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 ●문화마당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최진영 소설가 ●에세이 칼럼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 박형주 아주대 석좌교수, 양진건 제주대 교수, 이호준 여행작가
  • [영화 多樂房] 파올로 소렌티노 ‘유스’

    [영화 多樂房] 파올로 소렌티노 ‘유스’

    2014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그레이트 뷰티’는 로마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진정한 삶과 예술의 가치를 탐구한다. 이 작품을 통해 위선과 거짓에는 냉소를, 순수와 사랑에는 찬사를 퍼부었던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은 이제 배경을 스위스의 한 고급 휴양 호텔로 옮겨 보다 대중적인 화법과 감성으로 전작의 주제를 이어간다. ‘유스’에는 은퇴를 선언한 세계적인 지휘자 프레드 밸린저(마이클 케인)와 새 영화를 준비하는 영화감독 믹 보일(하비 카이텔)을 중심으로 사연을 가진 여러 인물이 등장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저마다의 철학을 피력한다. 사돈이자 오랜 친구인 프레드와 믹은 예술가로서의 명성과 노년기의 서글픈 신체적 증상을 공유하면서도 사뭇 다른 삶을 살고 있다. 프레드는 병든 아내 때문에 의욕을 상실한 반면, 믹은 젊은 스태프들과 함께 열정적으로 다음 작품을 구상한다. 두 사람은 그림 같은 풍광을 배경으로 산책을 하고 등산을 하며 문득 떠오르는 과거의 단상들, 혹은 소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감흥을 이야기한다. 80년을 살아왔지만 광활한 자연처럼 여전히 불확실한 것들에 대해 솔직하고 담담하게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이 평화롭고 친밀해 보인다. 그러나 나름의 방식으로 여생을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던 두 노인은 뜻밖에 그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들로부터 독설을 듣고 번민한다. 프레드의 딸 레나(레이철 바이스)는 평생 가정과 아내에 충실하지 못했던 아버지를 책망하고, 믹의 오랜 동료였던 여배우 브렌다(제인 폰다)는 그의 최근작들이 쓰레기였다면서 이제 영화를 그만둘 것을 권고한다. 레나와 브렌다가 각각 프레드와 믹에게 속마음을 쉴 새 없이 쏟아놓는 장면은 팽팽한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타인들의 입을 통해 뱉어낸 고해성사처럼, 프레드와 믹은 두 여인의 신랄한 평가가 그들 본모습의 단면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로마 상류층의 위선을 폭로했던 전작에 이어 감독은 다시 한 번 사회적으로 성공한 두 노인의 사생활과 욕망을 들춰냄으로써 인간의 불완전함에 대해 지적한다. ‘그레이트 뷰티’와 다른 점은 여기에 냉소보다 위로가 깊이 깔려 있다는 점이다. 믹의 남은 품위와 명성을 위해 영화 중단을 종용하는 브렌다의 말과 눈빛에서는 간절함이 엿보이고, 브렌다가 믹의 얼굴을 만지는 옆얼굴 클로즈업은 따뜻하고 감성적으로 연출되어 마치 모든 노장에게 전하는 위로의 엽서처럼 느껴진다. 이 신에서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여배우 제인 폰다는 브렌다의 화신이 되어 단 7분간의 출연에도 불구하고 주연 못지않은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스태프들이 떠나버린 알프스 언덕에 믹과 함께 작업했던 수십명의 여배우가 나타나는 초현실주의적 장면, 프레드가 ‘심플 송’을 지휘하는 마지막 장면은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이 믹과 프레드에게, 그리고 관객에게 선사하는 가장 영화적인 선물이다. 기쁨과 슬픔, 원망과 분노, 좌절과 안타까움까지, 인생의 다양한 감정들을 깊이 맛보게 해주는 작품이다. 15세 관람가. 1월 7일 개봉. 윤성은 영화평론가
  • 스크린서 만나는 스탠리 큐브릭

    스크린서 만나는 스탠리 큐브릭

    세계 영화사에 큰 획을 그은 거장 스탠리 큐브릭(1928~1999) 감독의 걸작을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멀티플렉스 영화관 CGV와 현대카드가 ‘스탠리 큐브릭 상영회’를 공동 개최한다. 현대카드가 내년 3월까지 예정으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고 있는 ‘스탠리 큐브릭전(展)’을 기념한 상영회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세계 영화계에 파장을 일으킨 미래 시리즈 3부작 ‘닥터 스트레인지러브’(1964),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시계태엽 오렌지’(1971)를 비롯해 내놓은 작품마다 혁신적인 영상미를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50여년의 영화 인생에 연출작은 13편에 불과할 정도로 완벽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며 작품마다 철학적인 메시지까지 담아내 지금까지도 수많은 후배 감독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상영회는 두 갈래로 진행된다. ‘시계태엽 오렌지’와 ‘닥터 스트레인지러브’가 새달 7일부터 13일까지 CGV아트하우스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일일 1회 상영된다. 또 ‘2001스페이스 오디세이’와 잭 니컬슨이 주연을 맡은 공포물 ‘샤이닝’(1980)이 같은 달 28일부터 일주일 동안 CGV아트하우스 압구정에서 역시 일일 1회 상영된다. 김영진, 이상용 영화평론가가 각각 13일과 30일에 영화 해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관람 가격은 편당 1만 2000원, 해설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면 1만 6000원이다. 관람객 전원에게는 스탠리 큐브릭전 입장권이 제공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글로벌 큐레이터 이원일, 짧지만 굵은 삶의 궤적

    글로벌 큐레이터 이원일, 짧지만 굵은 삶의 궤적

    “세계사가 백인들을 중심으로 쓰인 것에 부당함을 지적하는 것이지요. 나는 아시아인이고, 한국인입니다.” 국제미술계에서 아시아 현대미술의 국제적 영향력을 키우는 데 열정을 바친 큐레이터 이원일(1960~2011)의 삶과 예술정신을 추적한 평전이 그의 5주기를 앞두고 출간됐다. 그의 대학 후배이자 미술평론가인 김성호가 쓴 ‘큐레이터 이원일 평전’(사문난적)은 1부에서 어린 시절 모습부터 학창시절을 거쳐 아시안 큐레이터, 글로벌 큐레이터로 활동한 짧은 삶을 다룬다. 2부에서 이원일의 큐레이팅 세계를 학술적으로 조명한 세 편의 글을 통해 그의 전문적인 큐레이팅을 분석하고 부록에서는 동료비평가들의 글과 연보, 생전에 촬영한 사진들을 선별해 실었다. 중앙대 회화과와 뉴욕대 대학원을 졸업한 이원일은 예술가와 큐레이터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다 군 제대 후 토탈미술관 학예연구실장으로 전시기획자의 길로 접어든다. 이후 성곡미술관 수속 큐레이터, 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부장, 3회 광주비엔날레 전시팀장, 5회 광주비엔날레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로 일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제2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미디어시티’전, ‘청계천 프로젝트1-물 위를 걷는 사람들, ‘아시아현대미술프로젝트-시티넷 아시아’ 등의 전시를 기획·총괄했던 그는 2004년 2월 서울시립미술관을 나와 독립큐레이터로서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그는 아이러니, 상상, 구조적 모순, 해학과 풍자, 대비, 혼성 등의 개념을 내세워 ‘창조적 역설’에 대한 재해석과 조형적 실천을 감행하는 가운데 아시아 현대미술의 국제적 영향력을 촉진하는 데 집중했다. 2004년 5월 대만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디지털 숭고’전, 2006년 독일 칼스루에 미술관 ZKM의 글로벌뮤지엄 심포지엄, 제6회 상하이비엔날레, 2007년 폴란드 포잔미술관 ‘아시아-유럽 매개’ 전 등 국제전을 기획하며 아시아미술을 알렸다. 2007년 6월 독일 ZKM의 개관 10주년기념으로 열린 ‘미술인 터모클라인-새로운 아시아물결’전 큐레이팅을 계기로 글로벌 큐레이터로 발돋움해 2010년 이탈리아미술잡지 ‘플래쉬아트’가 선정한 세계큐레이터 101인 중 20위를 차지할 정도로 글로벌 큐레이터로 역량을 과시했다. 광주 아시아문화의전당에 기획위원으로 참여했던 그는 2011년 1월 11일 심장마비로 타계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원고지 5만 5000장… 김우창 전집 19권 내년 상반기 완간

    원고지 5만 5000장… 김우창 전집 19권 내년 상반기 완간

    우리나라 대표 인문학자인 김우창(78) 고려대 명예교수가 1960년대부터 50년에 걸쳐 쓴 문학·사회 비평 글을 묶은 전집 1차분 7권이 민음사에서 출간됐다. 영문학자이자 문학평론가인 김 교수의 평론은 서양 문학과 서구 이론에 대한 광범위한 천착을 한국 문학에 대한 깊은 관심과 현실 진단으로 연결시킨 한국 현대 문학사의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김 교수는 “전집 출간은 내 글쓰기의 삶이 일단 마감에 이르고 정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나의 삶이 마감된다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전집은 19권으로 기획됐다. 분량만 원고지 5만 5000매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내용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후, 6·25 전쟁과 군부 독재기, 세계화 시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를 꿰뚫고 있다. 정의를 탐색하면서 자유와 인간적인 삶을 갈구해 온 김 교수의 정신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번에 나온 1차본 중 1~5권은 김 교수가 예전 민음사에서 발표했던 단행본을 다시 엮었다. 1977년 나온 ‘궁핍한 시대의 시인’을 비롯해 ‘지상의 척도’, ‘시인의 보석’, ‘법 없는 길’, ‘이성적 사회를 향하여’ 등 현대 문학과 사회·정치에 관한 에세이를 묶은 책들이다. 6~7권은 단행본으로 처음 선보이는 원고들이다. 6권 ‘보편 이념과 나날의 삶’은 1964~1986년 쓴 글들로, 현대 영미 문학에 관한 초창기 평론 모음집이다. 김 교수는 군부 독재하의 어두운 시대에서 문화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했다. 7권 ‘문학과 그 너머’는 1987~1999년 쓴 글들로,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의 산적한 문제들에 대한 김 교수의 예리한 지적이 돋보인다. 김지하, 천상병, 고은 등 당대 문학가를 비평하고, 유하 등 새로운 작가도 발굴했다. 민음사는 지난해 1월 김 교수 전집을 내기로 결정하고 ‘김우창 전집 간행 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1964년부터 지난해까지 김 교수가 매체에 발표한 글과 그의 미발표 원고를 모두 찾아 검토하고 저자의 감수를 거쳤다. 집필 당시의 텍스트를 최대한 복원한다는 원칙 아래 개고된 원고는 바뀐 부분을 밝혔다. 각 권은 발표 연도에 따라 배열했다. 김 교수는 “흩어져 있던 글들을 모아 하나로 묶고 최소한의 분류를 했다. 적어도 자료의 물리적 종합은 이뤄졌다”고 말했다. 민음사 측은 “삶의 더 넓고 깊은 가능성을 모색하는 김 교수의 학문은 우리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의 하나”라고 평했다. 전집은 내년 상반기 완간 예정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캔들러가 꼽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1위는?

    캔들러가 꼽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1위는?

    애프터스쿨 멤버 나나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100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영화사이트 TC캔들러(TC Candler)는 27일 ‘2015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100인(100 The Most Beautiful Face of 2015)’ 명단을 공개했다. TC캔들러는 영화 평론가 캔들러가 운영하는 개인 사이트로 매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명단’을 발표해오고 있다. 올해 발표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애프터스쿨 나나가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2위는 배우 갤 가돗, 3위는 모델 조단 던, 4위는 배우 엠마 왓슨, 5위는 골쉬프테 파라하니가 차지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으로는 17위에 오른 걸스데이 유라, 24위 소녀시대 태연, 36위 배우 고아라, 40위 걸스데이 혜리, 45위 미쓰에이 수지, 48위 피에스타 제이, 57위 제시카, 67위 송혜교, 71위 레드벨벳 슬기, 99위 시크릿 송지은이 있다. 캔들러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 100인’ 모두의 사진과 명단은 아래 영상에서 확인가능하다. 사진·영상=TC Candler/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연극의 정석(김남석 엮음, 연극과인간 펴냄) 한국 연극계의 산증인 배우 백성희의 70년 연기 인생을 정리한 회고록이다. 연극평론가인 김남석 부경대 국문과 교수가 백 선생의 구술을 정리해 엮었다. 회고록은 선생이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국립극단 시절을 1막으로 총 5막으로 구성됐다. 선생이 말하는 삶과 연극이 2막, 인터뷰 기록 등이 담긴 3막이다. 4막은 선생이 소장하고 있던 사진을 중심으로 한국 연극의 생생한 현장을 기록했고 5막은 선생이 출연한 공연을 정리했다. 백 선생은 1950년 창단한 국립극단의 현존 유일한 창립 단원이자 현역 배우다. 2013년 선생의 이름을 딴 서울 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한 연극 ‘3월의 눈’이 최근작이다. 639쪽. 5만원. 그곳에 가는 길(질리안 조 시걸 지음, 이지민 옮김, 신밧드프레스 펴냄) 워런 버핏, 앤더슨 쿠퍼, 마이클 블룸버그까지 30명의 명사들이 들려주는 인생과 성공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삶에서 험난하고 힘겨운 일들을 겪은 이들이 자신의 경험을 성공의 발판으로 삼게 된 과정을 상세하게 풀었다. 블룸버그는 직장 내 정치싸움으로 해고된 후 블룸버그 통신을 창업했고 억만장자 사업가 세라 블레이클리는 전화번호부를 든 채 집집마다 팩스 기계를 팔려다 쫓겨나곤 했다. 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매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열정을 유지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320쪽. 1만 5000원. 책·잡지·신문·자료의 수호자(정진석 지음, 소명출판 펴냄) 다양한 종류의 출판물을 수집해 연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 보존한 문화재 수호자들을 다뤘다. 저자는 40년 넘는 기간 한국 언론사를 연구하면서 만난 장서가들을 한 권에 모아 소개하고 있다. 신문 수집가 오한근, 잡지 수집가이면서 서지학자였던 백순재, 서울대 도서관 사서로 근무하며 언론연표를 작성한 계훈모 선생 등 끈기와 집념, 사명감으로 지식의 보물창고를 지키고 탐험로를 개척한 사람들이다. 219쪽. 1만 5000원. 만화로 보는 마르크스의 자본론(데이비드 스미스 지음, 필 에번스 그림, 권예리 옮김, 다른 펴냄)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도록 만화로 풀었다. 책은 마르크스의 관점에서 자본주의란 일반화된 상품의 생산과 판매에 근간을 둔 사회다. 상품의 본질을 알아야 사회를 이해할 수 있다. 책은 ‘상품’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해 ‘사용가치의 소외’, ‘과잉생산’, ‘교환가치’, ‘추상적 노동’, ‘구체적 노동의 소외’ 등 18개 주제별로 나눠 각각의 개념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자본론의 전체 논리를 차곡차곡 쌓아간다. 방대하고 난해한 ‘자본론’을 풍부한 예시로 설명을 곁들여 이해를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 240쪽. 1만 5000원. 생각하는 미카를 위하여(오준 지음, 오픈하우스 펴냄) “대한민국 국민에게 북한 사람들은 그저 아무나가 아닙니다.” 2014년 12월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명연설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화제가 됐던 오준 유엔 주재 한국대사의 에세이집. 37년 동안 외교관을 하면서 갖게 된 세계와 인간의 삶에 관한 생각을 정리했다. 유엔 대사로서의 일과를 따라가며 빈부격차, 폭력, 전쟁 등 현안들에 대한 상념을 기록한 ‘세상 속의 하루’, 개인사를 되짚은 ‘내가 살아온 세상’ 그리고 ‘미카의 세상’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미카는 글 속에 나오는 개미 캐릭터의 이름. 개미의 세계를 인간 세계에 비유해 우리의 삶과 신적인 존재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시선이 흥미롭다. 203쪽. 1만 2000원.
  • [여의도 블로그] 軍 복무 기간 18개월 공약 ‘포퓰리즘’

    가칭 ‘국민회의’ 창당을 추진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23일 파격적인 ‘청년 군 복무정책’을 내놓았다. 군 의무복무 기간을 현행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하고, 전역 시 퇴직금 1000만원을 지급한다는 게 골자다. 천 의원 측 박주현 정책위원장은 “전역퇴직금은 군복무를 한 젊은 남성에 대한 국가적 보상이며 실질적으로 입직연령을 낮출 수 있는 효율적 방안”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한 해 제대사병이 25만명인데 1000만원씩 지급하면 2조 5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무기 구입비 15조원 중 3조원 정도는 불필요하다고 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재원 확보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다. 선거용 포퓰리즘이라는 인상을 떨치기 힘든 대목이다. 군사평론가인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도 페이스북에 “오직 돈과 시혜를 베푸는 방안만 제시한 군사 포퓰리즘”이라며 “아주 위험한 사고방식이다. 사고의 수준이 너무 얕다”고 비판했다. 청춘을 국가에 헌신한 청년들에게 국가가 보답하는 공약을 반대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진지함과 정교함이 결여돼 공수표가 된다면 그 청년들의 숭고함이 큰 상처를 입을 것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영화 多樂房] ‘마카담 스토리’, 추락한 인생 고독한 위로

    [영화 多樂房] ‘마카담 스토리’, 추락한 인생 고독한 위로

    엘리베이터 교체에 대해 의논하기 위해 모인 마카담 아파트의 주민들. 이들의 얼굴은 모두 낡은 아파트 건물처럼 창백하고 굳어 있다. 2층에 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교체 비용을 낼 수 없다고 말한 스테른코비츠는 홀로 나머지 주민들 전체와 마주 본다. 군중 속의 고독이 무엇인지 단순하면서도 명확하게 묘사한 이 첫 번째 신 이후, 사뮈엘 벤체트리 감독은 마카담 주민 몇 사람을 표본 삼아 인간의 외로움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든다. 다리를 다친 스테른코비츠, 아들이 수감돼 있는 하미다, 엄마와 살고 있지만 늘 혼자인 10대 소년 샬리가 그 주인공들이다. 1.33대1의 화면 비율이 아파트의 좁은 복도와 집 안을 한층 답답해 보이도록 만드는 가운데 끈질기게 한 사람씩만 비추던 카메라는 영화가 시작한 지 23분이 지나서야 스테른코비츠와 그에게 먼저 말을 걸어온 간호사를 함께 화면에 담는다. 스테른코비츠가 휠체어를 밀며 간호사에게 다가가는 장면은 이 정적인 영화에서 매우 저돌적인 카메라워크를 사용한 부분 중 하나다. 두 사람의 ‘투 샷’은 이들의 첫 만남만큼이나 짧게 끝나지만, 외로운 사람들에게 찾아온 기적 같은 만남의 순간을 전달하기에 충분히 강렬하다. 마찬가지로 샬리는 앞집에 이사 온 여배우 잔과 대화를 시작하고, 하미다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실수로 추락한 우주비행사 존과 며칠간 은밀한 동거를 하게 된다. 이들 인물은 섞이거나 조우하는 일 없이 독립된 세 개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도 각각 상대방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고 결핍을 채우며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는 점에서 구조적, 주제적으로 통일돼 있다. 나직하면서도 묵직하게 관객들을 끌어당기는 ‘마카담 스토리’의 힘은 철저히 계산된 미장센과 고급스러운 유머 감각, 세 쌍의 색깔 있는 캐릭터들로부터 나온다. 그 자체로 공허함, 호기심, 교감 및 위로의 감정들을 표현하는 세팅과 인물 배치를 보는 즐거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터져 나오는 위트 넘치는 대사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외로움을 아로새긴 듯한 얼굴의 스테른코비츠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타인에게 늘 친절한 하미다,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미소를 잃어버린 잔도 인상적이지만 여섯 명의 인물 중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우주비행사 존이라고 할 수 있다. 광활한 우주와 마카담의 공간적 대비, 언어 및 문화 차이가 존과 마카담 주민들의 간극을 잘 드러낸다. 그러나 감독은 ‘그래비티’(2013)를 인용함으로써 우주를 유영하는 존의 실존적 외로움을 암시하며 다른 이들과의 유사성을 끌어낸다. 동시에 존은 마카담 주민들이 정서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추락’을 물리적 차원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일종의 대표성을 띠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하미드와 존이 나란히 앉아 쿠스쿠스(중동 지역의 전통 음식)를 먹으며 노래를 교환하는 장면의 따뜻한 색감은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잿빛 이미지들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살면서 한번쯤 인생의 추락을 경험한 적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24일 개봉. 12세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요즘 19禁 흥행 코드, 간지&포스

    요즘 19禁 흥행 코드, 간지&포스

    범죄 스릴러 ‘내부자들’이 마침내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으로 역대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청불 외화로는 사상 처음으로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가 관객 600만명을 돌파했다. 그간 흥행 전선에서 뒤처졌던 청불 영화가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7일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내부자들’은 전날 하루 5만 6979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 619만 2156명을 기록해 2010년 원빈 주연의 액션물 ‘아저씨’(617만명)를 제쳤다. 지금까지 통합전산망 기준으로 600만명을 넘긴 청불 작품은 두 작품과 ‘킹스맨…’(612만명)밖에 없다. 통합전산망 집계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 배급사 집계까지 끌어들이더라도 2001년 ‘친구’(818만명)와 2006년 ‘타짜’(684만명)까지 다섯 편에 불과하다. 이번 주 ‘히말라야’ ‘대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등의 대작이 줄줄이 개봉하는 바람에 상영 스크린이 크게 줄었지만 ‘내부자들’의 행진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기력·인지도 갖춘 ‘男배우물’의 정점” ‘내부자들’의 흥행 요인은 러닝타임 130분 내내 관객 시선과 호흡을 쥐고 흔드는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의 빼어난 연기와 우민호 감독의 연출력이 첫손으로 꼽힌다. 여기에 윤태호 작가의 원작 웹툰이 이야기를 끝맺지 못하고 연재가 중단돼 결말에 대한 궁금증이 컸던 점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용철 영화평론가는 “연기력과 인지도를 동시에 갖춘 남자 배우 2~3명이 전면에 나서고 사회 부조리까지 담아내는 범죄 스릴러, 액션물이 청불 영화에서 흥행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내부자들’은 이러한 흐름에 정점을 찍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청불 영화는 10대 관객은 만나지 못하고, 잔혹한 내용이 있는 경우 여성 관객도 일부 포기해야 하는 핸디캡이 있다. 이 때문에 600만명을 넘어선 청불 영화가 더 낮은 연령대 관람 등급을 받았더라면 1000만명은 거뜬히 넘긴다는 게 국내 영화계의 중론이다. ‘킹스맨’ ‘내부자들’의 홍보를 담당한 호호호비치의 이채현 실장은 “각종 패러디 등이 쏟아지는 것을 보면 1000만 영화보다 파급 효과는 센 것 같다”고 말했다. ●1970년대 흥행 코드는 겨울여자 등 ‘멜로’ 물론 관람 등급이 내려갈수록 흥행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 국내 영화의 경우 15세 이상 관람가, 외화의 경우 12세 이상 관람가가 주요 흥행 등급으로 여겨진다. 배급사 집계까지 포함한 역대 1000만 영화 17편 중 15세 이상 관람가는 10편으로 모두 한국 영화가 차지했다. 12세 이상 관람가는 6편으로, 이 중 ‘아바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인터스텔라’ 등 외화가 절반이다. 전체 관람가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인 ‘겨울왕국’ 단 1편에 불과했다. 청불 영화가 흥행에서 늘 고전했던 것은 아니다. 또 요즘 청불 영화는 범죄물이 주름잡고 있지만 과거에는 흥행 코드도 달랐다. 1970~80년대는 애들은 저리 가야 하는 영화의 전성시대였다. 서울 기준으로 58만명을 동원했던 ‘겨울여자’로 대표되는 1970년대에는 성인 멜로물이 흐름을 이뤘다. 특히 ‘별들의 고향’(46만명), ‘영자의 전성시대’(36만명) 등 ‘호스티스 영화’가 인기였다. ●1980년대 들어서는 ‘어우동’ 등 에로 인기 1980년대 들어서는 에로 영화가 새 흥행 코드로 등장한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케이블TV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보면 쌍문동 삼총사 류준열, 고경표, 이동휘가 동시상영하는 ‘매춘’ 등을 보러 갔다가 학주(학생주임)인 동휘 아버지에게 붙잡히는 장면이 나온다. ‘매춘’은 1988년 서울에서만 43만명을 동원한 그해 최고 흥행 방화였다. 1980년대 한국 영화 흥행 톱 10에는 ‘어우동’ ‘애마부인’ ‘매춘’ 등의 에로물과 성인 멜로물 7편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1990년대는 과도기다. ‘결혼 이야기’(53만명), ‘닥터봉’(38만명) 등 로맨틱 코미디의 원조 격인 작품들이 청불 영화로 체면치레하기도 했으나 ‘장군의 아들’ ‘서편제’ ‘투캅스’ ‘편지’ ‘쉬리’ 등 다양한 장르의 12~15세 관람가 작품이 박스오피스를 점령하기 시작한 것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외국인 관장 선임에 침묵하는 이유/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세종로의 아침] 외국인 관장 선임에 침묵하는 이유/함혜리 문화부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4일자로 스페인 국적의 바르토메우 마리 리바스(49)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에 임명했다. 1969년 국립현대미술관 개관 이래 첫 외국인 관장이며, 외국인이 문체부 산하 문화예술기관 수장으로 취임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2000년 개방형 직위 제도 도입 이후 공모로 선임되는 국내 공공기관의 첫 외국인 수장이다. 의미심장한 사건임에도 미술계의 반응은 잠잠하다. 몇 달 전부터 예견된 일이라 김이 빠져서일까. 논란이 거셌던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조용하다. 이렇게 조용한 것이 1년 2개월간 장고 끝에 진짜 제대로 된 적임자를 뽑았다고 보기 때문일까? 아니라고 본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장 임명을 강행한 문체부는 이 침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정형민 전 관장이 학예연구사 부당 채용 파문으로 직위해제된 뒤 올해 1~3월 관장 공모 절차를 진행했다. 인사혁신처는 미술평론가 윤진섭씨와 최효준 전 경기도 미술관장을 최종 후보로 문체부에 통보했으나 두 달간 뭉그적거리다 6월 재공모하겠다고 발표했다. 김종덕 장관은 8월 미술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홍익대와 서울대의 ‘파벌싸움’을 거론하며 “외국인 관장도 가능하다”는 말을 했다. 미술계에 두 학교 출신만 있는 것도 아닌데 서울대와 홍대의 파벌을 다스리겠다면서 외국인을 영입하겠다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실험적인 예술을 다루는 비엔날레의 예술감독도 아니고 스포츠 경기 감독도 아닌, 우리의 정신 문화를 다루는 한국 유일의 국립미술관 수장으로 외국인이 선임되는 것에 국내 미술계는 강력 반발했다. 그가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장 재직 당시 스페인 군주제를 풍자하며 예술과 권력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다룬 작품을 전시하지 않으려고 행사를 전시개관 직전에 취소하고, 두 명의 큐레이터를 해고했다는 전적을 거론하며 집단적인 반대 의사 표명을 하기도 했다. 김 장관의 의지대로 짜인 프레임에서 제대로 능력을 갖춘 인사가 지원할 리 만무했다. 외국인 한 명을 포함해 3명으로 후보가 압축됐지만 마리 관장이 낙점됐다. 한 미술계 인사는 “결과적으로 내국인 중에 적격자의 범주에 들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린 것 아니냐”며 “지금까지 미술계 발전을 위해 몸 바쳐 일한 사람들의 허탈감과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상처가 크다”고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늬뿐인 공모제, 책임운영 기관의 한계, 지지부진한 법인화 문제 등.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소통의 부재였다. 문체부와 미술계, 국립현대미술관과 미술계가 좋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없었다. 입맛에 맞는 언론사를 골라서 정보를 흘리는 것을 소통이라고 한다면 그건 어불성설이다. 마리 관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외국인이 선임된 데 대해 국내 미술계의 반대가 크다고 하자 “애석하고 아쉬운 일”이라며 “앞으로 활동과 결과를 보고 판단해 달라”고 했다. 1년 안에 대화할 수 있는 수준의 한국어를 습득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가 미술인들의 상처를 어떻게 보듬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lot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나누고 공유해야 더 잘살 수 있다/최연순 사회평론 편집이사

    [옴부즈맨 칼럼] 나누고 공유해야 더 잘살 수 있다/최연순 사회평론 편집이사

    ‘소유의 종말’ 현실화…. ‘공유경제 급속 확산’(12월 5일자 서울신문 1면 커버스토리)이라는 제목의 기사 내용은 어떤 당위적인 논리보다 설득력이 있었다.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이 “앞으로 40년은 자본주의와 공유경제라는 두 개의 상이한 경제가 함께 존재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을 때만 해도 ‘왜’ 라는 질문이 우선 머리에 떠올랐었다. 자본주의는 ‘소유’에 대한 극대화된 욕망으로 그 본질이 대변되는 사회가 아닌가. 그래서 지금 나도, 이웃도, 주변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도, 사회 전체도 더 많은 돈을, 더 큰 집을, 더 좋은 학력을, 더 많은 땅을(소유가 가능한 사람이 정말 소수이겠지만), 더 좋은 스펙을, 성공을 소유하기 위해 이렇게 죽을 힘을 다해 발버둥치며 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아침마다 미처 젖은 머리카락을 말리지도 못한 채 집에서 튀어나와 일터로 향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공유경제가 “내게 필요하지 않은 것은 남에게 빌려주고, 거꾸로 내게 필요하지만 없는 것은 남에게 빌려 쓰는 것”이라고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거나, 적은 비용으로 혹은 교환의 형태로 내게 필요한 정보, 물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귀가 솔깃해진다. 기사에서 예를 든 카카오택시는 정말 적절한 경우다. 손님을 찾아 헤매는 택시 운전기사와 급한데 도저히 택시를 잡을 수 없는 진땀 나는 경험을 해 본 사람이라면 카카오택시 앱을 반기며 설치할 것이다. 앱을 극도로 적게 깔고 있는 나조차도 카카오택시 앱은 자진해서 설치할 정도이니까. 양쪽이 앱이라는 플랫폼을 공유하며 서로의 필요를 아주 편리하게 충족시킬 수 있으니 이제 ‘공유경제’가 왜 대세가 된다는 얘기인지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그러잖아도 얼마 전부터 공동으로 주거하는 주택 형태에 관한 다큐멘터리나 조합의 형식으로 어떤 노동이나 가치를 나누는 이야기들에 예전과 달리 관심이 많아졌다.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우선은 직장 다니며 아이 키우고 살림하는 것에 한계를 느끼는 나의 절실함 때문이다. 이제 우리 다음 세대의 여성들은 정말이지 이렇게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아이가 커 가니까 더 자주 하게 된다. 더 나이가 들면 직장맘의 아이들을 오후에 3~4시간 정도 봐 주는 일을 꼭 하겠다고 결심한 것도 그 오후의 몇 시간(학원으로도 감당이 되지 않아 비는)이 얼마나 절실한지 알고 있어서다. 또한 한참 더 나이 들어 가족에게 의존해 부담을 주며 살고 싶지는 않은데, 다른 사람의 도움은 필요하니(아프면 119에 전화라도 해줄 수 있는) 내게 있는 시간과 노하우를 나누어 주며 그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주거 형식 등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된다. 아마도 이런 주거 형식은 ‘공유’가 필요에 의해 소규모로 극대화됐을 때겠지만, 기사를 읽으며 매우 느슨한 방식으로 ‘공유’를 하며 삶의 질이 높아질 가능성은 매우 크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더구나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해 오프라인에서 부족한 커뮤니케이션을 보충할 수 있는 플랫폼도 충분하다고 하지 않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나누고, 공유하는 건 어떤 이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는 걸 깨닫기에 연말이라는 시기는 너무 적절한 것 같다.
  • [영화 多樂房] ‘라스트 탱고’

    [영화 多樂房] ‘라스트 탱고’

    빔 벤더스 감독의 다큐멘터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다큐멘터리의 개념을 뛰어넘는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1999)과 ‘피나 3D’(2011)가 공히 성취해 낸 것은 다큐멘터리의 스펙트럼을 넓힘으로써 이 장르가 전달할 수 있는 감정의 진폭을 확장시켰다는 점이다. 벤더스가 제작을 맡은 ‘라스트 탱고’는 비록 연출작들만큼의 과감함은 덜하지만, 그의 다큐들에서 봐 왔던 솔직함과 상상력이 그대로 담겨 있다. ‘어 트릭 오브 더 라이트’(1995) 스태프로 시작해 약 20년간 벤더스와 함께 작업하면서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성장한 게르만 크랄은 영화 내내 탱고의 강렬함과 우아함을 전달하며 가슴을 뜨겁게 한다. 마리아 니브 리고, 후안 카를로스 코페스는 탱고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커플로 기억되는 댄서들이다. ‘라스트 탱고’는 50년간 계속되었던 두 사람의 춤사위와 굴곡진 인생을 함께 반추해 나간다. 삶이 춤이었고, 곧 사랑이었던 젊은 시절부터 부침을 계속했던 관계 속에 춤으로 애증을 표현했던 나날들까지, 가감 없는 그들의 이야기가 때로는 격렬하게 때로는 애절하게 스크린을 수놓는다. 부부로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성격 차를 극복하기 어려웠지만, 완벽한 파트너로서의 운명까지 거부할 수는 없었던 두 사람은 반 세기 동안 함께 탱고의 역사를 써내려가며 그대로 살아 있는 전설이 되었다. 오래된 영상 자료들을 통해 만나는 그들의 앙상블은 다른 커플들이 감히 흉내 내기 어려운 경지에 도달해 있다. 매끈한 몸매와 우아한 얼굴을 가진 마리아는 까다로운 리듬도 경쾌한 스텝으로 소화해 내고, 중후한 멋을 가진 후안은 완벽한 타이밍으로 그녀를 리드해 간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합을 맞춰 움직이는 두 사람의 춤은 불변의 수학 공식이나 엄격하게 연주한 바흐의 음악을 떠올리게 한다. 후미진 클럽에서나 추던 탱고를 예술 공연으로 승화시켰다는 그들의 명성을 확인하기에 충분하다. ‘라스트 탱고’는 형식적으로도 신선하고 흥미로운 작품이다.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후배 댄서들이 직접 인터뷰어로 등장해 이야기를 나누는가 하면 두 선배의 만남과 이별을 탱고로 재연하는 등 뮤지컬 영화와 다큐를 혼합한 독특한 양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의 사이가 멀어졌던 당시를 극화한 춤은 매우 인상적이다. 댄서들은 갈등의 불꽃을 격렬하면서도 절도 있는 안무로 표현해 내는데, 마리아와 후안의 실제 이야기가 녹아 있다는 점에서 리얼리티가 강하게 느껴진다. 루이스 보르다, 리디아 보르다 남매를 비롯한 유명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OST는 댄서들의 동작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러닝 타임 내내 귀를 즐겁게 한다. 화려하지만 결코 과시하지 않는 탱고의 매력을 이들의 음악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위대한 탱고 커플에 대한 오마주를 넘어 예술과 예술가들을 사랑하는 모든 후세들에게 영감과 감동을 불어넣을 다큐멘터리다. 31일 개봉. 12세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뻔한 교훈 말고 ‘진짜 청소년 고민’ 읽고 싶다면

    뻔한 교훈 말고 ‘진짜 청소년 고민’ 읽고 싶다면

    청소년들의 불안과 고민을 구성하는 주요 화두를 소설화한 ‘청소년 테마 소설’이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나란히 나왔다. 각각 일곱 명의 작가들이 정체성과 중독을 주제로 쓴 단편소설들을 묶은 ‘존재의 아우성’과 ‘중독의 농도’다. ‘존재의 아우성’은 매 순간 흔들리기도, 의식의 저편으로 숨어 버리기도 하는 정체성을 탐구했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가 등 청소년들이 소외된 존재, 기계화된 존재가 아니라 진정한 삶의 주인이 돼 살아갈 수 있도록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중독의 농도’는 중독이란 무엇인지, 중독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파고들었다. 나를 즐겁게 하는 대상과 나 자신 사이의 적절한 거리와 균형을 유지하게 하고, 주체로서의 삶을 살아가게 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유영진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는 “‘청소년 테마 소설’ 작품들은 청소년들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교훈을 전해 주려 하지 않는다”며 “청소년들이 고민하고 있거나 앞으로 마주하게 될 문제들이 우리 삶에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지 세심히 짚고, 과연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지하게 묻고 있다”고 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란 개혁파의 반란… ‘금기’인 최고지도자 후계 건드리다

    이란 개혁파의 반란… ‘금기’인 최고지도자 후계 건드리다

    미국 등 주요 강대국과 핵 합의를 이끌어낸 이란 개혁파가 ‘금기 사항’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후계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내년 2월 총선을 앞두고 하메네이 후계 논의를 선점해 핵 합의 이행 등 개혁·개방 정책을 확고히 하고자 하는 개혁파의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혁명 1세대로 대통령을 지낸 중도 개혁 성향의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81)는 13일(현지시간) 이란 통신 ILNA와의 인터뷰에서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전문가의회가 하메네이의 후계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올해 76세로 고령이지만 26년간 최고지도자로서 이란의 정치·종교·군사·언론 등 전 부문을 장악해 왔기에 이란에서 하메네이의 후계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금기로 여겨진다. 라프산자니는 인터뷰에서 “새 최고지도자가 임명돼야 할 때가 오면 전문가의회는 행동에 나설 것”이라면서 “전문가의회는 이를 위해 현재 여러 대안을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가의회는 최고지도자 자격을 갖춘 인물의 명단을 작성하기 위해 의회 내에 소위원회를 구성했다”며 이례적으로 최고지도자 선출 과정을 자세히 밝혔다. 국민 직선으로 선출되는 전문가의회는 종신직인 최고지도자 유고 시 후임을 선출할 권한을 갖고 있으며, 최고지도자 감독·해임권도 보유하고 있다. 라프산자니의 하메네이 후계 언급은 내년 2월 치러질 국회와 전문가의회 선거를 겨냥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프산자니가 금기를 깨고 최고지도자 후계 문제를 거론함으로써 2개월 남은 선거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하메네이 체제에 염증을 느끼는 개혁파와 청년층을 결집시키고자 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라프산자니가 개혁 성향의 현직 대통령 하산 로하니(67)의 정치적 동지라는 점을 감안하면 라프산자니의 발언은 이란 개혁파의 의도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로하니의 최대 치적인 핵 합의의 안정적인 이행을 위해서는 현재 보수파가 장악한 국회에서 개혁파의 영향력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파의 저항은 만만치 않다. 하메네이는 이란의 외교안보정책 총책임자로서 로하니의 핵 합의를 사실상 추인했지만, 로하니와 개혁파가 그 이상의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데에는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하메네이는 “미국이 섹스와 돈을 이용해 이란의 엘리트에게 서양의 사고방식을 침투시키고 있다”며 개혁파에 경고를 보냈다. 이란에서 선거관리와 후보자격심사는 헌법수호위원회가 담당하는데, 보수파가 장악한 위원회가 내년 2월 선거에 출마할 많은 개혁파 후보를 걸러낼 전망이다. 개혁파와 보수파가 내년 2월 선거를 두고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이란 이슬람혁명의 주역이자 정신적 지주였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 하산 호메이니(43)가 지난 9일 전문가의회 선거 출마를 선언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산 호메이니는 라프산자니를 비롯한 개혁파 원로들로부터 강력한 출마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파는 2013년 대선 때 규합해 같은 성향의 로하니를 당선시킨 바 있다. 하산 호메이니는 가문적 배경 덕분에 보수파에서도 대놓고 반대할 수 없는 후보라는 점에서 개혁파로부터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받아왔다. 하산 호메이니는 “이란의 청년들이 할아버지 호메이니의 신념에 대해 오해하고 있다”면서 ”할아버지의 유산을 되살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란 정치평론가 자에드 라이라즈는 “하산 호메이니의 출마는 법에 의한 지배라는 이슬람혁명의 원칙을 되살리고 혁명수비대로 대표되는 군부의 손아귀에서 이란을 구출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기성작가 뺨치는 신인들…살기 벅찬 세상을 담았다”

    “기성작가 뺨치는 신인들…살기 벅찬 세상을 담았다”

    2016 서울신문 신춘문예가 진일보했다. 신인 작가 최고의 등용문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기성 작가들의 작품과 견줘도 뒤지지 않을 수작들이 국내외에서 대거 몰렸다. 이번 신춘문예 등단 작가들이 침체된 한국 문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7일 마감된 응모작은 모두 4041편이다. 분야별로는 시 2640편, 소설 429편, 시조 595편, 희곡 155편, 동화 213편, 평론 9편이다. 지난해보다 시(2905편), 소설(445편), 희곡(206편), 동화(257편), 평론(11편)은 소폭 줄었지만 시조(446편)는 큰 폭으로 늘었다. 시는 예년에 비해 산문화 경향이 두드려졌다. 내용 면에선 세대 차이가 확연히 느껴지고, ‘나 하나도 살기 벅찬’ 현시대를 반영하는 작품이 많았다. 개인적인 사유나 정서보다는 다른 텍스트나 책, 영화, 드라마, 그림, 음악 같은 데서 모티브를 차용한 작품이 적지 않았다. 시 예심을 맡은 김선우 시인은 “사회적 약자와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정서가 약해졌다. 파편화되고 소통이 이뤄지지 않고 개인의 고립감이 깊어지는 시대 상황을 반영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나 혼자 살기도 급급해진 힘든 현실이 나 아닌 다른 외부 세상이나 타자에 시선을 돌릴 만한 여력을 갖지 못하게 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강계숙 문학평론가는 “세대 차가 심해지는 현상이 시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20대 초반의 젊은층이 쓴 시와 중장년층이 쓴 시가 뚜렷하게 구별된다. 인생을 되돌아보는 나이에 접어들지 않은 세대는 그 세대의 시들을 공감하기 힘들고, 자기 얘기에 치중하면서 자기 내면을 드러내는 데 집중하는 세대의 시들은 인생 경험이 쌓인 세대가 공감하기 어렵다”고 평했다. 두 심사위원은 “이야기 출처가 생생한 생활 경험이 아니라 다른 텍스트에서 나와 유사하다고 느껴지는 걸 차용하는 형태여서 전반적으로 정서가 메마르고 건조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고유의 목소리나 환상, 이미지 같은 개성을 찾아보기 드물었다” 등 따끔한 지적도 했다. 소설도 영화나 다른 명작 소설 같은 데서 모티브를 가져온 게 많았다. 대다수 작품이 연인, 부부 등 작은 단위의 인간관계를 소재로 삼았고 내용은 연애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한때 유행했던 고시원, 원룸을 무대로 한 ‘20대 백수 소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예심에 참여한 편혜영 작가는 “인간관계를 사회적 맥락에서 보지 못하고 축소된 표피적 맥락에서 보고 있다. 작은 단위의 인간관계마저 폭력으로 파탄 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고 진단했다. 전성태 작가는 “소설은 독자들이 그 안에 들어가 고민해 볼 수 있는 틈, 여백과 여백 사이가 있어야 하는데 상황 중심으로만 전개된다. 묘사도 없다. 묘사가 없는 소설들은 한두 편의 실험 소설로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전반적인 추세가 된다면 소설 존립 근간이 흔들린다. 상상력이 너무 영상화됐기 때문인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경재 문학평론가는 “연애 얘기가 압도적인데 모두 다 ‘사랑 없는 사랑 소설’이다. 관계가 파탄 나거나 전혀 사랑이 아닌 관계인데도 사랑으로 포장돼 있다. 상상력도 신인의 참신함보단 익숙하고 어디선가 본 듯한 ‘전형화된 상상력’을 보였다”고 평했다. 시조는 예년과 달리 타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우리 시대의 당면 문제들을 직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심사위원인 박기섭 시조시인은 “그동안 자연, 역사 문제에 치중해 왔던 데서 벗어나 현실 문제나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쪽으로 확 바뀌었다. 청년실업, 구조조명, 명예퇴직 등 사회문제에 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살아 있는 시로서의 시조의 모습을 보여 주는 작품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근배 시조시인은 “시조가 옛 형식을 갖고 있어 낡거나 서정적인 것만 글감으로 쓸 것이라는 보편적 인식을 깼다. 당대 우리 사회의 문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그늘을 자유시보다 더 깊게 파고들어 형상화했다”고 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불혹 맞은 ‘문학과 지성’ 한국 평론 흐름 한눈에

    불혹 맞은 ‘문학과 지성’ 한국 평론 흐름 한눈에

    문학과지성사(문지)가 지난 12일 창사 40주년을 맞아 기념 책들을 출간했다. ‘한국 문학의 가능성’, ‘문학과지성 창간 10주년 기념호 복각본’, ‘김현의 행복한 책읽기’ 세 권이다. 문지는 1975년 12월 12일 설립됐지만 그 근간은 5년 전 마련됐다. 1968년 문학평론가 김현 등 ‘산문시대’와 ‘사계’ 동인들이 중심이 돼 결성한 문학동인 단체 ‘68문학’ 해체 이후 ‘68문학’ 비평가들이 다시 뭉쳐 1970년 계간 ‘문학과지성’(‘문지’)을 창간한 것. ‘문지’는 폐간 뒤 ‘문학과사회’로 창간되는 등 세대교체를 네 번 거듭하며 현재 5세대 체제를 맞았다. ‘한국 문학의 가능성’은 40년 넘게 ‘문지’의 핵심이 돼 온 1~4세대 ‘문지’ 동인들의 평문을 모은 선집이다. 1970년 ‘문지’ 창간 동인인 문학평론가 김현부터 가장 젊은 세대인 문학평론가 강동호까지 총 21명의 ‘문지’ 동인들이 계간지에 실렸거나 문지에서 평론집으로 묶었던 글들 중 각자 한 편씩을 엄선했다. 고인의 경우 ‘문지’ 편집위원이 대리 선정했다. ‘문학과지성 창간 10주년 기념호 복각본’은 창간 10주년을 맞아 발행하려다 신군부에 의해 강제 폐간된 계간 ‘문학과지성’ 1980년 가을호(통권 41호)의 복각본(復刻本)으로, 잡지가 기획된 지 35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당시 편집 동인들은 표지와 목차 없이 교정지 50부를 만들어 지인들과 나눠 가졌다. 복각본은 당시 제작하려 했던 원형을 그대로 살려 본문, 차례 등 모든 형태와 내용을 본래 모습대로 만들었다. 폐간 당시 편집동인 중 한 명이었던 문학평론가 김병익은 “10주년 기념호는 공식적인 목록으로 등재되거나 시장에 암매되지 않은, 잉태는 했지만 출산은 못한 불운한 책”이라며 “35년 만에 이 책을 다시 들춰 보며 느끼는 소회도 각별하지만 이름만 듣고 실제를 보지 못한 젊은 독자들에게도 따뜻한 기대감을 채워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의 행복한 책읽기’는 김현이 1985년 12월 30일부터 1989년 12월 12일까지 쓴 381일치 일기이자 유고로, 일기문학의 뛰어난 예로 꼽힌다. 김현 사유의 궤적들과 문학 밑그림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92년 초판 간행 이후 23년 만에 나온 특별 개정판이다. 출판사 측은 “이번 개정판의 본문은 일기 본연의 ‘시간 여행’적 특징을 담아내는 새로운 틀에 앉혔고, 독자들에게 친숙한 맞춤법을 적용해 가독성과 자료로서 실증적 가치를 높이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절제된 색채… 현실과 비현실 넘나들다

    절제된 색채… 현실과 비현실 넘나들다

    낭만이 살아 있던 시절의 대한민국 미술계에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취향을 지닌 멋쟁이가 있었다. 한국 추상미술의 1세대이자 초현실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권옥연(1923~2011) 화백이다. 차분한 청회색의 풍부한 질감과 신비한 형태들로 독자적인 조형세계를 구축했던 그는 서구식 로맨티스트였지만 누구보다도 우리의 자연과 전통미의 가치를 지키는 데 열과 성을 쏟았다. 민예품 애호가였던 그는 전통 목가구와 집기, 석물들을 수집해 늘 곁에 두고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 부인인 연극인 이병복(88) 여사와 함께 1960년대 후반부터 금곡의 궁집을 비롯해 사라질 위기의 고택들을 매입해 경기도의 남양주에 이전 복원하고 자신의 호를 딴 무의자(無衣子) 박물관을 만들기도 했다. 오는 16일은 그가 모든 것을 남기고 떠난 지 4주기가 되는 날이다. 가나문화재단은 권 화백의 4주기를 맞아 대규모 회고전을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고 있다. 별세 이후 처음 열리는 회고전에선 권 화백 특유의 조형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장 입구에는 40대 시절 권 화백의 사진과 함께 권 화백의 작업실을 재현해 놓았다. 아틀리에를 재현하면서 이 여사는 권 화백이 무대 소품으로 써보라며 만들어 주었던 달력 종이를 꼬아 만든 지승 작품들을 설치했다. 이 여사는 문화예술 공연에 대한 인식이 전무하다시피 한 1966년 극단 자유를 창단해 100여편의 작품을 공연했으며 무대미술과 의상을 하나의 예술로 끌어올린 1세대 무대 미술가다. 함경남도 함흥의 명문가였던 권진사댁 5대 독자로 태어난 권 화백은 경성제2고등보통학교(현 경복고)에서 미술부 활동을 하며 화가의 꿈을 키웠다. 도쿄의 제국미술학교(현 무사시노 미술대학)와 프랑스 파리 유학을 거치며 상징주의, 후기 인상주의, 앵포르멜, 초현실주의 등 동시대의 주요한 미술사조를 접했다. 그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서구 미술에 한국적인 향토성을 융화시킬 수 있는 조형언어를 찾으려 했다.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머물러야 하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모색하면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계와 모티브를 만들어 나갔다. 본격적인 그의 화업은 프랑스 체류기와 1960년대의 토속적 추상화 시기, 1970년대 이후의 초현실적 경향의 구상화 시대로 나뉜다. 그는 1958년 파리의 살롱 도톤과 레알리테 누벨전에 야생의 동물들과 마른 나뭇가지 같은 형상들이 두껍게 발라진 무채색의 추상 풍경화 ‘절규’를 출품했다. 초현실주의 운동의 선구자였던 앙드레 브르통은 그의 작품을 ‘현실을 넘어선 동양적 초현실주의’라고 극찬했다고 전해진다. 1960년 귀국 후 절제된 색채를 바탕으로 한 풍경화와 인물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청색, 회색, 녹색 등을 여러 번 덧칠해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풍경은 특유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미묘한 회색조의 변화와 함께 상념에 빠진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의 인물화는 대부분 모델 없이 그려진 것이 특징이다. 1970년대는 권 화백이 여성 인물화를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던 시기다. 대상이 없는 그림 속 인물들은 그의 추상화처럼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슬픔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1980년대 접어들면서 권 화백은 전통적인 기물의 형상을 풍경 또는 추상 화면에 담기 시작했다. 솟대, 호롱불, 당산나무와 오방색의 천, 달과 기러기 등 전통적인 소재 위에 특유의 회색빛 어두운 색조가 더해지면서 화면은 더욱 신비롭고 장중한 분위기를 갖게 된다. 평론가 김미정은 전시 서문에 “그는 시대에 따라 구상에서 추상으로 변화하고 풍경화, 인물화, 정물화를 가리지 않고 그렸지만 초기 회화에 나타나는 염원하는 듯한 특유의 푸른 색조와 암시적인 사물의 묘사는 평생 일관되었다”고 적었다. 전시는 내년 1월 24일까지. (02)720-1054.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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