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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란스러운 세상 어떻게 볼 것인가

    혼란스러운 세상 어떻게 볼 것인가

    예술가들은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작품을 통해 전달한다. 한국형 비디오아트의 선구자로 불리는 고 박현기(1942~2000)는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늘 해 왔다. 우리가 실제로 보고 느낀다고 믿는 현실 세계는 과연 진짜일까? 저 너머에 모든 것을 관장하는 우주적 질서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을 압축한 ‘소우주’를 표현하는 방식은 무엇일까? 모니터를 나무, 돌, 대리석 등과 함께 설치하고, 영상들을 중첩하고 조합해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작업활동을 이어갔던 박현기의 드로잉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전시가 서울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리고 있다. ‘박현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전은 그가 1993~1994년 집중적으로 제작한 오일스틱 드로잉 20여점을 주요 설치 작품들과 함께 보여준다. 박현기의 드로잉 작업들은 2010년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그의 10주기 전시에서 소개됐고 2015년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을 통해서도 일부 공개됐었다. 하지만 수십점이 한꺼번에 선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7년 만에 전시를 마련한 갤러리현대 도영태 대표는 “비디오아티스트로만 인식된 박현기의 외연을 확장하고 작품세계를 더 깊이 탐구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박현기는 홍익대에서 회화와 건축을 공부하고 1970년대 고향인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한국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974년 대구의 미국문화원에서 백남준의 작품 ‘글로벌 그루브’를 접한 뒤 비디오를 예술에 접목하기 시작했고, 음양오행, 유물론, 변증법 등과 같은 철학적인 주제에 천착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드로잉 작업들에는 대상의 본질을 탐구하는 한 방식으로서 회화적 시도가 담겨 있다. 드로잉의 일부는 캔버스에 오일스틱을 사용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한지에 오일스틱으로 그린 것들이다. 노란색, 파란색, 붉은색, 오렌지색 오일스틱을 사용한 드로잉에는 단어와 모호한 기호들이 이미지와 함께 낙서처럼 뒤섞여 있다. 돌과 모니터의 이미지가 언뜻언뜻 보이는 것이 설치를 위한 예비 작업 같기도 하고, ‘物心’, ‘UTOPIA’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드로잉에는 박현기 자신의 지문과도 같은 주민번호가 화면 상하단에 기록돼 있다. 작가와 오랜 시간을 같이 보낸 평론가 신용덕은 “특정 대상의 이미지를 그리기보다는 즉흥적인 손의 움직임을 통해 고정되지 않고 움직이는 생각의 편린, 생각하는 과정의 들쑥날쑥함을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술평론가 강태희는 전시서문에서 “박현기의 드로잉은 분방한 필선과 세련된 색채로 구성된 역작으로 단순한 작업 드로잉의 범주를 넘어서며, 한 화면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와 글들은 그의 사상과 미학을 가늠할 수 있는 참고자료”라고 평했다. 박현기의 대표적인 설치작품도 선보인다. 돌 영상이 나오는 TV 모니터를 돌과 겹쳐 쌓은 ‘비디오 돌탑’(1980), 철도에 쓰인 침목을 박달나무로 만든 다듬이대와 함께 바닥에 깔아 설치한 ‘무제’(1990년 작, 2017년 부분재현) 는 그가 생각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태도를 이해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편마암 판석을 계단 모양으로 벽에 붙이고 그 앞에 돌로 만든 실제 계단 모양을 둔 ‘무제’(1987년 작, 2015년 재현)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존재와 속성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어느 것이 돌인지, 실제 계단인지 구분되지 않는 애매모호함은 우리가 사물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짐을 보여준다. 전시장 1층의 붉은 장막을 걷고 들어가면 현란한 이미지들이 벽과 바닥에서 반복적으로 돌아간다.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혼란스러운 포르노 비디오 클립 위에 불상의 이미지를 겹쳐 투사한 ‘만다라’(1997)다. ‘보았으나 무엇을 보았는지 알 수 없는’ 경험을 통해 ‘본다’는 행위에 대해 고찰하게 하는 작품은 소용돌이 같은 우리의 삶을 반추한다. 전시는 3월 12일까지.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지금, 이 영화] ‘스노든’

    [지금, 이 영화] ‘스노든’

    그때 남자는 스물아홉 살이었다. 미국 정보기관에서 핵심 실무자로 일하는 그의 미래는 창창했다. 남자와 같은 출중한 컴퓨터 프로그래머는 미국 정보기관에 반드시 필요한 인재였다. 마음만 먹으면 그곳에서 그는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직급을 높여 가면서 막대한 권력을 거머쥐는 코스에는 자연스럽게 부와 명예도 따라올 것이었다. 그런 앞날이 보장돼 있는데 이를 걷어찰 사람이 과연 있을까. 만약 그리한다면 엄청난 바보짓을 하는 셈이다. 그러나 똑똑한 남자는 바로 그 멍청해 보이는 선택을 했다. 그는 미국 정보기관이 자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의 말을 엿듣고, 행동을 엿본다는 사실을 언론에 제보했다.남자는 내부 고발자가 됐다. 러시아로 망명한 그는 여전히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귀국 즉시 남자는 당국에 체포돼 국가 안보를 위협했다는 이유로 중형을 선고받을 것이다. 타국에서 이제 그는 서른세 살이 됐다. 남자가 언제쯤 신변의 위협을 느끼지 않고 미국에 다시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인권을 중시한다는 버락 오바마 정부도 그를 국가 반역자로 규정했다. 하물며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대에 남자는 미국에 발을 들일 수 없을 것이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그의 행동이 시민이 누릴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워 줬다고 옹호한 정치인은 버니 샌더스뿐이었다.미국 정보기관의 핵심 실무자에서 미국의 적이 돼 버린 남자. 그의 이름은 에드워드, 성은 스노든이다. ‘스노든’은 그의 이런 실화를 스크린으로 재현한 영화다. ‘플래툰’, ‘7월 4일생’, ‘JFK’ 등 예리한 정치적 메시지를 담아 뛰어난 영화를 만든 올리버 스톤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그런데 그보다 앞서 로라 포이트러스 감독은 스노든이 미국 정보기관의 초법적 행태를 폭로하는 과정을 실제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 ‘시티즌포’를 선보였다. 동어 반복을 하지 않기 위해 스톤은 포이트러스와는 다른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스노든이 무엇 때문에 고발자가 됐던 걸까? 폭로에 어떤 희생이 따를지 알고 있었을까?” 하는 물음이었다. 그래서 ‘스노든’은 조지프 고든 레빗이 주연을 맡아 극영화로 제작됐다. 내부 고발자가 되면 본인에게 닥칠 위험을 분명히 알면서도 내부 고발자가 되기를 자처한 동기와 결정을 해명하려면 스노든의 전사(前事)를 상세하게 다뤄야 했다. ‘시티즌포’의 실제적 리얼리티가 보여 주지 못하는 부분을 ‘스노든’은 재현적 리얼리티로 보완한다. 이리하여 우리는 스노든에 대한 이야기를 제대로 한번 해 볼 수 있게 됐다. 그는 파멸을 각오하고 그 길로 걸어갔다. 그렇게 해서라도 지켜야 할 권리가 마땅히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포기하는 순간 스노든은 자기 자신을 포함한 미국이 진짜 끝장나리라고 예감했다. 그는 원칙을 따르는 애국자였다. 스스로 몰락함으로써 스노든은 그가 믿는 숭고한 대상―가치의 몰락을 막았다. 9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반기문 대선 불출마] 황교안 ‘TK·보수층’ 흡수 가능성… 안철수 반등 기회 잡아

    [반기문 대선 불출마] 황교안 ‘TK·보수층’ 흡수 가능성… 안철수 반등 기회 잡아

    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대선 구도도 요동치게 됐다. 당장 15% 안팎의 반 전 총장 지지율 중 이념적으로 보수·중도, 지역적으로 충청과 대구·경북(TK) 표심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 잠재적 새누리당 후보로 간주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는 기회 요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반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로선 꼭 반길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문 전 대표는 설 연휴를 계기로 반 전 총장과의 지지율 격차를 ‘더블 스코어’로 벌렸다. 범여권 후보로 ‘안정적 약자’인 반 전 총장이 시간을 끌어 주는 상황이 나쁠 게 없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문 전 대표에게 제일 유리한 구도가 ‘문재인 대 반기문’ 구도였는데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이라며 “보수·중도 후보로 안 전 대표가 유 의원과 경쟁해 단일 후보가 되면 가장 부담스러운 구도”라고 내다봤다. 물론 문 전 대표가 독주 태세를 굳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야권 후보들과의 격차가 워낙 큰 데다 범여권에서 반 전 총장의 빈자리를 메울 대안 후보를 마련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유력한 적장이던 반 전 총장이 자포자기하고 떨어졌다. 이제는 ‘문재인 대세론’이 확고하다”고 설명했다.안 전 대표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반 전 총장 지지자 중 60%는 보수, 40%는 중도 성향이라고 봤을 때 안 전 대표가 중도층을 흡수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란 논리다. 국민의당 내부적으로는 ‘제3지대’니 ‘빅텐트’를 기웃거리던 호남 의원들의 원심력을 차단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중도층에 대해 안철수의 존재를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고, 호남 중진 의원들에게도 확실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지지율로 연결시키는 건 안 전 대표의 몫”이라고 말했다. 반 전 대표의 지지층 중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황 권한대행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짙다. 새누리당에서 황 권한대행 차출론도 거세질 전망이다. 다만 박근혜 정부의 2인자로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결국 ‘링’에 오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여전하다. 반 전 총장에 대한 지지세가 가장 뚜렷했던 TK를 정치 기반으로 한 유 의원도 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황 권한대행이 끝내 출전하지 않는다면 좀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반 전 총장의 입당을 기대했던 바른정당으로선 ‘경선 흥행 지렛대’를 놓쳤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반 전 총장의 표는 유 의원, 남경필 지사나 일찌감치 반 전 총장을 ‘정권 연장 세력’으로 규정한 안 전 대표보다는 황 권한대행에게 모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과 함께 충청을 기반으로 둔 안 지사가 반사이익을 챙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야권 지지자들로선 정권 교체의 최대 위험 요인이 사라진 상황에서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 측면도 있다. 민주당의 비주류 중진은 “충청표가 결집하고, 비문(비문재인) 유권자들이 쏠리면 안 지사는 더 약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MBN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에서 문 전 대표 25.4%, 안 지사 11.2%, 황 권한대행 10.5%, 이재명 성남시장 9.6%, 안 전 대표 9.0%, 유 의원 4.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또 이날 JTBC가 리얼미터를 통해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전국 성인 남녀 1000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에서는 문 전 대표 26.1%, 황 권한대행 12.1%, 안 지사 11.1%, 이 시장 9.9%, 안 전 대표 9.3%, 유 의원 4.3% 등의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co.kr
  • 시간 속으로 떠난 여행… 거기, 사랑이 있었노라

    시간 속으로 떠난 여행… 거기, 사랑이 있었노라

    안방극장은 지금 시간 여행에 푹 빠졌다. 과거와 현재, 미래 등 시간을 넘나드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 기존에도 타임 슬립형 드라마는 있었지만 복잡한 스토리에 마니아층에 국한된 측면이 있었다면 최근에는 좀더 일상적이고 대중 친화적인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있다. 판타지 로맨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의 상상력이다. 국내 로맨틱 코미디계의 양대 산맥인 김은숙, 박지은 작가는 최근 종영한 tvN ‘도깨비’와 SBS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모두 전생과 현생을 오가는 운명적인 사랑을 소재로 한 판타지 로맨스를 선보이며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폈다.‘도깨비’의 경우 설화 속에 등장하는 도깨비와 저승사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신과 인간의 세계를 신비로우면서 친근하게 그린 것이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고려 상장군이었던 김신(공유)이 가슴에 칼이 꽂힌 채 9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불멸의 삶을 살아왔고 도깨비 신부만이 그 칼을 뽑아 무로 돌아가게 한다는 줄거리는 언뜻 허무맹랑해 보이지만 주인공들의 전생과 현생의 이야기가 퍼즐 조각처럼 맞춰지면서 극에 개연성을 불어넣었다. 조선시대의 야담집인 ‘어우야담’에 나오는 인어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푸른 바다의 전설’도 시공간을 초월한 인어와 인간의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 전생에 조선시대 현령 담녕이었던 허준재(이민호)가 수백년의 시간이 흐른 뒤 현생에서도 인어(전지현)와의 인연이 이어졌다. 과거는 물론 현재에도 반복된 마대영(성동일), 허지훈(이지훈)과의 악연과 악수로 사람의 기억을 모두 지우는 인어의 초능력 등을 소재로 엮었다. 이 같은 로맨틱 판타지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새달 3일 첫 방송을 하는 tvN 금토 드라마 ‘내일 그대와’는 언제든지 미래로 갈 수 있는 시간 여행자 유소준(이제훈)을 주인공으로 현재와 미래를 오가는 판타지 로맨스를 그린다. 지하철이 미래로 가는 통로로 등장한다. 유제원 PD는 “서울역에서 남영역 중간에 정전되는 구간이 있는데 그 구간에서 미래와 현재를 오가는 설정”이라면서 “판타지를 지하철이라는 일상에 접목시킨다면 쉽게 이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소준이 송마린(신민아)과 결혼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지난 26일 첫 방송한 SBS ‘사임당, 빛의 일기’는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이 이탈리아에서 우연히 사임당 일기에 얽힌 비밀을 풀기 위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내용으로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된 퓨전 사극. 박은령 작가는 “시놉시스를 구성할 때 현대의 서지윤이란 사람과 과거 사임당, 엇갈린 느낌의 뫼비우스의 띠를 생각해 봤다”면서 “역사적인 사실에 현대적인 상상력이 더해진 작품”이라고 말했다. MBC는 지난 26일부터 ‘세가지색 판타지’라는 이름으로 판타지 장르의 미니 드라마 세 편을 연이어 방송하고 있다. ‘우주의 별이’는 이승의 스타인 우주(수호)와 저승사자인 별이(지우)의 사랑 이야기를 그렸고 3월에는 가문의 비밀이 담긴 ‘절대반지’를 손에 넣은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드라마 ‘반지의 여왕’을 선보인다. 이처럼 판타지 로맨스가 각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신선한 소재다. 드라마 평론가 공희정씨는 “드라마 소재가 고갈된 상태에서 판타지 로맨스는 소재가 풍성하고 예측 불허의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면서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답답한 꿈을 판타지를 통해 대리만족하려는 심리가 숨어 있다”고 말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정통 사극은 PPL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과거를 오가는 판타지 로맨스는 PPL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이 한한령 속에서도 ‘도깨비’와 ‘푸른 바다의 전설’이 열풍을 일으키면서 한류 시장에서도 ‘동양 고전 판타지’가 대세가 될 전망이다. tvN 관계자는 “해외 시청자들에게 ‘도깨비’는 판타지 로맨스에 전생과 환생, 업보, 윤회 등 한국 고유의 정서와 철학을 담아내 신비로움을 더한 것이 매력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지금, 이 영화] ‘사랑의 시대’

    [지금, 이 영화] ‘사랑의 시대’

    혁명의 시간은 짧고, 혁명 이후의 나날은 길다. “모든 권력을 상상력으로!”라고 외치며 일체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꿈꾸던 ‘68혁명’도 그랬다. 열정과 환희에 휩싸였던 혁명의 시간은 금세 지나갔다. 그러니까 청년 시절 68혁명에 참여했던 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말대로, 중요한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다. 그로 인해 변화된 자기 자신―주체의 진리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충실성이야말로,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테제다. 그렇지만 혁명의 시간을 간직한 채 혁명 이후의 나날을 보내기는 쉽지 않다. 과거에 경험한 찰나의 빛으로, 현재의 기나긴 어둠에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시대’는 바로 그런 난관을 그린 영화다.이 작품은 1970년대 덴마크를 시공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주요 등장인물은 유럽을 휩쓴 68혁명의 세례를 직접적으로 받은 사람들이다. 안나(트린 디어홈)가 대저택을 개방해 친구들과 함께 사는 공동체 생활을 제안하고, 거기에 남편 에릭(울리히 톰센)이 동의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개연성이 있다. 그들은 남녀가 10명 정도 모여 사는 공동체를 조직해, 68혁명 이후의 일상적 혁명을 추구하려고 했다. 예컨대 공동체 구성원이 다 같이 벌거벗고 수영하는 모습이 그렇다. “우리 안에 잠자고 있는 경찰을 없애야 한다”던 68혁명의 구호는 이처럼 기성 질서에 반하는 행위로 실현됐다. ‘사랑의 시대’ 원제가 ‘공동체’(The Commune)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이 영화의 초점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감독 토마스 빈터베르그는 7살 때부터 19살 때까지 공동체에서 자랐다. 그는 영화를 찍는 데 이때의 체험이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고백한다. “‘더 헌트’를 포함한 내 영화의 대부분은 공동체와 개인을 다루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공동체는 확장된 가족 같다. 함께 살다 보면 어느 정도 선에서 노력을 멈춘다. 많은 결혼생활에서 발생하는 일이다. 같은 집에 살고 서로의 옆에서 자게 되면 겉모습은 벗어버리게 된다. 인간으로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보이길 원하는 대로 자신을 꾸민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동체에서는 인간의 모든 것을 보게 된다.” 68혁명의 여파로 탄생했으나, 공동체가 내건 이상은 현실과 부딪쳐 삐걱댄다. 가령 비싼 집세를 누군가는 내는데, 누군가는 내지 않는다는 경제적 문제로 인한 갈등이 불거진다. 그보다 심각한 것은 애정의 문제다. 대학생 엠마(헬렌 레인가드 뉴먼)와 사랑에 빠진 에릭은 그녀를 공동체에 들이자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본인이 대저택을 제공했고, 집세도 부담한다는 압력을 행사했다. 68혁명의 정신은 이렇게 변질됐다. 평소 자유연애 혹은 “자기감정을 따를 권리”를 존중하는 입장이던 안나의 내면도 그때부터 부서지기 시작한다. 집과 음식을 공유할 수는 있어도, 사랑을 공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혁명으로도 전복하기 힘들다. 사랑은 독점적 권력이다. 2월 2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국민의 고통·질병에 무감각한 기성종교… 체질개선 서둘러야”

    “국민의 고통·질병에 무감각한 기성종교… 체질개선 서둘러야”

    지난 연말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는 종교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줬다. ‘종교 인구의 대폭 감소’를 비롯해 ‘개신교의 예상 외 약진’과 ‘불교의 대폭 감소’, ‘천주교 인구 감소’ 등 종교계 인식과 큰 차이를 보인 조사결과에 종교계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인상이다. 이와 관련해 신대승네트워크가 지난 25일 서울 안국동 월드컬처오픈 W스테이지에서 긴급 토론회를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개신교, 불교, 천주교 인사들은 탈종교화에 종교가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먼저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는 기조발제를 통해 “한국적 사회상황이 종교적 욕구를 증대시키고 있는데도 종교 인구가 감소함은 사회불안과 생존위기를 담아내지 못한 기성 제도종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 이사는 “이런 종교적 욕구를 받아들인 종교는 기성종교가 아닌 대체종교들이었고 이들이 한국의 새로운 종교지형을 만들어 가고 있다”며 그 대체종교로 영성종교와 근본주의를 콕 짚어 제시했다. 이에 대해 개신교 측의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실장은 “기존 주류 종교는 사람들의 고통, 질병에 무감각한 탓에 아무런 답도 주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심지어 개신교는 ‘증오’라는 또 다른 질병을 추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종교란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삶과 연루돼야 하지만 이런 연결점을 신앙 속에 담아내지 못한 종교의 위기가 바로 종교성이 만연한 시대에 종교인구의 감소라는 결과로 나타났다”고 결론지었다. 불교 측 발제자인 박수호 중앙승가대 불교사회과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조사가 전수 조사 아닌 표본 조사로 진행돼 문제점이 있다”면서도 “10년 전에 비해 300만명의 불교 신도가 이탈한 총체적 난국이자 붕괴의 전조에도 불교계 내부에서 성찰적 비판의 목소리가 크지 않아 우려된다”고 밝혔다. 박 위원은 “지난 10년간 종단 주도의 결사운동, 템플스테이, 불교명상, 간화선 대중화 등 다양한 포교활동이 끊임없이 이어졌다”면서 “그럼에도 포교활동의 효과성이 담보되지 않았고 포교 활동에 역효과를 초래할 여러 요인들이 결부돼 참담한 현실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박 위원은 불교계가 대형사찰과 군소사찰 사이의 양극화 해소와 사회참여 증대에 나서야 하며 특히 구복과 성불이라는 종교적 욕구를 결합한 서원(誓願) 불교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천주교 측 박문수 가톨릭평론 편집위원장은 “민주화 시대의 신앙대중은 삶의 방식과 신앙 취향에 따라 종교를 선택하지만 천주교는 자기 정체성을 강화하고 내부의 종교적 합리성과 효율성을 제고하지 못했다”고 잘라 말했다. 박 위원장은 “교적 신자 수의 3분의1은 떠났고, 남은 3분의2 가운데 절반 이상이 냉담이라는 현실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교세가 정점을 지나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하락폭이 더 커질 것이 예상되기에 하루라도 먼저 이 사실을 인정하고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매듭지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한한령에 판권 막힌 ‘도깨비’ 中, 공유 같은 배우만 바라네

    [World 특파원 블로그] 한한령에 판권 막힌 ‘도깨비’ 中, 공유 같은 배우만 바라네

    “중국에는 왜 공유 같은 연예인이 없는가.” 베이징시 선전부가 운영하는 유력지인 신경보(新京報)에 지난 24일 실린 칼럼 제목입니다. 최근 종영한 한국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에서 열연한 배우 공유를 자세히 소개하며 중국 연예계를 신랄하게 비판한 칼럼인데,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공유가 출연한 영화 ‘도가니’는 한국의 법까지 바꿀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 한국 시청자들은 ‘도깨비’를 보며 인생을 돌아볼 기회를 가졌다. 작가 김은숙은 공유를 캐스팅하기 위해 ‘삼고초려’했고, 공유는 나이를 이유로 본인이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에 출연하는 게 맞는지를 숙고했다고 한다. 공유는 성실한 군 복무와 깊은 사회적 책임감, 엄격한 자기관리로 한국의 ‘공공재’가 됐다.” 칼럼은 중국 연예계가 공유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 꾸짖었습니다. “우리는 대역만 안 써도 연기파라고 칭송받는다. 드라마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기는커녕 인생을 얘기하는 창구 노릇도 못한다. 배우 얼굴이나 감상하라는 식의 드라마가 온종일 전파를 타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지난 19일 “이모티콘으로 전락한 스타들”이란 평론을 실었습니다. 인민일보는 “대역과 포토샵, 더빙, 합성 탓에 비 오는 장면인데 신발이 젖지 않을 때가 허다하고 주인공은 ‘이모티콘’처럼 입 모양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인민일보는 연기가 ‘아이돌의 밥’으로 전락했다고 개탄하며 쓰레기 같은 작품이 넘쳐나는 것은 문화에 대한 철학이 경박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경보와 인민일보의 지적처럼 중국 드라마는 아직 한국 드라마에 비해 수준이 떨어집니다. 그러나 이를 돈만 밝히는 스타 탓으로 돌리는 것은 맞지 않아 보입니다. 중국이 올림픽 개막식과 같은 대규모 공연 예술에선 세계 최고를 뽐내지만, 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아기자기한 작품에서는 세계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것은 문화계를 옥죄는 ‘사상 통제’ 탓이 더 커 보입니다. 신경보와 인민일보는 “이젠 시청자가 나서서 쓰레기 같은 작품을 청소해야 한다”고 똑같이 결론을 맺었습니다. 이 역시 정확한 처방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한령(韓限令·한류 제한령) 때문에 ‘도깨비’의 중국 판권이 막혔지만, 중국 시청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한국 시청자와 똑같이 공유를 보며 울고 웃을 정도로 드라마 보는 안목이 높습니다. 연기자와 시청자를 탓하기 전에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이랍시고 문화교류를 틀어막는 중국 정부의 천박한 문화 철학부터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빌보드, 2NE1 최고의 노래에 ‘내가 제일 잘 나가’ 선정...이유는?

    빌보드, 2NE1 최고의 노래에 ‘내가 제일 잘 나가’ 선정...이유는?

    미국 빌보드가 2NE1 히트곡 중 ‘최고의 노래’를 엄선해 발표했다. 24일(현지 시간) 빌보드는 ‘평론가 선정: 2NE1 최고부터 최악의 노래 랭킹’ (Every 2NE1 Single Ranked From Worst to Best: Critic‘s Take)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올렸다. 평론가들은 칼럼을 통해 2NE1 노래 중 ‘내가 제일 잘 나가’를 선정하며 “2NE1의 시그니처곡으로 알려진 이 곡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K-POP 노래로 손꼽힌다”고 설명했다. 또한 “발매된 지 수년이 지나도 미국 라디오 방송, 유명 브랜드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며 호평을 남겼다. 이들의 히트곡 ‘Lonely’, ‘Can’t Nobody’, ‘Ugly’ 등은 각각 4위, 9위, 10위에 올랐다. 데뷔곡 ‘Fire’는 14위에 올랐다. 한편, 그룹 2NE1은 지난 21일 멤버 CL이 작사한 곡 ‘안녕’을 발표한 뒤 해체했다. 사진=빌보드 홈페이지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노래하듯 다듬은 치열한 자기 성찰

    노래하듯 다듬은 치열한 자기 성찰

    오정국 시집 ‘눈먼 자의 동쪽’ 내설악의 청렴결백한 강골부터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의 적빈까지 오정국(60) 시인이 간절히 다듬은 언어의 풍광이 새 시집 ‘눈먼 자의 동쪽’(민음사)에 펼쳐진다. 조강석 문학평론가는 그의 시편을 두고 “그의 독백이 주는 울림이 큰 것은 불과 얼음, 그리고 맹목과 적빈의 편력을 거쳐 온 이의 고해이기 때문”이라고 평한다. 특히 시집의 끝자락에 실린 ‘철문을 닫아 걸 이유가 없다’는 시 쓰는 자로서의 치열한 자기 성찰이 밴 시편으로 꼽힌다. ‘절름발이 흉내를 내면서 방죽의 꽃을 손바닥으로 훑고 가는/이 발걸음을/내 시의 리듬이라고 말해 두자//철문을 닫아 걸 이유가 없다/눈 앞의 풍경은 저렇듯 완성됐고 여기서 내 한 마음이 살고 있으니//(중략) 진흙을 밟아서 진물이 흐를 때까지/내 목청 불태우듯 흩날리는/ 노래 몇 줄’(철문을 닫아 걸 이유가 없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허지웅 에스팀과 전속계약, 한혜진과 한솥밥 “다방면 활약 기대”

    허지웅 에스팀과 전속계약, 한혜진과 한솥밥 “다방면 활약 기대”

    허지웅이 에스팀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23일 에스팀 엔터테인먼트측은 “다방면에서 활약중인 허지웅과 인플루언서 전속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영화평론가 겸 작가 허지웅은 ‘버티는 삶에 관하여’, ‘나의 친애하는 적’ 등의 도서를 출간함 뿐만 아니라 jtbc ‘마녀사냥’, 온스타일 ‘런드리 데이’, SBS ‘미운 우리 새끼’ 등 예능에서도 센스 있는 말솜씨와 지적인 매력으로 활약했다. 최근에는 tvN ‘대학토론배틀7’의 MC까지 맡았다. 에스팀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허지웅은 다방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다재 다능한 인물로 향후 모든 활동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며, 허지웅의 새로운 도약에 도움을 주겠다”고 전했다. 에스팀 엔터테인먼트는 장윤주, 송경아, 한혜진, 이현이, 김재영, 김진경 등 국내외 톱모델 및 배우를 양성해 런웨이 뿐만 아니라 방송에서도 활약하는 모델들을 배출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유명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메이크업 아티스트 고원혜, 음악감독 모그와 계약을 체결하며 인플루언서 매니지먼트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영향력 있는 개인을 뜻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는 연예인, 셀러브리티, SNS 스타 등을 포괄하는 단어다. 허지웅이 에스팀과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앞으로의 활약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해설이 있는 인디공연 난해한 록음악이 쏙쏙

    해설이 있는 인디공연 난해한 록음악이 쏙쏙

    도슨트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작품 및 작가에 대한 해설을 관람객에게 제공하며 이해를 돕는 사람 또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클래식에서 해설이 있는 공연, 영화에서 관객과의 대화 등이 넓은 범위의 도슨트에 해당한다. 국내 인디 음악 쪽에서도 도슨트 프로그램을 표방한 토크 콘서트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디 음악을 한 발 깊게 들어가 들어볼 수 있는 기회다. 뮤직 도슨트의 두 번째 순서 ‘사운드 스케이프: 음악을 보다’가 다음달 3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벨로주에서 열린다. 이번 주제는 듣는 이의 상상력과 감각을 자극하는 음악이 전달하는 이미지나 풍경이다. 공격적인 하드록 사운드를 연주하는 3인조 여성 밴드 구텐버즈, 록을 기반으로 팝과 일렉트로닉을 넘나드는 1인 프로젝트 BLVN, 헤비메탈·하드록에서부터 인더스트리얼과 재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들려주는 기타리스트 방경호, 사이키델릭·프로그레시브 록을 들려주며 한국의 핑크플로이드라는 별명이 붙은 3인조 밴드 줄리아 드림이 초청됐다. 대중음악평론가 이경준·김반야가 이들의 음악이 빚어내는 환상적인 풍경을 해설하며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앞서 지난달 말 아현동 복합문화공간 행화탕에서 MC메타, 성기완(3호선버터플라이), 김반장(윈디시티), 방경호가 나와 노랫말 창작에 얽힌 이야기를 나누며 뮤직도슨트의 문을 열었다. 뮤직도슨트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는 인디레이블 JW뮤직의 하태림 대표는 “공연에서 음악만 들어서는 밴드나 뮤지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진지하게 음악을 알아가려 하는 관객들을 위해 적어도 분기에 한 차례씩 주제에 따라 장소를 바꿔가며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2만원. 문의 (02)323-7798.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김남국 변호사, 황태순에 “블랙리스트 옹호하냐” 비판

    김남국 변호사, 황태순에 “블랙리스트 옹호하냐” 비판

    김남국 변호사와 황태순 정치평론가가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대립각을 세웠다. 21일 방송된 MBN ‘뉴스특보’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황태순 평론가는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돈으로 쥐락펴락하는 건 나쁜 짓이다”면서 “참고로 참여정부 시절 5년간 중앙정부에서 언론사에 지원하는 지원금이 있다. 1등 서울신문이다. 2등이 한겨레, 3등이 경향이다. 꼴찌가 조선일보다. 보수언론이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블랙리스트를 옹호할 생각이 없다. 일벌백계를 하기 위해서라도 본보기를 보여야하지만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던 건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남국 변호사는 “옹호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에둘러서 옹호하는 거다”면서 “과거 정부에 있었던 일, 보조금 사업법 등 적법했던 것을 불법적으로 한 블랙리스트와 같은 선상에서 이야기 하는 거 아니냐. 차등의 이유가 있다면 합법인거다. 그건 법률에 의한 근거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치 그걸 똑같은 사실관계에 기초한 것처럼 비판하는 건 옹호하는 것이다. 보조금을 지급할 때 사업 기준을 평가해 지급하면 문제가 없다. 블랙리스트는 보조금 지급 사유가 있음에도 청와대 지시로 이유없이 배제돼 문제다. 어떻게 똑같이 평가하냐. 이 사항을 옹호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건 이념 문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난 준비된 후보다…출판의 정치학

    난 준비된 후보다…출판의 정치학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한민국이 묻는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 안희정 충남지사의 ‘안희정의 함께, 혁명’….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대선 주자들의 출판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정치인들에게 ‘책’은 유년 시절부터 지금껏 살아온 삶의 궤적과 정책 비전, 철학을 진중하게 알릴 수 있는 고전적 수단인 동시에 출판기념회와 전국 순회 북콘서트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중과 소통하고 인간적 면모를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과거 출판기념회를 핑계 삼은 ‘책장사’가 판을 쳤지만 2015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책값 이외의 모금을 금지하면서 정치자금 창구로서의 기능은 사라졌음에도 여전히 유력 정치인들에게 ‘저서정치’는 매력적인 카드인 셈이다. ●‘불황 칼바람’ 출판계에도 효자 상품 역할 출판사 입장에서도 유력 주자들의 책은 불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효자 상품이다. 문 전 대표가 지난 17일 출간한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는 초판 5만부, 2쇄 2만부, 3쇄 3만부 등 모두 10만부를 펴냈으며 출간된 지 이틀 만에 3만 5000부가 서점으로 출고됐다. 출판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7000부씩 팔리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012년 7월 출간된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은 하루 만에 1쇄가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누적 판매량은 70만부 정도. 출판사의 한 편집자는 “북콘서트 등이 대선 주자 입장에선 홍보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출판사로서도 책을 많이 팔 수 있는 마케팅 수단”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는 자서전과 에세이 형식이 주를 이뤘다면 요즘 들어 대담집과 정책집 등 형식도 다양해졌다. 문 전 대표도 당초 2012년 대선 당시 펴냈던 ‘문재인의 운명’ 형태의 에세이집을 고려했다가 대담 형식으로 바꿨다.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를 엮은 사람은 전문가도, 정치인도 아닌 대구·경북(TK) 출신의 문형렬 시인이다. ●김부겸, 가장 먼저 ‘대담 책’ 펴내 문 시인과 문 전 대표의 만남은 출판사인 ‘21세기북스’가 주선했다. 문 시인은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영남일보 논설위원도 지냈다. 대담집으로 인연이 닿기 전까지 두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기획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다른 출판사에서 서울대 조국 교수, 철학자 도올 김용옥 교수와 문 전 대표와의 대담을 제안했는데 문 전 대표 측은 문 시인과의 대담을 선택했다. 첫 만남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본격화될 즈음인 지난해 10월 말 홍대 인근 북카페에서 시작됐고, 총 8차례에 걸쳐 인터뷰가 이뤄졌다. 출판사에서는 지난해 9~10월 문 전 대표에게 질의서를 만들어 미리 전달했다. 질의서는 문 시인이 주도하고, 출판사에 근무하는 20대 초반 직원부터 60대 직원까지 궁금한 점을 물어 추가 질문으로 포함했다. 정치 전문가가 아닌 인터뷰어와의 대담 형식을 먼저 도입한 건 민주당 김부겸 의원이다. 김 의원은 원외 시절이던 2015년 11월 팝칼럼니스트 김태훈씨와의 대담집 ‘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를 출간, 화제를 모았다. 김 의원은 재벌 위주의 약탈경제를 해체하고 기회의 불균등과 차별을 해결하는 ‘공존의 경제’에 관한 에세이 형식의 책도 곧 출간할 예정이다. 2003년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 의원은 201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는 민주당이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20일 출간한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는 이 시장이 제시하는 공정국가에 대한 구상을 담았다. 정치, 경제, 복지에 대한 이 시장의 철학을 알 수 있다. 이 시장은 2010년에는 지방선거 공약집 형식의 ‘고난을 통해 희망을 만들다’, 2014년 대담 에세이 스토리텔링 형식의 ‘오직 민주주의,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들다’ 등 3권의 책을 출간했다. 책을 출판한 ㈜메디치미디어의 편집자는 “이 시장은 평소 사이다 발언으로 유명한데 책에서는 차분하게 본인의 정책 구상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일찌감치 정책 제안서와 자서전 두 권을 냈다. 지난해 10월 출간한 ‘콜라보네이션’은 충남도정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책 제안서 격이다. 같은 해 11월 ‘안희정의 함께, 혁명’은 기존에 낸 자서전을 보충한 것이다. ‘안희정의 함께, 혁명’을 편집한 웅진지식하우스의 김지혜 에디터는 “안 지사가 정식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난 뒤 인지도가 올라가면 책 판매 부수도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안철수의 생각2’ 출판을 한때 고려했으나 조기 대선이 유력해지면서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의 생각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 생각을 정리한 것인데 읽어 보면 그 생각에 바뀐 점이 하나도 없다”며 “정치를 시작한 목적이 변화의 열망을 실현시키는 도구가 되겠다고 한 것이었고 그런 초심은 똑같다”고 밝혔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10월 정계 복귀와 동시에 저서 ‘나의 목민심서 강진일기’를 출판했다. 이 책은 손 전 대표가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전남 강진 토굴에서 생활하는 동안 지은 책이다. 당시 국회에서 2년여 만에 정계 복귀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 책을 손에 들고 있었고 이후 전국을 돌며 북콘서트를 열었다. 야권 대선 주자 중 ‘출간왕’은 단연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시민사회 출신인 박 시장은 2011년 서울시장에 당선되기 전부터 저자로 등록된 책만 50여권이 넘을 정도다. 박 시장은 다음달 자신의 경제 정책인 ‘위코노믹스’(Weconomics)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책을 출간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박 시장의 경제 정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철학과 비전을 표명하는 책자 성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與 주자들은 뜸해… 반기문도 “계획 없다” 여권 대선 주자들의 출간 소식은 뜸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자서전을 낼 계획이 없다. 반 전 총장 측은 “그동안 저서를 낸 적이 없고 앞으로도 낼 계획이 없다. 시기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2004년 국회에 입성한 뒤부터 책을 한 권도 내지 않았다. 정치인들이 대필 작가를 통해 책을 내기도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의 손을 통해 쓰게 하는 것은 싫고 책을 내기에는 너무 바빴다는 이유에서다. 유 의원은 “지난해 가을부터 살아온 이야기나 정치 경험, 정책, 현안 입장 등을 적어 오고 있는데 대선 때까지 완성해서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남경필, 새달 첫 에세이집 계획 바른정당에서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다음달 20일 첫 에세이집 ‘가시덤불에서도 꽃은 핀다’(가제)를 출간한다.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내밀한 ‘개인사’를 비롯해 수도 이전, 모병제, 사교육 폐지 등 정책 공약도 소개한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지난 19일 ‘우리가 가야 할 나라, 동반성장이 답이다’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민주당 소속 최성 고양시장은 지난 5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 18일 ‘나는 왜 대권에 도전하는가’를 출간했다. 국민의당에 입당해 안 전 대표와 경선을 치르겠다고 밝힌 장성민 전 의원은 지난 17일 ‘큰바위얼굴’과 ‘중국의 밀어내기 미국의 버티기’ 북콘서트를 열고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북콘서트로 대중 소통·지지자 결집 효과”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준비된 후보라는 이미지를 주기 용이하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안에 대한 입장만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총론에 해당하는 정책 비전을 보여 줄 수 있다”면서 “출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북콘서트를 지역별로 순회하면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며, 지속적으로 미디어의 관심을 모으는 데 유력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후보자에게 관심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 후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정제된 입장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고 바이블(성경)처럼 가지고 다닐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지금, 이 영화] ‘재키’

    [지금, 이 영화] ‘재키’

    재키는 재클린 케네디의 애칭이다. 그녀는 남편 존 F 케네디가 미국 35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서른한 살에 퍼스트레이디가 됐고 서른네 살에 그 자리에서 내려왔다. 1963년 11월 22일 댈러스에서 존 F 케네디가 암살됐기 때문이다. 영화 ‘재키’는 바로 여기서부터 재클린의 삶을 조명한다. “비탄에 잠겨 있었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누군가는 그의 이야기를 끝내야 한다는 것을. 그녀는 남편을 하나의 이미지로, 하나의 전설로 상징화시킨다. 그리고 스스로를 ‘재키’라는 이름의 아이콘으로 전 세계에 인지시킨다. 20세기, 가장 이름을 많이 알린 여인 중 한 명이지만 우리는 그녀에 대해 알지 못한다.” 파블로 라라인 감독의 말이다. 실제로 칠레 출신의 라라인은 재클린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었다. 이것은 다시 말해 미국인이라면 가질 수밖에 없는 그녀에 대한 선입견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는 뜻이기도 하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라라인은 재클린을 조금씩 알아 간다. 그러니까 이 작품은 그가 모자이크처럼 그녀를 재구성한 해석의 산물이다. 중간중간 또 다른 플래시백이 쓰이기는 하지만 재클린을 보다 세밀하게 재현하기 위해 라라인은 영화적 시간을 크게 둘로 나눈다. 하나는 존 F 케네디의 사망부터 장례식까지의 시간, 다른 하나는 재클린이 기자를 불러 그때의 상황을 인터뷰하는 장례식 이후의 시간이다. 이러한 두 가지 시간을 교차하면서 영화는 재클린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보여 준다. 라라인이 언급한 대로 재클린이 잃은 것은 남편만이 아니다. 퍼스트레이디라는 ‘왕좌’도 잃었다. 그녀는 존 F 케네디를 남편으로서 애도하는 동시에 정치인으로서 우상화하는 데 애썼다. 재클린은 이미지메이킹에 능했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쌓아 온 것들이 금방 무너진다는 사실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재클린은 겨우 30대 중반이었다. 어린 두 아이를 보살피며 살아야 할 날이 한참 남아 있었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존 F 케네디의 죽음 직후 그녀를 사로잡았던 근심거리 중 하나는 앞으로 빈곤하게 살지도 모른다는 경제적 불안이었다. 그로부터 5년 뒤 재클린이 그리스 대부호 오나시스와 재혼한 것은 그런 점에서 이해할 수 있는 선택이다. 재클린은 보이는 것과 보이고 싶은 것의 틈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한 사람이었다. 자신을 인터뷰하는 기자가 메모한 문장을 하나하나 검토하고 편집권을 행사하는 등 여러 사례에서 이런 면모가 드러난다. 정치적 성패야 어떻든 간에 존 F 케네디와 재클린이 호감의 아이콘으로 대중의 기억에 남게 된 데는 그녀의 공이 컸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고 싶지 않은 것의 괴리 또한 재클린이 감당해야 할 몫이었다. 모든 결단에 따르는 영광과 책임-상처를 그녀는 회피하지 않았다. 재클린은 옳았다기보다 강인한 사람이었다. 그녀를 연기한 내털리 포트먼은 그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25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창비, 문학과 삶을 잇는 ‘창조적 실험’

    창비, 문학과 삶을 잇는 ‘창조적 실험’

    “‘그들만의 리그’였던 문학은 배격한다, 문학과 삶을 잇는다.” 출판사 창비가 새로 출범시킨 문학플랫폼 ‘문학3’의 지향점이다. 지난해 창간 50주년을 맞은 창비는 당초 젊은 문예지 창간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종이잡지만으로는 독자와 현실, 삶을 소외시키고 그들만의 성역을 쌓는 문학의 한계를 뚫을 수 없다는 문제의식으로 문학과 독자를 잇는 매개체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젊은 감각의 문예지 ‘문학3’와 인터넷 홈페이지 ‘문학웹’(www.munhak3.com), 독자들과의 현장 행사를 중심으로 하는 ‘문학몹’으로 이뤄진 문학플랫폼 ‘문학3’이다. 문학3의 기획위원으로는 김미정·양경언 문학평론가와 신용목 시인, 최정화 작가가 참여한다. 지난 17일 간담회에서 양경언 문학평론가는 “지금까지는 작가와 작품을 중심에 두는 자리로서 문학잡지가 활용됐고 독자는 완성된 책을 소비하는 역할에 한정돼 있었다”며 “문학 플랫폼의 세 궤도가 나의 삶과 문학이 어떤 식으로 연결되는지 생각하고 만들어가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예지는 매년 1·5·9월 세 차례 발간된다. 문학웹은 상시적으로 쓰기와 읽기의 현장이자 소통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문학몹 활동으로는 독자가 참여하는 편집회의를 열어 종이잡지 콘텐츠를 고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법원 최고 수장이 사법독립 훼손” 中 변호사들 사퇴 촉구

    ‘중국판 사법파동’ 발전 가능성… 최고인민법원은 “정치적 음모” 중국 변호사들이 대법원장 격인 최고인민법원장이 사법독립을 훼손했다며 퇴진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고 있다. 최근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중국에서 변호사들이 법원 최고 수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상하이에서 활동하는 린리궈 등 19명의 변호사가 최근 사법 독립을 부정하는 발언을 한 저우창(周强) 최고인민법원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19명의 변호사 외에 다른 변호사와 법학 교수가 이들의 요구에 공감해 이번 사건이 자칫 중국 특유의 사법 체계를 흔드는 ‘중국판 사법파동’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발단은 지난 13일 전국 법원장 회의에서 비롯됐다. 이 회의에서 저우 법원장은 “서방의 삼권분립과 사법 독립 등 잘못된 사상과 결연히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우창은 최고인민법원 당 서기도 겸한다. 발언이 전해지자 법조계를 중심으로 비판이 쇄도했다. 난징대 법학과 구샤오 교수는 “사법 독립을 규정한 중국 헌법 제126조를 최고법원장이 부정했다”면서 “이는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최고인민법원은 이런 비판을 불순한 ‘정치적 음모’라고 규정했다. 최고인민법원은 공식 웨이보를 통해 “서구의 사법 독립은 삼권분립이라는 정치적 차원의 독립과 재판관의 독립적 재판을 인정하는 기술적 차원의 독립을 뜻하지만 공산당 영도를 수호해야 하는 중국 사회주의 사법 체계에서는 삼권분립 차원의 사법 독립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인민법원보도 평론에서 “삼권분립 차원의 사법 독립을 인정하는 것은 공산당 영도를 부정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중국 헌법 전문에는 ‘중국은 공산당의 영도에 따라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길을 걷는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정치적으로 중대한 재판은 당이 직접 내리며 재판관은 공산당의 결정에 부합하는 판결문만 쓰는 경우가 많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상식] “타인에 대한 관심 끝까지 붙잡고 글 쓰겠다”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상식] “타인에 대한 관심 끝까지 붙잡고 글 쓰겠다”

    한국 문단에 저력 있는 신예들을 수혈해 온 서울신문 신춘문예의 샛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2017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상식에서다. 신동혁(시), 문은강(소설), 조현주(희곡). 송정자(시조), 임민영(동화), 김효숙(평론) 등 이날의 주인공들은 “이 상의 무게만큼 책임감을 갖고 좋은 작가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영만 서울신문사 사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창작을 위해, 삶의 여유를 유예하기 위해 많은 고통을 겪었을 텐데 이제 그런 고통과 기억의 시간은 공식적으로 끝났다”며 “서울신문은 앞으로 성실한 독자로, 든든한 후원자로, 서늘한 비판자로 아무도 걷지 않는 새 길을 가는 여러분들을 응원하겠다”고 축하의 말을 건넸다. 당선패를 받아든 문은강씨는 “1인칭으로만 존재했던 제 세상에 3인칭이란 타인이 들어오면서 소설을 쓰게 됐다”며 “처음 소설을 쓰게 되면서 ‘너는 언제부터 타인에게 관심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하게 됐듯, 타인에 대한 관심을 끝까지 붙잡고 열심히 쓰는 소설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복 장인으로 70대의 나이로 시조 부문에 당선된 송정자씨는 “이 길이 너무 멀고 힘들었지만 5년간 최종심에 오르다 보니 포기도 못했는데, 좋은 한복을 짓는 마음으로 글을 쓰다 이런 결과를 맞았다”며 감격했다.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 오찬장에서는 소설 본심 심사위원인 최윤 서강대 불문학과 교수가 무게감 있는 축사로 당선자들을 격려했다. 최윤 교수는 “문학의 전당에 들어오신 여러분들은 운명처럼 언어에 코가 꿰게 됐다”며 “현실 너머의 비전을 담는 사시(斜視)의 문학, 당대를 뛰어넘는 시간성을 조준하는 문학, 능력 있는 언어를 회복할 수 있는 문학으로 한국 문단을 빛내는 문학인이 되길 바라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 사장과 이경형 주필 등 경영진과 성석제·최윤·채인선·방현석·조대현 작가, 이근배·박기섭·정끝별·김언 시인, 이광호·유성호·전영태 문학평론가, 고연옥 극작가, 장윤우 서울문우회 회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시즌제 불붙이는 지상파 예능…무모한 도전과 무한도전 사이

    시즌제 불붙이는 지상파 예능…무모한 도전과 무한도전 사이

    MBC ‘무한도전’ 7주 장기결방 아이템 고갈·피로누적에 강수 광고·제작비 선판매가 걸림돌 케이블은 기획부터 시즌제 염두 국민 예능 프로그램 MBC ‘무한도전’이 장기 결방을 선택하면서 예능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무한도전’은 21일까지만 정상 방송되며 28일부터 7주간 결방한다. ‘무한도전’의 결방 기간 동안에는 권상우와 정준하의 러시아 여행기를 담은 설특집 파일럿 프로그램 ‘사십춘기’가 3주간, ‘무한도전’의 레전드 편이 각각 4주간 방송될 예정이다. ‘무한도전’이 결방이라는 초강수를 택한 것은 오랜 방송으로 인한 아이템 고갈과 피로 누적 때문이다. ‘무한도전’은 2006년 5월 ‘무모한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첫 방송을 탄 이후 2012년 상반기 파업 기간을 제외하면 12년간 쉬지 않고 매주 방송을 해 왔다. 수장인 김태호 PD는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피로 누적을 호소했다. 김 PD는 ‘2016 MBC 연예대상’에서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을 수상한 직후 “우리가 늘 버릇처럼 하는 얘기가 있다. 매주 이 시간이면 회의실에 모여 우리가 시청자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다. 요즘처럼 아이템 고민이 힘든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SNS에도 “한 달의 점검 기간과 두 달의 준비 기간을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결국 그의 뜻대로 결방이 결정되면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의 시즌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케이블TV에서는 tvN ‘삼시세끼’, ‘꽃보다 청춘’, ‘신서유기’처럼 예능의 시즌제가 정착된 반면 지상파에서는 유야무야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KBS ‘해피투게더’나 ‘1박 2일’도 시즌 1, 2, 3을 거쳤지만 이는 PD나 멤버들의 교체에 따른 개편의 일종일 뿐 진정한 휴식기를 거치지 않았다. 최근에는 방송사에서 프로그램이 조기 폐지될 때 대안으로 시즌제를 제시하곤 하지만 실제 제작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SBS ‘판타스틱 듀오’와 KBS ‘언니들의 슬램덩크’ 정도가 시즌제를 기획하고 있는 정도다. 케이블에서는 가능한 예능 시즌제가 지상파에서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광고와 제작비 문제 때문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광고는 통상 3개월 전에 선판매되고 인기 프로그램은 그날의 평균 시청률을 높여 전체적인 광고 매출에 기여한다. 한 지상파 방송사 PD는 “‘무한도전’이나 ‘1박 2일’ 등 일명 인기 있는 텐트폴 프로그램의 경우 해당 시간대뿐만 아니라 앞뒤 프로그램의 광고 매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회사에서 이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시즌제는 다음 시즌 제작 준비를 위해 인력이 1.5배 이상 필요한데 이 역시 쉽게 용인되지 않는 등 기획 단계부터 시즌제로 기획되는 케이블 예능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에서도 최소 6개월~1년 사이의 공백을 두고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국내에서도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고 열악한 제작 환경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지상파의 시즌제가 정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계에서는 최근 MBC 예능국에서 지난 3년간 20여명의 PD가 케이블과 종편 등으로 이탈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예능 트렌드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데다 시청자들의 눈높이와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즌제 도입이 필요하다”면서 “장기적으로 프로그램 브랜드를 끌고 가고 싶다면 고정 출연제를 탈피하고 오랜 편성 정책이나 방송사 시스템의 변화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세상이 날 부정한다 해도 당차게 말하는 용기 내요

    세상이 날 부정한다 해도 당차게 말하는 용기 내요

    4년 전 ‘여신님이 보고 계셔’ 제작 호평 열악한 환경 속 신념의 여인 얘기 담아 한정석 “가치있는 말 전달 고민 녹였죠” 이선영 “의미 있는 얘기 재미있게 풀어” “살아온 날들과 사랑한 이들이 너무나 소중한 사람 지금의 나보다 내일의 내가 더 중요한 사람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 내가 나라는 이유로 지워지고 내가 나라는 이유로 사라지는 티없이 맑은 시대에 새까만 얼룩을 남겨 나를 지키는 사람.”(‘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 “좋게 좋게 넘기려다 누구누구 눈치보다 아예 포기했던 말들 그 누구도 묻지 않아 나조차도 생각 못한 오직 나를 위한 말들 거기 그 자리에서 지금 그 모습으로 당신의 얘기를 들려줘요.”(‘당신의 얘기를 들려줘요’) 2013년 창작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이하 여신님)로 평단과 대중을 사로잡은 한정석(34) 작가·이선영(34) 작곡가 콤비가 4년 만에 내놓은 신작 ‘레드북’(22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의 대표적 넘버에는 두 사람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신님’ 이후 ‘카인과 아벨’을 작업하던 중 우란문화재단의 제안으로 “셋째인 ‘레드북’을 먼저 출산했다”는 이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끝내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여인의 이야기를 젊은 창작자답게 가볍고 유쾌하게 풀었다. “전작 ‘여신님’에서 주로 ‘보다’라는 의미에 주목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말하다’라는 개념에 초점을 맞췄어요. 다른 사람의 시선과 기준에 나를 맞추지 말고 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말하라고 전하고 싶었거든요.”(이선영) “여자가 남자의 부속물로 취급받던 극도로 보수적인 시대에서 아무리 세상이 나를 부정한다고 해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겠다’고 외치는 솔직하고 당찬 안나를 통해 말할 줄 아는 용기를 강조하고 싶었어요. 사람들에게 가치가 있는 말을 전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제 바람과 여성 예술가로서의 역할을 고민하는 선영씨의 고민도 녹아 있죠.”(한정석) 한 작가의 말처럼 극 중 안나는 여성이 자신의 신체를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시되던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편견에 맞서 “나는 슬퍼질 때마다 야한 상상을 한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한다. 그러던 그녀는 여성문학회 ‘로렐라이 언덕’이 펴낸 잡지 ‘레드북’에 파격적인 소설을 실어 거센 비난을 받는다. 블랙리스트, 검열 등이 문화예술계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요즘, 그래서 금지된 책을 상징하는 ‘레드북’이라는 제목은 꽤 도발적으로 들린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공연 시점이 맞물려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네요. 실제로 극 중 한 평론가로부터 미움을 산 이후 안나가 본의 아니게 핍박을 받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굴복하지 않고 소신을 지키는 그녀를 통해 신념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관객들에게 전달되었으면 해요. 사실 ‘레드북’은 도색 소설, 무서운 책 등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되기에 관객들이 의미를 한정 짓지 않고 나름의 해석을 찾았으면 좋겠어요.”(한정석) 시대가 공감하는 인물을 통해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관객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싶다는 젊은 창작자들의 그다음 목표는 뭘까. “무엇보다 현재로선 ‘레드북 재공연 확정’이지요.(웃음) 사실 큰 목표지만 재공연을 하게 된다면 처음에 저희들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더 충분하게 전달하고 싶어요.”(한정석) “의미 있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자는 게 저희 원래 목표였어요. 앞으로도 관객분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었는데 알고 보니 몸에도 좋은 유기농 음식이었네’라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이선영)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지금, 이 영화] 단지 세상의 끝

    [지금, 이 영화] 단지 세상의 끝

    루이(가스파르 울리엘)는 12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 어머니(나탈리 베이)와 여동생 쉬잔(레아 세이두)이 그를 반갑게 맞는다. 반면 형 앙투안(뱅상 카셀)은 루이에게 이상하리만치 쌀쌀맞다. 형수 카트린(마리옹 코티야르)이 그들의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 보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만나지 못한 만큼 벌어진 관계의 틈은 그리 쉽게 메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나누는 많은 대화 안에는 그것에 비례해 많은 침묵이 녹아 있다. 사실 루이의 갑작스러운 귀향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가족에게 알리려는 방문이었다. 프롤로그에서 그는 독백한다. “인생엔 누가 뭐라건, 뒤를 돌아보지 않고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수없이 존재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 또한 수없이 존재한다. 그래서 그 오랜 시간 끝에 내 발자취를 되짚어가기로 했다. 나의 죽음을 알리기 위한 여정을,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환상을, 보여 주기 위해.” 영화 ‘단지 세상의 끝’에서 그자비에 돌란 감독은 ‘내 인생의 주인은 나라는 환상’을 재현하는 동시에 깨부수려 한다. 그의 말대로 이 작품의 성패는 “이미 발화된 것과 발화되지 않은 것,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데 달려 있다. 그렇지만 ‘어떤 것을 안다’와 ‘어떤 것으로 만든다’는 엄연히 다른 차원의 문제다. 지난해 칸영화제 상영 당시 ‘단지 세상의 끝’에 대한 평은 좋지 않았다. “그자비에 돌란의 놀라운 성숙”이라는 호평보다 “감독의 과도한 자의식이 영화를 망쳤다”는 혹평이 많았다. 당연히 수상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그런데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이 영화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돌란은 눈물을 흘렸고 객석에서는 탄식과 야유가 터져 나왔다. 논란이 일 수밖에 없는 칸영화제의 결정이었다. 스무 살에 만든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2009)부터 돌란은 유독 칸영화제의 주목을 받았다. 분명 돌란이 가진 영화적 재능은 비범하다. 그러나 그 이유만으로 칸영화제가 그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안다. 돌란의 국적은 캐나다지만 프랑스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퀘벡주 출신이다. 그래서 그는 주로 프랑스어 영화를 찍는다. ‘단지 세상의 끝’도 프랑스 극작가 장뤼크 라가르스가 1990년에 쓴 동명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카이에 뒤 시네마를 비롯한 프랑스 평론계는 돌란의 이번 영화를 옹호하지만, 거기에는 자국 문화 편애―언어 내셔널리즘의 석연치 않은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이미 발화된 것과 발화되지 않은 것,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데 성공한 듯 보이지 않는다. 원작에서 돌란이 전유한 루이는 지나치게 과묵한 데 비해, 영화에서 돌란이 구사한 화법은 과도하게 현란했다. 권위 있는 상이 꼭 뛰어난 작품에 수여되는 것은 아니다. 18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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