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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최고의 꿈을 꾸자”… BTS, 빌보드서 월드클래스 공인받다

    “함께 최고의 꿈을 꾸자”… BTS, 빌보드서 월드클래스 공인받다

    이매진 드래건스·마룬5 등 스타들 제치고 국 가수 첫 본상 ‘톱 듀오·그룹’ 수상 압도적 지지로 3년 연속 ‘톱 소셜’도 받아 시상식 15개 공연 중 14번째 ‘엔딩급’ 무대 “우린 여전히 6년 전 그 소년들… 생큐 아미”“우린 여전히 6년 전 그 소년들이다. 같은 꿈을 꾸고 같은 것을 두려워하며 같은 생각을 한다. 계속해서 함께 최고의 꿈을 꾸자. 감사하다. 사랑한다.”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즈’ 2관왕을 차지한 방탄소년단은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 현장의 팬들과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는 전 세계 팬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듀오·그룹 아티스트’와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했다. 시상식에 앞서 전 세계 ‘아미’(팬덤명)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3년 연속 수상이 확정적이던 ‘톱 소셜 아티스트’ 상뿐 아니라 처음 후보에 오른 ‘톱 듀오·그룹 아티스트’ 상도 받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매진 드래건스, 마룬 파이브, 패닉 앳 더 디스코, 댄&셰이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방탄소년단이 수상자로 호명되자 객석에선 어느 때보다 커다란 함성이 터져 나왔다. 방탄소년단은 한껏 밝은 표정으로 무대에 올랐다. “생큐, 아미”를 힘껏 외치며 소감을 시작한 리더 RM은 “대단한 아티스트들과 함께 이 무대에 서 있다는 게 아직 믿기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우리가 함께 나눈 작고 사소한 것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전문가 “BTS만의 방식으로 수상… 메시지 커” ‘빌보드 뮤직 어워즈’의 본 시상식에서 시상이 이뤄지는 주요 부문 상을 한국 가수가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톱 듀오·그룹 아티스트’ 상은 ‘톱 메일 아티스트’, ‘톱 피메일 아티스트’, ‘톱 뉴 아티스트’ 등 부문과 함께 가장 중요한 상으로 꼽힌다. 앞서 싸이가 2013년 ‘강남스타일’로 ‘톱 스트리밍 송(비디오)’ 상을, 방탄소년단이 2017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지만 본 시상식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강명석 대중음악평론가는 국내 생중계 해설을 통해 “방탄소년단이 바꾼 음악 산업 지형을 빌보드가 따라오고 있는 중”이라며 “이들은 아시아 팀으로서 미국에 ‘강제 진출’하면서 주류로 들어가는 방식을 차용하지 않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상을 받았다. 전 세계 음악 산업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고 평가했다. 김영대 평론가는 “한국 대중음악이 케이팝이라는 이름으로 세계로 뻗어 나간 이래 미국 팝 주류 시장 중심부에서 그 성과를 공인받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기대를 모았던 방탄소년단과 할시의 합동무대는 시상식 15개 공연 중 14번째에 배치됐다. 피날레인 폴라 압둘의 데뷔 30주년 기념 무대 바로 앞 순서였다. 사회를 맡은 켈리 클라크슨은 “다음에 등장할 슈퍼그룹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스트리밍 기록을 격파하고 있다. 오늘 라이브로 월드 프리미어 무대를 선사한다”며 방탄소년단을 소개했다. 멤버들은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 세트처럼 꾸며진 무대에 올라 한국에서와 똑같이 에너지 넘치는 라이브와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피처링에 참여한 할시는 즐겁게 무대를 소화하며 멤버들과 한 팀처럼 어우러졌다. 카메라는 객석에서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하는 팬들을 비췄다. 눈물을 글썽이고, 폴짝폴짝 뛰고, 한글로 ‘김태형’(멤버 뷔 본명)이라 쓴 손팻말을 흔드는 외국 팬들이 화면에 잡혔다. ●래퍼 드레이크, 톱 아티스트 등12관왕 휩쓸어 한편 대상 격인 ‘톱 아티스트’ 상은 최근 몇 년간 빌보드 차트의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는 래퍼 드레이크가 차지했다. 드레이크는 ‘톱 메일 아티스트’, ‘톱 빌보드 200 앨범’ 등 주요 부문을 포함해 12관왕에 올랐다. 그는 이날까지 빌보드 트로피 27개를 모아 종전 가장 많은 트로피를 받은 테일러 스위프트를 앞섰다. 아리아나 그란데가 ‘톱 피메일 아티스트’ 상을, 래퍼 주스 월드가 신인상인 ‘톱 뉴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종합] 허지웅 투병근황, 눈썹 없는 근황 ‘악성림프종 무엇?’

    [종합] 허지웅 투병근황, 눈썹 없는 근황 ‘악성림프종 무엇?’

    허지웅 투병근황이 공개됐다. 최근 허지웅의 투병 근황에 네티즌은 “힘내세요. 형님”, “안타깝다”, “꼭 이겨낼 것”, “눈썹 자랍니다”등 응원을 보냈다. 앞서 지난 30일 허지웅은 인스타그램에 “새벽에 화장실 갔다가 거울 보고 기겁을 합니다. 선배님들, 마지막 항암 끝나고 몇 주 후부터 눈썹이 다시 자랄까요?”라는 글과 ‘#존경하는 항암선배님들께 질문 있습니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한 장의 사진을 게재했다. 앞서 허지웅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SNS에 “악성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혈액암의 종류라고 한다”며 투병 사실을 고백했다. 그는 “붓기와 무기력증이 생긴 지 좀 되었는데 미처 큰병의 징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확진까지 이르는 요 몇주 동안 생각이 많았다”며 “그나마 다행인건 미리 약속된 일정들을 모두 책임지고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어제 마지막 촬영까지 마쳤다. 마음이 편하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악성림프종이란 림프조직 세포가 악성으로 전환되어 생기는 종양을 말하며, 림프종에는 호지킨림프종과 비호지킨림프종(악성림프종)이 있다고 전해진다. 악성림프종은 혈액암의 일종으로 붓기, 무기력증을 동반하는 질병이다. 한편 영화평론가와 작가로 주로 활동하는 허지웅은 JTBC ‘썰전’과 ‘마녀사냥’, SBS TV ‘미운 우리 새끼’ 등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부 seoulen@seoul.co.kr
  • 방탄소년단 ‘빌보드 어워즈’ 2관왕… “BTS가 미국 음악 지형 바꿨다”

    방탄소년단 ‘빌보드 어워즈’ 2관왕… “BTS가 미국 음악 지형 바꿨다”

    한국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RM,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2019 빌보드 뮤직 어워즈‘(2019 BBMAs) 2관왕에 올랐다. 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방탄소년단은 3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한국 가수 최초로 본상 격인 ‘톱 듀오·그룹 아티스트’ 상까지 받았다. 이매진 드래곤스, 마룬 파이브, 패닉 앳 더 디스코, 댄&셰이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톱 듀오·그룹 아티스트 부문 수상자로 호명된 방탄소년단은 기쁨을 감추지 않고 무대에 올랐다. 리더 RM은 “땡큐 아미!”를 소리높여 외친 뒤 “이 모든 건 우리가 함께 나눈 사소한 것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방탄소년단과 ‘아미’(팬덤명)의 파워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직도 6년 전과 같은 소년들이다.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꿈을 꾸고 있다. 모두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엠넷 국내 생중계 해설을 맡은 강명석 대중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의 ‘톱 듀오·그룹 아티스트’ 부문 수상의 의미에 대해 “미국 주류 음악계에서 인정을 받은 것”이라며 “BTS는 수상 결과와 상관없이 많은 것을 바꾼 팀이다. 이들이 바꾼 음악 산업 지형을 빌보드가 따라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객석 맨 앞줄에 앉은 방탄소년단이 화면에 비출 때마다 시상식장에 모인 수많은 아미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아이의 상상과 인형은 좋은 장난감” 우리가 몰랐던 방정환의 글

    “아이의 상상과 인형은 좋은 장난감” 우리가 몰랐던 방정환의 글

    소파 방정환(1899~1931)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미공개 글을 대거 수록한 ‘정본 방정환 전집’(창비)이 출간됐다.한국방정환재단은 30일 서울 마포구 망원동 창비서교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정환의 미공개 글 54편과 제목만 남았던 237편의 글을 찾아 수록한 전집을 발간한다고 밝혔다. 방정환은 동화, 동요, 동시, 동극, 소설, 평론 등 다양한 글로 근대 아동 문학의 초석을 다졌다. 특히 아동문예연구단체인 ‘색동회’를 조직하고 ‘어린이날’을 제정하는 등 아동 권익에 힘을 쏟은 어린이 운동의 선구자다. 이번에 새로 나온 전집은 5권으로 구성했다. 전체 글수는 713편이다. 1권은 동화·동요·동시·시·동극을, 2권은 아동소설·소설·평론을 수록했다. 3~5권은 산문집이다. 3권은 잡지 ‘어린이’와 ‘학생’, 4권은 ‘개벽’ ‘신여성’ ‘별건곤’, 5권은 ‘별건곤’의 나머지와 그의 생애를 담은 연보, 방송국 출연 경력 등을 실었다. 그의 글을 모은 전집은 1940년 박문서관에서 처음 나온 뒤 10여차례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된 바 있다. 이번 정본집은 앞선 전집과 달리 새로 발견한 글들을 수록했다. 예컨대 1920년 8월 잡지 ‘신청년’ 3호 ‘자유의 낙원’과 ‘헌 자취가 사라지는 곳’은 방정환이 필명 중 하나인 ‘CW(CW生)’로 쓴 번역 글이다. 1927년 1월 중외일보 ‘아동의 상상 생활과 인형 완구’는 좋은 장난감이 어린이의 정서적, 육체적 발육에 끼치는 영향을 강조한 글로, 역시 방정환이 쓴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잡지 ‘부인’ 1923년 1~2월호에 쓴 번역 글 ‘내어버린 아이’, 잡지 ‘조선농민’ 1929년 3월호 칼럼 ‘각설이 떼식으로’ 등은 그동안 연보 등에 제목만 수록했고 실제 글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최원식 간행위원장(인하대 명예교수)은 “각계를 대표하는 간행·편찬위원을 참여시켜 8년 동안 연구하며 새로운 글을 발굴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근대 어린이 문학을 논할 때 이번 정본 전집을 그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신의 무지, 인간도 따질 권리가 있다”

    “신의 무지, 인간도 따질 권리가 있다”

    미제로 남은 미모의 여고생 살인사건 시간 흘러 용의자 찾아간 동생 이야기 신의 섭리에 다르게 대할 수도 있는 것 작품 속 노른자·노란옷… 제목도 ‘레몬’ 詩는 마지막 남은 인간적 방식의 위로“내가 용서하기도 전에 어떻게 하나님이 먼저 용서할 수가 있어요?” 영화 ‘밀양’ 속 전도연의 대사를 기억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아들을 앗아간 유괴범을 용서하기로 한 그녀지만 자기보다 한 발 앞서 “용서받았다”는 범인 앞에서는 말문이 탁 막힌다. 아무리 전지전능한 하나님이고, 그 말씀에 의탁하며 살기로 했더라도 내 아들을 죽인 자를 나보다 먼저 용서할 순 없는 거다. 그럴 순 없는 거다.한일 월드컵으로 떠들썩했던 2002년 여름, 미모의 여고생 해언이 숨진 채 발견된다. 해언이 마지막으로 목격됐을 당시 타고 있던 차의 운전자인 신정준과 차에 탄 해언의 모습을 목격했던 한만우가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확실한 증거는 없다. 권여선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레몬’(창비)은 17년 후 해언의 동생 다언이 한만우가 형사에게 취조 받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해언이 사라진 후 가족들의 생은 이전과는 극명하게 다르다. 엄마는 해언의 이름을 ‘혜은’이라 바꾸는 일에, 언니만큼 예쁘지 못했던 다언은 언니를 닮는 일에 유달리 집착한다. 다언은 다시 만난 그 시절 고교 문예반 선배 상희에게 “이 모두가 신의 무지”라고 일갈한다. 가혹한 운명 앞에 무력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 이렇듯 신에게 따져 묻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메일로 만난 작가는 “신의 무지를 묻는 일은 신의 섭리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일깨우고 신의 전능함에 구멍을 내는 일”이라며 “삶에서 끔찍한 불행을 당하고 신에 귀의하고 신의 섭리를 정당화하며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와 다르게 신을 대할 권리도 분명 인간에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에 귀의할 뻔 했던 ‘밀양’의 전도연도 같은 마음이었을 거다. ‘신의 무지’ 앞에서 다언은 무력하지만은 않다. 그는 직접 용의자 중 한 명이었던 한만우의 집을 찾아 나선다. 거기서 마주하는 만우의 동생 선우가 요리한 계란프라이의 노른자. 해언이 죽기 직전 입었던 원피스의 색깔, 상희가 썼던 시에 등장하는 단어도 ‘레몬’, 노란빛이었다. ‘왜 노란빛, 레몬인가’라는 질문에 작가는 말했다. 소설을 쓰고 있는 와중에는 몰랐는데, 소설이 중편 형태로 계간 ‘창작과 비평’에 실리고 나서 황현경 평론가가 그 사실을 지적했고 그제서야 깨달았다고. 사후에 발견된 노란빛 때문에 제목도 결국 ‘레몬’이 됐다고 말이다. 소설에는 ‘신은 믿지 않아도 시는 믿는다’는 말이 나온다. 다언과 상희가 함께 시를 쓰던,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표상이다. 작가는 이에 대해 “인류로 치면 낙원의 시절”이라며 “큰 불행을 통해 다언의 삶이 건널 수 없는 다리를 건넜고, 그래서 신을 부정하게 되었지만, 마지막 남은 인간적인 방식의 위로, 언어를 통한, 시를 통한 위로와 애도의 가능성은 아직 믿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등단 24년차 작가에게도 애도란 참 어려운 일이어서, 역설적으로 계속 글을 쓰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어떤 위로는 너무 값싸고 어떤 애도는 너무 성급해서 당사자를 더 고통에 빠트릴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고통의 문제는 참 어렵고 그래서 제가 계속 소설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다시 만나는 책 표지의 노란 레몬은 하는 수 없이 세월호 국면의 노란 리본을 떠올리게 한다. 다언을 살게 하는 계란 노른자의 노란빛, 몸서리쳐지도록 신 레몬의 맛. 누군가의 죽음을 애도하는 노란빛은 또 그 자체로 삶은 생생한 감각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 소용된다. ‘찰나에 불과한 그 순간순간들이 삶의 의미일 수는 없을까.’(199쪽) 돌아 돌아 다언이 얻은 깨달음 앞에서 다시 생각이 많아진다. “그 찰나를 조금이라도 새로운 언어로 포착하려고 발버둥치는 중”이라고, 이메일 말미에 작가는 적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1919년생 그들, 전후 폐허 속 휴머니즘을 피워내다

    1919년생 그들, 전후 폐허 속 휴머니즘을 피워내다

    일제·분단·내전 겪으며 인간성 천착소설 ‘꺼삐딴 리’의 저자 전광용 작가, 구도적 작품 세계를 구현한 구상 시인, 195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사상계 주간을 지낸 김성한 소설가….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 문인 8인을 조명하는 문학제가 열린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전후 휴머니즘의 발견, 자존과 구원’이라는 주제로 ‘2019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구상 시인, 권오순 아동문학가, 김성한 소설가, 김종문 시인, 박홍근 아동문학가, 전광용 소설가, 정완영 시조시인, 정태용 문학평론가 등 8명이 주인공이다. 2001년 시작한 문학제는 올해 19회째를 맞았다. 작가 8인은 태어날 당시 ‘일본인’이었다. 한창 활동할 젊은 시절엔 일제의 가혹한 식민 통치로 주요 일간지와 문예지가 폐간돼 문학적 욕구를 발산할 통로가 차단됐고, 분단과 격심한 내전까지 겪어야 했던 불행한 세대였다. 그래서 이들은 1950년대 정전 뒤에야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들어가 ‘전후 작가’로 분류된다. ‘2등 국민’으로 천대받고 전쟁의 비극까지 겪은 이들은 인간을 사랑하고 인간성을 어떻게 지켜낼지 고민하는 휴머니즘 사조에 천착하는 동시에 인간 내면을 깊이 탐구한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또 외형적으로는 한때 잃었던 우리 말과 글에 대한 애정을 보였고 문학의 형식미와 규율을 존중하는 작가 정신이 있었다. 문학제 첫 행사는 2일 오전 10시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이다. 이어 10일에는 마포중앙도서관에서 ‘1919년에 태어난 사람들’을 주제로 문학의 밤이 열리고, 오는 6월 29일 중앙대에서는 학술대회도 예정됐다. ‘구상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 시 낭독 및 음악회’도 준비 중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현대시작품상에 오은 시인

    현대시작품상에 오은 시인

    제20회 현대시작품상 수상자로 오은(37) 시인이 선정됐다. 월간 ‘현대시’는 1일 오 시인의 시 ‘O와 o’ 외 9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2002년 ‘현대시’로 등단한 오 시인은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유에서 유’, ‘나는 이름이 있었다’, ‘왼손은 마음이 아파’를, 산문집으로 ‘너랑 나랑 노랑’을 썼다. 오 시인은 개성 넘치는 말놀이를 바탕으로 자아의 실존을 드러내며, 세계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심사위원인 문학평론가 오형엽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오은의 시는 언어유희의 미학을 극단까지 밀고 가면서 사회 비판의 메시지를 던지는 방법을 통해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한 방향을 제시해왔다”고 평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500만원이 지원된다. 시상식은 오는 31일 오후 6시 30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 다리’에서 개최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배상훈 프로파일러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1반에 30명… 치료 되겠나”

    배상훈 프로파일러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1반에 30명… 치료 되겠나”

    배상훈 프로파일러가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난 29일 MBC 표준FM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는 미성년자인 제자를 성폭행하고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6년을 확정 판결받은 유명 성악가에 대해 이야기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이번 사건을 일명 ‘그루밍 성범죄’로 분류하며 “고양이털을 길들인다는 의미의 ‘그루밍’을 따라 언론이 만든 관용어로, 자기 지배하에 있는 사람을 길들여서 성적 요구를 채우는 형태의 성범죄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루밍 성범죄’의 심각성 역시 함께 언급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피해자의 정신을 지배하기 때문에 재판에서 범죄를 입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피해자를 세뇌시키고 스스로 원하게 만들어서 증거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피해자의 정신을 파괴하는 상습적, 지능적인 범죄”라고 말했다. 성 범죄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의 허점도 지적했다. 이승원 평론가는 “실제로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이 효과가 있는가”라고 물었고,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핵심적인 문제는 강의를 담당할 전문가가 상당히 부족해 한 반에 20~30명씩 강의를 듣는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감히 말씀드리지만 위험한 범죄자에게 40시간은 의미가 없다. (성폭력 치료를) 500시간까지 부과할 수 있지만 시간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한 것 같다”며 “아이들에게 이성을 만났을 때 이것이 사랑인지 폭력인지 구분하는 실질적인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는 평일 오후 6시 5분 MBC 표준FM에서 방송된다. MBC 라디오 어플리케이션 미니를 통해서도 청취할 수 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BTS는 빌보드 점령한 국가대표”… 인기가 인기를 키웠다

    “BTS는 빌보드 점령한 국가대표”… 인기가 인기를 키웠다

    글로벌 아이돌, 21세기의 비틀스 등 각종 수식어가 모자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를 들고 컴백했다. 이들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최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미국 NBC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서 역대급 컴백 무대를 선보였고, 새 앨범은 유튜브 조회수, 86개국 음원 차트 1위 등 차례차례 기록을 경신 중이다. ‘대중음악평론가, 시인, 기자가 모여 아이돌을 톺아보는 눈’이라는 뜻의 ‘평.시.기의 아이돌EYE’는 방탄 컴백의 계절에 이를 묵과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왜 BTS에 열광하는가. 지난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세 사람은 언젠가는 끝내야 할 숙제를 한다는 마음으로 그 단순하고도 심오한 질문에 대한 답을 구했다. ●40대 이상 댓글도 줄잇는 BTS 기사 이정수 기자(이하 이) BTS는 어느 하나 ‘이것 때문에 성공했다’ 이럴 순 없을 거 같고 세부적으로 살펴볼 게 많다.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국내외 팬들에게 각기 다른 포인트로 어필한 측면도 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이하 김) ‘지금 방탄의 인기가 왜 계속 상승하느냐’에 초점을 맞춰 보면 일종의 상승효과라고 할까, 인기가 인기를 몰고 오는 측면이 있다. 일반적으로 팝스타들은 인지도를 얻기까지가 어렵지, 한 번 인기를 얻은 후 괜찮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표하면 팬덤이 꾸준히 늘어나는 양상을 보인다. 수직상승한 인지도가 자연스레 대중성을 끌고 오기 때문이다. 빌보드 1위(지난해 5월 ‘빌보드 200’에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가 첫 1위를 기록했다) 이후 계속해서 팬층이 넓어지고 있는 것도 그런 측면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포털 사이트 네이버 기사에 달리는 댓글에서 글 쓴 사람들의 연령대를 알 수 있다. 방탄 기사에 달린 댓글에는 40대 이상도 많다. 김 각종 뉴스, 시사 프로그램에서 BTS를 특별한 아이콘으로 다루기 시작하면서 높은 연령층도 팬덤 안으로 흡수가 되는 거다. 서효인 시인(이하 서) 국가대표는 누구나 다 응원하면서 좋아하게 된다. 다른 분야 국가대표들은 지기도 하는데 BTS는 거의 안 지고 이기기만 하니 얼마나 보기가 좋나. 김 어떻게 보면 다소 한국적인 특성일지도 모르겠다. 빌보드 차트를 올림픽처럼 생각해서 1등이 금메달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BTS가 일종의 국위 선양을 하고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대중도 적지 않다.●‘상남자’로 입덕… 방탄은 역시 ‘춤·춤·춤’ 이 BTS를 언제 처음 인지했나? 서 전에 ‘상남자’(2014년 2월 발매) 때 BTS가 방송 활동을 진짜 열심히 했다. TV만 틀면 모든 가요 프로그램에 나왔다. 지겨울 정도로(웃음). 그러고 나서 잊고 있다가 ‘불타오르네’(2016년 5월 발매)를 보니 그때는 달라 보이더라. 그 이후에 자세히 보니 다른 케이팝 아이돌들에 비해 음악·퍼포먼스·스토리·세계관 등 모든 면에서 고르게 2~5%는 올라가 있는 그룹이라는 느낌이 들더라. 이 ‘상남자’로 오래 활동했던 게 그만큼 반응이 와서 그랬을 것이다. 당시 커버댄스, 춤 영상 등이 유행을 탔다. 방탄이 가진 장점 중 하나를 딱 꼽으라 하면 춤이다. 완벽하게 추니까 유튜브 영상으로 활용되고 주목을 한 측면이 크지 않나 싶다. 서 당시만 해도 빅뱅이 인기 있었다. 지금처럼 군무를 춘다기보다는 자유롭게 추는 식이었다. 방탄 안무 짠 사람은 정말 상을 줘야 한다. 너무 창의적이다. 김 BTS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같은 안무가(손성득)나 프로듀서(피독)와 데뷔 때부터 계속 함께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도 신인그룹 투모로우바이투모로우 데뷔 전까지만 해도 1대1 관계로 동반 성장한 케이스다. 아이돌 그룹의 생태계는 무척 섬세하고 유기적이어서 멤버들이나 스태프, 회사 사이의 유대감 속에서 생성되는 안정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정도 인기를 얻고 환경이 달라졌으면 한 번쯤 흔들릴 만도 한데 방탄은 아직까지도 중심을 잘 잡고 있다. 작년에 아직 재계약 시기가 한참 남았는데도 멤버 전원이 소속사와 7년 재계약을 다시 한 것도 그런 흐름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열일’하는 방탄소년단 이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인기 그룹이 된 건 언제일까. 김 아이돌신에서 갑자기 팬층이 많아졌다고 체감한 건 ‘상남자’ 때였고, 이후 ‘I need U’부터 청춘의 처연함, 애틋함 같은 정서에 타이트한 세계관이 붙기 시작하면서 ‘힙합 아이돌’에서 ‘팝 아이돌’로서의 전기가 만들어졌다. 국내 반응이 좋았던 건 ‘I need U’였지만, 해외에서 가장 먼저 큰 반응이 온 건 강렬한 군무가 인상적인 후속곡 ‘쩔어’였다. 이 두 트랙으로 같이 활동한 게 국내외 팬덤을 동시에 확보하는 요인이 됐다. 앞서 서효인 시인이 얘기했던, ‘상남자’ 때 엄청나게 음악방송 홍보를 뛴 것처럼 두 가지 상반된 매력의 곡들로 인터넷과 방송 모두에서 ‘열일’했던 게 효과가 있었다. 그래서 ‘빌보드’가 있을 수 있었다. 김 방탄의 ‘열일 모드’는 정말 보통이 아니다. 투트랙으로 활동하기 쉽지 않은데, 방탄은 멤버들마다 개성에 맞춰 믹스테이프도 꾸준히 발표하고, 개인적으로 사운드클라우드를 운영하거나 비하인드 영상을 편집해 공개하기도 한다. 브이앱 같은 팬 대상 콘텐츠도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된다. “그런 건 다른 그룹들도 다 하는데 방탄만 인기 있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다면 방탄은 ‘그런 것’을 ‘그런 것’이 대세가 되기 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꾸준히 해오고 있는 그룹이기 때문이라고 답하겠다. 서 (컴백 무대를) 미국 SNL에서 했는데, 엠카운트다운에도 나오고 뮤직뱅크에도 나오고 너무 좋은 거다. 이게 ‘국뽕’은 아닌데 친근하기도 하고 좋더라. 변함없이 같은 태도로 계속해서 해 나간다는 게 굉장히 한국적인 정서인 것 같다. ●하나부터 열까지 ‘완벽한 톱니바퀴썰’ 서 이 대담 이후로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클럽 이름)를 해야 할 것 같다(웃음). ‘화양연화’(2015년 4월 발매된 세 번째 미니 앨범) 때부터였나. 뮤비나 앨범 등에 숨겨져 있는 코드가 흥미로웠다. 고전 소설에서 비롯된 인문학적인 것, 칼 구스타프 융이 나오고. 스노비즘(속물근성)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대중가요에 아티스트가 좀더 고차원적인 것들을 활용하고 놓지 않는 것이 남다르다 느꼈다. 실력 외에 다른 부분을 찾자면 바로 그 지점이다. 김 요즘 방탄을 얘기하다 보면 너무 꿈보다 해몽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정말 모든 톱니바퀴가 너무나 잘 맞아떨어졌다. 회사의 기획력도 얘기하고 싶은데, 앞서 말한 기획을 둘러싼 내부의 지속력이나 집중력도 좋지만 한편으로 늘상 색다른 시도들에 열려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정도 인기를 얻고 팬덤이 커졌으면 좀 으스대고 싶을 만도 한데, 이번 앨범 타이틀 곡에 ‘작은 것들을 위한 시’라는 제목을 붙여서 좀 놀랐다. 지금의 성공에 취하기보다는 작은 것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고 싶다는 시그널이 직관적으로 느껴져서, 얄미울 정도로 영민한 기획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 완벽한 톱니바퀴 중의 하나가 멤버 조합이다. 팬을 모으는 기본적인 요소인 ‘비주얼 멤버’들이 있고, 슈가처럼 프로듀싱을 하는 멤버, RM 같은 리더십 담당이나 춤 담당이 있다. 다른 팀들도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긴 하지만, 방탄은 그걸 일단 기본으로 가져간다. 김 시대의 변화도 방탄소년단의 편이었다. 유튜브 시대가 오지 않았다면, 방탄소년단이나 케이팝이 지금처럼 세계적인 인기를 끌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방탄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시기에 맞물려 마침 빌보드를 비롯한 세계적인 차트들이 온라인 스트리밍,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 등을 적극적으로 차트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런 시대 변화의 흐름에 준비가 잘 돼 있던 팀인 셈이다. 그냥도 잘하는 팀이 꾸준히 에너지를 유지하고 운까지 맞아떨어졌는데 누가 이길 수 있겠나. 정리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남해군 제10회 김만중 문학상 공모, 총 시상금 4000만원

    남해군 제10회 김만중 문학상 공모, 총 시상금 4000만원

    경남 남해군은 29일 올해 제10회 김만중 문학상 작품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작품 접수는 오는 7월 30일까지 한다. 올해부터 김만중 문학상 공모·시상내용이 바뀌었다. 공모분야는 소설과 시(시조) 2개 분야이며, 신인상과 유배문학특별상이 올해 신설됐다. 응모자격은 미발표된 순수 창작품 공모에서 올해부터는 등단 작가 작품집을 추천을 통해 공모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시상규모도 3000만원이던 총 시상금이 4000만원으로 확대됐다. 소설·시(시조)분야별 대상을 뽑아 각 1500만원, 신인상과 유배문학특별상은 각 500만원을 시상한다. 공모 추천대상은 소설, 시(시조) 분야는 등단 5년 이상 기성작가의 2017~2018년도 발표 시·소설집이다. 신인상은 등단 5년 미만 기성작가로 2017~2018년도 발표한 시·소설집이다. 유배문학특별상은 유배문학 및 남해군 문학발전에 공로가 있는 사람이다. 추천자격은 문학단체 및 기관 대표, 문예지 및 문학도서 출판사 대표, 평론가, 관련분야 교수, 중견(등단 15년 이상) 소설가·시인 등이다. 접수는 남해유배문학관으로 우편이나 직접 방문해 제출하면 된다.접수 작품 심사를 거쳐 오는 10월 중에 수상작을 발표하고 11월 1일 남해유배문학관에서 시상식을 할 예정이다. 김만중 문학상은 우리나라 문학사에 큰 업적을 남긴 서포 김만중 선생의 작품세계와 국문정신을 기리고, 유배문학을 탄생시킨 남해군의 문학사적 업적과 문화도시 위상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0년 제정된 문학상이다. 남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사무라이 건축가의 승부

    사무라이 건축가의 승부

    트레이닝복을 입고 공터에서 운동을 하는 노인이 있다. 몸놀림이 꽤 날렵하다. 고등학생 때 권투 선수로 활약했다고 하는데 거짓말이 아닌 것 같다. 여전히 승리욕 넘치는 눈빛을 가진 남자, 바로 안도 다다오다. 그는 창조적 근육과 육체적 근육을 같이 단련해야 한다고 하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그래야 남이 만든 훌륭한 건축물을 보고 그걸 넘어서겠다는 용기를 갖게 됩니다. 하루하루가 치열한 승부일 수밖에요.” 이 말을 듣고 보니 안도에게 왜 ‘사무라이 건축가’라는 별칭이 붙었는지 알겠다. 어떤 일에서나 남보다 나아야 하고, 모든 일에 쓸모가 있도록 하는 것이 일본의 무사도(미야모토 무사시의 책 ‘오륜서’ 중)라고 하니까. 그런 그의 건축을 보기 위해 꼭 외국으로 나갈 필요는 없다. 한국에도 안도의 설계로 지어진 건축물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 본태박물관, 원주의 뮤지엄 산, 서울의 JCC 등이 그렇다. 그의 건축물에는 공통점이 있다. 콘크리트가 빛(예: 빛의 교회), 물(예: 물의 절)과 미학적으로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당신은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르겠다. 인공인 콘크리트가 어떻게 자연인 빛, 물과 아름답게 공존한단 말인가. 그런데 정말 안도는 콘크리트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는다. 이제는 그의 인장이 된 노출 콘크리트 공법인 콘크리트의 물성 자체를 그대로 드러내는 방식을 통해서다. 따지고 보면 콘크리트 역시 모래, 자갈 등 자연물을 섞어 만든 재료다. 응용만 잘하면 얼마든지 콘크리트와 빛, 물이 어우러지도록 배치할 수 있을 테다. 문제는 ‘잘’하는 게 누구에게나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모두가 해 낼 수 없는 그것을 해 냈다는 점에서 안도는 특별하다. ‘성공 비결이 무엇일까?’ 이런 물음의 답을 찾으려고 그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관객도 있을 듯싶다. 안도 스스로는 독학과 답사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그는 학교에서 건축을 배운 적이 없다. 공업고등학교 기계과 졸업생이었던 안도는 혼자 건축을 공부했고, 세계 각지의 유명 건축물을 찾아다니며 그곳의 장소성을 체험했다. 분명 이것이 그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완성하는 바탕이 됐으리라. 하지만 이는 안도가 늘 고독한 길을 걸어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는 건축과 권투가 비슷하다고 말한다. 아무에게도 도움받지 않은 채 홀로서기를 해야 해서다. 안도는 “‘이 기회를 놓치면 끝장’이라는 심정으로 매 작업마다 안간힘을 다했다”(책 ‘나, 건축가 안도 타다오’ 중)고 쓰고 있다. 여든 살을 바라보는 지금도 그는 터프하게 작업한다. 한데 사무라이 타입이 아닌 나는 (젊은 시절에는 손발이 먼저 튀어 나갔다는) 안도 같은 상사 밑에서 하루도 버텨 낼 자신이 없다. 그의 건축물에 감동하는 것과는 별개로, 나는 그에게서 ‘항상 위로 나아가려는 마음가짐’만 가려 배우고 싶다. 혈혈단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상승을 추구하는 글의 건축을 꿈꾸면서.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스웨덴이 만든 명품 무반동총 ‘칼 구스타브 M4’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스웨덴이 만든 명품 무반동총 ‘칼 구스타브 M4’

    무반동총은 발사할 때 포신이 후퇴하지 않고 반동이 없는 포를 얘기한다. 전차를 잡는 대전차 화기 혹은 보병을 지원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등장한 무반동총은 오늘날 핵심적인 보병분대 화기로 손꼽힌다. 특히 스웨덴 사브사가 생산 중인 칼 구스타브 무반동총은 전 세계 수많은 무반동총 가운데 '명품'으로 손꼽힐 만큼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지난 1948년부터 스웨덴군이 사용한 칼 구스타브 무반동총은 'Granatgevär(유탄총) m/48'이라는 제식 명칭보다는 ‘칼 구스타브’(Carl Gustaf)로 잘 알려지게 된다. 이렇게 된 까닭은 당시 칼 구스타브 무반동총은 스웨덴 국왕 칼 10세 구스타브의 이름을 딴 칼 구스타브 조병창에서 만들어졌고, 이런 이유로 조병창의 이름을 따 칼 구스타브로 불리게 됐다. 오늘날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사용 중인 칼 구스타브 무반동총은 크고 작은 전쟁에서 튼튼한 내구성과 강력한 위력으로 혁혁한 전과를 기록했다. 70여 년 동안 각국의 사랑을 받아온 칼 구스타브 무반동총은 초기 모델 M1을 포함 4번의 대대적인 개량을 통해 현대전에서 빠져서는 안 될 필수 무기로 자리 잡았다.특히 임무에 맞게 특화된 포탄을 사용할 수 있는 칼 구스타프 무반동총은, 대전차 뿐만 아니라 적 진지 파괴, 대인살상 등 다양한 임무를 유연하게 수행할 수 있다. 84㎜의 구경을 갖고 분당 6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칼 구스타프 무반동총은 사용자인 군인들의 전투환경을 고려해 인체공학적으로 개량되었고 특히 피로를 줄 수 있는 무게 경감에 주력했다. 가장 최근 등장한 칼 구스타프 M4는 강철 대신 티타늄과 탄소섬유를 사용해 무게가 7㎏ 미만이고 길이도 1m 이하이다. 또한 일발필중(一發必中)의 사격이 가능하도록 지능형 조준경을 채택했다. 반면 우리 육군이 사용하고 있는 대대급 직사화기인 KM67 90㎜ 무반동총의 경우 무게는 17㎏에 길이는 1.35m이다. 이 때문에 KM67 90㎜ 무반동총 사수는 육군을 전역한 예비역들 사이에서 155㎜ 견인포, 81㎜ 박격포, 장간교 조립과 함께 최악의 4대 보직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KM67 90㎜ 무반동총은 조준도 힘들고 노후화되어 제대로 된 전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3발만 쏘면 사실상 발사대의 수명을 다하는 우리 육군의 판저파우스트-3 대전차 로켓과 달리 칼 구스타브 M4 무반동총은 1000발 이상 사격이 가능하다. 칼 구스타브 무반동총은 콧대 높은 미군의 제식무기로 채용되었다. 미군이 자국산 무기가 아닌 다른 나라의 무기를 채택한 경우는 이례적인 상황이 아니면 보기 드물다. 특히 미 특수전 부대들이 애용하고 있는데 지난 1980년대 말 미군은 특수전 부대의 장비 현대화 사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미 육군 레인저가 사용 중이던 M67 무반동총을 대체하기 위해 각종 대전차 로켓과 무반동총을 상대로 엄격한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 결과 칼 구스타브 M3 무반동총을 선택했다. 지금은 미 특수전 사령부 예하 미 육군 레인저와 그린베레로 알려진 미 육군 특전부대 그리고 미 해병대 레이더스와 미 해군의 네이비실이 칼 구스타브 M3 무반동총을 운용하고 있다. 이밖에 미 육군과 해병대도 도입해 사용 중이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방구석1열’ 장규성 감독 “‘선생 김봉두’ 지금 보니 연출 과했다”

    ‘방구석1열’ 장규성 감독 “‘선생 김봉두’ 지금 보니 연출 과했다”

    배우 이동휘가 장규성 감독을 응원하기 위해 ‘방구석1열’을 찼았다. 26일 방송되는 JTBC ‘방구석1열에서는 순수한 동심을 그린 영화 ‘선생 김봉두’와 ‘천국의 아이들’을 다룬다. 이날 방송에서는 ’선생 김봉두‘를 연출한 장규성 감독, 김영진 영화평론가와 황선미 작가, 배우 이동휘가 함께한다. 최근 진행된 ‘방구석1열’ 녹화에서 이동휘는 ”장규성 감독이 연출한 ‘선생 김봉두’를 다룬다고 해서 도움이 되고자 출연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오는 5월 개봉 예정인 영화 ‘어린 의뢰인’의 감독과 주연 배우로 호흡을 맞췄다. 이동휘는 ‘어린 의뢰인’에 대해 ”성공이라는 목표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던 변호사가 한 남매와 관련된 사건에 휘말리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되는 성장영화다“라고 소개했다. 이에 윤종신은 ”아이를 통해 어른들이 성장하는 ‘선생 김봉두’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방구석1열’에서 ‘선생 김봉두’를 함께 본 장규성 감독은 ”오랜만에 보니 감회가 새롭지만 오글거리는 것도 있다. 특히 ‘아버지의 장례식’ 장면은 지금 와서 객관적으로 보니 감정 연출이 너무 과했던 것 같다“며 개봉 후 16년 만에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동휘는 “장규성 감독의 코미디는 관객들과 잘 통한다. 영화 속 재밌는 상황들이 보는 재미를 한층 배가 시킨다”며 극찬했다. 이동휘 배우를 비롯해 장규성 감독과 김영진 영화평론가, 황선미 작가가 함께한 JTBC 인문학-영화 토크쇼 ‘방구석1열’은 4월 26일 금요일 저녁 6시 30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틀림없이 북한군”…제1광수라 지목된 인물 추적극 ‘김군’, 5월 개봉 확정

    “틀림없이 북한군”…제1광수라 지목된 인물 추적극 ‘김군’, 5월 개봉 확정

    5·18 시민군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이 5월 개봉을 확정하고 티저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했다. ‘김군’은 군사평론가인 지만원씨로부터 ‘제1광수’라고 지목된 인물을 사진 한 장으로 추적하는 과정을 담은 ‘공개수배 추적극’이다. 영화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 규명을 위해 사진 속 인물을 추적하는 동시에 모두가 ‘김군’이었을 당시 이름 없는 광주 시민군을 그렸다. 영화의 출발점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담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록사진이다. 티저 포스터는 이 기자가 촬영한 또 다른 컷을 활용해 디자인되었고, 티저 예고편은 영화의 시작이 된 바로 그 역사적인 사진 한 장에 초점을 맞췄다.티저 포스터는 손을 흔드는 시민군과 그 뒤로 보이는 가스차(페퍼포그) 위의 인물을 빨간 방점과 직선으로 이어 화살표로 지목한다. 당시 사진 속 사람들에게 빨간 번호를 매기며 북한특수군으로 지목한 지만원씨 방식을 역이용해 ‘시민군’ 개개인을 재조명 하겠다는 선언이다. 함께 공개된 티저 예고편은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5·18 진실 공방’을 둘러싸고 엉켜버린 증언의 실타래를 집요하게 풀어가는 과정이 담겼다. “혹시 사진 속에 보이는 인물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이 사람은 군인 같아 보이진 않는데요”, “눈초리가 아주 엄청 매섭고…”, “학생이 낼 수 있는 포즈도 아니고” 등 흑백 사진 속 인물에 대해 정반대의 단서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군사평론가 지만원씨는 “35년 동안 내가 저 사람이라고 나온 사람 하나 없어!”라며 날카롭게 포석을 던지고, “이거는 틀림없이 북한군”이라고 쐐기를 박는다. 사진 속 익명의 인물 ‘김군’을 향한 밀도 있는 공개수배 추적을 그린 영화 ‘김군’은 오는 5월 개봉 예정이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한다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한다

    아카디아는 아테네 서쪽 펠로폰네소스반도의 중심부를 가리키는 지명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 외딴 산악 지대가 님프와 자연의 정령이 사는 낙원이라고 여겼다. 이곳의 주민들은 자연 속에서 양과 염소를 치며 걱정 없이 살아간다고 믿었다. 수천 년 전에도 이미 번잡한 도시에 염증을 느끼고 전원을 동경하는 풍조가 있었던 것 같다. 들판을 지나던 세 목동이 커다란 석관을 발견했다. 양만 치며 살아온 이 순박한 사람들은 많은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셋 중 한 명이 무릎을 꿇고 글자를 짚어 가며 떠듬떠듬 읽는다. 왼쪽 젊은이는 석관에 몸을 기대고 생각에 잠겨 있다. 붉은 천을 두른 젊은이는 글자를 가리키며 설명을 구하듯 오른쪽에 서 있는 여인을 바라본다. 푸른 드레스에 금빛 튜닉을 걸치고 금빛 샌들을 신은 아름다운 여인이다. 이 도회적 여인은 옅은 미소를 띠고 목동들 쪽을 쳐다보지 않는다. 석관에는 ‘아카디아에도 나는 있다’는 라틴어 구절이 새겨져 있다. 낙원에서도 죽음은 피할 수 없으며, 이 세상의 행복은 일시적이고 무상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 주제가 그림에서 유행한 것은 중세 말의 일이다. 중세 말은 전쟁과 흑사병으로 사회 분위기가 흉흉했다. 부유한 후원자들은 고위 성직자나 미녀를 둘러싸고 해골들이 춤추는 그림을 그리게 해 지상의 권세나 젊음이 다 부질없는 것이라는 교훈과 함께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 기괴한 분위기의 메멘토 모리와 푸생의 조용한 고전주의를 연결시키기는 쉽지 않지만, 이 그림의 주제는 메멘토 모리와 닿아 있다. 푸생은 해골을 직접 들이대며 위협하지 않는다. 석관과 라틴어 글귀로 넌지시 죽음을 가리킬 뿐이다. 우아한 여성의 정체는 불분명하다. 아카디아에 사는 님프라는 게 일반적 해석이지만, 예술의 의인화라는 설도 있다. 예술은 인간의 유한함을 극복하는 방책으로 고안된 것이다. 우리는 죽음을 이기지 못하지만, 예술이라는 형태로 삶을 기억하고 붙잡아 놓을 수는 있다.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하리라. 이 그림은 루이 14세의 컬렉션에 들어 있던 것이다. 절대 권력을 누렸던 화려한 왕은 이 그림의 교훈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미술평론가
  • 개봉도 전에 예매 200만… 마블 ‘끝이 아닌 시작’

    개봉도 전에 예매 200만… 마블 ‘끝이 아닌 시작’

    비수기 극장가 ‘어벤져스 특수’ 기대감 2위와 스크린 수 4배… 독과점 우려도 사라진 영웅들 어떻게 돌아올지 관건 중심 될 새 캐릭터 추측하는 재미 쏠쏠‘어벤져스’의 힘은 역시 강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개봉(24일)을 앞두고 예약 관객이 200만명이 넘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개봉 전 사전 예매량이 200만장을 넘은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마블 스튜디오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22번째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전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이후 절반만 살아남은 지구에서 남은 어벤져스 히어로들과 악당 타노스 간 마지막 전쟁을 그린다.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3가지 정도다. 우선 남은 히어로들이 타노스에게 어떻게 맞설까다. 타노스는 앞서 인피니티 스톤을 모아 우주 생명체 절반을 없애버렸고,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번스 분),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분), 헐크(마크 러팔로 분) 등만 남았다. 예고편에서는 캡틴마블(브리 라슨 분)과 앤트맨(폴 러드 분)의 등장을 예고했다. 남은 이들과 새로운 인물이 힘을 합쳐 어떻게 맞설지에 관심이 쏠린다. 윤성은 영화 평론가는 “어벤져스가 인기를 끈 이유는 지난 10년간 완벽한 시스템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어떻게 끌 수 있는지 확실한 노하우를 축적했기 때문”이라며 “특히 이번 작품은 MCU의 지난 10년을 정리하는 작품인 데다 주요 영웅이 총출동해 그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주요 인물인 스파이더맨과 닥터 스트레인지가 어떻게 살아 돌아올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오는 7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그리고 내년 이후 ‘닥터 스트레인지 2’가 개봉한다. 사라진 이들이 살아 돌아오는 것은 기정사실. 어벤져스가 시간을 되돌려 이들을 살려내고 타노스와 맞설지, 아니면 타노스를 없앤 뒤 인피니티 스톤으로 이들을 살려낼지가 관건이다.‘엔드게임’ 이후 어벤져스가 어디로 나아갈지 살피는 일도 흥미롭다. 이번 영화는 2008년 MCU 첫 영화 ‘아이언맨’ 이후 10년을 ‘사실상’ 결산하는 작품이다. 마블 수장 케빈 파이기는 올해 3월 ‘아이언맨’부터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까지 영화 23편을 하나로 묶어 ‘인피니티 사가’로 이름 지은 바 있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이 마지막 영화이긴 하나, 사실상 이번 영화에서 인피니티 사가 전체가 끝을 맺고 내년부터 새로운 서사를 시작한다. 주요 인물인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닉 퓨리 등을 맡은 배우들은 현재 마블과 계약이 종료된 상태다. 배우와 캐릭터의 관계가 10년을 거쳐 굳어진 만큼 다른 배우가 해당 캐릭터를 맡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앞으로 히어로들의 행로를 예측해 보는 재미도 제법 쏠쏠할 듯하다.이번 영화는 마블 스튜디오가 지난 10년간 공들여 구축한 ‘세계관’이 안착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세계관은 마블 만화 히어로들이 영화 속에서 유기적으로 결합해 만든 하나의 가상 세계다. 따로 떨어져 있던 히어로가 어벤져스를 통해 시공간적 설정을 공유하고, 다음 작품에도 영향을 끼치는 식으로 서사를 이뤘다. 마블 스튜디오는 만화에서만 보던 히어로를 특수효과로 생생히 구현하고 개성을 부여해 10년 동안 승승장구했다. 김형석 영화 평론가는 “팬 확보에 성공했기 때문에 인피니티 사가 이후 새로운 캐릭터와 새로운 서사를 이끌어 가더라도 많은 팬들이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에선 독과점 우려도 제기된다. ‘엔드게임’은 23일 현재 무려 2855개의 스크린수를 확보하고 있다. 2위 ‘뽀로로 극장판 보물섬 대모험’의 788개와 4배 가까운 차이다. 이에 대해 극장 측은 봄철 ‘보릿고개’를 지나는 만큼 ‘어벤져스 특수’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하고 있어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부산·대전發 공연이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부산·대전發 공연이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최근 지역 공연예술단체들이 기획하거나 제작에 참여한 대형 창작 공연물이 연이어 서울까지 소개되며 눈길을 끌고 있다. 공연시장의 서울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과 함께 서울과 지역 간 공연생태계가 선순환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 홍익대 아트센터에서 1일부터 공연을 시작한 창작뮤지컬 ‘1976 할란카운티’는 ‘부산발’ 작품이다. 유병은 연출과 심문섭 제작 등 서울에서 활동하던 부산 출신 공연계 인사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기획해 지난해 부산문화재단이 공모한 청년연출가 작품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앞서 이 작품은 부산 ‘영화의전당’이 공동 기획·제작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말까지 영화의전당에서 먼저 선보였다. 부산시와 부산문화재단, BNK부산은행이 지원하고 부산의 공연계 종사자들이 호흡을 맞춰 완성했다. 미국 노동운동의 이정표가 된 할란카운티 탄광촌의 실화를 바탕으로, 2년여의 제작과정을 거쳐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은 ‘영화의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그만큼 배우 인프라가 많은 지역으로도 꼽힌다. 문화체육관광부 공식 통계(2016년 기준)를 보면 부산은 6개 광역시 가운데 가장 많은 68개 등록공연장을 갖고 있다. 공연계 관계자는 “부산 출신 배우들이 이제 영화 외에 무대 예술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내린 뮤지컬 ‘파가니니’는 대전예술의전당과 HJ컬쳐가 공동 제작해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대전에서 지난해 12월 공연한 뒤 지난 2~3월 서울 광화문으로 무대를 옮겼다.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를 소재로 연기와 연주를 한 배우가 소화하며 화젯거리를 낳았다. 대전예술의전당 공연에서는 총 8회 공연 중 5회 공연을 매진시키기도 했다. ‘1976 할란카운티’만큼 지역색이 짙지는 않지만, 오병권 전 대전예술의전당 관장이 퇴임사 때 이 작품을 따로 언급했을 정도로 지역공연계에서 힘을 쏟았던 작품이었다. 창작뮤지컬은 아니지만 지역 공연기획사가 해외 작품을 직접 들여와 서울 주요 극장에 소개한 사례들도 주목을 받았다. 영국 오리지널팀이 내한한 뮤지컬 ‘플래시댄스’는 대구의 공연기획사 ‘예술기획 성우’가 국내로 들여온 작품이다. 지난해 7월 대구에서 소개된 뒤 올해 초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를 통해 서울 관객과 만났다. 이 같은 모습은 대부분 대형 공연이 서울의 공연기획사와 제작사 중심으로 선보여왔던 전례와 차별화된다. 단순히 서울의 주요 공연장 대관이 여의치 않아 지역에서 공연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계가 비수도권 공연시장으로 진지하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이달 초 부산에서 개관한 전국 최대 규모 뮤지컬 전용극장 드림씨어터가 공연제작사들의 창작 개발에 도움을 주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하겠다고 밝히는 등 지역에서 먼저 작품을 올린 뒤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 웨스트엔드로 진출하는 ‘트라이아웃’ 공연이 영미권처럼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뮤지컬 평론가 원종원 순천향대 교수는 “서울은 큰 시장일뿐 큰 생산기지인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은 서울에서 모든 것을 하려고 해 지역시장이 활성화되지 않는 상황인데, 최근 지역에서 공연을 만들어 올린 사례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연예인 이름 따서 우후죽순… 애물단지 된 ○○숲 ○○길

    연예인 이름 따서 우후죽순… 애물단지 된 ○○숲 ○○길

    팬들 펀딩으로 조성한 강남 ‘로이킴 숲’ 강남구는 철거 권한 없어 현판만 내려 승리·용준형 팬들도 국내 곳곳에 숲 조성 “팬클럽 활동 없다면 지자체 직권 처리를”승리·정준영·로이킴·박유천 등 유명 연예인들의 성·마약 범죄 혐의를 받으면서 이들의 이름을 딴 거리와 숲이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했다. 유명인을 내세운 ‘셀럽 마케팅’으로 홍보 효과를 누렸던 지방자치단체들은 황급히 연예인 지우기에 나서고 있는데 철거 권한이 없어 난처한 처지다. 22일 서울 강남구에 따르면 구는 음란물 유포 혐의로 입건된 가수 로이킴(본명 김상우·26)의 이름을 딴 ‘로이킴 숲’의 현판을 지난 17일 철거했다고 밝혔다. 이 숲은 개포동의 한 공원에 나무 800그루를 심어 조성했다. 구 관계자는 “범죄 혐의가 있는 연예인 이름이 공공장소에서 쓰이는 게 불편하다는 민원이 제기돼 현판 철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로이킴 숲은 2013년 사회적기업 ‘트리플래닛’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팬 후원을 받아 조성됐다. 연예인에게 직접 선물하는 이른바 ‘조공’ 대신 녹지 조성이라는 공적 가치를 창출해 연예인의 좋은 이미지를 부각한다는 취지다. 이번에 문제가 된 승리, 용준형의 팬들도 국내 곳곳에 숲을 만드는 데 후원했다. 하지만 철거를 놓고 잡음도 나온다. 구청에 철거 권한이 있느냐는 게 핵심이다. 지자체는 공공부지를 제공하고 관리만 맡을 뿐 철거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다. 강남구에서도 현판과 로이킴이 기증한 우체통만 제거했고, 팬들이 만들어 붙인 공원 안내 팻말과 공원 자체는 그대로 유지했다. 구 관계자는 “처음에 공원 녹지를 조성하겠다는 좋은 의도에서 시작했는데, 연예인 한 사람 때문에 멀쩡한 숲을 없애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인의 이름을 붙여 지역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다가 난처해진 지자체는 강남구뿐이 아니다. 전북 군산시는 이 지역 출신인 고은 시인의 유명세를 활용해 시비 건립, 테마거리 조성 등 각종 사업을 벌이다 지난해 역풍을 맞기도 했다. 고은 시인이 ‘미투’ 논란에 휩싸여서다. 군산시는 당시 예정됐던 생가 복원, 문학제 개최, 문학관 건립 등 기념사업을 보류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팬들이 숲이나 길 등 환경을 조성하는 건 공익을 생각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나중에 연예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당연히 철회하는 게 맞다”면서 “팬클럽이 살아 있으면 후원자들에게 문의하고, 활동이 없다면 지자체에서 직권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북한 감시’ 미국의 대표적인 전자정찰기 ‘RC-135’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북한 감시’ 미국의 대표적인 전자정찰기 ‘RC-135’

    RC-135는 미국의 대표적인 전자정찰기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이 있을 때면 미 본토에서 한반도로 날아와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지금도 북한의 동향을 살피기 위해 수시로 비행을 실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언론의 주목을 받는 특별한 항공기로 잘 알려져 있다. RC-135 정찰기는 C-135 수송기를 기반으로 개발되었다. C-135 수송기는 보잉사가 군용 수송기로 제안한 보잉 367-80 모델을 토대로 제작되었다. 이후 보잉사는 보잉 367-80 모델을 더 크게 만들어 전설적인 여객기인 보잉 707을 선보이게 된다. 1956년 8월 17일에 첫 비행에 성공한 C-135 수송기는 이후 공중급유기로 만들어지면서 유명해졌다. KC-135 공중급유기는 1967년부터 시작해 800여대가 만들어졌으며 지금도 미 공군에서 운용 중이다. RC-135 전자정찰기의 최초 모델인 RC-135A는 RB-50 정찰기를 대체하기 위해 지난 1960년대 초에 등장했다. 페이서 스완(Pacer Swan)이란 별칭을 가진 RC-135A는 전자정찰기가 아닌 항공사진 및 지도 제작을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RC-135A는 애초 9대가 만들어질 예정이었지만 4대만 제작된다. 뒤이어 등장한 RC-135B는 본격적인 전자정찰기였다.RC-135B는 통신감청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하여 신호를 포착하는 시긴트(SIGINT) 즉 신호정보수집에 특화된 전자정찰기로 개발되었다. RB-47H 정찰기를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이후 엘린트(ELINT) 즉 전자기 방사로부터 전자파를 수집하여 그 특성을 분석하는 전자 정보 수집 기능이 추가되면서 RC-135C 빅 팀(Big Team)으로 불리게 된다. RC-135B는 RC-135 계열 전자정찰기 가운데 유일하게 신규 생산된 기체를 사용하는 마지막 항공기로 기록되고 있다. 이후 등장한 RC-135 정찰기들은 운용 중이던 C-135 수송기나 KC-135 공중급유기를 개조 개발해 만들어졌다. 냉전시절 미 전략공군사령부 예하에 배속되었던 RC-135 전자정찰기들은 베트남 전쟁을 시작으로 미국이 참전 혹은 개입한 군사적전에서 중요 정보 수집에 동원되었다.1992년 RC-135 전자정찰기들은 미 공군 전투사령부로 배속되었으며, 미 네브레스카주 오마하에 위치한 오펏 공군 기지의 제55항공단에서 운용되고 있다. 20여대의 RC-135 전자정찰기들이 현역에서 활동 중이다. 이들 정찰기들은 지난 2005년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환골탈태 했으며 엔진도 효율이 뛰어난 터보팬 엔진으로 바뀌었다. 코브라 볼(Cobra Ball)이라는 별칭을 가진 RC-135S는 탄도미사일 감시 및 추적에 최적화 되어있다. 총 3대가 운용중인 RC-135S는 마신트(MASINT) 즉 계측 및 기호정보와 관련된 각종장비를 탑재하고 있으며, 탄도미사일을 식별하고 궤적을 추적하는 특수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다. 2대가 운용중인 RC-135U 컴뱃 센트(Combat Sent)는 대공 레이더 탐지 및 분석에 특화된 기체로 알려져 있다. 17대가 활동중인 RC-135V/W 리벳 조인트(Rivet Joint) 신호정보수집을 주 임무로 하고 있다. 이밖에 미 공군 외에 유일하게 영국 공군이 미 공군의 KC-135R 공중급유기를 개조한 RC-135W 전자정찰기 3대를 운용하고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이언주 “총선전 한국당과 함께”…원유철 “꽃가마 언제 태워드릴지”

    이언주 “총선전 한국당과 함께”…원유철 “꽃가마 언제 태워드릴지”

    바른미래당 의원총회에서 문전박대를 당했던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19일 “총선 전 자유한국당과 함께 한다”며 내년 4월 총선 이전에 한국당에 입당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자유우파 필승대전략’ 출판기념회 대담에서 저자인 정치평론가 고성국 씨가 한국당 입당 가능성을 묻자 “확실한 것은 우리는 결국 총선 전에 함께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한국당에서 오라고 해야 내가 가는 것”이라면서 “저는 가능하면 (바른미래당의) 다른 사람들도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동석한 원유철 한국당 의원은 “이 의원은 한국당에 꼭 필요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분”이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꽃가마를 언제 태워드릴지 고민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20일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에 출연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게 “창원에서 숙식하는 것을 보면 정말 찌질하다”면서 “창원은 문재인 정부 심판선거를 해야 해서 거기에 힘을 보태야 하는데 몇 퍼센트 받으려고 후보를 내고 그렇게 하는 것은 훼방 놓는 것 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후 당 윤리위원회에서 지난 5일 ‘당원권 1년 정지’ 징계를 받고 탈당설이 제기됐다. 당원권 정지는 ‘제명’ 다음으로 높은 수위의 징계에 해당된다. 당원권이 1년간 정지되면서 이 의원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내 공천을 받기 어려워졌다. 이 의원은 현재 바른미래당 경기 광명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이 의원은 지난 18일 당원권이 정지돼 의결권이 없다는 이유로 바른미래당의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과정에서 당직자들부터 제지를 당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이날 의총은 선거제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 여부를 놓고 열린 자리였다. 한편 이날 이 의원의 ‘한국당에 다른 사람들도 같이 가자’는 발언에 대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이제는 이 의원을 바른미래당에서 내보낼 시간이 된 것 같다”면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하셨지만 그럴 사람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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