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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세기 두 석학이 말한다, 불평등이란 무엇인가

    21세기 두 석학이 말한다, 불평등이란 무엇인가

    토마 피케티·마이클 샌델 대담집기울어진 사회구조에 대안 제시 다음 질문에 답해 보자. 기부 입학은 왜 문제일까. 능력주의는 어째서 위험할까. 소득과 임금 격차는 어떻게 사회적 격차를 벌릴까.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을까. 머리를 굴리다 보면 자연스레 ‘불평등’이라는 단어가 떠오를 것이다. 불평등이 앞서 제기한 문제를 악화시키고 해결을 가로막는다. 심지어 극심한 불평등은 사회 붕괴의 동인이 되기도 한다. 불평등에 관해 유명한 세계적인 두 석학, 토마 피케티 프랑스 파리경제대 교수와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정치철학과 교수가 지난해 5월 파리경제대에서 만나 ‘평등’을 주제로 나눈 대담을 책으로 엮었다. 피케티 교수는 앞서 ‘21세기 자본’(글항아리)으로 세계적인 명사로 떠올랐다. 그는 이 책에서 자본 소득이 노동 소득보다 항상 우위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전 세계적인 불평등을 줄이고자 글로벌 자본세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정의란 무엇인가’, ‘공정하다는 착각’(와이즈베리)으로 유명한 샌델 교수는 능력주의의 이면에 기울어진 사회구조를 지적했다. 두 석학은 경제적 불평등, 정치적 불평등, 사회적 불평등을 여러모로 조명한다. 평등을 향한 여러 사회운동이 사회의 진보를 불러왔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자유무역을 바탕으로 하는 시장경제와 삶의 지나친 상품화가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지적한다. 특히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기본재가 돼야 하지만 지금은 상품화가 심해진 교육과 의료, 주택 문제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한다. 경쟁적인 대입이 청소년을 불행하게 만들고, 의사들의 기득권 주장으로 의사 수가 부족해 허덕이고, 평생 월급을 모아도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우리 현실에 피부로 다가오는 주제들이다. 이런 문제를 개인의 능력으로 해결하라며, 경쟁에서 승리해야 얻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펴는 이들에 대해 둘은 강하게 맞선다. 그러면서 교육과 의료를 포함한 기본재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투자, 더 높은 누진과세 체제, 부유층의 정치력 통제, 기업에서의 노조 역할 확대, 대입과 선거에서 일정 비율을 추첨하는 제도 도입, 시장의 과도한 확장 억제 등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두 석학의 대담 내용은 앞서 국내에서 출간된 저서들에서 내용이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대담집이라는 형식이 그렇듯, 정해진 순서 없이 산만하게 진행되는 점도 문제다. 글에 비해 통계 자료라든가, 적절한 인용 등도 부족하다. 좀더 깊은 내용을 원한다면 이전에 나온 이들의 책을 다시 한번 보는 게 훨씬 낫다. 그럼에도 두 석학이 공유하는 문제의식만큼은 선명하게 다가온다. 좀더 평등한 시대로 나아가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우리 미래가 어두워진다는 것.
  •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서울시교육청은 기초학력 보장 책무 회피하지 말라”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15일 서울시의회 기초학력 보장 조례 관련 대법원 승소 판결에 대해 다음과 같은 논평을 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채수지 대변인 논평 전문 스승의 날인 오늘, 대법원에서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서울시의회가 2023년에 의결한 ‘기초학력 보장 지원 조례안’에 대해 조희연 전 교육감이 대법원에 제기한 무효확인 소송이 오늘 서울시의회의 승소로 결론 난 것이다. 조례의 내용은 너무나 상식적이다. 학교는 아이들이 ‘기초학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기초학력 진단을 하고, 결과 공개는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포함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하며, 열심히 지도한 선생님과 학교를 존중해주자는 것이다. 학교에 성적제일주의 입시우선주의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학생의 기초적인 학습 능력이 부족하지 않게 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학부모들의 당연한 요구 사항이며, 학생들의 헌법상 권리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기초학력 진단 결과를 공개하면, 학교 및 지역 간 과열 경쟁과 서열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터무니없고 아무런 근거도 없다. 우수한 성적순으로 줄 세우기를 한다면 모를까, 기초학력 미달 문제가 어느 정도인지와 그 문제를 얼마나 개선했는지를 판단하는 일이 어째서 과열 경쟁과 서열화의 문제라는 것인가? 실상 속내는 그동안 경쟁과 시험을 죄악시하고, 평등과 인권을 내세웠던 진보 교육의 결과가 ‘하향 평준화’와 ‘기초학력 저하’라는 처참한 실패로 드러나서 불편한 것 아닌가? 또는 아이들에게 가장 기초적인 교육조차 게을리한 불성실함을 감추고 싶은 것은 아닌가?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을 낮추기 위한 학교 간 경쟁은 당연히 필요하다. 아이들 시험 성적을 공개해 학교를 서열화하는 것이 아니라, 기초학력 미달인 학생들을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학교를 평가하겠다는 것이 얼마나 상식적인 일인가? 아이들을 성적으로 서열화하고 비인간적인 입시 경쟁에 내몰리지 않게 해야 함은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학교와 교사가 학생의 학습권을 충족시키는 노력을 평가받지 않으려고 과열 경쟁과 서열화라는 명분으로 본질을 호도해서는 안 된다. 스승의 날에 교권이 추락했다는 마음 아픈 뉴스가 가득할지라도 가르치는 본분에 열정을 다했던 분들은 분명 존경스러운 선생님으로 기억될 것이다. 교권의 회복은 기본에 충실할 때 기대할 수 있다. 2025. 5. 15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대변인 채수지
  • [마감 후] 피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마감 후] 피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세계를 선도하는 경제강국’, ‘공정경제 실현’, ‘노동이 존중받고 모든 사람의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 6·3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10대 공약의 주요 내용이다. 경제 성장, 안보 등 커다란 카테고리 속에 국가적 과제와 사회 문제를 두루 담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말은 그럴듯한데 공약을 실천할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 이재명 후보 선대위는 ‘세계질서 변화에 실용적으로 대처하는 외교안보 강국을 만들겠다’는 내용의 외교·통상 분야 공약을 네 번째로 제시했다. 공약의 이행 계획을 보면 “국익을 최우선할 수 있도록 산업경쟁력 제고 및 전략적 통상정책 추진”, “국익과 실용의 기반하에 주변 4국과의 외교관계 발전” 정도에 그친다.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북한 핵 위협의 단계적 감축 및 비핵·평화체제를 향한 실질적 진전 달성”, “굳건한 한미동맹에 기반한 전방위적 억제능력 확보” 정도로만 언급했다. 누구라도 쉽게 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 후보 선대위에 내용의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말하니 10대 공약은 말 그대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 세부 사항이 없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세부 내용은 언제 나오느냐고 하니 이달 말쯤에야 최종 대선 공약집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사전투표가 시작될 때쯤이다. 공약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을 피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런 점을 지적하니 그제서야 솔직한 반응이 나온다. “최대한 논란이 될 수 있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부자 몸조심’의 대표적 상황은 젠더(성별) 갈등에 대한 것이다. 젠더 갈등은 선거 때만 되면 주요 논란거리가 된다. 과거 대선 후보들은 젠더 갈등을 해소하기는커녕 여성가족부 폐지 같은 공약을 내세우며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공약을 남발하며 갈등을 부추겨 왔다. 이 후보 측은 회피하는 쪽을 택한 듯하다. 지난달 민주당 대선 경선 기간 젠더 갈등과 여성에 관련된 정책이 없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왔고 이번에 발표된 10대 공약에도 이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경제·복지 분야에 ‘군복무 경력 호봉 반영’ 등이 포함되며 20대 남성표를 의식한 공약만 반영됐을 뿐이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공식 부인했지만 ‘출산 시 가산점’ 같은 황당한 언급도 나왔다. 그렇다면 여성이 취업하려면 애부터 낳고 시작하라는 건가. 뒤늦게 공공기관 성별 평등지표 적극 반영 같은 정책도 여성을 위한 것이라며 해명하는 당의 태도도 구차하다. 앞서 대선 경선 시작 전부터 민주당에서는 젠더 갈등과 부동산 등 민감한 이슈는 피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최대한 몸 사리기 전략이 오히려 후보에 대한 의구심만 키운다는 점은 간과한듯하다. 비교적 안전하게 선거를 치르겠다는 게 전략이겠지만 그런 대통령을 과연 국민이 원할지는 의문이다. 과거 모든 이슈에 당당하게 맞서 지지를 얻어 왔던 이 후보였다. 피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김진아 정치부 기자
  • “기초연금, 저소득층만 두텁게… 국민연금, 낸 만큼 받는 구조로” [딥 인사이트]

    “기초연금, 저소득층만 두텁게… 국민연금, 낸 만큼 받는 구조로” [딥 인사이트]

    국민연금, 소득재분배 구조로 설계고소득층, 연금 일부 양보 방식 불만비정규직·소상공인 가입 기간 짧아저소득층도 실질적인 혜택 못 받아기초연금, 소득하위 70%까지 지급기초연금 ‘최저소득 보장’으로 개편국민연금, 소득 비례성 점차 강화를국민연금을 둘러싼 갈등은 세대 간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같은 세대에서도 불만이 교차한다. 고소득층은 “많이 냈는데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다”고 불만이고, 저소득층은 “기대한 만큼 돌아오지 않는다”며 허탈해한다. 기초연금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10만원씩 올랐지만 절실한 이들에게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20일 뒤 출범할 새 정부에서 연금제도를 근본부터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국민연금은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는 연금을 더 많이, 많은 사람에게는 덜 주는 방식으로 노후 소득 격차를 줄여 왔다. 쉽게 말해 고소득층이 연금 일부를 양보하고 그 몫이 저소득층에 이전되는 구조다. 예컨대 월 618만원을 벌며 40년간 보험료를 낸 고소득자의 경우 소득대체율(연금 가입 기간의 평균 소득 대비 연금액의 비율) 43%를 적용하면 월 265만 7000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제도에선 실수령액이 월 199만 3000원에 그친다. 매달 66만원가량이 소득재분배로 이전된다. 반대로 월 154만 5000원을 버는 저소득자는 40년 가입을 기준으로 소득 비례에 따라 월 66만 4000원을 받아야 하지만 소득재분배 기능 덕분에 실수령액이 99만 7000원으로 늘어난다. 매달 33만 3000원, 연간 400만원가량 더 받고 25년간 수급하면 누적 혜택이 1억원에 육박한다. 154만원 소득자의 ‘수익비’(낸 돈 대비 받는 돈)는 2.5배이며 618만원 소득자는 1.3배 수준이다. 국민연금 수익비는 ‘1배’ 이상으로, 모든 가입자가 낸 돈보다 더 많이 받는 구조이지만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 국민연금이 민간 연금처럼 ‘낸 만큼 받는’ 방식이 아닌 것은 노후 소득 격차를 줄이기 위한 ‘사회연대’ 원리를 토대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에서의 불평등이 노후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재분배 기능을 품은 구조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기대만큼 재분배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우창 카이스트 교수는 1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지금의 소득재분배 구조는 고소득자에게는 가혹하고, 정작 저소득자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소득층이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 혜택을 제대로 보려면 적어도 25년 이상 가입해야 하지만 비정규직이나 영세 자영업자가 많은 현실에선 쉽지 않다”며 “고용 형태가 불안정해 가입 기간 자체가 짧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연금제도의 재분배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가령 똑같이 월 154만원을 버는 사람이라도 20년 가입자와 40년 가입자의 수급액은 매우 다르다. 20년 가입자의 수령액은 약 50만원으로, 소득 비례(실질 소득대체율 21.5%)만 적용했을 때(33만원)보다 17만원가량 많다. 반면 40년 가입자는 같은 조건에서 매달 33만원 이상 더 받는다. 2023년 기준 노령연금 수급자의 43.3%가 10년 이상~20년 미만 가입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제도 설계에 의문이 제기된다. 이런 한계를 보완할 대안으로 ‘역할 정렬’ 논의가 부상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축소하는 대신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현재의 소득 하위 70% 이하에서 40~50% 이하로 좁혀 저소득층을 보다 두텁게 지원하는 방식이다. 국민연금은 ‘낸 만큼 받는’ 소득 비례형으로 정비하고, 기초연금은 진짜 가난한 노인을 위한 맞춤형 복지로 설계하자는 것이다. 기초연금은 현재 단독 가구는 월 34만 2510원, 부부 가구는 최대 54만 8000원을 받을 수 있다. 선정 기준액은 부부 가구 기준 월 364만 8000원으로, 기준 중위소득(총가구의 월 세전 소득을 조사해 오름차순으로 배열한 뒤 정확히 중앙에 있는 값·2024년 2인 가구 기준 368만원)의 93% 수준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인들도 기초연금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석재은 한림대 교수는 “기초연금을 저소득층 중심의 최저소득 보장 방식으로 개편하면 재분배 기능은 오히려 강화된다”며 “그렇다면 국민연금은 본연의 소득 비례 연금으로 재편하는 것이 제도적으로 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을 ‘낸 만큼 받는다’는 투명성이 확보돼야 가입 회피를 줄이고 제도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성급한 전환이 이뤄질 경우 우려도 따른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국민연금은 가입 기간이 길수록 유리한 제도인데, 소득 비례성까지 강화하면 고용이 안정된 상위계층이 더 많은 혜택을 가져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서구처럼 완전 소득 비례 연금으로 가야겠지만 아직 그럴 단계가 아니다”라며 “우선 기초연금부터 저소득층에 집중해 두텁게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편한 뒤 재정 기반이 안정되면 국민연금 구조조정을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오종헌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위원장도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역할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히 소득 비례 확대를 논의하면 자칫 제도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가입자 수용성과 재정 정합성을 함께 고려하는 신중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 “권력 중독이 나라 망쳐… 새 대통령 적재적소 인사로 국민통합을” [이순녀의 이사람]

    “권력 중독이 나라 망쳐… 새 대통령 적재적소 인사로 국민통합을” [이순녀의 이사람]

    흑백논리 정치가 분열·대립 몰아대통령중심제 자체 한계도 원인국힘 단일화 사태도 권력욕 기인민주 ‘사법부 흔들기’ 정도 벗어나새 정권 전문가 중용사회 됐으면 ‘보은 떡고물’ 없어져야 국가 살아돈 많은 사람 세금 많이 내게 해야 종교는 정치의 윤리에만 관심을90도로 허리를 숙인 사내의 등 위에 거대한 산봉우리 세 개가 올려져 있다. 손봉호(87) 서울대 명예교수가 최근 펴낸 회고록의 표지 그림이다. 책 제목도 ‘산을 등에 지고 가려 했네’다. 철학자이자 시민운동가, 실천적 윤리를 강조하는 기독교인으로 고통받는 약자와 그늘진 곳을 두루 살피며 우리 사회에 큰 발자취를 남긴 그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이미지다. 나라가 어지러울 때마다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 온 우리 시대의 참 스승인 손 교수를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밀알학교에서 만났다. -계엄과 탄핵, 조기 대선 정국 등으로 반년 가까이 나라가 큰 혼돈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 과학기술, 문화예술 분야 등에선 상당한 선진국이지만 딱 하나 뒤처지는 것이 정치 수준입니다. 사회를 통합하고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치가 외려 국민을 분열시키고 대립으로 몰아가고 있어요. 중간을 인정하지 않는 흑백논리가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세상을 선과 악, 두 개의 잣대로만 보면 극단으로 갈 수밖에 없어요. 선과 악이 섞여 있는 복잡한 현실에선 절제와 겸손이 필요한데 지금 우리 정치인들에겐 그런 인식과 실천이 크게 부족합니다.” -보수 지지층에서도 국민의힘에 실망했다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워낙 큰 잘못을 했기 때문에 거기에 매달리는 한 절대 힘을 얻을 수 없어요. 권력에 눈이 멀면 뻔히 보이는 것도 무시하고 잘못된 전략을 선택하게 됩니다. 이번 후보 단일화 사태도 당 내부에서 서로 권력에 욕심을 내다가 분열한 것이라고 봐요. 권력과 연관되면 체면이고, 윤리고 다 깔아뭉갤 수 있다는 걸 보여 줬습니다.” -대법원의 파기환송심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사법부 판결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게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 전제니까요. 하지만 판결이 마음에 안 든다고 사법부를 흔드는 것은 상식과 정도를 벗어나는 일입니다. 사법부의 권위를 떨어뜨려서 국가와 국민에 무슨 도움이 됩니까. 판결이 민주당에 유리하게 나왔다면 가만히 있었겠지요. 입법권을 쥐고 있다고 해서 이렇게 염치없이 정치를 해서야 되겠습니까.” -우리 사회의 과도한 권력 지향성이 문제라고 지적하셨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권력욕은 누구에게나 있고, 권력을 차지하려는 현상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 정도와 수준이 문제라고 봐요. 우리나라는 비정상적으로 느껴질 만큼 권력에 집착합니다. 권력을 획득한 사람들이 특혜를 독점하고, 권력을 잃은 사람들은 억울하게 박해를 받았던 역사적 경험들이 쌓여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권력을 가진 정치인들이 신중하게 권한을 행사하고, 겸손하게 정치를 했다면 이 정도의 권력 중독과 정치 과잉은 없었을 겁니다.” -대통령 중심제의 한계도 정치 양극화의 원인으로 꼽으셨습니다. “대통령의 권한이 워낙 막대하니까 그 밑에서 떡고물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지 않겠어요. 그러다 보니 정치에 관심을 갖는 국민도 늘어나게 됩니다. 안 그래도 권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에서 선거의 승패로 모든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정치 제도는 맞지 않아요. 대통령 중심제를 지속하는 한 극단적인 정치 대립과 불안은 계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개인적으로는 내각책임제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새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국민통합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인사권을 제대로 행사해야 해요. 국민이 보기에 ‘그 자리에 충분히 앉을 자격이 있다’고 수긍할 만한 인물을 뽑아야죠. 예전에 네덜란드에서 공부할 때 내가 다니던 대학의 교수가 총리 자리를 제안받았는데 자기는 경제 전문가니까 중앙은행장을 하겠다고 해서 놀랐던 적이 있어요. 전문가를 중용해야 능력 위주 사회로 바뀌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정치는 지금보다 훨씬 조용해지겠죠.”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쉽지는 않겠지요. 대통령 선거에서 이기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겠습니까. 보은하겠다며 그 사람들에게 떡고물을 나눠 주지 말아야 자기도 살고, 나라도 사는데 그렇게 해본 대통령이 없어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그나마 제일 낫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러다간 대한민국이 소멸할 것이란 암울한 경고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가장 큰 걱정거리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해야지요. 사교육에 돈을 쓸 필요가 없게 대학입시제도 등을 바꾸고, 주택 공급과 돌봄 제공 같은 출산·육아 지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프랑스처럼 출산율이 반등한 나라들의 선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 갈등도 커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빈부격차를 줄이려면 제도적인 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정치인들이 자꾸 세금 감면, 세금 감면 하는데 나는 돈 많은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내게 해야 한다고 봐요. 그렇게 재원을 만들어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복지 혜택을 줘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5%인데 미국은 28%, 캐나다는 27%입니다. 장애인 기준이 다르기 때문인데, 국가가 보호하는 국민의 범위를 늘려야 합니다. 다만 현금을 나눠 주는 복지는 반대합니다. 자립할 수 있는 기반과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습니다.” -탄핵 반대 등 일부 보수 개신교 단체의 정치 집회가 논란이 됐습니다. 기독교계 원로로서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시나요. “종교는 정치의 윤리적 측면에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정치가 인권을 무시하거나 비도덕적인 행위를 할 때 비판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넘어서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종교의 영역이 아닙니다. 대통령 탄핵 문제도 성명서 정도는 발표할 수 있겠지만 대중들을 모아 놓고 고함을 지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한국 사회가 발전하려면 구성원들이 어떤 점을 특히 유념해야 할까요. “정직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정치인과 공무원의 거짓말은 절대 용서해선 안 됩니다.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퍼뜨리는 유튜브도 발을 못 붙이게 해야지요.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큽니다. 팩트체크를 철저히 해서 사실과 사실이 아닌 내용을 분명히 가려 주길 부탁합니다.” -최근에 회고록을 내셨습니다. 책 제목은 어떻게 정하신 건가요. “재미 화가인 김원숙 화백이 1995년에 나를 보고 ‘산을 옮기는 사람’이라며 그려 준 그림에서 제목을 가져왔습니다. 제대로 실천은 못 했지만 다른 사람들, 특히 고통받는 약자들의 짐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하고자 했던 마음을 담았습니다.” -이사장 직함이 한때 20개일 정도로 각종 시민단체, 복지기관, 기독교 단체 등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셨습니다. 그중에서도 어떤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내가 잘나서가 아닙니다. 젊은 사람들이 뜻을 모아 공익 단체를 만든 뒤 나를 찾아와서 도움을 청하는데 해 줄 건 별로 없고 이름이라도 빌려주자 해서 그렇게 된 거예요. 가장 관심을 기울인 건 장애인 권익 보호 운동입니다. 유학을 마치고 1973년에 귀국했는데 당시 지식인 사회에선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을 가장 고통받는 이들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장애인들이 그들보다 더 힘든 이들이라고 생각해서 장애인 단체를 찾아가 조금씩 도와줬어요. 우리나라에 장애인 복지랄 게 하나도 없던 시절이었지요. 1979년 장애인 복지단체 밀알 창립 때 고문을 맡았고, 이사장으로 있던 1996년에 자폐아동을 위한 밀알학교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설립했습니다. 그 후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장애인 학교를 세우기 위해 학부모가 무릎을 꿇어야 하는 현실은 그대로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기부와 나눔 운동에도 특별한 관심을 쏟으셨는데요. “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선이라고 합니다. 나는 행복 추구보다 고통을 줄이는 것이 인간을 더 이롭게 하는 선한 행동이라고 봅니다. 특히 가장 큰 고통을 겪는 사람들의 고통을 줄이는 일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의무입니다. 똑같은 빵이라도 굶주린 사람과 배부른 사람이 느끼는 가치는 아주 다르지 않습니까. 타인의 고통이 줄어들면 나와 내 가족이 고통을 당할 가능성도 줄어듭니다. 기부를 통해 다른 사람의 고통을 줄이는 행동은 그런 측면에서 합리적 이기주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면 어떤 일을 좀더 하고 싶으신가요. “환경보호에 더 힘을 쏟을 것 같습니다. 20년 전쯤 집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들인 이후로 전기료 걱정을 한 적이 없고, 전기차를 탄 지도 10년이 될 정도로 남들에 비해선 환경운동을 열심히 한 편이긴 합니다. 하지만 요즘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는 걸 보면 훨씬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손봉호 명예교수는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서울대에서 20여년간 사회철학과 사회윤리학을 가르쳤다. 한성대 이사장, 동덕여대 총장 등을 지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명선거시민운동협의회, 밀알복지법인, 샘물호스피스, 국제기아대책기구 등 각종 사회단체를 이끌며 약자 보호와 나눔을 실천했다. 현재 교육의봄, 푸른아시아, 장기려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이순녀 수석논설위원
  • 한국여성 절반 “결혼보다 내 성취 중요”…부부 수입은 “각자”

    한국여성 절반 “결혼보다 내 성취 중요”…부부 수입은 “각자”

    국내 성인 여성 절반이 “결혼을 꼭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결혼보다는 자신의 성취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4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간한 ‘2024년 여성가족패널조사’에 따르면 2022년 성인 여성 905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9차 조사에서 52.9%가 ‘누구나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한다’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별로 그렇지 않다·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결혼의 당위성에 공감하지 않은 비율이 6년 전 2016년 진행된 6차 조사(42%)보다 10%포인트(p) 늘었다. 또 ‘결혼보다는 나 자신의 성취가 더 중요하다’에 동의한 비율이 54.3%로, 6년 전(44.5%)보다 9.8%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을 전제하지 않아도 동거할 수 있다’는 인식은 28.4%에서 39.2%로, 결혼을 전제하지 않아도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비율은 42.0%에서 50.9%로 각각 늘었다. ‘자녀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에 동의한 비율은 6년 전보다 10%포인트 줄어든 60.4%로 나타났다. ‘결혼하면 자녀를 일찍 갖는 것이 좋다’고 답한 비율도 63.6%에서 58%까지 감소했다. ‘자녀가 있어도 이혼할 수 있다’는 57.5%에서 66.9%로, ‘결혼하지 않아도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있다’는 14.3%에서 24.2%로 각각 약 10%포인트 늘었다. “부부 수입 각자 관리해야” 49.7%…6년 전보다 14.1% 늘어 이 밖에도 가족 내 역할에 대한 인식 변화를 나타내는 결과도 확인됐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부부라도 수입은 각자 관리해야 한다’에 대한 의식 변화다. 2016년 6차조사에선 이에 동의하는 비율이 35.6%였으나, 2022년 9차조사에선 절반에 가까운 49.7%까지 상승했다. ‘같이 사는 주택은 부부 공동명의로 해야 한다’는 생각은 6년 새 68.1%에서 73.2%로, ‘여자도 직장을 다녀야 부부관계가 평등해진다’는 인식은 50.5%에서 55.4%로 각각 올랐다. ‘남자는 직장을 갖고, 여자는 가정을 돌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밝힌 비율은 47.1%에서 37.6%로 9.5%포인트 하락했다. ‘취학 전 자녀를 둔 주부가 일을 하면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는 비율도 55.1%에서 47.5%로 7.6%포인트 낮아졌다. 이러한 결과는 전통적 성별 분업에 대한 인식이 점차 감소하고, 맞벌이에 따른 수입 관리나 가사분담 등에 대해 부부간 공평성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 관세 불평등 부른 ‘펜타닐’…중국 “관리 책임은 미국에”

    관세 불평등 부른 ‘펜타닐’…중국 “관리 책임은 미국에”

    미국이 중국과 관세전쟁 휴전에 합의하면서도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을 이유로 물렸던 관세를 유지하자 중국은 미국에 평등 방식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펜타닐 관세에 관해 추가로 논의가 있을지에 관한 질의에 “중국은 펜타닐이 미국의 문제지 중국의 문제가 아니며, 책임은 미국 스스로에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며 이렇게 말했다. 린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의 선의를 무시한 채 중국에 부당하게 펜타닐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는 중미 간 마약 퇴치 분야의 대화와 협력에 심각한 충격을 줬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이익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진정 중국과 협력하길 바란다면 중국에 대한 비방과 책임 전가를 중단하고 평등하고 존중하며 호혜적인 방식으로 중국과 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회담을 연 뒤 12일 양국이 서로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 인하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은 30%, 미국에 대한 중국의 관세율은 10%로 낮아졌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이 30%인 점은 2월과 3월에 각각 부과됐던 펜타닐 관련 관세 20%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펜타닐의 원료를 중국에서 공급하고 있다며 중국에 10%씩 두 차례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협상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이끌었다. 특히 중국 측 대표 가운데 공안·마약 분야 최고위급 인사인 왕샤오훙 공안부장도 포함됐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하면서 양국이 중국산 펜타닐 원료 밀수출 문제를 논의하고자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사설] 잠재성장률 2%도 붕괴… ‘퍼펙트 스톰’ 뚫을 정책 경쟁을

    [사설] 잠재성장률 2%도 붕괴… ‘퍼펙트 스톰’ 뚫을 정책 경쟁을

    수출, 고용, 내수, 생산의 네 축이 동시에 꺾이는 복합 경제 위기 속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1.98%로 전망했다. 1986년 이후 처음으로 2% 선마저 무너졌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구조적으로 허약해졌다는 방증이다. 이런 상황인데 대선 주자들이 경쟁하듯 내놓는 경제공약들은 한가해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역화폐, 기본소득, 수당 확대, 공공임대 확대 등 확장 재정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경제 불평등 해소와 사회안전망 강화를 명분으로 앞세운다. 재정건전성과 성장동력 확보의 과제를 한꺼번에 충족시킬 구체적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노동계 중심의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추진은 기업 경영 환경을 위축시킬 우려가 높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법인세 인하, 상속세 감면, 부동산세 완화 등 감세 카드로 시장의 활력을 강조한다. 고령화에 따른 복지 재정 수요, 부채 증가 속도 등을 고려하자면 감세 중심의 접근 방식이 지속가능할지 의문스럽다. 성장의 명분 아래 재정건전성을 지켜야 하는 국가적 책무를 외면해선 정책 신뢰성과 수용성을 모두 잃을 수 있다. 대선 후보들이 포퓰리즘성 공약 경쟁에 몰두하는 이 순간에도 한국경제는 무너져 내린다. 수출은 5월 1~10일 기준 12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8% 감소했다. 대미 수출은 30% 이상 급감했고, 자동차·철강·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도 부진하다. 4월 실업급여 수급자는 70만 명을 넘었고, 지급액은 1조 1571억원으로 2021년 이후 최대치다. 청년층뿐 아니라 중장년층, 자영업자들까지 고용 불안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진정으로 성장을 말하겠다면 먼저 기업이 숨 쉴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규제에 가로막힌 산업 현장에서 혁신은 공염불이다. 한국처럼 스타트업이 미래 먹거리를 이끌어야 하는 경제구조에서는 규제 혁신 자체가 곧 생존 전략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제안한 ‘규제기준국가제’는 그런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의 규제 완화를 자동 적용해 국내 기업이 세계시장 기준에 맞춰 빠르게 혁신할 수 있도록 돕는 구상이다. 관료 저항과 제도 충돌을 뛰어넘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할 문제다. 그럼에도 규제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경제를 살릴 수 없는 절박한 현실에서는 검토할 가치가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포퓰리즘이 아니라 구조 전환을 향한 과단성이다. 대선은 국가 운명을 결정짓는 시간이다. 실현가능한 개혁 로드맵과 성장 전략을 제시해야만 국민 신뢰를 말할 자격이 있다.
  • 中, ‘펜타닐 관세’ 유지에 “美, 평등 방식 대화 나서야…책임 스스로에”

    中, ‘펜타닐 관세’ 유지에 “美, 평등 방식 대화 나서야…책임 스스로에”

    미국이 중국과 관세전쟁 휴전에 합의하면서도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을 이유로 물렸던 관세를 유지하자 중국은 미국에 평등 방식의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펜타닐 관세에 관해 추가로 논의가 있을지에 관한 질의에 “중국은 펜타닐이 미국의 문제지 중국의 문제가 아니며, 책임은 미국 스스로에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며 이렇게 말했다. 린 대변인은 “미국은 중국의 선의를 무시한 채 중국에 부당하게 펜타닐 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는 중미 간 마약 퇴치 분야의 대화와 협력에 심각한 충격을 줬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이익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진정 중국과 협력하길 바란다면 중국에 대한 비방과 책임 전가를 중단하고 평등하고 존중하며 호혜적인 방식으로 중국과 대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회담을 연 뒤 12일 양국이 서로 관세를 각각 115%포인트 인하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은 30%, 미국에 대한 중국의 관세율은 10%로 낮아졌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이 30%인 점은 2월과 3월에 각각 부과됐던 펜타닐 관련 관세 20%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펜타닐의 원료를 중국에서 공급하고 있다며 중국에 10%씩 두 차례 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협상은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이끌었다. 특히 중국 측 대표 가운데 공안·마약 분야 최고위급 인사인 왕샤오훙 공안부장도 포함됐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하면서 양국이 중국산 펜타닐 원료 밀수출 문제를 논의하고자 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 “‘출산 가산점’? 20대 초에 애 낳으란 거냐” 민주당 의원, ‘문자 폭탄’에 결국

    “‘출산 가산점’? 20대 초에 애 낳으란 거냐” 민주당 의원, ‘문자 폭탄’에 결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군 복무 경력 호봉 반영’ 공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여성에게는 출산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고 발언해 여성 지지자들의 반발을 일으킨 김문수 의원이 13일 당 중앙선대위에서 맡고 있던 보직을 내려놓았다. 김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저의 잘못된 인식과 정확하지 않은 정보로 분노하신 모든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민주당과 선대위에서는 출산가산점제에 대한 어떠한 검토도 한 바 없다고 확인했다”면서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총괄선거대책본부에서 맡고 있던 직책을 내려놓겠다. 앞으로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은 중앙선대위에서 유세본부 부본부장을 맡아왔다. 앞서 소셜미디어(SNS)에는 김 의원이 한 지지자와 문자메시지로 주고받은 메시지가 공개됐다. 해당 메시지는 “여성 관련 공약은 없느냐”, “‘군 복무 경력 호봉 반영’ 공약이 여성 차별 아니냐”고 묻는 지지자에게 김 의원이 답하는 과정에서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민주당이 발표한 이 후보의 10대 대선 공약에는 ‘청년의 기회와 복지 확대’의 일환으로 ‘군 복무 경력 호봉 반영’이 담겼다. 여성 관련 공약은 ‘일하는 여성이 일하기 좋은 사회 조성’으로 ‘고용평등 임금공시제 도입’과 ‘공공기관 성별 평등지표 적극 반영’이 담겼지만 여성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여성 관련 공약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해당 메시지에서 김 의원은 “여성은 출산 가산점과 군 가산점이 있을 것”이라며 “군대에 안 간 남성은 군 가산점이 없다. 남녀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최종 공약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메시지가 SNS에서 확산되자 여성들 사이에서는 “출산할 수 없거나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없는 여건의 여성에 대한 차별”이라며 반발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일었다. 김 의원이 주장한 ‘출산 가산점’이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성들은 “출산한 여성에게 취업 가산점을 준다”는 맥락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사회 초년생이 취업 가산점을 위해 먼저 출산을 한다는 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마저 나왔다. 김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이같은 내용의 항의 문자메시지가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일자 당 선대위 공보단은 이날 공지에서 “민주당은 출산 가산점제에 대해 검토하거나, 논의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민주당은 고용·돌봄·범죄 피해 대책 등 분야별 여성정책 공약도 조만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 “성평등은 모두의 권리… 광주, 평등 도시로 한 걸음 더”

    “성평등은 모두의 권리… 광주, 평등 도시로 한 걸음 더”

    “성평등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회 구조 전반을 바꾸는 일입니다.” 김경례 광주광역시 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성평등 민주주의를 퇴행시킨 지난 정부가 퇴장하고, 조기 대선을 앞둔 지금이야말로 한국 사회가 성평등 사회로 나아갈 결정적 전환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광주여성가족재단은 2025년을 기점으로 성평등 문화 확산과 청년 여성의 지역 정착을 위한 정책 연구를 본격화한다. 성차별적 관행이 남아 있는 문화예술계의 개선과 젠더 감수성 강화, 1인가구 지원정책, 남성 육아참여 확대 등이 핵심 과제다. 김 대표는 “공연예술계의 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지역 예술계의 실태조사에 착수했다”며 “성평등한 창작환경 조성을 위한 제도적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성평등 문화는 특정 영역이 아닌 사회 전반에 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진정한 평등은 경제활동과 돌봄의 책임이 모두에게 균형 있게 분배될 때 가능하다”며 남성 참여 확대와 네트워크 구축을 올해 주요 사업으로 제시했다. 지역의 인구정책과도 연결되는 청년 여성의 정착 역시 핵심 과제다. 그는 “일자리, 교육, 주거, 돌봄, 안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광주에 머무를 수 있다”며, 저출생과 청년 유출, 지방소멸 문제 역시 이 기반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1인가구 정책도 강화된다. 재단은 주거 중심 지원을 넘어 사회적 고립 해소까지 고려한 통합적 접근을 추진 중이다. 2023년에는 ‘광주형 가사수당제’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세계인권도시포럼과 연계해 가사노동의 가치를 조명하는 전시와 토론회를 개최했다. 전국적으로도 선례가 드문 시도다. 청소년 대상 성평등 진로교육 역시 큰 성과를 냈다. 진로교육강사와 성평등강사의 콜라보로 진행된 체험식 성평등 교육은 자칫 지루하거나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청소년 성평등 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됐다. 재단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대상별 맞춤형 성평등 교육 콘텐츠 및 프로그램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찾아가는 젠더폭력예방교육’도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재단의 전문성을 입증했다. 2024년에는 성별영향평가 전 부문에서 광주지역이 수상하는 성과도 있었다. 국무총리표창, 여성가족부 장관표창 등 4개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는 5·18민중항쟁 45주년을 맞아 여성의 관점에서 5·18을 조명한 도서 ‘2025, 5·18민중항쟁과 여성’을 발간한다. 세계인권도시포럼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관련 전시와 ‘5월 여성길’ 투어도 함께 진행한다. 이 역시 지역 최초의 시도이다. 김 대표는 ”재단의 역할 중 지역 여성사 정리가 매우 중요하다. 기득권 중심, 중앙 중심, 남성 중심의 역사 기록에서 지역 여성사는 배제되거나 부차화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여성의 역사가 기억되고 기록되고 계승될 때 비로소 온전한 역사가 된다는 것이다. 광주 동구와 함께 2023년부터 운영된 ‘아픈 아이 긴급 병원 동행 서비스’는 맞벌이 부부의 양육지원과 일·가정 양립에 실질적 도움을 주며 큰 호응을 얻었다. 호응에 힘입어 올해에는 동구에 이어 남구도 시행한다. 지난해에 광주광역시와 함께 시범운영한 ‘삼삼오오 이웃돌봄’ 사업도 마을 공동 육아의 수범 모델로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어 올해는 사업규모를 2배로 확장했다. 재단은 이를 돌봄 공백 해소와 긴급 돌봄 모델로 확산시켜 나갈 예정이다. 국민은행과는 1인 여성자영업자의 육아를 돕는 사업을, 농산물품질관리원과는 임산부 가정에 안전 농산물을 제공하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재단은 앞으로도 ‘아이낳아키우기 좋은 광주’,‘함께 일하고 함께 돌보는 광주’의 실현을 위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과 사업들을 발굴,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 올해 주요 정책 연구 과제로는 ▲공연예술계 성평등 창작환경 조성 ▲청년 여성의 지역정주 방안 ▲1인가구 기본계획 ▲아동학대 대응체계 실효성 강화 ▲이주여성 취업 실태와 지원 방안 등이 포함됐다. 김 대표는 끝으로 “성평등은 여성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가부장제에 불편함을 느끼는 남성, 사회적 약자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민주·인권의 도시 광주가 그 길의 선두에 설 수 있도록 재단은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 김민석 차관 “일자리 양극화 APEC 공통과제”… 오영훈 지사 “우주산업 등서 일자리 창출”

    김민석 차관 “일자리 양극화 APEC 공통과제”… 오영훈 지사 “우주산업 등서 일자리 창출”

    “우리 노동시장은 새로운 고용형태가 보편화되고 있다. 근로자 보호를 위한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동시에 일자리 격차와 양극화 완화를 위한 공동대응이 필요하다.”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장관 직무대행)은 12일 오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탐라홀에서 열린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고용노동장관회의에서 “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일자리 상담·매칭 등고용 서비스를 고도화해 청년, 여성과 고령자가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인프라를 더욱 확충해야 한다”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대행은 “노동시장 환경변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양극화 위기는 회원국의 개별 문제가 아닌 APEC 공통의 과제라며 ”기술변화로 인한 불평등을 완화하고 모든 근로자가 변화의 혜택을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더욱 긴밀한 협력이 절실한 때“라고 덧붙였다. 이날 총회에는 김 대행을 비롯 오영훈 제주도지사, 외교부 윤성미 고위관리회의(SOM) 의장, APEC 회원 경제체 대표와 국제기구 내빈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한 노동시장과 일자리를 주제로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일자리 격차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정책 및 협력방안을 모색한다. 오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제주는 활발한 지방외교를 통해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지역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며 “아름다운 자연을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로 삼고자 관광산업과 더불어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2035 탄소 중립 목표 실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인공지능(AI)․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누구나 기술 발전의 혜택을 누리고 새 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우주산업·바이오․에너지 등 첨단산업을 육성해 안정적인 일자리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며 “제주가 양질의 일자리 환경을 갖춘 아시아․태평양 대표지역으로 발돋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도는 이번 APEC 제주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탄소중립과 첨단산업 육성으로 대표되는 제주의 미래가치와 발전전략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기회로 삼고 있다. ICC 3층 로비에서는 재학·취업·재직·은퇴와 재취업의 생애주기별 지원정책 홍보체험 부스가 운영됐으며, 고용센터의 고용24 기능과 연계한 원스톱 서비스 등 첨단기술과 결합한 일자리 지원정책의 미래 모델도 선보이고 있다. 한편 이번 APEC 고용노동장관회의는 2014년 베트남 회의 이후 중단되었다가 회원 경제체들의 합의로 11년 만에 개최되며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이후 28년 만에 개최된다.
  • ‘대선 출정’ 이재명 “모든 국민의 후보…희망의 새벽 열어젖히겠다”

    ‘대선 출정’ 이재명 “모든 국민의 후보…희망의 새벽 열어젖히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2일 대선 출정식을 열고 “희망의 새벽을 열어젖히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첫 유세에 나섰다. “빛의 혁명을 시작한 곳에서 첫 선거운동을 시작한다”고 의미를 부여한 이 후보는 정장 재킷과 구두를 벗은 뒤 선거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운동화를 신었다. 이 후보는 “12·3 내란은 대한민국을 절체절명의 위기로 내몰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면서 “내란 주동자는 파면됐지만 헌법까지 무시한 내란 잔당들의 2·3차 내란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들의 반란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면서 “정치란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고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굴곡진 역사의 고비마다 우리는 승리했다”며 국민들을 치켜세운 이 후보는 “오늘 국민에 대한 간고한 믿음을 가슴에 품고 진짜 대한민국을 향한 짧지만 긴 여정을 여러분과 함께하고자 한다”면서 “헌법 제1조가 살아 숨쉬는 광화문광장에서 희망의 새벽을 열어젖히겠다. 희망의 새 길에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3년 전인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던 상황을 “내 부족함으로 모두에게 절실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모든것을 차지한 저들은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었다”면서 “대한민국의 총체적 위기는 심화돼 경제는 최악의 상황으로 추락했고, 불평등과 양극화, 내란은 우리 사회를 극단의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어 대선 후보가 방탄복을 입는 지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급기야 저들은 헌정질서와 민주공화정을 유린하고 영구집권이라는 허무맹랑한 야욕에 빠져 친위 군사쿠데타까지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3년 전 패배, 총체적 위기 심화”이 후보는 “패배도 아팠지만 패배 그 이후가 더욱 아팠다”면서 “죄스러움의 무게만큼 더 깊이 성찰했고,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더 지독하게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단 한 번의 순탄한 과정도 쉬운 싸움도 없었지만, 그때마다 국민 여러분께서 나를 일으켜세워주셨고 국민 여러분께서 나를 지켜주셨다”면서 “뼈아픈 패배의 책임자를 다시 일으켜주신 국민과 함께 간절하고 절박한 모두의 열망을 한데 모아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외쳤다. 이어 “국민이 한뜻으로 내린 엄중한 명령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면서 “완전히 새로운 나라, 희망과 열정이 넘치는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 국민 여러분의 열망과 명령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향한 위대한 발걸음에 함께 서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번 선거는 거대 기득권과의 일전이며,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나라를 구하는 선거”라며 “국민 통합을 통해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로 우뚝 설 것인지, 파괴적 역주행으로 세계의 변방으로 추락할지를 결정하는 역사적 분수령”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나는 민주당의 후보인 동시에 내란종식과 위기극복, 국민행복을 갈망하는 모든 국민의 후보”라며 “낮은 자세로 대통령의 ‘제1 사명’인 국민통합에 확실하게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감당하기 어려운 복합위기가 몰아치고 있다. 미국발 통상위기와 인공지능(AI) 무한 경쟁을 이겨내려면 온 국민이 단결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더이상 과거에 사로잡혀 이념과 사상, 진영에 얽매여 분열하고 갈등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부터 진보의 문제는 없다 보수의 문제도 없다”면서 “오로지 대한민국의 문제 국민의 문제만이 있을 뿐”이라고 규정했다. 이 후보는 “작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대한민국 재도약을 이뤄낼 사람, 통합과 과감한 실천으로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반문했고, “이재명”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이재명도 김문수도 아니고 국민 여러분”이라고 외쳤다.
  • 무너지는 삼권분립… 권력이 권력을 제지해야 ‘남용’ 막는다 [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무너지는 삼권분립… 권력이 권력을 제지해야 ‘남용’ 막는다 [노정태의 뉴스 인문학]

    18세기 계몽사상가 몽테스키외‘법의 정신’서 삼권분립 이론 정립법이 공정해야 정치적 자유 보호누구도 법 초월하는 자유 못 누려권력 가진 자들 ‘집단주의’에 함몰자기에게 불리하면 ‘나쁜 법’ 규정행정부·입법부, 사법권 침해 안 돼국민 스스로 정치적 자유 지켜야“지금도 저는 대부분의 사법부 구성원을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사법체계를 믿습니다. 그러나 말씀드린 것처럼 최후의 보루가 자폭을 한다든지 최후의 보루의 총구가 우리를 향해 난사를 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고쳐야죠. 보루를 지켜야죠. 보루를 지켜야 민주주의가 지켜지고 민주공화국이 지켜집니다.” 지난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북 김천 일정을 소화하며 기자들 앞에서 한 말이다. 지난 1일 선고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후폭풍이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판결 나올 때마다 정국 요동 다들 잘 아실 테지만 한 번 더 복기해 보자.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는 무죄 선고를 받아 정국이 크게 요동쳤고, 그것이 대법원에서 다시 한번 뒤집힌 것이다. 번번이 뒤집히고 엇갈린 것은 판결의 내용만이 아니었다. 이 후보와 민주당의 반응 또한 판결이 나올 때마다 180도 달라졌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면 ‘법원의 현명한 판결을 존중한다’고 환호하고,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엉터리 재판’, ‘정치적 의도’ 심지어 ‘사법 쿠데타’ 같은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급기야 헌정사상 최초로 대법관에 대한 탄핵이 논의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3일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조희대 대법원장 주도의 사법 쿠데타에 대해 탄핵소추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여론의 반발이 쏟아지자 다음날인 4일 긴급 의원총회가 열렸고 탄핵소추 자체는 보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하지만 민주당이 사법부를 향한 적대적 태도를 거둔 것은 아니다. 그 자리에서 박찬대 원내대표는 “우리가 가진 모든 권한과 능력, 가용한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사법 내란을 진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2025년 5월, 대한민국의 정치적 풍경이 이렇다.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가 서로 견제하는 삼권분립의 이념은 무시당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결국 탄핵당하며 행정부가 스스로 무너졌다. 30회가 넘는 탄핵을 남발하고 국회 내 견제와 균형을 무시하며 폭주하던 입법부는 그들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올 때마다 사법부를 비난하더니 급기야 대법관에 대한 탄핵을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이쯤 되면 삼권분립을 넘어 ‘삼권내전’이 벌어지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짧은 기간 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룬 나라에서 살고 있다. 민주주의의 원리는 우리에게 있어서 체화된 삶의 양식이라기보다 수입된 지식에 더욱 가깝다. 그렇다 보니 다들 삼권분립이 중요하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되뇌면서도 정작 삼권분립의 내용이 무엇인지, 왜 민주주의의 선각자들이 그것을 중요하게 여겼는지 올바로 알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지금이라도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소수의 권력자가 법 왜곡할 우려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몽테스키외는 ‘법의 정신’(1748)을 통해 삼권분립을 이론적으로 정립했다. ‘법의 정신’ 제2부 제11편 ‘국가 구조와의 관계에서 정치적 자유를 구성하는 법’이 바로 그 내용을 담고 있다. 영국을 시민의 자유를 가장 잘 보장하는 모범 사례로 제시한 후 영국의 어떤 점이 다른 나라와 다른지, 다른 나라들은 왜 자유를 보장하는 일에 실패하는지 짚어 나가는 것이다. 여기서 아주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 볼 필요가 있다. 자유란 무엇인가? 몽테스키외는 “자유란 법이 허용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권리”라고 말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우리에게는 법이 금지하는 것을 할 자유가 없다. 누군가 ‘법을 초월하는 자유’를 누린다면, 다른 사람도 그런 자유를 누릴 수 있을 테고, 결과적으로 법 그 자체가 무의미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법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한 그 누구에게도 법을 어길 자유는 없다. 그렇기에 시민들은 법을 어기지 않는 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대로 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다. 몽테스키외는 그러한 자유, 법치국가와 문명국가에서의 자유를 자연 상태에서의 자유와 구분해 ‘정치적 자유’라 이름 붙였다. 정치적 자유는 저절로 보장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권력을 가진 자들이 권력을 남용하기 때문이다. 앞서 우리는 ‘법을 초월하는 자유’가 허용될 수 없다고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이성적, 논리적 차원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수많은 권력자가 ‘나는 법을 안 지키고 너는 법을 지켜야 한다’며 법을 자의적으로 제정, 적용, 해석하려 든다. 때로는 소수의 권력자뿐 아니라 다수의 국민조차 법을 왜곡하고자 한다. ‘우리 편에 유리한 법은 좋은 법, 우리 편에 불리한 법은 나쁜 법’이라는 식의 집단주의에 함몰되고 마는 것이다. 자꾸 뻔한 이야기만 한다고 생각하실 분도 있을 듯하다. 하지만 ‘상식’이라는 것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특정한 시공간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공유하고 있는 사고의 틀과 그 내용 중 가장 밑바탕을 이루는 것이 바로 상식이다. ‘법이 만인에게 공정해야 한다’는, 지금 우리가 당연히 여기는 그 생각조차도 때로는 상식이 아닐 수 있다. 왜 법이 모두에게 공정해야 할까? 앞서 몽테스키외가 제시한 논리를 떠올려 보자. 누군가에게 불법을 저지를 자유가 있다면 다른 사람도 그런 자유를 누리려 할 것이고, 결국 법은 법이 아니게 되고 만다. 법이 모두에게 공정해야 하는 건 모든 사람의 정치적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어떤 나라가 모든 사람의 정치적 자유를 보호하는 것 외에 다른 목적을 추구하면 어떻게 될까? 가령 개정 이전의 ‘국기에 대한 경례’를 떠올려 보자. 트럼펫 소리와 함께 낭랑하게 울려 퍼지던 ‘나는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태어났다는 그 말을 온 국민이 진심으로 믿고 있다면, 우리 모두의 목적은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이며 정치적 자유는 후순위로 밀려난다. 그렇다면 정치적 자유가 보장될 수 없고, 사실 그럴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법의 정신’이 철학, 정치학, 법학, 심지어 사회학에서도 영원한 고전으로 인정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우리는 계몽주의가 승리를 거두어 전 세계의 거의 모든 국가가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다. 오늘날의 ‘상식’에 갇혀 있으면 보이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자유, 생명,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우리는 아무렇지 않게 단정 짓는다. 그런 태도는 논쟁에서 도덕적 우위를 점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어떤 나라와 국민들이 종종 집단적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는 이유를 이해하고자 할 때에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재판권, 입법권·집행권과 분리돼야 어떤 나라, 어떤 국민들은 정치적 자유를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이에게 공정하고 명확하게 법의 원칙이 적용됨으로써 모든 이가 정치적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세상보다는, 그런 법치주의의 원칙 따위 잠시 접어두거나 아예 폐기하더라도 추구해야 할 또 다른 목적이 있다고 믿는다. 강자의 것을 빼앗아 약자에게 주는 방식으로 평등을 달성해야 한다거나,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서 벗어나 주체적이고 자주적으로 우뚝 서는 민족 해방의 길을 걸어야 한다거나,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리 편’만 괴롭히는 검찰 권력을 해체해야 한다는 사고방식 등이 바로 그런 ‘또 다른 목적’에 해당할 것이다. “시민에게 정치적 자유란 각자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데서 유래하는 정신의 평온이다.” 몽테스키외가 말한 정신의 평온, 정치적 자유의 보장이 우리 사회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가정해 보자. 2025년 5월 현재 대한민국의 모든 시민들은 ‘한 시민이 다른 시민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정체(政體)’를 이루기를 진심으로 원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바는 분명하다. 우리는 권력의 남용을 막아야 한다. “권력을 남용하지 못하게 하려면, 필연적으로 권력이 권력을 제지하도록 해야 한다. 그 누구도 법이 강제하지 않는 것을 하도록 강요당하거나 법이 허용하는 것을 하지 못하도록 강요당하는 일이 없도록 국가 구조가 구성될 수 있어야 한다.” 흔히 권력의 남용 문제를 다루면 행정부에 대한 견제만을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몽테스키외는 분명히 행정부뿐 아니라 입법부가 사법부의 권한을 침해하는 경우에 대해서도 분명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재판권이 입법권이나 집행권과 분리되지 않을 때도 자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재판권이 입법권과 결합돼 있으면, 시민의 생명과 자유를 좌우하는 권력은 독단적으로 될 것이다. 재판관이 입법자이기 때문이다.” 몽테스키외는 탁월한 지성과 다양한 경험 및 식견을 가진 사람이었다. 하지만 17세기에 태어나 18세기에 세상을 뜬, 시대의 한계 속에 갇혀 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그의 말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면 그것은 몽테스키외가 법과 정치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자유는 국민 모두가 갖거나 모두가 잃는 것이다. 어느 누구만 자유롭고 다른 사람은 자유롭지 않다면 그것은 자유가 아니다. 그러한 정치적 자유는 결국 주권자, 즉 국민 스스로가 그것을 원할 때에만 지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우리가 하나의 나라를 이루어 살아가는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나라, 대한민국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 모두의 정치적 자유를 지키는 것 외에 다른 목적을 갖는 것은 사상의 자유지만 그런 속내를 감춘 채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 해서는 안 된다. 사상의 자유는 정직의 의무와 짝을 이루니 말이다. 노정태 작가·경제사회연구원 전문위원
  • 장한별 경기도의원, 경기도 대안교육기관 지원 방향성 논의를 위한 정담회 개최

    장한별 경기도의원, 경기도 대안교육기관 지원 방향성 논의를 위한 정담회 개최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장한별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수원4)은 8일(목)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경기도교육청 평생교육과·경기도 청소년과 관계공무원 및 경기도대안학교연합회·경기지역대안교육협의회·대안교육연대 등 경기도 대안교육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도내 대안교육기관 지원 방향성 논의를 위한 정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담회에서는 도내 대안교육기관 향후 급식비 지원 주체 및 방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가 이루어졌으며, 그 밖에 대안교육기관의 전반적인 현안들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날 현장에서 경기도 청소년과는 “교육부 차원 「대안교육기관법」이 제정됨에 따라 등록 대안교육기관에 대한 구체적 지원근거를 주요골자로 하는 「경기도교육청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가 제정되었다”며 “도내 등록 대안교육기관을 대상으로 도교육청의 급식비 지원의 근거가 명문화된 만큼 예산 확보 등 도교육청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평생교육과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당장의 등록 대안교육기관을 대상으로 급식비 지원 예산을 확보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대안교육기관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교육적 지원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안교육기관 관계자는 “기존에 이루어지던 지원이 중단될 것에 대한 불안과 혼란이 도내 대안교육기관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조속히 지원 방향이 정해져야 한다”며 “학생을 보호하고, 모든 국민이 능력과 적성에 따라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보장되고자 법과 조례가 마련됐음에도 여전히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한별 부위원장은 “다양한 교육수요를 현실적으로 수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안교육기관법」이 마련됨에 따라 대안교육기관은 기존 공교육 학교와 다른 또 다른 형태의 학교로 인정되었다”며 “교육청에서는 학교 안과 밖이라는 이분법적 시선에서 벗어나 대안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아이들에게도 최소한의 보편적 교육복지를 보장하려는 노력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는 가장 많은 대안교육기관이 있는 만큼 대안교육기관 관계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공교육과 대안교육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향후 예산 지원방향, 분담률 등에 대해 교육청 및 도청 차원 지속적인 소통 및 협의를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 불평등은 진보의 산물?… 역사는 단순하지 않다

    불평등은 진보의 산물?… 역사는 단순하지 않다

    18세기 계몽주의 철학자 장 자크 루소가 사상가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불평등의 기원을 찾고 불평등을 허용할 수 있는지를 다룬 저작 ‘인간 불평등 기원론’ 덕분이다. 그보다 1세기 정도 앞서 활동했던 영국의 철학자 토머스 홉스 역시 대표작 ‘리바이어던’에서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평등했다”고 주장할 정도로 많은 사상가는 지금까지도 불평등의 기원에 관심을 갖는다. ●“사회가 커지면서 인류 역사 문명화” 이 책의 저자들도 “불평등은 언제 시작됐을까, 오늘날 심화하는 불평등은 인류가 단계를 밟아 거쳐 온 필연적 결과일까”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들은 최신 고고학과 인류학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인류 역사를 살펴본 결과 불평등이 등장하기 전 과연 평등한 사회라는 것이 있었는가에 의문을 품게 된다. 동시에 이들은 소규모의 단순하고 야만적인 사회가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지면서 문명을 이루게 됐다는 단선적인 인류 진보의 역사도 실제와는 다르다는 점을 인식한다. 아프리카에서 출현한 인류가 세계 각지로 퍼져 나가면서 맞닥뜨린 다양한 자연환경에서는 똑같은 방식으로 삶을 영위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사회과학자들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역사에 특정 경로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말이다. 저자들은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인류 사회의 기원과 진화에 관한 생각을 모두 뒤집는다. 이들은 최근 30년 동안 발표된 새로운 고고학, 인류학 증거들을 책 전체에 빼곡히 담아 풀어낸다. 900쪽이 넘는 벽돌 책에서 주석과 각주가 200쪽 가까이 된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농업혁명=불평등 시작’ 주장에 반기 이 책의 재미있는 점은 루소와 홉스는 물론 재러드 다이아몬드, 유발 하라리 등 최근 인류사 분야의 유명 저자들을 ‘모두 까기’ 한다는 것이다. 루소와 홉스는 17~18세기 유럽의 현실을 설명하기 위해 충분치 않은 사료를 바탕으로 철학적 가설을 세운 뒤 서술했다고 비판했다. 결론부터 내놓고 글을 풀었다는 이야기다. 하라리가 수렵채집인 무리를 정치적 자의식 없는 유인원 취급을 하고, 다이아몬드가 인간에게 유의미한 수준의 사회적 평등은 원초적인 소규모 무리 안에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 역시 근거가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정치적 불평등의 기원을 농경의 시작으로 보고, 스티븐 핑커는 과거 인류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였으며 유럽 문명 발전을 토대로 이룩한 현대야말로 풍요롭고 평화롭다고 주장했는데 이 역시 문제투성이라고 꼬집는다. ●“인간의 역사는 가능성으로 차 있다” 저자들은 수렵채집인도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현대인처럼 적절한 삶의 방식에 대해 성찰할 능력을 갖췄고, 많은 사람이 불평등 기원으로 보는 농업혁명은 신화일 뿐이라고 사료를 근거로 제시한다. 사유재산 개념은 농경으로 인한 잉여생산물로 등장한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제의적 맥락에서 등장했다. 게다가 서구적 근대 정치 이념인 민주주의와 자유, 평등 개념은 유럽 계몽주의 지식인들에게서 창조된 것이 아니라 신대륙인 아메리카 선주민 사상에서 비롯됐다는 이들의 분석은 놀랍기까지 하다. 이런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저자들은 “인간의 역사는 단단하게 확정된 것이라기보다 가능성으로 가득 차 있다”고 시종일관 강조한다. 저자들이 역사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궁극적 이유는 현재 상황이 절망적으로 보이더라도 ‘우리’의 의지가 새로운 역사를 써 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일 것이다.
  • 200곳 원격진료 ‘섬닥터’ 길 터준 ‘어민복지 마스터’ [폴리시 메이커]

    200곳 원격진료 ‘섬닥터’ 길 터준 ‘어민복지 마스터’ [폴리시 메이커]

    “못 가! 아퍼도 못 가. (전엔) 병원이 멀고 힘들어서 못 갔어.”(전남 신안군 선도 주민) 의사가 없는 섬에서도 이젠 병원 진료를 받고 약도 탈 수 있게 됐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도입한 ‘비대면 섬닥터’ 사업이 올해부터 본격화하면서다. 사람이 살지만 연륙교가 설치되지 않은 전국 434개 섬 가운데 보건진료소와 공중보건의가 없는 약 200곳을 대상으로 원격진료와 약 처방 및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 의료 사각지대를 걷어 내는 것이다. 홍길수(46·9급 공채) 해수부 소득복지과 사무관은 8일 “어업인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사업 발굴을 위해 2년 전 의견을 수렴해 보니 ‘일상적 의료공백’을 문제로 꼽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면서 “섬 주민들은 보편적인 의료 복지를 제공받지 못하는 불평등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홍 사무관이 섬의 특성을 고려해 ‘원격’진료 사업을 고안한 까닭이다. 지난해 전국 121개 섬에서 1592명이 모니터 너머로 의사를 만났다. 홍 사무관은 “원격진료를 통해 어업인 1인당 평균 11시간 12분에 17만원을 절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올해는 200개 섬에서 약 4000여명에게 서비스가 제공된다. 원격진료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당시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한시적으로만 운영되던 시범사업이었다. 홍 사무관은 “보건복지부와 협업해 섬 지역에선 원격진료가 전면 허용되도록 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했고 관계기관의 참여와 협조를 끌어내 불확실성을 없앴다”고 했다. 섬 주민들의 원격 주치의가 더 늘어나길 바란다는 마음도 전했다. 홍 사무관은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동시에 민간이 적극 참여한다면 대상 지역과 방문 횟수를 더 늘리고 원격진료 장비 성능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양성평등 혜택 男 > 女… 국가직 9급 필기 추가 합격 72명 중 51명이 남성

    양성평등 혜택 男 > 女… 국가직 9급 필기 추가 합격 72명 중 51명이 남성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에서 ‘양성평등채용목표제’로 남성 51명과 여성 21명이 추가 합격했다. 양성평등채용목표제는 한쪽 성별 합격자가 선발 예정 인원의 30% 미만일 때 해당 성별 응시자를 추가 합격시키는 제도로, 공직 내 여성 진출을 늘리고자 1995년 도입된 여성할당제가 2003년 전환된 것이다. 인사혁신처는 지난달 5일 치러진 국가직 9급 공채 필기시험 합격자가 5490명이라고 8일 발표했다. 올해 필기시험에는 최종 선발 예정 인원 4330명 대비 7만 8862명이 응시해 경쟁률 18.2대1을 기록했다. 직군별 필기시험 합격자는 행정직 4597명, 과학기술직 893명이다. 이 중 장애인 구분모집에 170명, 저소득층 구분모집에 161명이 합격했다. 흔히 여성할당제로 오인되는 양성평등채용목표제로 추가 합격한 인원은 72명이다. 모집 단위별로 보면 검찰(남성 27명), 관세(남성 11명), 교육행정(남성 8명), 일반토목(여성 8명)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합격자 중 남성은 55.1%(3024명), 여성은 44.9%(2466명)로 집계됐다. 합격자 평균 연령은 29.5세로 지난해(29.8세)보다 소폭 하락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61.5%(3374명)로 가장 많았고, 30대 32.3%(1776명), 40대 5.3%(290명), 50세 이상 0.8%(43명) 등이 뒤를 이었다. 20대 비중은 지난해보다 1.9% 포인트 늘었고, 30대 비중은 1.3% 포인트 감소했다. 면접시험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6일간 시행된다. 최종 합격자는 다음달 20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를 통해 발표된다.
  • 푸틴 “역대급” 시진핑과 공동성명…대북제재 포기·한반도 외교적 해결 촉구

    푸틴 “역대급” 시진핑과 공동성명…대북제재 포기·한반도 외교적 해결 촉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현지시간) 정상회담 후 양국 관계를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새로운 시대의 포괄적 동반자 관계와 전략적 상호작용 강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공동성명에는 북한에 대한 제재와 강한 압박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두 정상은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와 강압적 압력을 포기할 것을 각국에 촉구하며 외교적 수단만을 통한 한반도 문제 해결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해 양국은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하지만 분쟁을 장기적으로 해결하려면 ‘근본 원인’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핵보유국 간 관계 악화로 세계 핵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핵보유국들이 냉전식 행동을 버리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동 지역의 안정을 촉구하면서 이란 핵 프로그램 문제에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도 밝혔다. 이어 미국의 새로운 미사일 방어 체계인 ‘골든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 외에도 이날 회담을 통해 세계 전략적 안정에 대한 공동성명, 투자 촉진과 상호보호에 대한 협정 등도 체결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이 매우 생산적이었다며 양국 관계가 “역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이 주요 국제 문제에 대해 공통되거나 비슷한 접근법을 공유한다고 강조했다. ‘동지’ 푸틴·시진핑 회담…“나치·일방주의 대응”앞서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 게오르기옙스키홀에서 만나 인사한 뒤 회담했다. 시 주석은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을 계기로 전날부터 나흘간 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이다.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으로 서방과 대립하는 러시아에 직접 방문, 강력한 지지와 연대를 대외에 과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을 “친애하는 동지”라고 불렀고, 시 주석도 푸틴 대통령에게 “나의 오랜 동지”라고 화답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회담 모두발언에서 두 정상은 서방에 맞서면서 다극 세계 질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 중국 친구들과 함께 역사적 진실을 확고히 지키고 전쟁 시기 사건의 기억을 보호하며 신 나치주의와 군국주의의 현대적 발현에 대응한다”라고 말했다. ‘신나치 세력’ 퇴치는 러시아가 주장하는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의 명분 중 하나다. 푸틴 대통령은 또 제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이 2700만명의 목숨을 잃었고 중국은 독립을 위해 3만 7000만명이 희생됐다며 이 기간 발전된 양국의 전우애가 양자관계의 근본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엄청난 희생으로 달성한 파시즘에 대한 승리는 영속적인 의미를 갖는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시 주석은 “현재 국제적 일방주의와 조류를 거스르는 강권(패권)적 괴롭힘 행위를 맞아 러시아와 함께 세계 강대국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라는 특수한 책임을 짊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올바른 제2차 세계대전 사관(史觀)을 함께 발양하고 유엔의 권위·지위를 수호하며 중러 양국 및 수많은 개발도상국의 권익을 단호히 수호해야 한다”며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보편적으로 이로운 경제 세계화를 손잡고 추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쁘다면서 양국 관계의 발전·심화가 필연적인 시대적 호소라고 강조했다.
  • “이주민 인력 정책 ‘노동허가제’로 바꾸고, 비자 완화해 정착 유도” [공존: 그러데이션 한국]

    “이주민 인력 정책 ‘노동허가제’로 바꾸고, 비자 완화해 정착 유도” [공존: 그러데이션 한국]

    고용허가제 대신 노동허가제 도입이주민 직장 선택의 자유 부여해야 이민청 신설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이주민 2세 향한 ‘차별 대물림’ 차단 산업 현장의 이주노동자, 결혼 이주민, 유학생 등 이주민 없는 대한민국은 이제 상상하기 어렵다. 이주민은 사회 곳곳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그들을 ‘주변인’ 정도로 폄하하는 시선은 여전히 존재한다. 피할 수 없는 ‘다문화 사회’라는 미래를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7일 서울신문과 인터뷰한 사회학자·이민정책 연구자 등 전문가들과 이주민 인권 상담 활동가 등 총 9명은 “이미 대한민국은 다문화 사회”라고 했다. 그러면서 ▲고용허가제 개선 ▲이주민 2세대에 대한 인식 전환 ▲이민청과 같은 이주민 정책 컨트롤타워 신설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현재 ‘고용허가제’는 인력을 원하는 고용주에게 정부가 취업 비자를 받은 외국인을 배정하는 형태다. 비전문취업(E-9) 비자 등 이주민들이 받는 취업 비자 대부분은 최대 4년 10개월까지만 국내 체류가 가능하다. 이주민은 직장을 선택할 수 없으며 본국에 갔다 와서 다시 일할 수 있는 재입국 특례 신청 권한은 고용주에게만 있다. 정영섭 이주노동자평등연대 집행위원은 “‘노동허가제’를 도입해 직장 선택의 자유를 주면 체류 기간은 고용주와 이주민의 합의에 따라 조율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용허가제 전면 폐지는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직장 선택의 자유를 부여하는 방식의 보완도 검토해 볼 만하다”(안대환 한국이주노동재단 이사장)는 의견도 있었다. 지원 프로그램으로서의 의미가 강했던 기존 다문화·이주민 정책의 방향을 재설정하고, 이주민 자녀나 유학생 등 이른바 이주민 2세대로 차별이 대물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실제로 서울신문과 이주인권단체인 이주민센터 친구가 지난 1~3월 엑스(X)에 공유된 게시물 106개를 분석한 결과, 이주민 2세대들은 출신·언어·피부색·종교 등으로 차별을 당한 것(62%)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51%)은 정체성으로 혼란을 겪었고, 3명 중 1명(30%)은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와 관련해선 한국인 대상의 다문화 교육 강화, 이주민과 내국인의 공동체 형성, 교육과정에 다문화 관련 내용 필수 채택 등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정규 교육과정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다문화 정책과 보편적 인권 의식을 심어 줄 필요가 있다”(우삼열 아산이주노동자센터 소장), “행정 서비스 등에서도 다양한 언어 접근성이 구축돼야 한다”(정승희 충북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의견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똥남아’(동남아시아 출신 이주노동자를 비하하는 말) 등 노골적인 혐오 표현을 막으려면 이를 처벌할 수 있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의견(안건수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소장 등)도 많았다. 또 “입국부터 출국까지 단일 기관이 관할하는 이민청 같은 총괄 부처를 만들어야 한다”(강동관 전 이민정책연구원장), “장기체류 비자나 영주권 취득 요건 완화 등 정착을 장려하는 대안이 필요하다”(이한숙 이주와인권연구소장)는 제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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