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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문단 유감/김명인 인하대 교수·문학평론가

    [시론] 문단 유감/김명인 인하대 교수·문학평론가

    문학이라는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글쓰기를 업으로 삼고 사는 사람들을 일컬어 문인이라 할 것이다. 이들은 겉으로 어떻게 보이거나 상관없이 다들 속으로는 자기만의 우주 하나씩을 가지고 사는, 매우 자존심 높은 족속들이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이 함께 모일 때에는 각자의 문학적 자유와 명예를 서로 존중하는 ‘따로 또 같이’의 평등한 문학세계의 시민정신이 가장 많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문학의 왕국에서는 모두가 왕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문인들이 모이는 곳, 문인들이 하나의 집단적 정체성을 누리는 곳을 따로 ‘문단’이라고 부른다. 한국 문인들이라고 소우주 왕으로서의 자긍심이 없을 리가 없고, 각자의 자유와 명예를 일부러 침해하거나 구속할 리는 없겠지만, 한국적 문인 결사체라고 할 수 있는 이 ‘문단’이라는 곳은 자유로운 시민 문인들의 살롱이나 평등한 결사체라는 느낌보다는 그 안에 굉장히 다양한 위계와 그에 따른 미시 권력들이, 즉 크고 작은 ‘갑을 관계’가 작동하는 복합적 권력 체계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온다. 왜 그럴까? 그것은 한국의 문인 결사체인 문단은 본질적으로 그 구성원들이 이상으로 삼는 다가올 미래사회의 인간 관계를 추구하는 대신 ‘지금 이곳’의 한국 사회가 가지는 인간 관계나 여러 사회적 관계들을 그저 수동적으로 나태하게 재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나이 한 살이라도 더 먹으면 바로 형이나 오빠 대접을 받아야 하는 연공서열과 등단 순서를 따지는 등단 연공서열, 거기에 중앙, 즉 서울의 유수 일간지나 매체를 통한 등단이냐 아니면 지방 등단이냐를 따지는 지역서열, 또 지금은 매체나 동인들 간의 차이가 많이 희석돼 버렸지만 아무튼 어떤 매체, 어떤 스쿨 출신인가를 따지는 파당주의, 다른 집단보다는 덜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무시할 수 없는 학연과 지연 등 이런 것들이 촘촘하게 가로세로 작동해 그 구성원들 간의 관계를 구속하는 곳이 굳이 오늘만이 아니라 이미 100년의 역사를 지녀온 한국 문단이라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 이를 테면 매년 각종 과정을 통해 신인들이 새롭게 진입하고, 각종 문학상 제도 등을 통해 수백만에서 수천만원의 상금이 내걸리고, 문학출판사나 매체들이 상업적 필요에 의해 ‘잘나가는’ 작가들과 계약을 맺고 하는 일종의 ‘이권’ 관계가 발생하게 될 때, 이 문단 내부의 복잡한 ‘갑을 관계’들은 매우 역동적으로 요동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러저러한 갑을 관계 분비물로서의 협잡이나 타협이 진정한 문학적 평가를 대신하는 결과도 종종 생겨나게 된다. 요즘 빠른 속도와 폭으로 점차 번져 나가고 있는 문단 내의 성추문은 한국 문단이 이처럼 오랜 관행과 습속으로 스스로 굳혀 온 미시 권력 관계망의 존재를 논외로 하고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어떻게 문인들이 그럴 수 있느냐고? 맞다. 문인들은 그러면 안 된다. 문인들은 일상적으로 도덕적인 존재는 아니기 때문에 종종 일반인의 눈으로 보기엔 놀라운 윤리적 일탈을 저지를 수 있고, 또 그런 경우가 전설처럼 많이 전해져 내려온다. 하지만 문인들이란 동시에 고도의 윤리적 존재이기 때문에 그런 윤리적 일탈을 하더라도 그것을 기성의 권력관계, 갑을 관계에 비겁하게 기생하는 약자에 대한 가해의 행동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작금에 들려오는 문단 내 성추문의 대부분은 미시적 권력 관계에 기생한 약자에 대한 수탈 형식을 띠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 문단이 100년의 역사라면 아마도 이 같은 미시 권력에 기생한 성 착취의 역사 역시 100년일 것이다. 다만 이제는 그동안 착취와 폭력을 감내해 오기만 했던 ‘서발턴’(subaltern)인 여성 문인들이 더이상 참지 않고 입을 열어 말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판도라의 상자가 바야흐로 열린 것이다. 많은 문인들에게 그간 마치 공기처럼 자연스러웠던 ‘문단’이라는 존재가 이처럼 낯설고 부끄러운 적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하면 한국 문단은 결코 자유와 평등과 해방을 존재의 사명으로 하는 문학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원래부터 어울리는 공간은 아니었다. 이제 보다 자유롭고 보다 미래지향적인 다른 공간으로의 이주를 꿈꾸어도 될 때가 되지 않았을까.
  • [열린세상] 공정한 경제제도의 확립 기대하며/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열린세상] 공정한 경제제도의 확립 기대하며/장재철 씨티그룹 한국수석이코노미스트

    정치 불안감이 높다. 향후 정치권에 대한 전망도 불확실하다. 최순실 스캔들로 야기된 정치적 혼란으로 경제적 불확실성도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대학교수나 학생들의 시국선언과 사회 각층의 시위가 이어지면서 이 사태가 자칫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더 큰 파장을 몰고 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크다. 이 같은 우려가 단지 기우 이상이었다는 것을 지난 몇 번의 경험에서 알 수 있다. 1997년 한보 사태, 2004년 대통령 탄핵 사태, 2008년 광우병 파동 등이 대표적인 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이들 사태에 따른 정치사회적 혼란은 모두 경제 위기나 국내 경제의 침체로 연결됐다. 작금의 사태는 어쩌면 예고된 것이었다. 저성장 국면에 빠진 우리 경제에서 그 답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도 한때는 10% 내외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며, 신흥국 중 가장 빠른 소득 수준의 향상을 경험했다. 그 이후에도 한참 동안 한국 경제는 성공적인 성장 모델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지난 5년간의 경제성장률은 평균적으로 2.8%에 불과할 정도로 크게 둔화됐다. 올해와 내년의 경제성장률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부진한 경제적 성과는 경제의 생산력을 결정하는 물적 자본과 인적 자본, 그리고 기술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이전보다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다시 물적·인적 자본과 같은 생산요소와 기술의 발전 정도를 규정하는 문화나 제도 등 근본적인 원인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근검, 성실, 높은 교육열 등과 같은 문화적 요인은 고성장기에 충분한 양질의 노동력을 공급함으로써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성과의 근저에는 ‘기회의 평등’과 ‘성공을 위한 사다리’에 대한 신념이 큰 역할을 했다. 과거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 있으며 교육열도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의 연간 노동 시간은 2113시간으로 멕시코 다음으로 2위이며, 대학 진학률도 70% 수준으로 가장 높다. 그러나 과거에 지녔던 신념은 ‘흑수저·금수저 논란’이나 ‘사다리 걷어차기’ 등으로 훼손된 지 오래다. 제도적 측면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제제도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쉽지 않지만 궁극적으로 개인이나 기업이 생산요소를 축적하고 신기술을 채택하게 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원칙이나 규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원칙이 무시되거나 변화된 사회와 경제 환경에 맞지 않는다면 제대로 된 경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은 너무나도 분명하다. 경제제도가 재산권 보호, 사법 시스템의 공정성, 금융질서 등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작금의 사태는 특히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일부에서는 한국이 경쟁력 약화와 인구 고령화 등으로 인해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되는 가운데 정치적 불안까지 더해져 일본과 남미의 장기 불황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성급한 전망일 수 있으나 경제제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울 듯하다. 앞으로 전개될 정치 과정은 최근의 정치 스캔들에 개헌 가능성, 내년의 대통령 선거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한 특별한 노력을 주문한다. 우선은 내년도 예산안 및 국회에 계류된 핵심 경제법안, 즉 규제프리존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법, 노동개혁법 등에 대해 주어진 기한 내에 엄정한 심사와 처리를 함으로써 정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불확실성을 줄임과 동시에 구조개혁을 중단 없이 추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향후의 개헌 논의나 입법 과정은 경제제도가 합법성과 공정성이 엄격히 적용되는 인센티브 시스템으로 성장과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완하고 개선될 수 있도록 유념해야 할 것이다. 특히 글로벌화의 후퇴, 중국과의 경쟁력 격차 축소, 지속되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 등 우호적이지 않은 대외환경으로 향후의 경제성장 경로가 그리 밝지 않은 상황에서 이와 같은 근본 원인을 다시 검토하고 개선하는 것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가장 긴급한 과제다.
  • 김병준 “총리 권한 100% 행사” 野3당 “국면전환용 쇼”

    김병준 “총리 권한 100% 행사” 野3당 “국면전환용 쇼”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의 ‘국정 개입’ 파문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는 3일 “헌법 규정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이 있지만 저는 수사와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지명 이틀째인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국민은 법앞에 평등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국가원수인 만큼 절차와 방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는 박 대통령에 대한 방문 또는 서면 조사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는 박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 문제와 관련해서도 “대통령의 당적이 국정의 발목을 잡으면 총리로서 탈당을 건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총리직 수락 배경에 대해 그는 “국정이 붕괴되는 상황을 그대로 보고 있기 힘들었다”면서 “경제·사회 정책은 제가 잘할 수 있는 영역으로 맡겨 달라고 했고 박 대통령도 동의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리가 되면 헌법이 규정한 총리로서의 권한을 100% 행사하겠다”면서 “개각을 포함해 모든 것을 국회 및 여야 정당과 협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또 이달 말 공개를 앞둔 ‘국정 역사교과서’ 문제와 관련, “교과서 국정화라는 게 합당하고 지속될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갖고 있다”며 국정화 보류 가능성을 시사했다. 개헌에 대해서도 “국회와 여야 정당이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박 대통령이 제안한 ‘정부 내 개헌 추진 기구’ 설치에 부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야3당은 김 후보자의 입장 표명에 대해 “국면 전환을 위한 쇼”라면서 인준 거부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와 관련, 김 후보자는 “설명을 드리고 이해를 구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고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두말없이 수용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을, 신임 정무수석에 허원제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을 각각 내정했다. 한 신임 비서실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에 이어 17년 만에 두 번째 비서실장직을 맡게 됐다. 그러나 야당은 “불통 인사”, “코스프레 인사”, “허수아비 실장”이라면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대통령 수사 가능 여부…朴대통령도 수사 수용에 무게, 막판 고심

    대통령 수사 가능 여부…朴대통령도 수사 수용에 무게, 막판 고심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정부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 씨의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해 직접 검찰 조사를 받는 쪽에 무게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사정당국도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변해, 이미 청와대와 조율을 마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청와대는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 가능성과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필요한 순간이 오면 숙고해서 결정할 것”이라며 조사를 수용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로 전해졌다. 당초 현직 대통령 수사 불가론을 폈던 김현웅 법무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위에 출석해 “박 대통령도 엄중한 상황임을 충분히 알 것으로, 저희도 수사 진행결과에 따라 진상규명을 위해 필요하다면 수사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검토해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책임총리’로 지명한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면서 “저는 수사와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검찰의 박 대통령 조사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한광옥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취임인사차 기자들과 만나 “‘최순실 사건’에서 확실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은 수사 진행상황을 지켜보다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서면조사 또는 방문조사 등의 형식으로 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박 대통령이 직접 미르·K스포츠 재단의 설립과 기금모금 경위, 최순실 씨와의 관계를 해명하지 않고서는 의혹이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이 강해지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특히 전날 밤 긴급체포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검찰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은 박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명확하게 진술한다면 박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우세해졌다. 또한 지난해 7월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 오찬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 7명과 독대했고, 이 자리에서 재단 모금을 요청한게 아니냐는 일부 언론의 의혹 보도까지 불거진 상태다. 청와대는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일”이라는 입장이지만, 그러려면 박 대통령이 조사에 응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병준 “대통령 수사·조사 가능…모든 국민은 법 안에 평등”

    김병준 “대통령 수사·조사 가능…모든 국민은 법 안에 평등”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는 3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수사 필요성에 대해 “헌법규정을 두고 서로 다른 해석 있지만, 저는 수사와 조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국민은 법안에 평등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김 내정자는 “다만, 국가원수인 만큼 절차와 방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병준 청와대 국무총리 내정자 “국정교과서 지속 가능성 의문.. 대통령도 수사 가능”

    김병준 청와대 국무총리 내정자 “국정교과서 지속 가능성 의문.. 대통령도 수사 가능”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총리 내정자는 “국정 붕괴 상황 보고 있기 힘들어 고민 끝에 총리직을 수락했다”면서 “국무총리가 되면 헌법이 규정하는 권한을 100%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각을 포함한 모든 것을 국회 및 여야 정당과 협의 하에 진행할 것”이라면서 “여야와 상설 협의기구 및 협의채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 지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것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저에게 경제·사회를 맡긴 것으로 생각하고 전반에 걸쳐 총리 지휘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또 정치권의 비판을 의식한 듯 잠시 울먹이며 “결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 대통령의 검찰 수사 요구가 빗발치는 것에 대해 김 총리 내정자는 “만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면서 “대통령도 수사와 조사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주목받았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는 국가원수인 만큼 절차와 방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여 여지를 남겼다. 박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 역시 “1차적으로는 대통령과 여당의 문제이지만 대통령이 당적을 보유함으로써 국정의 발목을 잡는다면 탈당을 건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정 교과서와 개헌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부와 입장차를 내비쳤다. 박 대통령의 개헌 건의에 대해서는 “대통령 주도의 개헌은 옳지 않다”면서 “국회가 결정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국정교과서에 대해서는 “교과서 국정화가 합당하고 지속될 수 있는가 의문”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역사가 흐르는 삶터, 알록달록 물든 예술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역사가 흐르는 삶터, 알록달록 물든 예술

    광주 양림동은 광주 남구 양림산과 사직산 아래 있는 작은 마을이다. 마을 아래로 광주천이 흐르고 양림산에 올라서면 무등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발 100m의 양림산 기슭에는 현재 호남신학대학이 들어서 있고 그 아래 올망졸망한 옛날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양림동 한쪽으로 아파트 단지도 들어서 있지만 마을 중심은 개발의 그림자가 비켜 간 모양새다. 오랜 주택 사이로 고택과 한옥들도 꽤 남아 있고 100년 역사를 품은 서양식 건물들도 있다. 주택과 주택 사이에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내려앉은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다. ●선교사들 활동 터전에 사회운동가·예술인 모여 이곳은 옛날부터 버드나무가 울창해 ‘양림’(楊林)이라고 불릴 만큼 숲과 들판, 언덕, 교회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마을이다. 광주의 중심지인 광주역과 충장로 등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탓에 100여년 전 파란 눈의 선교사들이 들어와 교회를 짓고 선교 활동의 터를 잡은 역사를 갖고 있다. 광주기독병원, 호남신학대, 수피아여고, 숭일학교 등의 역사가 이때부터 시작됐다. 광주의 근대 역사가 꽃핀 곳이다. 이때 지어졌던 우일선 선교사 사택(1908년), 오웬기념관(1914년) 등이 지금도 남아 있다. 그 당시 활동했던 선교사 22명은 양림산 기슭에 묻혀 오늘도 양림동을 지킨다. 선교사들은 종교와 봉사 정신만 남긴 것이 아니다. 신문물과 자유, 평등 등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가치관도 남겼다. 시대를 앞선 분위기 덕분에 많은 지식인, 사회운동가, 예술인들이 양림동을 찾아들었다. 근현대사에서 알 만한 이들이 양림동에 둥지를 틀거나 거쳐 갔다. 예술가들로는 문학에서 ‘가을의 기도’로 잘 알려진 시인 김현승, ‘징소리’ ‘타오르는 강’의 소설가 문순태, ‘첫사랑’ 등을 집필한 드라마 작가 조소혜, ‘사평역에서’의 시인 곽재구, ‘봄비’의 시인 이수복 등이 대표적이다. 미술에서는 서양화가 배동신, 이강하, 황영성, 한희원, 음악에서는 정율성, 정추, 정근 등이 양림동과 큰 인연을 맺고 있다. 양림동의 인물들을 보려면 마을 중심에 위치한 다형 다방을 찾아가면 된다. 양림동의 시그니처처럼 알려진 이곳은 작은 전시관이자 찻집이다. 커피를 좋아했던 시인 김현승의 호를 따 ‘다형’이라고 이름 붙이고 양림동 주요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형 김현승 시인의 시비, 음악가 정율성 거리 전시관, 거리의 조형물 몇 점 정도만이 전부였다. ●토박이 화가 한희원 ‘양림동 정신’ 전시에 담아 그러던 양림동에 2015년 7월 한희원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서양화가 한희원은 양림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로 골목 안 작은 한옥을 직접 미술관으로 꾸미고 ‘양림동’을 주제로 다양한 전시를 열었다. 작지만 알찬 전시로 소문이 나 미술관이 생긴 후 지난 1년간 약 7만명이 다녀갔다. 그의 그림에는 사라져 가는 양림동의 순간이 박제돼 있다. 새벽, 아침, 밤 등 시간과 계절별로 다른 양림동의 골목과 집, 교회, 사람들이 그림 속에 작가의 시선으로 담겨 있다. 현실과 같으면서도 다른 그림 속의 양림동은 묘하게 보는 이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마치 그 세계로 문을 열어 주는 것 같다. 한희원 작가는 “양림동이 가진 정신을 남기고 알리는 것이 주어진 과제”라며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양림동의 가치를 세우는 작업을 먼저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년간 양림동 축제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축제로 양림동의 예술과 가치를 알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올해 양림동에는 광주 민주평화운동의 대모인 조아라 여사의 기념관, 최초의 선교사인 유진 벨과 서양인 선교사들을 기리는 유진벨기념관, 양림동 여행의 중심이 될 양림마을 이야기관 등이 문을 열었다. 내년에는 동사무소를 리모델링한 서양화가 이강하 미술관이 문을 열 계획이다. 예술마을로서의 양림동의 명성은 일반 주민들과 젊은 예술가들이 잇고 있다. 양림동 입구에 있는 펭귄마을이 대표적이다. ●폐품·골동품으로 담벼락 꾸민 ‘펭귄마을’ 인기 주민 김동균씨가 3년여 전부터 폐품과 골동품을 이용해 만든 작품을 하나둘 텃밭과 담벼락에 걸기 시작하면서 설치미술 마을로 거듭났다. 입소문이 나자 젊은 작가들과 주민, 방문객들도 가세해 일대 골목이 노천 전시관이 됐다. 지금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됐다. 젊은 예술가들도 양림동을 찾아든다. 문화기획자 정헌기 대표는 호남신학대 아래 옛 건물을 개조해 게스트하우스와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시로 꾸미더니 최근엔 옛 차고를 개조해 미술관을 오픈했다. 앞으로 컨템포러리 작품들을 전시하는 젊은 미술관으로 꾸려 나갈 계획이다.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515갤러리에서는 양림동의 작가들이 주체가 되는 작품 전시회를 계속 열고 있다. 시민들도 양림동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해 마을 곳곳에 작품을 남겼다. 양림동이 속한 광주 남구는 2017년의 관광도시로 선정됐다. ‘예술가들이 만든 간판’이 올 연말 양림동 상가의 모습을 한 차례 바꿀 예정이다. 혹자는 양림동이 너무 개발되는 것 아니냐고 한다. 앞서 그렇게 망가진 마을도 많이 봐 왔다. 하지만 ‘양림동이 남긴 100년의 가치’를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민들이 버티고 있다면 양림동의 변화는 또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 여행수첩(지역번호 062) →가는 길 : 용산역에서 광주송정역까지 KTX로 두 시간이 채 안 걸린다. 송정역에서 광주 지하철을 타고 남광주역에서 하차한다. 남광주역에서 양림오거리까지 도보 15분. 한희원미술관(653-5435)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 문을 연다. →함께 둘러볼 곳 : 양림동 입구 파출소 부근에 위치한 양림마을이야기관(676-4486)을 먼저 들러 보자. 양림동의 역사와 인물 등에 대해 멀티미디어 등으로 알아볼 수 있다. 문화해설사와 구석구석을 누비며 이야기를 듣는 ‘양림동 근대문화투어’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사직전망타워에 오르면 양림동 일대와 무등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한희원미술관 부근 이장우 고택은 낮 시간 동안 개방돼 함께 돌아볼 수 있다. →맛집 : 양림동 오거리 골목 안에 있는 한옥식당(675-8886)은 애호박찌개, 청국장, 돌솥밥 등이 맛있다. 자연스럽게 멋을 살린 한옥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어니스트 6T(456-0011)는 피자, 미트볼 스튜 등을 주 메뉴로 하며 젊은층에게 인기 있다. 빈티지한 분위기와 주인장의 세심한 배려가 음식과 어우러진다.
  • “날 성추행한 너와 같이 학교 다녀야 하나”

    동료 학생을 강제 추행하고도 의경 입대를 이유로 감형받은 대학생이 태도를 바꿔 복학했다. 피해 학생은 가해 학생을 학교에서 맞닥뜨릴 상황이 두려워 제대로 생활할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고려대 여학생위원회는 2일 “A씨가 2년 전 자신을 강제추행한 가해자 서모(24)씨와 이번 학기부터 함께 학교에 다니게 됐다”며 “학교 측은 서씨가 복학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피해자 보호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씨는 2014년 10월 택시 안에서 만취 상태인 A씨의 신체를 더듬고는 모텔로 강제로 끌고 가려 했다. 일이 일어난 뒤 A씨는 서씨를 경찰과 교내 양성평등센터에 신고했다. 학교 측은 지난해 3월 학생상벌위원회를 열어 두 학기 정학 처분을 내렸다. 이어 그해 5월 1심 서울북부지법은 서씨가 초범인 데다 어린 대학생이며 지도교수와 선배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는 이유로 서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강의 80시간 수강과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했다. 이에 서씨가 항소하면서 지난 1월 서울북부지법 형사1부(부장 홍승철)에서 항소심이 열렸다. 이때 재판부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며 벌금 700만원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로 감형했다. 서씨가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지만 피해자와 다시 마주치지 않을 방편으로 의무경찰 입대 신청을 했다는 게 이유였다. 서씨는 그러나 실제로 의무경찰에 입대하지 않고 항소심 판결이 나온 지 반년 만인 올해 9월 학교에 복학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최순실씨 ‘국정농단’ 파문 번지면서 대통령 하야 시국선언 봇물

    최순실씨 ‘국정농단’ 파문 번지면서 대통령 하야 시국선언 봇물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도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대구대총학생회는 2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학생회는 시국선언문에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짓밟은 현 사태를 성역없이 조사하라’, ‘조사의 과정과 결과를 국민 앞에 공개하라.’ ‘국민이 보는 앞에서 민주주의 본질을 바로 세워라’는 3개 항을 요구했다. 대구대 교수 100여명도 경산캠퍼스 성산홀 본관 잔디광장 앞에 모여 “국정농단 세력을 처벌하고 민주주의를 복원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발표한 시국 선언문에서 “국민 앞에, 역사 앞에, 그리고 미래 세대에게 한없이 부끄러운 일로 박 대통령을 비롯한 책임 있는 이들은 마땅히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또 “박 대통령과 그에 빌붙은 무리들은 민주주의의 고귀한 정신을 훼손했고 극단적인 단견과 자신들의 탐욕을 위해 국민의 신의를 배신했다”며 “평화와 평등을 요구하는 정당한 요구를 그들은 ‘종북’과 ‘불만세력’이란 이름으로 억압했으며 세월호와 메르스에서 보듯 국민은 그들을 대신해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고 말했다.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도 이날 시국선언문에서 검찰의 성역없는 수사와 박 대통령의 결단을 주문했다. 로스쿨 학생들은 “박 대통령이 지금까지 누구를 위해 그 주권을 행사했는지 의심스럽다”며 “측근 만을 위해 국정을 운영하거나 심지어 국가중대 사안을 민간인이 결정하도록 방치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박 대통령은 국가원수라는 직무 무게를 감당하기는 부족한 인물임이 자명하다”며 “대통령은 퇴진하고 검찰은 성역없는 수사로 법과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에서는 지난달 27일 제주대 총학생회가 시국선언을 하고 박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강원대 교수들은 이날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박 대통령 사임을 촉구했다. 시국선언에는 강원대 춘천캠퍼스와 삼척캠퍼스 교수 967명 가운데 20%가 넘는 200명이 동참했다. 강원대 교수들은 시국선언에서 민주공화국 헌정질서를 파괴한 박 대통령은 즉각 사임할 것, 박근혜 대통령은 본인 스스로도 조사받을 것을 천명할 것, 국기문란에 연루된 모든 관련자를 즉각 구속 수사할 것, 사실을 은폐 축소하려는 조직적 음모와 공작을 당장 그만둘 것, 국정농단에 일조한 집권 여당의 책임자들은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충북에서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교수노조 충북지부, 민변 충북지회 소속 회원 50여명이 이날 청주 YWCA 회의실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이들은 “독립적 특검을 실시해 국정농단의 전후를 밝히고 법률에 의거해 수사하고 기소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국회는 당리당략을 초월해 국민중립내각을 구성하고 조기대선 등 그 이후의 절차를 실행해 국가안정에 최선을 다하라”고 호소했다. 충북대 교수들은 3일 개신문화관 지하광장에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현재 충북대 교수의 20%가량인 161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미리 배포한 시국선언에서 “지금은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이 가져올 국정 공백을 걱정하는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며 “박 대통령은 무조건 내치, 외치에서 모두 손을 떼고 하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어 “모든 사태의 책임이 자신들에게 있음에도 사죄하고 진상을 규명하기보다는 개인이나 소수 집단의 비리로 사안을 축소하고 은폐하려는 게 현재 청와대와 집권 여당의 작태”라며 “정부와 여당에서 정치적으로 완전히 독립된 새로운 수사 기구를 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북지역 대학생들의 시국선언도 이어진다. 청주대 총학생회와 꽃동네대 총학생회는 이날 학교별로 ‘대통령 퇴진 촉구 선언문’을 발표했고, 충북대·한국교원대·서원대·충청대·교통대 등 5개 대학은 3일 시국선언을 이어간다. 경남 창원대교 교수 64명도 이날 박 대통령 하야와 탄핵소추 및 처벌 등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현 시국을 우려하는 창원대학교 교수들’ 이름으로 발표한 시국선언문에서 “이번 사태로 대통령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국정을 이끌어 갈 동력이 심각하게 상실되었다”며 “현 위기를 조속이 해결하여 국정 공백을 메우고 국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사죄하고 하야하라”고 요구했다. 또 “국회는 당리당략을 떠나 대통령을 탄핵 소추하고 검찰은 대통령을 비롯해 책임 있는 사람들을 모두 처벌할 것”도 요구했다. 이들 교수들은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에 따르면 중요 국가정책이 권한 없는 자에 의해 결정됐다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것은 대의민주주의와 법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헌법 위반이자 국기문란 및 헌정질서 파괴행위”라고 강조했다. 교수들은 “대통령과 청와대 등은 대한민국을 이토록 참담한 지경에 몰아넣었음에도 진실을 숨기거나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면서 “특히 모든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대통령은 수석 비서관들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지시하면서 ‘청와대’를 이용해 법의 보호 뒤로 숨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엄중한 상황에서 일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면서, 자신이 범한 위헌적 행동에 책임 질 줄 모르는 대통령을 어떻게 지도자로 믿고 따를 수 있겠는나냐”라고 비판했다. 교수들은 “권력에 기대어 온갖 부정과 부패로 호의호식하며 국정을 농단한 세력의 정점에 대통령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권자인 국민들은 절망을 넘어 모욕감마저 느낀다”며 “박 대통령은 국민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 마지막 염치를 지키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현직 검사 내부 게시판에 글... “검찰의 칼로 잘못된 정치 치료해야”

    현직 검사가 최순실씨 일가의 국정 농단 파문을 개탄하는 글을 검찰 내부 게시판에 올려 주목받고 있다. 박진현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 부부장검사는 지난 1일 검찰 내부 게시판 ‘이프로스’에 국정 농단 파문을 개탄하는 글을 올렸다. 박 검사는 이 글에서 “검찰의 칼로써 잘못된 정치,관료 시스템과 풍토를 치료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박 검사는 “검찰이 포괄수사를 통해 개인적 범죄를 밝히고, 더 나아가 이런 심각한 국기 문란 행위가 버젓이 유지될 수 있었던 구조적 원인도 밝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부정에 타협하고 부정을 이용하며 그에 편승하여 이익이나 권력을 취득, 유지하는 일부 잘못된 정치, 관료 문화를 바꾸고 국민의 사그라진 희망을 되살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비선 실세에 의한 국정 농단이 수년간 견제 없이 자행된 것에 대한 허탈감과 분노도 드러냈다. 그는 “비선 실세가 수년간 여러 공직자를 통해 국정 농단을 자행하면서도, 언론 보도 이전까지 전혀 견제되지 않은 채 더욱 깊숙이 곪아 들어가는 것이 가능했던 우리 정치 풍토에 대해 상당한 실망감을 느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평등과 정의라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향해야 하는 청와대, 정부, 대학 등 여러 분야에서 몇몇 분들은 심각한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을 알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외면하거나 타협, 용인하고 더 나아가 부정에 편승하여 자신의 안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여 더욱 힘이 빠진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어느 정권이든 비선 실세가 존재한다지만 이번처럼 전혀 검증되지 않은 개인이 대통령의 전적 신임을 받아 주무 부처의 우위에 서서 자신과 측근의 사적 이익을 위해 국가 예산 및 인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주요 정책에 접근하며, 한 사람을 위해 입시 제도를 바꾸고 학사 평가에 대한 부당한 혜택을 받은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또 “이번 사태는 국민의 눈을 가린 채 비선 실세가 국가의 인적, 물적 자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이라면서 “대한민국 역사를 상당 부분 후퇴시켰고, 국민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특히 ‘가진 것 없이 순수한 젊은이들과 어렵게 삶을 극복하는 힘없는 서민들의 희망과 꿈’을 짓밟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 조직에 대한 반성도 이어졌다. 그는 “현 정권 들어 법조인 출신들이 비서실장이나 민정수석 등 핵심 요직에 배치됐음에도 이런 사태가 방치된 점을 보면 면목이 없기도 하다”라고 반성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 ○ ○_내_성폭력’ 증언의 연대… 문화계 민낯 바꿀까

    문단·미술·영화 등 전방위 확산 독립 문예지, 사례 모아 12월 발간 “예술계 전체가 저속하고 추잡한 논쟁에 휘말리는 게 참담하죠. 하지만 이번 일로 문화예술인들이 인간의 존엄과 인간에 대한 예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문화계 인사들이 연일 ‘성추문의 주인공’으로 새롭게 폭로되고 있다. 박범신 작가, 박진성 시인, 이준규 시인, 함영준 큐레이터, 영화평론가 K씨 등에 이어 25일에는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도 가해자로 지목되며 문단에서 촉발된 성폭력 논란이 미술, 영화 등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 이를 두고 문화계 내부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다수다. 한 번 지명도가 올라가면 존재 자체로 ‘권력’이 되는 문화예술계 내 극심한 권력 불균형과 이로 인해 문제가 생겨도 공론화할 통로가 없는 폐쇄적인 환경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문단 내 성폭력 논란은 ‘장기전’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김현·강성은·박시하 시인이 만드는 독립 문예지 ‘더 멀리’가 이달 말까지 문단 내 성폭력 사례를 수집해 12월 말 펴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유독 문단에서 연쇄 폭로가 이어지는 데는 극소수만이 작가로 성공하는 등단 제도 아래 공고해진 습작생과 작가, 편집자와 작가의 불평등한 권력 관계가 첫손에 꼽힌다. 소설가 천희란은 최근 발표한 칼럼 ‘가장 잔혹한 말’에서 “한 작가의 권위는 결코 가볍지 않다. 피해자는 자신이 경험한 사건이나 관계가 밝혀지면 스스로의 꿈이 좌절될지 모른다는 예감에 붙들린다”는 말로 습작생이 겪는 폭력의 무게를 가늠케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편집자는 “문화계 내 수직관계가 매우 극심한 데다 편집자는 편집을 잘하는 것보다 감정노동으로 대형 작가들의 비위를 잘 맞추는 게 실력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철저한 갑을 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다. 미술계 관계자는 “실력보다는 인맥 위주로 돌아가는 좁은 세계에서 여성 신진 작가들에게 남성 큐레이터들은 절대적인 지위를 가진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위계를 악용한 성추행이 중대한 악질 범죄라는 것이 널리 인식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불이익, 2차 가해 때문에 ‘을’들의 발설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익명을 보장하면서도 큰 파급력을 일으키며 ‘공론화의 장’이 되고 있다. 하지만 사실관계 확인에 앞서 실명이 먼저 입길에 오르내리고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을 두둔하는 사람들도 싸잡아 ‘보이콧’ 리스트에 오르며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문인은 “사실 확인이 안 된 여론재판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급부상한 페미니즘 논쟁과 맞물린 이런 용기 있는 증언들이 여성 비하, 폭력이 일상적으로 내면화된 우리 사회의 남성중심적 문화를 바꿀 ‘전환점’을 가져올 거란 기대도 크다. 지난달 ‘21세기 문학’ 가을호에 문단 내 여성 혐오 행태를 폭로한 김현 시인은 25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해시태그(# ○ ○_내_성폭력)를 통한 용기 있는 ‘증언의 연대’는 그간 참고 고민하고 활동한 여성들이 피해를 고발하고 나선 주체적인 인식의 결과”라며 “증언, 사과, 처벌 그리고 그 ‘다음’을 생각해 보자는 게 이 증언들의 가장 큰 목적인 만큼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논의가 꼭 필요하다”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원더우먼과 유엔/박홍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원더우먼과 유엔/박홍기 논설위원

    슈퍼 히로인 ‘원더우먼’은 1977년 9월 국내 TV에서 처음 방영됐다. ‘날으는 원더우먼’이라는 제목의 외화 시리즈는 이듬해 7월 종영 때까지 인기를 끌었다. 시청자들은 원더우먼 역을 맡은 미스 월드 미국 대표 출신 배우 린다 카터의 미모와 매력, 원더우먼의 마법 같은 초능력에 빠졌다. 특히 가슴을 부각시키고 허벅지까지 드러낸 원더우먼의 슈트는 신체 노출을 엄격하게 규제하던 당시로선 파격적이었다. 슈퍼맨처럼 빨간색 상의와 별 무늬의 파란색 팬츠는 성조기를 본떴다. 원더우먼은 1941년 12월 만화 제작사 DC 코믹스에서 처음 선보였다. 미 국민을 열광시켰던 1938년 슈퍼맨, 1939년 배트맨 등을 의식해 의도적으로 만들어 낸 최초의 여전사 캐릭터다. 슈퍼 히로인의 출현은 1930년대 초 대공황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감돌던 사회적 환경과 맞물려 있다. 암울한 현실과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구세주’가 필요했던 것이다. 그 때문에 슈퍼 히로인은 ‘진실, 정의, 그리고 미국의 방식’이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철저하게 미국적인 해결 방식을 보여 주는 이유다. 원더우먼은 만화가, 작가가 아닌 심리학자 윌리엄 몰턴 마스턴(1893~1947) 박사에 의해 탄생했다. 마스턴 박사는 1944년 아메리칸 스칼러 학회지에 “슈퍼맨처럼 강인한 초능력과 여성의 선량한 아름다움까지 겸비한 캐릭터를 창조함으로써 여성을 진정으로 해방시킬 수 있다”고 구상 배경을 썼다. 원더우먼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낮았던 당시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헤라클레스의 힘, 아테나의 지혜, 아프로디테의 미를 갖춘 강인한 여성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한편으로는 섹시 아이콘으로도 인식됐다. 원더우먼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 나타났다. 유엔 여권 신장 명예대사 임명장을 수여하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유엔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양성평등, 사회 진출, 잠재력 개발 등 여성을 위한 메시지를 홍보할 때 원더우먼의 캐릭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이전에도 1998년 곰돌이 푸가 우정 증진을 위해, 2009년 팅커벨이 환경을 위해, 지난해 앵그리버드가 물·에너지를 위해 유엔 명예대사로 임명된 적이 있다. 유엔 직원들이 원더우먼의 명예대사 취소를 요구하고 나섰다. 양성평등이나 여성 주권을 위한 적절한 선택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직원 50여명은 행사 때 무대를 등지고 서서 공중에 주먹을 휘두르는 반대 퍼포먼스를 폈다. 직원 600여명은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철회를 청원했다. 원더우먼 논란은 유엔이 여권 강화를 위해 싸울 여성을 현실 세계에서 찾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원더우먼은 75년 전 분명히 ‘미국의 방식’으로 탄생한 슈퍼 히로인이다. 현재와는 다른 시대의 캐릭터다. 유엔 직원들의 지적처럼 더 현실적인 여성을 명예대사로 선정할 필요가 있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로꾸거] 노브라는 당당하면 안되나요 (No Bra, No Problem)

    [로꾸거] 노브라는 당당하면 안되나요 (No Bra, No Problem)

    갑자기 쌀쌀해진 공기에 가물가물해지긴 했지만 올 여름 더위는 정말이지 지긋지긋했다. 매일 아침 드레스코드는 조금이라도 ‘덜 더워 보이는 것’. 소재가 얇은 옷은 브라가 비칠까 민소매를 챙겨 입었다. 어떤 날은 너무 덥고 습해서 브라를 입으려고 집어들 때 한숨이 나왔다. 16년 남짓, 밖을 나갈 때면 당연하게 가슴팍을 한 바퀴 빙 둘러 등 뒤로 후크를 콱 채우고, 흘러내리지 않게 어깨끈을 올린 뒤 조여 맸다. ‘브라 좀 안하고 싶다!’ 혼자 속으로만 외쳐본 순간들이 종종- 아니, 꽤 있었다. 외출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가장 먼저 브라를 벗는데 몸이 막 가볍고 해방감마저 든다. 노브라로 티셔츠만 입고 침대에 누우면, 그 순간이 하루 중 가장 편하고 행복하다. ‘브래지어에 대한 진실’이란 다큐멘터리에는 여성이 브래지어를 했을 경우 벗었을 때보다 혈류 흐름이 30% 감소하고 체온이 최고 3도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답답하고 소화가 안 된다는 것이 그저 심리적인 요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밖에서 ‘브라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하지 못했다.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를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난 브라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집을 나설 때 브라를 하지 않는 건 어려울 것 같기 때문이다. 노브라는 옷을 입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 브라를 하지 않아도 옷을 입고 신발을 신는다. 나를 포함한 그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 이 당연한 사실을 아주 최근에서야 깨달았다. 그것이 내게 충격이었다. 답답함조차 당연한 것처럼 여기며 매일아침 후크를 채웠었다. ●‘노브라’는 혼나야하는 일일까 아이돌 출신의 여자연예인 설리는 어리고 예쁘고 나이차가 많이 나는 남자친구와 공개연애중이다. SNS 게시물 하나하나가 기사화되고 논란이 돼서 계정을 닫았다가 최근 새 계정을 만들었다. 설리에 대한 주변의 반응은 제각각이지만 대체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 ‘예쁘지만 관종같다’는 것.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심해 보인다는 건데, 어찌됐든 대중은 관심을 먹고사는 연예인일지라도 관종처럼 보이는 것에는 반감을 보인다. 외모나 행동이 순수하며 은은해야 한다는 기대가 호불호를 결정짓는다. 그것이 실제와 얼마나 일치하는 가와는 대체로 알 수도 없고 관심도도 떨어진다. 설리의 사진이 ‘노브라다, 아니다’를 두고 논란이 될 때 많은 사람들이 노브라를 하고 있는 여성의 몸에 대해 ‘다소 민망하거나 야하거나 불편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을 새롭게 느꼈다. 설리가 개인적인 일상에서 사진을 찍고, 그것을 개인 계정에 올렸지만 ‘(그런 모습은) 보기 불편하다’는 시선이 많다. 이에 대해 설리는 자신이 올리고 싶은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답을 대신한다. 설리의 사진이 논란이 되면서 주변과 처음으로 ‘노브라’에 대해 이야기하게 됐다.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 “아직까진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등의 의견이 많았다. 어릴 때부터 해왔고, 다른 사람도 하는 것이니까 깊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고도 했다. ●여자다운 게 어딨어… ‘노브라, 노브라블럼!’ 브라는 혈액순환에 좋지 않고, 처지는 유방을 업 시켜주지 못한다는 것을 여성들도 잘 안다. “하기 싫으면 하지 마”라고 한다면 “정말이지 그러고 싶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남들의 시선이나 편견을 잘 알기 때문이다. 테니스선수 세레나 윌리엄스는 윔블던 대회에서 규정에 맞게 옷을 입었지만, 얇은 의상에 젖꼭지가 도드라진다는 이유로 온갖 댓글이 달렸다. 여성의 가슴골은 섹시하다는 말을 듣지만 젖꼭지에 있어서는 유독 가혹하다. 여성적 의상을 입고 뽐내는 가슴살은 괜찮고, 노출이 전혀 없는 후드티에 브라를 하지 않는 것은 터부시된다. 남성이 덥다며 웃통을 벗고 드러내는 젖꼭지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여성은 모유수유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노브라는 참 별 일이다. 누구나 크든 작든 가슴이 있고 두 개의 젖꼭지가 있다. ‘~하면 안 된다’를 이야기함에 있어서 너무나 ‘당연하게’ 공기처럼 스스로와 주변을 옭아맸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노브라’가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브라를 하지 않은 상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를 바란다. 그런 사회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의 모든 행동들이 자유스럽고, 자연스러울 것이다. “나 자신의 성차별적 편견을 경험한 뒤 평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다른 편견들에 대한 자각이 이어졌다. 자각은 더 넓은 눈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 에머 오툴 <여자다운 게 어딨어> [로꾸거]는 ‘거꾸로’를 뒤집은 말로 당연하게 마침표를 찍었던 생각에 대해 물음표를 찍어보는 데서 출발합니다. 모든 종류의 다름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오늘의 눈] 지극히 평범한 바람/허백윤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지극히 평범한 바람/허백윤 정치부 기자

    코끝에 닿는 바람이 점점 차가워진다. 정치부에서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향한 시계가 점차 빨라질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다. 2007년과 2012년 대선 국면에서 ‘대세론’을 지닌 뚜렷한 유력 주자가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 대선은 아직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안갯속이다. 그러다 보니 ‘잠룡’이라고 불리는 여야의 차세대 리더들이 너도나도 대선을 염두에 둔 장외 경쟁에 돌입했다. 여야 잠룡들은 내년 대선의 화두를 선점하기 위해 강연이나 토론회, SNS 등을 활용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경쟁이랄 것도 없이 이미 내년 대선의 시대적 과제는 어느 정도 정해진 것 같다. 여야를 막론하고 주자들이 한목소리로 극심한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내세웠기 때문이다. 사용하는 단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공정한 경제체제와 사회체제”(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정의로운 국가, 공화주의”(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 “기득권 혁파를 통한 대한민국 리빌딩”(남경필 경기지사), “공존과 상생”(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따뜻한 국가, 책임 있는 정부, 사람경제”(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민주국가”(안희정 충남지사),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대한민국과 평화로운 한반도”(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선거 때마다 등장했던 ‘민생’이라는 진부한 말보다 더 고전적인 단어가 난무한다. 잠룡들의 입을 통해 지금 우리가 얼마나 불공정하고 불평등하며 정의롭지 못한 곳에 살고 있는지 역설해 주는 듯하다. 우리는 매년 우울한 통계를 접한다. 지난해 한국행정연구원의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 만 19세 이상 성인 7700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7명은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적인 분배 구조가 불공정하다(72.2%)고 답했다. 사회에 진입하는 취업의 기회부터 불공정하다(64.6%)고 여겼다. 아동·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2개국 중 22위(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를 차지했고, 65세 이상 노인의 소득불평등지수는 OECD 회원국에서 칠레 다음인 2위였다(한국노동연구원). 유엔의 ‘2016년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8점으로 조사 대상 157개국 가운데 58위, OECD 회원국 35개 가운데 최하위권인 29위였다.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던 문 전 대표는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4년이 지난 지금 여야의 잠룡들이 이토록 상식적인 가치를 다시 들고나온 것에 울컥할 수밖에 없다. 지극히 평범하고 당연한 말을 여기저기서 쏟아내는데 과연 그것이 제대로 이뤄질 것인지 끝없이 의심해야만 한다. 나는 둘째치고라도 적어도 내 아이는 공평한 기회를 얻어 정의로운 나라에 살 수 있길 바라는, 지극히 평범한 바람이 아직은 엄청난 기대를 걸어야 할 일이라는 점이 서글프다. baikyoon@seoul.co.kr
  • OECD 가입 20년 만에 GDP 3배… 삶의 질 향상 ‘숙제’

    OECD 가입 20년 만에 GDP 3배… 삶의 질 향상 ‘숙제’

    무역규모 세계 15위→ 6위로 뛰어 1인 GDP 작년 3만 4549弗 22위 성장 둔화… 성장률 2년째 2%대 고령화 심각… 생산성 더 높여야 25일은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협정에 서명한 지 만 20년 되는 날이다. 1996년 10월 김영삼 정부는 OECD 가입을 선언하며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고 자축했다. 우리나라가 29번째로 합류한 OECD는 부자 나라들의 모임으로 여겨졌다. OECD 회원국이 된다는 것은 곧 개발도상국 꼬리표를 뗀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OECD 가입으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 경제의 위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가파른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 생산성 약화는 미래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삶의 질’ 개선이란 측면에서 보면 경제의 외형적 확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다. ●성장률 7.6%서 작년 2.6%로 낮아져 1996년 5574억 달러에 불과했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지난해 1조 4000억 달러로 거의 3배가 됐다. 국민의 소득 수준을 말해 주는 1인당 GDP도 35개 회원국 중 27위(1만 4428달러)에서 지난해 22위(3만 4549달러)로 올라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출은 1996년 1297억 1500만 달러에서 2015년 5267억 5700만 달러로, 수입은 1503억 3900만 달러에서 4364억 9900만 달러로 수출입 규모가 15위권에서 6위권으로 뛰었다. 그러나 한때 OECD에서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나라로 꼽혔던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성장 동력의 약화가 뚜렷해졌다. 1996년 7.6%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6%로 내려앉았다. 올해에도 2년 연속 2%대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은 4.9%에서 0.7%로 감소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빨리 늙어 가는 나라’이기도 하다. 2014년 기준 만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2.7%로 멕시코, 터키, 칠레 다음으로 적지만 2050년이 되면 일본, 스페인과 함께 고령 인구가 70%가 넘는 나라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가임기 여성 1명이 낳는 아이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1.21명으로 OECD에서 가장 낮다. OECD는 최근 한국의 가입 20주년을 맞아 낸 보고서에서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은 은퇴자를 부양할 근로자 수가 크게 감소한다는 뜻으로 예상되는 노동 투입 감소를 상쇄하려면 생산성 증가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OECD는 한국 GDP의 59%를 차지하고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서비스업 분야의 생산성이 대기업 위주인 제조업 생산성의 절반에 그치는 점도 과제로 꼽았다. ●성장 촉진·불평등 감소 개혁 추진해야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 개선도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회지표에서 한국의 자살률은 OECD 내 1위, 도로사망률은 미국에 이은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124시간으로 멕시코 다음으로 길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한국은 노령 인구 빈곤 문제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면서 “포용적 성장의 길을 계속 가려면 성장 촉진과 불평등 감소를 위해 상생적 개혁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UN이 영입한 ‘원더우먼’ …반기문의 마지막 실패 인사?

    UN이 영입한 ‘원더우먼’ …반기문의 마지막 실패 인사?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UN본부에서 '여권신장 명예대사' 임명식이 열렸다. 바로 만화 주인공인 '원더우먼'. 실존 인물이 아닌 만큼 원더우먼 역할을 맡았던 배우 갈 가돗과 린다 카터가 명예대사로 위촉됐다. 유엔은 여권 신장 홍보를 위해 원더우먼 캐릭터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더우먼의 영입은 오는 12월 자신의 10년 임기를 마치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사실상 마지막 작품'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는 지난달 열린 유엔총회 마지막 연설에서 "나는 나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는 게 자랑스럽다"라고 공공연히 천명하기도 했다. 문제는 원더우먼이 세계 여권 신장의 대변인이 될 수 있는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는 사실이다. 원더우먼은 75년 전에 등장한, 흔치 않은 여성 '히어로'이긴 하지만 짧은 치마와 탱크탑 상의 등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옷을 입고 남성의 성적 욕망을 자극해온 인물이다. 또한 다분히 미국의 세계지배 가치를 보여주듯 성조기 디자인의 옷을 입고서 정의를 구현하는 캐릭터다. 양성평등의 가치를 실현하기에 그리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 이날 행사장에서는 50여 명의 유엔 직원들이 무대를 향해 등을 돌리고 공중에 주먹을 휘두르는 동작으로 반발을 표시했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유엔이 원더우먼을 여권 신장 명예대사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한 직후에는 유엔 직원 600여 명은 결정을 재고해 달라며 온라인에서 청원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안티 페미니즘' 캐릭터라는 주장이었다. 이쯤 되면 반 총장의 마지막 인사는 내부에서 환영받지 못한, 참으로 부적절한 인사가 되고 만 셈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원더우먼의 명예대사 임명식에 대해 "모두가 행복해할 수 없다"고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 제주서 정책세미나 가져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 제주서 정책세미나 가져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박양숙 위원장)는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복지와 보건, 여성정책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정책 세미나를 제주도에서 개최했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016년 행정사무감사와 2017회계연도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집행부의 정책을 의회 차원에서 견제하고 감시함으로써 시민들이 의회에 부여한 권한과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면서 서울시 정책을 일정 부분 견인해 나갈 수 있는 정책 역량을 갖추기 위한 취지로 ‘정책 세미나’를 진행했다. 보건복지위원회 박양숙 위원장을 포함한 11명의 위원들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제주도 세미나 장소에 도착해 여장을 풀자마자 시작된 1일차 세미나는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오승록 의원의 ‘자료요구 분석 및 활용기법’이라는 주제로 시작됐다. 오승록 위원은 전반기에 이어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서 3년차 의정활동하고 있는 의원으로서, 40분 간의 발표와 토론 시간을 통해 2017회계연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반드시 살펴보아야 할 주요 사업과 2016년 행정사무감사를 위한 집행부 요구자료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기법을 의회 실무자 차원에서 설명하여 호평을 받았다. 오승록 위원의 발표에 이어 제2섹션으로 서울시복지재단 남기철 대표의 ‘현대 복지환경과 복지정책의 과제, 그리고 서울시의 대응’, 그리고 제3섹션으로는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임준 교수의 ‘건강불평등과 의료사유화의 현실, 그리고 서울시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복지와 보건 분야에 대한 전문가 강의와 토론이 진행됐다. 동덕여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이기도 한 남기철 대표는 복지환경 분석, 변화하는 복지국가와 한국, 국가적 복지정책의 과제, 지방정부(서울)의 대응과 복지정책 방향 순으로 발표를 맡았다. 가천대 의과대학 임준 교수는 건강결정요인과 건강불평등, 시장에 포위된 한국의 보건의료, 경제위기 시대에 시장화, 의료사유화 정책의 빈약한 논리, 의료사유화의 영향, 메르스 사례를 통해 본 의료사유화의 현실 등의 순으로 강의를 이어갔다. 세미나 2일차에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여성정책실 조영미 실장과 가족정책실 안현미 실장이 참석하여 ‘여성가족정책 현황 및 전망’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조영미 실장은 서울시 여성 일자리정책과 여성안전정책, 성주류화 정책 방향, 외국인 다문화 정책방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 미래 전망 순으로 발표했고, 안현미 실장은 서울시 보육정책과 가족정책 및 아동정책의 환경과 방향에 대해 상세한 강의를 맡았다. 세미나를 마치며 박양숙 위원장은 “2박 3일 동안 강의와 토론에 진지하게 참여해 주신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께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히면서 “이번 세미나는 2016년 행정사무감사와 2017회계연도 예산안 등 중요 안건 등을 다루는 일정에 앞서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간의 멤버십을 강화하고, 서울시의 현안에 대해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서 큰 틀과 넓은 시각에서 정책적 관점과 방향을 잡아나가고자 하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라고 정책 세미나 개최의 의의와 목적을 설명했다. 박양숙 위원장은 무엇보다도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이 함께 한 자리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의의를 가진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주요 현안에 대해 해당 분야 전문가와 함께 각각의 이슈를 공유하고 대안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를 수시로 가지겠다고 위원회의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은 유례없이 타이트한 일정이었지만, “공부하는 위원회”로서 보건과 복지 그리고 여성과 보육정책에 대한 전문가들과 문제 의식을 함께 하고 현안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모범적인 세미나 일정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유치원-유아 모집 조례 제정 공청회 개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교육위원장 김생환 의원)는 지난 10월 19일 서울특별시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서울특별시 유치원 유아모집·선발에 관한 조례」 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 8월 16일 교육위원회 이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 강동1)이 발의한 조례안에 대해 유치원 교육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함으로써 원아모집 선발시스템의 제도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공청회에는 교육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명주, 김남희 유치원 학부모와 김득수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 정혜손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과장이 토론자로 참석했고 약 150여명의 방청객이 참여하여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발제자로 나선 이정훈 의원은 「유아교육법」의 개정사항과 조례안의 전체적인 내용을 소개하면서 그동안 원아모집시 마다 나타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함을 피력했다. 특히, 공·사립 구분 없이 모든 유치원은 교육기관으로서의 공적 책임성이 강조되어야 하는 만큼 공교육 활성화 차원에서의 통일된 입학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에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에 덧붙여 온라인 시스템의 도입으로 사립유치원 충원율이 저조해 지거나, 과열경쟁이 더욱 조장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충분한 의견수렴을 통해 시스템을 개선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고명주 학부모는 온라인 선발시스템의 도입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과의 충분한 논의가 부족하였던 것은 아닌지, 일방적인 정책 추진으로 사립유치원과 교육청간의 신뢰가 무너진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시스템 도입으로 인해 사립유치원 운영상 문제점이 발생되지 않도록 공·사립 유치원 간의 재정보전 등의 균형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하였으며, 선발시스템에 있어서도 다양한 데이터에 대한 원칙적 공개가 이루어져야 함을 제시했다. 김남희 학부모는 현행 원아모집 선발은 유치원별 입학원서, 제출서류 등의 상이성으로 학부모 불편이 가중되어 있는 상황이고 추첨절차나 선발일시 등이 맞벌이 가정에 부담으로 되어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조례안이 규정하는 온라인 선발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함을 밝혔다. 김득수 이사장은 온라인 선발시스템의 도입은 유치원 유아교육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책이라고 역설하면서, 일방적인 시스템 도입은 공·사립유치원간의 재정적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부모의 국·공립유치원 선호현상을 강조하는 것이 되어 결국 사립유치원 운영이 고사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온라인 선발시스템 도입·시행에 대해 당초부터 반대 입장을 충분히 밝혀왔으며 현재 사립유치원의 학부모부담을 경감시키지 않는다면 동 조례 제정은 무의미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혜손 유아교육과장은 8월말까지 11회에 걸친 협의과정이 있었고 허수 발생 문제의 경우도 유아의 주민등록번호를 시스템에 도입해 문제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보완했으며,유치원 원아 모집·선발 방식을 계속 아날로그적인 방법으로 고수한다면 매년 반복되는 학부모의 불편으로 인해 불만여론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어 온라인 시스템 도입이 시급함을 밝혔다. 토론 내용을 주의 깊게 들은 교육위원회 위원들은 토론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온라인 선발시스템 도입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했으며, 정책 도입을 위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사립유치원과 교육청간의 신뢰관계 회복이 우선되어야 함을 지적했다. 토론자들의 발표가 끝난 후 방청석에서도 조례안 제정과 관련하여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됐다. 먼저 현재 출생율 저조로 유아 수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선발시스템 도입이 사립유치원 운영에 부담을 줄 수도 있으므로 시범운영 기간을 연장하여 보완사항을 더 확인한 후 확대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으며, 유치원 입학을 위한 학부모의 고충이 심각하고 유치원 교원의 업무과중 문제도 매년 반복되고 있는 만큼 조속한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제기됐다. 또한 공·사립 유치원 자체의 재정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국가적 차원에서 마련된 후 도입하여야 한다는 의견 등을 비롯한 유아교육현실에 대한 광범위한 의견들도 개진됐다. 이날 공청회의 좌장을 맡은 김생환 교육위원장(더불어민주당, 노원4)은 “유아교육의 공적 책임성 강화와 평등교육 실현, 공·사립유치원간의 재정적 격차 해소 등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하면서, “조례안 제정은 결과적으로 학부모와 유아, 그리고 교육현장의 교직원들이 최대한 만족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는 만큼 오늘 공청회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견에 대해 더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향후 온라인 선발시스템 도입 등을 포함한 조례 제정에 대해 전반적인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마돈나 “힐러리 찍는 사람에게 ‘유사성행위’ 해주겠다”

    마돈나 “힐러리 찍는 사람에게 ‘유사성행위’ 해주겠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팝스타 마돈나(58)가 파격적인 '공약'을 내놓았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마돈나는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행사에서 "만약 당신이 클린턴에게 투표한다면 유사성행위를 해주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공약은 사실 이루어질 가능성 없는 농담으로 보이지만 마돈나가 얼마나 클린턴을 열렬히 지지하는지를 한 마디로 보여준다. 그녀의 '섹시한' 공개 지지는 지난달에도 있었다. 9월 말 마돈나는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상의를 모두 벗어던진 사진을 올렸다. 곧 삭제되기는 했으나 이 사진에서 그녀는 클린턴을 지지한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또한 3주 전 인스타그램에 그녀는 클린턴과 함께 한 사진을 올리며 역시 강력한 지지를 보냈다. 이 게시물에서 마돈나는 "힐러리를 위한 삶. 나는 지성, 여성과 소수자의 평등한 권리를 위해 투표하겠다. 여성들은 세상 밖으로 나와 서로를 지지해야 한다. 더이상의 여성혐오는 없다. 우리를 위해 투표하자"고 적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도쿄올림픽 조정·카누 경기, 한국서 열릴 가능성 있다?

    도쿄올림픽 조정·카누 경기, 한국서 열릴 가능성 있다?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의 조정과 카누 2개 종목의 경기가 한국에서 분산 개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18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 지사가 조정과 카누 경기장을 새로 짓는 대신 일본 내 기존 시설을 활용하는 쪽으로 계획 변경을 검토하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차선책으로 한국 충주 경기장에서 대회를 분산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취임 직후인 2014년 12월 발표한 올림픽 개혁안 ‘어젠다 2020’에 따라 가능해진 부분이다. 2014년 12월 IOC가 발표한 ‘올림픽 어젠다 2020’은 총 40개 항목으로 구성된 올림픽 개혁안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대회를 개최도시 외부 또는 개최국 외부에서도 열 수 있도록 하고 IOC가 올림픽 개최 후보 도시들을 더 지원하고 유치 비용 절감을 장려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 동·하계 올림픽의 세부 종목 및 참가 선수단 인원 등의 상한선을 정하고 올림픽에서 남녀평등, 클린 스포츠, 올림픽 유산, 올림픽 채널 런칭 등의 내용도 담고 있다.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의 조정, 카누 경기의 분산개최 가능성이 언급된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은 국제조정연맹(FISA)이 정한 규격에 들어맞는 국내 유일의 국제 조정경기장이다. 2012년 12월에 준공된 이 경기장은 충주시 가금면 탑평리 13만 3531㎡에 조성됐으며 993억원을 들여 지었다. 관람석은 11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고 도핑센터와 식당, 샤워실, 조정경기용 배 200대를 보관하는 보트하우스 등의 시설이 갖춰져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의 조정 경기도 이곳에서 열리는 등 국제 대회를 순조롭게 연 경험이 풍부하다. 시설 자체와 주변 환경, 대회를 치른 경험 등 모든 면에서 도쿄올림픽의 조정, 카누 경기를 치르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IOC의 판단이다. 도쿄올림픽 분산 개최 가능성이 보도되자 충주시 관계자는 “IOC로부터 연락받지는 못했지만, 올림픽 조정경기가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열린다면 당연히 환영할 일”이라며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 조정, 카누 경기가 한국에서 열리려면 개최국인 일본과 IOC의 협의 과정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렸다. 현재 일본 도쿄도 조사팀은 개최 비용을 줄이기 위해 경기장 신설 대신 미야기현의 나가누마 보트장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올림픽 유치 당시 도쿄만에 우미노모리 수상경기장을 새로 짓겠다는 계획을 IOC로부터 승인받았기 때문에 이 계획을 변경할 경우 IOC로부터 한국 분산개최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도쿄 조직위원회가 IOC와 협의를 통해 조정 종목을 일본 내에서 열 가능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 2년 전 평창 동계올림픽 일부 종목의 분산개최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 격렬하게 반대했던 국내 분위기와 지금의 일본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에서도 굳이 일부 종목을 떼어내서 한국에 개최권을 양보하는 방안을 채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다만 IOC가 바흐 위원장이 야심 차게 주창한 어젠다 2020의 적용을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반드시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밀어붙일 경우 조정, 카누 경기의 충주 개최가 아예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도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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