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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인터뷰] “潘, 경선하면 이길 자신 있어… 文, 아바타 대통령 될 것”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인터뷰] “潘, 경선하면 이길 자신 있어… 文, 아바타 대통령 될 것”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23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드라마틱한 경선을 치르며 공정하게 검증을 받다 보면 충분히 뒤집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의 대선 주자인 유 의원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지지율) 2%대에서 시작해 몇 달 만에 다 뒤집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차기 대통령은 경제·안보 위기를 극복할 능력과 해법이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다른 후보보다 자신 있고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26일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둔 유 의원에 대한 인터뷰는 이종락 정치부장과의 대담 형식으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보수는 신뢰의 위기에 빠졌다. 극복 방안은. -박근혜 정부에 실망한 보수층과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을 찍었다 돌아선 중도층의 마음부터 잡는 게 급선무다. 탈당과 창당 준비 과정에서 ‘새누리당과 무엇이 다르냐’는 부분을 제대로 보여 드리지 못했다. 당 지지율이 저조한 이유라고 본다. 앞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담은 법안과 입장 발표 등을 통해 다르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 드리겠다. →반 전 총장의 ‘귀국 컨벤션 효과’가 저조하다. 바른정당 입당 및 경선 가능성은. -국민들이 ‘뉴페이스’에게 기대하는 것은 ‘과연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다. 단순히 ‘진보적 보수주의자’라는 식으로 말할 게 아니라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반 전 총장이 당에 들어와서 저와 남경필 경기지사 등과 경선을 치열하게 치르며 서로 검증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바른정당의 경선이 드라마틱하게 된다. 반 전 총장과 경선이 이뤄진다면 이길 자신이 있다. →경선 승리를 자신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차기 대통령은 당선되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곧장 대통령직을 수행해야 한다. 경제·안보 위기를 집권 1~2년차에 극복해야 한다. 저성장·저출산·양극화에 대한 분명한 개혁 의지도 가져야 한다. 국민들이 제일 고통받는 어려움을 알고 있고, 오랫동안 고민해 온 해법도 제시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반 전 총장을 비롯한 다른 대선 후보들에 비해 경쟁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 2002년부터 대선을 세 번 직간접적으로 치르면서 축적해 온 ‘정책 네트워크’는 누구보다 자신 있고 준비돼 있다. →정책 능력은 뛰어나지만 현실적으로 반 전 총장과 지지율 격차가 크다. -100% 완전국민경선으로 대선 후보를 선정할 가능성이 높다. 오늘 당장 경선한다면 어려운 게 맞다. 그러나 검증 과정에서 무슨 변화가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대 지지율에서 시작해 뒤집었다. 대선까지 짧은 기간이지만 충분히 바꿀 수 있는 계기가 2~3번은 올 수 있다고 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평가는. -박 대통령보다 나을 게 하나도 없다. 국민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능력 없이 남이 해 주는 대로 따라 하는 ‘아바타 대통령’을 원치 않는다. 문 전 대표의 가장 큰 약점은 친노(친노무현) 세력에 얹혀 있다는 점이다. 안보 문제만 하더라도 자기 중심이 분명한 게 아니라 누군가가 계속 귀를 붙잡고 있어 메시지가 오락가락한다. 노무현 정부 때 민정수석과 대통령 비서실장만 했을 뿐 오랫동안 정치하면서 현장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문제에 대해 본인의 가슴과 해법으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능성은. -바른정당이 생각하는 원칙에 대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가능하다. 비문(비문재인) 하려고 정치하는 것 아니다. ‘비문이면 다 된다’, 그래서 ‘빅텐트든 제3지대든 다 모여서 단일 후보를 내자’ 등은 딱 한 가지 이유다. 문 전 대표를 이기기 위해서라는 것인데 국민들이 납득하겠나. 정치공학적으로 이합집산하기 위해 선거만 보고 당을 만든 게 아니다. →현실 정치에서 ‘지역 연대’는 놓치기 아까운 카드 아닌가. -가치를 다 버리고 하는 정치는 이제 더이상 안 먹힌다고 생각한다. ‘충청·TK(대구·경북)’ 연대는 명분이 없다고 비판하면서 영호남 연대는 명분이 있다고 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가치 연대’라는 측면에서 연결될 수 있는 대선 주자를 꼽으라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생각이 비슷한 측면이 많지만 국민의당에는 박지원 대표도 있어 연대를 말하긴 조심스럽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새로운 보수의 길과 맞는 분이고 손학규 전 민주당 고문도 과거 한나라당에 있다 나가셨으니까. 경제 쪽은 개혁적인 노선에서 비슷하면 같이 갈 수 있다. 다만 저는 외교·안보 쪽은 굉장히 민감하다. →장점은 원칙적이고 단점은 까칠하다는 평이 많다. -저보고 스킨십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저를 정말 모르고 하는 소리다. 바른정당을 만들면서 많은 의원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들이 공천에서 저랑 친한 사람을 다 잘라 놓고 저보고 스킨십 없다고 하는 게 말도 안 된다. 리더십에서 그런 평가를 받는 것엔 동의할 수 없다. →성장과 분배 중 어디에 더 무게를 두나. -물론 성장이다. 다만 새누리당이 성장만 강조했다면 바른정당은 경제성장과 경제정의가 같이 가야 한다고 본다. 그 점이 진보와 다르다. 진보는 성장이라는 단어만 쓰지 실제로는 성장의 해법이 없다. 보수정당도 그동안 성장 해법이 없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경제가 이 모양이 됐다. 저출산과 저성장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를 국가 제일 과제로 삼아야 한다. 양극화나 불평등을 해결하는 노력을 하자는 것으로 재벌 개혁, 노동 개혁, 복지는 물론 교육과 보육, 주택 문제도 경제정의 부분에서 중요하다. →청년실업 문제를 비롯한 성장의 해법은. -공공 일자리를 늘려 청년실업을 해소하겠다는 문 전 대표의 발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혁신성장과 창업이다. 재벌 해체론자는 아니지만 혁신 능력이 떨어지는 재벌은 도태돼야 한다. 재벌이 중소·중견기업을 착취하고 창업·혁신기업들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행위는 막아야 한다. 성장의 힘은 더이상 재벌에서 나올 수 없다. 젊은이들의 똑똑한 머리로 혁신·창업기업들을 키우면 그게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것이다. →노동 개혁에 대한 입장은. -비정규직 문제가 제일 심각하고, 재벌을 개혁해야 하듯이 귀족노조도 개혁하는 게 맞다. 차별 금지와 동일노동·동일임금 원칙을 엄정하게 세워 놓고 집행해야 하지만 현장에 가면 적용하기 힘들다. 특히 사슬의 가장 밑바닥에서 가장 위험한 일을 하는 하청업체 비정규직의 처우에 대해 정부의 엄격한 감독과 규제가 있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미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너무 큰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기회로 보이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비해 북핵 문제에 더 집중할 것 같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관심을 갖고 미국에서 정책 우선순위가 높아지면 북한의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남북 대화보다 한·미 조율이 우선돼야 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중 갈등도 만만찮다. -사드는 최대한 빨리 배치해야 한다. 중국 역시 분열·이간질 전략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제적 압박 때문에 군사 주권을 포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위안부 협상을 둘러싼 논란 등 한·일 문제도 복잡하다. -한·일 위안부 협상은 잘못됐다. 개인 청구권을 국가가 소멸시키는 것은 잘못이다. 재협상하는 게 옳다. 협상을 파기하게 돼도 일본에는 ‘역사적 죄를 안고 살라’고 하고,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치유와 보상은 국내에서 해결하면 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노력이 제값 받는 사회] ‘만사빽통’

    [노력이 제값 받는 사회] ‘만사빽통’

    ‘만사빽통’(만사형통+빽)이 만연한 취업 현실은 노력이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인식으로 이어진다. 더 큰 문제는 개천에서 용이 나기 어려운 ‘계층의 고착화’ 현상이 상대적 박탈감을 심화시킬뿐 아니라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경제성장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 열린 재단법인 행복세상의 국가발전 정책토론회에서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가 발표한 ‘세대별 기회 불평등과 사회이동성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10%만이 ‘기회가 평등하다’고 생각했다. 비영리 공익법인 동그라미 재단이 3520명에게 설문한 결과인데, 특히 청년세대(만 19~39세)는 5.2%만이 기회가 평등하다고 인식했다. 분야별로 청년들은 취업 기회(75.5%)에서 기회 불평등이 가장 심한 것으로 봤고, 교육 기회(64.7%), 건강 기회(46.6%) 순이었다. 중장년층(40~59세) 및 노년층(60~74세) 역시 취업 기회 불평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사회에서 경험한 차별을 묻는 질문에는 나이 차별(25.7%), 학벌 차별(24.7%), 성별 차별(13.5%)을 많이 꼽았다. 외모(11.6%), 지역(9.7%), 가족배경(8.1%), 신체장애(5%)등이 뒤를 이었다. 계층의 고착화는 점점 심해지는 추세다. 15세 때와 현재를 비교해 자신이 속한 계층을 10단계(10점=최고계층)로 나눠 점수를 매긴 결과 노년층은 4.18점에서 4.69점으로 0.51점 상승했지만, 청년층은 4.31점에서 4.44점으로 0.13점 오르는데 그쳤다. 자녀 계층 예상치도 청년층은 5.52로, 노년층(6.14), 중장년층(5.99)보다 어두운 전망을 했다. 한마디로 청년층일수록 계층 상승 인식이 낮고 그 가능성도 작게 본다는 얘기다. 기회 불평등 증가는 계층 간 이동을 막아 상대적 박탈감을 확대시키고 사회통합을 저해한다. ‘금수저, 흙수저론’이 대표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방안’ 보고서(2015년)에 따르면 산업화 세대(1940~1959년생)에는 부모의 학력과 계층이 자녀의 임금 수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정보화 세대(1975~1995년생)에는 양자의 관계가 밀접해졌다. 기회 불평등은 경제적 양극화를 초래하고, 양극화는 성장률을 저하시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1985년부터 2005년까지 소득 불평등이 증가한 회원국들은 1990년부터 2010년까지 누적 경제성장률(GDP)이 하락했다.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계층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 일자리 창출 노력, 세제와 재분배정책을 통한 빈곤의 탈출 및 불평등 감소 노력, 교육의 효과가 골고루 미치게 하는 노력, 차별과 배제를 줄이고 예방하는 노력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노력이 제값 받는 사회] 인사담당자 45% “취업 청탁 받아 봤다”

    [노력이 제값 받는 사회] 인사담당자 45% “취업 청탁 받아 봤다”

    “실제 취업에 도움도 줬다” 25% “인사 청탁으로 입사한 지인 있다” 직장인 67%·구직자 64% 달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계기로 ‘만사빽통’(만사형통+빽)을 개탄하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막강한 인맥과 돈, 스펙 앞에서 개인의 노력이 좌절되는 현실은 비단 청와대 주변에서만의 일이 아니다. 취업 현장에서도, 교육 현장에서도 ‘기회의 평등’은 좀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노력이 제값을 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대안을 4회에 걸쳐 모색한다. 서울신문과 잡코리아가 인사담당자·직장인·구직자 1202명을 대상으로 지난 5~12일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인사담당자 10명 중 4명은 취업 청탁을 받아 봤고, 이 중 절반은 청탁 대상자를 취업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자 및 직장인도 10명 중 6명이 주위에 소위 ‘낙하산’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인사담당자(173명) 중 44.5%(77명)는 최근 3년(2014~2016년)간 ‘취업 청탁을 받아 봤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들 중 57.1%인 44명이 ‘실제 도움을 줬다’고 했고, 이 중 대부분(40명·90.9%)이 취업을 성사시켰다. 청탁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입사자의 52.5%인 21명은 신입 직원이었다. 또 최근 3년간 취업 청탁을 받은 횟수를 묻자 77명 중 59.7%(46명)가 2~5회라고 답해 가장 많았고, 10회 이상(2.6%·2명)이라고 답한 경우도 있었다. 취업을 청탁한 사람(복수 응답)은 퇴직한 상사(40명), 현직 상사(34명), 가족·친지 및 그들의 지인(22명), 학교 선후배(13명) 등 순이었다. 직장인(284명) 중 67.3%(191명), 구직자(745명) 중 64%(477명)도 ‘주변에 인사 청탁으로 입사한 지인이 있다’고 말했다. ‘빽’이 있다면 본인도 취업 청탁을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직장인의 65.8%(187명), 구직자 69.7%(519명)가 ‘그렇다’고 답했다. 모두 ‘취업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 취업을 청탁해 봤다는 답변은 직장인의 10.9%(31명), 구직자의 9.5%(71명)에 그쳤다. 인맥의 영향력에 대한 질문에 전체 1202명 중 59%(709명)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고, 37.4%(449명)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부정적인 답변은 44명(3.6%)이었다. 향후 취업 청탁이 감소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35.5%(427명)가 비슷할 것이라고 답해 가장 많았다. ‘은밀하게 더 자주 일어날 것’(25.6%·308명), ‘줄지만 눈에 띌 정도는 아닐 것’(31.7%·381명)이라는 응답을 합치면 전망은 비관적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은 7.2%, 86명에 불과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궁극의 생명(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이한음 옮김, 와이즈베리 펴냄) 세계 석학들의 지식 프로젝트 모임인 ‘엣지’가 엄선한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의 마지막 책(전 5권)이다. 생명과학의 첨예한 이슈와 견해가 담겼다. 476쪽. 2만 2000원. 21세기 자본을 위한 이단의 경제학(박양수 지음, 아마존의나비 펴냄) 한국은행에 재직하고 있는 경제학자인 저자가 불평등, 구조적 장기 침체, 인공지능 발전 등 세계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탐구했다. 292쪽. 1만 5000원. 각방 예찬(장클로드 카우프만 지음, 이정은 옮김, 행성B잎새 펴냄) 저자가 150여쌍의 커플을 인터뷰해 각방을 쓰면서 더 나은 관계를 형성한 부부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252쪽. 1만 4000원. 시간의 힘(임석재 지음, 홍문각 펴냄) 건축사학자인 저자가 마천루에 사라지는 옛 건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가 쌓인 오래된 건물의 보존과 지혜로운 나이 듦을 풀어간다. 326쪽. 1만 8000원. 사랑하는 나의 문방구(구시다 마고이치 지음, 심정명 옮김, 정은문고 펴냄) 일본 문필가이자 철학자인 저자가 연필 등 56개의 문방구에 얽힌 추억을 전하며 문화의 힘을 사유한다. 224쪽. 1만 1800원. 블록체인 혁명(돈 탭스콧·알렉스 탭스콧 지음, 박지훈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원천 기술 중의 하나인 블록체인이 만들어 낼 인터넷의 변화와 미래상을 탐구한 책. 588쪽. 2만 5000원.
  • 해외 주둔 미군기지의 불편한 진실

    해외 주둔 미군기지의 불편한 진실

    오버 데어/문승숙·마리아 혼 엮음/이현숙 옮김/그린비/688쪽/3만 7000원 미국은 지난 60년간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군사제국으로 군림해 왔다. 150여개국에 설치된 미군 기지만 700여개, 주둔 미군은 14만여명이다. 미국 언론들이 해외 파견된 미군에 대해 강조하는 이야기들은 세계 평화를 지키는 이들의 영웅담이나 희생 의지 등이 대부분이다. 이런 눈가림을 치밀한 관찰과 비판으로 발가벗기는 책이 나왔다. 미국이 미군 기지를 통해 얼마나 현지 국가에 불평등한 사회적 비용을 전가시키는지, 치외법권적인 오버 데어(군사기지와 미군, 지역 주민들이 교류하는 곳으로 국가 간 경계와 주권이 흐려지는 혼성 공간)에서 어떤 양상의 폭력과 무질서를 야기하는지에 대한 진술이다. 미국 바사대 사회학과 문승숙 교수와 역사학과 마리아 혼 교수가 엮은 미국 교수 8명의 논문은 미 본토 외부 미군의 90%를 수용하는 한국, 일본, 서독의 기지들을 중심으로 주둔국 정부의 형태, 주둔하는 미군의 종류, 미군 기지 위치, 미국과 주둔국 사이에 발생하는 문화적 차이 등에 따라 미군과 주둔국 사회 간 맺고 있는 권력관계가 다름을 보여 준다. 가장 평등한 형태가 서독, 가장 불평등한 형태가 한국, 서독과 한국의 중간 정도가 일본이라는 결론이다. 미국의 신식민주의 경향이 가장 심한 곳으로 한국을 꼽은 저자들은 미국이 이승만의 독재통치, 박정희 군사 독재 정권, 전두환 정권을 기꺼이 용인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미국은 한국을 민주화하려 노력한 적이 없었다’고 단언한다. 주둔군지위협정(SOFA)을 통해 치외법권적 공간이 된 주둔 기지에서는 미군과 현지 민간인 사회 간의 불평등, 특히 성매매 과정에서 벌어지는 인종·성 차별, 인권 유린, 폭력 문제가 극심하다. 이는 미국의 제국주의 야욕과 현지 엘리트들의 이익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미군과 한국정부가 묵인한 군대 성매매는 제국주의와 지역 엘리트들이 자신의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이익에 부합하기 위해 편의적으로 계산한 결과물이다. 군인들을 만족시키고 군대 당국에 충성하도록 소외된 하층 계급의 여성을 이용하는 경제 논리가 깔려 있다. 그들을 이용하는 게 경제적이나 정치적인 다른 대안보다 사회적 비용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128쪽) 카투사 제도에 대해선 ‘식민지 국가의 국민은 교육 수준과 잠재성을 떠나 식민주의자들보다 열등하다는 인식’인 식민주의 사관을 반복한다고도 지적한다. ‘2차 세계대전부터 현재까지 미군 제국과 함께 살아온 삶’이라는 부제의 무게는 그간 예외주의를 내세워 온 미국의 변화를 엄중히 재촉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세계 경제 최대 위협은 트럼프·포퓰리즘”

    “세계 경제 최대 위협은 트럼프·포퓰리즘”

    “시장 참가자들이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경제적 이슈는 포퓰리즘이다. 앞으로 (세계는)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말보다는 도널드 트럼프의 트위터 내용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옐런 말보다 트럼프 트위터 더 주목해야”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7차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연차 총회가 20일 막을 내린 가운데,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의 레오 달리오 회장은 18일 포럼 연설을 통해 올해 글로벌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포퓰리즘과 리더십 문제를 지목했다. 다보스포럼은 지난 수십 년간 세계화와 자유 무역, 시장 경제의 대변자이자 ‘부자들의 놀이터’로 여겨졌다. 하지만 올해는 특이하게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을 주제로 정하고 빈부 격차, 실업, 교육 불평등, 기후변화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많은 세션을 할당했다. 포럼은 빈부 격차, 실업 등의 사회 문제가 결국 반(反)세계화, 보호무역주의, 포퓰리즘 세력의 득세로 이어지는 현실을 경계했다. 지난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그 한 결과물로 보고 있다. 반세계화, 신고립주의 정책이 확산될수록 세계 무역 규모가 줄어들고 각국의 무역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공멸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포럼의 현장을 뒤덮은 셈이다. 트럼프는 불참했지만 역설적으로 포럼에 참석한 석학과 경제 지도자들이 트럼프를 올해 가장 큰 리스크로 꼽을 만큼 존재감을 과시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때 재무장관을 지낸 미국의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18일 연설에서 “포퓰리즘적 정책은 단기적으로 반짝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결국 불확실성과 퇴보만 가져올 뿐”이라고 트럼프를 비판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서머스 교수는 “트럼프가 법치를 무시하고 수백명의 일자리를 미국에 있는 공장으로 재배치할 것을 강요하고 있지만 이 같은 압박 전략은 결국 멕시코를 제조업 기지로 이용하는 미국 기업들에 타격을 입히고 미국인 일자리도 사라지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포퓰리즘의 문제를 지적했다.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이탈리아 재무장관도 “올해 트럼프와 브렉시트가 정책 결정권자들에게는 도전 과제”라고 지적했다. ●경제낙관 CEO 29%뿐… “보호주위 위험” 59% 글로벌 회계컨설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가 포럼 개막에 맞춰 최고경영자(CEO) 13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올해 세계 경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특히 CEO들은 올해 경영의 위험 요인을 묻는 질문에 82%가 ‘경제 성장의 불확실성’을 지목했다. 보호무역주의가 위험 요인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59%에 달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상대국의 보복 조치, 미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 미국 내 물가상승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트럼프 측은 자신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자 뒤늦게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행위원인 앤서니 스카라무치 스카이브리지캐피탈 회장은 17일 포럼 연설을 통해 “미국과 차기 행정부는 무역전쟁을 원치 않는다”면서 “트럼프 당선자가 바라는 것은 균형을 이루는 무역이며 과거 세계화는 미국 노동자층과 중산층의 희생을 통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하는 트럼프의 ‘균형무역’이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지는 의문시됐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가 고립주의 열풍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의식해 기조연설에서 “영국은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의 강력한 옹호자”라면서도 “전 세계의 많은 이들에게 세계화는 일자리가 해외로 옮겨지고 임금이 깎이는 것을 앉아서 지켜보는 것”이라며 세계화의 어두운 측면을 비판했다. ●유럽 포퓰리즘 지도자 오늘 회동 집권 꿈꿔 하지만 세계 지도자들의 우려 섞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포퓰리즘이 득세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반이민, 반EU를 내세운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 마린 르펜 대표가 최근 대선 여론조사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탈리아에서도 마테오 렌치 총리가 주도한 개헌안 국민투표가 지난달 부결된 이후 좌파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의 집권 가능성이 제기된다. AFP통신은 유럽의 포퓰리즘 정파 지도자들이 트럼프 취임식 다음날인 21일 독일 서부 코블렌츠에 모여 ‘유럽 반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르펜 국민전선 대표를 비롯해 네덜란드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 ‘독일을 위한 대안’의 프라우케 페트리 공동 당수 등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은 오는 3월 네덜란드 총선과 4월 프랑스 대선, 9월 독일 총선을 앞두고 경제난에 성난 민심을 선동하며 집권을 꿈꾸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포퓰리즘에 대처하려면 각국이 경제 성장을 보다 촉진하고 성장의 과실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전 세계적으로 중산층은 확대되고 있지만 선진국의 중산층은 줄어들고 있다”면서 “모두에게 성장의 혜택이 주어지려면 각국의 재정·통화 정책도 불평등을 해소하고 재분배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매케인 “시진핑, 자유무역 외치면서 韓 사드 보복은 위선”

    매케인 “시진핑, 자유무역 외치면서 韓 사드 보복은 위선”

    미국 공화당 상원 군사위원장인 존 매케인 의원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보복 조치를 비난하는 성명서를 냈다. 매케인 위원장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중국의 한국 괴롭히기’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주 다보스포럼 강연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문구)까지 인용하면서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 이 공산주의 지도자는 사드 문제로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면서 “이는 자각능력 부족 또는 고의적 위선으로밖에 설명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 17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47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세계화에 따른 빈곤과 불평등을 지적하면서 “발전은 사람들의, 사람들을 위한, 사람들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며 게티즈버그 연설을 변용했다. 이어 매케인 위원장은 “사드는 한국이 북한에 대한 방어력을 높이기 위해 배치한 것인데도 중국이 보복에 나섰다”면서 구체적으로 “한국행 전세기를 취소시키고 한국산 화장품과 음악 금지에 이어 다른 한국 기업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이 모든 조치는 사드 배치를 저지하기 위한 것인데 사드는 중국이 지난 수십 년간 북한을 돕고 방조했기 때문에 필요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케인 위원장은 “행동이 말보다 더 중요하다”면서 “중국이 진정으로 자유무역에 대한 믿음이 있고, 또 사드 배치를 우려하고 있다면 한국의 방어주권을 침해하는 시도를 중단하고 자신들의 상당한 영향력을, 안정을 해치는 북한의 행동을 억제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서방 언론들도 중국의 무역 보복을 비판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자 사설에서 한국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는 ‘짜증스러운 것’이라고 표현했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5일 ‘중국이 한국 기업에 압박을 가하는 행태는 동아시아 지역 안정은 물론 중국 경제에도 타격을 주는 위험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커버스토리] ‘퇴근하면 연락두절’ 권하는 외국기업

    [커버스토리] ‘퇴근하면 연락두절’ 권하는 외국기업

    “미국도 주말에 휴대전화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일을 간혹 시키기는 하죠. 하지만 어떤 유형의 업무든 시급의 30% 정도를 지급합니다.” 미국 오리건주의 글로벌 광고홍보대행사에 다니는 이모(31·여)씨는 20일 “이곳의 상사들은 주말에 업무 전화를 할 때 먼저 ‘미안하다’고 말한다”며 “연락만으로 추가 수당을 주지는 않지만 추가 업무로 이어지면 철저하게 대가를 지급한다”고 말했다. ●고위직 빼곤 명함에 휴대전화 번호 안 써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업무 외 시간에 근로자의 사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연결되지 않을 권리’(right to disconnect)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1일 퇴근 후와 주말, 휴일 등엔 회사의 이메일이나 전화·메시지 등에 응답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를 골자로 한 근로계약법을 발효했다. 미국과 유럽의 많은 글로벌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연결되지 않을 권리’ 보장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반복되는 야근에다 스마트폰 업무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24시간 근무체제’라는 비판까지 듣는 우리나라로서는 말 그대로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는 이모(29)씨는 “특수직은 모르지만 대부분 직원의 명함에는 아예 휴대전화 번호가 없다”면서 “간혹 회사에서 지급한 휴대전화의 경우에는 명함에 번호를 써넣지만 대개 임원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라고 전했다. 상사와 부하가 서로의 사무실 번호만 알기 때문에 업무 외 시간에 연락이 자연스레 차단된다는 것이다. ●저녁·주말·휴일엔 사내 이메일 차단 폭스바겐 독일 본사는 평일 오후 7시 15분(퇴근 30분 후)부터 이튿날 오전 7시(출근 30분 전)까지와 주말 및 휴일에는 직원 4000여명의 스마트폰 이메일 기능을 차단한다. 고위직 및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지 않는 직원만 예외다. 존슨앤드존슨은 2015년 7월부터 주말, 휴일, 평일 오후 10시 이후에 관리자 및 임원을 포함해 모든 직원이 사내 메일을 교환하지 못하게 했다. 다임러 독일 본사 역시 직원이 5일 이상 휴가를 가거나 휴직했을 때 받은 이메일은 자동으로 삭제한다. 이메일을 보낸 사람은 직원의 부재 정보와 임시 담당자의 연락 정보를 받게 된다. 국내에서도 LG유플러스가 밤 10시 이후 카카오톡 등을 통한 업무 지시를 금지한 바 있다. 또 지난해 6월 근로시간 외 통신수단으로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퇴근 후 카톡 금지법’(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하지만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근로시간 축소, 업무 범위 구체화, 정신적 스트레스의 적극적 산재 인정 등 다른 법이나 정책이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동시간의 확장은 근로자에게 고단함을 주는 동시에 가정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근로체계의 억압성과 불평등을 점검하고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대선, 시선] 이재명 “공정 국가 위해”

    [대선, 시선] 이재명 “공정 국가 위해”

    이재명(얼굴) 성남시장이 오는 23일 어린 시절 일했던 한 시계공장에서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한다고 19일 밝혔다. 이 시장이 출마 선언을 하는 장소는 경기 성남시에 있는 ‘오리엔트 공장’으로 그가 1979년부터 2년간 일했던 시계공장이다. 경북 안동 화전민 가정 출신인 이 시장은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1976년 성남시로 이사해 영세공장을 옮겨다니며 소년공 생활을 했고 각종 산재 사고를 겪었다. 그는 이 공장에서 스프레이 뿌리는 작업을 하다 독한 화학약품 탓에 후각에 장애를 얻기도 했다. 이 시장은 이곳에서 ‘꼬마 노동자 출신의 대통령’을 선언할 계획이다. 이 시장 측은 “출마 선언을 노동이 존중받는 공정경제, 불공정과 불평등 없는 공정국가를 위한 힘찬 선언의 장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심상정 “재벌세습경제 단절시킬 것”

    심상정 “재벌세습경제 단절시킬 것”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19일 “평범한 청년의 꿈, ‘열심히 일하면 일한 만큼 대가를 받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정의당 19대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그는 “노동개혁을 새로운 정부의 제1의 국정과제로 삼겠다”며 ▲노동부총리제 신설 ▲노동전담 검사제 도입 ▲고용청, 근로감독청, 산업안정청 분리 설치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대통령 직속 ‘노동시간단축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임기 내 ‘국민월급 300만원 시대’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재벌세습경제를 단절하고 불평등을 해소하는 정의로운 경제를 실현하겠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많은 국민은 우리 헌법 제1조 1항을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이다’로 읽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불평등 해소를 위한 3대 ‘대압착’(Great Compression) 플랜을 추진하겠다”며 ▲최고-최저임금연동제(일명 살찐고양이법) ▲초과이익공유제 ▲아동·청년·노인 기본소득제 단계적 도입 등을 공약했다. 이와 함께 심 대표는 ▲원전진행 정책 폐기와 2040년 탈핵을 목표로 한 국민투표 실시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을 위한 ‘적극적 평화외교’ ▲민간인 국방장관 시대 ▲6개월 의무복무 후 4년 전문병사제도 도입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심 대표는 야권 일각에서 제기된 공동경선 요구에 대해 “정권 교체를 위해 힘을 합칠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지지 대중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선진적 연합정치 방법으로 해야 한다”며 “개혁 연립정부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결선투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공공 81만 등 131만개 일자리 만들 것”

    “공공 81만 등 131만개 일자리 만들 것”

    문재인(얼굴)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집권 시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를 국정운영 중심에 놓는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18일 공약했다. 특히 소방·경찰·복지·보육·부사관 등 공공부문 81만개와 노동시간 단축으로 50만개 등 총 13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이 주최한 포럼에서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저성장의 위기, 저출산·고령화, 청년실업,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 등 국가위기의 근본원인은 바로 좋은 일자리의 부족 탓”이라고 진단했다. 문 전 대표는 집권 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를 만드는 것은 물론 집무실에 일자리 현황판을 붙여 놓고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사회복지 25만명·보육교사 21만 8000명·고령화시대 의료인력 16만 5000명·소방 1만 7000명·경찰 1만 6700명 등) ▲노동시간 단축 및 연차 의무소진 ▲4차 산업혁명 등 신산업 육성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재명 “국민 1인당 기본소득 연 130만원 지급하자”

    이재명 “국민 1인당 기본소득 연 130만원 지급하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18일 ‘시민 1인당 130만원의 기본소득’을 제공하자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판교테크노밸리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판교테크노밸리, 기본소득을 말하다’ 토크 콘서트에서 “국민의 추가부담 없이 정부예산 400조원 중 구조조정을 통해 28조원을 마련 생애주기별 각 100만원, 그리고 국토보유세를 신설해 국민 1인당 30만원 씩 연간 총 130만원을 지급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소득은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복지정책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성장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역설했다. 이 시장이 밝힌 기본소득의 구조는 생애주기별로 아동(0~12세), 청소년(13~18세), 청년(19~29세), 노인(62세 이상)에 각 100만원을 배당을 하고 장애인, 농어민 등 특수계층에게도 100만원씩 배당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토보유세를 통해 전 국민에게 1인당 30만원을 배당한다. 이 시장은 “국내 토지자산이 6500조원 규모인데 보유세는 종합부동산세 2조원, 재산세 5조원 정도로 너무 적다며 연간 15조 5000억원을 거두어 국민 95%에게 되돌려 주겠다” 설명했다. 그는 또 “세금을 제대로 걷어 국민이 모두 나눠 쓰면 불로소득에 의한 ‘돈맥경화도 풀릴 것” 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IT 기반 4차 산업혁명 시대와 기본소득 지급 필요성도 제시했다. 그는 “기본소득 도입에 앞장서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해 일자리를 없애는 실리콘밸리”라며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인 기본소득 브라더스는 테크놀로지가 인간을 대체해 일자리가 없어지고 여기서 발생하는 막대 이윤은 소수에 귀속돼 소비 여력은 떨어지고 불평등은 심화하며 자본주의체제는 붕괴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우리나라 최초로 성남시에서 청년들에게 연100만원 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해 자영업자들과 골목상권을 살렸고, 207명 취업했으며, 113억 부가가치 유발하는 등으로 192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거두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남에서 성공한 기본소득 실험을 중앙정부를 통해 전국으로 확대하는 게 제 바람” 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정몽규 “수평적 토론으로 조직문화 혁신”

    정몽규 “수평적 토론으로 조직문화 혁신”

    “올 한 해 우리 모두가 수평적 토론 문화를 구축하고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자.” 17일 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이 지난 12∼13일 부산 파크하얏트 호텔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열린 ‘HDC 기업문화 혁신 워크숍’에 참석해 조직문화 혁신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 회장과 그룹 계열사 사장단 및 임원 등 54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경청, 솔선수범, 피드백 등은 사실 당연히 지켜야 할 것들이지만 이러한 기본을 실천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라면서 “각자 개성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 있는 회사에서 소통이 어려운 것은 당연하지만 수평적 토론 문화를 만들어 소통이 잘 이뤄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창립 40주년 기념사에서도 “고객이 행복하고 가치를 느낄 수 있어야 우리도 행복하고 가치를 느낄 수 있다”면서 “끊임없는 변화와 우리만의 독창성으로 HDC만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며 조직문화 개선을 강조한 바 있다. 워크숍은 기업문화 혁신의 일환으로 일하는 방식과 회의 문화, 토론 문화 개선을 주제로 진행됐다. 정 회장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상대방 의견 경청과 수평적 회의 진행 방법, 의사결정 프로세스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공유했다. 이번 워크숍에 참가한 한 임원은 “격의 없이 평등하게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해법을 도출하는 경험을 하면서 집단지성의 힘을 알 수 있게 됐다”면서 “이런 수평적 토론 문화가 정착되면 업무뿐 아니라 새로운 가치창출에 큰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서울시의회 김혜련의원 더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

    서울시의회 김혜련의원 더민주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

    서울시의회 김혜련 의원(더불어민주당, 동작2)은 더불어민주당 전국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지난 2016년 12월 1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5차 최고위원회의 결과에 의해 추미애 대표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전국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김 의원은 “여성과 시민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여성 인권보호, 양성평등과 함께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고 정권교체를 통한 새로운 시작을 원하는 시민들의 바람과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혜련 의원은 서울시의회 제9대 보건복지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 의원으로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는 점점점… 빈익빈 부익부

    세계는 점점점… 빈익빈 부익부

    지난해 세계 최상위 부자 8명의 재산 규모가 전 세계 인구의 소득 하위 50%인 36억명의 소유분에 해당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이 16일 발간한 보고서 ‘99%를 위한 경제’에 따르면 재산의 합이 하위 50%에 해당하는 ‘슈퍼리치’의 수는 2010년만 해도 388명이었으나 2011년 177명, 2012년 159명, 2013년 92명, 2014년 80명, 2015년 62명으로 해마다 줄었고 지난해 8명으로 급격히 하락했다. 반면 1988~2011년 최하위 10%의 소득은 1인당 65달러(약 7만 6000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보고서는 이런 추세로 가면, 20년 이내에 세계 최초로 ‘조만장자’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부터는 세계 상위 소득 1%가 나머지 인구 전체보다 더 많은 부를 차지하기 시작했으며 향후 20년간 최고 부자 500명이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재산은 1조 달러(약 118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13억 인구인 인도의 국내총생산(GDP)보다 큰 규모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총자산은 255조 달러(약 30경 1410조원)이다. 이 가운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아만시오 오르테가 자라(인디텍스) 창업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 등을 비롯한 슈퍼리치 8명의 순자산은 4262억 달러(약 503조 7000억원)다. 지난해 3월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부자 순위이다. 보고서는 부유층과 거대기업이 임금삭감, 조세회피, 정치적 영향력 등을 통해 놀라운 속도로 부를 축적하고 부의 불평등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에 野 “법앞에 만인은 평등”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에 野 “법앞에 만인은 평등”

    1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야권은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에 “법과 원칙을 중시한 당연한 결정”이라고 환영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고 재벌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는 없다”며 “삼성은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을 사기업의 이익을 위해 부당하게 사용한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윤 수석대변인은 “촛불민심은 특권과 반칙의 벽을 허물어달라는 것”이라며 “이제 법과 원칙을 통해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할 책무가 법원에 넘겨졌다. 법원이 이 점을 숙고해 구속영장을 발부해줄 것을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뇌물을 요구했고 삼성은 돈을 건네며 특권을 얻었다”며 “이 부회장의 구속은 삼성과 국가 경제를 살리는 일”이라고 밝혔다. 기 원내대변인은 “썩은 환부를 도려내지 않으면 새살이 돋지 않는다”며 “삼성은 말도 안 되는 경제위기론 조장으로 국민을 호도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국민의당 고연호 수석대변인 직무대행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이 법과 질서가 원칙대로 구현되는 나라였다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놀라울 것이 없다”며 “당연한 법적 처분을 대서특필하는 작금의 현실은, 재벌의 특권과 반칙이 얼마나 일상적인지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역 가입자 건보료 산정 때 재산 반영 합헌”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직장가입자와 달리 소득 외 재산이나 생활 수준 등도 고려해 산정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15일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김모씨가 국민건강보험법 제72조 등이 헌법상 평등 원칙에 반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9명 중 5명이 한법합치 의견을 내 합헌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조항은 건보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산정할 때 소득과 재산, 생활 수준 등을 고려해 정하도록 규정한다. 반면 직장가입자는 월 소득만으로 보험료를 산정해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헌재는 “직장가입자 대부분은 임금 생활자로 보수가 100% 파악이 되는 반면 자발적 신고를 전제로 한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률은 직장가입자에 비해 낮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스웨덴 지성이 마지막 2년간 찾은 삶의 의미

    스웨덴 지성이 마지막 2년간 찾은 삶의 의미

    사람으로 산다는 것/헨닝 망켈 지음/이수연 옮김/뮤진트리/460쪽/2만 2000원 전 세계적으로 4000만부 이상 팔리고 40여개 언어로 번역된 ‘빌란드 시리즈’를 비롯해 수많은 화제작을 남긴 스웨덴의 대표 작가 헨닝 망켈. 그는 30년 동안 모잠비크를 오가며 지속적으로 연극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기아와 에이즈로 고통받는 아프리카인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했던 연극 연출가로, 반핵 활동가로도 헌신적인 삶을 보냈다. 망켈은 2014년 불치의 암 진단을 받았고, 2년이 채 안 되는 투병 기간을 보낸 뒤 2015년 67세로 타계했다. 시한부 삶을 살았던 그는 마지막 시간 동안 몇 가지 큰 질문들에 대해 깊이 생각하며 지나온 기억들을 하나씩 떠올렸고 부단한 에너지로 가득했던 삶을 반추했다.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그 결과물이다. 암투병 초기 망켈은 자신을 덮친 감정의 혼란 속에서 종종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 돌아가곤 했다. 한 살 때 어머니가 가족을 떠난 후 평범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아홉 살이던 해의 추운 겨울날 아침 얼어붙은 호숫가에서 예기치 않은 통찰의 순간을 경험한다. “나는 나일 뿐 다른 누구도 아니다. 나는 나다.” 그는 모래알들이 사람을 삼키는 사막의 모래늪에 대한 어린 시절의 공포도 떠올렸다. 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 그 공포는 다시 나타났다. 정체성에 눈떴던 순간의 기억으로 모래늪에 빠진 것 같은 공포를 극복한 그는 자신이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었던 것인지에 대해 기록하기 시작했다. 망켈은 판사였던 아버지의 부임지를 따라 이곳저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6세에 학교를 자퇴하고 화물선에서 노무자 생활을 하고 파리에 가서 보헤미안처럼 살다가 스톡홀름으로 돌아와 극장의 무대 담당 스태프로 일하며 희곡을 쓰기 시작했다. 1973년 노동조합운동을 소재로 한 첫 소설 ‘바위 발파공’을 발표했고 그 즈음 아프리카를 여행했다. 많은 여행은 그에게 세상의 불평등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소설과 희곡을 집필하며 연극연출을 병행하던 망켈은 1986년 모잠비크 수도 마푸투에 있는 극단의 운영을 맡게 되면서부터 한 해의 절반을 아프리카에 머물렀다. 아프리카는 불평등에 대한 그의 분노를 더 깊고 날카롭게 만들었다. 인종 간의 차별, 사회적 불평등, 식민지배의 잔재, 여성의 희생, 불행한 거리의 아이들에 관한 인식은 그의 삶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고자 하는 희망을 동인으로 평생 활동해 온 행동하는 지식인의 삶의 기록이자 사람으로 태어나 제대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풍요롭고 불평등한 세계화의 톱니바퀴

    풍요롭고 불평등한 세계화의 톱니바퀴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서정아 옮김/21세기북스/364쪽/1맘 8000원폭력적인 세계경제/장에르베 로렌치·미카엘 베레비 지음/이영래 옮김/미래의창/288쪽/1만 5000원분배의 정치/제임스 퍼거슨 지음/조문영 옮김/여문책/400쪽/2만원 ‘불평등’은 전 지구적 정치·경제 현상을 아우르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1989년 독일 베를린 장벽 붕괴를 기점으로 중국과 소련의 자본주의 편입과 글로벌 경제 통합의 가속 페달을 밟아온 지난 30년간의 ‘세계화’에 대한 실패 논쟁도 격렬해지고 있다. ‘승자 독식’과 자국 이익만을 추구하는 ‘각자도생’의 부상은 불평등의 악순환을 예고하는 묵시록이다. 이미 부유했던 서구 사회의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29%를 벌어들이고, 총자산의 46%를 차지하는 ‘국가간 불평등’ 현상뿐 아니라 나날이 견고해지는 ‘국가내 불평등’ 현상은 내부에서부터 소수의 승리자가 다수의 낙오자를 배제하는 시스템을 강화한다. 세계 경제 운용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층 폭력성이 짙어진 불평등을 주제로 미래 경제를 전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책 세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불평등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브랑코 밀라노비치 교수의 ‘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는 세계화가 증폭시켜 온 글로벌 불평등을 실증적으로 파헤친 역작이다. 토마 피케티가 저서 ‘21세기 자본’을 통해 최상위 계층으로의 자본 집중 현상에 주목했다면 밀라노비치는 세계화로 일그러진 소득 분배에서의 불평등 양상을 조명한다. 그가 지난해 발표한 ‘코끼리 곡선’(elephant curve)은 가장 신뢰성 높은 세계화 성적표로 평가된다. 세계화의 절정기인 1988년부터 2008년까지 전 세계 1인당 실질소득의 상대적 증가율을 비교한 이 곡선에는 승자와 패자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최상위 1%와 아시아 신흥국 중산층의 소득은 급격히 늘어 세계화의 수혜자가 됐지만 나머지 계층의 소득은 같은 기간 거의 ‘제로’(0)에 머물렀다. 밀라노비치 교수에 따르면 세계 최상위 1%에는 2008년 기준으로 미국인이 12%로 가장 많고, 한국인도 2%를 차지한다. 저자에 따르면 경제 양극화는 중산층 공동화와 금권정치, 포퓰리즘의 득세를 낳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와 같은 자국 우선주의와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보호무역과 신(新)고립주의는 우리가 치르고 있는 불평등의 혹독한 대가다. 세계화가 계속되면 불평등이 사라질까. 그는 “앞으로도 세계화의 이득이 공평하게 분배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프랑스의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인 장에르베 로렌치의 ‘폭력적인 세계 경제’는 현 경제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 여섯 가지 제약을 범주화한다. 그는 기술 진보의 둔화, 노령 인구, 불평등의 심화, 자국을 벗어난 산업 활동의 대규모 이전, 한도가 없는 경제의 금융화, 투자 자금 조달의 불능이라는 여섯 가지 제약으로 인해 ‘세계의 충돌’(전쟁)과 ‘시스템 붕괴’가 출현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 경제의 재구조와 임계치에 도달한 불평등의 압력은 세계 경제의 성장을 저해하는 위기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고조되는 세대 간 긴장은 경제적 현실을 읽는 풍조가 될 정도다. 저자는 “인류 역사에서 한번도 보지 못한 터무니없을 정도의 불평등에 직면하고 있다”며 “인간의 역사에 자주 등장했던 반란의 움직임이 어딘가에서 등장하지 말란 법도 없다”고 경고한다. 위의 두 책이 경제학자들의 시각에서 지난 한 세대간 벌어진 구조적 경제 실패들을 실증하고 있다면 ‘분배정치의 시대’는 인류학자의 시선에서 획기적인 경제 실험을 시도할 것을 촉구한다. 미 스탠퍼드대 인류학자인 제임스 퍼거슨 교수는 30여년 동안의 남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현지 조사를 토대로 새로운 정치적 분배 모델에 주목해 왔다. 그의 주장은 영어 원제인 ‘물고기를 줘라’(Give a Man a Fish)처럼 빈민층에게 직접 현금을 주자는 것이다. 생산이 아닌 분배에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2012년 전체 가구의 44%에 보조금을 지급했다. 2002년과 2012년을 비교하면 남아공의 기아 가구 비율은 29.3%에서 12.6%로 줄었고, 교육과 보건 환경이 크게 신장됐다. 이 같은 기본소득 캠페인은 나미비아와 보츠와나에서도 확대 운용되고 있다. 퍼거슨 교수는 정규직 임금노동을 기반으로 한 신자유주의적인 복지모델은 불평등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 안정적인 임금 노동의 기회가 박탈되는 상황에서 서구의 복지 안전망은 더이상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는 점에서다. 저자는 이 같은 실험들은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를 맞아 빈곤을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동시대 자본주의를 재고하는 ‘조용한 혁명’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한다. 퍼거슨의 첫 번째 번역서로, 그의 제자인 조문영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유승민 “육아휴직 3년법, 현실 앞선 법으로 문화 만들 것…초저출산 재앙 극복해야”

    대선 출마를 예고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13일 모든 근로자들의 육아휴직을 최장 3년까지 가능하도록 한 법안을 제출한 데 대해 “제도적으로 먼저 3년의 육아휴직 기간을 허용함으로써 기업 현실이 뒤따라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앞서 민간부문도 공공부문 근로자들처럼 3년까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법’과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특히 현재 1회에 한해 나눠 쓸 수 있는 휴직기간을 ‘만 18세 또는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부모가 3회에 걸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육아휴직 수당도 상한선을 현재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휴직급여 수당을 통상임금의 40%에서 60% 수준으로 올리는 내용을 담았다. 유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페이스북에 소개하며 “외국에 비해서도 획기적이고 다소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이번 육아휴직법안을 낸 것은 우리 사회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초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려면 획기적인 대책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임신, 출산, 자녀 돌봄을 사적 영역의 문제, 즉 개인의 책임으로만 두게 하는 한 우리는 영원히 초저출산이라는 재앙을 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육아휴직 기간을 최장 3년까지로 정한 데에는 공무원과 교사를 포함한 공공부문 근로자들의 출산율을 참고한 결과다. 유 의원은 “교사와 공무원의 출산율은 1.4명으로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1.2명에 비해 확실히 높고 둘째 아이가 있는 비율도 각각 50%(여성 교사)와 77%(여성 공무원)라는 통계수치는 결국 제도와 문화가 함께 변하면 초저출산 문제도 극복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자녀가 만 8세(또는 초등학교 2학년)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하도록 제한되어 있어 자녀의 성장기 중 불가피하게 돌봄을 위해 일을 그만두는 현실을 고려했다고도 설명했다. 대상 자녀의 연령을 고등학교 3학년까지로 대폭 넓혀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도 휴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1년 육아휴직 기간도 제대로 못 쓰는 직장도 많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면서 “법이 현실을 앞서가야 하는 부분은 앞서가게 해놓고 기업 문화가 변화하면서 국가 전체적으로 초저출산의 대재앙을 극복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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