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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영 경기도의원, 2026년 성매매피해자 지원사업 예산 삭감 관련 민원상담 진행

    김정영 경기도의원, 2026년 성매매피해자 지원사업 예산 삭감 관련 민원상담 진행

    경기도의회 제11대 제4기 경기도청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부위원장 ·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소속 김정영(국민의힘·의정부1) 도의원은 지난 16일 도의회 상담소에서 파주시 소재 성매매피해자 지원시설 관계자들의 방문을 받고,2026년 경기도 성매매피해자 지원사업 도비 예산 중 파주시 예산 삭감과 관련한 민원상담을 진행했다. 이날 파주시 성매매피해자 지원시설 관계자들은 “국비 70%, 도비 15%, 시비 15%의 매칭 구조로 운영되는 성매매피해자 지원사업에서 도비가 반영되지 않으면서 파주시 관련 예산이 삭감됐고, 이로 인해 국비가 교부되지 못하는 상황을 설명하며, 오는 3~4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도비를 확보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관계자들은 “‘성평등가족부’가 원칙적으로 지방비가 확보돼야 국비를 교부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 도내 성매매피해자 지원시설 종사자 약 70여 명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호소했다. 이에 김정영 도의원은 현 상황을 청취한 뒤, 예산 구조와 절차를 안내하고 현실적으로 검토 가능한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김 도의원은 특히 “관내 지역구 국회의원과의 협력을 통해 확보된 국비가 우선 교부될 수 있도록 요청하는 방안이 상대적으로 시급하고 실효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전달했으며, “종사자 급여 미지급 등 현장의 긴급한 상황을 중앙정부에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아울러 김정영 도의원은 “추가경정예산 편성 여건과 의회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관계 기관과의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 “성평등부인데 왜 남직원만?” 발끈한 여초 여론… 원민경 해명 보니

    “성평등부인데 왜 남직원만?” 발끈한 여초 여론… 원민경 해명 보니

    “조직문화 활성화 위해 과·모임별 간담회…풋살 동아리 사진인데 여성회원 없었던 것”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부처 내 남자 직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했다가 일부 온라인 여초 커뮤니티 등에서 비판 여론이 들끓자 “풋살 동아리 회원들과의 사진”이라고 해명했다. 원 장관은 18일 SNS에 글을 올려 “지난 16일 오후 게시했던 직원 소통 간담회 사진과 관련해 설명을 드리고자 한다”며 “해당 행사는 조직문화 활성화를 위한 내부 소통 행사의 일환으로, 여러 과와 모임별로 간담회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게시됐던 사진에는 11개 동아리 중 한 곳인 풋살 동아리 회원들과의 사진도 포함돼 있었다”며 “(풋살 동아리는) 여성회원도 참여가능하지만, 모집이 안 돼 신규회원을 계속 모집 중에 있다고 한다”고 해당 사진에 남자 직원들만 있던 이유를 설명했다. 원 장관은 “소통 간담회는 앞으로도 부내 동아리별로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설명이 다소 부족해 국민 여러분께 오해와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진은 원 장관의 SNS에서 삭제된 상태다. 앞서 원 장관이 지난 16일 올렸던 사진 가운데 남자 직원 13명과 함께 파이팅 하는 포즈로 찍은 사진이 엑스(옛 트위터) 일부 여성 이용자들과 대형 온라인 여초 커뮤니티 등에서 논란이 됐다. 이들 여초 커뮤니티에선 “이름을 남성가족부로 바꿔라”, “사진 찍고 올리면서 문제를 못 느꼈나”, “저런다고 이대남(20대 남성)들이 지지해줄 거라 생각하나” 등 비판이 쏟아졌다. 또 해당 사진을 공유하면서 “이 사진 속 사람 99%는 페미 싫어하고 남자가 차별당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인신공격성 반응도 나왔다. 원 장관이 풋살 동아리 회원인 남성 직원들과의 사진이라고 해명했지만, 해명 글에도 19일 현재 “남성 비위만 맞추려고 아등바등”, “풋살 동아리 가입 안 한 여자 탓인 거냐”, “여성을 배제하고 남성 위주로 운영하겠다는 걸로 보인다” 등 비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 아이돌봄서비스 대상 확대…중위소득 250%까지 지원

    아이돌봄서비스 대상 확대…중위소득 250%까지 지원

    올해부터 아이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가구 기준이 중위소득 200% 이하에서 250% 이하로 넓어진다. 맞벌이나 한 부모 가정 등 돌봄 부담이 큰 가구가 더 폭넓게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16일 성평등가족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올해 달라진 아이돌봄서비스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한 부모·조손·장애·청소년 부모 가구처럼 돌봄 부담이 큰 가구는 정부가 지원하는 연간 아이돌봄서비스 시간이 기존 960시간에서 1080시간으로 120시간 늘었다. 초등학생(6~12세)을 둔 가구에 대한 정부 지원 비율도 일부 상향된다. 인구감소지역에 거주하는 가정에는 본인부담금의 5%를 추가로 지원해 지역 간 돌봄 격차를 줄일 계획이다. 돌봄 인력에 대한 처우 개선도 함께 이뤄진다. 돌봄 수당은 지난해보다 5% 올라 시간당 1만 2180원에서 1만 2790원이 된다. 이에 따라 관련 예산은 올해 1203억원 늘었다. 36개월 이하 영아를 돌볼 때 지급하는 영아돌봄수당도 시간당 1500원에서 2000원으로 인상된다. 여기에 유아돌봄수당(시간당 1000원)과 야간긴급돌봄수당(1일 5000원)도 새로 생긴다. 서비스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도 도입된다. 4월부터 ‘아이돌봄사 국가자격제’와 ‘민간 아이돌봄서비스 제공기관 등록제’가 시행된다. 정해진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을 갖춘 돌봄 인력은 ‘아이돌봄사’ 국가자격증을 받아 공공과 민간 영역에서 활동할 수 있다. 서비스 이용 신청은 아이돌봄서비스 누리집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할 수 있다.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사전에 읍면동 주민센터나 복지로 누리집에서 신청해야 한다.
  • 이병도 서울시의원, ‘서울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개최

    이병도 서울시의원, ‘서울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개최

    서울시의회 이병도 의원(더불어민주당, 은평2)은 지난 14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서울민주시민교육네트워크와 공동으로 ‘서울시 민주시민교육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민주시민교육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제도적·정책적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민주주의는 제도만으로 유지되지 않으며,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책임 있게 참여하는 시민의 역량이 그 근간”이라고 강조하며 “특히, 2024년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정국 등 헌정질서 위기를 겪으면서 민주시민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류홍번 시민사회활성화전국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정부가 ‘통합과 참여의 정치 실현’을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치와 민주시민교육 등을 담은 ‘시민참여기본법’ 제정을 추진 중”이라며, 입법 실현을 위해 정부·국회·시민사회가 공동 주체로 참여하고, 시민사회 전반의 연대와 결집을 통한 공론 형성과 주도적 추진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재영 수원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시민참여기본법 제정에 따른 지역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법 제정은 민주시민교육을 국가 공적 영역으로 편입하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하며 ▲자치구별 민주시민교육센터 설립 ▲지역 네트워크 강화 ▲시민공론장과 민주시민교육 결합을 통한 지역사회 자본 형성 및 자율적 시민학습 체계 구축을 위한 강사단 육성 등 지역 차원의 선제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황정옥 (사)민주시민교육포럼 공동대표는 범부처 차원의 헌법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이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12·3 내란 이후 헌법적 가치에 기초한 민주시민교육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범부처 차원의 통합적 추진체계 마련을 위한 개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민서 좋은세상연구소 정치학 박사는 ‘시민참여기본법’ 제정과 국가시민참여위원회 설립 전·후 과정에서 지역의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서울시와 자치구가 병렬적으로 민주시민교육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자치구 여건에 맞는 조례 제정과 함께 행정이 시민사회의 민주시민교육 활동을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종윤 은평아동청소년네트워크 상임대표는 민주시민교육이 헌법·인권·성평등·기후 등 개별 주제로 분절 운영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계한 통합교육, 민주적인 교육환경 조성, 지역 차원의 거버넌스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민주시민교육이 선언이 아닌 실행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토론회에서 논의된 의견을 정책에 적극 반영해 민주시민교육의 방향성을 바로 세우고, ‘서울시 민주시민교육에 관한 조례’가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에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이윤재 G&G스쿨 이사장, ‘자랑스러운 연세인상’

    이윤재 G&G스쿨 이사장, ‘자랑스러운 연세인상’

    ㈜지누스 창업자이자 유망 스타트업을 교육하는 이윤재 G&G스쿨 이사장이 ‘자랑스러운 연세인상’을 받았다고 연세대학교 총동문회가 15일 밝혔다. 연세대 총동문회는 지난 13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26 연세동문 새해인사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이 이사장 외에도 ‘연세를 빛낸 동문상’은 오가실 연세대학교 간호대학 명예교수, 고 케빈 오록 경희대 명예교수, 안덕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이 수상했다. 박종범 영산그룹 회장, 김동준 초록뱀미디어 대표이사, 천근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공로상’을 수상했고, 조현 외교부 장관,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임광현 국세청장,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축하패를 수상했다. 이 자리에는 이경률 총동문회 회장, 윤동섭 연세대학교 총장을 비롯해 총동문회 임원진과, 연세대학교 부총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햄버거도 못 산다?”…‘자산 3조’ 유튜버가 밝힌 ‘돈의 비밀’ [월드&머니]

    “햄버거도 못 산다?”…‘자산 3조’ 유튜버가 밝힌 ‘돈의 비밀’ [월드&머니]

    자산 규모만 26억 달러(약 3조 8300억원)에 이르는 세계 1위 유튜버 미스터비스트(본명 지미 도널드슨)가 “개인 통장에는 현금이 거의 없다”고 밝혀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천은 13일(현지시간) 미스터비스트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돈을 빌려 쓰고 있다. 회사 지분 가치를 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보다 은행 잔고가 많을 것”이라며 “지분은 아침에 맥도날드 햄버거를 사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 “부자는 종이 위에서만 부자” 27세의 도널드슨은 자신이 운영하는 ‘비스트 인더스트리’ 지분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 가치는 50억 달러(약 7조 3800억원)로 평가된다. 초콜릿 브랜드 ‘피스터블즈’, 가공식품 ‘런치리’, 가상 외식 브랜드 ‘미스터비스트 버거’, 영상 제작사까지 사업 영역도 다양하다. 포브스는 그가 2024년 4월부터 2025년 4월까지 1년간 8500만 달러(약 1250억원)를 벌어들였다고 추산했다. 그럼에도 그는 “개인적으로는 100만 달러(약 14억원)도 남기지 않는다”며 “모든 수익을 다시 사업과 콘텐츠 제작에 재투자한다. 올해만 콘텐츠에 2억 5000만 달러(약 3690억원)를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혼 준비 비용조차 어머니에게 빌리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 댓글 폭발…“다 아는 부자들의 방식” 이 기사가 야후뉴스에 실리자 댓글 1000개 이상이 달리며 거센 논쟁으로 번졌다. 핵심은 “현금이 없다는 말이 곧 가난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들은 “억만장자들은 자산을 팔아 세금을 내느니 담보로 잡고 낮은 금리로 대출받아 산다”, “대출금은 소득이 아니어서 세금을 피할 수 있다”, “이른바 ‘사고(Buy) 빌리고(Borrow) 죽는다(Die)’ 전략”이라는 지적이었다. 일각에서는 “공감 마케팅”, “부자들의 세금 회피를 미화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반면 “순자산과 현금은 다른 개념”이라며 “기업가라면 유동성을 최소화하고 사업에 올인하는 게 이상하지 않다”는 옹호 의견도 적지 않았다. ◆ ‘가난한 억만장자’ 논쟁의 본질 포천은 도널드슨 사례를 개인 문제로만 보지 않았다. 헬스웨어 브랜드 짐샤크 창업자 벤 프랜시스, 스케일AI 공동창업자 루시 궈 등도 “자산은 크지만 현금은 적다”거나 “부자처럼 소비하지 않는다”고 공개 발언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논쟁의 본질이 부의 측정 방식과 과세 구조에 있다고 본다. 순자산은 기업 가치·주식·지분을 포함한 개념인 반면, 일상 소비를 좌우하는 것은 현금 유동성이다. 문제는 초고액 자산가들이 이 구조를 활용해 세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햄버거도 못 산다”는 말은 사실 여부를 떠나, 미국 사회에서 반복돼 온 부자 과세·자산 불평등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 [데스크 시각] 좋은 번역과 함께한다는 축복

    [데스크 시각] 좋은 번역과 함께한다는 축복

    일본어를 공부해라. 대학원에서 13세기 몽골사를 공부하겠다는 결심을 밝혔을 때 은사는 대뜸 그렇게 말했다. 이유는 딱 하나였다. 수많은 1차 사료가 일본어로 번역돼 있다. 과연 그랬다. 한문이나 몽골어 문헌은 말할 것도 없고 러시아어, 아랍어, 페르시아어, 심지어 아르메니아어나 티베트어 문헌까지. 물론 당시 결심이란 결국엔 처절한 좌절과 오랜 방황으로 귀결됐을 뿐이지만, 그때 깨달았던 번역의 가치에 대한 기억만큼은 지금도 뚜렷하게 남아 있다. 번역 수준이 곧 학문 수준이고, 번역에 쏟는 정성이 곧 그 사회의 역량이다. 헤로도토스가 쓴 ‘역사’의 첫 한국어 완역본이 나온 건 2009년이었다. 거칠게 표현한다면, 한국의 인문학 수준은 일본보다 최소 반백년 뒤처져 있다는 말이 과하지 않다. 고대 그리스어 번역에 매진하다 4년 전 세상을 떠난 천병희 교수가 없었다면 그마저도 언감생심이었다. 번역가에 대한 정당한 대우가 아쉽다는 얘기는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다. 10여년 전 순회특파원으로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 헝가리어로 번역된 일본 관련 책 수백권이 일본문화원 벽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을 보고 충격받았다. 지난해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가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 한국에선 크러스너호르커이가 성(姓)이고 라슬로가 이름이라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여전히, 번역의 한계는 그 사회의 한계다. 좋은 번역은 그 자체로 새로운 작품 세계를 창조한다. 고전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가 요즘 흔히 하는 대로 ‘싱잉 인 더 레인’으로 번역돼 나왔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렇기에 번역이란 엄청난 노력과 정성을 필요로 한다. 좋은 번역은 금방 잊어버려도 나쁜 번역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물론 ‘파리대왕’(민음사)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윌리엄 골딩이 쓴 이 소설에서 다루는 내용이 내란과 탄핵이라는 시대 상황과 너무나 절묘하게 맞아떨어지기도 했지만, 사실 더 큰 이유는 번역 때문이다. 말 그대로 괴상한 번역의 향연이지만, 딱 하나만 인용해 보자. “박쥐 같은 것은 태양의 직사(直射) 때문에 오그라들어, 종종걸음을 치는 발 사이로 검은 반점으로 화한 그림자였다.”(24쪽) 세상 모든 공부 가운데 역사 공부가 제일 재밌다고 굳게 믿는 사람으로서 ‘마오의 대기근: 중국 참극의 역사 1958~1962’(열린책들)는 애증이 교차한다. 마오쩌둥이 밀어붙인 대약진 운동이 초래한 비극을 잘 분석한 책이지만 악몽 같은 번역도 그에 못지않은 비극이기 때문이다. “생리를 이유로 휴식을 요청한 여성들한테 바지를 내리게 하는 피상적인 검사를 강요했다”는 “후난성 청둥 인민공사의 당서기인 쉬잉제”(376쪽)는 도대체 무슨 검사를 했던 걸까. “약 27t의 시트로넬라 기름을 국가에 인도하는 대신 상하이의 어느 향수 공장에 팔았다”는 “광둥성의 갈매기 농장”(297쪽)은 정체가 뭘까. 일본의 근대화는 자유, 평등, 책임, 인권, 민주주의, 시간, 공간, 철학 등 일본 지식인들이 번역하며 창안한 단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랍 문명의 번성은 고대 그리스 저작의 번역과 함께 시작됐고 르네상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19세기 독일의 문예부흥기를 살았던 괴테가 했다는 말을 인용하며 번역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제고를 촉구하고 싶다. 아울러 ‘번역 장인’에 대한 존경심도. “독일어를 배우는 것은 잘하는 일입니다. 독일어를 잘 배워 두면 다른 많은 언어를 알지 못해도 상관없기 때문입니다. 그리스어와 라틴어 대표작들은 매끄러운 독일어 번역본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아주 특수한 목적이 아닌 한 그들 언어를 힘들게 배우느라 많은 시간을 들일 이유가 없습니다.” 강국진 문화체육부장
  • [사설] 방향 잘 잡은 지역의사제, 논리적 근거로 정교한 추진을

    [사설] 방향 잘 잡은 지역의사제, 논리적 근거로 정교한 추진을

    정부가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현재 3058명에서 더 늘리되 증원 인원 전부를 ‘지역의사제’로 선발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산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는 그제 회의에서 지역·필수·공공 의료 분야의 인력 공백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이런 방침을 정했다. 복지부는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달 초쯤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지역의사제는 의대 신입생 중 일정 비율을 선발해 졸업 후 10년간 지정된 지역·의료기관에서 의무 복무하도록 하는 전형이다. 대신 의대를 다니는 동안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입학금, 등록금, 기숙사비 등을 지원받는다. 의무 복무 규정을 어기면 시정명령을 거쳐 의사 면허가 취소된다. 지역의사제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다. 관련 법안도 지난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역 간 의료 불균형과 필수의료 인력 부족으로 환자와 가족이 겪는 고통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2025 대한민국 불평등 종합보고서’는 건강 분야의 대표적 불평등 요인으로 도농 격차를 지목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고혈압 유병률의 경우 도시가 28.6%인 반면 농촌은 41.0%로 크게 높다. 기존 의사 인력 양성 체계에선 지역 의료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어려운 만큼 지역의사제를 조기에 정착시키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지역의사제가 성공하려면 의료계의 협조가 절실하다. 그러나 의사협회는 그제 2040년 의사가 최대 1만 7967명 과잉 공급될 것이라는 자체 결과를 내세워 의대 증원에 반발하고 있다. 앞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가 2040년 의사가 최대 1만 1136명 부족할 것이라던 전망과 완전히 상반된다. 의사단체가 물리적 행동까지 예고하고 있어 의정 갈등이 재연될 우려가 높다. 정부는 움직일 수 없는 논리적 근거를 토대로 의료계를 설득하고, 정교한 추진 전략을 마련해야만 한다.
  •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英 브로드웨이월드 ‘베스트 콘서트’상 수상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英 브로드웨이월드 ‘베스트 콘서트’상 수상

    창작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13일(현지시간) 발표된 ‘2025 브로드웨이월드 UK/웨스트엔드 어워즈’에서 최고의 콘서트 프로덕션(Best Concert Production)으로 선정됐다. 브로드웨이월드 UK/웨스트엔드 어워즈는 공연 전문 매체 브로드웨이월드가 주최하는 공연 시상식으로 관객 투표를 기반으로 한다. 2024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 30일까지 영국 전역에서 선보인 연극, 뮤지컬, 콘서트 공연을 대상으로 수상작을 가렸다. 최고의 콘서트 프로덕션은 콘서트형 쇼케이스와 스테이지 콘서트를 평가하는 부문으로 지난해 처음 신설됐다. 2019년 초연한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시조가 금지된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억압과 부조리에 맞선 백성들이 자유와 평등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지난해 9월 8일 런던 웨스트엔드에 있는 질리언 린 시어터에서 국내 배우와 제작진이 작품의 주요 장면과 넘버를 시연하는 콘서트형 쇼케이스를 열었다.
  • 민선 8기 양천구, 대외 평가 122관왕…행정 성과 입증

    민선 8기 양천구, 대외 평가 122관왕…행정 성과 입증

    서울 양천구는 민선 8기 출범 이후 중앙정부와 서울시, 공공·전문기관이 실시한 각종 대외 평가에서 모두 122건의 수상 실적을 거뒀다고 14일 밝혔다.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안전 정책이다. 구는 주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기반 시설 확충에 힘써 왔다. ‘U-양천 통합관제센터’를 확장 이전해 서울시 최대 규모로 조성하고, 폐쇄회로 CC(TV) 5066대를 설치해 범죄와 화재 예방에 나섰다. 또 서울시 최초로 간선도로 교차로 7곳에 24m 높이 조명타워를 설치해 야간 교통사고 위험을 줄였고, 구민이면 별도 절차 없이 자동 가입되는 구민 안전 보험도 시행했다. 그 결과 양천구 최초로 2024년 대한민국 범죄예방대상 ‘경찰청장상’과 통합방위태세 확립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겨울철 대책 추진 평가 ‘최우수’ ▲풍수해 안전대책 추진평가 ‘우수’ ▲재난의료 교육·훈련 경진대회 ‘우수’ ▲국가재난관리 유공 ‘우수’ ▲통합지원본부 역량평가 ‘우수’ ▲국민안전교육 ‘우수’ 등 총 24건의 수상 실적을 거뒀다. 민선 8기 들어 처음 도입한 정책들도 성과로 이어졌다. 2023년 전국 최초로 운영한 ‘양천형 밤샘 긴급돌봄 어린이집’은 돌봄 공백 해소 효과를 인정받아 양성평등 정책 대상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올해부터는 초등학생까지 대상으로 한 ‘밤샘 긴급돌봄 키움센터’도 운영해 24시간 공공 돌봄체계를 강화한다. 방치된 사유지를 활용해 45면 규모 주차장을 조성한 ‘신월7동 자투리땅 주차장’ 사업은 서울시 주관 민원서비스 개선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재정 분야에서도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평가에서 지방재정 집행평가 최우수 기관, 공유재산 관리 분석·진단 평가 2년 연속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도시공간 분야에서는 오목공원 리노베이션(개보수)로 공공디자인대상, 대한민국 국토대전 한국경관학회장상, 서울시 조경상 대상을 받으며 ‘3관왕’을 달성했다. 이기재 구청장은 “앞으로도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행정, 신뢰받는 행정을 통해 양천의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 “남편 최대 4명까지 허용, 성평등 차원”… ‘이색 제안’ 내놓은 태국 총리 후보

    “남편 최대 4명까지 허용, 성평등 차원”… ‘이색 제안’ 내놓은 태국 총리 후보

    태국의 한 총리 후보가 여성이 최대 4명의 남편을 둘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정책을 주장해 현지에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12일(현지시간) 태국 카오솟 영문판 등에 따르면 태국 ‘새로운 대안당’의 총리 후보이자 국회의원인 몽콜킷 숙신타라논은 최근 페이스북에 “성 평등 측면에서 여성은 상호 합의 하에 남편을 4명까지 둘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제안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그의 제안이 진보적인 아이디어인지, 정치적 풍자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논쟁을 유발하려는 시도인지를 놓고 저마다 의견을 내놓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그의 파격적인 아이디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몽콜킷은 통상적인 정책 아이디어보다는 눈길을 끄는 발언과 주장으로 인지도를 쌓아온 인물이라고 카오솟은 설명했다. 그는 태국에 ‘우주군’을 창설하겠다거나 노동 가능 연령대의 시민에게 임금 인상을 전제로 매일 운동을 의무화하자는 방안, 또 태국군의 핵무기 보유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몽콜킷이 자신이 제안한 일처다부제 정책을 법적 또는 사회적으로 어떻게 다룰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으나, 그의 제안이 태국의 결혼법부터 시작해 성평등, 또는 정치적 메시지의 역할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를 촉발했다고 매체는 평가했다. 태국은 1930년대부터 법적으로 중혼을 금지해 일부일처제가 원칙이지만, 아직도 관습적으로 일부다처제의 흔적이 남아 있다.
  • “인터넷·전화 끊겨”…히잡 피해 韓 온 ‘미스 이란’ 한국어 호소했다

    “인터넷·전화 끊겨”…히잡 피해 韓 온 ‘미스 이란’ 한국어 호소했다

    이란의 경제난 항의 시위와 관련해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국에서 활동 중인 이란 출신 모델 호다 니쿠가 한국어로 이란의 반정부 시위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호다 니쿠는 지난 1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이란의 자유를 위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카메라를 켰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 사람들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오랫동안 수많은 시위를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강한 물리적 진압을 했고, 많은 안타까운 희생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란 사람들은 다시 한번 큰 용기를 내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인터넷을 차단하고 기본적인 전화 통화도 못하게 했다”고 현재 이란의 상황을 전했다. 호다 니쿠는 “저는 이란과 한국을 모두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이란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 널리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영상을 남긴다”며 “이란 뉴스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이란 사람들의 용기를 응원해 주시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고 호소했다. 호다 니쿠는 13일에는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란 시민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며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희생됐지만 이란 사람들은 여전히 자유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계속해서 싸우고 있다. 지금 이 영상은 현대사에서 가장 용기 있는 장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2018년 미스 이란 3위를 차지한 호다 니쿠는 2020년 KBS1 ‘이웃집 찰스’에 출연한 바 있다. 한국에 오게 된 계기에 대해 그는 이란에서 부유한 집안의 외동딸로 부족한 것 없이 자랐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히잡을 써야 하고 많은 것이 금지된 규제가 싫어 한국으로 떠났다고 했다. 그는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워 52만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다. 이란의 반정부 시위는 살인적 물가 상승에 따른 경제난으로 촉발됐다. 이란은 핵 개발에 따른 미국 등의 강력한 제재로 돈줄이 말랐고, 지난해 이스라엘과의 ‘12일 전쟁’으로 인한 피해와 리얄화 가치 폭락이 겹치면서 국민들은 한계 상황에 내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보안군은 폭력적으로 시위를 진압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에 기반한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시위가 17일간 이어지면서 약 2000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했다. 이 가운데 1847명은 시위 참가자, 135명은 군과 경찰관 등 정부 측이다. 또한 이와 별도로 어린이 9명, 시위대와 무관한 시민 9명 등도 사망했고 체포된 인원이 총 1만 6700명을 넘는다고 했다. 노르웨이 기반 단체 이란인권(IHR)의 경우 시위대 734명이 숨지고 수천명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IHR이 입수한 미확인 정보에 따르면 사망자가 6000명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IHR은 중부 이스파한 지역의 법의학시설에 등록된 시위 관련 사망자만 1600명에 달한다며 “숨진 이들의 상당수가 30대 미만”이라고 전했다. 폴커 튀르크 유엔 최고인권대표는 성명에서 이란 사태를 두고 “끔찍한 폭력의 악순환이 계속돼서는 안 된다”며 “공정, 평등, 정의에 대한 이란 국민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 [열린세상] ‘절대적 결의’ 작전이 몰고 올 후폭풍

    [열린세상] ‘절대적 결의’ 작전이 몰고 올 후폭풍

    새해 벽두부터 미국의 전격적인 베네수엘라 기습 작전으로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작년 말 미국이 베네수엘라 앞바다에 병력을 집결시켜 마약 운반선과 유조선을 공격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은 됐으나, 이렇게 전격적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압송하는 작전을 벌일 줄은 몰랐다. 미국은 ‘절대적 결의’라는 작전을 통해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의가 확고하다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 줬다. 미국은 작년 12월 초 발간한 국가안보전략서(NSS)에서 이미 앞으로 ‘신먼로주의’, 소위 ‘돈로주의’를 추구할 것임을 명백히 했다. 즉 미국은 서반구로 불리는 미주 대륙을 자국의 세력권으로 삼아 이곳에서 지배권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반구에서 중국 등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고 미국의 이익을 방어하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이번 ‘절대적 결의’ 작전은 이런 정책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하는 대외 정책을 잘 분석해 보면 몇 개 하부 요소들로 구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트럼프 대외 정책은 즉흥적 공세주의, 거래주의, 선택적 개입주의, 신먼로주의와 트럼프 중심주의라는 요소들을 품고 있다. 이번 기습 작전을 보면 이 요소들이 다 내포돼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마약 거래를 이유로 삼았으나 사실은 중남미에서 지배권을 확립하려는 신먼로주의와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거래주의가 작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이익이 있는 경우에만 골라 공격하는 선택적 개입주의, 협박을 가하다 갑자기 공격하는 즉흥적 공세주의가 그 안에 작동했다. 마지막으로는 이 모든 것을 본인이 TV 쇼하듯 진행했다고 발표하면서 트럼프 중심주의마저 드러냈다. 일단은 미국 관점에서 성공한 듯 보이는 이 작전은 여러 측면에서 앞으로 국제사회에 몰고 올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 작전으로 미국은 자신들이 만들었던 2차 대전 이후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밑동부터 무너뜨리고 있다. 나아가 국제 질서를 19세기 제국주의 시절로 퇴보케 할 문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한 국가의 주권을 송두리째 무시했다는 측면에선 주권 평등을 규정한 17세기 베스트팔렌 체제 이전 상태로 국제사회를 퇴보시킬 수 있는 실마리까지 제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차 대전 이후 우리는 법치와 보편적 가치에 기반을 둔 자유주의 국제 질서 하에서 살아왔다. 그런데 이번 작전은 법치와 가치를 내팽개치고 오직 힘이 정의이며 판단 기준이라는 점을 공언한 셈이다. 미국이 2차 대전 후 없앴던 제국주의와 세력권을 스스로 복원하려 하고 있으니 19세기와 별다를 바 없는 세상이 전개될 수도 있다. 게다가 국민이 선거로 뽑은 대통령을 그 나라 영토를 침공해 체포한 후 다른 나라로 압송해 재판정에 세운다는 것은 자결권과 주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이다. 또한 자위권을 제외하고는 국가 간 무력 사용을 금지하는 유엔헌장과 각국의 주권은 평등하다는 주권 평등 원칙마저 미국은 훼손했다. 이로써 국제사회는 앞으로 심각한 균열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중러는 미국의 행동을 겉으로는 비난하지만 내심 이를 반길지 모른다. 미국의 행동은 19세기에 그랬던 것처럼 세계를 강대국들의 세력권으로 나눠 다스리자는 메시지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도, 향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게 돼도 미국이 간섭할 명분이 약해져 그들에게는 좋은 일이 된다. 미국의 행동에 비판적인 유럽과 미국 간에는 앞으로 더 균열이 발생할 것이고 이를 통해 국제사회는 다극 체제로 변해 갈 것이다. 미국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로 인해 각국은 자국의 안보를 위한 각자도생을 도모해야 하며, 이에 따라 군비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이다. 대만과 한반도의 안보 지형도 더 험악해질 수 있으니 우리는 자강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다. 이백순 법무법인 율촌 고문·전 호주대사
  • 천국을 꿈꾼 반란… 지옥에 이르다

    천국을 꿈꾼 반란… 지옥에 이르다

    세계사로 바라본 ‘태평천국의 난’남녀평등·토지분배로 민중 지지영·프·미ꎬ 이익에 따라 분란 가중중국 근대화 늦어지는 결과 초래 ‘태평천국의 난’ (1851~1864)은 중국사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전쟁이었다. 10년 넘는 아수라장 속에서 참혹한 전투와 전염병, 기근이 이어지며 최소 200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배고픔에 시달리다 사람 고기(인육)를 먹고, 심지어 인육을 시장에서 사고 파는 참상까지 벌어졌다. 시작은 이상주의를 공유하는 신흥종교집단이었다. 과거시험에 급제해 집안을 일으켜세울 인재로 기대를 모았던 홍수전은 거듭된 낙방으로 좌절해야 했다. 네번째 과거까지 떨어진 홍수전을 구원한 건 기독교였다. 자신이 예수의 동생이자 백성을 구원할 구세주라고 확신하게 된 홍수전은 ‘배상제회’(拜上帝會·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의 모임)를 조직했고 교세를 급속히 키웠다. 이를 바탕으로 1851년 청나라 정부군에 맞서 반란을 일으켰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교수이자 중국사 연구자인 저자 스티븐 플랫은 평범한 ‘고시낭인’이 어떻게 신흥종교의 교주가 되어 태평천국이라는 국가 건설까지 선언하게 되는지, 청나라를 비롯해 영국과 프랑스 등 각국의 이합집산이 어떻게 전개됐는지 드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이 책의 주인공이랄 수 있는 증국번을 비롯해 천재적 지략가였던 이수성, 기독교적 평등사상을 세상에 구현하려 했던 홍인간 등 다채로운 인간군상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대하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태평천국군은 반란 초기 양쯔강을 따라 전진을 거듭한 끝에 난징까지 점령하고 이 곳을 수도로 삼았다. 기독교를 중국적으로 해석해 남녀평등, 토지 분배, 조세 부담 경감을 실현하며 민중들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중국 남부 상당 지역을 지배했고 청나라 수도인 베이징 진격작전을 펼칠 정도로 막강한 위세를 떨쳤다. 반면 청나라는 태평천국군을 비롯해 밀려든 영국군, 프랑스군까지 상대하면서 몰락 직전까지 몰렸다. 위기에 처한 청 제국을 구한 영웅은 증국번이었다. 한족 출신 학자에서 군대 지휘관으로 변신한 증극번은 초기엔 패배를 거듭하며 좌절을 겪었지만 강인한 정신력과 뛰어난 용인술로 버틴 끝에 승기를 잡았다. 결국 그의 군대는 1864년 난징을 함락시키며 내전을 끝낼 수 있었다. 책은 중국의 거대한 내전을 통해 인간의 이상과 욕망, 참혹한 전쟁의 실상을 한 편의 대서사시로 펼쳐낸다. 특히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중국이 19세기에는 이미 세계의 중심이 아니었다는 통념을 뒤엎는다. 그가 보기에 중국은 19세기에도 세계의 중심적 위치에 있었고 폐쇄된 사회도 아니었다. 영국, 프랑스, 미국은 겉으로는 중립 정책을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자국의 이익에 따라 청나라 군대와 태평천국군 사이를 교묘히 조종하며 분란을 부추겼다. 상하이에 주둔한 선교사 집단은 태평천국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협상했지만 식민지 외교관과 권력 있는 상인들로 구성된 엘리트 계층은 자신들의 지위 유지를 위해 청나라를 지지했다. 특히 미국의 남북전쟁과 중국 내전에 모두 관여하던 영국은 기독교적 성향을 지닌 태평천국군 대신 부패하고 반근대적인 청나라를 지지했다. 기독교 형제들로부터 대대적인 지원을 기대했던 태평천국군은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영국이 평화 협상 과정에서 극도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 점은 역사의 큰 아이러니”라면서 “‘태평천국은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인 면에서 현대성의 싹들을 갖고 있었으나 서구 열강의 개입으로 중국의 근대화가 한발 늦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한다.
  • 우리는 왜 나쁜 음식에 빠지는가

    우리는 왜 나쁜 음식에 빠지는가

    TV나 유튜브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영상물 가운데 하나가 ‘먹방’(먹는 방송)과 ‘쿡방’(요리 방송)이다. 이런 동영상을 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배달 음식을 시키거나,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흡입하게 된다. 더부룩한 속, 식탁 위 일회용품의 잔해들을 인식하는 순간 “아뿔싸, 올해도 다이어트는 실패로구나…”라는 자책감이 온몸을 휘감는다. 먹방을 보다가 충동적으로 음식을 먹게 되는 것, 과연 내 탓만일까. 이 책에서는 개인의 잘못이 아닌 복잡하고 거대한 글로벌 식품 메커니즘의 결과라고 말한다. 초가공식품 중심의 거대 글로벌 식품 산업은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고, 환경을 파괴하며, 사회적 불평등을 가속한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물리학과 철학을 공부한 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 수련을 거쳐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패스트푸드’를 모토로 하는 외식 프랜차이즈를 창업했다. 또 ‘학교의 셰프들’을 설립해 영국 식문화 개선 운동을 벌였고, 그 공로로 훈장을 받은 식품 정책 전문가다. 초가공식품 중심의 거대한 식품 산업 네트워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데 이보다 더 적절한 저자를 찾기도 쉽지 않을 듯 하다. 흔히 나쁜 식습관은 영양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과 개인의 의지로 개선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가 건강한 식단이 뭔지 몰라서 행동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지 않은 식사라는 선택지만을 제공하는 식량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고 비판한다. 주로 영국과 미국의 사례를 들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실정과 맞지 않는 부분도 더러 있다. 그렇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초가공식품이 점점 증가하고, 음식은 점점 단맛이 강해지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건강한 식단을 지킬 수 있는 티핑 포인트가 바로 지금일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한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와 지구가 더 이상 병들지 않기 위해서는’ 식량을 생산하고 판매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당장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 머스크 “북한, 침공 없이 쉽게 한국 차지할 것” 경고…이유는? [핫이슈]

    머스크 “북한, 침공 없이 쉽게 한국 차지할 것” 경고…이유는? [핫이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의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7일(현지시간) 공개된 피터 디아만디스의 팟캐스트 ‘문샷(Moonshots)’에 출연해 인류의 미래와 인공지능(AI), 인구 문제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머스크는 특히 한국의 인구 구조 변화를 언급하며 “충격적이고 무서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추세라면 한국 인구는 세대마다 70%씩 증발하게 된다”며 “결국 3세대(약 90년~100년)가 지나면 한국 인구는 현재의 약 4% 수준, 즉 25분의 1토막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인구 구조가 무너지면 나라를 지킬 젊은 사람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면서 “북한은 사실상 아무런 저항을 받지 않고 한국을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머스크가 인류의 저출산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경고하며 한국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3월에는 미국 폭스뉴스에 인류의 미래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낮은 출산율”이라면서 “특히 한국의 출산율은 대체 출산율의 3분의 1 수준이다. 3세대가 지나면 한국은 현재 규모의 3~4%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월에는 자신의 엑스에 한국의 인구분포 그래프 자료를 올리고 “끝났다(It‘s over)”, 인구 붕괴(Population collapse)”라고 적기도 했다. 머스크가 공유한 이미지는 2023년 말 기준 한국의 연령대별 인구 분포 그래프로, 40~60대 연령층의 인구가 30세 이하 인구보다 많은 ‘항아리형’을 그리고 있다. 2022년에도 그는 엑스에 “한국이 홍콩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 붕괴를 겪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 출산율 문제, 해결 방법은?OECD(국제경제협력개발기구)는 지난해 발간한 저출산 보고서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2023년 기준 합계출산율 0.72명)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근본 원인으로는 노동시장·가정 양립 어려움, 성별 불평등, 긴 근무 시간, 교육·주거비 부담 등”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는 2006∼2021년 저출생 대책에 280조원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인구학 석학 데이비드 콜먼(78)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지난해 국내 언론고 한 인터뷰에서 “돈을 쏟아붓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출산율이 1.8명 수준에서 오르내리는 프랑스를 보면 중요한 건 정책의 지속성이다. 정부가 바뀌어도 직장 여성이 아이를 가지도록 돕고 아이 있는 여성이 일을 하도록 돕는 정책은 바뀌거나 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혼이나 결합(법적 혼인은 아니나 동반자 관계임을 공언하고 안정적으로 동거하는 것)을 ‘매력적인’ 것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일을 과도하게 중시하고 교육이 과열되는 것과 같은 한국식 경쟁 풍토를 바꿔 가정에 가해지는 압박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김지철 충남교육감 “학생 주도성·미래역량 강화”

    김지철 충남교육감 “학생 주도성·미래역량 강화”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2026년 교육방향으로 ‘학생 주도성·미래역량 강화’ 정책을 제시했다. 김 교육감은 8일 도교육청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5년 주요 성과와 2026년 12대 중점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그는 “올해는 충남·대전 행정통합 논의,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전면 시행 등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변화 속에서 경쟁이 아닌 협력, 배제가 아닌 포용, 속도가 아닌 방향이라는 교육 본질과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학생 개개인 특성을 반영하는 맞춤교육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출발선이 평등한 차별없는 보편교육 확장 등에 주력했다”며 “올해 정책 목표로 ‘협력적 주도성 확산으로, 지속가능한 미래교육 실현’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정책 목표 실현을 위한 12대 중점 추진과제는 △참된 마음과 삶을 키워가는 인성교육 △미래형 교육과정·수업·평가 혁신 △맞춤학력 책임교육 △민주시민을 기르는 학생자치활동 △맞춤형 세계시민교육 △지속가능한 환경교육 △충남 온돌봄 △독서·인문교육으로 자기주도성 신장 △촘촘한 안전망 구축 △충남형 인공지능교육 안착 △진로·직업교육으로 학생 주도성 함양 △민주적 학교문화와 교육협력 강화 등이다. 김 교육감은 “2014년 시작한 12년의 여정을 이제 올해 6월로 마무리한다”며 “현재에 안주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충남교육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 “신성장산업 방산·K컬처 육성… 국민성장펀드 투자 세제 지원”

    “신성장산업 방산·K컬처 육성… 국민성장펀드 투자 세제 지원”

    반도체 경쟁력 방안 마련 촉구석유화학·철강 사업 재편 추진 민생장관회의, 계란 수입 논의 당정이 방위산업과 K컬처를 중점 육성할 신성장 산업으로 지목했다. 국내 주식 장기투자를 촉진할 구체적인 방안도 곧 마련해 발표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7일 ‘2026년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를 열고 올해 추진할 경제정책을 논의했다. 당정은 우선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기본계획’을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 방산과 K컬처를 신성장 산업으로 육성할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위기에 놓인 석유화학·철강 산업의 사업 재편도 조속히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울러 정부는 민주당이 요구한 ‘생산적인 금융 활성화 방안’을 경제성장전략에 담아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부는 반도체, 방산, 바이오, K컬처 등 국가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AX(AI 전환), GX(녹색 전환) 등 초혁신 경제를 가속해 잠재성장률 반등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당은 국가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제안, 퇴직연금제도 개선, 공공 데이터 활용 방안, AI 대전환에 따른 소외계층 발생과 불평등 심화를 막을 대책 등에 대한 검토와 논의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과도 정책 논의를 이었다. 안도걸 의원은 “국민성장펀드를 통한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자금이 제대로 시장에 조달되도록 종잣돈을 뿌리되 시장이 호응하도록 하는 세제상 인센티브를 정부가 많이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구 부총리는 이날 민생경제관계장관회의를 신설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물가·일자리·복지 등 민생경제를 정책의 역점 과제로 두고 중점 논의하는 회의체다. 이날에는 물가 문제를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산란계 살처분에 대응하기 위해 신선란 224만개를 수입해 시장에 공급하고, 육계 부화용 유정란도 700만개 이상 수입해 닭고기 공급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고등어는 최대 60% 할인을 지원하고, 노르웨이에 치중된 수입선을 다변화하기로 했다.
  • 장관도 생중계 보고받는다… 공공기관발 서바이벌 되나

    장관도 생중계 보고받는다… 공공기관발 서바이벌 되나

    李대통령 “나처럼 해보라” 지시에질문해야 하는 장관들 준비 진땀기관 통폐합 속도전 주문도 부담공공기관도 “다시 군대 가는 기분”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정부 부처의 업무보고를 사상 처음 생중계한 데 이어 부처 장관에 대한 소속 청과 공공기관의 업무보고도 생중계한다. 기존 이 대통령 자리에 장관이 앉고, 장관 자리에 청장과 공공기관장이 앉아 업무보고를 진행하는 것이다. ‘국민 소통’을 강조하는 이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업무가 중복되는 공공기관의 통폐합을 지시한 가운데서 열리는 공공기관 업무보고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7일 관가에 따르면 사상 첫 청·공공기관 생중계 업무보고는 8일 행정안전부를 시작으로 14일까지 진행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농림축산식품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중소벤처기업부가 12일, 국토교통부가 13일, 해양수산부·성평등가족부가 14일에 진행한다. 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내가 했던 것처럼 다 생중계로 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간 부처 업무보고를 서면으로만 해 온 정부 산하 청과 공공기관에는 비상이 걸렸다. 국정홍보 채널인 KTV가 업무보고를 생중계한다. 정부가 너도나도 KTV를 이용하려 하면서 ‘채널 병목 현상’이 생기자 농식품부는 청 단위 업무보고는 유튜브 채널 ‘농러와 TV’를 활용하고, 공공기관 업무보고는 사전 녹화 후 영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대통령 업무보고 기간 KTV 시청률은 0.024%에서 0.4%로 16.7배 급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례 없는 생중계 업무보고가 진행되면서 보고받는 정부와 보고하는 청·공공기관이 동시에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장관의 질문이 이 대통령의 ‘송곳 질문’과 비교될까 봐 걱정이 태산이다. 한 사회부처 공무원은 “장관도 이 대통령처럼 질문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서 준비가 길어지고 있다. 왜 하필 비교 대상이 이 대통령인 것인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청과 공공기관은 사실상 ‘업무보고 2차전’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책갈피 달러’ 같은 논란이 재발할 것을 경계하고 있다. 공공기관 관계자는 “공포의 대통령 업무보고가 끝나고 부처 업무보고를 또 생중계로 해야 하다니. 제대하고 군대 다시 가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이번 업무보고가 공공기관 통폐합을 추진하기 위한 명분을 만드는 자리가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비슷한 이름에 업무까지 중복된다는 게 전 국민 앞에 공개되면 통폐합에 여론의 힘이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기관의 업무를 확실하게 알리고 싶다는 분위기가 있지만, 혹시나 통폐합을 추진하는 데 참고가 될까 봐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 “280만원짜리가 1000만원으로”… 베일 뒤 숨긴 ‘추가금’[결혼, 다시 봄]

    “280만원짜리가 1000만원으로”… 베일 뒤 숨긴 ‘추가금’[결혼, 다시 봄]

    배보다 배꼽이 큰 비용가격 공개 의무화에도 상당수 외면공개한 업체들도 최소 금액만 안내‘옵션’ 명목 추가금은 부르는 게 값대관료·식대·스드메 등 1억원 달해“추가금 상한 등 가격 표시제 보완을”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에게 결혼식 준비는 설렘 가득한 절차다. 하지만 불합리한 웨딩 시장의 관행과 상식을 뛰어넘는 비용 탓에 결혼의 문턱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예식장 대관료와 식대,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까지 1억원 안팎의 비용이 들지만, 사전에 구체적인 가격 정보를 알려 주지 않는 ‘깜깜이 계약’ 탓에 웨딩 인플레가 고착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혼부부들은 추가금이 반복되는 구조와 관행화된 패키지 계약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예약금을 먼저 걸고 가세요. 그래야 타이나 구두 등 혜택을 받으실 수 있어요.” 지난달 21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 백화점에서 열린 웨딩박람회는 예비 신혼부부들로 북적였다. 웨딩플래너(스드메), 남성 예복, 예물, 신혼여행 등 4개 파트로 나뉘어 상담이 진행되고 있었다. 기자가 상담을 받으려 하자 업체들은 “예수금을 내면 할인해 주겠다”며 현장 계약을 유도했다. 예물 상담 테이블의 관계자는 300만원 정도에 금반지 한 쌍의 예물을 마련할 수 있다며 20만원의 예수금을 낼 것을 종용했다. 그는 “예수금을 10만원만 걸면 환불받을 때 이곳에 다시 와야 하지만, 20만원을 미리 내면 전화로도 취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비 배우자와 상의를 먼저 해야 한다”고 하니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상담을 종료했다. 비교적 가격 책정이 분명한 예식장의 경우 서울역이나 용산역과 가까운 웨딩홀은 하객 300명 기준 식대(인당 7만 5000원)와 홀 사용료(1000만원)를 포함해 최소 3200만원 안팎이 예상됐다. 스드메의 경우 업체 관계자는 “300만원부터 시작”이라며 “(추가금은) 개인 선택에 따라 다르다”고만 했다. 식장과 스드메, 예복, 예물을 최대한 싸게 하더라도 현장에서 4000만원 이상의 계약을 할 수밖에 없어 보였다. 추가로 얼마나 더 들지는 가늠이 되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깜깜이 계약을 방지하고 결혼식 비용을 합리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결혼준비대행업체와 예식장의 서비스 항목 및 가격, 위약금, 환급 기준 등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상당수 업체는 여전히 가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거나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하고 있었다. 7일 기준 한국소비자원이 운영하는 가격 정보 사이트 ‘참가격’ 또는 자사 홈페이지에 가격을 공개한 결혼식장·결혼준비대행업체는 22곳에 그쳤다. 홈페이지에 가격을 공개한 업체들도 대부분 회원 가입을 요구하거나 최소 금액만 안내했다. 참가격에 비용을 공개한 A업체의 경우 대행하는 스튜디오 62곳 모두 추가금 관련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의 깜깜이 비용이 문제가 되는 이유가 추가금 때문인데 가격 공시 이후에도 여전히 ‘드레스 대여와 메이크업은 별도 가격이다’, ‘한옥 촬영, 로드(길) 촬영, 야간 촬영은 업체별 가격이 상이하다’는 식의 설명이 대부분이었다. 드레스 대여 업체도 69곳 중 20곳이 최소 추가금만 안내했다. 그러다 보니 실제 결혼식 비용은 계획했던 예산을 훌쩍 뛰어넘기 일쑤다. 지난해 9월 결혼한 박현규(34)씨는 본식 드레스에 140만원,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에 100만원의 추가금을 냈다. 박씨는 “기본 가격의 드레스는 실제 입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라 돈을 더 부담하고 다른 드레스를 선택해야 했다”면서 “추가금이 부담스러웠지만 업체만 정보를 갖고 있어서 별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웨딩박람회에서 ‘스드메 패키지’를 계약한 유병욱(32)씨도 추가금에 대한 안내는 거의 받지 못했다고 한다. 유씨는 “처음 99만원에 계약한 예복이 결제할 땐 200만원을 넘었다. 스튜디오 촬영도 100만원이 더 나왔는데, 패키지로 했는데도 추가금이 계속 붙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2월 결혼한 김하늘(38)씨도 “처음 스드메를 계약할 때 280만원을 냈는데, 옵션이 계속 붙더니 나중엔 거의 1000만원을 냈다”며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가격 공개 방식 자체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소비자가 가격 예측을 하기 위해 가격 표시제를 할 때 추가금이 기본 비용의 일정 비율 이상을 넘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어야 한다”면서 “공정위에서도 구체적으로 가격 표시를 어떻게 할지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웨딩업계의 불투명한 가격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입법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3일 국회 성평등가족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는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등이 발의한 ‘결혼서비스업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 상정됐다. 이 법안은 결혼식장 대여업과 웨딩플래닝 관련 업체에 신고 의무를 부여하고, 법 위반 시 시정명령이나 영업정지 처분 등을 내릴 수 있게 했다. 지난해 9월 서울시의회에서는 결혼준비대행업의 정의를 명확히 함과 동시에 표준계약서 도입을 명시한 조례안이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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