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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특집/종신·건강보험 결합 CI보험

    회사원 강모(35)씨는 이달 초 종신보험에 들려던 계획을 바꿔 ‘CI보험’에 가입했다.보험료가 좀 비싸긴 하지만 큰 병에 걸렸을 때 수천만원의 큰 돈을 치료비로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생각을 바꿨다.CI보험이 요즘 인기다.종신보험 가입자가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결과다.‘치명적 질병’이라는 영어단어(Critical Illness)에서 머리글자를 따온 CI보험은 사망해야만 보험금이 나오는 종신보험의 단점을 건강보험의 특성인 치료비 보장으로 보완한 상품이다. 교보생명 ‘교보 다사랑…' 교보생명의 ‘교보 다사랑 CI보험’은 사망·질병 보상 외에 종합 건강관리서비스까지 함께 제공한다.암,급성심근경색,뇌졸중,시력상실 등 20가지의 큰 병에 걸리면 사망 때 받을 보험금의 50% 또는 80%가 미리 나온다.따라서 치료비,생활비,간병비,요양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나머지 보험금은 사망 후에 지급되기 때문에 가입자 가족들의 생활보장도 해준다.질병예방과 조기발견을 위한 종합 건강관리서비스를 해 주는 것도 장점.고객 설문조사와 채혈자료 등을 분석,▲건강군 ▲건강검진군 ▲고위험군 ▲질환군으로 분류해 이에 맞춰 질병 예방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대한생명 ‘대한 사랑모아…' 대한생명의 ‘대한 사랑모아 CI보험’이 지난해 하반기 11만 4000여건에 이어 올들어서도 열흘만에 2만여건이 계약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이 상품은 고객이 80세 이전에 암,뇌졸중,급성심근경색 등 중병으로 진단을 받거나 심장판막수술,5대 장기이식 등 8가지 수술을 받게 됐을 때 사망보험금의 80%를 미리 지급한다.나머지 20%는 사망했을 때 준다.다양한 선택특약을 통해 뇌혈관·심장 등 17대 성인 특정질환에 걸렸을 때 본인은 물론,배우자까지 종합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자녀들이 치명적인 질병에 걸렸을 때에도 최고 2000만원이 지급된다.치명적인 질병이나 수술,또는 2∼3급 장해 발생시에는 이후 납입 보험료가 전액 면제된다.
  • “정치=남성 고유분야, 이젠 아니죠”/‘리더십캠프’ 서 만난 여대생들 이야기

    흔히 ‘여자가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들 말한다.하지만 젊은 여성들의 양성평등 체감 지수는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친다.그 사회의 여성권한척도(GEM)인 국회의원과 고위 행정관리직 비율 역시 세계 70개국 중 63위에 머물고 있는 현실의 높은 벽을 여성들은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이를 어떻게 해결할까.여성할당제 등 법과 제도에서 여성참여를 늘리는 정책과 함께 여성이 스스로 권익 향상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정치에 참여해 여성문제를 이슈화하고,세력화해야 한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대학생들이 있다.‘남성의 고유 분야’로 알려진 정치계에 대한 관심을 분명하게 드러내며 자신의 계획을 말하는 전국의 여대생 46명을 만났다. 지난 12월22일.2박3일간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여대생 캠프 심화 교육’장에서였다. “자신의 야심을 밝히는 것이 여성답지 않다는 시각은 꺼져라.내가 바로 내일의 주역이다.”라고 다부지게 말하는 여대생들은 미래의 지도자를 꿈꾸는 여성들이다. ●“내 꿈은 정치지도자·외교관” “제 꿈은 외교관입니다.여성 정신을 일깨우는 캠프에 와서 여성들이 서로 유대감을 갖고,서로 네트워킹을 갖는 것은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배우고 익히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어요.”경희대 외교정치학과 남수정(21)양은 ‘네트워킹’을 가장 큰 수확이라고 밝혔다.“전 지방의회 의원이 되어서 지역사회를 위해 일할 겁니다.이를 위해 대학 생활을 하면서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NGO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학교 생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요.이런 노력이 제 꿈을 지켜줄 것이라 믿습니다.”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강태경(23)양은 이미 뚜렷한 삶의 목표를 세우고 계단을 밟아나가고 있다. ‘여대생 캠프’는 여성부에서 주관해 4년째 열리고 있는 차세대 여성지도자 육성을 위한 리더십 훈련연수다.전국 시·도에서 1년에 한 번,50∼100명씩 연수를 하는 데 이어 지역 연수자 대표들에게 심화 학습의 기회를 주고 있다. 연수 내용은 양성 평등과 성역할,리더십을 포함해 호주제와 보육 문제 등 당면한 여성 문제에 대한 강의와 토론으로 구성된다. 해를 거듭할수록 지역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데, 전국 대표인 심화 연수 참가자에게는 여름방학 동안 국회를 비롯,지방의회 등에서 인턴으로 직접적인 정치 체험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여성부 서명선 대외협력국장은 “차세대 여성 정치 전문인력을 육성하고,여성의 정치 세력화를 위한 저변 확대에 이 캠프가 큰 도움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특히 지방의회 인턴사업은 3.4%에 불과한 지방의회 여성의 비율을 대폭 상승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처음 지역 연수에 참가할 때만 해도 “여성의 정치 참여가 중요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특별한 의미를 몰랐다.”는 학생들도 스스로 “달라졌다.”고 말할 정도로 연수에 만족감을 표했다.“사실 사회 문제나 여성 문제에 대해서는 피상적으로 알았을뿐,‘대학 졸업하고 취직이나 잘 됐으면…’하는 마음이 고작이었어요.하지만 이번 교육을 통해 여성 의식의 눈이 번쩍 띄었어요.리더로서의 자신감도 얻었고요.”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 여학생의 얼굴이 해맑았다. 양성 평등한 사회에 살고 있지만 어려움에 부딪히면 금방 포기해버리는 것이 여성들의 사회 진출의 걸림돌이란 지적도 나왔다.지역사회학과 교수가 목표라는 제주대 사회교육과 김보연(22)양은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양성 평등을 배웠지만 여성으로서의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이젠 여성으로서의 당당함과 자신감을 갖고,전국의 친구들과 연대감을 가지면 못할 게 없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야무지게 소감을 밝혔다. ●“여성 한계 극복하는 계기 됐어요” 계명대 김복규 교수는 ‘개척 정신과 지도자로서의 큰 포부를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여대생 리더십 교육과 관련,“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여성이 리더가 된다면 뭔가 특별하다는 다소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잠재력을 찾아내면 자신의 인생이 달라질 뿐아니라 여성 특유의 ‘섬세한 리더십’으로 거칠고 험한 세상을 보다 아름답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고 여성리더십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구에서 실시한 ‘여대생캠프’에서는남학생들도 참여케했다는 김 교수는 “세상은 남성과 여성이 함께 어우러져 완성해나가는 것이다.그러므로 남성들도 교육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가 출발점 교욱받은 인구와 평균수명 등으로 평가하는 인간개발지수(HDI)는 30위 정도로 상위권이고,남녀평등 차원에서 여성의 삶을 측정하는 여성개발지수(GDI)도 거의 비슷한 상위권이지만,유독 정치·행정·관리직 여성참여 정도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여성권한척도만은 63위로 뒤처져 있다. 즉, 교육받은 인구의 활용률이 낮고 따라서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은 이 현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UNDP의 인간개발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양성 평등한 사회 구현은 여성들의 정치 참여를 확대시키는 일이란 사실에 여대생들이 본격 눈뜨기 시작했다. 허남주기자 hhj@
  • 이런 책 어때요

    괴테의 그림과 글로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 박영구 옮김 생각의나무 펴냄 ‘근대 최고의 교양인’ 괴테가 관찰한 문화의 제국 이탈리아 여행기.괴테는 그의 37세 생일파티가 한창이던 1786년 9월3일 홀연히 이탈리아로 떠났다.바이마르 공화국의 추밀원 고문관이기도 했던 그가 왜 문학적 명성과 정치적 지위를 뒤로 하고 여행을 떠났을까.괴테는 정치권에 몸담은 10여년 사이 문학적 상상력이 무뎌짐을 깨달았고,그런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 1년9개월 동안 유럽문명과 예술의 원천인 이탈리아를 여행했다.‘세계의 수도’ 로마에 입성했을 때,그는 이 날을 “진정한 삶이 시작된 날”이라며 감격했다.전2권,각권 2만 9500원. 잃어버린 부족 구하기 아셰르 나임 지음 / 이종인 옮김 시대의창 펴냄 학살 위기에 처한 에티오피아계 유대인들을 이스라엘로 탈출시킨 현대판 ‘출애굽기’.아프리카 북부 에티오피아에 살고 있던 ‘팔라샤’라 불리는 흑인 유대인들을 내전의 와중에서 이스라엘로 탈출시킨 감동의 드라마다.저자는 학살 위기에 처한 유대인 부족들을 구하기 위해 에티오피아 대사로 파견돼 독재자 멩기스투와 협상하면서 한편으론 미국 내 유대인 조직을 통해 ‘솔로몬 작전’이란 구출작전을 펼쳤다.수천년 동안 히브리 성서에 기록된 각종 의식을 그대로 실천하며 살아온 팔라샤들은 자신들을 ‘베타 이스라엘’(이스라엘 가문)이라 불렀다.1만 5000원.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 임수현·고정아 옮김 효형출판 펴냄 저널리스트 출신인 저자가 이스탄불에서 중국의 시안까지 실크로드를 따라 간 여행기.‘아나톨리아 횡단’‘머나먼 사마르칸트’‘스텝에 부는 바람’등 세 권으로 이뤄졌다.로마제국 시대의 실크로드 무역을 증언하는 플리니우스를 비롯, 알렉산더 대왕,칭기즈칸,티무르,진시황,한무제,건륭제 등 실크로드의 역사를 수놓은 제왕들의 이야기가 등장한다.“규격화된 문명과 온실 속 문화에는 이제 싫증이 난다.”는 저자는 걸으면 몸에서 천연의 마약인 엔도르핀이 나와 기분이 좋아지고,영혼은 종달새처럼 날아올랐다며 실크로드 가는 길을 찬미한다.전3권,각권 9800원. 중세로의 초대 호르스트 푸어만 지음 / 안인희 옮김 이마고 펴냄 ‘중세’라는 표현은 15세기 중반 이후 인문주의 문헌학자들이 300∼500년에서 1500년 사이의 고대와 자신들의 시대 사이의 시대를 ‘중간 시대’라 부른 데서 유래한다.굶주림과 각종 질병이 이어진 중세의 삶은 그리 행복하지 못했다.아이를 부양할 능력이 없어 유아살해가 공공연히 행해졌고,평균수명은 30세 정도에 머물렀다.유럽 역사에서도 중세는 그동안 고대 로마의 장중함이나 르네상스의 화려함 뒤에 가려 퇴보의 시대로 인식돼 왔다.독일의 역사가인 저자는 ‘신앙의 시대’이자 ‘위조의 시대’인 중세 천년의 정수를 보여준다.2만 5000원. 보노보 프란스 드 왈 지음 / 김소정 옮김 새물결 펴냄 아프리카 콩고의 밀림에 사는 영장류인 ‘잊힌 유인원’ 보노보(bonobo)의 생태에 관한 보고서.보노보는 직립에 가까운 생활을 하고,모계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며,놀랍게도 상징언어로 인간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성(性)은 인간사회에서 지배를 위한 도구이지만 보노보들 사이에선 화해와 협력을 위한 수단이다.인간 사이에 성은 권력에 따라 불평등하게 분배되지만,보노보 사회에선 반대로 평화와 우정의 매개체로 권력관계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보노보는 다윈의 갈라파고스 발견 이후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견으로 꼽힌다.3만 5000원.
  • 한국인 평균수명 75.5세

    |제네바 연합|세계보건기구(WHO)가 18일 발표할 ‘2003년 세계보건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75.5세로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여성의 평균 수명은 79.4세로 80세 수준에 근접했다.반면 한국 남성의 평균 수명은 71.8세로 여성과 큰 격차를 보였다. 북한은 여성 평균 수명이 67.1세,남성 평균 수명이 64.4세였다. 조사대상국 192개국 중 남녀 평균 수명이 80세를 넘는 국가는 일본,호주,아이슬란드,스웨덴,스위스,모나코,안도라 등 7개국.
  • [여성 思秋期](1)폐경

    중년이란 보통 40∼50대를 일컫는다.수명이 짧던 시절,중년이란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시점이었다.그러나 평균수명 80세 시대인 요즘엔 인생의 중간 지점으로 지금부터 ‘늙고 죽는 연습’을 하기엔 너무 아까운 때다.그래서 새로운 삶을 설계해야 할 때라고도 한다.중년기에 이르면 남성은 물론 여성도 외부의 가치 기준이 아닌 자신의 내부로 눈을 돌리는 시기이다.중년을 폐경,젊음,독립 등을 주제로 풀어본다. 폐경(閉經)은 부정할 수 없는 노화의 신호다.말 그대로 초경이 ‘시작’이라면 폐경은 ‘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그래서 폐경을 맞으면 “이젠 여자로서는 끝났다…”라고 우울해지게 마련이다.지긋지긋하던 생리로부터 자유로워진다고 생각하는 여성들도 아쉬움을 완전히 숨길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폐경이 된 이후 30년간을 ‘여성이 아닌 여성’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이는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고,성적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남성적인 시각이라는 지적에 여성들은 공감한다.임신과 출산만이 여성이가진 가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폐경이야말로 임신과 출산으로부터 해방된 여성의 독립된 제2의 인생의 출발점,끝이 아닌 ‘월경을 완성’했다는 뜻으로 ‘완경(完經)’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속절없이 세월만… ” 허무하고 아프고 우울증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최성숙(56·서울 은평구 불광동)씨는 지난 몇 년간을 돌아보며 긴 터널을 통과한 것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어려운 집안에 시집와서 시동생과 시누이 5명을 모두 공부시켜 결혼시키면서도 큰소리내지 않고 잘 지냈어요.그런데 모든 것이 귀찮고,세상사람들과 만나기도 싫어졌어요.남편은 물론 가족들을 돌보기도 싫고,시댁 식구들에게 더이상 ‘희생·봉사’하기 싫어졌어요.머리부터 발끝까지 아프지않은 곳이 없었고….” 자신이 부쩍 늙고 있다는 사실에 우울하기 그지없다는 김영순(48·서울 서초구 서초동)씨.그는 폐경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아무래도 호르몬 요법을 받아야 할 것같아요.그전에는 남편이 짜증을 내도 내가 몇 마디 우스개를 하거나,푼수를 떨면서 풀고 살았어요.그런데 요즘엔 뭐든 못 참겠어요.속절없이 세월만 갔다는 것이 너무 슬퍼요.” 폐경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증상은 아니다.흔히 폐경기 증세로 일컬어지는 우울과 심한 감정의 변화,불안·초조 외 안면홍조,식은 땀,수면 장애 등은 폐경 2∼8년전부터 시작된다.전세계적으로 여성들의 25%는 아주 심각할 정도의 증상을 보이고,50%쯤은 한두가지 증상은 겪으며 폐경을 맞는다. 그런데 왜 여성들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생리현상을 이야기하게 된 것일까.왜 대한폐경학회가 설립되고,11월을 ‘폐경 여성의 달’로 정하고 있는가. 이를 포천중문의대 안명옥(산부인과)교수는 “평균수명이 늘어나 폐경 이후 30년을 사는 여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그런데 이 시기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어 곤란하다.”고 말했다.클레오파트라가 살던 기원전 100년경 여성의 평균수명은 25세에 불과했고 15세기까지도 30세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1942년 평균 수명이 45세에 불과했다.폐경기에 이르도록 사는 사람이 드물었기 때문에 40세의여성을 늙었다고 여겼고,50세가 지나면 고령으로 생각했던 것이다.그러므로 폐경기의 고통은 당연한 것이자 부끄러운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50세 이상 여성은 무려 600만명에 이른다.이들이 고통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폐경에 대한 인식,남성적인 것 폐경기(menopause)란 단어는 ‘남자로부터 자유로워지다(pause from men)’라는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전성진(49·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씨는 30대 후반에 자궁근종 때문에 자궁적출수술을 받았다.이미 30대에 폐경을 맞았지만 그는 3년 전부터 폐경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나름으로는 열심히 살았고,교회에서 봉사도 해왔는데 잘못 살았다는 생각에 붙잡혀 있어요.잠을 잘 이루지 못해서 늘 피곤해요.” 그러나 자신에게 일어난 최근 현상을 폐경기의 일반적인 현상임을 알게된 후 오히려 우울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단다.“자궁없이 지낸 10년간 생리도 없었는데 이 나이가 돼서야 폐경기가 시작됐다니 놀랍지 않아요?물론 다른 친구들보다는 제가 좀 빠른 편이지만 정신이 몸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이 오히려 제게 힘을 줬어요.”라고 말했다. 흔히 갱년기 증세는 호르몬 분비가 감소한 탓으로 돌리지만 그 원인은 신체적·정신적 요인이 복합된 것이다. 미국의 여성건강 전문의 크리스티안 노스럽은 ‘폐경기 여성의 몸 여성의 지혜’란 책에서 폐경은 “여성의 뇌에 변화를 불러 일으킨다.”고 말했다.가임기 동안 가족을 돌보며 자신의 양보로 가정의 행복을 꾸몄던 여성들이 뇌에 열이 오르면 분노의 감정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분노는 결국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고 내면 지향적인 행동을 하게된다는 것이다.자기실현에 일종의 죄의식을 느껴온 대부분의 여성들이 진정 자신을 위한 삶을 생각하기 시작하는 때,그것이 바로 폐경기라는 것이다. 폐경기를 인생의 종말이 시작되는 두려운 변화로 보는 것은 전통적인 시각,남성적인 잣대에 지나지 않는다. 정신과 전문의 김준기씨는 “임신만이 여성의 가치냐는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그렇다면 폐경을 인생의 마무리로 볼 것이냐,더 자유롭게 후반기 인생을 만들어가는 계기로 생각할 것이냐에 대한 답이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폐경을 맞은 여성들에게 선택의 기회는 주어졌다. 허남주 기자 hhj@
  • [열린세상] 건강보험 급여제도 바꿔라

    우리네 건강보험제도는 우리나라가 명실공히 선진국의 모습을 갖추는 데 상당부분 기여한 사회제도로 국제사회에서 인식되고 있다.지난 20년간 영아사망률이나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나타난 국민건강수준의 획기적인 향상에 건강보험제도가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였다는 사실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네 건강보험제도가 국민건강보호를 위하여 현재보다 더 나은,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고,그리고 해야 한다는 지적 또한 만만치 않다. 즉,발전의 여지가 아직 많다는 얘기이다.예를 들어,고액질환이나 만성질환으로 경제파탄에 이르는 가구가 우리 주변에 아직 많다는 얘기는 건강보험이 가장 중요한 역할인 질병 관련 소득보호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해당한다. 건강보험 역할 미비의 가장 큰 원인은 고액치료비에 대한 건강보험의 급여가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가장 확실한 해결방안은 보험료를 더 징수하거나 혹은 국가가 재정부담을 더 하여 진료비의 상당부분을 부담하는 방법이다. 아니면 의료수가를 현재보다 낮추어서 진료비 수준 자체를 더 작게 만드는 것이다.불행하게도 위의 두 가지 방안 어느 하나도 당장은 가능한 방법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건강보험의 소득보호 기능을 현재의 열악한 수준에서 방치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그래서 현실적으로 가능성 있는 대안을 찾는다면 현재의 보험재정 급여구조를 가벼운 질환에 대한 급여 위주에서 고액치료비 급여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법이다. 우리네 제도는 감기치료에 연간 전체 보험재정 13조원 중에서 약 2조원을 쏟아붓고 있다.감기치료에 전체 재정의 무려 18%를 쏟아붓는 기막힌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한,그러면서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에 해당한다.환자 스스로가 아주 적은 비용으로 큰 고통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질환을 의사와 약사의 값비싼 서비스와 필요 이상의 약을 소비하도록 보험제도 스스로가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건강보험제도의 구조적인 결함으로 많은 돈이 보건경제학적 측면에서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만일 2조원의감기 관련 급여액 중에서 1조원이 절감될 수 있다면,이 돈으로 고액진료비를 부담하는 낮은 소득계층을 보호함으로써 질환으로 경제파탄에 이르는 우리 주변의 수많은 소외계층을 구제할 수 있을 것이다.즉,급여구조의 변화를 통하여 소득보호라는 건강보험의 순기능을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상부상조 기능을 살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정책이 될 것이 확실하다. 급여구조의 변화는 나름대로 비용을 수반한다.하지만 그 변화로 나타나는 사회적 편익은 실로 가늠키 어려울 정도로 크다고 판단된다.건강보험정책이 여타의 공공정책처럼 사회적 순편익 극대화를 목적으로 한다면,급여구조의 변화는 꼭 실현되어야 할 정책이다.그러나 정책 추진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은 모양이다. 감기치료 급여액의 상당부분을 중질환 급여로 돌리자는 급여구조의 변화가 감기치료로 보험혜택을 받는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우려가 있다.그러나 변화로 나타나는 절감된 보험재정을 주로 저소득층의 고액치료비 부담으로 사용한다면 그러한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급여구조의 변화에 대하여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개원가가 반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러한 반대 때문에 국민의 혜택이 증가하는 정책이 주춤거릴 수는 없다고 보아진다. 공공정책인 건강보험제도가 이익단체의 주장에 흠집이 나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고 생각되는데,이건 너무 순진한 생각일까? 국민을 위하여 잘못된 부분을 용기 있게 정리하여 가는 정부의 모습이 자못 기대된다.소수집단의 이해에 연연하지 않는 투명하고 정당하며 당당한 정부는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가장 큰 유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양 봉 민 서울대교수 보건경제학
  • [열린세상] 정당들 거듭나야 미래있다

    열린우리당 중앙당이 창당되었다.새로운 정당의 창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이 착찹하다.항상 새로운 정당이 신선한 화두를 던지면서 화려하게 창당되었으나,한국정당정치를 발전시키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으로 몰고 간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민주화 이후의 한국정당의 평균수명이 2년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95년에 창당된 자민련이 제일 오래된 정당인 데서 보듯이 한국정당의 영속성은 지극히 짧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보면 열린우리당의 창당을 보는 국민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은 것 같다.대통령을 배출한 민주당은 야당이 되고 신생정당이 여당이 되는 이러한 정당정치는 세계사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다. 열린우리당 창당을 바라보면서 몇가지 의문을 제기해 본다.왜 정치개혁은 민주당내에서는 할 수 없었다는 말인가? 열린우리당의 창당 자체가 민주당을 지역정당으로 전락시키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탈지역주의라는 것의 정체가 민주당을 전라도당,한나라당을 경상도당,자민련을 충청도당으로 각인시켜 놓고열린우리당만 탈지역주의정당이라고 자랑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가?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한·중·일 3개국 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 결과 ‘국내 정치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한국 4.7%,일본 10.5% 중국 47.6%로 나타났다고 한다.한국 대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낮다는 것이다.이러한 정치불신은 한국 사회에서 오직 젊은층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왜 한국정치가 이처럼 국민들로부터 불신받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민주정치의 근간이 되어야 할 정당이 본연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 주된 요인일 것이다.국내정치의 중심인 정당정치가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당이 비생산성의 껍데기를 깨고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한국정치의 미래는 없다.대선자금비리,대통령측근비리 등이 온 사회를 비탄에 빠지게 하고 있음도 한국정당정치의 파행성과 결코 무관한 것이 아니다.비생산적이며 퇴행적인 정당정치를 생산적인 정당정치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이를 위한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각 정당은 자발적으로 당비를 내는 당원에 의해 운영되는 진성당원체제를 확립해야 한다.이를 위해 그동안 허수당원만을 양산하는 데 주력해 왔던 지구당을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현행 지구당제도는 자발적 국민참여보다는 피동적인 국민참여를 강요함에 의해 민주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어 가고 있다.지구당을 폐지하는 대신 선거 때마다 운영위원회를 통해 선거관리 및 운동을 하는 제도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지구당 폐지시 예상되는 개인 사조직의 불법선거운동 문제는 선거공영제의 확대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원내 중심 정책정당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지구당 폐지와 함께 중앙당을 대폭 축소하고 정당조직의 상당부분을 국회로 흡수해야 한다.이와 함께 정당국고 보조금의 대부분을 원내정당의 정책개발비로 전환해야 한다.현행 정치자금법에 국고보조금의 20%를 정책개발에 사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제대로 지키는 정당이 없다. 따라서 정책개발비사용에 대한 항목을 세부적으로 명확하게 하고 그 구체적인 내역을 공개토록 해야 한다.차제에 국고보조금 사용내역에 대해서도 중앙선관위와 감사원의 철저한 검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셋째,원외정당 대표직을 폐지하고 원내대표가 명실공히 정당을 포괄적으로 대표함으로써 정당의 중심이 국회로 옮겨져야 한다.그래야만 정당의 정책활동이 직접 의정활동과 연결될 수 있다.원외의 비대한 중앙당이 국회의원을 지배하는 현행 정당제도는 결과적으로 입법부의 위상을 약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아니된다. 열린우리당의 창당이 정당 개혁으로 연결되어 정당정치가 국민의 사랑을 받기를 바란다.그래야만 정당정치가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국민의 참여와 사랑속에서 국민을 위해 기능하는 한국정당정치를 기대해 본다. 이 남 영 숙명여대 교수 정치학
  • 佛 ‘3세대 경수로’ 조기 건설 추진

    |파리 함혜리특파원| 세계 원전 2위 국가인 프랑스는 독일과 공동개발한 160만㎾급 유럽형 경수로(EPR)의 실증시험을 위한 원자로를 건설할 방침이다. 니콜 퐁텐느 산업담당 장관은 최근 발간한 에너지관련법 초안 성격의 ‘에너지 백서’에서 “현재 가동 중인 2세대 원자로 58기 가운데 30여기가 오는 2020년을 전후해 수명을 다하게 되며 이를 대체할 방안을 2015년 이전까지 강구해야 한다.”며 “차세대형 경수로의 실증시험을 위한 원자로를 빠른 시일내에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랑스가 건설을 추진중인 유럽형 경수로는 독일 지멘스와 프랑스의 프라마톰-ANP(그룹 Areva)가 1992년부터 공동개발한 것으로 1기 건설비용은 30억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0∼2012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 원자로는 평균수명 60년으로 현재 가동중인 2세대 원자로가 평균수명이 40년인데 비해 60년정도 사용할 수 있으며 출력은 더욱 강력한 반면 폐기물을 덜 배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의 실증용 원자로 건설방침에 대해 ‘그린피스프랑스’ 등 환경운동단체들은 즉각 반기를 들고 나섰다.‘원자력으로부터 탈출하자.’는 모토를 내걸고 지난 1월 대대적인 반핵운동을 펼쳤던 이들은 “프랑스는 2025년까지 전력수급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새로운 원자로 건설은 불필요하다.”며 정부방침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프랑스에는 19개 원전에 총 58개의 원자로가 가동 중이며 전체 사용 전력의 75%를 원자력발전으로 충당하고 있다. lotus@
  • 기고/ 장수(長壽)가 즐겁지 않은 시대

    타고난 목숨의 연한이 수명일진대 과연 그 연한이 얼마여야 천수(天壽)를 누린다고 할 수 있을까?인간의 수명 한계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수명이 자꾸 늘어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진시황(秦始皇)이 그처럼 갈망했던 불로초(不老草)도 현대 의학이 언젠가는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인다.더구나 베일에 싸여 있었던 인간유전자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신(神)의 영역에 대한 과학의 도전이 도대체 어디까지 계속될지 자못 궁금하다. 최근 통계청의 생명표 자료에 따르면 2001년 한국 여자의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어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남자의 경우도 10년 만에 5세가량 수명이 늘어난 72.8세를 기록,당(唐)나라의 시성(詩聖) 두보(杜甫)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희망한 70세는 이미 수명 목표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고 보편화된 지 오래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보건의료 수준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인류와 우리 국민의 평균수명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 같다.곧 십장생(十長生)의 반열에 당당히 사람이 포함될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우린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준비 없는 장수(長壽)가 가져올지도 모르는 고통과 재앙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서구의 부유한 국가와는 달리 사회복지 서비스가 미약한 우리 현실에서 노후를 나라에만 기대할 수 없을 뿐더러 자식에게 노구(老軀)를 의지했던 우리 부모세대처럼 그런 방식이 변함 없이 통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국민연금의 재정 고갈 위기가 거론되고 있고 그나마 연금보험료는 더 높이고 연금액수는 자꾸 줄이려 하고 있어 이 역시 전적으로 믿을 대상은 아니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리사회에 광풍처럼 불어 닥친 조기퇴직 바람은 소위 ‘사오정’(45세 조기 정년퇴직)이니 ‘오륙도’(56세 정년을 기대하는 것은 도둑 심보)니 하는 속어까지 만들어 낼 정도로 심각한 현상으로 자리잡았다.갈 길은 아직 멀기만 한데 해가 일찍 저무는 꼴이다. 세월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흐른다.‘오는 세월 막대로 막고 가시로 막으려 해도 백발이 용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던 옛시조 구절처럼 노후는 먼 훗날의 일이 아닌 당장의 현실이 된 지 오래다.문제는 그럼에도 그 심각성이나 중요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우리의 앞날이 불투명하기도 하거니와 먹고 살기에 바쁜 작금의 상황에서 일부 사람들에게는 노후 문제가 ‘한가한 사치’에 가깝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미래에 대한 준비 소홀은 ‘인생에 대한 직무유기’라고 할 수밖에 없다.지금 사정이 어려우면 노후는 더 어려울 수도 있기에 오히려 더 준비를 해야 하는 논리가 성립되기도 한다.사실 노후 대책은 부자들의 문제가 아닌 일반 서민들의 문제인 것이다. 2001년 생명표에 따르면 인생의 반환점은 남자의 경우 37세,여자는 40세였다.평균수명이 늘어나면 이 반환점도 높아지겠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이 살아온 기간보다 짧아질수록 노후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릴 적 읽었던 옛날 이야기가 생각난다.산 속 깊은 곳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 두 젊은이….하지만 그들은 이미 수백 살이나 먹은 신선(神仙)이었다.이제 그 옛날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바로 미래 우리 인류의 모습으로 언젠가는 등장할 것 같다. 먼 미래 신선의 모습이 아니더라도 초라하고 초췌하며 구차한 노후를 살 것인지 아름답고 풍요로우며 ‘젊은이’ 같은 황혼을 보낼 것인지는 어떤 선택과 준비를 하느냐 하는 당장의 문제가 아닐까?내일을 위한 투자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박병욱 금호생명 사장
  • 하루 이혼 6.5명·자살 7명… 생계난… ‘우울한 노년’/자식에 버림받고 나라에 홀대받고

    2일 노인의 날을 맞았으나 노인들은 전혀 즐겁지 않다.젊은 시절 고속성장을 이끈 주역인 노인들이 고령화사회 진입을 앞두고 총체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자녀의 외면에 따른 생계난,황혼이혼 등을 겪다 못해 자살하는 일이 속출한다.사회의 노인보호의식도 뒤떨어져 있어 안전사고로 숨지는 비율이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다.그러나 정부와 사회단체의 노인부양 비중은 10%도 미치지 못하는 등 사회의 관심은 차갑기만 하다. ●‘생계 스스로 해결’은 고작 30% 통계청이 1일 내놓은 ‘2002년 고령자 통계’는 우리 노인의 현주소를 숨김없이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노인을 부양하기 싫어하는 자녀들 만큼이나 자녀와 함께 살고 싶지 않다는 노인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그러나 남에게 전혀 의지하지 않고 생계를 스스로 해결하는 노인(65세 이상)은 10명중 3명에 불과하다. ●“가족이 부모봉양해야” 19%P 급감 구체적으로 보면 ‘노부모를 누가 부양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가족’이라는 응답이 70.7%로 나타났다. 4년 전인 1998년(89.9%)에 비해 19.2%포인트나 급감했다.대신 ▲‘가족과 정부 사회’(18.2%)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9.6%)는 응답이 부쩍 많아졌다.이같은 세태의 변화를 수용해서인지,60세 이상 노인 가운데 2명중 1명에 가까운 45.8%는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명중 7명은 남에게 생계를 일부 또는 전부 지원받고 있다.또 손을 벌리는 대상의 대부분(88.5%)은 ‘자녀’였다.정부와 사회단체 의존율은 9.3%에 불과했다. ●노인 최대걱정은 건강과 경제 노인들이 꼽은 최대 근심거리는 ‘건강문제’(39.3%) ‘경제적 어려움’(36.4%) 순이었다. 노인들이 학대받는다고 가장 많이 느끼는 순간은 ‘자신의 말에 대해 가족이 무관심 또는 냉담한 반응을 보일 때’였다.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독거노인’도 1990년 100명당 9명에서 2000년에는 16명으로 10년새 두배 가까이 늘었다. ●황혼이혼 하루 6.5명꼴 협의이혼을 포함,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이 2345명 이혼했다. 하루 6.5명 꼴로 10년전과 비교해 3.2배 늘었다.올해는 3000명이넘을 전망이다.황혼 이혼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황혼이혼은 부모의 재산을 하루 빨리 상속받으려는 자녀들의 종용이 상당 부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혼 자살도 크게 늘어 지난해 노인들이 하루 7.5명꼴로 자살했다. ●노인 안전사고 최고 사단법인 한국생활안전연합(공동대표 이재연·윤선화)에 따르면 10만명 당 연령별 안전사고 사망자 숫자는 ▲65∼69세 139명 ▲70∼74세 182명 ▲75∼79세 263명 ▲80∼84세 403명 ▲85세 이상 655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9명에 불과한 10∼14세 안전사고 사망자 숫자보다 15배에서 많게는 70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청장년층은 전부 100명 미만이다. 고령자 안전사고의 원인별 사망률은 ▲교통사고 27% ▲자살 19% ▲추락사고 15% 등이었다. 10만명당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는 57.8명이나 돼 영국 7.3명,독일 9.8명,일본 17명,미국 19.1명 등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고령사회 진입…종합적인 노인대책 시급 강남대 이여봉 교수는 “자녀들에게 ‘경로효친’을 강요하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평균수명 증가,이혼 등으로 독거노인이 증가함에 따라 국가가 중장기노인복지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변재관 박사는 “노인복지시설 요양비에 대한 소득공제 등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노인복지정책이 시행되도록 부처간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미현 정은주기자 ejung@
  • 편집자에게/ ‘복지시설 확충·출산장려 정책 서둘러야’

    -‘여자 평균수명 80세 넘어섰다’ 기사(대한매일 9월18일자 1면)를 읽고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수명이 80세를 넘어섰다는 것은 굉장히 상징적이다.태어나서 80세까지 살아남을 확률이 ‘평균치’가 됐다는 얘기다.비단 여자뿐 아니라 남자도 20년 전과 비교하면 80세까지 살 확률이 20%포인트 상승했다.10년 후에는 남자의 절반이 80세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의료수준이 발달하고 영양공급이 개선된 덕분이다.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도 큰 이유중 하나다. 하지만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다고 해서 무작정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은 올 7월말 현재 8.3%다.현재로서는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노령인구 증가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조만간 ‘노령화 사회’가 아닌 ‘노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라는 경고가 허튼소리가 아님을,이번 ‘평균수명’ 통계가 확실히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출산율 저하 속도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이 때문에 선진국들이 50∼100년에 걸쳐 진입하던 노령사회를 우리는 단기간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노인이 많아진다는 것은 부양해야 할 인구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사회복지 및 출산장려 정책을 서둘러야 한다. 김동회 통계청 인구분석과 서기관
  • 여자수명 80세 넘어섰다/남자보다 7.2년 더 살아 OECD회원국 수준 도달

    여자의 평균 수명이 처음으로 80세를 넘어섰다.남자보다 7.2년을 더 산다.10년쯤 뒤에는 남자도 두 명중 한명은 80세까지 살게 된다.수명이 길어지면서 사회의 노령화가 급진전,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01년 생명표’에 나타난 결과다.생명표란 인구조사를 토대로 사망확률을 계산,성별·연령별 수명을 2년에 한번씩 산출하는 것으로 각종 연금이나 보험료를 산정할 때 중요한 근거자료가 된다. ●한국 남성,선진국 남성보다 빨리 죽어 2001년 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남자 72.84세,여자 80.01세다.여자의 평균수명이 처음으로 80세를 넘어서면서 남녀 평균수명(76.5세)을 2년 전보다 1.0년 끌어올렸다.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 회원국과 비교할 때,한국남성의 평균수명은 선진국 남성(74.4세)보다 1.6년 짧다. 여자는 선진국(80.4세) 수준에 거의 도달했다.남자가 여자보다 ‘짧은 삶’을 사는 주된 이유는,각종 암으로 인한 사망확률과 자살확률이 여자의 거의 2배인 탓이다.암을 정복할 경우 남자는 당초 평균수명보다 4.9년,여자는 2.5년을 더 살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암 치료법 등의 발달로 남녀 평균수명 차이(7.2년)는 10년 전(8.2년)보다 1년 좁혀졌다. ●장수에 드리운 그늘 2001년에 태어난 신생아 10명 가운데 남자는 3.6명(36.2%),여자는 6명(60.4%)이 80세까지 살 것으로 기대됐다.이같은 확률은 10년 전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진 수치다.인구분석과 김동회 서기관은 “10년 후인 2011년에는 80세까지의 생존확률이 남자 50%,여자 7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평균수명이 길어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출산율(2002년 기준 1.17명)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노령화 사회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또 노령화사회에 걸맞은 사회 복지가 충분치 않은 것도 문제다. 안미현기자 hyun@
  • 금리손실보다 수명연장 수익 많아/ 생명보험료 인상주장 부당

    국내 생명보험회사들이 이차손(이자율 하락에 따른 손해)규모가 해마다 줄어드는 데다 비차익(사업비를 많이 책정해 얻는 이익)과 사차익(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이익)은 급증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생보사들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6일 금융감독원이 민주당 박병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2회계연도(2002년 4월∼2003년 3월) 생보사 이차손은 7190억원으로 2000회계연도 2조 9972억원의 24%수준에 그쳤다.2001회계연도의 8232억원에 비해서도 10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반면 비차익은 1999년 9647억원에 이어 1조 4035억원,2조 423억원,3조 1176억원으로 2002년까지 해마다 큰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의료기술 발달과 식생활 개선 등으로 사망률이 감소하면서 사차익 역시 1999년 6701억원에서 7272억원,1조 1186억원,1조 3602억원으로 2002년까지 해마다 늘어났다. 이에 따라 사차익과 비차익에서 이차손을 뺀 금액은 1999년과 2000년에는 각각 5579억원,8665억원의 적자를 냈으나 2001년 2조 3377억원에 이어 2002년에는 3조 7588억원의 대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박병석 의원은 “생보사들이 금리 하락으로 인해 생기는 손해보다 사업비와 사망률을 높게 책정해 얻는 이익이 훨씬 크다.”면서 “최근 저금리 추세속에 이차손만 감안해 보험료를 인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손정숙기자 jssohn@
  • [녹색공간] 국민건강과 편 가르기

    최근의 뉴스 중에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현실을 너무나 선명하게 보여주는 두 개의 기사가 있었다.하나는 ‘국민의 건강권’과 ‘보건의료의 국가적 책임’의 문제를 다루는 한 보건의료단체가 ‘이적단체’로 규정되는 놀라운 판결이 있었다는 소식이고,다른 하나는 우리나라가 보건의료 지표로 볼 때 여전히 후진국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발표가 있었다는 소식이다. 총 의료비 가운데 민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우리나라는 55.6%로 OECD 30개국 중에서 미국 (55.8%) 다음으로 높았다.또 진료비 중 본인이 부담하는 비율이 41.3%로 역시 멕시코 (51.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이는 대부분의 다른 회원국들이 10∼20% 사이인 점을 감안할 때 무척 부끄러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다시 말하면 국민의 건강에 대해 국가가 기여하는 정도가 최저수준이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이 위험의 분산과 소득의 분배라는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통계수치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예를 들어 설명할 수있다.가족 중에 한 사람이라도 암이나 만성신부전과 같은 병에 걸리기라도 하면 웬만한 가정에서는 눈덩이 같이 불어나는 진료비를 감당할 재간이 없다.결국 병에 걸려 가난해지고,가난하기 때문에 병에 걸려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이 과정에서 국가가 하는 일이라고는 의료기관이 청구한 진료비를 심사하고 삭감하는 일이 고작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현상을 개선하고자 단체를 구성하여 활동한 의과대학 교수와 보건소장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진 것이다.국가보안법의 위헌성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기본적인 상식에도 부합하지 않는,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 아닐 수 없다.이적단체라 함은 적을 이롭게 하는 단체라는 뜻일진대,진정 그 적이 누구이고 그들이 어떻게 적을 이롭게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하지만 판결의 맥락을 더듬어보면,그 적이란 것이 소위 ‘사회주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가보안법이 냉전과 독재의 직접적 산물이라면,소위 ‘사회주의’에 대한 과민반응은 그것의 문화적 표현이다.국가보안법이 북한 정권이라는 실체를 적으로 규정했다면 그 흐름을 좇는 맹목적 자유주의는 사회주의라는 가상의 적을 만들어 적개심을 불태운다.이것이 이 판결의 맥락이다.이 판결은 우리가 좌우의 연속선 위에서 가장 우측에 있어야만 한다고 강변하고 있다.이 판결의 지지자들은 아마도 우리나라의 총 의료비 지출에서 민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미국과 유사한 데 자부심을 느낄 것이며,진료비 중 본인부담률이 50%를 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할 것만 같다. 자유주의자들이 그렇게 동경해 마지않는 미국의 경우를 보자.그들은 국민총생산의 14%를 의료비에 쏟아 붓는다.그런데도 아무런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는 인구가 4000만명에 이른다.보건의료의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인 영아사망률과 평균수명도 내세울 만한 수준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선거 때마다 의료개혁이 주요 이슈로 등장하는 이유이다.반면에 영국의 경우는 국민총생산의 7% 정도만을 의료비로 쓰면서도 모든 국민에게 모든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이쯤 되면,효율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는 자유주의의 주장이 무색해진다. 우리의 경우는 국민총생산의 4%정도만이 의료비로 지출되지만,급여의 수준 또한 무척 낮아서,작은 병에는 혜택을 받지만 큰 병에 걸리면 오히려 혜택이 줄어드는 기형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를 개혁하는 일이지,억지로 적을 만들고 우리 중 누가 그 적과 친한지를 ‘색출’하는 일이 아니지 않은가. 강 신 익 인제대 외대 교수 의철학
  • 세계는 지금 연금개혁중

    세계는 지금 연금제도 개혁이 한창이다.전통적으로 사회복지제도가 잘 갖춰진 유럽에서부터 아시아의 한국과 싱가포르까지 앞다퉈 국민연금제도에 손을 대고 있다. 싱가포르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인구의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연금재정이 고갈될 위기에 처하자 연금납입기간 연장,퇴직연령 상향 조정,연금지급액 축소 등을 골자로 한 연금제도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반면 싱가포르는 자국 경제의 경쟁력 제고차원에서 개혁을 단행,관심을 모은다. ●‘복지 대륙’ 유럽 너도나도 연금 개혁중 ‘유럽=복지 대륙’은 이제 옛말이다.유럽 각국은 낮은 출산율에 의한 경제활동인구 감소와 평균수명 연장에 따른 인구의 노령화 등으로 연금제도 붕괴를 막기 위해 연금제도에 칼을 들이대고 있다.연금은 더 오랫동안 내면서 일도 더 오래 하는 대신 연금은 2∼3년 늦춰 받는 것이 대세이다. 프랑스 의회는 지난달 24일 연금납입기간을 현재 37.5년에서 오는 2008년에 40년으로,오는 2020년에 42년으로 연장하고 공공과 민간 부문의 연금 납입기간을 점진적으로통일하는 것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앞서 오스트리아 의회도 지난 6월 야당과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퇴직연령을 올리고 연금 지급액을 10%까지 감액하는 등 연금혜택을 축소하는 내용의 연금개혁안을 승인했다. 독일 정부 산하 연금개혁위원회는 지난 28일 연금 수령 개시 연령을 현재 65세에서 오는 2011년부터 20년간 매년 1개월씩 늦춰 67세로 높이는 방안을 건의했다.또 2005년까지 연금인상 한시적 동결,민영 연금 역할 확대,조기퇴직 차단 등을 담은 개혁안을 제시했다.현재 봉급의 19.5%인 보험료율을 2030년까지 22%로 올리고 수령액은 최종 봉급의 48%에서 40%로 낮추도록 했다. ●싱가포르,기업 경쟁력 제고 위해 연금개혁 싱가포르의 연금개혁 배경은 유럽과는 확연히 다르다.중국·인도 등으로 기업투자가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업 부담을 덜어주는 게 핵심이다. 고촉통(吳作棟) 싱가포르 총리는 28일 의회에 출석,“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국민의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라면서 싱가포르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국민연금(CPF)의 기업분담 비율을 낮추는 내용의 사회보장제도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개혁안의 골자는 근로자 임금의 36%인 현행 국민연금 납부액 가운데 사용자측이 부담하는 비율을 낮추는 것. 현재는 근로자가 20%를 부담하고 나머지 16%는 기업이 부담하고 있으나 오는 10월1일부터는 기업 부담부분을 13%로 낮춰 전체 납부액을 임금의 33%로 축소한다는 것이다. 김균미기자 kmkim@
  • [녹색공간] 만들어가는 건강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수명은 1997년 현재 73세에 이른다.1960년에 55세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8년을 더 살게 된 것이다.어떤 연구에 의하면 인간의 수명은 1840년 이후 매년 3개월씩 증가해 왔으며,이런 추세대로라면 모든 사람이 100세까지 살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고 한다. 자료를 분석해 보면,평균수명의 증가현상은 주로 영아사망률의 극적인 감소와 폐결핵 등 감염성 질병을 극복할 수 있었던 데 그 주요 원인이 있었다고 한다.영아사망률이 감소했다는 것은,출생이라는 사건이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그다지 위험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는 걸 의미하는데,많은 사람들은 그 공을 현대의학의 발달로 돌리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렇다면 현대의학의 중심지이며 국민총생산의 14%라는 막대한 비용을 의료비로 지출하는 미국의 유아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런 일일 것이다.하지만 UNICEF가 1996년에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미국의 유아사망률은 산업화된 서구 국가 중 25위라는 치욕적인 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있다. 폐결핵 등 감염성 질병에 의한 사망이 크게 줄어든 원인에 대한 분석에서도 현대의학은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19세기 중반부터 1960년대까지의 주요 원인별 사망률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폐결핵과 백일해,홍역 등 감염성 질병에 의한 사망은,항생제가 발명되고 백신이 만들어지기 훨씬 이전부터 이미 극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사회의학자들은 평균수명이 연장된 것은 질병의 원인균을 발견하고 그것을 죽일 수 있는 항생제를 발명한 의학자의 덕이라기 보다는,주거환경을 개선하며 빈곤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정치가와,모성보건에 관해 헌신적으로 교육한 간호사나 교사의 덕으로 돌리고 있다.그렇다고 현대의학이 우리의 건강에 기여한 바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니다.이제 우리는 더 이상 피부에 난 종기 때문에 죽지도 않고,당뇨병 환자라도 인슐린을 투여하기만 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며,신부전 환자라도 정기적으로 투석치료를 받거나 신장이식수술을 받는다면 얼마든지 건강한 삶을 되찾을 수도있다. 문제는,이와 같은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구매하기만 하면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막연한 정서가 만연해 있다는 데 있다.매스미디어는 연일 무병장수 시대를 말하고,의료산업은 이렇게 만들어진 상징을 이용해 각종 건강상품을 생산하며,대중은 무비판적으로 그것을 소비한다.하루가 멀다 하고 발표되는 의학상의 주요 발견은 대부분 임상적으로 별 효용이 없는 것들임에도 불구하고,언론은 당장이라도 커다란 진전이 있을 것처럼 호들갑이고 산업체는 발 빠르게 그것을 상품화하며,기대를 키운 환자는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하는 일선의 의사에게 실망한다. 하지만 성형수술의 횟수가 아름다움의 척도가 아니듯이 의료서비스의 소비 정도가 건강의 기준일 수는 없다.건강은 나 혼자의 재산이 아니라 내 가족과 직장,그리고 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야할 가치이고 과정이어야 한다.그렇다면 우리의 보건의료정책도,기왕에 생산된 의료서비스를 분배하고 소비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보다 적극적으로 우리 모두의 건강을 ‘만들어’ 나가는 방향으로 바뀌어야만 하지 않겠는가. 강 신 익 인제대 의대 교수 의철학
  • [열린세상] ‘사오정’ 反語法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 ‘사오정 오륙도’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즉 45세 정년퇴직(四五停),56세까지 직장에 남아있으면 도둑(五六盜)소리를 듣는다는 것이다.외환위기가 터진 후 정권이 두번이나 바뀐 지금도 이런 자조적인 시리즈가 등장한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굳이 나이를 들먹이는 까닭은 사람들이 어느때보다 나이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갖기 때문이다.예를 들어 새로 발표되는 인사에 60대가 보이면 웬일인가 싶어지고 70대가 끼어 있으면 경이로운 느낌마저 들 정도다.그만큼 사회적 활동 나이가 젊어지고 있다는 의미다.여기에다 우리 사회는 ‘몇년생 커트라인’이라는 그물망에 샐러리맨들을 가두고 축출을 유도하는 분위기가 은연중에 자리잡아가고 있다.그러나 80이 넘어 90대에도 정열과 의욕이 식지 않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이를 강변하기 위해 버트런드 러셀은 94세에도 평화운동을 주도했으며 루빈스타인은 89세에 카네기 홀에서 연주하고 아데나워는 88세에 서독 총리를 했다는 등의 기록을 열거할 생각은 없다.그런 종류라면우리나라에도 노익장의 활동은 책한권을 쓰고도 남을 만한 사례들이 넘쳐난다. 과연 나이가 많다고 해서 경험 많은 인력을 무조건 몰아내는 것이 합당한지는 수긍하기 어렵다.조기 퇴직으로 인한 조로 현상은 멀쩡한 장년들이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어 시퍼런 대낮에 산에 올라 소주잔이나 기울이는 풍속도는 이미 새삼스럽지 않다.얼마 전 서울 법대를 나온 은행지점장 출신이 97년 54세에 명예퇴직 후 깊은 무력감에 빠진 나머지 집에서 매일 소주를 마시다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는 기사를 읽었다.그들의 대부분은 세상 돌아가는 대열에서 도태된 듯 주변인,변방인으로 치부되어 서서히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가는 양상을 띠고 있다.가혹한 현실에서 무기력하게 파멸되고 함몰되는 패배주의자,음습한 도시의 뒷골목에 아무렇게나 내던져진 현대판 샐러리맨의 재현이 아닐 수 없다. 독일의 심리학자 에릭 에리슨은 40∼65세의 중장년기를 “생산성과 침체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시기”로 정의하고 있다.그들은 조직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강하며 열심히 일하는 것만을 미덕이라고 믿어온 세대다. 그래서 아직도 존재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마당에 퇴직 통고를 받으면 자존심의 상처는 물론 당혹감과 박탈감을 주체할 수 없을 것이다.자신의 학력과 이력을 가지고 중년인생을 생소한 직종으로 다시 시작하기에는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 한국사회는 빠른 속도로 인구의 고령화가 진행되어 2019년에는 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되리라는 전망이다.현재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5.6세.55세 정년만 따져도 수명이 다할 때까지 적어도 20년 이상을 잉여인생으로 살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세월 따라 노인층과 젊은 층은 순환하기 마련이다.이 자연스러운 진리를 거스르자는 것이 아니다.다만 저 산과 들판,소주집에 널려있는 보석 같은 능력과 두뇌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말하고 싶다.사오정과 오륙도로 지레 목을 조르면서 언젠가는 물러나야 함을 암시하고 몰아붙이기보다 갈고 닦은 경륜을 생산적으로 쓸 수 있는 기능과 역할을 만들어줘야 한다. 개인도 과거의 직종과 임금에 연연하지말고 생각이 바뀌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것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사오정 오륙도로 자조하고 자책하게 하기보다 45세에 정도를 걷고 56세에는 자신이 정한 위도가 정해지는 것으로 도의 개념을 바꾸는 일이 중요하다. 세월은 평생 가지 않을 것처럼 주춤거리면서도 우리 곁에서 도도히 흘러가고 있다.노동부가 내년부터 취업이 어려운 장년층을 보호하기 위해 ‘정년퇴직자 계속고용장려금제’를 신설하기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어느 나이나 다 살 만하게 살기 위해서는 나이 순이 아닌,능력 순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대우해주는 사회분위기와 정치의 격조에 달렸다. 이 세 기 언론인
  • 뉴스 플러스 / 한국 인간개발지수 세계30위

    한국의 인간개발지수(HDI) 순위가 세계 30위로 하락했다.유엔개발계획(UND P)이 8일 발표한 ‘인간개발보고서 2003’에 따르면 한국은 싱가포르에 이어 30위에 랭크됐다.한국은 2001년 27위,2002년 27위를 각각 차지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UNDP가 매년 집계하는 HDI는 평균수명,1인당 국민소득,교육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사회·경제 발전의 척도이다.
  • [열린세상] ‘가정의 달’ 의미

    5월은 가정의 달이다.1923년 어린이 날을 제정할 당시 어린이들은 인격체로 인정받기보다는 사회나 가정의 부속물에 불과했다.방정환 선생은 일제시대 상황에서 어릴 때부터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또 아이들을 위해 이날을 만들었다.우리가 이런 날들을 기념하는 것은 일상적 관습속에 아이나 부모,스승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의 우리나라 사회구조 안에서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 오붓하게 대화하며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 행복한 생활을 하기는 무척 힘들다.아버지는 더 나은 가족의 생활을 위해 많은 일을 하게 돼 점점 가족들과 만나는 시간이 줄어든다.아이도 과외를 받으며 밤늦게 돌아와 가족들간에 서로 얼굴 보기가 드물어 깊숙한 대화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그래서 1년에 한번이라도 가족에게 충실하고자 이런 날들이 더 필요한지도 모른다. 우리는 현재 많은 부분에 있어 변화를 겪고 개혁을 하고있는 중이다.어느 시대나 신구세대의 갈등과 사회구조의 변혁을 겪고 있지만 컴퓨터,기계문명,글로벌리즘,유랑이라는 시대양식은 더욱 신구세대간의 갈등을 겪게 한다.그래서 가장들은 40대 후반부터 직장에서 사고의 차이와 일의 능률에서 젊은 세대들에게 밀린다는 이유로 은퇴를 생각하게 된다.지금은 건강에 대한 관심과 생명공학의 발달,문화수준이 높아감에 따라 평균수명이 예전보다 길어지고 있다.만약 50세 정도에 은퇴를 하게 되면 30여년 정도 노년생활을 하게 된다.현재 우리의 상황은 노년의 삶에 대한 대책 없이 노년층들이 급속히 많이 배출되고 있다.특히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 추세는 미래의 젊은이들이 노령화된 사회를 모두 떠맡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어서 지금부터 국가와 사회,개인이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무척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요즈음 노인회관이나 정부기관이 이 문제를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으나 대부분 고령노인의 오락위주 프로그램이어서 실제생활에 활용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이미 고령화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은 대체적으로 일찍부터 사회복지정책이 잘 실천되어 우리의자문역할을 할 수 있다.그러나 가장 사회보장제도가 잘 이루어진 북유럽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사회분위기가 침체되어 있다. 프랑스는 사회와 개인의 역할분담이 잘 되어 살기에 아주 좋은 나라라고 볼 수 있다.프랑스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전통적인 결혼관이나 가족관에서 벗어나 있어 개인주의라고 여겨질 수도 있으나 그 나라에서 살다 보니 인간적이며 합리적인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먼저 국가는 사회연금제도라는 큰 틀 아래 모든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가장 중요한 학교교육은 요람부터 대학까지 아이들의 공교육을 국가가 주도하며 담당한다.혼자 아이를 양육하는 사람들이 많아 어린이 교육은 부모보다 국가가 책임을 진다.일하는 부모와 유아를 위해 많은 탁아소를 설립하고 갓난아이들도 위탁해서 돌봐주고 있다.1966년 클로드 를루슈 감독의 영화 ‘남과 여’에서 남녀 주인공이 유아원에서 아이들을 찾는 모습도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출근시간에 아이를 맡기고 퇴근할 때 부모 한사람이 찾아가는 시스템 때문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이해하게 되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일주일에 두세 번씩 서는 시장에서 신선한 재료를 사서 먼저 집에 오는 사람이 요리를 하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를 한다.대부분 TV를 켜놓으면서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하는 우리 가정과는 사뭇 다르다.음식에 관한 이야기부터 문화적인 주제,관심있는 분야 등의 토론 모두가 식탁에서 이루어진다.주말에는 부모나 친지,친구들을 초대하거나 집을 방문해서 함께 식사하며 토론의 시간을 보낸다.프랑스는 국가가 사회정책을 실천하고 시민들은 포도주를 곁들인 소박한 식단에서 대화로써 서로에 대한 인간적인 감정을 교류하기 때문에 여전히 문화적인 나라로서의 면모를 지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김 미 진
  • [공직자 에세이] 세계와 같이 호흡하기

    “질서 잡힌 세계는 질서가 아니다.” 요즘 공직사회에 거세게 불고 있는 이른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대변하는 말이다. 기존의 질서가 최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영락없이 뒤처진 사람으로 인식되는 시대이다.정년이 보장되리라는 믿음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생존’과 ‘도태’라는 냉혹한 단어가 주위에 윙윙거릴 뿐이다. 과거 같으면 공직을 통해 꿈을 키웠지만 이젠 기업체의 샐러리맨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썩 유쾌하지 못한 느낌에다가,얼마나 더 오래 근무할 수 있을까라는 이른바 살아남기 위한 ‘코드 맞추기’에 바쁘다.평소 존경하던 상사들이 핫바지 방귀 새듯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모습에서 남은 자들의 미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한다. 민간기업에선 ‘사오정’(45세 정년)이 일반화된 마당에 공직이 온전하리라는 믿음을 가진 자체가 큰 실수이자 오판인지 모른다.기업들의 상시구조조정 문화 속에서 미래에 대비한 경력관리와 자기계발에 게으르지 않는 근로자들의 이야기가 이제 공직에도 현실로 다가왔음을 느낀다.얼마 전에 읽었던책내용이 생각난다.친한 친구 2명이 강가의 물을 마을까지 길어오는 일을 했다.물동이를 나르는 만큼 돈이 들어오기 때문에 A는 계속 그 일을 했고 돈도 모았다.그렇지만 나이가 들면서 힘이 부치기 시작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은 모았던 돈을 술로서 탕진하고 만다. 하지만 B는 물동이를 나르면서 동시에 강과 마을간에 파이프를 잇기 시작했다.물론 두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기에는 힘이 들고 주위에서 무모한 짓이라고 놀렸지만 늦은 밤까지 믿음을 갖고 계속 진행했다.시간이 지날수록 파이프를 놓은 만큼 물동이를 나르는 거리는 줄어들고 마침내 파이프라인이 완성되었을 때 힘들지 않고 더 많은 돈을 벌게 됐다. 누구나 한가지 능력만을 믿고 제자리에 안주할 경우 결국 A와 같은 신세를 면키 어렵다는 교훈이다. 지지난해 미국의 대만출신 차오 노동부장관이 말한 것을 보면 실감난다.평균 32세의 미국 근로자들을 조사해보니 이미 직장을 9번이나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만약 60세까지 이직횟수를 조사한다면 훨씬 많을 것이다.미국의 경우 고용시장이 오픈되어 있어 우리나라와는 취업여건이 다르다고 하지만 우선 횟수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기변신이 무엇보다 필요하며,시대변화에 맞추어 자기계발을 위한 학습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함을 역설한다. 59∼90년까지 싱가포르의 번영을 주도한 리콴유 전 총리는 싱가포르 경제발전의 비결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첫째는 “우리는 결코 학습을 멈추지 않았다.”.두번째는 “우리는 세계와 호흡을 같이한다.”였다.과연 공직자들이 세계와 호흡하면서 흐름을 같이하고 있는지 또 새로운 앞선 트렌드에 얼마나 학습하며 준비하고 있는지 되묻는 말이다.앞으로 공직자들에게 평생직장을 보장해주지 못할 바에는,세계의 흐름에 함께할 수 있고 개인의 단가와 생산성을 높을 수 있도록 새로운 학습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또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퇴직이후 20년간의 멋진 커리어 인생을 살기 위해서도 중요해졌음은 물론이다. 정 부 효 행자부 상훈담당관실 행정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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