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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 - 내가 사직하려는 이유(전문)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 - 내가 사직하려는 이유(전문)

    김윤상(44·사법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1과장이 ‘혼외 아들’ 논란에 휘말린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부당한 감찰 압박을 비판하며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채 총장의 사의 표명 이후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이 전날 밤 회의를 열어 “총장의 중도 사퇴는 재고돼야 한다”는 집단 의견을 표출한 데 이어 중간간부급 검사가 사표를 던지겠다고 나서면서 일선 검찰의 반발 기류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사의 표명 전문. <내가 사직하려는 이유> Ⅰ 또 한번 경솔한 결정을 하려 한다. 타고난 조급한 성격에 어리석음과 미숙함까지 더해져 매번 경솔하지만 신중과 진중을 강조해 온 선배들이 화려한 수사 속에 사실은 개인의 영달을 추구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온 기억이 많아 경솔하지만 창피하지는 않다. 억지로 들릴 수는 있으나, 나에게는 경솔할 수 밖에 없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법무부가 대검 감찰본부를 제쳐두고 검사를 감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다. 그래서 상당 기간의 의견 조율이 선행되고 이 과정에서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검찰의 총수에 대한 감찰착수사실을 언론을 통해서 알았다. 이는 함량미달인 내가 감찰1과장을 맡다보니 법무부에서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협의할 파트너로는 생각하지 않은 결과이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내 본연의 고유업무에 관하여 총장을 전혀 보필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책임을 지는게 맞다. 둘째, 본인은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직을 걸어놓고서 정작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용기는 없었던 못난 장관과 그나마 마음은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총장의 엄호하에 내부의 적을 단호히 척결해 온 선혈낭자한 내 행적노트를 넘겨주고 자리를 애원할 수는 없다. 차라리 전설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게 낫다. 셋째, 아들딸이 커서 역사시간에 2013년 초가을에 훌륭한 검찰총장이 모함을 당하고 억울하게 물러났다고 배웠는데 그때 아빠 혹시 대검에 근무하지 않았냐고 물어볼 때 대답하기 위해서이다. ‘아빠가 그때 능력이 부족하고 머리가 우둔해서 총장님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단다. 그래서 훌훌 털고 나왔으니까 이쁘게 봐줘’라고 해야 인간적으로나마 아이들이 나를 이해할 것 같다. Ⅱ 학도병의 선혈과 민주시민의 희생으로 지켜 온 자랑스런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 권력의 음산한 공포속에 짓눌려서는 안된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딸이 ‘Enemy of State’의 윌 스미스처럼 살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 모든 것은 분명해졌다. ‘하늘은 무너져도 정의를 세워라’는 경구를 캠퍼스에서 보고 다녔다면 자유와 인권, 그리고 정의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쳐야 한다. 어떠한 시련과 고통이 오더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위한 절대가치는 한치도 양보해서는 안된다. 미련은 없다. 후회도 없을 것이다. 밝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기 위해 난 고개를 들고 당당히 걸어나갈 것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서부지검 첫 평검사 회의 열려 “사퇴 재고해야”

    서울서부지검 첫 평검사 회의 열려 “사퇴 재고해야”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혼외 아들’ 논란 및 법무부의 감찰 압박에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일선 평검사들이 “채동욱 총장의 중도 사퇴는 재고돼야 한다”는 집단 의견을 표명했다.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은 13일 밤 늦게까지 이번 채동욱 검찰총장 관련 사태에 관해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의견을 모아 검찰 내부 게시판(이프로스)에 ‘서울서부지검 평검사 회의 개최 결과’라는 제목의 글을 ‘평검사 일동’ 명의로 올렸다. 채동욱 총장의 사퇴와 관련해 평검사 회의가 열린 것은 서부지검이 처음이다. 서부지검 평검사들은 글에서 “일부 언론의 단순한 의혹 제기만으로 그 진위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총장이 임기 도중 사퇴하는 것은 이제 막 조직의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을 고려할 때 재고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법무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감찰을 지시한 이후 곧바로 검찰총장이 사퇴함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상황으로 비쳐지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평검사들은 또 “감찰 지시의 취지가 사퇴 압박이 아니고 조속히 의혹을 해소하고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면 사표의 수리 이전에 먼저 의혹의 진상이 밝혀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채동욱 검찰총장에게도 직접 사의 표명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평검사들은 “총장께서는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의혹이 근거 없는 것이라면 사의 표명을 거두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을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날 평검사 회의에는 서부지검 평검사 대부분이 참석했으며 일부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검사들은 전화로 뜻을 같이하겠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지검을 시작으로 다른 청에서도 평검사들이 회의를 열어 의견 표명을 이어갈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서울 지역에 근무하는 한 평검사는 “이런 일을 당하고도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로 보일 수는 없다”며 “평검사들이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의 표명한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은 누구?

    사의 표명한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은 누구?

    채동욱(54·사법연수원 14기) 검찰총장의 사의 표명을 끌어낸 법무부 공개 감찰 발표에 반발해 14일 사직 의사를 밝힌 김윤상 대검 감찰1과장(44·사법연수원 24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련한 ‘검사와의 대화’에 참석한 이력이 있다. 김 과장은 지난 2003년 3월 9일 ‘검사와의 대화’ 자리에 참석한 평검사 대표 중 한명이다. 김 과장은 당시 법무부 법무심의검사 신분으로 참석했다. 김 과장은 이 자리에서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의 검찰 인사 방안에 대해 “갑자기 인사를 서두르는 이유가 뭐냐. 외부와 차단된 곳에서 인사를 짜는 게 문제다. 장관이 총장 등 일부의 의견만 들을 것이 아니라 외부인사가 참여한 위원회를 통해 개혁적인 인물을 앉히라”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김 과장은 대원외고 1기 졸업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제3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5년 사법연수원 24기로 수료했다. 수원지검에서 검사로 임관한 뒤 청주지검, 법무부, 부산지검 등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부장검사로 있던 지난 4월 대검찰청 감찰1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에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 사의 표명…평검사들도 “사퇴 재고”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에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 사의 표명…평검사들도 “사퇴 재고”

    대검 감찰과장이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부당한 감찰 압박을 비판하며 사의를 표명해 파장이 예상된다. 김윤상(44·사법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1과장은 ‘혼외 아들’ 논란에 휘말린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부당한 감찰 압박을 비판하며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채동욱 총장의 사의 표명 이후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이 전날 밤 회의를 열어 “총장의 중도 사퇴는 재고돼야 한다”는 집단 의견을 표출한 데 이어 중간간부급 검사가 사표를 던지겠다고 나서면서 일선 검찰의 반발 기류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윤상 감찰과장은 이날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후배의 소신을 지켜주기 위해 직을 걸 용기는 없었던 못난 장관과 그나마 마음은 착했던 그를 악마의 길로 유인한 모사꾼들에게 내 행적노트를 넘겨주고 자리를 애원할 수는 없다”면서 법무부의 감찰 결정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대검에서 감찰 업무를 담당한 김윤상 감찰과장은 “법무부가 대검 감찰본부를 제쳐두고 검사를 감찰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검사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기 전에는) 상당기간 의견 조율이 선행된다. 법무부에서 이렇게 중차대한 사안을 협의할 때 함량미달인 나를 파트너로는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고 자책하기도 했다. 김윤상 감찰과장은 “차라리 전설 속의 영웅 채동욱의 호위무사였다는 사실을 긍지로 삼고 살아가는 게 낫다”며 “아들딸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물러난다”고 덧붙였다. 서울 출신으로 대원외국어고, 서울대 법대를 나온 김 과장은 1998년 수원지검 검사로 임관해 법무부 법무심의실 검사, 서울중앙지검 검사, 법무부 상사법무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을 거쳐 대검 감찰1과장으로 보임됐다. 한편 전날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은 평검사 회의를 열고 “채동욱 총장의 중도 사퇴는 재고돼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은 13일 밤 늦게까지 이번 채동욱 검찰총장 관련 사태에 관해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의견을 모아 검찰 내부 게시판(이프로스)에 ‘서울서부지검 평검사 회의 개최 결과’라는 제목의 글을 ‘평검사 일동’ 명의로 올렸다. 채동욱 총장의 사퇴와 관련해 평검사 회의가 열린 것은 서부지검이 처음이다. 서부지검 평검사들은 글에서 “일부 언론의 단순한 의혹 제기만으로 그 진위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총장이 임기 도중 사퇴하는 것은 이제 막 조직의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을 고려할 때 재고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법무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감찰을 지시한 이후 곧바로 검찰총장이 사퇴함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상황으로 비쳐지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평검사들은 또 “감찰 지시의 취지가 사퇴 압박이 아니고 조속히 의혹을 해소하고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면 사표의 수리 이전에 먼저 의혹의 진상이 밝혀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채동욱 검찰총장에게도 직접 사의 표명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평검사들은 “총장께서는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의혹이 근거 없는 것이라면 사의 표명을 거두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을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날 평검사 회의에는 서부지검 평검사 대부분이 참석했으며 일부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검사들은 전화로 뜻을 같이하겠다는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지검을 시작으로 다른 청에서도 평검사들이 회의를 열어 의견 표명을 이어갈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서울 지역에 근무하는 한 평검사는 “이런 일을 당하고도 아무 생각 없는 사람들로 보일 수는 없다”며 “평검사들이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서부지검 첫 평검사 회의 결과(전문)

    서울서부지검 첫 평검사 회의 결과(전문)

    채동욱 검찰총장이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감찰 지시 직후 사의을 표명한 것에 대해 서울서부지검 소속 평검사들이 첫 ‘평검사 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이들은 “채 총장의 사의를 거둬야 한다”는 의견을 ‘전원 일동’으로 모았다.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은 첫 평검사 회의 끝에 이 같은 의견을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올렸다. 다음은 서울서부지검 첫 평검사 회의 결과 전문. 최근 일부 언론의 의혹제기, 법무부장관의 공개 감찰 지시, 연이은 검찰 총장의 사의 표명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서울서부지검 평검사 일동은 오늘 아래와 같이 의견을 모았습니다. 일부 언론의 단순한 의혹 제기만으로 그 진위가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 총장이 임기 도중 사퇴하는 것은 이제 막 조직의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을 고려할때 재고되야 한다. 특히 법무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감찰을 지시한 이후 곧바로 검찰총장이 사퇴함으로써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는 상황으로 비춰지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감찰 지시의 취지가 사퇴 압박이 아니고 조속히 의혹을 해소하고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면 사표의 수리 이전에 먼저 의혹의 진상이 밝혀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총장께서는 말씀하신바와 같이 의혹이 근거없는 것이라면 사의 표명을 거두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을 이끌어 주시길 바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은재 대검 미래기획단장도 장관에 항의글

    박은재 대검 미래기획단장도 장관에 항의글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에 반발해 14일 김윤상 대검찰청 감찰1과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대검 중간간부인 박은재 미래기획단장도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전날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이 회의를 열어 “채동욱 검찰총장의 중도 사퇴는 재고돼야 한다”는 집단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 등 중간간부급 검사들의 사의 표명과 항의가 이어져 일선 검찰의 반발 기류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김윤상 감찰과장과 연수원 동기이자 함께 대검 중간간부로 있는 박은재 미래기획단장도 ‘이프로스’에 ‘장관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누구보다 소신 있게 검사 생활을 한 장관이 총장 감찰 지시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총장의 언론보도 정정 청구로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검찰이 오히려 장관 결정으로 동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단장은 “지금 대다수의 국민은 특정 세력이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정권에 밉보인 총장의 사생활을 들추어 흔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중에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주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도 “감찰관이 해외 출장 중인 상황에서 국장이 검찰의 독립성을 위해 막았어야 한다. 너무도 안타깝다”며 “객관적 자료를 확보할 감찰 방법을 공개하지 않으면 우리 검찰엔 미래가 없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문)박은재 미래기획단장 “장관님, 왜 그러셨습니까”

    (전문)박은재 미래기획단장 “장관님, 왜 그러셨습니까”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에 반발해 14일 김윤상 대검찰청 감찰1과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대검 중간간부인 박은재 미래기획단장도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전날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이 회의를 열어 “채동욱 검찰총장의 중도 사퇴는 재고돼야 한다”는 집단 의견을 내놓은 가운데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 등 중간간부급 검사들의 사의 표명과 항의가 이어져 일선 검찰의 반발 기류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김윤상 대검 감찰과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김윤상 감찰과장과 연수원 동기이자 함께 대검 중간간부로 있는 박은재 미래기획단장도 ‘이프로스’에 ‘장관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누구보다 소신 있게 검사 생활을 한 장관이 총장 감찰 지시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총장의 언론보도 정정 청구로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검찰이 오히려 장관 결정으로 동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박은재 대검찰청 미래기획단장이 올린 편지 전문. 장관님께 장관님, 왜 그러셨습니까?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누구보다 소신있게 검사생활을 하셨던 장관님이 이 상황에서 검찰총장 감찰지시라니요. 조직의 불안과 동요를 막기 위해서라구요? 검찰총장의 언론보도정정청구로 진정국면에 접어든 검찰이 오히려 장관님의 결정으로 동요하고 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한 가지 딱 한 가지만 설명해 주십시오. 도대체 어떠한 방식의 감찰로 실체를 규명하려고 하셨습니까? 유전자 감식, 임모 여인의 진술 외에 이런 사안을 밝힐 다른 객관적 방법이 있는지요? 제 아둔한 머리로는 도무지 그 방법이 떠오르질 않습니다. 근데 유전자 감식, 임모 여인의 진술 확보가 감찰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셨습니까? 그건 수사로도 불가능합니다. 수사를 함에 있어 객관적 증거 확보에 자신이 없으면 수사에 착수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배웠습니다. 객관적 증거 없이 이것저것 파기식 수사를 하면 당사자에게 너무도 큰 피해를 주기 때문이지요. 저는 장관님을 믿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수사를 총 책임지고 있는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이니까 사전에 충실한 감찰계획이 서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검찰총장을 상대로 아니면 말기 식 감찰을 지시하였으리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그러니까 객관적 자료 발견을 위한 감찰 방법을 검사들, 넓게는 국민들에게 공개해 주십시오. 동요하는 검사를 진정시킬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합니다. 만일 객관적 자료를 확보할 감찰에 대한 치밀한 생각도 없이 감찰을 지시한 것이라면 그건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검찰의 직무상 독립성을 훼손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검찰의 존립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상황은 대다수의 국민이 특정 세력이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정권에 밉보인 총장의 사생활을 들추어 총장을 흔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의 직무상 독립성이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느닷없이 검찰총장 감찰이라니요? 오비이락이라고 이런 상황이면 오히려 감찰의 근거와 방법이 확실해도 신중에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정치세력의 마음에 들건 안 들건 국정원 댓글 사건은 직무상 독립성이 보장된 검찰의 결정입니다. 장관님은 그 과정에서 검찰총장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하실 수도 있었고 잘못된 결정이었다면 그 재판결과에 따라 책임을 물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다면 총장이 책임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이렇게 급하셨습니까? 검찰의 직무상 독립성 훼손문제가 그렇게 가벼워 보이셨습니까? 이건 검찰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상황이 이렇다면 법원의 소신 있는 결정을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검찰총장을 헌신짝처럼 날려 보내는 상황인데요. 장관님 말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혹시 하는 노파심에서 말씀드리지만 저와 채동욱 총장의 개인관계 때문에 제가 이런 글을 올린다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저는 채동욱 총장과 한번도 같이 근무를 해 본적이 없고, 사석에서의 모임도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이 말씀을 올리는 것은 절대 채동욱 총장 개인이 안 되었고 불행해서가 아닙니다. 법무부 검찰국의 과장도 해 본 사람으로서 장관님과 법무부, 그리고 검찰을 위해 드리는 말씀입니다. 장관님, 제발 장관님의 진정으로 검찰을 위하신다면 이번 사건 감찰계획을 공개해 주셔서 제 무지를 깨우쳐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검찰엔 미래가 없습니다. 검찰국장님께 국장님 왜 그러셨습니까?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누구보다 소신 있게 검사생활을 해 오신 국장님이 이 상황에서 검찰총장 감찰지시를 왜 못 막으셨습니까? 법무부 감찰관도 해외출장중인 상황에서 국장님이 막으셨어야지요. 검찰의 직무상 독립성을 위해서 반드시 막으셨어야 합니다. 참모는 윗분의 뜻을 잘 받들어야 하지요. 그러나 윗분의 결정이 잘못되었을 때는 직을 걸고라도 막아야 하는 것이 참모의 임무라고 배웠습니다.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국장님 제가 장관님께도 말씀을 올렸지만 지금 검사들의 동요를 막을 방법은 객관적 자료를 확보할 감찰방법 공개밖에 없습니다. 국장님 제발 장관님을 잘 설득하셔서 그 방법을 공개해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검찰엔 미래가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2013. 9. 14. 대검찰청 미래기획단장 박은재 검사 올림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與 ‘이석기 제명안’ 국회 제출… 野 “일단 수사결과 지켜봐야”

    與 ‘이석기 제명안’ 국회 제출… 野 “일단 수사결과 지켜봐야”

    새누리당은 내란 음모·선동 혐의로 구속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6일 국회에 제출했다. 새누리당 의원 153명 전원이 발의안에 이름을 올렸다. 새누리당은 징계안에서 “내란 음모, 국가보안법 위반 등 사안이 중대한 이 의원이 법원의 확정판결 전까지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게 됨에 따라 국가기밀 누설, 국가기능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국회법에 따른 징계의 종류 중 가장 중한 단계인 ‘제명’에 처할 것을 엄중히 요구하는 바”라고 밝혔다. 징계안을 작성, 제출한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지난해 4·11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진보당 경선 부정에 따른) 자격심사안과는 별개로 새로운 사유에 의한 징계 요구”라면서 “이 의원이 내란 음모 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고, 이전부터 애국가를 우리나라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주체사상에 심취해 대한민국 체제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어서 의원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징계안을 접수한 국회의장은 접수 3일 이내 국회 윤리특위에 회부하게 된다. 윤리특위는 외부 인사로 구성된 윤리심사자문위 의결 등을 토대로 징계 여부와 종류를 결정한 뒤 심사보고서를 작성해 의장에게 제출한다. 의장이 본회의에 안건을 상정하면 재적의원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가결된다. 윤리특위에서 징계하지 않기로 의결하면 본회의 보고로 종결된다. 그러나 윤리특위 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절차적 정의가 지켜져야 한다”면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심사에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사법부의 판단과 국회의 판단은 별개”라고 맞섰다. 진보당은 “이 의원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질 것이 우려되기 때문에 그 전에 의원직을 박탈하기 위해 서두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법무부는 국민수 차관 직속으로 ‘위헌정당·단체 관련 대책 TF’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정점식 서울고검 공판부장이 팀장을 맡은 TF에는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이 상임으로 참여하고, 법무부 국가송무과와 공안기획과, 대검찰청 공안부 검사 등이 비상임으로 참여한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손성진 칼럼] 걱정되는 검찰의 중립

    [손성진 칼럼] 걱정되는 검찰의 중립

    “정도(正道)를 따르지 못하는 검찰 식구들이 있다면 그들이 가장 중요한 대상이고 정치세력을 좇는 검사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지난 2월 인사청문회에서 황교안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제일 중요한 검찰개혁의 대상은 무엇인가”라는 한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두 달 후 채동욱 검찰총장 후보자는 인사 청문회에서 “저를 비롯한 모든 검찰 구성원들이 정치적 중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원칙과 정도를 굳건히 지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각오와 약속을 곧이곧대로 믿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다른 때와는 달라 보인다는 생각을 했던 것은 새 대통령이나 정치권, 검찰이 한목소리를 냈기 때문이었다. 그게 불과 몇 달 전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에는 검찰의 독립성·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들이 들어 있다. 사실 박근혜 정부가 추진 중인 검찰 개혁의 핵심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독립성 보장이다. 여야 의원들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그동안 중립을 지키지 못한 검찰을 비판하면서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등 검찰 개혁안을 추진할 의지가 있느냐고 검찰총장 후보자를 몰아붙였다. 이에 검찰도 32년의 역사를 가진 중수부를 폐지하고 검찰개혁위원회를 만들어 중립을 보장할 후속 방안들을 모색하며 화답했다. 국회도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검찰의 중립 확보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일관되게 진행된 움직임에 하루아침에 실망과 의구심을 갖게 된 것은 이번 청와대 인사 과정을 보고서다. 우선 비서실장에 임명된 검찰총장 출신 김기춘씨는 검찰의 중립을 스스로 해친 전력이 있는 인물이다. 총장을 마치고 법무부장관으로 영전한 후 부산지역 기관장들을 모아 놓고 대선 대책회의를 연 ‘초원복집 사건’은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미스터 법질서’로 불리며 원칙 있는 검찰권 행사를 강조했던 그는 이 사건으로 ‘정치 검사’의 오명을 쓰고 결국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황 장관과 채 총장은 김 신임 실장을 비롯해 검사 출신으로 정부 핵심에 진출한 선배들에게 겹겹이 둘러싸인 모양새다. 김 실장이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 황 장관은 서울지검 공안2부 평검사, 채 총장은 같은 지검 특수2부 평검사였다. 청와대와 법무부·검찰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자리가 민정수석이다. 검찰권에 대한 청와대의 개입이 심했던 1990년대에도 검사 출신 민정·사정수석은 총장의 고시 한두 기 아래 또는 그보다 더 아래의 후배를 앉힌 것이 관례였다. 신임 홍경식 민정수석은 사법시험 기수로 볼 때 황 장관보다는 5기, 채 총장보다는 6기 선배다. 대선배인 비서실장과 민정수석을 대해야 하는 장관과 총장은 과장해서 표현하면 숨이 턱턱 막힐 것이다. 곽상도 전 민정수석이 교체된 이유에 대해 검찰을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한쪽에서는 어느 때보다 강력한 검찰의 중립 방안을 논의하면서 또 다른 쪽에서는 검찰을 장악해야 하는 민정수석의 역할론을 운운하는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 사실 곽 전 수석도 검찰을 아예 놓아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곽 전 수석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에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두 달 전이다. 검찰의 중립을 해쳐가며 그도 할 만큼 했지만, 여권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했던 듯하다. 국정원 수사와 관련해 여권에서 ‘통제되지 않는 채동욱’에 대한 불만이 팽배하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검찰 주요 간부에 대한 인사조치를 통해 채 총장에게 경고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설도 있다. 사실이라면 검찰의 중립을 대놓고 해치겠다는 발상이다. 몇 달 전만 해도 검찰에 중립을 주문하고 개혁을 외치지 않았던가. 마음에도 없던 말이었음을 이제야 깨닫게 된다. 참으로 겉 다르고 속 다르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실현될 날을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 진정성 없는 외침을 듣는 것도 이제 신물이 난다. sonsj@seoul.co.kr
  • 검찰, 특수통 우월주의 지우기 시동

    검찰 내 특수통 검사들의 우월주의를 타파하고 특수부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적절한 수준의 순환 인사가 제도화될 전망이다. 검찰개혁심의위원회는 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검찰 특별수사 과정에서의 인권보호 및 조직문화 개선 방안과 관련해 이렇게 합의된 안을 검찰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특정 영역의 수사에서 전문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특수부의 높은 진입 장벽으로 발생하는 일부 특수통 검사들의 우월주의를 타파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 적절한 수준의 순환인사를 권고했다. 위원회는 또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함으로써 검사의 이의제기권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고 검찰에 주문했다.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사는 소속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따르되 위법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서울중앙지검 검사가 재심사건에서 검찰 지휘부의 판단을 따르지 않고 무죄를 구형하자 법무부가 해당 검사에 대해 정직 처분을 내린데 이어 지방 전보발령을 내면서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위원회는 검찰개혁에 대한 일선 검사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오는 23일 열리는 5차 회의 때 평검사 대표단과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창피해서 검사라는 말 못하겠다” 검찰 쇄신안 추진 가속도 붙을 듯

    건설업자 성 접대 의혹을 받아온 김학의(57·사법연수원 14기) 법무부 차관이 21일 오후 전격적으로 사퇴를 발표하자 법무부와 검찰은 그야말로 충격의 도가니에 빠졌다. 지난해 말 김광준 부장검사 수뢰사건, 서울동부지검 성추문 사건 등 잇단 검사 스캔들의 충격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불거진 메가톤급 의혹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사태의 추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 개혁의 핵심으로 부각된 검찰 쇄신은 한층 더 가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 검사들은 김 차관과 관련된 의혹들의 진위 여부를 떠나 그가 추문에 연루된 것 자체가 문제라는 반응이 많았다. 영남지역 지검의 평검사는 “본인은 혐의가 없다고 하지만 어쨌든 그런 사람(건설업자 Y씨)을 알고 지냈다는 자체만으로도 할 말이 없는 것 아닌가”라면서 “창피해서 어디가서 검사라고 말도 못하겠다”고 푸념했다. 재경 지검의 부장검사는 “언론에서 김 차관의 실명까지 공개한 마당에 사표를 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면서 “겨우 조직이 추슬러진 줄 알았는데 또 악재가 터져 외부에서 검찰 조직 전체를 싸잡아 비난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성급한 추측성 보도나 재단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부 있었다. 서울중앙지검의 부장검사는 “김 차관이 어느 정도 연루돼 있는지 아직 알 수 없는데 언론에서 너무 자극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경찰 수사를 통해 성 접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대검 중수부 폐지, 상설특별검사제·특별감찰관제 도입 등 향후 검찰 개혁 로드맵의 추진에는 한층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변화를 요구하는 여론과 정치권의 목소리가 거세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김 차관과 사법시험 동기인 채동욱(54) 검찰총장 후보자의 취임 후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충격에 빠진 조직을 추스르고 조직의 혁신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이 고스란히 그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김 차관 사퇴가 후속 검찰 간부급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 차관의 사퇴가 향후 검찰 인사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한 검사는 “검사 출신 차관이 낙마함에 따라 법무부 차관에 다시 검사 출신을 앉힐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시론] 상설특검을 위한 6가지 제언/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론] 상설특검을 위한 6가지 제언/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기도 했던 특별감찰관 제도와 상설특검 제도에 대해 지난주 국회에서 여야까지 합의하면서 국민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별감찰관이 ‘경찰’이라면 상설특검은 ‘검찰’로 기능하면서, 기존 검찰이 수사할 경우 공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 있는 대통령 친인척 및 행정권력 고위층, 특히 고위 검찰간부들에 대한 수사를 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계획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충족시켜야 할 것이다. 첫째, 수사와 기소는 국민의 생활을 철저하게 파괴할 수도, 든든하게 보호할 수도 있는 매우 강력한 공권력 행사이고 인구 5000만이 되는 나라에서 이 권력의 행사를 검찰총장이라는 1인의 통제 하에 둔 곳은 없다. 이 정도 인구가 되면 대부분 연방제나 지방분권을 통해 기소권과 수사권이 분산되어 있다. 일부러라도 ‘분권’ 두 글자를 마음에 새기고 ‘작지만 강한 대한민국 제2의 검찰’을 만든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둘째, 진정한 분권은 단순히 검찰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제2의 검찰’을 행정권력의 영향력으로부터 분리시켜야 의미가 있다. 검찰이 개혁대상이 아니라 검찰을 둘러싼 권력환경이 개혁 대상임을 잊지 말자. 유럽은 입법부가, 미국은 사법부가 행정권력을 견제하지만 이런 장치가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검찰이 시시콜콜 대통령편을 들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위에서 말한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하는 전일(全一)한 피라미드 구조의 진짜 수혜자는 대통령이었다. 대통령이 검찰총장의 임명에만 적절히 간여하면 전국의 모든 검사들을 평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감사원, 경찰, 검찰, 국정원 등 사정기관을 아무리 만들어도 이들이 서로의 고위층을 사정한다거나 대통령 친인척을 사정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특별감찰관·상설특검이 “대통령 휘하의 제5의 사정기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즉, 특별감찰관·상설특검의 임명에 대통령의 입김이 전혀 작용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실질적인 임명권자는 국회가 될 수도 있고 사법부가 될 수도 있다. 국회에서 다수당이 전횡할 수도 있고 대법원장도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대통령이 안살림 챙기듯이 간여할 수 있는 상황보다는 훨씬 진일보한 것이 될 것이다. 셋째, 검찰이 예외적으로 대통령 편을 적극적으로 들지 않던 때도 있었다. 노무현·김대중 시절이다. 한정된 숫자의 법률가 집단의 엘리트로 인정받는 검사들은 특권층으로서의 정체성을 획득하게 되고 보수 성향의 대통령이 선출될 경우 과도한 충성을 하게 된다. 변호사 정원제 폐지를 전제로 도입된 로스쿨 제도가 원래 취지대로 운영되도록 감시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넷째, 상설특검은 실제로 ‘상설’(常設)이 되어야 한다. 상당한 기간의 임기가 보장되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감사원장이나 대법원장처럼 대통령 임기를 횡단할 수 있는 정도의 임기가 보장되어야 상설특검 설치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다섯째, 특별감찰관·상설특검제 성공의 핵심은 ‘인지수사권’이다. 상설특검과 특별감찰관 모두에게 인지수사 및 인지조사 권한이 있어야 한다.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진정한 ‘상설특검’은 인지수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상설특별검사제도는 이제 ‘특별’한 것을 ‘상설’한다는 형용모순이 거슬리지 않게 ‘상설’이란 글자는 빼버리고 ‘특별검찰청’이라고 부르면 어떨까? 여섯째, 검사들을 설득해야 한다. 검사는 직업이다. 헌법이 정한 기소권과 수사권을 행사하는 직업이다. 검사들이 일할 정부기관을 작게나마 하나 더 만든다는 자세로 임하고 검사들도 그렇게 받아들인다면 평검사들이 싫어할 이유가 없다.
  • “지금은 한 명이라도 일선 복귀해 사건 더 처리해야” 김진태의 ‘조용한 검찰개혁’

    “지금은 한 명이라도 일선 복귀해 사건 더 처리해야” 김진태의 ‘조용한 검찰개혁’

    ‘검란’(檢亂) 파동 이후 지난 6일 취임한 김진태(60·사법연수원 14기) 대검찰청 차장(총장 직무대리)이 대검의 검사 인력 축소와 미제 형사사건 해결을 강조하는 등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정치 검찰’의 상징이 된 대검의 역할을 축소하는 한편 일반 형사사건 수사에 집중함으로서 ‘민생 검찰’로 거듭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13일 검찰에 따르면 김 차장은 지난 11일 개최한 대검 주례간부회의에서 검사 조직의 합리적, 탄력적 운영을 지시했다. 김 차장은 회의에서 “대검의 직제상 연구관(부부장 및 평검사급)보다 직무대리로 근무하는 연구관이 더 많은 것은 필요성 여부를 떠나 비정상적인 인력 운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검에서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지금은 한 명이라도 더 일선에 복귀해 사건 하나라도 더 처리함으로써 국민의 권리 구제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검 중수부의 경우 직제상 연구관은 3명인 반면 16명의 검사가 직무대리로 파견 나와 있다. 대검은 파견 검사 중 필수 인력만 남기고 나머지 검사를 원 소속으로 복귀시켜 산적한 형사부 업무에 투입시킬 방침이다. 김 차장은 또 ‘김광준 부장검사’ 사건과 ‘성추문 검사’ 사건 등과 관련해 “기관장들은 조금 더 귀를 열어두고 내부 구성원들에 관해서는 아무리 사소한 풍문이라도 일일이 챙기고 확인해 달라.”고 강조했다. 대검은 감찰 사건이 늘어남에 따라 감찰본부의 조직과 인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대검 감찰본부는 검사 비리를 주로 담당하는 감찰1과와 사무감사 등 그 외의 업무를 담당하는 2과가 있다. 여기에 제3과와 함께 대언론 창구 역할을 할 ‘감찰 기획관’을 신설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김 차장은 또 ‘전국 (고등)검사장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검사 직접 조사의 기본 취지는 살리되 각 청의 사정에 따라 합리적, 탄력적으로 운영하라.”고 지시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참여연대 ‘정치검사’ 10명 발표

    참여연대 ‘정치검사’ 10명 발표

    연이은 비리와 추문으로 검찰 개혁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참여연대가 권한을 남용했다고 자체적으로 평가한 검사들의 실명을 공개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시켰다는 취지다. 참여연대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권을 남용했다고 판단한 14개 사건과 지휘검사 47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하태훈(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소장은 “대한민국 검찰의 현주소는 벼랑 끝”이라면서 “인적 청산을 위해 ‘정치검찰’이라는 말 대신 ‘정치검사’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검사까지 정치검찰로 규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중수부 등 일부 특정 부서가 무리한 수사를 진행하고도 인사상 불이익을 받기는커녕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4개 사건에는 ▲광우병 의혹을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수사(대법원 무죄 확정) ▲정연주 전 KBS 사장에 대한 배임 혐의 기소(대법원 무죄 확정)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한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노 전 대통령 서거로 수사 중지)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수사(배후 밝혀내지 못해 부실수사 논란) 등이 포함됐다. 참여연대는 47명 중 검사장급 이상 10명을 ‘정치검사’로 규정하고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10명은 노환균 법무연수원장을 비롯해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김주현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최재경 대검 중앙수사부장, 정병두 인천지검장, 김수남 수원지검장, 신경식 청주지검장, 송찬엽 서울고검 차장검사, 오세인 대구고검 차장검사, 공상훈 대전지검 차장검사다. 검찰 개혁을 위한 대안으로는 대통령 직속 검찰개혁위원회와 고위공직자 비리 수사처 설치, 검사장 직선제, 평검사 회의 등을 통한 민주적 의사결정 등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에 대해 서울의 한 부장급 검사는 “시민단체에서 발표한 것을 두고 우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언급을 피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사들이 잘못한 점은 반성해야겠지만 참여연대가 선정한 정치검사에 이념적 기준이 반영된 것 같다.”고 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지금 상황에서 무슨 할 말이 있겠나” “중수부 폐지, 정치권·재벌 반사이익”

    “노코멘트입니다. 지금 검찰이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강도 높은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한 2일 검사들의 입장을 묻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지만 대부분이 답변을 꺼렸다.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 지금 상황에서 개혁을 거스를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자신들의 입장을 앞세우기도 어려운 사정이 목소리에 그대로 반영됐다. ●“대선 공약이라 평가 못해” 박 후보까지 당초 입장을 바꿔 폐지 방침으로 돌아선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관계자는 “특정 후보의 공약에 대해 뭐라 평가할 수는 없다.”며 입을 닫았다. 대검이 “양당 대선 후보가 발표한 검찰개혁 방안에 관해 검찰이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공식 논평을 낸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일부 검사들은 익명을 전제로 성급한 개혁이 초래할 부정적 결과를 경계해야 한다는 등 내부 구성원으로서 우려를 표출하기도 했다. 서울시내 지검의 한 검사는 “중수부 폐지가 검찰 개혁의 상징처럼 됐는데 이게 누구에게 좋은 일이 될지는 냉정하게 따져 봐야 한다.”면서 완곡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중수부가 정치권과 재벌 등 거대 권력형 비리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만큼 자칫 그 부분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안에 대해 수도권의 한 평검사는 “권력형 비리는 통상 기업 수사 과정에서 자금 흐름을 추적하다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수처는 권력형 비리만 전문으로 한다는 건데 (기업 수사 권한이 없는 공수처가) 과연 어디서 정보를 얻어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검찰 수사권을 축소하고 대신 경찰 수사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행정경찰과 사법경찰을 분리하는 등 경찰을 통제할 방법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면서 “정권의 직접적 영향력 아래에 있는 행정안전부 소속의 경찰에 수사권을 맡기는 것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검찰에 집중된 시스템 고쳐야” 박노섭 한림대 법행정학부 교수는 “검찰 개혁의 핵심은 중수부 폐지보다도 검찰에 수사권과 기소권이 집중돼 있는 시스템을 고치는 것”이라면서 “두 후보 모두 수사권 조정을 약속했는데 단순히 선언적 수준이 아니라 어느 정도까지 검찰의 권한을 제한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명문화해야 실효성 있는 개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흔들리는 검찰] 일선 검사들 “부끄럽고 죄송… 검찰 재탄생 기회로”

    한상대(53·사법연수원 13기) 검찰총장이 30일 오전 사퇴를 공식 발표하고 물러나면서 거세게 용퇴를 요구하던 검사들은 사태 수습에 안도감을 느끼는 한편, 수장의 불명예 퇴진을 지켜보며 자숙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라는 것을 검사들도 잘 알고 있다. 국민들께 부끄럽고 죄송하다.”면서 “갈등이 심했던 만큼 검찰이 재탄생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장의 사퇴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평검사는 “이것이 갈등의 끝이길 바란다.”면서 “총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물러나는 모습을 보니 허망하다. 스스로 오만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한 총장이 검찰 개혁방안을 발표하지 않고 짧은 사퇴의 변만 밝힌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재경지검의 한 차장검사는 “깔끔히 잘 마무리하고 가신 것 같다.”면서 “하고 싶은 말을 아끼고 그야말로 표표히 떠나시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 우리끼리 한 총장을 힐난하기만 한 것에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평검사도 “개혁안을 발표하지 않은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면서 “검찰 개혁은 앞으로 다같이 해결해야 할 과제고 한 총장은 사퇴로서 책임을 다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장의 사퇴로 검찰 개혁 추진은 차기 정부의 몫으로 넘어가게 됐다. 일선 검사들은 별다른 움직임 없이 기존 업무에 매진하는 한편, 향후 검찰 개혁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지금 당장 중수부를 폐지하고 권한을 축소한다고 해도 누가 진정성을 믿어주겠냐.”면서 “지금은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 우선이다. 위원회를 꾸리는 등 차근차근 개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도 “총장 사퇴를 놓고 아직은 뒤숭숭한 분위기”라면서 “더 이상 우리끼리 갈등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대검차장 “명예로운 퇴진을”… 韓총장 “너희도 나가라”

    대검차장 “명예로운 퇴진을”… 韓총장 “너희도 나가라”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명예롭게 퇴진해 주십시오.” “용퇴하라는 의견을 철회하라. 아니면 너희들도 같이 나가라.” 29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8층 한상대 검찰총장실에서 채동욱 대검차장 등 대검 간부들과 한 총장이 벌인 것으로 알려진 설전이다. ‘검사 동일체 원칙’에 따라 상명하복을 생명으로 하는 검찰 조직에서 나오기 힘든 입씨름이다. 성추문 파문 등 잇따른 비리 문제로 사상 최대 위기에 놓인 검찰의 위기 타개책을 놓고 총장과 나머지 검사들이 티격태격 싸우고 있다. 한 총장은 단호하고도 흥분된 어조로 퇴진 요구를 거부했다는 후문이다. 아침 출근 때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평소 이용하던 대검청사 정문 대신 죄인처럼 다른 통로로 출근한 터라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부하 검사들의 총장 압박은 계속됐다. 오전 10시에는 대검 과장급 간부와 연구관(검사)들이 한 총장에게 다시 용퇴를 건의했다. 이 시각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들은 낮 12시까지 총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총장실로 찾아가 용퇴를 건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오전 11시에는 대검청사 건너편에 위치한 서울중앙지검에서 최교일 중앙지검장 사퇴설까지 흘러나왔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청사 구내식당 등에서 점심을 하고 나온 직원들은 “오늘 안에 어떻게든 결론이 날 것이라고 본다. 한 총장이 결국 물러나지 않겠나.”라고 조심스레 전망하기도 했다. 한 총장 사퇴 소식이 들린 것은 이날 오후 1시 40분쯤. 한 총장이 30일 오후 2시 대검 15층 회의실에서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고 사퇴 의사도 밝힌다는 소식이었다. 지난 28일 최재경 중수부장 감찰 문제로 촉발된 한 총장과 검찰 간부진의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퇴진이 아닌 사표 제출은 구차한 모습이 아닌가.”라는 반응이 나오는 등 내부 분위기는 여전히 뒤숭숭하다. 한 총장이 깨끗하게 퇴진하겠다는 게 아니라 사표를 제출하겠다는 것은 청와대에 자신의 신임을 묻겠다는 의미로 또 다른 ‘꼼수’라는 지적이다. 서울 서부지검 평검사들은 저녁 6시 대책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물러가는 마당에 개혁 발표는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사표 제출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표명했으니 더 이상 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수장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견해도 있었다. 최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 소식이 전해진 28일 전국 각지의 일선 검찰청 부장검사들은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한 총장이 더 이상 총장으로서 직책을 수행할 수 없다는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검사는 “이전만 해도 총장의 사퇴 시기를 놓고 의견이 조금씩 갈렸는데 어젯밤엔 달랐다.”고 전했다. 일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수석검사회의를 소집하고 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검찰 ‘이판사판’… 韓총장 사의

    검찰 ‘이판사판’… 韓총장 사의

    한상대 검찰총장이 사의 표명을 했지만 검란(檢亂)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 총장이 30일 예정대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 등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겠다고 공언해서다. 일선 검사들을 중심으로 반발 기류가 확산돼 한 총장이 계획대로 검찰 개혁안을 발표할지 주목된다. 검찰에서는 권재진 법무장관의 동반 퇴진과 총장 사퇴의 발단이 된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 사퇴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이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검찰청 대변인실은 29일 “한 총장이 30일 오후 2시 검찰 개혁안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이후 신임을 묻기 위해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총장은 개혁안 발표 뒤 법무부를 통해 청와대에 사표를 제출하기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 총장의 사표를 수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총장의 검찰 개혁안 발표와 관련해 서울 서부지검 평검사 28명은 이날 밤 9층 중회의실에서 긴급 회의를 개최, 퇴임 총장의 부적절한 검찰 개혁안 발표 등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검사들은 “물러나는 총장이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총장이 사표를 제출하면서 검찰 개혁안으로 대통령에게 신임을 묻겠다고 했는데, 검찰 개혁안을 본인 신임 여부와 결부시키는 건 검찰 개혁에 대한 진정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동욱 차장 등 대검 검사장급 간부들은 이날 오전 9시쯤 한 총장을 면담하고 용퇴할 것을 건의했지만 한 총장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검 기획관(차장검사급), 과장(부장검사급) 등이 총장실을 방문, 용퇴를 거듭 촉구하자 사표를 제출하는 쪽으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검찰 고위 간부는 “한 총장은 대구·경북(TK), 특수부 등 특정 세력의 중상모략에 의해 물러난다고 격분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고위 간부는 “최 중수부장도 자신과 뜻이 다르다고 총장과 맞서는 등 검찰 조직을 뿌리째 흔든 데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권 장관을 중심으로 검찰의 내분 사태를 잘 수습하라고 지시했지만 권 장관 퇴진론도 거세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여성 피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뇌물수수죄가 적용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됐던 전모(30) 검사에 대해 검찰이 다시 청구한 구속영장도 이날 밤 법원에서 기각됐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사설] 검·경, 청렴도 단골 꼴찌 원인 아직 모르나

    검찰과 경찰이 국민권익위원회가 중앙행정기관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청렴도 조사에서 10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한다. 최근 10억원대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된 김광준 검사의 수사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이 또다시 ‘밥그릇’ 쟁탈전을 벌인 것을 기억하는 국민들로서는 짜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존립의 근거인 인권 등 국민의 기본권 보호는 뒷전이고 기득권 지키기에만 급급했던 결과가 바로 청렴도 꼴찌로 이어진 것이다. 검·경이 내세운 ‘인권의 최후보루’나 ‘민중의 지팡이’라는 수사도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계속 움켜쥐기 위한 겉포장에 지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특히 무소불위의 권력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검찰은 이번 기회에 철저하게 ‘견제’와 ‘균형’이란 관점에서 대수술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검찰도 살고 나라도 바로 선다. 헌법이 검사에게 법관에 버금가는 준사법적 독립성을 부여한 것은 공익의 대표자로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수호자의 역할을 하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국가 형벌권을 무기로 뇌물을 챙기고 여성피의자에게 성적 피해를 가하는 것은 존재 이유를 망각한 검찰권 남용이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검찰개혁 요구가 총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제스처였다는 변명과, 재벌 총수에게 최소 구형량을 주문했다는 검찰총장의 ‘지휘’ 의혹은 검찰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마저 박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어제부터 시작된 전국적인 평검사회의에 그다지 기대를 걸지 않는다. ‘내부결속용’ 미사여구로 끝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검찰 개혁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국민의 인권보호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검찰을 쇄신해야 한다. 특히 수사권과 소추권에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는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경찰도 이런 청렴도로는 목소리를 높일 계제가 못 된다. 수사 주체로서 일익을 요구하려면 한층 높은 도덕성과 자질부터 갖춰야 한다. 검찰과 경찰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문제부터 진지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 [데스크 시각] 검찰의 다시 못올 기회/김태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검찰의 다시 못올 기회/김태균 사회부 차장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고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화려한 어록 중 초기 대표작은 바로 이 말일 것이다. 취임하고 며칠 안 된 2003년 3월 9일, 검사들과의 대화 도중 한 검사가 듣기 거북한 질문을 하자 튀어나온 말이다. 당시 검사들의 공격적 태도는 “검사스럽다”라는 신조어가 돼 회자됐다. 대통령에게도 할 말은 하는 ‘당당함’의 개념도 있었지만, 검사들의 ‘위세’와 ‘자만심’ 등을 희화화하는 용도로 많이 쓰였다. 어쨌든 검찰 혁신을 공언했던 노 대통령은 그 목표에 거의 한 발짝도 다가서지 못한 채 임기를 마쳤다. 검찰 개혁은 민주화 이후 모든 정권에서 한결같이 공언한 시대적 요구였다. 대통령 후보들은 어김없이 검찰의 권한 축소를 다짐했다. 그러나 이런 말들이 선언적인 수준을 넘어 제대로 집행된 적은 없었다. 검찰의 위세가 강하기도 했지만 ‘정치검찰’이라고 비판했던 사람들조차 정권을 잡으면 스스로 비난했던 바로 그 용도로 검찰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검찰이 현재와 같은 독점적 권력을 얻게 된 것은 역설적으로 민주화 때문이었다. 과거 ‘중정’(중앙정보부),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 ‘보안사’(국군보안사령부) 등 공포정치 하에서 폭력과 억압의 수단들을 쥐고 있었던 기관들이 약화되면서 그들 손에 쥐어져 있던 힘이 검찰 쪽으로 급격히 쏠리게 됐다. 검찰이 지금 숨을 죽이고 있다. 10억원 가까운 돈을 긁어모은 고참 검사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를 맺은 신참 검사의 엽기적인 추문이 터졌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과 사회단체 등에서 검찰 개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검찰에 대한 비난과 변화의 요구는 한층 격하게 분출되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돈검사’, ‘성검사’ 뉴스를 접하며 놀라워도 하지만 즐기고 있기도 하다. 잘난 척하고 힘센 학급반장의 추악한 뒷모습을 보는 후련함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여론이 악화되고 외부로부터의 혁신 압력의 조짐이 보이면서 검찰 수뇌부와 평검사들이 모임을 갖는 등 검찰 스스로 개혁 방향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서 짚어볼 대목이 검찰 수뇌부의 거취다. 한상대 검찰총장에게 사퇴로써 지휘 책임, 도의적 책임을 지라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총장이 당장 물러나게 되면 이명박 정부 들어서는 단 한명의 검찰총장도 2년 임기를 못 채우는 꼴이 된다. 그가 스스로 물러날지, 다른 외부의 힘에 의해 물러나게 될지, 아니면 내년 8월까지인 임기를 채우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번 파문이 직접적인 계기가 돼 검찰 총수가 물러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총장 한 사람 물러나는 것은 검찰에 뿌리박힌 구조적 문제를 개인들의 부패와 일탈로 몰아 덮어 버리는 꼴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검사가 기업으로부터 태연히 돈을 받고 여성 피의자를 윽박질러 성관계를 갖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렇게 해도 된다는 생각이, 최소한 그럴 힘을 자기가 갖고 있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검찰의 힘과 그런 집단의식이 범죄의 원천이 된 것이다. 결국 집중된 검찰의 힘을 합리적으로 분산시키는 것, 검찰의 막강한 사회 지배력의 시스템을 깨는 것이 문제 해결의 본질인 셈이다. 여론에 떠밀려 검찰 총수가 반성문 한 장 낭독하고 물러난다면검사들의 잇따른 범죄가 만들어 준 개혁의 기회는 다시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그보다는 당장 수뇌부를 중심으로 시늉이 아니라 진심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혁신을 논의해야 한다. 대검 중수부 폐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상설특검제 도입 등을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반대논리 개발을 위해 연구하지 말고 도입을 전제로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 임용과 동시에 부이사관 대우를 받는 현재의 검사 직급 인플레이션까지 원점에서 뜯어보는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대선 후보들이 저마다 검찰 개혁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누가 검찰을 ‘검사스럽지 않게’ 변혁시킬 적임자인지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것도 괜찮겠다.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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